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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암 진단 기술의 혁신, “암은 초록색, 정상은 빨간색”

    간암 진단 기술의 혁신, “암은 초록색, 정상은 빨간색”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간(Liver)은 인체의 화학공장이라 불리는 기관이다. 소화 과정에서 흡수된 영양소들을 저장하는 역할, 대사 과정에서 필요한 성분이나 화합물의 상당수를 만들어내는 역할, 체내에 유입된 해로운 물질에 대한 해독 역할 등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간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간암, 그중에서도 대부분을 차지하는 ‘간세포암’은 매년 많은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주요 질환으로 꼽힌다. 최근 포스텍(POSTECH, 포항공과대학교) 연구팀이 간암을 더 정확하게 진단하고 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선보였다.

     

    간암 진단 기술, 정상 조직 구분이 관건

    간암은 주요 암종 10위권 내에 거의 항상 위치하는 종류다. 국가암정보센터 자료를 보면 2023년 사망률 11.9%, 2018~2022년 5년 상대생존율이 39.4%로 나오는 악명 높은 암종이다. 여느 암이나 마찬가지겠지만, 간암은 특히 초기에 발견해 수술로 제거하는 것이 환자 생존율을 높이는 중요한 열쇠다. 

    그동안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 단층촬영(CT)과 같은 영상 검사와 혈액 검사 등이 간암 진단 기술로 활용돼 왔으나 한계는 있었다. 또한, 수술할 때 암 조직과 정상 조직의 경계를 정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것도 문제였다. 경계가 모호할 경우, 암 조직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할 수도 있고, 반대로 필요 이상의 건강한 조직까지 제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형광 물질 활용한 간암 진단 기술

    POSTECH 연구팀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색깔에 기반한 간암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8,000개 이상의 형광 물질을 조사한 결과, 간암 세포에만 달라붙어 초록색 빛을 내는 물질 ‘cLG(cancerous Liver Green)’와 건강한 간세포에서만 빨간색 빛을 내는 물질 ‘hLR(healthy Liver Red)’을 찾아냈다. 

    이 두 형광 물질을 함께 사용할 경우, 간암 조직과 정상 조직이 서로 다른 색상으로 표시되므로 조직 경계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다. 지도에서 국가별로 색을 다르게 칠함으로써 국경이나 지형 경계 등을 보여주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 할 수 있다.

    FATP2 표적 cLG(녹색)와 SMPD1 결합 hLR(붉은색)로 간암 세포와 정상 간 세포를 선택적으로 구별할 수 있는 형광 염색 기술 / 출처 : POSTECH
    FATP2 표적 cLG(녹색)와 SMPD1 결합 hLR(붉은색)로 간암 세포와 정상 간 세포를 선택적으로 구별할 수 있는 형광 염색 기술 / 출처 : POSTECH

     

    간암 진단 기술의 혁신

    이 기술의 핵심은 각각의 형광 물질이 특정 표적을 찾아 달라붙도록 설계했다는 데 있다. 연구팀은 최신 유전자 기술과 열 분석을 통해 cLG는 간암 세포에 풍부한 ’FATP2‘라는 지방산 운반 단백질과 결합하며, hLR은 건강한 간세포에 많은 ’SMPD1‘이라는 효소를 결합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실험 결과, 두 형광 물질을 함께 활용하자 간암 조직과 정상 조직의 경계가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특히 기존 MRI나 CT로 발견하기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었던 작은 크기의 초기 암도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이로써 조기 발견 및 조치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돼, 간암 진단 기술에 획기적인 발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POSTECH 장영태 교수는 “이 기술은 간암 진단의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뿐만 아니라, 수술 중 빛(형광)을 따라가며 암 조직만 정밀하게 제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혁신적 기술”이라며 이번 연구의 의의를 전했다.

    이번 연구는 POSTECH 화학과·융합대학원 장영태 교수, 중국 린이대학(Linyi University) 밍 가오(Min Gao) 교수, 중국 난방과기대(Southern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크리스 순 헝 탄(Chris Soon Heng Tan) 교수, 순천대 약대 하형호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진행했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 및 중국 국가 자연과학기금(NSFC)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최근 <ACS 센트럴 사이언스(ACS Central Science)>에 게재됐다.

    녹색과 붉은색으로 혼동 우려 없이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다는 점 또한 획기적이라 할 수 있다 / 출처 : 'ACS Central Science'
    녹색과 붉은색으로 혼동 우려 없이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다는 점 또한 획기적이라 할 수 있다 / 출처 : 'ACS Central Science'

     

  • 신약 개발 과정 가속화 기술, 국내 연구진이 찾아냈다

    신약 개발 과정 가속화 기술, 국내 연구진이 찾아냈다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신약 후보물질 발굴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여 신약 개발 과정 전반을 가속화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을 통해 개발됐다. 기존에 개발된 기술의 한계들을 극복해, 제약 분야의 연구개발 효율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약 개발 과정 가속화할 새로운 기술

    신약 개발 과정은 보통 수년 이상의 긴 시간을 필요로 한다. 각종 절차를 따르기 위해 소요되는 시간도 있지만, 순수하게 약물을 개발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수백, 수천 가지 화합물 중에서 잠재적인 후보물질을 찾아야 하고, 동물실험이나 오가노이드 등을 통해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걸리며, 결과에 따라 추가 실험이 필요할 수도 있다.

    특히 약물의 메커니즘과 안전성을 명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한 번에 한 가지 화합물을 검증하는 방식이 일반적으로 사용돼 왔다. 이는 각 화합물의 생리적 반응이나 특성을 면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지만, 후보물질 발견부터 검증까지의 전체 프로세스가 길어지게 만드는 주된 이유로 꼽히기도 한다.

    최근 신약 개발 과정의 효율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DNA-암호화 라이브러리(DNA-Encoded Library, DEL)’ 기술이 등장한 바 있다. 이는 개별 화합물이 고유한 암호화 DNA 태그와 연결된 형태다. 수만, 수억 개의 화합물을 동시에 스크리닝할 수 있는 기술이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후보물질 발견 및 검증 프로세스를 대폭 줄이는 것은 물론 연구 비용도 크게 절감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DEL 기술은 DNA의 용해도 문제로 모든 반응이 반드시 물에서만 진행돼야 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또한, DNA는 다양한 화학반응 조건에서 쉽게 손상될 수 있으므로, 활용할 수 있는 반응이 극히 제한적이라는 점도 문제였다.

    DNA는 다양한 화학반응 조건에 쉽게 손상될 우려가 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DNA는 다양한 화학반응 조건에 쉽게 손상될 우려가 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나노 기술과 접목해 한계 극복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 POSTECH) 화학과·첨단재료과학부·융합대학원 임현석 교수와 서종철 교수 공동 연구팀은 이러한 DEL 기술의 한계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써 ‘나노 기술 플랫폼’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나노입자 표면에 DNA와 화합물을 결합시킨 ‘나노DEL(NanoDEL, Nanoparticle-Based DEL)’을 개발했다. 나노입자는 물뿐만 아니라 유기 용매에서도 안정적으로 분산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DEL 기술로는 불가능했던 ‘무수반응(moisture-sensitive reactions)’ 등 용매 종류에 상관없이 다양한 화학 반응을 자유롭게 수행할 수 있다.

    * 무수반응(moisture-sensitive reactions) 

    : 수분에 민감한 시약을 사용하는 화학 반응. 신약 후보물질 합성이 널리 활용된다.

    : 기존 DEL 기술은 수용액에서만 반응이 가능하므로 무수반응을 구현할 수 없다. 

     

    또한, 나노DEL 기술은 DNA 손상 문제도 해결했다. 기존 DEL 기술의 경우 DNA가 쉽게 손상돼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나노DEL에서는 하나의 나노입자에 여러 개의 DNA 태그를 부착할 수 있기 때문에, 일부 DNA가 손상되더라도 남아있는 태그를 통해 분석이 가능하다. 

    비유하자면 백업용 USB가 여러 개 있는 셈이므로, 더욱 안정적으로 데이터 분석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신약 개발 과정의 시간적, 금전적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길을 제시해준다.

    논문 제 1저자인 왕희명 박사는 “나노DEL 기술은 기존보다 100배 이상 다양한 화합물 라이브러리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에, 난치병 치료제 등의 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으며, 신약 후보물질 발굴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전했다. 

    기존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는 ‘NanoDEL 기술’의 특징 / 출처 : POSTECH
    기존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는 ‘NanoDEL 기술’의 특징 / 출처 : POSTECH

     

  • 단백질 변형 기술의 한계를 깬 ‘선택적 정밀 변형’ 기술 제시

    단백질 변형 기술의 한계를 깬 ‘선택적 정밀 변형’ 기술 제시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단백질은 우리 몸을 구성하는 필수 요소다. 이 때문에 질병 진단 및 치료법 연구에서도 중요한 타깃이 되곤 한다. 특정 단백질에 형광 물질을 부착해 암 세포를 식별하는 등의 기법이 그 예다. 포스텍(POSTECH, 포항공과대학교) 연구팀이 ‘특정 단백질만 선택적으로 정밀 변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이 내용을 국제 화학 분야 학술지에 게재했다.

     

    기존 단백질 변형 기술의 한계

    단백질을 활용한 바이오 결합 기술은 질병 진단, 치료법 및 신약 개발 연구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다만, 기존 방법들에는 몇 가지 한계가 있다. 대표적으로 변형할 수 있는 단백질 종류가 제한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단백질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수많은 화합물들은 저마다 다른 구조와 기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모든 단백질을 동일한 방법으로 변형할 수는 없다. 

    일부 경우, 단백질 변형을 위해 유전자 조작이 필요할 수 있다. 이는 기술적으로 복잡하고 많은 시간적, 금전적 비용이 들어갈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윤리적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또한, 무작위 변형으로 인한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다양한 종류의 단백질은 저마다 다른 기능을 수행하며, 아미노산 결합 구조가 기능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따라서 변형이 잘못될 경우 본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거나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생체 환경에서 특정 단백질만 선택적으로 변형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문제다. 

     

    특정 부위만 정밀 변형 가능한 기술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오승수 교수와 조혜성 박사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들을 인지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모색했다. 연구팀은 ‘디옥시옥사노신(이하 dOxa1)’이라는 화합물과 핵산 기반 분자 인식 물질인 ‘압타머(aptamer)’와 결합해, 특정 단백질의 원하는 부위만 정밀하게 변형하는 기술을 구현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검증하기 위해, dOxa를 표적 단백질 45개 반응기 중 단 하나에만 선택적으로 결합시켰다. 그 결과, 기존의 생체분자 변형 물질(NHS ester)보다 약 100만 배 더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dOxa는 실온에서 한 달 이상 보관할 수 있으며, 고질적 문제인 생체 환경에서도 4시간 만에 거의 100% 결합하는 결과를 보였다.

    이번 연구는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JACS)> 온라인판의 부표지(Supplementary Cover) 논문으로 선정됐다.

    자연 상태 단백질의 부위 및 작용기 선택적 결합을 위한 핵산 기반의 공유결합 모식도 / 출처 : BRIC Bio통신원
    자연 상태 단백질의 부위 및 작용기 선택적 결합을 위한 핵산 기반의 공유결합 모식도 / 출처 : BRIC Bio통신원

     

    암 진단, 맞춤형 정밀치료 응용 가능

    이번 연구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성과는, 살아있는 세포에서 암 세포 주요 지표가 되는 단백질(PTK7, nucleolin)을 동시에 각각 선택적으로 표지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생체 내 단백질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것은 물론, 암 세포 성장 과정에서 이 지표 단백질 수용체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규명할 수 있었다.

    이는 생체 환경에서 단백질 본연의 기능을 저하시키거나 손상시키지 않고, 특정 단백질만 변형하는 데 성공한 사례다. 이 기술은 향후 암 진단 및 치료를 넘어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특정 암 세포만을 타깃으로 하는 항체-약물 접합체를 개발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암 조직을 선명하게 구별할 수 있는 생체 영상 기술 개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특정 단백질만 정밀하게 변형할 수 있으므로, 단백질 조절을 통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맞춤형 정밀치료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단백질의 특정 부위를 정밀하게 변형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효소 기능을 조절할 수도 있다. 이는 신약 개발은 물론 생물학적 기능 연구에도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연구팀을 이끈 오승수 교수는 “이 기술은 단백질 기반 치료제부터 표적 약물 전달 같은 분야에서 널리 활용될 것”이라는 기대를 전했다. 연구의 제 1저자인 조혜성 박사는 “앞으로 항체-약물 결합체, 생명 메커니즘 연구 등 다양한 분야로 연구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기술은 특정 암 세포만을 타깃으로 하는 항체-약물 접합체 개발에 응용될 수도 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이 기술은 특정 암 세포만을 타깃으로 하는 항체-약물 접합체 개발에 응용될 수도 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 3D 바이오프린팅 위암 모델, 환자 맞춤형 항암치료 방향 제시

    3D 바이오프린팅 위암 모델, 환자 맞춤형 항암치료 방향 제시

    이미지 출처 : POSTECH 홈페이지
    이미지 출처 : POSTECH 홈페이지

    포스텍(POSTECH) 연구팀이 암 환자의 약물 반응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3D 위암 모델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환자의 개별 특성을 유지하면서, 환자별 약물 반응을 평가하고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이번 연구 개발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최근 게재됐다.

     

    환자마다 다른 종양의 특성

    암 치료에서 가장 큰 난제라 하면 ‘종양의 이질성’을 빼놓을 수 없다. 같은 암을 앓고 있는 환자라도, 저마다 종양의 특성이 달라 약물에 대한 반응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암 조직을 동물 모델에 이식해 약물 반응을 관찰하는 ‘PDX 모델’, 또는 암 세포 유전자를 분석해 약물의 효과를 예측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됐다. 하지만 이 방법들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모든 환자에게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POSTECH 기계공학과·생명과학과·IT융합공학과·융합대학원 장진아 교수 연구팀은 미국 잭슨랩 유전체의학연구소의 찰스 리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3D 바이오프린팅 기술’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다.

    공동 연구팀은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토대로 환자의 위암 조직 조각, 그리고 위에서 유래한 탈세포화 세포외기질(ECM) 하이드로젤을 사용해 바이오 잉크를 만든 다음, 암 세포와 주변 조직(간질세포) 사이의 상호작용을 재현했다. 여기에 위 섬유아세포를 함께 배양해, 종양을 둘러싼 미세환경을 더욱 정교하게 구현하고자 했다.

     

    환자별 맞춤형 암 치료법 제시

    이렇게 만들어진 3D 위암 모델은 환자 고유의 위 조직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기존 방법보다 더 나은 성과를 보였다. 기존 PDX 모델에 비해 암의 발생, 성장, 약물 반응 관련 유전자 발현 패턴이 실제 환자와 유사하게 나타났다. 또한, 항암제 효과 및 예후 예측 실험에서의 정확도도 더 높았다. 특히, 3D 위암 모델은 조직을 채취한 후 2주 이내에 신속한 평가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장진아 교수는 3D 바이오프린팅 기술로 위암 모델을 만든 이번 연구에 대해 “환자 맞춤형 치료법 개발은 물론, 새로운 항암제와 병합요법의 효과를 검증하는 전임상 플랫폼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전했다. 

    공동 연구를 진행한 찰스 리 교수는 “이 모델은 암 세포와 간질세포 간 상호작용을 정밀하게 재현해 약물 반응 정확성을 높이고, 효과가 없는 환자에 대한 불필요한 약물 사용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3D 바이오프린팅으로 만든 위암 모델에 관한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대학중점연구소지원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한국연구재단 STEAM 연구사업 미래유망융합기술파이오니어, 중견연구자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항암제 안 듣는 췌장암 세포, 적외선으로 잡았다

    항암제 안 듣는 췌장암 세포, 적외선으로 잡았다

    개발된 리소좀 표적 광감각제 기반 치료의 차별점 / 출처 : BRIC Bio통신원
    개발된 리소좀 표적 광감각제 기반 치료의 차별점 / 출처 : BRIC Bio통신원

    항암제 내성을 가진 췌장암 세포에 빛을 쪼여 제거하는 기술이 나왔다. 유니스트(UNIST, 울산과학기술원)와 포스텍(POSTECH) 공동 연구팀이 내놓은 성과다. 

     

    암 세포의 자가포식과 항암 내성

    암 세포는 변화무쌍한 적응력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항암제를 투여해도 살아남는 경우도 있으며, 이렇게 되면 내성을 갖게 돼 더욱 끈질긴 생명력을 갖는다. 이는 항암제 개발 및 항암치료 전략 수립에 있어 난제로 꼽혀왔다.

    암 세포가 항암제나 항암치료에 내성을 갖게 되는 메커니즘도 여러 가지다. 그중 하나는 ‘자가포식(Autophagy)’이다. 본래 자가포식은 세포가 손상되거나 기능이 저하된 다른 세포나 조직, 대사 노폐물 등을 분해해 에너지를 얻는 과정을 일컫는다. 세포의 생존 및 대사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메커니즘이다.

    문제는 암 세포 역시 근본적으로는 세포이기 때문에 자가포식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암 세포 입장에서 항암제는 불필요한 성분이다. UNIST 연구팀에 따르면, 암 세포가 항암제를 배출하고 노폐물을 분해하는 자가포식 과정을 통해 부족한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며 면역 체계를 회피하는 경우가 생긴다.

    연구팀은 이와 같은 내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활성산소(ROS)’를 활용해보기로 했다. 연구팀은 활성산소가 자가포식을 억제하고 췌장암의 화학요법 반응성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최근 임상 연구를 통해 확인한 바 있다.

     

    적외선으로 암 세포 사멸 유도

    연구팀은 이러한 암 세포의 자가포식을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광 반응 화합물’을 개발했다. 화합물은 세포의 리소좀만을 표적으로 하는 분자 ‘모폴린(Mopollin)’과 빛을 받아들여 산화 손상을 유발하는 금속 ‘이리듐(Iridium)’으로 구성됐다. 

    연구팀은 먼저 쥐 모델에게 약물에 내성을 가진 췌장암 세포를 이식했다. 그런 다음 개발한 광 반응 화합물을 투입하고 적외선을 쪼였다. 그러자 ‘젬시타빈’ 항암제에 약물내성을 갖고 있는 췌장암 조직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으며, 약 7일 만에 완전히 사라지는 결과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메커니즘을 분석했다. 그 결과, 연구팀이 개발한 광 반응 화합물에 빛을 조사했을 때 세포의 리소좀 막이 파괴되었으며, 동시에 리소좀이 ‘자가포식소체(autophagosome)’와 융합하는 것을 방해한다는 점이 확인됐다. 

    자가포식소체는 세포에서 발생한 노폐물이 일시적으로 격리되는 ‘처리장’ 역할을 한다. 리소좀과 융합할 경우 자가포식 작용이 발생하며 암 세포가 노폐물을 없애고 에너지를 공급하게 된다. 광 반응 화합물과 빛에 의해 이 과정이 억제되면서 암 세포가 필요한 에너지를 확보하지 못해 사멸하게 된 것이다.

     

    췌장암 등 난치암 치료에 기여할 것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광 반응 화합물이 산화손상을 일으키는 과정을 보다 면밀히 분석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산화손상 과정에 기여하는 단백질이 무엇인지 추가로 밝혀내는 것이 목적이다. 

    UNIST 화학과 권태혁 교수는 “암 세포의 자가포식으로 인해 약물내성을 갖게 된 주요 난치암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젬시타빈 이외에도 기존에 사용되는 항암제들과 병용 치료가 가능한지 그 효능을 검증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1월 13일자로 게재됐다. 

  • 오가노이드 생산 플랫폼 개발, 동물 실험 대체 가능성 열려

    오가노이드 생산 플랫폼 개발, 동물 실험 대체 가능성 열려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생명윤리적 문제와 높은 비용 문제가 동반됐던 동물실험을 축소 혹은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포스텍(포항공대) 김동성 교수 연구팀과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박태은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오가노이드 대량 생산 플랫폼’을 개발했다. 오가노이드(Organoid)란 줄기세포를 3차원적으로 배양 또는 재조합해 만든 것으로, ‘장기 유사체’ 혹은 ‘미니 장기’로도 불린다.

     

    재현성 낮아 대량 생산 한계

    오가노이드는 실제 장기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3차원 구조체다. 인간 장기의 발달, 장기에 발생하는 질병의 모델링, 약물 개발 및 독성 검사, 재생 의학 연구, 개인 맞춤형 치료법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목받는 기술이다. 그만큼 산업적으로 많은 수요가 존재한다.

    하지만 오가노이드를 생산하는 기존 기술로는 이를 충족시킬 수 없었다. 가장 큰 문제는 비균질성과 낮은 재현성이다. 오가노이드는 기본적으로 세포를 배양해 3차원 구조를 형성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즉, 세포를 어디서 확보했는지, 그리고 배양 조건이 어떤지가 매우 중요하다. 

    각 세포마다 최적의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그에 맞춰 배양 매체와 환경이 미세한 수준에서 조절돼야 하는 ‘맞춤형 배양’이 기본이기 때문에 대량 생산이 쉽지 않다. 아주 미세한 차이로도 배양 결과물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며, 이 때문에 같은 장기를 모사한 오가노이드라 해도 그 특성이 서로 다를 수 있다. 실험 분야에서의 일관성, 즉 ‘재현성’이 낮아진다.

     

    필요한 물질만 선택적 투과

    공동 연구팀은 성숙한 오가노이드의 대량 생산이 가능한 플랫폼 ‘유니맷(UniMat)’을 개발했다. 이는 머리카락의 200분의 1 굵기에 해당하는 나노섬유를 활용, 3차원 멤브레인(얇은 막)을 구현한 것이다. 이를 통해 오가노이드가 균일하게 형성될 수 있는 구조적 환경을 제공한다. 

    이 얇은 막은 물질 투과성을 가져 오가노이드의 분화에 필요한 인자와 성숙에 필요한 영양분을 효율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는 오가노이드 분화에 변수가 될 수 있는 요건을 통제하고, 필요한 물질만 선택적으로 통과시킨다는 점에서 ‘혈뇌장벽’과 유사한 메커니즘이라 할 수 있다.

    줄기세포가 각각의 장기로 분화하는 데 최적화된 조건을 멤브레인 형태로 구현하고, 그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을 통제하는 구조적 환경이 유니맷의 핵심이다. 이를 통해 오가노이드의 균일한 형성 및 성숙을 가속화할 수 있다.

     

    인간 신장 대량 생산 성공

    공동 연구팀은 유니맷을 통해 인간 유도만능줄기세포로부터 인간의 신장(Kidney)과 유사한 네프론 구조 및 혈관이 형성된 신장 오가노이드를 일관된 품질로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생산 효율 또한 크게 개선됐다. 한편, 유니맷을 활용해 다낭성 신장 질환 모델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질병 모델링 및 약물 평가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이는 향후 일관된 품질의 오가노이드를 기존에 비해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임상 및 연구 현장, 제약 산업 등에서의 실질적 활용을 위한 발판으로도 볼 수 있다.

    한편, 동물실험 후 임상시험 단계를 거치던 기존의 절차를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졌다. 오가노이드가 동물 모델에 비해 인간의 생리적 반응을 더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으며, 동물을 희생시키지 않아도 되므로 윤리적인 문제도 해결된다. 동물 모델을 사용함으로써 발생하는 높은 비용과 시간 소요 문제에도 해법을 제시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바이오·의료기술 개발사업, 중견연구, 우수신진연구’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온라인 게재됐다.

  • 암 세포를 지키는 면역세포 무력화 방법 발견

    암 세포를 지키는 면역세포 무력화 방법 발견

    출처 : 포스텍(POSTECH) 홈페이지
    출처 : 포스텍(POSTECH) 홈페이지

    국내 연구팀이 주도한 국제 공동 연구팀이 암 세포 주변의 ‘면역조절 T세포’를 무력화할 수 있는 방법을 발굴했다. 

     

    암 세포 돕는 면역세포, ‘선택적 억제’ 필요

    면역조절 기능을 가진 T세포(이하 Treg)는 과도한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과도한 면역 반응의 예로는 음식물 등에 의한 알레르기, 또는 자신의 조직을 공격하는 자가면역 반응을 들 수 있다. Treg는 이러한 과민 반응을 조절함으로써, 적정 수준의 면역이 이루어지도록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Treg가 암 세포 주변에 있을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암 세포 주위의 Treg는 다른 면역세포들이 암 세포를 공격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종양 침윤 조절 T세포(이하 TIL-Treg)’의 경우, 다른 면역세포의 활동을 억제해 암 세포가 면역 작용을 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로 인해 종양의 성장을 돕는 역기능을 한다.

    이 때문에 암 치료 전략에 있어 암 세포 주변의 TIL-Treg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특히 신약 개발 분야에서는 보다 효과적인 항암제를 개발하기 위한 주요 목표로 여겨지고 있다.

    문제는 Treg를 몸 전체에서 불활성화시키는 것은 위험하다는 데 있다. Treg의 순기능을 고려했을 때, 이들이 일괄적으로 작용을 멈추면 심각한 알레르기 및 자가면역 반응이 발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전신에 염증이 퍼지면 다발성 장기부전을 유발할 우려도 생긴다. 따라서 학계에서는 Treg의 기능을 암 세포 주변에서만 선택적으로 억제하도록 하는 데 연구의 주된 목표를 두고 있다.

     

    암 세포 지키는 면역세포, 에너지 공급 차단

    포스텍(POSTECH) 생명과학과·융합대학원 임신혁 교수는 바이오미래기술혁신연구센터 아밋 샤르마 박사 연구팀, 중국 상하이텍 디파얀 루드라 교수팀 등과의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GLUT 3’ 단백질을 활용해 암 세포 주변의 Treg를 선택적으로 무력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연구팀은 Treg가 암 세포 주변에서만 독특한 대사 특성을 가질 거라고 보고, TIL-Treg의 포도당 대사 경로를 면밀히 분석했다. 그 결과, TIL-Treg가 GLUT 1이 아닌 GLUT 3을 사용해 포도당을 흡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GLUT 3은 포도당을 세포로 운반하는 단백질의 일종이다. 주로 뇌 신경세포(뉴런)에서 발견되는 포도당 운반체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암 세포 주위의 환경에 GLUT 3 단백질이 존재하며, TIL-Treg가 GLUT 3을 통해 포도당(에너지)을 흡수하면서 제 기능을 유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즉, 암 세포 주위의 GLUT 3을 제거하면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한 TIL-Treg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연구팀은 쥐 모델에서 GLUT 3을 선택적으로 제거한 다음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예상했던 대로 Treg의 면역 억제 기능이 사라졌다. 암 세포를 지키는 면역세포가 불활성화됨으로써, 다른 면역세포의 활동이 증가해 종양 성장이 억제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GLUT 3을 통한 포도당 흡수가 단백질 수정 대사 경로를 활성화한다는 것도 발견했다. 즉, TIL-Treg의 기능과 생존에 필요한 단백질을 생성함으로써 종양 특이적 특성을 유지하도록 돕는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곽정면 교수팀과 함께 종양 환자로부터 얻은 시료를 활용해 실험을 진행했고, 마찬가지로 종양 성장이 억제되는 결과를 확인했다.

     

    안전성 높은 암 치료법 제시

    이번 연구는 GLUT 3을 타깃으로 삼아 제거하는 약물이 Treg의 활성을 선택적으로 억제할 수 있음을 밝혀낸 것이다. 이로써 보다 안전하게 암 세포에 대한 면역 반응을 강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정상 세포 손상은 일으키지 않고, 암 세포 주변의 Treg만 선택적으로 불활성화함으로써 부작용을 최소화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로써 보다 효과적으로 항종양 면역 반응(암 세포를 공격해 제거하는 반응)을 강화할 수 있는 치료법 개발의 기초를 마련한 것이다.

    이번 연구 논문의 제 1저자인 아밋 샤르마 박사는 암 세포 주변 Treg의 활성에 관여하는 GLUT 3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암 세포 주변의 Treg가 제한된 조건에서 살아남기 위해 특정 포도당 수송 경로를 활성화한다는 것은 흥미로운 발견”이라며, “GLUT 3 기반 치료법이 앞으로 항종양 면역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수중견연구 및 혁신연구센터 지원사업을 통해 수행됐으며, 그 결과는 면역 분야 국제 학술지인 「세포 및 분자 면역학(Cellular and Molecular Immun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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