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인 사람들은 흔히 정크 푸드라 불리는 것들을 비롯해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을 즐겨먹을 거라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에서는 메뉴에 상관 없이 ‘식사 자체를 즐기지 않는 것’이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이와 함께 식사 자체에 대한 즐거움을 회복하는 비만 치료 전략을 제시한다.
비만 치료 전략 – '즐거움' 되찾기
고지방 식단을 지속적으로 섭취하게 되면, 뇌는 점점 그것에 적응하게 된다. 즉, 시간이 지나면서 고지방 식단을 먹어도 만족감과 같은 긍정적 기분이 덜하게 된다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 캠퍼스에서 수행한 연구에서는 ‘음식에서 느끼는 쾌감이 줄어들기 때문에 과식이 유발된다’라고 이야기한다.
최근 <네이처(Nature)>에 발표한 이 연구는 쥐 모델을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뉴로텐신(Neurotensin)’이라 불리는 호르몬 수치가 회복됐을 때, 음식을 먹는 것에 대한 만족감이 증가해 과식의 경향이 줄어든다는 내용이다. 비록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지만, 이는 비만 치료 전략을 세우는 데 있어 새로운 관점, 즉 ‘먹는 즐거움의 회복’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먹는 즐거움의 회복'이 새로운 비만 치료 전략이 될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비만 치료제와 다른 메커니즘
현재 사용되고 있는 비만 치료제는 보통 식욕을 억제하거나 신체 대사율을 증가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뉴로텐신의 회복은 이와 다른 메커니즘을 보여준다. 뇌의 보상 시스템을 활성화하고, 음식을 먹는 과정을 즐길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과식을 예방하는 것이다.
식욕을 줄이는 것은 기본적으로 부정적인 접근법이다. ‘과식’이라는 부정적인 행위를 규정하고, 이를 막기 위한 방향과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에 비하면 ‘음식을 먹는 즐거움’을 회복한다는 것은 긍정적인 접근법이라 할 수 있다.
‘먹는 즐거움’을 회복하는 방법
식사의 기본 요소로 강조하는 ‘천천히 먹기’와도 어느 정도 맞닿아 있다. 음식을 빨리 먹는다는 것은 음식의 맛과 냄새, 질감 등에 집중하지 않고 그저 씹고 삼키는 것에 급급하다는 의미다. 실제로 이렇게 식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고, 그 결과 과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식사 중간에 ‘아직도 이 음식을 즐기고 있는가?’라고 의식적으로 물어보는 것도 시도해볼 만한 방법이다. 푸짐하게 차려진 음식을 처음 먹기 시작할 때와, 어느 정도 반복해서 먹었을 때의 느낌은 분명히 다르다.
음식의 맛과 씹히는 감각에 집중하다보면 어느 순간 포만감과 함께 ‘그만 먹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이런 방법들을 통해 뉴로텐신 회복을 촉진하게 되면 음식을 먹는 것에 대한 즐거움이 무엇인지에 집중할 수 있고, 습관적으로 무언가를 먹게 되는 상황도 예방할 수 있다. 이는 가장 자연스러운 비만 치료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음식의 맛과 냄새, 질감에 집중하면서 천천히 먹어보자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요즘만큼 ‘삶의 만족도’라는 개념이 중요했던 시대가 있었을까. 어느 시대에나 삶의 만족도를 중요하게 보는 사람은 있었겠지만, 지금만큼 많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특히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경향과 맞물리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삶의 만족도는 분명한 것 같으면서도 어렵다. 삶의 만족도에 관여하는 여러 요인들을 살펴본다.
정신건강과 삶의 만족도의 관계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무엇을 꼽겠는가?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은 무수히 많은 형태로 나올 것이다. 다만, ‘주를 이루는 동향’이 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건강’을 거론하는 답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건강에는 신체적 건강도 있겠지만, 요즘은 정신적 건강까지 함께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신체적 건강은 비교적 뚜렷하게 기준을 제시할 수 있다. 보통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지 않고 움직일 수 있다면 신체적으로 건강하다고 본다. 하지만 정신적 건강은 어떤가? 단순히 진단 기준상 질환이 없다고 해서 정신적으로 건강하다고 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정신적으로 건강하다고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마음이 편안해야 한다. 마음이 편안하다는 것은 워낙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개념이다. 하지만 여기에 ‘삶의 만족도’라는 개념이 포함된다는 것은 웬만하면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실제로 삶의 만족도가 높은 사람들은 우울이나 불안 장애의 위험이 낮게 나타난다. 긍정적인 감정을 자주 경험하게 되며, 스트레스 상황을 마주하더라도 더 잘 대처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반대로 삶의 만족도가 낮은 사람들은 부정적인 감정에 시달릴 때가 많다. 이로 인해 더 자주 스트레스에 노출되기 쉽고, 이를 잘 컨트롤하지 못하면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삶에 대한 만족감을 높이기 위해 긍정적인 사고방식, 건전한 대인관계를 중시한다. 여기에 목표를 설정하고 성취하는 느낌을 자주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밖에도 삶의 만족도에 관여하는 굵직한 요인이 있다.
보통 '바람직하다'라고 말하는 습관을 가진 사람들이 삶의 만족도도 높은 경향을 보였다 / Designed by Freepik
경제적 요인과 삶의 만족도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꼽히는 것이 ‘돈’, 즉 경제적 안정성이다. 돈이 삶의 전부가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많지만, 그렇다고 해서 돈이 아무 의미도 없다는 뜻은 아니다. 돈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삶에 만족하라는 보장은 없지만, 적어도 삶의 기본적인 문제들 중 꽤 많은 것들에 구애받지 않을 수 있다.
지난 2월, 미국 예일 대학에서 주도한 연구가 「커뮤니케이션즈 사이콜로지(Communications Psychology)」에 발표됐다. 이 연구의 핵심 아이디어는 소득을 기준으로 삶의 만족도와 스트레스 수준을 파악하는 것이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득이 높을수록 삶에 만족하는 경향은 뚜렷해진다. 다만, ‘스스로 보고하는 스트레스 정도’도 함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약 10년에 걸쳐 미국에 거주하는 205만 명 이상의 성인들에게 답변을 받아 그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우선 ‘바람직한 생활습관’을 가진 사람들이 대체로 삶의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런 다음, 이들을 별도로 그룹화해서 소득 수준에 따라 재차 분석을 진행했다.
연구팀 소속의 카르티크 아키라주 박사 후 연구원은 “보통 바람직하다고 말하는 생활습관을 가진 사람들은 비교적 낮은 소득에서도 삶의 만족도가 높은 경향을 보였다”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아키라주 박사는 “다만, 역설적이게도 바람직한 생활습관을 가진 사람들은 소득이 높아짐에 따라 스트레스 수준도 증가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더 큰 책임과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위치에 있거나, ‘워라밸’ 즉 일과 삶의 균형이 좋지 않기 때문일 것이라고 보았다. 소득이 증가하면서 전반적으로 삶의 만족도는 올라가지만, 어느 순간에는 소득의 상승보다 사회적 책임이 더 크게 와닿으면서 스트레스 수준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소득수준은 대체로 삶의 만족도와 비례 관계에 있지만,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가면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 Designed by Freepik
그 외 삶의 만족도에 관여하는 요인들
경제적 요인이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맞지만, 그것이 삶의 만족도를 결정하는 전부는 아니다. 예일 대학의 연구에서도 소득 수준을 비교하기 전 ‘바람직한 생활습관’을 가진 사람들일수록 삶에 만족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처럼 말이다.
연구팀이 수집한 바람직한 생활습관의 데이터에는 흔히 아는 사항들이 포함된다. 건강한 식사, 규칙적 운동, 적당한 사교활동, 활발한 네트워크 등이다. 특히 가족, 친구, 적당한 수준의 커뮤니티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긍정적인 감정을 더 많이 경험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신건강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끄는 토대가 된다.
여기에 더해, 자기 자신에 대한 존중도 중요하다. 흔히 ‘자존감’이라고도 불리는 자아 존중감이 높은 사람들은 대체로 삶에 대한 만족감도 높은 경향이 있다.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에서도 더 잘 대처할 수 있는 힘을 제공한다.
이런 것들은 대개 하루 아침에 갖출 수 있는 것들이 아니기 때문에, 꾸준한 관심과 개선 노력, 자기 훈련 등이 필요하다. 정신건강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자존감 훈련’과 같은 교양 프로그램을 드물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이와 함께, 마음챙김이나 명상, 가벼운 산책과 같은 활동들은 즉각적으로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 관리는 곧장 효과를 볼 수 있는 기법들이므로,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자존감은 삶의 만족도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항목이다 / Designed by Freepik
이제는 꽤 오래 전 일이 됐지만, 한때 모 코미디 프로그램의 마지막 테마곡이 들리면 기분이 가라앉던 시절이 있었다. 일요일 저녁의 끝, 다가올 월요일을 맞이해야 한다는 신호와도 같았던 탓이다.
물론 개개인의 기분이 어떻든 상관없이 시간은 흐르고 매주 월요일은 찾아왔다. 그저 할 수 있는 최선은 다음 주말까지 얼마나 남았는지를 의식하지 않으려 애쓰며 ‘버티는 것’ 뿐이었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누군가 사고방식을 바꾸려 시도한 사람이 있고, 그것에 성공해 보다 나은 삶을 누리는 사람들이 있다.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글로벌 미디어 ‘더 컨버세이션’에서는 지난 12월 26일, ‘일상의 지루함을 바꿔 좋은 삶을 얻기 위한 세 가지 심리 전략’이라는 콘텐츠를 선보였다. 심리학과 철학을 교차·통합하여 탐구하는 학술 저널 「철학심리학(Philosophical Psychology)」에 2020년 게재된 논문을 비롯해 여러 심리학·철학 연구를 토대로 한 글이다. 그 내용을 재구성하여 전한다.
행복과 심리적 풍요의 차이
과거 한때 사람들은 ‘행운’을 기원했다. 수많은 세잎클로버 사이에서 네잎클로버를 찾고, 그것에 행운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주위에 무성한 세잎클로버가 ‘행복’을 의미한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사람들의 관심은 행복으로 옮겨갔다. 그 후로 사람들은 한동안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왔다.
다시 또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행복을 추구하는 경향은 그대로지만, 무엇을 행복으로 정의할 것인지에 대한 관점이 달라졌다고 할까. ‘더 컨버세이션’에서는 이 지점에서 ‘심리적 풍요’라는 개념을 내비친다. 이는 ‘강력한 인지적 참여’를 전제로 하는 것으로, 행복과는 다른 개념이라고 강조한다.
행복은 긍정적인 감정 상태를 포괄적으로 가리키는 말이다. 기쁨, 즐거움, 만족감 등이 모두 행복의 범주 안에 포함된다. 행복은 한동안 지속될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어느 한순간 ‘행복하다’라고 느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리적 풍요는 개인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의미 있음, 만족감, 성취감, 자아실현 등을 의미한다. 엄밀히 따지자면 행복의 한 범주에 속할 수도 있지만, 단순히 기분이 좋은 상태를 넘어 ‘깊이 있는 경험과 깨달음’을 포함한다. 이런 이유로 심리적 풍요는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 동안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 스스로 ‘내 삶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라는 뿌리로부터 행복감이 지속되는 것이다.
스스로 느끼는 성취감이 '심리적 풍요'의 핵심 / Designed by Freepik
마음챙김 2.0, ‘그냥’ 주목해보기
2018년 ‘심리적으로 풍부한 삶(The psychologically rich life)’이라는 제목의 논문은 철학심리학 저널 2020년 33호에 게재됐다. 이 논문에서는 심리적 풍요로움을 위해 세 가지 키워드를 제시한다. 그 중 두 가지는 ‘호기심’과 ‘창의성’으로,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개념이다.
나머지 한 가지가 중요하다. ‘더 컨버세이션’에 글을 기고한 미들베리 대학의 철학과 교수 로레인 베서는 ‘마음챙김 2.0(mindfulness 2.0)’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름 자체는 생소할 수 있지만, 방법은 그리 낯설지 않다. 쉽게 말하자면 ‘판단하지 않고 주목하는 것’이다. 명상을 배우거나 마음챙김 수행을 시도해본 적이 있다면 익숙할 것이다.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수많은 일상들이 있다. 대부분의 것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 별 생각없이 지나친다. 하지만 정말 그것들이 ‘당연한’ 것인가? 자세히 들여다볼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지나치게 되고 그것이 습관으로 자리잡았을 뿐, 그들 중 무엇 하나도 당연한 것은 없다.
로레인 베서 교수는 이런 식으로 ‘특정 사물에 주목해보는 것’이 마음챙김 2.0의 첫 단계라고 이야기한다. 전철이나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주위에 있는 어떤 사물, 운전석에 앉아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창밖에 보이는 어떤 지점 등이다. 예를 들자면 보도블럭의 모양,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추위에 떨지 않을 수 있도록 설치된 폐쇄형 버스 정류장이 있겠다.
핵심은 구태여 관여할 필요로, 관심을 가질 필요도 없던 사소한 것들에 대한 관찰이다. 그것들을 시작점으로 삼아 관련이 있는 다른 생각으로 꼬리를 물고 이어가보는 것. 쓸데없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의외로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별 것 아닌 일상에 주목해보는 연습을 해보자 / Designed by Freepik
호기심과 창의성으로 연결
세부사항에 주목하는 것이 익숙해진다면, 비로소 ‘호기심’과 ‘창의성’이 활발하게 작용할 수 있게 된다. 어떤 식으로 생각을 이어가야 할지 어려워 하는 사람들을 위해, 로레인 베서 교수는 몇 가지 예제를 제시한다. ‘버스 정류장은 항상 이 자리에 있었나?’, ‘정류장 벽면에 붙은 광고는 언제부터 여기에 있었지?’, ‘이 이상한 광고에 자꾸 눈길이 가는 이유는 뭐지?’
혹은 특정 사람을 대상으로 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버스를 타는 사람이 있다면,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도 익숙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 사람이 어떤 옷을 입었는지, 어디에서 내리는지 등에 주목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다만, 특정 사람을 주목하는 것은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으므로 그리 권장하는 방법은 아니다.
이러한 원리는 창의성으로도 연결된다. 호기심이란 곧 질문이고, 그에 대한 답은 검색을 통해 찾아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검색으로 해결되지 않거나, 검색해서 찾을 수 없는 종류의 것이라면 차선책은 ‘가설’을 세워보는 것이다. 정확하지는 않더라도 비슷하거나 관련된 내용을 찾아보면서 채워지지 않는 조각들을 자신만의 그럴듯한 생각으로 채워보는 것이다.
베서 교수는 “사람들은 종종 창의성을 예술가나 발명가에게 타고난 재능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이는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창의성은 마음에 새로운 연결을 형성하는 기술이다. 새로운 일, 평소에 하지 않던 일을 하는 순간 사람은 이미 창의적이 된다는 설명이다. 익숙한 레시피에 사소한 요소를 바꿔보는 것도 창의성에 해당한다.
생각의 작은 변화로부터
무언가에 의문(호기심)을 갖고 그에 대한 답(창의성)을 내릴 때, 그 사람의 그 순간은 참신함으로 채워진다. 이것이 ‘심리적 풍요’의 기본이다. 익숙한 것을 새롭게 바라보려는 과정에서 강력한 형태의 인지적 참여가 자극된다는 논리다.
베서 교수는 “아주 조금만 창의성을 발휘해도 일상에 참신함이 더해진다”라고 이야기한다. 평소에 입지 않던 옷을 입어보는 것, 컴퓨터나 스마트폰의 배경 화면을 낯선 무언가로 바꿔보는 것, 평소라면 사지 않던 사소한 간식거리를 사는 것, 잘 쓰지 않는 문구류를 바라보며 ‘나라면 이것을 어디에 쓸 수 있을까’라고 생각해보는 것. 모든 것이 하루를 참신하게 만드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출발점은 ‘마음챙김 2.0’, 즉 무엇이든 눈에 들어오는 아무 것에나 주목하고 관찰해보는 것이다. 순간의 참신함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지루함은 희석된다. 늘 같은 풍경과 같은 생각이 가져오던 무색무취의 모든 것에 색깔과 향기를 입히는 것과 같다.
작은 변화가 쌓여 한 시간을 바꾸고, 다시 그 시간이 쌓여 하루를 바꾼다. 이것이 거듭되면 아주 보통인 하루를 보내면서도 소소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추구하게 된다. 그쯤 되면 알게 될 것이다. 심리적 풍요라는 것이 그리 어렵지만은 않다는 것을.
심리적 풍요는 '매 순간에 집중'하는 데서 출발한다 / Designed by Freepik
견물생심(見物生心)이라 했다. ‘눈에 보이면 욕심이 생긴다’라는 뜻이다. 식탐(食貪)을 설명할 때 이것만큼 적합한 말이 또 있을까. 식탐은 다이어트에 있어 최대의 적이라 할 수 있다. 배가 고프지 않아도 음식이 눈에 띄면 먹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현대는 적어도 음식에 있어서만큼은 풍요의 시대다. 먹을 수 있는 게 너무 많다보니 선별해서 먹어야 하고, 언제든 필요할 때 먹을 수 있다보니 적당한 만큼만 먹어야 한다. 그것이 당연시되는 시대다. 그래서 식탐은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식탐이 있는 사람은 본인이 자각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스스로 알고 있는 경우는 어느 정도 통제될 가능성이 있지만, 본능을 억누르는 일인 만큼 힘들 수밖에 없다. 식탐은 대체 왜 생기는 걸까? 식탐을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식탐은 왜 생기는 것일까?
우선 ‘본능’의 관점에서 보자. 과거에는 지금과 달리 먹을 것이 부족했던 시기가 많았다. 따라서 먹을 기회가 생기면 한 번에 가능한 많은 양의 음식을 먹는 것이 중요했을 것이다. 그 시절의 본능이 유전돼 현대까지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일부 유전자 변이가 식탐과 관련돼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선천적으로 식탐을 타고나는 경우도 있다는 의미다. 그런가 하면 어린 시절의 영양 상태나 스트레스 등에 영향을 받아 식탐이 생기는 사례도 있다.
한편,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식탐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공존한다. 보이면 욕심이 생긴다는 건 인간의 마음을 지배하는 명제다. 눈만 돌리면 가지각색의 음식들을 구할 수 있고, 미디어 등에서도 수많은 광고를 통해 본연의 욕구를 자극한다. 사회학적으로 봐도 이런 환경이 식탐을 자극한다는 분석은 타당해보인다.
신경과학계에서는 음식을 섭취하는 행위 자체가 뇌의 보상 체계를 활성화시킨다고 설명한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도파민을 분비하는 원인이 되며, 이로 인해 ‘만족감과 행복감을 얻기 위해 먹는다’라는 행동 패턴을 만든다는 것이다.
심리학적으로는 부정적인 감정으로 인해 식탐이 증폭된다고 이야기한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우울할 때 음식을 섭취함으로써 일시적으로 행복을 느낀다는 것은 경험적으로 봤을 때 납득할만한 설명이다.
다이어트를 방해하는 맛의 기억
흔히 ‘맛있다’라고 생각하는 음식은 기억에 남는다.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떠오르면 자연스레 만족감을 느낀다. 또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단지 기억을 떠올림으로써 눈으로 보지 않고도 ‘견물생심’이 생기게 된다는 뜻이다.
여기에 감정의 영역이 더해지면 더욱 단단한 식탐의 뿌리가 된다.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은 어떤 날,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어떤 음식을 먹었다고 해보자. 게다가 그 음식은 무척 맛있어서, 한순간에 스트레스를 싹 잊을만큼 행복해졌다. 그렇다면 이는 스트레스 해소 과정에 대한 하나의 학습기억이 돼,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을 때마다 그 음식을 먹고 싶어지는 프로세스를 형성한다.
이런 식의 기억이 사람에게 단 하나씩만 있을 리 없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우울감, 불안감을 느낄 만한 상황은 일상 곳곳에 도사린다. 부정적인 감정은 코르티솔 등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시켜 식욕을 자극하게 되고, 이로 인해 ‘나쁜 감정 → 음식으로 해소’라는 사이클이 만들어진다.
물론 개인차가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어떤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오히려 소화 기능이 떨어져 식욕이 없어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스트레스 – 음식’의 연결고리 끊기
어차피 음식은 살기 위해서라도 먹어야 한다. 과도한 수준이 아니라면 식탐은 오히려 음식에 대한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 다만, 식탐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다이어트와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핵심은 ‘연결고리’를 끊는 것에 있다. 좋지 않은 감정으로 스트레스 호르몬이 우리를 지배할 때, 그것을 반드시 먹는 걸로 풀어야 할 필요는 없다. 다만 주위에서 다양한 음식을 쉽게 얻을 수 있고, 워낙 다양하다보니 본인의 취향에 맞는 음식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환경이라는 점이 문제다. 다른 스트레스 해소법에 비해 훨씬 빠르고, 편하고, 즐거우니까.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몇 가지 더 강구해두는 것은 식탐 조절에 분명한 도움이 된다. 음식을 찾는 것보다 빠르고 간편하게 시작할 수 있는 것일수록 좋다.
본인의 식탐을 자각하는 사람 중에는, 그로 인해 과할 정도의 괴로움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는 식탐을 갖고 있는 스스로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는 자칫 섭식장애를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식탐을 참아내는 것이 너무 힘들다면 혼자서 이겨내려 하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려는 태도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