
‘운동으로 뭉친 근막을 풀어주어야 한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스트레칭이나 마사지 등에서 흔히 듣게 되는 말이다.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때도 많지만, 사실 근막이라는 게 뭔지 잘 모를 때가 많다. 근육과 관련이 있다는 건 알겠는데, 구체적인 이미지가 잘 연상이 되지 않는다고 할까.
뭉친 근막을 풀어준다는 것은 정확히 말하면 ‘긴장하거나 경직된 근막을 완화시켜야 한다’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근막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이며, 운동을 하면 근막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 걸까? 또, 근막을 풀어주지 않으면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을까?
근막은 ‘막’이 아닌 ‘울타리’에 가깝다
근막(Fascia)이란 콜라겐 단백질과 엘라스틴 단백질로 구성된 섬유 결합 조직이다. ‘막’이라는 글자 때문에 얇게 펼쳐진 층을 의미하는 membrane을 떠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근육과 장기, 신경 등을 감싸고 있는 지지층을 가리키는 말이다. 서로 다른 조직 및 구조를 한데 묶어주는 울타리의 개념으로 보는 편이 더 적절할 것이다.
체내 장기에는 대부분 근육 조직과 신경이 포함되기 때문에 근막도 함께 존재한다. 이에 따라 표면근막, 심부근막, 장기근막 등으로 나뉜다. 표면근막(Superficial Fascia)은 피부 바로 아래 피부와 근육 사이에 존재한다. 지방층과 함께 체온 유지 및 외부 충격 완화의 역할을 주로 한다. 운동 등으로 움직임이 발생할 때 피부와 근육 사이의 움직임을 전달하는 기능도 맡고 있다.
심부근막(Deep Fascia)은 보다 깊은 위치에 존재한다. 근육 조직을 감싸고 있으며, 각 근육 그룹을 구분하는 역할을 한다. 흔히 대퇴사두근, 둔근, 대흉근과 같이 부위별 근육을 나눠서 부르곤 한다. 이때 심부근막을 기준으로 삼게 되며, 필요에 따라 큰 그룹으로 구분하기도 하고, 보다 세부적인 그룹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마지막 장기근막(Visceral Fascia)은 체내 장기들을 감싸고 지켜주는 역할이다. 외부에서 가해지는 충격으로부터 장기가 손상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역할을 하며, 장기들이 원래의 자리를 벗어나지 않도록 고정해주는 지지대 역할도 한다.
운동 시 근막에 생기는 변화
일반적으로 스트레칭이나 마사지에서 ‘풀어주어야 한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표면근막과 심부근막이다. 운동이 이들에게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 걸까? 기본적으로 모든 운동은 동작에 따라 전신 곳곳의 근육을 수축하고 이완하면서 힘을 발휘한다. 근육을 구성하는 근섬유가 당겨지고 풀어지는 것처럼, 근육을 감싸고 있는 근막 역시 늘어나고 긴장되는 과정을 겪는다.
예를 들어, 스쿼트 동작을 할 때는 허벅지의 대퇴사두근이 수축하게 된다. 이때 근육을 구성하는 근섬유는 짧아지게 되며, 근육을 감싸고 있는 심부근막은 늘어나는 과정을 겪는다. 원래 자세로 돌아갈 때 근육이 이완되면, 근막 또한 원래 길이로 돌아간다. 근섬유와는 반대로 움직이지만, 길이가 늘어나고 줄어드는 작용 자체는 똑같기 때문에 근막에도 긴장이 가해지게 된다.
달리기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달리기는 지속적으로 다리를 교차하며 움직이게 되므로, 스쿼트에 비해 더 빠르게 수축과 이완을 반복한다. 이때 근막은 반복적인 긴장을 받게 되며 근섬유와 마찬가지로 미세한 손상을 입게 된다. 근막 역시 단백질로 구성된 조직이므로, 손상이 심하거나 자연스러운 회복이 늦어지면 염증 반응이 발생할 수 있다.
올바른 근막 회복 방법
운동 후의 스트레칭은 일반적으로 근육을 구성하는 근섬유의 회복에 초점을 맞춘다. 수축을 통해 짧아진 근섬유의 길이를 다시 늘려주면서, 긴장을 완화하고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함이다. 근섬유가 근육의 내부를 구성한다면, 근막은 그 바깥쪽을 감싸는 조직이다. 따라서 근막을 풀어주는 것은 근섬유와는 다른 접근 방식을 필요로 한다.
근막을 풀어줄 때는 보통 마사지나 폼 롤러를 사용한다. 근막의 긴장을 풀어주고 혈액 순환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이다. 일반적인 스트레칭은 특정 부위의 근육과 근섬유의 이완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것만으로는 근막까지 회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근막을 이완시키는 데는 마사지나 폼 폴러와 같이 근육 그룹 전체 또는 여러 영역을 골고루 자극하는 방법이 적합하다.
즉, 근섬유와 근막의 회복 모두를 중요하게 봐야 한다. 이 둘은 운동 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는 만큼, 그로 인한 긴장을 풀어주는 방법도 서로 다르다. 따라서 다음 운동 시 부상을 예방하고 전체적인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둘 모두를 신경쓸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