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치료제로 ‘담배 금단증상’ 극복할까

파킨슨병 치료제로 ‘담배 금단증상’ 극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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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담배 금단증상을 조절하는 뇌 영역과 그 메커니즘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기존 파킨슨병 치료제로 사용되던 약물에 담배 금단증상을 완화하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코틴에 의한 금단증상

담배는 대표적인 중독유발 물질에 해당한다. 담배의 주요 성분인 니코틴은 뇌에 도달하면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자극한다. 이로 인해 기분이 좋아지고 쾌감을 느끼게 되는데, 이 효과 때문에 흡연자는 담배를 지속적으로 찾게 되고 결국 중독으로 이어진다.

흡연을 꾸준히 하다가 중단하게 되면, 뇌의 특정 부위가 활성화되면서 손이 떨리거나 머리가 아프거나, 피로감을 느껴 활동성이 저하되는 등의 ‘금단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불면증을 유발하기도 하고, 불안과 우울, 신경과민, 집중력 저하 등의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는 니코틴의 작용이 갑작스레 중단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금연을 시도하다가 실패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금연 의지를 발휘하는 사람들은 금단증상을 극복하기 위해 니코틴 대체요법, 금연 보조제, 금연 상담, 스트레스 관리법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한다.

이를 극복하고 금연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니코틴 금단증상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일어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금연법을 사용하더라도, 구체적으로 니코틴을 중단했을 때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를 이해한다면 더욱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도파민 수용체 집중된 ‘선조체’

KIST 뇌질환연구단 임혜인 박사 연구팀은 뇌의 ‘선조체(striatum)’ 영역이 니코틴의 금단증상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선조체는 운동 조절, 보상 시스템 및 중독과 관련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역이다. 흑질 등에서 생성된 도파민을 수용해 신경계 활동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즉, 흡연으로 인한 만족감, 금연으로 나타나는 각종 증상을 관장하는 영역인 것이다. 

선조체 내에서는 ‘콜린성 중간 뉴런(cholinergic interneuron)’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뉴런은 신경 신호를 조절하고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연구팀은 이 뉴런이 금단증상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쥐 모델을 사용해, 콜린성 중간 뉴런에서 나트륨 통로 발현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나트륨 통로는 신경 세포의 활동을 조절하는 주요 요소다. 이를 억제할 경우 뉴런(신경 세포)의 활성도를 줄일 수 있다.

실험 결과, 나트륨 통로 발현을 조절할 경우 니코틴 금단증상으로 나타나는 손 떨림이 현저하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연구팀은 신경 세포의 전기적 활동을 동시 측정할 수 있는 ‘다중 전극 어레이(multi-electrode array)’라는 기술을 사용해 신경 활동을 확인했다. 그 결과, 콜린성 중간 뉴런을 억제하면 금단증상으로 나타나는 비정상적인 신경 활동변화를 완전히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파킨슨병 치료제로 금단증상 치료 가능성

또한, 미세 투석(microdialysis) 실험에서는 니코틴 금단증상으로 20% 이상 감소됐던 선조체의 도파민 분비가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다. 니코틴에 의존했던 쾌감이 금단증상으로 인해 감소됐다가, 도파민 수치가 정상화됨에 따라 보상 및 쾌감신호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게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치료 후 금연이 지속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들을 바탕으로 미국 FDA에서 승인된 바 있는 파킨슨병 치료제 ‘프로싸이클리딘(procyclidine)’을 활용해 금단증상을 치료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프로싸이클리딘은 콜린성 중간 뉴런을 억제하는 효과를 낼 수 있는 약물로, 니코틴 금단으로 나타나는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이 약물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프로싸이클리딘은 FDA 승인을 통해 안전성이 어느 정도 입증된 약물이다. 즉, 이 약물을 활용할 경우 임상시험 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약물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KIST 뇌질환연구단 임혜인 박사는 “이번 연구는 금연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금단으로 인한 일상생활 문제를 줄이고, 기존의 약물 외에 추가적인 치료제 옵션을 제공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라며 “니코틴을 포함한 다양한 중독 문제를 이해하고, 효과적인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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