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에는 뇌에서부터 등 아래까지 신경 다발이 지나가는 척수(Spinal Cord)가 있다. 척수가 지나가는 경추(목뼈 부분)가 좁아지거나 눌리게 되면 신경이 눌려 손과 발, 몸 전체에 이상 증상이 생기는데 이를 '경추 척수증'이라고 한다.
경추 척수증은 보통 손발과 팔다리 양쪽에 증상이 나타나고 서서히 진행되는 양상을 보인다. 젓가락질과 단추 채우기, 글쓰기 같은 손놀림이 둔해지며 양쪽 팔다리 힘이 약해진다. 손이나 발이 저리고 감각이 둔해지고, 휘청거리거나 발이 자주 걸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경추 척수증은 나이가 들면서 디스크나 뼈가 자라나 척수를 누르면서 생길 수 있다. 또 사고나 충격으로 인해 생기거나, 후종인대(척추뼈 뒤쪽에 위치한 인대)가 딱딱하게 굳는 '후종인대 골화증'으로 인해 신경이 눌리기도 한다.
뇌 질환과 혼동하기 쉬워
이러한 증상은 뇌졸중,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를 포함한 뇌 질환과 혼동하기 쉽다. 이는 경추 척수증과 뇌 질환은 모두 신경계 기능 장애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뇌 질환과 경추 척수증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은 △보행 장애 △감각 둔화 △사지 힘 빠짐 △요실금 또는 배뇨 지연 등이 있다.
다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뇌졸중의 경우 좌우 중 한쪽에서만 증상이 나타나는 '편측 마비'가 주로 나타난다. 하지만 경추 척수증의 경우 대부분 양측 모두에서 증상이 나타난다. 또, 경추 척수증은 서서히 악화되는 반면, 뇌졸중 등은 갑작스럽게 발현한다.
말하기 능력과 관련된 증상의 경우, 뇌 질환에서 더욱 심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실어증, 발음 이상, 언어 이해 장애 등이 대표적이다. 손 기능에서도 차이가 있다. 경추 척수증은 손놀림이 둔해져 젓가락질 같이 손의 미세한 조절이 어려워지는 반면, 파킨슨병은 손떨림(진전)이 주된 증상으로 나타난다.
세란병원 척추내시경센터 김지연 센터장은 “경추 척수증과 뇌질환은 보행 장애의 양상, 손 사용의 어려움, 척수 반사의 양성 여부 등에서 중요한 차이가 있다”며 “팔다리의 힘이 빠지지만 언어장애가 없을 경우, 사고 능력에 이상이 없지만 젓가락 사용이 어려워지며 보행 시 양손발이 저리다면 경추 척수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추 척수증 진단과 치료
경추 척수증 진단에는 경추 MRI가 필수다. 이는 척수가 눌리는 위치, 압박 정도, 디스크 상태, 골화 등을 평가한다. 다만 다리 증상(저림, 마비, 보행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경추가 아닌 요추 병변(허리 디스크, 협착증 등) 때문일 수 있어 허리 MRI 검사도 고려한다. 또한 상하지 증상이 모두 있는 경우에도 허리 MRI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세란병원 척추내시경센터 김지연 센터장은 “경추 척수증과 뇌질환은 증상이 비슷할 수 있지만, 급성으로 진행되는 뇌졸중과 달리 경추 척수증은 천천히 진행된다는 차이점이 있다”며 “경추 척수증도 대소변 조절이 어려운 장애가 동반되는 만성 질환으로 갈 수 있으므로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지연 센터장은 “경추 척수증은 척수 압박의 정도, 증상의 진행속도에 따라 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를 결정한다. 보행장애와 배뇨 문제 등 증상이 악화되거나 척수 압박이 심하면 수술이 필요하다”며 “경추 후궁 성형술, 후궁절제술 등 어떤 수술이 필요한지는 병변의 위치,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 재발 방지를 위해 무리한 목 사용을 피하고 근력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말초 신경 특이적 화학유전학(HCAD) 플랫폼 설계와 이를 활용한 말초 신경 조절 및 동물 모델 통증 억제 연구 / 출처 : 연세대학교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강혜진 교수 연구팀이 ‘특정 말초 신경계만을 독립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화학유전학 기술을 개발했다. 중추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특정 부위의 말초 신경만을 조절할 수 있는 방법론이다.
중추 신경계 영향 없는 치료법 필요성
말초 신경계는 뇌와 척수로 이어지는 중추 신경계를 제외한 모든 신경 구조를 포함한다. 우리 몸 거의 모든 곳에 분포하며, 감각 정보를 수집해 중추 신경계로 전달하고, 상황에 따른 반응 등 운동 신호를 전달받는 역할을 한다. 즉, 뜨겁거나 차갑다고 느끼는 감각, 가려움증이나 통증 등 일상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감각의 문제는 모두 말초 신경계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특히 통증의 경우, 사소한 상처부터 중대한 질병까지 말초 신경계와 연관되지 않는 경우가 거의 없다. 중증 질환이라면 근본적인 원인에 집중해야 하는 게 맞지만, 손가락이나 발가락 등 말초 부위에 발생한 국소 부위 상처는 말초 신경계에 관한 문제만 해결해도 무방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초 신경계와 관련된 증상을 치료하거나 연구하는 데는 여러 면에서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일반적으로 통증을 완화시키는 약물들을 중추 신경계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졸음과 같은 일상적 부작용이 따라오며, 때로는 신경학적으로 중요한 부작용을 일으키는 사례도 없지 않다.
예를 들어, 의료 현장에서 진통제로 흔히 사용되는 모르핀의 경우, 통증을 효과적으로 경감시킬 수 있는 약물이다. 하지만 중추 신경계에 작용함으로써 졸음을 유발하거나 혼란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심각한 경우 호흡에 지장을 주기도 한다. 마약성 진통제의 경우는 약물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내성이 생기거나 중독 증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추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말초 신경계에서만 작용할 수 있는, 가벼운 수준의 말초 부위 증상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방법론이 필요하다.
혈뇌장벽 통과하지 않는 시스템
이에 대해 강혜진 교수 연구팀은 뇌에서의 발현이 낮은 HCA2 수용체를 활용해 ‘HCA2 DREADD(HCAD)’라는 이름의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DREADD(Designer Receptors Exclusively Activated by Designer Drugs)라는 화학유전학 기술을 기반으로 했다. 이는 ‘특정한 약물에 의해 선택적으로 활성화되는 수용체’를 의미하는 말로, 연구자들로 하여금 특정한 신경세포의 활동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HCAD는 기존의 DREADD 기술 중 주로 억제성 신호를 전달하는 Gi-DREADD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Gi-DREADD를 기반으로 말초 신경에 특화시킨 형태가 HCAD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HCA2 수용체는 뇌에서 낮은 농도로 존재하며, 말초 신경계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발현을 보인다. 즉, 말초 신경에 특화된 수용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말초 신경계에서 발생하는 특정 기능을 조절하기에 유리하다.
또한, HCAD는 혈뇌장벽(BBB)을 통과하지 않는다. 즉, 뇌로 유입되지 않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중추 신경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는 기존의 DREADD 기술과 HCAD 사이의 가장 핵심적인 차이점이다. 기존 DREADD는 중추 신경계에도 작용하지만, HCAD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약물로 인한 중추 신경계 부작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품고 있다.
중추 신경 영향 없이 통증 완화 성공
한편, 연구팀은 HCAD의 활성화를 위한 특수한 리간드(ligand)도 설계했다. 리간드는 생화학 분야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수용체와 결합해 그 기능을 유도하는 분자를 의미한다. 즉, HCAD 수용체와 결합해 그 활성화를 촉진하는 특수한 분자를 직접 설계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HCAD는 필요할 때만 선택적으로 활성화할 수 있다. 혈뇌장벽을 통과하지 않으므로 오로지 말초 신경계에서만 효과를 발휘한다.
연구팀은 이 부분을 검증하기 위해 동물 모델 실험을 진행했다. 먼저 말초 신경 중 하나로 척수 뒤편에 위치한 배근신경절(Dorsal Root Ganglion, DRG) 뉴런에 HCAD를 발현시켰다. 그런 다음 리간드를 처리해 수용체를 활성화하자, 급성 및 염증성 통증이 효과적으로 완화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중추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말초 부위 통증을 조절할 수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새롭게 개발된 HCAD 시스템이 말초 신경계에서의 기능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는 향후 전신 곳곳에 발생하는 통증이나 염증 관련 질환의 치료법을 발전시키는 데 있어 다방면으로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혜진 교수는 “기존 중추 신경계에 국한돼 있던 기술을 말초 조직까지 확장해 적용할 수 있는 방식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학술적으로 높은 의의를 갖는다”라며 “앞으로 말초 신경과 관련된 신경병증, 통증, 염증, 가려움증 뿐만 아니라, 대사, 암, 면역 등 말초 분야의 기초 및 중개 연구에서도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생물학 분야 학술지인 「Cell」에 이달 초 게재됐다.
일상에서 손과 발의 저림 증상은 흔하게 겪는 일이다. 손과 발, 혹은 팔과 다리가 눌리는 자세를 유지하다가 어느 순간 감각이 무뎌지거나 저리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딱히 어딘가에 눌리지 않았는데도 감각이 무뎌지거나 저리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면 불안해지게 마련이다. 갑작스레 찾아오는 손발의 무뎌지는 증상, 왜 그런 걸까?
신경계통의 구조 이해하기
‘저리다’라는 감각은 신경계의 소관이다. 우리 몸의 신경계는 크게 ‘중추신경’과 ‘말초신경’으로 나뉜다. 중추신경은 주요 줄기에 해당하는 뇌와 척수를 가리킨다. 감각을 비롯한 각종 정보를 ‘처리’하고 ‘통제’하며 명령을 내리는 등의 역할을 한다.
그 외에 나머지, 신체 각 부위로 뻗어나간 신경은 모두 말초신경에 해당한다. 직접 명령을 내리지는 않고 ‘전달’ 역할을 주로 한다. 중추신경에서 내려온 명령을 신체 각 부위에 전달하거나, 감각을 통해 들어온 정보가 처리될 수 있도록 중추신경으로 전달하는 역할이다. 중추신경이 중앙에 있는 관제센터라면 말초신경은 실제 일이 이루어지는 현장인 셈이다.
중추신경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치명적이다. 몸 전체에 명령을 내릴 중심축이기 때문이다. 반면, 말초신경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해당 부위에 국한되는’ 경향이 있다. 이 또한 심각할 수도 있지만, 중추신경에 비하면 대체로 덜한 편이다.
손이나 발이 이유없이 저리다면?
위 분류에 따르면 손과 발, 팔과 다리는 모두 말초신경의 영역이다. 따라서 각각의 부위에 발생하는 저린 감각은 대개 말초신경 문제로 인해 발생한다. 사람에 따라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으로 여기고 가볍게 넘기기도 하고, 뇌 질환이나 심혈관 질환 같은 중한 병과 연결지어 불안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말초신경질환’인 경우가 많다. 뇌, 척수를 제외한 신체 모든 곳에는 말초신경이 분포해 있고, 감각이 저하되거나 통증이 지속되는 것을 비롯해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말초신경질환’이라고 통틀어 부른다. 여기에 구체적인 증상과 원인 등에 따라 세부적으로 분류된 명칭이 붙는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신경과 김영도 교수는 “말초신경에 문제가 발생하면 감각 이상, 저린 증상, 통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며 “저림, 시림, 화끈거림, 콕콕 쑤시는 느낌,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 피가 잘 안 통하는 느낌, 마취된 것과 같은 둔한 감각 등의 증상도 여기에 포함된다”라고 이야기했다. 말초신경이 해당 부위의 움직임(운동)에도 관여하기 때문에 힘이 쭉 빠지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말초신경질환, 왜 생기나?
손과 발이 저린 증상은 보통 ‘압박성 말초신경장애’다. 말초신경이 단단한 근막이나 인대를 통과하는 부위에 눌리거나, 뼈의 돌출된 부위를 지나는 부위가 눌리면서 발생한다. 혹은 전신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질환으로 인해 합병증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신경 압박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경우, ‘압박성 신경병증’이 생길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손목 터널 증후군’이다.
이외에 당뇨가 진행되며 생기는 ‘당뇨성 말초신경병증’이 있다. 당뇨로 인해 혈당 수치가 높게 유지되고, 이로 인해 신경 세포와 혈관에 손상이 발생하면서 신경 기능이 저하되는 것이다. 다방면으로 점검해도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 ‘특발성 말초신경질환’으로 진단한다. 실제 임상에서는 상당수 환자들이 특정되는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말초신경에는 감각 외에도 운동신경과 자율신경도 존재한다. 힘이 빠지거나 근육이 위축되는 것이 운동신경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증상이며, 땀 분비나 소화불량, 어지럼증, 배뇨장애 등은 자율신경 이상으로 발생한다. 손과 발에 발생할 수 있는 자율신경 이상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다한증’을 들 수 있다.
과도한 불안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말초신경 이상으로 나타나는 증상은 몇 가지로 압축하기가 어렵다. 별다른 이유 없이 감각이나 운동 기능에 이상이 있다고 느껴진다면, 우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증상을 전달하고 필요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큰 병이 아닐까 지레 겁먹고 과도하게 불안해하는 것도 좋지 않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겨버리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야기다.
만약 가족 중에 고혈압, 당뇨 등 대사이상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보다 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별다르게 아프거나 불편한 곳이 없는 경우에도, 나이가 들고 특정 습관이 누적됨에 따라 기존에 없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말초신경질환은 정확한 진단을 받은 뒤 건강한 습관을 유지하며 꾸준하게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원인을 특정할 수 없는 특발성 질환이라도 마찬가지다. 김영도 교수는 “완치가 어렵다는 이유로 실망하고 포기하는 환자가 많다”라며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라고 조언했다.
우리 몸의 중심은 어디일까? 심장이나 뇌를 말하는 게 아니다. ‘구조적인’ 중심을 말하는 것이다. 신체를 지탱하는 구조적 중심은 누가 뭐래도 ‘척추’일 것이다. 신체 균형을 유지하고 거의 대부분의 움직임에 관여하며, 신경 신호를 전달하는 척수가 지나가는 통로이기도 하다.
척추 문제는 현대사회에서 특히 두드러지는 건강 문제로 꼽힌다. 컴퓨터 중심의 문화가 발달했고, 스마트폰 문화로 옮겨갔으며, 이 과정에서 목과 허리에 발생하는 부담이 늘어 다양한 질환을 야기하고 있다.
게다가 현대인들은 앉아있는 시간의 비중이 크고,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많다. 하루종일 육체적, 정신적으로 시달리다가 집에 돌아오면 운동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도 부지기수다. 이 모든 요인들이 종합돼 척추 문제를 개인이 아닌 사회적 문제로 부각시켰다.
전 세계적으로 일생 동안 한 번 이상 허리통증을 경험하는 사람이 대략 80%, 목 통증을 경험하는 사람이 약 15%~20% 정도다. 추간판(디스크) 탈출을 경험하는 인구도 적게는 1~2%, 많게 잡으면 거의 5% 정도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는 ‘척추질환’이라는 명칭으로 척추와 관련된 다양한 병증을 통합한 통계를 제공한다. 2019년부터 약 900만 명 정도의 환자가 척추질환을 앓았으며, 2023년에는 약 960만 명이었다. 그리 오래지 않아 척추질환 1천만 명의 시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척추 관련 요양급여비용총액도 41억 원 가량이다.
척추 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지만, 아직도 척추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척추가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일상 속 어떤 것들이 척추에 부담을 주고 무리하게 하는지, 척추 문제를 경험한 적이 없다면 어떤 예비 징후가 있는지 등을 알아보도록 한다.
척추의 구조와 부위별 역할
척추 문제로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본 사람은 ‘경추 3~4번’, ‘요추 3~4번’이라는 식의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척추가 약 33개의 뼈로 이루어져 있고, 그 각각을 보다 효율적으로 다루기 위해 번호를 붙여 부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조립식 블록을 길게 연결해놓은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척추는 하나로 뻗듯이 생겼지만 크게 몇 가지 부위로 구분한다. 목 부위에 있는 경추(Cervical Spine, 7개 뼈), 가슴 부분에 위치한 흉추(Thoracic Spine, 12개 뼈), 허리 부분의 요추(Lumber Spine, 5개 뼈), 그리고 골반 쪽의 천추(Sacrum, 5개 뼈)과 꼬리뼈 부분의 미추(Coccyx, 4개 뼈)다. 경추 1, 2번과 천추, 미추를 제외한 나머지 22개의 척추뼈는 구조적으로 동일하다.
각각의 척추뼈 사이에는 연골조직, 이른바 추간판(Intervertebral Disc)이 위치하며, 뇌에서부터 시작해 척추 안쪽 척추관(Vertebral Canal)을 통해 지나가는 척수(Spinal Cord)가 주요 구조를 이룬다.
이들 중에서 현대인에게 주로 문제가 생기는 곳을 꼽자면 목 부위의 경추, 그리고 허리 부위의 요추, 그리고 추간판과 척추관 정도를 들 수 있다. 컴퓨터로 작업을 하거나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볼 때 고개를 앞으로 내미는 자세는 경추에 무리를 준다. 또, 의자에 앉을 때 잘못된 자세로 앉아 오랜 시간 유지하게 되면 요추에 부담이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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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에 무리가 되는 상황들
일상적인 자세 외에도 척추 각 부위에 무리가 되는 경우는 다양하다. 헬스장에서 데드리프트 자세를 배우거나 수행해본 적이 있는가? 무거운 중량을 들 때 어디에 어떻게 힘을 주고 분산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는 훌륭한 동작이다.
물론 이 동작을 제대로 배우지 않더라도 본능적으로 힘의 분배를 해내는 사람도 없진 않다. 하지만 그 방법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호기롭게 무거운 물건을 들다가 요추에 심한 압력을 받는 경우가 있다. 이 과정에서 요추 인근의 근육이 손상되거나 심하면 추간판 탈출이 시작될 수 있다.
앉는 자세만 문제일까? 아니, 오랜 시간 서 있는 자세 역시 척추에 부담을 주긴 마찬가지다. 보통은 요추에 무리가 많이 가지만, 어느 정도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고관절 쪽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는 천추에 지속적 압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이다.
누운 자세도 마냥 안전하지만은 않다. 누워 있는 것은 앉거나 서 있을 때에 비하면 척추에 부담이 덜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누워서 무슨 자세를 취하든 척추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누워 있을 때 머리와 목의 선이 자연스럽게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지 않는다면, 이 역시 앉거나 서 있는 자세로 경직되는 것과 마찬가지의 부담을 준다. 특히 엎드린 자세에서 옆으로 고개를 돌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경추에 지속적인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베개나 쿠션을 사용해 머리를 정면으로 두고 목이 자연스러운 곡선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 물론, 가급적이면 엎드리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이밖에 운동 부족으로 인한 근육 약화 및 유연성 감소, 과체중으로 인한 척추 하중 증가 등이 척추 질환을 일으키는 주범이 된다. 현대인들에게는 매우 흔한 요인들이다. 과체중이나 비만일 경우 척추 뿐만 아니라 하체와 무릎에도 추가적인 하중을 가하게 되므로, 무릎 관절이나 발목 관절까지 통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척추 문제가 생긴다는 징후
이미 척추 관련 통증을 겪어본 사람들은 잘 아는 통증이 있다. 하지만 척추 문제를 겪어본 적 없는 사람들은 그들이 어떻게 아픈지 설명해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척추 문제의 징후를 사전에 포착할 수 있다면, 조기 진단을 통해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대부분 만성적으로 질환이 나타나는 만큼, 초반에 문제를 인지하고 원인을 찾아낼 수 있다면 척추 문제를 겪지 않고 더 오랜 시간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먼저 인지해야 할 증상은 ‘저림’이다. 다리 또는 팔에 저린 증상이 느껴지거나, 일시적으로 감각이 둔해지는 느낌이 든다면 이는 척추로부터 발생한 신경 압박의 결과일 수 있다. 경추나 요추의 추간판이 제자리를 벗어나 팔이나 다리로 통하는 신경을 압박하면 일시적으로 저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방사통’이 있다. 방사통이란 시작 지점으로부터 주위로 점점 퍼져나가는 통증을 말한다. 척추의 한 지점에서부터 시작된 통증이 등 전체와 어깨, 팔로 퍼진다면 경추에 문제가 생겼음을 예상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통증이 옆구리와 엉덩이, 하지 쪽으로 퍼진다면 요추에 문제가 있음을 시사한다.
목, 가슴 뒤편, 허리, 꼬리뼈 중 한 곳에서 갑작스럽게 뻣뻣한 느낌이 들며 뻐근한 통증이 생기는 것 역시 이상 신호다. 이 경우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지면 단순하게 생각하고 넘기기도 하기 때문에 반드시 정형외과 진단을 받아볼 것을 권한다.
그 외에 평소 거뜬히 들던 물건을 갑자기 들지 못하거나 혹은 힘이 많이 드는 경우, 멀쩡히 걸어가다가 다리에 힘이 풀리는 경우도 척추 문제일 가능성이 있다. 이런 일이 빠른 시일 내에 반복된다면 가볍게 여기지 말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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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 건강을 지키기 위한 방법들
건강한 척추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굳이 이야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미 우리는 많은 곳에서 그 이야기를 들었고, 어느 정도는 이미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걸림돌이 있다면, 평소 무언가에 집중하다보면 시간이 훅 지나가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어, 의식적으로 스트레칭을 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 들쭉날쭉하는 일과 스케줄 덕분에 운동을 꾸준히 한다는 게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 정도일 것이다.
그래서 생활습관보다는 먹는 것과 관련한 정보를 제시할까 한다. 이 역시 널리 알려져 있기는 마찬가지지만, “규칙적으로 운동해라”, “자세를 올바르게 해라”에 비하면 좀 더 유용할 것 같기 때문이다.
척추는 근본적으로 뼈 조직이기 때문에, 뼈 건강에 도움이 되는 식품이라면 척추에도 도움이 된다. 뼈의 근본이라 할 수 있는 칼슘, 근육과 신경 기능을 돕는 마그네슘, 그리고 칼슘의 체내 흡수를 돕는 비타민 D, 칼슘이 뼈에 잘 결합되도록 돕는 비타민 K가 대표적이다.
전체적으로 우유, 치즈와 같은 유제품, 케일, 브로콜리 등의 짙은 녹색 채소, 그리고 연어, 고등어 같은 생선을 섭취하면 위의 주요 영양소들을 보충할 수 있다. 이밖에는 보조적인 수단들이다. 척추 주위 근육을 탄탄하게 잡아주기 위해 단백질 섭취와 코어 운동을 신경 쓰면 좋고, 척추의 노화를 예방하기 위한 항산화 성분 섭취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