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몸은 성장 발달을 마치는 시점부터 노화가 시작된다. 빠르게는 30대부터 골격근이 감소하기 시작한다고 말하는 이유다. 노화는 골격근의 근육량 감소 및 기능 저하를 초래하며, 이로 인해 대사 건강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국내 연구팀이 골격근 노화에 관여하는 핵심 단백질과 그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골격근 노화 메커니즘
골격근은 신체의 운동 기능을 담당하며, 그 양과 밀도 등에 따라 대사 건강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노화가 시작되고 진행되면 골격근 내의 근육 세포와 조직 구조가 변화하게 된다.
이 시점에 적절하게 근육을 사용하고 단련해주지 않으면 ‘근감소증’이 올 수 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근력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 ‘근육 1kg당 수백, 수천만 원의 가치가 있다’라고 이야기하는 이유다.
골격근은 여러 개의 핵을 가진 ‘다핵세포’로 구성돼 있으며, 여러 개의 위성줄기세포(satellite stem cell)가 합쳐지는 구조로 형성된다. 근육이 스트레스를 받거나 손상이 발생했을 때, 위성줄기세포가 분열해 새로운 근육 세포를 생성하면서 기존의 다핵세포 구조를 유지하는 방식이다.
노화로 인한 골격근 변화에서 눈여겨 봐야 하는 부분은 바로 이 위성줄기세포의 기능이 저하된다는 것이다. 근육의 재생과 회복 과정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위성줄기세포가 약화되면서 근육의 재생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이는 나이가 들수록 강도 높은 운동을 했을 때 회복이 더뎌지는 경험을 하게 되는 근본적 원인이다.
골격근은 여러 개의 근육세포가 결합한 다핵세포 구조로 돼 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골격근 노화를 방지하는 단백질
전북대학교 스포츠과학과 김상현 교수 연구팀과 생리활성소재과학과 국성호 교수 연구팀은 ‘PrPC 당단백질(이하 PrPC)’이 골격근 조직의 노화 방지에 결정적 기능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PrPC는 세포의 생존 및 기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다. 정상적인 상태에서 PrPC는 세포 간 신호 전달 및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한편, PrPC는 흔히 광우병이나 크로이츠펠트-야콥병(CJD)과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을 일으키는 프리온(Prion) 단백질로도 알려져 있다. 광우병은 비정상적인 프리온 단백질이 뇌에 축적돼 발생하는 질병으로, 인간에게도 전염될 수 있어 한때 큼직한 이슈가 되기도 했다. 한편 CJD 역시 PrPC의 비정상적인 축적으로 신경세포가 손상되는 질환이다.
이렇게 보면 PrPC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전북대 연구팀이 내놓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PrPC의 결핍이 오히려 위성줄기세포의 기능을 저하시켜 골격근 노화가 더 빨리 이루어지도록 하는 원인이 된다.
본래 위성줄기세포는 골격근 내에 위치해 있다가 근육의 손상이 발생했을 때 근육 세포로 분화해야 한다. 하지만 PrPC가 결핍될 경우, 위성줄기세포들이 지방 세포로 비정상 분화하는 현상을 일으킨다. 이는 ‘근육 내 지방 침윤(MFI)’과 같은 현상을 일으키며, 이로 인해 전체적인 대사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즉, PrPC가 골격근 노화를 예방하는 핵심 단백질인 셈이다.
PrPC는 위성줄기세포의 분화 능력을 지켜, 골격근 노화를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PrPC의 중요한 역할
연구팀은 또한, PrPC가 골격근의 운동 기능 및 포도당 대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쥐 모델로부터 PrPC 결핍을 유도한 다음 변화를 관찰한 결과, 나이가 들수록 지구력을 필요로 하는 운동 능력과 악력이 현저하게 줄어든다는 것을 발견했다.
동시에 포도당 내성이 악화되고, 에너지 대사와 관련된 효소들의 발현이 감소하는 등 골격근의 대사 기능이 확연하게 감소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김상현 교수와 국성현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PrPC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근감소증 치료제 개발 및 노화성 대사질환 예방 전략 수립의 중요한 단초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 지원사업 및 4단계 BK21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종양학 및 근감소증 분야 국제 학술지인 <카케시아, 근감소증 및 근육 저널(Journal of Cachexia, Sarcopenia and Muscle, IF=9.4)>에 게재됐다.
(왼쪽부터) 스포츠과학과 김상현 교수, 공동 1저자 유문탈 박사, 생리활성소재과학과 국성호 교수, 공동 1저자 큐티투장 석박사통합과정
근력 운동은 보통 일주일에 2~3회 정도가 권장된다. 이 또한 보편적인 기준일 뿐이며, 실제로는 강도에 따라 그에 맞는 휴식시간을 주어야 한다. 낮은 강도로 근력 운동을 했다면 하루만에 회복되기도 하고, 높은 강도로 근력 운동을 수행했다면 최대 72시간, 즉 3일까지 휴식이 필요할 수도 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피부 표면에 상처가 생겼을 때를 생각해보면, 3일이라는 회복 시간은 다소 길게 느껴진다. 그렇다면 근육은 왜 이렇게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걸까? 그 이유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골격근은 ‘다핵세포’
근육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세포의 구조’를 알아둘 필요가 있다. 세포는 그 구조에 따라 크게 ‘단핵세포’와 ‘다핵세포’로 나뉜다. 단핵세포는 글자 그대로 하나의 핵을 가진 세포이며, 다핵세포는 여러 개의 핵을 가진 세포를 말한다.
단핵세포는 손상이 발생할 경우 해당 부위에서 직접 세포 분열을 진행해 즉각적으로 새로운 세포를 생성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세포 주기가 짧고, 손상 부위를 빠르게 복구할 수 있다. 피부 세포나 혈액 세포 등이 대표적인 단핵세포에 해당한다. 인체를 구성하는 세포들은 단핵세포 구조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외의 예외적인 것들이 바로 다핵세포다. 근육, 특히 골격근은 대표적인 다핵세포에 해당한다. 내장기관 벽에 위치한 평활근은 단핵세포 구조로 서로 다른 구조를 가진다.
다핵세포는 여러 핵이 결합돼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손상 복구 과정이 다소 복잡하다. 여러 핵 사이의 조정 및 협력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단핵세포가 일원화된 시스템이라면, 다핵세포는 여러 주체가 협의를 거쳐 최적의 절충안을 내야하는 구조와 같다고 보면 된다.
골격근과 같은 다핵세포의 경우 손상된 섬유를 복구하기 위해 ‘위성 세포’를 활용한다. 이는 평소 비활성 상태로 존재하는 일종의 예비 세포라 할 수 있다. 손상이 발생하면 골격근의 세포를 이루는 여러 핵들이 협력해 위성 세포를 활성화시키고, 이를 분화해 새로운 근육 세포를 만들어내는 식이다.
골격근은 왜 다핵구조를 띠고 있는가?
다핵세포는 분명 그 나름대로 중요성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선 떠오르는 의문은 이것이다. 왜 골격근은 회복 속도가 효율적이지 않은 다핵구조를 갖고 있는가? 이는 우리 몸에서 골격근이 담당하는 본질적 역할과 관련이 있다.
골격근의 주된 역할은 신체의 움직임을 지탱하고 필요한 힘을 생성해내는 것이다. 다핵구조는 하나의 세포 안에서 더 많은 단백질 합성과 에너지 대사를 가능하게 한다. 컴퓨터로 치자면 복합 연산이 가능한 다중 코어 프로세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보다 큰 힘을 발휘하기 위함이다.
또한, 여러 개의 핵이 존재하기 때문에 다양한 움직임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도 갖는다. 간단하게 말해, 하나의 핵이 있는 단핵세포는 주어진 하나의 역할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데 능하다. 해당 역할 수행에는 효율적이지만, 그 외의 다른 역할을 수행하는 데는 부적합하다.
반면, 다핵세포는 이론적으로 각각의 핵이 다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구조라 할 수 있다. 골격근은 사용하기에 따라 여러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으며, 때로는 팽팽하게 당겨지는가 하면 어떤 때는 단단하게 조여지는 식으로 힘을 발휘한다. 이처럼 여러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은 근본적으로 다핵구조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근육 = 단백질’ 공식이 나온 배경
‘단백질’ 하면 흔히 근육을 연상시킨다. 실제로 단백질은 근육 외에도 다방면으로 사용되는 만능에 가까운 자원이다. 다만, 근육은 그중에서도 특히 단백질이 중요한 조직이다. 근육 세포는 ‘액틴’과 ‘미오신’이라는 단백질을 주요 구성요소로 가지고 있다. 수축과 이완이라는 골격근의 기본 기능의 토대가 되는 단백질이다.
특정한 움직임을 여러 차례 반복하거나 한계 이상으로 움직였을 때, 골격근은 손상을 일으키며 회복 프로세스를 진행한다. 과학 및 운동 생리학 분야에서는 이 과정에서 단백질을 섭취하면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손상된 근육 세포가 위성 세포를 끌어들여 새로운 조직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단백질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여러 개의 핵이 존재하는 골격근 세포는 단핵세포에 비해 더 많은 단백질을 합성할 수 있는 능력을 갖는다. 특히 운동(근육 세포 손상)을 마친 후 30분에서 2시간 사이에 단백질을 섭취해주면, 근육 합성이 가장 효율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제기된 바 있다.
‘다핵구조 강화’라는 특성 이해하기
정리를 해보자. 골격근은 기본적으로 여러 개의 핵을 가지고 있는 구조를 띤다. 여기에 손상이 발생하면 자체적으로 분열하는 대신 위성 세포를 활성화시켜 새로운 근육 세포를 만든다. 그렇다면 새롭게 만들어진 근육 세포는 어떻게 될까? ‘근섬유가 강화되는 원리’를 떠올리면 답을 알 수 있다. 바로 기존 근육 세포에 포함된 핵을 강화하거나, 새로운 핵을 추가하는 것이다.
즉, 골격근을 단련할수록 세포 속의 핵들이 더 강해지거나 새로운 핵이 추가되며 다핵구조가 강화된다. 핵이 많아질수록 골격근은 더 큰 힘을 낼 수 있게 되거나, 더 지속적으로 힘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내구도가 높으면 그만큼 오래 견딜 수 있지만, 손상됐을 때 정상으로 회복하기 위해 걸리는 시간이 클 가능성이 높다. 골격근의 운동능력이 높아질수록 잘 손상되지 않게 되지만, 의도적으로 운동 강도를 높여 손상을 일으켰을 때 회복이 오래 걸리는 이유다.
이를 바탕으로 근육의 효과적인 성장과 유지를 위해 무엇을 중요시해야 하는지도 알 수 있을 것이다. 근육을 성장시키는 원리, 그 과정에서 단백질 섭취가 중요한 이유 등을 이해하는 데 보탬이 되길 바란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량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일부 전문가들은 근육 1kg에 수천만 원의 가치가 있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근육량이 줄어들면서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의 의료비를 감안하면, 근육량을 늘리거나 유지했을 때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연세대학교 생물학과 김응빈 교수가 본인의 유튜브 채널 ‘응 생물학’을 통해 최근 ‘근육량이 줄면 생기는 문제들’이라는 쇼츠를 게시한 바 있다. 영상에 짤막하게 언급된 문장들을 보다 자세하게 풀어서 살펴보기로 한다.
신체 노화로 근육세포 수 감소
인체의 세포 수는 노화가 진행되며 감소한다. 근육세포 역시 예외일 수 없다. 근육세포 수가 감소한다는 것은 근육을 구성하는 섬유다발(근섬유)의 감소를 의미한다. 근섬유 자체가 다수의 근육세포로 구성된 조직이기 때문이다.
근육세포 감소의 주된 원인 중 하나는 호르몬 변화다. 노화가 진행되면 성장 호르몬, 테스토스테론, 인슐린과 같은 호르몬 수치가 감소한다. 이로 인해 근육의 생성이 줄어들고, 세포의 재생 능력도 저하된다. 또한, 노화로 인해 신체 곳곳에서 염증 반응이 더 쉽게 일어나게 되고, 이로 인해 손상된 근육세포의 사멸(apoptosis)이 촉진된다. 산화 스트레스로 인해서도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한편, 근육 자극이 줄어드는 것도 중요한 원인이다. 노화와 함께 운동 및 움직임에 관여하는 신경세포(운동 뉴런)의 수가 줄어들고, 각각의 기능도 떨어진다. 이는 근육에 대한 신경 자극이 줄어드는 원인이자, 근육세포의 생존율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게다가 나이가 들수록 신체 활동량이 줄어드는 경향이 짙어진다. 본래 근섬유는 운동을 통해 자극을 받고 단백질 합성을 촉진한다. 활동량이 줄어들면서 그만큼 근섬유 자극이 감소하므로 근육의 단백질 합성이 줄어들게 되며 근육량 감소로 이어진다.
40대 이후 매년 1~2% 감소
흔히 40대 이후로 근육량 감소 속도가 빨라진다고 이야기한다. 이는 호르몬 변화가 두드러지는 시기를 가리킨다. 근육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호르몬은 테스토스테론과 성장 호르몬이다. 테스토스테론은 근육의 단백질 합성에, 성장 호르몬은 근육세포의 성장 및 복구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2010년 발표됐던 연구에 따르면, 남성의 경우 30대 중반부터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매년 1%씩 감소한다. 이러한 감소 추세는 성장 호르몬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성장 호르몬이 감소하면서 근육세포의 생성 및 재생 능력이 떨어지게 되고, 그 결과 근육량 감소로 이어진다.
노화와 함께 기초 대사율(BMR)이 감소한다는 이야기 역시 근육량 감소와 관련이 높다. 근육은 많은 양의 에너지를 소비하는 조직일 뿐만 아니라, 근육에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대사를 활발하게 만드는 효과를 내기도 한다. 즉, 근육량이 감소하면 에너지를 소비할 조직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전체적인 대사 속도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노화와 함께 이전에 비해 운동 수행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이전보다 감당할 수 있는 운동 강도도 낮아지고, 수용 가능한 활동량도 줄어든다. 근육에 대한 자극이 줄어들어 근육 성장이 제한되고, 이에 따라 다시 에너지 소비량이 줄어들며 운동 수행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부정적 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
운동신경 둔화, 골절 위험 증가
근육은 신체의 움직임을 가능하게 하는 주요 조직이지만, 한편으로 ‘균형’을 잡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움직일 때는 물론 움직이지 않고 있을 때도 균형 유지는 필요하다. 이는 소위 말하는 ‘운동 신경’의 역할이다.
운동 신경은 근육으로부터 자극 신호를 전달받아 작동한다. 즉, 근육이 감소하게 되면 운동 신경에 대한 신호 전달이 느려질 수 있기 때문에 반응 속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균형을 잃거나 넘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보다 빠르게 반응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또한, 근육은 뼈 조직에 기계적 자극을 제공하는 역할도 한다. 운동을 통해 근육이 수축할 때, 해당 부위의 뼈 역시 힘을 전달받는다. 이 과정을 통해 뼈는 가해지는 힘에 적응해 밀도를 증가시킨다. 2013년 발표됐던 한 연구에 따르면 근육이 뼈에 가해지는 힘이 약해지면 뼈 밀도가 낮아질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골절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근육량이 줄어들면 뼈와 뼈 사이 관절을 지지해주는 근육과 인대의 유연성도 줄어든다. 관절이 움직이기 위해 필요한 힘을 공급해줄 근육이 줄어들어 관절 유연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유연성이 낮아진다는 것은 관절 가동 범위가 제한된다는 의미다. 근육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게 되면 일상적인 움직임에 필요한 가동 범위까지 제한될 수 있다. 일어서기와 걷기 등 일상 활동을 위해 필요한 유연성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면 관절 부위 염증이 더 자주, 심하게 발생하게 된다.
‘잉여 포도당’ 증가, 비만 위험 높아져
근육은 우리 몸에서 많은 양의 에너지를 소비하는 주요 조직 중 하나다. 근육은 움직임을 위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할 때 상당한 양의 에너지를 소모한다. 이는 운동에 관여하는 근육 뿐만 아니라 심장을 비롯한 장기들의 기능을 유지하는 근육도 마찬가지다. 휴식하는 중에도 에너지를 소모한다는 ‘기초 대사량’이 생각 이상으로 높은 근본적 원인이기도 하다.
근육량이 줄어들게 되면 팔, 다리, 코어 등 겉으로 보이는 근육들 뿐만 아니라 신체 장기의 근육도 축소되고 약화된다. 전체적인 기초 대사량이 상당한 폭으로 감소하기 때문에, 동일한 양의 음식을 섭취할 경우 ‘잉여 포도당’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늘어난 잉여 포도당은 대사 과정을 거쳐 지방 세포에 축적된다. 체중 증가로 이어지는 것이다.
또한, 잉여 포도당이 많아질수록 이를 처리하기 위해 인슐린 분비도 많아진다. 과다한 인슐린의 작용으로 빠르게 허기질 가능성이 높고, 다시 과식이나 폭식을 유도하면서 인슐린 과다 분비를 유발한다. 이 패턴이 반복되며 비만이 고도화될 수 있고,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져 당뇨로 진행될 위험도 높아진다.
근육의 자연스러운 감소에도 불구하고 식사습관이 바뀌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즉, 근육의 감소는 나이가 들며 배가 나오거나 전체적으로 살이 찌게 되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셈이다. 30대 중반을 넘었다면 이전까지의 식습관 및 운동 습관을 살펴보고 명확하게 다른 터닝 포인트를 만들어야 한다. 예전과 같은 습관이 더 이상 예전과 같은 결과를 가져다주지 않을 테니 말이다.
큰맘 먹고 운동을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보고 들은 정보대로 스트레칭도 하고, 적당히 수준에 맞게 무게와 세트 수도 조절했다. 운동을 하다보니 근육에 힘이 들어가는 느낌도 뭔지 알 것 같고, 더워서 흘리는 땀과 달리 기분 좋게 흐르는 땀이 한층 만족스럽다. 아주 잘했다…고 생각했다. 바로 다음 날, 욱신거리는 근육통을 감지하기 전까지는.
어제 운동을 마칠 때까지만 해도 아무렇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 아침부터 시작된 뻐근한 통증이 하루종일 가시지 않는다. 일할 때도 간헐적으로 밀려오는 통증 덕분에 표정을 계속 찡그리게 된다. 딱 봐도 오늘 운동은 이미 글렀고, 이대로는 며칠 동안 계속 아플 것 같다. 그리고 이러다 보면 또… 운동을 안 하게 되겠지…
어떤 사람은 운동을 많이 하고도 근육통이 없어서 운동 효과가 없는 건 아닌지 고민이라는데, 나는 그리 격하게 하지도 않았는데 이토록 심하게 아프다. 혹시 무엇을 잘못한 것일까? 근육통은 어느 때 생기고, 어느 때 안 생기는 걸까? 어떻게 하면 근육통을 완화시킬 수 있을까?
근육통, 어떤 원리로 생기나?
흔히 설명하는 바에 따르면, 운동을 하면 근육을 구성하는 섬유에 미세한 손상이 발생하고, 그것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근육이 더욱 강해진다. 이 때문에 운동 좀 한다는 사람들은 근육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인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기 위해 보충제를 적극 활용한다. 회복 단계의 근육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공급해 더욱 크고 튼튼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다.
보다 깊게 들여다 보면, 근육을 이루는 섬유 다발에 미세한 손상에 생기는 때 ‘염증 반응’이 발생한다. 본래 염증은 우리 몸의 조직이 손상되거나 항원이 침입하는 등 유해한 자극이 가해졌을 때 발생하는 보호 반응을 가리키는 말이다.
즉, 근육에 발생한 손상 역시 유해한 것으로 판단, 염증 반응을 통해 손상된 조직을 제거하고 회복을 촉진하는 것이다. 다만, 이때 염증 반응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면역세포가 분비하는 단백질 사이토카인(cytokine) 등에 의해 통증이 발생한다.
한편, 보다 강도 높은 무산소 운동을 하게 되면, 근육 세포는 산소가 부족한 상태에서 에너지를 생산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젖산(lactic acid)’이 만들어진다. 이로 인해 근육의 산성도(pH)가 낮아지면서 산성에 가까워진다. 젖산의 생성부터 제거까지의 과정에서 통증이 동반될 수 있는데, 최근 연구에서는 젖산 자체보다는 그 제거 과정에서 나오는 산물들이 통증을 유발한다는 쪽으로 결론이 나오고 있다.
이밖에도 근섬유가 손상될 때 근육 세포 내부의 칼슘 이온이 누출되면서, 근육 세포의 대사과정을 방해하고 손상과 염증을 초래하며 근육통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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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칭을 해도 생긴다?
운동 전 충분한 준비 운동 및 스트레칭은 공식이자 매뉴얼처럼 알려져 있다. 실제로 책, 동영상을 가리지 않고 운동 방법 못지 않게 스트레칭 방법이 다양하게 공유되고 있다.
스트레칭은 ‘지금부터 운동을 시작할 테니 대비하라’라는 신호를 근육에 보내주는 것과 같다. 운동이라는 행위가 평소 일상의 움직임에 비해 높은 강도로 움직이는 것이므로, 이에 대비하라며 미리 언질을 주는 것이다.
하지만 준비 운동과 스트레칭이 근육통을 막아주는 보증수표는 아니다. 첫째, 워밍업을 충분히 하더라도, 본인의 운동 역량을 초과하는 강도로 운동을 하는 경우라면 근육통은 생긴다. 당연한 일이다. 자신의 근력과 근지구력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 이상으로 운동을 한다는 건 근육 입장에서는 강제 과로를 시키는 것과 같으니까.
둘째, 평소에 해본 적이 없었던 새로운 운동, 혹은 자주 하지 않았던 동작을 수행하면 역시 근육 손상이 생길 수 있다. 두 가지 모두 평상시 잘 쓰지 않던 근육을 사용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단련되지 않은 근육은 작은 자극에도 반응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
유산소 운동의 경우 준비 운동과 마무리 운동을 충분히 하면 근육통을 겪지 않을 수도 있다. 물론 유산소 운동도 전속력 달리기 등 격렬한 수준으로 하는 경우는 예외다. 높은 저항을 활용하는 근력운동이나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HIIT)의 경우, 기본적으로 근육에 높은 부하를 줄 수밖에 없으므로 근육통을 완전히 예방하기 어렵다. 다만 운동 전후 스트레칭을 통해 부상을 예방할 수 있기에 반드시 빠뜨리지 말고 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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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직후보다 다음날 더 아픈 이유는?
정상적인 형태의 근육통은 보통 ‘지연성 근육통(Delayed Onset Muscle Soreness, DOMS)’이다. 운동을 마친 후 24시간 내지 72시간 후에 발생한다고 해서 지연성(Delayed)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운동을 마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근육의 회복이 시작되며, 이 과정에서 미세한 손상이 발생하고 그에 대해 근육이 적응하면서 근육통이 발생한다.
근육통이 발생한 부위는 뻐근함이나 부기가 느껴지는 것이 기본이다. 해당 부위를 손으로 꾹 누르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근육 전체에 퍼지는 듯한 통증이 느껴진다. 이 상태에서 해당 부위의 근육을 사용하려고 하면 그 범위에 제한이 걸리고, 같은 수준의 힘을 쓰지 못하기도 한다.
이는 모두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근육이 회복 단계에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된다. 충분한 휴식과 영양 섭취를 거치고 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온다. 근력운동을 하루이틀씩 간격을 두고 실시하거나, 부위별로 나눠서 수행하는 이유도 이러한 원리에 기반을 두고 있다.
만약 근육통이 발생했을 때, 뻐근한 느낌을 넘어 찌르는 듯한 통증이나 그 이상의 불쾌한 아픔이 느껴진다면 이는 보편적인 근육통과 다른 예후이므로 가급적 빨리 병원을 찾을 필요가 있다.
또한, 운동 도중 또는 운동 직후에 발생하는 ‘급성 근육통’도 마찬가지다. 이는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근육이 갑작스러운 충격을 받아 발생하는 것이다. 이는 근육의 자연스러운 손상을 넘어선 수준의 문제일 수 있으므로 빨리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편이 좋다. 운동 외에 일상에서 갑자기 무거운 중량을 들거나, 갑작스럽게 속도를 높여 달리거나 할 때도 급성 근육통이 발생할 수 있다.
이밖에 근육에 회복할 여유를 주지 않고 계속 사용하는 경우 만성 근육통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운동 후에는 반드시 휴식을 통해 회복할 시간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 근육이나 근막에 염증이 발생해 근육통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도 참고로 알아두면 좋다.
근육통을 보다 효과적으로 다스리려면?
운동 중이나 운동 직후에는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흔히 단백질을 가장 중요하게 꼽는 경향이 있지만, 근육 역시 신체 조직 중 하나이므로 수분 함량이 훨씬 높다. 단백질도 물론 중요하지만 수분을 좀 더 중점적으로 챙겨야 하는 이유다.
수분과 단백질을 충분히 챙겼다면,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충분한 휴식이다. 정상적인 근육통은 보통 24시간~72시간, 즉 1일~3일의 회복시간을 필요로 한다. 이는 개인의 체질이나 건강상태, 수행한 운동의 강도와 근육의 손상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이 기간에는 해당 부위의 근육을 사용하는 운동을 자제하고, 일상생활에서도 해당 근육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신경 써주어야 한다.
보다 빠르게 근육통을 회복하고 싶다면, 마사지나 찜질을 활용하도록 한다. 마사지는 근육의 뭉침을 풀어줄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므로, 부위에 따라 정확한 마사지 방법을 확인한 뒤 틈틈이 해주도록 한다.
찜질은 냉찜질과 온찜질이 있는데,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 냉찜질은 염증을 줄이는데 효과가 있고, 온찜질은 혈액순환을 촉진하는데 도움이 된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근육의 손상 발생 직후에는 염증 반응이 일어나므로 냉찜질이 보다 효과적이고, 염증이 잡힌 뒤에는 섭취한 영양분을 빠르게 공급하기 위해 온찜질로 혈액순환을 촉진해주는 것이 좋다. 냉수 샤워와 온수 샤워도 같은 원리로 접근하면 좋다.
이런 방법을 동원해도 근육통이 너무 심하게 느껴진다면, 전문의를 찾아 소염진통제를 처방받는 편이 낫다. 약을 쓴다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지만, 오히려 방치했을 경우 문제를 키울 우려가 있으므로 빨리 먹는 편이 낫다.
운동의 필요성이 거듭 강조되면서, 과거에 비하면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통계청 사회조사 항목 중, 등산이나 걷기, 자전거타기와 같이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실천하는지 여부를 조사하는 항목이 있다. 여기에 ‘규칙적으로 운동을 한다’라고 답한 비율이 2022년 기준 45.5%를 기록했다. 채 30%에 미치지 못했던 10여 년 전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증가세다.
‘운동 인구’의 증가와 함께, 기초대사량에 관련된 지식도 널리 퍼지고 있다. 마냥 적게 먹고 운동을 많이 하라는 식이 아닌, 기초대사량이 높은 체질을 만들어가는 방향으로 건강 트렌드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기초대사량을 높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흔히 거론되는 방법 하면 근육량 증가를 빼놓을 수 없다. 새해가 되면 피트니스 센터에 신규 회원이 늘어났다가 3~4개월 사이에 썰물처럼 줄어드는 현상도 이러한 트렌드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근육통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연초에 부쩍 늘어나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같은 이유일지도 모른다.
우리 몸은 굵직한 큰 근육과 수많은 세부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다. 인체를 구성하는 근육은 대략 600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든 근육을 골고루 성장시킬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한 부위의 근육을 제대로 성장시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노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과욕을 부리다가는 운동을 하는 시간보다 근육통에 시달리는 시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 모든 근육을 성장시킨다는 욕심을 버리고, 일상을 보다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중요한 근육 위주로 단련하는 걸로 목표를 잡는 편이 좋을 것이다.
때때로 조급한 마음으로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과도한 근육 사용을 자제하지 못해 심한 근육통에 시달리는 경우가 발생한다. 운동을 통해 자극을 받으면 근육의 근섬유에 작은 상처들이 생긴다. 근육 세포들이 단백질을 생성해 이 손상된 부위를 채워가면서 근육이 더욱 단단해지고 커지는 것이 기본 원리다. 근육통 역시 일반적으로 근육의 손상과 회복 과정에서 발생한다. 우리 몸 입장에서는 매우 세심한 컨트롤을 필요로 하는 과정이다. 관련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운동을 과도하게 수행하다 보면 성장을 위한 손상이 아닌, 염증이나 파열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이는 올바른 방법으로 운동을 수행했을 때 나타나는 정상적인 근육통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운동을 오랫동안 해온 사람일수록 손상된 근육이 회복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오히려 초보자 또는 운동을 시작한지 오래 되지 않은 사람일수록 조급함이나 과시욕 등으로 인해 무게를 급격하게 늘리거나 과도하게 많은 세트를 반복하는 일이 많다. 만약 운동 중 근육통이 발생했다면 일단 더 이상 운동을 지속하지 않는 편이 좋다. 종종 운동을 하고 나서 하루나 이틀 정도가 지난 뒤 근육통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때 역시 같은 강도의 운동을 하는 것은 바람직한 선택이 아니다. 근육통이 발생한다면 우선 2일 이상 휴식을 취하며 통증이 개선되는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만약 통증이 멈춘다면 다시 운동을 재개하면 되지만, 왜 통증이 발생했는지를 곰곰이 생각해보고 자세가 잘못되지는 않았는지, 강도가 너무 높지는 않았는지를 체크하며 운동을 조심스럽게 하는 편이 좋다. 휴식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지속된다면 이는 근육의 성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근육통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즉시 관련 의료기관을 찾아서 진단을 받아보고, 염증 등이 생긴 것은 아닌지 점검을 받아야 한다. 근육이 손상된 채로 방치되면 보다 심각한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통증이 크지 않다고 해서 가만히 놔두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근육량을 증가시키기 위한 운동은 기초대사량을 높이면서 동시에 건강한 신체를 갖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하지만 너무 가벼운 마음으로 강도 높은 운동에 욕심을 부린다면, 자칫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을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운동 전에는 항상 스트레칭을 빠뜨리지 말고, 운동은 과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만 수행하도록 하며, 운동 후에는 충분한 휴식은 물론 근육 회복에 도움이 되도록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과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