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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 팬데믹 예방에 기여할 것” 박쥐 장기 오가노이드 개발

    “미래 팬데믹 예방에 기여할 것” 박쥐 장기 오가노이드 개발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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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코로나19가 가져왔던 팬데믹의 영향력은 아직도 남아있다. 당시에 비해 줄어들었을 뿐, 여전히 곳곳에서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일부는 ‘장기 코로나 증상’이라 불리는 급성 후유증을 겪고 있다. 

    이는 언제든지 변종 바이러스, 혹은 또다른 종류의 바이러스가 나타나 사회를 위협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불러온다. 국내 연구팀이 미래 팬데믹 예방의 핵심 열쇠 중 하나로 박쥐 유래 바이러스를 연구할 수 있는 생체 플랫폼을 개발했다.

     

    팬데믹과 박쥐의 연관성

    기초과학연구원(IBS)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감염병의 약 75%는 동물로부터 시작된다. 박쥐는 그중에서도 중요한 감염원으로 꼽힌다. 사스코로나-2(SARS-Cov-2), 메르스코로나(MERS-Cov), 에볼라, 니파 등 우리에게도 익숙한 바이러스들은 모두 박쥐를 자연 숙주로 하는 것들이다.

    이밖에도 박쥐는 다양한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스스로는 그 바이러스에 의해 피해를 입지 않는다. 즉, 박쥐로부터 유래한 변종 또는 신종 바이러스가 미래에 또다른 팬데믹을 일으킬 수 있다는 위기의식은 지극히 타당하다. 박쥐는 그야말로 ‘자연 바이러스 저장고’인 셈이다.

    바꿔 말하면, 박쥐가 어떤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지, 그 바이러스들이 어떻게 증식하고 인간에게 전파되는지를 미리 알아낼 수 있다면, 미래 팬데믹 예방에 중대한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하지만 살아있는 박쥐를 연구하는 데는 여러 면에서 제약이 따른다. 그중 대표적인 것을 꼽자면, 수많은 박쥐 중 일부 종에서만 샘플을 얻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박쥐의 여러 장기 중에서도 한정된 것만 모델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 등이다. 세포 배양 방식으로 연구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 방식으로는 실제 박쥐의 복잡한 환경을 완벽하게 구현할 수 없어 연구에 한계가 있다.

     

    박쥐 장기 오가노이드 구축

    IBS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와 유전체 교정 연구단은 함께 연구팀을 구성해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 방법을 시도했다. 핵심은 ‘오가노이드(유사 장기)의 활용’이다. 연구팀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북아시아 지역, 그리고 유럽에 서식하는 5종의 박쥐로부터 기도, 폐, 신장, 소장 등 여러 장기의 오가노이드를 성공적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렇게 구축된 박쥐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코로나와 인플루엔자, 한타 등 박쥐로부터 유래한 바이러스들의 감염 양상 및 증식 특성을 밝혀냈다. 이들은 각각 특정 박쥐 종 또는 박쥐의 특정 장기에서만 감염되거나 증식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한타 바이러스의 경우, 박쥐의 신장 오가노이드에서 활발하게 증식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박쥐 신장 오가노이드를 정밀하게 분석하면 한타 바이러스의 감염 특성을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또한, 박쥐 장기 오가노이드에 다양한 바이러스를 감염시키는 실험을 진행했다. 박쥐의 종에 따라, 장기에 따라, 그리고 바이러스 종류에 따라 선천성 면역 반응이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정량적으로 확인했다. 동일한 바이러스라 할지라도 어떤 종의 어떤 장기에 감염됐는지에 따라 면역 반응의 강도와 양상에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5종의 박쥐로부터 여러 장기 조직의 오가노이드를 확보해, 바이러스 반응을 연구할 수 있게 됐다 / 출처 : 기초과학연구원
    5종의 박쥐로부터 여러 장기 조직의 오가노이드를 확보해, 바이러스 반응을 연구할 수 있게 됐다 / 출처 : 기초과학연구원

     

    미래 팬데믹 예방을 위한 플랫폼

    한편, 연구팀은 야생 박쥐의 분변 샘플로부터 두 종류의 변종 바이러스를 찾아냈으며, 이를 배양해 분리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번에 개발한 박쥐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결과 효과적으로 증식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또한, 기존의 3차원 박쥐 오가노이드를 2차원 배양 방식으로 개량해, 실험 효율을 높였다. 실험 자동화 및 분석·평가 시간을 단축함으로써 미래 팬데믹 예방을 위한 연구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김현준 선임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플랫폼을 통해 그동안 어려웠던 바이러스 분리, 감염 분석, 약물 반응 평가를 한 번에 수행할 수 있게 됐다”라며, “실제 자연 숙주에 가까운 환경에서 바이러스를 실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감염병 대응 연구의 정밀성과 실효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최영기 소장은 “이번에 구축한 박쥐 오가노이드는 세계 최대 규모로, 전 세계 감염병 연구자들에게 표준화된 박쥐 모델을 제공하는 바이오뱅크 자원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라며 “박쥐에서 유래한 바이러스 감시 및 미래 팬데믹 예방 및 대비에 기여할 수 있는 핵심 플랫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박쥐 장기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바이러스 연구 성과 / 출처 : 기초과학연구원
    박쥐 장기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바이러스 연구 성과 / 출처 : 기초과학연구원

     

  • 국산 mRNA 백신 개발을 위한 대규모 연구사업 시작

    국산 mRNA 백신 개발을 위한 대규모 연구사업 시작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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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를 휩쓸었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 변이 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제 2의 팬데믹, 또는 특정 시즌마다 유행하곤 했던 기존 감염병 바이러스들이 더해져 더블데믹, 심지어 쿼드데믹을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도 나온 바 있다. 

    이에 질병관리청(이하 질병청)은 미래에 발생할 수도 있는 팬데믹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개발 속도가 획기적으로 빠른 백신 플랫폼을 자체적으로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팬데믹 대비 mRNA 백신 개발 지원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본 사업은 올해부터 시작해 2028년까지 4년 동안 '코로나19 mRNA 백신 제품 허가'를 목표로 한다. 비임상 시험부터 임상3상 시험까지 총사업비 5,052억 규모로 연구개발과제를 지원하는 대형 연구사업이다.

    '팬데믹 대비 mRNA 백신 개발 지원 사업'은 그 도전 목표와 혁신성 등을 인정받아 2024년 예비타당성조사가 면제된 바 있다. 또한, 금일(25일)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주재로 열린 '2025년 제2회 국가연구개발사업평가 총괄위원회'에서 사업계획 적정성을 검토한 결과, 총사업비 5,052억원, 사업기간 4년(’25~’28년)으로 확정되었다.

      * 임상3상 사업비는 해당 단계 진입이 가시화되는 시점에 적정성 재검토를 통해 재산출 예정

    적정성 검토 결과 확정에 따라 2025년 사업비가 배정될 예정이며, 이에 신속하게 과제 수행에 착수할 예정이다. 질병청은 사업 첫 단계인 코로나19 mRNA 백신 비임상 시험 연구개발 공모 등 사업 준비 절차를 작년 10월부터 진행해 왔다. 앞으로 관련 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한 뒤, 수행기관과의 협약 체결 및 연구 착수 등을 4월까지 조속히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질병청은 mRNA 백신 개발 전(全)주기 전략을 수립하여 사업을 총괄하고, 다부처 협력으로 사업을 지원하며, 국립감염병연구소 등을 중심으로 mRNA 백신 개발에 필요한 다양한 기술지원 패키지를 제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질병청은 개발 단계마다 효과성과 안전성 등을 평가하여 '국민이 안심하고 접종할 수 있는 mRNA 백신 제품'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본 사업을 통해 검증된 mRNA 백신의 플랫폼을 활용하면, 혹여 또 다른 팬데믹이 오더라도 빠르면 100일, 늦어도 200일 이내에 mRNA 백신을 개발하여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국내 고위험군 접종에 필요한 코로나19 백신도 훨씬 안정적으로 수급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여기에 더해, mRNA 백신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감염병과 암 백신,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 등으로 첨단 고부가가치 시장까지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본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통해 향후 팬데믹 발생시 국내 기술과 역량으로 신속하게 백신을 개발하여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사회·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고자 한다”며 “대한민국이 백신 주권을 확보하고 글로벌 보건 안보 선도국으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본 기사는 질병관리청에서 2025년 3월 25일 작성하여 공공누리 제1유형으로 개방한 자료를 활용하여 작성되었습니다.>

  •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에도 강한 차세대 백신후보 발굴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에도 강한 차세대 백신후보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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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팬데믹이 잦아들었지만,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는 계속 출현하고 있다. 기존 바이러스가 유전자 변화를 통해 새로운 형태로 계속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 변이는 팬데믹 당시에도 여러 차례 발생한 바 있기 때문에, 기존 백신의 효과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변이에도 강한 백신’을 개발하는 것이 공중보건의 핵심 과제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아주대 연구팀, ‘범용 백신’ 가능성 제시

    아주대학교 의대 생리학교실 우현구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 변이에 강한 범용(pan-variant) 백신 전략을 제시했다. 범용 백신이란 글자 그대로 다양한 변이에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백신을 의미한다. 코로나19와 같이 변이가 빈번한 바이러스에 대한 최선의 대응책이라 할 수 있다. 

    우현구 교수 연구팀은 B세포와 T세포의 면역 반응을 동시에 유도함으로써 차세대 범용 백신의 후보가 될 수 있는 물질을 찾아냈다고 발표했다. 서로 다른 기전을 가진 두 세포의 면역 반응을 동시에 유도함으로써, 보다 강력하고 지속적인 면역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면역 세포 중 B세포는 ‘항체’를 생산해 체내에 들어온 침입자(항원)을 중화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반면, T세포는 감염된 세포를 직접 공격하거나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역할이다. 두 세포의 기전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이들의 반응을 동시에 유도할 수 있다면 보다 효과적인 면역 작용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목표 특정과 면역 반응 유도

    우현구 교수 연구팀은 단백질 구조를 분석하는 기술을 사용해, B세포가 인식하는 특정부위인 ‘에피토프(epitope)’를 예측하고, 항체와 단백질이 어떻게 결합하는지를 도킹 분석(항체와 항원 단백질 간 상호작용을 예측하는 기술)했다. 에피토프는 면역 체계가 “이 녀석은 침입자다”라고 인식할 수 있게 해주는 항원 단백질의 특정 부분을 말한다. 이 부위를 정확히 목표로 특정할 수 있는 것이 효과적인 백신 개발의 핵심이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백신 접종을 받은 사람과 회복기에 있는 환자의 항체 수치를 비교한 다음, 면역 반응을 가장 잘 유도할 수 있는 최적의 백신후보 펩타이드를 찾아냈다.

    연구팀이 발굴한 백신후보 물질은 기존 백신의 효과를 낮추는 알파, 베타, 감마, 델타, 오미크론 등 주요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에서도 강력한 중화 효과를 보였다. 여러 종류의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를 보였다는 점을 근거로, 앞으로 등장할 거라 예상되는 신종 코로나 변이에도 대응할 수 있는 ‘범용 백신’의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백신후보 물질, 강력한 중화 효과 보여

    연구팀은 펩타이드와 MHC(Major Histocompatibility Complex) 단백질의 구조를 분석하여, 보다 광범위한 T세포 기반 면역 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T세포 에피토프’를 발굴했다. 이는 감염 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T세포가 보다 정확하게 타깃을 인식하고 공격할 수 있도록 한다. 

    이로 인해 CD4+ 및 CD8+ T세포가 활성화되며 교차면역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을 확인했다. CD4+ T세포는 면역 반응을 조절하고 B세포의 항체 생성을 돕는 역할을 하며, CD8+ T세포는 감염 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역할을 한다. 이 두 세포가 활성화되면서 교차면역 효과가 발생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변이에 면역성을 가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연구의 교신저자인 우현구 교수는 “펩타이드 기반의 범용 B세포 및 T세포 백신 개발 전략을 가지고 SARS-CoV-2(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이 변이가 빠르게 출현하는 바이러스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백신 개발이 가능하다.”라며 “B세포 및 T세포 면역을 동시에 유도함으로써, 지속가능하고 효과적인 백신 개발의 핵심 전략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오픈 액세스 다학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모든 변이에 대응 가능한 범용 COVID-19 백신 개발(Pan-Variant SARS-CoV-2 Vaccines Induce Protective Immunity by Targeting Conserved Epitopes)’이다.

    아주대 의대 우현구 교수팀 / 제공 : 아주대학교
    아주대 의대 우현구 교수팀 / 제공 : 아주대학교

     

  • 에스트로겐 수치 높으면 음주 촉진한다?

    에스트로겐 수치 높으면 음주 촉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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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적인 여성 호르몬으로 꼽히는 ‘에스트로겐’이 폭음을 유도한다는 전임상 연구 결과가 제기됐다. 30일(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된 내용이다.

     

    팬데믹 이후 성별에 따른 음주 동향 달라져

    미국 웨일 코넬 의과대학의 연구팀은 2021년 「중독 의학 저널(Journal of Addiction Medicine)」에 발표됐던 ‘팬데믹 이후 알코올 소비 동향’에 관한 연구를 토대로 새로운 연구를 진행했다. 해당 연구에서는 팬데믹으로 인해 사회적 활동이 제한된 시기에 여성들의 음주 및 폭음이 더 많이 늘어난 경향이 나타났다는 점을 지적했다.

    위 연구는 미국의 알코올 소비 동향을 분석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유의미하게 지켜볼 만한 대목이다. 통상 2년 주기로 진행되는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음주 빈도와 음주량은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동향을 그려왔다. 

    그러다가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성별에 따라 상반되는 변화를 보였다. 2022년 발표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성의 경우 팬데믹 기간 동안 음주 빈도와 양이 일시적으로 증가했다가 이후로 다소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여성은 음주 빈도와 양 모두 계속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최신 동향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지난 3일(화) 발표된 제9기 2차년도(2023) 조사 결과, 고위험음주율에서 남성은 21.3% → 19.9%로 감소, 여성은 7.0% → 7.7%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월간폭음률 역시 남성은 48.8% → 47.9%로 감소, 여성은 25.9% → 26.3%로 증가세를 보였다. 물론 전체적인 비중은 여전히 남성 쪽이 높다. 다만, 증가하고 감소하는 추세가 서로 반대 방향을 띠고 있다는 점이 포인트다.

    웨일 코넬 의대의 약리학 조교수인 크리스틴 플레일 박사는 “그간 알코올 소비에 대한 대부분의 연구는 남성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라며, “그로 인해 우리는 여성들의 음주 요인에 대해 아는 바가 훨씬 적다”라고 이야기했다. 

     

    에스트로겐 수치 높은 날 음주량 많아

    플레일 박사의 연구팀은 2021년에도 성별에 따른 음주 영향을 주제로 한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연구에 따르면 뇌 구조상 여성은 음주를 제어하는 브레이크가 더 잘 작동한다. 하지만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음주를 더 하게 될 경우, 그로 인해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연구팀은 이 현상이 ‘에스트로겐’ 호르몬과 잠재적으로 관련이 있다고 보고, 이를 검증하기 위해 동물 모델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암컷 쥐의 발정 주기 동안 호르몬 수치의 변화를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하고, 알코올이 포함된 음료를 제공했다. 그 결과, 암컷 쥐의 에스트로겐 수치가 높은 날이면 더 많은 알코올을 섭취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에스트로겐 수치가 높은 상태일 때, 쥐의 특정 신경회로가 더 활성화되는 것을 확인했으며, 이로 인해 알코올 섭취 행동이 더 강화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특히 첫 모금을 마신 후 30분 동안 알코올 음료가 든 병을 세게 때리는 등의 흥분 행동이 나타났다. 플레일 박사는 이 행동을 ‘프런트 로딩(Front Loading)’이라 불렀다.

    연구팀은 에스트로겐 호르몬의 분자 구조를 조작해, 세포의 핵 수용체에 결합할 수 없도록 한 다음 같은 방식의 연구를 진행했다. 그러나 에스트로겐은 세포 표면의 수용체와 결합했으며, 조작 전과 마찬가지로 더 많은 음주를 촉진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남성의 음주에도 영향을 미치는가?

    에스트로겐은 남성에게도 존재한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남성의 음주 행동에 대해서도 에스트로겐이 같은 작용을 하는지를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만약 남성에게서도 같은 결과가 나타난다면, 에스트로겐 수치가 높을수록 음주 행동이 촉진된다는 근거가 한층 뚜렷해진다.

    물론, 근본적인 차이는 있다. 남성의 경우 테스토스테론의 일부를 에스트로겐으로 전환해 소량만 존재하기 때문에, 남성의 에스트로겐 수치는 상대적으로 낮다. 반면, 여성의 경우 난소에서 에스트로겐을 직접 생성하므로 기본적으로 수치가 더 높으며, 생리 주기 및 임신 등 요인에 따라  수치가 변동한다. 이로 인해 더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연구팀은 이를 과도한 음주 및 알코올 의존이나 중독과 같은 행동을 치료하는 데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테면 에스트로겐을 합성하는 효소를 억제함으로써, 호르몬 수치가 높아질 때 나타나는 음주 충동을 줄이는 치료법을 들 수 있다. 이 메커니즘을 가진 약물 중 일부는 FDA 승인을 거쳐 에스트로겐과 관련된 암 환자를 치료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 코로나19 스파이크 단백질, 최대 4년까지 뇌에 남아

    코로나19 스파이크 단백질, 최대 4년까지 뇌에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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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팬데믹이 공식적으로 물러간 시점을 꼽자면 2023년 5월 코로나19 위기단계가 ‘심각’ 에서 ‘경계’로 하향 발표된 때일 것이다. 그리고 올해 5월부터 다시 ‘경계’에서 ‘관심’ 단계로 하향 조정되면서 사실상 엔데믹도 끝을 고하나 싶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에 대한 연구는 지속돼 왔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여전히 이 바이러스의 영향을 벗어나지 못했다.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입하기 위한 ‘스파이크 단백질’이 감염 후 최대 4년 동안 뇌수막과 두개골 골수에 남아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다.

     

    완치 후에도 남는 스파이크 단백질

    헬름홀츠 뮌헨 지능형 생명공학 연구소장 알리 에르튀르크 교수 연구팀은 새로운 인공지능 기반 영상 기술을 개발했다. 장기나 조직 샘플을 투명하게 만들어, 세포 구조와 대사 산물 등을 3차원 시각화할 수 있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된 인간 환자와 감염된 실험용 쥐의 조직 샘플에 SARS-CoV-2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게다가 이 단백질은 감염 후 몇 년이 지나도 두개골의 골수 및 수막에서 농도가 증가한다는 것도 밝혀냈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바이러스의 침투를 위한 선봉대와 같다. 면역 체계의 관점에서는 여전히 침입자이고 이물질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이 골수와 수막에 오랫동안 존재함으로써 만성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체내 어디서든 만성 염증이 발생할 경우, 염증 물질이 혈류를 타고 온몸으로 퍼져 갖가지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을 높인다. 염증 물질이 뇌로 유입될 경우, 신경퇴행성 질환이 발생할 우려도 높다. 즉, 뇌에서 직접적으로 발생한 만성 염증은 여러 신경퇴행성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핵심 요인이 된다.

    에르튀르크 교수는 “우리가 확보한 데이터와 연구결과는 스파이크 단백질이 장기적으로 신경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며 “여기에 뇌 노화가 빨라지는 요인이 더해진다면 개인에 따라 5년~10년 가량의 ‘건강한 뇌 수명’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골수와 수막에 존재할 수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 / 출처 : 'Cell Host & Microbe'
    골수와 수막에 존재할 수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 / 출처 : 'Cell Host & Microbe'

     

    백신 접종을 권장하는 이유

    한편, 연구팀은 mRNA 코로나19 백신이 이러한 스파이크 단백질의 축적을 상당히 줄여준다는 사실도 함께 발견했다. 연구팀이 사용한 백신은 바이오엔테크(BioNTech)와 화이자(Pfizer)의 협력으로 개발된 ‘코미나티(Comirnaty)’ 백신이다. 아스트라제네카나 얀센, 노바백스 등 다른 백신들은 이번 연구에서 사용되지 않았다.

    mRNA 백신을 접종한 쥐는 대조군에 비해 뇌 조직 및 두개골 골수에서 스파이크 단백질 수치가 낮아지는 결과를 보였다. 약 50%의 감소율이다. 백신을 맞으면 축적된 스파이크 단백질이 감소하지만, 여전히 절반 가량의 단백질이 잔류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에르튀르크 교수는 이 대목을 “중요한 단계다”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장기적 영향을 완전히 해결하기 위한 ‘추가 개입’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라고 이야기했다. 백신을 접종해 50%의 감소율을 보였다는 결과도 물론 의미가 있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후속 요법이 필요하다’라는 사실 자체라는 것이다.

    백신을 접종한다고 해도 감염을 완전히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백신을 접종한다고 해도 기존에 축적된 스파이크 단백질의 50% 가량은 남는다. 다만, 이는 개인적인 선택의 문제다. 어떤 사람에게는 이 50%의 감소율 또한 충분히 의미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코로나19의 기세가 꺾인 지금도 여전히 백신 접종을 권장하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코로나19, 아직 끝나지 않았다

    2023년 10월 기준으로 전 세계적으로 약 7억 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통계가 있다. 하지만 이는 공식 통계에 기반한 수치다.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은 감염자가 발생했을 거라는 추정이 합리적이다. 우리나라 역시 공식 통계상으로는 2천만 명 이상으로 집계됐지만, 실제 감염됐던 사람은 더 많을 것이라 보는 것이 타당하다.

    즉,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머릿속에 여전히 SARS-CoV-2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축적돼 있을 거라는 의미다. 이는 분명한 공중보건 차원의 문제다. 에르튀르크 교수 역시 “이는 개인의 건강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라고 언급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신경계 질환의 발생 위험을 인식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스파이크 단백질을 통해 이와 관련된 바이오마커를 제시할 수도, 축적된 단백질을 제거하기 위한 표적 요법을 개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엔데믹 선언 후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코로나19는 사람들의 인식에서 멀어지지 않았다. 이 바이러스가 남기고 간 유산을 청산하기 위해서도 앞으로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코로나19와 계절 바이러스로 인한 ‘트윈데믹’ 주의

    코로나19와 계절 바이러스로 인한 ‘트윈데믹’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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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한 위생관리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주로 유행하는 호흡기 바이러스 8가지의 ‘계절적 특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이진국 교수와 여의도성모병원 호흡기내과 안태준 교수 연구팀은 국내 인플루엔자 및 호흡기 감시 시스템을 통해 수집된 ‘8가지 호흡기 바이러스’ 데이터를 분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5년부터 2019년까지의 자료를 토대로 했다.

     

    계절별 흔한 바이러스 따로 있어

    연구팀은 해마다 유사한 시기에 특정 바이러스가 흔해진다는 것에 착안하여 8개 바이러스의 연간 유사성을 통계적으로 확인했다. 그 결과, △겨울철 바이러스 △봄/여름 바이러스 △봄 바이러스로 크게 분류할 수 있었으며, △계절성 없이 1년 내내 발생하는 바이러스도 있었다.

    겨울철에는 주로 인플루엔자,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 인간 코로나 바이러스가 주를 이뤘고, 봄/여름 시즌에는 파라인플루엔자, 보카 바이러스가, 그리고 봄에는 인간 메타뉴모 바이러스가 주로 나타났다. 계절성 없는 바이러스로는 리노 바이러스와 아데노 바이러스가 꼽혔으며, 이들은 학기 중인 봄과 가을에 특히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 자료에 더해, 팬데믹 이후인 2023년 자료를 더해 추가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팬데믹 이후에도 동일한 계절성이 나타난다는 것을 확인했다.

     

    코로나19와 맞물린 ‘트윈데믹’ 주의

    호흡기 바이러스는 공기, 비말 등을 통해 쉽게 전염된다. 스페인 독감부터 신종플루, 메르스, 코로나19까지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가 등장해 사회적으로 막대한 영향을 끼친 바 있다. 이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호흡기 바이러스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여의도성모병원 안태준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전후를 비교해도 각 바이러스가 동일한 계절적 경향성을 보인다는 것을 처음 확인한 연구”라며 “추가 연구를 통해 호흡기 바이러스 예측 및 조기경보 시스템 구축에 도움이 되기 바란다”라고 전했다.

    서울성모병원 이진국 교수는 “얼마 전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 상황으로, 두 질병의 증상이 비슷해 진단과 치료가 어려웠다”라며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아직 유행 중인 코로나19 바이러스와 환절기에 유행하는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가 맞물려 또 다른 트윈데믹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했다. 호흡기 감염에 취약한 어린이, 고령자, 만성 기저질환자의 경우 특별히 주의가 필요하다.

    한편, 이번 연구는 아시아태평양호흡기학회의 공식 학술지 「Respirology」(IF=6.6) 최근호에 게재됐다.

    서울성모병원 이진국 교수(좌)와 여의성모병원 안태준 교수(우)
    서울성모병원 이진국 교수(좌)와 여의성모병원 안태준 교수(우)

     

  • 멀티 태스킹, ‘유능함’보다 ‘정신적 과부하’에 가깝다

    멀티 태스킹, ‘유능함’보다 ‘정신적 과부하’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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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에서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소위 ‘멀티 태스킹’이라 불리는 상황이다. 어떤 사람은 멀티 태스킹을 능숙하게 해내는가 하면, 또 어떤 사람은 도무지 적응하지 못하기도 한다. 마치 타고난 것처럼 말이다.

    멀티 태스킹을 잘 해내는 것은 어떤 면에서 보면 능력이 있는 것처럼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멀티 태스킹은 일을 순차적으로 처리하는 것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여럿 존재한다. 

    실제로, 멀티 태스킹은 대개 집중력을 분산할 것을 요구한다. 한 작업에서 다른 작업으로 집중력을 옮겨야 하는 ‘작업 전환’으로 인해 더 많은 시간적, 정신적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한 작업에 있어 충분한 숙고를 할 수 없게 되며, ‘최선의 판단’을 할 수 없게 하는 원인이 된다. 즉, 결과물의 질이 떨어지거나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여러 가지 일이 갑자기 몰려들 때, 가급적 우선순위를 정해 순차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미국 대중심리학 매체인 ‘사이콜로지 투데이’에 게재된 연구 사례 및 관련 내용을 토대로 이야기해본다.

     

    팬데믹이 남긴 학업 성취 저하

    미국 노스웨스트 평가협회(Northwest Evaluation Association, NWEA)에서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학업 성취도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팬데믹 이후 학업 성취도를 지속적으로 측정해왔으나, 과거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같은 맥락의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NWEA에서는 약 670만 곳의 공립학교에서 3학년부터 8학년(한국 기준 초등학교 3학년~중학교 2학년) 학생들의 시험 성적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팬데믹 기간을 겪었던 학생들은 팬데믹 이전 같은 학년을 마쳤던 학생들에 비해 학업 성취도가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수준까지 성취도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약 4개월~4.5개월의 시간이 더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NWEA는 학업 성취도 저하의 원인 중 하나로 팬데믹 기간 동안의 ‘온라인 수업’을 지목했다. 감염병의 급격한 확산을 막으면서도 교육을 지속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었다. 당시 실제 수업과 비슷한 수준의 교육을 제공할 것으로 여겨졌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온라인 클래스는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결과는 썩 좋지 못했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온라인 클래스는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결과는 썩 좋지 못했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멀티 태스킹에 대한 진실

    하버드 대학교 심리학 교수인 대니얼 샥터는 이러한 학업 부진의 심리적 원인으로 ‘부주의’를 꼽았다. 즉, 집중하지 못함으로써 정보(수업 내용)를 온전하게 받아들이거나 처리(기억)하는데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대면 수업과 온라인 수업이 환경 측면에서 가장 다른 점은 ‘멀티 태스킹’이다. 즉, 수업 중 ‘딴짓’을 하기 용이한 환경이라는 의미다. 교실에서 수업을 할 때는 딴짓을 하더라도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또한, 딴짓이 적발되면 즉각 통제가 가능하다.

    하지만 온라인 수업은 그렇지 않다. 교사 입장에서 화면 속 학생들이 정확히 무엇을 하고 있는지 파악하기도 쉽지 않고, 딴짓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되더라도 통제에 한계가 있다. 학생들은 보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놓이게 되고, 자연스레 집중력을 잃기 쉬워진다.

    두 가지 이상의 작업을 동시에 수행할 때, 우리 뇌는 인지 부하가 증가해 집중력이 떨어진다. 이 시간 동안에는 어떤 정보를 획득하더라도 더 잘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한, 하나의 작업에서 다른 작업으로 집중력을 옮기는 ‘작업 전환’ 과정 역시 어느 정도의 시간과 에너지 소모를 유발하며, 이로 인해 전체 시간 대비 작업 효율성이 떨어지기 쉽다.

    즉,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이라는 환경 속에서 ‘수업과 딴짓’의 멀티 태스킹을 할 가능성이 높다. 자연스레 학업 성취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집중과 주의 분산 –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실험

    1999년 하버드 대학교에서 실시했던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실험은 유명하다. 실험 참여자들에게 각기 3명씩으로 구성된 두 팀이 공을 주고 받는 영상을 보여준다. 둘 중 한 팀을 지정해, 그 팀원(3명) 사이에서만 총 몇 번의 패스가 이루어졌는지를 세어보라고 지시했다.

    빠른 속도로 공을 주고받는 가운데, 고릴라 슈트를 입은 사람이 화면 한가운데로 서서히 걸어 들어와 카메라를 향해 섰다. 그는 손으로 가슴을 몇 차례 두드린 다음, 약 9초 후에 화면 밖으로 사라졌다.

    영상이 끝난 다음, 참여자들은 지시받은 ‘패스 횟수’를 상당히 정확도 높게 헤아려 보고했다. 그러나 ‘영상에서 이상한 것을 보지 못했느냐’라고 물었을 때, 거의 절반이 ‘보지 못했다’라고 답했다. 보다 직접적으로 ‘영상에서 고릴라를 보았느냐’라고 묻고, 보지 못했다고 답한 사람들에게 영상을 되감아 다시 보여주었다. 그들은 자신이 고릴라를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무주의 맹시 실험'이라 불리는 이 실험은 ‘집중과 주의 분산’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대목이다. 한 가지 작업에 집중할 때 주변에서 일어나는 다른 정보를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같은 원리를 조금 비틀어보자.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면서 다른 무언가에 몰두하고 있다면? 얼굴은 카메라 화면을 보고 있더라도 학습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거나 매우 비효율적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정한 포인트에 '주의 집중'하게 되면, 주위의 다른 정보는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 / 이미지 출처 :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실험을 테마로 한 AI 생성
    특정한 포인트에 '주의 집중'하게 되면, 주위의 다른 정보는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 / 이미지 출처 :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실험을 테마로 한 AI 생성

     

    주의 분산의 원인, 스마트폰

    현대의 학생들은 거의 대부분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는 중, 화면 속에 얼굴을 비추면서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는 것은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는 모습이다. 즉, 게임에 ‘주의가 집중’돼 있는 상황이라면, 수업 내용은 ‘부주의’ 상태에서 인지될 수밖에 없다.

    오하이오 대학교 연구팀은 학생들로 하여금 비디오 강의를 시청하게 하고, 배운 내용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다. 강의 중 스마트폰을 사용한 학생들에 비해 그렇지 않은 학생들이 62% 더 많은 정보를 적었으며, 보다 자세한 내용과 맥락을 기억했으며, 객관식 시험에서도 더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는 어린 나이의 학생들에게만 해당되는 내용은 아닐 것이다. 대학생들 역시 팬데믹 기간 동안 온라인으로 수업을 들어야 했던 사례가 많았다. 같은 맥락에서, 학업에만 적용되는 내용도 아니다. 팬데믹 기간에는 직장인들 역시 재택근무를 하는 경우가 흔했다. 즉, 학업이든 업무든 관계 없이 ‘집중력이 분산되기 더 용이한 환경’에 처해 있었다는 의미다. 

    물론 성인들은 학생들과 달리 스스로 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거나, 억지로라도 발휘해야만 하는 상황일 때가 많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집중력이 분산될 수 있는 환경에 있다는 것만큼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것이 스마트폰이든 혹은 다른 무엇이든 본질은 다르지 않다.

     

    정신건강 면에서 ‘순차적 처리’가 더 나아

    이러한 연구들은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폐해를 지적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 눈여겨 봐야할 것은 ‘멀티 태스킹’이 그리 효율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학업 성적이 저하됨에 있어 핵심적인 요인은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환경’일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폰은 그러한 환경을 제공한 것으로 추정되는 한 요인일 뿐이다. 교사의 통제력이 미치지 못하는 환경에서 학생들의 주의를 분산하는 요인은 얼마든지 있을 테니까.

    학업 외에 업무나 일상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현대인들은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이 밀려드는 상황을 자주 겪는다. 그러한 현실 자체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일을 동시에 처리하려고 애쓰는 비효율적인 일이며, 오히려 뇌에 필요 이상의 부담을 주는 일이다. 

    멀티 태스킹은 인지 부하를 증가시켜 한 가지 일에 대한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여러 일을 오가는 동안 ‘작업 전환 비용’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시간도 더 걸리고 에너지 소모량도 많아지게 만든다. 

    이와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작업 내용에 대한 장기 기억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며, 나중에 다시 떠올리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스트레스를 증가시켜 전반적인 수행능력은 물론 건강에까지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여러 일이 몰려들 때 하나씩 순차적으로 처리하는 것은 당장 보기에 시간이 더 걸리고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진정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한 가지에 집중’하는 편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멀티 태스킹을 반복하다가는 정신적 과부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멀티 태스킹을 반복하다가는 정신적 과부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 건강의 방파제 예방접종, 성인 이후에도 중요한 이유

    건강의 방파제 예방접종, 성인 이후에도 중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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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방접종(vaccination)이라 하면, 보통은 어릴 때 맞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나이가 들어 몸이 약해지기 시작하면 다시 예방접종을 시작하기도 하지만, 보통 성인이 된 이후로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예방접종을 할 일이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니까.

    물론, 지난 수 년간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대대적인 예방접종이 이루어지면서 그 인식은 많이 흐려졌을 수 있다. 매년 유행 시즌이 올 때마다 독감 예방접종을 챙기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예방접종이라고는 남의 일처럼 생각하며 사는 사람도 분명 있다.

    사실, 바이러스와 세균은 끊임없이 진화한다. 그야말로 전 인류의 주적이라 할 만하다. 멀리 갈 필요도 없이, 매년 독감 예방접종을 새롭게 맞는 이유도 독감 바이러스가 계속 변이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최근 다시 유행의 기미가 보이고 있는 백일해 역시 마찬가지다. 백일해는 10년마다 추가 접종이 필요한 바이러스로 분류된다.

    물론 이밖에도 기존 접종으로 만들어졌던 면역력이 시간이 지나며 감소하기도 한다. 또는 세계적으로 인구 이동이 보다 자유로운 탓에, 새로운 감염원이 생겨날 수도 있다. 결론은 성인이 된 후에도 예방접종은 신경을 써야 한다는 이야기다. 

    백신의 유형별 종류, 그리고 성인들이 챙겨야 할 예방접종의 종류와 그 이유를 알아본다.

     

    백신의 원리와 세부 종류

    백신의 기본 원리는 몸의 면역 시스템이 병원체를 경험하게 함으로써 이에 대한 항체를 만들어내게 하는 것이다. 감염 자체를 막아주는 것은 아니지만, 감염됐을 때 보다 빠르게 작용해 증상을 완화시키거나 질병의 진행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접종’이라는 단어는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의 ‘특정 종(種)’을 미리 ‘접해보도록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를 통해 면역 시스템을 활성화시켜, 어떤 바이러스에는 어떤 식으로 대응하면 되는지를 사전에 학습시키는 방식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경험을 통해 어느 정도 패턴을 알아두면 비슷한 상황에 보다 쉽게 대응할 수 있는 원리다.

    백신은 어떤 식으로 만드느냐에 따라 세부적인 종류가 다르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종류는 ‘불활성화 백신(inactivated vaccine)’이다. 화학물질 등을 통해 병원체를 사멸시켜 만드는 것으로, 면역반응을 유도해 해당 병원체를 경험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독감 백신이나 A형 간염 백신이 대표적이다.

    다음으로 ‘독소 백신(Toxoid vaccine)’이 있다. 병원체가 내뿜는 독소를 희석시켜 미리 주입함으로써 그 해독 원리를 면역체계가 습득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파상풍, 디프테리아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 다음은 ‘부분 백신(Subunit vaccine)’이다. 특정 바이러스의 일부 단백질 성분(항원)을 사용해 만든 것으로, 병원체가 가진 핵심 부분만을 활용하기 때문에 안전성이 높다. 흔히 말하는 ‘사백신’ 혹은 ‘재조합 백신’이 여기에 해당하며, B형 간염 백신이나 대상포진 사백신이 그 예다.

    다음으로 ‘약독화 백신(Live-attenuated vaccin)’은 병원체를 의도적으로 약화시키는 방식으로 만든다. 소위 ‘생백신’이라 불리는 것으로, 약해졌다고는 하지만 실제 병원체인 만큼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는 접종이 제한된다. 다만, 건강한 사람이라면 가장 확실하게 면역력을 획득할 수 있는 방법이다. 홍역이나 수두 바이러스 백신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개발된 ‘mRNA 백신’ 등이 있다.

    백신은 다양한 원리로 만들어진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백신은 다양한 원리로 만들어진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성인들에게 필요한 백신 접종은?

    국내에서 성인들이 접종하게 되는 가장 흔한 백신이라고 하면 인플루엔자, 즉 독감 백신일 것이다. 보통 12월 즈음 겨울부터 이듬해 봄까지 유행하는 패턴을 가지고 있기에, 가을이 되면 독감 접종 건수가 늘어난다. 접종 후 약 2주 정도가 지나야 항체가 형성되며, 한 번 만들어진 면역능력은 대략 6개월 정도 지속된다. 

    폐렴은 국내 사망원인 3위로 집계되는 질병이다. 대략 10만 명 중 46명 정도의 사망자 수를 보이지만, 백신 접종으로 예방할 수 있는 병으로 선정돼 있다. 성인 폐렴 환자 중 대략 3~40%가 폐렴구균(폐렴사슬알균)에 의한 감염이며, 단 한 번의 예방접종으로 감염 가능성을 절반 이상 낮출 수 있다. 

    대상포진 역시 3명 중 1명이 걸린다고 할 정도로 흔하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에게 잠복해 있는 수두 바이러스가 면역력이 약해진 틈을 타 활성화되는 질병이다. 주로 고령자에게 발병하지만, 과도한 스트레스나 영양 불균형으로 면역력을 잃은 젊은이들에게도 종종 발병한다. 50세 이상에 해당하고 평소 피로감을 자주 느끼는 사람일 경우 접종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A형 간염과 B형 간염도 접종 권고를 받아본 사람이 꽤 있을 것이다. 두 가지 모두 완치율은 높은 편이지만 감염 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중년 이상일 경우 가급적 예방접종이 권장된다. 단, A형 간염의 경우 오히려 젊은 연령대에서 면역을 가지고 있는 비율이 현저히 낮다. 따라서 A형 간염은 20~30대에도 권장되는 접종이다. B형 간염의 경우 접종 시 D형 간염까지 함께 예방할 수 있다.

    이외에 질병관리청에서는 파상풍, 디프테리아, 백일해, 폴리오, 일본뇌염, 로타바이러스, 수막구균 감염증, 사람유두종바이러스 등을 예방접종 대상 감염병으로 권고하고 있다.

     

    예방접종 주의사항

    백신을 접종한다는 것은 대부분 병원체를 활용해 미리 주입하는 원리다. 따라서 사람에 따라 접종 후 이상반응이 나타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질병관리청에서는 이러한 이상반응의 유형을 정리하여 소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백신을 구성하고 있는 특정 물질에 대해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혹은 접종이 불가한 조건을 확인하지 못하고 접종해,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그 외에는 백신의 운반 및 보관, 접종 과정에서의 오류 등으로 인해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도 있다.

    코로나19 당시 백신 접종을 받아본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주사 부위가 붓거나 뻐근한 통증이 오는 경우, 혹은 열이 나는 경우가 있다. 이는 면역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흔한 이상반응으로, 보통 2~3일 정도 내에 자연스레 호전된다.

    하지만 드물게 아나필락시스와 같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백신 접종 후에는 병원 내에 잠시 머물다가 이상이 없으면 귀가하는 편을 권장한다.

    이상반응을 한 번이라도 겪어본 사람들은 불안함 때문에 백신 접종 자체를 꺼리기도 한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듯 백신마다 대상 병원체 및 만드는 원리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담 후 접종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기저 질환이 있거나 면역력이 약해진 경우, 혹은 임신 중인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상반응 등 불안요소가 있다면 접종 전 충분한 상담을 받는 편이 좋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이상반응 등 불안요소가 있다면 접종 전 충분한 상담을 받는 편이 좋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 백일해 감염자 10년 사이 최대치… 감염병 유행 ‘적신호’

    백일해 감염자 10년 사이 최대치… 감염병 유행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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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곳곳에서 백일해 확진자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경기, 강원, 광주, 전북 등 지자체마다 올해 백일해 환자가 역대 최고 수준이라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

     

    백일해, 어떤 병인가?

    백일해(百日咳, Pertussis)는 '100일 동안 지속되는 기침(咳)'이라는 뜻의 급성 호흡기 감염병이다. 보르데텔라 백일해균에 감염됨으로써 발생한다. 현재는 2급 감염병으로 분류돼 있다.

    백일해는 보통 여름에서 가을 사이에 발병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호흡기 질환이 으레 그렇듯 환자와의 직접적인 접촉, 기침이나 재채기 등으로 인한 호흡기 전파가 주요 감염 경로다. 

    가족 중 감염자가 나올 경우 다른 가족에게도 전염될 가능성이 몹시 높다. 성인에게는 보통의 호흡기 질환 정도의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지만, 영유아나 소아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백일해, 주요 증상은?

    백일해에 감염되면 최소 4일에서 최대 21일까지의 잠복기를 가진다. 이후 약 6주에서 8주 사이에 걸쳐 크게 3단계에 걸친 증상을 보인다.

    가장 전염력이 강한 초기 1~2주는 눈물과 결막염, 발열, 콧물, 기침 등 전반적으로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시일이 갈수록 기침이 심해지며, 기침 끝에 '흡'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 특징이다. 감기에 자주 걸리거나 만성 기침을 겪고 있는 사람이라도, 끝에 '흡' 소리가 난다면 백일해 감염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2주차부터 4주까지의 중기에 접어들면 증상의 정도에 따라 무호흡, 청색증, 비출혈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마지막 회복기에 접어들면서 증상이 차츰 완화되며 가라앉게 된다.

    백일해로 의심되는 증상이 보일 경우, 잠복기 혹은 초기 단계에 병원을 찾아 전용 항생제를 투여할 것을 권하고 있다. 특히 어린 영아나 유아의 경우는 2차적인 문제를 일으킬 위험이 있으므로 가급적 빨리 병원을 방문해야 하며, 증상에 따라 입원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감염병 확산, 전세계적 동향으로 나타나

    질병관리청이 내놓은 통계에 따르면 올해 6월 8일까지 집계된 국내 누적 백일해 환자 수가 약 1,600여 명에 달한다. 작년 이맘때쯤 누적 환자 수가 14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경각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주된 감염자는 10세~19세 청소년이 약 78%로 집계된다. 각 지역별 교육청이나 일선 학교에서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세계적으로도 비슷한 추세가 나타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올해 들어 신고된 백일해 환자가 약 5천 명에 이른다. 지난 해보다 3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중국에서는 4월 한 달에만 9만 명이 넘는 백일해 환자가 발생했으며, 현재까지 누적 사망자 수도 20명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눈에 띄게 두드러지는 백일해의 확산과 함께 전 세계적인 감염병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엔데믹 선언 후 채 1년이 되지 않아 다시금 감염병 유행 위기가 찾아오는 분위기다.

    실제 영국의 한 조사전문업체가 수집한 바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약 13가지 전염병 환자가 세계적으로 급증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일상에 안주하지 말고, 코로나19 팬데믹 때와 마찬가지로 개인 방역과 위생에 신경을 써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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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류 인플루엔자 팬데믹은 시간 문제다”

    “조류 인플루엔자 팬데믹은 시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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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엔데믹이 선언된지 1년도 되지 않아 새로운 감염병과 팬데믹에 대한 위기론이 대두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국장을 지낸 로버트 R. 레드필드가 현지시각으로 지난 14일(금) 미국 뉴스채널인 뉴스네이션에 출연해 ‘조류 인플루엔자’의 대유행을 언급했다. 그는 “일어날지 여부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언제 일어나느냐의 문제”라고 이야기함으로써, 조류 인플루엔자로 인한 팬데믹이 기정사실화된 것처럼 이야기했다.

     

    조류 인플루엔자는 무엇인가?

    조류 인플루엔자(Avian Influenza, AI)는 닭, 오리와 같은 가금류 또는 철새 등 조류에게 감염되는 바이러스다. 전파 속도가 매우 빨라 제1종 가축 전염병으로 분류하고 있는 데다가 사람이 감염된 사례도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류 인플루엔자는 주로 철새들의 배설물로부터 시작돼, 닭이나 오리와 같은 가금류로 전파된다. 본래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고 알려졌으나, 1997년 조류 인플루엔자 감염으로 사망한 사례가 발생함으로써 위험성이 대두됐다. 

    가금류 축산물을 사람들이 널리 이용하기 때문에 사람에게도 전파 경로가 형성된다. 축산농가에 인접해 있지 않고, 가금류 축산물을 소비하지 않는 사람이더라도, 바이러스가 발생한 지역이나 국가를 방문함으로써 전파될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공기를 통해 타 지역으로 전파되지는 않는다는 것.

    출처 : 서울아산병원 홈페이지
    출처 : 서울아산병원 홈페이지

     

    조류 인플루엔자, 현재까지 상황은?

    조류 인플루엔자는 호흡기 계통 증상을 동반한다. 3일에서 최대 10일의 잠복기를 거친 뒤 발열, 오한, 근육통, 기침, 인후통 등이 나타난다. 증상의 심화 정도에 따라 폐렴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결국 호흡부전을 유발해 사망하기도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03년 초부터 2024년 4월 초까지 세계 23개국에서 사람이 조류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사례가 총 889건 발생했다. 이 가운데 463명이 사망하면서 치명률 52%를 기록했다. 

    미국에서는 올해 3월부터 지난 5월 말까지 3명의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감염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멕시코에서는 지난 4월 조류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50대 남성이 일주일만에 사망했다는 보고가 있었다. 다만 멕시코 당국은 이 남성의 사인을 만성 기저질환으로 보고 조류 인플루엔자로 인한 사망은 아니라고 결론 내린 바 있다.

     

    조류 인플루엔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현재로서는 아직 ‘경계’ 단계라 할 수 있다. 2012년 과학자들이 실험을 통해 밝혀낸 바에 따르면, 조류 인플루엔자가 코로나19처럼 대유행되려면 5개 아미노산의 핵심 수용체가 인간 세포 수용체에 결합할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인간과 인간 사이에 바이러스 전파 및 감염이 가능해진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과정과 같다.

    사람에게 감염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조류 인플루엔자는 포유류에도 감염될 수 있다. 올해 미국에서 발생한 3명의 감염자 모두 젖소를 통해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즉, 포유류 집단에 확산이 시작되면 그때부터 인간에게도 같은 확산 위험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코로나19가 그랬듯 바이러스는 빠르게 진화하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부터 확산이 시작될지는 알 수 없다.

    현재로서는 ‘잠재적 위험’으로 받아들이고 촉각을 곤두세우는 정도면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아프거나 죽은 동물과의 접촉은 피하고, 고기나 달걀, 우유 등 축산물은 반드시 조리되거나 살균된 것만 섭취해야 한다. 기나긴 팬데믹 끝에 겨우 되찾은 일상에 다시 한 번 경종이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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