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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절 뒤 엉덩이·다리 저림 지속된다면…좌골신경통 의심해야

    명절 뒤 엉덩이·다리 저림 지속된다면…좌골신경통 의심해야

    [사진] 세란병원 김지연 척추내시경센터장
    [사진] 세란병원 김지연 척추내시경센터장

     

    명절 연휴 기간에는 장시간 쪼그려 앉아 음식을 준비하거나 귀성·귀경길에 오랜 시간 운전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자세를 반복하거나 오래 유지하면 허리 통증뿐 아니라 엉덩이에서 시작해 다리와 발끝까지 이어지는 저림과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많은 이들이 이를 허리디스크로 단정하지만, 실제로는 좌골신경통 증상일 가능성도 적지 않다.

    좌골신경은 요추에서 시작해 엉덩이를 거쳐 허벅지 뒤쪽, 종아리, 발끝까지 이어지는 인체에서 가장 굵고 긴 신경이다. 오래 앉아 있는 자세는 허리와 골반에 지속적인 압력을 가해 좌골신경을 자극하거나 압박할 수 있다. 허리디스크는 척추뼈 사이 디스크가 돌출돼 신경을 누르는 질환으로 ‘원인’에 해당하며, 좌골신경통은 이렇게 눌린 신경을 따라 나타나는 통증과 저림 등의 ‘증상’을 의미한다.

    허리디스크 외에도 척추관 협착증, 이상근 증후군, 골반 불균형, 장시간 좌식 생활 등도 좌골신경통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좌골신경이 자극되면 엉덩이 통증과 함께 허벅지나 종아리로 뻗치는 저림, 다리가 타는 듯하거나 찌릿찌릿한 감각 이상이 나타난다. 대개 한쪽 다리에만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오래 앉아 있을 때 통증이 심해지고 허리를 숙이거나 기침·재채기를 할 때 통증이 악화되기도 한다.

    세란병원 척추센터 김지연 센터장은 “좌골신경통은 묵직하거나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특징이며 다리 저림과 감각 둔화가 동반될 수 있다”며 “심한 경우 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생활습관도 증상에 큰 영향을 미친다. 푹 꺼지는 소파에 기대어 오래 앉는 습관, 지갑을 엉덩이 주머니에 넣고 앉는 자세, 갑자기 무거운 물건을 드는 행동, 허리를 굽힌 채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는 습관, 운동 부족 등은 좌골신경을 자극할 수 있다.

    치료는 증상의 정도와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초기에는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도수치료 등 보존적 치료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통증이 심하거나 호전이 더딜 경우에는 신경차단술이나 경막외 주사치료 등을 시행하기도 한다.

    김지연 센터장은 “좌골신경통은 생활습관 개선과 운동이 치료 과정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코어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꾸준히 하고, 30~40분마다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와 골반을 풀어주는 습관을 갖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증상을 방치하면 만성 통증으로 이어져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다리 저림이 심해지거나 힘이 빠지는 느낌, 대소변 장애가 동반된다면 신경 손상이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즉시 전문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양대학교의료원 의과학연구단, 기초–임상 연계 강화 간담회 개최

    한양대학교의료원 의과학연구단, 기초–임상 연계 강화 간담회 개최

    의과학연구단, 기초 임상 교원 간담회 개최
    의과학연구단, 기초 임상 교원 간담회 개최

     

    한양대학교의료원 의과학연구단은 지난 2월 9일 한양종합기술연구원(HIT) 회의실에서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기초의학 및 의생명공학전문대학원 교원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연구 중심 의료 시스템을 구축하고 기초와 임상 간 유기적 협력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기초의학 교수진과 의생명공학전문대학원 전임교원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의료원 산하 각 병원 연구기관의 비전과 전략을 공유하고, 향후 연구 발전 방향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최동호 의과학연구단장은 “의료원 산학협력단의 독립적 분리는 연구중심병원 인증과 한양대학교 의학 연구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수적인 과정”이라며 “이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의과대학 구성원 모두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현영 한양대학교병원 의학연구원장은 의과대학과 의생명공학전문대학원 간 융합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기초–임상 협력이 연구 역량 제고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고성호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의학연구원장은 구리병원의 연구 전략을 공유하고 기초 교수진과의 협력 연구를 확대해 연구 기반을 체계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간담회에 참석한 기초의학 교수진은 연구중심병원으로 도약하기 위해 제도적·재정적 지원과 지속적인 소통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 참석 교원은 기관 차원의 적극적인 투자와 리더십의 추진 의지가 연구 경쟁력 확보의 핵심 요소라고 강조하며, 이번 간담회가 실질적인 실행 논의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의과학연구단은 이번 간담회에서 제기된 의견을 토대로 기초와 임상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연구 인프라 구축 방안을 구체화하고, 의료원의 연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 서울대학교병원, AI 슬립테크 美 FDA 허가용 확증 임상 지원 본격화

    서울대학교병원, AI 슬립테크 美 FDA 허가용 확증 임상 지원 본격화

    서울대학교병원은 최근 미국 FDA 허가용 확증 임상시험 지원 대상 기업 선정을 마치고, 국내 슬립테크 의료기기의 해외 임상 지원에 본격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바이오나노산업 개방형생태계 조성사업’의 세부 과제인 ‘AI 기반 슬립테크 국제협력 실증 확산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수면 질환은 다양한 만성질환과 연관된 주요 건강 문제로 지적된다. 최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슬립테크와 디지털 치료기기(Digital Therapeutics, DTx)를 중심으로 국내외 수면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해외에서는 임상 근거를 기반으로 한 제품 표준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반면 국내 슬립테크 산업은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임상 검증과 해외 실증 경험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이에 서울대학교병원은 수면 질환의 예방·진단·치료 분야에서 활용되는 AI 기반 슬립테크 의료기기를 대상으로 미국 FDA 허가를 목표로 한 확증 임상이 국제 기준에 맞게 수행될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마련했다. 주관기관으로서 해외 허가를 준비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 전반을 총괄 지원한다.

    구체적으로 미국 FDA 및 유럽 CE MDR 허가용 확증 임상을 중심으로 시험계획서(프로토콜) 개발, 필수 기본문서 작성, 사전 검토 및 현지 승인 절차 지원, 임상 수행 관리, 품질 점검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업이 해외 인허가 과정에서 요구되는 임상적 근거와 규제 요건을 충족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방침이다.

    서울대학교병원은 미국 FDA 허가용 확증 임상 지원을 위한 수행 기업 선정을 위해 별도의 선정위원회를 개최하고 평가 절차를 거쳐 에임넥스트를 최종 지원 대상으로 선정했다. 에임넥스트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국내 1호 디지털 치료기기인 불면증 치료용 애플리케이션 ‘솜즈(Somzz)’를 개발한 기업으로, 이번 지원을 통해 미국 임상 준비를 진행하게 된다. 유럽 임상 지원 대상 기업은 올해 하반기 별도 공고를 통해 모집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2025년 4월부터 2029년 12월까지 추진된다. 정부의 슬립테크 산업 육성 정책과 연계해 국내 의료기기의 미국 및 유럽 임상과 허가 준비 과정 전반에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통해 국내 슬립테크 의료기기가 해외 임상 경험을 축적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책임자인 이유진 수면의학센터장(정신건강의학과)은 “AI 기반 슬립테크와 디지털 치료기기는 해외 허가 과정에서 임상적 근거 확보와 국제 기준 충족이 핵심 요소”라며 “서울대학교병원은 주관기관으로서 슬립테크 의료기기의 임상 검증과 해외 임상시험 수행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림1] ‘AI 기반 슬립테크 국제협력 실증 확산 지원사업’ 추진 체계
    [그림1] ‘AI 기반 슬립테크 국제협력 실증 확산 지원사업’ 추진 체계
    [그림2] 슬립테크 제품 미국 FDA 허가용 확증 임상시험 지원 체계
    [그림2] 슬립테크 제품 미국 FDA 허가용 확증 임상시험 지원 체계

     

  • 이화의료원, ‘2026 메디컬 AI 워크숍’ 개최…임상과 연구 전반에 AI 접목 전략 공유

    이화의료원, ‘2026 메디컬 AI 워크숍’ 개최…임상과 연구 전반에 AI 접목 전략 공유

    이화여자대학교 의료원은 지난 7일 이대목동병원 MCC B관 10층 대강당에서 ‘2026 Medical AI 혁신을 한 번에 마스터하는 메디컬 AI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이화의생명연구원 주관으로 마련됐으며, 급변하는 의료 환경 속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임상과 연구에 접목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공유하고 의료 현장의 대응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됐다.

    행사에는 유경하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강덕희 의과대학장, 이향운 의생명연구원장 겸 의무산학부단장, 양대헌 정보통신처장 등 주요 보직자와 의료진, 연구자들이 참석했다. 의료계 전반에서 AI 활용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병원과 대학이 함께 방향성을 설정하고 실행 전략을 구체화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워크숍은 양대헌 정보통신처장 겸 인공지능대학 BK21 TRUE-AI 연구단장의 기조강연으로 시작됐다. 양 처장은 ‘Ewha True-AI: 고신뢰·고효율 인공지능기술 연구단 소개’를 주제로, 고신뢰 기반 AI 기술 개발의 방향성과 연구단의 주요 과제를 소개했다. 이어 김동현 뉴로핏 대표는 의료기기 개발 관점에서의 AI 기반 뇌영상 분석 도구 개발 사례를 발표하며, 실제 상용화를 염두에 둔 기술 구현 과정과 고려 요소를 설명했다. 권준명 메디컬AI 대표는 심전도 AI의 최신 연구 동향과 임상 적용 사례를 중심으로 강연을 진행했다.

    오전 스페셜 세션에서는 ‘의료 인공지능 관련 국가 R&D 정책 및 연구 동향’을 주제로 발표가 이어졌다. 최광남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초거대 AI 연구센터 박사는 ‘임상 AI 2026’을 통해 국내 임상 AI 연구의 흐름과 과제를 짚었고, 장광선 KISTI 초거대 AI 연구센터 박사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연구 및 업무 효율화 방안을 소개했다. 참석자들은 의료 현장에서의 AI 적용 범위, 기대 효과, 윤리적·기술적 과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며 다학제 협력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오후 첫 번째 세션은 ‘의료 데이터 구축과 연구역량 강화’를 주제로 진행됐다. 김휘영 연세의대 신경외과 교수는 생성형 인공지능의 의료 활용 사례를 설명했고, 전강일 이화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LLM 기반 진단서 작성 도구를 소개하며 의료 문서 작성의 효율화 가능성을 제시했다. 유승찬 연세의대 융합의학과 교수는 디지털헬스 혁신을 위한 데이터 플랫폼 구축 전략을 발표했으며, 박준범 이화의대 순환기내과 교수는 개별 연구자의 디지털 접근성과 연구 역량 강화를 위한 방안을 공유했다.

    이어진 두 번째 세션에서는 ‘따라만 하면 내것이 되는 AI로 논문 쓰기 A to Z’를 주제로 실무 중심 강연이 펼쳐졌다. 고영휘 이화의대 비뇨의학과 교수는 ChatGPT와 Gemini를 활용한 의학통계 분석 사례를 소개했고, 이혜아 이대목동병원 임상시험센터 교수는 생성형 AI 기반 통계 결과의 신뢰성과 해석 시 유의점을 설명했다. 정승필 이대목동병원 융합의학연구원 교수는 인공지능 원리에 기반한 AI 도구를 활용한 논문 작성 전략을 공유하며, 연구 설계부터 결과 정리까지의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이향운 의생명연구원장은 “의료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AI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며 “이번 워크숍을 통해 정부 정책과 연구 동향을 파악하고, 실제 임상 적용 사례를 공유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됐다”고 밝혔다.

    유경하 의료원장도 “의료 분야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AI 활용이 확산되고 있다”며 “AI와 사람의 협력을 기반으로 환자 중심 의료를 실현하고, 인공지능 최신 트렌드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워크숍은 의료 AI의 기초 개념부터 국가 정책, 데이터 플랫폼 구축, 생성형 AI 활용, 논문 작성 실무까지 폭넓은 주제를 다루며, 의료기관 내 인공지능 활용 역량을 체계적으로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메디컬 AI 워크숍 참석자 단체사진
    메디컬 AI 워크숍 참석자 단체사진
    양대헌 이화여대 정보통신처장 겸 인공지능대학 BK21 TRUE-AI 연구단장 기조강연
    양대헌 이화여대 정보통신처장 겸 인공지능대학 BK21 TRUE-AI 연구단장 기조강연

     

  • 이석증으로 착각하기 쉬운 소뇌경색, 어지럼증이 첫 신호일 수 있어

    이석증으로 착각하기 쉬운 소뇌경색, 어지럼증이 첫 신호일 수 있어

    많은 환자들이 뇌경색을 떠올리면 팔다리 마비나 언어장애 같은 뚜렷한 신경학적 증상을 먼저 생각한다. 그러나 뇌의 뒤쪽에 위치한 소뇌에 혈류 장애가 발생하는 소뇌경색은 이러한 전형적인 증상 없이 시작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초기에는 어지럼증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비교적 흔한 이석증이나 전정신경염으로 오해하기 쉽고, 이로 인해 진단이 늦어질 위험이 있다.

    뇌는 크게 대뇌와 소뇌로 나뉘며, 대뇌가 운동과 감각, 언어 기능을 담당하는 반면 소뇌는 귀의 전정기관과 눈, 근육·관절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종합해 몸의 균형과 자세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소뇌에 혈류 장애가 발생하면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마비가 생기지 않더라도 몸의 중심을 잡기 어려워지고, 어지럼증이 주된 증상으로 나타난다.

    소뇌경색으로 인한 어지럼증은 흔히 주변이 빙글빙글 도는 회전성 어지럼보다는 몸이 한쪽으로 쏠리거나 중심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혼자 걷기 어려워 벽이나 난간을 붙잡게 되는 보행 불안정은 소뇌 기능 이상을 시사하는 중요한 신호다. 소뇌에 혈류가 차단되면 뇌가 신체의 위치 정보를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게 되고, 그 결과 균형 장애와 어지럼증이 가장 먼저 나타난다. 이와 함께 물건을 잡으려 할 때 손이 빗나가거나, 손가락을 세밀하게 움직이기 어려운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문제는 이러한 증상으로 응급실을 방문하더라도 급성기에는 CT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는 점이다. 소뇌와 뇌간은 뇌의 깊숙한 부위에 위치해 있고 병변의 크기가 작은 경우가 많아, 초기 CT에서는 정상으로 보일 수 있다. 따라서 CT 결과가 정상이라고 해서 뇌경색 가능성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어지럼증과 함께 위험 신호가 동반된다면 MRI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과 같은 만성질환이 있거나 부정맥 등 심장질환 병력이 있는 경우, 또는 50세 이후 처음으로 심한 어지럼증이 발생했다면 더욱 주의 깊은 평가가 필요하다. 특히 증상의 강도가 아주 심하지 않더라도 지속 시간이 길다면 뇌혈관 질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세란병원 신경과 윤승재 과장은 “소뇌경색은 팔다리 힘이 정상인 상태에서도 어지럼증만 나타날 수 있고, 초기에는 CT에서 병변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 진단이 지연되기 쉽다”며 “어지럼증이 짧게 나타났다 사라지는 경우보다, 30분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석증은 특정 자세를 취할 때 어지럼증이 나타나고 대개 1분 이내로 증상이 가라앉는 반면, 소뇌경색은 어지럼증이 지속되고 자세 불안정이나 보행장애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며 “평소 경험하지 못한 극심한 두통이 함께 나타난다면 뇌출혈 가능성도 의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 과장은 이어 “고혈압이나 당뇨병, 심장질환을 앓고 있거나 흡연자는 소뇌경색의 고위험군에 해당한다”며 “가벼운 어지럼증이라고 해서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보다, 양상이 평소와 다르거나 지속된다면 신속히 전문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사진] 세란병원 신경과 윤승재 과장
    [사진] 세란병원 신경과 윤승재 과장

     

  • 뇌전증, 조기 진단과 꾸준한 치료로 일상생활 충분히 가능

    뇌전증, 조기 진단과 꾸준한 치료로 일상생활 충분히 가능

    뇌전증은 특별한 유발 요인 없이 반복적으로 뇌에서 기원하는 발작이 발생하는 만성 신경계 질환이다. 과거에는 ‘간질’이라는 용어가 사용됐으나, 질환에 대한 사회적 오해와 낙인을 줄이기 위해 2010년 이후 ‘뇌전증’이라는 명칭으로 통일됐다. 현재 뇌전증은 치매, 뇌졸중, 편두통과 함께 국내 4대 만성 뇌질환으로 분류되는 주요 신경계 질환이다.

    뇌전증은 전 세계적으로 인구의 약 1% 내외가 앓고 있는 비교적 흔한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뇌전증 환자 수는 2020년 이후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2022년 기준 약 15만 명에 이른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경과 변정익 교수는 “뇌전증은 드물거나 특이한 질환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만성 질환이라는 인식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뇌전증은 저혈당, 저나트륨혈증, 알코올 금단과 같은 뚜렷한 유발 요인 없이 발생하는 비유발성 발작이 24시간 이상의 간격을 두고 두 차례 이상 반복될 경우 진단된다. 외상, 뇌졸중, 뇌종양 등 중추신경계를 침범하는 다양한 질환이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소아부터 고령층까지 전 연령대에서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전체 환자의 절반가량에서는 명확한 원인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뇌전증 발작은 발생 범위에 따라 전신발작과 부분발작으로 나뉜다. 전신발작은 대뇌 깊은 부위에서 시작해 양측 대뇌로 동시에 퍼지는 것이 특징으로, 대표적으로 전신 강직간대발작이 이에 해당한다. 이 외에도 소아에게 비교적 흔한 소발작이나 근육이 순간적으로 수축하는 근간대성 발작도 전신발작에 포함된다. 반면 부분발작은 대뇌피질의 특정 부위에서 시작되며, 발작이 시작되는 위치에 따라 증상이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부분발작의 경우 멍해지는 상태, 입맛을 다시는 반복 행동, 한쪽 팔다리의 떨림뿐 아니라 저림, 통증, 갑작스러운 공포감, 환청이나 환시와 같은 감각 이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뇌전증은 흔히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큰 경련만을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로는 경련이 없는 비전형적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눈앞이 번쩍이는 증상, 이유 없는 어지럼증, 한쪽 몸의 이상 감각 등은 일시적이거나 뚜렷하지 않아 방치되기 쉽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반복된다면 뇌전증 발작의 한 형태일 수 있어 전문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변정익 교수는 “뇌전증 발작은 반드시 눈에 띄는 경련을 동반하지 않기 때문에, 원인 없는 신경계 증상이 반복된다면 적극적인 진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뇌전증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은 철저한 병력 청취다. 발작이 언제, 어떤 양상으로 발생했는지에 대한 정보가 진단과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근거가 된다. 발작은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의료진이 직접 확인하기 어렵고, 환자 본인이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보호자가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거나, 가능하다면 발작 장면을 휴대전화 영상으로 촬영해 의료진에게 보여주는 것이 정확한 진단에 큰 도움이 된다.

    진단을 위해서는 뇌파검사와 뇌 자기공명영상검사(MRI)가 기본적으로 시행된다. 뇌파검사는 뇌 신경세포의 전기적 활동을 기록해 발작의 발생 부위와 유형을 분석하는 검사지만, 첫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확인되는 비율은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증상이 의심될 경우 반복 검사나 수일간 뇌파를 부착해 관찰하는 비디오-뇌파 모니터링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MRI로 명확한 병변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에는 PET이나 SPECT 검사를 통해 기능적 이상을 추가로 평가한다.

    뇌전증 치료는 약물치료가 기본이다. 전체 환자의 약 70~80%는 항발작제 복용만으로 발작이 충분히 조절된다. 현재 약 20종에 가까운 항발작제가 사용되고 있으며, 환자의 발작 유형과 연령, 동반 질환 등을 고려해 맞춤형으로 선택한다. 일반적으로 저용량에서 시작해 점진적으로 증량하며,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적정 유지 용량을 찾는 과정이 중요하다.

    두 가지 이상의 항발작제를 충분한 용량으로 사용했음에도 발작이 지속되는 난치성 뇌전증의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정밀 검사를 통해 발작 발생 부위가 명확하고, 기능 손상 없이 접근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해당 부위를 제거해 발작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수술이 어려운 환자나 약물 효과가 제한적인 경우에는 미주신경자극술이나 전문의 감독하에 케톤 생성 식이요법이 대안으로 활용될 수 있다.

    치료와 함께 생활관리 역시 중요하다. 금주,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조절은 발작 예방의 기본 원칙이다. 항발작제는 식사 여부와 관계없이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복용해야 하며, 복용을 잊었을 경우 다음 약을 임의로 증량해 복용해서는 안 된다. 수영이나 등산처럼 사고 위험이 있는 활동은 주의가 필요하며, 불가피한 경우 보호자와 동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운전은 1년 이상 발작이 없는 안정된 상태에서 가능하며, 임신을 계획하는 경우에도 사전에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다.

    변정익 교수는 “뇌전증은 적절한 약물치료와 올바른 생활습관이 병행되면 충분히 조절 가능한 질환”이라며 “모든 치료와 생활 관련 결정은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경과 변정익 교수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경과 변정익 교수

     

  • 에크모 환자 병원 간 이송, 전문이송팀 활용 시 생리적 안정성 입증

    에크모 환자 병원 간 이송, 전문이송팀 활용 시 생리적 안정성 입증

    중증환자에게 적용되는 에크모(ECMO·체외막산소공급장치) 치료는 심장이나 폐 기능이 급격히 저하된 위급 상황에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고난도 치료다. 환자의 혈액을 체외로 순환시켜 산소를 공급한 뒤 다시 체내로 되돌려 보내는 방식으로, 치료 전 과정에서 정밀한 감시와 즉각적인 대응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에크모 치료를 받는 환자는 상태가 매우 불안정한 경우가 많아 병원 간 이송 자체가 높은 위험을 동반하는 과정으로 인식돼 왔다.

    특히 이송 중 혈압 저하, 산소포화도 감소, 심박수 이상 등의 급격한 생리적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으나, 실제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병원 간 이송의 안전성을 체계적으로 검증한 연구는 제한적이었다. 이러한 배경에서 중증환자 전문이송팀이 수행한 에크모 환자 이송의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분석한 연구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노영선·김기홍 교수 연구팀은 2016년 1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서울중증환자공공이송센터(SMICU)를 통해 병원 간 이송이 이뤄진 에크모 환자 151명을 대상으로 이송 전후 생리적 상태 변화를 분석했다. 연구 대상은 10세 이상 환자로, 심정지나 급성호흡곤란증후군 등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 상태에서 에크모 치료를 받고 있던 환자들이 포함됐다.

    분석 결과, 전체 환자의 약 60%는 심장과 폐 기능을 동시에 보조해야 할 정도로 위중한 상태였으며, 37.1%는 에크모 적용 이전에 이미 심정지를 경험한 이력이 있었다. 출발 병원에서 도착 병원까지의 이송 시간 중앙값은 25분으로,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고도의 집중 치료와 감시가 이뤄지는 상황이었다.

    연구팀은 병원 간 이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주요 위험 요소로 저혈압(평균동맥압 65mmHg 미만), 저산소증(산소포화도 90% 미만), 빈맥(심박수 120회/분 초과), 서맥(심박수 50회/분 미만)을 설정하고, 이송 전후 발생 빈도와 변화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이송 전후 평균동맥압과 산소포화도, 심박수 등 주요 생리적 지표에서 전반적인 악화는 관찰되지 않았다. 저혈압과 저산소증 발생률은 이송 전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며, 오히려 빈맥 발생률은 이송 시작 시 19.2%에서 이송 종료 시 11.9%로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송 과정에서 환자 상태가 안정적으로 유지됐을 뿐 아니라, 일부 지표에서는 개선 효과도 확인된 결과다.

    [표] 병원 간 이송 전후 에크모 환자의 주요 생리적 지표 변화
    [표] 병원 간 이송 전후 에크모 환자의 주요 생리적 지표 변화

    또한 이송 과정 중 에크모 장비의 예기치 않은 전원 차단은 전체 사례의 약 8.9%에서 발생했지만, 중증환자 전문이송팀의 즉각적인 대응으로 모든 사례에서 환자의 임상적 악화 없이 안전하게 이송이 완료됐다. 이송 도중 사망하거나, 도착 후 에크모를 새로 삽입해야 했던 사례는 단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에서 분석된 이송은 서울시가 지원하고 서울대병원이 운영하는 서울중증환자공공이송센터(SMICU)를 통해 이뤄졌다. SMICU는 응급의학과 전문의 1명과 간호사 또는 1급 응급구조사 2명으로 구성된 중증환자 전문이송팀이 24시간 운영되는 공공 이송 체계다. 특수구급차에는 중환자 치료에 필요한 감시장비와 응급 처치 장비가 탑재돼 있으며, 표준화된 이송 프로토콜을 통해 병원 간 이동 중에도 지속적인 환자 감시와 처치가 가능하도록 운영되고 있다.

    노영선 교수는 “이번 연구는 중증환자 전문이송팀이 수행한 에크모 환자 병원 간 이송에서 환자의 생리적 상태를 이송 전후로 분석해, 이송 과정의 안전성을 실제 임상 자료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에크모 치료가 필요한 중증환자를 보다 적절한 의료기관으로 이송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근거 자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결과는 향후 에크모 치료의 지역화와 중증환자 공공 이송체계 정착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Prehospital Emergency Care(병원전 단계 응급의료)’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사진1] 서울중증환자공공이송센터(SMICU) 특수구급차_최종
    [사진1] 서울중증환자공공이송센터(SMICU) 특수구급차_최종
    [사진2] SMICU 특수구급차에 탑재된 에크모(ECMO) 이송 장비
    [사진2] SMICU 특수구급차에 탑재된 에크모(ECMO) 이송 장비
    [사진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노영선, 김기홍 교수
    [사진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노영선, 김기홍 교수

     

  • 혈액암, 가족력보다 후천적 유전자 변이가 주원인

    혈액암, 가족력보다 후천적 유전자 변이가 주원인

    암을 가족력이나 유전적 요인과 연관 지어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혈액암의 발생 기전은 일반적인 유전질환과 분명한 차이가 있다. 혈액암은 발병 과정에서 혈액세포의 DNA에 생긴 유전자 변이가 축적되며 발생하는 질환으로, 대부분 후천적 요인에 의해 나타난다. 서정호 교수는 “혈액암은 유전자 이상과 관련은 있지만, 정자나 난자를 통해 다음 세대로 전달되는 유전병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혈액암은 혈액이나 림프계에 암세포가 생겨 정상적인 혈액세포 생성을 방해하는 질환으로, 발생 부위에 따라 골수계와 림프계로 나뉜다. 문제가 되는 세포의 종류에 따라 백혈병, 림프종, 다발골수종 등으로 구분되며, 각각의 임상 양상과 치료 접근도 다르다. 다만 공통적으로는 세포 내 DNA에 생긴 암 관련 유전자 변이가 질환의 출발점이 된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유전병은 생식세포 단계에서 이미 유전자 변이가 존재해 가족 내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질환을 의미한다. 암 가운데서는 BRCA1·2 유전자 변이에 따른 유전성 유방암이나 난소암이 대표적이다. 위암이나 대장암처럼 가족 구성원이 비슷한 생활환경과 식습관을 공유하며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일부 고형암과 비교해도, 혈액암은 가족력보다는 노화와 환경적 요인의 영향이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천적 암 유전자 변이를 유발하는 위험 요인은 다양하다. 강한 방사선 노출과 같은 물리적 요인, 항암제나 벤젠 등 유독 화학물질 노출, 흡연과 음주, 비만과 운동 부족 같은 생활습관, 그리고 고령에 따른 DNA 손상 축적과 유전자 복구 능력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특히 다발골수종은 환자의 80% 이상이 노년층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노인 혈액암으로, 50대 이후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해 고령에서도 활발히 진단되고 있다.

    혈액암의 증상은 비교적 비특이적인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빈혈이 있으며, 어지럼증보다는 기운이 없고 숨이 차거나 머리가 맑지 않은 느낌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다. 이외에도 원인 없는 발열과 체중 감소, 잦은 코피나 멍, 출혈 경향, 비장 비대로 인한 복부 불편감, 림프절이 만져지는 증상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서 교수는 “이러한 증상이 평소와 다르게 지속된다면 전혈구 검사로 불리는 기본 혈액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혈액검사는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의 수와 형태를 확인하는 비교적 간단한 검사지만, 수치 이상이 발견될 경우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초기 혈액암을 의심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혈액암은 종양 덩어리 형태로 나타나지 않고 전신을 순환하는 특성이 있어, 크기 측정보다는 혈액검사 수치의 변화 추이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건강검진 결과지에서 혈색소, 백혈구, 혈소판 수치가 정상 범위를 벗어났는지, 이러한 이상이 반복되거나 두 가지 이상 동시에 나타나는지를 살피는 것이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된다. 특히 멍이 쉽게 들거나 출혈이 잦고, 원인 없는 피로와 발열이 함께 나타난다면 전문의 상담이 필요하다.

    서정호 교수는 “혈액암은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진단이 늦어질 수 있지만, 치료 성적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항암화학요법과 조혈모세포이식, 최신 면역세포치료까지 다양한 치료 선택지가 있는 만큼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하며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첨부1 경희대병원 종양혈액내과 서정호 교수
    첨부1 경희대병원 종양혈액내과 서정호 교수

     

  • 비만·당뇨병이 부르는 지방간,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비만·당뇨병이 부르는 지방간,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간암은 우리나라에서 암 발생률 5위, 사망률은 폐암 다음으로 두 번째로 높은 치명적인 암이다. 과거에는 B형 간염 바이러스가 간암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으나, 최근 들어 비만과 당뇨병, 고지혈증 등 대사 이상으로 발생하는 지방간을 기반으로 한 간암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의 유병률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간암 위험 역시 함께 커지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대한간학회가 2023년 발표한 ‘NAFLD 팩트시트 2023’에 따르면 국내 비알코올성 지방간 유병률은 30.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성인 3명 중 1명꼴로 지방간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로, 간암의 새로운 위험군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문형 교수는 “예방접종과 항바이러스제 보급으로 바이러스성 간암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비알코올성 지방간과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이 새로운 간암 위험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특히 중년층은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습관, 잦은 회식 등으로 지방간이 쉽게 생기고, 이 중 일부는 염증과 섬유화를 거쳐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어 관리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간암이 더 위험한 이유는 초기 증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간은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적어 암이 상당히 진행되기 전까지 특별한 이상을 자각하기 어렵다. 체중 감소, 피로감, 복부 통증, 식욕 저하, 황달, 복부 팽만감 등의 증상이 나타날 때는 이미 병이 상당 부분 진행된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간암은 ‘조용히 진행되는 암’으로 불리며,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간암 고위험군에 속하는 만성 B형·C형 간염 환자는 6개월마다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권장된다. 과거 간염 이력이 있거나 지방간 진단을 받은 경우에도 최소 1년에 한 번은 혈액검사와 간 초음파 검사를 통해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간암 진단에는 혈액검사로 알파태아단백(AFP) 수치를 확인하고, 간 초음파로 이상 소견을 살핀 뒤 필요 시 CT나 MRI 같은 정밀 영상검사를 시행한다. 최근에는 조영증강 초음파와 고해상도 MRI 등 영상 기술이 발전하면서, 간 내 미세한 변화나 작은 병변까지 보다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기술 발전은 간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 시기를 앞당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간암 치료는 종양의 크기와 개수, 위치뿐 아니라 환자의 간 기능과 전신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 수술적 절제가 가능할 경우 암 조직을 직접 제거하며, 고주파 열치료를 이용해 종양을 태워 없애는 방법도 활용된다. 수술이 어렵거나 간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는 경동맥화학색전술을 시행해 종양으로 가는 혈류를 차단함으로써 암세포를 괴사시킨다. 이 외에도 항암제 치료나 면역치료 등 다양한 약물치료가 병행될 수 있다.

    간암은 한 가지 치료법만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질환인 만큼, 소화기내과와 간담췌외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등이 함께 참여하는 다학제 협진이 필수적이다. 각 분야 전문의가 환자의 상태와 종양 특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가장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 전략을 수립하며, 치료 이후에도 재발 여부를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장기 관리가 이뤄진다.

    간암 예방의 핵심은 금주와 체중 관리, 지방간 개선, 그리고 정기 검진이다. 불필요한 해독제나 건강보조식품을 무분별하게 복용하는 것은 오히려 간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문형 교수는 “간은 평소에는 묵묵히 일하다가도 관리가 소홀해지면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장기”라며 “규칙적인 검진과 올바른 생활습관 관리가 간암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사진_소화기내과 이문형 교수
    사진_소화기내과 이문형 교수

     

  • 서울대병원, 전장 유전체 분석으로 희귀 유전질환 원인 46.2% 규명

    서울대병원, 전장 유전체 분석으로 희귀 유전질환 원인 46.2% 규명

    희귀 유전질환은 현재까지 약 5,000~8,000종이 보고돼 있으며, 대부분 유전적 변이가 질환 발생의 핵심 원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증상이 다양하고 원인 유전자가 방대해 정확한 진단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다. 기존에 활용돼 온 엑솜 시퀀싱이나 유전자 패널 검사는 유전체 일부만을 분석하기 때문에, 구조 변이나 비암호화 영역 변이 등 중요한 원인을 놓칠 수 있다는 한계가 지적돼 왔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서울대병원 임상유전체의학과 채종희·이승복·김수연 교수 연구팀과 유전체 분석 기업 쓰리빌리언 서고훈 박사 연구팀은 전장 유전체 분석을 기반으로 희귀 유전질환의 진단 성과를 체계적으로 평가했다. 연구팀은 희귀 유전질환이 의심돼 서울대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국내 1,452가구, 총 3,317명을 대상으로 전장 유전체 분석을 시행하고, 그 임상적 유용성을 분석했다.

    전장 유전체 분석은 유전체 전체를 한 번에 분석해 염기서열 변이뿐 아니라 구조 변이, 반복서열 확장 변이, 비암호화 영역 변이 등 거의 모든 유형의 유전적 이상을 포괄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검사 방법이다. 연구팀은 환자의 주요 증상을 기준으로 질환 유형을 분류한 뒤 말초혈액을 이용해 분석을 진행했으며, 결과는 증상과 유전자 변이의 연관성에 따라 진단, 진단 가능, 미진단으로 구분했다.

    분석 결과, 전체 1,452가구 가운데 46.2%인 672가구에서 질환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 변이가 확인됐다. 이 중 진단이 확정된 경우는 43.5%, 진단 가능으로 분류된 경우는 2.8%였다. 특히 진단된 가구 중 14.6%에 해당하는 98가구는 기존 엑솜 시퀀싱이나 유전자 패널 검사로는 확인이 어려웠던 사례로, 전장 유전체 분석을 통해서만 질환 원인이 규명됐다. 이들 사례에서는 딥인트론 변이, 비암호화 영역 변이, 구조 변이, 반복서열 확장 변이 등이 주요 원인으로 나타났다.

    가족 구성원을 함께 분석한 경우에는 진단율이 더욱 높아졌다. 환자 단독 검사에서는 41.5%의 진단율을 보인 반면, 부모나 형제를 포함한 분석에서는 48.5%로 상승했다. 다만 가족 검사가 반드시 필요했던 경우는 전체 진단 가구의 7.5%에 그쳐, 환자 한 명만을 대상으로 한 전장 유전체 분석 역시 희귀 유전질환의 1차 진단 검사로서 충분한 효율성을 지닌 것으로 평가됐다. 질환 유형별로는 신경근육질환과 신경 발달 장애 영역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진단율이 관찰됐다.

    또한 전체 검사 대상자 가운데 4.3%에서는 심근병증이나 부정맥, 암 발생 위험 증가 등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병원성 유전자 변이가 추가로 발견됐다. 이는 전장 유전체 분석이 단순히 현재 증상의 원인 규명에 그치지 않고, 향후 건강 위험 요인을 사전에 파악하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질환 원인이 규명된 환자 가운데 18.5%에 해당하는 124명은 유전자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치료 또는 관리 계획이 수립됐다. 특히 지텔만 증후군이나 전신 농포성 건선 환자 사례에서는 유전적 원인에 기반한 맞춤형 치료가 실제 진료 현장에 적용되며 임상적 의미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희귀 유전질환 환자의 예후 예측과 가족 상담, 나아가 유전자 표적 치료를 포함한 정밀의료 실현의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채종희 교수는 “전장 유전체 분석이 기존 검사로 진단에 이르지 못했던 희귀 유전질환 환자에서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음을 국내 최대 규모 환자군에서 확인했다”며 “정확한 유전 진단을 통해 환자의 오랜 진단 여정을 줄이고, 조기 치료와 맞춤형 관리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유전자 기반 질병 연구와 정밀의학 분야의 국제 학술지 NPJ Genomic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그래프1] 전장 유전체 분석 진단 결과. 전체 환자 가족의 46.2%에서 질환 원인이 규명됐으며(왼쪽), 환자 단독 검사보다 가족 구성원을 포함한 분석에서 진단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오른쪽).
    [그래프1] 전장 유전체 분석 진단 결과. 전체 환자 가족의 46.2%에서 질환 원인이 규명됐으며(왼쪽), 환자 단독 검사보다 가족 구성원을 포함한 분석에서 진단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오른쪽).
    [그래프2] 전장 유전체 분석으로만 진단이 가능했던 사례(14.6%)의 변이 유형
    [그래프2] 전장 유전체 분석으로만 진단이 가능했던 사례(14.6%)의 변이 유형
    [사진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임상유전체의학과 채종희, 이승복, 김수연 교수
    [사진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임상유전체의학과 채종희, 이승복, 김수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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