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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이지색 지방 세포 만드는 대사 조절 메커니즘 규명

    베이지색 지방 세포 만드는 대사 조절 메커니즘 규명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지방 세포가 몸에서 어떻게 에너지를 쓰고 저장하는지에 대해 분자 수준에서 규명한 연구가 발표됐다. 이로써 비만이나 당뇨병과 같은 대사질환의 원인을 더 명확하게 이해하고, 보다 효과적인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의생명공학과 조준 교수와 순천향대학교 순천향의생명연구원 이미혜 교수 공동 연구팀이 지방 세포의 분화 과정을 연구함으로써 얻어낸 성과다.

     

    지방 세포의 종류와 역할

    지방 세포에 관해 익히 알려져 있는 내용부터 살펴보자. 지방 세포는 크게 ‘에너지 저장’ 역할을 하는 백색 지방 세포(White Fat Cell)와 ‘열 생성(에너지 소비)’ 역할을 하는 갈색 지방 세포(Brown Fat Cell)로 나뉜다. 여기에 백색 지방 세포에서 유래하는 ‘베이지색 지방 세포(Beige Fat Cell)’가 갈색 지방 세포와 유사하게 에너지 소비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갈색 지방 세포는 에너지 생성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가 풍부해 열을 많이 만들어낸다. ‘지방’에 대한 보편적 인식과 달리, ‘살 빼는 데 도움이 되는 지방 세포’인 셈이다. 하지만 갈색 지방 세포는 태생적으로 분화되는 것이므로 후천적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에 따라 비만과 당뇨병 같은 대사질환 치료에 있어서는 베이지색 지방 세포가 유망한 표적으로 주목받아 왔다. 베이지색 지방 세포는 운동이나 추위 등으로 자극을 통해 백색 지방 세포에서 ‘전환’되는 것이므로, 후천적으로 늘릴 수 있는 세포다. 따라서 과도한 지방 축적과 그로 인한 대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핵심 표적으로 여겨져 왔다.

     

    유전자 발현 전체 과정 분석

    백색 지방 세포가 베이지색 지방 세포로 전환되는 과정은 ‘유전자 발현 변화’로 조절된다. 전환을 위해서는 베이지색 지방 세포의 기능과 특성을 나타내는 유전자들이 활성화돼야 한다. 이 과정은 크게 전사(Transcription), 번역(Translation), 단백질 후성 및 조절의 3단계로 이루어진다. 

    전사 단계는 DNA의 정보가 RNA 분자로 복사되는 과정이고, 번역 단계는 생성된 mRNA를 토대로 실제 단백질을 합성하는 과정이다. 이렇게 합성된 단백질이 다양한 화학적 변형을 거쳐 베이지색 지방 세포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게 만드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 분야에서의 연구는 대부분 ‘전사 단계’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에 GIST-순천향대 연구팀은 유전자 발현 전체 과정을 포괄적으로 분석하고자 했다. 

    연구팀은 전사체·번역체·합성 단백체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다중체 분석(멀티오믹스, Multiomics)’ 기법을 도입했다. 지방 세포가 분화하는 과정에서 유전자 번역 및 세포 대사가 어떻게 조절되는지를 체계적으로 추적하고자 한 것이다.

    지방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의 정밀한 구조 변화를 관찰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지방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의 정밀한 구조 변화를 관찰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미토콘드리아 내 구성 조절

    연구팀은 먼저 세포 내 에너지 생성 기관인 미토콘드리아에 주목했다. 미토콘드리아에서 일어나는 단백질 번역 조절 과정을 분석한 결과, 미토콘드리아의 구성 요소 중 하나인 ‘복합체Ⅱ’만 상대적으로 비율이 증가하는 현상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베이지색 지방 세포가 자신의 대사적 특성에 맞춰 미토콘드리아 내 복합체 구성을 조정한다는 것, 그리고 이러한 조절이 유전자 발현의 번역 단계에서 정밀하게 이루어진다고 보았다.

    한편, 연구팀은 지방 세포가 분화하는 동안 아미노산의 일종인 ‘글루탐산(glutamic acid)’이 대사 조절에 의해 감소하며, 이로 인해 글루탐산을 다량 함유하는 단백질들의 번역이 억제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번역이 억제된 단백질들은 주로 세포의 뼈대 역할을 하는 것들로, 번역 억제로 인해 지방 세포 분화가 촉진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대사물질과 유전자 발현의 상호작용

    위 내용을 보다 간결하게 정리하자면, 운동이나 추위와 같은 자극이 세포에 전달되고, 이에 따라 유전자 발현 과정이 일어나 지방 세포 분화가 활성화되면서 베이지색 지방 세포의 생성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단순화한 설명이며, 실제로 지방 세포 분화는 다양한 내부 신호와의 복합적인 조절을 통해 발생한다.

    GIST 조준 교수는 “지방 세포 분화 과정에서의 대사 물질이 유전자 발현 과정의 번역 조절에 직접 관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한 첫 사례”라며, “지방 세포 및 조직 생명이라는 현상 속에서, 대사와 유전자 번역 조절이 능동적으로 서로 관여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이어 “이러한 메커니즘을 이해함으로써 차세대 치료 전략 개발에 있어 매우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순천향대학교 이미혜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지방 세포 대사와 연관된 유전자 조절이 전사 단계 뿐만 아니라 번역 단계에서도 정교하게 이루어진다는 점을 입증한 것”이라며 “지방 세포 분화에 있어 다층적인 조절 구조의 중요성을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 9일(수) 온라인 게재됐다.

    베이지색 지방 세포 분화과정에서 확인된 단백질 번역과 대사 간 상호조절 신규 메커니즘 / 출처 : GIST
    베이지색 지방 세포 분화과정에서 확인된 단백질 번역과 대사 간 상호조절 신규 메커니즘 / 출처 : GIST

     

  • 혈액 정밀검사 기술의 진화, 혈액 지표 실시간 분석법 개발

    혈액 정밀검사 기술의 진화, 혈액 지표 실시간 분석법 개발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혈액은 인체 건강 상태를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다. 최근 혈액검사를 통해 조기 진단할 수 있는 질병이 늘어나면서, 혈액검사 지표의 정밀한 분석에 관한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혈액검사 지표를 전기적으로 도출할 수 있는 혈액 정밀검사 기술을 개발했다.

     

    혈류 상태의 정밀 분석 기술

    광주과학기술원(GIST) 기계로봇공학과 양성 교수 연구팀은 혈액을 구성하고 있는 성분들의 유전 특성(dielectric properties)을 실시간으로 측정·분석했다. 유전 특성이란 어떤 성분이나 물질이 전기장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관한 물리적 특성을 말한다. 

    GIST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혈류 상태에서 적혈구의 배열과 적혈구 내부의 ‘헤모글로빈 수화 구조’를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센서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다양한 주파수의 전기 신호에 대한 반응을 측정·분석하는 ‘전기화학 임피던스 분광법(EIS)’과 머리카락 굵기 수준의 미세 채널로 액체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마이크로플루이딕(Microfluidic)’ 기술을 결합했다. 실제 혈액이 흐르고 있는 상태에서 적혈구의 배열 방향성과 세포 내부 수분 구조까지 측정할 수 있는 혈액 정밀검사법이라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 헤모글로빈의 수화 구조 (Hemoglobin Hydration Shell)

     : 헤모글로빈 분자 주변에 물 분자가 결합해 형성되는 얇은 수분층으로, 헤모글로빈의 기능과 안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구조는 산소와 결합한 상태에 따라 변한다. 

     

    전기 임피던스 측정 장비에 혈액검사 지표 추출용 소자를 장착하고 임피던스를 측정하는 모습 / 출처 : 광주과학기술원(GIST)
    전기 임피던스 측정 장비에 혈액검사 지표 추출용 소자를 장착하고 임피던스를 측정하는 모습 / 출처 : 광주과학기술원(GIST)

     

    신속 정확한 혈액 정밀검사 기술

    빠르고 정밀한 혈액 진단 기술은 의료 기술 발전의 핵심 분야로 꼽힌다. 특히 혈액 검사의 경우 환자 부담이 비교적 적은 데다가 이를 통해 다양한 질병의 초기 징후를 감지할 수 있는 수단이다. 즉, 혈액 정밀검사 기술이 발전하면 질병의 조기 진단 사례가 늘어날 것이고, 이에 따른 맞춤 치료가 가능해져 환자와 의료 분야 양측의 부담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이 가운데 EIS는 비침습적이고 민감도가 높아, 혈액 정밀검사 및 성분 분석에 적합한 기술로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기존 연구들은 대부분 정지된 상태의 혈액을 분석 대상으로 사용했다. 이 때문에 혈액 속 적혈구들이 서로 응집하거나 침전하는 현상이 발생했고, 측정 정확도가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또한, 기존 이론 모델은 적혈구의 배열 상태나 헤모글로빈의 수화 구조를 고려하지 않아, 임피던스 스펙트럼 해석에도 제약이 따랐다. 보다 정교한 분석을 위해서는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었다.

    GIST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제 혈류 환경을 모사한 마이크로플루이딕 채널을 활용해 혈액 임피던스를 측정하고, 이에 대한 분석을 진행했다. 특히, 적혈구 배열 상태를 정량화할 수 있는 선호 배열 지수 개념을 도입해 분석한 결과, 전체 적혈구 중 약 34%는 흐름 방향으로 정렬되고, 나머지 66%는 무작위로 배열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또한, 적혈구 내부를 단순한 용액이 아니라, ‘이중 수화 껍질을 갖는 헤모글로빈 콜로이드’로 모델링해 세포 내부의 물리적 특성까지 고려한 보다 정밀한 EIS 해석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6가지 주요 혈액학 지표 도출

    이론 기반 분석을 통해 연구팀은 실제 혈액에서 적혈구와 관련된 6가지 주요 혈액학적 지표를 도출했다. 도출된 지표는 ▴적혈구 수(RBC, Red Blood Cell count) ▴헤모글로빈 농도(Hb, Hemoglobin) ▴헤마토크릿(HCT, Hematocrit) ▴평균 적혈구 용적(MCV, Mean Corpuscular Volume) ▴평균 적혈구 헤모글로빈(MCH, Mean Corpuscular Hemoglobin) ▴평균 적혈구 헤모글로빈 농도(MCHC, Mean Corpuscular Hemoglobin Concentration)로, 혈액 내 적혈구의 상태와 기능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이들 지표는 실제 임상 혈액검사 결과와 비교했을 때, 계산된 값과의 오차가 3.5% 미만으로 나타났다. 혈액 정밀검사 기술로서 높은 정확도와 신뢰성을 입증한 것이다.

    양성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히 흐르는 혈액의 임피던스를 측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적혈구 배열 특성과 헤모글로빈 수화 구조까지 정량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분석 기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 기술은 향후 스마트 헬스케어 기기나 병원용 실시간 혈액 검사기 등 다양한 의료 분야에 폭넓게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GIST 기계로봇공학과 양성 교수가 지도하고, 즈바노브 알렉산더(Zhbanov Alexander) 연구교수와 이예성 석박사통합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 <분석 화학(Analytical Chemistry)>에 지난 1월 25일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왼쪽부터) 기계로봇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이예성 학생, 즈바노브 알렉산더 연구교수, 양성 교수 / 출처 : 광주과학기술원(GIST)
    (왼쪽부터) 기계로봇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이예성 학생, 즈바노브 알렉산더 연구교수, 양성 교수 / 출처 : 광주과학기술원(GIST)

     

  • 간 섬유화 조기 치료 이끌 신약 후보물질 개발

    간 섬유화 조기 치료 이끌 신약 후보물질 개발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간은 신진대사부터 해독, 영양소 저장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장기다. 맡고 있는 기능이 다양한 만큼, 손상을 일으키는 원인도 다양하다. 그 중 하나가 ‘간 섬유화’다. 간 조직 내에 섬유성 조직이 과도하게 축적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초기에는 증상이 미미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심각한 질환으로 발전할 위험이 높다.

    광주과학기술원(GIST)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북대학교 의과대학 공동연구팀이 간 섬유화 증상 치료를 위한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했다.

     

    간 섬유화의 원인과 위험성

    간 섬유화는 간 조직에 발생한 염증 또는 간 세포의 손상으로 세포외기질(ECM)이 과도하게 축적돼 간의 구조와 기능이 망가지는 것이다. 주요 원인으로는 알코올 남용, 비만으로 인한 대사질환, 자가면역성 간 질환, 바이러스성 간염 등이 꼽힌다. 

    간에는 ‘간별상세포(HSC cells)’가 존재한다. 간별상세포는 비타민 A를 저장하는 역할과 함께 간이 손상됐을 때 콜라겐 같은 섬유성 물질을 만들어 치유에 기여하는 역할도 겸한다. 정상적인 상황에서 간별상세포는 적절한 양의 섬유성 물질을 생성해 간의 회복을 돕는다.

    문제는 간 손상이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경우다. 간 손상이 계속될 경우 간별상세포가 만들어내는 섬유성 물질이 과다해지게 되고, 이로 인해 간 섬유화가 발생한다. 간 섬유화는 간 기능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지속될 경우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어 조기 치료가 필수다. 

    현재까지 간 섬유화에 사용하는 치료제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것은 ‘레스메티롬(Resmetirom)’이 유일하다. 그러나 그 치료 효과가 몹시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지적돼 왔다. 위약군 집단과 비교한 결과 레스메티롬의 간 섬유화 증상 개선 효과는 12~14% 정도로 나타났다. 이에 간의 구조와 기능을 보존하고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의 필요성이 강조돼왔다.

     

    신약 후보물질 19c 개발

    GIST 화학과 교수이자 (주)제이디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인 안진희 교수는 KAIST 김하일 교수, 전북대학교 의대 생리학교실 최원일 교수와 공동연구팀을 꾸려 간 섬유화 치료를 위한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물질은 ‘19c’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19c는 세로토닌 수용체 2B 길항제(특정 수용체와 결합해, 활성화를 방해하는 물질)로 작용한다. 간별상세포에서 세로토닌 수용체 2B의 작용을 차단함으로써 간 섬유화 진행을 억제하는 원리다.

    동물 모델 실험을 통해 효과를 검토한 결과, 19c는 간별상세포가 만드는 섬유화 관련 단백질의 발현을 억제하고, 세포외기질(ECM)의 축적을 현저히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였다. 19c의 길항 효과는 IC50=1.05nM로 나타났다. 

    IC50은 ‘반응 저해 농도 50%’라는 뜻으로, 19c가 간 섬유화 반응을 반으로 저해할 수 있다는 의미이며, 이를 위한 농도가 1.05나노몰이라는 낮은 수준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새로운 간섬유화 치료제 후보물질 개발 / 출처 : BRIC Bio통신원
    새로운 간섬유화 치료제 후보물질 개발 / 출처 : BRIC Bio통신원

     

    부작용 위험까지 고려

    세로토닌은 중추신경계에서 행복감과 만족감을 전달하는 신경전달물질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외에도 다양한 생리적 기능에 영향을 미치며, 각각의 기능을 담당하는 수용체가 따로 있다. 간 섬유화의 원인이 되는 2B 수용체의 활성화를 억제할 경우 주의력이나 집중력이나 감정 조절에 어려움이 생겨 ‘집중 장애’ 또는 ‘충동성’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연구팀은 19c를 설계할 때, 제한적으로 혈액-뇌 장벽(BBB) 투과율을 갖도록 했다. 말초 조직에만 선택적으로 분포하는 극성과 지질친화도, 유연성을 갖도록 설계해, 중추신경계에 미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한 것이다.

    연구를 이끈 GIST 화학과 안진희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한 19c는 강력한 항섬유화 효능과 안전성을 동시에 갖춘 약물로, 간 섬유화 치료제 개발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향후 임상 연구를 통해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되면 실질적 치료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보건복지부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았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의약 화학 저널(Journal of Medical Chemistry)」에 지난 3월 6일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은 ‘간섬유증에 대한 말초 5HT2B 길항제의 합성 및 생물학적 평가(Synthesis and Biological Evaluation of Peripheral 5HT2B Antagonists for Liver Fibrosis)’다.

    (왼쪽부터) GIST 화학과 안진희 교수(㈜제이디 바이오사이언스 대표), KAIST 의과학대학원 김하일 교수, GIST 화학과 윤지현 박사, 전북대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최원일 교수 / 출처 : BRIC Bio통신원
    (왼쪽부터) GIST 화학과 안진희 교수(㈜제이디 바이오사이언스 대표), KAIST 의과학대학원 김하일 교수, GIST 화학과 윤지현 박사, 전북대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최원일 교수 / 출처 : BRIC Bio통신원

     

  • 장내 미생물 대사 산물, 세포 기능 최대 80%까지 회복

    장내 미생물 대사 산물, 세포 기능 최대 80%까지 회복

    성과 1. 건강수명 연장하는 유산균 유래 대사산물 3-PLA(페닐락틱산) 발견 /  성과 2. 건강수명의 변화를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건강 노화 인텍스 개발 및 적용 / 출처 : GIST 류동렬 교수팀 제공
    성과 1. 건강수명 연장하는 유산균 유래 대사산물 3-PLA(페닐락틱산) 발견 /  성과 2. 건강수명의 변화를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건강 노화 인텍스 개발 및 적용 / 출처 : GIST 류동렬 교수팀 제공

    불과 몇십 년 사이에 ‘기대 수명’이 크게 늘었다. 2023년 기준 평균 기대 수명은 남성 80세, 여성 86세, 남녀 평균 약 83세다. 하지만 오래 사는 것과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 노화로 약해진 상태에서 단순히 생명만 연장되는 것은 어찌 보면 오히려 두려운 일일 수 있다. ‘건강 수명’을 따로 챙겨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떠오르고 있는 키워드가 바로 ‘저속노화’, 그리고 ‘항노화’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연구팀이 그 일환으로 ‘장내 미생물이 노화를 늦추고 건강에 긍정적 효과를 미친다’는 점을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미토콘드리아 항상성 강화하는 물질

    GIST 의생명공학과 류동렬 교수 연구팀은 충남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이현승 교수팀, 고려대학교 생명공학부 최동욱 교수팀, 에이치이엠파마, 아모레퍼시픽 연구진과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공동연구팀은 유산균 생균이 만들어내는 ‘대사체’에 주목했다. 장내 미생물이 만들어내는 대사산물 중 ‘3-페닐락틱산(PLA)’이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의 항상성을 강화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가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생성하는 세포 내 소기관이다. 세포가 생존하고 기능을 수행하는 것, 성장하고 분열하는 일련의 과정에는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미토콘드리아의 중요성은 그만큼 높을 수밖에 없다.

    미토콘드리아는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그 부산물로 ‘활성산소(ROS)’를 함께 만들어낸다.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바로 그것이다. 적당한 수준이 발생하면 항산화 시스템에 의해 상쇄되지만, 세포의 노화 및 손상 등으로 인해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이 약해지면 이 균형이 깨져 활성산소가 과도해질 수 있다. ‘미토콘드리아 항상성’이 중요한 이유다.

     

    노화 관련된 증상에 효과적 대응

    공동연구팀이 발견한 PLA는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을 개선한다. 세포 노화에 따라 저하되는 에너지 생산 능력을 보강함으로써, 세포가 본연의 기능을 유지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활성산소의 생성을 조절하고, 미토콘드리아가 더 오랫동안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이는 전체적인 세포에 고르게 영향을 미친다. 전체 대사는 물론 심혈관계, 신경계 등도 영향을 받게 되므로, 노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다양한 질환의 발생 위험이 줄어든다. 전신의 세포들이 본연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면, 자연스레 기능 저하도 늦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노화와 깊은 관련이 있는 근육 세포에서 두드러진다. 근육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가 항상성을 유지하게 되면, 노화에 따른 근육량 감소가 늦춰질 수 있다. 덧붙여 근력 운동에 더 잘 반응해 근육의 질과 기능을 개선하는 데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즉, PLA를 섭취하면 근감소 예방을 비롯해 전반적인 노화에 대항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토콘드리아 항상성 최대 80% 회복

    연구팀은 건강 수명을 객관적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건강 노화 인덱스(Healthy Aging Index, HAI)’를 개발했다. 자발적 움직임으로 측정하는 ‘활력’,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통해 측정하는 ‘산소 소비량’, 모든 세포의 에너지원인 ‘ATP 생성량’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단순히 수명이 연장되는 것인지, ‘건강 수명’이 연장되는 것인지 구분하고자 했다.

    연구팀은 HAI에 근거해 PLA가 꾸준히 공급됐을 때의 효과를 검증했다. 통상적으로 노화 과정에서 미토콘드리아의 항상성은 적게는 20%, 많게는 80%까지 감소한다. 하지만 식사를 통해 PLA를 공급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비교했을 때, 산소 소비량은 약 1.5배, ATP 생성량은 약 1.8배 증가한 수치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PLA 공급이 미토콘드리아 항상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분석을 통해 수치로 나타낸 결과, 젊은 개체에 비해 ‘최대 80%’까지 회복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PLA가 노화 관련 질환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포인트다.

    이밖에도 PLA를 투여한 경우, 투여하지 않은 경우에 비해 ‘스트레스 저항성’이 약 1.5배~2배 증가, 수명은 6.6%~21.2%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체적인 HAI로 산출한 결과, 약 150%의 향상된 값을 보였다. 

    GIST 류동렬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장내 공생미생물이 만들어내는 대사 산물이 노화 관련 질환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최초로 보여준 사례”라고 말하며, “건강 노화 인덱스(HAI)는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약물’을 개발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지표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앞줄 왼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GIST 의생명공학과 류동렬 교수, 조윤주 박사, 김주원 박사(현 건국대 의과대학 교수), 조동현 박사 (에이치이엠파마) / 출처 : GIST 류동렬 교수팀 제공
    (앞줄 왼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GIST 의생명공학과 류동렬 교수, 조윤주 박사, 김주원 박사(현 건국대 의과대학 교수), 조동현 박사 (에이치이엠파마) / 출처 : GIST 류동렬 교수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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