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은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식재료 중 하나다. 국내 연구팀이 쑥의 효능 중 치매나 파킨슨병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 예방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중앙대학교, 가천대학교, 그리고 농촌진흥청의 공동 연구 결과다.
뇌세포 보호하는 쑥의 효능
쑥의 효능은 꽤 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오래 전부터 다양한 질병 치료 및 건강 증진을 위해 약재로 사용돼 왔기 때문이다. 쑥은 기존에도 염증을 가라앉히고 열을 내리며 해독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대해 뇌 건강과 관련된 효능이 있다는 점, 이를 현대 과학을 통해 객관적으로 검증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의미가 크다.
중앙대학교 식물생명공학과 이상현 교수, 가천대학교 한의예과 강기성 교수, 농촌진흥청 이윤지 박사는 공동 연구팀을 꾸려 쑥의 효능을 연구했다. 연구팀은 총 12가지 종류의 쑥 추출물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일부 추출물이 글루타메이트로 유도된 신경세포 손상을 억제하고, 뇌세포의 항산화 방어체계를 활성화하는 효과가 있음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먼저 실험용 신경세포주(HT22)에 글루타메이트를 처리함으로써 인위적인 산화 스트레스를 유도했다. 글루타메이트는 과도하게 활성화될 경우 신경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는 물질로, 퇴행성 뇌질환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다음, 12가지 종류 쑥 추출물이 어떤 작용을 일으키는지를 살펴, 그 보호 효과를 비교·분석했다.
실험 결과, ▲넓은잎외잎쑥(A. stolonifera) ▲덤불쑥(A. rubripes) ▲산흰쑥(A. sieversiana) ▲맑은대쑥(A. keiskeana) ▲비쑥(A. scoparia) ▲개똥쑥(A. annua) 등의 추출물이 글루타메이트로 인한 신경세포 사멸을 유의미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쑥의 효능 핵심 성분 ‘루틴’
쑥 추출물이 뇌세포를 보호하는 것은 어떤 메커니즘일까? 연구팀은 쑥의 효능을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 그 안에 포함된 9가지 주요 생리활성 물질을 분석했다. 그중 ‘루틴(Rutin)’이라는 성분이 가장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는 것을 밝혀냈다.
루틴은 우리 몸의 자연적인 방어 시스템인 ‘Nrf2/HO-1 신호전달 경로’를 활성화한다. 이를 통해 세포를 산화 스트레스로부터 보호할 수 있게 돕는다. 마치 뇌세포에게 튼튼한 방패를 만들어주는 것과 같다. 항산화 방어 메커니즘은 현대 의학에서도 중요하게 다루는 요소 중 하나다.
이번 연구는 쑥이 갖고 있는 퇴행성 뇌질환 예방 효과를 분자 수준에서 명확히 규명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중앙대학교 이상현 교수는 “향후 동물실험 및 인체 적용 연구를 통해 기능성 식품 또는 천연물 기반의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민족 약리학 저널(Journal of Ethnopharmacology)>에 게재됐다. 이상현 교수가 설립한 법인인 ‘한국천연물과학기술연구소(NIST)’를 통해 연구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향후 복합 천연물의 시너지 효과, 약물전달체를 활용한 뇌조직 흡수율 개선, 행동학적 실험을 통한 효능 입증 등의 후속 연구를 예정 중이다.
(왼쪽부터) 중앙대학교 이상현 교수, 가천대학교 강기성 교수, 농촌진흥청 이윤지 박사 / 출처 : BRIC Bio통신원
우리 몸에는 뇌에서부터 등 아래까지 신경 다발이 지나가는 척수(Spinal Cord)가 있다. 척수가 지나가는 경추(목뼈 부분)가 좁아지거나 눌리게 되면 신경이 눌려 손과 발, 몸 전체에 이상 증상이 생기는데 이를 '경추 척수증'이라고 한다.
경추 척수증은 보통 손발과 팔다리 양쪽에 증상이 나타나고 서서히 진행되는 양상을 보인다. 젓가락질과 단추 채우기, 글쓰기 같은 손놀림이 둔해지며 양쪽 팔다리 힘이 약해진다. 손이나 발이 저리고 감각이 둔해지고, 휘청거리거나 발이 자주 걸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경추 척수증은 나이가 들면서 디스크나 뼈가 자라나 척수를 누르면서 생길 수 있다. 또 사고나 충격으로 인해 생기거나, 후종인대(척추뼈 뒤쪽에 위치한 인대)가 딱딱하게 굳는 '후종인대 골화증'으로 인해 신경이 눌리기도 한다.
뇌 질환과 혼동하기 쉬워
이러한 증상은 뇌졸중,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를 포함한 뇌 질환과 혼동하기 쉽다. 이는 경추 척수증과 뇌 질환은 모두 신경계 기능 장애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뇌 질환과 경추 척수증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은 △보행 장애 △감각 둔화 △사지 힘 빠짐 △요실금 또는 배뇨 지연 등이 있다.
다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뇌졸중의 경우 좌우 중 한쪽에서만 증상이 나타나는 '편측 마비'가 주로 나타난다. 하지만 경추 척수증의 경우 대부분 양측 모두에서 증상이 나타난다. 또, 경추 척수증은 서서히 악화되는 반면, 뇌졸중 등은 갑작스럽게 발현한다.
말하기 능력과 관련된 증상의 경우, 뇌 질환에서 더욱 심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실어증, 발음 이상, 언어 이해 장애 등이 대표적이다. 손 기능에서도 차이가 있다. 경추 척수증은 손놀림이 둔해져 젓가락질 같이 손의 미세한 조절이 어려워지는 반면, 파킨슨병은 손떨림(진전)이 주된 증상으로 나타난다.
세란병원 척추내시경센터 김지연 센터장은 “경추 척수증과 뇌질환은 보행 장애의 양상, 손 사용의 어려움, 척수 반사의 양성 여부 등에서 중요한 차이가 있다”며 “팔다리의 힘이 빠지지만 언어장애가 없을 경우, 사고 능력에 이상이 없지만 젓가락 사용이 어려워지며 보행 시 양손발이 저리다면 경추 척수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추 척수증 진단과 치료
경추 척수증 진단에는 경추 MRI가 필수다. 이는 척수가 눌리는 위치, 압박 정도, 디스크 상태, 골화 등을 평가한다. 다만 다리 증상(저림, 마비, 보행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경추가 아닌 요추 병변(허리 디스크, 협착증 등) 때문일 수 있어 허리 MRI 검사도 고려한다. 또한 상하지 증상이 모두 있는 경우에도 허리 MRI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세란병원 척추내시경센터 김지연 센터장은 “경추 척수증과 뇌질환은 증상이 비슷할 수 있지만, 급성으로 진행되는 뇌졸중과 달리 경추 척수증은 천천히 진행된다는 차이점이 있다”며 “경추 척수증도 대소변 조절이 어려운 장애가 동반되는 만성 질환으로 갈 수 있으므로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지연 센터장은 “경추 척수증은 척수 압박의 정도, 증상의 진행속도에 따라 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를 결정한다. 보행장애와 배뇨 문제 등 증상이 악화되거나 척수 압박이 심하면 수술이 필요하다”며 “경추 후궁 성형술, 후궁절제술 등 어떤 수술이 필요한지는 병변의 위치,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 재발 방지를 위해 무리한 목 사용을 피하고 근력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뇌연구원은 영국 뇌질환플랫폼사업단(Dementia Platform UK, 이하 DPUK)*과 환경성 인자에 의한 퇴행성 뇌질환 진단 및 치료 전략 개발을 추진하기 위한 국제심포지움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DPUK는 영국 바이오뱅크를 기반으로 설립된 뇌질환 빅데이터/중개연구 플랫폼사업단이다. 옥스퍼드 대학을 중심으로 케임브리지 대학, 에딘버러 대학 등 주요 대학병원들을 비롯해 GSK, 아스트라제네카 등 대형 제약사를 포함한 총 29개의 협력기관으로 구성돼 있다.
한국뇌연구원은 2020년부터 영국 옥스퍼드 대학을 중심으로 한 DPUK와 협력 연구체계를 구축하며 공동연구를 추진해 왔다. 지난 2023년 11월에는 ‘퇴행성 뇌질환 극복과 글로벌 선순환중개연구 플랫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해 5월 DPUK-KBRI 공동연구센터를 구축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4 첨단바이오 글로벌 역량강화사업 ‘한-영 첨단바이오 국제 공동연구센터 구축’ 과제에 선정된 바 있다. 현재 임상 데이터 분석 및 퇴행성 뇌질환 바이오 마커 발굴을 주제로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열린 국제심포지움은 DPUK와의 공동연구 가속화를 위한 방안을 더욱 구체화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특히, 미세먼지와 같이 환경성 유해인자에 의한 뇌질환 연구 및 뇌질환 분석 방법 등으로도 공동 연구를 확장해 나갈 방안이 무엇인지에 중점을 두었다.
먼저, 한국뇌연구원 김범수 선임연구원이 좌장으로 하는 첫 번째 세션은 “DPUK-KBRI 공동연구센터 구축 및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을 주제로 진행됐다. 세부 강연으로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 교수이자 DPUK 선임데이터매니저인 사라 바우어마이스터(Sarah Bauermeister) 박사가 '한국뇌연구원과의 협력 연구 방향'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또한, ▲한국뇌연구원 DPUK-KBRI 공동연구센터 김도근 책임연구원이 '한-영 퇴행성뇌질환 치료제 및 바이오마커 공동연구센터 설립'을 주제로 한 강연을, ▲울산과학기술원 조형준 교수가 '파킨슨병의 영상 진단 마커 개발'에 대한 강연을 마지막으로 ▲한국과학기술원 박진아 교수가 '뇌질환 진단에서의 외측 뇌실 모형 모델링 분석'을주제로 한 발표를 진행했다.
한편, 한국뇌연구원 김도근 책임연구원이 좌장을 맡은 두 번째 세션에서는 “환경성 인자에 의한 뇌질환 국내 연구”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가장 먼저 ▲뉴멕시코 대학교의 마커스 가르시아(Marcus Garcia) 교수가 '뇌 내 나노플라스틱 존재 및 병리학적 연관성'에 대한 강연을 진행했으며, ▲에모리 대학교의 앙케 휠스(Anke Huels) 교수가 'PM2.5와 알츠하이머병 발병 간의 연관성'을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다음으로 ▲안전성평가연구소 이규홍 단장이 '환경 위험 요인에 의해 유발되는 신경계 질환 동물모델 개발'에 대한 강연을, 마지막으로 ▲한국뇌연구원 김규성 연구원이'환경 위험 요인에 노출된 동물모델에서의 신경병리학적 변화'를 주제로 한 발표를 진행했다.
한국뇌연구원은 앞으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및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도 협력하여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 병증의 진단 및 치료 타겟을 발굴하고, 2026년까지 임상-전임상 연계 연구를 통한 조기 진단 전략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판길 원장은 “데이터 기반의 뇌질환 연구를 선도하는 DPUK와의 공동연구센터에서 앞으로 생애 전주기에서 발생하는 주요 뇌질환별 맞춤형 예방 · 진단 · 치료 · 관리 기술을 함께 개발하고,
환경 유해인자가 생애 전주기에서 뇌신경계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하게 평가하고 관련된 뇌질환을 예방, 치료하는 연구로 확대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심포지움에 참석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남혁모 첨단바이오과장도 “DPUK가 보유한 방대한 환자 임상 데이터 및 분석 역량 과 한국뇌연구원의 전임상 연구 및 실용화 기반 영상 분석 기술을 통해 아직까지 효과적인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퇴행성 뇌질환 분야에서 가시적인 연구 성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알츠하이머 발병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가 지속되는 가운데, 일부 바이러스 감염이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와중에 국내 연구팀이 새로운 치료 후보물질을 활용해, 알츠하이머와 바이러스 감염 사이의 연결고리를 입증하고 끊어내는 데 성공했다.
알츠하이머와 바이러스 감염의 연관성
알츠하이머는 전체 치매 중 약 60~70%를 차지하는 유형으로, 여러 종류의 치매 중 가장 흔하다. 일반적으로 알츠하이머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이 축적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이와 다른 접근법으로 발생 메커니즘을 연구하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
그중 최근 연구에서는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바이러스로 인해 알츠하이머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이 발병할 수 있다는 결과를 내놓기도 한다. 신경계 염증이 알츠하이머의 유발 및 진행의 원인이라는 연구도 있었고, 대상포진 백신을 접종한 노인들에게서 치매 발병 건수가 줄었다는 연구도 발표된 바 있다.
또한, HSV-1(단순 헤르페스 바이러스 1형)으로 인해 발병할 수 있다는 연구도 있었다. 그러나 알츠하이머와 바이러스 감염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 HSV-1 감염이 퇴행생 뇌질환을 어떻게 가속시키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규명된 바가 없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융합의학교실 신옥 교수는 동 대학 오수진 박사와 동아대학교 의과대학 윤진호 교수와 함께 연구팀을 구성해 알츠하이머와 바이러스 감염 사이의 연관성을 밝혔다. 이와 함께 신약 후보물질인 ‘ALT001’을 활용해 둘 사이의 연결을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
HSV-1 감염, 알츠하이머 가속화 입증
연구팀은 먼저 HSV-1 감염으로 인해 뇌의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 기능에 영향이 있는지를 분석했다. ▲생쥐와 인간 유래 미세아교세포 ▲미세아교세포-신경세포 공배양 모델 ▲뇌 오가노이드 등 다양한 시스템을 활용했다.
분석 결과, HSV-1 감염이 세포 내에서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과정인 ‘미토파지(Mitophagy)’를 방해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손상된 미토콘드리아 제거가 방해를 받으면서, 세포 전체에 걸쳐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저하된다는 것이다.
또한, HSV-1 감염은 아밀로이드 플라크와 같은 단백질 응집체를 제거하기 위한 식세포작용을 방해한다는 것도 확인됐다. 아밀로이드 플라크는 기존까지 알츠하이머의 주된 원인으로 알려져 왔다. 즉, HSV-1 감염이 퇴행성 뇌질환을 가속화할 수 있음이 입증된 것이다.
바이러스 억제로 신경계 퇴행 치료
연구팀은 이러한 실험 결과를 토대로, 자체 개발한 미토파지 촉진제 ‘ALT001’의 효과를 확인했다. ALT001을 통해 HSV-1 감염을 억제하고, 신경계에 발생한 염증을 완화할 수 있었다. 또한, 바이러스에 감염된 미세아교세포의 미토파지 기능을 정상화하는 것도 확인했다. 알츠하이머와 바이러스 감염 사이의 연관성을 입증한 한편, 회복 가능성까지 제시한 셈이다.
즉, ALT001을 활용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한편, 신경계 염증 반응도 감소시켰다. 또한, 미세아교세포가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포함한 단백질 응집체를 더 잘 제거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도 확인됐다.
신옥 교수는 “이번 연구는 바이러스 감염이 알츠하이머를 포함한 퇴행성 뇌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분자 수준에서 입증한 동시에,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신 교수는 “특히 미세아교세포에서 HSV-1 감염이 미토파지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한 것은, 기존 신경세포 중심 연구와는 차별화되는 성과로, ALT001은 향후 다양한 바이러스성 신경질환 치료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테라노스틱스(Theranostics, IF=12.4)>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ALT001을 통한 미토파지의 약리학적 타겟팅이 단순포진 바이러스 1 매개 미세아교세포 염증을 개선하고 HSV1 감염을 제어하여 아밀로이드 베타 식세포작용을 촉진(Pharmacological targeting of mitophagy via ALT001 improves herpes simplex virus 1-mediated microglial inflammation and promotes amyloid beta phagocytosis by restricting HSV1 infection)’이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유승돈 교수가 대한뇌신경재활학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임기는 2025년 4월 1일부터 2027년 3월 31일까지 2년이다. 유승돈 교수는 지난 3월 22일(토) 서울아산병원 대강당에서 개회된 2025년 대한뇌신경재활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신임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대한뇌신경재활학회는 뇌졸중, 퇴행성 뇌질환 및 외상성 뇌손상 재활을 주로 연구하는 학회다. 재활의학 전문가를 중심으로 2007년 설립된 이래 뇌신경 재활, 언어 재활 및 인지 재활 분야에서 환자 진료의 질을 높이고 뇌신경 관련 학술 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다. 특히 뇌졸중 재활 진료지침을 통해 2009년부터 매년 4년 단위로 뇌졸중 재활 치료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개정해왔으며, 이번 춘계학술대회에서 뇌졸중 재활 4차 CPG(Clinical Practice Guideline) 공청회를 개최하여 최신 뇌졸중 재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유승돈 이사장은 취임사에서 “뇌신경재활학회 설립 비전을 계승하고 뇌신경 전문가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인지 재활 전문가 과정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임상 진료 지침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공학 등 타 학계와의 연계로 대한뇌신경재활학회가 재활 로봇 임상 적용, AI를 이용한 디지털 치료제, 웨어러블 기반 재활 등 최신 학술 지견 교류의 장이 되도록 해 나가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대한재활의학회와 협력하여 중환자실이나 스트로크 유닛에서부터 충분한 조기 재활을 실현하고 회복기 재활로 연결되도록 뇌신경 환자의 전달체계를 확립하여 국민건강증진에 이바지하겠다.”라고 말했다.
유승돈 교수는 경희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과장, 뇌신경센터장, 의료협력실장, 정보전략실 및 통합 EMR 사무국장, 기획조정처장을 역임했다. 대외적으로는 대한재활의학회 학술위원장 및 정책위원장, 대한신경근골격초음파학회 이사장을 역임했으며, 보건복지부, 정보통신기획평가원 및 정보통신산업증흥원 국책과제를 수행하며 산학협력 분야에도 힘써왔다.
보통 우리가 알고 있기로, 기억이란 먼저 ‘단기 기억’으로 형성된 다음, 그것을 반복해서 학습하거나 특정한 감정적 경험이 더해짐에 따라 장기 기억으로 넘어간다. 단기 기억은 약 20~30초 정도 짧은 시간 동안만 유지되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기억’이라 부를 만한 대부분의 정보들은 장기 기억으로 저장된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단기 기억을 거치지 않고 장기 기억이 형성되는 경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치매와 같이 기억이 소실되는 퇴행성 질환을 이해하는 일, 뇌 손상에 대한 재활을 다른 관점으로 접근하는 일에 있어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준다.
기억의 형성과 재활용
일반적으로 기억이 형성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특정한 정보를 받아들이고, 이를 자신이 기억할 수 있는 형태로 바꿔서 저장하는 ‘인코딩(Encoding)’ 과정을 거친다. 이때 주의력과 집중력이 중요하다. 아무렇지 않게 흘려보낸 정보는 대개 기억에 남지 않으며, 제대로 이해하고 다른 기억과 연결할 수 있는 정보가 더 오래 기억에 남기 때문이다.
인코딩된 정보는 처음에 ‘단기 기억 영역’에 저장된다. 하지만 이 곳에 저장된 정보는 오래 보존되지 않는다. 새로운 정보가 들어오면 계속 그 위에 덮어쓰게 되며 잊히게 된다. 새로운 정보가 없더라도 보통 몇 분 정도면 사라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장기 기억’으로 전환하기 위한 ‘저장(Storage)’ 과정이 필요하다. 이때 해당 정보를 반복해서 인코딩하거나 특정한 감정과 연결짓는 방법 등이 활용된다.
장기 기억에 저장된 정보는 필요한 시점이 왔을 때 ‘인출(Retrieval)’하게 된다. 이때 저장된 정보를 다시 꺼내보면, 그것이 정확하게 저장됐는지, 얼마나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보통 학습의 결과를 판단할 때를 떠올리지만, 일상에서의 기억에도 적용해볼 수 있다. 누군가 했던 말을 정확하게 기억하거나, 특정 시간이나 상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할 수 있는 것이 좋은 예다.
이때 충분히 많은 반복을 한 정보이거나, 개인적으로 강렬한 감정을 느꼈던 정보라면 며칠, 몇 달은 물론 몇 년 동안도 기억하게 된다.
단기 기억을 건너뛴 장기 기억?
이러한 기억 형성 과정은 ‘단기 기억 → 저장 → 장기 기억’으로 간단하게 정리할 수 있다. 무조건 단기 기억을 먼저 거친 뒤 장기 기억으로 넘어가는 직렬적, 선형적(linear) 구조다. 하지만 최근 미국 플로리다에 위치한 막스 플랑크 신경과학 연구소의 연구팀이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단기 기억을 건너뛰고 장기 기억이 형성되는 경로가 있다는 근거가 있다.
연구팀은 ‘CaMKⅡ’라는 신경세포(뉴런)의 특정 효소에 주목했다. 이는 단기 기억을 형성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효소다. 연구팀은 과거 빛을 비춰서 CaMKⅡ 효소를 일시적으로 비활성화하는 방법을 개발한 바 있다. 이를 활용해 연구팀은 쥐 모델에서 단기 기억 형성을 차단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일반적으로 쥐는 어두운 공간을 선호한다. 만약 밝은 곳과 어두운 곳이 있다면, 쥐는 어두운 곳을 선택해 들어간다. 하지만 만약 쥐에게 어두운 공간과 관련해 무서운 기억을 심어주면 어떨까? 아마 어두운 공간을 선호하는 습성에 변화가 생길 것이다.
연구팀은 빛을 이용해 CaMKⅡ 효소를 차단한 다음, 쥐로 하여금 공포스러운 경험을 하게 했다. 그런 다음 행동을 관찰하자, 아무렇지 않은 듯 어두운 공간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면 연구팀이 부여한 공포스러운 경험이 쥐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 것일까? 그렇지 않았다. 하루, 일주일, 한 달 후까지 지속적으로 관찰한 결과, 해당 쥐는 어두운 장소를 피하는 행동 패턴을 보였다. 공포 경험을 했던 한 시간 뒤에는 아무렇지 않았다가 시간이 지난 다음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단기 기억을 형성하지 않았다가 장기 기억으로 넘어갔다는 것’을 보여주는 명확한 근거로 보았다.
이번 연구의 수석 저자를 맡은 신명은 박사는 “단기 기억 없이 장기 기억을 갖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실험을 반복하고 그 결과를 여러 방법으로 검증하면서 확신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즉, 단기 기억을 거치지 않고 장기 기억을 형성하는 경로가 존재한다는 것, 기억 형성 과정이 선형적 구조가 아닌 둘 이상의 병렬 구조로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인지 장애를 이해하는 새로운 관점
기억의 형성과 장기 기억은 우리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인간은 받아들인 정보 중 자신에게 가치가 있다고 여기거나 중요한 것 위주로 기억하게 되고, 이를 토대로 살아가기 때문이다. 즉, 기억은 ‘한 개인을 정의하는 대부분’이라 할 수 있다. 치매와 같은 퇴행성 뇌 질환이 두려움을 사는 이유 또한 그 사람의 존재를 특정하는 데 있어 기억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의 결과는 치매 등 질환을 이해하는 데 새로운 영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치매의 가장 대표적 유형인 알츠하이머의 경우, 뇌에 특정 단백질이 축적되면서 신경세포가 손상되는 질환이다. 이로 인해 단기 기억과 장기 기억 모두가 영향을 받지만, 특히 단기 기억의 손상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알츠하이머 환자는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고 기억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가 확대 적용된다면, 단기 기억을 거치지 않고 장기 기억이 형성될 수 있다. 그렇다면 알츠하이머 환자 역시 새로운 기억을 형성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생긴다. 이 메커니즘에 주목한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되거나, 기존 치료법에 이 메커니즘이 반영된다면, 알츠하이머가 진행되면서도 새로운 경험이나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비단 알츠하이머 뿐만 아니라, 다른 인지 장애에도 적용할 수 있다. 혹은 뇌졸중이나 외상 등으로 인해 뇌에 손상을 입은 환자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 뇌 손상 환자들의 경우 종종 단기 기억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있다. 장기 기억을 곧장 형성하는 경로를 활용한다면, 이들의 재활 역시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뇌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뇌에 전극을 이식해 유전자 활동을 관찰·분석할 수 있는 방법론이 제기됐다. 이 방법을 통해 난치성 뇌 질환을 비롯한 신경학적 질환을 이해하고 치료하는 데 있어 새로운 진전이 있을 것인지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유전자 활동 모니터링, 왜 중요한가?
특정 뇌 질환에서는 유전자 차원에서 다른 발현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 등에서는 신경세포(뉴런)의 사멸과 관련된 유전자 발현이 정상일 때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를 사전에 확인할 경우, 질환을 조기에 진단하고 본격적인 진행이 시작되기 전 치료를 시작할 수도 있다.
뇌 질환이 발병한 후에도 유전자 활동을 관찰하고 분석하는 것은 충분한 의미가 있다. 유전자 활동을 기반으로 특정 지표를 개발해서, 질환의 진행 상황은 어떤지, 치료법을 적용했을 때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유전자 활동에 관한 연구가 꾸준히 축적될 경우, 특정 유전자가 어떤 질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다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환자 개인의 증상을 통해 원인을 발견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에 적합한 맞춤형 치료를 적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뇌 질환에 대해서는 다방면으로 심도 있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뇌’라는 장기는 여전히 알려지지 않은 영역이 많다. 유전자 활동을 중심으로 연구하는 것 또한 그 일환이며, 뇌 질환에 대한 ‘정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시도라 할 수 있다.
뇌 유전자 활동 연구 방법
뇌의 유전자 활동을 관찰하고 연구하는 방법은 몇 가지로 나뉜다.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수술을 통해 뇌 조직 샘플을 채취하는 방법이다. 위험성이 높고 얻을 수 있는 샘플이 많지 않다는 한계가 있는 방법이다. 뇌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동의를 받아 진행하거나 사후 기증을 통해 진행한다.
또한, 뇌는 영역에 따라 서로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어느 한 영역의 샘플만 채취해서는 충분한 연구가 어렵고, 여러 영역의 샘플을 채취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환자에게 가해지는 위험성이 크다. 사후 기증을 통해 확보하는 샘플의 경우,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비침습적인 방법으로는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이나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과 같은 기술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물리적 위험이 없이 뇌의 기능적 변화를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세부적인 수준의 정보를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출처 : 학술저널 'JCI Insight'에 게재된 연구결과
‘전극 이식’을 통한 기존 방법들의 절충안
아일랜드의 뇌 과학 연구 센터인 ‘퓨처뉴로(FutureNeuro)’는 국제적 협력을 통해 기존의 방법들을 절충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 이들은 간질을 앓고 있는 환자의 뇌에 전극을 이식해, RNA와 DNA의 활동 흔적을 수집·분석하고, 이를 뇌의 전기적 활동 기록과 연결짓는 작업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살아있는 뇌의 유전자 활동을 기존보다 깊이 있게 관찰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퓨처뉴로의 이사이자 아일랜드 왕립외과대학(Royal College of Surgeons in Ireland)’의 신경과학 교수인 데이비드 헨셜은 “이 기술은 뇌의 전기적 활동을 측정하는 전통적 뇌 영상 촬영 및 뇌파 검사(EEG)를 보완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뇌에 전극을 이식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수술적 방법을 필요로 하는 만큼, 어느 정도의 위험성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기존에 뇌 조직 샘플을 채취하는 방법에 비하면 손상이 적기 때문에 합병증이나 뇌 기능 영향 등의 부담이 덜하다.
한 번 이식된 전극은 실시간으로 뇌의 유전자 활동을 깊이 있게 모니터링할 수 있게 돕는다. 환자의 안전과 유용한 데이터의 확보 사이에서 찾은 절충안인 셈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수술이 필요한 방법이므로 환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만약 난치성 뇌 질환으로 인해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된 환자라면, 어느 정도 위험성이 있음에도 고려해볼 수 있는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난치성 뇌 질환에 대한 적용 가능성
퓨처뉴로의 연구는 간질(의학적 공식 표현은 ‘뇌전증’) 환자를 염두에 두고 진행됐다. 간질은 발작을 예측하는 것이 핵심인 질환으로, 발작 예측을 위한 방법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뇌에 전극을 이식하는 방법이 고안된 것이다.
아일랜드에서 간질 환자는 약 4만 명으로, 전체 인구 대비 약 0.8% 정도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간질 환자는 약물 치료를 통해 발작을 관리한다. 하지만 연구에서 언급된 바에 따르면 이들 중 약 3분의 1은 약물로 발작을 통제할 수 없을 정도의 중증도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23년 기준으로 집계된 간질 환자는 약 15만5천 명으로, 전체 인구를 놓고 보면 0.3% 수준이다. 다만 일반적으로 전 세계 간질 유병률은 100명 중 1~2명으로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가에 상관 없이 퓨처뉴로가 제시한 연구결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꼭 간질에 국한하지 않더라도, 퓨처뉴로가 제시한 방법론은 간질 외의 뇌 질환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시간 유전자 활동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은 알츠하이머나 파킨슨, 조현병과 같은 질환에서도 유의미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 대해 “다양한 뇌 질환에 대한 연구를 포함하여 살아있는 뇌의 분자 수준 과정을 이해함으로써 보다 넓은 범위에 응용할 수 있는 기초가 될 것”이라는 의의를 두었다.
무선으로 뇌신경 신호를 기록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이를 통해 뇌질환을 조기에 진단하거나, 질환의 발생 원인 및 진행 과정 규명, 또는 개인별 맞춤형 치료법 개발에서 진척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뇌질환 극복을 위한 뇌신경 신호 기록
치매와 파킨슨병 같은 퇴행성 뇌질환은 인류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건강 문제 중 하나로 꼽힌다. 명확한 발생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여전히 완전한 합의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정복했다’라고 말할 수 없는 질병이기도 하다.
다양한 방면으로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현실에서, 이들의 복잡한 병리학적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뇌질환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뇌신경 신호 기록과 분석을 빼놓을 수 없다.
뇌의 신경 세포(뉴런)가 발생시키는 신호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다면, 질환의 발생 징후와 조기 진단, 진행 메커니즘을 보다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효과적인 치료, 더 나아가 예방까지도 가능하게 될 수 있다. 즉, 신경의학 및 과학 분야에서 뇌신경 신호를 기록하는 기술은 몹시 중요하게 여겨질 수밖에 없다.
유선 연결·배터리 기반이라는 한계
기존까지의 뇌신경 신호 기록은 유선 연결이 기반이었기 때문에 실험을 할 때도 공간적인 제약이 있었다. 유선 연결 방식은 움직임에 제약을 주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행동에 한계가 있다. 공간과 행동의 제약으로 인해, 기록되는 뇌신경 신호의 품질에도 당연히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또한, 배터리로 작동하는 방식이어서 방전될 경우 배터리 교체를 위해 재수술이 필요했다. 뇌에 기기를 이식하는 수술은 한 번으로도 부담스러운 일이다. 하물며 배터리 교체가 필요할 때마다 수술을 해야 한다는 건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반복적인 수술에 따른 당사자의 심리적 부담 및 비용 문제 또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배터리 필요 없는 무선 뇌신경 신호 기록기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 및 기계전자공학과 장경인 교수팀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영전 책임연구원팀과 공동으로 ‘완전 매립형 무선 뇌신경 신호 기록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무선으로 전력을 전송해 작동 및 통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뇌신경에서 발생하는 신호를 기록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기기를 비인간 영장류인 실험용 원숭이의 뇌에 이식했다. 수술 후 회복기간을 거친 다음, 한 달 동안 원숭이를 자유롭게 움직이도록 두었다. 그 상태에서 사료나 간식을 먹는 행동 등을 통해 발생하는 뇌신경 신호를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통제를 받지 않는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본능적으로 이루어지는 행동의 뇌신경 신호를 측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뇌신경 기록기는 3차원 다공성 전극과 유연성 높은 신경 탐침을 적용했다. 이로써 뇌 깊숙한 영역에서 발생하는 신경 신호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이식 과정 및 이후의 안전성을 위해 생분해성 삽입 셔틀도 활용했다.
한 번의 이식으로 지속 사용 가능
무선 뇌신경 기록기는 미국의 ‘뉴럴링크’와 스위스 ‘로잔 연방공대’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독자적으로 개발된 신기술이다. 뉴럴링크는 생각만으로 게임 조작을 할 수 있게 하는 기술로, 로잔 연방공대는 하반신이 마비된 영장류를 걷게 하는 기술로 주목을 받았다. 무선으로 뇌신경을 기록하는 기술은 뇌와 행동의 관계를 분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는 무선 방식이므로, 단 한 번의 뇌신경 전극 삽입 수술만 거치면 지속적으로 신경 신호를 기록할 수 있다. 기록된 신호는 인공지능 기반의 기술을 접목해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해낼 수 있다.
이 기술을 활용해 치매나 파킨슨 같은 퇴행성 뇌질환에도 새로운 관점을 부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뇌질환 치료에 있어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전자약(electronic drug) 기술을 시험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DGIST 장경인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전임상 시험과 임상시험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발전시켜, 현재 기술로는 치료가 어려운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등 다양한 난치성 뇌질환 치료 연구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바이오메디컬 분야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11월호에 게재됐다. 장경인 교수는 교원 창업기업인 ‘엔사이드’를 통해 신규 브레인 칩의 기술 사업화를 추진 중이다. 하버드 및 MIT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기술의 국제화도 진행하고 있다.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고대 그리스의 의사 히포크라테스는 ‘모든 질병은 장에서 비롯된다’라는 관점을 강조했다. 그만큼 히포크라테스는 장이 신체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봤으며, 장내 환경이 전체적인 건강 상태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장’이라는 장기는 생명의 근본이라 할 수 있는 음식을 소화시키는 곳이다. 즉, 몸에서 필요로 하는 대부분의 성분을 받아들이는 출발점이다. 질병이 꼭 영양소와 관련된 문제만으로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높은 중요성과 비중을 갖는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현대 의료계에도 이러한 견해에 동의하고 공유하는 전문가가 적지 않다.
최근, 장에서 발생한 문제가 뇌에도 영향을 준다는 관점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장과 뇌는 다른 장기들에 비해 거리가 멀다. 그러니 이 둘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이야기가 다소 엉뚱하게 들릴 수 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모든 장기는 혈액, 즉 혈관계를 통해 연결된다. 하지만 단지 그 관점이라면, ‘장 건강이 뇌에 영향을 준다’는 관점이 특별히 주목받을 이유가 없다. 어차피 거의 모든 조직과 장기는 혈관으로 연결돼 있고, 혈액을 통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니까.
서울대-고려대 공동연구팀이 장과 뇌를 직접적으로 연결하는 ‘미주 신경’ 세포 모델을 구현해, 둘 사이에 주고받는 영향을 밝혀냈다.
장과 뇌, 어떻게 연결될까?
‘장-뇌 축’이라는 개념이 있다. 장과 뇌가 서로 밀접하게 연관돼 있으며, 이 축이 신경과 호르몬, 면역 체계 모두에 걸쳐 작용한다는 것이다. 식단과 정신 건강의 상관관계에 주목하는 ‘정신 영양학(Psychiatric Nutrition)’이라는 분야에서는 우리가 먹는 음식이 신체 뿐만 아니라 뇌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한다. 따라서 장-뇌 축은 정신 영양학에 있어 핵심적인 개념이다.
장-뇌 축은 최근 신경계통 질환의 발병이나 악화를 설명하기 위해 종종 활용돼 왔다. 이러한 시도를 통해 유의미한 성과가 나온다면, 신경계 질환을 치료하는 데 있어 장-뇌 축을 활용하는 관점 역시 주요 트렌드 중 하나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장-뇌 축에 주목하는 시도에서는 ‘혈류’를 통해 장과 뇌가 연결되는 것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당연한 이야기다. 혈관은 몸 전체에 걸쳐 존재하고 조직과 장기들을 서로 연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뇌는 조금 다르게 봐야 한다. ‘혈뇌장벽(Blood Brain Barrier, BBB)’의 존재 때문이다.
혈뇌장벽에는 특정 수용체가 존재해, 혈액을 타고 들어온 성분을 선택적으로 통과시킨다. 즉, 이물질로 판단되는 것이 뇌로 들어갈 수 없도록 하는 일종의 ‘문지기’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혈액 속 성분이 뇌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다.
혈뇌장벽은 혈액을 통해 들어오는 성분을 선택적으로 통과시키는 '문지기' 역할을 한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장과 뇌의 ‘직접적인’ 연결고리
장과 뇌 사이에는 ‘미주 신경(Vagus nerve)’이라는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있다. 미주 신경은 다시 두 개의 신경으로 나뉜다. 장에서 발생한 신호를 뇌로 전달하는 ‘내장 감각 신경(Visceral Sensory Neuron, VSN)’, 그리고 뇌에서 출발한 명령을 장에 전달하는 ‘내장 운동 신경(Visceral Motor Neuron, VMN)’이다.
최근 동물실험 연구 중 미주 신경의 역할에 주목한 사례가 있다. 파킨슨, 알츠하이머 같은 퇴행성 신경질환을 유발하는 아밀로이드 베타, 알파 시누클레인 같은 물질들이 ‘장에서 발생해 미주 신경을 타고 뇌로 전달될 수 있다’라는 점을 밝혀낸 것이다.
매우 중요하고 의미있는 연구지만, 언제나 그렇듯 동물실험 연구에는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종의 차이다. 특정 동물들이 인간과 유사한 생리적 특성, 유전적 구조 등을 가졌다는 이유로 흔히 실험에 사용되곤 한다. 하지만 아무리 유사성이 높다고 해도 인간과 동물이 100% 같을 수 없다.
또 한 가지, 생물체에는 혈액이 존재하기 때문에, ‘혈뇌장벽’을 통한 전달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혈뇌장벽은 기본적으로 혈액을 통해 뇌로 들어가는 이물질을 차단하는 보호 작용을 하지만, 항상 완벽하게 작동하지는 않는다. 염증, 질환이나 외상, 노화 등의 원인으로 그 기능(투과성)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연구들이 ‘미주 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됐다’라는 결론을 내고 있지만, 실제로는 혈뇌장벽을 넘어서 전달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장-뇌 축, 세포 모델로 재현
이에 대한 정확한 답을 찾기 위해서는 장-신경-뇌 축을 재현한 ‘인간 세포 유래 실험 모델(in vitro model)’이 필요하다. 장과 뇌 사이의 신경 경로 외에 다른 영향을 주는 요인이 없도록 설계된 모델이 필요한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장과 뇌를 이어주는 ‘미주 신경’을 재현해야 하는데, 현재까지는 내장 감각 신경을 세포 상태로 재현하는 방법이 밝혀지지 않았다.
서울대학교 묵인희 교수, 김종일 교수와 고려대학교 정석 교수는 공동 연구팀을 꾸려 세포 단위 실험을 위해 장과 뇌를 이어줄 수 있는 미주 신경을 제작하고자 했다. 공동 연구팀은 사람의 역분화줄기세포(hiPSC)를 활용해, 내장 감각 신경을 구현한 세포 집합체(오가노이드)를 유도하는 방법을 최초로 개발했다.
연구팀은 구현된 내장 감각 신경 오가노이드(VSGO)를 생체 칩에 이식했다. 그런 다음 이를 사람의 대장 오가노이드(Human Colon Organoid, HCO)와 연결함으로써 장-신경 축 모델을 구현했다. 그리고 이를 활용한 연구를 통해 알츠하이머의 원인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타우 단백질이 VSGO를 통해 장에서 뇌로 전파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연구의 개요에 대한 설명. 역분화 줄기세포에서 기존 발생학 기전을 따라 내장감각신경오가노이드 (VSGO)를 유도하고, 이를 통해 장-신경 축 재현 생체 칩 모델 / 출처 : 서울대학교 보도자료
치매 위험 유전자 보유 시 위험
또한, 공동 연구팀은 VSGO를 통한 전파 과정을 확인하는 연구를 통해 또 다른 포인트를 발견했다. 알츠하이머 치매의 위험 유전자로 알려진 ‘APOE4’ 유전자형을 가지고 있을 경우, VSGO 경로로 병적 단백질이 더 많이 전달되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APOE는 지질 대사와 관련된 단백질 생산을 담당한다. 이 유전자의 주요 변형으로는 APOE2부터 APOE4까지 세 가지가 있는데, 각각 단백질 구조 및 기능이 조금씩 다르다. 이들 중 APOE4는 환경적 요인 또는 진화 압력에 의해 나타날 수 있는 변이로, 알츠하이머 치매의 발병 가능성을 높이는 위험 인자로 꼽힌다. 유전적으로 부모로부터 물려받을 가능성도 있다.
또한, 아밀로이드/타우 단백질이 전파되는 과정을 매개하는 것은 LRP1이라는 단백질이었다. 이는 세포막에서 세포 안으로 다양한 분자를 운반하는 수용체 단백질이다.
혈뇌장벽을 우회하는 치료제 개발 가능성
서울대학교 묵인희 교수는 수십년 동안 알츠하이머 연구에 매진해온 바 있다. 최근 몇 년 동안은 장-뇌 축이 알츠하이머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진행해왔다. 묵 교수는 그동안의 장-뇌 축 관련 연구들이 혈액 및 면역체계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면역체계가 약해질 경우 혈뇌장벽 투과성이 높아지는 경향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묵인희 교수는 장과 뇌를 이어주는 미주 신경으로 초점을 돌려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묵 교수는 “최초로 내장 감각 신경(VSN)을 시험관 내에서 유도하는 방법을 확립한 것, 그리고 VSN이 알츠하이머 발병의 단초가 될 수 있음을 발견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의 큰 의의가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묵 교수는 또한, “VSN을 통해 혈뇌장벽을 우회하여 치료 약물을 전달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보건복지부, 교육부, 삼성전자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소드(Nature Methods)」(IF=36.1)에 게재됐다.
최근 치매에 대한 뉴스가 자주 보인다. 그와 함께 인지 기능을 보존하거나 향상시키는 방법에 대해서도 꾸준히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여기 또 하나의 접근법이 있다. 바로 ‘후각 훈련’이다. 캘리포니아 대학 얼바인 캠퍼스에서 2023년 진행했던 연구에서는 밤 시간을 이용한 후각 자극으로 노인들의 인지 기능이 개선됐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뇌 기능, 핵심은 ‘인지 자극’
치매는 본질적으로 뇌 기능의 퇴행이다. 퇴행을 일으키는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통합된 의견이 나오지 않고 있지만, 문제가 되는 현상은 명확하다. ‘치료법’은 아직이지만 ‘예방’이나 ‘증상 완화’에 관해서는 다양한 방법이 제시되고 있는 이유다.
뇌 기능의 퇴행을 예방하거나 완화하는 방법으로 제시되는 것들의 핵심은 ‘인지 자극’이다. 즉, 뇌를 더 활발하게 사용하라는 뜻이다. 사실 인지 자극이라는 말을 습관처럼 쓰고 있긴 하지만, 그리 직관적이지는 않다. 그보다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표현으로 하자면, 생각을 하거나 감각을 활성화하라는 뜻에 가까울 것이다.
그간 치매 예방, 인지 자극이라는 타이틀로 언급됐던 활동들을 생각해보자. 퍼즐 맞추기, 외국어 공부, 악기 연주, 그림, 심지어 비디오 게임도 있었다. 하나 같이 기억력과 학습 능력 등 뇌 기능을 활발하게 써야 하는 것들이다.
감각을 자극하는 활동들
이런 일련의 활동들 중에는 ‘오감’을 자극하는 요소가 포함돼 있다. 예를 들어 악기 연주의 경우 연주법을 익히기 위해 머리를 써야 하지만, 그 결과로 나오는 선율이 청각을 자극한다. 그림도 비슷하다. 손을 움직여 그림을 그린다는 행위에 더해, 원하는 장면을 캔버스에 표현하는 과정은 시각을 자극하는 요인이 된다.
즉, 또 다른 오감을 자극하는 활동이 있다면 그 역시 인지 자극 활동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팀이 수행했던 ‘후각 자극 실험’이 그 좋은 예라 할 수 있겠다.
본래 후각 훈련이란, 다양한 향기에 정기적으로 노출시킴으로써 후각을 회복하거나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다. 과거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완치 후에도 후각이 약해지거나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사용되는 훈련법이다.
6개월에 걸친 후각 자극 실험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팀은 인지 장애 또는 치매 진단을 받지 않은 60세~85세 사이의 참가자 43명을 모집했다. 이들은 후각 자극을 받을 그룹과 대조 그룹으로 무작위 배정돼, 6개월 간의 후각 자극 실험을 진행했다.
후각 자극 그룹의 참가자들은 집에서 디퓨저를 활용해 여러 가지의 서로 다른 향을 일정 시간 동안 맡았다. 장미, 오렌지, 유칼립투스, 레몬, 로즈마리, 라벤더 등의 향이 사용됐으며, 참가자들이 잠들기 전 디퓨저를 켜면 각 향기가 2시간씩 순환하며 발산되는 형태였다. 대조군의 경우, 후각 자극을 최소화하기 위해 탈취제가 포함된 증류수를 디퓨저로 발산시키는 방법을 사용했다.
6개월이 지난 뒤, 두 그룹의 모든 참가자들은 후각 능력을 비롯해 각종 인지 능력, 그리고 정신건강 상태에 대한 평가를 받았다. 보다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스캔도 진행했다.
평가 결과, 6개월 동안 후각 자극을 받은 그룹은 인지 기능과 신경 기능이 모두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습 및 기억 영역에서 무려 226% 더 나아진 결과를 보였다. 이들의 fMRI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뇌 왼쪽 전두엽과 측두엽을 연결하는 백질 부분(uncinate fasciculus)에서 뚜렷한 개선이 나타났다. 이는 개인 경험 기억, 특정 정보 떠올리기, 언어 처리 및 사회 정서적 반응에 관여하는 영역이다.
비슷한 테마로 진행됐던 실험들
위 실험은 두 가지 한계를 안고 있다. 하나는 정상적인 인지 기능을 가지고 있는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했다는 것, 다른 한 가지는 43명이라는 소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했다는 것이다. 이를 보완하고자, 비슷한 주제로 진행됐던 다른 연구를 찾아보았다.
이보다 앞선 2022년에는 실제 치매 환자 34명을 대상으로 약 2주 간의 집중적인 후각 훈련을 진행한 바 있다. 하루 두 번씩 40가지 향기에 집중적으로 노출시키는 방식이다. 이 실험에서 후각 훈련 참가 환자들은 대조군에 비해 기억, 주의력, 언어 기능, 우울 증세가 개선됐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 연구 역시 소규모라는 점은 같지만, 실제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후각을 자극하는 방법을 통해 노년기의 기억력 및 기타 인지 능력을 보존하거나 향상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을 내려도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다는 의미다.
감각을 자극하는 다른 방법의 가능성
좀 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현재로서는 후각을 자극하는 방법 역시 인지 기능 보존 및 개선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거라고 추측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밖에 아직 언급되지 않은 다른 감각들 역시 인지 기능 훈련에 활용할 수 있을 거라는 추정 역시 합리적이라 할 수 있겠다.
단순한 예를 들면, 여러 가지 맛을 지속적으로 보는 연습, 혹은 다양한 질감을 가진 물체를 만져 보는 연습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감각 자극 활동은 뇌의 신경 회로를 활성화함으로써 인지 기능을 보존하거나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향후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여러 감각 자극의 효과를 체계적으로 탐구한다면, 노년의 인지적 건강 및 치매 증상 완화 전략을 수립하는 데 보탬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