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지구의 온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으며, 이에 따라 생태계의 변화 및 파괴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한편, 지구 온난화로 인한 대기 건조가 인간의 공중보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제기됐다. 공기가 건조해지면 기관지 염증과 같은 문제를 더욱 자주 겪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지구 온난화와 공기 건조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를 주축으로 한 다기관 연구팀은 17일(월) 학술지 「커뮤니케이션즈 지구와 환경(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에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인간의 기도 및 기관지가 건조한 공기에 노출되면서 탈수 및 염증 위험이 높아진다고 이야기했다.
심화되고 있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향후 기관지 염증 사례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는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만성 기침과 같은 증상부터, 천식과 같은 만성 호흡기 질환 환자도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는 경고다.
대기의 온도에 따라 습도가 달라지는 것을 가리켜 ‘상대 습도’라 한다. 기온이 높아질수록 공기가 머금을 수 있는 수분의 함량이 많아지기 때문에, 공기는 주위에서 더 많은 수분을 가져가려 한다. 이에 따라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는 공기 중에 더 많은 수분을 빼앗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연구팀은 보고서를 통해 지구의 대기가 뜨거워지면서도 상대 습도는 대체로 동일하게 유지된다고 지적했다. 공기 온도가 높아졌는데 상대 습도가 유지된다는 것은, 그만큼 공기가 주변으로부터 수분을 빨아들인다는 의미가 된다.
이를 ‘증기압 적자(Vapor Pressure Deficit, VPD)’라 하여, 공기가 얼마나 급격하게 수분을 빨아들이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로 쓰인다. VPD가 높을수록 물의 증발 속도가 빨라지며, 그 결과로 인간은 물론 생태계 전반에 걸쳐 탈수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온도가 높아지면 공기는 그만큼 주위에서 수분을 더 빨아들이려 한다 / Designed by Freepik
공기 건조와 기관지 염증
VPD가 높아진다는 것은, 인간이 보유하고 있는 수분을 빼앗길 우려가 높아진다는 의미다. 온도가 높아진 만큼 공기는 더 많은 수분을 머금으려 하고, 인간의 피부에서, 그리고 호흡을 통해 드나드는 호흡기에서도 수분을 빼앗아간다.
인간의 건강에 ‘적정 습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여러 차례 강조된 바 있다. 적정 습도 이하의 환경은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상태가 되므로, 신체의 염증 및 면역 반응이 더 많이 일어날 수 있게 된다. 여름철 냉방이나 제습, 또는 겨울철 난방으로 인해 실내 공기가 건조해지는 경우, 그리고 구강호흡을 통해 입속이 건조해지는 경우 세균 증식에 유리한 환경이 돼 체내 염증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겸임교수인 데이비드 에드워즈는 “건조한 공기는 오염된 공기 만큼이나 ‘공기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라며 “호흡기의 수분을 관리하는 것은 청결을 관리하는 것 못지 않게 필수적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공기 중의 오염된 물질이 체내 염증을 일으키는 것과 같이, 건조한 공기도 같은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체내에서 발생하는 증산 작용
연구팀은 호흡기 점막이 건조한 공기에 노출될 경우 ‘증산 작용’이 일어나는지를 살펴보았다. 증산 작용은 본래 식물의 잎에 있는 기공을 통해 수분이 손실되는 자연스러운 과정을 말한다. 다만, 증산율이 너무 높을 경우, 식물은 너무 빠르게 수분을 잃게 된다. 이렇게 되면 잎을 구성하는 세포에 손상이 발생할 수 있고, 나아가 식물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이 된다.
연구팀은 기관지 상피 세포를 배양한 인간 기도 조직을 확보한 다음, 이를 건조한 공기에 노출시켜 점막의 두께 변화 및 염증 반응 정도를 평가했다. VPD가 높은 건조한 공기에 노출된 세포는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점액층이 얇아졌으며 염증 물질인 사이토카인 농도도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이 사전에 예측한 것과 일치하는 결과다.
연구팀은 보다 명확한 검증을 위해 동물 모델을 활용한 실험도 진행했다. 건강한 쥐와 기도 건조증이 있는 쥐를 일주일 동안 간헐적으로 건조한 공기에 노출시켰다. 기도 건조증이 있는 쥐의 경우, 간헐적 노출만으로도 폐에서 면역 세포가 발견됐다. 호흡기에 염증 반응이 나타났다는 증거다. 반면, 습한 공기에만 노출된 쥐들에게서는 기도 건조증 여부와 무관하게 아무런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다. 건조한 공기가 염증 반응을 촉진한다는 근거다.
연구팀은 이 모든 결과를 종합해, 지구 온난화와 함께 대기 온도가 높아지고 공기가 건조해짐에 따라 기관지 염증 사례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비단 기관지 염증에만 해당하지 않을 거라고 보았다. 특히 눈 건조증 및 관련된 질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건조한 공기가 보편화되면서, 호흡기 건조로 인한 기관지 염증을 더 자주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 Designed by Freepik
부쩍 추워진 날씨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탓에 불쾌감으로 몸부림치던 시기가 아직도 얼마 전인 것처럼 생생하게 기억난다. 그렇지만 현실은 옷을 껴입고 두툼한 이불을 끌어당기며 살고 있다.
이런 계절에는 일반적으로 땀이 잘 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당연한 이야기다. 체온이 올라가기는커녕 떨어지는 경우가 더 많으니까. 하지만 오히려 춥기 때문에 땀을 흘릴 수 있는 요소들이 생긴다. 예를 들면 너무 두꺼운 외투, 혹은 이불 속 온열 매트 같은 것들 말이다.
건조한 계절이기 때문에 땀을 흘릴 만한 환경은 경계하는 것이 좋다. 춥고 건조한 겨울, 땀에 관해 알아두어야 할 내용들을 살펴본다.
겨울철 땀흘림, 경계가 필요하다
겨울이 다가올수록 기온은 점점 낮아진다. 반면 난방이 활발해지므로 실내 온도는 높아진다. 추운 날씨에 외출했다가 따스한 실내로 들어오게 되면 우리 몸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열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잔뜩 움츠러 들었던 몸은, 따뜻한 곳에 들어오면서 갑작스레 과열되는 경향이 생긴다.
게다가 겨울에는 보통 두꺼운 옷을 입거나 옷을 겹겹이 껴입는 경우가 많다. 이런 환경에서는 체온 조절이 어렵기 때문에 땀 분비가 촉진될 수 있다. 온열매트나 전기담요와 같은 난방 기구를 과하게 사용하는 경우도 체온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마찬가지다.
겨울철 땀흘림은 다른 때보다 주의가 필요하다. 여름에는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물을 챙겨 마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겨울에는 일반적으로 수분 섭취가 줄어든다. 이로 인해 일시적으로 땀을 많이 흘릴 경우 탈수 상태에 이를 수 있다.
또한, 겨울에는 일반적으로 공기가 건조해지기 쉽다. 추운 날에는 가만히 있어도 얼굴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건조한 공기가 피부 표면의 수분을 증발시키기 때문이다. 호흡기도 평소보다 더 쉽게 건조해지기 때문에, 호흡기 질환 발생 위험이 늘어난다.
실내 온도는 적정 수준으로
겨울철 가장 주의해야 할 요인이라면 실내 온도를 빼놓을 수 없다. 여름에 너무 낮은 온도로 에어컨을 가동하면 건강에 해로울 수 있는 것처럼, 겨울에도 너무 높은 온도로 난방을 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가장 기본적으로, 과도한 난방은 체온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사무실 등 공용 공간에서 난방기기 희망 온도를 30℃ 등 높은 온도로 설정하는 것을 본 적이 있을지도 모른다. 30℃면 보통 초여름에나 접할 수 있는 기온이므로, 신체는 이를 불편한 환경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이런 환경에 머물다가 바깥 출입을 하게 되면 몸은 금세 불균형을 일으키기 쉽다. 일교차로 인해 체온 조절 시스템에 불균형이 발생하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 생기는 것이다.
추운 환경에 머물다가 갑자기 너무 온도가 높은 실내로 들어오게 되면, 우리 몸은 과도하게 높아진 체온을 식히기 위해 땀을 흘린다. 하지만 땀 배출로 조절할 수 있는 온도에는 한계가 있다. 보통은 1~2℃가 한계다.
겨울철 땀, 피부 자극의 주범
아이러니하게 들릴 수 있지만, 겨울철 땀 관리는 건강에 중요한 요소다. 계절을 가리지 않고 과도하게 흐르는 땀은 불쾌감을 초래한다. 특히 겨드랑이 등 특정 부위에 흐르는 땀은 더욱 그렇다. 그뿐만 아니라, 겨울철의 땀은 여타 계절과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한다. 바로 피부 자극이다.
겨울철 건조해진 상태의 피부에 땀이 흐르면, 땀 속의 성분으로 인해 피부가 더 심한 자극을 받게 된다. 이로 인해 가려움증이나 발진 등이 생길 수 있다. 여름에는 습도가 높아 피부도 촉촉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땀이 흐르면 불쾌할지언정 자극이 심하지는 않은 것과 대조적인 현상이다.
또한, 자극에 이어 흐른 땀이 금세 증발할 정도로 건조하고 추운 환경이라는 점도 주의가 필요하다. 땀이 증발하면서 체내 수분을 빠르게 손실시키기 때문이다. 겨울철 물 마시는 습관이 갖춰져 있지 않다면, 두통이나 어지러움 등 탈수 관련 증상을 겪을 우려가 높아진다.
겨울철 수분관리, 실천방안은?
체온 조절이 어려운 환경에 대비해, 겨울철 땀 관리를 위한 실천 방법을 기억해두는 것이 좋다. 우선, 실내 온도를 직접 설정할 수 있다면 24~26℃ 범위 내에 둘 것을 권장한다. 개인 체질에 따라 1~2℃ 정도 차이가 나는 것은 괜찮지만, 여름 날씨를 방불케 하는 수준의 높은 난방은 지양하는 것이 좋다.
다음으로 외출 시 옷은 통기성이 좋은 옷으로 여러 벌 겹쳐 입을 것을 권한다. 이는 필수사항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만약 평소 체온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타입이라면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편이 좋다. 현재 체온에 따라 한두 겹을 벗었다 입을 수 있도록 편의성이 있는 형태의 옷을 선택하면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일정한 시간마다 물을 마실 것을 권한다. 한꺼번에 많이 마실 필요는 없지만, 조금씩 수시로 마셔줌으로써 체내 수분 균형에 신경써야 한다. 겨울에는 추운 날씨로 인해 땀이 흐르지 않는다고 해도, 건조한 공기로 인해 가만히 있는 동안 피부나 호흡을 통해 손실되는 수분을 무시할 수 없다. 미지근한 물을 가까이 두고 틈틈이 조금씩 마시는 방법을 권장한다.
본격적인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공기가 한층 차갑고 건조해졌다는 걸 온몸으로 느낀다. 이런 날씨에도 불구하고 실내 운동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문 밖으로 나선다. 더 추워지면 정말 운동하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고, 추우면 추운대로 하는 거라며 그냥 습관처럼 나서는 사람도 있다.
건조한 공기는 운동과도 적지 않은 연관이 있다. 특히 호흡에 영향을 미치고, 그와 관련해 심박수에도 영향을 미친다. 차갑고 건조한 공기를 마시며 운동을 할 때는 무엇을 주의해야 할까?
호흡기를 건조하게 만든다
건조한 날씨라는 건 간단히 말해 공기 중 수분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분이 적은 공기는 그만큼 기도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 건조한 공기가 유입되면 기관지로 들어가는 통로의 점막들이 건조해진다.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물질을 1차적으로 걸러내야 하는 점막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므로, 호흡기에 알레르기 반응이나 바이러스 감염 등이 더 쉽게 나타날 수 있다.
한편, 건조한 공기는 기관지의 수축을 유도한다. 점막이 건조해지면 자극을 많이 받게 되고 염증이 증가하며 기관지가 예민해질 수 있다. 이로 인해 스트레스 반응이 일어나면서 기관지가 수축하게 된다. 예민해진 기관지는 천식과 같은 호흡 관련 문제를 일으키기 쉬운 상태가 된다.
기본적으로 코를 통해 호흡을 할 경우, 공기가 콧속 점막으로 된 통로를 지나가며 온도와 습도가 자연스레 조정된다. 하지만 겨울이 다가올수록 공기는 더 차갑고 건조해진다. 그런 공기가 지속적으로 자극을 가하게 될 경우, 코를 통한 공기의 컨디션 조절도 한계를 맞을 수밖에 없다.
알게 모르게 빠져나가는 수분
더운 여름에는 땀을 흘림으로써 수분 손실이 증가한다. 하지만 여름에는 대개 수분 섭취량도 많아진다. 반면 겨울은 땀은 잘 나지 않기 때문에 수분 손실이 적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피부 등 외부 공기에 노출된 부위가 건조해지면, 이를 보충하기 위해 피부로 계속 수분을 공급하게 된다. 건조한 공기는 계속 수분을 빼앗아가고, 몸에서는 계속 수분을 공급하면서 손실량이 커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운 날씨에는 상대적으로 물을 덜 마시게 된다.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빼앗기는 수분은 늘어가는데, 물을 덜 마시게 되면 당연히 체내 수분 부족 현상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1차적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심장이다.
수분이 부족하면 혈액은 농도가 짙어진다. 자연스레 순환 속도에 영향을 미치게 되며, 심장은 이를 정상적인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심박수를 높인다. 탈수 상태로 인해 심장 부담이 증가하게 되는 이유다. 춥고 건조한 날씨에 운동을 했을 때, 평소보다 더 힘들다고 느낀다면 단순히 기분상의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바깥 운동 시에 주의할 것들
겨울철에는 가급적 온도와 습도가 어느 정도 갖춰진 실내 운동을 권장한다. 하지만 여건상, 혹은 개인 취향상 바깥 운동을 하고자 한다면 호흡기와 심장 건강에 반드시 유의하도록 한다. 호흡은 가급적 코로 하도록 하고, 가능하다면 심호흡을 유지하며 호흡 속도를 조절하도록 한다. 운동 강도가 너무 높아지면 코 호흡으로 충분한 산소를 공급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한다.
물을 반드시 가지고 나갈 것을 권한다. 여름 못지 않게 빠른 수분 공급원을 반드시 갖추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운동 전, 운동 중, 운동을 마친 후에 물을 충분히 마시도록 하고, 날이 건조해도 인간의 피부는 지속적으로 수분을 내보낸다는 것을 잊지 말도록 한다.
피부가 노출되지 않도록 긴 옷과 장갑을 챙길 수 있도록 하고, 얼굴에는 보습제를 충분히 바를 것을 권한다. 얼굴은 딱히 외부 공기로부터 가릴 수 있는 수단이 마땅치 않다. 보습제를 바르면 얼굴 피부를 통한 수분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건조해진 피부는 자극에도 더 예민해질 수 있기 때문에, 한낮에 운동이나 외출을 나간다면 보습제와 자외선 차단제를 함께 써서 피부를 보호할 수 있도록 한다.
무엇보다도, 춥고 건조한 날씨에는 다른 때에 비해 운동이 힘들게 느껴질 가능성이 높다. 평소보다 더 자주 휴식을 취하거나 느린 페이스의 구간을 반복함으로써 몸 상태를 점검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만약 운동 중 심하게 피로해지거나, 머리가 아프거나, 어지러움이 느껴진다면 즉시 운동을 중단하고 쉬면서 충분한 수분을 섭취할 수 있도록 한다.
추워지는 날씨와 함께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바로 ‘건조함’이다. 모든 추위가 항상 건조함을 동반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기후 특성상 차갑고 건조한 공기가 유입되기 때문에 두 가지가 늘 짝꿍처럼 붙어다닌다. 천성적으로 피부가 건조한 사람들에게는 괴로운 시기다.
우리 몸의 모든 것이 그렇듯, ‘적당한’ 것이 최고다. 피부 습도도 마찬가지다. 너무 습한 것이 문제가 되듯, 너무 건조한 것도 심각한 문제를 불러온다. 다가오는 건조함의 계절, 피부가 건조해지는 이유와 관리법을 알아본다.
보습의 1차 관건, 각질
피부는 크게 세 가지 층(Layer)으로 나뉜다. 가장 위의 표피(Epidermis), 그 아래의 진피(Dermis), 가장 안쪽에 있는 피하조직(Hypodermis)이다. 흔히 말하는 각질은 표피층의 가장 바깥쪽에 지질과 단백질이 섞여 만들어지는 층을 말한다.
종종 각질을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만약 그렇게 생각한다면 잠시 멈추길 바란다. 각질은 표피의 가장 깊은 층에서 만들어진 각질 형성 세포에 의해 생긴다. 표피 깊숙이서 만들어진 세포가 바깥 표면을 향해 이동하고, 표면에 도달해 자연 장벽을 형성한다.
표면에 형성된 각질층은 외부 환경에서 들어오는 유해물질을 막아준다. 또한 방수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피부 표면을 통해 수분을 증발하지 않도록 조절해주는 역할도 겸한다. 그렇게 장벽 역할을 수행하다가 다시 표피 아래쪽에서 새로운 각질 세포가 올라오면 자리를 내주고 밀려나게 된다.
우리가 제거해야 하는 대상은 바로 이 ‘밀려난 각질’이다. 표피에서 밀려난 각질은 자연스레 떨어지기도 하지만, 피부에 붙어있는 경우도 많다. 이것이 피부에 누적되면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세안이나 스크럽을 통해 제거하는 것이다.
클렌징이 너무 과도할 경우, 자연 장벽을 형성하고 있는 각질층까지 영향을 받는다. 각질이 제거된 표피는 외부 환경에 취약해질 뿐만 아니라 수분이 증발하는 통로가 된다. 클렌징 후 일시적으로 피부가 당기는 느낌을 받아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각질 장벽이 제거됐을 때의 현상이다. 즉, 건조함과 싸우기 위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각질 장벽의 적절한 관리라 할 수 있다.
‘내부의 적’, 알코올
각질층이 제대로 된 장벽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피부 안쪽에서의 지원도 중요하다. 그 핵심은 수분과 유분(지질)의 조화다. 수분은 주로 진피층에 위치한다. 수분이 풍부하게 갖춰져 있어야 피부는 탄력적이고 부드러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피부의 지질은 세라마이드, 콜레스테롤, 지방산 등으로 이루어진다. 이들은 각질층을 구성하는 요소이기도 하면서, 피부 속 진피층에서도 장벽을 형성한다. 진피의 지질은 세포 간 결합을 강화하고 수분이 증발하지 않도록 가두어두는 역할을 한다.
피부 겉면의 각질을 파괴하는 것은 과도한 클렌징이었다. 그렇다면 안쪽의 수분과 지질 장벽에 해를 끼치는 ‘내부의 적’은 무엇일까? 일단 클렌징 직후 건조해진 피부에 바르는 스킨케어 제품이 있다. 스킨케어 제품 중 알코올 성분이 포함된 제품은 건조해진 피부로 침투해 안쪽 장벽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스킨케어 제품은 대부분 ‘알코올 프리’를 내세운다. 하지만 여전히 저가형·보급형 제품 등에서는 제조단가 문제로 알코올 성분이 사용되는 경우가 없지 않다. 저렴하게 나온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 성분표를 확인해 알코올 포함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특히 피부 트러블을 자주 겪는 등 민감한 피부를 가진 사람들이라면 알코올 포함 여부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이들은 가급적 전문 브랜드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찾아 사용하는 편을 추천한다.
알코올이 피부 안쪽 장벽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는 또 있다. 바로 ‘술’이다. 이 역시 피부에 직접 바르는 알코올 만큼이나 피부 장벽에 해를 끼친다. 알코올은 기본적으로 이뇨 작용이 있기 때문에 피부의 수분을 감소시키는 원인이 되며, 수분-지질 균형을 무너뜨려 건조함을 부르는 원인이 된다. 이밖에 수분 섭취 부족, 자외선 노출, 스트레스 등의 원인도 함께 신경써야 한다.
스킨케어 제품을 고를 때는 알코올 포함 여부를 꼭 확인하자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건조한 피부, 어떤 문제를 유발하나
건조해진 피부는 외부의 자극에 더 민감해진다. 피부에 수분과 지질이 부족해지면 세포들이 쪼그라드는 경향이 생긴다. 이로 인해 세포 간 결합이 느슨해지고, 장벽 기능이 약화된다. 자연스레 외부 자극에 대한 저항력이 줄어들어, 피부 염증을 유발하는 위험 요인이 된다. 알레르기 반응이나 접촉성 피부염이 발생하게 되는 원리다.
또한, 세포 간 결합이 느슨해진다는 것은 피부의 탄력이 떨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것은 익숙한 또 다른 현상으로 이어진다. 바로 ‘피부 주름’이다. 수분과 지질이 부족하기 때문에 세포는 충분한 부피를 갖지 못하게 되고, 많은 세포가 쪼그라든 자리에 주름이 생기는 원리다.
또한, 피부가 건조해지면 각질이 자연스럽게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진다. 촉촉한 피부는 마찰력이 상대적으로 적은 포장도로와 같다면, 건조한 피부는 거친 오프로드(off-road)와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밀려난 각질이 떨어지지 않으면 피부결이 거칠어지게 되고, 자칫 모공을 막아 여드름 등의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 때문에 과도한 클렌징을 반복하게 되면 악순환이 이루어질 수 있다. 이렇게 건조해진 피부는 ‘건선’과 같은 만성 피부 질환을 유발하고 악화시킬 수 있다.
따뜻한 겨울 햇볕, 일광욕은 적당히
특정한 질환으로 치료를 받거나 약물을 복용함으로 인해 나타나는 부작용이 아니라면, 건조한 피부는 대개 생활습관의 문제로부터 기인한다. 특히 가을-겨울에 흔하게 반복하는 습관들이다. 혹시 자신에게 해당하는 습관이 있다면 고치기를 바란다.
대표적으로 ‘너무 긴 일광욕’이 문제가 될 수 있다. 겨울은 해가 늦게 뜨고 빨리 진다. 일과 시작 전 아침이나 일과를 마친 후 저녁에 운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보통 해가 없는 시간대인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일반적으로 겨울에는 한낮에만 햇빛을 보게 되는 경향이 생긴다.
햇빛을 충분히 쬐야 건강에 좋다는 걸 아는 사람들은 이 시간을 활용해 햇빛을 보려 한다. 게다가 겨울의 햇빛은 여름처럼 따갑지도 않기 때문에, 적당히 포근하게 일광욕을 하기에 적절하다. 하지만 따갑지 않다고 해도 햇빛 속 자외선은 똑같다.
한여름은 오히려 볕이 너무 강해 오래 쬐지 않으려 하지만, 겨울 볕은 적당히 따뜻하기 때문에 장시간 쬐는 경향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장벽 손상이 건조한 피부를 유발할 수 있음에 주의해야 한다. 계절에 관계 없이 적절한 태양빛 노출 시간은 엇비슷하다는 걸 명심하라.
햇볕이 따뜻하더라도 일광욕은 적당히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온수 온도, 자신의 기준에 맞추기
다음으로는 샤워 습관이다. 겨울에는 날씨가 춥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 씻을 때 온수를 사용하게 된다. 이때 온수의 온도가 어느 정도인지가 중요하다. 보통 샤워나 목욕을 할 때 권장되는 온수 온도는 36℃~40℃다. 사실 40℃도 좀 높은 편이고, 보통은 38℃ 정도를 상한선으로 본다. 피부에 뿌렸을 때 ‘따뜻하고 편안하다’라고 느끼는 정도다.
실제로 온도계를 사용해 물 온도를 일일이 측정하는 것은 몹시 번거롭기 때문에, 피부를 통한 감각을 익혀두는 것이 좋다. 온수가 나오는 곳에 상대적으로 피부가 얇은 손등을 가만히 대보자. 대략 10~20초 정도면 계속 대고 있어도 괜찮을지, 좀 뜨겁다 싶은지 가늠이 될 것이다. 계속 대고 있을 수 있다면 적정 온도라 할 수 있다.
물론 위 방법은 개인의 감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온도계가 알려주는 절대적인 온도가 아닌, ‘자신이 편안하게 느끼는 온도’라는 것을 명심하자. 실제로는 기준치보다 조금 높은 온도라 해도, 피부가 붉어지는 등 영향이 없고 본인이 뜨겁거나 불편하게 여겨지지 않는다면 적정 온도라 할 수 있다.
샤워는 가급적 짧게, 하루 한 번까지만
여름에야 하루 몇 번씩 샤워를 하더라도 이상하지 않다. 그때는 대부분 차갑거나 시원한 물을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피부에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땀을 많이 흘린 채로 씻지 않는 쪽이 더 해롭다.
다만, 온수로 씻게 되는 겨울에는 하루에 씻는 횟수는 물론 씻는 시간도 피부 장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온수는 기본적으로 피부의 자연적인 유분과 수분을 제거하는 작용을 한다. 가뜩이나 건조한 공기로 피부가 영향을 받은 상태에서 온수로 자주 씻게 되면 문제가 더 악화될 수 있다.
자연스럽게, 오랫동안 씻는 것도 문제가 된다. 편안하게 느껴지는 적정온도라 해도 마찬가지다. 대중 목욕탕을 이용한 경험을 떠올려보라. 씻고 나왔을 때 피부가 쪼글쪼글해지는 것을 겪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오랫동안 물에 노출되면서 피부의 수분이 과도하게 흡수되거나 유분이 제거돼 발생하는 현상이다.
물론 피부는 복원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상태는 시간이 지나면 회복된다. 그리고 애당초 대중 목욕탕을 매일 또는 하루에 몇 번씩 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중 목욕탕은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씻는 시간에 비해 훨씬 긴 시간을 이용하게 된다는 것도 차이점이다.
즉, 핵심은 너무 오래, 자주 씻지 않으면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건조한 상태에서 장시간 온수에 노출되는 것은 피부에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으며, 피부 민감성을 높이고 손상을 초래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온수 샤워는 횟수와 시간에 신경 쓰도록 한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잠들기 전 ‘입 테이핑’을 시도해본 적이 있는가? 입에 테이프를 붙여 벌어지지 않도록 함으로써, 잠을 자는 동안 자연스럽게 코로 숨을 쉬도록 유도하는 방법 말이다. 보통 코골이, 수면 중 호흡 문제 등을 겪는 경우 종종 시도하는 방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꽤 오래 전부터 암암리에 사용되던 방법이기도 하다. 과연 이 방법은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는 걸까?
입 테이핑을 시도하는 이유
코는 기본적으로 공기를 따뜻하고 습하게 만들어주고 어느 정도 이물질을 필터링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따라서 코로 숨을 쉴 수 있어야만 호흡기 전반을 비롯해 건강에 유익한 효과를 가져온다.
하지만 코막힘이 심하거나 비염 등 부비동 질환이 있는 경우, 코로 호흡을 하는 게 어려운 경우가 있다. 평상시에는 의식적으로 코로 숨쉬려 하거나, 약물 등을 사용하며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잠을 잘 때는 그것이 어렵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숨쉬기가 편한 구강 호흡을 하게 된다.
밤새도록 입으로 호흡을 할 경우, 구강 내부가 건조해질 가능성이 높다. 입속이 건조해지면 세균이 더 많이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이 돼 입냄새가 심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또한, 유해한 균이 증식하므로 치아나 잇몸 등에 각종 질환이 생길 우려도 커진다.
이 때문에 입을 테이프로 고정해두면, 입을 벌릴 수가 없으므로 자연스레 코로 숨을 쉬게 된다. 코가 막히면 입으로 숨을 쉬게 되는 것을 역으로 이용하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입속 pH 균형이 깨지지 않도록 돕고, 건조한 공기가 호흡기로 유입되지 않도록 하는 효과를 기대하게 된다.
심한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경우 자제해야
그렇다면 물리적으로 입을 막는 것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별다른 질환 없이 습관적인 문제라면 이 방법을 통해 효과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문제는, 대개 입으로 숨을 쉬는 습관이 든 사람들은 코에 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심한 수준의 알레르기나 콧속 염증 등 질환이 있는 경우는 입 테이핑이 오히려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이미 코로 호흡하는 것에 무리가 있는 상황에서 입을 테이핑으로 막게 될 경우, 필요한 만큼의 충분한 호흡이 불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호흡기 관련 질환이 있는 경우는 임의로 입 테이핑을 시도하지 말고 반드시 전문의의 조언을 구한 다음 결정하도록 한다.
피부 자극에 대한 부작용도 한 번쯤 따져볼 필요가 있다. 약국이나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판매되는 입 테이핑 전용 제품들은 보통 적당한 강도로 제작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입술이나 입 주변 피부 자극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피부가 특별히 예민한 경우라면 이러한 자극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테이핑하고자 하는 부위에 바세린 등을 미리 발라 피부 자극을 예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입 테이핑 전용 제품은 일반적인 테이프나 밴드에 비해 강도가 다소 약하다. 바세린 등을 바르고 부착하는 경우, 수면 도중 떨어지거나 무의식 중에 본인이 떼 버리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참조하기 바란다.
입으로 숨쉴 때의 문제점
입으로 숨쉬는 습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보통 일상적으로 뭔가 문제가 있음을 느끼기 쉽다. 예를 들어 지속적으로 피곤하다거나 일상생활 중 쉽게 지치는 일이 잦다거나 하는 경우다. 이는 구강 호흡의 특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이다.
입 호흡을 방치할 경우, 전반적으로 코 호흡에 비해 건조한 공기가 드나들게 되므로 호흡기 전체가 건조해진다. 기침이 심해지고 호흡기 염증이 악화돼 천식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입 속으로 건조한 공기가 드나들면서 앞서 말한 것처럼 구강 건강에도 이상이 생긴다.
또, 구강 호흡은 코로 숨 쉬는 것에 비해 산소 공급 효율이 떨어진다. 즉, 혈액 내 산소 농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조직 및 장기의 활동이 둔해지기 쉽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심장은 더 열심히 펌프질을 해야 하므로, 전체적인 혈압이 높아지는 문제가 생긴다. 만성적인 고혈압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구강 호흡으로 인해 기도가 좁아질 수 있고, 이 때문에 흔히 말하는 ‘수면 무호흡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일정 시간 동안 호흡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몸 전체에 산소 공급이 차단되는 것과 같다. 수면 중 자주 깨게 만드는 등 수면의 질을 떨어뜨릴 우려가 생기며, 잠자는 동안 산소가 공급되지 않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깨어난 뒤 피로감이 중첩될 수 있다.
입 테이핑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
이 때문에 수면 중 입으로 숨쉰다는 걸 느끼거나 깨닫는 사람들은 입 테이핑을 고려하게 된다. 일단 병원이나 전문 클리닉을 찾는 것에 비해 간단하고 비용이 덜 드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히 알아두어야 할 것은, 입 테이핑이 의학적으로 효과가 있다고 확인된 방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단순하게 물리적으로 입을 통한 호흡을 막는 원리이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서는 오히려 자연스러운 호흡을 방해해 숙면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입 테이핑을 고려하는 사람들은 보통 수면 관련 문제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경우는 우선 어떤 종류의 문제를 갖고 있는지, 원인이 무엇인지 등을 정확하게 찾아볼 것을 권한다. 간단한 방법이라는 이유로 그냥 시도하기에는 잠재적인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앞서 말했듯 호흡기 질환이 있는 경우라면 더더욱 위험하다. 진단에 따라 약물을 처방 받거나 의학적으로 기능이 검증된 방법을 확인해 시도할 것을 권하고 싶다.
진단 결과 별다른 질환 없이 미미한 수준이라면 입 테이핑을 시도해봐도 좋을 것이다. 다만, 흡연을 자주 하거나 밤에 술 또는 커피를 마시는 습관이 있다면, 해당 습관을 먼저 개선해볼 것을 권한다. 이러한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도 구강 호흡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여름 더위와 함께 에어컨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더위를 빨리 식히려는 마음이 앞서, 에어컨을 과도하게 가동시키는 경우가 많다. 온도는 무조건 최저, 바람세기는 무조건 세게 가동하는 것이다. 이후 적정 온도가 된 이후에는 끄거나 하면 좋겠지만, 보통 그렇게 하지 않는다. 이미 시원해진 온도에 적응해서 그런 경우도 있고, 단순히 그냥 잊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이는 과도한 전기 사용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도 있겠지만, 개인의 건강 측면에서도 문제가 된다. 특히 ‘냉방병(Air-conditioningitis)’이라 불리는 증상을 유발한다. 의학적인 정식 용어는 아니지만, 너무 흔히 발생하는 현상이라 질병목록에서 찾아볼 수 있게 된 사례다.
냉방병은 왜 생기는가?
직관적인 이름답게, 과도한 냉방으로 인해 발생하는 증상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과도한 냉방이라 하면 보통 에어컨이 일반적이며, 드물지만 여름철 더위를 식히기 위해 냉찜질이나 냉수욕 등을 하다가 증상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냉방병의 핵심은 ‘신체 항상성’이 깨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 몸은 주위 환경에 맞게 체온을 조절하는 식으로 적응하게 된다. 그런데 20℃ 이하로 강하게 냉방돼 있는 실내 공간에 있다가 갑작스레 30℃를 넘는 바깥으로 나오게 된다면 어떨까? 반대로 30℃를 훌쩍 넘는 고온의 환경에 있다가 갑자기 시원하다 못해 싸늘하게 느껴지는 실내로 들어온다면?
급격하게 변하는 기온은 몸이 적응하지 못하게 만들 수 있다. 보통 환경이 바뀌더라도 5℃ 차이 정도면 몸은 어렵지 않게 적응하는 편이다. 하지만 그 이상의 온도 차이는 서서히 바뀌어야지 갑작스레 바뀌게 되면 항상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는 기온 뿐만 아니라 습도와 공기의 질에 있어서도 적용된다. 여름의 대기는 온도가 높을 뿐 아니라 습도도 높다. 따라서 에어컨을 가동하면 기온도 낮아지면서 습도도 함께 낮아지게끔 돼 있다. 과도한 제습 작용으로 실내 공기가 건조해지면 호흡기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 또한 냉방병 증상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에어컨을 오랫동안 가동하면서 환기를 시키지 않았을 때도 마찬가지다.
냉방병 증상은?
냉방병 증상이 발생하면 본인이 먼저 자각하기 쉬운 편이다.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갑작스럽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다만 그 증상은 사람마다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증상과 혼동할 가능성도 있다.
대표적으로, 건조한 공기로 인해 기침이 나오고, 피부가 건조해지며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환기 부족으로 인한 증상일 경우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코가 막히거나 콧물이 흐르는 등 코감기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밖에 두통과 피로감, 근육통 등 전형적인 몸살감기와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냉방병 증상이 나타날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다. 에어컨이 과도하게 낮은 온도로 설정돼 있다면 온도를 높이는 것이 좋다. 에어컨 바람을 직접적으로 쐬고 있는 상황이라면, 방향을 돌리는 것이 좋다. 다만 여러 사람과 함께 쓰는 공간이라면 임의로 온도 설정을 바꾸거나 바람 방향을 돌리는 것이 어려울 수 있으니, 이런 경우는 따뜻한 물을 마시거나 무릎담요 등을 활용해 체온을 높일 수 있도록 한다.
냉방병은 신체 항상성이 깨지는 것이 원인이기 때문에 환경을 개선해주면 완화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증상이 지속되거나 심해질 경우도 있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 빠르게 병원을 찾는 편이 낫다. 증상이 대체로 감기와 비슷하기 때문에 혼동할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을 받아 조치하도록 한다.
냉방병을 예방하려면?
간단하다. 에어컨 온도는 가급적 23℃~26℃로 설정하도록 한다. 물론 이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히 여러 사람이 함께 쓰는 사무실이거나 중앙 통제 방식으로 운영되는 시스템 에어컨이라면 개인이 임의로 온도를 설정하기 어려울 수 있다. 자신에게 너무 춥게 느껴지는데 온도를 설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반대로 체온을 높일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하는 편이 낫다.
에어컨이 강하게 가동되고 있는 중이라면 습도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흔히 여름에는 가습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선입견이 있지만, 필요하다면 당연히 써야 한다. 공용 공간일 경우 작은 가습기를 구비해 본인의 자리에서만이라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을 수시로 마셔서 호흡기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신경 써주고, 틈틈이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해줌으로써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하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