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술 한 잔 마시는 습관, 좋은 걸까 나쁜 걸까?

하루 술 한 잔 마시는 습관, 좋은 걸까 나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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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를 마치고 돌아와 저녁식사와 함께 술 한 잔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술을 아예 마시지 않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무더운 날씨에 시원한 맥주 한 잔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은 그리 특이할 것도 없는 일이다.

흔히 말하기를, ‘하루 한 잔 정도는 약주다’라고 한다. 그런 말이 있기 때문에 하루 한 잔씩 즐기는 사람들이 생기는 걸까? 아니면 하루 한 잔 즐기는 사람들이 그런 말을 만들어낸 걸까?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의학의 기원과도 같은 히포크라테스도 술을 약용으로 사용한 사례가 있고, 중세 유럽에서는 물이 오염된 경우가 많아 물 대신 술을 마신 사례도 있었다. 20세기 초 미국에서는 의사의 처방을 받아 약국에서 위스키를 구매할 수 있었던 때도 있었다.

‘과거의 역사가 그러하니 옳다’라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저 서로 상반된 주장이 공존해온 역사가 있었음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하루 한 잔의 습관에 대해 이야기해본다.

 

하루 술 한 잔의 잠재적 이점?

‘하루 한 잔은 약주’라는 말의 이면을 살펴보면, 흔히 심혈관 건강이 거론된다. 술이 체내에 들어가 혈관을 확장시키는 작용을 함으로써 혈액순환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혹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하는데도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다만, 이는 모든 종류의 술에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보통 심혈관 건강과 콜레스테롤 조절은 와인 음용에 따라다니는 이점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흔히 즐기는 소주나 맥주에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와인의 경우 심혈관 건강, 항염 효과, 뇌 건강 등의 효과가 있다고 하며, 맥주는 비타민 B군과 무기질, 심장병 위험 감소 등의 효과가 알려져 있다. 일본 청주인  사케는 항암효과 및 피부 건강에 기여한다는 내용이 있으며, 위스키는 항산화 물질이 포함돼 있다는 이야기가 흔히 보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내용들이 모두 명확하게 검증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이다. 각 주종의 효과를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들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이 모든 사람에게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사실임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아마 술에 관해서 가장 유의미한 이점이라 하면, 사회적 활동의 매개체로 유대감 강화에 도움을 준다거나, 단기적으로나마 스트레스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 가장 폭넓게 적용될 수 있는 내용일 것이다.

 

보편적으로는 건강에 부정적

술 한 잔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들이 있다. 아마 주위에 알고 지내는 사람 중 한두 명 정도는 그런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이는 ‘알코올 플러시 반응’이라 불리며, 알코올 대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증상이다.

체내에 들어온 알코올은 먼저 ‘아세트알데히드’로 전환되며, 효소에 의해 아세트산으로 분해돼 배출된다. 그런데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 효소의 기능이 약하거나 결핍돼 있는 경우는 분해를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된다. 

아세트알데히드는 독성 물질로, 분해되지 않고 축적되면 혈관을 확장시키게 되는데 이로 인해 얼굴이나 몸이 붉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따라서 술 한 잔만 마셔도 얼굴이나 몸이 붉어진다면 알코올 섭취를 최소화하거나 금하는 편이 낫다.

아세트알데히드의 분해효소가 제대로 기능하더라도, 그것이 독성 물질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따라서 모든 종류의 알코올은 우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전제해야 한다. 

고대로부터 의학적으로 술을 사용한 사례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약과 독이 같은 맥락에 있다’라는 건 의학 전문가가 아니라도 흔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약을 과하게 쓰면 독이 되며, 독성이 있는 것도 적당량을 쓰면 약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술을 의학적으로 쓴 사례는 오히려 이러한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캐나다 물질 사용 연구소(Canadian Institute for Substance Use Research)’의 팀 스톡웰 박사 연구팀은 약 5년 간에 걸쳐 알코올과 건강의 관계에 대한 연구들을 분석해 그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팀 스톡웰 박사의 발표에 따르면 술이 건강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내용의 연구 중 상당수는 주류업계의 요청 및 지원을 기반으로 이루어졌다. 즉, 이해관계에 따른 결론이므로 곧이곧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즐기는 건 좋지만 제대로 알아야

술을 마시는 게 건강에 좋지 않다고 해서, 사람들의 술 소비가 멈추지는 않을 것이다. 술을 즐기는 사람들은 건강에 좋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마시거나 딱히 신경쓰지 않고 마시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음주문화가 썩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사회적 유대감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있어 술자리에 상당한 기여를 한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금주 혹은 절주가 건강을 위해 빠지지 않는 권장사항이긴 하지만, 본인의 선택에 의해 즐기는 걸 강요할 수는 없는 법이다. 다만, 술도 습관이라 조금이라도 자주 마시면 과도한 음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매일 한 잔씩이라도 마시다 보면 알코올 의존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하루 한 잔은 약주’라는 말은 과학적으로 검증됐다기에 허점도 많고 상반되는 의견도 많은 만큼, 진지하게 믿고 받아들이지는 않는 편이 현명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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