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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 조기진단 기술, ‘액체생검’보다 정밀한 광학 바이오센서

    암 조기진단 기술, ‘액체생검’보다 정밀한 광학 바이오센서

    빛과 AI를 이용해 암 DNA를 미세한 수준까지 분석할 수 있는 기술 / 출처 : 한국재료연구원
    빛과 AI를 이용해 암 DNA를 미세한 수준까지 분석할 수 있는 기술 / 출처 : 한국재료연구원

    빛을 이용해 혈액 내에 존재하는 암세포 DNA를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최근 혈액 분석을 기반으로 한 ‘액체생검’이 다양한 성과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그보다도 정밀하고 간단하게 암 조기진단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초정밀 수준의 DNA 변화 측정

    암세포는 기본적으로 정상 세포가 변이되면서 발생한다. 암세포가 생겨날 때 혈액 속 DNA 표면에는 작은 화학적 변화가 생기는데, 이를 ‘메틸화(Methylation) 정도가 변한다’라고 표현한다. 암 발생 초기에는 이 변화가 매우 미미한 수준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이를 감지하는 것이 암 조기진단에 있어 핵심이라 할 수 있다.

    한국재료연구원(KIMS) 바이오·헬스재료연구본부 정호상 박사 연구팀은 빛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이를 극복하고자 했다. 고감도의 광학 신호와 AI 분석으로 메틸화된 DNA를 검출하는 바이오센서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플라즈모닉’ 소재를 활용했다. 빛에 반응해 DNA 분자의 광학 신호를 1억 배 이상 증폭시킬 수 있는 소재다. 즉, 암 초기 단계에서 발생하는 매우 적은 양의 DNA 변화도 검출해낼 수 있기 때문에 암 조기진단의 가능성을 대폭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25fg/mL(펨토그램 퍼 밀리리터) 수준까지 검출 가능하다. 펨토그램은 1g을 1,000조 개로 나눈 매우 미세한 양이다. 따라서 위에서 언급된 수준을 비유하자면, 올림픽 경기에 사용되는 수영장(50m × 25m × 2m)에 물을 가득 채우고 설탕 알갱이를 100등분한 조각 몇 개를 넣은 것과 비슷하다. 즉, 언뜻 상상하기도 쉽지 않은 미세한 수준까지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밀성, 편의성, 이동성 갖춘 암 조기진단 플랫폼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센서의 효용성을 검증하고자, 대장암 환자 60명에게 적용해 분석했다. 그 결과 암 유무를 99% 정확도로 진단해냈으며, 암 진행 단계도 1기부터 4기까지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 이 분석을 위해 필요한 혈액량은 100㎕(마이크로리터)다. 이는 혈당 검사를 위해 손가락 끝에서 채혈하는 혈액 몇 방울 정도에 해당하는 양이다.

    즉, KIMS 연구팀이 개발한 바이오센서 기술은 매우 미세한 양의 혈액만으로도 정밀한 분석이 가능하며, 20분이 이내에 진단이 가능할 정도로 높은 편의성도 갖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향후 암 조기진단 영역에서 높은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연구팀은 기존에 사용되던 장비 및 기술과 비교했을 때, 분석 시간 및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 이동형 진단 장비나 자가진단 키트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 이를 기반으로 병원이나 의료기관 외부 현장에서의 진단에도 효과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연구 책임을 맡은 KIMS 정호상 선임연구원은 “이 기술은 암 조기진단 뿐만 아니라, 예후 예측 및 치료 반응까지 진단할 수 있는 차세대 플랫폼”이라며 “자가면역 질환이나 신경계 질환 등 다양한 질환으로 적용을 넓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IF=14.3)> 5월호에 게재됐다.

    한국재료연구원 바이오·헬스재료연구본부 살라후딘 연구원(좌)과 정호상 선임연구원(우) / 출처 : 한국재료연구원
    한국재료연구원 바이오·헬스재료연구본부 살라후딘 연구원(좌)과 정호상 선임연구원(우) / 출처 : 한국재료연구원

     

  • 근감소증의 원인, 뇌 속 신경회로에서 답을 찾다

    근감소증의 원인, 뇌 속 신경회로에서 답을 찾다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노화가 진행되며 근육량이 줄어들고 근력이 약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왜?’라는 질문을 떠올리기 쉽지 않다. 하지만 노화에 따른 근육 감소는 자연스러운 패턴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근감소증과 같은 질환으로도 나타나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근육이 약해지는 문제가 ‘뇌’에서 출발하며, 근감소증의 원인과도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기됐다. 또한, 신경계 항노화를 통해 근육이 유지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근감소증의 원인이 되는 신경 회로

    한국연구재단, 경북대학교, 한국뇌연구원 공동 연구팀은 중뇌에서 전뇌로 연결되는 특정 신경 회로의 기능이 저하되면서 노화로 인한 근육량 감소가 발생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중뇌의 흑질에서 전뇌의 선조체로 이어지는 ‘흑질-선조체 도파민 신경계(Nigrostriatal dopamine system)’는 근육 움직임을 조절해 운동 기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 회로의 기능이 저하되면 운동 능력이 약화되고, 근감소 현상이 나타난다. 이는 일반적인 노화 과정에서도 흔하게 나타나는 현상으로, 초고령화 사회에서는 삶의 질 저하를 가속화하는 핵심 요인이라 할 수 있다.

    흑질-선조체 도파민 신경계는 노화에 매우 민감하고 운동 능력에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직접적인 연관성을 밝힌 연구가 없었기에, 연구팀은 이를 실험적으로 규명하고자 했다. 더 나아가 이 신경 회로의 노화를 예방하거나 늦출 수 있다면, 고령층의 건강 수명을 늘릴 수 있는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맞춤형 항노화 치료제 단서 제공

    연구팀은 나이가 많은 쥐 모델의 흑질을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항노화 인자 중 하나인 ‘시르투인3(SIRT3)’이 노화에 따라 감소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도파민 신경 세포 내에서 SIRT3의 발현을 높이는 유전자를 전달하자,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활성화되고 노화 단백질이 감소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에 교신저자로 참여한 경북대학교 생명공학부 김상룡 교수는 이번 연구에 대해 “나이가 들며 누구에게나 나타나는 운동능력 저하와 근감소증의 원인이, 뇌-운동신경계 기능 저하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라며 “향후 신경계 보호에 기반을 둔 맞춤형 항노화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생화학 및 분자생물학 연구 분야의 국제 학술지 <신호전달 및 표적 치료(Signal Transduction and Targeted Therapy, IF=40.8)> 5월호에 게재됐다.

    근육 감소로 인한 운동기능 저하와 관련된 증상들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근육 감소로 인한 운동기능 저하와 관련된 증상들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비타민 B3로 완화 가능성 있다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비타민 B3로 완화 가능성 있다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대사이상 지방간질환(MASLD)은 과거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알려져 있던 질환이다. 2024년 6월 대한간학회의 발표에 따라 공식적인 명칭이 변경됐다. 비만, 당뇨, 고지혈 등 다양한 대사이상 문제가 원인이 돼 발생할 수 있는 지방간질환을 통칭하는 말이다.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은 전 세계 성인의 약 25~30%가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만큼 흔하다. 증상이 심해질 경우 간경변, 간암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목도가 높은 질환이다.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을 악화시키는 ‘유전물질’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새롭게 확인됐다. 또한, 비타민 B3가 간 기능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점도 실험을 통해 확인됐다.

     

    간의 지방대사 억제하는 유전물질

    유니스트(UNIST, 울산과학기술원) 생명과학과 최장현 교수팀은 부산대학교 약학대학 윤화영 교수팀, 울산대학교병원 박능화 교수팀과 함께 대사이상 지방간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간에서 발현되는 ‘마이크로RNA-93(miR-93)’이라는 유전물질이 대사이상 지방간의 발생과 악화를 유도한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miR-93은 간세포에서 발현되는 특수 RNA로, 다른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지방간을 앓고 있는 환자와 동물 실험 모델을 통해 miR-93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miR-93이 지방 대사에 관여하는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기 때문에, 지방 축적과 염증 반응, 섬유화 등이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명확한 검증을 위해 쥐 모델을 대상으로 유전자 편집을 실시해 miR-93 생성 기능을 제거해보았다. 그러자 간 내 지방 축적이 눈에 띄게 감소했으며, 인슐린 감수성과 간 기능 지표가 크게 개선됐다. 반면, miR-93을 과도하게 발현시킨 쥐 모델은 간 대상 기능이 악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비타민 B3(니아신) 기반 치료 효과 / 출처 : BRIC Bio통신원
    비타민 B3(니아신) 기반 치료 효과 / 출처 : BRIC Bio통신원

     

    ‘비타민 B3’, 지방간에 효과적

    즉,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을 일으키고 발생시키는 원인은 miR-93이라는 유전물질이며, 이를 억제함으로써 간 기능을 개선할 수 있다. miR-93을 가장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물질은 ‘비타민 B3(니아신)’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150종의 약물을 대상으로 스크리닝을 진행한 결과, 비타민 B3가 miR-93 억제에 가장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실험을 통해 비타민 B3를 투여한 쥐는 간 내 miR-93 수치가 크게 감소했으며, 지방 대사 유전자가 활성화돼 간 기능을 정상화에 기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의 발병 원인은 분자적 수준에서 명확히 규명했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 있다. 또한, 새로운 약물이 아닌 기존에 승인된 비타민 성분으로 간 기능을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함으로써, 빠른 임상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주요 성과로 꼽았다.

     

    비타민 B3에 관한 정보

    비타민 B3는 수용성 비타민으로 에너지 대사와 관련된 기능을 수행한다. 이밖에 신경계 기능, 소화기 건강, 피부 건강,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 등에 관여한다. 비타민 B3 공급이 부족할 경우, 햇빛이 노출된 부위에 염증이나 발진이 나타날 수 있으며, 설사와 같은 소화 관련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비타민 B군에 속하므로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자연스럽게 섭취할 수 있다. 육류와 생선, 통곡물, 견과류, 씨앗류, 콩류, 버섯 등이 비타민 B3의 공급원으로 알려져 있다.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 등의 목적으로 전문의에 의해 고용량 비타민 B3를 처방하는 경우도 있다. 본래 비타민 B군은 수용성 비타민으로 사용 후 불필요한 양은 자연스레 배출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보충제 등을 통해 고용량을 섭취하는 경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비타민 B3는 수용성이므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고용량 투여 시 과다섭취 부작용을 우려할 필요가 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비타민 B3는 수용성이므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고용량 투여 시 과다섭취 부작용을 우려할 필요가 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 탈모 치료제 부작용과 한계 극복, 천연 유래 탈모 치료 크림 개발

    탈모 치료제 부작용과 한계 극복, 천연 유래 탈모 치료 크림 개발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연관이 없음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연관이 없음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국내 연구팀이 식물 유래 천연 물질을 기반으로 ‘탈모 치료용 크림’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나노 분야 국제 학술지인 <스몰(Small, IF=13.0)>에 지난 4월 28일 게재됐다.

     

    기존 탈모 치료제와 그 한계

    현재 탈모 치료제로는 ‘미녹시딜(Minoxidil)’과 ‘피나스테리드(Finasteride)’가 널리 사용된다. 미녹시딜은 혈관을 확장시키는 기전으로 본래 고혈압 치료제로 개발된 약물이다. 하지만 혈관 확장으로 두피 혈류를 증가시켜, 모발의 성장 주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돼 탈모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피나스테리드는 남성형 탈모(안드로겐 탈모)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디하이드로 테스토스테론(DHT)’의 생성을 억제하는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DHT는 모낭을 위축시켜 탈모를 유발하므로, 피나스테리드를 사용해 이를 감소시킴으로써 탈모 진행을 늦추는 원리다.

    다만, 미녹시딜과 피나스테리드 모두 부작용 및 안전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두피 자극이나 피부 가려움 등 비교적 가벼운 부작용부터, 원치 않는 부위에서 털이 과도하게 자라난다거나, 성 기능이 저하되는 등 다소 심각한 부작용 사례까지 보고된 바 있다. 

    특히 오랫동안 반복 사용했을 경우 효과 지속성이 떨어지고, 치료제 사용을 중단하면 다시 탈모가 진행되는 등의 구조적 한계도 지적을 받았다.

     

    자연 유래 성분 탈모 치료제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신용 교수와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박창욱 교수 공동 연구팀은 기존 탈모 치료제의 한계점을 인식해, 비침습적이고 안전한 탈모 치료제 개발에 주안점을 두었다. 연구팀은 식물 기반 치아씨드 점액질(Chia Seed Mucilage, CSM)에서 추출해낸 천연 다당류와 오일을 활용해 탈모 치료용 크림 ‘CSMi’를 개발했다.

    CSMi는 치아씨드 점액질의 천연 다당류로 만든 CSM 겔(gel)을 기반으로, 치아씨드 오일(CSO)을 자가 포집할 수 있는 미세캡슐 형태의 크림이다.

    효능 테스트를 위해 털을 제거한 쥐 모델에 21일간 CSMi를 도포했다. 크림을 바르지 않은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는 모발 재생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기존 치료제인 미녹시딜과 비교했을 때, 모발 재생 속도와 모발 밀도도 더 우수했다.

    CSMi 크림의 작용 원리 및 실험 과정 / 출처 : BRIC Bio통신원
    CSMi 크림의 작용 원리 및 실험 과정 / 출처 : BRIC Bio통신원

     

    세포 대사 과정 활성화 원리

    메커니즘 분석 결과, CSMi 크림은 세포의 에너지 대사 과정인 ‘해당과정(Glycolysis)’과 세포 스스로 손상을 처리하는 ‘자가포식(Autophagy)’을 활성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아씨드 점액질에서 유래한 천연 물질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기존 약물에서 나타났던 부작용 사례도 일절 나타나지 않았다.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신용 교수는 “기존 제품의 부작용과 제한적 효과를 극복할 천연 성분 기반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을 제시했다”라며 “향후 임상시험과 상용화를 통해 탈모 치료 시장에 실질적 변화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박창욱 교수는 “자연 유래 성분을 기반으로 안정성과 효과를 모두 갖춘 치료제로, 향후 탈모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와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 지원사업을 통해 수행됐다.

    (왼쪽부터) 연세대 교진(Zhen Qiao) 연구원, 짱커룬(Kelun Zhang) 연구원, 박창욱 교수, 신용 교수 / 출처 : 연세대학교 뉴스룸
    (왼쪽부터) 연세대 교진(Zhen Qiao) 연구원, 짱커룬(Kelun Zhang) 연구원, 박창욱 교수, 신용 교수 / 출처 : 연세대학교 뉴스룸

     

  • 알코올 섭취량 감소 효과도 있다? 체중 감량 약물 추가 효능

    알코올 섭취량 감소 효과도 있다? 체중 감량 약물 추가 효능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당뇨 치료제이자 체중 감량 목적으로 사용되는 약물들이 알코올 섭취량 감소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스페인 말라가에서 진행 중인 2025년 유럽 비만 회의(ECO 2025)에서 나온 내용으로, 올해 초 <당뇨, 비만과 대사(Diabetes Obesity and Metabolism)> 저널에도 게재된 바 있다.

     

    당뇨·비만 치료제의 효능

    당뇨 치료제이자 비만 치료 목적으로도 널리 사용되는 약물은 여러 종류가 있다. 그중 ‘삭센다’라는 브랜드로 알려진 리라글루타이드(Liraglutide)와 ‘위고비’, ‘오젬픽’ 등의 브랜드로 알려진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는 모두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에 작용하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체내에서 자연 분비되는 GLP-1 호르몬과 유사하게 작용한다.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 인슐린을 촉진하고, 혈당을 높이는 호르몬 글루카곤을 억제해 혈당을 조절하는 원리다.

    이들 약물은 본래 당뇨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그 원리상 비만 치료에도 효과가 입증돼 현재는 비만 치료제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또한, 세마글루타이드의 경우 당뇨와 비만 외에도 심혈관 질환, 신장 질환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제기된 바 있다.

    이 약물들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며 여러 부가적인 효과와 부작용도 밝혀졌다. 그중 한 가지는 ‘알코올 섭취량 감소’에도 효과가 있다는 내용이다. 동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GLP-1 작용제가 알코올 섭취량 감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결과가 사람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약물 복용 후 알코올 섭취량 감소

    아일랜드 더블린 대학의 주도로 구성된 연구팀은 더블린 소재 한 병원으로부터 비만 치료를 받은 환자 262명의 알코올 섭취량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들은 모두 BMI 27 이상이었고, 전체 인원의 평균 연령은 46세, 평균 체중은 98kg이었다. 체중 감량 치료를 위해 리라글루타이드 또는 세마글루타이드 처방을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환자들로부터 약물을 처방받아 복용하기 전과 후의 알코올 섭취량 감소 여부를 확인했다. 약물 복용 전 환자들의 평균 알코올 섭취량은 1주일에 11.3 단위(units)에서 4.3 단위로 감소했다. 본래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들을 제외하고 평균을 산출한 결과, 1주일에 23.2 단위에서 7.8 단위로 감소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을 따랐을 때, 알코올 섭취량 1단위는 순수 알코올량 10g에 해당한다. 국가나 기관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어느 기준을 따르든 체중 감량 약물을 복용한 이후 알코올 섭취량이 상당한 폭으로 감소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262명의 환자 중 총 188명을 평균 4개월 동안 추적한 결과, 약물 복용 전에 비해 알코올 섭취량이 증가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후속 연구 잠재력 있어

    연구팀에 따르면, 음주자 기준으로 측정한 알코올 섭취량은 체중 감량 약물 복용 후 68% 가량 감소했다. 이는 유럽에서 알코올 사용 장애 치료제로 사용되는 약물과 유사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연구팀은 GLP-1 작용제를 복용함으로써 알코올 섭취량 감소 효과가 나타나는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추정하고 있는 메커니즘은, 뇌에서 발생하는 알코올 갈망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술을 마시고 싶다’라는 충동 자체를 억제한다는 관점이다.

    연구팀은 표본으로 활용한 환자 수가 많지 않다는 점, 당사자 답변 기준으로 알코올 섭취 여부와 섭취량을 확인했다는 점, 대조군을 두어 비교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한계로 꼽았다. 다만, 실제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수집했다는 점에서 후속 연구를 해볼 가치는 충분하다고 보았다.

    '술을 마시고 싶다'라는 충동 자체를 억제하는 메커니즘으로 추정하고 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술을 마시고 싶다'라는 충동 자체를 억제하는 메커니즘으로 추정하고 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 녹내장 완화 가능성, 비타민 B군으로 찾다

    녹내장 완화 가능성, 비타민 B군으로 찾다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눈의 대사를 개선하는 비타민 보충제를 투여하면 녹내장 완화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타민 B군을 보충해 시신경 손상을 늦출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해당 연구는 현지시각 8일(목) 오픈 액세스 저널인 <셀 리포트 메디신(Cell Reports Medicine)>에 게재됐으며, 임상시험을 위해 실제 환자들을 모집 중이다.

     

    녹내장에 관한 기본 정보

    녹내장(Glaucoma)은 시력 유지에 필요한 시신경이 점진적으로 손상되는 질환이다. 눈으로 들어오는 빛을 해석해 뇌로 전달하는 시신경이 손상되므로, 시야가 점진적으로 좁아지게 되고 최악의 경우 실명에 이르게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녹내장의 원인은 ‘높은 안압’이다. 눈 안쪽에서 생성되는 액체인 ‘방수(aqueous humor)’가 잘 배출되지 못하고 쌓이면서 안압이 높아지게 되고, 시신경이 압박을 받으며 손상되는 메커니즘이다. 수압이 높아지면 물체가 찌그러지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이 때문에 녹내장 진단을 받을 경우 안압을 낮춰주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치료 목표가 된다. 이를 위해 점안액부터 각종 시술과 수술 등 다양한 치료법이 쓰이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모두가 효과를 보지는 못한다. 질환의 진행 정도, 환자의 연령과 현재 건강상태, 유전 요인 등 다양한 변수가 치료 성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사람에 따라 시신경 강도가 달라, 정상 수준까지 안압을 낮췄음에도 녹내장이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안압 외에도 녹내장의 발생과 진행에 관여하는 요인들이 있으며,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것들도 있다. 

    무엇보다도, 한 번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되거나 재생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녹내장은 완치가 불가능한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녹내장 완화 가능성은 남아있는 시신경의 손상을 멈추거나, 그 속도를 늦추는 것에 있다.

    안압이 높아지면서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되거나 재생되지 않는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안압이 높아지면서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되거나 재생되지 않는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호모시스테인에 대한 관점 변화

    녹내장 완화 가능성을 연구해온 전문가들 중 일부는 ‘호모시스테인(Homocysteine)’이라는 물질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호모시스테인 수치와 녹내장 사이에 분명한 연관성이 있다는 가설이다. 호모시스테인은 인체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아미노산의 일종이다. 필수 아미노산 중 하나인 ‘메티오닌(Methionine)’의 대사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중간 대사물질이기도 하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역시 이 가설에 따라 호모시스테인의 역할을 연구해온 곳들 중 하나다. 기존에는 호모시스테인 수치가 높아지면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돼 왔으나, 카롤린스카 연구팀은 최근 발표한 연구를 통해 기존과 다른 관점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녹내장을 앓고 있는 쥐를 대상으로 호모시스테인 수치를 더 높였음에도, 병이 더 악화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유전적으로 호모시스테인 수치가 높은 사람이라고 해도, 특별히 녹내장 발병이 더 흔하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를 토대로 연구팀은 호모시스테인이 높아져 녹내장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녹내장이 발생하면서 호모시스테인 수치가 높아지는 것이라는 가설을 새롭게 제시했다. 기존에 알려진 원인과 결과가 서로 뒤바뀐 가설이다. 이는 녹내장 완화 가능성에 있어 중요한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비타민 B군으로 녹내장 완화 가능성 제시

    연구팀은 이러한 가설을 토대로, 녹내장으로 인해 호모시스테인 수치가 높아지는 메커니즘을 탐구했다. 그 결과 녹내장으로 시신경이 손상되면서, 망막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특정 비타민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비타민 보충제를 투여해 망막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자 했다.

    녹내장을 앓고 있는 쥐를 대상으로, 연구팀은 비타민 B군 중 B6, B9, B12, 그리고 콜린(B4로 불리기도 함)을 보충해주었다. 그러자 녹내장 진행 속도가 빠른 쥐는 병의 진행 속도가 느려졌으며, 녹내장 진행 속도가 느렸던 쥐에게서는 시신경 손상이 완전히 중단됐다. 연구팀은 안압을 낮추는 치료를 별도로 하지 않았음에도 이와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 유의미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매우 긍정적이라고 보고, 비타민 B군을 활용한 녹내장 완화 가능성을 주제로 한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스톡홀름 소재의 안과병원을 통해 참가자를 모집 중이다. 명확한 확인을 위해 참가자 중에서도 진행 속도가 느린 녹내장 환자와 진행 속도가 빠른 녹내장 환자를 고루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비타민 B군을 투여해 녹내장 완화 가능성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비타민 B군을 투여해 녹내장 완화 가능성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 얼굴 나이로 건강 예측하는 딥러닝 모델의 가능성

    얼굴 나이로 건강 예측하는 딥러닝 모델의 가능성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얼굴을 보고 건강상태를 짐작할 수 있다는 건 어느 정도 납득이 가능하다. 하지만 여기서 더 나아가, 얼굴 사진을 토대로 수명이나 생존 가능성까지 예측할 수 있다고 한다면 어떨까? 얼굴 나이로 건강 예측하는 인공지능(AI) 모델, 바로 ‘페이스 에이지(FaceAge)’가 지향하는 목표다.

     

    얼굴 나이로 건강 예측하는 AI 모델

    건강상태를 파악하고 질병 위험을 예측하는 데 있어 ‘생물학적 나이(Biological Age)’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양한 기술과 방법론에 대한 연구 결과가 축적되면서, 생물학적 나이의 활용 가능성과 신빙성 또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즉, 실제 나이보다 ‘얼마나 나이가 들어 보이는지’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셈이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네트워크의 사람들로 구성된 연구팀은 얼굴 나이로 건강 예측을 할 수 있는 딥러닝 시스템 ‘FaceAge’ 모델을 개발하고 검증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은 공개돼 있는 데이터를 활용해, 별다른 건강 문제가 없는 60세 이상의 사람 약 5만9천여 명의 얼굴 사진을 확보하고, 딥러닝 기술과 안면 인식 기술을 활용해 알고리즘을 훈련시켰다. 

    그런 다음, 약 6천2백여 명의 암 환자 코호트를 대상으로 훈련된 딥러닝 모델의 성능 평가를 진행했다. 사진 기반의 얼굴 나이로 건강 예측을 실시하고, 그들의 현재 상태와 예후 등 정보를 얼마나 정확하게 평가하는지를 테스트한 것이다.

    얼굴에 나타나는 건강 징후를 학습한 딥러닝 모델이, 사진을 보고 건강상태부터 기대 수명까지 예측할 수 있도록 하는 게 FaceAge의 목표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얼굴에 나타나는 건강 징후를 학습한 딥러닝 모델이, 사진을 보고 건강상태부터 기대 수명까지 예측할 수 있도록 하는 게 FaceAge의 목표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얼굴 나이’ 많은 환자, 생존율 낮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암을 앓고 있는 환자는 건강한 사람에 비해 더 나이가 들어보였다. 얼굴로 짐작할 수 있는 나이를 기준으로 할 때, 암 환자들은 실제보다 평균 약 5세 더 늙어보인다는 통계가 나왔다. 

    전체 코호트 인원을 대상으로 했을 때, 얼굴 나이가 높게 나올수록 생존율이 낮았다. 얼굴 나이가 85세 이상으로 보이는 환자의 경우, 실제 나이와 성별, 암 유형 등 변수가 될 수 있는 요인을 보정한 후에도 생존율이 뚜렷하게 낮았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실제 전문가들의 견해와 비교해보고자 했다. 연구팀은 총 10명의 임상의와 의학 연구자들에게,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사진 100장을 보고 ‘단기 기대수명’을 예측해달라고 요청했다.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의 예상 생존 기간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것이다.

    의사와 연구자들의 예측 답변은 저마다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환자에 대한 임상정보를 제공했음에도, 정확도가 그리 높지는 않았다. 그러나, ‘FaceAge’를 통해 얼굴 나이로 건강 예측한 정보를 제공했을 때, 의사와 연구자들의 예측 정확도는 상당히 높아졌다. 연구팀은 현지 시각 8일 이러한 결과를 종합해 <랜싯 디지털 헬스(Lancet Digital Health)>에 논문을 발표했다.

     

    ‘개인의 노화 과정’ 예측에 기여

    외래 진료 또는 회진을 통해 환자를 만날 때, 의사들은 가장 먼저 환자의 외모를 보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어느 정도 건강상태 또는 에너지 수준 등에 대한 기초적인 단서를 얻을 수도 있다. 여기에 환자와의 문진을 비롯해 기타 검사 결과 등을 종합해 병을 진단하고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의사라고 해서 생김새만으로 환자의 나이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 오히려 생김새를 보고 섣불리 나이를 예측할 경우, 환자에 대한 편견이 생길 우려가 있다. 이런 점에서 FaceAge를 통해 제공되는 ‘얼굴 나이 정보’는 여러 모로 유용할 수 있다.

    물론, 이 기술을 실제 임상 환경에 적용하기는 아직 부족하다. 연구팀은 현재 질병 여부, 전반적인 건강상태, 그리고 더 나아가 ‘기대 수명’까지 예측하는 데 이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더 많은 병원들과 협력해 보다 큰 규모의 연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암의 종류, 각각의 단계에 있는 환자들을 살펴보고,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FaceAge의 측정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추적할 필요가 있다. 또한, 화장이나 각종 시술, 성형수술 등으로 본래의 자연적인 생김새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에 해당하는 데이터 세트를 통해 정확도를 보완할 필요도 있다.

    연구팀의 공동 선임 저자인 레이 맥 박사는 “다양한 만성질환을 노화와 연관짓는 경향이 커지면서, 개인의 노화 과정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라며 “얼굴 나이를 측정하는 기술을 적절한 규제 및 윤리적 틀 안에서 조기 진단 시스템으로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각종 시술로 피부 상태만 개선되는 경우 등이 흔하기 때문에, 얼굴 나이로 건강상태를 예측하는 기술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각종 시술로 피부 상태만 개선되는 경우 등이 흔하기 때문에, 얼굴 나이로 건강상태를 예측하는 기술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 심부전 주요 원인 ‘심근병증’, 치료제 개발 가능성 열려

    심부전 주요 원인 ‘심근병증’, 치료제 개발 가능성 열려

    희귀·난치성 심근병증, 발병 단계·조직 손상 따라 달라지는 유전자 규명 / 출처 : 서울아산병원
    희귀·난치성 심근병증, 발병 단계·조직 손상 따라 달라지는 유전자 규명 / 출처 : 서울아산병원

    ‘심근병증(cardiomyopathy)’은 심부전을 일으키는 원인들 중에서도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치명적 질환인 심부전 주요 원인인 데다가, 사람마다 유형이 다양하고 발병 원인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난치성 질환으로 꼽힌다.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이 심근병증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를 밝혀내, 심근병증 표적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 결과는 <유럽 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 IF=38.1)>에 최근 게재됐다.

     

    심부전 주요 원인, 심근병증이란

    심근병증은 심부전 주요 원인으로, 심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몸에 혈액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질환이다. 이 때문에 평소 쉽게 숨이 차게 되고 금방 피로해진다. 다만, 심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결과가 같을 뿐, 그 구체적인 양상은 여러 가지로 나타난다. 

    심장근육이 약해지거나 얇아져 심실이 늘어나는 ‘확장성 심근병증’, 심장근육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져 심실 내부 공간이 좁아지는 ‘비후성(비대성) 심근병증’, 심장근육 일부가 혈액을 공급하지 못하는 ‘허혈성 심근병증’ 등 유형이 다양하다. 이 또한 넓은 관점에서 분류한 것으로, 실제로 나타나는 유형들은 그 양상 등에 따라 훨씬 더 복잡하게 나뉜다.

    한편, 심근병증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도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이 때문에 증상이 발생할 경우, 원인을 치료하기보다 심장이 약해질 때 나타나는 반응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치료해왔다.

     

    심근병증 원인 유전자 발견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이상언 교수와 병리과 황희상 교수 연구팀은 최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심근병증을 앓고 있는 환자 37명을 대상으로, 심장조직 내 유전자 작동을 분석했다. 환자 37명과 대조군 7명의 심장조직을 활용, 총 1만2천8백 개의 유전자를 도출해 대규모 분석을 실시했다.

    분석 방법으로는 ‘공간 전사체학(Spatial Transcriptomics)’이 활용됐다. 세포 내 유전자 발현을 분석하는 기존의 기술에, ‘조직 내 위치 정보’를 결합한 최신 분석법이다. 

    공간 전사체학 분석법은 조직 내 정상부위 또는 손상 발생 부위 등 특정한 부위에서, 어떤 세포가 어떤 유전자를 발현하는지를 시각화할 수 있다. 즉, 조직이 손상되는 양상에 따라, 각 세포별 유전자 변화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보여준다. 

    이 기법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연구팀은 심근병증 발병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밝혀내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는 기존까지 심근병증과의 연관성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유전자들도 포함됐다.

     

    심근병증 치료제 개발 기대

    이번 연구는 심장조직을 정밀하게 분석해 대규모의 유전자를 도출하고, 세포 구성 및 유전자 발현 단위에서의 차이를 규명한 최초 연구였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심근병증 발병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밝혀낸 만큼, 향후 심근병증 치료제 개발을 위한 실마리를 제공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병리과 황희상 교수는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심근병증의 병태생리 기반 정밀진단이 가능해지고, 향후 정밀의학 기반 맞춤치료제 개발에도 큰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심장내과 이상언 교수는 “심근병증은 급사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심부전 주요 원인임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심장 기능 저하에 따른 공통된 반응을 조절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라며, 심근병증의 다양한 병리적 양상과 세포 반응을 정밀 분석할 수 있는 기반 데이터를 구축한 데 의의가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심근병증 자체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연구를 지속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 의학연구소인 스크립스 연구소(Scripps Research), 그리고 카이스트(KAIST, 한국과학기술원)와 공동으로 진행됐다. 연구는 보건복지부의 ‘연구중심병원 육성 연구개발 사업과제’ 지원을 받아 시행됐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이상언 교수(좌)와 병리과 황희상 교수(우) / 출처 : 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이상언 교수(좌)와 병리과 황희상 교수(우) / 출처 : 서울아산병원

     

  • 노화를 늦추는 단백질 ‘클로토’, 근육·뼈·뇌 건강 개선 확인

    노화를 늦추는 단백질 ‘클로토’, 근육·뼈·뇌 건강 개선 확인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노화를 늦추는 단백질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1997년 미국 텍사스 대학에 의해 발견된 효소 ‘클로토(Klotho)’에 관한 이야기다. 체내 클로토 단백질 수치가 증가하면 노화에 따른 신체적, 인지적 건강이 모두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제기됐다. 

     

    노화를 늦추는 단백질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근육량과 골밀도가 감소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 때문에 노화가 진행되면 일상생활 중 단순한 넘어짐이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위험이 생긴다. 

    인지적 기능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뇌의 신경세포(뉴런)는 점진적으로 퇴화하고, 서로 연결돼 있던 시냅스가 끊어진다. 시냅스는 뇌에서 신호 및 정보 전달의 주축이기 때문에, 시냅스가 끊어지기 시작하면 기억력이 떨어지거나 생각하는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 알츠하이머나 파킨슨과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 위험이 증가하는 메커니즘이기도 하다.

    인구 고령화는 전 세계가 비슷하게 맞이하고 있는 숙제다. 특히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부 국가에서는 고령화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예방·해결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여겨지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자치대학교(UAB)의 신경과학 연구소(INc-UAB)가 주도한 국제 연구에서는, 쥐 모델에서 ‘클로토 단백질(s-KL) 수치’가 증가할 경우의 이점을 보고하고 있다. 노화로 인해 발생한 신체적, 인지적 저하가 개선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클로토(Klotho)’는 인간의 KL 유전자에 의해 생성되는 효소의 일종이다. 이 단백질은 ‘항노화 호르몬’ 또는 ‘장수 단백질’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노화를 늦추는 단백질’로 주목받고 있다. 클로토 단백질은 체내에서 다양한 호르몬을 활성화시키고, 인슐린 민감성을 높이는 기능을 한다. 특히 인슐린 민감성은 혈당 조절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요인으로, 당뇨 예방 및 관리에 중요하다.

    보통은 나이가 들면서 클로토 단백질의 양도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인위적인 투여를 통해 그 양을 늘릴 수 있다는 점도 확인된 바 있다. 늙은 원숭이에게 클로토 단백질을 인위적으로 투여했을 때, 인지 기능이 향상됐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클로토'는 인간의 KL 유전자에 의해 자연 생성되는 효소의 일종이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클로토'는 인간의 KL 유전자에 의해 자연 생성되는 효소의 일종이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클로토 단백질 투여 효과

    INc-UAB 연구팀이 수행한 이번 연구도 맥락 면에서는 비슷하다. 연구팀은 클로토 단백질이 신경퇴행성 질환을 치료하는 데 잠재력이 있다는 기존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오랜 기간에 걸쳐 클로토 단백질을 연구해왔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노화와 관련된 다양한 지표들을 조사해, 클로토 단백질이 노화를 늦추는 단백질로서 구체적으로 어떤 기능을 하는지, ‘건강한 노화’에 도움이 되는지를 알아보는 데 목표를 두었다.

    연구팀은 쥐 모델에게 클로토 단백질을 투여하고, 그 전에 비해 개선된 부분들을 확인했다. 먼저 투여 후 수명이 15~20% 더 늘었고, 신체 활동 능력이 향상됐다. 또한, 근섬유 하나하나가 더 튼튼하고 커졌으며, 근육 조직이 딱딱해져 유연성이 떨어지는 ‘근섬유화’ 현상이 적게 나타났다. 즉, 근육의 힘과 유연성이 모두 향상됐다는 의미다.

    암컷 쥐의 경우 뼈 건강이 개선되는 효과가 두드러졌다. 특히 뼈 내부 구조가 더 잘 보존됐다. 이는 골다공증 위험을 줄이는 요인이라 볼 수 있다. 근육 감소와 뼈 약화는 노화에 따른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를 개선하는 효과를 나타냄으로써, 노화를 늦추는 단백질로서 기능을 증명한 셈이다.

    마지막으로, 뇌에서는 클로토 단백질 투여 이후 해마(Hippocampus)에서 변화가 돋보였다. 새로운 신경세포 생성이 촉진됐으며, 뇌내 면역 활동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지적 건강 측면에서 분명한 이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클로토 단백질 투여 후, 개별 근섬유가 더 커지고, 섬유화가 줄어들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클로토 단백질 투여 후, 개별 근섬유가 더 커지고, 섬유화가 줄어들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스스로 생성하는 방법’ 연구

    노화를 늦추는 단백질로서 클로토의 이점은 상당 부분 입증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핵심은 지속성이다. 자연 상태에서 클로토 단백질은 노화와 함께 점차 줄어든다. 그렇다고 해서 지속적으로 투여 시술을 받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이에 연구팀은 ‘바이러스 벡터 치료법’을 활용할 수 있는지 그 가능성도 함께 점검했다. 바이러스 벡터 치료법이란, 특정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유전자를 세포에 도입해, 세포가 스스로 해당 단백질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하는 치료법이다. 쥐의 정맥에 벡터를 주사함으로써, 뇌세포에서 클로토 단백질을 생성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정맥을 통해 투여함으로써 뇌에 도달할 수 있는 바이러스 벡터가 개발돼, 인간에게 안전하게 적용하는 것도 더 쉬워질 것”이라며 “약물을 직접 주사하는 방식로 클로토 단백질을 투여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는 전달 효율성 면에서 여전히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INc-UAB 연구팀은 이미 클로토 단백질을 활용한 인지 기능 장애 치료에 대해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연구 이후에도 관련된 특허 3건을 새롭게 출원한 바 있다. 뼈 및 근육 기능 치료, 수명 연장을 위한 치료법 등에서 클로토 단백질 사용을 보호하는 내용의 특허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고령화 사회에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연구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세포에서 스스로 클로토 단백질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하는 치료법을 연구 중이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세포에서 스스로 클로토 단백질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하는 치료법을 연구 중이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 운동 중 혈압 측정, 높은 정확도로 연속 측정 가능

    운동 중 혈압 측정, 높은 정확도로 연속 측정 가능

    바이오및뇌공학과 박정우 박사후연구원(좌), 바이오및뇌공학과 정기훈 교수(우)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바이오및뇌공학과 박정우 박사후연구원(좌), 바이오및뇌공학과 정기훈 교수(우)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카이스트(KAIST) 연구진이 혈압의 정확한 연속 측정이 가능한 모니터링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에 사용되던 혈압 측정 방식의 단점들을 보완해, 상황에 맞게 더욱 정확한 측정이 가능하게끔 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지난 4월 25일 게재됐다.

     

    기존 혈압 측정 방식과 한계

    일반적으로 혈압 측정 하면 떠올리는 방식은 ‘커프(cuff)’다. 팔에 커프를 감고 기기를 작동시키면 공기주머니(bladder)가 부풀면서 일시적으로 혈액 흐름을 막는다. 잠시 후 압력이 풀리면서 막혔던 혈액이 다시 흐르기 시작할 때 그 압력을 측정하는 원리다.

    커프 방식은 사용돼 온 역사가 길고, 정확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잠깐이라 하더라도 팔을 강하게 압박하는 데서 불편함이나 통증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익히 알고 있다시피 측정에 임하기 전 약 10분 가량 안정 상태를 유지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 긴 시간은 아니지만 시간이 촉박할 때는 이마저도 부담이 될 수 있고, 사람에 따라 10분 넘는 시간이 필요한 경우도 있었다.

    최근에는 스마트워치를 사용해 혈압을 측정할 수 있다. 이는 광혈류측정(Photoplethysmography, PPG) 센서를 활용해 피부 아래 혈관을 모니터링하는 방식이다. 혈관을 통과하는 빛의 양을 기반으로 혈류량 및 혈압 변화를 추정하는 방식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의 정확도를 보인 바 있다.

    스마트워치의 측정 방식은 커프 방식처럼 압박을 하지 않기 때문에 편리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착용 위치, 피부 밀착도, 사용자 움직임 등에 따라 측정 정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특히 고혈압 증상이 있거나 운동 중 혈압 측정의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또한, 실시간 연속 측정이 어렵다는 한계점도 있었다.

    혈압 모니터링을 위한 초분광 PPG 모듈 및 내부 구성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혈압 모니터링을 위한 초분광 PPG 모듈 및 내부 구성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운동 중 혈압 측정, 연속적으로 가능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정기훈 교수 연구팀은 ‘초분광 PPG’ 기술을 활용해 기존 스마트워치의 측정상 한계를 보완하고자 했다. 초분광 PPG는 수십 개의 세분화된 파장의 빛을 사용해, 혈관 내 혈류 변화를 광학적으로 측정하는 방법이다. 

    스마트워치의 최근 모델에 탑재된 PPG 센서는 ‘3가지 파장’을 활용해 혈압을 측정한다. 카이스트 연구팀이 개발한 모델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더욱 세분화된 파장을 활용한다. 초분광 PPG 모듈을 통해 다양한 파장의 PPG 신호를 동시 측정할 수 있으며, 정밀한 시간차 계산이 가능해 연속적이면서도 안정적으로 혈압을 추정할 수 있다.

    연구팀의 설명에 따르면, 혈압 모니터링 외에도 심박수, 호흡률과 같은 다른 생리적 매개변수도 동시 측정할 수 있다. 이는 운동 전후의 혈압 변화를 보다 세밀하게 측정·분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운동 중 혈압 측정도 연속적으로 추적이 가능하다. 이는 즉, 운동으로 인해 고혈압이 유발되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기존 방식을 사용할 때는 운동 중 혈압 측정 정확도가 0.75 정도였으나, 새롭게 개발한 방식으로는 운동 중 혈압 측정 정확도가 0.95로 나왔다. 

    카이스트 정기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운동 중 측정된 고혈압 실험을 통해 얻은 새로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며, 웨어러블 초분광 PPG 센서의 중요성과 가능성을 증명한 사례에 해당한다”라며 “초분광 PPG 기술은 향후 개인맞춤형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초분광 PPG 모듈을 활용한 혈압 모니터링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초분광 PPG 모듈을 활용한 혈압 모니터링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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