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이식 거부반응, ‘피 한 방울’로 사전진단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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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이 혈청으로부터 이식 거부반응을 조기에 진단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기존까지 활용되던 조직 생검 방식 대신 간단한 혈액검사로 거부반응을 진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음을 의미한다.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김준기 교수와 신·췌장이식외과 신성 교수팀은 혈청으로부터의 바이오마커 검출법과 인공지능 분석 기술을 접목해, 간단한 혈액검사로 이식 후 거부반응을 사전에 진단해내는데 성공했다.

 

신장이식 수술과 이식 거부반응

신부전을 비롯한 질환으로 신장이 손상될 경우, 최종적으로 신장이식을 필요로 하게 된다. 신장이식 수술은 대체로 성공률이 높고 이식 후 생존율도 높은 편이다. 통상적으로 이식 후 1년 동안 신장이 정상 기능할 확률은 90% 이상, 5년 후까지 정상 기능할 확률은 약 75~85% 사이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부분은 바로 ‘이식 거부반응’이다. 체내 면역체계가 이식된 신장을 외부 침입자 또는 이물질로 인식해 공격하는 것이다. 거부반응이 있다고 해서 수술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수술 후에도 추가적인 치료 및 검진이 필요하거나 신장 기능이 떨어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식 거부반응을 확인하고자 사전에 조직 적합성 검사 등을 실시한다. 하지만 개인의 면역 체계는 고유성을 가지고 있어, 완벽한 일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또한, 이식 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서도 면역 체계의 반응이 바뀔 수 있고, 개인 특성에 따라 면역 억제제 등 약물이 반응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즉, 사전 검사를 통해 ‘이식 적합’으로 판정하더라도 이식 거부반응으로 인한 문제가 없을 거라 보장할 수는 없다. 이는 이식 수술을 마친 후에도 거부반응 검사를 실시하는 이유가 된다.

 

이식 거부반응 검사 방법

신장이식 후 거부반응 검사는 대개 ‘조직 생검’을 통해 실시해왔다. 직경 1.5mm, 길이 9~12cm 정도의 바늘 등을 찔러넣어 해당 조직의 세포를 채취하고, 이를 화학분석한 뒤 그 결과에 따라 신장이식 병리 분류 시스템(Banff)에 의거해 등급을 매기는 방식이다. 밴프(Banff) 분류는 채취한 세포의 형태 및 분자 단위 소견을 기반으로 신장이식 생검에 대한 진단을 표준화한 시스템이다.

세포를 직접 채취하는 조직 생검 방식은 세포의 형태 및 구조를 직접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어떤 문제가 있는지, 진행상태는 어떤지를 보다 정확하게 알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반면, 검사 과정에 통증이 동반되기 때문에 환자 입장에서는 불편함과 스트레스를 겪을 수밖에 없다. 검사 과정에서 출혈이나 감염 등 합병증 우려도 존재한다. 실제로 밴프(Banff) 분류를 활용하는 검사는 침습적 방법으로 인해 반복 검사가 힘들고, 출혈과 같은 합병증 발생 위험이 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혈액 속 바이오마커를 분석하는 새로운 검사법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은 침습적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조직 생검의 대안으로 ‘표면강화 라만분광법(SERS)’을 활용해 혈청으로부터 바이오마커를 검출하고, 이를 인공지능 기술로 분석하는 진단법을 시도했다. 

혈액 속 혈청에는 유전, 면역, 암, 단백질, 지질, 호르몬 등에 관한 바이오마커가 여럿 존재한다. 예를 들어 면역글로불린 수치, T세포의 활성화 상태 등을 통해 면역 반응의 강도를 확인할 수 있고, 사이토카인 종류와 분비량, C-반응성 단백질(CRP) 수치 등을 염증 반응에 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은 모두 이식 거부반응을 예측하거나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지표가 된다.

연구팀은 이식 거부반응의 유형에 따라 환자들을 분류하고, 이들의 혈청에서 나타나는 바이오마커 패턴을 인공지능 기술로 분석했다. 이를 통해 90%를 훨씬 넘는 판별 정확도를 달성했으며, 두 가지 유형의 거부반응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진단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무엇보다도, 한 방울의 혈액만 있어도 정밀한 진단이 가능하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조직 세포를 채취하는 기존 침습적 검사 방식에 못지 않은 정확성을 가진 데다가, 부작용 우려가 거의 없는 방식으로 검사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의 신성 교수는 “침습이 적은 방식으로 한 방울의 혈청에서 고민감도의 진단이 가능해, 앞으로 추가 연구와 검증 과정을 거친다면 신장이식 환자들이 간단한 혈액 검사로 거부반응을 진단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화학 및 생명의학 분야 학술지인 ‘바이오센서스&바이오일렉트로닉스(IF 10.7)’ 최신 호에 게재됐다.

(왼쪽부터)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김준기 교수, 이상화 박사, 신·췌장이식외과 신성 교수, 김진명 전문의 / 출처 : 서울아산병원 홈페이지
(왼쪽부터)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김준기 교수, 이상화 박사, 신·췌장이식외과 신성 교수, 김진명 전문의 / 출처 : 서울아산병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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