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은 면역 반응 과정에서 나타난다. 즉, 우리 몸에서 무척 흔하게 발생하며, 때때로 만성이 되는 경우도 있다. 보통 혈액검사를 통해 염증 수치를 확인할 수 있지만, ‘어느 부위, 어느 조직에 염증이 있는지’를 찾아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항체를 이용해 체내 어느 곳에 염증이 있는지를 알아낼 수 있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산화 스트레스로 생성되는 화합물
미국 클리블랜드에 위치한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 연구팀은 ‘항체를 사용해 염증을 감지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연구팀이 설명한 핵심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다. 염증이 일어나면 면역 세포가 해당 부위로 이동해 활성산소종(ROS)을 내뿜는다. 이때 발생하는 화합물의 종류 및 농도를 감지함으로써 어떤 조직, 어떤 장기에 이상이 생겼는지를 알아볼 수 있다.
ROS는 세포의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다. 조직과 장기 세포의 노화 및 손상을 일으키는 원인이기에 보통 해로운 것으로 인식되지만, 한편으로 보면 병원균이나 미생물을 사멸시킬 때도 똑같은 작용을 한다. 면역 세포가 염증 부위를 회복할 때 ROS를 사용하는 이유다.
ROS는 세포막에 존재하는 지질과 반응해 ‘에폭시케토옥타데칸산(EKODE)’이라는 화합물을 형성한다. EKODE는 DNA, RNA에 있는 ‘시스테인’이라는 아미노산과 반응해 안정적으로 결합하게 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렇게 만들어진 EKODE는 뇌, 심장, 간과 같이 산화 스트레스를 받는 체내 전체 장기에 축적된다. 이때 축적되는 조직이나 장기에 따라 EKODE의 구체적인 형태나 농도가 달라진다. 즉, 혈액검사를 통해 EKODE를 분석하면 각 장기의 산화 스트레스 수준이나 대사 상태 등을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정 장기의 염증 정도 예측 가능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각 장기와 조직마다 축적되는 EKODE를 식별할 수 있는 항체를 개발했다. 이 항체는 종류에 따라 염증 부위에서 생성된 특정 단백질이나 화합물에 결합한다. 즉, 어떤 종류의 항체가 반응하는지에 따라 염증이 발생한 부위를 식별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EKODE 검사를 통해 특정 장기의 산화 스트레스 정도가 정상적인 수준인지 아닌지도 확인할 수 있다. 산화 스트레스 정도가 높을 경우 염증이 새롭게 발생하거나 만성 염증 상태가 될 위험도 예측할 수 있다. 이는 당뇨병의 진행 정도를 판단하거나 혈당 조절 수준을 모니터링하는 데 쓰이는 A1C 검사와 유사한 원리다.
연구팀은 다음 단계로, 특정 부위에 발생한 염증의 정도에 따라 어떤 질병을 의심할 수 있는지를 매칭시키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연구팀은 특히 노화로 인한 황반변성이나 당뇨성 망막증으로 인해 생성되는 EKODE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편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새로운 약물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정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약물을 개발하려면 해당 질병 부위에 작용하는 ‘반응성 시스테인’을 식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연구를 통해 발견한 반응성 시스테인들이 향후 개발될 수 있는 새로운 약물의 후보로 활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철분은 우리 몸에 반드시 필요한 영양소 중 하나다. 적혈구 생성, 에너지 대사, 면역 기능 유지 등 여러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다만, 미량 영양소이기 때문에 아주 적은 양만 공급돼도 충분하다. 하지만 실제로 현대인들은 과도한 철분을 섭취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육류 소비가 늘고, 영양 공급에 대한 우려로 각종 보충제를 섭취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대부분의 영양소에 과다 섭취에 따른 부작용이 있듯, 철분의 과다 섭취 역시 마찬지다. 특히 뇌에 철분이 필요 이상으로 축적됨으로써 발생하는 부작용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철분의 불필요한 축적에 대응할 수 있는 ‘영양소 보충안’을 제시한다.
철분 과다, 왜 문제가 되나?
인간의 몸에서는 호흡이 이루어지면서 대사 부산물로 ‘과산화수소’가 생성될 수 있다. 면역계에서 백혈구가 병원체 제거를 위해 과산화수소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과산화수소는 기본적으로 강력한 산화 능력을 가지고 있어, 세균과 바이러스를 사멸하는 데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다.
문제는 이 과산화수소가 철분과 반응해 ‘하이드록실 라디칼(·OH)’을 생성한다는 점이다. 하이드록실 라디칼은 반응성이 매우 높은 자유 라디칼로서, 세포 구조를 손상시키는 대표적인 활성산소종(ROS)이다.
한편, 철분은 우리 몸 속에서 산소와 결합할 때 산소 원자 2개 또는 3개씩과 결합한다. 이때 산화된 철분들 사이에 산소 원자를 주고받는 전환 과정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때 산소 원자들이 떨어져나와 산소 분자를 만들면서 ROS를 만들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발생하는 산화 스트레스는 신경퇴행성 질환이나 심혈관 질환의 주된 원인이 된다.
특히 뇌를 구성하는 신경세포들은 산화 스트레스에 무척 예민하다. 게다가 신경세포는 한 번 손상되면 다시 회복되지 않고, 기존과 다른 새로운 신경세포가 그 역할을 대체할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철분 과다로 인한 산화 스트레스에 더욱 큰 피해를 입게 된다.
철분 축적이 늘어남에 따라 기억력과 주의력, 학습능력 등이 떨어질 수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양의 축적이 발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에 따라 노화가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인지 기능 저하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실제로 알츠하이머나 파킨슨 등 신경퇴행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뇌에서는 철분 농도가 정상치보다 높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는 과도한 철분이 뇌의 인지 기능, 운동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근거다. 이밖에 철분 자체가 뇌에서의 염증 반응을 유발하거나, 혈관에 축적돼 혈액 공급에 지장을 줄 우려도 있다.
즉, 체내에서 필요로 하는 것 이상의 철분이 공급되면, 위와 같은 현상이 더 자주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대로, 필요한 만큼의 철분만 존재할 수 있도록 한다면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
철분의 체내 축적 원리
철분은 크게 헴 철분(Heme iron)과 비헴 철분(Non-heme iron) 두 종류로 나뉜다. 헴 철분은 육류 등 동물성 식품에 함유된 것으로, 일반적으로 흡수율이 높다. 따라서 혈액 내 헤모글로빈이나 미오글로빈 등의 ‘저장 단백질’에 결합해 저장됐다가 필요할 때 사용된다. 반면 식물성 식품에 포함된 비헴 철분은 흡수율이 낮아 저장 단백질과 잘 결합하지 않고 자유 상태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동물성 식품과 식물성 식품을 비교할 때는 대부분 식물성 식품이 건강에 더 유익한 편이다. 하지만 철분에 한해서는 조금 달리 볼 필요가 있다. 헴 철분은 저장 단백질과 결합되는 비율이 높아 주로 ‘불활성 상태’로 체내에 머문다. 필요할 때만 활성화 상태가 돼 방출되므로 체내에서 철분 농도가 과도하게 높아질 우려가 줄어든다.
반면 비헴 철분은 저장 단백질과 결합하지 않아 자유로운 활성 상태로 존재하는 비율이 높다. 즉, 산화 반응과 그로 인한 세포 손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더 높다. 비헴 철분도 역시 사용되지 않고 남으면 체내에 안전한 형태로 축적되지만, 이후에 다시 방출되는 과정이 복잡해 축적된 상태로 남는 경우가 많다.
인체는 잉여 철분을 배출하는 능력이 낮은 편이다. 때문에 철분 과잉 상태에서는 새로 들어오는 철분을 의도적으로 덜 흡수하거나 불활성 저장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균형을 맞춘다. 하지만 이미 축적돼버린 철분은 여전히 배출하기 어려우므로, 장기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우려가 생긴다.
축적된 철분을 방어할 영양소들
철분의 과도한 축적을 예방하는 가장 단순한 방법은 당연히 철분 섭취량을 제한하는 것이다. 하지만 필수 에너지원 섭취량 계산하기도 벅찬 마당에, 미량 영양소의 함량까지 일일이 계산하면서 먹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이 대목에서 미국 켄터키 대학 연구팀이 내놓은 결론은 유용하게 참고할 만하다. 켄터키 대학 연구팀은 일부 다른 영양소들을 함께 섭취했을 때, 3년에 걸친 장기적인 철분 축적량이 유의미하게 줄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철 킬레이트(iron chelate)’ 영양소다. 이는 체내에서 철분과 결합해 그 가용성을 조절하는 물질들을 말한다. 철분의 흡수를 방해하거나 불활성 상태로 바꿔 과도하게 쌓이는 것을 예방하는 원리다. 대표적인 철 킬레이트 영양소는 폴리페놀이 꼽힌다. 폴리페놀은 식물에 존재하는 다양한 화합물을 포괄하며, 항산화 물질의 대표 카테고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외에 차, 와인 등에 포함된 타닌(Tannins)과 곡물류, 견과류, 씨앗류, 콩류에 포함된 피틴산(Phytic acid)이 꼽힌다. 이들 모두 철분과 우선적으로 결합해 안정화시킴으로써, 과산화수소 등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결합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다음으로는 비타민 C와 비타민 E다. 이들 역시 모두 항산화 물질로 꼽히는 영양소들이. 비타민 E는 산화로 인한 손상으로부터 세포막을 보호하는 방어자 역할을 한다. 비타민 C는 비헴 철분의 흡수를 촉진하는 성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철분과 결합해 불활성 상태로 바꾸는 역할도 한다. 자유로운 상태를 통제함으로써 불필요한 축적을 예방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오메가 3와 같은 다중 불포화 지방산이다. 철분 축적을 직접적으로 방어하지는 못하지만, 그로 인해 발생하는 염증을 완화하는 역할이다. 특히 오메가 3의 경우 뇌와 신경계에 발생하는 염증을 완화하는 데 탁월함을 인정받은 영양소다.
산소는 우리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인 요소다. 하지만 막상 우리가 들이마신 산소가 몸에서 어떤 식으로 활용되는지는 잘 모른다. 즉, ‘산소가 필요하다는 건 알지만, 정확히 왜 필요한 것인지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사실, 몰라도 크게 상관은 없다. 숨을 쉬는 건 무의식적으로도 이루어지는 일이니까. 하지만 건강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자연스레 ‘항산화’에도 관심이 있을 수밖에 없다. 산소는 우리에게 필수, 하지만 그로 인한 ‘산화’는 막아야 할 대상이다. 왜 그런 것일까? 만약 여기에 호기심을 느낀다면, 이 글을 읽어볼 이유는 충분할 것이다.
산소의 체내 유입과 활용
우리는 호흡을 통해 산소를 들이마신다. 공기 중의 산소는 약 21% 정도에 불과하며, 거의 대부분은 질소(약 78%)로 돼 있다. 그밖에 아르곤이나 이산화탄소 등 다른 기체도 소량 섞여 있다. 산소는 폐포를 통해 혈액으로 흡수되고, 산소를 제외한 나머지 기체들은 흡수되지 않고 혈액을 통과해 다시 배출된다.
산소가 우리 생명의 근원이라 하는 이유는, 가장 기본적인 ‘연료’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산소는 세포 호흡을 통해 포도당 등을 분해하고, 몸에서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생성하는 연료로 사용된다. ‘아데노신 삼인산(ATP)’은 근육 운동에서 흔히 접하는 단어다. 이 ATP가 바로 세포들의 에너지원이다.
ATP는 근육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근육 역시 세포 기반의 조직이기 떄문에 ATP를 사용하는 것이며, 기본적으로 우리 몸의 모든 세포들은 ATP를 만들어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즉, 섭취한 에너지원을 실제 에너지로 정제하는 과정에서 산소가 필요한 것이다.
에너지 생성의 잔여물 ‘활성산소종’
다만, 상상을 해보자. 에너지를 얻기 위한 행동에는 대개 ‘잔여물’이 남는다. 가깝게는 모닥불을 피우고 난 뒤의 재가 남는 것, 크게 보면 원자력 발전 후 방사능 폐기물이 남는 것과 비슷하다. 즉, 산소를 사용한 체내 에너지 생성 과정에서도 부산물이 남는다. 이것이 바로 ‘자유 라디칼’이라 불리는 것을 포함하는 넓은 개념, 활성산소종(Reactive Oxygen Species, ROS)이다.
‘활성’이라는 수식어는 높은 반응성을 갖기 때문에 붙은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름 그대로 이들은 다른 분자와 적극적으로 반응(결합)하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 불안정한 상태이기 때문에, 다른 분자와 결합해 안정성을 되찾고자 한다. 이 때문에 세포의 DNA, 단백질, 지질 등 다양한 생체 분자를 대상으로 결합 반응을 하려는 본능을 갖는다.
활성산소종과 결합한 분자들은 그 구조가 변형돼 원래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게 된다. 즉, ‘손상’되는 것이다. 사실 활성산소종은 긍정적인 기능도 가지고 있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해로운 요소들의 분자와도 적극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에, 이들의 기능을 파괴하는 무기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언제든지 ‘리액션’을 보일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는 셈이다.
다만, 우리 몸은 기본적으로 해로운 세포보다 정상적인 세포가 더 많다. 즉, 일부 긍정적인 기능을 하는 것은 사실이나, 대부분의 손상은 해로운 방향으로 작용한다. 여러 건강 콘텐츠에서 말하는 ‘산화 스트레스’의 기본적인 원리다.
자유 라디칼을 비롯한 활성산소종은 비유하자면 '쓸모 있는 잔여물'이라 할 수 있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에너지 사용 활발할수록 많이 생성돼
이처럼 활성산소종은 세포 손상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 된다. 세포의 손상은 신체 조직과 장기의 기능 저하로 이어진다. 피부 탄력이 저하되고 주름이 생기는 외적 현상을 비롯해, 내부 장기의 정상 기능도 약해지게 된다. ‘노화’가 발생하는 것이다. 또한, 체내 조직이 손상될 경우 이를 복구하기 위한 염증 반응이 발생할 수 있다. 면역 세포 자체를 손상시켜 면역력을 약화시킬 수도 있다.
활성산소종은 에너지 생성의 부산물이다. 즉, 에너지를 활발하게 만들고 사용할수록 풍부하게 생성되며, 그만큼 많은 산화 스트레스를 일으킬 위험이 따른다. ‘과도한 운동은 도리어 건강을 해칠 수 있다’라는 말 역시 이러한 논리에 뿌리를 둔다. 운동은 기본적으로 에너지를 활발하게 생성하고 소비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활성산소종 생성이 적당한 수준일 때는 체내의 항산화 시스템이 개입해 이를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한계를 넘어서게 되면 기본적인 항산화 시스템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 ‘적정 운동량’으로 주 몇 회, 1회당 적정 시간 등 기준을 제시하는 것 역시 인간의 기본적인 항산화 능력을 고려해 설정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항산화 물질이 함유된 음식을 권장하는 것도 이 맥락과 연결된다. 기본 항산화 능력에 더해 항산화 역량을 추가로 높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항산화 물질을 제공하는 음식들은 대개 비타민과 무기질 등 필수 영양소를 골고루 함유한 경우가 많다. 자연스레 영양 균형을 맞추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항산화’, 각자 다른 역할이 있다
흔히 ‘OO 음식에는 항산화 기능을 하는 □□ 성분이 포함돼 있다’, ‘△△ 성분은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다’라는 식으로 표현하곤 한다. ‘산화’가 무엇인지 알고, 그것에 저항하는 효과라는 점에서 항산화라는 단어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보통은 그냥 고개를 끄덕이며 넘어가게 마련이다.
그렇지만 실제로 항산화 성분들은 모두 같은 원리로 작동하지 않는다. 비유하자면 공공기관에서 국가의 행정업무를 보는 사람들을 모두 ‘공무원’이라 칭하지만, 각각의 공무원들은 저마다 수행하는 역할이 다른 것과 비슷하다.
구체적인 작용 메커니즘은 더욱 세분화할 수 있겠지만, 대략 네 가지 정도의 카테고리로 나눠볼 수 있다. ▲직접적인 산화 방지 ▲세포 보호 ▲효소 활성화 ▲다른 항산화 성분의 재활성화다. 직접 산화 방지는 항산화 성분이 활성산소종과 직접 결합해 이들의 반응성(공격성)을 중화시키는 것이다. 비타민 C와 비타민 E, 폴리페놀의 일종인 플라보노이드 성분들이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항산화 성분들의 세부적 역할은 대략 4가지 카테고리로 나눌 수 있다 / 표 AI 생성
직접 산화 방지가 ‘공격’ 기반이라면 세포 보호는 ‘방어’ 중심의 기능을 수행한다. 활성산소종의 결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손상을 예방하거나, 발생한 손상을 복구하는 식이다. 비타민 E와 글루타치온, 코엔자임 Q10, 베타카로틴 등이 대표적이다.
어떤 종류는 체내에서 다른 항산화 효소를 활성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음식 등으로 직접 섭취하는 것이 아닌, 체내에서 자연스레 생성되는 항산화 효소들을 더욱 증가시킴으로써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항산화 작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무기질의 일종인 셀레늄과 아연이 대표적인 효소 활성화 성분이다.
마지막으로 다른 항산화 성분을 재활성화시키는 역할이 있다. 항산화 물질 역시 분자 구조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활성산소종과 싸우는 과정에서 손상되거나 기능을 잃게 마련이다. 이때 일부 물질들은 손상되거나 힘을 잃은 다른 항산화 성분을 회복시켜 다시 작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비타민 C와 글루타치온이 대표적이다.
항산화 성분, 다양하게 섭취해야
대략적으로 살펴보면 어떤 성분들은 두 가지 이상의 카테고리에 속해있는 경우가 있다. 사실 대부분의 항산화 성분들이 한 가지 작용만 하지는 않는다. 특히 비타민 C와 글루타치온의 경우 다방면에 걸친 복합 작용을 하는 성분들이다. 중요한 것은, 확실하게 다른 역할로 분류되는 항산화 성분들이 있다는 것이다. 항산화 성분을 섭취할 때도 가급적 다양하게 섭취해야 하는 이유다.
사실 특별할 이유는 없다. 비타민, 무기질 역시 하나의 단어로 통일돼 불리지만, 실제 세부 구성은 다양하다. 당연히 각각의 세부 구성을 섭취하기 위한 식단도 다양하다. 항산화 성분 역시 그 일환으로 보면 될 것이다.
앞 부분에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항산화 성분을 챙기기 위해 따로 식단을 조정할 필요는 없다. 비타민과 무기질, 섬유질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식단이라면 항산화 성분도 자연스레 챙겨지게 마련이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단 하나, ‘항산화 성분도 저마다 다른 역할을 한다’라는 사실이다.
비타민, 무기질, 섬유질 섭취에 신경 쓰다보면 다양한 항산화 성분도 자연스레 챙겨진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세포 내 소기관들이 스트레스에 반응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서울대학교 생명공학부 연구팀은 ‘세포의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세포 내 소기관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세포 소기관이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기전을 밝히고자 연구를 수행했다.
세포의 노화와 항산화의 역할
인간은 약 70조 개에 달하는 세포의 집합체다. 각각의 세포는 주어진 기능을 수행·유지하기 위해 복제 및 분열을 거듭하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수명을 다해 자연스레 사멸한다. 이는 우리 몸속 장기와 조직의 노화 과정으로 나타난다. 즉, 인간의 수명은 세포가 얼마나 오랫동안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포의 수명은 ‘텔로미어’에 의해 정해진다. 장기와 조직에 위치한 세포는 각자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분열을 거듭하고, 그때마다 텔로미어가 조금씩 ‘소모’된다. 텔로미어가 일정 길이 이하로 짧아지면 세포는 더 이상 분열할 수 없게 된다. 이렇게 사멸하는 세포가 늘어나면서 장기와 조직 기능이 저하되고, 노화가 진행되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산화 스트레스’는 결과적으로 세포 분열을 가속화한다. 활성 산소종(ROS)으로 인해 세포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손상되면, 세포는 기능의 유지 또는 회복을 위해 분열하게 된다. 손상이 자주, 크게 일어날수록 분열 횟수는 더 많아질 가능성이 높다.
즉, 손상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세포는 더 오래 살아남는다. 제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한 분열을 할 필요가 없으므로 분열 횟수가 줄어들고, 그만큼 수명을 관장하는 텔로미어도 유지된다. ‘항산화 작용이 노화 속도를 늦춰준다’라고 말하는 기본 원리다.
핵심은 ‘세포 항상성 유지’
본질을 보자. 핵심은 세포가 손상되지 않고 제 기능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즉, ‘세포의 항상성 유지’다. 세포가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내부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능력을 말한다.
우리 인간이 안정적인 환경일 때 보다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은 것처럼, 세포 역시 항상성이 유지될 때 더욱 원활하게 정상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항상성이 유지된다면 산화 스트레스와 같은 문제에도 더욱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손상 역시 마찬가지다. 세포가 손상된다고 해서 무조건 새롭게 분열하는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손상을 복구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보다 오래 생존할 수 있게 된다. 결과적으로 세포 수명이 연장돼 노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이 역시 세포 항상성이 유지돼야 하는 이유다.
‘세포 내 소기관’들이 항상성에 기여해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정용근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세포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핵심은 세포 안에 존재하는 ‘소포체(ER)’와 ‘골지체(GA)’다. 미토콘드리아와 같이 세포를 구성하는 소기관들이다. 미토콘드리아가 세포의 에너지 생산을 담당한다면, 소포체는 세포 내 단백질과 지질 생산을 수행하며, 골지체는 단백질과 지질의 변형 및 운반을 조절한다.
세포 내·외부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는 당연히 이들 소기관에도 영향을 미친다. 스트레스 발생 시 적절한 대응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소기관 기능에 문제가 생기게 되고, 이는 결국 세포의 사멸을 초래하는 원인이 된다.
정용근 교수 연구팀은 세포 내 소기관들이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두 가지 경로를 동시에 발견하여, 이번 달 두 곳의 국제 저널에 각각 발표했다. 세포 내 스트레스는 단백질의 비정상적 축적 등을 초래함으로써 소기관 기능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소기관의 자체 반응 메커니즘을 연구하고자 한 것이다.
소포체와 골지체의 자가포식 작용
연구팀에서 발견한 두 경로 중 하나는 소포체가 스트레스에 대응하여 자가포식(Autophagy)을 수행하는 것이다. 즉 스스로 손상된 소포체를 제거함으로써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 내용은 지난 9일(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다른 한 경로는 골지체가 스트레스 상황에서 지질화를 유도하여 자가포식을 활성화함으로써 기능 장애를 극복하는 메커니즘이다. 골지체가 단백질과 지질의 변형 기능을 넘어,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증거다. 이 내용은 지난 16일(월) 「엠보 저널(EMBO Journal)」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세포 내 소기관들이 스트레스에 반응해, 자체적인 ‘품질 관리’를 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를 통해 ‘세포 소기관의 기능 장애’에 초점을 맞춘 또다른 질병 연구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세포 항상성 유지,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번 연구 내용은 건강 관리의 초점을 ‘세포보다 더 깊은 영역’까지 이끌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일반인들의 관점에서 구체적인 기전까지 이해하기는 어렵겠지만, 주목해야 할 포인트는 ‘세포 항상성을 유지하는 것’이라 정리할 수 있겠다.
세포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하다. 인간은 결국 세포의 집합체이므로, 인간의 스트레스는 곧 세포의 스트레스로 연결된다. 자신의 일상에 어떤 부분이 스트레스를 주는지를 살펴보고, 이를 적절히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다양하게 확보해야 한다.
세포의 자가포식을 활성화하는 방법도 중요하다. 흔히 ‘간헐적 단식’이 세포의 자가포식 원리를 활용하는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단, 흔히 알려진 공식이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효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필요하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실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항산화 성분을 충분히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비타민 C, 비타민 E가 대표적이며, 특히 식물성 식품을 통해 다양한 항산화 성분을 섭취할 수 있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다. 항산화 성분 섭취량이 대체로 부족한 경향이 있기 때문에 강조하는 것이지, 항산화 성분 역시 과도한 섭취는 자제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