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의료원(원장 서길준)은 지난 4월 26일(토), 국립중앙의료원 연구동 대강당에서 다낭신 환자와 가족 50명을 대상으로 ‘다낭신 환자와 가족을 위한 환우교실’을 개최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국립중앙의료원, 대한신장학회, 다낭신 코호트, 한국장기이식연구단(KOTRY), 한국다낭신연구재단, 다낭사랑(환우회)이 공동으로 주최했으며, 환자와 가족들이 다낭신에 대해 보다 쉽게 이해하고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최신 정보를 제공하고자 개최되었다.
교육은 안규리 신장내과 전문의(국립중앙의료원), 오윤규 신장내과 교수(서울보라매병원), 박혜인 신장내과 교수(강남성심병원), 이규백 신장내과 교수(강북삼성병원), 황영환 원장(정언내과)이 진행했다.
‘다낭신’은 콩팥에 수많은 낭종(물집)이 생기면서 서서히 콩팥 기능이 감소하는 질환으로, 이 중 ‘상염색체 우성 다낭신’은 우리나라에서 흔한 중증 유전성 질환중의 하나로, 국내 약 8,000명의 환자가 있으며 유전자를 보유한 가족의 약 50%에서 발병한다.
다낭신 환자들은 다른 유전성 질환과 마찬가지로 완치는 어렵지만, 신장(콩팥) 기능을 오래 유지하고 합병증을 줄이기 위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이번 교육은 다낭신 환자들이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식사를 포함한 건강관리법, 새로 도입된 약물 소개, 질환 정보 등을 주제로 진행되었다. 교육 후 이루어진 만족도 조사에서는 82%가 ‘매우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했으며, 응답자 전원이 ‘다음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국립중앙의료원은 2021년부터 다낭신클리닉을 운영하여 환자들에게 질환에 대한 이해와 관리 방법을 전달해오고 있으며, 이번 환우교실과 같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다낭신 환자 및 가족들과의 소통의 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국립중앙의료원 서길준 원장은 “이번 교육 세미나를 통해 우리나라 투석 환자의 네 번째 주요 발병 원인이지만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질환인 ‘상염색체 우성 다낭신’에 대해 많은 환자들이 정보를 접하고, 건강한 삶을 이어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약물’이라 하면 보통 병원에서 의료적으로 사용하는 의약품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일상에서 사용하게 되는 감기약, 해열제, 소화제 등 각종 약품 역시 약물의 범위 안에 들어간다. ‘약물의 오남용’이 매번 강조되는 이유다. 특히 신장(콩팥)은 약물이 걸러져 배설되는 최종 기관이다. 신장내과 전문의가 말하는 신장 건강이 좋지 않을 때 사용에 주의해야 하는 대표적인 약물들을 알아본다.
감기약, 파스 등 소염 진통제
‘소염 진통제’는 감기로 인한 몸살, 혹은 관절통과 같은 만성 통증에 자주 쓰이는 일상적 약물이다. 특히 ‘콕스(Cox) 억제제’ 계열의 진통제는 신장에 독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양대학교병원 신장내과 박요한 교수는 대한신장학회 공식 채널을 통해 “콕스 억제제는 약국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진통제로, 약품의 성분명에 ‘~페낙’, ‘~센’, ‘~펜’과 같이 표기된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한편,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파스 역시 소염 진통제의 일종이다. 실제로 파스는 제품명부터 ‘~펜’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이 있다. 피부에 붙이는 형태라서 크게 경각심을 가지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결국 환부를 통해 체내에 흡수되는 것이므로 신장 건강이 좋지 않을 때는 단순한 근육통에 파스를 사용하는 것도 좀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별도의 처방 없이도 구매할 수 있는 약물 중 가장 주의해야 할 종류다. 그 외의 약물은 병원 치료 과정에서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사용되는 약물이므로, 일반인 입장에서는 참고로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정도다.
파스 역시 소염 진통제의 일종이므로, 신장 기능이 약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 Designed by Freepik
골다공증 치료제
박요한 교수는 만성 신장 질환이 있거나, 또는 신장 건강이 좋지 않을 때 주의해야 할 약물로 골다공증 치료제를 꼽았다. 골다공증 치료제는 칼슘과 비타민 D가 같이 들어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신장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박 교수는 “외래 진료에서 골다공증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는 분들 중 혈액 검사를 해보면 칼슘 수치가 너무 높아진 경우가 있다”라고 말했다. 만성 신장 질환이 있을 때 고칼슘 상태가 지속되면 혈관에 칼슘이 쌓여 딱딱하게 굳어지는 ‘혈관 석회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 박 교수의 설명이다.
이 내용은 일반적으로 섭취하게 되는 칼슘+비타민 D 보충제에도 적용할 수 있다. 비타민 D가 칼슘 흡수를 촉진한다는 메커니즘으로, 시중에서 판매되는 영양제에는 두 가지 영양소를 함께 공급하는 경우가 많다. 신장 건강이 좋지 않을 때, 혹은 건강검진에서 신장 기능과 관련해 전문의 소견을 들은 적이 있다면, 이런 보충제 섭취에 관해서도 전문가 조언을 구할 것을 권장한다.
골다공증 치료제 외에 칼슘 보충제 역시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 Designed by Freepik
항생제, 항바이러스제
항생제는 흔히 ‘세균 감염을 치료하는 약물’로 알려져 있다. 동시에 신장 건강이 좋지 않을 때 주의해야 할 약물로도 꼽힌다. 항생제는 근본적으로 체내 세균을 죽이거나(살균) 성장을 억제하는(정균) 기전으로 작용한다. 보통 특정 세균을 목표로 하지만, 대상을 가리지 않고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장내 유익균과 같이 체내에 존재하는 유익한 미생물도 함께 죽일 수 있다.
이 부분은 항바이러스제 역시 마찬가지다. 항바이러스제 역시 특정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하여 복제를 막거나 파괴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항생제나 항바이러스제를 과도하게 또는 부적절하게 사용할 경우, 목표로 한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약물에 내성을 갖거나 변이를 촉진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내성균이나 변이 바이러스가 생길 경우 기존보다 치료법이 더욱 복잡해지며, 상황에 따라서는 약물 자체가 듣지 않게 될 우려가 있다.
항생제와 항바이러스제는 종류가 다양하지만 신장에 독성을 갖거나 부작용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같은 약물이라도 사구체 여과율(신장 기능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에 따라 용법과 용량이 달라진다. 항생제와 항바이러스제는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행히 일반적으로 항생제와 항바이러스제는 처방없이 임의로 구입할 수 없기 때문에 염려할 일은 적다.
항생제는 처방 없이 구할 수 없는 약물이지만, 신장에 독성을 갖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알아두는 것이 좋다 / Designed by Freepik
신장은 우리 몸의 대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노폐물을 비롯해 과도하게 섭취된 수분과 영양소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흔히 간을 우리 몸의 ‘화학 공장’이라 비유하는데, 따지고 보면 신장도 수많은 물질과 성분에 노출되기 때문에 많은 부담을 짊어지는 기관이라 할 수 있다. 신장 기능을 손상시키지 않기 위해 주목해야 할 식습관을 살펴보면서, 신장에 좋은 음식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한다.
충분한 수분을 가진 신선식품
신장의 주요 기능인 노폐물 처리에는 상당량의 수분이 필요하다. 신장이 처리하는 노폐물은 농축 처리를 거쳐 방광에 쌓이게 된다. 이때 체내 수분을 함께 방광으로 보내면서, 어느 정도 쌓였을 때 노폐물을 배출하게 된다.
만약 수분이 부족하면 어떻게 될까? 체내에서 필요로 하는 수분이 부족하게 되면, 신장으로 내보낼 여유분이 없게 된다. 그렇게 되면 신장은 충분한 수분이 확보될 때까지 노폐물을 계속 농축 처리하게 된다. 이는 신장 기능 면에서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되며, 농축된 노폐물의 독성이 강해져 신체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하게 된다. 충분한 수분을 섭취할 것을 권하는 이유다.
여기서 말하는 수분은 두 가지 방식으로 보충한다. 순수한 물로 섭취하는 방법, 음식에 포함된 수분으로 섭취하는 방법이다. 흔히 말하는 ‘하루 2리터’의 수분 섭취량은 이 두 가지 방식을 합해서 하루에 섭취해야 하는 총량을 의미한다.
즉, 수분 함량이 높은 음식이 곧 신장에 좋은 음식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수분 함량이 높으면서도 건강에 좋은 신선식품이어야 한다. 수박, 딸기, 토마토, 오이, 셀러리, 부추, 파프리카 등이 추천 식품이다. 이들은 풍부한 수분과 더불어 섬유질과 비타민, 각기 다른 항산화 물질을 제공해준다. 가공식품 중에는 코코넛 워터와 요거트가 수분 함량과 영양소를 모두 제공한다.
코코넛워터는 수분과 전해질 공급에 좋은 식품이지만, 가공된 형태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첨가물 함량에 유의해야 한다 / 이미지 출처 : 모션 엘리먼츠
저염분 또는 염분 조절 식품
나트륨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이야기는 여러 차례 들어봤을 것이다. 과도한 염분이 체내에 공급되면 이를 희석시키기 위해 혈액에 더 많은 수분이 공급된다. 자연스레 혈액량이 많아지면서 혈압이 높아지게 되고, 신장은 높은 압력을 견디거나 조절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부담에 시달리게 된다.
염분 함량이 높은 식품의 섭취를 줄이고, 과일과 채소의 섭취를 늘리면 자연스레 염분 섭취가 줄고 수분 섭취량도 늘어나는 효과를 얻게 된다. 여기에 더해, 나트륨의 효과를 상쇄시킬 수 있는 칼륨을 섭취해주면 좋다. 기본적으로 과일과 채소 중에서 칼륨이 풍부한 종류로는 바나나, 오렌지, 멜론, 시금치, 브로콜리 등이 꼽힌다. 견과류와 씨앗류, 콩류 역시 신장에 좋은 음식으로 꼽을 수 있다.
칼륨은 우리 몸에서 가장 많은 양을 필요로 하는 무기질로 꼽히지만, 실제로 영양 섭취 현황을 보면 권장 섭취량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칼륨의 농도가 충분히 높아질 경우, 신장은 나트륨을 더 많이 배출할 수 있게 되면서 궁극적으로 혈압을 낮추는 데 기여하게 된다.
다만, 이는 신장이 아직 건강할 때에 유효한 방법이다. 실제 대한신장학회에서는 이미 신장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나트륨과 칼륨을 모두 줄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건강검진을 꾸준히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신장 기능에 이상이 없다면 미리부터 나트륨을 조절하는 식습관을 챙기는 것이 좋다.
무조건 고단백질? 주의 필요
단백질에 관해서는 대부분 ‘섭취를 늘려라’라는 조언이 대부분이다. 그만큼 단백질 섭취량이 부족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겠지만, 이를 절대적인 공식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곤란하다. 사람에 따라서는 단백질 섭취량을 조절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단백질은 기본적으로 몸 안에서 팔방미인처럼 사용되는 필수 영양소다. 심지어 급할 때는 에너지원으로도 사용될 수 있으니, 그야말로 만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단백질 섭취량을 한없이 늘리는 것은 고스란히 신장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단백질은 결합 구조가 복잡하기 때문에 다른 영양소에 비해 대사 과정이 상대적으로 오래 걸린다. 그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노폐물도 적지 않으며, 이는 모두 신장에서 처리하게 된다. 즉, 너무 많은 단백질을 섭취하면 그만큼 신장에 부담이 차곡차곡 쌓인다는 이야기다. 체중 1kg당 0.8~1.2g의 단백질 권장 범위가 강조되는 이유다.
보통 ‘식물성 단백질’은 대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노폐물이 더 적어, 신장에 부담이 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렌틸콩, 검은콩, 병아리콩 등의 콩류를 비롯해 대두로 만드는 두부도 신장에 좋은 음식으로 권장된다. 식물성 단백질 중 완전 단백질 사례로 꼽히는 퀴노아도 좋은 옵션이다. 이외에 견과류와 씨앗류도 식물성 단백질과 불포화 지방산을 제공하는 권장 식품이다.
신장 질환을 앓고 있을 경우,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신장 질환이 진행됨에 따라 감염 퇴치 역할을 맡고 있는 B세포의 생존이 저해된다는 내용이다.
신장 질환, 감염 사망률 높아
신장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주요 사망 원인으로는 심혈관 질환과 감염이 꼽힌다. 신장 기능이 완전히 상실되는 것도 사망 원인이 되지만, 심혈관 문제 및 감염으로 인한 합병증이 그보다 더 자주 발생하는 경향을 보인다.
국제 신장학회에 따르면 신장 질환 환자 중 감염으로 사망하는 비율은 약 20%에 달한다. 실제로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신장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사망률은 신장이 건강한 환자에 비해 최대 10배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이는 신장 질환으로 인해 외부 병원체에 대한 면역 반응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 주에 위치한 스토니브룩 대학의 르네상스 의과대학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을 이해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신장 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요독증(uraemia)’에 집중했다. 신장이 본연의 여과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체내에 독성을 띠는 대사산물이 축적되는 증상이다.
신장 질환이 면역력을 직접 낮출 수 있어
연구팀은 이 주제에 대한 기존의 연구들을 검토한 결과, 신장 질환과 B세포의 면역 반응 약화의 상관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미생물학과 면역학 교수인 연구팀의 파르타 비스와스 박사는 “대부분의 연구에서는 신장 이식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B세포 반응을 평가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신장 이식 환자는 면역이 약해져 있기 때문에, 신장 질환이 B세포의 면역 반응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하게 평가하기 어렵다는 것이 비스와스 박사의 설명이다. 이에 연구팀은 여러 종류의 신장 질환이 유발된 쥐 모델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감염시킨 다음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몇 가지 세포 단위에서의 변화를 발견했다.
신장 기능 장애로 독성 대사산물이 축적될 경우, 항체 생성을 주도하는 ‘GC B세포’의 사멸이 발생한다. 이는 요독증으로 인해 축적되는 독성 산물 ‘히푸르산(HA)’의 영향이 크다. 신장 질환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 후 GC B세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항체 반응을 억제한다. 즉, 신장 질환이 면역 세포의 사멸을 유도하고 항체 반응을 억제한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신장 기능 약화 = 감염 위험 증가
위 연구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 반응을 대상으로 했지만, 실제로는 다른 감염에도 취약해질 수 있다는 위험성을 시사한다. GC B세포는 다양한 종류의 병원체에 대해 항체를 생성할 수 있는 면역 세포이므로, 이들이 약화된다는 것은 전반적인 감염에 취약해진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한편, 꼭 신장 질환을 진단받지 않더라도, 신장 기능이 약해져 있을 경우 감염 저항력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도 주의해야 한다. 신장에 발생한 특정 질환이 아닌, 기능 이상으로 인해 축적된 독성 산물들이 원인이기 때문이다. 신장 기능이 전체적인 면역력을 유지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신장은 간과 함께 ‘침묵의 장기’로 불리는 대표적 기관 중 하나다. 즉, 이상이 발생하더라도 평소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 및 의식적 관심이 필요하다. 적당한 양의 수분을 꾸준히 섭취하도록 하고,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조미료 등 첨가물 섭취가 과하지 않도록 절제가 필요하다.
한편,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 질환은 신장 기능 약화로 이어지는 핵심 질환으로 꼽힌다. 이들 질환을 폭넓은 관점으로 보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해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습관에서 가장 경종을 울리는 영양소라면 ‘나트륨’일 것이다. 한국영양학회에서 권장하는 하루 나트륨 섭취량은 2,000mg(2g)이다. 그러나 2022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19세 이상 성인들의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1일 3,213mg이다. 과거에 비해 다소 낮아진 수준이긴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물론 나트륨은 체내에서 많은 양을 필요로 하는 주요 무기질에 속한다. 하지만 현재 수준의 과도한 섭취량으로는 필수 역할을 넘어 부작용을 일으킬 우려가 더 높다. 특히 고혈압은 당뇨와 함께 30세 이상 성인 인구의 절반 이상이 위험군에 해당한다. 체내 나트륨 농도를 줄이기 위해 무엇을 실천할 수 있을까?
수분 균형과 자극-반응 조절
나트륨은 주요 무기질이자 핵심 전해질 중 하나다. 특히 체내 수분 균형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인체의 약 70%가 수분으로 구성돼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나트륨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알 수 있다. 체내 나트륨 농도가 적정 수준을 유지할 경우, 수분 분포가 원활하게 이루어진다. 수분을 필요로 하는 세포와 조직 역시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나트륨은 신경 세포가 신호를 전달하는 과정을 관장한다. 어떤 자극이 발생했을 때 나트륨 이온이 세포막을 통해 이동함으로써 신경 신호를 전달한다. 예를 들면 무언가에 닿았거나 찔렸을 때 그 자극을 전달하고 반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같은 원리로 근육의 수축과 이완에도 영향을 미친다. 자극에 대해 반응할 때 근육이 빠르게 수축했다가 이완하는 것은 물론, 운동을 할 때 의도적으로 근육을 수축시켰다가 다시 이완시키는 과정에도 나트륨이 관여하는 것이다.
즉, 나트륨 공급이 부족할 경우에는 신경 세포의 반응이 둔해질 수 있다. 어떤 자극을 주어도 반응이 없거나 느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밖에 다른 전해질과 마찬가지로, 나트륨이 부족하면 피로나 근육 경련, 두통 등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고혈압, 부종, 신장 문제 유발
하지만 보통 나트륨은 부족보다 과다로 인한 문제를 겪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일상이 바쁘게 돌아가면서 가공식품이나 외식의 비중이 과거에 비해 늘었다. 경기가 극도로 침체된 최근 트렌드를 고려하더라도 과거에 비하면 가공식품 소비 및 외식 비중은 높은 것이 현실이다.
이런 음식들은 식품 보존 또는 맛 향상을 위해 나트륨을 많이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원료 가공이나 조리 과정에서 각종 첨가물을 사용하거나 나트륨이 다량 함유된 조미료를 사용하는 경우가 흔하다. 맛은 좋지만 그만큼 나트륨 섭취량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체내 나트륨 농도가 높아지면 그 비율을 맞추기 위해 몸은 더 많은 수분을 필요로 한다. 이는 전체 혈액량을 늘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혈관의 부피는 한정돼 있는데 혈액량이 늘어나게 되므로 혈압이 높아진다. 나트륨이 고혈압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이유다. 높아진 혈압은 혈관에 지속적인 부담을 주게 되며, 혈관에 손상을 누적시켜 심혈관 질환이나 뇌혈관 질환 위험을 높인다.
한편, 과도한 나트륨 농도는 체내 수분의 저류 현상을 일으킨다. 필요 이상의 많은 수분이 유입되므로, 어느 부위에서는 불필요한 수분이 축적돼 부풀어오를 수 있다. 흔히 말하는 ‘부종’이다. 부종은 보통 손이나 발과 같은 말초 부위에 흔히 나타난다. 또는 얼굴의 경우 다른 신체 부위에 비해 부풀어오르기 쉬운 부위라서 부종이 흔하게 나타난다.
많은 영양소들이 그렇듯, 어느 정도의 초과량은 신장에 의해 조절된다. 예를 들어 엄격하게 2,000mg을 지키지 않더라도, 100~200mg 정도의 초과량은 신장이 조절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얼마가 됐건 필요량 이상의 초과분은 신장에 부담을 준다. 앞서 제시한 통계처럼 1.5배를 넘는 수준의 초과는 그만큼 신장에 막대한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신장은 어느 정도의 손상까지 증상을 드러내지 않는 장기 중 하나다. 평소 별다른 증상이 없을지라도 이미 나트륨 과다로 인한 문제를 겪고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밖에 과도한 나트륨은 ‘칼슘 배출’을 증가시킨다. 칼슘은 우리나라 성인들에게서 가뜩이나 섭취 부족으로 꼽히는 대표적 영양소다. 섭취량이 부족한 데다가 나트륨 과다로 인한 배출량까지 늘어나게 되는 이중고를 겪는 셈이다. 칼슘 유출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조직은 뼈다. 골밀도가 감소하면서 장기적으로 골다공증의 위험을 높이는 것이다.
나트륨 줄이는 실천방안
당장 가공식품을 멀리 하라든가, 외식을 자제하라는 식의 극단적 해결책은 현실적이지 않다. 적지 않은 시간에 걸쳐 지속돼 온 만큼, 점진적인 개선안을 제시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수분 섭취량을 늘리는 것이다. 과도하게 섭취된 나트륨을 희석하고 소변으로 배출하기 위한 근본적인 방법이다.
단, 위 방법은 혈압이나 신장 건강 문제가 없는 경우에 한한다. 고혈압 구간, 위험군 구간에 해당하는 사람, 혹은 신장 기능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진단받은 사람에게 수분 섭취를 늘리는 것은 적절한 방법이 아니다.
이런 경우에는 식단을 조금씩 개선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식사 메뉴를 선택할 때는 가급적 나트륨 함량이 적은 조리방식의 메뉴를 선택하도록 한다. 예를 들어 닭고기를 먹고 싶다면 치킨 대신 장작구이를 선택하는 식이다. 외식 메뉴 중 나트륨을 크게 배제한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덜 섭취할 수 있는’ 방법으로 차근차근 실천해나갈 것을 권한다.
과일, 샐러드, 통곡물의 비중을 늘리고, 생선이나 백색육 등 지방 함량이 비교적 낮은 단백질 식품을 더 자주 먹도록 한다. 이들은 대개 자연적으로 나트륨 함량이 낮은 음식에 해당한다. 또한, 신선식품이거나 가공을 최소화한 식재료이므로 가공 과정에서 나트륨 함량이 높아질 우려도 적다.
보다 철저한 수준의 관리가 필요한 경우, 외식을 줄이고 집에서 요리해먹을 것을 권고받기도 한다. 이 경우 마트에서 제품을 구매할 때 ‘무염’ 또는 ‘저염’ 표시가 붙은 것을 우선적으로 선택하도록 한다. 가공식품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조미료 등을 고를 때 특히 실천해야 할 사항이다. 아예 조리 과정에서 소금을 배제하고 허브나 향신료를 사용해 맛을 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리의 건강은 ‘무엇을 먹는지’가 가장 근본이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영양’을 강조하는 이유다. 식단의 중요성은 자기자신의 건강에서 끝나지 않는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부족한 영양으로 인해 몇 세대에 걸쳐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미국 툴레인 대학 연구팀이 학술지 「Heliyon」에 발표한 연구에서는 ‘부모 세대의 단백질 부족’이 자녀를 포함한 여러 세대에 걸쳐 신장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내용을 다뤘다.
단백질 결핍, 대를 이어 영향 미쳐
툴레인 대학 연구팀은 한 쌍의 쥐에게 의도적으로 단백질 함량을 낮춘 식단을 먹인 다음, 이후에 태어나는 새끼들을 관찰했다. 새롭게 태어나는 새끼들은 출생 시 체중이 상대적으로 낮았고, 신장 크기가 더 작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현상은 태어난 새끼가 다시 짝을 이뤄 새끼를 낳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4세대에 걸쳐 동일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이 주목한 신장 기능은 ‘네프론 수치’였다. 네프론 수치는 신장의 기본적인 구조 단위다. 네프론이 혈액 속 노폐물과 잉여 수분을 걸러내고 다시 흡수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네프론 수치는 신장 기능을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된다.
네프론 수치가 낮으면 신장의 핵심 기능인 노폐물 처리와 수분·전해질 균형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이는 혈액 내 독소 축적을 비롯해 혈압 조절기능 약화, 나아가 점진적인 신장 손상으로 인한 만성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태어난 후 식단 교정해도 해결 안 돼
선천적인 문제는 이후 영양 보충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보통은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연구팀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신장 기능이 약하게 태어난 새끼들의 식단을 교정해도 영향이 없었다.
이들이 새롭게 짝을 지어 또 다른 새끼를 낳아도, 그들은 네프론 수치가 낮은 상태로 태어났다. 또한, 마찬가지로 새롭게 태어난 새끼에게 정상적인 식단을 공급해도 신장 발달은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총 4개 세대에 걸친 자손을 연구했다. 모든 세대의 네프론 수치 변화를 연속적으로 살펴본 결과, 세 번째 혹은 네 번째 세대부터 낮아졌던 신장 기능이 정상화되는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연구팀은 신장 기능이 약화된 채 태어나는 특성이 유전되는 이유는 무엇인지, 약해진 신장 기능이 정상화되는 시점은 정확히 언제인지 등을 확인하기 위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인간에게도 적용된다면 중요한 위기
일반적으로 유아의 발달에 있어 어머니의 영양 섭취는 항상 강조돼 왔던 부분이다. 하지만 연구팀은 여기에 더해 아버지 쪽 유전적 요소의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즉, 아버지 쪽의 신장 기능이 약화돼 있는 상태라면, 어머니 쪽의 임신 중 영양 섭취 여부와 무관하게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의 주 저자이자 툴레인 대학 소아 신장학과 소속의 지오바니 토르텔로트 조교수는 “네프론 수치가 낮게 태어나면 혈압 조절 기능이 약해져 고혈압 발생 가능성이 높으며, 고혈압은 다시 신장 손상을 유발하는 악순환이 된다”라며 “이를 인간의 수명에 적용한다면, 50~60년에 걸쳐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공중보건상 위기가 된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쥐에게서 나타난 현상이 인간에게도 동일하게 나타날 것인지에 대한 부분은 별도의 연구를 통한 확인이 필요하다. 하지만 쥐의 생물학적 특성과 그간 여러 연구에 사용돼 왔던 이력을 고려하면, 같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토르텔로트 조교수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인지, 가능하다면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지금 시점의 중요한 두 가지 질문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위고비, 오젬픽 등의 브랜드명으로 알려진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은 GLP-1 수용체에 작용하는 약물로 근본적으로는 당뇨 치료제다. 한편, 포만감을 늘리고 식욕을 억제함으로써 비만 치료제로서의 효능도 입증돼 있다.
여기에 더해, 세마글루타이드가 만성 신장 질환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점이 밝혀졌다. 약물 투여를 통해 소변으로 배출되는 단백질의 양이 감소했고, 신장 염증 및 혈압도 감소했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당뇨 치료제가 신장 질환에 효능 있어
네덜란드 그로닝겐 대학이 주도한 국제 연구에 따르면,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이 만성 신장 손상 환자에게도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연구를 주도한 그로닝겐 대학 의료센터의 히도 L. 헤르스핑크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창궐했던 초기에 이미 연구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헤르스핑크는 과거 다른 기전을 가지고 있는 당뇨 치료제(SGLT2 억제제)가 당뇨병이 없는 만성 신장 손상 환자에게 효과가 있음을 발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그는 세마글루타이드 역시 만성 신장 손상 환자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인지를 확인하고자 했다.
첫 연구는 2022년 하반기에 시작됐다. 세마글루타이드가 체중 감량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점점 확산되고 있던 시기였다. 수요가 너무 많아 약물을 구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지만, 연구 목적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해 약을 구할 수 있었다. 이후 캐나다, 독일, 스페인, 네덜란드 4개국에서 연구가 실시됐다.
세마글루타이드 주사, 소변 내 단백질 감소시켜
총 101명의 참가자 중 절반은 24주에 걸쳐 세마글루타이드 주사를 맞았다. 나머지 절반은 같은 기간 동안 가짜 약물 주사를 맞았다. 24주가 지난 후, 세마글루타이드 주사를 맞은 참가자들은 소변 내 단백질 양이 최대 5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변 내 단백질 양은 신장 손상 정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척도다. 신장 기능이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단백질과 같이 분자가 큰 성분은 여과되지 않는다. 따라서 신장에 문제가 없을 때는 소변에 단백질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소변 검사에서 ‘단백뇨’가 나타나면 신장 질환을 의심하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신장의 염증 정도가 30%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혈압 또한 혈압 강하제를 썼을 때와 별 차이가 없을 만큼 낮아졌다. 한편, 세마글루타이드 주사를 맞은 참가자들은 체중도 10% 가량 줄어들었다.
대규모 연구, 약물 구하기가 어려워
헤르스핑크는 “가장 좋은 점은 이 약물이 신장에 직접적, 간접적으로 모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신장의 염증 매개변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신장 주변의 지방 조직을 줄여 소변 속 단백질 양을 줄인다는 것이다. 간접적으로는 체중과 혈압을 낮추는 데 기여한다.
헤르스핑크는 이번 연구에 대해 “대규모로 진행해볼 가치가 충분하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이를 통해 투석 치료나 신장 이식 건수를 줄일 수 있을지를 알아보기를 원했다. 또한, 그는 “이 약물이 비만이 없는 신장 손상 환자에게도 긍정적으로 작용할지를 조사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다만, 현재 약물의 인기가 매우 높다. 2022년 첫 연구 당시에도 그랬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더 어렵다는 것이 헤르스핑크의 말이다. 대규모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약물 재고를 확보해야 하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직접적인 신장 기능 회복, 어디까지 가능할까
전 세계적으로 만성 신부전 등으로 인해 투석 치료를 받는 환자는 약 200만 명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연간 약 7만 명이 투석 치료를 받고 있으며, 그 수는 증가세를 그리고 있다. 신장 이식 역시 마찬가지다. 전 세계적으로 연간 약 20만 건의 신장 이식 수술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연간 약 5천~7천 건의 이식 수술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석이나 이식은 신장 기능이 상실돼 회복 가능성이 없을 경우에 선택되는 방법이다. 헤르스핑크가 원하는 후속 연구가 언제 수행될 수 있을지, 또 어떤 결과를 나타낼지는 무엇도 예측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손상된 신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새로운 희망을 가져볼 수는 있지 않을까 싶다.
만성 신장질환은 신장이 서서히 기능을 잃어가는 질환을 말한다. 보통 3개월 이상 신장 기능이 감소한 상태를 가리킨다. 신장은 혈액을 걸러내는 역할, 노폐물을 제거하는 역할, 체내 전해질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신장 기능이 저하된 상태에서는 무엇보다 철저한 식단관리가 중요하다. 그 중에서도 특히 고달픈 부분이 있다면, ‘저염식’에 깐깐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체내 노폐물 배출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혈중 농도가 증가하게 되는데, 이것이 혈압 문제, 전해질 불균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럴 때 나트륨과 같은 특정 영양소의 과다 섭취는 신장에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신장 기능이 좋지 않을 때 저염식이 필요한 이유, 그리고 대한신장학회의 자료를 토대로, 주의해야 할 조미료와 양념의 종류에 대해 알아본다.
과도한 나트륨 섭취, 신장 약화의 출발점
나트륨은 체내에서 중요한 무기질이자 전해질 중 하나다. 세포 안쪽과 바깥쪽의 체액이 균형을 이루도록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데, 같은 원리로 혈압 조절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편, 신경 세포의 전기적 신호 전달에도 관여한다. 이는 근육의 움직임과 같은 일상적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이다.
우리나라 성인들은 보통 나트륨 섭취가 부족하지 않다. 오히려 과도한 섭취에 대한 경고가 이어지고 있어, 사회 전반적으로 저염식 트렌드가 지속되고 있다. 체내 나트륨이 과도해지면 체액 농도를 맞추기 위해 수분을 더 많이 필요로 하게 된다. 이는 혈압을 높이는 원인이 되며, 신장에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본래라면 신장이 과도한 나트륨을 배출해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해야 한다. 하지만 나트륨이 지속적으로 과하게 섭취되면 신장은 그만큼 과중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즉, ‘짜게 먹는 습관’은 신장 기능이 약해지게 되는 시작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소변 이상, 부종, 메스꺼움 생긴다면?
만성 신장질환이 오기 전, 기능 저하를 알리는 징후가 있다. 소변량이 평소보다 적거나 많아지는 것이 대표적이다. 보통은 소변량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경우로 나타나며, 소변에 혈액이 섞여 나오는 경우도 있다. 소변 냄새가 너무 진하게 나는 경우도 의심해봐야 한다.
발이나 발목 등 하지 부분과 손, 얼굴에 붓기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러한 부종은 신장이 체액 균형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기 때문에 수분이 원활하게 순환되지 않아 나타나는 증상이다.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군데에 부종이 나타난다면 신장 기능 검사를 받아봐야 할 이유가 된다.
또한, 노폐물을 처리해야 할 신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독성 물질이 쌓여 소화불량 또는 메스꺼움을 유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식욕도 줄어들고 매사에 피로감을 느끼며, 집중력이 떨어지는 등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저염소금도 안심할 수는 없어
우리나라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이야기하는 나트륨 권장 섭취량보다 많은 양을 섭취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단짠단짠’이라는 말도 있는 것처럼, 우리나라 사람들은 짭짤한 맛을 선호하는 편인 데다가, 실제로 간이 세고 짭짤한 음식 문화가 형성돼 있기도 하다. 김치나 장류 등 나트륨 함량이 높은 음식이 많기 때문에 신장 문제에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렇다면 짠맛만 피하면 되는 걸까? 아니, 실제는 그렇지 않다. ‘소금’이라 불리는 조미료는 화학식으로 ‘염화 나트륨(NaCl)’이다. 즉, 나트륨(Na)과 염소(Cl) 두 가지 성분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대한신장학회에 따르면 “소금의 짠맛은 염소(Cl)의 특성”이다. 즉, 짠맛이 느껴지지 않더라도 나트륨 함량이 높을 수 있다는 의미다.
저염식 트렌드와 함께 대체소금이나 저염소금도 시중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나트륨 섭취량을 줄이자는 움직임에 발맞춰, 나트륨 대신 칼륨 등 다른 무기질을 활용해 짠맛을 낼 수 있도록 나트륨을 줄여 내놓은 경우다.
신장 기능에 이상이 없는 경우라면 도움이 되는 방법이다. 나트륨은 권장량 초과지만 칼륨을 비롯한 다른 무기질은 부족한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장 기능 저하를 겪고 있는 경우, 만성 신장질환이 있는 경우라면 나트륨 뿐만 아니라 칼륨 섭취도 유의해야 한다. 결국, ‘소금’으로 분류된 모든 제품은 철저하게 제한해야 하는 셈이다.
소금 말고도 주의해야 할 양념들
이밖에도 우리나라에서는 요리에 다양한 양념을 사용한다. 대부분 나트륨이 포함되는 것들이기 때문에, 섭취량이 많으면 신장에 무리가 갈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장류’라는 카테고리로 분류되는 간장, 고추장, 된장은 물론 케첩, 머스타드, 굴소스, 치킨스톡, 미원, 다시다, 연두 등에도 나트륨이 상당량 함유된다.
신장 기능의 저하 정도는 개인마다 다르며, 그에 따른 위험도도 다를 수밖에 없다. 막연히 ‘나트륨은 안 돼’라고 강박적으로 생각하기보다, 어느 정도 수준까지가 적절한지 알아두는 것이 좋다. 전문가 상담을 통해 개인 건강상태에 맞는 맞춤형 식단을 구성하도록 한다.
전남대학교병원에서 오는 24일(목) ‘상염색체 우성 다낭콩팥병(ADPKD) 환자와 가족을 위한 환자교실(이하 2024 환자교실)’을 개최한다. 이번 2024 환자교실은 대한신장학회와 함께 진행한다. ‘다낭콩팥병’이라는 질환에 대한 정보를 좀 더 쉽게 이해하고 치료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어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참여를 희망하는 경우 전남대학교 홈페이지 공지사항의 신청 페이지(https://testapt.kr/)를 통해 신청하거나, 02-6925-0691 전화번호로 신청하면 된다. 2024 환자교실은 10월 24일(목) 오후 4시에 전남대학교병원 의생명연구원 1층 대강당에서 진행된다.
상염색체 우성 유전 질환이란?
다낭콩팥병은 ‘선천성 다낭성 신장병(Autosomal Dominant Polycystic Kidney Disease, ADPKD)’이라고도 불린다. 신장에 여러 개의 낭종이 형성되는 상염색체 우성 유전 질환이다.
상염색체는 인간의 염색체 23쌍 중 1번~22번까지의 염색체를 일컫는다. 성별에 따라 달라지는 23번 염색체(하염색체)와 달리 모든 인간에게 있는 염색체로, 여기서 발생하는 유전자 변이는 성별에 관계없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편, 우성 유전 질환은 한 개의 변이 유전자만 있어도 질환이 발현되기 때문에 열성 유전 질환에 비해 발현 가능성이 높다. 두 개의 변이 유전자가 필요한 열성 유전 질환의 경우, 부모 양쪽이 모두 변이된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면서 그것을 모두 물려받아야만 발현되므로 상대적으로 발생률이 낮은 희귀질환이 된다.
즉, 부모 양쪽 중 어느 한쪽이 상염색체 우성 질환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을 경우, 자녀는 성별에 상관없이 50% 확률로 선천성 질환을 가질 수 있다. 이와 같은 기전의 상염색체 유전 질환으로는 헌팅턴병, 마르판 증후군 등이 있다.
ADPKD는 어떤 질환인가
ADPKD는 기본적으로 신장에 다수의 낭종, 즉 액체 주머니가 형성되므로 신장의 기능이 떨어진다. 낭종이 커지면서 신장 조직을 압박하고 이로 인해 정상적인 기능 수행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ADPKD의 경우 선천적으로 낭종이 생겨나 주로 30~40대 증상이 나타난다. 낭종 자체는 양성이지만 나이가 들며 증상은 심화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서 60~70% 환자에게서 고혈압 증상이 나타난다. 또, 낭종이 커짐에 따라 복부 또는 허리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신장 기능은 한 번 떨어지기 시작하면 지속적으로 감소하므로, 이후 만성 신부전으로 진행될 위험도 커진다.
완치 불가한 ADPKD, 관리 및 치료는?
현재로서 ADPKD는 완치가 불가능하다. 다만, 조기에 발견해 관리 및 치료를 하게 되면 신장 기능 저하를 늦춰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신장 기능이 일반인에 비해 낮기 때문에 생활습관에서도 이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특히 수분 섭취는 적정선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신장 기능이 정상일 경우에는 다소 과도하게 물을 마시더라도 잉여 수분을 원활하게 배출할 수 있지만, 신장 기능이 저하된 상태에서는 주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기적으로 신장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낭종의 크기 및 수를 확인하거나 신장 기능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혈압 관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체중, 수분 및 염분 섭취, 콜레스테롤 수치, 스트레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를 위해 저염·저지방 식단이 필요하다.
단백질은 우리 몸에서 세포와 조직을 구성하는 중요한 영양소다. 세포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인 ‘아미노산’으로 구성돼 있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세포 생성, 손상된 세포의 회복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평소에도 단백질 섭취는 중요하지만, 상처가 나거나 했을 때는 더욱 그렇다. 특히 근육을 성장시킬 목적으로 운동을 했을 때, 손상된 근섬유를 회복시키기 위해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
단백질은 크게 ‘동물성 단백질’과 ‘식물성 단백질’로 나뉜다. 건강을 위해서는 보통 식물성 음식을 권장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단백질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동물성 단백질과 식물성 단백질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집중적으로 조명해본다.
필수 아미노산, 동물성 단백질이 우세
자연 상태의 아미노산은 수백 가지가 존재한다. 그중에서 우리 몸에서 필요로 하는 아미노산은 20가지다. 이중 12가지는 몸 안에서 자체적으로 합성이 가능하다. 다른 아미노산이나 영양소를 사용해 합성하거나 변환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나머지 8가지는 자체 합성이 불가능하다. 20가지 아미노산 모두가 적재적소에 필요한 것은 맞지만, 자체 합성이 불가능한 8가지는 반드시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 하기 때문에 ‘필수 아미노산’이라고 부른다.
동물성 단백질은 종류를 가릴 것 없이 필수 아미노산을 모두 고르게 가지고 있다. 때문에 단백질 공급원으로서의 품질이 좋은 편이다. 반면, 식물성 단백질은 필수 아미노산을 일부만 함유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곡물의 경우 단백질 합성과 면역 기능에 중요한 ‘라이신’이 부족하며, 콩류는 면역, 지질 대사, 항산화 작용을 하는 ‘메티오닌’이 부족하다. 따라서 식물성 식품으로 단백질을 섭취하려면 아미노산 조성을 명확하게 알고 다양한 종류를 섭취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식물성 단백질 중에서도 필수 아미노산을 고르게 가지고 있는 경우는 퀴노아와 대두가 대표적이다. 그 외 나머지 식물성 단백질은 단독으로 필요한 아미노산을 공급하는 데 한계가 있다.
식물성 단백질은 ‘인 비율’이 높아
식물성 단백질은 일반적으로 ‘인(P)’ 함량이 높은 편이다. 콩이나 렌틸콩 등 일부 종류를 제외하면 식물성 단백질은 동물성 단백질에 비해 인 함량이 높은 편이다. 인은 몸에서 매우 적은 양만을 필요로 하지만,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필수 무기질이다. 뼈와 치아를 구성하고 강도와 구조를 유지하는 것이 대표적인 역할이다. 이밖에도 에너지 대사, 세포막 구조, 신경 전달 등에 기여한다.
인은 몸에서 적은 양만 필요로 하기 때문에 초과 섭취할 경우 배출 대상이 된다. 하지만 신장 기능이 저하돼 있거나 신장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에는 인 대사에 문제가 생겨 배출이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인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식물성 단백질보다는 동물성 단백질이 권장되는 편이다.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신장내과 김형덕 교수는 과거 대한신장학회를 통해 “신장질환 환자에게는 인과 단백의 비가 낮은 단백질이 좋다.”라며, “돼지고기, 소고기의 살코기 부위, 그리고 닭고기나 계란 흰자 등이 대표적이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다만, 신장 질환이 있는 경우 단백질 섭취량 자체를 제한해야 하기 때문에, 동물성 단백질이라고 해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문의나 영양사와의 상담을 통해 품질이 좋은 동물성 단백질 위주로 적정량만 섭취하는 것이 좋다.
소화·흡수 빠른 동물성, 장 건강에 좋은 식물성
동물성 단백질은 일반적으로 소화가 잘 되고, 체내에서 흡수도 빠르다. 때문에 고강도의 운동을 수행한 후 단백질을 빠르게 보충하는 데는 동물성 단백질이 좀 더 효과가 좋다. 실제로 운동용 보충제에 흔히 ‘유청 단백질’이 사용되는 것이 그 예다. 유청 단백질은 우유에서 추출하는 고품질의 동물성 단백질이다.
한편, 식물성 단백질은 소화율이 상대적으로 낮으며 흡수 속도도 느린 편이다. 대두 단백질의 경우는 식물성 단백질 중에서는 소화율이 좋은 편이지만, 이 또한 동물성 단백질에 비하면 낮다. 이는 식물성 단백질을 공급하는 식품들이 대개 섬유질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식물성 단백질은 빠른 에너지 공급 목적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풍부한 섬유질 덕분에 장내 환경을 유익한 방향으로 바꾸는 데는 큰 도움이 된다. 섬유질은 장내 유익균의 성장을 촉진하는 먹이 역할을 할 수 있고, 변비를 예방해 장에 노폐물이 오래 머무르지 않도록 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두 종류의 단백질은 모두 저마다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느 것이 더 좋다’라든가 ‘어느 것 위주로 먹어라’라는 식의 결론은 바람직하지 않다. 상황에 따라 두 가지 단백질을 고르게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 평소 식단에는 식물성 단백질을 풍부하게 섭취하고, 운동 후 회복에는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하는 방향이 가장 바람직하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