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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미세먼지 유해성, 국가마다 도시마다 다르다

    초미세먼지 유해성, 국가마다 도시마다 다르다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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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연구팀이 초미세먼지를 분석해 그 안에 포함된 독성 물질을 밝혀냈다. 한국, 중국, 몽골의 도시에서 포집한 먼지 시료를 정밀 분석함으로써, 총 600종이 넘는 유해 물질을 식별해냈다는 내용이다.

     

    초미세먼지 유해성 분석의 한계

    ‘초미세먼지가 인체에 해롭다’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는 상당 부분 단순화된 명제다. 간단하게 예를 들어, 인간의 몸 안에는 무수한 종류의 단백질 기반 물질이 존재한다. 이들은 실제로 다른 분자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저마다 다른 기능을 수행한다.

    마찬가지로, 초미세먼지라고 한데 묶여 불리는 물질에도 수많은 세부 종류가 있다. 무수히 많은 단백질들이 저마다 특성을 갖는 것처럼, 초미세먼지도 어떤 것은 특히 더 위험하다거나, 어떤 것은 상대적으로 덜 위험할 수 있다. 따라서 각각의 성분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그 특성을 알아보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는 일이다. 

    기존까지 초미세먼지 유해성 연구는 주로 미국 환경청(EPA)이 지정한 16종의 PHA(다환방향족탄화수소)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해당 물질들이 어디서에 주로 배출되는지, 어느 정도의 위험성을 가지는지를 중점적으로 연구해온 것이다.

    하지만 실제 대기 중에는 그보다 훨씬 더 다양한 유기 성분이 존재한다. 또한, 국가마다, 지역마다 환경이 다르고 생활방식이 다른 만큼, 대기 중의 초미세먼지 유해성 및 성분 구성에도 차이가 있을 것이다. 변수에 따라 다른 물질이 섞여 있을 수 있고, 같은 물질이 존재한다고 해도 그 구성 비율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을 정확하게 비교·분석하기 위해서는 비슷한 시기에 각기 다른 장소에서 확보한 초미세먼지 샘플이 있어야 하며, 분석 조건도 동일해야 한다. 그래야만 국가별, 지역별, 도시별 차이를 올바르게 도출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이 부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초미세먼지 시료 중 질소함유 다환방향족화합물(N-PAHs)의 분리 결과 / 출처 :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초미세먼지 시료 중 질소함유 다환방향족화합물(N-PAHs)의 분리 결과 / 출처 :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유기적인 국내·외 협력 통한 분석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이 주축이 돼 수행한 이번 초미세먼지 유해성 연구는 우리나라에서 주도한 국제공동관측 ‘FRIEND 캠페인’을 통해 수행됐다. KBSI 디지털오믹스연구부 장경순 박사 연구팀은 지난 2020년 12월부터 2021년 1월까지 각각 한국, 중국, 몽골의 수도인 서울, 베이징, 울란바토르의 대기에서 PM2.5 초미세먼지 시료를 포집했다.

    서울에서는 이화여자대학교 이지이 교수팀이, 베이징에서는 북경대학교 우 지쥔(Zhijun Wu) 교수팀, 울란바토르에서는 몽골 국립대학교 암갈란 나착도르지(Amgalan Natsagdorj) 교수팀이 각각 시료 동시 포집을 도왔다.

    한편, 기상정보와 포집한 기체 내 성분 데이터는 국내 환경과학원을 비롯한 각국 협력 연구팀이 자체 수집했다. 초미세먼지 시료에 포함된 PAH를 제외한 다른 화학 성분 관련 정보는 이화여대, 전북대, 부산대 연구팀이 공동 제작한 자료를 기반으로 했다.

    포집한 먼지 시료는 동일한 조건에서 고분해능 장비를 사용해 분석했다. 그 결과, 총 646종의 유해한 PHA 및 관련된 유기 화합물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 물질들을 이차원 분리 구조로 정밀하게 분리·분석했다. 

    KBSI 오창바이오·환경연구소에 구축된 고분해능 이차원 가스크로마토그래피-질량분석기 / 출처 :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KBSI 오창바이오·환경연구소에 구축된 고분해능 이차원 가스크로마토그래피-질량분석기 / 출처 :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대기오염 해결 위한 국제 협력 모범사례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각 도시별로 유해 물질의 구성이 다르며, 그 독성에도 차이가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는 상대적으로 인접해 있는 국가와 도시라 할지라도, 정밀하게 들어가면 저마다 초미세먼지 유해성과 위험도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또한, 여러 국적의 기관들이 서로 역할을 나누어 긴밀하게 협력함으로써, 동북아시아 지역 전체의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 모범 사례라 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분석 결과를 통해 각 도시별 유해 물질 조성, 해당 물질들의 독성 차이 등을 객관적이고 정량적으로 규명해냈다. 이는 향후 각 지역에 맞는 대기 질 개선 정책을 수립하는 것은 물론, 어떤 물질이 특히 많은지, 또 어떤 물질이 특히 더 위험한지 등의 데이터를 토대로 유해 물질 저감 전략을 세우는 데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KBSI 장경순 박사는 “이번 연구는 동북아 주요 도시의 초미세먼지로부터 수백 종의 유해 물질을 분자 수준에서 정밀 분석하고, 지역별 독성이 어떻게 다른지를 과학적으로 밝혀낸 데 의미가 있다”라며, “앞으로 각 도시별 맞춤형 대기오염 관리 전략 마련 및 국제 공조 체계 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동북아 주요 도시별 PAHs 조성 특성 비교와 QSAR 기반 생태독성 평가를 통한 맞춤형 대기질 관리 전략 수립 과정 / 출처 :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동북아 주요 도시별 PAHs 조성 특성 비교와 QSAR 기반 생태독성 평가를 통한 맞춤형 대기질 관리 전략 수립 과정 / 출처 :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 “미래 팬데믹 예방에 기여할 것” 박쥐 장기 오가노이드 개발

    “미래 팬데믹 예방에 기여할 것” 박쥐 장기 오가노이드 개발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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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코로나19가 가져왔던 팬데믹의 영향력은 아직도 남아있다. 당시에 비해 줄어들었을 뿐, 여전히 곳곳에서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일부는 ‘장기 코로나 증상’이라 불리는 급성 후유증을 겪고 있다. 

    이는 언제든지 변종 바이러스, 혹은 또다른 종류의 바이러스가 나타나 사회를 위협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불러온다. 국내 연구팀이 미래 팬데믹 예방의 핵심 열쇠 중 하나로 박쥐 유래 바이러스를 연구할 수 있는 생체 플랫폼을 개발했다.

     

    팬데믹과 박쥐의 연관성

    기초과학연구원(IBS)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감염병의 약 75%는 동물로부터 시작된다. 박쥐는 그중에서도 중요한 감염원으로 꼽힌다. 사스코로나-2(SARS-Cov-2), 메르스코로나(MERS-Cov), 에볼라, 니파 등 우리에게도 익숙한 바이러스들은 모두 박쥐를 자연 숙주로 하는 것들이다.

    이밖에도 박쥐는 다양한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스스로는 그 바이러스에 의해 피해를 입지 않는다. 즉, 박쥐로부터 유래한 변종 또는 신종 바이러스가 미래에 또다른 팬데믹을 일으킬 수 있다는 위기의식은 지극히 타당하다. 박쥐는 그야말로 ‘자연 바이러스 저장고’인 셈이다.

    바꿔 말하면, 박쥐가 어떤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지, 그 바이러스들이 어떻게 증식하고 인간에게 전파되는지를 미리 알아낼 수 있다면, 미래 팬데믹 예방에 중대한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하지만 살아있는 박쥐를 연구하는 데는 여러 면에서 제약이 따른다. 그중 대표적인 것을 꼽자면, 수많은 박쥐 중 일부 종에서만 샘플을 얻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박쥐의 여러 장기 중에서도 한정된 것만 모델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 등이다. 세포 배양 방식으로 연구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 방식으로는 실제 박쥐의 복잡한 환경을 완벽하게 구현할 수 없어 연구에 한계가 있다.

     

    박쥐 장기 오가노이드 구축

    IBS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와 유전체 교정 연구단은 함께 연구팀을 구성해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 방법을 시도했다. 핵심은 ‘오가노이드(유사 장기)의 활용’이다. 연구팀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북아시아 지역, 그리고 유럽에 서식하는 5종의 박쥐로부터 기도, 폐, 신장, 소장 등 여러 장기의 오가노이드를 성공적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렇게 구축된 박쥐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코로나와 인플루엔자, 한타 등 박쥐로부터 유래한 바이러스들의 감염 양상 및 증식 특성을 밝혀냈다. 이들은 각각 특정 박쥐 종 또는 박쥐의 특정 장기에서만 감염되거나 증식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한타 바이러스의 경우, 박쥐의 신장 오가노이드에서 활발하게 증식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박쥐 신장 오가노이드를 정밀하게 분석하면 한타 바이러스의 감염 특성을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또한, 박쥐 장기 오가노이드에 다양한 바이러스를 감염시키는 실험을 진행했다. 박쥐의 종에 따라, 장기에 따라, 그리고 바이러스 종류에 따라 선천성 면역 반응이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정량적으로 확인했다. 동일한 바이러스라 할지라도 어떤 종의 어떤 장기에 감염됐는지에 따라 면역 반응의 강도와 양상에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5종의 박쥐로부터 여러 장기 조직의 오가노이드를 확보해, 바이러스 반응을 연구할 수 있게 됐다 / 출처 : 기초과학연구원
    5종의 박쥐로부터 여러 장기 조직의 오가노이드를 확보해, 바이러스 반응을 연구할 수 있게 됐다 / 출처 : 기초과학연구원

     

    미래 팬데믹 예방을 위한 플랫폼

    한편, 연구팀은 야생 박쥐의 분변 샘플로부터 두 종류의 변종 바이러스를 찾아냈으며, 이를 배양해 분리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번에 개발한 박쥐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결과 효과적으로 증식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또한, 기존의 3차원 박쥐 오가노이드를 2차원 배양 방식으로 개량해, 실험 효율을 높였다. 실험 자동화 및 분석·평가 시간을 단축함으로써 미래 팬데믹 예방을 위한 연구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김현준 선임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플랫폼을 통해 그동안 어려웠던 바이러스 분리, 감염 분석, 약물 반응 평가를 한 번에 수행할 수 있게 됐다”라며, “실제 자연 숙주에 가까운 환경에서 바이러스를 실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감염병 대응 연구의 정밀성과 실효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최영기 소장은 “이번에 구축한 박쥐 오가노이드는 세계 최대 규모로, 전 세계 감염병 연구자들에게 표준화된 박쥐 모델을 제공하는 바이오뱅크 자원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라며 “박쥐에서 유래한 바이러스 감시 및 미래 팬데믹 예방 및 대비에 기여할 수 있는 핵심 플랫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박쥐 장기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바이러스 연구 성과 / 출처 : 기초과학연구원
    박쥐 장기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바이러스 연구 성과 / 출처 : 기초과학연구원

     

  • 근육 손실 없는 체중 감소, 장내 미생물 조합으로 확인

    근육 손실 없는 체중 감소, 장내 미생물 조합으로 확인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통합의학센터 연구팀이 비만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다. 장에 유익한 대사산물을 직접 공급하는 방법을 통해 테스트한 것으로, 특정 미생물군의 조합이 체지방량은 물론 간에 저장되는 글리코겐의 양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이는 근육 손실 없는 체중 감소 가능성을 제시한 것은 물론, 비만 예방 기능성 식품의 가능성도 보여준 사례다.

     

    비만의 본질과 장내 미생물 활용

    일반적으로, 비만의 가장 본질적인 원인이라 하면 당분과 지방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이다. 비만을 유발하는 원인이 다양하고, 유전적인 원인도 영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에, 모든 종류의 비만을 단순하게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대다수의 비만은 위의 기본 원인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이들 영양분의 섭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장’이다. 결국 대부분의 음식과 그 안에 포함된 영양소는 장을 거치며 흡수되고 남은 것들은 배출되기 때문이다. 비만과 장의 밀접한 연관성을 고려할 때, 충분한 섬유질 섭취를 강조하는 이유도 납득할 수 있게 된다.

    다양한 종류의 섬유질이 소화 과정을 거쳐 대장에 도달하면, 장내 미생물들에 의해 발효된다. 그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대사산물들 중 유익한 기능을 하는 것들이 혈류로 방출된다. 이때 가장 흔한 것 중 하나는 ‘아세트산’으로, 몸의 신진대사 전반에 걸쳐 유익한 효과를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아세트산을 비롯한 유익한 대사산물의 생성에는 개인차가 적용된다. 모두가 같은 종류의 섬유질 식품을 같은 양으로 섭취한다고 해도, 그 효능이 똑같이 나타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RIKEN 통합의학센터 히로시 오노 박사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장에 ‘아세트산염’을 추가로 공급할 수 있는 보충제 ‘AceCel’을 개발했다.

    AceCel은 아세트산염을 불용성(비용해성) 섬유질인 ‘셀룰로오스’에 결합한 형태로, 대장까지 아세트산염을 안전한 도달하도록 함으로써 그 효능을 발휘하도록 하는 원리다.

    장에 아세트산염을 인위적으로 공급함으로써 그 효과를 확인하고자 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장에 아세트산염을 인위적으로 공급함으로써 그 효과를 확인하고자 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근육 손실 없는 체중 감소

    연구팀은 AceCel의 효능을 검증하기 위해 생쥐 모델을 활용한 실험을 진행했다. 정상 체중인 생쥐와 비만인 생쥐에게 각각 AceCel을 투여하고, 그에 따른 체중 변화 여부를 살폈다. 결과는 고무적이었다. 두 그룹의 생쥐 모두 근육 손실 없는 체중 감소 효과를 보인 것이다.

    본래 체중 감량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체중계의 숫자를 줄이는 것이 아니다. 근육 손실을 없애거나 최소화하면서 체지방량만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어야 건강하고 성공적인 감량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AceCel의 효능은 매우 바람직한 결과를 내놓은 셈이다.

    연구팀은 그 다음으로, 같은 조건에서 AceCel의 섭취 여부에 따른 차이를 알아보고자 했다. 일부 쥐에게는 평상시의 일반 식단을 섭취하도록 하고, 또 다른 일부 쥐에게는 AceCel을 함께 섭취하도록 했다. 

    식사 후 휴식을 취하는 동안, AceCel을 섭취한 쥐는 간에서의 지방 연소가 더 활발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탄수화물 연소로 인한 에너지 생성량은 더 적었다. 연구팀은 이를 “단식 또는 저탄수화물 케토 식단을 유지할 때 나타나는 현상과 유사하다”라고 이야기했다. 근육 손실 없는 체중 감소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입증한 셈이다.

    AceCel 섭취 여부에 따라 간에서의 지방 연소가 다르게 나타났다 / 출처 : Cell Metabolism
    AceCel 섭취 여부에 따라 간에서의 지방 연소가 다르게 나타났다 / 출처 : Cell Metabolism

     

    아세트산과 박테로이데스의 조합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연구팀은 AceCel이 장내 미생물군에 미치는 영향도 예측했다. 실제로 생쥐들의 장내 미생물을 분석한 결과, AceCel을 섭취한 쥐의 장에서는 ‘박테로이데스(Bacteroides)’라 불리는 종류의 미생물이 더 많이 발견됐다.

    박테로이데스는 일반적으로 건강한 장내 환경을 유지하는 데 기여하며, 장 점막(장벽) 기능을 강화하고 유해균의 증식을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 또한, 건강에 유익한 ‘단쇄지방산(SCFAs)’을 생성하고, 면역 시스템과 대사 개선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인위적으로 박테로이데스를 제거한 다음 AceCel을 섭취하도록 하는 테스트도 진행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앞서 확인한 AceCel의 유익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즉, 건강한 체중 감소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아세트산과 박테로이데스의 조합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아세트산을 생성하는 미생물과 박테로이데스 계열의 미생물이 공존해야만 건강한 방식의 체중 조절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비만 예방 기능성 식품 가능성

    보다 심층적인 연구 결과, 이 두 미생물이 조합될 경우, 장에서 탄수화물 발효를 촉진해 몸에서 흡수할 수 있는 당분이 줄어든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두 가지 면에서 의미가 있다. 하나는 섭취한 탄수화물의 총량에 비해 에너지로 쓰이는 양이 적어진다는 것이다. 즉, 탄수화물을 조금 더 섭취하더라도 혈당이 높아질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다는 뜻이다.

    다른 하나는 당분 부족으로 인한 대사 변화다. 흡수하는 포도당의 양이 적어질 경우, 몸은 저장된 지방을 소모해 에너지를 공급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간에 글리코겐으로 저장되는 당분의 양이 줄어들기 때문에 비만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한편, 지방을 소모해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게 되므로 근육 손실 없는 체중 감소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근거도 된다.

    오노 박사는 “비만 치료 또는 예방법은 매우 시급한 문제”라고 이야기하며 “이번 AceCel 실험을 통해 아세틸화 셀룰로오스가 장내 미생물군 기능을 조절해 비만을 예방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방법이 인간에게도 적용 가능한지, 충분한 안전성을 갖고 있는지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만약 이상적인 결과가 나온다면, 비만 예방 기능성 식품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간에 대한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된다면, 지방의 축적을 원천적으로 예방하는 기능성 식품 개발이 가능해질 수도 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인간에 대한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된다면, 지방의 축적을 원천적으로 예방하는 기능성 식품 개발이 가능해질 수도 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 암세포 성장과 비만의 연결고리, 호르몬 아닌 ‘지방산 산화’

    암세포 성장과 비만의 연결고리, 호르몬 아닌 ‘지방산 산화’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지방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식습관은 비만의 주요 원인이다. 또한, 이러한 식습관이 암세포의 성장을 촉진한다는 것도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즉, 비만과 암 발생 위험은 서로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다. 국립암센터 연구팀이 암세포가 직접 지방산을 산화시키며 폭발적으로 성장한다는 점을 세계 최초로 증명해냈다.

     

    지방과 비만, 그리고 만성 염증

    비만은 다양한 이유로 발생한다. 하지만 기본적인 원리는 섭취하는 에너지가 소비하는 에너지보다 많은 상태가 장기간 유지되는 것이다. 여기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것이 바로 ‘고지방 식단’이다. 비만인 사람들은 포화지방 함량이 높은 붉은 고기류나 기름진 음식, 또는 트랜스지방 함량이 높은 각종 가공식품을 즐겨먹는 경우가 많다.

    에너지원으로서 지방이 갖는 특징을 두 가지 꼽을 수 있다. 하나는 다른 영양소에 비해 에너지 발생량(칼로리)이 2배 이상 높다는 것, 다른 하나는 탄수화물에 비해 대사가 오래 걸리기 때문에 에너지원으로서 우선순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고지방 식단을 자주 섭취하면서 체내 대사가 원활하지 않고 움직임이 적은 사람들은 잉여 에너지가 체내 곳곳에 축적되면서 비만이 되는 것이다.

    몸 속에 축적된 지방은 기본적으로 ‘에너지 저장소’ 역할을 한다. 일정 시간 이상 에너지가 공급되지 않으면서 소모가 가속화될 때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기능을 할 수 있다. 다만, 염증 물질을 비롯한 각종 신호 물질을 분비하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만성 염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비만으로 인해 유발된 저강도의 만성 염증은 암세포 성장과 증식을 비정상적으로 촉진할 수 있다. 면역세포 기능을 약화시킨다거나, 염증으로 인해 세포 DNA에 손상을 입히는 것 등이 그 예다. 이러한 이유로 비만은 암 발생 위험의 대표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식이 문제로 인해 유도된 비만은 '저강도 만성염증' 상태를 만든다. 그리고 암 발생 위험의 대표적 요인이 된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식이 문제로 인해 유도된 비만은 '저강도 만성염증' 상태를 만든다. 그리고 암 발생 위험의 대표적 요인이 된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암세포, 지방을 연료로 쓴다

    비만으로 인해 암세포 성장에 유리한 조건이 만들어지는 데는 여러 메커니즘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기존에는 비만으로 인해 호르몬 변화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암세포 성장이 촉진된다는 견해가 제기됐다. 그러나 최근 국립암센터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암세포가 직접 지방을 연료로 사용해 급격하게 성장할 수 있다.

    국립암센터 암분자생물학연구과 김수열 박사 연구팀은 고지방 식단으로 비만이 됐을 경우, 암세포가 지방산을 직접 산화시켜 에너지 대사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키기 때문이라는 것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 호르몬 변화가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면, 암세포의 에너지 대사는 직접적인 요인에 해당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테라노스틱스(Theranostics, IF 12.4)> 2025년 5월호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Loss of SLC25A20 in pancreatic adenocarcinoma reversed the tumor-promoting effects of a high-fat diet (췌장 선암에서 SLC25A20 지방산산화 유전자의 제거는 고지방 식이의 종양 촉진 효과를 완전히 뒤집었다.)”로, 암세포의 지방산 산화 유전자를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항암치료 전략을 제시했다.

     

    암세포 성장 메커니즘과 치료 전략

    그동안 비만으로 인한 종양의 성장은 염증성 호르몬에 의한 간접적 영향 때문이라는 이론이 지배적이었다. 간 또는 지방세포에서 렙틴(Leptin), 또는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1(IGF-1)와 같은 염증성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암세포가 빠르게 성장한다는 이론이다. 

    그러나 국립암센터 연구팀은 ‘종양의 에너지 대사가 지방산에 의존한다는 이론(Kim Effect)’을 토대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암세포가 직접적으로 지방산 산화(Fatty Acid Oxidation, FAO)를 통해 세포 에너지원인 아데노신 삼인산(ATP)을 생산하고, 이를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한다는 점을 증명했다. 

    기존의 ‘와버그 효과(Warburg Effect)’에 따르면, 암세포는 산소가 충분한 상황에서도 포도당을 분해해 젖산을 생성함으로써, 주변을 산성화시키고 자신에게 유리한 환경을 만든다. 김수열 박사 연구팀이 제기한 이론은 이와 상보적인 이론이라 할 수 있다. 연구팀은 고탄수화물 식이가 고지방 식이에 비해 암세포 성장을 최대 80%까지 억제할 수 있음을 함께 확인했다.

    기존 '와버그 효과'에서는 암세포가 포도당을 분해해 에너지원을 생산하면서, 주위를 산성화시키는 것으로 봤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기존 '와버그 효과'에서는 암세포가 포도당을 분해해 에너지원을 생산하면서, 주위를 산성화시키는 것으로 봤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연구팀은 췌장암에 걸린 마우스 모델에게 23주간 고지방 식이를 제공한 다음, 동일한 열량을 탄수화물로 제공받은 마우스 모델과 비교했다. 확인 결과, 고지방 식이를 섭취한 쥐는 체중이 두 배로 증가했으며, 종양 크기도 두 배 이상 커지는 현상을 관찰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지방산 산화를 유도하는 핵심 유전자인 ‘SLC25A20’을 유전적으로 억제했을 때, 암세포의 성장이 고지방 식이에서도 정상식이와 유사한 수준으로 억제되는 것을 확인했다. 일부에서는 종양성장이 완전히 사라지는 완전관해(Complete Remission)가 관찰되기도 했다. 즉, 고지방 식이에 의한 종양 성장 효과가 이 유전자를 조절함으로써 완전히 역전되는 것을 증명했다. 

    또한, 면역세포가 살아있는 자연 발생 마우스 췌장암(KPC 모델)에서도 SLC25A20 유전자가 결손된 마우스와 교배할 경우, 전체 생존율이 23주에서 30주로 평균 7주 연장되며 항암 효과를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지방산 산화를 차단하는 것이 암세포 성장을 직접적으로 억제할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입증한 사례다. 연구팀은 “SLC25A20은 암세포에 지방을 공급하는 핵심 통로로, 이를 차단하면 암이 에너지를 제대로 만들지 못하게 된다”며 “부작용이 거의 없어 새로운 항암 치료법의 최적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암센터는 현재 자회사 NCC-Bio(대표 김수열)와 함께 SLC25A20 유전자를 표적으로 한 항암 신약 개발 및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국립암센터 암분자생물학연구과 김수열 박사 / 출처 : 국립암센터
    국립암센터 암분자생물학연구과 김수열 박사 / 출처 : 국립암센터

     

  •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비타민 B3로 완화 가능성 있다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비타민 B3로 완화 가능성 있다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대사이상 지방간질환(MASLD)은 과거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알려져 있던 질환이다. 2024년 6월 대한간학회의 발표에 따라 공식적인 명칭이 변경됐다. 비만, 당뇨, 고지혈 등 다양한 대사이상 문제가 원인이 돼 발생할 수 있는 지방간질환을 통칭하는 말이다.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은 전 세계 성인의 약 25~30%가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만큼 흔하다. 증상이 심해질 경우 간경변, 간암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목도가 높은 질환이다.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을 악화시키는 ‘유전물질’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새롭게 확인됐다. 또한, 비타민 B3가 간 기능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점도 실험을 통해 확인됐다.

     

    간의 지방대사 억제하는 유전물질

    유니스트(UNIST, 울산과학기술원) 생명과학과 최장현 교수팀은 부산대학교 약학대학 윤화영 교수팀, 울산대학교병원 박능화 교수팀과 함께 대사이상 지방간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간에서 발현되는 ‘마이크로RNA-93(miR-93)’이라는 유전물질이 대사이상 지방간의 발생과 악화를 유도한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miR-93은 간세포에서 발현되는 특수 RNA로, 다른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지방간을 앓고 있는 환자와 동물 실험 모델을 통해 miR-93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miR-93이 지방 대사에 관여하는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기 때문에, 지방 축적과 염증 반응, 섬유화 등이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명확한 검증을 위해 쥐 모델을 대상으로 유전자 편집을 실시해 miR-93 생성 기능을 제거해보았다. 그러자 간 내 지방 축적이 눈에 띄게 감소했으며, 인슐린 감수성과 간 기능 지표가 크게 개선됐다. 반면, miR-93을 과도하게 발현시킨 쥐 모델은 간 대상 기능이 악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비타민 B3(니아신) 기반 치료 효과 / 출처 : BRIC Bio통신원
    비타민 B3(니아신) 기반 치료 효과 / 출처 : BRIC Bio통신원

     

    ‘비타민 B3’, 지방간에 효과적

    즉,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을 일으키고 발생시키는 원인은 miR-93이라는 유전물질이며, 이를 억제함으로써 간 기능을 개선할 수 있다. miR-93을 가장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물질은 ‘비타민 B3(니아신)’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150종의 약물을 대상으로 스크리닝을 진행한 결과, 비타민 B3가 miR-93 억제에 가장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실험을 통해 비타민 B3를 투여한 쥐는 간 내 miR-93 수치가 크게 감소했으며, 지방 대사 유전자가 활성화돼 간 기능을 정상화에 기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의 발병 원인은 분자적 수준에서 명확히 규명했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 있다. 또한, 새로운 약물이 아닌 기존에 승인된 비타민 성분으로 간 기능을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함으로써, 빠른 임상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주요 성과로 꼽았다.

     

    비타민 B3에 관한 정보

    비타민 B3는 수용성 비타민으로 에너지 대사와 관련된 기능을 수행한다. 이밖에 신경계 기능, 소화기 건강, 피부 건강,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 등에 관여한다. 비타민 B3 공급이 부족할 경우, 햇빛이 노출된 부위에 염증이나 발진이 나타날 수 있으며, 설사와 같은 소화 관련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비타민 B군에 속하므로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자연스럽게 섭취할 수 있다. 육류와 생선, 통곡물, 견과류, 씨앗류, 콩류, 버섯 등이 비타민 B3의 공급원으로 알려져 있다.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 등의 목적으로 전문의에 의해 고용량 비타민 B3를 처방하는 경우도 있다. 본래 비타민 B군은 수용성 비타민으로 사용 후 불필요한 양은 자연스레 배출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보충제 등을 통해 고용량을 섭취하는 경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비타민 B3는 수용성이므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고용량 투여 시 과다섭취 부작용을 우려할 필요가 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비타민 B3는 수용성이므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고용량 투여 시 과다섭취 부작용을 우려할 필요가 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 탈모 치료제 부작용과 한계 극복, 천연 유래 탈모 치료 크림 개발

    탈모 치료제 부작용과 한계 극복, 천연 유래 탈모 치료 크림 개발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연관이 없음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연관이 없음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국내 연구팀이 식물 유래 천연 물질을 기반으로 ‘탈모 치료용 크림’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나노 분야 국제 학술지인 <스몰(Small, IF=13.0)>에 지난 4월 28일 게재됐다.

     

    기존 탈모 치료제와 그 한계

    현재 탈모 치료제로는 ‘미녹시딜(Minoxidil)’과 ‘피나스테리드(Finasteride)’가 널리 사용된다. 미녹시딜은 혈관을 확장시키는 기전으로 본래 고혈압 치료제로 개발된 약물이다. 하지만 혈관 확장으로 두피 혈류를 증가시켜, 모발의 성장 주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돼 탈모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피나스테리드는 남성형 탈모(안드로겐 탈모)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디하이드로 테스토스테론(DHT)’의 생성을 억제하는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DHT는 모낭을 위축시켜 탈모를 유발하므로, 피나스테리드를 사용해 이를 감소시킴으로써 탈모 진행을 늦추는 원리다.

    다만, 미녹시딜과 피나스테리드 모두 부작용 및 안전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두피 자극이나 피부 가려움 등 비교적 가벼운 부작용부터, 원치 않는 부위에서 털이 과도하게 자라난다거나, 성 기능이 저하되는 등 다소 심각한 부작용 사례까지 보고된 바 있다. 

    특히 오랫동안 반복 사용했을 경우 효과 지속성이 떨어지고, 치료제 사용을 중단하면 다시 탈모가 진행되는 등의 구조적 한계도 지적을 받았다.

     

    자연 유래 성분 탈모 치료제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신용 교수와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박창욱 교수 공동 연구팀은 기존 탈모 치료제의 한계점을 인식해, 비침습적이고 안전한 탈모 치료제 개발에 주안점을 두었다. 연구팀은 식물 기반 치아씨드 점액질(Chia Seed Mucilage, CSM)에서 추출해낸 천연 다당류와 오일을 활용해 탈모 치료용 크림 ‘CSMi’를 개발했다.

    CSMi는 치아씨드 점액질의 천연 다당류로 만든 CSM 겔(gel)을 기반으로, 치아씨드 오일(CSO)을 자가 포집할 수 있는 미세캡슐 형태의 크림이다.

    효능 테스트를 위해 털을 제거한 쥐 모델에 21일간 CSMi를 도포했다. 크림을 바르지 않은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는 모발 재생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기존 치료제인 미녹시딜과 비교했을 때, 모발 재생 속도와 모발 밀도도 더 우수했다.

    CSMi 크림의 작용 원리 및 실험 과정 / 출처 : BRIC Bio통신원
    CSMi 크림의 작용 원리 및 실험 과정 / 출처 : BRIC Bio통신원

     

    세포 대사 과정 활성화 원리

    메커니즘 분석 결과, CSMi 크림은 세포의 에너지 대사 과정인 ‘해당과정(Glycolysis)’과 세포 스스로 손상을 처리하는 ‘자가포식(Autophagy)’을 활성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아씨드 점액질에서 유래한 천연 물질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기존 약물에서 나타났던 부작용 사례도 일절 나타나지 않았다.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신용 교수는 “기존 제품의 부작용과 제한적 효과를 극복할 천연 성분 기반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을 제시했다”라며 “향후 임상시험과 상용화를 통해 탈모 치료 시장에 실질적 변화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박창욱 교수는 “자연 유래 성분을 기반으로 안정성과 효과를 모두 갖춘 치료제로, 향후 탈모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와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 지원사업을 통해 수행됐다.

    (왼쪽부터) 연세대 교진(Zhen Qiao) 연구원, 짱커룬(Kelun Zhang) 연구원, 박창욱 교수, 신용 교수 / 출처 : 연세대학교 뉴스룸
    (왼쪽부터) 연세대 교진(Zhen Qiao) 연구원, 짱커룬(Kelun Zhang) 연구원, 박창욱 교수, 신용 교수 / 출처 : 연세대학교 뉴스룸

     

  • 노화를 늦추는 단백질 ‘클로토’, 근육·뼈·뇌 건강 개선 확인

    노화를 늦추는 단백질 ‘클로토’, 근육·뼈·뇌 건강 개선 확인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노화를 늦추는 단백질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1997년 미국 텍사스 대학에 의해 발견된 효소 ‘클로토(Klotho)’에 관한 이야기다. 체내 클로토 단백질 수치가 증가하면 노화에 따른 신체적, 인지적 건강이 모두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제기됐다. 

     

    노화를 늦추는 단백질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근육량과 골밀도가 감소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 때문에 노화가 진행되면 일상생활 중 단순한 넘어짐이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위험이 생긴다. 

    인지적 기능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뇌의 신경세포(뉴런)는 점진적으로 퇴화하고, 서로 연결돼 있던 시냅스가 끊어진다. 시냅스는 뇌에서 신호 및 정보 전달의 주축이기 때문에, 시냅스가 끊어지기 시작하면 기억력이 떨어지거나 생각하는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 알츠하이머나 파킨슨과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 위험이 증가하는 메커니즘이기도 하다.

    인구 고령화는 전 세계가 비슷하게 맞이하고 있는 숙제다. 특히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부 국가에서는 고령화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예방·해결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여겨지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자치대학교(UAB)의 신경과학 연구소(INc-UAB)가 주도한 국제 연구에서는, 쥐 모델에서 ‘클로토 단백질(s-KL) 수치’가 증가할 경우의 이점을 보고하고 있다. 노화로 인해 발생한 신체적, 인지적 저하가 개선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클로토(Klotho)’는 인간의 KL 유전자에 의해 생성되는 효소의 일종이다. 이 단백질은 ‘항노화 호르몬’ 또는 ‘장수 단백질’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노화를 늦추는 단백질’로 주목받고 있다. 클로토 단백질은 체내에서 다양한 호르몬을 활성화시키고, 인슐린 민감성을 높이는 기능을 한다. 특히 인슐린 민감성은 혈당 조절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요인으로, 당뇨 예방 및 관리에 중요하다.

    보통은 나이가 들면서 클로토 단백질의 양도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인위적인 투여를 통해 그 양을 늘릴 수 있다는 점도 확인된 바 있다. 늙은 원숭이에게 클로토 단백질을 인위적으로 투여했을 때, 인지 기능이 향상됐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클로토'는 인간의 KL 유전자에 의해 자연 생성되는 효소의 일종이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클로토'는 인간의 KL 유전자에 의해 자연 생성되는 효소의 일종이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클로토 단백질 투여 효과

    INc-UAB 연구팀이 수행한 이번 연구도 맥락 면에서는 비슷하다. 연구팀은 클로토 단백질이 신경퇴행성 질환을 치료하는 데 잠재력이 있다는 기존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오랜 기간에 걸쳐 클로토 단백질을 연구해왔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노화와 관련된 다양한 지표들을 조사해, 클로토 단백질이 노화를 늦추는 단백질로서 구체적으로 어떤 기능을 하는지, ‘건강한 노화’에 도움이 되는지를 알아보는 데 목표를 두었다.

    연구팀은 쥐 모델에게 클로토 단백질을 투여하고, 그 전에 비해 개선된 부분들을 확인했다. 먼저 투여 후 수명이 15~20% 더 늘었고, 신체 활동 능력이 향상됐다. 또한, 근섬유 하나하나가 더 튼튼하고 커졌으며, 근육 조직이 딱딱해져 유연성이 떨어지는 ‘근섬유화’ 현상이 적게 나타났다. 즉, 근육의 힘과 유연성이 모두 향상됐다는 의미다.

    암컷 쥐의 경우 뼈 건강이 개선되는 효과가 두드러졌다. 특히 뼈 내부 구조가 더 잘 보존됐다. 이는 골다공증 위험을 줄이는 요인이라 볼 수 있다. 근육 감소와 뼈 약화는 노화에 따른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를 개선하는 효과를 나타냄으로써, 노화를 늦추는 단백질로서 기능을 증명한 셈이다.

    마지막으로, 뇌에서는 클로토 단백질 투여 이후 해마(Hippocampus)에서 변화가 돋보였다. 새로운 신경세포 생성이 촉진됐으며, 뇌내 면역 활동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지적 건강 측면에서 분명한 이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클로토 단백질 투여 후, 개별 근섬유가 더 커지고, 섬유화가 줄어들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클로토 단백질 투여 후, 개별 근섬유가 더 커지고, 섬유화가 줄어들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스스로 생성하는 방법’ 연구

    노화를 늦추는 단백질로서 클로토의 이점은 상당 부분 입증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핵심은 지속성이다. 자연 상태에서 클로토 단백질은 노화와 함께 점차 줄어든다. 그렇다고 해서 지속적으로 투여 시술을 받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이에 연구팀은 ‘바이러스 벡터 치료법’을 활용할 수 있는지 그 가능성도 함께 점검했다. 바이러스 벡터 치료법이란, 특정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유전자를 세포에 도입해, 세포가 스스로 해당 단백질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하는 치료법이다. 쥐의 정맥에 벡터를 주사함으로써, 뇌세포에서 클로토 단백질을 생성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정맥을 통해 투여함으로써 뇌에 도달할 수 있는 바이러스 벡터가 개발돼, 인간에게 안전하게 적용하는 것도 더 쉬워질 것”이라며 “약물을 직접 주사하는 방식로 클로토 단백질을 투여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는 전달 효율성 면에서 여전히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INc-UAB 연구팀은 이미 클로토 단백질을 활용한 인지 기능 장애 치료에 대해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연구 이후에도 관련된 특허 3건을 새롭게 출원한 바 있다. 뼈 및 근육 기능 치료, 수명 연장을 위한 치료법 등에서 클로토 단백질 사용을 보호하는 내용의 특허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고령화 사회에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연구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세포에서 스스로 클로토 단백질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하는 치료법을 연구 중이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세포에서 스스로 클로토 단백질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하는 치료법을 연구 중이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 우울증 유발 원인, 뇌 속에 숨은 조율자 찾았다

    우울증 유발 원인, 뇌 속에 숨은 조율자 찾았다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국내 연구진이 뇌에서 ‘숨은 조절자’ 역할을 하는 세포가 우울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특정 세포의 기능이 망가지면 우울증 유발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Nature)>의 자매지인 <실험 및 분자 의학(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 IF=9.5)> 최신호에 게재됐다.

     

    복합 교차로와 같은 뇌 네트워크

    인간의 뇌는 복잡한 네트워크로 구성된 집합체다. 의학과 기술의 거듭된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은 기관이기도 하다. 정보의 인식부터 감정의 발현까지, 뇌에서 일어나는 모든 활동은 다양한 세포와 수용체들 사이의 세밀한 정보 교환과 신호 전달의 결과다. 

    교통량이 많은 복잡한 교차로에서, 신호등에 이상이 생기거나 꺼졌다고 상상해보자. 이런 상황에서 적절한 교통정리가 없다면, 차량이든 보행자든 가릴 것 없이 대거 혼란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사고 발생 위험도 높아진다.

    인간의 뇌 또한 이것과 비슷하다. 뇌의 신호 전달 네트워크는 상시 엄청난 교통량이 발생하는 복합 교차로와 같다. 이런 상황에는 정보 흐름을 적절히 조절해주는 신호등과 같은 시스템이 특히 중요하다. 조절 시스템이 고장날 경우 감정이 흔들리게 되고, 이것이 심화되면 우울증 유발 원인이 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다른 정신건강 질환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뇌는 무수한 뇌세포들이 만드는 '교통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뇌는 무수한 뇌세포들이 만드는 '교통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성상교세포 속 감정 조절 효소

    포스포리파아제C(Phospholipase C, 약칭 PLC)*라는 효소는 세포 내에서 칼슘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뇌에서의 신호전달 과정에 매우 중요하다. PLC는 우울증, 간질, 조현병 등과 같은 정신질환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PLC라는 효소는 다시 베타(β), 감마(γ), 제타(ζ) 등 여러 세부 종류로 나뉜다. 이중 가장 최근에 발견된 계열 중 하나인 에타(η)의 경우, 구체적인 기능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PLC 에타’에는 다시 η1과 η2, 두 종류의 하위 유형이 있다. 이중 ‘PLC-η1(PLC-에타1)’의 구체적인 생리학적 기능과 우울증과의 연관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한국뇌연구원 정서·인지질환 연구그룹 김정연 박사 연구팀은 PLC-η1 효소가 뇌의 시상하부에 위치한 ‘외측고삐핵(Lateral Habenula, LHB)’의 성상교세포(Astrocyte)에 많이 존재한다는 점, 그리고 PLC-η1 효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감정을 조절하는 신경세포들이 과도하게 흥분해 우울증과 유사한 행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 외측고삐핵 (Lateral Habenula, LHB)

    : 뇌의 시상상부에 위치한 작은 부위로, 감정, 스트레스, 동기 및 보상회로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특히, 부정적인 감정이나 우울증의 발현과 강하게 연관되어 있다.

     

    * 성상교세포 (Astrocyte)

    : ‘뇌의 조력자’로 불리는 교세포의 하나로, 별모양으로 생겼기 때문에 ‘성상(星狀)’교세포라고 부른다. 신경세포(뉴런)의 학습, 기억 등 주요 기능을 돕는 역할을 한다.

     

    PLC-η1 효소가 제거되면 우울증 유사 행동이 나타난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PLC-η1 효소가 제거되면 우울증 유사 행동이 나타난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우울증 유발 원인 되는 효소

    연구팀은 PLC-η1 효소가 우울증 유발 원인이 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외측고삐핵의 성상교세포에서 PLC-η1 효소를 제거한 동물 모델을 활용해, 뇌 기능 및 행동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를 관찰했다. PLC-η1 효소를 제거하자 신경세포가 과도하게 작동하면서 신호 조절 능력이 떨어져, 의욕 저하나 무기력과 같은 우울증 유사 행동을 보였다.

    이어 연구팀은 화학적인 자극을 통해 성상교세포의 PLC-η1 효소를 다시 활성화시켰다. 그러자 신경전달물질 수치가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며 우울증 유사 행동이 눈에 띄게 사라졌다. 이로써 PLC-η1 효소가 감정 조절 기능에 기여하며, 우울증 유발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한, 역으로 스트레스 환경에 오래 노출돼 우울한 행동을 보이는 동물 모델을 대상으로 추가 검증을 진행했다. 해당 동물 모델의 성상교세포를 관찰한 결과, PLC-η1 효소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PLC-η1 효소가 사라지면 ‘토닉 글루탐산(Tonic Glutamate)’이라는 신경전달 신호가 줄어들고, 이로 인해 신경세포가 과하게 흥분해 우울증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했다. 토닉 글루탐산은 신경세포들이 기본적인 상태에서 너무 과하게 억제되거나 흥분되지 않도록 밸런스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교신저자인 김정연 박사는 “이번 연구는 외측고삐핵의 성상교세포에 존재하는 PLC-η1 효소의 기능을 밝힘으로써, 우울증 발현의 새로운 메커니즘을 제시했다”며, “신경전달물질 조절에 초점을 맞춰온 기존 치료제와 달리 성상교세포와 PLC-η1과 같은 조절 단백질을 표적으로 한 새로운 치료제 개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파킨슨병 치료의 전환점 제시, 신경계 염증 RNA 편집 효소 발견

    파킨슨병 치료의 전환점 제시, 신경계 염증 RNA 편집 효소 발견

    파킨슨병에서의 염증 RNA 편집 모델 도식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파킨슨병에서의 염증 RNA 편집 모델 도식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파킨슨병'은 몸의 운동 기능에 장애가 발생하는 질환으로, 치매와 함께 대표적인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꼽힌다. 알파-시누클레인(α-synuclein) 단백질이 뇌세포 내에서 비정상적으로 응집돼 신경세포를 손상시키는 것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카이스트(KAIST) 연구진이 파킨슨병의 핵심 병리 중 하나인 신경염증 조절에 있어 RNA 편집(RNA Editing)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이는 파킨슨병 치료에 있어서도 새로운 전략을 제시하는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교세포 염증 반응 분석

    카이스트 뇌인지과학과 최민이 교수 연구팀은 영국 UCL 국립신경전문병원 연구소 및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와의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대상은 ‘교세포(Astrocyte)’다. 이들은 뇌에 손상이 발생하거나 이상이 생겼을 때, 이를 보호하고자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이 염증 반응에서 RNA 편집 효소인 '에이다원(ADAR1)'이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또한, ADAR1이 파킨슨병의 병리 진행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입증했다.

    최민이 교수 연구팀은 뇌 면역세포의 염증반응을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먼저 파킨슨 환자에게서 유래한 줄기세포를 이용해, 뇌의 신경세포를 돕는 교세포와 신경세포로 구성된 세포 모델을 만들었다. 그런 다음, 파킨슨병의 원인으로 알려진 알파-시누클레인(α-synuclein) 응집체를 처리하고, 뇌 면역세포의 염증 반응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분석했다. 

    파킨슨병 원인 물질인 알파-시누클레인이 RNA 편집으로 인해 파킨슨병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파킨슨병 원인 물질인 알파-시누클레인이 RNA 편집으로 인해 파킨슨병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ADAR1의 RNA 편집 활동

    그 결과, 알파-시누클레인 응집체 초기 병리형태인 알파시뉴클레인 단량체(oligomer)가 교세포 내 세포가 위험을 감지하는 센서처럼 작동하는 통로(Toll-like receptor, TLR) 경로와 ‘인터페론 반응 경로’를 활성화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TRL 경로가 위험을 감지하고, 인터페론을 방출해 바이러스나 병원균과 싸우도록 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RNA 편집 효소인 ADAR1이 발현한다는 것, 그리고 기능과 구조 등 단백질 성질이 바뀌는 아이소폼으로 변형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ADAR1은 바이러스 감염시 면역 반응 조절 기능을 한다. 이때 RNA의 편집 활동을 통해 ‘A(아데노신)’를 ‘I(이노신)’으로 바꾸는, 일종의 유전자 명령 수정 작업인 ‘A-to-I RNA 편집’이 일어난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정상적인 상황과 달리 RNA 편집 활동이 염증을 일으키는 유전자들에 비정상적으로 집중되어 있다는 걸 발견했다. 이 현상은 환자 유래 줄기세포 분화 신경세포에서뿐만 아니라 실제 파킨슨병 환자 뇌의 부검 조직에서도 동일하게 관찰되었다. 

    파킨슨 응집 단백질 처리 후, 성상 교세포(별세포)에서 유전자 편집 비율 증가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파킨슨 응집 단백질 처리 후, 성상 교세포(별세포)에서 유전자 편집 비율 증가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파킨슨병 치료의 전환점 제시

    이는 RNA 편집의 이상 조절이 교세포의 만성 염증 반응을 유도하고, 결과적으로 신경세포 독성과 병리 진행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직접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신경 면역 세포인 교세포 내 RNA 편집 조절이 신경염증 반응의 핵심 기전이라는 사실을 새롭게 밝혔다는 데 의의가 크다. 특히 ADAR1이 파킨슨병 치료의 새로운 타깃 유전자로 작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을 만하다. 

    또한, 환자 맞춤형 유도 줄기세포 기반의 정밀의학적 뇌 질환 모델을 통해 실제 환자의 병리 특성을 반영한 점도 포인트다.

    최민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백질 응집으로 인한 염증 반응의 조절자가 RNA 편집이라는 새로운 층위에서 작동함을 입증한 것으로, 기존의 파킨슨병 치료 접근과는 전혀 다른 치료 전략을 제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이어 RNA 편집 기술을 통해 파킨슨병 치료제를 비롯한 신경염증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거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는 최민이 교수가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에 4월 11일 게재됐다.

    뇌인지과학과 최민이 교수(위 왼쪽).UCL 간디 교수(위 오른쪽).케임브리지 대학 클레네만교수(아래 오른쪽)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뇌인지과학과 최민이 교수(위 왼쪽).UCL 간디 교수(위 오른쪽).케임브리지 대학 클레네만교수(아래 오른쪽)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 독감 확산 예방도 가능, 독감 치료제 ‘조플루자’ 효능 추가 확인

    독감 확산 예방도 가능, 독감 치료제 ‘조플루자’ 효능 추가 확인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23일(수)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인플루엔자(독감) 항바이러스제인 ‘발록사비르 마르복실’을 한 번 복용할 경우, 가족 등 가까운 접촉자에게 독감 바이러스가 전파될 확률이 약 30% 낮아진다. 즉, 독감 치료제로 독감 확산 예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독감 치료제로 독감 확산 예방 가능

    미국 미시간 대학의 역학자 아놀드 몬토와 그 연구팀은 발록사비르 마르복실(미국 내 상품명 ‘조플루자’, 이하 발록사비르)의 글로벌 3상 연구를 주도했다. 발록사비르는 독감 A, B형의 급성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자포스톱’, 미국, 유럽, 우리나라에서는 ‘조플루자’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 약물이 밀접 접촉자를 감염시키는 바이러스 배출을 상당히 늦춘다는 점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발록사비르의 독감 확산 예방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센터스톤(CENTERSTONE) 임상시험’이라 이름붙여진 연구를 추진했다. 대상은 5세~64세 사이의 독감 양성 환자 1,457명과 그 밀접 접촉자라 할 수 있는 가족 2,681명이었다. 

    독감에 걸린 환자들은 무작위로 발록사비르 또는 가짜 약을 투여받았다. 연구팀은 약물 투여 이후 가족들을 추적해 독감 확산 예방 효과가 어느 정도로 나타나는지를 확인했다.

    몬토 박사에 따르면, 독감 항바이러스제를 초기에 투여할 경우, 독감을 앓는 기간이 단축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바이러스 전파’는 별개의 이야기다. 몬토 박사는 항바이러스제 투여를 통해 독감 확산 예방이 가능한지를 확인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치료제를 오랫동안 사용해왔음에도, 전염성에 대한 데이터를 찾을 수 없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조류 독감 확산 방지 잠재력 있어

    확인 결과, 연구팀은 항바이러스제 투여를 통해 독감 확산 예방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함께 연구를 진행한 미시간 대학 의대 감염병 과장 아담 로링 박사는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해 환자와 그 가정, 더 나아가 지역사회까지 바이러스 전파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라며 “이는 향후 독감이 유행할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바꿔놓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발록사비르는 단 한 번만 복용하면 되기 때문에 편의성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기존의 독감 항바이러스제들은 5일 동안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하므로, 발록사비르가 더 경쟁력이 있을 거라는 분석이다.

    몬토 박사에 따르면, 발록사비르는 조류 독감 확산 방지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류 독감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것은 아니지만, 발록사비르가 이러한 종류의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한다는 사실을 기반으로 한 예상이다.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하는 원리로, 조류 독감 확산 예방에도 기여할 거라는 예상이 나왔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하는 원리로, 조류 독감 확산 예방에도 기여할 거라는 예상이 나왔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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