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 뇌 효소를 억제하면 비만 완화 효과 있을 수 있어

    뇌 효소를 억제하면 비만 완화 효과 있을 수 있어

    Designed by Freepik
    Designed by Freepik

    엔도카나비노이드(Endocannabinoids)는 인체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화합물 중 하나다. 주로 통증, 기분, 기억, 식욕 등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스트레스 반응, 염증이나 면역 반응에도 영향을 미친다. ‘식욕 조절’이라는 기능에 대한 연구 결과, 엔도카나비노이드가 비만과 싸우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밝혀졌다.

     

    측좌핵 영역을 타깃으로 삼다

    캐나다 몬트리올 의과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엔도카나비노이드는 뇌의 측좌핵 영역에 위치한 신경 세포(뉴런)에 강력한 영향을 준다. 측좌핵(Lateral Nucleus)은 뇌의 기저에 위치하는 핵의 한 부분으로, 보상과 동기부여, 쾌감, 학습 관련 기능을 담당한다. 이를 바탕으로 식욕을 조절하거나 감정적인 반응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예를 들어, 엔도카나비노이드가 측좌핵의 뉴런들을 활성화시키면 도파민 등 신경전달물질의 방출을 조절한다. 이에 따라 식욕, 동기부여, 보상 시스템에 영향을 미쳐 행동과 감정상태에 변화를 초래하는 식이다. 엔도카나비노이드 농도가 높아질수록 측좌핵 뉴런이 활발해지며, 이로 인해 식욕이 증가하고 먹는 일로부터 쾌감을 느끼게 된다.

    연구팀은 이러한 메커니즘을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 엔도카나비노이드를 분해하는 주요 효소인 ABHD6에 대해 살펴보았다. ABHD6 효소는 엔도카나비노이드의 핵심 분자라 할 수 있는 2-AG 분자를 분해하는 기능을 한다. 신경전달물질의 활성화를 억제해, 과도하게 활성화된 시스템에 브레이크를 거는 역할을 주로 담당한다.

    2016년 몬트리올 대학병원 연구센터(CRCHUM)에서 수행됐던 한 연구에 따르면, 전신에 걸쳐 ABHD6의 발현을 억제했을 때 체중 감소 및 당뇨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욕 활성화를 통제하는 효소를 억제함으로써 오히려 체중 감소 효과를 얻었다는 점이 모순으로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ABHD6 효소를 억제함으로써 2-AG의 농도를 조절하고, 이로 인해 뇌의 보상 시스템 과 식욕 조절 메커니즘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이번 연구팀은 이러한 과거 연구 결과를 참조하여, ABHD6라는 효소가 뇌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를 알아보고자 했다.

     

    같은 효소, 영역에 따라 다른 작용

    몬트리올 대학 연구팀은 처음에 2-AG 수치를 증가시키면 그만큼 카나비노이드 신호가 늘어날 거라 예상했다. 그렇게 되면 음식을 더 많이 먹게 되므로 체중이 늘어나는 등 부정적 결과로 이어질 거라는 분석이었다. 하지만 2-AG 수치를 높여도 예상했던 결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측좌핵에서 ABHD6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를 삭제하자, 식욕이 감소하고 신체 활동 관심이 늘어나는 결과를 보였다. ABHD6의 억제로 인해 2-AG 농도가 증가하고, 그 결과 신경전달물질의 방출 양상이 달라져 위와 같은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특히 유전자 편집을 하지 않은 대조군 쥐와 비교했을 때, ABHD6 효소를 제거한 쥐들은 쳇바퀴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ABHD6 효소 억제제를 쥐의 뇌에 직접 주입하자, 체중 증가 및 비만을 예방할 수 있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뇌의 영역’에 따라 ABHD6 효소 억제의 효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측좌핵을 표적으로 효소 억제를 투여할 경우 식욕 감소 효과를 불러왔으나, 시상하부를 표적으로 ABHD6를 차단하면 반대로 체중 감량에 저항한다는 것도 확인했다. 

    측좌핵과 달리 시상하부는 식욕과 에너지 균형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같은 ABHD6 효소지만 시상하부에서는 활성화 억제가 아닌 균형 유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이로 인해 시상하부에서의 ABHD6 억제는 2-AG 농도를 증가시켜 체중 증가를 유도할 수도 있다.

     

    새로운 당뇨·비만 치료법 가능성

    이번 연구는 2형 당뇨 및 비만과 같은 대사성 장애에 대응하기 위한 또 하나의 치료법을 제시할 가능성을 갖는다. 기존의 2형 당뇨·비만 치료제들과는 다른 메커니즘으로, 해당 약물로 충분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또 하나의 선택지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ABHD6 효소를 억제하는 약물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까지만 진행됐다는 점, 언제나 그렇듯 이런 작용이 인간에게서도 동일하게 나타날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 중추 신경 영향 없이 말초 부위 통증 완화 성공

    중추 신경 영향 없이 말초 부위 통증 완화 성공

    말초 신경 특이적 화학유전학(HCAD) 플랫폼 설계와 이를 활용한 말초 신경 조절 및 동물 모델 통증 억제 연구 / 출처 : 연세대학교
    말초 신경 특이적 화학유전학(HCAD) 플랫폼 설계와 이를 활용한 말초 신경 조절 및 동물 모델 통증 억제 연구 / 출처 : 연세대학교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강혜진 교수 연구팀이 ‘특정 말초 신경계만을 독립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화학유전학 기술을 개발했다. 중추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특정 부위의 말초 신경만을 조절할 수 있는 방법론이다.

     

    중추 신경계 영향 없는 치료법 필요성

    말초 신경계는 뇌와 척수로 이어지는 중추 신경계를 제외한 모든 신경 구조를 포함한다. 우리 몸 거의 모든 곳에 분포하며, 감각 정보를 수집해 중추 신경계로 전달하고, 상황에 따른 반응 등 운동 신호를 전달받는 역할을 한다. 즉, 뜨겁거나 차갑다고 느끼는 감각, 가려움증이나 통증 등 일상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감각의 문제는 모두 말초 신경계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특히 통증의 경우, 사소한 상처부터 중대한 질병까지 말초 신경계와 연관되지 않는 경우가 거의 없다. 중증 질환이라면 근본적인 원인에 집중해야 하는 게 맞지만, 손가락이나 발가락 등 말초 부위에 발생한 국소 부위 상처는 말초 신경계에 관한 문제만 해결해도 무방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초 신경계와 관련된 증상을 치료하거나 연구하는 데는 여러 면에서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일반적으로 통증을 완화시키는 약물들을 중추 신경계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졸음과 같은 일상적 부작용이 따라오며, 때로는 신경학적으로 중요한 부작용을 일으키는 사례도 없지 않다. 

    예를 들어, 의료 현장에서 진통제로 흔히 사용되는 모르핀의 경우, 통증을 효과적으로 경감시킬 수 있는 약물이다. 하지만 중추 신경계에 작용함으로써 졸음을 유발하거나 혼란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심각한 경우 호흡에 지장을 주기도 한다. 마약성 진통제의 경우는 약물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내성이 생기거나 중독 증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추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말초 신경계에서만 작용할 수 있는, 가벼운 수준의 말초 부위 증상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방법론이 필요하다. 

     

    혈뇌장벽 통과하지 않는 시스템

    이에 대해 강혜진 교수 연구팀은 뇌에서의 발현이 낮은 HCA2 수용체를 활용해 ‘HCA2 DREADD(HCAD)’라는 이름의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DREADD(Designer Receptors Exclusively Activated by Designer Drugs)라는 화학유전학 기술을 기반으로 했다. 이는 ‘특정한 약물에 의해 선택적으로 활성화되는 수용체’를 의미하는 말로, 연구자들로 하여금 특정한 신경세포의 활동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HCAD는 기존의 DREADD 기술 중 주로 억제성 신호를 전달하는 Gi-DREADD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Gi-DREADD를 기반으로 말초 신경에 특화시킨 형태가 HCAD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HCA2 수용체는 뇌에서 낮은 농도로 존재하며, 말초 신경계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발현을 보인다. 즉, 말초 신경에 특화된 수용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말초 신경계에서 발생하는 특정 기능을 조절하기에 유리하다. 

    또한, HCAD는 혈뇌장벽(BBB)을 통과하지 않는다. 즉, 뇌로 유입되지 않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중추 신경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는 기존의 DREADD 기술과 HCAD 사이의 가장 핵심적인 차이점이다. 기존 DREADD는 중추 신경계에도 작용하지만, HCAD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약물로 인한 중추 신경계 부작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품고 있다.

     

    중추 신경 영향 없이 통증 완화 성공

    한편, 연구팀은 HCAD의 활성화를 위한 특수한 리간드(ligand)도 설계했다. 리간드는 생화학 분야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수용체와 결합해 그 기능을 유도하는 분자를 의미한다. 즉, HCAD 수용체와 결합해 그 활성화를 촉진하는 특수한 분자를 직접 설계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HCAD는 필요할 때만 선택적으로 활성화할 수 있다. 혈뇌장벽을 통과하지 않으므로 오로지 말초 신경계에서만 효과를 발휘한다. 

    연구팀은 이 부분을 검증하기 위해 동물 모델 실험을 진행했다. 먼저 말초 신경 중 하나로 척수 뒤편에 위치한 배근신경절(Dorsal Root Ganglion, DRG) 뉴런에 HCAD를 발현시켰다. 그런 다음 리간드를 처리해 수용체를 활성화하자, 급성 및 염증성 통증이 효과적으로 완화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중추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말초 부위 통증을 조절할 수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새롭게 개발된 HCAD 시스템이 말초 신경계에서의 기능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는 향후 전신 곳곳에 발생하는 통증이나 염증 관련 질환의 치료법을 발전시키는 데 있어 다방면으로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혜진 교수는 “기존 중추 신경계에 국한돼 있던 기술을 말초 조직까지 확장해 적용할 수 있는 방식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학술적으로 높은 의의를 갖는다”라며 “앞으로 말초 신경과 관련된 신경병증, 통증, 염증, 가려움증 뿐만 아니라, 대사, 암, 면역 등 말초 분야의 기초 및 중개 연구에서도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생물학 분야 학술지인 「Cell」에 이달 초 게재됐다.

  • 혈뇌장벽을 자연스럽게 통과하는 새로운 방법

    혈뇌장벽을 자연스럽게 통과하는 새로운 방법

    혈뇌장벽 내피세포의 세포막을 통해 자연스럽게 통과하는 방식 / 출처 :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과대학
    혈뇌장벽 내피세포의 세포막을 통해 자연스럽게 통과하는 방식 / 출처 :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과대학

    뇌는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이라 할 수 있다.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중심기관이 심장이라면, 뇌는 ‘존재’를 유지하기 위한 중심기관이라 할 수 있다. 뇌는 우리 몸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기관이자, 여전히 풀리지 않은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기관이기도 하다.

    높은 중요성으로 인해, 뇌는 스스로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을 여럿 가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혈뇌장벽(Blood-Brain Barrier, BBB)이다. 혈뇌장벽은 혈관과 뇌 사이에 존재하는 장벽으로, 뇌를 보호하기 위한 자연 보호막이라 할 수 있다.

    혈뇌장벽은 뇌의 보호자 역할을 하지만, 때때로 뇌에 필요한 것들조차 막아버리기도 한다. 치료 목적으로 주입된 약물이 대표적인 예다. 이를 위해 혈뇌장벽을 통과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제시됐지만, 저마다의 이유로 한계가 있었다. 여기에 미국의 한 의과대학에서 또다른 혈뇌장벽 통과 방법에 대한 연구 결과를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Nature Biotechnology)」에 게재했다.

     

    혈뇌장벽이 약물을 막는 이유

    혈관은 우리 몸의 보급선 역할을 한다. 병원균이나 해로운 물질이 침투하기 가장 쉬운 경로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뇌는 혈뇌장벽을 통해 혈관으로 운반돼 온 물질을 선택적으로 통과시킨다. 해로운 물질, 정확히는 ‘해롭다고 판단한 모든 것’이 뇌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검문하는 셈이다.

    일반적인 상태를 기준으로 본다면, 혈뇌장벽은 체내 대사를 통해 만들어진 물질은 통과시키고, 완성된 형태로 주입된 물질은 차단한다. 이 때문에 문제가 되는 부분 중 하나는, 뇌에 생긴 병증을 치료하기 위해 투여한 약물도 차단한다는 것이다.

    혈뇌장벽은 뇌의 모세혈관을 구성하는 내피세포로 구성돼 있다. 세포들이 ‘밀착 결합’ 방식으로 매우 촘촘하게 연결돼 있어 물질의 통과를 막는 방식이다. 여기에 아교세포와 미세아교세포 등에 의해 보완되면서 더욱 견고한 방어 능력을 갖게 된다.

    보통 약물들은 상대적으로 분자 구조가 크다. 이 때문에 촘촘하게 구성된 혈뇌장벽을 통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400달톤(Da) 이상의 분자가 포함돼 있는 물질은 혈뇌장벽을 통과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는, 혈뇌장벽에 존재하는 효소로 인해 약물의 일부 성분들이 대사돼 버려, 통과하더라도 본래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혈뇌장벽 통과를 위한 시도들

    필요에 따라 혈뇌장벽을 통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 구조적 특성을 고려한 여러 우회방법이 고안됐다. 먼저 약물을 화학적으로 변형시켜 혈뇌장벽을 통과하기 쉬운 형태로 만드는 방법이 있다. 다만 이는 약물 종류에 따라 화학적 변형이 불가한 경우도 있었고, 변형된 약물이 본래 효능을 잃는 경우도 있었다.

    전기적인 자극을 가해 혈뇌장벽의 투과성을 일시적으로 높이는 방법도 있다. 한순간 투과성을 높여서 약물이 통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각광받았지만, 이를 통해 혈뇌장벽에 장기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밖에도 혈뇌장벽의 세포 사이를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작은 나노입자 크기로 약물을 만드는 방법, 혈뇌장벽 투과율이 높은 지질 구조(리포솜)를 사용해 약물을 통과시키는 방법 등도 연구되고 있는 방법론이다. 이들 모두 획기적인 방법이지만 안전성 문제 및 제조 과정의 복잡함이 한계로 남았다.

     

    ‘자연스러운 통과’ 가능성 제시

    미국 뉴욕에 위치한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과대학의 연구팀은 기존의 방법들과 다른 방향에서 치료 목적의 약물을 뇌 조직에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 

    ‘혈뇌장벽 교차 접합체(BBB Cross-Connecting, BCC) 시스템’이라고 이름 붙인 이 방법은 ‘투과성 세포작용’이라는 생물학적 과정을 활용한다. 치료 목적으로 만들어진 대형 분자를 정맥 주사로 주입한 다음, BBB의 내피세포로 하여금 해당 물질을 포획해 뇌로 전달하게끔 하는 방식이다.

    본래 일정 크기 이상의 분자는 혈뇌장벽의 촘촘한 틈새를 통과할 수 없다. BCC 시스템에서는 내피세포들이 결합한 틈새가 아닌, 내피세포의 세포막을 통해 반대편으로 넘어가는 방법을 사용했다. 내피세포 자체와 상호작용함으로써 정당하게 통과하게끔 만들어진 것이다.

    연구팀은 ‘BCC10’이라고 이름 지은 화합물을 기반으로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특정 유전자 발현을 조절 또는 억제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설계된 DNA 또는 RNA 조각)를 조합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뇌에 해로운 영향을 끼치는 유전자의 활동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알츠하이머, 근위축성 측삭 경화증(ALS)과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을 유발하는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함으로써 해당 질환의 발생 위험을 줄인 것이다.

     

    주요 장기 손상 없어

    BCC 시스템은 쥐 모델 실험 결과 이 과정에서 다른 주요 장기에 손상을 주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약물에 변형을 주지도, 혈뇌장벽에 자극을 주지도 않으며, 혈뇌장벽 내피세포의 대사 과정을 활용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자연스럽다. 

    이는 ‘BCC 시스템’을 하나의 플랫폼처럼 사용함으로써, 치료 목적으로 투여된 약물이 무엇이든 혈뇌장벽을 자연스럽게 통과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이 방법은 향후 다양한 뇌 질환에 대한 치료법을 발전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연구팀은 향후 대형 동물 모델을 대상으로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쥐 모델을 대상으로 한 안전성과 효능은 입증됐기 때문에 단계별로 진행해가겠다는 입장이다. 뇌 질환 치료 플랫폼으로서 BCC를 반복적으로 검증하는 것이 연구팀의 최종 목표다.

  • 이유 없이 손발이 저리다면? 말초신경질환 의심

    이유 없이 손발이 저리다면? 말초신경질환 의심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일상에서 손과 발의 저림 증상은 흔하게 겪는 일이다. 손과 발, 혹은 팔과 다리가 눌리는 자세를 유지하다가 어느 순간 감각이 무뎌지거나 저리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딱히 어딘가에 눌리지 않았는데도 감각이 무뎌지거나 저리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면 불안해지게 마련이다. 갑작스레 찾아오는 손발의 무뎌지는 증상, 왜 그런 걸까?

     

    신경계통의 구조 이해하기

    ‘저리다’라는 감각은 신경계의 소관이다. 우리 몸의 신경계는 크게 ‘중추신경’과 ‘말초신경’으로 나뉜다. 중추신경은 주요 줄기에 해당하는 뇌와 척수를 가리킨다. 감각을 비롯한 각종 정보를 ‘처리’하고 ‘통제’하며 명령을 내리는 등의 역할을 한다. 

    그 외에 나머지, 신체 각 부위로 뻗어나간 신경은 모두 말초신경에 해당한다. 직접 명령을 내리지는 않고 ‘전달’ 역할을 주로 한다. 중추신경에서 내려온 명령을 신체 각 부위에 전달하거나, 감각을 통해 들어온 정보가 처리될 수 있도록 중추신경으로 전달하는 역할이다. 중추신경이 중앙에 있는 관제센터라면 말초신경은 실제 일이 이루어지는 현장인 셈이다.

    중추신경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치명적이다. 몸 전체에 명령을 내릴 중심축이기 때문이다. 반면, 말초신경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해당 부위에 국한되는’ 경향이 있다. 이 또한 심각할 수도 있지만, 중추신경에 비하면 대체로 덜한 편이다.

     

    손이나 발이 이유없이 저리다면?

    위 분류에 따르면 손과 발, 팔과 다리는 모두 말초신경의 영역이다. 따라서 각각의 부위에 발생하는 저린 감각은 대개 말초신경 문제로 인해 발생한다. 사람에 따라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으로 여기고 가볍게 넘기기도 하고, 뇌 질환이나 심혈관 질환 같은 중한 병과 연결지어 불안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말초신경질환’인 경우가 많다. 뇌, 척수를 제외한 신체 모든 곳에는 말초신경이 분포해 있고, 감각이 저하되거나 통증이 지속되는 것을 비롯해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말초신경질환’이라고 통틀어 부른다. 여기에 구체적인 증상과 원인 등에 따라 세부적으로 분류된 명칭이 붙는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신경과 김영도 교수는 “말초신경에 문제가 발생하면 감각 이상, 저린 증상, 통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며 “저림, 시림, 화끈거림, 콕콕 쑤시는 느낌,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 피가 잘 안 통하는 느낌, 마취된 것과 같은 둔한 감각 등의 증상도 여기에 포함된다”라고 이야기했다. 말초신경이 해당 부위의 움직임(운동)에도 관여하기 때문에 힘이 쭉 빠지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말초신경질환, 왜 생기나?

    손과 발이 저린 증상은 보통 ‘압박성 말초신경장애’다. 말초신경이 단단한 근막이나 인대를 통과하는 부위에 눌리거나, 뼈의 돌출된 부위를 지나는 부위가 눌리면서 발생한다. 혹은 전신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질환으로 인해 합병증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신경 압박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경우, ‘압박성 신경병증’이 생길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손목 터널 증후군’이다.

    이외에 당뇨가 진행되며 생기는 ‘당뇨성 말초신경병증’이 있다. 당뇨로 인해 혈당 수치가 높게 유지되고, 이로 인해 신경 세포와 혈관에 손상이 발생하면서 신경 기능이 저하되는 것이다. 다방면으로 점검해도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 ‘특발성 말초신경질환’으로 진단한다. 실제 임상에서는 상당수 환자들이 특정되는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말초신경에는 감각 외에도 운동신경과 자율신경도 존재한다. 힘이 빠지거나 근육이 위축되는 것이 운동신경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증상이며, 땀 분비나 소화불량, 어지럼증, 배뇨장애 등은 자율신경 이상으로 발생한다. 손과 발에 발생할 수 있는 자율신경 이상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다한증’을 들 수 있다.

     

    과도한 불안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말초신경 이상으로 나타나는 증상은 몇 가지로 압축하기가 어렵다. 별다른 이유 없이 감각이나 운동 기능에 이상이 있다고 느껴진다면, 우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증상을 전달하고 필요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큰 병이 아닐까 지레 겁먹고 과도하게 불안해하는 것도 좋지 않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겨버리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야기다.

    만약 가족 중에 고혈압, 당뇨 등 대사이상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보다 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별다르게 아프거나 불편한 곳이 없는 경우에도, 나이가 들고 특정 습관이 누적됨에 따라 기존에 없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말초신경질환은 정확한 진단을 받은 뒤 건강한 습관을 유지하며 꾸준하게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원인을 특정할 수 없는 특발성 질환이라도 마찬가지다. 김영도 교수는 “완치가 어렵다는 이유로 실망하고 포기하는 환자가 많다”라며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라고 조언했다.

  • 뇌졸중, 전조 증상을 알면 대비할 수 있다

    뇌졸중, 전조 증상을 알면 대비할 수 있다

    Designed by Freepik
    Designed by Freepik

     

    뇌졸중은 2022년 전세계적으로 사망원인 2위로 등재된 병이다. 우리나라만으로 범위를 한정하더라도 사망원인 4위다. 뇌졸중(腦卒中)은 뇌혈관이 막히는 허혈성 뇌졸중(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지는 출혈성 뇌졸중(뇌출혈)을 총칭하는 말이다. 인간의 뇌는 심장과 마찬가지로 하루 24시간 쉬지 않고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는 장기다. 그 말인즉슨, 24시간 중 잠시라도 산소와 에너지 공급이 중단되면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거나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의미다. 

    뇌는 부위별로 다른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매우 세밀한 조직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 몸에 도는 혈액의 약 20%가 뇌로 공급될 정도다. 뇌로 가는 혈관이 막혀 혈액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 뇌세포가 괴사하며 여러 기능 장애를 일으킨다. 이것이 바로 허혈성 뇌졸중으로, 전체 뇌졸중 환자의 약 90% 가까이를 차지하는 유형이다. 이와 달리 출혈성 뇌졸중은 혈관이 터져 출혈이 발생하면서 뇌 손상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혈종이 생기거나 뇌압이 상승하는 등 후속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더욱 위험한 것으로 본다. 비율로는 전체의 10% 남짓이지만, 발병 후 2일 이내에 사망하는 경우가 절반 가까이 되는 치명적인 증상이다. 이 위기를 넘기더라도 증상 발생 1개월 이내에 약 35~52%의 사망률을 보인다.

    뇌졸중은 일단 발생하면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치료가 되더라도 뇌 기능 측면에서 영구적 손상 또는 장기적인 후유증을 남긴다. 돌이키기 어렵다는 의미다. 따라서 무엇보다 예방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최선이다. 예방을 위해 필요한 것은 두 가지. 올바른 생활습관, 그리고 전조 증상을 명확히 아는 것이다. 뇌졸중은 뇌 기능과 관련된 이상증세로서 조짐을 보인다. 만약 무언가로 얻어맞은 듯 극심한 두통이 찾아와 쓰러지거나 온몸을 웅크릴 정도라면 거의 확실한 증상이라고 봐야 한다. 좌측, 우측 중 한쪽 팔과 다리가 저리거나 마비 증세가 오는 것, 혹은 한쪽 눈이 갑작스럽게 보이지 않거나, 초점이 두 개로 나눠져 보이는 것 역시 뇌졸중의 조짐이다. 갑자기 말하는 것이 어눌해지거나, 상대방이 하는 말에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언뜻 보면 전신 곳곳에서 나타나는 증상이지만, 모두 뇌의 각 부분이 담당하는 기능과 연결돼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면 보다 빠른 짐작이 가능해진다. 만약 뇌졸중 의심 증상으로 보이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지체 없이 119에 신고하고 응급실이나 관련 전문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 내 의료시설의 위치 등을 파악해두는 것도 좋겠다. 

    뇌졸중은 어느 순간 갑자기 발생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쉽지만, 오랜 기간 해로운 습관이 축적되다가 어느 임계점을 넘어섰을 때 발생하는 경우다 대부분이다. 흡연이나 음주 같은 해로운 습관이나 비만을 유발하는 생활양식,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동맥경화, 심장병 등의 질환이 뇌졸중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특히 나트륨과 콜레스테롤 섭취를 가급적 절제하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뇌졸중을 비롯한 뇌혈관 관련 질환으로 진단 받는 환자 수는 최근 5년 간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그로 인한 사망률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지표로부터 무엇을 보아야 하는가? 의료 기술의 발달로 치명적인 질병도 치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발견해도 좋다. 하지만 그보다는 진단 건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현실에 주목하는 편이 좀 더 유의미한 일이 아닐까.

회사소개 ·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저작권보호정책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헬스라이프헤럴드 | (주)메이븐크리에이티브 |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 설월길 45-13 2층

대표전화 070-8890-5653 | 이메일 healthlifeheraldnews@naver.com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경기 아 53970 | 등록일 2024-02-21 | 발행인·편집인 나지홍 | 청소년보호책임자 나지홍

Copyright © 헬스라이프헤럴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