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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울증 유발 원인, 뇌 속에 숨은 조율자 찾았다

    우울증 유발 원인, 뇌 속에 숨은 조율자 찾았다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국내 연구진이 뇌에서 ‘숨은 조절자’ 역할을 하는 세포가 우울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특정 세포의 기능이 망가지면 우울증 유발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Nature)>의 자매지인 <실험 및 분자 의학(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 IF=9.5)> 최신호에 게재됐다.

     

    복합 교차로와 같은 뇌 네트워크

    인간의 뇌는 복잡한 네트워크로 구성된 집합체다. 의학과 기술의 거듭된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은 기관이기도 하다. 정보의 인식부터 감정의 발현까지, 뇌에서 일어나는 모든 활동은 다양한 세포와 수용체들 사이의 세밀한 정보 교환과 신호 전달의 결과다. 

    교통량이 많은 복잡한 교차로에서, 신호등에 이상이 생기거나 꺼졌다고 상상해보자. 이런 상황에서 적절한 교통정리가 없다면, 차량이든 보행자든 가릴 것 없이 대거 혼란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사고 발생 위험도 높아진다.

    인간의 뇌 또한 이것과 비슷하다. 뇌의 신호 전달 네트워크는 상시 엄청난 교통량이 발생하는 복합 교차로와 같다. 이런 상황에는 정보 흐름을 적절히 조절해주는 신호등과 같은 시스템이 특히 중요하다. 조절 시스템이 고장날 경우 감정이 흔들리게 되고, 이것이 심화되면 우울증 유발 원인이 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다른 정신건강 질환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뇌는 무수한 뇌세포들이 만드는 '교통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뇌는 무수한 뇌세포들이 만드는 '교통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성상교세포 속 감정 조절 효소

    포스포리파아제C(Phospholipase C, 약칭 PLC)*라는 효소는 세포 내에서 칼슘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뇌에서의 신호전달 과정에 매우 중요하다. PLC는 우울증, 간질, 조현병 등과 같은 정신질환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PLC라는 효소는 다시 베타(β), 감마(γ), 제타(ζ) 등 여러 세부 종류로 나뉜다. 이중 가장 최근에 발견된 계열 중 하나인 에타(η)의 경우, 구체적인 기능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PLC 에타’에는 다시 η1과 η2, 두 종류의 하위 유형이 있다. 이중 ‘PLC-η1(PLC-에타1)’의 구체적인 생리학적 기능과 우울증과의 연관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한국뇌연구원 정서·인지질환 연구그룹 김정연 박사 연구팀은 PLC-η1 효소가 뇌의 시상하부에 위치한 ‘외측고삐핵(Lateral Habenula, LHB)’의 성상교세포(Astrocyte)에 많이 존재한다는 점, 그리고 PLC-η1 효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감정을 조절하는 신경세포들이 과도하게 흥분해 우울증과 유사한 행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 외측고삐핵 (Lateral Habenula, LHB)

    : 뇌의 시상상부에 위치한 작은 부위로, 감정, 스트레스, 동기 및 보상회로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특히, 부정적인 감정이나 우울증의 발현과 강하게 연관되어 있다.

     

    * 성상교세포 (Astrocyte)

    : ‘뇌의 조력자’로 불리는 교세포의 하나로, 별모양으로 생겼기 때문에 ‘성상(星狀)’교세포라고 부른다. 신경세포(뉴런)의 학습, 기억 등 주요 기능을 돕는 역할을 한다.

     

    PLC-η1 효소가 제거되면 우울증 유사 행동이 나타난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PLC-η1 효소가 제거되면 우울증 유사 행동이 나타난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우울증 유발 원인 되는 효소

    연구팀은 PLC-η1 효소가 우울증 유발 원인이 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외측고삐핵의 성상교세포에서 PLC-η1 효소를 제거한 동물 모델을 활용해, 뇌 기능 및 행동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를 관찰했다. PLC-η1 효소를 제거하자 신경세포가 과도하게 작동하면서 신호 조절 능력이 떨어져, 의욕 저하나 무기력과 같은 우울증 유사 행동을 보였다.

    이어 연구팀은 화학적인 자극을 통해 성상교세포의 PLC-η1 효소를 다시 활성화시켰다. 그러자 신경전달물질 수치가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며 우울증 유사 행동이 눈에 띄게 사라졌다. 이로써 PLC-η1 효소가 감정 조절 기능에 기여하며, 우울증 유발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한, 역으로 스트레스 환경에 오래 노출돼 우울한 행동을 보이는 동물 모델을 대상으로 추가 검증을 진행했다. 해당 동물 모델의 성상교세포를 관찰한 결과, PLC-η1 효소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PLC-η1 효소가 사라지면 ‘토닉 글루탐산(Tonic Glutamate)’이라는 신경전달 신호가 줄어들고, 이로 인해 신경세포가 과하게 흥분해 우울증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했다. 토닉 글루탐산은 신경세포들이 기본적인 상태에서 너무 과하게 억제되거나 흥분되지 않도록 밸런스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교신저자인 김정연 박사는 “이번 연구는 외측고삐핵의 성상교세포에 존재하는 PLC-η1 효소의 기능을 밝힘으로써, 우울증 발현의 새로운 메커니즘을 제시했다”며, “신경전달물질 조절에 초점을 맞춰온 기존 치료제와 달리 성상교세포와 PLC-η1과 같은 조절 단백질을 표적으로 한 새로운 치료제 개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파킨슨병 치료의 전환점 제시, 신경계 염증 RNA 편집 효소 발견

    파킨슨병 치료의 전환점 제시, 신경계 염증 RNA 편집 효소 발견

    파킨슨병에서의 염증 RNA 편집 모델 도식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파킨슨병에서의 염증 RNA 편집 모델 도식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파킨슨병'은 몸의 운동 기능에 장애가 발생하는 질환으로, 치매와 함께 대표적인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꼽힌다. 알파-시누클레인(α-synuclein) 단백질이 뇌세포 내에서 비정상적으로 응집돼 신경세포를 손상시키는 것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카이스트(KAIST) 연구진이 파킨슨병의 핵심 병리 중 하나인 신경염증 조절에 있어 RNA 편집(RNA Editing)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이는 파킨슨병 치료에 있어서도 새로운 전략을 제시하는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교세포 염증 반응 분석

    카이스트 뇌인지과학과 최민이 교수 연구팀은 영국 UCL 국립신경전문병원 연구소 및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와의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대상은 ‘교세포(Astrocyte)’다. 이들은 뇌에 손상이 발생하거나 이상이 생겼을 때, 이를 보호하고자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이 염증 반응에서 RNA 편집 효소인 '에이다원(ADAR1)'이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또한, ADAR1이 파킨슨병의 병리 진행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입증했다.

    최민이 교수 연구팀은 뇌 면역세포의 염증반응을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먼저 파킨슨 환자에게서 유래한 줄기세포를 이용해, 뇌의 신경세포를 돕는 교세포와 신경세포로 구성된 세포 모델을 만들었다. 그런 다음, 파킨슨병의 원인으로 알려진 알파-시누클레인(α-synuclein) 응집체를 처리하고, 뇌 면역세포의 염증 반응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분석했다. 

    파킨슨병 원인 물질인 알파-시누클레인이 RNA 편집으로 인해 파킨슨병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파킨슨병 원인 물질인 알파-시누클레인이 RNA 편집으로 인해 파킨슨병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ADAR1의 RNA 편집 활동

    그 결과, 알파-시누클레인 응집체 초기 병리형태인 알파시뉴클레인 단량체(oligomer)가 교세포 내 세포가 위험을 감지하는 센서처럼 작동하는 통로(Toll-like receptor, TLR) 경로와 ‘인터페론 반응 경로’를 활성화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TRL 경로가 위험을 감지하고, 인터페론을 방출해 바이러스나 병원균과 싸우도록 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RNA 편집 효소인 ADAR1이 발현한다는 것, 그리고 기능과 구조 등 단백질 성질이 바뀌는 아이소폼으로 변형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ADAR1은 바이러스 감염시 면역 반응 조절 기능을 한다. 이때 RNA의 편집 활동을 통해 ‘A(아데노신)’를 ‘I(이노신)’으로 바꾸는, 일종의 유전자 명령 수정 작업인 ‘A-to-I RNA 편집’이 일어난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정상적인 상황과 달리 RNA 편집 활동이 염증을 일으키는 유전자들에 비정상적으로 집중되어 있다는 걸 발견했다. 이 현상은 환자 유래 줄기세포 분화 신경세포에서뿐만 아니라 실제 파킨슨병 환자 뇌의 부검 조직에서도 동일하게 관찰되었다. 

    파킨슨 응집 단백질 처리 후, 성상 교세포(별세포)에서 유전자 편집 비율 증가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파킨슨 응집 단백질 처리 후, 성상 교세포(별세포)에서 유전자 편집 비율 증가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파킨슨병 치료의 전환점 제시

    이는 RNA 편집의 이상 조절이 교세포의 만성 염증 반응을 유도하고, 결과적으로 신경세포 독성과 병리 진행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직접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신경 면역 세포인 교세포 내 RNA 편집 조절이 신경염증 반응의 핵심 기전이라는 사실을 새롭게 밝혔다는 데 의의가 크다. 특히 ADAR1이 파킨슨병 치료의 새로운 타깃 유전자로 작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을 만하다. 

    또한, 환자 맞춤형 유도 줄기세포 기반의 정밀의학적 뇌 질환 모델을 통해 실제 환자의 병리 특성을 반영한 점도 포인트다.

    최민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백질 응집으로 인한 염증 반응의 조절자가 RNA 편집이라는 새로운 층위에서 작동함을 입증한 것으로, 기존의 파킨슨병 치료 접근과는 전혀 다른 치료 전략을 제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이어 RNA 편집 기술을 통해 파킨슨병 치료제를 비롯한 신경염증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거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는 최민이 교수가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에 4월 11일 게재됐다.

    뇌인지과학과 최민이 교수(위 왼쪽).UCL 간디 교수(위 오른쪽).케임브리지 대학 클레네만교수(아래 오른쪽)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뇌인지과학과 최민이 교수(위 왼쪽).UCL 간디 교수(위 오른쪽).케임브리지 대학 클레네만교수(아래 오른쪽)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 성상교세포, ‘스트레스 조절 인자’로 작용한다

    성상교세포, ‘스트레스 조절 인자’로 작용한다

    측중격 성상교세포에 의한 측중격 신경회로 활성 조절 기전 / 출처 : 서울대학교 보도자료
    측중격 성상교세포에 의한 측중격 신경회로 활성 조절 기전 / 출처 : 서울대학교 보도자료

    인간의 감정 및 스트레스 반응은 뇌 기능의 산물로서, ‘측중격(Lateral Septum)’을 포함한 다양한 뇌 영역과 신경회로에 의해 조절된다. 일반적으로 뇌 기능은 신경세포(뉴런)와 신경세포 간에 이루어지는 신호전달 체계(시냅스)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뇌에는 신경세포 외에도 다양한 신경교세포가 공존한다. 다만, 신경교세포가 감정 및 스트레스 조절에 참여할 수 있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최세영 교수팀은 쥐 모델을 활용한 실험을 통해 뇌 측중격에 있는 성상교세포가 감정 및 스트레스 조절에 참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측중격 성상교세포는 ‘혐오 감정’과 ‘사회적 스트레스’ 상황에서 세포 내 칼슘 이온(Ca2+) 농도의 증가를 보이며 활성화됐다. 이는 측중격 신경세포에서 나타나는 현상과 같다.

    연구팀은 측중격 뇌절편을 이용해 전기생리학적 신경 활성을 측정했다. 그 결과 성상교세포가 측중격 뇌 영역별로 다르게 작동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측중격 전반에 걸친 성상교세포의 활성화는 ‘아데노신’의 분비와 ‘A1 수용체’의 도움을 받아 측중격 신경세포의 흥분성 시냅스 전달을 감소시켰다. 즉, 성상교세포가 신경계의 과도한 활성화를 억제하도록 돕는다는 의미다. 

    하지만 측중격의 중간영역에서는 분비된 아데노신이 A2A 수용체(A2AR) 신호 전달을 통해 억제성 시냅스 전달을 강화했다. 동시에 측중격 성상교세포는 먼 거리에 있는 측중격 신경세포에 대한 억제성 신호를 감소시켜, 신경회로의 활성을 증가시켰다.

    이러한 결과는 측중격 성상교세포가 억제성 신경세포로만 구성된 영역에서 ‘억제해제(disinhibition)’를 유도하여, 측중격 신경세포를 조절하고 이들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이 스트레스 경험에 대한 생리적 및 행동적 반응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혐오 감정’과 ‘스트레스 행동’의 뇌 기전을 신경회로 수준까지 이해하는 데 기여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 : 측좌 시상하부 뉴런의 성상세포 억제가 다양한 스트레스 반응을 촉진한다 Astrocytic inhibition of lateral septal neurons promotes diverse stress respon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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