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권장되는 수면 시간은 하루 7~8시간이다. 대략 하루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잠을 게으른 것으로 인식하고,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잠은 단순히 활동을 멈추고 쉬는 것이 아닌, 회복과 재정비를 위한 과정이다.
잠과 건강의 관계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특히 ‘깊은 수면’의 중요성을 잘 안다. 깊게 잠든 상태에서 노폐물 청소, 피로 해소, 손상된 세포 복구, 면역 시스템 강화 등의 작용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수면에 있어 시간 뿐만 아니라 깊이, 즉 ‘수면의 질’도 중요하다고 하는 이유다. 현대인들에게 흔히 발생하는 수면 부족을 예방하기 위한 깊은 수면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몸과 마음의 회복을 위한 깊은 수면
수면이라는 과정은 여러 개의 단계로 세분화된다. 각각의 단계들이 하나의 주기(Cycle)를 이뤄, 밤 사이 여러 차례 반복되게 마련이다. 보통 처음 잠이 들면 ‘비렘(Non-REM) 수면’부터 시작되고, ‘렘(REM) 수면’으로 넘어가며 하나의 사이클이 끝난다.
이때 비렘 수면의 세부 단계 중 하나인 ‘서파 수면’이 바로 깊은 수면을 가리킨다. 깊은 수면 단계에서는 뇌파가 매우 느리고 큰 파장을 나타낸다. 신체적, 정신적 회복에 있어 가장 중요한 단계다.
깊은 수면 단계에서 몸은 깨어있는 동안 손상됐던 조직과 세포를 재생하고 복구시킨다. 성장과 회복에 관여하는 ‘성장 호르몬(GH)’이 이 시기에 가장 활발하게 분비된다. 신체 면역 시스템 역시 이 과정을 통해 강화된다. 따라서 시간적으로 충분한 잠을 자더라도, 깊게 잠들지 못하고 얕은 수면만을 반복하게 되면 면역 시스템이 약해져 전반적인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무엇보다도, 깊은 수면은 뇌 기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인간은 깨어있는 동안 여러 감각 및 인지 기능을 통해 수많은 정보를 받아들인다. 이때 만들어진 기억들은 밤 사이 정상적인 수면 주기를 거치면서 장기 기억으로 저장되고 통합된다. 바꿔 이야기하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많은 정보와 지식을 습득해도 제대로 저장되기 어렵다는 뜻이다.
수면이 부족할 경우, 경험했던 것들이 제대로 기억으로 자리잡지 못할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깊은 수면 방법, 왜 실천하기 어려운가
가장 흔한 방해꾼을 꼽으라면 불규칙한 수면 습관을 빼놓을 수 없다. 쉽게 말해,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자리에서 일어나는 시간이 불규칙하다는 것이다. 별 문제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많지만, 이는 ‘생체 리듬’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주범이다.
또, 잠들기 직전까지 스마트폰으로 OTT나 숏폼 영상 등을 시청하는 습관도 좋지 않다. 기기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도 문제로 지적되지만, 콘텐츠에 재미를 느껴 몰입하게 되면 그만큼 더 잠에 빠져들기 어려워진다. 한참동안 화면을 보다가 잠이 몰려와 잠드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몸이 지쳐서 잠드는 편에 가까우므로 상대적으로 수면의 질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커피 등 카페인 음료를 즐겨 마시는 사람들에게는 보통 ‘오전 시간대’에 마실 것을 권한다. 늦은 오후 또는 저녁 시간에 카페인을 섭취할 경우 각성 상태가 미처 해소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잠들기 직전까지 술을 마신다거나, 야식을 먹거나, 강도 높은 운동을 하는 등도 깊은 수면 방법에 해가 되는 행동들이다.
습관 교정을 통한 깊은 수면 방법
위에 나열한 습관들 중 딱히 눈에 확 띌 만큼 특별한 것은 없다.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이지만, 쉬이 실천하지 못할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의도적인 습관 교정 노력이 필요하다.
깊은 수면 방법으로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규칙적 수면 습관이다. 시간을 정해두고 가급적 그 시간에는 다른 계획이 침범하지 않도록 스케줄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휴일에도 예외가 아니다. 잠이 부족하면 휴일을 이용해 늦잠이나 낮잠을 잘 수도 있지만, 기본적인 원칙은 일정한 취침 시간과 기상 시간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그밖의 깊은 수면 방법도 그 자체가 어려운 것은 아니다. 다만, 여유를 갖고 하나씩 바꿔갈 것을 권한다. 잠들기 1시간 정도 전부터 여유로운 시간을 갖고 평상시 습관에 의식적으로 신경을 써보자.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잠들기 전 담배를 피우는 습관이 있을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잠들기 전까지 컴퓨터 앞에 앉아있거나 잠자리에서 스마트폰으로 웹툰을 보는 습관이 있을 수 있다. 잠자리에 들기로 정해둔 시간 직전까지 뭔가 일에 쫓기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 시간을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습관으로 바꿀 수 있을지를 고민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불면증으로 고통받는 사례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9년 불면증으로 내원한 환자 수는 약 63만 명이었다. 이후 해마다 약 2~3만 명씩 꾸준히 늘어, 2023년에는 거의 75만 명에 가까운 환자 수가 집계됐다.
글로벌 미디어 ‘더 컨버세이션’에 게재된 바에 의하면 미국에서도 ‘수면의 질이 좋지 않은 정도’라고 보고한 사람은 수백만 명 수준이다. 펜실베니아 주립대학의 공중보건과학 교수인 후리오 페르난데스-멘도사 박사가 말하는 ‘수면의 중요성’에 관한 이야기를 재구성하여 전한다.
어릴수록 더 많은 잠 권장
후리오 박사의 말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젊은 성인의 경우 7~8시간 정도의 수면을 권장한다. 심장 건강 문제의 발생 가능성이 가장 낮은 것은 물론, 신체적, 정신적 측면 모두에서 가장 건강상태가 좋고, 수명이 길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권장 수면 시간은 연령에 따라 달라진다. 후리오 박사는 65세 이상인 경우 통상 6~7시간 정도면 되고, 청소년은 가급적 9시간 가까이 자라고 이야기한다. 어린아이는 더 많은 잠이 필요할 수 있다.
후리오 박사의 연구팀이 작년 6월 <수면 의학 리뷰(Sleep Medicine Reviews)>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불면증을 호소하는 사람은 심장 건강 문제를 앓을 가능성이 높다. 고혈압부터 각종 심장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더 높다는 분석이다. 이는 의학적으로 진단된 불면증이 아닌 단순한 수면 부족이 반복될 때도 마찬가지다.
연령을 불문하고 잠이 부족할 경우,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와 염증 수치가 높아질 수 있다. 후리오 박사는 자신의 연구팀이 2017년 발표했던 논문을 예로 들었지만, 이에 관해서는 그밖에도 많은 연구가 수행돼 같은 맥락의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잠이 부족하면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와 염증 수치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수면 문제 지속된다면 더 많은 변화 필요
일반적으로 수면 문제를 겪고 있다고 이야기하면, 대개 비슷한 조언이 반복된다.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를 줄여라’, ‘담배를 끊어라’, ‘규칙적으로 운동해라’ 같은 것들 말이다. 식사를 거르지 말라거나, 야식을 먹지 말라거나, 한 끼 식사에 과식을 하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것도 포함된다. 이는 심장 건강 문제와도 직결되는 조언들이다.
하지만 후리오 박사는 이런 일반론적인 이야기 외에도, 지속적인 수면 문제가 있는 경우 보다 넓은 범위에서 행동 변화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는 보다 심각한 수면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수면 개선에 도움이 되는 6가지 규칙’을 강조했다.
첫째. 무슨 일이 있어도 같은 시간에 일어날 것.
평소보다 일찍 잠들거나 늦게 잠들더라도, 기상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포인트다. 이는 생체 리듬에 따른 수면-각성 주기를 고정하기 위함이다.
둘째. 침대는 수면 그리고 성생활 이외의 용도로 사용하지 말 것.
특히 수면 문제를 겪고 있으면서 침대 위에 누워서 잠 이외의 다른 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지켜야 할 항목이다. 심지어 보통 건전한 행동으로 여겨지는 ‘책 읽기’도 수면 문제를 겪고 있는 상황이라면 우선은 피하는 것을 권한다.
셋째. 잠들지 못할 때, 뜬 눈으로 침대에 누워있지 말 것.
후리오 박사는 할 수 있는 방법을 모두 동원해도 도무지 잠이 오지 않는다면, 차라리 침대에서 나와 다른 방으로 갈 것을 권장한다. 즐겁고 편안하게 느껴지는 활동을 하며 몸을 이완시키고, 잠이 오려고 할 때 다시 침대로 가라는 것이다.
넷째. 잠을 제대로 못 잤더라도 일상활동을 시작할 것.
잠을 제대로 못잤을 때, 사람들은 자연스레 부족한 수면을 보상하려는 마음이 생긴다. 늦잠을 잔다거나, 낮 또는 저녁 여유 시간을 이용해 잠을 보충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생체 리듬에 영향을 미쳐 불면 패턴을 유발하게 된다.
다섯째. 실제로 잠들 수 있을 만큼 졸릴 때만 잠자리에 들 것.
이는 세 번째 규칙과 어느 정도 같은 맥락의 이야기다. 기상 시간이 정해져 있다는 생각 때문에, 그다지 잠이 오지 않는데도 자리에 눕게 될 수 있다. 그러면 필히 침대에서 다른 행동을 하게 될 것이고, 이것이 수면에 영향을 미친다.
여섯째. 지금 수면 시간이 짧다면 억지로 늘리려 하지 말 것.
5시간 이하인 경우라면 최소 5시간은 잘 수 있도록 하고, 매주 15분씩 늘리는 식으로 천천히 권장 수면시간을 채워가는 것이다.
후리오 박사는 이 6가지 규칙을 단기적으로라도 지속하도록 노력하고, 어느 정도 효과가 나타나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어떻게 변칙 적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라고 조언했다. 이 규칙은 그가 지금껏 연구해온 결과를 비롯해 연구 과정에서 참고한 근거들에 기반한 조언들이다. 만약 이 규칙들을 실천해도 효과가 없다면, 한시라도 빨리 의료적인 개입이 필요한 상태라는 의미다.
후리오 박사는 잠이 오지 않는다면, 차라리 침대를 벗어나 좋아하는 활동을 하는 것을 권장한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청소년기, 늦게 잠들도록 생체 시계 바뀌어
후리오 박사는 특히 청소년들이 ‘아직 발달 중’에 있는 시기라는 점을 강조했다. 사춘기를 비롯한 청소년기에는 신체적, 정신적, 행동적 변화가 나타난다. 여기에 더해, 수면 패턴에 있어서도 중요한 변화가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청소년들 중에는 사춘기를 거치면서 생체 리듬이 바뀌어 늦은 시간에 잠드는 경우가 많다. 후리오 박사는 “청소년이 사회적 관계 때문에 밤에 더 활동적인 경향이 있지만, 생물학적인 시계가 바뀌기 때문이라는 점도 있다. 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이야기했다.
게다가 대부분 청소년들의 등교 시간은 그들 나이대에 발생하는 생물학적 변화와 맞지 않는다. 즉, ‘등교 시간이 너무 이르다’는 것이 후리오 박사의 말이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기 때문에 학교 성적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이 시기부터 수면 부족으로 인한 문제가 누적될 경우, 추후 성인이 된 다음 심장 건강 문제를 겪게 될 위험이 높아질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그는 2014년 미국 소아과 학회에서 발표한 ‘청소년을 위한 학교 시작 시간’이라는 논문을 언급했다. 등교 시간이 늦는 학교일수록 아동 및 청소년의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과 과학적으로 일치한다는 내용이다. 우리나라의 현실과는 맞지 않는 내용이지만, 눈여겨볼 필요는 있는 대목이다.
평균적으로 일일 권장 수면시간은 7~8시간이다. 하루는 24시간이니 권장 수면시간대로 잠을 잔다면 인생의 3분의 1은 잠든 채로 보내는 셈이다. 어찌 보면 불합리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를 일이다. 수면은 왜 인간의 본능 중 하나인 걸까? 잠은 대체 왜 중요할까?
잠을 자는 동안 몸은 항상성(homeostasis)을 유지하고 회복하는 과정을 거친다. 세포가 재생되고 손상되거나 피로해진 근육이 회복되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 성장, 면역, 대사 등에 관여하는 각종 호르몬의 분비가 조절되기도 한다. 24시간 쉬지 않고 일하는 장기들이 ‘합법적으로 쉬엄쉬엄 일할 수 있는’ 시기인 셈이다.
특히 뇌는 잠을 자는 동안 깨어 있을 때와는 다른 패턴을 보인다. 이 과정을 통해 학습한 것을 정리하고 기억할 수 있게 하며, 정서와 인지 기능을 개선하는 과정을 거친다. 며칠동안 연이어 잠을 설치거나 했을 때 낮에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정신이 흐려지는 경험을 해본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잠을 자는 동안 이루어져야 할 회복과 갈무리 과정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잠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주말에 몰아서 자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는 크게 의미가 없는 행동이다. 주말에 많이 잔다고 해서 평일에 수면 부족으로 누적된 것들이 완전히 해소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잠을 충분히 잔다’라는 말은 많이 자는 것이 아닌 ‘잘 자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물론, 잠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밤잠을 이루지 못하게 하는 이유도 분명히 있다. 잠의 본질, 그리고 우리 주위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잠에 관한 위험 요인들을 짚어본다.
숙면, 그리고 수면의 질
‘잠을 잘 잤다’라는 이야기는 흔히 ‘숙면’이라 말한다. 미국 수면의학회(American Academy of Sleep Medicine)에 따르면 숙면이란 첫째, 자리에 누워 잠들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30분 이내이고, 둘째, 잠자는 도중 깨어나는 횟수가 1~2회 미만이며, 셋째, 총 수면시간이 7~9시간인 경우를 말한다.
하지만 때때로 조금만 잤는데도 몸이 개운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이는 권장 수면시간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숙면을 취해 일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반대로 권장 수면시간을 채우더라도 깊게 잠들지 못하거나 중간에 깨어나는 일이 자주 발생하면 피로가 회복되지 않아 일상에 문제를 일으킨다. 잠에 있어 중요한 것은 ‘양’이 아닌 ‘질’이라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수면의 질’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이는 몹시 복합적인 개념이다. 보통의 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얼마나 개운한지에 따라 잠을 잘 잤는지를 판단하지만, 의학적으로는 이 역시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수면의 질을 측정하기 위해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바로 ‘수면다원검사(Polysomnography, PSG)’다. 머리, 얼굴, 몸, 팔, 다리 등 곳곳에 센서를 부착하고, 이를 통해 수면 중 뇌파, 근전도, 호흡, 산소포화도, 심전도 등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센서를 부착한 채로 잠을 자고, 그 시간동안 일어나는 생리학적 변화를 데이터화, 분석해 수면의 질이 어느 정도인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원론적으로는 총 수면시간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수면의 질’이 좋다면 문제가 없을 수 있다. 물론 수면시간이 부족하면 수면의 질도 낮아진다는 견해가 일반적이지만, 개인 차이와 환경 차이라는 변수가 있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부족하다 싶은 수준의 수면시간으로도 문제 없이 일상을 보내는 경우도 있다. ‘깊은 수면’의 양이 충분하다면 전체 수면시간이 다소 적더라도 수면의 질이 높게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많이 자는 것보다 '깊게 자는 것'이 중요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당신의 잠을 위협하는 요인들
수면의 질이 중요하다는 걸 안다 해도, 잠을 이루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요즘처럼 더운 날씨에는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열대야 외에도 잠들기 어렵게 만드는 이유는 많다.
대표적으로 날씨와 무관하게 체온 조절이 원활하게 되지 않는 사람은 수면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잠들기 전 심부체온이 낮아지며 자연스럽게 잠들 수 있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충분히 체온이 내려가지 않아 잠들기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갑상선 기능저하를 겪고 있거나, 신경계통 질환을 앓는 경우, 과체중이나 비만인 경우는 체온 조절 능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한편, 호르몬 문제인 경우도 있다. 우리 몸이 잠들고 깨어나는 주기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에 의해 조절된다. 멜라토닌이 잘 분비되지 않는 문제가 생기면 자연스레 수면장애로 이어진다. 흔히 ‘나이가 들면 잠이 없어진다’라고 하는 이유도 뇌 구조의 변화에 따라 멜라토닌 생성이 줄어드는 것과 연관이 있다.
야외 활동이나 운동을 적당히 하면 체력을 소모하기 때문에 숙면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요즘처럼 무더운 환경에서 활동하는 것은 자칫 스트레스의 원인이 될 수 있고, 그로 인해 불안감이나 긴장감이 높아지게 된다. 발생한 스트레스를 다스리기 위해서는 쾌적한 환경에서 좋아하는 활동을 하거나 편안하게 쉬는 것이 필요하다. 이 과정이 원활하지 않으면 스트레스가 쌓인 채로 남게 되고 이것이 숙면에 방해요소가 된다.
이러한 이유들은 비단 여름에만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더위로 인해 보다 빈번하게 발생할 뿐이지, 다른 계절에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요인들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밖에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렘 수면 행동장애, 불면증과 같이 병증으로 분류되는 수면장애가 있을 수 있다.
숙면을 취하지 못함으로 인한 악순환
수면다원평가 결과를 기준으로 ‘수면효율이 85% 미만’이라면 숙면이 부족한 것으로 분류한다. 즉, 수면의 질이 좋지 않다는 의미다. 일시적으로 며칠 정도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월 단위로 증상이 지속된다면 이는 잠재적 위험이 크다.
우리 몸은 잠을 자는 동안 교감신경을 비활성화시키고 혈관을 수축시킨다. 혈류량이 감소하고 뇌, 심장, 소화기 등도 휴식 상태에 접어든다. 아예 멈추지는 않겠지만, 그 시간동안 쉬엄쉬엄 일하면서 깨어 있는 동안 쌓인 부담을 덜어내고 회복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수면 중 청소 시스템’을 통해 뇌 척수액이 순환하며 머릿속 노폐물을 씻어내고, 이 과정에서 뇌 기능 퇴행을 유발하는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 등이 제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림프계가 활성화되며 미처 수거하지 못한 독소와 노폐물을 제거한다. 성장 호르몬 분비로 세포와 조직의 재생이 가속화되는 것은 덤이다.
따라서 총 수면 시간이나 깊은 잠이 부족한 상태가 반복된다는 것은, 휴식 없이 연이어 출근하는 것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이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지고 혈압이 높아질 수 있으며, 대사 조절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비정상적인 체중 증가도 나타날 수 있다.
또한 기억력, 집중력 등이 현저히 떨어져 일상적인 불편함이 따르고, 자연스레 학업이나 업무에도 지장을 준다. 그에 따른 스트레스와 정신건강 문제가 발생하고, 감정적으로도 취약해져 대인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단지 ‘잠 부족’이라는 하나의 지점에서 시작되는 악순환이다.
규칙적인 수면습관이 가장 기본이 돼야 한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숙면을 위한 개선방안은?
기본적으로는 규칙적이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몸의 항상성은 일하는 시간과 잠자는 시간의 규칙에도 적용되기 때문이다. 해외 출장이나 여행을 갔을 때 ‘시차 적응’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그 근거다. 따라서 평소 정해진 시간에 잠들고 일어나는 습관을 들여놓는 것만으로도 숙면의 상당 부분은 챙길 수 있을 것이다.
수면장애는 잠들어 있는 동안 나타나는 증상이므로, 주위에 누군가 봐줄 사람이 없다면 본인이 알아차리기 어렵다. 특히 독신가구인 경우 수면장애를 발견할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
자고 일어나서도 피로감이 계속됐다면? 수면환경을 바꾸는 등 할 수 있는 노력을 다 해봤다면? 우선 병원 등을 찾아 수면다원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수면장애로 인한 문제라면 혼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노력하는 것에 비해 월등히 빠른 시간에 해결책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밖에 다른 문제라고 해도, 혼자서 고민하기보다는 병원이나 수면 클리닉의 도움을 받는 편을 추천한다. 숙면이 부족해 발생하는 문제들은 누적될수록 회복하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게 마련이다. 따라서 한시라도 빨리 원인을 특정해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 악순환을 깨야 하니까.
노파심에 말해두자면, 수면 유도제와 같은 약물의 힘을 빌리는 것은 혼자서 결정하지 않기를 바란다. 일시적이고 급작스럽게 나타난 불면증이라 하더라도, 신경계에 작용하는 약물인 만큼 전문가의 처방에 따라 복용하는 것이 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