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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뇌 주름의 역할은? ‘영역 간 거리 단축’으로 뇌 기능에 기여

    뇌 주름의 역할은? ‘영역 간 거리 단축’으로 뇌 기능에 기여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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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생각하는 뇌는 어떤 모양인가? 아마 뇌를 직접 볼 일은 없어도, 잔뜩 주름이 져 있는 모습은 어렵지 않게 떠올릴 것이다. 그렇다면 뇌의 주름은 왜 생겼을까? 사람들이 가장 흔히 생각하는 이유는, 두개골 안 공간에 비해 뇌가 크기 때문에 ‘구겨 넣은 결과’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신경과학계에서는 뇌의 주름이 뇌 기능 및 효율성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견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작은 주름, 깊은 주름일수록 그 중요성이 높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뇌 주름은 정말 중요할까? 그렇다면 뇌 주름의 역할과 의미는 무엇일까?

     

    뇌 표면의 ‘고랑’과 ‘이랑’

    작물이 심어진 밭의 모양을 본 적이 있는가? 언덕처럼 솟은 부분을 ‘이랑’이라 하고, 그 사이에 홈처럼 파인 부분을 ‘고랑’이라고 한다. 이 용어는 뇌의 표면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겉으로 드러난 부분을 ‘대뇌 이랑(Cerebral Gyrus)’, 주름으로 접혀 감춰진 부분을 ‘대뇌 고랑(Cerebral Sulcus)’이라 한다.

    밭에서의 고랑이 이랑과 이랑 사이의 경계 역할을 하듯, 뇌에서도 고랑은 각 영역을 구분하는 경계 역할을 한다. 그중에서 특히 크기가 작은 고랑은 개인마다 형태가 제각각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 연구팀은 이를 ‘3차 고랑’이라고 지칭하며, 여기에 초점을 맞춘 연구 내용을 제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뇌의 3차 고랑, 즉 뇌 주름의 역할은 오랫동안 별다른 인정을 받지 못했다. 그저 좁은 공간 안에 뇌를 ‘접어 넣는’ 과정에서 불규칙적으로 생긴 것에 불과하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러한 통념에 의문을 제기했다. 3차 고랑이 실질적인 뇌 기능과 중요한 관련이 있다는 가설을 세움으로써 뇌 주름의 역할을 검증하고자 했다.

    연구팀은 7세부터 18세 사이에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 43명을 모집했다. 이들에게 추론 능력이 필요한 과제를 부여하고,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을 활용해 이들의 뇌 활동을 측정했다. 

    연구팀은 추론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3차 고랑'의 차이에 따라 뇌 기능에 어떤 차이가 나타나는지를 살펴보았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연구팀은 추론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3차 고랑'의 차이에 따라 뇌 기능에 어떤 차이가 나타나는지를 살펴보았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뇌 주름의 역할, 영역 간 거리 단축

    여러 뇌 영역 중 연구팀이 특히 주목한 것은 전두엽 외측 피질과 두정엽 외측 피질이다. 이 영역에 있는 3차 고랑들의 깊이를 살펴보고, 이것이 뇌 영역 간 연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고자 했다. 

    연구 결과, 해당 영역에 있는 3차 고랑의 깊이가 깊을수록, 영역 간 연결성이 더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3차 고랑의 깊이가 깊은 참가자들이 추론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더욱 활발한 뇌 활동을 보여줬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깊은 고랑이 만들어짐으로써, 해당 기능에 관련된 뇌 영역들 사이의 물리적 거리가 더 가까워졌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물리적 거리가 가까워진다는 것은 신경세포(뉴런)와 그 연결(시냅스)들의 거리가 짧아진다는 이야기고, 상호 간 정보·신호 전달 속도가 빨라져 뇌 효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정리하자면 뇌 주름의 역할은 뇌 영역 간 거리 단축에 있다는 뜻이다.

    또한, 같은 원리로 다른 뇌 영역들 사이에 존재하는 3차 고랑도 같은 역할을 수행할 거라 보았다. 영역과 영역 사이에 깊은 고랑이 형성될수록 그들 영역 간의 거리가 단축된다. 이는 해당 영역들이 함께 사용돼야 하는 상황에서 뇌가 보다 효율적인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한다. 

    연구팀이 내놓은 해석은 기존의 상식을 완전히 뒤집어 엎는 접근이다. 뇌 피질이 아무렇게나 무작위로 ‘구겨져’ 있는 것에 불과하다고 봤던 기존의 견해와 달리, 뇌 주름의 역할을 매우 중요하게 보는 관점이기 때문이다.

    종이를 반으로 접으면, 서로 멀리 떨어져 있던 지점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지는 것을 연상하면 된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종이를 반으로 접으면, 서로 멀리 떨어져 있던 지점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지는 것을 연상하면 된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인간 뇌 기능의 핵심 영역

    연구팀에 따르면, 다른 동물들의 뇌는 상대적으로 표면에 주름이 없이 매끄럽다. 다만, 영장류에 해당하는 동물들은 피질 위에 고랑과 이랑이 어느 정도 존재한다. 반면, 인간의 뇌는 매우 뚜렷한 굴곡과 주름으로 덮여 있다. 사실상 피질의 60~70% 정도가 주름에 묻혀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뇌가 발달하는 과정에서 ‘고랑의 패턴’이 변할 수 있다. 어떤 고랑은 더 깊어질 수 있고, 반대로 얕아질 수도 있다. 연구팀은 이를 개인의 경험에 따른 차이로 규정했다.실제로 연구팀이 스캔한 어린이들의 고랑은 크기, 모양, 위치 면에서 차이가 있었으며, 심지어 어떤 아이들에게는 있는 고랑이 다른 아이에게는 없는 경우도 있었다. 

    멀리서 봐도 뚜렷하게 보일 정도의 ‘1차 고랑’은 발달 과정에서 먼저 드러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비슷한 양상을 띤다. 하지만 작고 미세한 3차 고랑들은 발달 과정에서 가장 마지막에 나타나며, 가까이에서 관찰해야 보일 정도로 작은 것도 있다. 

    하지만 개인의 추론 능력, 의사결정 능력, 계획 능력, 자기 통제력과 같은 고차원적인 뇌 기능 차이는 결국 3차 고랑의 구조 차이에서 나타난다는 것이 연구팀의 최종적인 해석이다. 연구팀은 좋은 경험을 꾸준히 누적함으로써, 개인의 인지 발달 경로를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성인 이후에도 인지 기능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연구팀의 다음 목표는, 뇌의 3차 고랑들을 보다 정확하게 식별하고 분석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하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개인별 뇌 구조를 보다 정밀하게 파악하고, 실제 뇌 기능과의 관계를 깊이 이해하는 발판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사람마다 3차 고랑의 위치, 크기, 깊이 등이 다르다는 것, 성인 이후에도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은 뇌 가소성(신경 가소성)의 개념과 일치한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사람마다 3차 고랑의 위치, 크기, 깊이 등이 다르다는 것, 성인 이후에도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은 뇌 가소성(신경 가소성)의 개념과 일치한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 절대음감, 타고나지 않아도 얻을 수 있다?

    절대음감, 타고나지 않아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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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대음감’이라는 말을 알고 있을 것이다. 아무런 참고 없이 어떤 소리의 음의 높이를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절대음감 하면 보통 선천적인 능력이라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후천적인 훈련을 통해 절대음감을 얻는 것이 가능하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절대음감 훈련 프로그램

    영국 서리 대학의 연구팀은 음악 분야를 업으로 삼는 12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기획했다. 이들은 각기 다양한 수준의 음악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로 선발했다. 참가자들은 8주 간의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 프로그램은 특정한 음의 높이를 식별하도록 하는 훈련이 아니었다. 대신, ‘절대음감’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그 개념적인 측면을 배우도록 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테스트를 진행할 때는 외부 개입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게 여겼다. 어떤 사람이 응답한 것에 대해 다른 사람의 피드백을 듣는다거나, 서로 다른 답을 말함으로써 심리적인 영향을 받지 않도록 조치했다.

    또한, 최종 레벨에서는 같은 내용의 훈련을 여러 번 완료하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이른바 ‘대충 찍기’ 방법으로 우연히 성공하는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서다.

     

    절대음감, 후천적으로 얻을 수 있다

    연구 결과, 참가자들 모두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다. 모든 참가자는 평균 7개의 음 높이를 90% 정확도로 식별할 수 있게 됐다. 그중 2명은 실제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유사하게 12개 음 높이를 모두 빠르고 정확하게 식별해냈다. 

    연구팀의 수석 연구자인 예타 웡 박사는 “이는 후천적 훈련으로 절대음감을 습득할 수 있다는 증거가 된다”라며 “집중적이고 적절한 형태의 훈련이 있다면, 성인이 된 후에도 절대음감을 습득할 수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인간의 뇌는 복잡한 인지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잠재력이 있으며, 절대음감도 예외는 아니라는 것이 웡 박사의 의견이다.

    사실 절대음감이라고 해서 모두가 같은 수준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높은 수준의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세상 모든 소리의 음 높이를 100% 맞출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후천적 훈련을 통한 절대음감 확보가 마냥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신경 가소성과 절대음감

    이와 관련해 떠올릴 수 있는 것이 ‘뇌 가소성’ 또는 ‘신경 가소성’이라 불리는 능력이다. 인간의 뇌는 경험에 따라 변화하고 적응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성인이 돼 신체적 발달이 끝난 뒤에도 지적 능력이 지속적으로 발달할 수 있다고 하는 근본 원리이기도 하다.

    소리를 듣고 그 정보를 처리하는 것은 뇌의 측두엽이 담당하는 역할이다. 측두엽 내 청각 피질이 소리의 특성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두엽과 해마 등 인지적 능력을 담당하는 영역에서 “이 소리의 높이는 C#이다”라는 식으로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

    선천적으로 절대음감을 타고난 사람들은 청각을 분석하고 처리하는 능력이 탁월한 것이다. 반면 서리 대학이 실시한 것과 같이 특정한 훈련을 거치게 되면, 신경 가소성으로 인해 측두엽과 청각 피질의 신경 연결(시냅스)이 강화되면서 감각이 향상될 수 있다. 이는 절대음감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원리다.

  • 임신 중 영양 및 운동 관리, 아기 정신건강에 영향

    임신 중 영양 및 운동 관리, 아기 정신건강에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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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신 중의 건강한 식습관과 적절한 신체 활동이 출산 후 아기의 자기 통제력, 감정 조절 등에 이로운 효과를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 중 식단 및 운동 관리

    캐나다 브록 대학의 연구팀은 임신 중 영양가 있는 식단과 적절한 운동 프로그램을 병행하는 것이 아이의 정신적 능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기존의 다른 연구를 참조해 북미 지역의 임산부 대부분이 당분과 포화 지방이 많은 식단을 섭취하고 있다는 점, 또한 전체 임산부의 15% 정도만이 권장 수준의 신체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로 인해 아이들의 신경정신계 위험이 우려되지만, 이에 대한 기존의 임상시험 결과들이 서로 상반되게 나왔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임신 12주에서 17주 사이에 있는 여성 50명을 모집해 두 그룹으로 나눴다. 개입 그룹에는 저지방 그릭 요거트와 코티지 치즈, 저지방 우유 등 고단백 식단과 더불어 개인의 건강상태에 맞춘 영양 상담이 제공됐다. 다른 한쪽은 대조 그룹으로서 정기적인 임신 관리만을 받았다.

     

    식단 및 운동 관리, 효과가 있었을까?

    2년 가량이 지난 후, 연구팀은 참가했던 여성들과 그 남편, 그리고 아기들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아기들이 관심을 보이는 장난감을 준비한 다음, 아기들이 손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종이 울릴 때까지 장난감을 만지지 말 것을 인지시켰다. 종이 울리는 간격은 점점 더 길어졌는데, 이를 통해 아기가 ‘만족감을 뒤로 미룰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하고자 했다.

    다음으로는 아기에게 다른 장난감을 주고, 아기가 그것을 가지고 얼마나 오랫동안 놀았는지를 기록했다. 또한, 같은 과정을 두 번 더 반복하면서, 아기가 얼마나 잘, 그리고 얼마나 오랫동안 집중력을 기울이는지도 확인했다.

    한편, 부모를 대상으로는 두 가지 설문지를 작성하도록 했다. 하나는 아기의 정서 및 행동 문제와 관련된 증상이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한 체크리스트였다. 다른 하나는 기억력과 사고력, 충동 조절을 얼마나 잘 하는지를 평가하기 위한 설문이었다.

     

    집중력과 충동 억제력 우수

    모든 테스트가 끝나고 그 결과를 분석했을 때, 연구팀은 ‘개입 그룹’에 속했던 엄마들의 아기에게서 눈에 띄는 결과가 나타났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그룹의 아기들은 대체로 집중력이 더 길게 유지됐고, 충동적인 행동이 더 적었다. 또한, 정서 및 행동 문제와 관련된 증상이 적었다. 

    연구팀을 이끌었던 건강과학 분야 조교수 존 크제츠코프스키는 “이번 연구는 임신 중 식단과 운동의 최적화가 추후 아이의 정신건강 관련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연구팀은 대조 그룹의 아기들을 고려해 후천적 노력으로도 차이를 메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크제츠코프스키 교수는 “어린아이의 뇌는 가소성이 뛰어나고 변화하기 쉽다”라며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이고 뇌 발달을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게 한다면 임신 중 관리에 의한 차이는 따라잡을 수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크제크코프스키 교수는 이번 연구가 유럽계 중산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며, 보다 확대된 범위에서의 보편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다음 단계로 연구 범위를 확대해, 사회경제적으로 좀 더 넉넉하지 못한 참가자를 비롯해 다양한 인종 집단을 포함해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외국어 배우면 알츠하이머 발병 늦출 수 있어

    외국어 배우면 알츠하이머 발병 늦출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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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가지 언어를 구사하는 것이 노인의 인지력 향상에 기여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로써 알츠하이머의 발병을 최대 5년까지 늦출 수 있다는 내용이다. 

    캐나다 콘코디아 대학의 연구팀은 ‘신경 이미징 기법’을 활용해 언어 사용과 노화를 살펴볼 수 있는 뇌 영역의 변화를 연구한 다음, 이와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 연구 내용은 이중언어와 관련된 연구를 다루는 학술 저널 「Bilingualism: Language and Cognition」에 이와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두 가지 언어 사용자, 해마 크기 보존돼

    콘코디아 대학 연구팀의 이번 연구는 2007년 발표됐던 이중언어 사용 관련 연구의 연장선이라 할 수 있다. 당시 연구는 이중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인지적 유연성 및 문제 해결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내용이었다.

    콘코디아 대학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뇌 영역의 이미지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환자들 중 두 가지 이상의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의 해마가 하나의 언어만을 사용하는 사람보다 눈에 띄게 크다는 공통점을 발견했다. 해마는 뇌에서 학습 및 기억을 주로 담당하는 영역이다. 알츠하이머가 발생했을 때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영역이기도 하다.

    한 가지 언어만을 사용하는 단일 언어 구사자의 경우, 경도 인지장애 또는 알츠하이머가 진행됨에 따라 해마가 위축되는 모습이 관찰됐다. 그러나 이중언어를 구사하는 사람은 해마의 크기에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해마의 크기가 줄어들면 기억, 학습, 공간 인지 등에서 문제가 생긴다. 단기, 장기를 가리지 않고 기억력이 저하되며,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는 데도 어려움이 생긴다. 즉, 두 가지 이상 언어를 사용하면 해마의 위축을 막고 뇌 건강을 유지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뇌의 자발적인 회복 능력

    뇌에 손상이 발생하게 되면, ‘뇌(신경) 가소성’에 의해 어느 정도까지는 회복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러한 회복력은 외상이나 질환 뿐만 아니라 노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변화에도 어느 정도 발휘된다. 뇌의 회복 능력은 ‘뇌 유지(brain maintenance)’, ‘뇌 예비력(brain reserve)’, 그리고 ‘인지적 여유(cognitive reserve)’로 세분화된다.

    뇌 유지 능력은 글자 그대로 노화가 어느 정도 진행되더라도 그 형태와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인지적 자극, 균형 잡힌 식단, 규칙적인 운동, 숙면 등이 뇌의 퇴행을 예방하기 위한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2013년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지중해식 식단’이 인지적인 건강을 유지하는 데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고 보고한 바 있다.

    뇌 예비력은 뇌의 크기 및 구조와 관련된 능력이다. 예비력이 더 클 경우, 노화 또는 퇴행성 질환으로 인해 손상이나 위축을 겪더라도 가소성이 발생할 여력이 생긴다. 즉, 손상된 부분이 담당하던 기능을 다른 신경세포가 대신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인지적 여유 역시 어느 정도 비슷하다. 노화나 질병으로 인해 손상 또는 수축됐을 때, ‘대체 경로’를 활성화해 잃어버리거나 저하된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인지적 여유가 크다는 것은 평생동안 축적된 인지적 유연성이 높다는 의미다. 뇌 예비력이 물리적 공간의 개념이라면, 인지적 여유는 기능적 대체 능력의 개념이라 할 수 있겠다.

     

    어학 공부, 뇌 회복력 높일 수 있어

    콘코디아 대학 연구팀이 수행한 연구에서 볼 수 있듯, 이중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의 경우 퇴행성 뇌질환을 앓고 있음에도 해마 크기가 변화하지 않았다. 이는 이중언어 사용이 물리 구조적인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사례다.

    실제로 두 가지 언어를 사용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다양한 인지적 경험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사용하는 문자가 독보적인 편이므로, 어떤 외국어를 공부하더라도 문자부터 새롭게 접해야 한다. 단어, 문법, 관용어나 속어 등 다양한 개념을 익히며 폭넓은 인지적 자극을 얻게 된다. 

    이를 통해 ‘인지적 여유’가 높아지며, ‘대체 경로’의 활성화 가능성이 높아진다. 평소 쌓아왔던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활용해, 손상된 부분의 기능을 대신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는 같은 목적지로 향하는 길을 한 가지만 알고 있는 것과 여러 가지를 알고 있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물론, 새로운 언어를 공부하는 것 외에도 인지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악기나 기술을 새롭게 배우는 것이 그 예다. 하지만 언어의 경우 일반적으로 ‘사람 간의 소통과 상호작용’ 그리고 ‘문제 해결 및 비판적 사고’ 등을 목적으로 한다. 보다 복잡하면서 폭넓은 인지적 자극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뇌 가소성 및 회복력 증진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들이 존재한다.

    콘코디아 대학 연구팀은 이후 다국어 구사자를 대상으로 한 추가 연구를 계획 중이다. 여러 나라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것이 뇌의 인지적 기능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 뇌졸중 후 시야장애, ‘디지털 치료제’ 처방 시작

    뇌졸중 후 시야장애, ‘디지털 치료제’ 처방 시작

    비비드 브레인 사용법과 치료효과를 설명하고 있는 강동화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 / 출처 : 서울아산병원
    비비드 브레인 사용법과 치료효과를 설명하고 있는 강동화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 / 출처 : 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이 뇌졸중으로 인한 시야장애를 겪고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최근 디지털 치료제 ‘비비드 브레인(vivid brain)’ 정식 처방을 시작했다.

    비비드 브레인은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강동화 교수가 개발했다. 시각 자극에 대한 반복적 학습 훈련을 통해 ‘시각정보 인식능력’을 향상시키는 ‘시야장애 디지털 치료제’다. 가상현실(VR)에 기반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구현해, 언제 어디서든 학습 훈련을 할 수 있다.

    비비드 브레인은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았으며, 6월 보건복지부 고시를 통해 의료현장에서 처방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승인된 디지털 치료제 사례로는 세 번째다. 

     

    뇌졸중 후유증, 명확한 치료법 없어

    시야장애는 뇌졸중 환자의 약 20%가 경험하는 후유증이다. 시각피질인 ‘후두엽’이 손상돼, 시각 정보의 일부를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특정 방향이나 영역에서 아예 시각 인지를 하지 못하는 상태로, 예를 들어 뇌 오른쪽 부위에 뇌졸중을 경험한 경우 왼쪽 시야가 보이지 않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밖에 두 개의 이미지가 겹쳐서 보이는 ‘복시’ 증상이 나타나거나, 특정 장소에 물체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시각 인지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운전, 독서 등 일상적인 활동에 큰 불편을 느끼게 되며,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에 사고 위험도 높아진다. 뇌 손상이 원인이 되므로 명확한 치료법은 없는 상황이었다.

     

    뇌 가소성을 촉진하는 치료법

    강동화 교수는 지난 9월 12일(목) 뇌졸중 후유증으로 시야장애를 앓고 있는 50대 여성 환자에게 첫 비비드 브레인 처방을 진행했다. 환자는 12주에 걸쳐 VR기기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시지각 학습 훈련을 지속함으로써 손상된 시각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치료받게 된다.

    이는 병원에 방문하지 않고도 언제 어디서나 학습 훈련을 시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VR기기를 착용하고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한 후, 화면에 나타나는 과제를 보며 조이스틱을 누르는 방식이다. 시각 자극에 대한 지각능력을 꾸준히 학습하면서 시야 민감도를 향상시키고, ‘뇌 가소성’을 촉진시켜 뇌졸중이 발생한 부위 주변의 뇌를 깨운다는 개념이다.

     

    개인 맞춤형 훈련 및 원격 피드백 제공

    비비드 브레인은 먼저 시지각 평가 과정을 거쳐 어느 부위를 훈련시켜야 하는지를 찾는다. 환자마다 시야장애 양상과 패턴이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학습 훈련 성적에 따라 자동적으로 난이도를 조정하도록 프로그래밍돼 있어, 환자 상태에 따른 맞춤형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

    사용자들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학습 훈련 결과를 즉각 확인할 수 있다. 주기적으로 평가를 진행해 시각 기능이 얼마나 개선됐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원격 모니터링을 통해 훈련 진척도에 따른 전문가 피드백을 받을 수도 있다.

     

    안전성과 잠재력 갖춘 디지털 치료기술

    강동화 교수는 직접 창업한 디지털 치료기기 전문기업 뉴냅스와 함께 지난 2022년 10월부터 10개월에 걸쳐 100여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비비드 브레인을 통해 환자들의 ‘시야 민감도’가 유의미하게 호전됐음을 입증한 바 있다.

    이후 식약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았으며,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 심의를 받았다. 뇌졸중으로 인한 시야장애 개선에 대해 ‘안전하고 잠재성 있는 혁신의료기술’로 평가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6월 보건복지부 고시가 발령됐으며, 의료 현장에서 처방할 수 있게 돼 이번 첫 처방 사례를 남겼다.

    강동화 교수는 “다른 국내 병원에서도 비비드 브레인 처방이 진행될 예정이며, 해외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라며 “비비드 브레인이 전 세계 시야장애 치료의 표준으로 자리잡아, 많은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 ‘잘 먹는 것’이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잘 먹는 것’이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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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안이나 우울과 같은 정신건강 문제 역시 ‘건강의 범주’로 포함해서 인식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정의에 따르면, 건강이란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양호한 상태를 포함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정신 영양학(Psychiatric Nutrition)’이라는 개념이 있다. 우리가 먹는 음식이 신체 뿐만 아니라 뇌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 즉 식단이 정신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하는 분야다.

    우리의 뇌는 최적의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 특정 영양소를 필요로 한다. 정신 영양학의 관점에서 본 ‘우리 뇌를 위해 가장 중요한 영양소’는 무엇이고, ‘피해야 할 식단’은 무엇일까? 미국 건강전문 매체 ‘헬스라인’에 게재된 정신 영양학 관련 내용을 재구성해 전한다.

     

    영양 섭취와 정신건강의 연결 고리

    ‘음식이 뇌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일견 타당한 논리다. 뇌 역시 음식에 의해 에너지를 공급 받고, 음식에 의해 이로움과 해로움을 겪게 되니 말이다. 

    정신 영양학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식단이 정신적인 문제를 치료하고 건강한 상태를 유지에 기여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큰 틀에서 비슷해보이지만, 상담이나 약물의 비중을 두던 기존 방법과 달리, 식단이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는 관점이다.

    이와 관련해 정신 영양학에서 강조하는 몇 가지 사항이 있다.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물학적인 연결고리’를 제시한 것이다. 예를 들어, 특정 식단은 뇌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그로 인해 불안이나 감정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산화 스트레스와 뇌 건강

    산화 스트레스 또한 같은 맥락이다. 자유 라디칼을 비롯한 활성산소는 일상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성된다. 이로 인한 세포 손상을 줄이기 위해 항산화 성분이 있는 음식을 섭취할 것이 권장된다. 항산화 물질 섭취가 부족하거나, 활성산소 생성이 과도할 경우 산화 스트레스가 심화될 수 있다. 심각한 수준의 산화 스트레스는 뇌 신경세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장내 미생물 균형도 중요

    장에는 미생물군을 구성하는 박테리아를 비롯해 다양한 미생물이 서식한다. 이들 중에는 유익균도 있고, 유해균도 있으며, 중립 성향을 띠는 균도 존재한다. 이들이 ‘유익균 우세’ 환경을 만들어야 음식을 더욱 원활하게 소화할 수 있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된 사실이다.

    한편, 정신 영양학에서는 ‘장-뇌 축’을 강조한다. 장내 미생물군이 불균형하게 되면 정신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뇌(신경) 가소성은 후천적 변화

    ‘뇌(신경) 가소성’이란, 뇌가 주변 환경의 요구에 따라 변화하고 적응하는 능력을 말한다. 성인기에 도달해 기본적인 발달을 마친 뒤에도, 뇌는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환경과 생활양식에 맞춰 발달하게 된다.

    정신 영양학적인 연구에 따르면 인생 후반부로 갈수록 뇌의 적응력과 유연성 수준이 다르게 나타나며, 그 수준은 평생 어떤 식단을 주로 섭취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한다. 즉, 뇌 가소성을 최적화하기 위해서는 그에 적합한 건강 식단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정신 영양학적 관점에서의 주요 영양소

    인간이 먹는 음식은 각 장기와 조직, 세포, 호르몬, 유전자까지 신체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신체 건강과 정신 건강 모두를 위해서도 적절한 영양분 섭취는 중요하다. 정신 영양학 연구자들은 보다 나은 정신 건강을 위해 오메가-3 지방산, 비타민 B, 비타민 D, 마그네슘, 섬유질, 프로바이오틱스, 각종 항산화 물질을 꼽았다. 

    오메가-3 지방산의 경우, 뇌 가소성을 비롯해 전반적인 뇌 건강에 필수적인 영양소다. 비타민 B는 결핍 시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2022년 연구 결과가 있다. 또한, 같은 연구에서 비타민 D 결핍이 감정 문제와 연관이 있다는 결론도 함께 제기된 바 있다.

    식이섬유와 프로바이오틱스는 장내 미생물군을 형성하고 바람직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중요하다. 유익균의 비중을 늘리고 그들이 활성화될 수 있는 먹이가 충분히 제공되면, 정신적인 건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항산화 물질의 경우 세포 단위의 산화 스트레스를 예방함으로써 건강한 세포를 유지할 수 있게 한다. 뇌 신경세포 역시 산화 스트레스의 영향을 받으므로, 충분한 항산화 물질 섭취가 매우 중요하다.

     

    정신 영양학의 현실적 목표는?

    사실, 건강한 식단은 모든 사람에게 중요한 필수 요건이다. 다만, 정신 영양학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는 정신 건강 문제에 초점을 맞추되,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식단 차원의 개입을 보다 중요시한다.

    정신 영양학적 접근법에서 핵심은, 약물 및 상담 치료와 식이요법을 통합해, 개인의 특성에 맞춘 치료 계획을 세우게 된다. 전통적인 치료법을 배제하거나 대체하는 것이 아닌, 보완책으로서 자리잡는 것이 목표라 할 수 있다. 이를 테면 상담 치료 과정에서 연어, 시금치, 요거트 등 특정 음식을 보다 자주 섭취할 것을 권하거나, 영양소 결핍 여부를 파악해 보충제 복용을 권장하는 식이다.

    신체 건강에서 ‘개인 맞춤화 치료’는 중요한 트렌드가 되고 있다. 정신 건강 또한 마찬가지다. 각각의 개인이 겪는 정신 건강 관련 문제들은 같은 명칭으로 불리더라도 서로 다른 경우가 흔하다. 정신 영양학이 새로운 아이디어로서 각광받는 데는 이러한 배경과 시대적 흐름이 한몫을 하고 있다.

  • 운동하면 머리도 맑아진다! 운동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효과

    운동하면 머리도 맑아진다! 운동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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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동에 관한 정보는 너무 많다. 어렵거나 귀찮다고 하는 사람들을 위해 온갖 방법으로 쉽고 간편한 운동 정보를 제공하는 콘텐츠도 부지기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동을 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있어, 많은 것을 양보한 조언을 건네곤 한다. ‘어떤 운동이든 한 가지라도 꾸준히 하라’고.

    물론 운동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다.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게 좋고, 근력 운동은 저마다 자극하는 부위가 다르니 여러 가지를 병행해야 한다. 이런 이야기들이 운동을 시작하는 허들로 작용하기도 한다.

    운동의 목적은 대개 체중 감량이나 근육 성장에 두곤 한다. 이 때문에 여러 가지 이야기들에 자꾸 관심이 분산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직 시작하지 않은 경우라면 그런 복잡한 이야기에 잠시 귀를 닫아라. 모든 일에는 순서라는 게 있는 법이니까. 걷기가 됐든 조깅이 됐든, 한 가지라도 일단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운동은 건강한 몸을 만들어주지만, 그것 못지 않게 건강한 정신을 만드는 데도 기여한다. 한 가지 운동만 하게 되면 아무래도 신체적인 효과는 덜하겠지만, 적어도 하지 않는 것에 비해 훨씬 나은 정신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운동과 정신건강의 상관관계, 지금부터 알아보도록 한다.

     

    정신건강의 본질은 무엇인가

    ‘정신건강’이라는 말은 언뜻 매우 추상적으로 들린다. 정신이라는 개념 자체가 물질적인 실체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인간의 정신은 엄밀한 물질적 작용의 결과물이다. 

    우리 몸에서는 다양한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 등 화학물질이 만들어진다. 그들은 정해진 조건에 맞춰 분비되고 맡은 역할을 수행한다. 그중 일부는 뇌와 중추신경에 작용하게 되며, 이것이 ‘정신’의 물리적 근본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정신건강이라는 것은 추상적으로 느끼는 감정이나 기분 같은 것이 다가 아니다. 뇌에서 일어나는 화학적 작용과 구조적 변화, 유전적이거나 환경적인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물인 것이다. 흔히 말하는 뇌 가소성(신경 가소성) 역시, 어떤 긍정적인 경험을 반복함으로써 뇌가 변화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런 맥락에서, 운동으로 얻는 효과는 정신적으로 긍정적인 경험이라 할 수 있다. 운동은 대사를 활발하게 함으로써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촉진한다. 이를 통해 스트레스를 줄이고 기분을 개선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뇌 혈류를 증가시켜 뇌가 보다 활발하게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최적의 효능, 스트레스 날리기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은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코르티솔은 신체가 스트레스 상황에 맞게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하지만 코르티솔 수치가 높은 상황이 지속되면 몸은 비상 경계상태로 대기하는 것과 같아진다. 

    이 상황에서는 인체 내 자원을 스트레스와 관련된 일에 우선적으로 쓰려 하며, 이 과정에서 면역 기능에 필요한 에너지와 영양소가 일부 소모될 수 있다. 때문에 지속적인 코르티솔 분비는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신체가 긴장된 상태를 유지하게 함으로써 불안정한 상태를 지속시킨다.

    운동으로 몸을 움직이게 되면, 엔도르핀이나 세로토닌,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이 증가한다. 이들로 인해 기분이 좋아지고 스트레스를 잠시나마 잊게 되면서 코르티솔 수치가 낮아진다. 운동을 마치고 회복하는 과정에서도 마찬가지다. 운동 후 휴식 또는 수면을 취하는 과정에서, 우리 몸은 코르티솔 수치를 정상화하고 스트레스 반응을 완화할 수 있다.

    ▶ [ 관련기사 : 긍정적 사고,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습관을 위하여 ]

     

    신경 가소성에 의한 우울 개선

    운동은 BDNF(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이 더 많이 분비된다. 이는 신경세포(뉴런)의 생존, 성장, 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뇌의 ‘해마’에서 신경세포 생성을 촉진하는데, 해마는 기억과 학습, 감정 조절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역이다. 신경 가소성에 의해 이 부분에 새로운 뉴런이 생기고 시냅스가 형성되면 해당 기능이 개선된다.

    해마는 감정과 관련된 뇌의 또 다른 영역인 ‘편도체’와 상호작용한다. 즉, 해마의 기능이 향상되면 편도체와의 상호작용도 더욱 활발해질 수 있다. 이는 감정의 평가 및 조절에도 훨씬 유리해진다.

    우울로 인한 증상은 대개 해마의 기능 저하와 관련이 있다. 즉, 해마의 기능이 개선된다는 것은 우울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이다.

    ▶ [ 관련기사 : 뇌 손상, 회복할 수 있다! '뇌 가소성'의 원리와 과정 ]

     

    정신 회복은 숙면에서부터 시작

    운동으로 인해 신체적 피로가 발생하면, 보다 깊게 잠들 수 있게 된다. 또한, 운동을 할 때 체온이 높아졌다가 회복 과정에서 다시 체온이 천천히 낮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심부 체온이 낮아지는 효 과가 생긴다. 이는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를 촉진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이다. 불면증의 원인 중 하나로 높은 스트레스 수치가 있는데, 운동으로 코르티솔 분비량이 안정화되면 이 또한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자연스럽게 숙면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면, 정상적인 패턴으로 깊은 수면과 얕은 수면을 반복할 수 있게 된다. 정신적인 회복은 보통 REM 수면 단계에서 이루어지는데, 수면 패턴이 안정적이면 수면 주기에 따라 REM 수면이 원활하게 이루어진다. 

    숙면을 취하고 나면 한결 가뿐하게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긍정적인 경험은 신경 가소성의 한 축이 돼, 점진적으로 더 나은 정신건강을 갖출 수 있도록 변해가게 된다.

    ▶ [ 관련기사 : 잠, 제대로 자고 있습니까? 건강한 수면 패턴에 관하여 ]

     

    스트레스를 애써 거부하지 말라

    스트레스는 자연스러운 감정의 일종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어차피 안 받고 싶다고 해서 안 받을 수는 없다. 스트레스 상황이라는 건 대부분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발생하니까.

    그렇다면 ‘스트레스 받지 말자’라고 생각하면서 ‘스트레스’라는 단어를 계속 머릿속에 놔두는 편이 오히려 더 해로울지도 모른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고 하면 자연스레 코끼리를 먼저 떠올리게 되는 것처럼.

    스트레스는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마주해야 하는 것이다. 오히려 애써 스트레스를 거부하려 함으로써 스트레스 상황에 대응하는 능력을 충분히 기르지 못하게 되는 것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운동을 통해 몸에 활력을 불어넣고, 그것을 바탕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있는 힘을 기르자. 정신적 건강이 갖춰지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적극적으로 움직일 동력을 얻게 된다. 자연스레 운동은 다음 단계로 나아갈 것이고, 신체 건강도 그 뒤를 따라올 것이다.

  • 뇌 손상, 회복할 수 있다! ‘뇌 가소성’의 원리와 과정

    뇌 손상, 회복할 수 있다! ‘뇌 가소성’의 원리와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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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인식하기를, ‘뇌는 손상되면 회복할 수 없다’라고 이야기한다. 이는 보다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는 명제다. 뇌졸중이나 머리 쪽 외상으로 인한 뇌 조직 손상의 경우, 시간이 다소 오래 걸릴 수는 있지만 분명히 회복이 가능하다. 단, 손상을 넘어 완전히 파괴된 경우는 회복할 수 없다.

    즉, 정리하자면 뇌는 손상되더라도 어느 정도까지는 회복할 수 있다. 여기에 관여하는 개념이 바로 ‘뇌 가소성(Brain Plasticity)’ 또는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이다. ‘가소성’이란 본래 물리학적 개념이다. 특정 물체를 일시적으로 변화시키는 힘보다는 크고, 완전히 깨뜨리는 힘보다는 작은 ‘중간 정도’의 힘이 가해졌을 때, 그 물체의 형태가 영구적으로 변하는 성질을 말한다.

    이런 개념을 어떻게 뇌에 적용할 수 있을까? 핵심은 이렇다. 뇌의 특정 부위가 손상돼 그 기능을 상실했을 때, ‘뇌 가소성’이 일어나 신경세포의 구조와 기능을 변화시킴으로써 잃어버린 기능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가? ‘가소성’이라는 개념과 빗대어보면 이해할 수 있겠는가?

    사실 이해하지 못해도 상관은 없다. 일반인 입장에서는 중요한 사실만 알면 되니까. 바로 ‘손상된 뇌 기능을 되찾을 수 있다’라는 것. 뇌 가소성은 어떤 과정을 통해 일어나며, 어떤 한계를 가지고 있을까?

     

    뇌 가소성의 시작과 진행 과정

    머리 부분에 부상을 당하거나 뇌종양, 뇌졸중 등의 질병은 뇌의 특정 부위에 손상을 일으킨다. 이로 인해 해당 부위에서는 신경세포 사멸이 진행된다. 즉, 해당 부위에서 담당하고 있던 기능을 잃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무언가를 지각하거나 특정 부위를 움직이는 능력, 말하고 듣는 언어능력 등이다.

    하지만 우리의 뇌는 몹시 유능한 기관이다. 손상된 부위의 세포 사멸이 끝나면, 해당 부위를 중심으로 신경세포와 신경회로의 변화가 시작된다. 세포들끼리의 연결이 보다 강해지고, 그 과정에서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신경회로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손상된 부위가 맡았던 기능을, 다른 부위가 개입해 보완하려는 작용이 일어나는 것이다.

    구체적인 진행 과정을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뇌 가소성이 제대로 진행되면, 손상됐던 기능이 조금씩 회복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잃어버렸던 기능이 미약한 수준에서 시작해 점점 발달하는 것이다. 손상 정도에 따라 회복 가능한 수준에도 분명 한계는 있지만, 중요한 건 ‘회복 가능성이 있다’라는 사실 그 자체다.

    일정 부위가 손상을 입더라도 회복이 가능할 수 있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일정 부위가 손상을 입더라도 회복이 가능할 수 있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뇌 가소성, 어떻게 가능한가?

    뇌 가소성을 가능하게 하는 원리는 매우 복잡하지만, 크게 ‘신경세포 변화’와 ‘신경회로 변화’로 구분할 수 있다. 신경세포는 ‘뉴런(neuron)’이라 하며, 뇌를 비롯한 신경계를 구성하는 기본단위다. 이 역시 세포의 일종이기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존의 노화된 것이 소멸되고 새로운 것이 만들어진다. 

    뉴런은 담당하고 있는 기능에 따른 특정 신호를 발생시키는 것을 주 역할로 하는데, 이 신호를 목표 지점으로 전달하는 역할은  ‘시냅스(Synapse)’가 맡는다. 시냅스 역시 필요에 따라 새롭게 생성되기도 하고, 필요 없어지면 제거되기도 한다. 즉, 소멸된 뉴런이 맡고 있던 기능을, 새롭게 만들어진 뉴런이 이어받게 되고, 새로운 시냅스가 그들을 연결하며 기능을 회복하는 것이 ‘신경세포’ 단위에서의 뇌 가소성 원리다.

    한편, 신경회로란 일종의 뉴런 집합체다. 개별적으로 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뉴런들이 모여 집단을 이룸으로써 특정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집적회로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기능을 담당하던 신경회로가 손상된다는 것은, 그 안에 포함된 뉴런들이 대거 손상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그 주위의 다른 영역에서 잃어버린 기능을 대체하려는 현상이 일어난다. 다른 신경회로가 추가적인 기능을 맡아 강화된 형태가 되기도 하고, 평소 잘 사용되지 않던 잠재적 신경회로가 활성화되기도 한다. 이것이 ‘신경회로’ 단위에서의 뇌 가소성 원리다.

     

    뇌 가소성은 자연스러운 본능?

    보통 뇌 가소성을 주제로 이야기할 때는, 후천적 원인으로 인해 손상된 경우에 초점을 맞춘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원리로 가능한 것인지 이해하는데 막연함이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생각해보자. 인간의 뇌는 태어나서 성인이 될 때까지 물리적으로 발달한다. 크기가 커지고 구조가 확립되는 ‘성장’의 과정인 셈이다. 성장을 마친 뇌는 무엇을 보고 듣고 기억하는지에 따라 기능적이고 논리적으로 발달해간다. 끊임없이 신경회로가 재구성되고 개인의 특성에 맞게 최적화되는 것이다.

    물론 뇌 역시 생체기관이기 때문에 뉴런(세포)이 수명에 따라 소멸한다. 나이가 들어가며 기능이 저하되는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하지만 이는 생체로서의 현상이며, 기능적인 변화와 발달과는 별개라고 봐야 한다. 

    어떤 사회에서 인구가 줄어들더라도 그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특정 역할을 맡은 사람들은 여전히 남는다. 그 역할을 하던 사람이 사라지면 다른 누군가가 그 역할을 대신하거나 겸하게 된다. 인간사회의 원리는 뇌의 신경회로가 변해가는 원리를 이해하는데 잘 들어맞는다.

    따라서 뇌 가소성은 어떤 특별한 조건이나 기발한 원리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뇌가 가지고 있는 본래의 기능이라고 보는 편이 더 적합하다 할 것이다.

    뉴런은 뇌 신경을 구성하는 기본단위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한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뉴런은 뇌 신경을 구성하는 기본단위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한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뇌 가소성, 한계 그리고 촉진 방법

    당연히, 한계는 있다. 피부에 생겼던 상처가 그 정도에 따라 흉터가 남는 것처럼, 뇌 가소성을 통한 기능 회복도 완전무결하지는 않다. 애당초 서론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완전한 파괴와 같이 심각한 정도의 손상은 회복이 불가할 수도 있다.

    또한, 성장 단계의 뇌는 뛰어난 가소성을 발휘하지만, 완성된 후에는 가소성이 감소한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결론만 보자면 ‘회복이 가능하다’가 맞지만, 그 사이에는 정말 무의미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과 끊임없이 싸워야 하는 재활의 과정이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또, 뇌의 영역에 따라 가소성이 달라질 수도 있다. 구체적으로 구분하자면, 기본적인 감각이나 움직임의 영역은 상대적으로 낮은 가소성을 갖는다. 즉, 뇌 손상으로 감각이나 운동 능력을 잃었다면, 그것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큰 노력을 필요로 한다는 의미다.

    물론, 한계가 있다고 해도 ‘뇌 손상 회복, 가능성이 있다’라는 사실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우리는 성인기 이후 감소해가는 뇌 가소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끊임없이 새로운 경험을 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히는 이른바 ‘지적 활동’을 강조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뇌 가소성을 촉진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활동이나 모임에 참여해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기존의 지인들과 매번 새로운 주제로 대화하려는 노력도 같은 맥락이다. 운동을 통한 뇌 혈액순환 관리, 스트레스 조절을 통한 뇌 부담 감소 등도 마찬가지다.

    이런 모든 활동들은 결국 현대인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퇴행성 뇌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특히 인지 기능을 퇴화시키는 알츠하이머병이나 운동 능력을 사라지게 하는 파킨슨병은 모두 서서히 진행되는 퇴행성 질환이기에, 뇌 가소성이 감소하지 않도록 하는 모든 노력이 예방책이 된다. 손상을 일으키는 원인과 손상에 대응하는 회복 능력, 그리고 그 손상을 근본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노력. 서로 맞물리는 이들의 관계를 통제하는 것은 온전히 자신의 몫이다.

    뇌를 자극할 수 있는 활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최선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뇌를 자극할 수 있는 활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최선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 뇌졸중 부르는 검은 혈관, 예방부터 극복까지

    뇌졸중 부르는 검은 혈관, 예방부터 극복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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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 혈관’에 대해 알고 있는가? 사실 명칭에서부터 부정적인 뉘앙스가 느껴지는 말이다.

    본래 정상적인 혈관의 경우 굵기가 일정하고 붉은 색을 띠게 마련이다. 여기에 혈관이 좁아지고 혈전이 생기면 혈액이 보다 밀도 있게 지나가게 되므로 혈관 벽으로 투영되는 색깔도 보다 진한 색을 띠게 된다. 이렇게 생겨난 것을 ‘검은 혈관’이라 하며, 좁아지거나 혈전이 생긴 포인트로 인해 전체적인 혈관 굵기가 불규칙해지는 것은 물론, 언뜻 보아도 불안정해보이는 모습이 된다.

    검은 혈관은 혈전 등으로 인해 생기는 만큼, 몸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생명과 직결되는 주요 장기 쪽에 생길 경우 보다 심각할 수 있다. 별다른 이유 없이 흉통이나 호흡 곤란, 심장이 심하게 두근거리는 증상이 발생한다면 심혈관질환 전조증상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 경우도 이미 심장 인근에 검은 혈관 증상이 발생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뇌혈관에 이러한 검은 혈관 증상이 발생한다면 어떨까? 뇌졸중이 이미 진행되고 있거나, 혹은 빠른 시간 내에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부정확한 발음 또는 말이 어눌해지거나, 대화 중 갑자기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편측 마비가 발생하는 등 뇌경색 전조증상이 잠깐이라도 나타난다면 이미 ‘뇌졸중 치료 골든타임’이 시작된 것이다.

     

    의료비 폭탄의 원인이 되는 3대 질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공하는 의료비 통계에 따르면, 태어난 이후 63세까지 사용하는 의료비 총액이 평균 약 3,900만 원, 64세 이후 80세까지 사용하는  의료비 총액이 평균 약 3,800만 원이다. 63년치 의료비와 약 16년치 의료비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는 소위 말하는 ‘3대 질환’, 즉 암,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의 발병이 60대 이후 급증함으로써 나타나는 현상이다. 

    위 3대 질환의 의료비 지출 순위를 보면 암이 평균 2,795만 원으로 3위, 심혈관질환은 평균 4,837만 원으로 2위, 뇌혈관질환이 평균 5,132만 원으로 1위다. 해당 통계는 2010년대 중반의 것이므로 최신 데이터는 아니다. 순위가 바뀌거나 평균 지출액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순위가 아니다. 물가 상승이 반영된 현재 기준으로 봤을 때, 의료비 지출이 더 높았으면 높았지 줄어들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심혈관이나 뇌혈관은 기본적으로 높은 내구성을 갖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건강한 습관만을 지키며 살지 않는다. 수십 년에 걸쳐 혈관에 해로운 습관이 반복되고, 그로 인한 자잘한 손상들이 누적되면 어느 순간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다.

    출처 : MBN '엄지의 제왕'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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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MBN '엄지의 제왕' 캡처

     

    검은 혈관, 예방하는 방법은?

    뇌혈관이 검은 혈관으로 바뀌는 일을 예방하는 것, 즉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습관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주목해야 하는 것이 바로 ‘옷걸이 근육’이다. 목과 양쪽 어깨를 연결하는 가상의 선을 그려보면 마치 옷걸이 모양과 같다고 해서 붙은 명칭이다.

    포모나의원 원장이자 대한자연치료의학회 회장인 서재걸 박사는 “목과 양쪽 어깨를 연결하는 지점의 근육들은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그것을 차단하기 위해 굳게 된다.”라며 “이 근육들 속으로 혈관, 신경, 림프샘이 지나가는데, 근육이 굳은 채로 유지되면 순환이 막히고 뇌에 산소 공급이 차단되므로 이들을 적절히 풀어주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평소 목과 어깨를 푸는 스트레칭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는 콘텐츠를 종종 접했을 것이다. 그 방법도 다양하다. 그럴 때마다 한 번씩 따라해볼 수는 있지만, 실제로 매일 꾸준히 실행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무엇보다도, 실제로 자신의 목과 어깨 근육의 상태가 어떤지 진단을 내리기는 애매하다. 이에 대해 나의한의원 대표원장인 정준석 한의사는 “볼펜 끝 부분을 이용해 ‘후계혈’ 자리를 눌러보면 내 목과 어깨 상태를 알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후계혈은 주먹을 쥐었을 때 새끼손가락 쪽 손금이 끝나는 부위의 움푹 들어간 지점을 가리킨다. 목과 어깨를 지나가는 경락에 위치한 혈자리로, 이 자리를 볼펜 끝 부분으로 꾹 눌렀을 때 통증이 느껴진다면 목과 어깨 경락에도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 목과 어깨 근육이 굳어 있을수록 후계혈을 눌렀을 때 통증이 크다.

    사람의 몸은 모든 영역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후계혈을 눌러 통증을 느꼈다면, 목과 어깨 근육 뿐만 아니라 다른 곳도 건강하지 않은 상태일 수 있다. 몸 전체의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것은 어느 한 순간 노력하는 것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다. 평소 일상적으로 반복하는 습관들이 누적됐을 때 그 진가가 나타난다. 

    출처 : MBN '엄지의 제왕' 캡처
    출처 : MBN '엄지의 제왕' 캡처
    출처 : MBN '엄지의 제왕' 캡처
    출처 : MBN '엄지의 제왕' 캡처

     

    검은 혈관으로 인한 뇌경색, 극복할 수 있다

    위의 예방책을 꾸준히 실천해, 가능하면 검은 혈관이 생기지 않도록, 건강하게 사는 것이 최선이다. 혹여라도 전조증상이 나타나더라도, 골든타임 내에 적절한 치료를 받아 일상을 되찾을 수 있다면 축복이라 하겠다. 하지만 앞날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불가피한 상황, 미처 인지하지 못한 순간의 실수로도 인생은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검은 혈관을 막지 못해 뇌졸중을 겪게 되면 증상에 따라 치료가 어렵거나 오래 걸리는 경우도 생긴다. 가까스로 치료에 성공하더라도 반신마비와 같이 평생 가는 후유증이 남는 경우도 있다. 중요한 건 ‘후유증 극복 사례’가 없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 25일(화) 방송된 MBN <엄지의 제왕>에서는 70대 후반의 연령에도 불구하고 뇌 중앙 혈관이 막혀 수술도 어려운 상황에서 약 1년만에 증상을 극복해낸 사례가 소개됐다.

    해당 사례자는 뇌경색 판정 이후 약물 치료를 받으며, 하루 3번씩 젓가락으로 콩을 집어서 옮기는 훈련을 했다. 손 마비로 글씨를 잘 쓸 수 없을 정도였지만 꾸준한 노력 끝에 글씨는 물론 정교한 그림까지 그릴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됐다. 

    이는 뇌의 ‘가소성’이라는 성질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가소성이란 특정 부위의 뇌 기능이 저하되면 다른 부위에서 그 기능을 대신하는 것이다. 해당 사례자가 꾸준한 재활을 수행함으로써 뇌 가소성이 촉진됐고, 그 결과 1년 만에 후유증을 극복하는 기적을 만들어낸 것이다.

    우리 몸에는 무수히 많은 미세 혈관이 존재한다. 주요 혈관이 막히면 그 옆에 있는 미세혈관을 통해 곁순환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본래 혈관에 비하면 순환량이 지극히 작기 때문에 정상적인 기능에 엄청난 제한이 생긴다. 

    혈관외과 전문의 김대환 원장은 “어떤 혈관에 이상이 발생하면 측부순환이라고 하는 실같은 혈관이 매우 힘든 과정을 통해 자란다.”라며, “손상된 부분, 즉 막혔던 부분을 다시 개통하려 하면 몸에서는 저항이 발생하는데, 그럼에도 재활에  성공했다는 것은 이를 의지로 극복해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설명했다.

     

    뇌졸중 극복의 핵심 음식, 브로콜리

    건강에는 늘 먹는 것이 빠지지 않는다. 뇌경색 후유증을 극복해낸 사례자 역시 꾸준한 재활 시도와 함께 챙겨먹은 음식이 있다. 바로 ‘브로콜리’다. 사례자는 보다 오래 보관하기 위해 물을 채운 병에 담가놓을 정도로 냉장고에 브로콜리를 가득 채워놓고, 꾸준히 먹음으로써 뇌경색 후유증 극복에 도움을 받았다고 말한다.

    브로콜리를 섭취할 때는 삶거나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대신 찜통에 1~3분 정도 쪄서 먹는 것이 좋다. 삶기, 찌기, 전자레인지 조리 3가지 방법을 비교했을 때, 찌는 방식이 영양소 파괴가 가장 적기 때문이다. 

    브로콜리에는 ‘설포라판(sulforaphane)’이라는 항암성분이 풍부하게 들어있는데, 이것이 제대로 작용하는 것을 돕는 ‘미로시나아제(myrosinase)’라는 효소가 함께 포함돼 있다. 2011년 영국 영양학 저널에 발표된 바에 따르면, 찌는 방식으로 조리하면 미로시나아제가 비교적 잘 보존되며, 삶거나 전자레인지에 돌릴 경우 1분 내로 미로시나아제가 모두 파괴된다. 따라서 브로콜리는 찌는 방식으로 조리하는 것이 최선이다.

    사례자가 소개한 기본 레시피는 멜론과 브로콜리를 함께 갈아서 만든 주스. 그리고 추가로 상추와 연근을 함께 넣은 브로콜리 샐러드, 대파와 함께 만든 브로콜리 겉절이다. 별도의 복잡한 조리를 거치지 않고도 먹을 수 있는 간편한 식단이다. 브로콜리 샐러드에는 올리브 오일을, 브로콜리 겉절이에는 들기름을 곁들여서 먹는다. 식물성 기름의 불포화지방산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출처 : MBN '엄지의 제왕' 캡처
    출처 : MBN '엄지의 제왕' 캡처
    출처 : MBN '엄지의 제왕' 캡처
    출처 : MBN '엄지의 제왕' 캡처

     

    흔히 뇌졸중은 여름에 발생 위험이 높다. 흔히 혈관이 수축하는 겨울철이 더 위험하다고 알고 있지만, 실제 뇌졸중 환자 중 약 34%가 여름에 발생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여름에 땀이 많이 배출되면서 혈액의 양은 줄고 농도는 진해진다. 이러한 상황에 당뇨나 고혈압 증상이 있는 경우, 그리고 기온이 높은 상황에서의 바깥 활동이 많아지면 더욱 위험이 높아진다.

    뇌졸중이 발생하는 원리와 이유, 예방법과 극복을 위한 습관까지 숙지하여 가능한 한 오래도록 건강을 유지하면 살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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