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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소년 우울증 진단, 피 한 방울로도 가능해질 수 있다

    청소년 우울증 진단, 피 한 방울로도 가능해질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정신건강 문제에서 가장 흔히 거론되는 것이 우울증이다. 20~30대 청년층의 우울증도 사회적 문제로 지목되지만, 그에 앞서 청소년기의 우울증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특히 청소년기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큰 변화를 겪는 시기인 만큼, 우울증으로 인해 장기적인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혈액 속 특정 분자를 통해 청소년 우울증 진단 및 예후 예측까지 가능하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청소년 우울증 진단이 어려운 이유

    먼저 묻는다. 성인의 우울증 진단은 쉬운 편인가? 보통 그렇지 않다. 물론 정확한 진단은 전문의를 통해야 하지만, 이상 징후를 느껴 병원을 찾기 위해서는 개인에게도 우울증 징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하지만 우울증에 대한 이해가 그리 넓게 퍼져 있지 않기 때문에, 성인들 중에도 본인의 우울증을 자각하지 못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청소년 우울증 진단은 보통 이보다 더 어렵다. 성인들과 달리 청소년들은 호르몬 변화를 겪는 시기이므로, 슬픔이나 무기력함이라는 우울증의 대표적 증상 외에도 여러 가지 감정이나 행동이 나타난다. 

    짜증이 늘어나거나, 반항적인 태도, 등교 거부, 특별한 이유가 없는 두통이나 복통의 발생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러한 증상들은 사춘기에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일들이다. 혹은 학업이나 교우 관계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오인하기 쉬운 문제이기도 하다. 

    또한, 청소년들은 자신이 느끼고 있는 감정 또는 심리적 어려움을 어른들에게 이야기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표현할 방법을 모르는 것이든, 의도적으로 꺼리는 것이든 소통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청소년 우울증 징후가 나타나더라도 부모나 교사가 문제를 알아차리기까지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어른들과 소통이 잘 되지 않는 경우, 우울증 발견이 더 늦어질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어른들과 소통이 잘 되지 않는 경우, 우울증 발견이 더 늦어질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마음의 병’에 동반되는 몸의 신호

    우울증과 같은 정신건강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졌다. 단순히 '마음의 문제' 또는 ‘마음의 병’이라 부르던 시기를 넘어, 실질적으로 몸 안에서 화학적, 분자적 변화가 일어난다거나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식의 접근법과 그에 대한 연구 결과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캐나다 맥길 대학교 연구팀은 지난 4월 ‘우울증 진단을 받은 청소년의 혈액 검사 및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우울증 진단 기준에 해당하는 청소년들은 혈액 내 9종의 mRNA 분자 수치가 증가한다. 

    연구팀은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그리고 스탠포드 대학교 연구팀과 협력해, 62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진행했다. 참가 청소년 중 34명은 우울증 진단을 받았고, 나머지 28명은 우울증이 없었다. 

    연구팀은 참가 청소년들의 손가락 끝을 바늘로 살짝 찔러 소량의 혈액 샘플을 채취했다. 그런 다음 샘플을 건조-냉동시킨 다음 여기서 mRNA를 추출해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청소년 우울증 진단을 받은 34명의 혈액 샘플에서는 9종의 mRNA 수치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는 우울증이 없는 나머지 청소년들의 샘플에서는 발견되지 않은 현상이다.

    게다가 이 mRNA 분자들은 성인 우울증과는 관련이 없는, 오로지 청소년 우울증 진단을 위한 특이적 지표라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성인 우울증 환자에게서 동일한 방식을 적용했을 때, 그 샘플에서는 같은 현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연구의 의미와 앞으로의 기대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청소년 우울증 진단을 앞당기는 데 크게 기여할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보통 우울증 진단은 스스로 보고하는 증상의 정도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를 위해 정밀하게 설계된 도구가 사용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환자 본인이 느끼는 것에 근거한다는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는 사례도 분명 있다.

    반면, 혈액 속 mRNA 지표를 분석하는 방법은 훨씬 정량적이고 객관적이다. 연구팀은 청소년들이 스스로 증상을 인지하지 못하더라도, 주기적인 혈액 검사만으로 우울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데 큰 의의를 두고 있다. 연구팀은 9개 분자가 나타나는 수치를 토대로 해당 청소년의 우울증이 향후 어떤 예후를 보일 것인지도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건조된 혈흔’을 가지고도 정신건강 연구에서 실용적으로 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소한의 침습으로 아주 적은 양의 혈액만 확보하더라도, 정신건강 문제와 관련된 생물학적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지속될 경우, 우울증에 노출되는 청소년들을 보다 확실하게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청소년의 다른 정신건강 문제, 나아가 성인들의 정신건강 문제로도 확장해나갈 수 있는 기초가 될 수 있다.

    혈액 검사로 많은 것을 진단해낼 수 있는 시대, 이제는 우울증도 진단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혈액 검사로 많은 것을 진단해낼 수 있는 시대, 이제는 우울증도 진단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 두개골 손상 없이 뇌 접근 가능한 인터페이스 개발

    두개골 손상 없이 뇌 접근 가능한 인터페이스 개발

    ECI 원리 / 출처 : 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ECI 원리 / 출처 : 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뇌척수액(CSF)을 통해 뇌와 신경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두개골 내 인터페이스(ECI)’가 개발됐다. 두개골에 물리적 손상을 가하지 않고 신경계 질환을 진단하거나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Nature Biomedical Engineering」에 게재됐다.

     

    척추를 통해 뇌까지 접근하는 방법

    미국 라이스 대학의 전기·컴퓨터·생체공학 교수인 제이콥 로빈슨과 텍사스 의과대학의 신경외과 교수 피터 칸이 이끄는 연구팀은 두개골 내에서 뇌를 보호하고 영양 공급 및 노폐물 제거를 담당하는 뇌척수액을 통해 뇌에 접근하는 방법을 시도했다. 그들은 이를 두개골 내 인터페이스(Endo Cisternal Interface, ECI)라 명명했다. 

    두개골에 구멍을 뚫는 대신, 허리 부위의 척추 사이에 가느다란 바늘을 사용해 유연성이 높은 카테터를 삽입한다. 이 카테터는 전자기력을 통해 작동하며, 전극이 들어있어 신경 신호 기록 또는 신경 자극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카테터는 척추 공간에서 뇌실까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뇌 신경계에서 발생하는 신호를 기록하거나 자극을 가하는 등의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 피터 칸 교수는 “이것은 간단하면서도 최소 침습적인 방식으로 뇌와 척수에 동시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최초의 기술일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뇌졸중 환자의 재활부터 간질 모니터링까지 다양한 신경학적 분야에서 새로운 치료법의 가능성을 제시한다”라고 말했다.

     

    양 모델 통해 가능성 확인

    연구팀은 이 기술의 실용성을 검증하기 위해 양을 모델로 삼아 실험을 수행했다. 먼저 뇌와 척수 주변에 있는 ‘내흉골’의 공간의 구조적 특징과 크기를 분석했다. 그런 다음 자기공명영상(MRI)을 활용해 뇌척수액이 존재하는 공간의 크기를 측정했다. 그런 다음 양을 대상으로 카테터를 삽입하고 실험을 진행하면서 인간으로부터 측정한 결과값과 대조하며 ECI의 실현 가능성을 검증했다.

    연구 결과, 카테터 전극은 성공적으로 뇌까지 전달됐다. 뇌실 공간과 뇌 표면으로 유도돼, 외부에서 보내는 전기 자극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또한, 전자기 기반의 임플란트를 사용해, 근육 활성화와 같은 전기 생리학적 신호를 기록할 수도 있었다. 뇌로 전달된 카테터는 30일 정도 기능을 유지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ECI는 별도의 약물이 없이도 신경계 내에 있는 목표 지점에 접근할 수 있다. 기존의 혈관 내 신경 인터페이스의 경우, 항혈전제가 필요하며 혈관 크기 및 위치에 따라 접근이 제한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점에서도 더욱 월등한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신경계 관련 질환, 치료 접근성 향상 기대

    인간 신경계에서의 성능 문제, 안정성이 유지되는 기간 문제, 독성과 관련된 안전 문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보다 면밀한 검증이 필요하겠지만, 그를 모두 넘어선다면 ECI 기술은 광범위한 가능성을 갖게 된다. 

    특히 뇌의 특정 부위를 자극해 신경 회복을 촉진할 수 있게 된다면, 뇌졸중을 겪은 환자의 재활에 획기적으로 기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특히 카테터를 통한 전기적 자극은 뇌 가소성을 통한 뉴런과 시냅스 재형성을 증진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뇌전증이나 간질과 같은 발작성 질환에도 활용할 수 있다. 투여된 카테터를 기반으로 상시 모니터링이 가능할 것이며, 필요한 위치에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발작을 예방하거나 발작 빈도를 줄이는 등의 접근이 가능할 수 있다. 같은 원리로 퇴행성 질환을 비롯한 다양한 신경계 질환에도 적용할 수 있는 지점이 있을 것이다.

    이 기술은 향후 더욱 정밀하고 효과가 뛰어난 ‘신경 자극 장치’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의료 현장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과 결합한다면, 보다 정밀한 뇌파 분석과 개인의 증상에 따른 맞춤형 자극을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기존에 개발된 신경 분야 인터페이스와의 융합을 통해 더 높은 효율성을 갖춘 시스템을 이루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 하지정맥류 수술, 팽창 마취 없이도 가능

    하지정맥류 수술, 팽창 마취 없이도 가능

    왼쪽부터 조덕곤 교수, 현관용 교수, 임공민 교수 / 출처 : 가톨릭 중앙의료원 홈페이지
    왼쪽부터 조덕곤 교수, 현관용 교수, 임공민 교수 / 출처 : 가톨릭 중앙의료원 홈페이지

    만성 정맥질환인 하지정맥류 수술 시, 팽창 마취(tumescent anesthesia)를 생략하고도 안전하고 효과적인 수술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주파 폐쇄술과 팽창 마취

    고주파 폐쇄술(Radiofrequency Ablation, RFA)은 하지정맥류 치료를 위해 사용되는 최소 침습적 방법 중 하나다. 고주파 에너지를 사용해 비정상적인 정맥을 폐쇄하는 원리다. 시술 부위를 국소 마취한 다음, 작게 절개하고 고주파 카테터를 삽입한다. 카테터를 통해 고주파 에너지를 전달해 정맥 벽을 가열하는 방식으로 정맥을 폐쇄시킨다.

    이때 국소 마취에 사용하는 방법이 팽창 마취다. 마취제를 주입하기 전, 해당 부위에 공기 혹은 다른 가스를 주입해 주변 조직을 팽창시키는 기법이다. 압력이 증가하면서 팽창된 조직이 정맥 주변의 신경을 압박하면서 신호 전달을 차단하게 된다. 여기에 마취제를 한 번 더 주입함으로써 시술 중 통증을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팽창 마취는 통증을 빠르게 차단할 수 있고, 시술 중 환자의 불편함을 최소화한다. 시술 후 회복 시간도 짧으며 합병증 발생 위험이 적어 안전성도 높다. 게다가 카테터를 통해 고주파를 가할 때 발생하는 열로 인해 신경이 손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팽창 마취는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방법이었다.

    다만, 단점이 전혀 없지는 않다. 팽창 마취를 위한 추가 주사 등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시술 시간이 늘어나며, 수술 부위가 팽창하는 모습이 일부 환자에게는 불안감을 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팽창 마취를 위해 추가적인 재료비 등이 필요하므로 시술에 들어가는 비용이 다소 늘어난다는 점도 있다. 드물지만 국소 마취제로 인한 부작용도 발생할 우려가 있다.

     

    냉각 카테터를 활용한 비팽창 마취

    이런 이유로 팽창 마취의 단점을 커버할 수 있는 새로운 시술법이 제안됐다.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조덕곤·현관용·임공민 교수팀은 내부 냉각기능이 탑재된 고주파 카테터를 활용해, 팽창 마취를 하지 않는 수술법을 적용했다. 

    고주파를 가하면서 발생하는 열을 카테터의 내부 냉각기능을 통해 잡아줌으로써, 신경 손상 없이 안전하게 수술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의료팀은 이를 통해 팽창 마취 없이 정맥 폐쇄 성공률이 높고 시술 후 회복도 빠르다는 점을 확인했다.

    의료팀은 기존 방법과 새로운 방법을 비교하기 위해 하지정맥류로 인해 고주파 폐쇄술을 받은 환자 109명을 대상으로 비교 분석을 실시했다. 기존 팽창 마취 방식으로 수술한 그룹과 내부 냉각 카테터를 활용한 비팽창 마취 수술 그룹으로 나눈 다음, 수술 시간 및 통증 정도, 수술 후 부작용 발생률 등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비팽창 수술 그룹은 평균 31.4분이 걸렸으며, 팽창 마취 수술 그룹은 42.3분으로 나왔다. 수술 시간이 크게 단축된 것이다. 통증이나 부작용 발생은 두 그룹 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의 주 저자인 임공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하지정맥류 고주파 폐쇄술에서 내부 냉각 카테터를 활용하면 팽창 마취 없이도 안전하고 효과적인 수술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라고 말했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조덕곤 교수는 “비팽창마취 고주파 폐쇄술의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만큼, 이 치료법이 만성 정맥질환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 옵션으로 자리잡길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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