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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인 가구 정신건강 문제, ‘한국 성인 자살 위험’의 핵심 요인

    1인 가구 정신건강 문제, ‘한국 성인 자살 위험’의 핵심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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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균관대학교, 숭실대학교를 포함한 국제 연구팀이 ‘한국 독거 성인의 자살 위험이 최대 5배 높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령대 중에는 40세~64세 성인, 성별로는 남성이 더 높은 위험을 보였다.

     

    OECD 국가 자살률 1위

    글로벌 인지도를 갖춘 오픈 액세스 저널 <JAMA Network Open>에 지난 3월 말 게재된 보고에 따르면, 자살은 매년 70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발생시키는 전 세계적 주요 문제로 꼽힌다. 

    자살률은 국가마다, 지역마다 다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꽤 오랫동안 자살 관련 통계에서 높은 수치를 보여왔다. 2003년부터 2023년까지 인구 10만 명당 24.1명의 자살률을 기록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국가로 기록되기도 했다.

    작년 8월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자살로 인한 사망자들은 평균적으로 4.3개의 스트레스 요인에 복합적으로 시달리는 경향이 있었다. 학업, 구직 관련 스트레스, 직업/직장 스트레스, 경제적 문제로 인한 스트레스가 주로 꼽혔다.

    생애주기별 자살 위험요인 및 특성 / 출처 : 2024년 8월 보건복지부 자료
    생애주기별 자살 위험요인 및 특성 / 출처 : 2024년 8월 보건복지부 자료

     

    주요 요인 – 독거, 우울, 불안

    이러한 스트레스 요인을 자살로 이어지게 하는 또 다른 요인으로는 ‘독거’가 꼽혔다. 독일 베를린의 샤리테 의과대학과 성균관대, 숭실대 국제 연구팀은 우울과 불안 증상을 모두 겪고 있는 한국 독거 성인들의 자살 위험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연구팀은 2009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종합건강검진 프로그램에 참여한 만 20세 이상 성인 약 376만 명을 대상으로 2021년까지 추적 관찰 연구를 진행했다. 5년 이상 1인 가구로 등록된 사람을 ‘독거’로 분류하고, 건강보험 청구 코드를 활용해 정신건강 여부를 확인했다. 자살로 인한 사망은 국가에서 제공되는 통계 및 기록을 통해 파악했다.

    총 3,764,279명 중 독거 인구는 319,993명(약 8.5%), 우울증을 앓는 사람은 112,460명(약 3.0%), 불안 장애를 앓는 사람은 232,305명(약 6.2%)로 집계됐다. 추적 관찰 기간 동안 대상자 중 자살한 사람은 11,648명(약 0.3%)이었다. 

     

    남성과 40~64세 성인 위험 높아

    연구팀은 독거, 우울, 불안을 자살 위험 요인으로 주목하고, 각각의 요인들을 조합해 자살 위험을 산출했다. 그 결과, 별다른 정신건강 문제 없이 혼자 사는 것만으로도 자살 위험이 44% 높게 나타났다. 혼자 살면서 불안 장애가 있는 경우 90% 높은 위험, 혼자 살면서 우울증을 앓는 경우 무려 290% 높은 위험을 보였다.

    불안과 우울은 가족 등 다른 사람과 함께 사는 경우에도 뚜렷한 영향을 미쳤다. 다른 사람과 함께 살지만 불안 장애가 있는 경우는 64% 높은 위험, 우울증 진단을 받은 경우는 198% 높은 위험을 보였다.

    성별과 연령대를 기준으로 했을 때는, 40세~64세 남성이 모든 집단에서 가장 높은 자살 위험을 보였다. 혼자 사는 남성이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경우는 332% 높은 위험, 40세~64세 성인의 경우는 502% 높은 위험을 보였다.

    혼자 사는 남성이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경우, 약 3배 이상 자살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혼자 사는 남성이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경우, 약 3배 이상 자살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1인 가구의 장단점

    연구 결과는 비교적 간단하게 요약할 수 있다. 혼자 사는 것과 정신건강 문제는 뚜렷한 자살 위험 요인이다. 그중에서 정신건강 문제가 더욱 두드러지며, 불안 장애 – 우울증 – 둘 다 앓는 경우 순으로 위험도가 높아진다.

    우리나라에서 1인 가구의 비중은 과거에 비해 매우 높아졌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체 가구의 약 35.5%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20대 1인 가구 비율이 약 17.9%로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 초혼 연령이 늦어지고 출산율이 낮아지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1인 가구 비율은 갈수록 더 높아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혼자 사는 것은 때때로 불필요한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롭게 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사회적 고립을 유발한다는 단점도 있어, 정신건강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연구팀은 사회적 고립이 정신 질환은 물론 영양실조, 인지장애, 각종 대사질환 등과 연관돼 왔다고 지적했다. 또한, 자살로 이어지기 전 심리적 전조인 외로움과 절망감을 심화시킨다고 보았다.

    연구팀은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사회적 낙인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우리나라의 분위기를 지적했다. 또한, 아직까지 전통적인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남아있다는 점 역시도 자살률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았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다른 사회·문화적 환경에서는 어떤 양상이 나타나는지를 추가적으로 연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1인 가구의 비율은 앞으로 갈수록 더 늘어갈 것으로 예상되며, 이것이 사회적 정신건강 문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1인 가구의 비율은 앞으로 갈수록 더 늘어갈 것으로 예상되며, 이것이 사회적 정신건강 문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 계절성 우울증과 봄의 관계, 봄철 우울증을 경계하라

    계절성 우울증과 봄의 관계, 봄철 우울증을 경계하라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2022년, 우리나라 우울증 환자 수가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를 두고 ‘우울한 사회가 됐다’라는 비판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한편에서는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 개선과 정신건강의학과 접근성 향상이라는 긍정적인 변화로도 볼 수 있다.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인식 개선이 조금씩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에 맞춰, 봄 시즌에 흔히 찾아오는 ‘봄철 우울증’, ‘계절성 우울증’에 대해 알아본다.

     

    우울증, 전 세계적 문제로 떠오르다

    우울증의 확산으로 “사회 전체가 우울해졌다”라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우울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일부 사람들은 여전히 이를 ‘정신력 문제’라는 식으로 폄하하거나, “너만 우울증이 있는 게 아니다”라는 식으로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우울증은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닌 전 세계적 문제다. 세계보건기구(WHO) 자료를 비롯한 여러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우울증 유병률은 보통 3~5% 정도로 추정된다. 미국이나 유럽 국가 등 일반적으로 ‘선진국’으로 여겨지는 나라의 경우 성인 인구의 5~7%가 우울증을 겪는다는 보고도 있다.

    물론, 통계적으로 나타나는 수치만 보고 “선진국이 우울증 사례가 더 많다”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일반적으로 경제적 수준이 높은 국가들은 정신건강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높은 경우가 많다. 또한,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의료 접근성이 좋기 때문에, 진단 건수부터 치료 사례가 더 많이 집계되는 경향도 있다. 

    이는 즉, 통계 수치가 낮다고 해서 정신건강 문제가 덜하다고 안심할 수 없다는 의미다. 우리나라 의 우울증 유병률이 2%라는 것은 전 세계 평균이나 선진국 통계에 비해 낮은 수치다. 하지만 여전히 사회적 인식이 ‘개선 중’이라는 점, 주위에서 정신건강 문제를 가지고 있음에도 병원 방문을 꺼리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은 사회적 인식 문제로 인해 극한의 고립감을 느끼기도 한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은 사회적 인식 문제로 인해 극한의 고립감을 느끼기도 한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계절성 우울증과 스프링 피크

    흔히 전 세계적인 문제로 비만이나 대사성 질환, 기타 주요 질환의 증가를 꼽는다. 물론 이들도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축적돼 온 정신건강 문제야말로 공중보건상 시급하게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이슈라 할 수 있다.

    예년과 비교했을 때 상당한 변덕을 부리던 날씨가 어느 정도 안정화되는 모습이다. 본격적으로 봄이 찾아옴과 함께, 정신건강 문제도 다시 대두되고 있다. 특히 봄은 자살률이 가장 높은 계절로 꼽혀, 이른바 ‘스프링 피크(Spring Peak)’라는 말까지 통용되고 있다. 

    스프링 피크라는 말은 봄철 우울증 등의 문제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가 특히 봄에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울증 외에도 사용되는 말이긴 하지만, 최근에는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건강 문제에서 특히 자주 사용되는 경향을 보인다. 

    실제로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자살률이 가장 높았던 시기는 각각 3월, 4월, 5월이었다. 이는 계절성 우울증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관심을 갖고 적극적인 조기 개입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전문가들은 마음에 일어나는 작은 증상도 지나치지 않고 살펴야 한다고 강조한다.

     

    봄에 찾아오는 계절성 우울증

    흔히 우울증은 일조량이 감소하는 겨울철에 많이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기온이 낮아지고 해가 짧아지면서 생체 리듬이 바뀌고 세로토닌 생산량이 감소할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계절성 정서 장애(Seasonal Affective Disorder, SAD)’는 겨울에 주로 나타나고 여름에는 완화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일조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기온이 상승하는 시점에도 계절성 장애로 ‘봄철 우울증’이 나타날 수 있다. 주요 원인으로는 일조량 변화와 그로 인한 호르몬 변화, 또는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이 꼽힌다. 예를 들면, 낮은 일조량에 맞춰져 있던 생체 리듬이 변화를 맞이하면서 세로토닌과 멜라토닌의 균형이 깨지는 경우를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경희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아라 교수는 “봄은 입학, 취업 등 새로운 시작이 많은 계절로 심리적 부담과 압박감을 느끼는 이들이 적지 않다”며 “특히, 계절의 변화로 인한 일조량 증가는 기분과 수면을 조절하는 세로토닌과 멜라토닌의 균형을 깨뜨려 감정 기복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통상 4~5월에 많이 나타나는 ‘춘곤증(Spring Fatigue)’ 역시 추웠던 날씨와 짧았던 일조 시간이 크게 변하는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환경적 변화에 몸이 적응하기 위해 조절 작용을 거치며 일시적으로 피로감을 겪게 되고, 이로 인해 기분이 저하되고 무기력한 상태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경희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아라 교수 / 제공 : 경희의료원
    경희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아라 교수 / 제공 : 경희의료원

     

    기분 저하와 무기력, 봄철 우울증 신호일 수도

    춘곤증 자체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해소될 수 있지만, 그 영향이 너무 장기간 지속된다면 봄철 우울증의 신호로 볼 수도 있다. 주요 증상으로는 △기분 변화 △무기력감 △수면 장애 △집중력 저하 등이 꼽힌다. 

    특히 봄철에 흔히 발생하는 알레르기와 겹칠 경우 이러한 증상이 심해지기도 한다. 평소보다 쉽게 지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거나, 별다른 이유 없이 불안감을 느끼거나 슬픈 감정이 밀려오면 흔히 ‘봄을 탄다’라고 느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증상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느냐’다.

    이아라 교수는 “계절성 우울장애는 특정 시기에 우울감이 몰려왔다가 자연 호전되기도 하지만, 증상이 반복되거나 오래 지속된다면 만성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아라 교수는 또한, “세로토닌 분비를 활성화하는 햇볕을 자주 쬐고, 적절한 운동을 통해 생활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자연광을 통해 세로토닌을 충분히 생성할 수 있게 되면, 자연스럽게 밤 시간대에 멜라토닌으로의 전환도 원활해질 수 있다. 

    멜라토닌은 수면과 회복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질이다. 멜라토닌 문제로 인한 수면 장애는 신체적·정신적 회복을 더디게 하고, 그로 인해 피로가 반복 누적되게 만들어 계절성 우울증을 심화시킬 수 있는 주요 요인이다.

     

    봄철 자살률, 20% 이상 높아

    종일 우울감이 지속되면 일상생활은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피로감 같은 신체적 문제부터 의욕 상실, 집중력 저하와 같은 정신적 문제가 겹치게 되므로, 학업, 직장생활 등 일상 유지에 지장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자아효능감이 떨어지고, 스스로에 대한 원망이나 혐오, 타인에 대한 죄책감 등 부정적인 감정이 누적될 수 있다. 

    이럴 때 주위에서 자살사고에 관련된 소식이 거듭되면 더욱 위험하다.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자살 통계연보에 따르면, 봄은 자살률이 가장 높은 계절이다. 2021년부터 3년간 월별 자살사망자 수 데이터를 봤을 때, 봄(3~5월)이 겨울(12~2월)보다 20% 가량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며, 전세계적으로 나타나는 공통적 현상이다.

    이아라 교수는 “봄철 자살률이 높아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견해가 있지만, 활동량 증가에 따른 심리적 피로, 사회적 기대감, 외로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심한 우울장애 환자는 일상의 작은 변화에도 감정이 급격히 요동치고 심한 절망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생체리듬이 흔들리는 봄철에는 주변의 따뜻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봄은 '생명의 계절'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우울 증상이 있는 이들은 이 시기에 오히려 심한 감정 기복을 느낄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봄은 '생명의 계절'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우울 증상이 있는 이들은 이 시기에 오히려 심한 감정 기복을 느낄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확진 전 초기 치료, 높은 예방 효과 보여

    지난 11월, 호주 퀸즐랜드 대학을 비롯한 세계 유수의 대학과 WHO 소속 연구진이 참여한 ‘정신건강 문제 관리를 위한 글로벌 접근성 평가’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이 연구에서는 204개 국가를 대상으로 지역별 데이터를 분석했는데, 전 세계적으로 약 9%만이 주요 우울장애에 대해 최소한의 치료를 받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에 대한 심각성을 경고한 바 있다. 2022년 보건복지부에서 실시한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정신건강 문제로 초기에 치료를 받는 비율은 약 30%에 불과하다. 여기서 말하는 ‘초기’는 WHO가 권고한 3개월 이내를 말한다.

    우울증과 같은 정신건강 문제는 초기 개입 및 치료의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올해 1월 독일 뮌헨 공과대학 심리학 연구팀이 내놓은 메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임상 기준으로 우울증을 확진받기 전에 적절한 치료를 받을 경우, 약 42%의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울증 치료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다.

     

    우울증 치료, 적극적인 태도 중요

    효과적인 우울증 개선을 위해서는 약물 치료, 심리 치료, 인지행동 치료 등에 적극 참여하고 전문 의료진의 치료 계획을 신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급성기에는 약물치료가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주의할 점은, 치료 초기에 증상이 호전됐다고 자의적으로 약물 복용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는 재발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아라 교수는 “우울증은 재발할수록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어 무엇보다 전문 의료진과의 상담을 신뢰하고, 치료 계획을 성실히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며 “무엇보다 우울증이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고 치료 후에는 충분히 회복할 수 있는 질환이라고 믿는 것이 치료의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적극적인 태도와 노력도 중요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그때그때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되며, 이는 특히 주변 사람들의 이해와 도움이 필요한 대목이다.

    일기를 쓴다거나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의 솔직한 대화를 거듭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이때 주변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가 아닌, 공감하려는 자세다. 가타부타 판단하려 하지 말고, 이야기를 차분하게 들어주고 공감하려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따뜻한 관심과 지지는 우울감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울증은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증가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우울증은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증가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 국방부, 장병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민·관·군 협력체계 구축

    국방부, 장병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민·관·군 협력체계 구축

    국방부가 금일(11일) 국방컨벤션에서 '제1회 민·관·군 정신건강 협의체(이하 협의체)'를 출범시켰다.

    현재 사회 전반에서 정신건강과 관련된 문제가 흔히 발생하고 있으며, 정신건강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군 내부에서도 정신건강서비스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국방부는 2025년을 '장병 정신건강 증진의 해'로 지정하고, 장병 정신건강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체계 운영·발전 등을 목적으로 민·관·군 정신건강 전문가들로 구성된 협의체를 출범했다.

    국방부는 ▲장병 정신건강 실태조사 ▲권역별 정신건강센터 운영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예방활동 ▲민간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비 지원사업 등 지원 분야를 확대해 가고 있다. 올해 '장병 정신건강 증진의 해' 지정을 계기로,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선제적인 예방과 함께 정신건강 관리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해간다는 계획이다.

    금일 출범한 협의체는 국방부, 국가트라우마센터, 서울시 정신건강복지센터, 브라이언 D.올굿 육군병원, 서울대학교병원, 경희대학교병원, 계명·대구·배재·중앙대학교, 각 군, 의무사 및 군병원 정신건강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김수삼 국방부 인사복지실장은 “정신건강 문제는 개인을 넘어 공동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인 만큼 민·관·군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협의체를 통해 군 장병의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방안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협의체는 향후 정례적으로 회의를 열고, 군 내부의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해결 및 발전방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본 기사는 국방부에서 2025년 4월 11일 작성하여 공공누리 제1유형으로 개방한 보도자료입니다.>

  • 정신건강 장애, 효과적 치료 받는 비율 6.9%

    정신건강 장애, 효과적 치료 받는 비율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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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MA 정신의학(JAMA Psychiatry)」에 5일 게재된 최신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정신건강 장애 및 약물 사용 장애가 있는 사람 중 효과적인 치료를 받는 비율이 약 6.9%에 불과하다. 

     

    정신건강 장애 치료의 문제점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과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 연구팀은 약 5만7천여 명의 정신건강 장애 및 약물 사용 장애에 관한 설문조사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 데이터는 1994년부터 2013년까지 19년에 걸쳐 21개국에서 수집한 것이다. 당시에는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 매뉴얼 최신 버전인 제5판(DSM-5)이 발표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DSM-4를 적용해 설문조사 대상을 선발했다.

    연구팀은 확보한 설문조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신건강 장애 및 약물 사용 장애에 대한 치료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지점을 명확하게 파악하고자 했다. 설문조사 데이터 분석 결과, 치료에 있어 가장 큰 장벽은 ‘환자가 치료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여기에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의료기관을 찾더라도 종종 제대로 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치료 필요성 인식율, 의료기관 방문율 낮아

    하버드 의대 연구팀은 정신건강 장애 및 약물 사용 장애를 인식하고 치료하는 과정을 4가지 핵심 단계로 구분했다. ▲1단계 : 치료 필요성 인식 ▲2단계 : 의료 시스템 접촉 ▲3단계 : 최소한의 치료 ▲4단계 : 효과적(적극적) 치료다.

    그리고 각각의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간 사람들의 비율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분석했다. 장애 진단 기준을 충족하는 사람들 중 1단계로 넘어간 사람은 46.5%였다.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증상이 있음에도 절반 이상이 스스로 치료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치료 필요성을 인식한 다음 의료기관을 찾은 사람의 비율은 34.1%였다. 앞선 단계의 비율과 함께 계산해보면, 장애 진단 기준을 충족하는 사람들 중 실제 의료기관 방문까지 가는 사람은 약 15.8%, 즉 10명 중 1~2명에 불과하다는 의미가 된다.

    한편, 의료기관을 찾더라도 최소한의 치료만 받는 사람은 82.9%였으며, 이들 중 47% 정도만 효과적(적극적) 치료를 받았다. 이를 종합하면 장애 진단 기준을 충족하는 사람 중 약 6.9%만이 효과적인 치료를 받는다는 결과가 나온다.

     

    사회적 인식 개선 지속 필요성

    이 연구에서 제시한 모든 단계에서 문제가 있지만, 연구팀은 실제 의료기관에 방문한 이후의 감소율에 초점을 맞췄다. 적극적으로 문제를 치료하고자 나섰음에도, 충분히 효과적인 치료를 받지 못하는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정신건강 분야 1차 의료기관에서 최신 정보를 토대로 적절한 교육을 받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1차 의료기관의 전문의 및 상담사 등이 지속적으로 교육을 받도록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즉, 우리나라는 의료기관의 역량 강화보다 1~2단계에 해당하는 ‘당사자 인식 및 치료 의지’ 문제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특히 치료가 필요한 정도의 증상을 겪고 있음에도, 그것이 치료 대상이라는 인식을 하지 못하는 경우, 그리고 인식하더라도 용기와 의지를 발휘해 의료기관을 찾아야겠다는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최근 정신건강 관련 진료비 지원 등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제도적 지원은 조금씩 개선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회적 인식도 조금씩 나아지는 추세라고 하지만, 아직 가시적으로 뚜렷한 성과를 확인하기에는 부족한 실정이다. 

    당사자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치료 의지를 다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신건강 관련 교육 및 홍보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사회적 인식을 높이기 위한 캠페인 등을 지속해야 한다.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은 가장 효과적인 길이 될 것이다.

  • 우울증과 신체 건강, 많은 부분에서 관련 있다

    우울증과 신체 건강, 많은 부분에서 관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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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울증은 현대 사회에서 매우 흔한 문제다. 오죽하면 ‘마음의 감기’라는 비유도 있을까. 하지만 한 전문의는 “우울증은 감기보다 골절에 가깝다”라는 의견을 냈다. 그만큼 긴 시간에 걸쳐 삶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이는 단순한 비유가 아니다. 실제로 우울증은 여러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울증과 신체 건강이 어떻게 이어질 수 있는지, 어떤 질환이나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지를 알아본다.

     

    우울증으로 인한 호르몬 불균형

    우울증은 근본적으로 스트레스 반응을 자극한다.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스트레스는 에너지를 집중하고 감각을 일깨우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만성적으로 이어지면 코르티솔 수치가 지속적으로 높아진다. 이로 인해 감정 조절을 비롯한 여러 기능에서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나게 된다.

    우울증 하면 가장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 바로 무기력감과 의욕 상실이다. 뭔가 하고 싶다는 동기 부여와 만족감의 프로세스, 그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일련의 시스템이 마비되는 것과 같다. 이는 스트레스로 인한 세로토닌과 도파민의 불균형과 관련이 있다. 

    우울증으로 인한 호르몬 불균형은 어느 특정 종류에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 몸에는 수많은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이 저마다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중 어느 하나라도 불균형이 생기면 도미노처럼 연쇄적인 불균형을 일으킬 위험이 커진다. 

    이는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모든 신체 기능에도 이상이 생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울증과 신체 건강 사이에 연결고리가 생기는 핵심 메커니즘이다.

     

    우울증, 면역력 약화 유발

    우울증으로 인한 스트레스 반응은 면역 기능의 약화를 부르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스트레스 반응은 온몸을 비상대응 체제로 만드는 것과 같다. 잠깐동안 유지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 상태가 계속 이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몸의 전반적인 건강을 유지해야 할 면역 기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없게 된다.

    실제로 우울 증상이 심화되거나 진단 기준상 우울증에 해당하는 사람들에게서는 면역 세포의 활동이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순찰과 방범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니, 감기 같은 가벼운 질환부터 각종 감염성 질환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진다. 보다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우려도 높아진다.

    한편, 우울증 환자들은 ‘염증성 사이토카인’ 수치가 정상보다 더 높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의 균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뇌 기능 저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염증 물질 자체가 뇌에 영향을 끼칠 경우, 신경 세포 손상으로 우울증을 더욱 심화시킬 우려도 있다.

    우울증은 호르몬 불균형과 면역력 저하를 일으켜 다른 신체적 건강 문제를 유발한다 / Designed by Freepik
    우울증은 호르몬 불균형과 면역력 저하를 일으켜 다른 신체적 건강 문제를 유발한다 / Designed by Freepik

     

    심혈관 질환까지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자연스레 신체적 건강 문제로도 연결된다. 우울증 환자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가 소화불량과 같은 소화 장애다. 식욕이나 그로 인한 만족감도 저하될 수 있으니 기본적으로 입맛이 없는 데다가, 위염이나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식사를 꺼리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크론병과 같은 만성 염증성 장 질환은 우울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크론병에 걸릴 경우 영양 흡수 장애, 그로 인한 잦은 설사, 만성 통증 등을 경험하게 된다. 몸이 아프면 마음도 덩달아 약해지기 쉽다. 신체적 고통이 반복되며 우울증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상호 악순환이 될 수 있다.

    우울증으로 인한 호르몬 문제와 면역력 문제, 염증 문제는 모두 심혈관계 질환으로 이어진다. 자율신경계 균형이 깨져 심박수와 혈압이 높아질 수 있고, 염증이 곳곳에 발생하며 만성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혈관에 염증이 잦아질 경우 동맥 경화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증상들이 모여 심부전이나 관상동맥 질환 등 치명적인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우울증과 신체 건강, 간과하지 말 것

    우울증은 분류상 ‘정신건강 문제’에 해당한다. 하지만 우리의 몸과 마음은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은 반대로도 성립된다. 건강한 정신이 유지돼야 건강한 신체를 지킬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정신건강은 인간의 건강이 ‘안쪽에서부터’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 사회에서 우울증을 겪는 사람은 통계에서 보여주는 것 이상으로 많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한 가지를 꼽자면 ‘우울증에 대한 오해’ 때문이다. 우울증은 반드시 우울한 감정으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불안, 공허함, 분노와 같은 다른 감정으로도 나타나며,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의욕상실이나 불면 등의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진단 기준상 우울증으로 분류되지 않더라도 증상은 나타날 수 있다. 신체에 발생하는 모든 병이 그렇듯, 조기에 발견하면 별일 아닌 것처럼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건강 문제도 마찬가지다. ‘우울증은 마음의 골절’이라고 비유한 것을 꼭 기억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려는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한 신체와 건강한 마음은 상호보완적 관계라 할 수 있다 / Designed by Freepik
    건강한 신체와 건강한 마음은 상호보완적 관계라 할 수 있다 / Designed by Freepik

     

  • 우울증 위험 낮추기, 하루 걸음 수를 측정하라

    우울증 위험 낮추기, 하루 걸음 수를 측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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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기준 우리나라의 우울증 환자 수는 약 104만 명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을 것이다. 자신의 우울증 여부를 자각하지 못하는 사람, 또는 사회적 시선으로 인해 치료를 꺼리는 사람들이 있을 것임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은 의학적 진단 기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얼마든지 문제가 될 수 있다.

    우울증이 퍼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신체 활동’이다. 우울증과 활동량의 연관성에 대해 알아본다.

     

    우울증 위험, 걸음 수와 관계 있다

    정신건강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주목하고 있는 영역이다. 수많은 국가가 사회적인 우울증 확산을 겪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국민건강영양조사 등을 통해 국민들의 신체 활동량을 조사하고 있으며, 그 결과를 토대로 정신건강 문제와의 연관성을 분석한 바 있다.

    같은 주제로 진행됐던 국제 연구 33개의 결과를 종합한 메타 연구가 지난 12월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을 통해 발표된 바 있다. 모든 연령대에 걸쳐 약 9만6천 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종합 결과다.

    이 메타 연구에 따르면 하루 5,000 걸음 이상을 걸었을 때 상대적으로 우울증 증상이 적게 나타났다. 또한, 하루 7,500 걸음 이상을 기준으로 하면 우울증 유병률이 약 42% 낮다는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모든 대상자 중에서 우울증이 없었던 사람들을 대상으로 최대 7년에 걸친 추적 연구를 추가로 실시했다. 그 결과 매일 7,000 걸음 이상을 걸은 사람들은 우울증 발병 위험이 31% 낮게 나타났다. 이는 기존의 연구 결과와 대조했을 때 ‘적당한 수준의 신체 활동이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라는 동일한 결론을 가리킨다.

     

    신체 활동 부족하면 우울증 부른다

    연구팀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청소년의 81%,  성인의 31%가 일일 권장 활동량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청소년은 약 30~50%, 성인은 약 30~40%가 평균 이하의 활동량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걸음 수로 하루 약 6,000~8,000 걸음을 기준으로 했을 때의 통계다.

    음식의 풍요로움은 과거에 비해 늘었지만, 신체 활동을 평균 이하로 하는 비율도 덩달아 늘었다. 이는 비만을 비롯한 각종 대사 질환 등 신체적 건강 문제가 늘어나는 추세와 일맥상통한다. 

    또한, 신체 활동의 부족은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우리의 뇌는 운동을 통해 엔도르핀, 세로토닌 같은 물질을 분비한다. 이들은 우울 증상과 불안 증상을 완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질들이다. 즉, 움직임이 부족하면 그만큼 우울이나 불안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게다가 우울증의 경우, 한 번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움직이고자 하는 의욕을 더 잃게 만든다. 즉, 우울 증상이 발현되는 어느 기점을 넘어서면 신체 활동이 더욱 줄어드는 경향이 생기며 우울증이 더 심해질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우울증 예방법, 매일 걸음 수 세기

    스마트폰, 또는 스마트 워치만 있으면 된다. 스마트 워치를 착용하면 바로 시작할 수 있지만, 요즘은 스마트폰에도 걸음 수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 리워드 방식으로 걸음 수마다 포인트나 보상을 주는 앱도 다양하다.

    매일의 걸음 수를 세고 그 기록을 남기는 것은 소소한 성취감을 제공하는 강력한 수단이다. 최근 며칠의 걸음 수 기록을 통해, ‘연속 기록을 이어가보자’라는 동기부여를 해주기 때문이다. 매우 간단하고 직관적인 방법이다. 

    2011년에 수행됐던 한 연구에 따르면 걸음 수를 측정하고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의 권장 활동량을 충족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자신이 목표로 하는 걸음 수를 정하고, 그것만 채우게끔 하면 된다. 이미 십수 년 전에 입증된 방법이므로 믿고 시도해봐도 좋을 것이다. 

    2020년과 2021년에 수행돼 「영국 스포츠 의학 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 게재됐던 서로 다른 연구에서도, 걸음 수 측정이 가능한 상태에서 걷게 되면 평균적으로 더 많이 걷게 되는 경향이 있다는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아직 늦지 않았다. 의욕 저하의 늪에 빠지기 전에 당장 오늘부터 시작해보도록 하자. 두툼한 외투를 걸쳐 입고 스마트폰이나 스마트 워치를 준비한 다음, 그냥 나가서 걸으면 된다.

  • 청소년·청년 정신건강 문제, 또래 홍보대사가 나선다

    청소년·청년 정신건강 문제, 또래 홍보대사가 나선다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센터장 곽영숙)와 멘탈헬스코리아(대표 최연우)는 금일(27일) 국민의 정신건강 증진 및 인식개선 확산을 위해 청소년 및 청년 10명을 홍보대사로 위촉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위촉된 홍보대사들은 위촉일인 오늘(27일)을 기점으로 1년간 활동하게 된다. 

    이번 위촉된 홍보대사들은 ‘멘탈헬스코리아’ 소속이다. 멘탈헬스코리아는 정신건강 조기예방과 교육, 소비자 운동 등을 펼치는 비영리 기관이다. 2018년부터 회복 롤모델이자 아픔 경험 전문가로서 14~25세 사이 청소년과 청년들을 선발해 ‘피어 스페셜리스트’를 육성하고 있으며, 병원과 학교, 기관 등과 협력해 정신건강 영역에서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피어 스페셜리스트(Peer Specialist)는 자신이 경험했던 정신건강 문제의 여정을 바탕으로,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회복의 롤모델이자 정신건강 리더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들이다.

    국립정신건강센터 곽영숙 센터장은 “홍보대사로서 또래인 청소년과 청년 중심으로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알리고, 정신건강 문제를 열린 마음으로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멘탈헬스코리아 최연우 대표는 “이번 홍보대사 위촉은 청소년과 청년을 위한 목소리를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젊은 리더들이 같은 세대의 눈높이에 맞춘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이고, 청소년과 청년들이 자신의 정신건강 문제를 마주하고 도움을 청하는 데 용기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본 기사는 보건복지부에서 2024년 11월 27일 작성하여 공공누리 제1유형으로 개방한 자료를 활용하여 작성되었습니다.>

  • 전 세계 우울증 환자, 9%만이 적절한 치료 받아

    전 세계 우울증 환자, 9%만이 적절한 치료 받아

    전 세계 우울장애 치료 비율. 우리나라는 25.3~28.9% 구간에 해당한다 / 출처 : The Lancet Psychiatry
    전 세계 우울장애 치료 비율. 우리나라는 25.3~28.9% 구간에 해당한다 / 출처 : The Lancet Psychiatry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건강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정신건강 문제에 대해 낙인을 찍기 쉬운 기존의 사회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다방면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당사자에 대한 치료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치료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우울장애, 치료받는 비율 단 9%

    호주 퀸즐랜드 대학 연구팀은 2021년을 기준으로 ‘정신건강 문제를 관리하기 위한 글로벌 접근성’을 평가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퀸즐랜드 대학을 중심으로 워싱턴 대학, 하버드 대학, 세계보건기구(WHO) 소속의 연구자들이 참여해 204개 국가 및 지역별 데이터를 수집·분석했다.

    연구팀은 주요 우울장애에 대한 최소한의 치료 기준을 정신건강 분야 전문의 방문 4회 또는 전문 상담사 방문 8회와 최소 1개월 간의 약물 복용으로 정의했다. 이를 기준으로 했을 때, 전 세계적으로 약 9% 정도만이 최소한의 치료를 받고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연구팀은 자국인 호주에서 주요 우울장애 진단을 받은 인구의 치료 동향을 확인했다. 그 결과 진단 환자 중 70%가 필요한 최소한의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것조차도 상당히 높은 비율에 속한다.

    퀸즐랜드 대학 공중보건대학원의 데미안 산토마우로 박사는 “호주의 경우 고소득 지역에서의 정신건강 치료율이 가장 높았지만, 수치상으로는 27%로 매우 낮았다”라며 “전 세계적으로 30%를 넘는 치료율을 보인 국가는 204개 중 7개 국가에 불과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산토마우로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약 90개국에서는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는 사례가 5% 미만이었다.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지역이 2%로 가장 낮은 치료율을 보였다. 산토마우로 박사는 “전 세계적으로 주요 우울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 중 단 9%만이 필요한 최소한의 치료를 받았다”라고 말했다.

     

    정신건강 문제, 방치하면 ‘중병’된다

    모든 질환은 조기 발견과 진단이 중요하다. 심각하다고 알려진 중대 질환이라도 조기에 발견할 경우 훨씬 예후가 좋다는 걸 누구나 알고 있다. 정신건강 문제 역시 마찬가지지만, 의외로 이 문제에 대해서는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특히 당사자가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우울증은 생각보다 쉽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다. 하지만 초기에 인식하고 치료를 받을 경우 효과가 좋고 회복 속도도 빠르다. 주변에서 우울증을 겪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를 만큼 빠르게 호전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적절한 시기를 놓치고 방치하게 되면 증상이 심해진다.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당사자 스스로 치료 과정을 불신하거나 저항하게 될 수 있어 문제가 더 복잡해진다.

    우울증이 악화될수록 당사자는 그 사실을 숨기기 위해 실제와 다른 모습을 ‘연기’해야 한다. 그마저도 어느 정도를 넘어서면 연기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정신건강 문제가 만성화되면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흔한 상황에서도 스트레스를 느끼기 쉬워지므로 신체적인 문제로도 번질 수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2022년 8월 보건복지부에서 실시한 국민 정신건강 관련 실태조사에 따르면 정신건강 문제로 초기에 치료를 받는 사람은 약 30% 정도에 불과하다. 여기서 말하는 ‘초기’는 WHO가 권고한 ‘정신건강 문제 인지 후 3개월 이내’를 말한다.

    치료를 고민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사회적 인식이 크다. ‘주위의 부정적 시선’, ‘치료 기록으로 인한 불이익 우려’ 등이 대표적이다. ‘정신건강 문제는 개인의 정신력으로 인해 생기는 것이며, 스스로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라는 잘못된 인식이 여전히 팽배해 있다는 증거다.

     

    WHO, 2030년까지 정신건강 서비스 범위 50% 확대 목표

    위 연구팀의 일원이자 현직 정신과 의사인 하비 화이트포드 교수는 “치료를 받지 않으면 고통과 장애가 장기화, 만성화될 수 있으며, 이는 인간관계부터 직장 문제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며, “정신건강 문제에 효과적인 치료법이 있으며,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완치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WHO에서는 ‘포괄적 정신건강 행동계획 2013-2030’이라는 타이틀로, 2030년까지 정신건강 서비스의 적용 범위를 최소 50%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산토마우로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가 WHO의 계획을 확고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근거라고 이야기했다. 

    이 연구는 2021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그렇다 해도 신뢰성은 결코 낮다고 볼 수 없을 것이다. 연구에 제시된 도표에 따르면 중국과 동남아시아, 중남부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서부 지역 등이 특히 낮은 치료율을 보였다. 

    그는 “가장 낮은 치료율을 보이는 지역에 대한 정보와 인구사회학적 통계를 바탕으로 하면 자원 할당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의학 저널 란셋의 정신건강 분야 연구를 다루는 「The Lancet Psychiatry」에 게재됐다.

  • 의사소통 원활하지 않다면? 정신건강 문제일 수도

    의사소통 원활하지 않다면? 정신건강 문제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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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소통이란, 단지 언어를 통해 대화를 주고받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비언어적 수단을 통해 표현되는 것들을 캐치하는 것, 다른 사람의 감정을 해석하는 것, 주변의 의도와 기대를 이해하는 능력까지도 모두 의사소통에 포함된다.

    이런 넓은 의미에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종종 보았을 것이다. 특히 요즘 들어 사람간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는 모습은 더 흔히 발견되는 듯하다. 원인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흔히 말하는 세대간 갈등, 혹은 개인 이기주의 등이 지목된다. 하지만 이것이 ‘정신건강 문제’와 관련돼 있다고 한다면 어떻게 반응하겠는가?

    만약 지금 누군가와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정신건강 문제가 있다는 의미일 지도 모른다. 그것은 상대방의 문제일 수도, 혹은 본인의 문제일 수도 있다.

     

    나도 모르는 사이 정신건강 문제 생길 수 있어

    현대인들은 다양한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다. 보통 사람들도 때때로 우울해지거나 불안해하거나 무언가에 집착하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정신적 문제를 경험한다. 하지만 어떤 영역에 있어 ‘과도하다’라고 지정된 기준을 넘어서면 그것은 정신건강 장애의 증상이 된다.

    특히 의사소통 문제는 종종 정신건강 장애의 초기 징후로 나타난다. 만약 누군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 어려워하고, 여러 사람의 대화에서 매번 소외돼 있는 느낌을 받는다면 이는 ‘우울’과 관련된 정신건강 문제를 상징할 수 있다.

    한편, 정신건강 문제가 있을 때는 ‘사회적 인지 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조현병과 관련된 증상을 겪고 있다면, 타인이 지금 어떤 감정상태인지를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로 인해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길 경우, 이러한 사정을 모르는 상대방은 오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중요한 포인트는, 누군가에게 ‘정신건강 문제가 없다’라고 쉽게 단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보통의 사람들도 스트레스를 비롯한 정신적 문제를 흔히 겪는다. 이것이 반복되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정신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즉, 사람들은 누구나 정신건강 문제와 선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살아가는 셈이다.

     

    어떤 증상이 어떤 영향을 미치나

    여러 건의 연구에서 의사소통의 어려움이 특정 정신건강 문제와 관련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앞서 이야기한 우울증의 경우, 부정적 감정이 담긴 언어를 주로 사용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음으로써 대화에서 소외되는 경우가 많다. 

    2000년도에 수행됐던 한 연구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가 대인관계의 어려움으로 인해 사회적 고립을 겪고, 이에 따라 다시 우울증세가 악화되는 악순환을 만든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혼란을 주고 도움을 받기도 어렵게 되는 것이다.

    한편, 양극성 장애가 있는 경우, 기분 변화에 따라 의사소통 스타일이 극단적으로 바뀐다. 2013년 한 연구에 따르면 ‘조증’ 상태에서 과도하게 신나는 언어를 주로 사용하고, ‘우울’ 상태에서는 소극적이고 말을 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주변 사람들로 하여금 그 의도를 짐작하기 어렵게 만들어, 인간관계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한다.

    조현병 증상을 가지고 있다면 현실과 비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는다. 이런 문제는 언어 표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조현병 증상이 있는 사람과의 대화는 비논리적이거나 뚝뚝 끊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대방 입장에서는 이를 따라가거나 맞추기가 어려워진다. 이런 일이 몇 차례 반복되면 의사소통은 단절되기 마련이다.

     

    ‘의사소통 문제’를 해결한다는 관점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걸 느꼈다면, 우선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찾아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람은 본래 저마다 다르다. 게다가 과거와 달리 개인의 특성이 더욱 두드러지는 세상이다. 사고방식이 다른 사람, 의견이 다른 사람을 만날 가능성은 갈수록 높아질 것이다. 서로 다른 사람끼리 의사소통 문제를 겪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다만, 너무 심각한 수준으로 말이 통하지 않는다면 그 원인은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을 것이다. 둘 중 한쪽이 너무 과하게 특이한 경우, 그게 아니라면 둘 중 누군가가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 경우다. 만약 후자라면,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당사자가 그것을 인지하는 것이 시작이다. 

    스스로 정신건강 문제가 있다는 걸 인정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자존감, 그리고 주위의 시선 등이 늘 문제가 된다. 이럴 때 관점을 바꾸는 것은 도움이 된다. 정신건강 문제가 아닌, ‘의사소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정신건강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현대사회에는 정신건강 문제가 만연해있다. 다행히도, 그 현실을 인지하고 정신건강 문제에 다소 개방적이 되는 트렌드가 만들어지고 있다. 그에 따라 ‘사회적 인지 훈련’이나 ‘인지 행동 치료’와 같이 전문가에 의해 검증된 방법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 의사소통의 회복은 개인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나아가 사회적 관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도 필수적이다.

    어찌됐건 살아가기 위해서는 누군가와 지속적인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 대화가 잘 통하지 않고, 비언어적 신호가 서로 어긋나는 현상은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그것을 가벼이 여기고 넘기지는 말자. 어쩌면 그것이 스트레스에 시달린 누군가가 보내오는 정신건강 관련 신호일지도 모를 일이니까.

  • ‘심리적 회복탄력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은?

    ‘심리적 회복탄력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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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몸은 다쳤을 때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어느 정도 수준까지의 상처는 자연스레 아무는 것이 일반적이며, 너무 크거나 깊은 상처가 아니라면 흔적도 남지 않는다. 이는 신체에 ‘회복탄력성(Resilience)’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는 ‘정상’으로 규정된 상태로 다시 돌아가려는 성질이므로, 항상성(Homeostasis)의 한 형태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회복탄력성은 신체 뿐만 아니라 마음에도 적용된다.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는 등 마음이 불편한 상황에서는 다시 편안함을 되찾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실, 요즘처럼 정신건강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분위기에서는 이러한 ‘심리적 회복탄력성(Psychological Resilience)’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옳다.

    실제로 심리적 회복탄력성이 높을수록 자살, 자살시도 및 계획에 덜 노출된다는 점이 확인됐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승훈·한창훈 교수 연구팀은 약 5,500여 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뒤 이와 같은 결과를 내놓았다.

     

    스트레스 만연의 시대, ‘수용’과 ‘회복’이 중요

    ‘회복탄력성(Resilience)’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살펴보자. 이는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극복하고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능력을 의미한다. 본래 회복탄력성은 무척 포괄적인 개념이다. 신체적, 심리적 문제부터 사회적, 환경적 요소까지 포함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감기와 같은 일상적 질환에 걸렸을 때를 생각해보자. 어떤 이는 하루이틀 사이에 곧장 회복하는가 하면, 어떤 이는 며칠씩 앓고 나서 한동안 잔기침을 달고 사는 경우도 있다. 이를 두고 면역력이라는 관점에서 보기도 하지만, 회복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의 관점에서 보면 회복탄력성의 문제라고도 할 수 있다.

    같은 원리로, 심리적 회복탄력성이란 심리적 요인에 대한 회복탄력성을 특정하는 말이다. 현대사회는 변화속도가 몹시 빠르고 세대간에 서로 다른 점들이 촘촘하게 얽혀있다. 이는 인간관계 뿐만 아니라 업무나 도전과제에도 영향을 미친다. 관계, 업무, 목표에 있어서의 스트레스, 실패, 정신적 충격 등이 흔히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심리적 문제를 경험했을 때, 회복탄력성이 우수한 사람은 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오래지 않아 털어낸다. 회복하고 적응하거나 성장의 기회로 삼는 것이다. 흔히 쓰이는 말처럼 ‘꺾이지 않는 마음가짐’이라 볼 수 있다. 반대로 회복탄력성이 낮은 사람은 결과를 확대해석하거나 필요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며 괴로워한다. 쉽게 잊지도 못하고 오랫동안 곱씹는다. 제대로 치유하거나 소화하지 못해, 마음 속 상처로 남거나 응어리가 되기도 한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심리적 회복탄력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현대사회는 스트레스 요인이 지금도 많고, 앞으로도 꽤 오랫동안 감내해야 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들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신건강 및 관련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된 바 있다. 심리적 회복탄력성이 높을수록 우울, 불안, 스트레스 등을 적게 경험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여러 차례 입증된 바 있다.

     

    회복탄력성, 자살 성향과 반비례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승훈·한창훈 교수 연구팀은 2021년 한국 국가정신건강조사(NMHSK)를 통해 확보된 5,511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대상 데이터의 연령대는 18세부터 79세까지 다양하게 포함됐으며, 연구팀은 이들을 대상으로 심리적 회복탄력성과 자살 성향 사이의 관계를 분석했다. 

    여기서 ‘자살 성향’이란 실제 자살부터 계획과 시도까지를 포함한다. 평생, 1년, 1개월 단위의 발생률과 회복탄력성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를 분석해, 심리적 회복탄력성이 자살 성향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자 했다.

    연구 결과, 대체로 ‘심리적 회복탄력성이 낮은 사람들에게서 자살 성향이 높게’ 나타났다. 자살을 생각하거나 계획하거나 시도한 적이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심리적 회복탄력성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의미다. 반대로 심리적 회복탄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사람들은 자살 관련 위험이 낮았다. 즉, 심리적 회복탄력성과 자살 성향은 반비례 관계라 볼 수 있다.

    데이터 통계 분석 결과, 회복탄력성이 낮을수록 자살 성향이 높게 나타났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데이터 통계 분석 결과, 회복탄력성이 낮을수록 자살 성향이 높게 나타났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긍정적 성향이 극단적 생각을 완화시켜

    지난 8월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하는 사람들의 96.6%는 사전에 ‘경고 신호’를 보낸다. 더 이상 견딜 수 없다거나, 도움이 필요하다는 식의 신호를 보낸다는 것이다. 

    즉, 대체로 극단적 선택에 이르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 여러 가지 문제에 관한 스트레스, 충격, 절망 등이 수차례에 걸쳐 누적되면서, 이를 도저히 회복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없을 때 견디다 못한 선택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회복탄력성이 낮다는 것은 이러한 심리 문제를 스스로 극복할 능력이 부족한 상태임을 의미한다. 만약 주위에서 이를 이해하거나 지지해주는 등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나아질 여지는 있다. 하지만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고 신호를 포착하지 못한다면, 개인은 철저한 고립감을 느끼며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마저 잃게 된다.

    심리적 회복탄력성에 관한 연구 결과는 대개 한결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성향이 극단적 선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다만, 정신적으로 바닥까지 가라앉은 사람이 스스로 긍정적인 마음을 품기란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심리적 회복탄력성을 높여주기 위한 외부의 도움이 필요하다.

     

    사회적 인식 변화는 계속돼야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성향은 선천적인 ‘기질’과도 어느 정도 연관이 있다. 성장 환경에 따라 습관처럼 자리잡기도 하며, 본래 그렇지 않다가도 특정한 사건이나 경험 등을 통해 갑작스레 성향이 변할 수도 있다. 누군가 회복탄력성이 낮다고 해서 그것을 오로지 개인의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는 이유다.

    과거에 비하면 나아졌다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심리적 문제에 대해 인색하다.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부정적인 경험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을 오로지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 변화의 노력이 곳곳에서 보이지만, 아직 한참 부족하다. 타인의 스트레스까지 나누기에는 자신의 것을 소화하기에도 너무 버거운 사회적 분위기 탓일지도 모르겠다.

    다행인 것은, 심리적 문제 또는 정신건강 문제를 도울 수 있는 전문 인프라가 분명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 사회적 분위기는 점진적으로 변해갈 것이고, 개인 입장에서는 주위를 둘러보려는 노력 정도면 좋겠다. 

    꼭 직접적으로 도움을 줘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심리적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볼 때, 눈을 가린 색안경을 벗으려는 시도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런 작은 노력이 모여 ‘사회적 인식의 변화’를 더욱 빠르게 이끌어낼 테니 말이다.

    인프라 개선, 사회적 인식 변화는 분명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아직은 부족하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인프라 개선, 사회적 인식 변화는 분명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아직은 부족하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회복탄력성 높이기, 어떻게 하면 될까

    회복탄력성은 누구에게나 내재된 능력이다. 다만 높고 낮음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또한, 높았다가도 낮을 수 있고, 반대로 낮았다가도 높아질 수 있다. 회복탄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회복탄력성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인지하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감정 표현, 목표 설정과 문제 해결능력, 자기관리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을 유달리 어려워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어쩌면 이것이 한 개인의 마음을 바닥까지 끌어내리는 근본적 원인일지도 모른다. 이 때문에 주위에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을 두는 것이 몹시 중요해진다. 

    평소 느껴지는 작은 감정을 묻어두지 말고 표현하는 습관은, 부정적인 감정이 쌓이는 것을 예방하는 길이다. 감정이 아직 작을 때 표현할 수 있게 되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지는 일도 그만큼 줄일 수 있다.

    또한, 스스로 해야할 목표를 정하는 것, 이를 달성하기 위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마주치는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약한 경우도 많다. 수동적으로 주어진 길을 따라가는 것이 습관화됐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문제다. 실제로 우리 현실에서는 그런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무척 많다.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해냈을 때의 성취감과 자아효능감은 회복탄력성을 구성하는 훌륭한 요소다. 이는 시간을 들여 쌓을수록 더 큰 성과를 이뤄낼 수 있는 성질이다. 

    이것이 익숙하지 않다면, 아주 사소한 것부터 시작할 것을 권한다. ‘내가 직접 정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결정해보는 연습이 도움이 된다. 이를테면 이번 달까지 영화 3편 보고 소감 적어보기, 1주일 동안 저녁 6시 이후로 간헐적 단식 실천해보기 등이 있겠다.

    여기에 건강을 위한 기본적인 습관들이 더해지면 좋다. 식단, 운동, 수면 등 기초 체력을 갖춰주는 요인들은 회복탄력성을 길러가는 과정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회복탄력성의 본질은 역경을 딛고 다시 일어서는 것이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회복탄력성의 본질은 역경을 딛고 다시 일어서는 것이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늘어가는 우울증, ‘내 문제’가 될 수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우울증 환자 수는 계속 늘어왔다. 5년 전에 비해 약 33%가 증가해, 100만 명 가까이가 됐다. 하지만 이게 전부일까? 아마 아닐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우울증과 그 치료에 대한 인식이 어떤지를 생각해보면, 이미 증상을 겪고 있으면서 병원을 찾지 않은 환자 수도 적지 않을 테니까.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건강 문제를 인지한 후 3개월 이내에 전문가에 의한 치료를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현실은? 약 31%만 3개월 내 치료를 받는다. 즉, 환자 3명 중 2명이 제 시기를 놓쳐 증상이 훨씬 심각해진 채로 병원을 찾거나, 아예 병원을 찾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 이렇게 답답한 결과가 나오는 것일까? ‘내 옆 사람이 우울증이라고 했을 때, 나는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혹은 ‘내가 우울증이라고 한다면 내 옆 사람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해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 실제 보건복지부의 조사에 따르면, ‘치료를 고민하는 이유’의 1위가 ‘주변의 부정적 시선 때문’이었다.

    연일 쏟아지는 뉴스를 보면 알겠지만, 살기에 참으로 팍팍한 세상이다. 앞으로도 마음을 다치는 사람은 늘어갈 가능성이 높고, 어쩌면 그게 나 자신의 이야기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 사회의 심리적 회복탄력성은 여전히 부족해보인다. 진지한 고민과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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