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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염증 발생한 곳 추적, 염증 정도 진단까지 가능해질까

    염증 발생한 곳 추적, 염증 정도 진단까지 가능해질까

    각 장기나 조직마다 산화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인지를 판별할 수 있다 / 출처 : PNAS
    각 장기나 조직마다 산화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인지를 판별할 수 있다 / 출처 : PNAS

    염증은 면역 반응 과정에서 나타난다. 즉, 우리 몸에서 무척 흔하게 발생하며, 때때로 만성이 되는 경우도 있다. 보통 혈액검사를 통해 염증 수치를 확인할 수 있지만, ‘어느 부위, 어느 조직에 염증이 있는지’를 찾아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항체를 이용해 체내 어느 곳에 염증이 있는지를 알아낼 수 있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산화 스트레스로 생성되는 화합물

    미국 클리블랜드에 위치한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 연구팀은 ‘항체를 사용해 염증을 감지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연구팀이 설명한 핵심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다. 염증이 일어나면 면역 세포가 해당 부위로 이동해 활성산소종(ROS)을 내뿜는다. 이때 발생하는 화합물의 종류 및 농도를 감지함으로써 어떤 조직, 어떤 장기에 이상이 생겼는지를 알아볼 수 있다.

    ROS는 세포의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다. 조직과 장기 세포의 노화 및 손상을 일으키는 원인이기에 보통 해로운 것으로 인식되지만, 한편으로 보면 병원균이나 미생물을 사멸시킬 때도 똑같은 작용을 한다. 면역 세포가 염증 부위를 회복할 때 ROS를 사용하는 이유다.

    ROS는 세포막에 존재하는 지질과 반응해 ‘에폭시케토옥타데칸산(EKODE)’이라는 화합물을 형성한다. EKODE는 DNA, RNA에 있는 ‘시스테인’이라는 아미노산과 반응해 안정적으로 결합하게 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렇게 만들어진 EKODE는 뇌, 심장, 간과 같이 산화 스트레스를 받는 체내 전체 장기에 축적된다. 이때 축적되는 조직이나 장기에 따라 EKODE의 구체적인 형태나 농도가 달라진다. 즉, 혈액검사를 통해 EKODE를 분석하면 각 장기의 산화 스트레스 수준이나 대사 상태 등을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정 장기의 염증 정도 예측 가능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각 장기와 조직마다 축적되는 EKODE를 식별할 수 있는 항체를 개발했다. 이 항체는 종류에 따라 염증 부위에서 생성된 특정 단백질이나 화합물에 결합한다. 즉, 어떤 종류의 항체가 반응하는지에 따라 염증이 발생한 부위를 식별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EKODE 검사를 통해 특정 장기의 산화 스트레스 정도가 정상적인 수준인지 아닌지도 확인할 수 있다. 산화 스트레스 정도가 높을 경우 염증이 새롭게 발생하거나 만성 염증 상태가 될 위험도 예측할 수 있다. 이는 당뇨병의 진행 정도를 판단하거나 혈당 조절 수준을 모니터링하는 데 쓰이는 A1C 검사와 유사한 원리다.

    연구팀은 다음 단계로, 특정 부위에 발생한 염증의 정도에 따라 어떤 질병을 의심할 수 있는지를 매칭시키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연구팀은 특히 노화로 인한 황반변성이나 당뇨성 망막증으로 인해 생성되는 EKODE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편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새로운 약물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정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약물을 개발하려면 해당 질병 부위에 작용하는 ‘반응성 시스테인’을 식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연구를 통해 발견한 반응성 시스테인들이 향후 개발될 수 있는 새로운 약물의 후보로 활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건강한 비만’, 지방 조직 구조가 다르다

    ‘건강한 비만’, 지방 조직 구조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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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만을 치료해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비만은 당뇨, 고혈압, 고콜레스테롤 등 대사질환을 동반하거나 악화시킬 위험이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비만으로 진단된 모든 사람들이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학계에서는 그 기준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밝혀내려 하고 있다.

     

    비만인의 지방 세포 분석

    지난 12월 스위스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교(ETH)와 독일 라이프치히 대학교의 연구팀은 「세포 신진대사(Cell Metabolism)」 저널을 통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과체중이나 비만인 사람들의 지방 조직을 분석해, 그 세포들의 유전자 활동 데이터를 연구한 것이다. 대사질환 발생 위험을 알려주는 지표를 세포 단위에서 찾으려는 시도다.

    연구팀은 라이프치히 비만 바이오뱅크(Leipzig Obesity Biobank)로부터 비만 진단을 받은 사람 약 70명의 의료 정보 및 생체검사 샘플을 확보했다. 

    이 샘플 그룹에는 대사질환을 겪고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함께 포함돼 있어, 소위 ‘건강한 비만’과 ‘해로운 비만’을 비교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 샘플로부터 피하지방과 내장지방에 각각 어떤 유전자가 어느 정도로 활성화돼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연구의 핵심은 지방 조직의 세포 구성을 파악하는 데 있다. 실제로 지방 조직에서 지방 세포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으며, 그 외에 면역 세포, 혈관 형성 세포, 미성숙 전구 세포, 중피 세포와 같은 다른 유형의 세포들이 더 많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특히 ‘중피 세포(stromal cells)’는 내장지방에서만 발견되는 세포로, 지방 조직의 구조를 지지하고 대사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비만인의 내장지방 구조 분석

    보통 대사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내장지방이다. 반면 피하지방은 과도하게 축적되지 않는 한 일반적으로 덜 위험한 것으로 본다. 실제로 대사질환이 있는 사람들의 내장지방 조직 세포에는 상당한 기능적 변화가 발견됐다. 대사질환이 있는 사람들의 지방 세포는 효과적으로 지방을 연소할 수 없었으며, 더 많은 ‘면역 전달 분자’를 만드는 경향을 보였다. 

    지방을 효과적으로 연소할 수 없다는 것은 대사 기능이 저하됐다는 뜻이다. 이는 지방이 더 잘 축적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면역 전달 분자가 많아지면 비정상적인 면역 반응을 유도해 ‘만성 염증’을 일으킬 위험이 높아진다. 지방이 축적됨에 따라 염증 물질이 늘어나 더 많은 염증 반응을 촉진할 수도 있다.

    한편, ‘중피 세포’의 수와 기능에서도 명확한 차이를 보였다. 대사질환을 동반한 비만인의 경우 중피 세포 수가 확연히 적었고 기능도 제한적이었다. 반면, 진단 기준상 비만에 해당하지만 대사질환이 동반되지 않은 ‘건강한 비만’의 경우, 내장 지방 내 중피 세포 비율이 더 높았다. 

    또한, 건강한 비만인의 중피 세포는 마치 줄기세포처럼 다른 세포로 전환될 수 있는 기능적 유연성을 갖고 있었다. 환경에 따라 지방 세포나 면역 세포 또는 섬유아세포로 분화함으로써, 대사 차원에서 더 유리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건강한 비만’을 구분하는 지표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한 성과는 지방 조직 내 중피 세포가 ‘건강한 비만’을 구분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연구팀은 그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즉, 중피 세포가 많기 때문에 건강한 것인지, 아니면 대사질환의 발생으로 중피 세포가 줄어드는 것인지를 확정적으로 말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다만, 비만인의 현재 건강상태를 판단하고 대사질환 발병 위험을 예측하는 것은 가능하다. 지방 조직을 분석했을 때 중피 세포의 비율과 기능적 유연성을 확인하면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 연구팀은 이와 함께 보다 명확하고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표를 추가로 탐색하고 있다. 비만인 중에서도 치료가 시급한 환자를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다른 지표를 추가로 찾아보겠다는 계획이다.

  • 알레르기와 자가면역 질환 치료 가능성 열리나

    알레르기와 자가면역 질환 치료 가능성 열리나

    해당 연구의 그래픽 초록 / 출처 : 임상 의학 저널(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해당 연구의 그래픽 초록 / 출처 : 임상 의학 저널(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알레르기와 자가면역 질환의 원인으로 여겨지는 핵심 단백질이 발견됐다. 이를 통해 알레르기 및 자가면역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치료 가능성이 열릴 것인지 주목할 만하다.

     

    세포 분화 돕는 ‘보호 단백질’

    미국 휴스턴 메소디스트 병원의 연구팀이 최근 「임상 의학 저널(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알레르기와 자가면역 질환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열쇠는 ‘아펙스1(Apex1)’이라는 이름의 단백질에 있다. 

    Apex1은 기본적으로 세포의 보호를 담당한다. 세포가 산화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DNA 손상이 발생하는데, Apex1이 이를 방어함으로써 세포의 생존을 돕는 것이다. 

    면역 세포에서도 마찬가지다. 면역 세포가 각각의 역할을 하는 세포로 분화될 때 DNA 복제가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DNA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 Apex1이 손상을 보호함으로써 면역 세포가 무사히 분화될 수 있도록 돕는다. 

     

    알레르기와 자가면역 질환의 원인

    면역 세포 중에는 ‘킬러 T세포’라 불리는 것이 있다. 정식 명칭은 ‘세포 독성 T세포’ 또는 ‘CD8+ T세포’로, 감염된 세포나 종양 세포 등을 인식하고 공격해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알레르기나 자가면역 질환은 이들이 오작동을 일으키거나 과민 반응을 하는 것이 주 원인이다. 

    알레르기는 특정 항원을 접했을 때 면역 반응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는 것이며, 자가면역 질환은 체내의 정상 조직이나 세포를 이물질로 인식해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 기본적인 메커니즘이다. 구체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에는 차이가 있지만, ‘특정 조건에서 킬러 T세포가 활성화된다’라는 공통점이 핵심이다.

     

    오작동하는 면역 세포 제거

    메소디스트 병원 연구팀은 알레르기 또는 자가면역 현상이 발생했을 때 활성화되는 킬러 T세포를 억제하는 접근법을 내놓았다. 활성화되는 킬러 T세포들의 Apex1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DNA 손상을 보호해주던 단백질을 제거함으로써 오작동하는 킬러 T세포들의 사멸을 유도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검증하기 위해 자가면역 질환의 일종인 루푸스와 다발성 경화증이 유도된 쥐 모델을 활용했다. 질환이 유도된 쥐 모델 중 일부에서 Apex1 유전자를 삭제한 다음,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모델과 비교했다. 그 결과 24주를 기점으로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모델은 사망했으며, Apex1 유전자를 제거한 모델은 더 오랫동안 살아남았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과민 반응 등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면역 세포를 제어함으로써 자가면역 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선택적 제거’를 위한 연구

    연구팀의 접근 방식에서 중요한 것은 ‘선택적 제거’다. Apex1은 기본적으로 세포의 손상을 보호하는 이로운 단백질이다. 따라서 일괄적으로 차단할 경우, 면역 체계는 물론 몸 전체에 어떤 문제를 일으킬지 장담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트리거에 의해 활성화된 면역 세포에만 영향을 미친다’라고 설명했다. 알레르기와 자가면역 질환을 일으키는 조건이 발생했을 때, 활성화되는 특정 면역 세포에 대해서만 Apex1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단계를 계획 중이다. Apex1을 ‘선택적으로 표적’으로 삼을 수 있는 화합물을 보다 합리적으로 설계하는 것, 그리고 이를 이용한 임상시험을 진행해 안전성과 효과성을 검증하는 것이다. 한편, 장기 이식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이식 거부반응 문제도 같은 방법론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항체 없어도 T세포로 예방 가능, 백신 접종 횟수 달라질까?

    항체 없어도 T세포로 예방 가능, 백신 접종 횟수 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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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러스 감염을 막는 데 있어 특정 중화 항체보다 백혈구의 일종인 T세포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이를 토대로 백신 접종 및 관련 정책에 대한 변화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화 항체 없어도 감염 막는다?

    듀크 의과대학과 싱가포르 의대(NUS) 연구팀은 싱가포르 종합병원과 협력해 감염과 백신 관련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T세포만으로도 바이러스 감염을 완전히 막을 수 있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이전까지 백신 접종을 통해 ‘중화 항체’를 형성해야만 감염을 막을 수 있다고 했던 것과 상반되는 내용이다.

    중화 항체란 바이러스가 세포에 들어가는 것을 막는 단백질을 말한다. 특정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체내에 들어왔을 때, 이에 해당하는 항체가 바이러스에 결합해 무력화시키는 것이 기존의 감염 대응 원리였다. 

    이를 ‘항균 면역’ 또는 ‘살균 면역’이라 한다. 이 방식은 매우 효과적이어서 지금까지 널리 사용돼 왔다. 하지만 듀크-NUS 연구팀이 「네이처 미생물학(Nature Microbiology)」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서는, 중화 항체 없이 T세포만으로도 바이러스 감염을 막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황열병 백신으로 일본뇌염 막을 수 있어

    연구팀은 이를 입증하기 위해 2023년 3월 30일부터 10월 31일까지 약 7개월에 걸쳐 연구를 수행했다. 먼저 21세에서 45세 사이의 참가자 33명을 모집한 다음, 참가자들에게 황열병 예방에 사용되는 약화된 생백신을 투여했다. 

    그 후 28일이 지난 뒤 약화된 일본뇌염 바이러스를 인위적으로 접종해 면역 반응이 나타나는지를 살폈다. 실제로 질환을 일으킬 정도는 아니지만, 가벼운 관련 증상과 혈액 검사를 통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측정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황열병과 일본뇌염은 유전적으로 연관된 바이러스다. 일본뇌염 백신 자체가 황열병 백신의 골격을 활용해 만들어졌다. 따라서 황열병 백신을 접종할 경우 일본뇌염에도 대응할 수 있는 T세포가 만들어진다.

    하지만 원칙적으로 두 백신은 다르다. 따라서 황열병 백신을 접종하면 황열병에 대한 중화 항체가 만들어질 뿐, 일본뇌염 바이러스의 중화 항체가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즉, 연구팀은 ‘황열병 백신으로 형성된 T세포가 일본뇌염 감염도 막을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자 한 것이다.

     

    백신 접종 횟수 달라질 수도

    연구 결과, 황열병 백신으로 형성된 T세포는 일본뇌염 바이러스 감염을 효과적으로 제어했다. 즉, 일본뇌염 바이러스의 복제 또는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된 세포를 제거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또한, T세포의 작용으로 인해 생성된 항체의 양도 감소했다. 이미 감염이 제어됐기 때문에 새로운 항체가 생성될 필요가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또한, ‘충분한 수준의 T세포가 존재할 경우, 일본뇌염 바이러스가 전혀 감지되지 않는 수준까지 통제됐다’라는 사실을 밝혔다. 이는 참가자 중 약 15%에서 나타난 현상이다. 즉, 감염이 아예 발생하지 않은 ‘완전 예방’이 가능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급성 바이러스성 질환을 막아내는 데 있어, T세포가 최전선 방어 기능을 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중화 항체가 필수적이며, T세포는 이를 보조하는 요소라고 보았던 기존까지의 패러다임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싱가포르 종합병원 감염병과 수석 컨설턴트인 시린 칼리무딘 조교수는 “백신을 설계하고 개발하는 방법을 다시 한 번 검토해야 한다”라며 “높은 수준의 항체를 생성하는 백신이 반드시 높은 수준의 T세포를 만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그는 “우리 연구 결과는 일부 백신에서 더 광범위한 T세포 반응을 유발할 수 있을 때, 바이러스 감염을 더욱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특정 백신에 한정된 것이므로 보다 넓은 영역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그 연구 결과에 따라 향후 백신 개발은 물론, 일반인들의 백신 투여량 및 투여 횟수 등에 관한 정책 개발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백신 없던 C형 간염, 정복 가능성 생기나

    백신 없던 C형 간염, 정복 가능성 생기나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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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염은 A형부터 E형까지 다섯 종류로 나뉜다. 간염 바이러스(Hepatitis Virus)의 약자인 HV 사이에 A부터 E까지를 넣어서, HAV(A형 간염 바이러스)부터 HEV(E형 간염 바이러스)까지 약어로 부르기도 한다. 

    이들 중 가장 심각하게 우려되는 것은 C형 간염이다. 예방 백신이 없고, 치료를 하더라도 완치율이 100%는 아니기 때문에 다소 위험이 남는다. 게다가 치료를 하더라도 이미 손상된 간이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이유로 C형 간염 백신은 의료계의 중요한 화두 중 하나였다. 최근 C형 간염 백신에 대한 긍정적인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변이 빠른 C형 간염 바이러스

    다섯 종류의 간염 중 사람들 사이에 익히 알려진 종류는 보통 A형, B형, C형 세 가지다. A형과 B형은 백신이 개발돼 있어 예방이 가능하고, D형 간염은 B형 백신으로 함께 잡을 수 있기 때문에 별도로 주목을 받지는 않는다. E형의 경우 백신은 존재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도입되지 않았다. 다만, 음식과 물을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원인만 차단되면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C형이다. 1940년대에 간염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됐고, C형은 비교적 최근인 1989년에 확인됐다. 이후 현재까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간염 바이러스 중 유일하게 예방 백신이 존재하지 않는 종류다. 항바이러스 치료법이 있고 실제로 완치율이 높은 편이긴 하지만, 100%가 아니라는 점, 만성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불안 요소가 남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만성적인 C형 간염으로 인해 간경변, 간암 등 합병증이 발생하는 사례가 많다. 이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여전히 수십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2030 백신 관련 아젠다’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우선시해야 할 병원체’ 중 하나로 HCV를 선정할 정도다.

    HCV의 백신 개발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이미 다양한 유전자형이 존재하는 데다가 변이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HCV의 세부적인 유전자형만 100종 이상이 발견돼 있으며, 여기에 변이 속도가 빨라 새로운 유전자형이 빠르게 생겨난다. 게다가 면역 반응 회피 메커니즘까지 다양하다. 백신 개발 절차가 따라가기 어려운 모든 요건을 갖춘 셈이다.

    현재까지 HCV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여러 방법이 시도돼 왔다. 바이러스 내 특정 단백질을 이용해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방법, HCV 유전자를 포함한 DNA를 주입하는 방법, 코로나 바이러스 등에서 효과를 거뒀던 mRNA를 이용한 백신 개발법 등 다양한 접근 시도가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HCV 정복은 달성하지 못한 도전 과제로 남아있다.

     

    ‘감염 능력’ 자체를 직접 차단하는 접근법

    이 문제에 관해 독일 뤼베크 대학의 연구팀이 새로운 접근 방법을 제시했다. 바이러스의 ‘중화 에피토프’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이다. 중화 에피토프는 바이러스의 ‘감염 능력’을 관장하는 부위다. 감염이 발생해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투하면 면역 시스템이 바이러스의 중화 에피토프를 인식한 다음 그에 대항하는 항체를 만들어낸다. 이것이 백신의 기본적인 원리다.

    연구팀에 따르면 기존의 백신 개발은 바이러스 전체 또는 일부 단백질을 활용해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왔다. 이에 비해 뤼베크 대학 연구팀은 바이러스의 ‘중화 에피토프’를 모방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기존 방법으로도 면역 반응을 유도한다는 점은 같지만, 바이러스의 감염 능력을 떨어뜨리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중화 에피토프에 직접적으로 항체가 결합할 수 있다면 감염 능력을 매우 높은 확률로 차단할 수 있다. 바이러스의 힘을 깎아내리는 것이 아닌, 감염의 핵심이 되는 부분을 정밀하게 공격하는 방식이다.

    뤼베크 대학 연구팀은 HCV의 단백질을 활용해 중화 에피토프를 모방한 다음, 이를 합성 단백질 운반체에 결합시켰다. 쉽게 말하면 덩치를 키워 면역 시스템이 공격할 타깃을 더 잘 인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인간

    연구팀은 이 합성 단백질 운반체를 나노 입자에 담아 주입함으로써, 면역 시스템을 강화하게끔 했다. 나노 입자는 크기가 매우 작기 때문에 면역 세포에 의해 이물질로 인식되는 대신, 원활한 상호작용을 하며 항체를 만들어내도록 돕는다.

     

    인간과 같은 항체 대상으로 검증 완료

    뤼베크 대학이 제시한 이번 방법은 쥐 모델에서도 검증을 마쳤다. 보통 동물 모델을 대상으로 실험할 경우, 인간과 100%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이에 연구팀은 ‘인간 항체 레퍼토리’를 가진 쥐 모델을 사용했다. 인간의 면역 체계를 모방하도록 목적을 갖고 특별 설계된 모델이다.

    인간과 같은 항체를 만들어낼 수 있는 쥐 모델을 통해 실험한 결과, 다양한 유전자형을 가진 HCV를 성공적으로 중화해냈다. 현재까지 발견된 모든 유전자형에 효과가 있는지, 빠른 변이 속도에도 대응할 수 있는지까지 검증하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매우 고무적인 성과라 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접근 방식을 통해 HCV 백신 개발 성공에 더욱 가까이 다가갔다는 입장이다. 또한, HCV 뿐만 아니라 유사한 특성을 지닌 다른 바이러스가 있을 때 그에 대한 백신 개발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 아토피 피부염, ‘태반 주사’로 완화 효과 보여

    아토피 피부염, ‘태반 주사’로 완화 효과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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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의 태반 추출물을 활용한 이른바 ‘태반 주사’가 아토피 피부염 치료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내용이 최근 국내 연구를 통해 발표됐다. 

     

    대표적인 난치성 질환

    아토피 피부염은 만성 염증성 피부염으로 대표적인 난치성 질환에 속한다. 또한 재발률이 높아 환자들에게 오랜 시간 고통을 주는 질환이다. 전 세계적으로 아동의 약 10~20%, 성인의 약 1~3%가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100만 명 가량이다. 

    아토피 피부염은 유전적 요인으로 인해 앓는 경우가 많으며, 후천적으로 알레르기 물질이나 공기 오염,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발병하기도 한다.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경우 알레르기성 비염, 천식, 피부 감염 등의 알레르기 관련 질환과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면역 체계의 이상으로 염증이 과도하게 발생하며, 피부 장벽이 약해지고 수분 유지 능력이 떨어져 외부 자극에 민감한 상태가 된다. 이로 인해 가려움증, 발진, 건조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가려움으로 인해 해당 부위를 긁다가 출혈이 발생하는 경우도 흔하다. 보통 얼굴, 목, 팔꿈치, 오금 등의 부위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대표적인 만성 질환으로 꼽힌다. 치료 여하에 따라 증상이 나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다시 재발하는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은 피부 자극을 피하기 위해 음식, 옷, 주위 환경 등 삶의 여러 부분에서 제한을 받게 되며, 이로 인해 심리적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는 경우가 많다.

     

    기존 치료법과 그 한계점

    아토피 피부염은 환자마다 증상의 정도 등이 다르다. 때문에 치료법 역시 환자 상태와 증상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피부 장벽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보습제를 꾸준히 챙겨 바르는 것이다. 이를 통해 피부 건조를 예방하고 수분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알레르기성 가려움증이 발생하는 경우,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해 가려운 증상을 줄이기도 한다. 특히 아토피 환자는 밤에 잠을 자는 동안 무의식적으로 병변 부위를 긁는 경우도 생긴다. 항히스타민제는 이런 문제를 줄일 때 효과적으로 사용된다.

    다만, 염증이 심한 경우에는 보습제나 항히스타민제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이런 경우에는 스테로이드 연고가 사용된다. 증상이 심할수록 스테로이드 농도가 높아질 수 있다. 단, 스테로이드는 반복적으로 사용하면서 내성이 생길 수 있고, 오래 사용하다 보면 색소 변화, 피부 위축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올해 7월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의 치료 가이드라인이 9년만에 개정되면서 염증의 주요 기전을 차단하는 새로운 치료제들이 등장했다. 여기에는 국소 요법, 전신 치료법, 생물학적 제제 치료법 등 다양한 방법들이 도입됐다.

    이에 따라 병변 부위에 한정해 국소적으로 면역억제제를 사용하거나 자외선을 활용한 광선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면역억제제는 자칫 다른 감염 위험이 동반될 수 있다는 위험이 있으며, 광선 치료는 시간이 오래 걸리며 자주 치료해야 한다는 점에서 번거로움이 생긴다. 에너지량이 높은 짧은 파장 광선에 자주 노출됨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해야 한다.

     

    태반 주사를 활용한 치료 효과

    중앙대학교병원 피부과 김범준 교수 연구팀은 최근 동물 실험을 통해 인간 태반 추출물이 아토피 피부염 치료에 효능이 있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인간 태반 추출물(Human Placenta Hydrolysate, HPH)은 태반에서 혈액과 호르몬을 분리해 제거한 뒤, 남은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해 주사제로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른바 ‘태반 주사’라고 불린다.

    HPH는 다양한 생리활성 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데다가 상대적으로 부작용도 적다. 염증 완화, 상처 치유, 피로 개선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이를 시술받고자 하는 수요가 많았다. 

    김범준 교수 연구팀은 실험 쥐에게 아토피 피부염을 유발하고, 마찬가지로 인간 각질형성세포에도 아토피 피부염을 유도했다. 그리고 각각 기존 피부염증 치료제로 사용되던 ‘덱사메타손’과 HPH를 주사해 치료 효능을 비교·평가하고자 했다. 주사는 양쪽 모두 피하 및 복강 내 주사로 통일했다.

    연구 결과, HPH 주사는 각질형성세포의 활성산소종(ROS) 생성을 현저히 감소시켜 산화 스트레스가 억제된 것을 확인했다. 아토피 피부염의 경우 면역 체계의 과민반응으로 인해 염증이 발생한다. 따라서 산화 스트레스가 심할 경우 염증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HPH 주사가 이러한 염증 메커니즘의 완화에 기여하는 것이다.

    또한, 쥐 모델에서도 HPH를 주사한 경우 아토피 피부염을 일으키는 주요 염증물질 IL-4 농도가 60% 감소, IgE의 농도가 27%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 특히 IL-4는 아토피 피부염의 주요 염증 매개체로, 핵심 기전인 Th2 면역 세포의 활성화와 관련이 깊다. HPH가 Th2 세포의 면역 반응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유의미한 발견이라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염증 부위에 대식세포가 모여드는 현상이 감소했으며, 염증으로 인해 두꺼워졌던 표피가 다소 줄어듦으로써 병변이 개선된 것을 확인했다. HPH에 포함된 생리활성 물질이 피부 재생을 촉진하는 데 기여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기존 치료 듣지 않는 환자에게 대안 제시

    김범준 교수는 “향후 실질적으로 아토피 피부염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지 본격적인 임상연구 등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라며 “고가의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기 어렵거나 치료 대상이 되지 않는 경우,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의 한 옵션으로서 HPH 주사가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미생물 생명공학 저널(Journal of Microbiology and Biotechnology)」 최신 호에 게재됐으며, ‘한국 미생물·생명공학회’의 우수 논문으로 선정됐다.

  • 커피 마시는 사람, 장내 특정 유익균 수치 8배 높아

    커피 마시는 사람, 장내 특정 유익균 수치 8배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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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가 건강에 이로울까? 아니면 해로울까? 이 질문은 여전히 답하기가 어렵다. 누군가는 이롭다는 증거를 가져오고, 누군가는 해롭다는 증거를 내민다. 양쪽 모두 사실이라면 건강에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모두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커피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음식이 마찬가지다.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음식이라도 마냥 많이 먹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니까.

    커피는 분명 필수가 아닌 기호식품이지만, 섣불리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건강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라는 건 워낙 다양하고 복합적이기 때문이다. 커피가 이로운지, 해로운지 결론을 내리는 것은 아직 쉽지 않지만, 장내 특정 박테리아를 증가시키는 것은 분명하다는 연구 데이터가 나왔다.

     

    커피, 장내 미생물 영향을 찾다

    음식과 음료는 생명의 기본이다. 무엇을 먹고 마시느냐에 따라 인간의 몸속 장기에 서식하는 미생물이 달라진다. 어떤 것들은 인체에 이로운 영향을 주고, 어떤 것들은 독성을 띤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양한 음식을 번갈아 섭취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음식이 ‘좋은’ 미생물을 만들고 성장시키는지, 또 반대로 어떤 음식이 ‘나쁜’ 미생물을 확산시키는지 결론 짓기가 어렵다.

    이에 하버드 의과대학,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 영국 킹스칼리지, 이탈리아 트렌토 대학,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등 대규모 글로벌 연구팀은 ‘특정한 하나의 음식’이 장내 미생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고자 했다. 

    그들이 선택한 것은 커피였다. 이유는 간단하다. 소비자가 많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약 2~3억 명 가량이 매일 1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이유도 있다. 매일 마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누군가는 전혀 마시지 않는다. 즉, 비교·대조가 용이하다는 뜻이다. 

    정기적인 커피 섭취는 장내 미생물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연구팀은 영국인과 미국인 중 수만 명의 의료 데이터를 확보해, 분석하는 작업을 수행했다. 큰 분류는 커피를 마시는 사람과 마시지 않는 사람으로 나누고, 혈액 샘플과 대변 샘플을 분석해 두 그룹의 장내 미생물 군집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했다. 

     

    커피 마시는 사람에게 많은 미생물

    연구팀은 영국인과 미국인 22,800명, 그리고 211개 코호트로 분류된 총 54,200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양쪽 그룹을 비교한 결과 두드러지는 한 가지는, ‘Lawsonibacter asaccharolyticus(L. asaccharolyticus)’라는 이름의 박테리아 개체 수 였다. 

    커피를 마시는 사람의 장에서 더 많은 개체수가 발견됐다. 그 수치는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8배 가량 높았다. 이는 여러 코호트에서 동일하게 나타난 현상이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마이크로바이올로지(Nature Microbiology)」에 게재됐다.

    L. asaccharolyticus 박테리아는 장 건강에 기여하는 유익균의 한 종류로 분류된다. 장내에서 당분을 발효시켜 ‘짧은 사슬 지방산(Short-Chain Fatty Acids, SCFA)’을 생성한다. SCFA는 염증을 줄이고 면역을 조절해 장 건강 유지에 기여하는 역할로 알려져 있다. 

    또한, L. asaccharolyticus 박테리아 자체가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물질을 생산할 수 있다고도 알려져 있다. 이밖에도 장내 다른 유익균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미생물 군집의 다양성을 유지하는 데도 기여한다. 

    여기까지 보면 커피를 마시는 것이 장 건강에 유익하다고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연구에서는 L. asaccharolyticus 박테리아가 염증성 장 질환과 같은 특정 질병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 바 있다.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이로움과 해로움 여부에 대한 결론은 도출되지 않은 상태다.

     

    커피, 장점과 단점 명확히 이해하기

    커피 섭취로 인해 생성되는 특정 박테리아가 장내 미생물군에 미치는 영향과 별개로, 커피의 이로운 점과 해로운 점을 다시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 중 대다수는 명확하게 ‘해롭다’라고 밝혀지기 전까지는 여전히 커피를 마실 테니 말이다.

    커피의 가장 주된 활성 성분은 ‘카페인’이다.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피로감을 덜 느끼게 하고 각성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한편, 항산화 성분인 ‘클로로겐산’이 풍부해 세포 손상 및 노화를 돕는 기능도 있다. 양이 적긴 하지만 비타민 B2, B3, B5와 칼륨, 마그네슘을 비롯해 섬유질의 공급원이기도 하다.

    각성 상태를 유지하는 기능을 통해 집중력과 기억력 향상을 돕는다는 점은 명확한 장점이다. 또한,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체온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지방 세포로부터 지방산을 방출하도록 촉진하고, 이 지방산의 산화를 증가시켜 에너지 소비를 늘림으로써 대사율을 증가시킨다. 결과적으로 체중 관리에 도움을 주는 효과다.

    반면, 위가 민감한 사람의 경우는 커피를 피하는 것이 좋다. 커피가 위산 분비를 증가시키는 작용을 함으로써 소화 문제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페인 자극으로 인한 불면증은 널리 알려진 문제이며, 일부 사람들에게는 불안감을 증가시키거나 카페인 중독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 유령의 집 체험, 염증 반응 완화시킬 수 있어

    유령의 집 체험, 염증 반응 완화시킬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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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락적 공포’를 경험하는 것이 가벼운 수준의 염증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덴마크 오르후스 연구팀은 ‘유령의 집’과 같은 놀이기구를 즐김으로써, 일시적인 급성 스트레스 반응을 일으키고 이를 통해 면역 체계에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짧은 스트레스 반응은 긍정적 효과

    스트레스 반응은 우리 몸의 아드레날린 시스템을 활성화시킨다. 이때 우리 몸은 ‘투쟁-도피 반응(fight or flight)’을 유발하게 되는데, 이는 인체가 가진 본능적 생존 메커니즘 중 하나다. 본래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 이야기할 정도로 해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활성화되는 수준의 스트레스 반응은 면역 체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스트레스를 느끼는 상황이 발생하면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면서 심박수가 증가하고 혈압이 상승한다. 이때 몸은 에너지를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게 된다. 예민한 상태가 되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이 가능해진다.

    짧은 시간 동안의 스트레스는 면역 세포의 활동을 증가시킨다. 이 상태에서는 감염원이 침투하는 등의 문제가 생겨도 높은 저항력을 갖는다. 이밖에도 에너지 공급 속도가 빨라지고, 이로 인해 집중력과 반응 속도가 향상된다. 일시적으로 통증 감각이 둔화되는 것 또한 긍정적인 효과라 할 수 있다.

     

    ‘유령의 집’ 체험, 혈액 구성 변화 측정

    오르후스 대학 연구팀은 ‘두려움’을 느낄 때도 이와 같은 급성 스트레스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들은 ‘유흥적 공포가 염증에 미치는 영향 규명’이라는 제목으로 연구를 기획하고 수행했다. 연구팀은 평균 연령은 29.7세의 성인 113명을 모집했다. 남성이 44명, 여성이 69명이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혈액 샘플을 먼저 채취한 다음, 덴마크 바일레(Vejle)에 있는 유령의 집 명소를 방문하게 했다. 유령의 집을 체험하는 동안 심박수 모니터링을 진행했으며, 평균적으로 51분 동안 체험이 진행됐다. 

    체험이 종료된 후에는 마찬가지로 혈액 샘플을 채취하고, ‘리커트 척도(Likert Scale)’를 활용해 1점부터 9점 범위 내에서 자신이 어느 정도의 공포를 느꼈는지를 자가 기록하도록 했다. 리커트 척도는 특정 질문이나 진술에 대해 자신의 의견이나 느낌을 표현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심리 측정 도구다.

    마지막으로 참가했던 사람들은 체험이 종료된 후 3일 뒤에 다시 혈액 샘플을 채취했다. 참가자 개인별로 유령의 집 체험 전, 체험 직후, 3일 후까지 각 3개씩의 혈액 샘플이 확보됐다.

     

    공포 체험 후 미세 염증 지표 감소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혈액 샘플을 가지고 ‘고감도 C-반응성 단백질(hs-CRP)’ 수치와 면역 세포의 수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측정했다. CRP는 간에서 생성되는 단백질로, 염증이 발생했을 때 활발하게 만들어지기 때문에 염증 정도를 측정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그 중에서도 hs-CRP는 더욱 미세한 염증 상태를 감지할 수 있는 지표다. 일반적으로 hs-CRP 수치가 1mg/L 이하일 경우는 정상, 1~3mg/L 범위에 있을 경우 경미한 염증, 3~10mg/L 범위에 있을 경우 중간 정도의 염증, 그 이상일 경우 심각한 염증으로 본다. 

    113명 중 22명의 참가자는 유령의 집 체험 전 중간 정도의 염증 수준을 보였다. 이들 중 82%에 해당하는 18명은 체험 3일 후에 hs-CRP 수치가 감소하여 평균 5.7mg/L에서 3.7mg/L로 떨어졌다. 체험 전과 3일 후의 수치를 비교했을 때, 총 백혈구와 림프구는 감소했지만 평균적으로 정상 범위 안에 있었다.

    염증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가 감소했다는 것은, 일부 사람에게는 유령의 집 체험을 통한 오락적 공포가 면역 반응에 영향을 끼쳤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는 급성 스트레스가 면역 체계를 활성화시켜 감염에 대비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전 동물 실험으로도 같은 결과가 도출된 바 있다.

     

    ‘보편적 효과’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다만,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염증 지표의 뚜렷한 감소를 보인 것은 연구 참가자 113명 중 22명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나머지 91명 중 84명은 체험 전에도 정상수치였고, 이후에도 hs-CRP 수치에 변화가 없었다. 또한, 참가자 중 7명은 체험 전 정상수치였다가 3일 후 오히려 경미한 염증 수준을 보였다. 

    어떤 이들에게는 유령의 집 체험이 별다른 영향이 없었다는 의미이며, 또 어떤 사람에게는 오히려 염증이 소폭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것이다. 다만, 체험 후 염증 수치가 증가한 사람들이 유령의 집 체험으로 인해 그런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즉, 핵심은 유령의 집과 같은 유희적 공포 체험이 ‘일부 사람들에게는’ 염증이 줄어들 정도의 적당한 스트레스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모든 사람에게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효과가 아니기 때문에, 본래 공포 테마를 꺼리는 사람이라면 권장하지 않는다.

    한편, 이는 유령의 집 외에도 공포 테마의 소설이나 영화, 방송, 게임 등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위 연구에서는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경미한 수준의 공포 반응을 일으킨다는 점에서는 동일하기 때문이다.

  • ‘근육통 생겨야 운동 효과 있다’는 건 착각

    ‘근육통 생겨야 운동 효과 있다’는 건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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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 근력 운동은 주 2~3회 정도를 권장한다. 운동을 보다 체계적으로 하는 사람들은 ‘분할’ 개념을 적용해 부위별로 나눠서 운동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반적인 경우라면 전신 근력 운동을 주 2회 하거나, 상체와 하체로 나눠서 하는 정도일 것이다.

    그렇다면 근력 운동은 한 번 할 때 어느 정도 수준으로 해야 할까? 쉽지 않은 질문이다. 어쩌면 ‘다음 날 근육통을 느낄 정도’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주 2~3회를 권장하는 것은 근육통을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포인트가 조금 엇나갔다. 근력 운동을 한 다음 회복할 시간이 필요한 것은 맞다. 하지만 그 포인트가 근육통 때문인 것은 아니다. 만약 근육통을 느껴야만 근육이 성장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이 글을 반드시 참조하기 바란다.

     

    ‘근육통’이 생기는 이유

    운동을 마친 후 느끼는 근육 통증은 보통 ‘지연성 근육통(Delayed Onset Muscle Soreness, DOMS)’이라 불린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곧장 느낄 수 있는 통증이 아니다. DOMS는 빠르면 운동을 마친 뒤 12시간부터 나타나며, 24시간 뒤부터 느끼는 경우도 있다. 통증 정도는 일반적으로 2일~3일(48시간~72시간) 안에 정점을 찍은 뒤 서서히 회복된다.

    보통 고강도의 운동을 수행하면 충분한 산소의 개입 없이 에너지를 소모하는 ‘무산소 대사’가 일어나면서 젖산이 축적된다. 이들은 즉각적으로 근육을 피로하게 하는 원인이다. 하지만 DOMS는 젖산 축적으로 인해 발생하지 않는다. 강도 높은 동작을 수행했을 때 ‘지친다’라는 느낌은 받을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통증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DOMS는 왜 생기는 것일까? 근력 운동의 기본적인 원리는, 근섬유의 손상과 회복이다. 근섬유에 미세한 손상을 발생시킨 다음, 그것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더욱 커지고 강해지는 것이다. 근섬유가 손상되면 해당 부위를 회복하기 위해 염증 반응이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염증 물질이 통증 신호를 일으키는 원리다.

     

    DOMS, 언제 더 잘 생길까?

    근육통이 생기는 원리를 이해했다면, 자연스럽게 근섬유 손상이 클수록 통증도 커질 거라는 예측이 가능해진다. 그렇다면 근섬유 손상은 언제 더 크게 발생할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하나는 보다 높은 강도의 운동을 했을 때, 다른 하나는 잘 쓰지 않는 근육을 사용했을 때다.

    실제로 DOMS는 기존과 다른 무게, 더 빠른 속도, 더 많은 횟수에서 발생한다. 기존에 하지 않던 새로운 유형의 동작을 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익히 알려진 간단한 동작이라고 해도, 약간의 변형을 통해 주위의 다른 근육을 자극할 수 있다. 잘 몰랐던 변형 동작을 처음으로 시도했을 때 심한 근육통을 겪게 되는 이유다.

    또한, 본래 운동을 했던 사람이라 하더라도 한동안 운동을 쉰 경우라면 DOMS를 더 자주 겪을 수 있다. 당연히 운동을 잘 하지 않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의자에 앉아서 보내는 사무직의 경우, 단 하루의 파워워킹 운동으로도 심한 DOMS를 겪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더 많은 근육’이 개입하게끔 하는 운동도 DOMS의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보통 운동 초보자들에게는 헬스장에 있는 머신(기구)들보다 맨몸으로 하는 동작들을 권장하는 경우가 많다. 헬스장의 머신들은 일부를 제외하면 대개 특정 목표 근육에 자극을 집중시킬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목표한 근육을 안정적으로 고립시켜, 자극이 분산되지 않도록 하는 방식이다.

    반면, 맨몸 운동은 기구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하나의 동작을 수행하기 위해 주위의 다른 근육들이 총체적으로 개입하게 된다. 이 경우는 자신도 인지하지 못한 사이에 다양한 근육 그룹이 사용된다. 즉, 평소 쓰지 않던 근육에도 자극이 가해질 수 있으며 이로 인해 DOMS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근육통이 없으면 운동 효과가 없을까?

    근육통은 근섬유의 손상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설명했었다. 그렇다면 근육통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은 근섬유가 손상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즉, 근육이 성장하지 않았다는 뜻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통증이 없으면 운동 효과가 없는 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근섬유 손상에 따른 통증은 신체의 면역 반응으로 인한 염증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면역 반응은 우리 몸이 ‘비정상’으로 규정한 상태에 대해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한 활동이다. 바꿔 말하면, 정상적인 상태에 대해서는 면역 반응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운동을 꾸준히 반복해 근섬유 손상과 회복이 수시로 일어나는 상황이라면, 면역계는 그것에 익숙해질 가능성이 있다. 염증 반응을 일으키지 않고도 회복이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즉, 운동을 하고도 근육통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은, 신체가 자극에 익숙해져 통증 없이도 손상을 회복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통증 없는 마지노선이 ‘적정선’일 수도

    그렇다면 이 지점에서 근력 운동의 적정선을 발견할 수 있다. 만약 어떤 운동을 하고 나서 다음날 근육통을 느낀다면,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 운동이 평소에 하지 않던 새로운 것인지, 아니면 꽤 오랜만에 하는 것은 아니었는지. 

    만약 평소에도 틈틈이 하던 운동인데도 근육통을 느꼈다면, 운동 강도가 너무 과하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몸이 적응한 수준을 뛰어넘는 손상이 발생해 면역계가 ‘비정상’으로 인식했다는 의미일 테니 말이다.

    근육통을 감수하고도 운동 강도를 높이는 것은 사실 개인의 선택이다. 다만, 통증이 너무 자주 발생하거나 그 정도가 심하다면 오히려 부상 위험이 있으니 의료 조언 또는 운동 전문가의 지도를 받아가며 할 것을 권한다.

    일반인 입장에서 가장 적정 수준은, ‘다음날 통증을 느끼지 않는 마지노선’이 아닐까 싶다. 마지노선을 찾는 것은 번거롭긴 하지만 그리 어렵지는 않다. 특정 운동으로 근육통을 느꼈다면, 회복 후 그보다 조금 낮은 강도로 운동을 하며 근육통이 생기지 않는 정도를 찾으면 된다.

    명심하자. '아픈만큼 성장한다'는 건 적어도 근육에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다.

  • 독감 주의보! 심혈관질환 원인이 될 수도

    독감 주의보! 심혈관질환 원인이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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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씨가 급격하게 추워지면서 감기와 독감이 성행하고 있다. 이미 주위에서도 독감에 걸린 사람들이 하나둘씩 보이고 있다. 흔히 독감(인플루엔자)는 호흡기 바이러스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비교적 최근 발표된 연구들을 살펴보면, 독감이 심혈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내고 있다.

    호흡기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인데,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증가한다는 게 언뜻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독감과 심혈관계의 연관성은 무엇인지, 예방법은 무엇인지를 알아보도록 한다.

     

    독감으로 인한 ‘염증’의 확산

    독감을 비롯한 모든 종류의 감염은 우리 몸에 면역 반응을 일으킨다. 그 대표적인 예는 익히 알다시피 ‘염증’이다. 감염이 발생하면 면역 시스템이 활성화되고, 감염원을 제거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감염 부위에 염증을 발생시켜 면역 세포를 불러모으게 된다. 

    문제는, 이렇게 만들어진 염증 물질들이 한 자리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은 혈류를 타고 몸 곳곳으로 퍼져나가 면역 반응을 조절하게 된다. 이때 염증 물질이 전신에 퍼지면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독감에 걸렸을 때 흔히 나타나는 몸살이나 발열과 같은 문제가 대표적이다.

    이런 염증 물질은 특정 부위에 국한돼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혈류를 타고 전파되기 때문에 몸 곳곳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염증 반응이 발생해 전신으로 퍼지게 되면 가장 혈관이 영향을 받게 된다. 가장 먼저 혈관의 수축과 이완을 조절하는 기능을 방해한다. 혈관은 자율신경계와 호르몬 등에 의해 필요에 따라 수축·이완하면서 혈압과 체온 등을 조절한다. 하지만 염증 물질에 의해 이 기능에 문제가 생긴다.

    염증 물질은 기본적으로 혈관 내피세포의 투과성을 증가시킨다. 혈관 투과성이 증가하는 것은 면역 세포의 이동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서지만, 그 부작용으로 혈관 기능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하는 것이다.

     

    염증, 약해진 부분에 더 위험

    게다가 염증은 평소 이상이 있거나 약해져 있는 부분에 보다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고혈압, 고지혈, 당뇨 등 심혈관계와 관련된 만성질환이 있거나, 해당 질환의 전단계에 해당하는 경우라면 염증 반응이 전신으로 퍼지는 과정에서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특히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는 이미 전신이 염증 상태에 놓여 있을 가능성이 높다. 만성염증은 면역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자극하게 되며, 염증 물질을 추가로 만들게 된다. 이렇게 염증이 추가로 퍼지게 되면 혈관 내피세포 기능이 떨어지고, 혈관이 경직되거나 손상될 위험이 생긴다. 그 정도는 건강한 사람에 비해 더 클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고혈압 환자인 경우 염증은 혈관 탄력성을 떨어뜨려 혈압을 더욱 높이는 작용을 한다. 이미 고혈압 상태에서 혈압이 더 높아질 경우 심혈관은 물론 뇌혈관에도 위험 요소가 된다. 혈중 지질농도가 높은 고지혈의 경우, 염증으로 인해 LDL 콜레스테롤의 산화를 촉진해 동맥경화를 악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또한, 당뇨 환자는 염증이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켜, 증상을 더욱 심화시키고 합병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예방을 위해 지켜야 할 것들

    전신의 염증 반응은 이런 식으로 만성질환을 진행시키고,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악순환을 만들게 된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두 가지 항목에 집중해야 한다. 하나는 독감 등 감염성 질환을 예방하는 것, 다른 하나는 전신에 퍼진 염증을 다스리는 것이다.

    독감은 각급 의료기관을 통해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평소 감기에 잘 걸리는 편이고 열이 나거나 몸살을 앓은 경험이 자주 있는 편이라면 꼭 접종을 받을 것을 권한다. 예방접종은 면역 체계로 하여금 해당 바이러스를 미리 접해보도록 함으로써, 감염 자체를 예방하거나 감염되더라도 보다 쉽게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평소 염증을 다스리기 위한 습관 개선도 중요하다. 염증은 몸의 이상을 감지하고 이를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한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하지만 염증이 발생한 뒤 회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만성염증으로 번진다. 이는 들판이나 산에 떨어진 불씨에 비유할 수 있다. 처음에는 작은 불씨에 지나지 않지만, 점점 커져 나중에는 걷잡을 수 없는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식단에 ‘항산화 성분’이 함유된 식품을 채우는 것이 좋다. 항산화 식품들은 대개 항염 작용을 함께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블루베리 또는 라즈베리, 시금치나 브로콜리, 토마토를 식단에 조금씩 포함하는 습관을 들이면 된다. 여기에 불포화 지방산이 풍부한 연어나 고등어, 혹은 견과류나 씨앗류, 올리브 오일 등의 식품을 섭취하면 혈관 건강을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밖에 매일 30분 정도씩 가볍게 걷거나 자전거를 타는 습관을 들이고, 편안한 환경에서 충분히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하는 기본적인 습관을 유지하도록 한다. 만성염증은 대개 이런 기본적인 건강습관이 지켜지지 않을 때 생기는 증상이라는 점을 유념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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