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HL트렌드

  • 무전력·반영구 ‘산소 발생기’, 인류를 위한 프로토타입 선정

    무전력·반영구 ‘산소 발생기’, 인류를 위한 프로토타입 선정

    옥시나이저 실제 모습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옥시나이저 실제 모습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배상민 교수팀이 디자인한 ‘옥시나이저(Oxynizer)’ 프로토타입이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 2024(James Dyson Award 2024)에서 세계 상위 20 리스트에 선정됐다. 또한, ‘인류를 위한 프로토타입(Prototypes for Humanity)’ 2024에서 상위 100 리스트에 선정돼, 오는 11월 두바이에서 전시를 앞두고 있다.

     

    무전력 의료용 산소 발생기

    배상민 교수팀이 개발한 ‘옥시나이저’는 전력 없이 산소를 발생시킬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산업디자인학과 대학원에서 ‘디자인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개발된 연구 결과물이다.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자전거 공기 펌프를 활용, 산소를 만들어 환자에게 공급할 수 있는 장치다.

    개발도상국 또는 긴급한 현장에서는 다양한 이유로 산소 공급이 필요한 일이 종종 발생한다. 전염성 호흡기 질환, 사고 및 재해 현장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산소 탱크나 전력 기반 산소 발생기와 같은 기존 산소 공급 장치는 높은 설치 및 유지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 결과 종종 휴대용 산소통이나 소모성 산소 발생기 같은 대체 장비에 의존해야 한다. 

    옥시나이저의 경우, 자전거 공기 펌프에 연결해 펌프질만 하면 즉각 산소를 생성할 수 있으므로 설치 및 유지 비용이 거의 없다. 옥시나이저에 연결할 수만 있다면 다른 공기 펌프로도 대체가 가능하므로 범용성도 높다. 가볍게 설계된 옥시나이저 본체와 공기 펌프, 연결을 위한 산소호스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휴대성도 뛰어나다.

     

    반영구적으로 사용 가능

    옥시나이저는 실리카겔과 제올라이트를 주 재료로 한 필터를 사용한다. 두 물질은 모두 ‘다공성 구조’를 가지고 있어, 특정 분자를 선택적으로 흡착할 수 있다. 흔히 제습제로 사용되는 실리카겔은 수분을 흡수하는 데 효과적이며, 사용 후 가열하여 재사용할 수 있다. 제올라이트는 기체에서 질소와 산소를 선택적으로 분리하는 데 효과가 있다. 이 때문에 주로 천연 가습기, 여과제 등으로 활용된다.

    배상민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펌프로 공기를 불어넣으면 필터에 의해 수증기와 질소가 분리되고, 최대 50% 농도의 산소를 즉각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필터를 거치며 실리카겔이 수증기를 흡수하고, 제올라이트가 질소 분자를 선택적으로 흡착함으로써 산소 농도가 높은 기체를 남기는 원리다.

    또한,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성도 갖춰져 있다. 배상민 교수는 “120시간 사용 가능하며, 사용 후 필터를 가열하면 재사용이 가능하므로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소모성 장비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유지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이다.

    옥시나이저 사용을 위한 구성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옥시나이저 사용을 위한 구성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옥시나이저를 사용하는 모습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옥시나이저를 사용하는 모습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전 세계 우승후보 Top 20 선정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는 다이슨(Dyson) 사의 창립자인 제임스 다이슨 경이 주관하는 디자인 어워드다. 전 세계 엔지니어와 디자이너들로부터 ‘일상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응모하도록 하고, 이 가운데 혁신적이고 우수한 디자인을 해마다 선정해 상을 수여한다.

    옥시나이저는 국내 122개 팀과 경쟁, 올해 9월 국내전 우승작으로 선정됐다. 아이디어 고도화, 제품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5천 파운드(한화 약 9백만 원)가 주어졌다. 또한, 금일(16일) 전 세계 우승 후보작 Top 20에 선정됐다. 약 29개국 1,911개 출품작 사이에서 약 95:1의 경쟁률을 뚫은 것이다. 

    최종 우승작은 제임스 다이슨 경이 직접 선정하게 되며, 오는 11월 13일 발표 예정이다. 최종 우승작으로 선정될 경우 3만 파운드(한화 약 5천4백만 원)의 상금이 추가로 주어져, 아이디어를 상업화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인류를 위한 프로토타입’ 선정

    아트 두바이 그룹(Art Dubai Group)에서 주최하는 ‘인류를 위한 프로토타입’은 글로벌 차원의 문제와 그 해결책에 대해 논의하는 국제 협력 프로젝트다. 두바이 미래재단, 두바이 문화예술청, 두바이 국제금융센터를 비롯해, 하버드 대학, 매사추세츠 공과대학 등 세계적으로 이름난 대학들이 참여하고 있다.

    옥시나이저는 100개국 이상의 대학에서 출품한 3천여 개 경쟁작 중 ‘우수 사례작 100개’ 중 하나로 선정됐다. 전력 인프라 및 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은 지역에서 널리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주요 포인트가 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11일 선정 공지됐으며, 오는 11월 17일부터 22일까지 개최 예정인 두바이 미래재단의 전시회에 공개될 예정이다. 전시회는 두바이 랜드마크 중 하나인 주메이라 에미레이트 타워(Jumeirah Emirates Tower)에서 열린다.

    아트 두바이 그룹은 이번 전시 기간을 통해 100개 중 상위 5개를 선정한다. 상위 5개에 선정될 경우 총 상금 10만 달러(한화 약 1억3천만 원)가 주어진다.

    다이슨 어워드 2024에 선정된 개발팀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다이슨 어워드 2024에 선정된 개발팀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배상민 교수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배상민 교수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 지방 흡수를 억제하는 새로운 비만치료법 등장

    지방 흡수를 억제하는 새로운 비만치료법 등장

    ※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소장에서 지방 흡수를 줄임으로써 비만을 예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공개됐다. 중국 퉁지 대학 연구팀은 소화기 질환 관련 국제 학술대회인 UEG Week 2024에서 음식 섭취로 인한 비만 예방에 관한 새로운 접근법을 공개했다.

     

    소장에서의 지방 흡수 과정

    음식에 포함된 지방 성분은 위에서 한 차례 부드럽게 하는 과정을 거친 뒤 소장으로 이동한다. 이때 간에서 생성된 담즙산이 분비돼 지방을 잘게 쪼개고, 지방 분해 효소인 리파아제에 의해 트리글리세리드가 ‘지방산’과 ‘모노글리세리드’로 분해된다. 지방산과 모노글리세리드는 담즙산과 결합해 수용성인 ‘미셀’ 상태가 되고, 소장 내벽을 넘어 흡수된다. 

    소장에 흡수된 후 이들은 세포 내에서 다시 트리글리세리드로 합성된다. 이는 지방이 체내에 저장되는 주요 형태로, 흔히 ‘유산소 운동은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쓴다’라고 할 때 사용되는 에너지원이기도 하다. 트리글리세리드 합성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SOAT2 효소다. 이는 지방 대사 및 저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트리글리세리드 합성을 통제하다

    퉁지 대학 연구팀은 이 SOAT2 효소를 억제함으로써 소장에서의 지방 흡수를 줄이는 접근법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나노입자를 사용한 시스템을 개발해, 미세한 ‘간섭 RNA(siRNA)’를 소장으로 직접 전달하게끔 했다. 

    소장에 전달된 siRNA는 SOAT2 효소의 발현을 감소시키는 작용을 했다. 즉, 트리글리세리드 합성을 줄여 지방을 덜 흡수하도록 하는 것이다. 동물실험 결과, 나노입자 요법을 받은 동물은 고지방 식단을 섭취했음에도 지방을 덜 흡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퉁지 대학 상하이 동부병원 담석질환 센터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웬타오 샤오는 주 연구자로서 “비침습적이고 독성이 낮기 때문에,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비만 치료법의 대안이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지방 섭취를 줄이라’는 기존의 전략은 환자가 직접 실천해야 하지만, 나노입자 요법은 체내 지방 흡수과정에 직접 관여하기 때문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 비만치료법과는 어떻게 다른가?

    기존의 비만치료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하나는 생활습관의 개선, 다른 하나는 약물 치료다. 식이요법을 비롯한 생활습관의 개선은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이기에 안전성이 높지만, 보다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또한, 환자의 적극적인 의지가 뒷받침돼야 가능한 방법이다. 즉, 개인의 생활 패턴, 심리적 요인 등 의료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 변수가 많아 정밀한 관리에 한계가 있다.

    약물을 활용하는 치료법의 경우, 식욕을 관장하는 호르몬을 억제하거나 소화 과정에서 지방 분해를 방해하는 식으로 작용한다.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GLP-1 약물의 경우, 식욕을 감소시키고 포만감을 증가시키는 작용으로 체중 감소를 유도한다. 본래 당뇨 치료제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식후 혈당수치를 안정화시키는 목적이지만, 비만치료제로도 사용된다. 

    현존하는 약물 치료는 이처럼 식욕을 줄여 아예 덜 먹게 하거나, 섭취한 지방의 흡수를 감소시키는 원리다. 다만, 이러한 방식은 개인의 건강 및 대사 상태에 따라 효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약물로 인한 부작용 및 내성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이에 비해 퉁지 대학이 발표한 나노입자 요법은 소장 내 SOAT2 효소만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방식이다. 한정된 영역에만 작용하고 지방 흡수를 직접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때문에 기존의 비만치료법과 비교하면 보다 효과적일 거라 기대해볼 수 있다.

     

    장기적 효과 및 안전성 연구 필요

    SOAT2 효소는 소장 뿐만 아니라 간에도 존재한다. 과거 진행됐던 연구에 따르면, 간의 SOAT2 발현을 차단하면 간에 지방이 축적되는 부작용을 낳았다. 하지만 소장에서의 SOAT2 억제는 지방간질환의 위험 없이 비만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결론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가능성’의 측면으로만 보는 것이 타당하다. SOAT2 억제로 인해 트리글리세리드 합성이 줄어들면, 체내에서 필요로 하는 필수 지방산의 부족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혹은 지방산이 제대로 저장되지 않거나 에너지원으로 소모되지 않음으로써 대사 불균형이 발생할 우려도 존재한다.

    즉, 퉁지 대학의 나노입자 요법은 장기적으로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추가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 연구팀은 향후 나노입자 요법을 보다 큰 동물 모델을 대상으로 시험할 예정이다. 이후 임상시험을 통해 인간에 대한 효과 및 안전성을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 인공 미니 장기 ‘오가노이드’, 개인 맞춤형 의료 진보시키나

    인공 미니 장기 ‘오가노이드’, 개인 맞춤형 의료 진보시키나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오가노이드(Organoid)’는 인체 내 장기의 구조와 기능을 모사한 세포 집합체를 말한다. 즉, 3차원으로 구현된 ‘미니 장기’인 셈이다. 의학 및 제약 분야 연구에 있어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며, 다양한 질병 연구와 신약 개발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카이스트 연구팀이 기존 이미징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기술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살아있는 오가노이드’의 실시간 동적인 변화를 고해상도로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인위적으로 만든 미니 장기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 또는 전분화세포로부터 유도해낸 ‘모사 장기’다. 장기 유사체, 또는 미니 장기로도 불린다. 체내 장기의 자연적인 생리 구조 및 기능을 재현할 수 있다. 특정 장기에 생기는 질병의 발생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약물 테스트를 하는 데 사용되기도 하고, 장기 또는 조직이 손상됐을 때 이를 대체할 방법이 있는지를 연구하는 데 활용되기도 한다.

    또한, ‘개인 맞춤형 의료’가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요즘, 환자 본인의 세포로 만든 오가노이드를 바탕으로 맞춤형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도 유용할 것으로도 여겨지고 있다. 구조 및 기능 면에서 실제 장기와 유사하기 때문에, 생물학과 의학, 약학 등 연구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홀로토모그래피를 이용하여 오가노이드의 3차원 형태 복원 및 정량적 분석을 할 수 있다.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홀로토모그래피를 이용하여 오가노이드의 3차원 형태 복원 및 정량적 분석을 할 수 있다.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홀로토모그래피, 비파괴적 이미징 기술 

    카이스트 물리학과 박용근 교수 연구팀은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 연구팀 및 (주)토모큐브의 협력으로 오가노이드를 관찰할 수 있는 새로운 이미징 기술을 개발했다. ‘홀로토모그래피(holo-tomography)’ 기술을 활용, 살아있는 소장 오가노이드를 높은 해상도로 실시간 관찰할 수 있는 기술이다.

    홀로토모그래피는 빛의 간섭 패턴을 이용하는 홀로그래피(holography) 기술과, 물체의 단면 이미지를 여러 각도에서 촬영한 다음 이를 바탕으로 3차원 구조를 재구성하는 토모그래피(tomography) 기술을 결합한 것이다. 두 기술의 특성을 활용해 대상의 3차원 정보를 획득하는 방식이다. 물질 비파괴 검사(NDT)와 유사한 원리를 사용하는 비파괴적 이미징 기술로, 생물학 샘플 또는 미세 구조를 분석하기 위해 사용한다.

    홀로토모그래피는 미세한 구조까지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는 데다가, 샘플을 파괴하지 않는 특성이 있어 세포의 내부 구조 또는 조직의 특성을 분석하기에 알맞다. 게다가 샘플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생물의 동적인 과정을 연구하는 데도 적합하다.

     

    장기간에 걸친 실시간 고해상도 이미징

    기존의 이미징 기술들은 살아있는 오가노이드를 장기간 고해상도로 관찰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예를 들어, 형광 현미경을 사용하는 방법은 지속적인 관찰을 위해서는 형광 염색 등의 추가 처리를 필요로 한다. 이는 세포에 스트레스를 주거나 독성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오랜 기간에 걸친 관찰에 한계가 있다. 

    한편, 2차원 평면 이미징 기술로는 3D 구조를 정확하게 재현하기 어려우므로 오가노이드의 내부 구조를 명확하게 관찰하기 어렵다. 게다가 조직 샘플이 두꺼울 경우, 빛이 산란될 수 있어 이미지 해상도가 저하될 우려도 있다. 세포 분열 등의 동적 변화를 실시간 관찰하는 것도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홀로토모그래피 기술을 도입했다. 염색 등의 처리가 필요하지 않으므로 샘플에 손상이 가해지지 않고, 3D 기반의 고해상도의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는 데다가 실시간 동적 변화를 오랫동안 관찰할 수 있다는 특징을 활용하고자 한 것이다.

    연구팀은 실험용 쥐의 소장 오가노이드를 이용해 새로운 기술을 검증했다. 그 결과 오가노이드 내부의 다양한 세포 구조를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었다. 오가노이드의 성장 과정, 세포 분열,  세포 사멸 등의 동적 변화도 실시간으로 포착할 수 있었다. 또한, 약물 처리에 따른 오가노이드의 반응을 정밀하게 분석함으로써 세포의 생존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

    홀로토모그래피를 이용하여 기존의 현미경으로 보기 어려웠던 장 오가노이드의 내강 및 융모 발달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가능하다.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홀로토모그래피를 이용하여 기존의 현미경으로 보기 어려웠던 장 오가노이드의 내강 및 융모 발달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가능하다.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개인 맞춤형 의료와 재생의학에도 기여할 것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신약 개발, 맞춤형 치료, 재생의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오가노이드의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파괴적으로 3D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으므로 오가노이드에 손상이 가해지지 않고 생체 내 환경을 더 정교하게 재현할 수 있다. 

    오가노이드의 복잡한 구조와 기능을 세포 단위에서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정밀한 확인과 분석이 가능해진다. 이는 질병이 어떻게 발생하고 진행되는지 그 기전을 명확히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나아가 특정 약물을 사용했을 때 그 성분이 어떤 식으로 작용하는지를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게 할 것이다.

    한편, 환자의 세포를 기반으로 제작한 오가노이드를 홀로토모그래피 기술로 관찰할 수 있게 되면, 개인의 생리적 특성 및 약물 반응 등을 반영한 맞춤형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손상된 장기나 체내 조직을 대체하는 재생의학 연구에서도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생명과학의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으며, 지난 1일(화) 국제 학술지 「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에 온라인 게재됐다.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이만재 박사(좌), 물리학과 박용근 교수(우)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이만재 박사(좌), 물리학과 박용근 교수(우)

     

  • 장 절제 필요한 크론병, 새로운 수술법으로 합병증 위험 절반

    장 절제 필요한 크론병, 새로운 수술법으로 합병증 위험 절반

    서울아산병원 대장항문외과 윤용식 교수(가운데)가 크론병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 / 출처 : 서울아산병원 뉴스룸
    서울아산병원 대장항문외과 윤용식 교수(가운데)가 크론병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 / 출처 : 서울아산병원 뉴스룸

    서울아산병원에서 크론병 수술에 새로운 방법을 도입했다. 이로 인해 합병증 발생률을 절반으로 낮추고 장 폐색 발병이 3분의 2 이상 낮아지는 등 긍정적인 성과를 보였다.

     

    명확한 원인 없는 특발성 질환

    크론병은 장 전체에 염증이 계속 생기는 만성 희귀질환이다. 발병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면역 체계, 유전, 주위 환경, 장내 미생물 불균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크론병이 발병하면 복통, 설사, 혈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장에 염증이 발생하기 때문에 발열이 생길 수 있고, 영양소 흡수 과정에 문제가 생겨 체중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일 수도 있다. 환자마다 증상이 다를 수 있고, 같은 증상이어도 그 빈도와 심한 정도 역시 다를 수 있다.

    보통은 염증을 줄이기 위한 항염증 약물을 사용한다. 면역 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될 경우, 면역 억제제를 투입해 염증 반응을 줄이는 조치를 할 수도 있다. 증상이 심각할 경우 아예 특정 면역 반응을 차단하는 약물을 쓸 수도 있다.

     

    크론병, 수술 후 합병증이 관건

    약물 치료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 경우, 또는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는 수술이 필요하다. 크론병의 대표적인 합병증으로는 장이 막히는 ‘장 폐색’, 방광, 질 또는 피부와 비정상적으로 연결이 생기는 ‘누공’, 염증이 심해져 장 주위에 고름이 생기는 ‘농양’이 있다. 

    하지만 크론병은 특성상 재발 가능성이 높고, 수술을 한다 해도 그 부위에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도 크다. 서울아산병원 측에 따르면 실제로 크론병 수술을 받은 뒤 증상이 다시 발생해 재수술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25%에 달했다.

    서울아산병원 대장항문외과 윤용식, 이종률 교수는 ‘문합술’의 방향을 바꾼 새로운 크론병 수술법을 고안해 적용했다. 문합술이란 장의 잘린 부분을 다시 이어주는 수술 기법이다. 크론병 수술은 장의 일부를 잘라내고 봉합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때 수술 부위가 넓기 때문에 바늘과 실 대신 스테이플러를 이용하는 문합술을 실시한다. 

    기존의 대장 스테이플링 문합술. 수술부위 양끝으로 볼록한 주머니가 생겨 염증 우려가 있었다 / 출처 : 서울아산병원 뉴스룸
    기존의 대장 스테이플링 문합술. 수술부위 양끝으로 볼록한 주머니가 생겨 염증 우려가 있었다 / 출처 : 서울아산병원 뉴스룸
    기존의 스테이플링 문합술(좌)와 윤용식 교수팀이 고안한 새로운 델타형 스테이플링 문합술(우) / 출처 : 서울아산병원 뉴스룸
    기존의 스테이플링 문합술(좌)와 윤용식 교수팀이 고안한 새로운 델타형 스테이플링 문합술(우) / 출처 : 서울아산병원 뉴스룸

     

    장 절제 후 ‘수직으로’ 봉합

    기존 통용되던 ‘스테이플링 문합술(Conventional Stapled Anastomosis, CSA)’에서는 장의 끝부분을 가로로 잘라낸 다음, 절단면을 다시 이어주는 방식이다. 잘렸던 부분 주변에 봉합으로 인해 주머니처럼 불룩한 부분이 생길 수 있는데, 여기에 음식물이나 대변이 쌓이면 염증이 생기거나 질환이 재발할 수 있다.

    윤용식, 이종률 교수팀은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델타형 스테이플링 문합술(Delta-Shaped Anastomosis, DSA)’을 고안했다. 기존 문합술의 방향을 바꾸는 방법이다. 기존에는 장의 잘라낸 면을 가로로 이어주는 방식이었지만, DSA에서는 ‘90도 수직 방향’으로 봉합하게 된다.

    봉합 후 장의 연결 부위가 그리스문자 ‘델타(Δ)’ 모양처럼 보인다고 해서 ‘델타형 문합술’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기존 CSA 수술법에 비해 문합 부위가 넓게 형성되기 때문에, 주머니 형성이 방지되고 장 속 내용물이 쌓이지 않고 매끄럽게 지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염증 및 크론병 재발률을 줄여준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합병증, 후유증, 회복 모두 DSA가 더 나아

    윤용식, 이종률 교수팀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소장 및 대장 절제술을 받은 크론병 환자 175명을 대상으로 평균 약 20.7개월을 추적 관찰했다. 175명 중 92명은 새로 고안한 DSA 수술법을, 83명은 기존의 CSA 수술법을 적용한 환자들이다.

    추적 관찰을 통한 예후 분석 결과, DSA 수술법을 적용한 환자들은 수술 후 30일 이내 합병증 발생률이 16.3%로 나타났다. 반면, CSA 수술법을 적용한 환자들은 32.5%의 합병증 발생률을 보였다. 장 폐색 역시 DSA 그룹에서 4.3%, CSA 그룹에서 14.5%로 나타났다. 평균 입원 기간은 DSA 그룹 5.67일, CSA 그룹 7.39일이었다. 

    즉, 합병증 발생률, 장 폐색 발생률, 회복 기간 3가지 항목에서 DSA가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외에도 복강 내 혈종 발생률, 수술 후 출혈량 등 여러 지표에서도 DSA 수술법을 적용한 그룹의 전반적인 예후가 더 좋게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대장항문외과 윤용식 교수는 “새로운 크론병 문합술이 환자들의 수술 후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DSA 수술법에 관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세계 소화기외과학 저널(World Journal of Gastrointestinal Surgery)」에 최근 게재됐다.

  • 소아 악성 뇌종양 ‘수모세포종’, 치료 성과 더 높아질까

    소아 악성 뇌종양 ‘수모세포종’, 치료 성과 더 높아질까

    수모세포종 환자의 뇌 및 척수 MRI. 소뇌의 종양(왼쪽) 및 광범위한 연수막 전이(오른쪽)가 나타남 / 출처 : 서울대병원
    수모세포종 환자의 뇌 및 척수 MRI. 소뇌의 종양(왼쪽) 및 광범위한 연수막 전이(오른쪽)가 나타남 / 출처 : 서울대병원

    소아 악성 뇌종양인 ‘수모세포종’의 진단 정확도를 높일 가능성이 제시됐다. 서울대병원 연구팀은 뇌 척수액 분석을 통해 수모세포종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특이점을 확인, 이와 같은 결과를 내놓았다.

     

    수모세포종이란?

    ‘수모세포종(medulloblastoma)’은 소뇌에 발생해 주로 뇌 척수액을 따라 전이되는 경향을 보이는 악성, 침습적 배아성 뇌종양이다. 소아에게서 주로 발생하며, 악성 소아 뇌종양 중 가장 흔한 유형으로 꼽힌다. 서울대병원 측에 따르면 수모세포종 환자의 약 80% 이상은 뇌 척수액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는 ‘수두증’을 동반한다.

    기술의 발달과 각종 치료법의 발전으로 치료 성과는 향상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10명 중 3명의 환자에게서는 ‘연수막 전이’가 나타난다. 뇌와 척수를 보호하는 연수막으로 종양이 퍼질 경우, 뇌 기능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고위험으로 분류된다. 이런 경우는 여전히 예후가 좋지 않아 치료에 한계가 발생하곤 한다.

     

    ‘민감도’가 떨어지는 기존 검사법

    연수막 전이 여부를 사전에 식별하기 위해, 수모세포종 환자에 대해서는 치료 중 척수 MRI 및 뇌 척수액 검사 등이 진행된다. 하지만 이 방법은 민감도가 떨어져 연수막 전이 여부를 정확하게 탐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MRI는 기본적으로 높은 해상도의 이미지를 제공하지만, 연수막에 전이된 종양의 크기가 작거나 전이 초기일 경우는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뇌 척수액 검사도 마찬가지다 연수막에 이미 전이된 상태에서도 종양 세포가 충분히 발견되지 않을 경우 전이 여부를 확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수모세포종의 연수막 전이는 치명적이지만, 전이가 발생하기 전, 혹은 전이 초기에 탐지해낼 경우, 예후를 훨씬 좋게 가져갈 수 있기 때문에 치료 성공률이 높아진다. 이런 의미에서 보다 정확하게 진단해낼 수 있는 지표의 필요성이 높은 상황이었다.

     

    뇌 척수액 단백질 포괄분석으로 열쇠 찾아

    이에 서울대병원 연구팀은 ‘뇌 척수액 단백질 포괄분석’으로 접근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수모세포종으로 수술을 받은 환자 21명, 그리고 뇌종양 없이 수두증으로만 수술을 받은 대조군 환자 14명을 대상으로 뇌 척수액의 모든 단백질을 포괄적으로 분석했다.

    연구 결과, 평균 1,100여 개의 단백질이 확인됐다. 이들 중 수모세포종 환자들의 뇌 척수액에서 상대적으로 농도가 높게 나타난 단백질 4종류를 찾아냈다. (SPTBN1, HSP90AA1, TKT, NME1) 다음 효소면역 분석을 실시했다. 특정 단백질이나 항체 농도를 측정하는 데 사용하는 분석 방법으로, 특정한 단백질의 농도를 정량적으로 측정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를 통해 4종류 단백질의 농도를 확인한 결과, ‘TKT 단백질’의 농도만 유의미하게 높았다. 뇌 척수액에 포함된 단백질 중 종양세포의 발달 및 진행과 관련됐다고 알려진 단백질이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뇌종양 전이를 조절한다고 알려진 ‘세포 외 소포(EVs)’에서도 TKT 단백질이 검출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수막 전이가 발생한 환자의 경우, 전이가 없는 환자군에 비해 TKT 단백질이 검출되는 EVs 개수가 더 많았다. TKT 단백질이 검출된 EVs 개수가 많을수록 연수막 전이 정도도 심해졌다. 

    즉, TKT 단백질의 농도, 그리고 TKT 단백질이 검출된 EVs 개수가 수모세포종의 연수막 전이 여부를 진단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TKT 양성 세포외소포 개수 비교. 수모세포종 환자군은 대조군보다 TKT 양성 세포외소포의 개수가 많았고(왼쪽), 연수막 전이 그룹은 무전이 그룹보다 TKT 양성 세포외소포의 개수가 많았다(오른쪽) / 출처 : 서울대병원
    TKT 양성 세포외소포 개수 비교. 수모세포종 환자군은 대조군보다 TKT 양성 세포외소포의 개수가 많았고(왼쪽), 연수막 전이 그룹은 무전이 그룹보다 TKT 양성 세포외소포의 개수가 많았다(오른쪽) / 출처 : 서울대병원

     

    TKT 단백질이 포도당 대사 활성화에 기여

    한편, 연구팀은 이번 뇌 척수액 분석 과정에서 또 다른 사실을 확인했다. 단백질 경로분석을 통해 수모세포종 환자군의 뇌 척수액에서 ‘당 대사 관련 경로’가 활성화돼 있다는 것을 발견했으며, TKT 단백질이 이러한 경로 활성화에 핵심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다. 

    당 대사 작용이 활성화돼 있다는 것은, 뇌의 에너지원이 되는 포도당을 생성하고 분해하는 과정이 활발하다는 의미다. 동시에 이는 수모세포종 세포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생성하고 공급받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종양 세포가 성장, 생존, 전이할 수 있는 발판이 되는 셈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사실들을 종합해, 수모세포종의 연수막 전이를 보다 정확하게 진단해낼 수 있는 검사법을 개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진단 정확도 향상과 더불어, 고위험 환자군의 예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 세계 최초 ‘원자 편집’ 성공, 신약 개발 혁신 가능할까

    세계 최초 ‘원자 편집’ 성공, 신약 개발 혁신 가능할까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카이스트 연구팀이 약효를 극대화하기 위한 ‘단일 원자 편집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카이스트 화학과 박윤수 교수 연구팀은 ‘오각 고리 화합물’인 퓨란(C4H4O)의 산소 원자(O)를 질소 원자(N)로 편집·교정함으로써, 제약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는 ‘피롤 골격(Pyrrole Structure)’으로 직접 전환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8일(화) 밝혔다.

     

    약효를 극대화하는 '원자 편집’ 기술

    우리가 사용하는 많은 의약품은 복잡한 화학 구조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이들의 ‘효능’은 단 하나의 핵심 원자에 의해 결정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산소, 질소와 같은 원자는 바이러스에 대한 약리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환자에게 사용되는 산소 치료제, 혈관 확장에 사용하는 니트로글리세린 등 질산염 계열 약물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약물 분자 골격에 특정한 원자를 도입했을 때 나타나는 효능을 가리켜 ‘단일 원자 효과(Single Atom Effect)’라 한다. 예를 들어, 약물의 화학 구조에 산소나 질소와 같은 원자를 추가하면 그 약물이 더욱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선도적 신약개발 분야에서는 수많은 원자 종류 중 ‘약효를 극대화하는 원자’를 발굴하는 것이 핵심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단일 원자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에 걸쳐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합성 과정이 필수였다. 특히 산소나 질소가 포함된 고리 구조의 약물은 ‘방향족성(Aromaticity)’이라 하여 매우 높은 안정성을 가진다. 따라서 특정 원자만을 선택적으로 편집(변경)하기가 어렵다. 

    즉, 약물의 효능을 조정하기 위해 많은 실험과 연구가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시간적, 금전적으로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가게 된다.

     

    신약 개발의 획기적 변화 가져오길

    이에 박윤수 교수 연구팀은 빛 에너지를 활용하는 ‘광(光)촉매’를 도입했다. 빛을 이용해 분자의 특정 부분을 자르고 붙일 수 있는 ‘분자 가위’ 역할의 광촉매를 개발해, 퓨란(Furan)의 오각 고리를 자유롭게 자르고 붙이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로써 상온·상압 조건에서 동작하는 단일 원자 교정 반응을 세계 최초로 성공시켰다.

    퓨란은 제약 분야에서 중요한 화합물로 항균제, 항암제, 항염증제 등 다양한 약물의 기초 구조로 사용된다. 또한, 그 구조적 특성 및 다양한 반응성으로 새로운 약물 개발에 많은 기여를 하는 물질이기도 하다. 

    박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향후 신약 개발 시 특정 효과를 갖는 약물을 보다 효율적으로 합성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의를 갖는다. 예를 들면, 암 치료제 및 특정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치료제 등이 보다 뛰어난 효과를 가지면서 부작용은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것이다.

    연구팀 관계자에 따르면, “들뜬 상태의 분자 가위가 단전자 산화 반응을 통해 퓨란의 산소를 제거하고, 질소 원자를 연이어 추가하는 새로운 반응 메커니즘을 발견한 것”이다. 연구의 제 1저자인 화학과 김동현, 유재현 석박사통합과정생은 “복잡한 구조로 이루어진 천연물, 의약품 등을 활용해도 선택적으로 목표 편집을 할 수 있다”라며 이번 연구 결과가 무척 폭넓게 활용될 수 있는 기술임을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박윤수 교수는 “오각 고리형 유기물질의 골격을 선택적으로 편집할 수 있게 되면서, 제약 분야의 중요한 숙제였던 ‘의약품 후보 물질’ 라이브러리 구축에 새로운 장을 열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 원천 기술이 향후 신약을 개발하는 데 있어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오기 바란다는 것이 박 교수의 말이다.

    단일 원자를 편집해, 약효 극대화 및 특정 효과 설계에 있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 이미지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단일 원자를 편집해, 약효 극대화 및 특정 효과 설계에 있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 이미지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파급력 있는 연구, 저명한 학자 해설 제공

    한편, 이번 연구는 그 중요성을 인정받아 과학 분야 유명 학술지인 「사이언스(Science)」에 지난 10월 3일(목) 게재됐다. (논문명 : Photocatalytic Furan-to-Pyrrole Conversion) 또한, 해당 학술지의 ‘퍼스펙티브(Perspective) 섹션’에 추가로 선정돼, 이 연구에 어떤 의의가 있는지 소개되기도 했다. 

    퍼스펙티브 섹션은 특정 연구 주제 또는 과학적 이슈에 대해 의견 및 해석을 제시하는 코너다. 최근 연구 결과 및 중요한 과학적 문제를 주제로 삼아 심층적으로 탐구한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권위 있는 과학자가 연구 결과를 보다 넓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해설을 제공하며, 과학자 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들에게도 흥미로운 정보가 될 수 있도록 분석과 설명을 제공하는 코너라 할 수 있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에서 새로운 연구자들을 보다 우수한 연구인력으로 양성하기 위해 추진하는 ‘우수신진연구’를 비롯해, 카이스트 교내연구사업 도약연구 및 초세대협업연구실, 포스코 청암재단의 포스코 사이언스펠로십 재원을 바탕으로 하여 수행됐다.

  • 당뇨, 불과 100여 년 전까지 불치병이었다?

    당뇨, 불과 100여 년 전까지 불치병이었다?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인슐린(insulin)은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단어다. 하지만 인슐린이 발견된 것은 이제 100년을 조금 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1920년이 넘어서야 실험이 시작됐고, 인간을 대상으로 한 최초의 치료 성공 사례는 1922년이었다. 즉, 실제로 ‘인슐린’이라는 이름이 역사에 등장한 것은 이제 겨우 100년을 조금 넘은 셈이다. 이후 1923년 10월, 인슐린을 발견한 공로를 인정받아, 프레드릭 벤팅과 존 맥클라우드가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인슐린이 발견됨으로 인해, 치명적인 불치병으로 여겨졌던 당뇨의 정복이 시작됐다. 아울러, 인슐린은 당뇨 치료를 위한 역할 외에도 지방 대사 조절, 단백질 합성 촉진 등 다양한 역할로 주목받고 있다. 사실상 체내 대사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호르몬으로 꼽힌다.

    이토록 중요한 기능을 하는 인슐린은 과연 어떻게 발견된 것일까? 연세대학교 생물학과 교수이자 미생물학자인 김응빈 교수가 본인의 유튜브 채널 ‘응 생물학’을 통해 인슐린 발견에 대한 스토리를 풀어놓았다. 김응빈 교수의 이야기를 재구성하여 전한다.

     

    췌장의 새로운 역할 발견

    인슐린에 관해 이야기하려면, 가장 먼저 인슐린 분비를 담당하는 췌장의 ‘베타 세포’ 이야기부터 해야한다. 이야기는 지금으로부터 약 150여 년 전인 186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독일 베를린 대학에서 ‘파울 랑게르한스’라는 이름의 의대생이 ‘췌장’에 관한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는 췌장의 조직 구조를 자세히 관찰하다가, 조직 한쪽에서 소화 효소를 분비하지 않는 세포들이 ‘섬처럼 모여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당시 파울 랑게르한스는 이를 가리켜 ‘췌장 섬’이라 불렀다.

    이전까지 췌장은 주로 소화를 돕는 기관으로 알려져 있었다. 내분비 기능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는 있었지만, 정확한 메커니즘은 밝혀진 바가 없었다. 

    이때 파울 랑게르한스에 의해 소화 효소를 분비하지 않는 세포들의 집합(췌장 섬)이 발견되면서, 췌장이 소화 외에 내분비계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등장했다. 이후 췌장 섬은 발견자의 이름을 따 ‘랑게르한스 섬(Langerhans islets)’이라 이름 붙여졌다.

    출처 : 유튜브 채널 '김응빈의 응 생물학'
    출처 : 유튜브 채널 '김응빈의 응 생물학'

     

    당뇨, 20세기 초반까지 불치병

    지금은 ‘평생 관리가 필요한 만성 질환’ 정도로 여겨지고 있지만, 당뇨는 본래 치명적인 불치병이었다. 세포가 포도당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므로 체내 축적된 지방과 단백질을 분해하게 되고, 이 과정이 반복되며 체중이 비정상적으로 감소하고 야위어갈 수밖에 없었다. 

    또한, 혈당이 높은 상태에서 포도당이 체내 분해를 거듭하며 산화 스트레스를 발생시킨다. 이로 인해 장기와 조직이 손상되거나 퇴행을 겪는다. 같은 원리로 혈관계, 신경계 등의 손상을 겪으며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한다. 

    20세기 초반, 그러니까 1900년대에 들어설 때까지 당뇨는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었다. 선천적으로 혈당 조절이 전혀 불가능하거나 현저하게 떨어지는 제1형 당뇨, 후천적으로 혈당 조절 능력이 약화되는 제2형 당뇨 모두 마찬가지였다. ‘랑게르한스 섬’에서 분비되는 물질이 당뇨와 관련이 있다는 것도 추측일 뿐,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은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당뇨에 걸리면 몸 곳곳에 손상이 발생하며 합병증을 유발하게 되고, 결국 죽음에 이를 수밖에 없는 것이 당시의 현실이었다.

     

    인슐린의 발견과 임상시험

    1920년의 어느 날, 캐나다의 의사 프레드릭 벤팅은 토론토 대학의 생리학 교수인 존 맥클라우드를 찾아갔다. 벤팅은 맥클라우드의 실험실에서 의대생이었던 찰스 베스트와 함께 한 가지 실험을 진행하게 된다.

    벤팅은 랑게르한스 섬에서 분비되는 물질이 당뇨와 관련이 있을 거라는 아이디어를 확인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개의 췌장관을 며칠 동안 묶음으로써, 췌장의 외분비 기능을 억제하고 내분비 기능을 연구하고자 했다. 

    이를 통해 췌장 내 랑게르한스 섬에서 분비되는 물질을 추출한 다음, 이 물질을 당뇨에 걸린 개에게 주사하는 실험을 반복했다. 그 결과, 개의 혈당이 눈에 띄게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벤팅과 베스트는 이 물질의 이름을 ‘인슐린’이라 지었다. 섬이라는 뜻의 라틴어 ‘insula’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랑게르한스 ‘섬’에서 분비되는 물질이라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1922년 또 한 번의 실험이 진행됐고, 그 결과는 임상의학 학술지에 발표됐다. 

    이후 벤팅과 베스트는 생화학자인 제임스 콜립과 공동 연구를 통해 인슐린을 정제하는 데 성공했다. 콜립은 인슐린을 일정한 농도로 정제해, 혈당 조절에 효과적인 형태로 만드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 덕분에 인슐린을 임상시험에서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한편, 그는 인슐린의 생리적 작용 및 그 효과에 대한 연구에 참여해 당뇨 치료의 저변을 넓히는 데도 기여했다.

    출처 : 유튜브 채널 '김응빈의 응 생물학'
    출처 : 유튜브 채널 '김응빈의 응 생물학'

     

    불치병이었던 당뇨, 정복 가능성 열리다

    정제된 인슐린은 같은 해 14세의 당뇨 환자 레오나르도 톰슨에게 주사됐다. 당시 톰슨은 당뇨가 상당히 진행되어, 지방과 근육 조직이 거의 다 분해된 상태였다. 그야말로 ‘피골이 상접한’ 정도로 매우 중증이었다. 아이가 혼수상태에 빠지자 부모는 인슐린 치료에 동의했다. 인슐린 발견 후 치료 목적으로 시행된 최초의 사례였다.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위험을 감수해야 했지만, 톰슨의 부모는 그야말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치료에 동의했다.

    인슐린 주사의 효과를 이미 알고 있는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이겠지만, 톰슨은 인슐린을 주사받은 뒤 하루가 지나고 혈당이 정상 수치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1922년 1월, 불치병으로 여겨졌던 당뇨의 치료 가능성이 입증되던 순간이다.

     

    “인슐린은 전 세계의 것입니다”

    1923년 1월, 프레드릭 벤팅과 찰스 베스트, 제임스 콜립은 인슐린 제조법에 관해 미국에서 특허를 획득했다. 하지만 세 사람은 이 발견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사용되기를 원했고, 이에 토론토 대학에 1달러만 받고 넘기기로 한다.

    이때 벤팅은 “인슐린은 제 것이 아닙니다. 전 세계의 것입니다.(Insulin does not belong to me, it belongs to the world.)”라는 말을 남겨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았다. 현재 캐나다 100달러 지폐의 뒷면에 초기 인슐린 병이 그려져 있다고 한다.

    1923년 10월, 벤팅은 처음 실험실을 제공해주었던 존 맥클라우드를 찾아가 인슐린 발견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고, 이로 인해 두 사람이 함께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게 된다. 

    그러나 벤팅은 실제 연구를 같이 했던 베스트와 콜립이 함께 수상자로 오르지 못한 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함으로써 다시 한 번 ‘대인배’의 면모를 보였다. 결국 벤팅 자신의 상금은 베스트와 나누고, 맥클라우드의 상금은 콜립과 나눔으로써 아름답게 마무리되었다.

  • 2024 노벨 생리의학상, ‘마이크로RNA’의 발견과 중요성

    2024 노벨 생리의학상, ‘마이크로RNA’의 발견과 중요성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연관이 없음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미국 매사추세츠 주립대 의과대학(UMass Chan Medical School)의 빅터 앰브로스와 하버드 의과대학의 게리 러브컨이 2024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세포 내에 존재하는 ‘마이크로RNA(miRNA)’를 발견한 공로다.

     

    세포 속 단백질 컨트롤러, miRNA

    인간의 몸에는 조 단위의 세포가 존재한다. 각각의 세포는 조직과 장기 등을 이루며 각자 맡은 기능을 수행한다. 이 세포들은 DNA를 통해 ‘유전 정보’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단백질을 만들어내며 각자의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이 바로 miRNA다.

    miRNA는 일반적으로 20~25개의 뉴클레오타이드로 구성된 짧은 RNA 분자를 말한다.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즉, miRNA는 우리 세포 내부에 존재하는 미세한 ‘조절 스위치’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miRNA는 DNA 내에서 생성된 단백질의 발현을 조절한다. 특정 유전자가 발현된 후, ‘어떤 단백질이 만들어지는지’를 조절하는 역할이다. 예를 들어, 신경계 기능 조절을 하는 물질의 수용체을 조절해 신경 신호 전달을 컨트롤하거나, 종양을 억제하는 단백질을 조절해 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식이다. 즉, miRNA는 필요에 따라 유전자 발현 수준을 조절할 수 있는 ‘유전자 볼륨 조절기’와 같다.

     

    세포보다 더 근본적인 도구

    인간의 삶은 세포의 분열과 복제, 그리고 상호작용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세포의 기능을 조절하는 것이 miRNA다. 즉, miRNA는 인간이 태어나 성장하는 과정, 그리고 정점을 찍고 서서히 노화가 진행되는 과정까지도 조율한다. 건강 유지, 손상 회복을 비롯한 모든 세밀한 생체 활동이 miRNA에 의해 통제된다.

    이 과정에 오류가 생기면 암을 비롯한 다양한 질병이 발생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특정 miRNA가 암 세포의 성장과 전이를 억제하는 역할을 할 경우, 이 miRNA의 발현이 감소하면 암이 발생하거나 진행될 수 있는 식이다.

    즉, miRNA를 제대로 이해함으로써 인간의 몸이 작동하는 방식을 보다 근본적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질병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관점과 방법이 등장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즉, 마이크로RNA를 발견한 것은 우리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를 발견한 것과 같다. 

     

    개인 맞춤형 의료에서 더욱 중요해질 것

    수상은 2024년 올해였지만, 실제 빅터 앰브로스가 miRNA를 처음 발견한 것은 30여 년 전인 1993년이다. 이후 2006년에 앤드류 파이어와 크레이그 멜로가 RNAi(RNA 간섭) 메커니즘 연구 공로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 이후로 miRNA에 초점을 맞춘 연구는 더욱 주목을 받게 됐고, 연구가 지속되며 다양한 생물체로부터 5천 개 이상의 miRNA가 발견됐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에는 miRNA와 질병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밝히기 위한 연구가 다방면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실제 암, 심혈관 질환, 신경퇴행성 질환 등 각종 질병에서 miRNA의 비정상적인 작용이 발견되고 있다.

    miRNA는 세포의 성장, 분화, 대사, 사멸 등 전반적인 과정에 관여한다. 이에 따라 최근 연구에서는 miRNA가 질병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생체 지표(Biomarker)로 사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miRNA가 조기 진단을 위한 지표로 사용될 수 있게 된다면 특정 질병의 경우 치료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miRNA가 표적 mRNA와 결합해 단백질 합성을 억제하는 메커니즘을 갖기 때문에, 이를 치료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향후 트렌드가 되고 있는 개인 맞춤형 의료체계에서 miRNA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 

  • 15.9% 췌장암 5년 상대생존율을 높여라

    15.9% 췌장암 5년 상대생존율을 높여라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췌장암은 여러 암 중에서도 예후가 나쁜 암으로 꼽힌다. 2022년 기준 국내 암 사망률에서 4위를 기록하며 위암보다도 높은 사망률을 보였다. 2021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췌장암 발병 후 5년 상대생존율은 15.9%다. 5년 상대생존율이 낮은 폐암(약 20%)이나 위암(약 30%)에 비해서도 낮은 수치다.

    이에 췌장암 치료 성과를 향상시키기 위해, 내과·외과 협력으로 췌장암 생존율 향상을 위한 대규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NeoFOL-R 연구란?

    NeoFOL-R 연구는 췌장암 환자에 대한 ‘선행항암치료’의 효과를 평가할 목적으로 추진되는 대규모 임상 연구다. 연구명에 붙은 ‘Neo’는 기존 치료법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안한다는 의미로, ‘FOL’은 현재 사용 중인 항암제 ‘폴피리녹스’의 약어로 볼 수 있다.

    NeoFOL-R 연구는 한국췌장외과학회와 대한항암요법연구회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연구로, 수술을 우선시했던 기존 치료법과 달리 항암치료를 먼저 실시하는 쪽이 더 효과적인지를 확인하고자 지난 4월부터 진행 중이다. 

    한국이 주도하는 국제 연구로, 대만과 호주, 싱가포르를 비롯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60여 개 대학병원 및 암센터가 참여한다. 다국가·다기관·다학제 공동연구로, 췌장암 임상연구로서는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가장 큰 규모다.

    한국이 주도하는 이번 NeoFOL-R 연구는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을 주관으로,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고려대안암병원, 보라매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분당차병원 등 주요 병원들이 참여한다. 또한, 부산대병원, 계명대병원, 전남대병원, 전북대병원 등 지역거점 암센터도 동참하고 있다.

     

    ‘항암치료 후 수술’ 방식, 표준치료 될까?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암정복 추진사업의 주요 과제로 선정됐다. 수술이 가능한 1기, 2기 췌장암 환자 600여 명을 대상으로, 기존까지 표준치료법이었던 ‘수술 후 항암치료’와 새롭게 제안된 ‘선행항암치료 후 수술’의 치료 성과를 비교·분석하는 것이 주 목적이다. 지난 4월부터 시작해 2028년 12월까지 총 4년 9개월에 걸쳐 진행되며, 연구비 총 17억 원을 지원받는다. 

    췌장암을 치료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조기 발견’, 그리고 ‘수술’이다. 하지만 췌장암은 조기 진단이 어려운 암종에 속해, 진단 당시 수술이 가능한 경우는 전체 환자 중 25%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 75% 환자에게는 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치료 등 수술이 가능한 상태로 만들기 위한 치료가 우선 진행된다.

    그러나 항암제의 발전과 함께, 수술이 불가능했던 진행성 췌장암 환자들에게 ‘선행항암치료 후 수술’이 가능해지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번 NeoFOL-R 연구는 수술이 가능했던 기존 1, 2기 환자에게도 선행항암치료를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미세 암 전이를 사전에 예방하고, 이미 발생한 종양의 크기를 줄여 완치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연구의 주요 목적이다.

    연구가 의도한 대로 진행된다면, 기존 표준치료법 대신 ‘선행항암치료 후 수술’ 방식이 췌장암 치료의 표준치료법으로 자리잡을 근거가 생기는 셈이다.

     

    수술에 앞선 항암치료의 효과 입증 기회

    이번 연구에 사용되는 항암제 ‘폴피리녹스(FOLFIRINOX)’는 국내·외에서 췌장암 치료의 표준으로 사용되는 약물이다. 종양의 크기를 줄여 수술 성공률을 높이는 효과가 입증된 항암제이기도 하다. 다만, 1기와 2기 췌장암에서 선행항암치료의 효과를 입증한 대규모 연구는 부족하다.

    이번 NeoFOL-R 연구는 이러한 점에 착안한 대규모 연구다. 여러 국가에서 다양한 조건을 가진 환자들을 대상으로 선행항암치료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바탕으로 췌장암 치료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울대병원 간담췌외과 장진영 교수는 “폴피리녹스를 이용한 선행항암치료는 1기, 2기 췌장암에 대한 임상 연구가 부족해 국내에서는 보험 적용에 한계가 있다”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환자들에게 효과적인 항암제를 적용하는 등 췌장암 치료 성과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세계 최초 ‘눈 이식’ 성공 사례, 시력 회복은 여전히 안 돼

    세계 최초 ‘눈 이식’ 성공 사례, 시력 회복은 여전히 안 돼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3년 전, 영국의 유틸리티 전선 기술자였던 45세의 남성 아론 제임스는 고전압 전선에 닿는 사고를 당해 얼굴의 절반과 팔을 잃었다. 그는 47세가 되던 지난 해, 세계 최초로 얼굴 복원 및 눈 이식 수술을 받았다. 140명의 의료진이 참여해 총 21시간이 걸린 대수술이었다.

    수술 후 제임스의 예후는 「JAMA Network」 저널에 등재될 만큼 긍정적이었다. 이식받은 눈은 비록 시력을 회복하지 못했지만, 정상 압력과 혈류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성과다. 과거 동물 실험에서 발생했던 ‘눈 위축’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글로벌 미디어 ‘더 컨버세이션’에 게재된 ‘세계 최초 눈 이식 수술 사례’에 대한 소식이다.

     

    눈 이식, 왜 어려울까?

    우리는 그다지 의식하고 있지 못하지만, 눈은 여러 개의 가느다란 근육에 의해 고정돼 있다. 눈의 근육 및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 수많은 미세혈관이 연결돼 있다. 이것만으로도 눈 이식의 난이도는 매우 높지만, 여기에 더해 ‘시신경’으로 인해 수술이 한층 더 복잡해진다.

    시신경은 눈을 통해 받아들인 정보를 전기 신호로 전환해, 뇌의 시각 피질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우리가 눈으로 보는 것들을 ‘보인다’라고 인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중추신경계와 연결된 부분이다.

    시신경에는 약 120만 개의 신경세포가 존재한다. 이들 각각을 타인(이식 받는 사람)의 시신경 및 시각 피질에 연결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게다가 사람마다 시신경의 수가 동일하지도 않다. 각각의 신경은 눈으로 보이는 모습의 작은 부분들을 담당하며, 이들을 뇌의 특정 영역으로 보내 전체적인 그림을 인식하게 하는 식으로 작동한다.

    또한, 익히 알려져 있는 것처럼 ‘망막에 맺히는 상’은 실제와 반대 방향이다. 즉, 우리 눈으로 들어오는 것은 실제 모습이 상하 반전된 모습이며, 단지 뇌가 이를 수정해서 받아들임으로써 우리는 올바르게 보이는 것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눈 이식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모두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매우 어렵고, 불가능에 가까운 과정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는 시력을 회복할 수 있을까?

    제임스는 시력을 제외한 다른 부분에서 매우 좋은 예후를 보이고 있다. 지금도 이미 세계적으로 주목할만한 사례에 해당하지만, 만약 시력이 돌아올 수 있다면 전 세계적으로 전대미문의 사례가 될 것이다. 물론 그만큼 시력이 돌아올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현재 동물 실험 단계에 있는 연구가 있다. ‘배아 신호 경로’를 재활성화하는 것이 망가진 신경을 고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실제로 일부 척추동물 중에는 망막이 손상된 이후에도 재생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눈의 바깥쪽인 각막의 손상으로 인한 실명을 치료할 때, 줄기세포는 탁월한 결과를 보여준 바 있다. 한쪽 시력을 잃은 사람이 다른 쪽 건강한 눈에서 줄기세포를 채취해 배양한 후, 시력을 잃은 눈에 이식해 기능을 회복한 사례가 있는 것이다. 

    만약 양쪽 눈의 시력이 모두 손상된 경우, 장기 기증자로부터 줄기세포를 얻어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 경우는 자가면역으로 인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평생 면역 억제제를 복용하며 감염 위험에 시달려야 한다는 문제가 생긴다.

    현재 제임스는 이식받은 눈의 망막 세포가 빛에 반응하고, 시각 정보가 처리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실제로 뭔가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망막의 반응 및 시각 정보 처리는 애당초 가능할 거라 기대했던 영역이 아니었다. 즉, 예기치 못한 영역에서 다른 긍정적인 예후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눈 이식에 관해서는 여전히 극복해야 할 어려운 문제들이 산재해 있다. 하지만 제임스의 사례를 통해 확인한 성과는 눈 이식 수술에 있어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소개 ·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저작권보호정책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헬스라이프헤럴드 | (주)메이븐크리에이티브 |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 설월길 45-13 2층

대표전화 070-8890-5653 | 이메일 healthlifeheraldnews@naver.com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경기 아 53970 | 등록일 2024-02-21 | 발행인·편집인 나지홍 | 청소년보호책임자 나지홍

Copyright © 헬스라이프헤럴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