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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타민 K 결핍과 뇌 기능 퇴행의 관계

    비타민 K 결핍과 뇌 기능 퇴행의 관계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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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터프츠 대학에서 관리하는 USDA 인간 영양 연구센터(HNRCA) 연구팀은 비타민 K의 섭취와 노화에 따른 인지 능력의 관계를 조사했다. 비타민 K 섭취가 부족할 경우 노화와 관련된 인지 저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고자 한 것이다.

     

    비타민 K 부족, 기억력·학습력 저하

    HNRCA 연구팀은 인간으로 치면 중년 정도 나이대에 해당하는 쥐 모델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쪽에는 표준 식단을 제공하고, 다른 한쪽은 비타민 K가 부족한 식단을 제공했다. 그 결과 비타민 K 결핍이 발생하면 해마 영역에 염증이 증가하고, 신경세포 증식을 방해한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비타민 K 결핍이 발생한 쥐는 새로운 물건과 익숙한 물건을 구별하는 능력이 떨어졌다. 또한, 공간을 학습하는 실험에서도 비타민 K 결핍 쥐는 ‘숨겨진 공간’을 찾는 데 걸린 시간이 더 길었다. 해마는 뇌에서 학습 및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역이다. 즉, 비타민 K가 부족하면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는 것과 입력된 정보를 기억하는 것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비타민 K와 ‘신경발생’ 영향

    이러한 결과가 나타난 원인에 대해, 연구팀은 ‘해마에서의 신경세포 증식 감소’를 꼽았다. 학습과 기억에 있어서는 ‘신경발생(neurogenesis)’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경발생은 새로운 신경세포가 생성돼, 기존의 신경세포와 연결됨으로써 신경망이 발달하는 과정을 말한다. 해마를 비롯해 뇌의 일부 영역에서만 발생하는 과정이다.

    즉, 비타민 K 결핍으로 인해 신경발생에 방해가 된다는 것은 건강한 뇌의 발달 및 최적화 과정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 결과로 인지 기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인지 기능은 신경발생 외에도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지만, 신경발생이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될 수 있음은 명확하다.

    비타민 K가 부족하면 '신경발생' 과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비타민 K가 부족하면 '신경발생' 과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비타민 K 결핍, 신경계 염증 유발

    한편, 비타민 K 결핍이 발생한 쥐의 뇌에서는 ‘신경계 염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를 뇌의 면역 세포로 불리는 ‘미세아교세포(microglia)’가 활성화되면서 만성 염증이 유발될 수 있다는 근거로 보았다. 

    정상적인 상태에서 미세아교세포는 신경세포를 보호하고 손상된 세포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비타민 K 결핍이 발생하면 미세아교세포가 과활성화되며 오히려 신경세포에 손상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발생한 신경계 만성 염증은 신경퇴행성 질환과도 연관이 있다. 염증 반응이 지속되면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신경세포들 사이의 신호 전달이 원활하지 않게 될 수 있다. 또한, 만성 염증으로 인해 뇌 혈류가 영향을 받게 되고, 산소 및 영양소 공급에 문제가 생겨 신경세포의 기능 저하와 사멸로 이어질 수 있다. 

     

    ‘녹색 채소’를 조금씩 꾸준히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비타민 K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당장이라도 비타민 K 보충제를 먹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그보다는 평소 식단을 통해 비타민 K를 섭취할 수 있도록 신경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비타민 K의 일일 권장 섭취량은 남성 기준 약 120㎍, 여성 기준 약 90㎍이다. 시금치, 케일, 브로콜리와 같이 녹색을 띠는 잎채소를 평상시 조금씩 꾸준히 섭취하는 습관을 들이면, 특별히 섭취량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비타민 K는 지용성으로 간에 저장돼 어느 정도 유지되기 때문에, 평상시 ‘채소를 좀 더 챙겨먹는다’ 정도의 습관으로도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다.

    한편, 비타민 K는 다소 과도하게 섭취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안전한 영양소로 꼽힌다. 다만, 항응고제와 같은 특정 약물과 상호작용 관계에 있으므로, 만성 질환 등으로 복용 중인 약이 있을 경우 전문가와의 상담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비타민 K 섭취를 위해서는 시금치, 케일, 브로콜리, 브뤼셀 콩나물 등이 추천되며, 전반적으로 '녹색 채소류'를 조금씩 꾸준히 챙겨먹는 습관을 들이면 된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비타민 K 섭취를 위해서는 시금치, 케일, 브로콜리, 브뤼셀 콩나물 등이 추천되며, 전반적으로 '녹색 채소류'를 조금씩 꾸준히 챙겨먹는 습관을 들이면 된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 절대음감, 타고나지 않아도 얻을 수 있다?

    절대음감, 타고나지 않아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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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대음감’이라는 말을 알고 있을 것이다. 아무런 참고 없이 어떤 소리의 음의 높이를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절대음감 하면 보통 선천적인 능력이라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후천적인 훈련을 통해 절대음감을 얻는 것이 가능하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절대음감 훈련 프로그램

    영국 서리 대학의 연구팀은 음악 분야를 업으로 삼는 12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기획했다. 이들은 각기 다양한 수준의 음악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로 선발했다. 참가자들은 8주 간의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 프로그램은 특정한 음의 높이를 식별하도록 하는 훈련이 아니었다. 대신, ‘절대음감’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그 개념적인 측면을 배우도록 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테스트를 진행할 때는 외부 개입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게 여겼다. 어떤 사람이 응답한 것에 대해 다른 사람의 피드백을 듣는다거나, 서로 다른 답을 말함으로써 심리적인 영향을 받지 않도록 조치했다.

    또한, 최종 레벨에서는 같은 내용의 훈련을 여러 번 완료하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이른바 ‘대충 찍기’ 방법으로 우연히 성공하는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서다.

     

    절대음감, 후천적으로 얻을 수 있다

    연구 결과, 참가자들 모두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다. 모든 참가자는 평균 7개의 음 높이를 90% 정확도로 식별할 수 있게 됐다. 그중 2명은 실제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유사하게 12개 음 높이를 모두 빠르고 정확하게 식별해냈다. 

    연구팀의 수석 연구자인 예타 웡 박사는 “이는 후천적 훈련으로 절대음감을 습득할 수 있다는 증거가 된다”라며 “집중적이고 적절한 형태의 훈련이 있다면, 성인이 된 후에도 절대음감을 습득할 수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인간의 뇌는 복잡한 인지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잠재력이 있으며, 절대음감도 예외는 아니라는 것이 웡 박사의 의견이다.

    사실 절대음감이라고 해서 모두가 같은 수준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높은 수준의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세상 모든 소리의 음 높이를 100% 맞출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후천적 훈련을 통한 절대음감 확보가 마냥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신경 가소성과 절대음감

    이와 관련해 떠올릴 수 있는 것이 ‘뇌 가소성’ 또는 ‘신경 가소성’이라 불리는 능력이다. 인간의 뇌는 경험에 따라 변화하고 적응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성인이 돼 신체적 발달이 끝난 뒤에도 지적 능력이 지속적으로 발달할 수 있다고 하는 근본 원리이기도 하다.

    소리를 듣고 그 정보를 처리하는 것은 뇌의 측두엽이 담당하는 역할이다. 측두엽 내 청각 피질이 소리의 특성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두엽과 해마 등 인지적 능력을 담당하는 영역에서 “이 소리의 높이는 C#이다”라는 식으로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

    선천적으로 절대음감을 타고난 사람들은 청각을 분석하고 처리하는 능력이 탁월한 것이다. 반면 서리 대학이 실시한 것과 같이 특정한 훈련을 거치게 되면, 신경 가소성으로 인해 측두엽과 청각 피질의 신경 연결(시냅스)이 강화되면서 감각이 향상될 수 있다. 이는 절대음감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원리다.

  • 명상의 효과, 편도체와 해마 뇌파 변화 직접 확인

    명상의 효과, 편도체와 해마 뇌파 변화 직접 확인

    음성 가이드를 통해 5분 동안 방법을 안내하고, 10분짜리 명상 세션을 진행하도록 했다 / 출처 :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과대학
    음성 가이드를 통해 5분 동안 방법을 안내하고, 10분짜리 명상 세션을 진행하도록 했다 / 출처 :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과대학

    명상은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심신을 편안하게 만드는 기법으로 잘 알려져 있다. 미국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과대학 연구팀이 뇌 편도체와 해마의 뇌파(EEG)를 직접 측정해, 명상이 감정 조절과 기억 형성 등 주요 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명상을 통한 뇌파 변화 측정

    「미국 국립 과학 아카데미 저널(PNAS)」에 최근 게재된 연구에서는 뇌파 측정 기법을 통해 확인한 결과, 명상 기법의 일종인 ‘자비 명상(Metta Meditation)’이 편도체와 해마의 활동에 변화를 가져온다고 밝혔다. 자비 명상은 불교 계통에서 유래한 것으로, ‘개인의 내면 평화와 타인에 대한 긍정적 감정’을 증진하는 데 초점을 맞춘 명상 기법이다.

    일반적으로 뇌파를 측정할 때는 두피에 전극을 부착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비침습적이고 비교적 간단하며, 실시간으로 뇌 전반의 전기적 활동을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 널리 쓰이는 방법이다. 하지만 두피를 통해 간접적으로 측정하다보니, 뇌 깊숙한 곳의 영역별 활동을 상세하게 모니터링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뇌의 전기적 활동 조절을 위해 뇌에 전극을 이식한 간질 환자 8명을 대상으로 뇌파 데이터를 수집하고자 했다. 해당 영역에 이식된 전극으로부터 발생하는 신호를 수집해, 명상을 수행하는 동안 특정 영역에 나타나는 변화를 정확하게 관찰할 수 있었다.

     

    자비 명상, 베타파와 감마파 증가

    뇌 속 전극을 이식한 8명의 환자들은 기존에 명상 경험이 전혀 없거나 거의 없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5분 동안 음성을 통해 안내되는 가이드를 청취한 다음, 음성 안내에 따라 10분 간 자비 명상을 수행했다. 

    그리고 나서 참가자들은 스스로 느낀 ‘명상의 깊이’를 1점~10점 척도로 평가하도록 했다. 점수가 높을수록 더 깊은 명상을 느꼈음을 의미한다. 참가자들이 직접 평가한 명상의 깊이는 평균 7.43점으로 나왔다. 명상 초보자임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연구팀은 자비 명상이 진행되는 동안, 편도체와 해마에서 베타파(β)와 감마파(γ)의 강도와 지속시간에 변화가 나타났다는 점에 주목했다. 베타파는 지속시간이 증가했으며, 감마파는 강도와 지속시간 모두 증가했다.

    베타파와 감마파는 주로 ‘각성 상태’, 즉 깨어있는 상태에서 나타나는 파형이다. 베타파는 집중력과 주의력이 필요한 상태에서 활성화되며, 감마파는 의식적 사고, 기억, 인식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자비 명상 중 베타파와 감마파가 더욱 활성화됐다는 것은, 명상을 통해 기억을 형성하거나 감정을 처리하는 등의 고차원적 인지 능력이 촉진됐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명상의 잠재적 가능성 확인

    연구팀에 따르면, 편도체와 해마, 그리고 베타파와 감마파는 우울증 및 불안장애와 같은 정신건강 문제와 관련이 있다. 편도체와 해마의 활성화 정도, 베타파와 감마파의 변화는 무조건 향상되거나 안정되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 적정 수준에서 유지되는 것이 최선이며, 연구팀은 명상을 통해 이를 ‘의도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뇌 영역에 직접 삽입한 전극으로 뇌파 측정을 시도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두피를 통해 뇌파를 측정하는 것에 비해 훨씬 자세하고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전극 삽입’이라는 여건 특성으로 인해 표본이 매우 적었다는 점은 연구팀 스스로 인정하는 한계점이다. 또한, 명상으로 인한 효과가 얼마나 지속되는지를 관찰하지 않은 점, 명상을 반복적으로 수행했을 때 어떤 효과가 있는지를 살피지 않은 점 또한 아쉬운 부분이다.

    이번 연구는 명상을 통해 특정 뇌 영역의 활동을 직접적으로 조절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명상은 비침습적이고 별도의 장비가 없어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응용해, 기억력과 감정 조절 능력 개선을 위한 ‘명상 기반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슈퍼 에이저, 노화 단계를 뛰어넘는 방법

    슈퍼 에이저, 노화 단계를 뛰어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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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 에이저(Super Ager)’라는 말이 있다. 노화 과정을 잘 이겨내고 건강한 신체와 뇌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을 말한다. 누구나 노화를 맞이하며, 누구나 노화를 이겨내고 싶어 한다. 기대 수명이 어느 정도든 간에, 건강하게 살기 위한 기본 조건이다. 

    슈퍼 에이저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중요할까? 1월 17일(금) EBS 신년특집 <명의 – 저속노화의 비밀 3부>(이하 ‘명의’)에서 다뤄졌던 내용을 토대로 슈퍼 에이저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슈퍼 에이저의 정의와 특징

    일반적으로 슈퍼 에이저라 함은, 60세 이상의 연령이면서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다만, 이 60세 이상이라는 기준은 가변적이다. 과거에는 60세를 넘으면 노년층으로 분류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그 기준이 조금씩 상향 조정되고 있다. 따라서 슈퍼 에이저 또한 그에 맞춰서 조정된 기준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슈퍼 에이저의 핵심은 특정 연령에 있는 것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어르신’이라 부를 정도의 연령대에 해당하면서도, 충분히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영위하고 있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라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슈퍼 에이저들은 긍정적이고 개방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쌓아온 경험에만 의존하지 않고, 늘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더 배우려는 태도를 견지한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것이 그들로 하여금 활력 있는 삶을 살게 하는 기반 중 하나다.

    한편, 신체적·사회적으로도 슈퍼 에이저들은 건강한 모습을 보인다. 하루에 꾸준히 일정 시간을 운동에 투자하고, 건강에 관심을 기울이며 식습관을 조정한다. 가족이나 친구와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며, 그 외 모임과 같은 사회적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거나 긍정적인 관점을 갖는다.

     

    슈퍼 에이저의 핵심은 운동

    60대를 넘어가면 체중을 적극적으로 감량하려 한다기보다는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경우가 많다. 목표가 달라지는 만큼 운동의 양상도 달라진다. 강도 높은 운동을 추구하기보다 적당한 강도로 매일 꾸준하게 움직이는 것이 핵심이다.

    ‘명의’에서도 슈퍼 에이저의 분명한 특징 중 하나로 ‘신체 활동량이 무척 많다’라는 점을 꼽았다. 사람을 만나러 바깥에 나가는 일이 많으며, 집에 있는 시간이 많더라도 앉아 있는 시간보다 움직이는 활동을 많이 한다는 것이다.

    슈퍼 에이저의 핵심은 뇌 기능을 지키는 데 있다. 운동을 꾸준히 하게 되면 우리 뇌의 ‘해마’가 위축되는 것을 늦추는 효과가 있다. 해마는 기억력에 특히 많이 관여하는 영역이기 때문에, 운동을 통해 기억력과 인지력의 퇴행을 예방할 수 있다. 운동으로 산소와 영양분이 꾸준히 공급되면서 신경 재생을 촉진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뇌의 신경계는 기본적으로 신경 세포들끼리 협력하고 새로운 연결(시냅스)을 강화하면서 건강을 유지한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활동량을 가진 슈퍼 에이저들은 상대적으로 뇌의 노화 속도가 늦어지는 것이 당연하다. 특별한 운동 비결이 있는 것은 아니다. 매일 꾸준히 걷는 것만으로도 뇌는 더 많은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을 수 있다.

    여기에 뇌 기능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되는 식습관이 뒷받침되면 더욱 효과적이다. 불포화 지방산의 일종인 오메가 3는 ‘뇌를 위한 영양소’라 불릴 만큼 뇌 기능에 효과적이다. 여기에 통곡물이나 채소를 기반으로 섬유질과 항산화 성분을 챙기는 식습관을 형성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슈퍼 에이저, 사회의 진짜 ‘어른’

    슈퍼 에이저들은 단순히 개인의 건강만 유지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신체적으로 활력이 있고 정신적으로 건강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도 그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게 된다. ‘명의’에서 소개된 바에 따르면, 슈퍼 에이저는 전두엽의 크기가 일반 노인들에 비해 훨씬 크다는 특징이 있다.

    전두엽은 뇌의 앞부분에 위치하는 영역으로, 계획이나 의사결정, 문제 해결과 같은 고차원적 인지 기능을 주도한다. 또한, 감정을 조절하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며, 타인과 관계를 맺고 상호작용하는 데도 관여한다. 이를 통해 슈퍼 에이저는 적극적이면서 긍정적인 태도로 다른 사람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고, 자연스럽게 멘토 역할을 할 수 있는 ‘어른’으로서의 모습을 갖출 수 있다.

    또, 슈퍼 에이저는 일반적으로 찾아오는 노화 단계를 뛰어넘는다. 보통 40대~50대 사이에서부터 신체 기능이 눈에 띄게 떨어지기 시작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60대를 넘어섰을 때는 노화가 상당히 진행돼 있는 것이 자연스럽다. 하지만 슈퍼 에이저는 꾸준한 운동으로 얻은 효과가 쌓이면서 노화와 함께 찾아오는 증상이 늦춰지거나 최소화된다.

    이화여대 목동병원 신경과 김건하 교수는 ‘명의’를 통해 해마와 전두엽을 강화하기 위한 활동으로 ‘일기 쓰기’를 제안한다. 경험한 일들은 보통 해마에 저장이 된다. 이 내용을 글로 옮기는 정리 작업을 통해,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와 언어 능력을 담당하는 전두엽을 함께 활성화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김건하 교수는 ‘인지 예비능’을 강조했다. 인지 예비능이란, 뇌에 나타나는 병적인 변화를 견디면서 제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능력을 말한다. 뇌 기능을 지켜주는 예비군인 셈이다.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취미 활동을 병행함으로써 인지 예비능을 더욱 활성화시키고 슈퍼 에이저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외국어 배우면 알츠하이머 발병 늦출 수 있어

    외국어 배우면 알츠하이머 발병 늦출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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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가지 언어를 구사하는 것이 노인의 인지력 향상에 기여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로써 알츠하이머의 발병을 최대 5년까지 늦출 수 있다는 내용이다. 

    캐나다 콘코디아 대학의 연구팀은 ‘신경 이미징 기법’을 활용해 언어 사용과 노화를 살펴볼 수 있는 뇌 영역의 변화를 연구한 다음, 이와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 연구 내용은 이중언어와 관련된 연구를 다루는 학술 저널 「Bilingualism: Language and Cognition」에 이와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두 가지 언어 사용자, 해마 크기 보존돼

    콘코디아 대학 연구팀의 이번 연구는 2007년 발표됐던 이중언어 사용 관련 연구의 연장선이라 할 수 있다. 당시 연구는 이중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인지적 유연성 및 문제 해결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내용이었다.

    콘코디아 대학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뇌 영역의 이미지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환자들 중 두 가지 이상의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의 해마가 하나의 언어만을 사용하는 사람보다 눈에 띄게 크다는 공통점을 발견했다. 해마는 뇌에서 학습 및 기억을 주로 담당하는 영역이다. 알츠하이머가 발생했을 때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영역이기도 하다.

    한 가지 언어만을 사용하는 단일 언어 구사자의 경우, 경도 인지장애 또는 알츠하이머가 진행됨에 따라 해마가 위축되는 모습이 관찰됐다. 그러나 이중언어를 구사하는 사람은 해마의 크기에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해마의 크기가 줄어들면 기억, 학습, 공간 인지 등에서 문제가 생긴다. 단기, 장기를 가리지 않고 기억력이 저하되며,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는 데도 어려움이 생긴다. 즉, 두 가지 이상 언어를 사용하면 해마의 위축을 막고 뇌 건강을 유지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뇌의 자발적인 회복 능력

    뇌에 손상이 발생하게 되면, ‘뇌(신경) 가소성’에 의해 어느 정도까지는 회복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러한 회복력은 외상이나 질환 뿐만 아니라 노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변화에도 어느 정도 발휘된다. 뇌의 회복 능력은 ‘뇌 유지(brain maintenance)’, ‘뇌 예비력(brain reserve)’, 그리고 ‘인지적 여유(cognitive reserve)’로 세분화된다.

    뇌 유지 능력은 글자 그대로 노화가 어느 정도 진행되더라도 그 형태와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인지적 자극, 균형 잡힌 식단, 규칙적인 운동, 숙면 등이 뇌의 퇴행을 예방하기 위한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2013년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지중해식 식단’이 인지적인 건강을 유지하는 데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고 보고한 바 있다.

    뇌 예비력은 뇌의 크기 및 구조와 관련된 능력이다. 예비력이 더 클 경우, 노화 또는 퇴행성 질환으로 인해 손상이나 위축을 겪더라도 가소성이 발생할 여력이 생긴다. 즉, 손상된 부분이 담당하던 기능을 다른 신경세포가 대신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인지적 여유 역시 어느 정도 비슷하다. 노화나 질병으로 인해 손상 또는 수축됐을 때, ‘대체 경로’를 활성화해 잃어버리거나 저하된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인지적 여유가 크다는 것은 평생동안 축적된 인지적 유연성이 높다는 의미다. 뇌 예비력이 물리적 공간의 개념이라면, 인지적 여유는 기능적 대체 능력의 개념이라 할 수 있겠다.

     

    어학 공부, 뇌 회복력 높일 수 있어

    콘코디아 대학 연구팀이 수행한 연구에서 볼 수 있듯, 이중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의 경우 퇴행성 뇌질환을 앓고 있음에도 해마 크기가 변화하지 않았다. 이는 이중언어 사용이 물리 구조적인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사례다.

    실제로 두 가지 언어를 사용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다양한 인지적 경험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사용하는 문자가 독보적인 편이므로, 어떤 외국어를 공부하더라도 문자부터 새롭게 접해야 한다. 단어, 문법, 관용어나 속어 등 다양한 개념을 익히며 폭넓은 인지적 자극을 얻게 된다. 

    이를 통해 ‘인지적 여유’가 높아지며, ‘대체 경로’의 활성화 가능성이 높아진다. 평소 쌓아왔던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활용해, 손상된 부분의 기능을 대신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는 같은 목적지로 향하는 길을 한 가지만 알고 있는 것과 여러 가지를 알고 있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물론, 새로운 언어를 공부하는 것 외에도 인지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악기나 기술을 새롭게 배우는 것이 그 예다. 하지만 언어의 경우 일반적으로 ‘사람 간의 소통과 상호작용’ 그리고 ‘문제 해결 및 비판적 사고’ 등을 목적으로 한다. 보다 복잡하면서 폭넓은 인지적 자극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뇌 가소성 및 회복력 증진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들이 존재한다.

    콘코디아 대학 연구팀은 이후 다국어 구사자를 대상으로 한 추가 연구를 계획 중이다. 여러 나라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것이 뇌의 인지적 기능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 ‘추억의 장소’는 어떻게 더 오래 기억에 남을까

    ‘추억의 장소’는 어떻게 더 오래 기억에 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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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종종 특별한 기억이 남아있는 장소를 오랫동안 잊지 않는 경향이 있다. 어떤 곳은 이름만 들어도 그 주변부터 세세한 요소까지 떠올릴 수 있는 경우도 있고, 또 어떤 곳은 평소 잊고 살다가도 그 장소 또는 근처에 가면 기억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어떤 장소는 최근에 다녀오고도 까맣게 잊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기억에 남는 장소는 대개 ‘추억’ 내지는 ‘깊은 인상’으로 인한 것이다. 깊게 보면 감정을 자극하는 사건이 있었던 장소부터, 가볍게 보면 꼭 기억해뒀다가 다시 오고 싶은 맛집이 그 예라 할 수 있다. 

    어떤 장소에 대한 기억이 오랫동안 남는 것은, 마치 그 장소와 그에 관련된 기억을 한데 묶어 ‘가치(value)’를 부여하는 것과 같다. 다른 사람에게는 그냥 ‘장소 A’일 수 있는 것이, 나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뇌는 이것을 어떻게 구분하여 기억하는 것일까? 

     

    우리 뇌는 어떤 원리로 ‘장소’를 기억할까?

    우리 뇌에서 공간 기억에 관여하는 주요 영역은 ‘해마(hippocampus)’다. 해마는 새로운 장소를 기억해야 할 때 활성화되며, 그 특징을 인코딩해 정보를 처리하고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이때 각 장소에는 ‘장소 세포(place cells)’가 배정돼 해당 위치나 공간에 대한 기억을 저장한다. 장소를 기억하기 위한 색감이나 형태, 소리나 냄새 등 감각 정보는 물론, 그 장소에 도달하기 위한 경로도 마찬가지다.

    위치 기억을 비롯한 뇌의 공간 인식에 있어 ‘장소 세포’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2014년 심리학자이자 신경과학자인 존 오키프 박사에 의해 규명됐다. 그는 이 공로로 노벨상을 수상한 바 있다. 또한, 기억에 단기 저장된 것들은 잠을 자는 동안 재활성화를 거치며 공고하게 다져진다는 것 역시 과학적으로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어떤 장소에 대한 정보가 장기 기억으로 넘어간 뒤에는 어떤 원리로 다시 떠오르는 것일까? 이는 ‘그 장소가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어떤 기억과 연관돼 있는지’, ‘어떤 단서를 매개로 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정보가 함께 저장됐다가 다시 인출되는 것이라고 봐야한다. 이 과정에 뇌의 여러 영역이 관여한다는 연구는 여럿 있었지만, 정확한 원리는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던 영역이다.

     

    해마 중간 부분, ‘기억할 만한 장소’에 집중

    서울대학교 뇌인지과학과 이인아 교수 연구팀은 쥐에게 ‘서로 다른 가치를 가진 장소’를 학습하도록 한 다음, 해마의 장소 세포가 어떤 양상을 보이는지를 측정했다. 그 결과, 쥐가 잠을 자거나 멍하니 있는 동안 해마 중간 부분에 존재하는 장소 세포들이 ‘가치가 높은 장소’에 대한 기억을 선택적으로 재생한다는 것을 밝혔다.

    그동안 해마에 관한 연구는 비교적 관측이 용이한 ‘배측(dorsal) 해마’에만 집중된 경향이 있었다. 해마의 모든 하위 영역이 비슷한 기능을 할 거라고 가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해마 중간 영역과 배측 영역을 함께 관측 대상으로 삼았다.

    이인아 교수 연구팀은 해마 중간 부분이 ‘특정 장소에 대해서만 활동하는 장소 세포’를 가지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편도체로부터 ‘그 장소가 어느 정도의 가치를 갖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받아들인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즉, 어떤 장소를 오랫동안 기억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치)가 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다.

    이를 토대로 연구팀은 해마 중간 영역의 장소 세포가 ‘해당 공간(장소)의 가치’를 구체적으로 나타낼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이에 따라 쥐로 하여금 가치 기반 미로학습 과제를 수행하게 한 다음, 고밀도 전기생리학을 이용해 해마 배측과 중간 부분의 신경세포들이 각각 어떻게 활동하는지를 동시 기록해 비교했다.

    연구 결과, 쥐가 미로학습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해마 중간 부분에서 ‘가치가 높은 장소’와 ‘가치가 낮은 장소’를 나타내는 서로 다른 장소 세포를 발견했다. 뇌파와 함께 이들의 세포 활동을 측정한 결과, ‘가치가 높은 장소’를 나타내는 장소 세포가 훨씬 더 많이 재활성화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반면, 배측 해마에서도 장소 세포의 재활성화가 일어났지만, 이는 장소의 가치가 높은지 낮은지와는 무관하게 나타났다.

    잠을 자거나 무의식 상태일 때, '맛있는 음식이 있는 장소'가 더 자주 재생된다 / 출처 : 서울대학교 보도자료
    잠을 자거나 무의식 상태일 때, '맛있는 음식이 있는 장소'가 더 자주 재생된다 / 출처 : 서울대학교 보도자료

     

    잠자는 동안 더욱 확고해지는 기억

    연구팀은 미로학습 과제를 수행한 후 잠을 자는 동안, 장소 세포가 어떻게 활동하는지도 살펴보았다. 수면 중 나타나는 해마의 리플(ripple) 구간은 주로 느린 뇌파로 구성되며, 기억의 통합 및 재생에 관여한다. 또한, 빠른 신경 활동이 나타나 학습한 정보를 강화하는 작용도 한다.

    이 리플 구간 동안 ‘가치가 높은 장소’를 나타내는 장소 세포는 보다 자주 재활성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즉, 기억할만한 이유가 있는 장소는 더 자주 재생되며 확고하게 기억에 남는 것이다.

    연구팀은 잠자는 동안 재활성화 횟수가 많을수록, 그 다음날 쥐의 미로학습 과제 수행 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확인했다.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 장소를 보다 확고하게 기억함으로써, 해당 장소의 가치 정보가 ‘응고화(consolidation)’된 것이다. 기억의 응고화 과정은 단순히 정보를 저장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해당 정보의 의미와 가치를 강화하여 ‘장기 기억’으로 전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퇴행성 뇌질환부터 인공지능 발전까지 기여

    이인아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해마 연구 이론이 배측 해마 연구에 치우쳐 있다는 것에 대한 돌파구로서 학술적 의의가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학습 후 충분한 수면을 취하거나 학습 내용을 고찰(reflection)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 뇌과학적 기전을 밝혔다는 데 의미가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는 알츠하이머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으로 인한 해마의 기능 이상에 대해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는 뇌과학 원리를 제공해줄 것이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정기적인 수면을 비롯해, 미로학습 과제와 같이 뇌를 자극하는 활동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입증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다.

    이번 연구 논문의 제1저자인 진승우 박사는 “뇌에서 가치  정보가 학습과 기억을 탄력적으로 조절하는 과정을 이해하고, 이를 차세대 인공지능에 접목시킴으로써 뇌 신경망과 더욱 유사한 인공지능 개발에 원천 기술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본 연구결과는 글로벌 SCI 저널인 「Science Advances」(IF=11.7)에 게재됐다.

  • 운동하면 머리도 맑아진다! 운동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효과

    운동하면 머리도 맑아진다! 운동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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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동에 관한 정보는 너무 많다. 어렵거나 귀찮다고 하는 사람들을 위해 온갖 방법으로 쉽고 간편한 운동 정보를 제공하는 콘텐츠도 부지기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동을 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있어, 많은 것을 양보한 조언을 건네곤 한다. ‘어떤 운동이든 한 가지라도 꾸준히 하라’고.

    물론 운동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다.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게 좋고, 근력 운동은 저마다 자극하는 부위가 다르니 여러 가지를 병행해야 한다. 이런 이야기들이 운동을 시작하는 허들로 작용하기도 한다.

    운동의 목적은 대개 체중 감량이나 근육 성장에 두곤 한다. 이 때문에 여러 가지 이야기들에 자꾸 관심이 분산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직 시작하지 않은 경우라면 그런 복잡한 이야기에 잠시 귀를 닫아라. 모든 일에는 순서라는 게 있는 법이니까. 걷기가 됐든 조깅이 됐든, 한 가지라도 일단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운동은 건강한 몸을 만들어주지만, 그것 못지 않게 건강한 정신을 만드는 데도 기여한다. 한 가지 운동만 하게 되면 아무래도 신체적인 효과는 덜하겠지만, 적어도 하지 않는 것에 비해 훨씬 나은 정신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운동과 정신건강의 상관관계, 지금부터 알아보도록 한다.

     

    정신건강의 본질은 무엇인가

    ‘정신건강’이라는 말은 언뜻 매우 추상적으로 들린다. 정신이라는 개념 자체가 물질적인 실체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인간의 정신은 엄밀한 물질적 작용의 결과물이다. 

    우리 몸에서는 다양한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 등 화학물질이 만들어진다. 그들은 정해진 조건에 맞춰 분비되고 맡은 역할을 수행한다. 그중 일부는 뇌와 중추신경에 작용하게 되며, 이것이 ‘정신’의 물리적 근본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정신건강이라는 것은 추상적으로 느끼는 감정이나 기분 같은 것이 다가 아니다. 뇌에서 일어나는 화학적 작용과 구조적 변화, 유전적이거나 환경적인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물인 것이다. 흔히 말하는 뇌 가소성(신경 가소성) 역시, 어떤 긍정적인 경험을 반복함으로써 뇌가 변화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런 맥락에서, 운동으로 얻는 효과는 정신적으로 긍정적인 경험이라 할 수 있다. 운동은 대사를 활발하게 함으로써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촉진한다. 이를 통해 스트레스를 줄이고 기분을 개선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뇌 혈류를 증가시켜 뇌가 보다 활발하게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최적의 효능, 스트레스 날리기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은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코르티솔은 신체가 스트레스 상황에 맞게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하지만 코르티솔 수치가 높은 상황이 지속되면 몸은 비상 경계상태로 대기하는 것과 같아진다. 

    이 상황에서는 인체 내 자원을 스트레스와 관련된 일에 우선적으로 쓰려 하며, 이 과정에서 면역 기능에 필요한 에너지와 영양소가 일부 소모될 수 있다. 때문에 지속적인 코르티솔 분비는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신체가 긴장된 상태를 유지하게 함으로써 불안정한 상태를 지속시킨다.

    운동으로 몸을 움직이게 되면, 엔도르핀이나 세로토닌,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이 증가한다. 이들로 인해 기분이 좋아지고 스트레스를 잠시나마 잊게 되면서 코르티솔 수치가 낮아진다. 운동을 마치고 회복하는 과정에서도 마찬가지다. 운동 후 휴식 또는 수면을 취하는 과정에서, 우리 몸은 코르티솔 수치를 정상화하고 스트레스 반응을 완화할 수 있다.

    ▶ [ 관련기사 : 긍정적 사고,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습관을 위하여 ]

     

    신경 가소성에 의한 우울 개선

    운동은 BDNF(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이 더 많이 분비된다. 이는 신경세포(뉴런)의 생존, 성장, 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뇌의 ‘해마’에서 신경세포 생성을 촉진하는데, 해마는 기억과 학습, 감정 조절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역이다. 신경 가소성에 의해 이 부분에 새로운 뉴런이 생기고 시냅스가 형성되면 해당 기능이 개선된다.

    해마는 감정과 관련된 뇌의 또 다른 영역인 ‘편도체’와 상호작용한다. 즉, 해마의 기능이 향상되면 편도체와의 상호작용도 더욱 활발해질 수 있다. 이는 감정의 평가 및 조절에도 훨씬 유리해진다.

    우울로 인한 증상은 대개 해마의 기능 저하와 관련이 있다. 즉, 해마의 기능이 개선된다는 것은 우울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이다.

    ▶ [ 관련기사 : 뇌 손상, 회복할 수 있다! '뇌 가소성'의 원리와 과정 ]

     

    정신 회복은 숙면에서부터 시작

    운동으로 인해 신체적 피로가 발생하면, 보다 깊게 잠들 수 있게 된다. 또한, 운동을 할 때 체온이 높아졌다가 회복 과정에서 다시 체온이 천천히 낮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심부 체온이 낮아지는 효 과가 생긴다. 이는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를 촉진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이다. 불면증의 원인 중 하나로 높은 스트레스 수치가 있는데, 운동으로 코르티솔 분비량이 안정화되면 이 또한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자연스럽게 숙면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면, 정상적인 패턴으로 깊은 수면과 얕은 수면을 반복할 수 있게 된다. 정신적인 회복은 보통 REM 수면 단계에서 이루어지는데, 수면 패턴이 안정적이면 수면 주기에 따라 REM 수면이 원활하게 이루어진다. 

    숙면을 취하고 나면 한결 가뿐하게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긍정적인 경험은 신경 가소성의 한 축이 돼, 점진적으로 더 나은 정신건강을 갖출 수 있도록 변해가게 된다.

    ▶ [ 관련기사 : 잠, 제대로 자고 있습니까? 건강한 수면 패턴에 관하여 ]

     

    스트레스를 애써 거부하지 말라

    스트레스는 자연스러운 감정의 일종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어차피 안 받고 싶다고 해서 안 받을 수는 없다. 스트레스 상황이라는 건 대부분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발생하니까.

    그렇다면 ‘스트레스 받지 말자’라고 생각하면서 ‘스트레스’라는 단어를 계속 머릿속에 놔두는 편이 오히려 더 해로울지도 모른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고 하면 자연스레 코끼리를 먼저 떠올리게 되는 것처럼.

    스트레스는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마주해야 하는 것이다. 오히려 애써 스트레스를 거부하려 함으로써 스트레스 상황에 대응하는 능력을 충분히 기르지 못하게 되는 것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운동을 통해 몸에 활력을 불어넣고, 그것을 바탕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있는 힘을 기르자. 정신적 건강이 갖춰지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적극적으로 움직일 동력을 얻게 된다. 자연스레 운동은 다음 단계로 나아갈 것이고, 신체 건강도 그 뒤를 따라올 것이다.

  • KAIST 연구진, 광유전학으로 PTSD 치료 가능성 열다

    KAIST 연구진, 광유전학으로 PTSD 치료 가능성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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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빛으로 기억을 조절해 PTSD를 비롯한 기억 관련 질환을 완화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허원도 교수와 그 연구팀이 밝혀낸 ‘빛을 사용해 과도한 기억 형성을 억제하는 메커니즘’에 의한 결과다.

    연구의 핵심은 이렇다. 기억의 형성 단계에서 특정 단백질이 중요한 역할을 하며, 빛을 사용해 생체 조직의 세포를 조절하는 ‘광유전학 기술’로 이 단백질을 정밀하게 제어함으로써, 기억을 활성화하거나 비활성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억의 형성과 소멸

    우리는 일상에서 오감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얻는다. 경험한 것들은 새로운 기억이 되기도 하고 소멸되기도 한다. 이 과정은 뇌의 ‘해마(hippocampus)’라는 부위에서 관장한다. 해마는 감각 정보와 경험을 받아들여 통합함으로써 기억을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바꾸거나 특정 위치, 장소를 기억하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해마는 양성 신호(흥분성 신호)와 음성 신호(억제성 신호)가 균형을 맞춰가며 기억을 유지한다. 만약 양성 신호를 조절하는 인자에 문제가 생기면 기억 형성에 장애가 발생한다. 즉, 새로운 경험을 하더라도 잘 기억하지 못하는 증상이다. 반대로 음성 신호를 조절하는 인자에 문제가 생기면 기억 소멸에 장애가 발생한다. 즉, 특정 기억을 잊지 못하고 계속 되풀이되며 과도한 기억으로 남는 것이다.

     

    ‘과도한 기억’으로 인한 정신질환

    어떤 기억이 잊혀지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문제, 대표적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가 있다. 어떤 사건이 세부사항까지 뇌에 강하게 각인됨으로써, 기억이 매우 생생하게 남게 되는 증상이다. 이들은 종종 그 상황을 다시 겪는 것처럼 느끼는 ‘플래시백’ 증상으로 고통 받는다.

    이외에 특정 생각이나 기억이 반복적으로 떠오르는 ‘강박 장애(Obsessive Compulsive Disorder, OCD)’, 여러 가지 작은 일들을 과도하게 걱정하는 ‘범불안 장애(Generalized Anxiety Disorder, GAD)’ 등도 기억이 소멸되지 않아 발생할 수 있는 정신적 문제들이다.

     

    광유전학 기술을 활용한 기억 통제

    허원도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광유전학 기술은 ‘빛으로 특정 단백질을 활성화 또는 비활성화’하는 원리다. 연구팀은 세포 내 신호를 전달하는 PLCβ1 단백질이 기억의 형성과 소멸을 조절하는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 그리고 이 단백질이 해마에서 기억 억제자로 작용함으로써 과도한 기억 형성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이와 관련한 동물실험을 진행했으며, 이를 통해 PLCβ1 단백질을 결핍시킨 쥐는 과도한 기억을 형성하며 공포 반응이 증가한다는 것, 반대로 해당 단백질을 활성화시킨 쥐는 과도한 공포 반응이 억제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PLCβ1 단백질 결핍으로 나타난 공포 반응은 PTSD 환자가 보이는 증상과 유사하다. 마찬가지로 PLCβ1 단백질을 활성화시키면 그러한 공포 반응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이 내린 결론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PLCβ1 단백질이 기억 형성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이 입증됐다. 한편, 광유전학 기술을 통한 PLCβ1 단백질 제어가 정신질환의 원인을 규명하고 치료하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열렸다.

    이번 연구는 생명과학과 이진수 박사가 제 1저자로서 수행했으며, 허원도 교수를 교신저자로 하여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s Advances’에 제출됐다. 2024년 7월호 인쇄판에 실릴 예정이며, 온라인판에는 지난 6월 28일(금) 게재된 바 있다.

    해마 치상회에서 PLCβ1 발현 조절을 통해 관찰된 결과 요약 그림 / 출처 : KAIST 연구뉴스
    해마 치상회에서 PLCβ1 발현 조절을 통해 관찰된 결과 요약 그림 / 출처 : KAIST 연구뉴스
    PLCβ1 과발현 및 활성에 의해 트라우마에 의한 과도한 기억 형성 억제 관찰 / 출처 : KAIST 연구뉴스
    PLCβ1 과발현 및 활성에 의해 트라우마에 의한 과도한 기억 형성 억제 관찰 / 출처 : KAIST 연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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