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성 간암 환자에 대한 면역 항암 치료가 간 기능 보존에 유리하여 생존율을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진행성 간암은 만성 간염 또는 간경화 등이 원인으로, 본래 단순 절제와 같은 수술적 요법이 불가한 상태를 가리킨다. 치료법도 제한돼 있는 데다가 치료하더라도 재발 가능성이 높은 병이어서, 이번 발견은 무척 유의미하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성필수·한지원 교수팀은 서울성모병원 등 8개 병원에서 진행성 간암 환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해, 각 치료의 효과 및 관련 임상 인자를 비교 분석했다.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병용요법 적용 환자 169명, 렌바티닙 치료 적용 환자 177명으로 총 346명에 대한 치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아테졸리주맙’은 암세포의 표면이나 조혈세포의 표면에 있는 ‘PD-L1 단백질’의 결합을 막는 약물이며, 이와 병용하는 ‘베바시주맙’은 종양 발생 과정에서 혈관 투과성을 증가시키는 ‘혈관 내피 생성 인자(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VEGF)’를 억제시키는 약물이다.
한편 ‘렌바티닙’은 티로신키나아제를 억제함으로써 암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방식의 항암제로, 흔히 갑상선암과 간세포암 치료에 사용되는 약품이다.
두 가지 치료법 모두 1차 항암치료에 사용되는 방법이며, 그간 두 가지 방법의 치료효과를 비교하는 결과가 서로 상이하게 나와 논란이 있었다. 이번 성필수·한지원 교수팀이 진행한 분석에서는 두 치료군의 생존율 차이를 설명하기 위한 세부 분석이 시행됐다.
그 결과,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치료군이 렌바티닙 치료군에 비해 전반적인 생존율(OS)이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병증의 진행 또는 부작용 발생 등으로 치료가 중단됐을 때,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병용요법을 적용한 환자들의 간 기능이 보다 잘 보존되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병용요법은 간암 치료를 위한 새로운 표준 치료법이다. 기존 30% 내외의 환자에서만 효과가 있으며, 장기이식 환자, 자기면역질환자, 출혈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는 사용이 제한된다는 한계를 지적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성필수 교수는 지난 23년 9월 기존 치료법인 ‘간동맥항암주입술’의 생존율도 큰 차이가 없다는 데이터를 발표하며,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치료가 잘 듣지 않는 환자군에 대해 간동맥항암주입술을 적용해 치료효과를 높인다는 방안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연구와 관련해 한지원 교수는 “간암은 하나의 종양에서도 부위에 따라 이질적인 특성을 갖고 있고 면역 반응 자체도 한정되어 있으며, 환자의 간기능이나 임상적인 특징들도 매우 다양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며, “이번 연구 결과가 환자에게 최적의 예후를 가져다줄 수 있는 약제를 선택하는 것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 이라고 말했다.
성필수 교수는 “특히 간암환자 다수가 만성 간염이나 간경화를 동반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이미 간 기능이 저하된 상태로 치료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간 기능이 보존되는 치료 요소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표준 치료법으로서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병용요법의 실질적인 효과를 밝힌 국내 첫 대규모 임상 결과로, 종양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Frontiers in Oncology」 최근호에 게재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