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이라 부르는 나이대가 되면서부터 몸 곳곳에서 ‘삐걱거린다’라는 느낌을 받기 시작한다. 단순히 기분 탓이 아니라, 실제로 그렇게 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뼈 세포(골세포)의 노화가 그렇다. 노화와 스트레스로 인해 뼈 세포가 손상되면 기계적 신호를 감지하는 능력이 손상돼 궁극적으로 뼈가 약해진다는 것이다.
노화된 뼈 세포의 증가
뼈 세포는 흔히 골형성 또는 뼈 리모델링 등으로 불리는 과정을 조절한다. 뼈 조직에 가해지는 물리적인 힘을 감지하고, 이에 따라 낡은 뼈 조직을 분해하고 새로운 뼈 조직을 만들 시점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이때 흔히 ‘노화 세포’라 불리는 것들이 문제가 된다. 노화된 뼈 세포는 더 이상 복제와 분열을 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죽지는 않은 채 남아있는 세포를 말한다. 신체 다른 조직의 노화 세포와 마찬가지로, 세포의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않으면서 염증성 물질을 분비하는 손상된 세포다.
노화된 뼈 세포가 많아지면 리모델링이 둔해지면서 뼈 밀도가 감소한다. 이는 골다공증과 같은 뼈 질환 위험을 높인다. 해당 부위의 뼈 조직은 점점 탄성을 잃어 경직된 구조를 갖게 되며 점차 취약해진다.
‘물리적 힘’에 의한 뼈 노화
미국 텍사스 대학 오스틴 캠퍼스 연구팀에 따르면, 노화된 뼈 세포는 ‘노화 관련 분비 표현형(Senescence-Associated Secretory Phenotype, SASP)’이라 불리는 분비 패턴을 보인다. 이는 염증성 물질과 단백질 분해 효소 등이 포함돼 주변 세포와 조직에 염증과 손상을 유발하는 독성 혼합물이다.
연구팀은 기계적 신호를 활용해 노화된 뼈 세포를 회복시키거나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을 탐구하고 있다. 기존에는 세포의 유전 정보와 관련된 변화를 측정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지만, 연구팀은 물리적 힘(압력이나 장력 등)을 통해 세포가 제대로 반응하는지를 측정하는 이른바 ‘생체역학적 마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뼈 노화에 관한 지식 확장
연구팀은 뼈의 노화에 관련된 지식이 향상됨으로써 골밀도 감소 및 골다공증에 더 잘 대응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인구 고령화가 이루어지는 국가가 많고, 앞으로도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뼈 약화의 정확한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진다는 것이 연구팀의 입장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작고 노화된 세포(Small and Aging Cell)>에 게재했다. 한편, 물리적인 힘 외에도 다양한 스트레스 요인이 뼈 세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어떻게 노화된 뼈 세포를 만드는지를 지속적으로 살필 계획이다. 한편, 각각의 스트레스 요인에 대한 잠재적 치료법은 무엇이 있는지를 조사하는 방향으로 연구를 확대해가려 하고 있다.
노화와 스트레스는 골세포의 세포 노화를 유도하여 세포골격 및 기계적 변화를 초래한다 / 출처 : 텍사스 대학 홈페이지
미국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 연구진이 인터루킨-23 수용체(IL-23R)가 세포 노화의 중요한 지표라는 점을 확인했다. IL-23R은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역할로 인해 각종 염증성 질환 및 자가면역 질환의 치료를 위한 타겟으로 연구되고 있다. 이러한 질환들과 함께 노화 억제에도 유의미한 발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건강 악화의 근본적 원인
인간의 노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마찬가지로 세포의 노화 역시 거스를 수 없는 자연적 과정이다. 노화된 세포는 본연의 기능인 복제와 분열을 멈춘다. 그 상태로 여전히 에너지를 소비하고 대사 활동을 수행하지만, 에너지 효율도 떨어지고 기능도 약해진다. 세포 간 신호 전달의 일관성과 정확성이 떨어지는 등의 문제로 제 기능을 수행하는 데 지장이 생긴다.
또, 노화된 세포는 건강할 때에 비해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가 증가한다. 이로 인해 주변 세포와 조직의 염증 반응이 늘어나 만성 염증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로 인해 주위 세포의 손상을 일으켜 사멸을 유도하고, 조직의 재생을 방해하는 등의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은 단순히 세포 단위에서의 변화로 끝나지 않는다. 몸속 조직과 장기는 모두 세포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세포 단위의 기능 저하는 신체 기능의 저하 및 체내 시스템 약화로 이어진다. 즉, 노화 세포가 많아지고 쌓일수록 몸 곳곳에 건강상 이상이나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지는 셈이다. 거의 모든 건강상 악화의 근본적 원인이라 할 수 있다.
노화 진행 및 치료에 따라 변화하는 단백질
노화된 세포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점은 명확하다. 이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루어지면서 학계에서는 노화 세포를 타겟으로 한 치료법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일상적인 습관을 통해 노화 세포를 줄일 수 있는 방법도 알려지고 있다. 이 시점에서 필요한 또 하나의 관점이 있다면, ‘노화 세포가 얼마나 쌓였는지를 어떻게 알 수 있는가’일 것이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 연구팀이 이번달 10일 「네이처 에이징(Nature Aging)」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IL-23R 수치를 통해 노화 세포의 축적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노화 세포 축적으로 인한 건강 문제가 발생하기 전 적절한 예방이나 치료 조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스웨덴의 생명과학 기업 Olink의 혈장 단백질 분석 기술을 활용해, 쥐에게서 채취한 혈장 속 단백질을 분석했다. 그리고 폐, 간, 신장, 대뇌 피질 등 여러 조직에서 채취한 샘플을 검사하여 노화 및 염증과 관련된 유전자 21개의 발현을 확인했다.
약물을 비롯해 노화 세포를 제거하는 방법을 혈장과 조직 샘플에 적용한 결과, IL-23R과 CCL5, CA13 세 가지의 혈장 단백질이 연령에 따른 변화를 보였다. 즉,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혈액 및 장기의 IL-23R 수치가 증가하거나 변화하는 경향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는 IL-23R의 수치 변화를 통해 세포 단위의 노화 진행 정도를 판단할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실제로 노화를 억제하는 약물 및 치료 방법을 적용했을 때, IL-23R과 CCL5는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CA13의 경우 노화와 함께 감소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치료 적용 결과 더 젊은 수준으로 회복됐다.
염증 및 면역 질환과도 연관돼
인터루킨-23(IL-23)은 면역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일종이다. 염증 반응을 유도하는 Th17 세포의 분열과 생존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며, 다른 염증성 사이토카인인 인터루킨-17(IL-17)과 인터루킨-22(IL-22)의 생산을 늘려 염증 반응을 강화한다.
IL-23이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수용체가 바로 IL-23R이다. 즉, IL-23R 수치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IL-23이 활발하게 작용할 수 있는 환경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를 통해 노화가 진행될수록 IL-23R의 수치가 늘어나는 경향을 확인한 만큼, 이를 토대로 노화의 진행 정도, 즉 ‘노화 세포의 축적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IL-23R은 반드시 노화로 인해서만 활성화되지 않는다. 각종 염증성 질환이나 류마티스 관절염과 같은 자가면역 질환을 앓는 환자에게서도 정상 수준보다 높은 IL-23R의 활성화가 관찰된다. 이에 따라 염증성 질환과 자가면역 질환의 치료를 위해 IL-23R에 대한 연구가 진행돼 왔다.
결과적으로 종합해보면, IL-23R의 수치의 변화는 염증의 발생 가능성을 크게 높인다. 이에 따라 면역 및 염증과 관련된 질환과 깊은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었다. 여기에 노화 세포의 축적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서의 가능성도 제기됐다.
즉, 향후 IL-23R의 활성화를 억제 또는 조절할 수 있는 치료법이 개발된다면, 염증 및 자가면역 질환들과 함께 세포 노화와 관련된 문제까지 자연스레 해결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몸은 시간이 지나면서 약해진다. 이를 가리켜 ‘노화’라 한다. 몸의 노화는 세포의 노화가 축적된 결과로 나타난다. 인간의 몸은 세포의 집합체이기 때문에, 노화된 세포가 많아질수록 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다양한 건강 문제를 초래하게 된다.
노화된 세포는 일반적으로 자연스러운 사멸 대상이 되지 않는다. 감염이나 손상을 일으킨 경우에만 사멸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자체적으로 세포들의 구성을 건강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방법을 하나 알고 있다. 바로 ‘자가포식(Autophagy)’이다. 노화된 세포와 자가포식의 활용에 대해 이야기해본다.
노화된 세포, 기능 약화 일으킨다
노화된 세포의 가장 문제는 에너지 대사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같은 양의 에너지원을 공급하더라도 건강한 세포에 비해 적은 양의 에너지를 생성한다는 것이다. 이는 세포가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충분히 공급받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세포 기능이 저하되는 것이다.
세포 노화는 왜 발생할까? 일반적으로는 분열 과정에서 텔로미어가 점점 짧아지며 자연스럽게 수명을 다하기 때문이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외에도 세포 노화를 일으키는 원인은 또 있다. 과도한 자외선 노출, 미세먼지 등을 통한 화학물질 접촉, 체내 활성산소 발생으로 인한 산화 스트레스 등이다. 이들은 세포의 DNA를 손상시키거나 수명을 단축시키는 원인이 된다.
외부 환경에 의해 DNA가 손상된 세포는 또 다른 문제를 겪는다. 건강한 세포에 비해 분열 능력이 약해져,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내는 데도 지장이 생기는 것이다. 세포의 복제와 분열이 둔화되면 해당 조직이나 장기의 재생 능력이 약해진다. 자연스레 해당 조직이나 장기의 기능도 떨어지게 되고, 몸 전체 시스템에서 담당하던 역할도 취약해지며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노화 세포 제거를 위한 자가포식
그렇다면 이 노화된 세포를 제거하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이를 두고 최근 이스라엘의 바이츠만 과학 연구소에서는 항암 치료의 원리를 활용해 노화된 세포를 제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바 있다. 이 방법은 충분히 기대해볼만 하지만, 아직 거쳐야 할 단계가 꽤 남았기 때문에 당장 어떤 해결책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한편, 세포 단위의 건강을 개선하는 방법을 한 가지 알고 있다. 바로 ‘자가포식’이다. 자가포식은 세포가 자체적으로 손상된 요소, 비효율적인 요소를 제거하고 재활용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건강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세포들이 자발적으로 실시하는 청소 작업이자 구조조정이라 할 수 있겠다.
자가포식을 통해 세포는 내부의 단백질 응집체, 손상된 소기관, 노폐물 등을 제거한다. 세포는 기본적으로 단백질과 지질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충분한 에너지가 공급되지 않을 때 손상된 요소를 분해해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간헐적 단식을 통한 자가포식
자가포식을 유발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의학적 지식이 필요한 전문적 요법도 있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간헐적 단식’과 ‘운동’이다.
간헐적 단식은 흔히 알다시피 일정한 시간 동안만 식사를 하고 나머지는 공복 상태를 유지하는 식이 전략이다. 이는 음식을 통한 에너지 공급을 통제하고, 몸으로 하여금 이러한 방식에 대응해 항상성을 유지하라고 신호를 보내는 것과 같다.
일정 시간, 간격마다 에너지 공급이 차단되면, 세포는 그 시기에 맞춰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손상된 요소들을 제거하기 시작한다. 공복 상태에서는 혈당이 낮게 유지되므로 인슐린 수치가 낮아진다. 또한, 인슐린이 억제하고 있던 성장호르몬이 활발하게 분비되면서 지방 대사를 촉진하고 단백질 합성을 증가시키려는 작용이 일어난다.
즉, 세포들은 자체적인 청소 및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축적된 체지방 대사를 가속시켜 부족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시스템이 가동되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무조건적으로 이어지는 단식이 아니라는 것이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전략적으로 이루어지는 단식이므로, 몸이 그에 맞춰 최적의 대응 방안을 실행하는 셈이다.
운동을 통한 자가포식
한편, 적당한 수준의 운동 또한 자가포식을 활성화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운동 상태를 지속할 때 몸은 평소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된다. 이때 몸은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효율성을 최대한 높이려 한다.
운동을 통해 생성된 젖산 등 재활용 가능한 에너지원을 최대한 활용하려 하며, 손상된 구성 요소를 제거하는 자가포식 또한 그 과정에 포함된다. 또한, 운동 자체가 어느 정도의 산화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활동이다. 산화 스트레스로 인해 손상된 세포와 구성 요소들 역시 자가포식의 대상이 된다.
일정 수준 이상의 강도로 운동을 실시하게 되면 에너지 공급을 위해 혈중 포도당이 급격하게 소모되고, 근육이 활성화되면서 성장 호르몬이 분비된다. 이를 통해 세포의 기능 회복을 촉진하고 자가포식 경로를 더욱 활성화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다만, 포인트는 ‘적당한 수준’에 있다. 너무 고강도의 운동을 장시간 지속하게 될 경우, 운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산화 스트레스의 정도가 심해진다. 손상과 회복 작용 사이의 균형이 깨지게 되면 오히려 부작용이 커질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운동은 자신의 체력 수준에 맞춰 중강도 정도로 할 것을 추천하며, 고강도 운동을 할 경우 30분~40분 정도로 가급적 짧게 마무리할 것을 권장한다.
자가포식도 현재 상태에 맞출 것
이런 방법들은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다. 스스로 노화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습관인 셈이다. 다만 중요한 것은, 자신의 연령 및 건강상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자가포식 또한 세포에 의한 작용이기 때문에, 노화된 세포가 많으면 그 기능이 약해지게 마련이다. 자가포식 활성화 조건이 갖춰져도 그 효과가 눈에 띄게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방법은 꼭 물리적인 연령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젊은 연령이라고 해도 건강상태에 따라 노화된 세포의 축적 정도가 심할 수도 있다. 반대로 어느 정도 연령이 있더라도 그에 비해 노화 세포의 축적이 더 적을 수도 있다. 건강검진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신체 연령’의 개념이다.
따라서 간헐적 단식이나 운동을 습관화한다고 해도, 너무 극단적인 방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간헐적 단식의 경우 에너지와 영양 공급을 의도적으로 줄이고 통제하는 방법이다. 현재 연령이나 건강상태에 따라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는 만큼, 유경험자가 아니라면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을 권한다. 식사량을 조금씩 줄여가는 식으로 접근하거나, 전문가 상담을 통해 단계별로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세포는 복제와 분열을 거듭하며 기능을 수행하며, 분열이 멈추면 '노화된 세포'가 돼 축적된다 / Designed by Freepik
세포에는 저마다 ‘수명’이 있다. 각각의 세포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유전 정보를 복제한 다음 분열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맡은 역할과 기능을 유지한다. 이 과정에서 텔로미어가 조금씩 짧아지면서 노화가 진행된다. 이는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이며, 실제로 세포는 이외에도 산화 스트레스를 비롯한 여러 이유로 인해 급속하게 노화되기도 한다.
노화가 진행돼 분열을 멈춘 세포들은 어떻게 될까? 노화 과정에서 심한 손상이나 감염 등의 문제가 일어난다면 내부 시스템에 의해 사멸 대상이 되지만, 그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노화된 상태 그대로 축적된다. 최근 「네이처 셀 바이올로지(Nature Cell Biology)」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이런 세포를 제거함으로써 건강 수명을 연장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신체 기능 저하의 주 원인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는 본질적으로 세포의 집합체다. 따라서 세포의 기능이 좋은지 나쁜지에 따라 건강 상태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근육 감소를 살펴보자. 노화된 근육 세포는 기본적으로 본연의 기능도 약해지며 회복 능력도 둔해진다. 흔히 말하는 ‘근육의 질’이 저하되는 현상이 생긴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원래 무난하게 하던 수준의 운동도 버겁게 느껴진 적이 있을 것이다. 혹은 비슷한 강도의 운동을 하고도 더 큰 피로감을 느끼거나 회복이 느려졌을 수 있다. 이러한 현상들이 모두 근육에 노화된 세포가 축적되면서 발생하는 것이다.
한 가지 예를 더 들어보자. 몸 내부에서 일어나는 현상 중 인간이 실제로 느끼기 쉬운 사례로는 면역력을 들 수 있다. 노화된 세포가 림프절을 비롯해 면역 기능을 담당하는 곳에 축적된다면 어떨까? 면역 시스템의 전반적인 능력이 약해지는 것은 물론, 염증이 발생하는 사례가 많아진다.
이는 인간 사회에 비유하자면 전체적인 치안 기능이 약해지고 곳곳에서 크고 작은 범죄가 반복되는 것과 같다. 노화된 세포가 많아질수록 이런 현상은 더욱 심화된다. 고령으로 갈수록 바이러스 등의 감염에 더욱 취약해지고, 백신 접종을 하더라도 효과가 뚜렷하지 않은 이유다.
이런 식으로 노화된 세포는 여러 모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근육과 면역 시스템만을 예로 들었지만, 온몸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세포에 적용되는 이야기다. 활발하게 복제와 분열을 거듭하는 세포보다 분열을 멈춘 노화 세포가 많으면 해당 영역의 기능이 저하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노화 세포의 축적 원인
이스라엘 바이츠만 과학 연구소의 분자 세포 생물학과 연구팀에서는 노화 세포가 어떤 식으로 살아남아 축적되는지를 확인하고자 했다. 쥐 실험을 통해 확인한 결과, 연구팀은 노화된 세포가 PD-L1과 같이 ‘면역 체계를 억제하는 단백질’을 과도하게 발현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PD-L1은 암 연구에서 잘 알려진 종류다. 특히 암 세포가 면역을 회피할 때 사용하는 단백질로도 확인돼, 항암제 개발에 있어 중요한 표적으로 꼽힌다. 그렇다면 이 단백질은 어떤 이유로 과도하게 발현되는 것일까?
연구팀은 세포의 분열을 자동차의 페달을 밟는 것에 비유했다. 복제와 분열을 진행하는 과정이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것이라면, 분열을 멈추는 것은 브레이크를 밟는 것과 같다는 설명이다. 이때 ‘브레이크’의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 있는데, 이를 가리켜 ‘p16 단백질’이라 한다.
텔로미어 단축으로 인한 노화는 갈 수 있는 데까지 간 다음 자연스럽게 브레이크를 밟는 것이며, 그밖에 산화 스트레스나 염증, 영양 부족 등으로 인한 노화는 목적지까지 가기 전 도중에 멈추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어떤 이유에서건 세포는 p16 단백질이 발현되면 복제·분열을 멈추게 된다.
p16 단백질은 PD-L1 단백질의 자연스러운 분해를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이로 인해 세포에는 PD-L1의 양이 늘어나게 된다. p16은 분열을 멈추게 함으로써 노화 세포가 되도록 유도하고, PD-L1은 면역 세포가 자신을 제거하지 못하도록 기능을 억제한다. 세포들이 노화된 채로 살아남는 기본적인 메커니즘이다.
암 치료 항체로 노화 세포 제거 가능
연구팀은 노화된 세포가 축적됨으로써 만성 폐 질환을 비롯한 여러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과거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연구팀은 암 치료에 사용되는 ‘면역 요법’으로 축적된 노화 세포를 제거하는 방법을 시도했다.
노화가 진행된 쥐와 폐에 만성 염증성 손상이 있는 쥐를 대상으로 면역 요법을 테스트했다. 그 결과 T세포를 비롯한 면역 세포들이 활성화됐고, 노화 세포를 줄이는 것을 확인했다. 노화의 진행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만, 노화된 세포가 축적되는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은 것이다.
연구팀의 발레리 크리자노프스키 교수는 “PD-L1은 노화된 세포에서만 발현되는 것이 아니며, 대량으로 발현된다”라며 “따라서 효과적인 표적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PD-L1과 함께 노화된 세포임을 보여주는 바이오마커를 동시에 식별할 수 있는 항체가 필요하다”라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