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uRRoVR'을 사용해 안전한 환경에서 균형 기능 회복 훈련이 가능하다 / 출처 : 미시간 대학 홈페이지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한 ‘재활 게임’으로 뇌졸중 환자의 운동 기능 회복을 촉진할 수 있다는 사례가 나왔다. 미국 미시간 대학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VR 기반 재활 프로그램 ‘NeuRRoVR’로 환자들의 신체 기능 향상을 촉진했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거울 요법 기반의 재활 프로그램
NeuRRoVR은 ‘거울 요법(Mirror Therapy)’을 기반으로 미시간 대학에서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거울 요법은 신체의 한쪽 부분이 기능을 잃거나 손상됐을 때, 건강한 쪽의 움직임을 시각적으로 인식하게 함으로써 재활을 돕는 치료법을 말한다. 특히 뇌졸중 치료 후 회복 과정에서 사용되는데, 일반적으로 뇌졸중은 몸의 좌측와 우측 중 한쪽이 마비되는 현상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거울 요법을 통해 환자들은 거울을 통해 정상적인 쪽의 팔이 움직이는 것을 보면서, 기능이 약해진 팔이 움직인다고 느끼게 된다. 이를 통해 뇌의 신경가소성을 촉진해, 약해진 팔의 기능이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원리다.
NeuRRoVR은 이러한 치료 과정에 VR 기술을 접목시킨 것이다. 환자는 VR 헤드셋을 착용한 다음, 몸에 부착된 모션 센서를 기반으로 다양한 ‘게임’을 수행하기만 하면 된다. 게임은 약해진 부분을 직접 사용하도록 유도하기도 하고, 정상인 쪽과 약해진 쪽을 함께 사용해야 하는 상황을 제시하기도 한다.
프로그램에 포함된 게임 중 하나를 예로 들자면, 환자의 손이 움직임에 따라 공이 위 또는 아래로 움직이도록 구성돼 있다. 프로그램의 요청대로 올바르게 움직일 경우 녹색으로 표시해줌으로써 미션 성공을 알려준다. 환자는 헤드셋을 쓴 채 진행상황을 확인하며, 자신이 직접 손을 움직여 공을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연습하게 된다.
안전성이 보장된 움직임 훈련
VR 기술을 활용할 때의 장점은, 환자의 안전이 보장된 상태에서 다양한 기능을 훈련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균형 훈련’이다. 반신 마비를 경험한 뇌졸중 환자는 신체의 균형 기능이 손상되는 경우가 많다. 이 상태에서는 넘어질 위험이 높기 때문에 균형 회복을 위한 훈련을 진행하기가 어렵다.
NeuRRoVR은 환자가 안전하게 누워있는 상태에서 발에 부착된 모션 센서를 통해 균형 운동을 수행할 수 있게 돕는다. VR 헤드셋을 통해 좁은 길 위를 걷거나 줄타기와 같이 비교적 높은 수준의 균형 감각 훈련을 할 수 있다. 안전성이 확보된 상태에서 강도 높은 균형 훈련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전문 물리치료사가 함께 할 경우, 개인의 상태와 목표 등에 따라 게임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다. 또한, 실제보다 조금 더 잘하고 있다는 결과를 보여주는 것도 가능하다. 이는 환자로 하여금 성취감을 느끼도록 함으로써 훈련에 더욱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도록 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다양한 물리치료 프로그램 연구
실제 뇌졸중 환자들에게 NeuRRoVR을 적용한 결과, 운동 능력 및 균형 감각 개선 목표를 달성했다는 긍정적 피드백이 많았다. 가상현실 안에서 환자는 자신의 모습과 비슷한 형태로 아바타를 만들 수 있다. 이는 환자가 아바타를 ‘자신의 연장선’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뇌가 더욱 활발하게 기능할 수 있도록 돕는다.
미시간 대학 연구팀은 이 기술의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해 연구를 거듭한다는 계획이다. VR을 통한 활동이 뇌와 신경계의 민감한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연구팀은 간단한 수준의 움직임과 비교적 복잡한 움직임이 각각 뇌와 신경계의 반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볼 예정이다.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NeuRRoVR의 기술을 더욱 다듬어 다양한 형태의 물리치료가 가능하도록 만들고자 한다. 거울 요법은 뇌졸중 외에도 외상을 비롯해 신체적 기능 상실이 발생한 환자들의 치료에 활용된다. 따라서 NeuRRoVR 또한 다양한 유형의 환자에게 필요한 물리치료 프로그램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NeuRRoVR에는 각각의 손가락을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활동을 비롯해 다양한 형태의 기능 재활 프로그램이 포함돼 있다 / 출처 : 미시간 대학 홈페이지
최근 5년 건강보험 통계를 보면, 대략 60만 명 이상의 뇌졸중 환자가 발생한다. 구체적으로 허혈성(뇌경색)인지 출혈성(뇌출혈)인지, 증상 발생 후 조치는 얼마나 빠르고 적절했는지 등 변수에 따라 생존율은 달라진다. 물론 생존했다고 해도 후유증이 남는 경우도 적지 않다.
뇌졸중을 겪고 난 뒤에는 생활습관이 전면적으로 바뀌게 마련이다. 구체적인 발병 원인과 예후에 따라 주의해야 할 점은 달라지겠지만, 식단 개선이나 금연, 절주, 정기검진, 운동 등 기본적인 사항은 변하지 않는다.
미국 건강채널 웹엠디(WebMD)에서는 뇌졸중을 겪은 환자들에게 ‘더 강도 높게 운동하라’고 권장한다. 어떤 이유에서일까? 그 내용을 살펴보도록 한다.
중간 강도보다 고강도가 효과적
의학 저널 ‘Stroke’에 발표된 최신 연구에 따르면, 뇌졸중 환자들에게는 고강도의 짧은 유산소 운동이 극적인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기존까지 ‘중간 강도의 보다 긴 유산소 운동’이 표준 처방으로 자리잡아왔던 것과 대조되는 결과다.
캐나다의 연구진이 중간 강도 유산소 운동과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이하 HIIT)을 비교해본 결과, 12주 훈련 프로그램을 마쳤을 때 HIIT를 수행한 참가자가 심혈관 건강 등에 관한 지표에서 거의 2배의 성과를 올렸다. 이는 뇌졸중을 비롯한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이 그만큼 감소했음을 시사한다.
2018년 수행된 한 연구에서는 HIIT가 뇌졸중을 겪은 후 보행 등 운동능력, 심혈관 건강, 신경(뇌) 가소성을 향상시킨다는 점을 확인한 바 있다. Stroke의 최신 연구 결과는 이러한 내용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해보인다.
운동 강도, 왜 중요한가?
일반적으로 중강도 운동이라 하면 ‘대화가 어려울 정도의 호흡으로 비교적 장시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을 가리킨다. 유산소 효과를 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수준인 것이다. 이에 비해 HIIT는 짧은 시간 내에 높은 수준의 힘을 집중해서 발휘해야 하는 구간이 포함됨으로써, 유산소 운동과 무산소 운동의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유산소 운동은 규칙적으로 산소를 공급함으로써 적정 수준의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소모하게 한다. 반면 무산소 운동은 산소 없이 포도당을 소모해 짧은 시간 동안 큰 힘을 발휘하게끔 한다. HIIT는 유산소 구간과 무산소 구간을 번갈아 배치하는 인터벌 방식이므로, 심폐 지구력 향상은 물론 사용되는 근육의 성장까지 기대할 수 있다.
Storke 저널에 게재된 캐나다 연구진의 최근 연구에서는 최소 6개월 전 뇌졸중을 겪은 40~80세 성인들을 모집했다. 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고, 한 그룹은 중간 강도 유산소 운동을, 다른 한 그룹은 HIIT 프로그램을 수행하도록 했다.
‘짧은 운동’의 효과
이번 연구는 ‘높은 강도의 운동’에 초점을 맞췄다. 이에 따라 1분 동안의 고강도 운동과 1분 동안의 회복 운동을 교차로 진행했다. 운동 강도는 개인별 최대 심박수와 안정 심박수 차이를 기준으로 하여, 참가자 개인별 특성을 반영해 측정했다.
이런 식으로 총 10회의 고강도 운동과 9회의 회복을 포함, 총 19분 동안 운동을 실시했다. 기존과 같이 중간 강도 운동을 실시한 그룹은 20~30분 동안 심박수가 일정 수준을 유지하도록 하며 운동을 실시했다.
12주가 지난 후 측정 결과, 두 그룹 모두 운동능력은 유의미하게 개선됐다. 그러나 HIIT을 수행한 그룹은 ‘운동 중 소비되는 산소 비율’이 두 배 이상 개선됐음을 확인했다. 이로부터 8주가 지난 뒤 다시 심폐 지구력을 측정했을 때, HIIT 그룹은 여전히 기준치 이상의 수치를 보였다.
물론 연구가 종료된 후 8주가 지나는 동안 어떤 생활습관을 유지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지만, HIIT 그룹이 전반적으로 높은 심폐 지구력을 보였다는 것은 주목할만한 포인트다.
안전하고 점진적인 접근법
대상자들이 최근 뇌졸중을 겪은 적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등받이가 있는 좌식 운동기구를 사용했다. 뇌졸중을 겪은 후 근육이 정상일 때와 동일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고려한 조치다. 물론 이 역시도 일정 수준 이상의 강도에서는 부상 위험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운동 방법에 비하면 훨씬 안정적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운동 프로그램은 4주 단위로 강도를 조금씩 높였다. 총 12주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참가자들의 체력은 점진적으로 향상됐을 것이며, 이에 맞춰 강도를 높게 설정함으로써 지속적인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HIIT 그룹은 첫 4주 동안 최대 심박수의 80% 수준의 운동과 30% 수준의 회복 구간을 반복했으며, 다음 4주 동안은 최대 심박수의 90%, 그 다음 4주는 100%로 끌어 올리는 식이었다. 중강도 운동 그룹도 마찬가지로, 첫 4주에는 40%, 그 다음 4주에는 50%, 마지막 4주에는 60%를 기준으로 하여 운동을 진행시켰다.
회복 후 6개월이면 HIIT 가능
미국 뉴저지 주의 JFK 존슨 재활 연구소에서 뇌졸중 회복 프로그램 의학 책임자로 있는 탈야 플레밍 박사는 “과거에는 뇌졸중을 겪은 환자들의 재활을 보다 조심스럽게 접근했으나, 적절한 장비를 갖추고 변수를 통제할 수 있다면 높은 수준의 운동도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예후가 좋을 경우 뇌졸중을 겪은 후 3개월만 지나도 HIIT를 수행할 수 있으며, 6개월이 지나면 거의 대부분이 높은 강도의 운동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플레밍 박사의 설명이다.
다만, 주의할 점은 있다. HIIT라는 것은 운동의 한 방법을 가리키는 말이며, 정해진 표준 루틴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개인의 체력 수준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HIIT를 언제 어떻게 수행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다.
이에 대해 플레밍 박사는 운동 전 평가 또는 스트레스 테스트 등을 통해 환자의 심장과 폐가 어느 수준까지 견딜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뇌졸중 후 운동의 4가지 포인트
사실 HIIT를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연구의 핵심 메시지는, ‘뇌졸중을 겪었더라도 고강도 운동을 할 수 있으며, 가능하다면 해도 괜찮다’라는 것이다. 운동의 강도는 4가지 포인트 중 하나에 불과하다.
나머지 3가지 포인트는 근력 훈련, 유연성 훈련, 균형 훈련이다. 미국 심장협회(AHA)는 이 4가지 포인트를 모두 포함한 운동 프로그램이 병행되어야만 재발 위험을 가장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권고한다.
AHA 권장사항의 저자인 샌드라 빌린저 박사는 “HIIT를 확고하게 권장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연구결과가 필요하다”라고 언급했다. 반드시 고강도로 운동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기존과 같은 중강도 운동으로도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뇌졸중(腦卒中, Cerebrovascular disease)은 전세계 기준 사망원인 2위, 우리나라 기준 사망원인 4위에 해당하는 중대한 병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공하는 의료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뇌졸중 환자는 약 63만 명. 5년 전인 2018년 약 59만 명으로부터 명확하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뇌졸중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는 기관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의 설명에 따르면,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는 허혈성 뇌졸중, 혈관이 터지는 출혈성 뇌졸중으로 인해 뇌에 손상이 생기고, 이로써 발생하는 편측마비, 언어장애, 의식장애와 같은 신경학적 이상’을 통틀어 뇌졸중이라 칭한다. 흔히 ‘중풍’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이는 정확한 병명은 아니다.
뇌졸중,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가?
뇌졸중은 크게 허혈성 뇌졸중(뇌경색)과 출혈성 뇌졸중(뇌출혈)으로 나뉜다. 허혈성 뇌졸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혀 혈액 공급이 차단됨으로써 뇌세포가 괴사하는 현상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이는 다시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동맥경화로 인해 생긴 혈전이 뇌혈관을 막으면서 생기는 혈전성 뇌경색(뇌혈전증), 두 번째는 판막증이나 심방세동 같은 부정맥성 혈류 이상이 원인이 되는 색전성 뇌경색(뇌색전증), 마지막 세 번째는 고혈압 등의 원인으로 인해 미세한 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열공성 뇌경색이다.
출혈성 뇌졸중은 뇌로 이어지는 혈관의 특정 지점이 터지면서 출혈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뇌 손상이 발생하는 경우를 가리킨다. 출혈 지점 주위의 뇌 조직이 파괴된다는 점에서도 위험하지만, 출혈로 인해 생긴 핏덩어리로 인해 뇌가 한쪽으로 밀리는 상황을 유발하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뇌내 압력이 높아지며 2차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뇌출혈 역시 두 가지로 구분되는데, 어느 부위에 발생했는지에 따라 나눠진다. 첫 번째는 뇌동맥류 파열로 인해 발생하는 지주막하 출혈이다. 뇌동맥류는 뇌동맥 벽의 일부가 꽈리 모양으로 부풀어 오르는 부분을 가리키는 말로, 통상적으로 뇌를 둘러싸고 있는 지주막과 연막 사이에 위치한다. 뇌동맥류 파열이 발생하면 많은 양의 피가 지주막하 공간으로 빠르게 유출되기 때문에 지주막하 출혈이라 부른다. 두 번째는 뇌내 출혈이다. 고혈압이나 뇌혈관 기형 등이 원인이 돼 갑작스레 혈관이 터지면서 뇌 안에 피가 고이는 현상을 통틀어서 가리키는 말이다.
통상적으로 뇌졸중 환자는 대부분이 허혈성 뇌졸중이다. 진단받은 환자의 90% 가까이가 이에 해당한다. 위험성으로는 출혈성 뇌졸중이 압도적이다. 환자 비율은 전체의 10% 남짓이지만, 사망에 이르는 비율이 몹시 높다.
뇌졸중, 무엇이 원인이 되는가?
뇌졸중을 일으키는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꼽힌다. 뇌혈관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모든 기저 증상이 뇌졸중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력하게 꼽히는 것은 ‘동맥경화’다. 본래 동맥은 피가 잘 흐를 수 있도록 내부 벽면이 매끈하게 이루어져 있다. 심장에서 펌프질하는 높은 압력의 피가 동맥을 타고 흘러가야 하기 때문에 그 압력을 견디기 위해 혈관 자체의 탄력성도 높은 편이다. 동맥경화는 이러한 동맥의 탄력성이 줄어들고, 혈관 내벽에 지방이나 석회질, 염증, 혈전 등이 생기면서 혈관이 좁아지는 현상을 가리킨다. 그 자체가 하나의 질환으로 정의되지는 않지만, 다른 심각한 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대표적인 기저 증상이다. 동맥경화가 발생하면 혈관이 좁아지는 탓에 자연스레 혈액 흐름이 줄어들게 된다. 증상이 진행될수록 혈관이 점점 좁아지다가 어느 시점에서는 아예 막혀버리기도 한다.
뇌혈관의 구조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우리 뇌는 24시간 동안 쉬지 않고 일하는 기관이다. 우리가 잠을 자는 순간에도 뇌는 일하는 속도를 늦출 뿐, 결코 멈추지는 않는다. 뇌가 정상적으로 기능하기 위해 산소와 포도당을 공급받아야 하며, 24시간 쉬지 않고 일하기 때문에 그 공급이 잠시라도 끊어지면 곧바로 이상으로 이어진다. 동맥경화 등 혈관의 이상이 심각해진 결과 뇌로 가는 혈관의 어느 지점이 막히게 되면 어떨까.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해야 할 혈액이 뇌로 흐르지 못하게 되므로 빠른 시간 내에 뇌 손상이 시작되는 것이다.
뇌졸중초기증상, 무엇으로 뇌졸중을 의심할 수 있는가?
뇌졸중은 본질적으로 뇌의 기능에 이상을 일으키는 병이다. 머리 등에 심한 충격이 가해지거나 깊은 상처가 생김으로써 뇌 손상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그런 사고가 없는 상황이라면 뇌의 기능장애는 보통 뇌혈관에 발생한 이상으로부터 시작한다. 우리의 뇌가 매우 폭넓고 많은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뇌졸중초기증상을 짚어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뇌 곳곳으로 뻗어있는 뇌혈관은 뇌의 각 부분에 산소와 에너지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는 모두 동일하다. 하지만 뇌가 부위마다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뇌혈관 역시 어느 부위에 혈액을 공급하느냐에 따라 결과적으로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 것과 같다. 이는 바꿔 말하면, 뇌에 존재하는 어떤 혈관에 막힘이나 출혈이 발생했는지, 그로 인해 어느 부위에 손상이 발생했는지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 매우 폭넓다는 의미다.
다행히도, 뇌졸중의 심각성만큼이나 다양한 자료가 존재하는 덕분에 뇌졸중초기증상으로 꼽히는 대표적 증상들도 비교적 널리 알려져 있다. 가장 먼저 ‘몹시 심한 두통’을 들 수 있다. 특히 지주막하 출혈과 같은 출혈성 뇌졸중 환자의 경우, “머릿속에서 뭔가 폭발한 것 같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심한 두통을 호소한다. 종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이러한 표현을 할 수 있을 정도의 극심한 두통은 매우 대표적인 뇌졸중초기증상이다.
다음으로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편측 감각장애 또는 편측마비를 들 수 있다. 한쪽 팔과 다리가 심하게 저리거나, 감각이 없어지는 증상 또는 아예 마비되는 증상을 말한다. 양쪽 팔다리의 힘이 동시에 빠지는 것과는 명확하게 구분되는 증상으로, 매우 높은 확률로 뇌졸중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다. 이밖에 손꼽히는 뇌졸중초기증상은 언어적 장애, 또는 시각적 장애를 들 수 있다. 언어장애는 말이 갑자기 어눌하게 나온다거나,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한순간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는 경우를 말한다. 시각장애는 한쪽 시야가 갑자기 깜깜해지거나 똑바로 바라보고 있는 사물이 두 개로 나뉘어보이는 현상, 혹은 두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시야의 오른쪽 또는 왼쪽이 보이지 않는 현상을 가리킨다.
편측마비와 시각장애를 설명하는 대목에서 어느 정도 짐작해볼 수 있겠지만, 뇌의 한쪽 부분에 해당하는 이상증상은 유력한 뇌졸중초기증상이라 할 수 있다. 우리 뇌는 좌뇌와 우뇌로 나눠져 있다. 양쪽의 뇌혈관이 동시에 같은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과, 둘중 어느 한쪽의 뇌혈관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을 놓고 비교해보면, 왜 편측마비나 편측 시각장애가 뇌졸중초기증상으로 꼽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걷거나 서있기 힘들 정도의 심한 어지럼증, 또는 중심을 잡을 수 없을 정도의 균형감각 이상 또한 뇌졸중초기증상으로 의심해볼 수 있다.
뇌졸중은 일단 발생하면 매우 치명적일 수밖에 없는 질병이다. 우리 뇌를 구성하고 있는 세포는 단 몇 분만 혈액을 공급받지 못해도 손상을 입는다. 게다가 뇌세포는 한 번 손상되면 회복할 수 없기 때문에, 뇌졸중 발생 후 다행스럽게 생명을 보존하더라도 영구적인 후유증을 남기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뇌졸중은 증상이 발생하는 순간부터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조치를 받는 것이 그 무엇보다 앞서는 핵심이다.
뇌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뇌경색의 경우, 증상 발생 후 3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할 수 있다면 ‘혈전 용해치료’가 가능하다. 약물을 써서 혈관을 막고 있는 혈전을 녹이는 것으로, 이 치료가 가능하다면 뇌 손상이 최소화되는 등 예후가 좋을 가능성이 있다. 혈전 용해치료가 불가능한 상황이더라도, 병원에 빨리 도착할 수만 있다면 수술적 치료를 통해서라도 손쓸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의심스러운 뇌졸중초기증상이 나타났다가 몇 분 혹은 몇 시간 이후 괜찮아지는 경우도 간혹 있다. 이는 일과성 허혈발작으로 인해 나타나는데,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언제든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즉시 병원을 찾아 뇌졸중에 관한 검사 및 조치를 받을 필요가 있다.
골든타임이란 질병, 사고 등을 가릴 것 없이 중요하지만, 그중에서도 뇌졸중의 골든타임은 무척이나 빠르고 급박하게 흘러간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머리가 자주 아프다고 해서 단순 두통으로 가볍게 여기지 말자. 어지럽거나 특정 부위가 저린 증상이 자주 나타난다고 해서 저혈압이나 빈혈 정도로 여기지 않도록 하자. 고혈압, 고지혈, 당뇨 등 건강상 이상을 불러올 수 있는 모든 현상을 경계하고,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수시로 점검하자. 어떤 증상이 자주 나타난다는 건 특정 질환에 대한 명확한 시그널일 수 있다. 과도한 걱정을 안고 사는 건 그리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지만, 건강에 있어서만큼은 한없이 겁쟁이인 편이 더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