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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신러닝 행동 분석으로 알츠하이머 초기 징후 발견

    머신러닝 행동 분석으로 알츠하이머 초기 징후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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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보는 것으로는 알아차리기 힘든 미세한 행동 패턴으로부터 알츠하이머 초기 징후를 발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육안 관찰로는 감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인공지능 머신 러닝 모델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성과를 거뒀다. 여기에 더해, 초기 증상이 발견됐을 때 적용할 수 있는 잠재적인 치료법이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테스트도 이루어졌다.

     

    프레임 단위 미세한 행동 변화 분석

    미국의 생명과학 분야 비영리 연구기관인 글래드스톤 연구소는 영상 기반의 머신 러닝 모델을 사용해 쥐 모델의 행동 패턴을 관찰했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의 주요 증상을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눈 다음, 각각 다른 쥐 모델에게서 나타나도록 했다. 그런 다음 특정 공간을 탐색하도록 하고, 그 모습을 전체 촬영했다. 

    촬영한 동영상은 VAME(Variational Animal Motion Embedding)이라는 동물 행동 분석에 특화된 머신 러닝 모델을 활용해 세부적으로 분석했다. VAME은 입력된 영상을 프레임 단위로 분할하고, 각 프레임에서 대상의 자세, 움직임, 속도 등의 특징을 잡아내 ‘중요한 행동 패턴’을 추출한다.

    이를 통해 눈으로 관찰하는 것으로는 확인할 수 없거나 놓칠 수도 있는 미세한 행동 변화를 감지해낼 수 있다. 연구팀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신경퇴행성 질환의 징후를 보다 일찍 발견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글래드스톤 연구팀은 두 종류의 쥐 모델 모두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무질서한 행동’이 상당히 증가했다는 점을 확인했다. 어떤 행동을 하다가도 맥락에 맞지 않는 전혀 다른 행동을 하는 경우가 종종 보였고, 한 가지 행동을 하다가 다른 행동으로 바꾸는 경우도  많았다. 연구팀은 이를 기억력 저하, 주의력 결핍과 관련이 있다고 보았다.

    연구의 제 1저자인 스테파니 밀러 박사는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수준의 영상만 있어도 VAME을 활용해 충분히 행동을 분석할 수 있다”라며 “이를 통해 잠재적으로 신경퇴행성 질환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과제나 조건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행동 분석

    알츠하이머와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의 징후를 포착하는 데는 보통 ‘행동 테스트’를 활용한다. 기존의 행동 테스트는 일반적으로 쥐에게 특정 과제를 수행하도록 유도하거나, 사전에 설정된 환경에서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관찰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미로 통과 실험이나 자극 반응 테스트가 대표적이다.

    즉, 조건을 어떻게 설정하는지에 따라 다양한 실험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런 행동 테스트는 ‘자연스러운 행동 패턴’을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 또한, 연구자가 모델의 행동을 관찰하고 결과를 해석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객관성 면에서 신뢰도가 다소 부족할 수 있다.

    이에 비해 VAME은 촬영된 영상을 인공지능 기술로 분석하는 기법이다. 주어진 특정 과제가 아닌, 보다 넓은 공간을 자발적으로 탐색하도록 함으로써 행동의 자연스러움을 높였다. 시간을 특정하지 않고 오랫동안 탐색하게 두더라도, 촬영한 영상을 인공지능이 분석하기 때문에 객관성과 신뢰성도 보장된다. 연구자가 관찰을 위해 불필요하게 오랫동안 집중할 필요도 없다.

    이를 응용할 경우, 일상 속에서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영상으로 저장하여 인공지능에게 분석을 맡길 수 있다. 당사자도 의식하지 못하는 미세한 변화나 거듭해서 나타나는 패턴을 포착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증상이 발생하기 한참 전부터 미리 위험을 확인할 수도 있다.

     

    잠재적 치료법 검증에도 활용 가능

    글래드스톤 연구팀은 증상에 대한 잠재적 치료를 시도하는 과정에 VAME을 활용할 수 있는지도 테스트했다. 팀의 일원 중 하나인 카테리나 아카소글루 박사는 과거 혈액 응고 단백질인 피브린이 뇌로 누출될 경우, 연쇄적으로 독성 반응을 일으킨다는 점을 발견해 연구 논문을 제출한 바 있다.

    연구팀은 아카소글루 박사의 연구 결과를 활용해, 피브린에 의한 독성 반응을 차단하면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를 확인하고자 했다. 유전자 편집을 통해 피브린이 뇌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것을 차단한 다음, 마찬가지로 VAME을 통해 행동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기존에 관찰됐던 무질서한 행동이 확연하게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카소글루 박사는 “피브린에 의해 발생하는 신경 염증이 알츠하이머를 일으킬 수 있는 주요 원인이라는 점을 재차 확인했다”라며 “머신 러닝은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을 평가하기 위한 신뢰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할 수 있으며, 임상 도구로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닐 수 있다고 본다”라고 이야기했다.

  • 치매·파킨슨 연구에 기여할 수 있는 ‘무선 뇌신경 신호 기록기’

    치매·파킨슨 연구에 기여할 수 있는 ‘무선 뇌신경 신호 기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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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선으로 뇌신경 신호를 기록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이를 통해 뇌질환을 조기에 진단하거나, 질환의 발생 원인 및 진행 과정 규명, 또는 개인별 맞춤형 치료법 개발에서 진척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뇌질환 극복을 위한 뇌신경 신호 기록

    치매와 파킨슨병 같은 퇴행성 뇌질환은 인류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건강 문제 중 하나로 꼽힌다. 명확한 발생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여전히 완전한 합의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정복했다’라고 말할 수 없는 질병이기도 하다.

    다양한 방면으로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현실에서, 이들의 복잡한 병리학적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뇌질환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뇌신경 신호 기록과 분석을 빼놓을 수 없다. 

    뇌의 신경 세포(뉴런)가 발생시키는 신호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다면, 질환의 발생 징후와 조기 진단, 진행 메커니즘을 보다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효과적인 치료, 더 나아가 예방까지도 가능하게 될 수 있다. 즉, 신경의학 및 과학 분야에서 뇌신경 신호를 기록하는 기술은 몹시 중요하게 여겨질 수밖에 없다.

     

    유선 연결·배터리 기반이라는 한계

    기존까지의 뇌신경 신호 기록은 유선 연결이 기반이었기 때문에 실험을 할 때도 공간적인 제약이 있었다. 유선 연결 방식은 움직임에 제약을 주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행동에 한계가 있다. 공간과 행동의 제약으로 인해, 기록되는 뇌신경 신호의 품질에도 당연히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또한, 배터리로 작동하는 방식이어서 방전될 경우 배터리 교체를 위해 재수술이 필요했다. 뇌에 기기를 이식하는 수술은 한 번으로도 부담스러운 일이다. 하물며 배터리 교체가 필요할 때마다 수술을 해야 한다는 건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반복적인 수술에 따른 당사자의 심리적 부담 및 비용 문제 또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배터리 필요 없는 무선 뇌신경 신호 기록기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 및 기계전자공학과 장경인 교수팀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영전 책임연구원팀과 공동으로 ‘완전 매립형 무선 뇌신경 신호 기록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무선으로 전력을 전송해 작동 및 통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뇌신경에서 발생하는 신호를 기록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기기를 비인간 영장류인 실험용 원숭이의 뇌에 이식했다. 수술 후 회복기간을 거친 다음, 한 달 동안 원숭이를 자유롭게 움직이도록 두었다. 그 상태에서 사료나 간식을 먹는 행동 등을 통해 발생하는 뇌신경 신호를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통제를 받지 않는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본능적으로 이루어지는 행동의 뇌신경 신호를 측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뇌신경 기록기는 3차원 다공성 전극과 유연성 높은 신경 탐침을 적용했다. 이로써 뇌 깊숙한 영역에서 발생하는 신경 신호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이식 과정 및 이후의 안전성을 위해 생분해성 삽입 셔틀도 활용했다. 

     

    한 번의 이식으로 지속 사용 가능

    무선 뇌신경 기록기는 미국의 ‘뉴럴링크’와 스위스 ‘로잔 연방공대’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독자적으로 개발된 신기술이다. 뉴럴링크는 생각만으로 게임 조작을 할 수 있게 하는 기술로, 로잔 연방공대는 하반신이 마비된 영장류를 걷게 하는 기술로 주목을 받았다. 무선으로 뇌신경을 기록하는 기술은 뇌와 행동의 관계를 분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는 무선 방식이므로, 단 한 번의 뇌신경 전극 삽입 수술만 거치면 지속적으로 신경 신호를 기록할 수 있다. 기록된 신호는 인공지능 기반의 기술을 접목해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해낼 수 있다. 

    이 기술을 활용해 치매나 파킨슨 같은 퇴행성 뇌질환에도 새로운 관점을 부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뇌질환 치료에 있어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전자약(electronic drug) 기술을 시험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DGIST 장경인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전임상 시험과 임상시험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발전시켜, 현재 기술로는 치료가 어려운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등 다양한 난치성 뇌질환 치료 연구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바이오메디컬 분야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11월호에 게재됐다. 장경인 교수는 교원 창업기업인 ‘엔사이드’를 통해 신규 브레인 칩의 기술 사업화를 추진 중이다. 하버드 및 MIT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기술의 국제화도 진행하고 있다.

  • 따개비, 아르마딜로 응용한 초강력 접착 패치 개발

    따개비, 아르마딜로 응용한 초강력 접착 패치 개발

    ‘모션 적응 테셀레이션’ 피부 패치의 컨셉과 디자인 / 출처 : UNIST
    ‘모션 적응 테셀레이션’ 피부 패치의 컨셉과 디자인 / 출처 : UNIST

    착용했을 때는 격하게 움직여도 떨어지지 않고, 떼어낼 때는 자극 없이 가능한 초강력 접착 패치가 개발됐다. 따개비의 접착력과 아르마딜로의 갑옷 구조를 결합·응용한 결과물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정훈의 교수팀은 동 기관 전기전자공학과 김재준 교수팀, 그리고 국립생태원 생태신기술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모션 적응형 테셀레이션 패치’를 개발했다.

     

    접착력, ‘따개비’ 부착 원리로 접근

    접착형 패치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라면 격한 움직임이나 마찰력 등 외부에서 가해지는 힘에 의해 접착면에서 떨어지는 것이다. 상처에 붙인 밴드나 근육 통증 완화를 위한 패치 등 단순한 것부터, 생체 신호를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 패치까지 모든 접착형 제품의 공통된 애로사항이다. 

    이에 연구팀은 접착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따개비’의 특성을 응용했다. 바닷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따개비는 울퉁불퉁한 바위 표면에도 단단하게 붙어있다. 이는 따개비가 거친 표면에 밀착하기 위해 특수한 단백질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따개비의 접착 단백질은 기본적으로 부드럽고 유연한 조직이다. 그러다가 바위에 달라붙을 때는 이 단백질이 바위 표면을 꼼꼼하게 채운 다음, 딱딱하게 굳으면서 바위에 단단히 부착된다. 달라붙을 표면의 형태에 맞춰 부착면의 구조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따개비의 접착 단백질은 부착 후 주위의 수분이나 온도 등으로 인해 굳어지면서 강성이 높아진다. 유동성이 있던 단백질 조직이 단단한 구조물처럼 변하는 것이다. 바위에 붙은 따개비를 떼어내기 위해서는 상당한 힘을 들여야 하는 이유다.

    연구팀은 이 과정이 이루어지는 원리를 분석한 다음, 이를 응용해 ‘형상기억고분자’를 만들었다. 눈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 피부 표면의 굴곡에도 단단하게 밀착이 가능하며, 온도를 조절하면 별다른 자극 없이 쉽게 떨어지는 구조다. 붙였다 떼는 과정에서 접착력이 저하되는 기존 패치와 달리, 온도 조절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여러 번 붙였다 떼도 동일한 접착력이 유지된다.

     

    아르마딜로 갑피 구조로 유연성 확보

    또 다른 문제점이라면, 패치 자체가 손상되는 것이다. 강한 마찰이 발생하거나 부착 부위가 당겨지면서 패치가 찢어지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혹은 땀이나 물 등의 수분이 유입돼 기능이 저하되거나 온도에 따라 변질되면서 손상되는 경우도 있다.

    연구팀은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아르마딜로’의 갑피 특성을 활용했다. 아르마딜로의 갑피는 각질로 된 여러 개의 판이 서로 겹쳐져 있는 구조를 띠고 있다. 그 사이를 부드러운 콜라겐 섬유가 채우고 있는 테셀레이션(tessellation) 구조다. 

    충격이 가해질 때 힘을 고르게 분산시켜줄 수 있어 총알을 튕겨낼 수 있을 정도이며, 그러면서도 몸을 둥그렇게 말 수 있을 정도의 유연성을 제공한다. 이는 물리적 충격은 물론 화학 물질에 의한 손상, 극한의 온도 변화, 미생물 침투에 대한 저항력까지 제공한다.

    연구팀은 형상기억고분자를 서로 겹쳐서 배열하고, 그 조각들 사이를 ‘탄성 고분자’로 채워 아르마딜로의 갑피 구조를 모방했다. 이를 통해 신축성과 유연성을 보강함으로써, 격렬하게 움직이더라도 패치가 떨어지거나 손상되지 않도록 했다.

     

    부위 상관 없이 부착 가능할 것

    연구팀을 이끈 정훈의 교수는 “기존의 신체 부착형(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움직임에 따라 변형되거나 반복적으로 가해지는 스트레스에 취약하고, 장시간 착용 시 피부에 자극이 되거나 불편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았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의 결과물은 이러한 문제들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 패치를 적용해 만든 부착형 전자기기를 테스트한 결과, 뛰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도 접착력을 유지하며 착용자의 심박수 및 혈압을 측정해냈다.

    한편, 이 기술은 부착면의 형태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보통 웨어러블 기기는 착용할 수 있는 부위가 한정돼 있다. 손목이나 손가락, 팔 등이 일반적이며, 다른 부위에 착용한다고 해도 구조가 비슷한 발목 정도가 한계다. 그 외 부위에 착용하려면 고정에 필요한 별도의 보조기구가 필요한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따개비의 접착 단백질을 응용한 테셀레이션 패치는 부착면의 조건에 구애받지 않고 강력한 접착이 가능하다. 부착 목적에 맞춰, 개인 편의성에 맞춰 어디든 부착이 가능하다는 점이 뛰어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를 함께 진행한 전기전자공학과 김재준 교수는 “움직임으로 제약을 받던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해, 다양한 신체 부위에 활용할 수 있는 착용형 디바이스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며 “향후 이를 활용한 기술 이전 및 창업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게재됐다.

    모션 적응형 테셀레이션 패치의 피부 부착 테스트 / 출처 UNIST
    모션 적응형 테셀레이션 패치의 피부 부착 테스트 / 출처 UNIST
    모션 적응형 테셀레이션 패치의 접착 유지력 테스트 / 출처 UNIST
    모션 적응형 테셀레이션 패치의 접착 유지력 테스트 / 출처 UNIST

     

  • 두개골 손상 없이 뇌 접근 가능한 인터페이스 개발

    두개골 손상 없이 뇌 접근 가능한 인터페이스 개발

    ECI 원리 / 출처 : 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ECI 원리 / 출처 : 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뇌척수액(CSF)을 통해 뇌와 신경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두개골 내 인터페이스(ECI)’가 개발됐다. 두개골에 물리적 손상을 가하지 않고 신경계 질환을 진단하거나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Nature Biomedical Engineering」에 게재됐다.

     

    척추를 통해 뇌까지 접근하는 방법

    미국 라이스 대학의 전기·컴퓨터·생체공학 교수인 제이콥 로빈슨과 텍사스 의과대학의 신경외과 교수 피터 칸이 이끄는 연구팀은 두개골 내에서 뇌를 보호하고 영양 공급 및 노폐물 제거를 담당하는 뇌척수액을 통해 뇌에 접근하는 방법을 시도했다. 그들은 이를 두개골 내 인터페이스(Endo Cisternal Interface, ECI)라 명명했다. 

    두개골에 구멍을 뚫는 대신, 허리 부위의 척추 사이에 가느다란 바늘을 사용해 유연성이 높은 카테터를 삽입한다. 이 카테터는 전자기력을 통해 작동하며, 전극이 들어있어 신경 신호 기록 또는 신경 자극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카테터는 척추 공간에서 뇌실까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뇌 신경계에서 발생하는 신호를 기록하거나 자극을 가하는 등의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 피터 칸 교수는 “이것은 간단하면서도 최소 침습적인 방식으로 뇌와 척수에 동시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최초의 기술일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뇌졸중 환자의 재활부터 간질 모니터링까지 다양한 신경학적 분야에서 새로운 치료법의 가능성을 제시한다”라고 말했다.

     

    양 모델 통해 가능성 확인

    연구팀은 이 기술의 실용성을 검증하기 위해 양을 모델로 삼아 실험을 수행했다. 먼저 뇌와 척수 주변에 있는 ‘내흉골’의 공간의 구조적 특징과 크기를 분석했다. 그런 다음 자기공명영상(MRI)을 활용해 뇌척수액이 존재하는 공간의 크기를 측정했다. 그런 다음 양을 대상으로 카테터를 삽입하고 실험을 진행하면서 인간으로부터 측정한 결과값과 대조하며 ECI의 실현 가능성을 검증했다.

    연구 결과, 카테터 전극은 성공적으로 뇌까지 전달됐다. 뇌실 공간과 뇌 표면으로 유도돼, 외부에서 보내는 전기 자극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또한, 전자기 기반의 임플란트를 사용해, 근육 활성화와 같은 전기 생리학적 신호를 기록할 수도 있었다. 뇌로 전달된 카테터는 30일 정도 기능을 유지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ECI는 별도의 약물이 없이도 신경계 내에 있는 목표 지점에 접근할 수 있다. 기존의 혈관 내 신경 인터페이스의 경우, 항혈전제가 필요하며 혈관 크기 및 위치에 따라 접근이 제한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점에서도 더욱 월등한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신경계 관련 질환, 치료 접근성 향상 기대

    인간 신경계에서의 성능 문제, 안정성이 유지되는 기간 문제, 독성과 관련된 안전 문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보다 면밀한 검증이 필요하겠지만, 그를 모두 넘어선다면 ECI 기술은 광범위한 가능성을 갖게 된다. 

    특히 뇌의 특정 부위를 자극해 신경 회복을 촉진할 수 있게 된다면, 뇌졸중을 겪은 환자의 재활에 획기적으로 기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특히 카테터를 통한 전기적 자극은 뇌 가소성을 통한 뉴런과 시냅스 재형성을 증진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뇌전증이나 간질과 같은 발작성 질환에도 활용할 수 있다. 투여된 카테터를 기반으로 상시 모니터링이 가능할 것이며, 필요한 위치에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발작을 예방하거나 발작 빈도를 줄이는 등의 접근이 가능할 수 있다. 같은 원리로 퇴행성 질환을 비롯한 다양한 신경계 질환에도 적용할 수 있는 지점이 있을 것이다.

    이 기술은 향후 더욱 정밀하고 효과가 뛰어난 ‘신경 자극 장치’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의료 현장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과 결합한다면, 보다 정밀한 뇌파 분석과 개인의 증상에 따른 맞춤형 자극을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기존에 개발된 신경 분야 인터페이스와의 융합을 통해 더 높은 효율성을 갖춘 시스템을 이루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 천천히 속도 높여도 감지하는 웨어러블 기기 가능해진다

    천천히 속도 높여도 감지하는 웨어러블 기기 가능해진다

    연구팀에서 개발한 리커브(RECURVE) 방법론의 동작 개념도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연구팀에서 개발한 리커브(RECURVE) 방법론의 동작 개념도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헬스케어 앱에서 동작의 변화를 보다 세밀하고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인공지능에 의한 벡터를 계산하고, 그 벡터 값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토대로 동작의 변화를 감지하는 변화점 탐지 방법론이다.

     

    운동 상태 모니터링을 위한 ‘변화점 탐지’

    일상생활에서 스마트 워치, 스마트 링 등 웨어러블 기기를 사용하는 사람은 흔하다. 이들은 여러 용도로 사용되지만, 가장 흔한 용도를 꼽으라면 ‘운동 상태 모니터링’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특히 건강관리를 위해 운동 기록을 남기고 축적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기능이다. 

    이를 위해 헬스케어 앱에서는 사용자의 상태 변화를 감지하고, 현재 어떤 동작을 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인식하는 기능이 중요하다. 이를 ‘변화점 탐지’라 부르며, 이 기능의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다.

    기존 헬스케어 앱은 인터벌 방식의 동작 변화를 원활하게 감지하는 경향이 있다. 즉, 천천히 걷다가 갑자기 뛰기 시작하는 경우, 반대로 뛰다가 속도를 대폭 줄이는 경우 등의 갑작스러운 변화는 잘 측정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천천히 걷다가 속도를 높이면서 달리기 시작하는 식으로, 점차 속도를 높여가는 경우는 제대로 측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즉, ‘급진적 변화는 잘 캐치하지만, 점진적 변화는 제대로 탐지하지 못하는 경향’을 보인 것이다.

    이에 카이스트 전산학부 이재길 교수 연구팀은 사용자의 동작이 얼마나 빨리 변하는지와 관계없이, 정확하게 상태를 감지하는 변화점 탐지 방법론을 개발하고자 했다.

     

    ‘거리’ 대신 ‘곡률’을 기준으로 삼다

    연구팀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 사용자가 움직일 때마다 발생하는 센서 데이터를 벡터(Vector)로 표현했다. 이때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래프상에서 벡터가 ‘이동하는 방향’에 주목했다. 같은 동작이 유지되는 동안에는 벡터의 이동방향이 자주 변하는 경향이 나타나며, 이는 곡률 값이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즉, 동작은 고정돼 있지만, 데이터 변화가 불규칙적이거나 급격하게 나타날 수 있다. 

    반면, 동작이 바뀔 때는 벡터가 직선에 가깝게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 이 경우는 곡률 값이 작아지며, 이는 데이터의 변화가 부드럽고 연속적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연구팀은 이러한 방법론을 ‘리커브(RECURVE)’라고 명명했다. 리커브는 양궁 경기에 쓰이는 활의 한 종류를 가리키는 단어다. 리커브 활이 휘어있는 모습이 본 방법론의 동작 방식을 잘 나타낸다고 생각해 붙인 이름이다. 

    기존의 탐지 방법론에서는 변화점 탐지 기준을 ‘거리’로 삼았다. 센서 데이터가 바뀌는 지점을 측정해, 데이터 포인트 간의 거리 변화가 일정 기준을 넘으면 변화를 감지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리커브 방법론은 데이터의 이동 방향이 변하는 정도(곡률)를 기반으로 변화점을 탐지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변화점 탐지 기준을 ‘거리’에서 ‘곡률’로 바꾼 셈이다. 

    곡률은 데이터의 변화가 나타낸 그래프가 ‘얼마나 굴곡져 있는지’, 시간에 따른 변화가 얼마나 급격한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같은 동작을 유지하는 동안 데이터는 미세한 변동이 반복된다. 즉, 벡터의 방향이 자주 변하기 때문에 곡률 값이 크게 나타난다. 

    반대로 동작을 바꿀 때는 데이터 변화가 부드럽고 연속적으로 이루어진다. 이에 따라 곡률 값이 작아지면서 직선에 가까운 그래프가 그려질 가능성이 높다. 연구팀은 리커브 방법론을 통해 기존 방법론 대비 최대 12.7% 정확도 향상을 달성했다.

     

    디지털 헬스케어의 진화 기회

    이러한 기술의 개발은 실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우선 점진적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기능으로, 운동 상태를 더욱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 이로써 사용자에게 더욱 적합한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운동의 강도를 조절하거나 재활 목적의 움직임에서 상태 변화를 더욱 정확히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건강 증진 및 관리 목적으로 사용하는 웨어러블 기기의 헬스케어 앱이 보다 정밀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서서히 속도를 높이거나 줄이는 점진적 변화도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사용자가 운동을 더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연구팀을 지도한 이재길 교수는 리커브 방법론에 대해 “데이터 변화점 탐지 분야의 새로운 지평을 열 만한 획기적인 방법”이라고 이야기했다. 이 교수는 또한, “실용화 및 기술 이전이 이뤄지면 실시간 데이터 분석 연구 및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에 큰 파급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대회 ‘신경정보처리시스템학회(NeurIPS) 2024’에서 올 12월 발표될 예정이다.

    (왼쪽부터) KAIST 전산학부 박재현 석사과정, 전산학부 이재길 교수, (오른쪽 위)전산학부 신유주 박사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왼쪽부터) KAIST 전산학부 박재현 석사과정, 전산학부 이재길 교수, (오른쪽 위)전산학부 신유주 박사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 350배 빠른 3D 프린팅 개발, 암 비롯한 질병연구 혁신 기대

    350배 빠른 3D 프린팅 개발, 암 비롯한 질병연구 혁신 기대

    멜버른 대학교 콜린스 바이오마이크로시스템 연구실의 3D 바이오 프린터 / 출처 : 멜버른 대학 홈페이지
    멜버른 대학교 콜린스 바이오마이크로시스템 연구실의 3D 바이오 프린터 / 출처 : 멜버른 대학 홈페이지

    호주 멜버른 대학에서 기존 대비 350배 빠른 3D 바이오 프린터를 발명했다고 밝혔다. 연골이나 뼈는 물론 뇌 조직까지 인체 곳곳의 다양한 물성을 가진 조직을 제작할 수 있는 데다가, 빠른 프린팅 속도로 세포 생존율을 높이면서 올바른 배치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단 몇 초만에 정교한 프린팅 가능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멜버른 대학 콜린스 생체 마이크로 시스템 연구실에서 기존의 3D 바이오 프린터보다 여러 방면에서 월등한 ‘동적 인터페이스 프린팅(Dynamic Interface Printin, DIP)’ 시스템을 발명해냈다. DIP 시스템은 기존 대비 프린팅 속도를 350배 향상시켰으며, 조직 내 세포 위치를 지정할 수 있다는 점을 핵심 특징으로 한다.

    보통 상업적으로 이용 가능한 3D 바이오 프린터는 층(Layer) 기반으로 작동하며, 각 층을 순차적으로 쌓아가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는 하나의 결과물을 완성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으며, 제작 과정에서 살아있는 세포가 손상되거나 사멸될 위험이 있다.

    멜버른 대학 콜린스 연구실에서 내놓은 DIP 모델은 정교한 광학 기반 시스템을 통해 기존 공정을 뒤집었다. 기존 레이어 접근 방식 대신, 진동하는 거품을 사용해 단 몇 초만에 세포 구조를 3D로 구현할 수 있다. 기존 대비 약 350배 빠른 속도인 데다가, 세포의 구조를 매우 정밀하게 복제할 수 있어 실제 인체 조직과 유사성이 매우 높은 형태를 만들어낼 수 있다.

     

    세포 손상, 사멸 위험 감소

    또한, 3D 바이오 프린터로 만들어낸 조직은 완성 뒤 세포 구조가 제대로 갖춰졌는지 확인·분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때 분석 및 이미징을 위해 완성된 결과물을 표준 실험용 플레이트로 옮겨야 하는데, 이는 극도의 조심성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다. 자칫하면 이 과정에서 기존에 없던 손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실 책임자인 데이비드 콜린스 부교수는 이러한 한계점도 해결했다고 밝혔다. DIP 시스템은 표준 실험용 플레이트에 직접 프린팅이 가능하기 때문에 완성 후 물리적인 이동이 필요하지 않다. 프린팅된 구조 그대로 무균 상태가 유지되기 때문에 이동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세포 손상이나 사멸 위험이 대폭 감소했다.

     

    세포 위치 조정 가능

    콜린스 부교수는 “자동차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기계 구성품을 정확하게 배열해야 하듯, 인간 조직의 세포 역시 마찬가지다”라고 말하며, “우리 시스템은 프린팅 속도를 크게 개선하는 것 외에도, 만들어진 조직 내 세포 위치를 어느 정도 지정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기존 3D 바이오 프린터는 세포의 자연스러운 정렬에 의존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세포 위치가 잘못될 가능성이 있고, 이는 인간 조직을 정확하게 만들어내는데 한계를 가지는 주된 이유가 된다. 이 때문에 기존까지 3D 바이오 프린팅은 단순한 조직 구조물을 제작하는 수준으로만 활용돼 왔다.

    반면, DIP 시스템은 진동하는 거품에 의해 생성된 음향파를 사용, 3D 프린팅 구조 내에서 세포를 배치하는 방식이다. 콜린스 부교수는 “이 방법은 인체의 복잡한 조직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기초가 된다”라고 이야기했다. 복잡한 인체 조직과 장기를 정밀하게 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폭넓은 응용 가능성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동물실험 없이 윤리적 신약 개발 가능

    DIP 시스템의 핵심은 ‘음파(소리)’를 이용한 신속하고 정밀한 프린팅이다. 음파에 의해 생성된 거품이 세포를 특정 위치로 이동시키고 정렬시킬 수 있기 때문에, 연구자들이 의도적으로 원하는 위치에 세포를 배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인다. 즉, 복잡한 구조의 조직을 더욱 정밀하게 만들어낼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신약 개발 과정에서 동물실험의 필요성을 감소시킨다. 동물실험은 새롭게 개발된 약물이 사람을 대상으로 사용되기 전, 그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과정이다. 인간과 유사한 생리학적 반응을 가진 동물에게 약물을 주입해, 체내 작용 과정 및 효능, 안전성 등을 연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DIP 시스템을 통해 정밀하게 모사된 인체 조직을 사용하면 동물을 희생시키지 않고도 필요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즉, 생명윤리 차원에서 더 나은 방향으로 신약 개발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DIP 시스템은 프린팅 속도가 빠른 것이 장점이므로, 약물에 대한 테스트 속도 또한 가속화될 수 있다.

     

    암, 심장질환, 치매 연구에도 기대

    DIP 시스템을 활용하면 특정 암 조직을 정밀하게 재현할 수도 있다. 이는 암 세포의 성장, 전이, 반응을 보다 세밀하고 정확도 높게 연구할 수 있는 배경이 된다. 만들어진 암 조직을 대상으로 다양한 항암제 효과를 테스트할 수 있으므로, 더욱 우수한 항암제 개발을 비롯해 효과적인 개인 맞춤형 치료법을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다.

    같은 원리로, DIP 시스템은 심장 조직을 모델링해 심혈관 질환의 메커니즘을 더욱 정확히 이해하고 새로운 치료법을 찾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여전히 명확한 원인을 찾지 못한 뇌 및 신경계 질환에 대해서도 기대해볼 수 있다. 뇌 조직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신경세포의 상호작용 및 뇌 질환의 진행과정을 이해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빠르고 정확한 인체 조직 프린팅’이라는 특징을 감안한다면, 이밖에도 호흡기, 소화기, 대사 관련 질환에 관한 연구에도 얼마든지 응용이 가능하다. 또한, 조직 및 장기 재현 기능으로 재생의학 분야의 발전에도 혁혁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DIP의 개략적 그림 / 출처 : 네이처 게재 논문
    DIP의 개략적 그림 / 출처 : 네이처 게재 논문

     

  • 수술 전 위험도, 인공지능으로 평가한다

    수술 전 위험도, 인공지능으로 평가한다

    ※ 상기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직접적 연관이 없음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 상기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직접적 연관이 없음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수술 전 위험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서울대병원은 수술 전 중증도를 분류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 모델을 자체 개발하고, 그 성능을 검증한 결과를 28일(월) 발표했다. 이를 통해 향후 보다 객관적인 수술 위험 평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ASA-PS 등급에 따라 수술 계획 달라져

    수술 전 마취 위험을 평가하는 과정은 환자의 안전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국내 의료 현장에서는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1등급(건강한 환자)부터 6등급(뇌사 상태)으로 구분한다. 이는 ‘미국마취과학회 신체상태 분류(American Society of Anesthesiologists Physical Status, 이하 ASA-PS)’에 따른 것으로, 이를 통해 마취 위험을 비롯한 전반적인 수술 위험을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ASA-PS 체계는 ‘중증도’를 분류하는 기준이 주관적이다. 이 때문에 ASA-PS 등급을 분류하는 데 있어 의료진 간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문제가 종종 발생했다. 예를 들어, 만성 천식이 있는 환자에 대해 등급을 분류할 때, 한 의사는 천식이 잘 조절되고 있으며 일상에 큰 지장이 없다고 판단해 ASA-PS 2로 분류할 수 있다. 반면, 다른 의사는 천식이 언제든 발작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고려해 ASA-PS 3으로 분류할 수 있다.

    ASA-PS 등급은 마취 방법부터 수술 중 환자 상태 모니터링, 수술 참여 인원 구성, 수술 시간 등 전체적인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등급 분류에서 의료진 간 의견이 일치하지 않으면 수술 계획 단계부터 문제가 생긴다. 즉, 효율적인 의료 서비스 제공을 위해 중증도 마취 위험을 객관적이고 일관되게 파악할 수 있는 수술 전 평가 도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ASA-PS 등급 분류 기준 / 출처 : 서울대병원 홈페이지
    ASA-PS 등급 분류 기준 / 출처 : 서울대병원 홈페이지

     

    ASA-PS 등급 자동 분류 모델 개발

    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이형철·윤수빈 교수는 국가전략기술 특화연구소 이현훈 교수와의 공동연구팀을 구성하여 수술 전 마취 위험을 예측하는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했다. 공동연구팀은 2004년부터 2023년까지 서울대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던 환자 71만여 명의 수술 데이터를 학습시켜, ASA-PS 등급을 자동으로 분류하는 ‘거대 언어모델(LLM)’을 자체 개발했다. 

    이 모델은 챗GPT와 마찬가지로 ‘자연어 처리(NLP)’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또한, 매우 민감한 개인 정보에 해당하는 의료 기록을 다루는 모델이므로, 암호화와 접근 제한, 데이터 익명화 등의 기술을 적용해 보안에도 만전을 기했다.

    이 거대 언어모델은 환자의 건강상태와 기저질환 등을 서술한 ‘마취 전 평가 요약문’을 토대로 ASA-PS 등급을 신속하고 객관적으로 부여한다. 인공지능 모델에 의한 평가 결과를 기준으로 한다면, 의료진 간 의견 불일치를 예방할 수 있으며 임상 현장에서의 의사소통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이는 결국 환자의 안전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전문의 등급 분류보다 우수한 성능

    공동연구팀은 환자 460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ASA-PS 등급 분류 성능을 평가했다. 그 결과, 이 모델의 평균 예측 정확도(AUROC)는 0.915로 매우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AUROC는 모델의 전반적인 성능을 평가하기 위한 도구로, 수치가 1에 가까울수록 완벽에 가까운 예측을 했음을 의미한다.

    단, AUROC 값이 높다고 해서 그 성능이 항상 좋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실제 상황에서는 여러 지표들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밀도(모델 양성 예측 → 실제 양성)와 재현율(실제 양성 → 모델 양성 예측)이 중요하다. 이에 연구팀은 특이도, 정밀도, F1-점수에 대해서도 평가를 진행했다. F1-점수는 정밀도 및 재현율의 조화평균을 나타낸 값이다.

    거대 언어모델의 등급 분류와 마취과 전문의에 의한 등급 분류를 비교한 결과, 특이도는 0.901 vs 0.897, 정밀도는 0.732 vs 0.715, F1-점수는 0.716 vs 0.713으로 나타났다. 세 가지 지표 모두 거대 언어모델이 조금씩 더 높게 나타났다.

    한편, ASA-PS 1~2등급과 3등급을 분류하는 것은 임상적 의사결정에 있어 특히 중요하다. 1~2등급은 건강하거나 상대적으로 경미한 수준을 나타내며, 3등급은 비교적 심각한 상황일 때 부여되는 등급이기 때문이다. 1~2등급의 환자가 특정 상황이나 질병에 따라 3등급으로 분류될 수도 있고, 1~2등급으로 평가되는 질환과 3등급으로 평가되는 질환이 동시에 존재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한 오류율을 평가한 결과, 거대 언어모델 11.74%, 마취과 전문의 13.48%로 나타났다. 이 역시 거대 언어모델이 보다 낮은 오류율을 보임으로써 신뢰성이 높다는 점을 입증했다.

     

    환자 안전 및 의료 질 향상에 기여

    마취통증의학과 이형철, 윤수빈 교수는 “인공지능 기술이 임상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성과”라며 “환자의 안전 및 의료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후속 연구 및 기술 개발에 노력하겠다”라고 이야기했다. 국가전략기술 특화연구소 이현훈 교수는 “인공지능을 통한 수술 전 평가 모델이 세계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글로벌 기술사업화를 추진해나가겠다”라는 계획을 밝혔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의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파트너 저널인 「디지털 메디신(NPJ Digital Medicine, IF=12.4)」에 게재됐다.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이형철·윤수빈 교수 및 국가전략기술 특화연구소 이현훈 교수 / 출처 : 서울대병원 홈페이지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이형철·윤수빈 교수 및 국가전략기술 특화연구소 이현훈 교수 / 출처 : 서울대병원 홈페이지

     

  • 고무처럼 유연하면서 ‘자동차 무게’까지 견디는 인공근육 개발

    고무처럼 유연하면서 ‘자동차 무게’까지 견디는 인공근육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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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고무와 같은 유연성을 가지면서도 자동차 수준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인공근육이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기계공학과 정훈의 교수 연구팀은 기존 대비 강성 변화율을 최대 2,700배 확대한 새로운 ‘자성 복합 인공근육’을 개발했다.

     

    인공근육의 구성과 활용

    일반적으로 인공근육은 고분자(pollymer), 실리콘 등 유연성을 가진 재료로 만들어진다. 자연근육처럼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신축성이 좋고 가벼운 소재가 주력이 되는 것이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전기 변형 고분자(EPDM)와 같이 전기적, 온도적 자극에 반응할 수 있는 ‘스마트 소재’가 사용되기도 한다.

    인간의 근육은 수축과 이완 메커니즘을 통해 움직임이 가능하도록 한다. 이를 위해 인공근육은 내부에서의 압력 변화 또는 전기 신호 등을 통해 수축, 이완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다. 또한, 피부를 통해 느껴지는 감각을 구현하기 위해 센서와 피드백 시스템을 접목하기도 한다. 주위 환경과 상호작용하여, 실시간으로 정교한 반응과 움직임 조절이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인공근육은 재활이 필요한 환자의 치료에 널리 사용된다. 이를 통해 신체 본연의 기능을 회복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전기 자극 장치로 통증을 관리하며 특정 부위의 운동 범위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 예다. 이밖에 신체 기능을 대체하는 보조기구, 외과 수술 보조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 

     

    튼튼하면서도 유연함 필요

    부드러운 고분자 소재 등으로 제작된 인공근육은 별다른 제어 없이도 유연한 동작이 가능하다. 그 유연성은 자연근육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하지만 ‘강성이 낮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로 인해 힘이 가해졌을 때 형태가 변형될 수 있다는 단점을 갖는다. 

    자연근육은 무게에 따라 필요한 만큼 근섬유를 동원해 꽤 넓은 범위에서 하중을 지탱할 수 있다. 게다가 단련을 통해 강도와 내구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하지만 인공근육은 다르다. 기본적으로 ‘소재 내구성’이 버틸 수 있는 한계를 초과하면 변형되거나 파손된다. 구조적 손상으로 인공근육 자체가 못 쓰게 돼 버리는 것이다. 

    또한, 불필요한 진동이 발생하는 경우도 문제가 된다. 재료 탄성, 온도나 습도 변화, 제어 신호 불안정 등의 문제로 진동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원하는 동작을 올바르게 수행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 특히 정밀한 작업을 담당해야 하는 의료 기구 등에서는 치명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딱딱한 상태에서 부드러운 상태로 ‘강성 변화’가 가능한 소재를 사용하기도 한다. 외부 신호를 통해 경도와 유연성을 조절할 수 있는 특수 물질이다. 하지만 강성 변화 범위가 넓지 않고, 환경 조건에 따라 필요한 강성이 보장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전통적인 재료들에 비해 내구성이나 마모 저항성 등 기계적 성능이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고무처럼 늘어나는 소프트 근육의 개발 원리 / 출처 : UNIST 뉴스센터
    고무처럼 늘어나는 소프트 근육의 개발 원리 / 출처 : UNIST 뉴스센터

     

    최대 2,700배 강성 변화 가능한 소재

    정훈의 교수 연구팀은 기존에 사용되던 강성 변화 가능 소재인 ‘형상 기억 고분자’를 활용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다. 자성을 띠면서 강한 힘을 낼 수 있는 ‘강자성 입자’를 결합해 ‘소프트 자성 복합 인공근육’을 개발한 것이다. 이로 인해 무게를 지탱하는 능력과 신축성이 크게 개선됐다.

    특수 표면 처리를 거친 강자성 입자는 형상 기억 고분자와 ‘물리적 얽힘’을 형성한다. 이를 통해 만들어진 복합 소재는 기계적 성능을 대폭 향상시켰다. 또한, 강자성 입자가 본래 자성을 띠고 있기 때문에 외부에서 가해지는 자기장에 대해서도 반응할 수 있다.

    이렇게 개발된 소프트 인공근육은 최대 2,700배까지 강성을 변화시킬 수 있다. 부드러운 상태에서는 8배까지 늘어나는 유연성을 갖췄다. 자연근육이 필요에 따라 길이가 늘어날 수 있는 것처럼, 높은 유연성은 보다 다양한 움직임을 가능하게 해주는 기반이 된다. 

    한편, 딱딱한 상태에서의 견고함도 대폭 상향됐다. 인장 응력(늘어나는 힘에 대한 저항력)은 자기 무게 대비 최대 1,000배까지 견딜 수 있고, 압축 응력(누르는 힘에 대한 저항력)은 최대 3,690배까지 견딜 수 있다.

    또한, 연구팀은 기존 소재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진동을 잡는 것에도 주목했다. 이를 위해 하이드로젤 소재를 덧붙인 이중층 구조를 제작하여, 빠른 작동 중에도 근육 움직임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분야의 폭넓은 진보 기대

    정훈의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에 대해 “기존 인공근육의 한계를 극복한 우수한 기계적 특성과 구동 성능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이야기했다. 의수, 의족과 같은 기존 의료 및 재활 목적의 활용부터 더욱 자연스럽고 유연하게 움직이는 로봇 제작까지 폭넓은 활용이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정 교수는 “다중 자극 방식인 레이저 가열과 자기장 제어를 통해, 신장과 수축, 굽힘과 비틀림 등 기본적인 동작부터 물건을 집어 원하는 위치에 놓는 복잡한 동작까지 원격으로 구현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온라인 게재된 바 있다.

  • ‘스스로 걸어오는 웨어러블 로봇’ 개발

    ‘스스로 걸어오는 웨어러블 로봇’ 개발

    '워크온슈트 F1' 생김새와 주요 제원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워크온슈트 F1' 생김새와 주요 제원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카이스트 연구팀이 타인의 도움 없이도 착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로봇을 개발했다. 로봇이 직접 걸어오기 때문에, 하반신 완전마비 장애인이 휠체어에서 내리지 않고도 착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공경철 교수 연구팀은 하반신마비 장애인을 위한 웨어러블 로봇 ‘워크온슈트 F1(WalkON Suit F1)을 24일(목) 공개했다. 워크온슈트는 공경철 교수 연구팀이 2015년부터 지속적으로 연구해 온 웨어러블 로봇이다. 

     

    비장애인 보행속도에 못지 않은 속도 달성

    공경철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16년 ‘워크온슈트 1’을 처음 발표했으며, 2020년 발표한 ‘워크온슈트 4’의 경우 꾸준히 개선이 이루어져 보행속도를 시속 3.2km까지 끌어올렸다. 비장애인의 보행속도는 통상적으로 시속 4km를 기준으로 한다. 즉 워크온슈트를 통해 비장애인의 보행속도를 거의 따라잡았다는 뜻이다. 

    게다가 워크온슈트를 착용한 채로 좁은 통로, 문, 계단 등 일상에서 언제든지 마주할 수 있는 장애물을 통과할 수도 있다. 이는 하반신마비 또는 기타 이유로 보행이 어려운 사람들의 활동성을 대폭 개선하는 데 기여했다.

     

    ‘전면 착용 방식’으로 타인 도움 없이 착용 가능

    하지만 이런 획기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워크온슈트에는 한계점이 있었다. 바로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하기 위해 타인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 이는 워크온슈트 뿐만 아니라 모든 웨어러블 로봇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문제였다.

    공경철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본질적 문제에 대해 기술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기존의 ‘후면 착용 방식’ 대신, ‘전면 착용 방식’을 적용함으로써 휠체어에서 내리지 않고도 착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번에 개발해 공개한 F1 버전은 바로 이 지점에서 근본적인 차이를 보인다.

    이번에 공개된 F1 버전은 중증도가 가장 높은 ASIA-A(완전마비) 레벨을 대상으로 한다. 공경철 교수가 의장으로 있는 재활 로봇 및 보조기기 기업 (주)엔젤로보틱스(Angel Robotics)에서 재활치료 및 근력 보조 웨어러블 로봇을 전국적으로 보급하고 있지만, 이번 F1 버전은 ‘완전마비’ 레벨의 장애인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 포인트가 뚜렷하다.

    왼쪽부터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공경철 교수, 김승환 연구원(로봇 착용자), 박정수 박사과정(Team KAIST 주장)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왼쪽부터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공경철 교수, 김승환 연구원(로봇 착용자), 박정수 박사과정(Team KAIST 주장)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착용자에게 스스로 다가오는 로봇

    또한, 워크온슈트 F1은 착용 전 스스로 걸어서 착용자에게 다가올 수 있다. 마치 ‘휴머노이드’와 같은 기능이다. 무게 중심을 스스로 제어하는 기능을 적용했기 때문에, 혹여 실수로 착용자가 로봇을 밀거나 하더라도 균형을 잃거나 넘어지지 않는다. 이러한 디자인은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박현준 교수가 맡았다.

    워크온슈트 F1은 똑바로 선 상태에서 두 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지팡이 없이도 몇 걸음을 걸을 수 있도록 밸런스를 제어하는 성능도 개선됐다.

    (주)엔젤로보틱스와의 협업을 통해, 로봇의 핵심 부품이라 할 수 있는 메인 회로, 모터와 모터드라이버, 감속기 등을 모두 국산으로 바꿨다. 단지 국산으로 바꾼 것이 아니라, 성능 면에서도 더 우수하다. 모터와 감속기 모듈의 출력은 연구팀의 기존 기술에 비해 약 2배 향상됐다. 모터드라이버의 제어 성능 역시 주파수 응답속도 기준 약 3배 향상됐다.

    공경철 교수는 “워크온슈트는 장애인을 위한 웨어러블 로봇 기술의 결정체”라고 말했다. 워크온슈트에서 파생된 부품, 제어 기술, 모듈 기술 등이 웨어러블 로봇 산업 전체의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 공 교수의 설명이다.

     

    사이배슬론 금메달 전적, “기술적 격차 보여줄 것”

    공경철 교수 연구팀은 ‘Team KAIST’라는 이름으로 올해 열리는 제 3회 사이배슬론(Cybathlon) 대회에 출전한다. 사이배슬론은 스위스에서 4년마다 개최되는 ‘장애 극복 사이보그 올림픽’이다. 2020년 제 2회 사이배슬론에서 ‘웨어러블 로봇’ 종목 금메달을 획득한 후 4년 만의 출전이다. 

    이번 대회는 오는 27일(일) 열리며, 일부 참가자는 스위스 현지에서, 일부 참가자는 각국에 마련된 경기장에서 생중계 방식으로 참가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적용했다. Team KAIST는 엔젤로보틱스의 선행연구소(플래닛대전) 안에 설치된 경기장에서 온라인으로 참가할 예정이다.

    지난 대회에 비해 미션 난이도가 높아졌으며, 미션 수도 6개에서 10개로 늘어났다. 연구팀의 주장을 맡은 박정수 박사과정은 “이미 지난 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던 만큼, 이번 대회에서는 순위 경쟁보다 ‘기술적 초격차’를 보여주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워크온슈트 F1' 시연 모습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워크온슈트 F1' 시연 모습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 위험 예측·조기 진단이 중요한 치매, ‘스마트링’으로 가능할까

    위험 예측·조기 진단이 중요한 치매, ‘스마트링’으로 가능할까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 / 출처 : COLMI 제품 페이지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 / 출처 : COLMI 제품 페이지

    날이 갈수록 치매 환자는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치매의 명확한 원인을 찾는 일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치매는 한 번 발병하면 완치는 불가능에 가깝고, 진행을 늦추는 것만이 최선이다. 치료제 개발과 별개로, 발병 위험 예측과 예방, 조기 진단이 중요한 이유다.

    이에 ‘스마트링’을 활용해 치매를 조기 진단하기 위한 연구가 시작된다. 치매를 정복해가는 데 있어 뚜렷한 족적을 남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예정된 초고령사회, 복병은 치매

    우리나라는 2023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17%다. 인구 구조상 ‘고령사회’로 분류된다. 2000년대 초반부터 고령화가 시작돼, 채 20년이 되지 않은 2017년부터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향후 대략 2~3년 사이에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가 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그렇게 되면 ‘초고령사회’로 분류된다.

    고령인구가 많아지면서 사회적으로 가장 우려되는 질환을 꼽자면 ‘치매’다. 기술의 발달로 수많은 질병을 이해하고 해결책을 발견해왔지만, 여전히 치매는 정복하지 못한 중증 질환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치매 진단을 받은 환자 중 65세 이상인 경우가 약 69만 명이다. 통계청에서 조사한 2023년 65세 이상 총 인구가 약 900만 명이니, 약 13% 정도가 치매 진단을 받은 셈이다. 인구의 고령화 속도는 빨라지고 있고, 고령 인구의 비율이 높은 상태는 한동안 유지될 것이다. 즉, 치매 발병률과 건수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정복대상은 알츠하이머

    ‘치매’라 불리는 질환은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흔히 알츠하이머라 불리는 ‘노인성 치매’와 중풍 등으로 인해 생기는 ‘혈관성 치매’가 대표적이다. 그 외에 루이 소체 치매, 전두측두엽 치매 등으로 나뉜다. 이중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유형이 알츠하이머다. 전체 치매 환자 중 적게는 55%, 많게는 70%가 알츠하이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로서 가장 우선순위에 두어야 할 유형인 셈이다.

    알츠하이머의 정확한 발병 원인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다방면으로 알츠하이머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며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다. 

    다만, 치료제가 나오더라도 투여할 대상을 선별할 필요가 생긴다. 환자마다 치료제의 효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고, 혹시 모를 부작용에 대비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즉, 치료제를 적용할 환자를 선별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한 신속·정확한 검사법이 필요하다.

     

    새로운 검사방법의 필요성

    기존 선별검사로 활용되는 ‘신경심리검사’는 언어적 이해력, 기억력, 문제 해결능력 등을 평가함으로써 인지 장애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사용되는 보편적 검사법이다. 하지만 이는 동일한 인지 능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학력이나 교육수준에 따라 검사결과에 차이가 날 수 있어 객관성에 한계가 있다. 또한, 같은 검사를 여러 번 실시하면서 검사에 익숙해지면 실제 인지 능력과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뇌 MRI, PET-CT 검사는 효과적이지만 높은 비용이 드는 검사법이기 때문에 환자들에게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검사법은 아니다. 이에 따라 혈액으로부터 특정 단백질을 검출함으로써 치매를 예측하는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스마트링’을 활용한 치매 예측 연구

    이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강동우 교수는 스마트링을 활용하는 검사법을 연구하고 있다. 반지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인 ‘스마트링’을 통해 신체활동 기록을 수집하고, 이를 토대로 치매를 예측하는 임상연구다. 강동우 교수는 (주)브레디스헬스케어와 함께 ‘2024년 바이오 의료 기술사업화 지원사업’ 과제에 ‘혈액 바이오마커 검사용 체외진단의료기기 개발 및 사업화’로 선정됐다.

    강동우 교수팀은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조기에 예측하는 통합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이번 연구를 시작했다. 혈액 바이오마커 검출 기술에 스마트링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결합하고, 건강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할 계획이다. 

    스마트링은 스마트 워치와 유사하게 심박수, 체온, 호흡, 운동량, 산소포화도, 수면 패턴 등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단, 손가락에 착용할 수 있고 복잡한 조작 없이도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기 때문에 첨단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적합하다. 워치에 비해 대체로 배터리 수명이 더 길기 때문에 장시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도 유리하다.

     

    비침습적, 저비용 검사법 개발 목표

    강동우 교수팀은 연구 1차년도에 ‘혈액 바이오마커 검사용 체외진단의료기기’의 시제품을 제작하고, 그 임상 성능을 평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기술보다 약 10,000배 높은 감도로 바이오마커를 검출할 수 있는 ‘디지털 면역분석(Digital ELISA)’ 기술을 활용해 진단 키트를 개발할 계획이다.

    연구 2차년도에는 스마트링으로 수집한 데이터와 혈액 바이오마커 데이터를 통합, 치매 위험도를 예측하고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통합 시스템 사업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강동우 교수는 “이 연구는 치매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보다 정확한 예측과 조기 진단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건강 상태를 종합 평가하는 통합 시스템을 개발하여, 비침습적이고 경제적인 비용으로 치매를 진단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강동우 교수 / 출처 : 서울성모병원 홈페이지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강동우 교수 / 출처 : 서울성모병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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