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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기 기억 없이 장기 기억 만들어질 수 있다

    단기 기억 없이 장기 기억 만들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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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 우리가 알고 있기로, 기억이란 먼저 ‘단기 기억’으로 형성된 다음, 그것을 반복해서 학습하거나 특정한 감정적 경험이 더해짐에 따라 장기 기억으로 넘어간다. 단기 기억은 약 20~30초 정도 짧은 시간 동안만 유지되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기억’이라 부를 만한 대부분의 정보들은 장기 기억으로 저장된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단기 기억을 거치지 않고 장기 기억이 형성되는 경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치매와 같이 기억이 소실되는 퇴행성 질환을 이해하는 일, 뇌 손상에 대한 재활을 다른 관점으로 접근하는 일에 있어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준다.

     

    기억의 형성과 재활용

    일반적으로 기억이 형성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특정한 정보를 받아들이고, 이를 자신이 기억할 수 있는 형태로 바꿔서 저장하는 ‘인코딩(Encoding)’ 과정을 거친다. 이때 주의력과 집중력이 중요하다. 아무렇지 않게 흘려보낸 정보는 대개 기억에 남지 않으며, 제대로 이해하고 다른 기억과 연결할 수 있는 정보가 더 오래 기억에 남기 때문이다.

    인코딩된 정보는 처음에 ‘단기 기억 영역’에 저장된다. 하지만 이 곳에 저장된 정보는 오래 보존되지 않는다. 새로운 정보가 들어오면 계속 그 위에 덮어쓰게 되며 잊히게 된다. 새로운 정보가 없더라도 보통 몇 분 정도면 사라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장기 기억’으로 전환하기 위한 ‘저장(Storage)’ 과정이 필요하다. 이때 해당 정보를 반복해서 인코딩하거나 특정한 감정과 연결짓는 방법 등이 활용된다.

    장기 기억에 저장된 정보는 필요한 시점이 왔을 때 ‘인출(Retrieval)’하게 된다. 이때 저장된 정보를 다시 꺼내보면, 그것이 정확하게 저장됐는지, 얼마나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보통 학습의 결과를 판단할 때를 떠올리지만, 일상에서의 기억에도 적용해볼 수 있다. 누군가 했던 말을 정확하게 기억하거나, 특정 시간이나 상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할 수 있는 것이 좋은 예다.

    이때 충분히 많은 반복을 한 정보이거나, 개인적으로 강렬한 감정을 느꼈던 정보라면 며칠, 몇 달은 물론 몇 년 동안도 기억하게 된다.

     

    단기 기억을 건너뛴 장기 기억?

    이러한 기억 형성 과정은 ‘단기 기억 → 저장 → 장기 기억’으로 간단하게 정리할 수 있다. 무조건 단기 기억을 먼저 거친 뒤 장기 기억으로 넘어가는 직렬적, 선형적(linear) 구조다. 하지만 최근 미국 플로리다에 위치한 막스 플랑크 신경과학 연구소의 연구팀이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단기 기억을 건너뛰고 장기 기억이 형성되는 경로가 있다는 근거가 있다.

    연구팀은 ‘CaMKⅡ’라는 신경세포(뉴런)의 특정 효소에 주목했다. 이는 단기 기억을 형성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효소다. 연구팀은 과거 빛을 비춰서 CaMKⅡ 효소를 일시적으로 비활성화하는 방법을 개발한 바 있다. 이를 활용해 연구팀은 쥐 모델에서 단기 기억 형성을 차단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일반적으로 쥐는 어두운 공간을 선호한다. 만약 밝은 곳과 어두운 곳이 있다면, 쥐는 어두운 곳을 선택해 들어간다. 하지만 만약 쥐에게 어두운 공간과 관련해 무서운 기억을 심어주면 어떨까? 아마 어두운 공간을 선호하는 습성에 변화가 생길 것이다.

    연구팀은 빛을 이용해 CaMKⅡ 효소를 차단한 다음, 쥐로 하여금 공포스러운 경험을 하게 했다. 그런 다음 행동을 관찰하자, 아무렇지 않은 듯 어두운 공간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면 연구팀이 부여한 공포스러운 경험이 쥐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 것일까? 그렇지 않았다. 하루, 일주일, 한 달 후까지 지속적으로 관찰한 결과, 해당 쥐는 어두운 장소를 피하는 행동 패턴을 보였다. 공포 경험을 했던 한 시간 뒤에는 아무렇지 않았다가 시간이 지난 다음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단기 기억을 형성하지 않았다가 장기 기억으로 넘어갔다는 것’을 보여주는 명확한 근거로 보았다.

    이번 연구의 수석 저자를 맡은 신명은 박사는 “단기 기억 없이 장기 기억을 갖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실험을 반복하고 그 결과를 여러 방법으로 검증하면서 확신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즉, 단기 기억을 거치지 않고 장기 기억을 형성하는 경로가 존재한다는 것, 기억 형성 과정이 선형적 구조가 아닌 둘 이상의 병렬 구조로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인지 장애를 이해하는 새로운 관점

    기억의 형성과 장기 기억은 우리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인간은 받아들인 정보 중 자신에게 가치가 있다고 여기거나 중요한 것 위주로 기억하게 되고, 이를 토대로 살아가기 때문이다. 즉, 기억은 ‘한 개인을 정의하는 대부분’이라 할 수 있다. 치매와 같은 퇴행성 뇌 질환이 두려움을 사는 이유 또한 그 사람의 존재를 특정하는 데 있어 기억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의 결과는 치매 등 질환을 이해하는 데 새로운 영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치매의 가장 대표적 유형인 알츠하이머의 경우, 뇌에 특정 단백질이 축적되면서 신경세포가 손상되는 질환이다. 이로 인해 단기 기억과 장기 기억 모두가 영향을 받지만, 특히 단기 기억의 손상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알츠하이머 환자는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고 기억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가 확대 적용된다면, 단기 기억을 거치지 않고 장기 기억이 형성될 수 있다. 그렇다면 알츠하이머 환자 역시 새로운 기억을 형성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생긴다. 이 메커니즘에 주목한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되거나, 기존 치료법에 이 메커니즘이 반영된다면, 알츠하이머가 진행되면서도 새로운 경험이나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비단 알츠하이머 뿐만 아니라, 다른 인지 장애에도 적용할 수 있다. 혹은 뇌졸중이나 외상 등으로 인해 뇌에 손상을 입은 환자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 뇌 손상 환자들의 경우 종종 단기 기억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있다. 장기 기억을 곧장 형성하는 경로를 활용한다면, 이들의 재활 역시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 기억의 4가지 유형, 뇌 손상·퇴행은 어떤 영향을 미칠까?

    기억의 4가지 유형, 뇌 손상·퇴행은 어떤 영향을 미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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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이란 무엇인가? 쉽게 말하자면 ‘어떤 정보를 뇌에 저장하는 것’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좀 더 감성적으로 접근하자면, ‘나 자신을 정의하는 일부’라고 말할 수도 있다. 기억이라는 것에는 논리적인 정보 외에도 나 자신의 마음과 누군가에 대한 감정까지 포함되니까.

    그렇다. 우리가 흔히 ‘기억’이라고 부르는 것은 사실 여러 가지 종류로 나뉜다. 조금 전 이야기한 것처럼, 객관적으로 필요한 정보일 수도 있고, 주관적인 마음가짐일 수도 있다. 일시적으로 사용하고 사라지는 것일 수도 있고, 두고두고 남아 불현듯 떠오르는 것일 수도 있다.

    기억은 새롭게 생겨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잊힌다.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치매와 같은 뇌의 퇴행, 혹은 부상 등으로 인한 뇌 일부 영역의 손상은 다르다. 자연스러운 수준 이상의 큰 변화를 초래하며, 삶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기억의 세부적인 유형, 그리고 각 유형의 기억들이 치매로 인해 어떤 영향을 받는지를 알아보도록 한다.

     

    작업 기억(Working Memory)

    명칭 때문에 ‘어떤 작업을 수행하는 방법’이라고 오해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작업 기억은 짧은 시간 동안만 유지되는 단기 기억의 한 종류다. 딱 필요한 그 순간에 유지했다가 지나고 나면 사라지는 기억들이다. 

    간단하게 책상 위 노트에 적힌 정보를 컴퓨터 프로그램에 옮겨 적을 때를 예로 들 수 있다. 노트의 정보를 눈으로 보고 기억한 다음, 화면을 보며 키보드를 두드려 입력할 때까지 기억하는 식이다. 입력을 마치고 나면 보통은 잊어버린다. 사람에 따라 좀 더 길게 기억할 수는 있지만, 기록이 남아있기 때문에 굳이 오래 유지할 필요가 없는 기억이라 하겠다.

    이렇게 보면 뇌 손상이나 치매가 발생한다고 해도 큰 영향이 없을 거라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리 녹록치 않다. 어떤 순간을 잠깐이나마 기억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인지 자원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작업 기억 능력에 손상이 발생할 경우, 방금 눈으로 확인한 정보를 몇 번씩 다시 확인하는 일이 많아진다. 즉, 전체적인 작업 효율이 떨어지는 셈이다.

     

    의미 기억(Semantic Memory)

    의미 기억은 ‘세상에 대한 사실(Fact)’을 의미한다. 우리가 ‘지식(Knowledge)’이라 부르는 것이 바로 여기에 속한다. 예를 들면 우리가 사용하는 문자나 문법·화법, 혹은 영단어의 의미, 사칙연산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역사적으로 기억할만한 날짜, 혹은 위인들의 업적도 이에 해당한다.

    의미 기억은 보통 ‘학습’이라는 형태의 반복적인 노출을 통해 새겨진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어디에서 배웠는지’까지는 기억할 필요가 없다. 그냥 ‘아는 것’이니까. 이들을 떠올리기 위해 그리 애쓸 필요가 없는 ‘명시적 기억’의 한 종류다.

    의미 기억은 ‘정보’의 형태로만 저장된다. 이게 무슨 뜻이냐면, 뇌 손상이나 치매가 이 영역에 영향을 미칠 경우, 기억의 존재 자체가 사라진다는 뜻이다. 누군가의 이름을 잊거나, 자신과의 관계를 망각하거나, 이야기를 나눌 때 어떤 표현을 써야 하는지 잘 생각나지 않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일화 기억(Episodic Memory)

    일화 기억은 오랫동안 유지되는 장기 기억의 대표 유형이다. 의미 기억이 ‘객관적 사실’이라면, 일화 기억은 ‘주관적 경험’에 가깝다. 단, 주관적 경험을 실마리로 하여 여러 가지 사실이나 세부적인 내용을 엮어서 기억하는 것도 포함된다. 즉, 주관적 경험을 기반으로 하되, 그 안에는 객관적 사실이 함께 존재하라 수 있다는 뜻이다.

    개인마다 의외의 부분에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것들이 있다. 흔히 말하는 ‘인상 깊었던 장면’이 대표적이다. 어떤 장면을 별 감흥 없이 본 사람이라면 금세 잊겠지만, 같은 장면을 깊게 감동하며 본 사람은 ‘감정’과 결속시켜 오래도록 기억하게 된다. 어떤 것은 본인의 의지에 의해 기억에 남기도 하지만, 의지와 관계 없이 하나의 에피소드가 돼 기억에 남는 경우도 많다.

    뇌 손상이나 치매가 발생할 경우, 일화 기억은 일부가 손상된 형태가 되기 쉽다. 예를 들면, 함께 엮여있던 세부적인 내용들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 순간의 감정은 남아있는 식이다. 이렇게 되면 당사자는 이유를 모르는 감정의 동요로 인해 혼란을 느끼기 쉽다.

     

    미래 기억(Future Memory)

    미래 기억의 개념은 비교적 직관적이다. 미래의 어느 순간에 무언가 하기로 했던 ‘계획’을 기억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다가오는 가족이나 연인의 생일에 맞춰 그 전날 선물을 사러 가겠다는 것부터, 오늘 저녁식사를 마친 뒤에 곧장 영양제를 먹겠다는 것까지 길고 짧은 미래의 계획을 포함한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건망증’의 상당한 부분이 미래 기억과 관련이 있다. 인간이 동시다발적으로 무언가를 진행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반드시 무언가는 ‘미래’로 미루게 마련이다. 이때 그 잠깐의 찰나에 미뤘던 미래 계획을 잊어버리게 될 때 ‘건망증이 심하다’라고 말하곤 한다.

    실제로 과거에 비해 건망증이 심해졌다는 이유로 인지장애나 치매 상담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보통 건망증은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건망증으로 인한 망각과 치매로 인한 미래 기억 소실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건망증으로 인해 상담을 받고자 할 때 미리부터 과하게 겁먹을 필요는 없다는 의미다.

     

    기억의 유형, 인지 건강을 위해 활용하기

    기억의 세부적인 유형에 무엇이 있는지, 그것들이 각각 어떤 의미인지를 구체적으로 기억할 필요는 없다. 작업 기억이니, 미래 기억이니 하는 용어를 기억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이미 일상에서 그것들을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치매와 같은 인지 장애의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이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은 다방면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가장 널리 강조되는 것이, ‘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라’는 것이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뇌에 자극이 될 수 있는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뇌 건강에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을 갖추라는 것이 일반적인 조언이다.

    그 과정에서 기억의 유형이 다양하다는 것을 알아두는 점은 작게나마 도움이 될 것이다. 자신의 기억력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걸 느낄 때, 구체적으로 어떤 영역의 기억이 저하됐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것만 해도 적지 않은 도움이라 할 수 있을 테니까. 

    나 자신의 기억으로 자리잡은 것이라면, 무엇이 됐든 의미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 자신의 기억을 소중히 여기고 적극적으로 관리하려는 태도를 갖기를 권한다. ‘내 기억’을 지키려는 노력 또한 인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실천방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외국어 배우면 알츠하이머 발병 늦출 수 있어

    외국어 배우면 알츠하이머 발병 늦출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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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가지 언어를 구사하는 것이 노인의 인지력 향상에 기여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로써 알츠하이머의 발병을 최대 5년까지 늦출 수 있다는 내용이다. 

    캐나다 콘코디아 대학의 연구팀은 ‘신경 이미징 기법’을 활용해 언어 사용과 노화를 살펴볼 수 있는 뇌 영역의 변화를 연구한 다음, 이와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 연구 내용은 이중언어와 관련된 연구를 다루는 학술 저널 「Bilingualism: Language and Cognition」에 이와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두 가지 언어 사용자, 해마 크기 보존돼

    콘코디아 대학 연구팀의 이번 연구는 2007년 발표됐던 이중언어 사용 관련 연구의 연장선이라 할 수 있다. 당시 연구는 이중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인지적 유연성 및 문제 해결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내용이었다.

    콘코디아 대학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뇌 영역의 이미지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환자들 중 두 가지 이상의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의 해마가 하나의 언어만을 사용하는 사람보다 눈에 띄게 크다는 공통점을 발견했다. 해마는 뇌에서 학습 및 기억을 주로 담당하는 영역이다. 알츠하이머가 발생했을 때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영역이기도 하다.

    한 가지 언어만을 사용하는 단일 언어 구사자의 경우, 경도 인지장애 또는 알츠하이머가 진행됨에 따라 해마가 위축되는 모습이 관찰됐다. 그러나 이중언어를 구사하는 사람은 해마의 크기에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해마의 크기가 줄어들면 기억, 학습, 공간 인지 등에서 문제가 생긴다. 단기, 장기를 가리지 않고 기억력이 저하되며,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는 데도 어려움이 생긴다. 즉, 두 가지 이상 언어를 사용하면 해마의 위축을 막고 뇌 건강을 유지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뇌의 자발적인 회복 능력

    뇌에 손상이 발생하게 되면, ‘뇌(신경) 가소성’에 의해 어느 정도까지는 회복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러한 회복력은 외상이나 질환 뿐만 아니라 노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변화에도 어느 정도 발휘된다. 뇌의 회복 능력은 ‘뇌 유지(brain maintenance)’, ‘뇌 예비력(brain reserve)’, 그리고 ‘인지적 여유(cognitive reserve)’로 세분화된다.

    뇌 유지 능력은 글자 그대로 노화가 어느 정도 진행되더라도 그 형태와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인지적 자극, 균형 잡힌 식단, 규칙적인 운동, 숙면 등이 뇌의 퇴행을 예방하기 위한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2013년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지중해식 식단’이 인지적인 건강을 유지하는 데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고 보고한 바 있다.

    뇌 예비력은 뇌의 크기 및 구조와 관련된 능력이다. 예비력이 더 클 경우, 노화 또는 퇴행성 질환으로 인해 손상이나 위축을 겪더라도 가소성이 발생할 여력이 생긴다. 즉, 손상된 부분이 담당하던 기능을 다른 신경세포가 대신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인지적 여유 역시 어느 정도 비슷하다. 노화나 질병으로 인해 손상 또는 수축됐을 때, ‘대체 경로’를 활성화해 잃어버리거나 저하된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인지적 여유가 크다는 것은 평생동안 축적된 인지적 유연성이 높다는 의미다. 뇌 예비력이 물리적 공간의 개념이라면, 인지적 여유는 기능적 대체 능력의 개념이라 할 수 있겠다.

     

    어학 공부, 뇌 회복력 높일 수 있어

    콘코디아 대학 연구팀이 수행한 연구에서 볼 수 있듯, 이중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의 경우 퇴행성 뇌질환을 앓고 있음에도 해마 크기가 변화하지 않았다. 이는 이중언어 사용이 물리 구조적인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사례다.

    실제로 두 가지 언어를 사용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다양한 인지적 경험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사용하는 문자가 독보적인 편이므로, 어떤 외국어를 공부하더라도 문자부터 새롭게 접해야 한다. 단어, 문법, 관용어나 속어 등 다양한 개념을 익히며 폭넓은 인지적 자극을 얻게 된다. 

    이를 통해 ‘인지적 여유’가 높아지며, ‘대체 경로’의 활성화 가능성이 높아진다. 평소 쌓아왔던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활용해, 손상된 부분의 기능을 대신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는 같은 목적지로 향하는 길을 한 가지만 알고 있는 것과 여러 가지를 알고 있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물론, 새로운 언어를 공부하는 것 외에도 인지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악기나 기술을 새롭게 배우는 것이 그 예다. 하지만 언어의 경우 일반적으로 ‘사람 간의 소통과 상호작용’ 그리고 ‘문제 해결 및 비판적 사고’ 등을 목적으로 한다. 보다 복잡하면서 폭넓은 인지적 자극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뇌 가소성 및 회복력 증진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들이 존재한다.

    콘코디아 대학 연구팀은 이후 다국어 구사자를 대상으로 한 추가 연구를 계획 중이다. 여러 나라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것이 뇌의 인지적 기능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 뇌졸중 후 시야장애, ‘디지털 치료제’ 처방 시작

    뇌졸중 후 시야장애, ‘디지털 치료제’ 처방 시작

    비비드 브레인 사용법과 치료효과를 설명하고 있는 강동화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 / 출처 : 서울아산병원
    비비드 브레인 사용법과 치료효과를 설명하고 있는 강동화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 / 출처 : 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이 뇌졸중으로 인한 시야장애를 겪고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최근 디지털 치료제 ‘비비드 브레인(vivid brain)’ 정식 처방을 시작했다.

    비비드 브레인은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강동화 교수가 개발했다. 시각 자극에 대한 반복적 학습 훈련을 통해 ‘시각정보 인식능력’을 향상시키는 ‘시야장애 디지털 치료제’다. 가상현실(VR)에 기반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구현해, 언제 어디서든 학습 훈련을 할 수 있다.

    비비드 브레인은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았으며, 6월 보건복지부 고시를 통해 의료현장에서 처방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승인된 디지털 치료제 사례로는 세 번째다. 

     

    뇌졸중 후유증, 명확한 치료법 없어

    시야장애는 뇌졸중 환자의 약 20%가 경험하는 후유증이다. 시각피질인 ‘후두엽’이 손상돼, 시각 정보의 일부를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특정 방향이나 영역에서 아예 시각 인지를 하지 못하는 상태로, 예를 들어 뇌 오른쪽 부위에 뇌졸중을 경험한 경우 왼쪽 시야가 보이지 않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밖에 두 개의 이미지가 겹쳐서 보이는 ‘복시’ 증상이 나타나거나, 특정 장소에 물체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시각 인지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운전, 독서 등 일상적인 활동에 큰 불편을 느끼게 되며,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에 사고 위험도 높아진다. 뇌 손상이 원인이 되므로 명확한 치료법은 없는 상황이었다.

     

    뇌 가소성을 촉진하는 치료법

    강동화 교수는 지난 9월 12일(목) 뇌졸중 후유증으로 시야장애를 앓고 있는 50대 여성 환자에게 첫 비비드 브레인 처방을 진행했다. 환자는 12주에 걸쳐 VR기기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시지각 학습 훈련을 지속함으로써 손상된 시각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치료받게 된다.

    이는 병원에 방문하지 않고도 언제 어디서나 학습 훈련을 시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VR기기를 착용하고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한 후, 화면에 나타나는 과제를 보며 조이스틱을 누르는 방식이다. 시각 자극에 대한 지각능력을 꾸준히 학습하면서 시야 민감도를 향상시키고, ‘뇌 가소성’을 촉진시켜 뇌졸중이 발생한 부위 주변의 뇌를 깨운다는 개념이다.

     

    개인 맞춤형 훈련 및 원격 피드백 제공

    비비드 브레인은 먼저 시지각 평가 과정을 거쳐 어느 부위를 훈련시켜야 하는지를 찾는다. 환자마다 시야장애 양상과 패턴이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학습 훈련 성적에 따라 자동적으로 난이도를 조정하도록 프로그래밍돼 있어, 환자 상태에 따른 맞춤형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

    사용자들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학습 훈련 결과를 즉각 확인할 수 있다. 주기적으로 평가를 진행해 시각 기능이 얼마나 개선됐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원격 모니터링을 통해 훈련 진척도에 따른 전문가 피드백을 받을 수도 있다.

     

    안전성과 잠재력 갖춘 디지털 치료기술

    강동화 교수는 직접 창업한 디지털 치료기기 전문기업 뉴냅스와 함께 지난 2022년 10월부터 10개월에 걸쳐 100여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비비드 브레인을 통해 환자들의 ‘시야 민감도’가 유의미하게 호전됐음을 입증한 바 있다.

    이후 식약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았으며,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 심의를 받았다. 뇌졸중으로 인한 시야장애 개선에 대해 ‘안전하고 잠재성 있는 혁신의료기술’로 평가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6월 보건복지부 고시가 발령됐으며, 의료 현장에서 처방할 수 있게 돼 이번 첫 처방 사례를 남겼다.

    강동화 교수는 “다른 국내 병원에서도 비비드 브레인 처방이 진행될 예정이며, 해외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라며 “비비드 브레인이 전 세계 시야장애 치료의 표준으로 자리잡아, 많은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 뇌 손상, 회복할 수 있다! ‘뇌 가소성’의 원리와 과정

    뇌 손상, 회복할 수 있다! ‘뇌 가소성’의 원리와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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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인식하기를, ‘뇌는 손상되면 회복할 수 없다’라고 이야기한다. 이는 보다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는 명제다. 뇌졸중이나 머리 쪽 외상으로 인한 뇌 조직 손상의 경우, 시간이 다소 오래 걸릴 수는 있지만 분명히 회복이 가능하다. 단, 손상을 넘어 완전히 파괴된 경우는 회복할 수 없다.

    즉, 정리하자면 뇌는 손상되더라도 어느 정도까지는 회복할 수 있다. 여기에 관여하는 개념이 바로 ‘뇌 가소성(Brain Plasticity)’ 또는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이다. ‘가소성’이란 본래 물리학적 개념이다. 특정 물체를 일시적으로 변화시키는 힘보다는 크고, 완전히 깨뜨리는 힘보다는 작은 ‘중간 정도’의 힘이 가해졌을 때, 그 물체의 형태가 영구적으로 변하는 성질을 말한다.

    이런 개념을 어떻게 뇌에 적용할 수 있을까? 핵심은 이렇다. 뇌의 특정 부위가 손상돼 그 기능을 상실했을 때, ‘뇌 가소성’이 일어나 신경세포의 구조와 기능을 변화시킴으로써 잃어버린 기능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가? ‘가소성’이라는 개념과 빗대어보면 이해할 수 있겠는가?

    사실 이해하지 못해도 상관은 없다. 일반인 입장에서는 중요한 사실만 알면 되니까. 바로 ‘손상된 뇌 기능을 되찾을 수 있다’라는 것. 뇌 가소성은 어떤 과정을 통해 일어나며, 어떤 한계를 가지고 있을까?

     

    뇌 가소성의 시작과 진행 과정

    머리 부분에 부상을 당하거나 뇌종양, 뇌졸중 등의 질병은 뇌의 특정 부위에 손상을 일으킨다. 이로 인해 해당 부위에서는 신경세포 사멸이 진행된다. 즉, 해당 부위에서 담당하고 있던 기능을 잃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무언가를 지각하거나 특정 부위를 움직이는 능력, 말하고 듣는 언어능력 등이다.

    하지만 우리의 뇌는 몹시 유능한 기관이다. 손상된 부위의 세포 사멸이 끝나면, 해당 부위를 중심으로 신경세포와 신경회로의 변화가 시작된다. 세포들끼리의 연결이 보다 강해지고, 그 과정에서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신경회로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손상된 부위가 맡았던 기능을, 다른 부위가 개입해 보완하려는 작용이 일어나는 것이다.

    구체적인 진행 과정을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뇌 가소성이 제대로 진행되면, 손상됐던 기능이 조금씩 회복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잃어버렸던 기능이 미약한 수준에서 시작해 점점 발달하는 것이다. 손상 정도에 따라 회복 가능한 수준에도 분명 한계는 있지만, 중요한 건 ‘회복 가능성이 있다’라는 사실 그 자체다.

    일정 부위가 손상을 입더라도 회복이 가능할 수 있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일정 부위가 손상을 입더라도 회복이 가능할 수 있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뇌 가소성, 어떻게 가능한가?

    뇌 가소성을 가능하게 하는 원리는 매우 복잡하지만, 크게 ‘신경세포 변화’와 ‘신경회로 변화’로 구분할 수 있다. 신경세포는 ‘뉴런(neuron)’이라 하며, 뇌를 비롯한 신경계를 구성하는 기본단위다. 이 역시 세포의 일종이기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존의 노화된 것이 소멸되고 새로운 것이 만들어진다. 

    뉴런은 담당하고 있는 기능에 따른 특정 신호를 발생시키는 것을 주 역할로 하는데, 이 신호를 목표 지점으로 전달하는 역할은  ‘시냅스(Synapse)’가 맡는다. 시냅스 역시 필요에 따라 새롭게 생성되기도 하고, 필요 없어지면 제거되기도 한다. 즉, 소멸된 뉴런이 맡고 있던 기능을, 새롭게 만들어진 뉴런이 이어받게 되고, 새로운 시냅스가 그들을 연결하며 기능을 회복하는 것이 ‘신경세포’ 단위에서의 뇌 가소성 원리다.

    한편, 신경회로란 일종의 뉴런 집합체다. 개별적으로 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뉴런들이 모여 집단을 이룸으로써 특정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집적회로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기능을 담당하던 신경회로가 손상된다는 것은, 그 안에 포함된 뉴런들이 대거 손상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그 주위의 다른 영역에서 잃어버린 기능을 대체하려는 현상이 일어난다. 다른 신경회로가 추가적인 기능을 맡아 강화된 형태가 되기도 하고, 평소 잘 사용되지 않던 잠재적 신경회로가 활성화되기도 한다. 이것이 ‘신경회로’ 단위에서의 뇌 가소성 원리다.

     

    뇌 가소성은 자연스러운 본능?

    보통 뇌 가소성을 주제로 이야기할 때는, 후천적 원인으로 인해 손상된 경우에 초점을 맞춘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원리로 가능한 것인지 이해하는데 막연함이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생각해보자. 인간의 뇌는 태어나서 성인이 될 때까지 물리적으로 발달한다. 크기가 커지고 구조가 확립되는 ‘성장’의 과정인 셈이다. 성장을 마친 뇌는 무엇을 보고 듣고 기억하는지에 따라 기능적이고 논리적으로 발달해간다. 끊임없이 신경회로가 재구성되고 개인의 특성에 맞게 최적화되는 것이다.

    물론 뇌 역시 생체기관이기 때문에 뉴런(세포)이 수명에 따라 소멸한다. 나이가 들어가며 기능이 저하되는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하지만 이는 생체로서의 현상이며, 기능적인 변화와 발달과는 별개라고 봐야 한다. 

    어떤 사회에서 인구가 줄어들더라도 그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특정 역할을 맡은 사람들은 여전히 남는다. 그 역할을 하던 사람이 사라지면 다른 누군가가 그 역할을 대신하거나 겸하게 된다. 인간사회의 원리는 뇌의 신경회로가 변해가는 원리를 이해하는데 잘 들어맞는다.

    따라서 뇌 가소성은 어떤 특별한 조건이나 기발한 원리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뇌가 가지고 있는 본래의 기능이라고 보는 편이 더 적합하다 할 것이다.

    뉴런은 뇌 신경을 구성하는 기본단위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한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뉴런은 뇌 신경을 구성하는 기본단위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한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뇌 가소성, 한계 그리고 촉진 방법

    당연히, 한계는 있다. 피부에 생겼던 상처가 그 정도에 따라 흉터가 남는 것처럼, 뇌 가소성을 통한 기능 회복도 완전무결하지는 않다. 애당초 서론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완전한 파괴와 같이 심각한 정도의 손상은 회복이 불가할 수도 있다.

    또한, 성장 단계의 뇌는 뛰어난 가소성을 발휘하지만, 완성된 후에는 가소성이 감소한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결론만 보자면 ‘회복이 가능하다’가 맞지만, 그 사이에는 정말 무의미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과 끊임없이 싸워야 하는 재활의 과정이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또, 뇌의 영역에 따라 가소성이 달라질 수도 있다. 구체적으로 구분하자면, 기본적인 감각이나 움직임의 영역은 상대적으로 낮은 가소성을 갖는다. 즉, 뇌 손상으로 감각이나 운동 능력을 잃었다면, 그것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큰 노력을 필요로 한다는 의미다.

    물론, 한계가 있다고 해도 ‘뇌 손상 회복, 가능성이 있다’라는 사실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우리는 성인기 이후 감소해가는 뇌 가소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끊임없이 새로운 경험을 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히는 이른바 ‘지적 활동’을 강조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뇌 가소성을 촉진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활동이나 모임에 참여해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기존의 지인들과 매번 새로운 주제로 대화하려는 노력도 같은 맥락이다. 운동을 통한 뇌 혈액순환 관리, 스트레스 조절을 통한 뇌 부담 감소 등도 마찬가지다.

    이런 모든 활동들은 결국 현대인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퇴행성 뇌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특히 인지 기능을 퇴화시키는 알츠하이머병이나 운동 능력을 사라지게 하는 파킨슨병은 모두 서서히 진행되는 퇴행성 질환이기에, 뇌 가소성이 감소하지 않도록 하는 모든 노력이 예방책이 된다. 손상을 일으키는 원인과 손상에 대응하는 회복 능력, 그리고 그 손상을 근본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노력. 서로 맞물리는 이들의 관계를 통제하는 것은 온전히 자신의 몫이다.

    뇌를 자극할 수 있는 활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최선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뇌를 자극할 수 있는 활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최선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 늘어나는 뇌 기능 저하, 당신은 ‘뇌 쓰는 활동’을 하고 있나?

    늘어나는 뇌 기능 저하, 당신은 ‘뇌 쓰는 활동’을 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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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는 우리 몸의 거의 대부분을 컨트롤한다. 무언가를 공부하고 기억하는 인지 활동, 감각기관을 통해 외부 정보를 받아들이고 처리하는 활동, 이성적인 기능을 필요로 하는 행동부터 정서와 감정을 다루는 영역까지. 그뿐인가. 심장박동이나 호흡과 같이 의식 바깥의 영역에서 자율적으로 이루어지는 기능까지 모두 뇌의 컨트롤 아래 이루어진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머리를 다치는 것에 특히 민감하다. 뇌는 각각의 부분마다 담당하는 기능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부위가 손상되는지에 따라 영향을 받는 뇌 기능이 달라진다. 게다가 대부분의 뇌세포는 죽거나 손상되면 재생이 어렵다는 것이 정설이다. ‘뇌 가소성’이라는 개념이 있긴 하지만 심각하거나 범위가 넓은 손상에는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손상을 겪지 않더라도 시간에 따라 뇌 기능은 저하된다. 뇌 역시 인체의 장기이므로 나이가 들어가며 노화의 영향을 받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동향을 보면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뇌 기능 문제를 겪는 경우가 있다. ‘드물다’고는 하지만 ‘없지 않다’는 것만으로도 경각심을 가지기에는 충분하다. 삶의 대부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뇌 건강, 어떻게 지킬 수 있을까?

     

    뇌의 퇴행, 어떤 요인으로 생기나

    보통 인식하기에 젊은 나이라 하면 10대~30대 정도를 가리킨다. 이 시기에 뇌 퇴행이 발생하는 것은 매우 드물다. 원인을 살펴보면 유전적인 문제에 기인하거나, 신경계통에 영향을 주는 질병에 걸리거나, 머리 부분에 심한 외상을 겪는 경우다.

    그러나 현대인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위와 같은 요인이 아니더라도 뇌에 악영향을 끼치는 습관들이 상당하다. 특별히 다치거나 병에 걸린 것도 아닌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뇌 기능을 잃게 만드는 습관을 자연스레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뇌의 퇴행은 일반적으로 서서히 진행된다. 매일 거울을 들여다보며 자신의 얼굴이나 몸 상태를 체크하더라도 그것을 찍어두거나 하지 않는 이상 하루하루의 변화를 체감하기는 어렵다. 뇌 역시 마찬가지다. 심지어 이쪽은 기록해둘 방법도 애매하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경계가 필요하다.

     

    뇌 기능 저하를 유발하는 습관들

    대표적으로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이 있다.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흔하고, 이 때문에 결과적으로 수면부족으로 연결되는 일도 많다.

    물론 스트레스를 전혀 받지 않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하지만 핵심은 지속성이다. 과도한 스트레스가 지속되는 것이 뇌 신경세포의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는 없다고 해도, 그것이 계속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방법은 분명히 있다.

    다음으로 꼽히는 것이 신체활동 부족과 영양 문제다. 골고루 먹지 않는 식습관, 간편한 음식으로 이른바 ‘때우듯이’ 식사를 마치고 많이 움직이지 않는 생활패턴이 합쳐져 뇌 건강을 부실하게 만든다. 운동 부족은 뇌로 가는 혈류를 감소시키고, 영양 결핍은 뇌 신경세포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한 성분을 부족하게 한다.

    마지막으로 지적인 자극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여가시간을 차지하는 많은 것들이 ‘지적인 자극’을 주는 것과 거리가 멀다. 단순 오락성 콘텐츠를 시청하거나, SNS를 보며 무의미하게 스크롤을 움직이는 것, 가만히 놔뒀다가 한 번씩 건드리기만 하면 되는 단순 게임 등이다. 

    이런 단순한 오락도 때로는 필요하다. 일종의 휴식으로 받아들이면 되니까. 하지만 문제는 그 비중이 너무 크다는데 있다. 애당초 엄밀한 의미의 휴식은 아니기도 하고. 

     

    뇌 기능을 지키려면 어떻게?

    단순한 활동을 최소화하고 ‘생각’이 개입할 수 있는 활동을 늘려야 한다. 독서나 창작, 새로운 영역 공부 등을 여가로 권장하는 이유다. 

    그게 재미없고 힘들다면 최소한 주변 사람들과 깊이 있는 대화라도 하는 게 좋다. 가십거리를 주고받는 대화가 아닌, 가치관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어떤 사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대화 말이다.

    이것도 어렵다고 여기거나, 대화보다 혼자 할 수 있는 활동을 선호한다면 도처에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전시회, 박물관 등을 찾아가라. 안 해서 그렇지 자세히 들여다보고 감상한다면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하는 활동들이다.

    신체활동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 운동은 혼자서 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도 있고, 여러 사람과 함께 해야 의욕과 능률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운동방법은 정보가 엄청나게 많고, 이것저것 찾기도 번거롭다면 그냥 나가서 걷기만 해도 좋다. 여러 사람이 함께 하는 운동이 좋다면 그룹 운동(GX)을 알아보거나 댄스 학원을 수강해도 좋을 것이다. 각자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운동을 조금씩 습관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 고령사회의 메인 빌런 ‘치매’, 바로 알고 예방하기

    고령사회의 메인 빌런 ‘치매’, 바로 알고 예방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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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통계청에서 집계한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의 17.5%. 고령화사회 다음 단계인 ‘고령사회’에 해당하는 수치다. 현재까지의 추세로 봤을 때, 2025년에는 20%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가 이미 절반 넘게 흘러가고 있으니, 정말 코앞의 일이다. 

    고령인구 비율이 높아지는 것은 사회적 현상이다. 꾸준히 관심을 가질 수는 있지만, 개인이 무엇을 해볼 도리는 없다. 그렇다면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 계속되는 사회적 변화에 무기력하게 휩쓸리지 않기 위해, 주관을 지키고 한 몫을 다하며 살아가기 위해 개인이 할 수 있은 방법으로 건강만한 게 딱히 생각나지 않는다.

    나이가 들어가며 진행되는 노화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다른 모든 노화를 겸허한 자세로 받아들이더라도, 유독 뇌에 관한 것만큼은 초연해지기 어렵다. 다른 곳의 건강도 물론 중요하지만, 뇌 건강에 대해서는 보다 많은 정보를 탐색하는 경향이 있다.

    살아오면서 겪은 모든 기억과 경험, 깨달음 등 그야말로 ‘한 사람’을 정의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이 뇌에 집약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뇌에 퇴행 또는 손상이 발생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살아온 흔적이 사라진다는 것과 같다. 현대인들에게 가장 두려운 질병으로 치매가 빠지지 않는 이유다.

    우리는 치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과연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일까? 조각조각 흩어져 있는, 치매에 대한 정보들을 한데 모아보았다.

     

    치매, 퇴행성 뇌질환의 통칭

    치매(Dementia)는 뇌가 담당하는 인지적 기능 전반이 쇠퇴하는 증상이다. 기억력, 언어적 능력, 판단력 등이 모두 감소하는 것으로, 노화 뿐만 아니라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가장 흔히 혼동하는 것 중 하나가, 치매와 알츠하이머의 관계다. 둘이 똑같다고 알고 있는 경우도 있고, 서로 별개의 개념이라고 알고 있는 경우도 있다. 엄밀히 말하자면 ‘알츠하이머는 치매의 한 종류’다. 치매 진단을 받은 환자 중 알츠하이머가 가장 많기 때문에 ‘치매 = 알츠하이머’라는 오해가 생기지만, 그 외에도 치매를 유발하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에 모든 치매가 알츠하이머인 것은 아니다.

    알츠하이머는 뇌 신경세포가 서서히 쇠퇴하는 장애다. 아밀로이드 베타라는 단백질이 쌓임으로써 뇌 신경세포의 퇴행을 유발한다는 기제는 알려져 있지만, 그 단백질이 어떻게 생겨나는지, 어떻게 막을 수 있는지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여전히 원인 미상으로 분류된다.

    이밖에 뇌졸중을 비롯한 뇌혈관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혈관성 치매’, 뇌진탕 등 머리 쪽 손상이 원인이 되는 ‘외상성 치매(만성 외상성 뇌병증, CTE)’, 신경세포 내 비정상적인 원형 단백질 침착물(알파 시누클레인)로 인해 발생하는 ‘레비 소체(루이 소체) 치매’ 등이 있다. 레비 소체 치매를 유발하는 알파 시누클레인 단백질은 신체 운동기능장애로 알려진 ‘파킨슨병’을 유발하는 원인이기도 하므로, 파킨슨병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치매가 발생할 수 있다.

    즉, 치매는 어떤 이유로든 뇌 신경세포가 손상, 파괴되거나 뇌 기능 저하가 발생하는 경우를 가리키는 통합적인 명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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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망증은 치매 전조증상?

    무언가를 자꾸 깜빡깜빡하는 사람을 가리켜 ‘건망증이 심하다’라고 한다. 누구나 흔히 겪을 수 있는 현상이기에 보통은 우스갯소리를 하며 넘기게 마련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 사람이 건망증을 보이거나, 젊은 사람이라 해도 건망증이 너무 자주 나타나는 경우는 마냥 웃어넘기기가 어렵다. 혹시 치매의 전조증상이 아닌지 우려가 되는 것이다.

    보통의 경우, 건망증과 치매를 연결지을 필요는 없다. 단순히 과거의 특정 사건이나 장소, 누군가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정도라면,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뇌가 지쳤다’라는 신호다. 보통 일시적 현상이므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해결된다. 물론, 휴식은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멀리한 상태에서의 완전한 휴식을 의미한다. 

    다만, 기억력 저하가 계속되는 경우, 언어표현능력, 상황판단능력, 문제해결능력 등에서도 이상이 생기는 경우라면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최근 일부 연예인들도 진단을 받으며 이슈가 된 바 있는 ‘경도인지장애’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 건망증과 경도인지장애를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건망증 증세를 보이는 주변인이 있다면 기억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힌트나 단편적인 정보를 줘보면 된다. 단순 건망증이라면 힌트를 통해 오래지 않아 스스로 기억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도인지장애는 다르다. 경험을 기억하지 못하고, 그것을 경험했다는 사실 자체를 잊기 때문에 힌트나 단편적인 정보를 줘도 기억을 하지 못한다. 더 나아가 ‘잊어버렸다’라는 사실 자체를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다.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있으며,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상황이라도 만약 이런 징후를 보인다면 조기에 검사를 받아 현재 상태를 명확하게 알아둘 필요가 있다.

     

    치매, 갑자기 발생할 수도 있나?

    어느날 갑자기 주의력이 떨어지거나 언어능력이 저하되거나, 심한 수준의 건망증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가족 중에 이런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일 것이다. 

    하지만 ‘섬망(Delirium)’이라는 증상을 알아두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다소 낯선 단어인 ‘섬망’은 뇌와 관련해 비교적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증상이다. 서울아산병원에 게재된 질환백과에 따르면 전체 병원 입원 환자의 10~15%가 섬망을 경험한다.

    섬망은 바이러스 감염이나 약물 부작용, 수술 후 회복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으며 여러 종류의 질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다. 이밖에 탈수로 인한 전해질 불균형, 요로 감염 등 비교적 경미한 질환, 장시간 불면, 금단증상에도 동반된다. 

    섬망의 증상은 날짜, 장소, 사람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하지 못하는 건망증 정도의 수준일 수 있고, 주의력 저하, 언어능력 저하와 같은 치매를 연상하게 하는 현상을 보일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갑자기 치매가 왔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섬망은 근본적으로 치매와 다르다. 갑작스럽게 나타나 빠르게 심해지기도 하지만 보통 며칠 이내로 호전된다. 즉, ‘일시적으로 나타나며 회복 가능성이 높다’라는 것이 치매와의 근본적인 차이점이다. 즉, 주변 사람에게 갑작스럽게 치매 증상이 나타났다면, 치매가 아닌 섬망일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점을 인지하고, 과한 걱정은 접어두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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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과 함께 변해가는 뇌, 변화의 속도를 늦추려면

    뇌의 기능은 사람의 인생을 따라 변한다. 어린 시절 사고능력과 추리능력 등이 증가하며 새롭고 복잡한 무언가를 습득하게 되고, 청년기에 이르러 상대적으로 안정된 상태를 이룬다. 그러다가 어느 시점이 지나면 뇌 기능이 감소하기 시작한다.

    노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뇌 신경세포가 변하고, 호르몬을 비롯한 신경전달물질도 변하며, 뇌로 통하는 혈류의 변화가 발생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물질들이 축적된다. 뇌의 퇴행이나 손상은 이런 다양한 요인들이 모여 일으키는 복합적 결과다.

    이는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치매의 특성을 반영한다. 시간을 거꾸로 되돌릴 수 없는 것처럼, 치매 역시 완치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일단 치매가 시작됐다는 진단을 받으면 ‘완화’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다.

    ‘저속노화’가 화두가 되고 있는 최근의 동향은 치매에도 적용할 수 있다. 치매의 본질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뇌의 퇴행이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 속도를 늦추는 것은 가능하다. 이는 노화라는 자연스러운 현상을 늦추고자 하는 저속노화와 본질적으로 같은 접근법이다.

    뇌는 인간의 모든 영역을 지배한다. 바꿔 말하면 일상의 모든 영역에서 행해지는 것들이 뇌에 영향을 미친다. 진부하다는 걸 알면서도 항상 규칙적인 운동이나 건강한 식단, 금연과 금주 또는 절주와 같은 뻔한 예방법, 해결방안이 되풀이되는 이유다.

    여기에 더해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뇌를 위한 충분한 활동과 휴식’을 권한다. 세상은 점점 더 편리해지고, 자극적인 즐길거리가 많아진다. 바꿔 말하면 그만큼 '머리를 쓸 일'이 줄어든다는 이야기다.

    머리를 쓰는 활동은 굳이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다. 독서, 퍼즐 맞추기, 추리 게임, 악기 배우기, 기타 새로운 것 시도해보기 등이 대표적이다. 항상 익숙한 것만 반복하다보면 뇌가 관여할 가능성이 적어지기 때문에, 가급적 뇌를 많이 쓸 수 있는 활동을 권하는 것이다. 여기에 충분한 휴식이 중요하다. 심호흡, 명상과 같은 스트레스 관리법, 규칙적인 패턴에 맞춘 숙면 등으로 뇌가 스스로 자정작용을 할 시간을 충분히 주는 것이다.

  • 뇌졸중초기증상, 속도가 생명을 좌우한다

    뇌졸중초기증상, 속도가 생명을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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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졸중(腦卒中, Cerebrovascular disease)은 전세계 기준 사망원인 2위, 우리나라 기준 사망원인 4위에 해당하는 중대한 병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공하는 의료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뇌졸중 환자는 약 63만 명. 5년 전인 2018년 약 59만 명으로부터 명확하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뇌졸중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는 기관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의 설명에 따르면,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는 허혈성 뇌졸중, 혈관이 터지는 출혈성 뇌졸중으로 인해 뇌에 손상이 생기고, 이로써 발생하는 편측마비, 언어장애, 의식장애와 같은 신경학적 이상’을 통틀어 뇌졸중이라 칭한다. 흔히 ‘중풍’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이는 정확한 병명은 아니다.

     

    뇌졸중,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가?

    뇌졸중은 크게 허혈성 뇌졸중(뇌경색)과 출혈성 뇌졸중(뇌출혈)으로 나뉜다. 허혈성 뇌졸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혀 혈액 공급이 차단됨으로써 뇌세포가 괴사하는 현상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이는 다시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동맥경화로 인해 생긴 혈전이 뇌혈관을 막으면서 생기는 혈전성 뇌경색(뇌혈전증), 두 번째는 판막증이나 심방세동 같은 부정맥성 혈류 이상이 원인이 되는 색전성 뇌경색(뇌색전증), 마지막 세 번째는 고혈압 등의 원인으로 인해 미세한 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열공성 뇌경색이다.

     

    출혈성 뇌졸중은 뇌로 이어지는 혈관의 특정 지점이 터지면서 출혈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뇌 손상이 발생하는 경우를 가리킨다. 출혈 지점 주위의 뇌 조직이 파괴된다는 점에서도 위험하지만, 출혈로 인해 생긴 핏덩어리로 인해 뇌가 한쪽으로 밀리는 상황을 유발하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뇌내 압력이 높아지며 2차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뇌출혈 역시 두 가지로 구분되는데, 어느 부위에 발생했는지에 따라 나눠진다. 첫 번째는 뇌동맥류 파열로 인해 발생하는 지주막하 출혈이다. 뇌동맥류는 뇌동맥 벽의 일부가 꽈리 모양으로 부풀어 오르는 부분을 가리키는 말로, 통상적으로 뇌를 둘러싸고 있는 지주막과 연막 사이에 위치한다. 뇌동맥류 파열이 발생하면 많은 양의 피가 지주막하 공간으로 빠르게 유출되기 때문에 지주막하 출혈이라 부른다. 두 번째는 뇌내 출혈이다. 고혈압이나 뇌혈관 기형 등이 원인이 돼 갑작스레 혈관이 터지면서 뇌 안에 피가 고이는 현상을 통틀어서 가리키는 말이다.

     

    통상적으로 뇌졸중 환자는 대부분이 허혈성 뇌졸중이다. 진단받은 환자의 90% 가까이가 이에 해당한다. 위험성으로는 출혈성 뇌졸중이 압도적이다. 환자 비율은 전체의 10% 남짓이지만, 사망에 이르는 비율이 몹시 높다.

     

    뇌졸중, 무엇이 원인이 되는가?

    뇌졸중을 일으키는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꼽힌다. 뇌혈관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모든 기저 증상이 뇌졸중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력하게 꼽히는 것은 ‘동맥경화’다. 본래 동맥은 피가 잘 흐를 수 있도록 내부 벽면이 매끈하게 이루어져 있다. 심장에서 펌프질하는 높은 압력의 피가 동맥을 타고 흘러가야 하기 때문에 그 압력을 견디기 위해 혈관 자체의 탄력성도 높은 편이다. 동맥경화는 이러한 동맥의 탄력성이 줄어들고, 혈관 내벽에 지방이나 석회질, 염증, 혈전 등이 생기면서 혈관이 좁아지는 현상을 가리킨다. 그 자체가 하나의 질환으로 정의되지는 않지만, 다른 심각한 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대표적인 기저 증상이다. 동맥경화가 발생하면 혈관이 좁아지는 탓에 자연스레 혈액 흐름이 줄어들게 된다. 증상이 진행될수록 혈관이 점점 좁아지다가 어느 시점에서는 아예 막혀버리기도 한다. 

    뇌혈관의 구조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뇌혈관의 구조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우리 뇌는 24시간 동안 쉬지 않고 일하는 기관이다. 우리가 잠을 자는 순간에도 뇌는 일하는 속도를 늦출 뿐, 결코 멈추지는 않는다. 뇌가 정상적으로 기능하기 위해 산소와 포도당을 공급받아야 하며, 24시간 쉬지 않고 일하기 때문에 그 공급이 잠시라도 끊어지면 곧바로 이상으로 이어진다. 동맥경화 등 혈관의 이상이 심각해진 결과 뇌로 가는 혈관의 어느 지점이 막히게 되면 어떨까.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해야 할 혈액이 뇌로 흐르지 못하게 되므로 빠른 시간 내에 뇌 손상이 시작되는 것이다.

     

    뇌졸중초기증상, 무엇으로 뇌졸중을 의심할 수 있는가?

    뇌졸중은 본질적으로 뇌의 기능에 이상을 일으키는 병이다. 머리 등에 심한 충격이 가해지거나 깊은 상처가 생김으로써 뇌 손상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그런 사고가 없는 상황이라면 뇌의 기능장애는 보통 뇌혈관에 발생한 이상으로부터 시작한다. 우리의 뇌가 매우 폭넓고 많은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뇌졸중초기증상을 짚어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뇌 곳곳으로 뻗어있는 뇌혈관은 뇌의 각 부분에 산소와 에너지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는 모두 동일하다. 하지만 뇌가 부위마다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뇌혈관 역시 어느 부위에 혈액을 공급하느냐에 따라 결과적으로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 것과 같다. 이는 바꿔 말하면, 뇌에 존재하는 어떤 혈관에 막힘이나 출혈이 발생했는지, 그로 인해 어느 부위에 손상이 발생했는지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 매우 폭넓다는 의미다. 

     

    다행히도, 뇌졸중의 심각성만큼이나 다양한 자료가 존재하는 덕분에 뇌졸중초기증상으로 꼽히는 대표적 증상들도 비교적 널리 알려져 있다. 가장 먼저 ‘몹시 심한 두통’을 들 수 있다. 특히 지주막하 출혈과 같은 출혈성 뇌졸중 환자의 경우, “머릿속에서 뭔가 폭발한 것 같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심한 두통을 호소한다. 종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이러한 표현을 할 수 있을 정도의 극심한 두통은 매우 대표적인 뇌졸중초기증상이다. 

     

    다음으로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편측 감각장애 또는 편측마비를 들 수 있다. 한쪽 팔과 다리가 심하게 저리거나, 감각이 없어지는 증상 또는 아예 마비되는 증상을 말한다. 양쪽 팔다리의 힘이 동시에 빠지는 것과는 명확하게 구분되는 증상으로, 매우 높은 확률로 뇌졸중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다. 이밖에 손꼽히는 뇌졸중초기증상은 언어적 장애, 또는 시각적 장애를 들 수 있다. 언어장애는 말이 갑자기 어눌하게 나온다거나,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한순간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는 경우를 말한다. 시각장애는 한쪽 시야가 갑자기 깜깜해지거나 똑바로 바라보고 있는 사물이 두 개로 나뉘어보이는 현상, 혹은 두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시야의 오른쪽 또는 왼쪽이 보이지 않는 현상을 가리킨다. 

     

    편측마비와 시각장애를 설명하는 대목에서 어느 정도 짐작해볼 수 있겠지만, 뇌의 한쪽 부분에 해당하는 이상증상은 유력한 뇌졸중초기증상이라 할 수 있다. 우리 뇌는 좌뇌와 우뇌로 나눠져 있다. 양쪽의 뇌혈관이 동시에 같은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과, 둘중 어느 한쪽의 뇌혈관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을 놓고 비교해보면, 왜 편측마비나 편측 시각장애가 뇌졸중초기증상으로 꼽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걷거나 서있기 힘들 정도의 심한 어지럼증, 또는 중심을 잡을 수 없을 정도의 균형감각 이상 또한 뇌졸중초기증상으로 의심해볼 수 있다.

    뇌의 특정 영역들이 손상된 경우 / MSD 매뉴얼
    뇌의 특정 영역들이 손상된 경우 / MSD 매뉴얼

    <이미지 출처 : MSD 매뉴얼>

     

    뇌졸중초기증상, 조치 방법을 기억하자

    뇌졸중은 일단 발생하면 매우 치명적일 수밖에 없는 질병이다. 우리 뇌를 구성하고 있는 세포는 단 몇 분만 혈액을 공급받지 못해도 손상을 입는다. 게다가 뇌세포는 한 번 손상되면 회복할 수 없기 때문에, 뇌졸중 발생 후 다행스럽게 생명을 보존하더라도 영구적인 후유증을 남기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뇌졸중은 증상이 발생하는 순간부터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조치를 받는 것이 그 무엇보다 앞서는 핵심이다. 

     

    뇌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뇌경색의 경우, 증상 발생 후 3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할 수 있다면 ‘혈전 용해치료’가 가능하다. 약물을 써서 혈관을 막고 있는 혈전을 녹이는 것으로, 이 치료가 가능하다면 뇌 손상이 최소화되는 등 예후가 좋을 가능성이 있다. 혈전 용해치료가 불가능한 상황이더라도, 병원에 빨리 도착할 수만 있다면 수술적 치료를 통해서라도 손쓸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의심스러운 뇌졸중초기증상이 나타났다가 몇 분 혹은 몇 시간 이후 괜찮아지는 경우도 간혹 있다. 이는 일과성 허혈발작으로 인해 나타나는데,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언제든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즉시 병원을 찾아 뇌졸중에 관한 검사 및 조치를 받을 필요가 있다.

     

    골든타임이란 질병, 사고 등을 가릴 것 없이 중요하지만, 그중에서도 뇌졸중의 골든타임은 무척이나 빠르고 급박하게 흘러간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머리가 자주 아프다고 해서 단순 두통으로 가볍게 여기지 말자. 어지럽거나 특정 부위가 저린 증상이 자주 나타난다고 해서 저혈압이나 빈혈 정도로 여기지 않도록 하자. 고혈압, 고지혈, 당뇨 등 건강상 이상을 불러올 수 있는 모든 현상을 경계하고,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수시로 점검하자. 어떤 증상이 자주 나타난다는 건 특정 질환에 대한 명확한 시그널일 수 있다. 과도한 걱정을 안고 사는 건 그리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지만, 건강에 있어서만큼은 한없이 겁쟁이인 편이 더 낫다.

  • 뇌졸중, 전조 증상을 알면 대비할 수 있다

    뇌졸중, 전조 증상을 알면 대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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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졸중은 2022년 전세계적으로 사망원인 2위로 등재된 병이다. 우리나라만으로 범위를 한정하더라도 사망원인 4위다. 뇌졸중(腦卒中)은 뇌혈관이 막히는 허혈성 뇌졸중(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지는 출혈성 뇌졸중(뇌출혈)을 총칭하는 말이다. 인간의 뇌는 심장과 마찬가지로 하루 24시간 쉬지 않고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는 장기다. 그 말인즉슨, 24시간 중 잠시라도 산소와 에너지 공급이 중단되면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거나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의미다. 

    뇌는 부위별로 다른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매우 세밀한 조직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 몸에 도는 혈액의 약 20%가 뇌로 공급될 정도다. 뇌로 가는 혈관이 막혀 혈액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 뇌세포가 괴사하며 여러 기능 장애를 일으킨다. 이것이 바로 허혈성 뇌졸중으로, 전체 뇌졸중 환자의 약 90% 가까이를 차지하는 유형이다. 이와 달리 출혈성 뇌졸중은 혈관이 터져 출혈이 발생하면서 뇌 손상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혈종이 생기거나 뇌압이 상승하는 등 후속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더욱 위험한 것으로 본다. 비율로는 전체의 10% 남짓이지만, 발병 후 2일 이내에 사망하는 경우가 절반 가까이 되는 치명적인 증상이다. 이 위기를 넘기더라도 증상 발생 1개월 이내에 약 35~52%의 사망률을 보인다.

    뇌졸중은 일단 발생하면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치료가 되더라도 뇌 기능 측면에서 영구적 손상 또는 장기적인 후유증을 남긴다. 돌이키기 어렵다는 의미다. 따라서 무엇보다 예방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최선이다. 예방을 위해 필요한 것은 두 가지. 올바른 생활습관, 그리고 전조 증상을 명확히 아는 것이다. 뇌졸중은 뇌 기능과 관련된 이상증세로서 조짐을 보인다. 만약 무언가로 얻어맞은 듯 극심한 두통이 찾아와 쓰러지거나 온몸을 웅크릴 정도라면 거의 확실한 증상이라고 봐야 한다. 좌측, 우측 중 한쪽 팔과 다리가 저리거나 마비 증세가 오는 것, 혹은 한쪽 눈이 갑작스럽게 보이지 않거나, 초점이 두 개로 나눠져 보이는 것 역시 뇌졸중의 조짐이다. 갑자기 말하는 것이 어눌해지거나, 상대방이 하는 말에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언뜻 보면 전신 곳곳에서 나타나는 증상이지만, 모두 뇌의 각 부분이 담당하는 기능과 연결돼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면 보다 빠른 짐작이 가능해진다. 만약 뇌졸중 의심 증상으로 보이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지체 없이 119에 신고하고 응급실이나 관련 전문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 내 의료시설의 위치 등을 파악해두는 것도 좋겠다. 

    뇌졸중은 어느 순간 갑자기 발생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쉽지만, 오랜 기간 해로운 습관이 축적되다가 어느 임계점을 넘어섰을 때 발생하는 경우다 대부분이다. 흡연이나 음주 같은 해로운 습관이나 비만을 유발하는 생활양식,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동맥경화, 심장병 등의 질환이 뇌졸중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특히 나트륨과 콜레스테롤 섭취를 가급적 절제하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뇌졸중을 비롯한 뇌혈관 관련 질환으로 진단 받는 환자 수는 최근 5년 간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그로 인한 사망률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지표로부터 무엇을 보아야 하는가? 의료 기술의 발달로 치명적인 질병도 치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발견해도 좋다. 하지만 그보다는 진단 건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현실에 주목하는 편이 좀 더 유의미한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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