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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공지능 공감 능력, 사람보다 뛰어나다?

    인공지능 공감 능력, 사람보다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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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는 매우 가파르다. ‘창작’이 가능하게 된 건 이미 한참 전의 일이 됐고, 무엇이 궁금할지 예상하기도 하고 직접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인공지능이 빠르게 인간에 가까워져 가고 있는 와중에 ‘공감능력’도 가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공감능력 블라인드 테스트

    캐나다 토론토 대학이 「커뮤니케이션 심리학(Communication Psychology)」 저널에 내놓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공지능이 오히려 인간보다 신뢰할 수 있고 일관된 공감 반응을 할 수 있다. 감정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응대하는 전문 상담사의 역할까지 해낼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토론토 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인공지능의 가장 뚜렷한 강점은 ‘지치지 않는다’라는 것이다. 아무리 훈련된 전문가라고 해도, 인간은 체력적인 한계가 있다. 감정적 긴장이 장시간 지속되면 지칠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해 ‘반응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기계이므로 그런 문제가 없다.

    연구팀은 챗GPT가 생성해낸 공감 반응에 대해 사람들이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알아보도록 했다. 실험의 구조 자체는 그리 복잡하지 않다. 일련의 긍정적, 부정적 시나리오를 만들고, 그것에 대해 해당 분야 전문가, 일반인, 그리고 인공지능이 답한 내용을 서면으로 만들었다. 이것을 참가자들에게 판단하도록 했다. 일종의 ‘블라인드 테스트’인 셈이다.

    시나리오와 답변 내용을 검토한 참가자들은 ‘더 잘 공감하는 것 같다’라고 생각하는 순서로 답했다. 결과는 인공지능의 승리였다. 인공지능이 내놓은 답이 가장 높은 선호도를 얻었다는 의미다. ‘고작 챗GPT가 내놓은 결과’라고 하기에는 가벼이 볼 수 없는 결과다. 

     

    인공지능 공감능력, 지치지 않는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인간은 기본적으로 타인의 이해와 인정을 필요로 한다. 이를 통해 다른 사람과 연결돼 있다고 느끼고, 사회적으로 결집될 수 있다. 이는 인간사회에 공감이 필요한 가장 중요한 이유다.

    다만, 공감은 공짜가 아니다. 공감을 표현한다는 것은 자신의 감정을 소진하는 것이며, 이것이 반복되면 공감하는 사람은 정신적 피로를 느끼게 된다. 관련된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감정적 소진’을 피하기 위해, 공감 능력을 조절하는 경우도 있다. 더 잘 공감해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다른 사람에게 공감할 수 있는 에너지를 남겨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그런 조절이 필요하지 않다. 할 수 있는 최대한 능력을 발휘하더라도, 얼마든지 지치지 않고 같은 품질의 공감을 제공할 수 있다. 연구팀의 실험에서 보여준 바와 같이, ‘특정 상황에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높일 수만 있다면, 그것을 균일하게 계속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체력 문제, 정신력 문제가 없다는 것은 인간과 비교했을 때 가장 뛰어난 장점이다.

     

    인공지능은 객관적이고 이성적

    게다가 일반인이든 전문가든 인간은 결국 자신만의 관점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뛰어난 공감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어떤 사안에 대해서는 특히 깊게 공감할 수도 있고, 반대로 어떤 사안에서는 이성적으로 공감하기 위해 애써야 할 수도 있다. 

    물론 훈련된 전문가들은 이를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능숙하게 해낼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관점과 가치관에 반하는 문제를 대할 때 정신적 자원이 심하게 소모된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반면, 인공지능은 수많은 사람들의 사례를 분석하고 학습해, 철저하게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 자신만의 관점과 가치관을 갖게 되는 인간과 달리, 인공지능은 모든 정보를 동등한 무게로 살펴본 다음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답을 내놓는다. 감정적인 문제를 오히려 극도의 이성으로 접근해 해결한다고 할 수 있다.

     

    인공지능 공감능력, 인간 대체할까?

    연구팀에 따르면, 이 분야의 ‘노동력’이 점점 부족해지고 있다.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사람은 광범위하게 증가하고 있는 데 반해,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와 자격을 갖춘 전문가는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분석이다. 가장 기본적인 형태의 상담 업무 담당자들마저 상당수가 챗봇이나 생성형 AI로 대체되고 있는 것은 실제 체감할 수 있는 현실이다.

    그렇다면 이 빈 자리를 인공지능이 대체하게 해야 할 것인가? 연구팀은 이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도 비슷한 의견일 것이다. 현재로서는 ‘대체’가 아닌 ‘보완’에 가까워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연구팀이 지적하는 핵심은 ‘깊이’의 문제다. 정신건강 문제를 치료하는 데 표면적 공감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근본적으로는 보다 깊은 내면까지 들여다보려는 접근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히 많은 상황에 대한 시나리오를 습득하는 것, 각각의 상황에 알맞은 답을 내놓을 수 있는 것만으로는 불가능한 별개의 영역이다.

     

    인공지능이 해결해야 할 숙제

    연구팀은 또한, 인공지능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윤리적인 문제를 불러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인공지능 기술을 다루는 기업들이 실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의도적으로 조종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으로 하여금, 실제 타인과 교류하게 하는 대신 인공지능 챗봇과 대화하는 데만 몰두하도록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실제로 존재하는 현상이기도 하다.

    또 다른 문제는 인공지능에 대한 ‘불신’ 또는 ‘혐오’다. 인공지능이 진정으로 인간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지극히 본질적인 문제다. 앞서 연구팀이 실시했던 테스트에서, 참가자들은 ‘누가 작성했는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인공지능이 생성한 답을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사실을 알고 난 후에는 평가가 바뀌었다.

    이것이 단순한 편견일지, 아니면 어떤 뚜렷한 근거에 기반한 것일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 인공지능에 대한 신뢰도는 달라질 것이다. 어려서부터 스마트폰을 접하며 자란 세대가 스마트폰을 폭넓게 활용하는 것처럼, 어려서부터 인공지능을 사용하며 자란 세대는 그에 대한 신뢰도가 더 높아질 수도 있다.

  • 맞춤형 헬스케어, 상태 측정부터 약물 투입까지 가능한 스마트 패치

    맞춤형 헬스케어, 상태 측정부터 약물 투입까지 가능한 스마트 패치

    ※ 위 사진은 본문 내용과 관련이 없음 / Designed by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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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시간으로 생체 신호를 모니터링하면서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스마트 패치’가 개발됐다. 디지스트(DGIST) 로봇 및 기계전자공학과 장경인 교수팀은 접이식 구조로 다양한 센서와 약물 전달 시스템을 통합한 정밀 패치를 선보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이번 달 게재됐다.

     

    웨어러블 기기와 맞춤형 헬스케어

    현재 의료계의 중요한 화두 중 하나는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다. 기존의 건강 상태, 유전적 요인 등에 따른 체질, 평상시 생활 습관 등을 고려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접근 방식으로, 기존의 일률적인 치료 방식과는 근본적 차별성을 가진다. 

    개인은 수많은 변수에 의해 천차만별의 양상을 보인다. 이 때문에 같은 질환을 앓고 있다 해도 유전적 배경, 생활 환경, 식습관 등에 따라 치료 반응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고, 회복에 걸리는 시간도 다를 수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국민들의 건강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헬스케어가 필수다.

    웨어러블 기기는 이러한 수요에 가장 적합한 기술이라 할 수 있다. 개인의 신체에 간단하게 착용하고 다니면서, 실시간으로 생체 지표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다방면의 기술 발전을 통해 웨어러블 기기를 의료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게 확장됐다.

     

    접이식 구조로 여러 기능 통합

    DGIST 장경인 교수 연구팀은 기존까지 선보인 웨어러블 의료기기들은 ‘생체 신호 감지’에 특화돼 있거나, 약물 전달에 특화돼 있는 등 하나의 기능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웨어러블 기기는 기본적으로 휴대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부피와 질량이 매우 제한적이다. 또한, 피부와 밀착돼야 하기 때문에 얇으면서도 유연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안정적인 구조를 유지해야 한다. 

    반면, 정밀한 시스템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견고하고 부피가 큰 기능성 부품들이 필요하다. 즉, 물리적으로 보면 ‘얇고 유연한 구조 안에 고성능의 부품들을 배치해야 하는’ 모순적 상황인 것이다. 따라서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다기능 통합 구현은 기술적으로 어려움이 컸다.

    DGIST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접이식(접힘) 구조’를 선택했다. 유연함이 필요한 영역과 견고함이 필요한 영역을 분리하는 방식으로 접근한 것이다. 전기·광학 센서, 약물 전달 시스템, 무선 통신 모듈을 접이식으로 설계함으로써, 이들을 하나의 스마트 패치 안에 집어넣었다. 이로써 고도의 기능 여러 가지를 제공하는 웨어러블 기기를 구현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스마트 패치는 심혈관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필요할 때 즉각 약물을 투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성능 검증을 진행한 결과, 심전도와 혈류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심박수 변화와 맥파 전달 시간을 정확도 높게 분석해냈다. 또한,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동 약물 투여까지 해낼 수 있는 것을 확인했다.

    생체신호 측정 및 약물전달을 동시에 수행하는 무선, 피부 접촉식 시스템의 개략도 / 출처 : DGIST
    생체신호 측정 및 약물전달을 동시에 수행하는 무선, 피부 접촉식 시스템의 개략도 / 출처 : DGIST

     

    다양한 의료 분야에 응용 가능

    한편, 이 기술은 심혈관 건강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응용할 수 있다. 혈압 관리, 혈당 관리, 통증 완화, 만성질환 등 의료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다만, 각 세부 분야에 대한 실용화를 위해서는 해당 분야 및 관련 분야와의 추가적인 연계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가 주요 트렌드로 대두되고 있긴 하지만, 현재로서는 보편화돼 있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특히 생체 신호 데이터의 정확성을 높이는 기술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인공지능 기반의 진단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다양한 증상 및 만성질환에 대응할 수 있도록 고도화된 센서 기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상용화를 위해서는 대량 생산을 위한 제조 공정의 최적화가 필요하다. 안전성 등을 검증하기 위한 임상연구도 마찬가지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스마트 패치가 특정 목적에 국한되지 않으며, 생체 신호 측정 및 약물 전달을 동시에 해낼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웨어러블 기기 특유의 유연성과 고도의 기능성을 동시에 추구함으로써, 향후 정밀 의료 및 원격 의료에 있어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우울 증상 여부, 스마트 워치로 예측 가능

    우울 증상 여부, 스마트 워치로 예측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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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이스트 연구팀과 미국 미시간 대학 연구팀이 공동으로 ‘스마트 워치’를 활용해 우울증 관련 증상을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스마트 워치로 수집할 수 있는 활동량 데이터 및 심박수 데이터 등을 분석해 증상 발생 위험을 예측하는 방식이다.

    약 10억 명. 전 세계적으로 크고 작은 정신질환을 앓는 인구 수다. 2023년 기준으로 집계된 세계 인구는 약 80억 명 수준이니, 대략 7~8명 중 1명이 어떤 형태로든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다는 의미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2023년 기준 우울증 환자 약 104만 명, 불안장애 환자 약 88만 명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정신 및 행동장애’로 집계한 수는 약 410만 명이다. 강박증이나 조현병, PTSD와 같은 다양한 질환을 합하면 우리나라 역시 간과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생체리듬 측정’의 어려움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정신질환 치료에서는 뇌 시상하부가 조절하는 생체시계(circadian clock), 즉 ‘생체리듬’과 와 수면 주기(sleep stage)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뇌 시상하부는 충동성, 감정적 반응, 의사 결정 및 전반적인 기분 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생체리듬이라는 용어는 그리 낯설지 않다. 흔히 바이오리듬(biorhythm),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이라 하기도 한다. 생물체의 생리적, 신경적, 호르몬적 과정이 특정 주기(보통 24시간)에 맞춰 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개념 자체는 익숙하지만, 실제로 생체리듬을 명확하게 측정하는 것은 꽤 까다로운 절차를 필요로 한다. 정석대로 한다면 하룻밤 동안 30분 간격으로 혈액 샘플을 채취해 ‘멜라토닌(melatonin)’ 호르몬의 농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측정해야 한다. 멜라토닌이 수면-각성 주기를 조절하는 주요 호르몬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수면의 질과 구조를 측정하기 위해 ‘수면다원검사(PSG)’를 실시하면 좋다. 이를 통해 각 수면 단계에 관한 상세 정보를 파악할 수 있고, 수면 장애가 있는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이 방법은 비교적 높은 정확성이 보장되지만 일상적인 상황에서는 실행하기 어려운 방법이다. 시간적인 문제도 그렇지만, 비용 부분도 최대 100만 원에 이르는 등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간접 데이터 정확성 높이는 필터링 기술

    카이스트-미시간 대학 공동연구팀은 이런 한계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에 주목했다. 이미 가능성이 있는 도구는 널리 보급돼 있다. 바로 스마트 워치를 비롯한 웨어러블 기기다. 상당수의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기기이며, 생체리듬 파악을 위한 검사 비용에 비하면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무엇보다 웨어러블 기기는 항시 착용하고 다니는 경우가 많으므로, 공간 제약 없이 실시간으로 심박수, 체온, 활동량 등 다양한 생체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간접적인 정보’만을 제공하는 데 그치고 있으며, 특성상 데이터의 정확성을 100% 신뢰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공동연구팀은 스마트 워치를 사용해 수집한 데이터로부터 생체리듬을 정확히 추정할 수 있는 ‘필터링(Filtering)’ 기술을 개발했다. 웨어러블 기기로 수집한 생체 데이터에서 노이즈를 제거하고, 유용한 정보만을 추출하는 기술이다. 

    이는 뇌 속 일주기 리듬을 정밀하게 묘사하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을 구현한 것이다. 이를 활용해 일주기 리듬을 시뮬레이션하고, 이를 바탕으로 생체리듬 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

     

    우울 증상 여부 상시 모니터링 가능

    한편, 공동연구팀은 이 기술을 활용해 우울증 관련 증상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약 800명의 교대 근무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내일의 기분’과 우울증과 관련된 6가지 증상을 예측해낼 수 있었다. 여기에는 수면 문제, 식욕 변화, 집중력 저하, 자살 생각 등이 포함된다.

    카이스트 뇌인지과학과 김대욱 교수는 “그동안 웨어러블 생체 데이터는 제대로 활용할 수 없었다”라며 “수학을 활용해 이 데이터를 실제 질병 관리에 적용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어 매우 뜻깊다”라고 전했다. 

    한편, 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연속적이고 비침습적인 정신건강 모니터링 기술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를 통해 우울 증상을 스스로 자각하지 못하거나 인정하지 않는 경우 객관적인 근거가 돼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사람들이 보다 능동적으로 정신건강 관리 및 치료에 나설 수 있게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 워치로 수집된 생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체시계의 위상과 수면 단계를 추정하는 수학적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 출처 : KAIST
    스마트 워치로 수집된 생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체시계의 위상과 수면 단계를 추정하는 수학적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 출처 : KAIST
    알고리즘을 통해 매일 생체리듬 교란 정도를 추정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우울증 증상을 예측할 수 있다. / 출처 : KAIST
    알고리즘을 통해 매일 생체리듬 교란 정도를 추정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우울증 증상을 예측할 수 있다. / 출처 : KAIST

     

  • 생각으로 기기 조작하는 BCI, 의료 활용성 기대

    생각으로 기기 조작하는 BCI, 의료 활용성 기대

    ※ 위 사진은 본문 내용과 직접적 연관이 없음 / Designed by Freepik
    ※ 위 사진은 본문 내용과 직접적 연관이 없음 / Designed by Freepik

    일론 머스크는 자신이 설립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업 ‘뉴럴링크(Neuralink)’에서 세 번째로 시술받은 사람이 나왔다고 전했다. 일론 머스크는 약 1년 전 첫 번째로 시술받은 사례가 나온 이후, 기기를 꾸준히 업그레이드했다고 언급했다. 올해 20명~30명 가량의 추가 시술이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고도 전했다.

     

    BCI 연구의 현 주소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rain-Computer Interface, BCI)는 뇌에서 발생하는 전기 신호를 컴퓨터가 감지하고 해석해, 외부의 기기와 상호작용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쉽게 말해, ‘생각만으로도 기기를 조작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BCI는 일론 머스크의 높은 인지도에 의해 보다 널리 알려진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 BCI를 주요 테마로 연구하는 기업이나 기관은 꽤 많다. 뇌혈관에 삽입할 수 있는 소형 임플란트를 개발한 싱크론(Synchron), 신경계 환자들이 로봇 팔을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블랙락 뉴로테크(Blackrock Neurotech) 등이 대표적이다.

    이밖에도 다양한 주제로 BCI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연구 데이터베이스인 ‘클리니컬 트라이얼스’에는 현재 45개의 BCI 연구가 등재돼 있다. 

    미국 국립 연구 데이터베이스에는 수십 가지의 BCI 관련 연구가 등재돼 있다 / 출처 : 클리니컬 트라이얼스(ClinicalTrials.gov)
    미국 국립 연구 데이터베이스에는 수십 가지의 BCI 관련 연구가 등재돼 있다 / 출처 : 클리니컬 트라이얼스(ClinicalTrials.gov)

     

    BCI 기술의 가능성

    현재 연구 중인 BCI 관련 주제들을 살펴보면, 뇌 질환 치료부터 신경계가 마비된 환자에 대한 지원 기술 등 의료 분야 연구의 비중이 크다. 실제로 BCI는 신경계 질환 치료, 손상된 뇌 기능 회복, 인지 능력 향상 등 의학적으로 혁신이라 할만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인간과 인공지능 사이의 경계를 허물 것이라는 다소 극적인 전망도 있다.

    중요한 것은,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것을 포함해 다양한 신경계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다. 이는 환자들의 삶을 되찾는 것은 물론, 신경계 손상으로 장애를 갖게 된 사람들도 원활한 사회적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인간의 인지 기능을 대폭 확대하는 것 역시 충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현재까지 이루어낸 성과 중 주목할 만한 것도 여럿 있다. 뇌의 신경 신호로 로봇 팔을 제어하는 기술, 척수 손상 환자가 운동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이외에 뇌에서 발현되는 신경 신호를 비침습적으로 측정하는 기술, 이를 정교하게 해석하고 예측하는 기술, 정신계 질환 치료를 위한 기술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안전성과 사생활 보호가 중요

    당연히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성’과 ‘신뢰성’이다. BCI 시스템은 특성상 뇌에 직접 연결된다. 뇌는 미세한 손상으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주요 장기다. 기계 장치를 뇌에 삽입하는 방식인 경우, 뇌와 신경계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오랫동안 사용해도 안전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를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

    다음 이슈는 윤리적 문제와 개인정보보호다. BCI 기술은 ‘생각하는 것만으로 어떤 행동을 할 수 있는 것’이 본질이다. 바꿔 말하면, 생각하는 내용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드러날 수 있다는 의미다. 

    알다시피 생각이라는 것은 때때로 개인의 의지로 통제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본능적으로 떠오르는 감정이나 속마음 같은 것들은 더욱 그렇다. 이러한 문제는 사생활 보호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BCI의 상용화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드러나 있는 근본적 문제인 만큼 이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해가야 할 것이다.

    이밖에 사용자 편의성과 비용 문제 등이 있다. 다만 이것들은 기술 연구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 혈액 검사로 6종 암 조기 진단, 정확도 94% 넘어

    혈액 검사로 6종 암 조기 진단, 정확도 94% 넘어

    ※ 위 이미지는 본문 내용과 직접적 연관이 없음 / Designed by Freepik
    ※ 위 이미지는 본문 내용과 직접적 연관이 없음 / Designed by Freepik

    영국 옥스퍼드 대학 연구진이 ‘트라이옥스(TriOx)’라는 명칭의 혈액 검사법을 공개했다.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혈액 내 DNA 특징을 분석하는 원리로, 여러 유형의 암을 초기 단계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침습 부담 적은 검사법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TriOx는 대장암, 식도암, 췌장암, 신장암, 난소암, 유방암 등 6가지의 암 유형을 초기 단계에서부터 정확하게 탐지할 수 있다. 또한, 암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을 확실하게 구별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직 개발이 진행 중인 단계에 있음에도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 향후 더 뛰어난 진단 능력을 기대해볼 만하다.

    혈액 등 체액을 분석하는 이른바 ‘액체 생검(Liquid Biopsy)’은 기존의 조직 생검과 같은 침습적 진단 검사의 대안으로 주목받아왔다. 검사에 대한 부담이 적기 때문에, 혈액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많아질수록 향후 유망한 검사법으로 각광받기에 충분하다.

    연구팀은 TAPS(Templated Amplification of Polymerase Sequences)라 불리는 첨단 DNA 분석 기술을 머신 러닝과 결합했다. TAPS는 매우 적은 양의 DNA도 감지할 만큼 감도가 높고, 신속하게 분석해낼 수 있다. 이를 통해 혈액을 통해 순환하는 DNA의 특징을 분석·결합했다. 암 세포가 발산하는 DNA 변화를 미세한 수준까지 감지해낼 수 있는 방법을 구축한 것이다.

     

    90% 전후의 높은 정확도

    연구팀은 검사 정확도를 판별하기 위해 실제 임상 현장으로부터 여러 환자의 혈액 샘플을 제공받았다. 암을 앓고 있는 환자와 다른 질병을 가진 환자, 그리고 아무런 질환이 없는 사람의 혈액을 무작위로 검사해 진단 능력을 확인하는 방식이었다.

    그 결과, 민감도 94.9%, 특이도 88.8%라는 결과가 나왔다. 민감도는 ‘실제 질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얼마나 잘 감지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즉, 샘플을 제공받은 암 환자 100명 중 약 95명을 정확하게 진단해낸 셈이다. 

    반대로, 특이도는 ‘질병이 없다는 것을 명확히 감지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샘플을 제공한 환자 중 암이 아닌 경우, 그리고 아무런 질환이 없는 경우를 88.8% 확률로 맞췄다는 의미다. 질환이 없는데도 불필요한 시술을 받는 경우를 예방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번 연구의 수석을 맡은 옥스퍼드 대학 종양학과 안나 슈 교수는 “이 검사는 아직 개발 초기 단계이지만, 향후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라며 “정기적인 혈액 검사만으로 더 이른 시기에 암을 발견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초기 발견 어려운 암 진단에 기대

    여러 암 중에서도 특히 췌장암과 난소암은 병기가 상당 수준으로 진행될 때까지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TriOx 검사법이 보다 정교하게 다듬어진다면 훨씬 많은 환자들이 적시에 합당한 비용만으로도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향후 보다 큰 규모의 환자 그룹을 대상으로 TriOx의 검증 및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당연히 더 많은 암 유형을 진단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암 조기 발견을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검사나 혈당 검사만큼이나 간편하게 만드는 것이다.

    암은 발견이 빠를수록 치료 가능성이 높다. 당연히 개인과 의료 시스템이 감당해야 하는 비용도 훨씬 낮아진다. TriOx를 비롯해 혈액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검사법들이 공중보건은 물론 사회적 비용 효율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트라이옥스(TriOx) 연구 개요 / 출처 :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판
    트라이옥스(TriOx) 연구 개요 / 출처 :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판

     

  • VR 기술 활용한 뇌졸중 후유증 치료 효과 입증

    VR 기술 활용한 뇌졸중 후유증 치료 효과 입증

    'NeuRRoVR'을 사용해 안전한 환경에서 균형 기능 회복 훈련이 가능하다 / 출처 : 미시간 대학 홈페이지
    'NeuRRoVR'을 사용해 안전한 환경에서 균형 기능 회복 훈련이 가능하다 / 출처 : 미시간 대학 홈페이지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한 ‘재활 게임’으로 뇌졸중 환자의 운동 기능 회복을 촉진할 수 있다는 사례가 나왔다. 미국 미시간 대학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VR 기반 재활 프로그램 ‘NeuRRoVR’로 환자들의 신체 기능 향상을 촉진했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거울 요법 기반의 재활 프로그램

    NeuRRoVR은 ‘거울 요법(Mirror Therapy)’을 기반으로 미시간 대학에서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거울 요법은 신체의 한쪽 부분이 기능을 잃거나 손상됐을 때, 건강한 쪽의 움직임을 시각적으로 인식하게 함으로써 재활을 돕는 치료법을 말한다. 특히 뇌졸중 치료 후 회복 과정에서 사용되는데, 일반적으로 뇌졸중은 몸의 좌측와 우측 중 한쪽이 마비되는 현상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거울 요법을 통해 환자들은 거울을 통해 정상적인 쪽의 팔이 움직이는 것을 보면서, 기능이 약해진 팔이 움직인다고 느끼게 된다. 이를 통해 뇌의 신경가소성을 촉진해, 약해진 팔의 기능이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원리다. 

    NeuRRoVR은 이러한 치료 과정에 VR 기술을 접목시킨 것이다. 환자는 VR 헤드셋을 착용한 다음, 몸에 부착된 모션 센서를 기반으로 다양한 ‘게임’을 수행하기만 하면 된다. 게임은 약해진 부분을 직접 사용하도록 유도하기도 하고, 정상인 쪽과 약해진 쪽을 함께 사용해야 하는 상황을 제시하기도 한다.

    프로그램에 포함된 게임 중 하나를 예로 들자면, 환자의 손이 움직임에 따라 공이 위 또는 아래로 움직이도록 구성돼 있다. 프로그램의 요청대로 올바르게 움직일 경우 녹색으로 표시해줌으로써 미션 성공을 알려준다. 환자는 헤드셋을 쓴 채 진행상황을 확인하며, 자신이 직접 손을 움직여 공을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연습하게 된다.

     

    안전성이 보장된 움직임 훈련

    VR 기술을 활용할 때의 장점은, 환자의 안전이 보장된 상태에서 다양한 기능을 훈련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균형 훈련’이다. 반신 마비를 경험한 뇌졸중 환자는 신체의 균형 기능이 손상되는 경우가 많다. 이 상태에서는 넘어질 위험이 높기 때문에 균형 회복을 위한 훈련을 진행하기가 어렵다.

    NeuRRoVR은 환자가 안전하게 누워있는 상태에서 발에 부착된 모션 센서를 통해 균형 운동을 수행할 수 있게 돕는다. VR 헤드셋을 통해 좁은 길 위를 걷거나 줄타기와 같이 비교적 높은 수준의 균형 감각 훈련을 할 수 있다. 안전성이 확보된 상태에서 강도 높은 균형 훈련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전문 물리치료사가 함께 할 경우, 개인의 상태와 목표 등에 따라 게임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다. 또한, 실제보다 조금 더 잘하고 있다는 결과를 보여주는 것도 가능하다. 이는 환자로 하여금 성취감을 느끼도록 함으로써 훈련에 더욱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도록 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다양한 물리치료 프로그램 연구

    실제 뇌졸중 환자들에게 NeuRRoVR을 적용한 결과, 운동 능력 및 균형 감각 개선 목표를 달성했다는 긍정적 피드백이 많았다. 가상현실 안에서 환자는 자신의 모습과 비슷한 형태로 아바타를 만들 수 있다. 이는 환자가 아바타를 ‘자신의 연장선’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뇌가 더욱 활발하게 기능할 수 있도록 돕는다.

    미시간 대학 연구팀은 이 기술의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해 연구를 거듭한다는 계획이다. VR을 통한 활동이 뇌와 신경계의 민감한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연구팀은 간단한 수준의 움직임과 비교적 복잡한 움직임이 각각 뇌와 신경계의 반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볼 예정이다.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NeuRRoVR의 기술을 더욱 다듬어 다양한 형태의 물리치료가 가능하도록 만들고자 한다. 거울 요법은 뇌졸중 외에도 외상을 비롯해 신체적 기능 상실이 발생한 환자들의 치료에 활용된다. 따라서 NeuRRoVR 또한 다양한 유형의 환자에게 필요한 물리치료 프로그램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NeuRRoVR에는 각각의 손가락을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활동을 비롯해 다양한 형태의 기능 재활 프로그램이 포함돼 있다 / 출처 : 미시간 대학 홈페이지
    NeuRRoVR에는 각각의 손가락을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활동을 비롯해 다양한 형태의 기능 재활 프로그램이 포함돼 있다 / 출처 : 미시간 대학 홈페이지

     

  • 바이오 레이저 이용해 ‘암 조기 진단’ 향상 기대

    바이오 레이저 이용해 ‘암 조기 진단’ 향상 기대

    염색된 암세포가 '두 개의 거울 사이'에 위치하고, 한 번에 하나의 세포씩 레이저가 비추는 방식 / 이미지 출처 : 미시간 대학 홈페이지
    염색된 암세포가 '두 개의 거울 사이'에 위치하고, 한 번에 하나의 세포씩 레이저가 비추는 방식 / 이미지 출처 : 미시간 대학 홈페이지

    암 환자의 체내에서 혈류를 타고 순환하는 세포(순환 종양 세포, CTC)를 감지하는 새로운 방법이 제기됐다. 이를 통해 암의 조기 발견율을 개선하고, 췌장암과 폐암을 비롯해 조기 발견율이 높지 않은 암종, 그리고 조기 발견을 놓친 경우 등에 대한 치료 성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암 세포가 방출하는 ‘순환 종양 세포’

    암 세포는 성장함에 따라 세포를 방출한다. 이들 CTC는 혈류를 타고 전신을 돌며 다른 부위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한 부위에서 발생한 암이 다른 조직이나 장기에 전이될 수 있는 잠재적 원인이다. 

    따라서 CTC를 조기에 발견하는 것은 암의 진행 상황이 어느 정도인지 평가하고, 치료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 조기 발견을 통해 전이가 발생하기 전 치료하게 되면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적절한 발견 시기를 놓치게 되면 예후가 좋지 않을 위험이 높아진다. 

    또한, 치료 후 재발하는 경우 역시 CTC의 존재와 관련이 있다. 치료 중에도 CTC가 여전히 혈류에 남아있을 수 있으며, 이들이 치료를 마친 뒤 재발을 일으킬 수 있다. CTC 모니터링은 치료 뿐만 아니라 재발 위험을 인지하고 예방하는 데 있어서도 중요할 수밖에 없다.

     

    바이오 레이저를 통한 검출법

    CTC를 검출해내는 방법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다. 혈액 샘플을 통해 직접 검출하는 방법, 암 세포 표면의 특정 단백질을 형광 염색 등의 방법으로 검출해내는 방법 등이다. 미국 미시간 대학의 화학공학과 수니타 나그라스 교수는 기존의 CTC 검출 기술에 몇 가지 단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종양 세포는 표면의 특정 단백질이 없기 때문에 검출이 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해당 세포의 내부에서 어떤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알 수가 없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미시간 대학 연구팀은 ‘바이오 레이저’를 선택했다.

    바이오 레이저는 특정 세포를 정밀하게 검출하고 분석하기 위한 기술이다. 레이저를 사용해 세포의 특성을 탐지하고, 그 내부 구조 및 상태를 분석할 수 있다. 특히 세포의 미세한 구조를 높은 해상도로 볼 수 있도록 해줌으로써, 세포의 기능적 상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연구팀이 활용한 바이오 레이저 기술은 기존의 세포 염색 과정을 포함한다. 단, 표면의 단백질이 아닌 ‘세포핵’을 염색하는 방식이다. 표면 단백질은 개별 세포에 따라 없는 경우도 있지만, 세포핵은 모든 세포에 반드시 존재할 수밖에 없다. 즉, 이 기술을 활용하면 특정한 단백질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세포 유형을 검출할 수 있다. 또한, 세포를 죽이지 않기 때문에 지속적인 추가 연구가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췌장암 세포 99% 정확도로 식별

    연구팀은 췌장암 환자에게서 혈액 샘플을 채취한 다음, 원형 미로 기법(Labyrinth)을 활용해 CTC를 분리했다. 일반적으로 CTC가 백혈구보다 약간 크기 때문에, 이러한 물리적 방법으로 분리해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분리된 CTC에 바이오 레이저를 비추면 ‘세포 레이저’라는 빛이 방출된다. 이는 기존의 형광염색 기술에 비해 더 강한 빛으로, 세포의 형태는 물론 내부 DNA 구조까지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연구팀은 이렇게 확보한 데이터를 토대로 머신 러닝을 적용해, ‘Deep Cell-Laser Classifier’ 모델을 구축했다. 

    미시간 대학 연구팀은 이 모델을 사용해 췌장암 세포를 99% 정확도를 식별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별도의 학습을 추가로 하지 않고도 폐암 세포까지 식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여기에 이어 추가적인 연구 계획을 밝혔다. 먼저, 감지된 암 세포를 분리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드는 것, 그리고 세포 레이저의 빛 패턴을 토대로 어떤 종양이 더 공격적이거나 치료에 저항성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 등이다.

  • 혈액 분석을 통한 정확한 ‘신체 나이’ 측정법

    혈액 분석을 통한 정확한 ‘신체 나이’ 측정법

    위 이미지는 본문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 / Designed by Freepik
    위 이미지는 본문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 / Designed by Freepik

    혈액 내 대사산물을 토대로 신체 연령 및 노화 정도를 측정하는 방법이 제시됐다. 킹스칼리지 런던 산하 정신의학·심리학·신경과학 연구소(IoPPN)에서는 혈액으로부터 여러 생체 지표 데이터를 확보했다. 그런 다음 이를 토대로 개인의 건강상태 및 기대수명을 예측하는 ‘인공지능 기반 노화 시계’가 얼마나 정확한지를 평가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혈액 성분 분석을 통한 ‘마일에이지’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로부터 40세~69세 범위에 있는 22만5천여 명의 데이터를 확보한 다음, 이를 바탕으로 17개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학습시키고 수명을 얼마나 잘 예측하는지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 ‘마일에이지(MileAge)’라는 개념을 적용했다. 혈액 내 대사산물을 기준으로 측정한 신체 내부의 연령을 가리키는 말이다. 여기서 말하는 ‘대사산물’이란, 섭취한 음식물이 소화 과정 및 체내 대사를 거치며 만들어지는 작은 분자 단위의 물질들을 의미한다. 마일에이지라는 개념 자체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혈액 내 대사산물’을 토대로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대사산물의 종류와 수치 등을 분석해 신체 연령을 파악할 수 있으며, 그것을 실제 연령과 비교함으로써 생물학적 노화가 빠른지 느린지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마일에이지가 실제 연령보다 더 높은 경우는 평균적으로 더 허약하고 건강상태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았다. 당연히 만성질환을 앓을 가능성도 더 높았고, 사망 위험도 더 높게 나왔다. 또한, 세포의 노화 지표인 ‘텔로미어’의 길이도 더 짧게 나타났다.

     

    기존 신체 연령 측정과 다른 점

    마일에이지라는 이름을 붙이긴 했지만, 사실 기존의 ‘신체 연령’과 비슷해보인다. 즉, 개념 자체는 그리 새로운 것이 아니다. 건강 검진을 여러 번 받아본 사람이라면 자신의 신체 연령이 어느 정도라는 결과를 받아본 적이 한 번쯤 있을 테니까. 다만, 마일에이지는 기존의 신체 연령과 측정 방법에서 차이가 있다. 

    기존의 신체 연령은 실제 나이와 혈압, 체중, BMI 등을 기본으로 활용하고, 좀 더 세밀하게 분석할 경우는 유전적 요인이나 과거 병력 등을 참조한다. 한 마디로 외부 물리적인 지표들을 주로 활용해 측정한다는 것이다.

    반면, 마일에이지는 혈액 내 대사산물을 기반으로 하는 생화학적 지표 측정법이다. 체내 대사 및 생리적 변화로 만들어지는 결과물을 반영하기 때문에, 한층 정확한 측정 및 평가가 가능하다. 특히 노화가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대사적 변화는 물론, 특정 질환의 발병 징후를 보여주는 물질을 발견하는 데 있어 더욱 정확하고 민감할 가능성이 높다.

     

    개인 맞춤형 접근 가능성

    의료  서비스의 미래 트렌드는 ‘개인 맞춤화’다. 기존의 물리적 지표들은 ‘개인화’를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나이, 신장, 체중 등 겉으로 보이는 지표가 같거나 비슷하더라도 신체 내부의 건강상태는 저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마일에이지는 개인의 생리화학적 상태에 따라 맞춤형 건강관리에 적합한 솔루션이 될 수 있다.

    이번 연구가 보다 가다듬어진다면, 건강이 악화되는 원인과 그 초기 징후를 보다 명확하게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질환 발병 전 예방 및 초기 조치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또한,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건강상태를 보다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하도록 하는 동기부여의 역할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연구의 주 저자인 IoPPN 줄리안 무츠 박사는 “실제 연령은 바꿀 수 없지만, 생물학적 연령은 바꿀 수 있다”라며 “이러한 ‘노화 시계’는 생물학적 연령을 보다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으며, 이는 개인의 라이프스타일 선택과 건강을 위한 예방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 땀, 호흡까지 분석하는 웨어러블 기기 등장할 것

    땀, 호흡까지 분석하는 웨어러블 기기 등장할 것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웨어러블 형태의 스마트 기기는 일상에서 매우 유용하게 쓰인다. 기존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건강 관리 앱의 경우, 여러 가지 편리한 기능을 제공하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사용자가 직접 데이터를 등록해야 하는 방식이었다. 

    이에 비해 스마트워치, 스마트링 등은 심박수와 피부 온도를 측정할 수 있고, 달리기 등 운동을 할 때 속도가 어느 정도인지도 알려준다. 엄격한 정확성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대략적인 칼로리 소모량도 알려준다. 스마트폰과 연동할 경우 혈압이나 체성분 측정 기능을 제공하기도 한다. 

    여전히 발전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도 중요한 신체 기능 중 일부를 상당히 높은 정확도로 추적하고 있다.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 측정의 정확도를 높이는 영역은 이미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으려면 ‘보다 획기적인 무언가’를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생화학적 데이터’는 어떨까? 땀이나 침, 눈물 등 체액은 물론 호흡을 통해 드나드는 성분들까지 웨어러블 기기로 분석할 수 있을까?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그것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실현될 것 같다는 전망이다.

     

    웨어러블 기기의 최대 강점, ‘비침습성’

    웨어러블 기기는 보통 전문적인 장비의 도움을 받아야 알 수 있었던 다양한 건강 지표를 보다 손쉽게 알 수 있게 해줬다는 점에서 획기적이었다. 물론 정확도 면에서는 전문적인 장비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은 어쩔 수 없는 한계다. 

    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현재 상용화된 모델도 과거에 비하면 정확도가 상당히 개선된 편이다. 특히 심박수나 운동량에 관한 부분은 매우 유용하며, 실제로 이를 활용해 수월하게 건강관리를 하고 있는 사람도 무척 많다.

    어쨌거나 일반인 입장에서는 ‘제대로 알 방법이 없었던’ 것들도 ‘어느 정도 알 수 있게 된 셈이다. 그것만으로도 크나큰 진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정확도 문제는 결국 시간 문제일 거라고 본다. 좀 더 지나면 한층 더 높아질 것임이 분명하다.

    웨어러블 기기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하면 ‘비침습적’이라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건강 상태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방법들 중에는 침습적인 방법이 많다. 혈액 검사나 조직 생검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높은 정확도를 보여주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통증을 감내해야 하고 시술이나 수술에 대한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여러 모로 한계가 발생한다.

    웨어러블 기반의 비침습적인 방법은 이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왔고 여전히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환자에게 통증이나 불편함을 주지 않고 건강 지표를 관리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웨어러블 기기의 발전에서 핵심적으로 고려하는 특성 중 하나일 것이다.

     

    웨어러블로 생화학 성분 데이터 분석?

    기술의 발전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웨어러블 기기는 비침습적 방법이라는 특성을 유지하면서 다음 단계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스위스의 한 연구팀이 웨어러블 분야의 연구 현황을 메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최근 센서 기술의 발전과 함께 땀 속의 생화학적 성분을 실시간 측정할 수 있는 기기가 개발되고 있다. ‘생화학적 지표의 변화’를 감지하는 웨어러블 기기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스위스의 연구기관 콜레기움 헬베티쿰(Collegium Helveticum)의 펠로우인 노에 브라지에 박사와 스위스의 공과대학 ETH 취리히의 요르크 골트한 교수는 웨어러블 센서 분야의 현황에 대한 메타 연구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네이처(Nature)」에 게재했다.

    노에 브라지에 박사는 ‘땀’ 때문에 웨어러블 기기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한다. 브라지에 박사는 “우리는 상황에 따라 신체의 ‘다른 부위’에서 ‘다른 성분의 땀’을 흘린다”라고 말하며, “그 외에도 땀에는 엄청난 양의 정보가 들어있다”라고 이야기했다. 땀이 흐르는 부위와 그 성분만 가지고도 사람의 건강 상태에 대해 비교적 정확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땀 속의 전해질 농도 변화는 탈수 상태를 알려주는 지표가 될 수 있다. 혹은 땀에 포함된 특정 대사물질의 농도를 통해 현재 그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어느 정도의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지 등을 확인할 수도 있다.

    이는 땀 뿐만 아니라 인체에서 발산되는 모든 종류의 체액에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다. 브라지에 박사는 “개인적으로는 피부 표면에 착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에 가장 관심이 많지만, 기기는 의료적 목적에 따라 다양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즉, 목적에 따라 다른 형태의 데이터가 필요할 수 있고 그에 따라 기기의 형태나 착용 부위 등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폐렴 환자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자 한다면 환자의 호흡을 분석할 수 있는 기기가 가장 적합할 것이다.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

    연구팀이 내놓은 결론은 명확하다. 생화학적 분석이 가능한 웨어러블 기기는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 다만, 소소한 기술적 걸림돌에 대한 연구들이 이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센서는 얼마나 오랫동안 측정을 계속할 수 있는지’, 혹은 ‘어느 정도의 동력을 필요로 하며, 그 동력은 어떻게 공급할 것인지’ 등이다. ‘사용 후 오염된 기기의 세척 및 보관은 어떻게 해야 편리할 것인지’와 같은 부수적 문제도 마찬가지다.

    또한,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측정한 데이터를 어떻게 처리하고 해석하고 보여줄 것인지에 대한 문제도 있다. 데이터를 보는 사람이 의료 전문가인지, 일반인인지에 따라 그 방법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작업들은 인공지능 기술과의 접목을 통해 점점 해결책을 찾아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기기가 개발됐을 때 정식 출시가 결정되거나 임상에 적용되려면 다양한 조건에서의 검증이 필요하다. 이를 테면 안전성이나 효과에 대한 검증, 적절한 가격 설정 등에 관한 문제가 있다. 물론 윤리적인 문제도 고려해야 하며, 사회적으로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과정도 필요하다. 

    하지만, ‘획기적’ 혹은 ‘혁명적’이라 꼽혔던 역사상 모든 기술들도 모두 상상력으로부터 출발했다. 이미 상상의 결과는 현실로 다가왔고, 남은 문제는 상상과 실현 과정에 비하면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닐 것이다.

  • e-타투, 두피에 직접 인쇄하는 뇌파 측정 전극

    e-타투, 두피에 직접 인쇄하는 뇌파 측정 전극

    e-타투 적용 방식 / 출처 : 'Cell Biomaterials'
    e-타투 적용 방식 / 출처 : 'Cell Biomaterials'

    두피 문신처럼 전극을 인쇄해 뇌파를 측정할 수 있는 e-타투 기술이 등장했다. 뇌와 신경계에 발생하는 질환을 진단하기 위한 뇌파 측정 기술이 한결 더 간소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타투에 관한 내용은 국제 저널 「Cell Biomaterials」에 현지 시각 2일(월) 게재됐다.

     

    기존 뇌파 측정의 한계 : 번거로움

    뇌파(Electroencephalography, EEG)는 뇌의 전기적 활동을 파동 형태로 기록하는 방법이다. 뇌의 전기 신호를 측정해 뇌 기능과 상태를 알 수 있는 척도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뇌파는 신경계에 발생하는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법을 찾는 데 매우 중요하다. 

    뇌파 측정은 뇌와 신경계에 발생하는 거의 모든 종류의 질환을 진단하는 데 널리 활용된다. 여기에는 간질(뇌전증) 등 발작성 질환부터 뇌에 발생한 물리적 손상은 물론, 뇌졸중이나 뇌종양, 알츠하이머와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이 해당한다. 또한, 정신건강과 수면 관련 문제도 포함된다.

    뇌파 측정의 유용성은 다른 무엇보다 ‘비침습성’에 있다. 두피에 전극을 부착해 뇌의 전기적 활동을 모니터링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환자에게 통증이 가해지거나 신체적 부담을 주지 않는다. 뇌의 활동을 실시간으로 살펴볼 수 있기 때문에, 비정상적인 패턴이 나타날 경우 즉각 확인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비교적 간단하고 빠르게 실시할 수 있고, 고가의 장비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접근성이 좋다는 것 또한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준비 과정이 다소 번거롭다는 것이 단점이다. 환자의 두피에 여러 개의 전극을 부착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도 상당히 걸린다. 명확한 검사 결과를 위해 머리카락과 두피를 깨끗하게 해야 하므로, 자칫 실제 검사 시간에 비해 준비하는 과정의 시간이 더 걸리는 경우도 있다. 

    뇌파 검사는 ‘편안한 상태’에서 진행돼야 하는데, 시간이 지체됨에 따라 환자 입장에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검사 결과에 영향을 줄 우려도 있다. 특히 긴장하거나 불안한 상태가 되면 뇌파에 변화가 생길 수 있으며, 이를 비정상적인 패턴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e-타투, 피부 표면의 신호를 추적

    미국 텍사스 대학 오스틴 캠퍼스의 난슈 루(Nanshu Lu) 박사 연구팀은 ‘전자 문신’ 또는 ‘e-타투’라고 알려진 기술로 이 분야에 해결책을 제시했다. e-타투는 인간의 피부 표면에서 발생하는 신호를 추적하는 소형 센서를 말한다.

    루 박사와 그 연구팀은 e-타투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신체 다양한 부위에 적용해 성능을 테스트해왔다. 가슴 부위에서 심전도를 측정하기도 하고, 근육에 적용해 근육의 피로도를 측정하기도 했다. 심지어 겨드랑이 아래쪽에 e-타투를 적용해 땀 성분을 측정하려는 시도도 했다.

    기존의 e-타투는 얇은 접착성 재료에 인쇄된 다음 피부로 옮겨지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는 털이 없는 부위에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루 박사에 따르면, “털이 있든 없든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이 분야의 발전 과제였다.

    루 박사 연구팀은 전도성 폴리머 기반의 액체 잉크를 고안했다. 머리카락이 있어도 그것을 통과해 두피에 닿을 수 있고, 액체 성분이 건조된 뒤에는 얇은 필름 형태의 센서로 작동한다. 즉, 기존의 뇌파 측정 방식을 개선할 수 있는 기술이 된다.

    원리는 간단하다. 컴퓨터 알고리즘을 사용해 뇌파 측정용 전극을 어디에 부착할 것인지를 정한 다음, 디지털로 제어되는 프린터를 사용해 해당 지점에 액체 잉크를 분사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기존 EEG 측정 방식에 비해 빠르고, 전극을 피부에 접촉시킬 필요도 없기 때문에 환자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4배 이상의 연결 안정성 유지

    연구팀은 실제로 짧은 머리를 가진 참가자 5명을 모집해 두피에 e-타투 방식으로 전극을 인쇄했다. 정확한 비교 측정을 위해 e-타투가 적용된 곳 옆에 기존의 EEG 측정용 전극을 부착했다. 비교 결과, e-타투는 약간의 노이즈가 발생하긴 했지만 비교적 잘 작동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6시간이 지나자, 기존 EEG 측정용 전극에 발랐던 젤이 마르면서 피부와 접촉이 줄어들었다. 신호 감지 정확도가 떨어지며 약 3분의 1 이상의 신호 불량이 발생했다. 반면, e-타투로 인쇄한 전극은 최소 24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연결돼 지속적으로 신호를 보내왔다.

    또한, 연구팀은 전극 인쇄 지점에서 목 부위까지 이어지는 ‘e-타투 케이블’을 인쇄했다. 이를 통해 기존 EEG 측정 검사에서 사용하던 전선을 간소화했다. 전극 부착 지점까지 이어져야 하는 전선을 목 부위까지만 연결하면 되기 때문에 환자 입장에서는 훨씬 부담이 덜어지는 것이다.

    연구팀은 머리에 인쇄된 e-타투 사이에 짧은 전선을 연결해, 뇌파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소형 장치에 연결했다. 연구팀은 향후 무선 데이터 전송기를 내장하는 방식으로, 완전한 무선 방식으로 뇌파 측정을 가능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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