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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 치료 중 찾아오는 불면증, 잠을 다시 이해하는 것이 회복의 시작이다

    암 치료 중 찾아오는 불면증, 잠을 다시 이해하는 것이 회복의 시작이다

    암 치료를 받는 환자와 보호자들이 진료실에서 가장 자주 호소하는 증상 가운데 하나는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다’는 것이다. 잠자리에 누워도 쉽게 잠들지 못하거나, 잠들더라도 새벽에 여러 차례 깨는 경우, 혹은 너무 이른 시간에 눈이 떠져 다시 잠들지 못하는 형태로 불면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수면 문제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치료 과정 전반과 회복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유소영 교수는 “불면증은 하나의 증상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잠들기 어려운 문제, 잠을 유지하지 못하는 문제, 이른 각성 등 서로 다른 양상으로 나타난다”며 “각 유형에 따라 접근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자신의 수면 패턴을 구분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같은 ‘불면’이라는 표현 속에 전혀 다른 원인이 숨어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많은 환자들이 “예전에는 머리만 대면 잠들었다”고 말하지만, 이는 현재의 수면을 과거의 수면과 직접 비교하면서 불면을 더 크게 느끼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나이가 들수록 깊은 수면 비율은 자연스럽게 감소하고,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분비 또한 줄어든다. 이러한 변화는 질병이 아니라 생리적인 과정이며, 이 시기부터의 수면은 의식적인 관리와 조정이 필요한 단계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암 환자에게 불면증이 더 흔한 이유도 분명하다. 일반 성인의 불면 유병률이 약 20% 내외인 반면, 암 환자에서는 절반에 가까운 비율에서 수면 문제가 보고된다. 암 진단 자체가 강력한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치료에 대한 불안, 재발 걱정, 통증이나 오심 같은 신체 증상, 활동량 감소, 우울감과 무기력이 복합적으로 수면 리듬을 흔들기 때문이다. 유 교수는 “이는 개인의 의지나 성격 때문이 아니라, 암 치료 과정에서 매우 흔하게 나타나는 반응”이라고 강조했다.

    환자들이 흔히 말하는 “밤새 꿈만 꿔서 한숨도 못 잤다”는 표현 역시 수면 구조를 이해하면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 수면은 깊은 단계와 얕은 단계가 반복되는 파동 구조를 가지며, 꿈은 주로 얕은 수면 단계에서 기억된다. 꿈을 많이 기억한다는 것은 잠을 전혀 자지 못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얕은 수면 단계에서 자주 각성했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설명만으로도 ‘하루 종일 잠을 못 잤다’는 불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수면은 노력으로 억지로 만들어내는 행위가 아니라, 리듬의 문제에 가깝다. 자고 싶은 힘인 수면 압력과 깨어 있으려는 각성 신호가 균형을 이룰 때 자연스럽게 잠이 찾아온다. 이 리듬을 조절하는 핵심 요소로는 빛, 체온, 호르몬, 활동량이 꼽힌다. 젊고 건강할 때는 이 요소들이 자동으로 맞물리지만, 질병이나 노화가 개입되면 균형이 쉽게 무너진다. 불면증 치료의 핵심은 이 리듬을 다시 정렬해 주는 데 있다.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수면 관리의 기본 원칙도 중요하다. 침대는 잠을 자는 공간으로만 사용하고, 20분 이상 잠이 오지 않으면 잠시 침대를 벗어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기상 시간은 전날 수면 상태와 관계없이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낮잠은 15분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잠자리에서 스마트폰 사용은 빛과 정보 자극으로 뇌를 각성시키므로 가능한 한 피해야 하며, 술은 잠드는 데 도움이 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으나 수면의 질을 오히려 떨어뜨린다.

    수면제 사용에 대한 과도한 두려움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적절한 상황에서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사용하는 수면제는 치료의 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다만 임의로 용량을 늘리거나 갑자기 중단하는 것은 피해야 하며, 검증되지 않은 건강기능식품이나 해외 직구 수면 제품은 성분과 안전성을 충분히 확인해야 한다.

    유 교수는 “하루 이틀 잠을 설쳤다고 해서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암이 재발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완벽한 숙면을 목표로 삼기보다, 현재의 몸 상태에서 가능한 가장 안정적인 수면 리듬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불면은 혼자 견뎌야 할 문제가 아니라, 충분히 설명하고 조절할 수 있는 증상이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회복의 첫걸음이라는 설명이다.

    [붙임] 정신건강의학과 유소영 교수
    [붙임] 정신건강의학과 유소영 교수

     

  •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고난도 뇌동맥류 수술 전략으로 학술적 성과 인정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고난도 뇌동맥류 수술 전략으로 학술적 성과 인정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유지욱 교수팀이 대한뇌혈관외과학회 동계학술대회에서 우수연제 학술상을 수상했다. 학술대회는 지난 1월 16일부터 이틀간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렸으며, 이번 수상은 고난도 뇌혈관 수술 증례의 학술적 가치와 임상적 의미를 인정받은 결과다.

    이번 학술상은 유지욱 교수의 지도 아래 이상현 전공의가 발표한 연구에 수여됐다. 발표 증례는 후교통동맥에 발생한 거대 동맥류 수술 사례로, 해부학적 위치 특성상 수술 난도가 매우 높은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후교통동맥 거대 동맥류는 주요 뇌혈관과 인접해 있어 수술 과정에서 뇌 허혈 위험이 크고, 치료 전략 수립이 까다로운 것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혈관문합술과 클립결찰술을 병행하는 수술 전략을 적용했다. 수술 과정에서 내경동맥 차단과 우회혈관 수술을 함께 시행해 혈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동맥류를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을 제시했으며, 이를 통해 안전성과 치료 효과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해당 전략은 기존 단일 수술법 대비 뇌 허혈 위험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접근법으로 학회 참가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상현 전공의는 “지도교수님과 함께 준비한 수술 증례 연구가 학회에서 의미 있게 평가받아 뜻깊다”며 “앞으로도 환자에게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임상과 연구에 꾸준히 매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도교수인 유지욱 교수는 “난치성 뇌혈관 질환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임상 경험이 이번 성과로 이어졌다”며 “앞으로도 고위험 뇌혈관 질환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수술 전략을 개발하고 학술적으로 공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 주제는 ‘거대 후교통동맥 동맥류에서 내경동맥(C1) 차단술과 우회혈관 수술의 치료 효과’로, 고난도 뇌혈관 질환 치료에 있어 새로운 수술 전략의 가능성을 제시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첨부1 수상모습(좌측부터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최석근 교수, 가운데 이상현 전공의, 네번째 유지욱 교수)
    첨부1 수상모습(좌측부터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최석근 교수, 가운데 이상현 전공의, 네번째 유지욱 교수)

     

  • 위암 수술 후 속쓰림 줄이는 해법 제시…‘언컷 루와이’ 재건술 효과 입증

    위암 수술 후 속쓰림 줄이는 해법 제시…‘언컷 루와이’ 재건술 효과 입증

    위암으로 위의 일부를 절제한 이후 나타나는 대표적인 불편 증상 중 하나는 담즙 역류다. 담즙이 위로 역류하면서 쓴맛, 속쓰림, 위 점막 염증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수술 이후에도 일상생활의 불편이 지속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문제를 줄이기 위한 재건 수술법 가운데 하나인 ‘언컷 루와이(Uncut Roux-en-Y)’ 방식의 효과가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됐다.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위장관외과 한동석 교수 연구팀은 서울성모병원 서호석·이한홍 교수, 아주대학교병원 손상용·허훈 교수,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박영석 교수와 함께 위암 환자 189명을 대상으로 위 절제 후 재건 수술 방법을 비교하는 다기관 무작위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원위부 위절제술을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세 가지 재건 방법을 비교했다. 기존에 널리 사용돼 온 빌로스-Ⅱ(Billroth-II) 방식, 여기에 소장을 추가로 연결한 빌로스-Ⅱ 브라운(Braun) 방식, 그리고 소장을 절단하지 않고 차단해 담즙 흐름을 조절하는 언컷 루와이 방식이다. 수술 후 3개월과 12개월 시점에 내시경 검사를 통해 담즙 역류 여부와 위 점막 상태를 평가하고, 환자들이 느끼는 증상과 식사량 회복 정도도 함께 분석했다.

    분석 결과, 담즙 역류 발생률에서 뚜렷한 차이가 확인됐다. 수술 3개월 후 담즙 역류는 빌로스-Ⅱ군에서 77.6%, 빌로스-Ⅱ 브라운군에서 63.6% 발생한 반면, 언컷 루와이군에서는 6.8%에 그쳤다. 12개월 후에도 빌로스-Ⅱ군 86.0%, 빌로스-Ⅱ 브라운군 67.9%로 높은 발생률을 보인 데 비해, 언컷 루와이군은 10.5%로 낮은 수준이 유지됐다. 언컷 루와이 재건술이 장기간에 걸쳐 담즙 역류를 효과적으로 억제한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담즙 역류 감소와 함께 위 점막 상태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관찰됐다. 위 몸통까지 염증이 확산된 알칼리성 위염은 기존 수술법을 적용한 환자군에서는 20~30% 수준으로 나타났으나, 언컷 루와이군에서는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 위 점막의 심한 발적 역시 언컷 루와이군에서 가장 낮았다. 이는 담즙이 위로 역류하지 않도록 구조적으로 차단한 수술 방식의 특징이 직접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분석됐다.

    환자들이 체감하는 증상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수술 직후에는 세 그룹 간 뚜렷한 차이가 없었지만, 수술 12개월 이후에는 속쓰림이나 쓴맛 등 담즙 역류와 관련된 증상이 언컷 루와이군에서 가장 적게 보고됐다. 반면 식사량 회복 정도나 덤핑증후군과 같은 소화 관련 증상에서는 세 수술법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이는 언컷 루와이 재건술이 담즙 역류를 줄이면서도 소화 기능에는 불리하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

    다만 언컷 루와이 수술은 재건 과정이 상대적으로 복잡해 평균 수술 시간이 기존 빌로스-Ⅱ 방식보다 약 20분가량 더 소요됐다. 연구진은 수술 시간이 다소 늘어나더라도, 장기적인 삶의 질 개선 효과를 고려하면 충분히 고려할 만한 선택지라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국내 4개 주요 병원에서 숙련된 외과 전문의들이 참여한 다기관 무작위 임상시험이라는 점에서 신뢰도가 높다. 위암 수술 후 담즙 역류와 위염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장기적으로 잔위암 발생 위험과도 연관될 수 있어, 재건 수술 방법 선택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한동석 교수는 “언컷 루와이 재건술은 담즙 역류를 효과적으로 줄이면서도 환자의 식사 회복이나 전반적인 생활에 불리하지 않은 방법”이라며 “위암 수술 후 환자들의 일상 회복과 삶의 질 향상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동석 교수가 서울성모병원 이한홍 교수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International Journal of Surgery 2025년 12월호에 게재됐다.

    [붙임] 외과_한동석 교수
    [붙임] 외과_한동석 교수

     

  • 김붕년 서울대병원 교수, 문화예술교육 과학적 효과 규명 공로로 문체부 장관 표창

    김붕년 서울대병원 교수, 문화예술교육 과학적 효과 규명 공로로 문체부 장관 표창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김붕년 교수가 지난달 31일, 소아청소년 문화예술교육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김 교수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협력해 소아청소년 문화예술교육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연구를 지속해 왔다. 문화예술교육이 아동·청소년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뇌과학적 지표로 분석해 정책적 근거를 제시한 점이 이번 수상의 주요 평가 요소로 꼽혔다.

    김 교수는 2015년부터 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공동으로 소아청소년 문화예술교육 효과성 연구와 리빙랩 기반 검증 연구를 수행해 왔다. 연구 과정에서 뇌영상 기법을 도입하고 체계적인 바이오마커 연구 프로토콜을 구축해, 문화예술교육 참여 아동의 인지·정서·사회성 변화가 실제 뇌 신경망의 구조와 기능 변화와 연관돼 있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특히 2025년에는 다종 바이오마커를 활용해 문화예술교육에 참여한 아동의 뇌 기능과 신경계 반응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문화예술교육이 단일 영역이 아닌 다층적·다면적 신경발달 변화를 유도한다는 근거를 제시하며 학계와 정책 현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김 교수는 이러한 연구 성과를 토대로, 서울대병원에 설치·운영 중인 리빙랩을 중심으로 문화예술교육의 중·장기 효과를 체계적으로 검증하는 코호트 연구로 연구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문화예술교육이 아동·청소년의 성장과 발달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을 보다 정밀하게 규명한다는 구상이다.

    김 교수는 2002년부터 서울의대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로 재직하며, 2019년부터는 서울대병원 발달장애인 거점병원 센터장과 중앙지원단장을 맡고 있다. 이와 함께 서울시 소아청소년 광역정신건강센터장, 한국자폐학회 회장,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사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국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부회장과 아시아태평양 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조직위원장 및 차기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붕년 교수는 “아이들의 건강한 뇌 발달과 정서·인지·운동·사회성 성장을 위해서는 인지 중심 학습뿐 아니라 영유아기부터 청소년기까지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에 참여할 기회가 중요하다”며 “뇌 발달 변화를 통해 문화예술교육의 효과를 확인한 만큼, 앞으로도 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협력해 중·장기 코호트 연구를 통해 아이들의 전인적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규명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사진]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김붕년 교수
    [사진]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김붕년 교수

     

  • 남성 유방암 생존·치료 격차 규명…국내 장기 생존 구조 첫 대규모 분석

    남성 유방암 생존·치료 격차 규명…국내 장기 생존 구조 첫 대규모 분석

    남성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의 1% 미만을 차지하는 희귀암으로 알려져 있지만, 국내에서는 발생 추세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성 유방암 환자의 장기 생존 구조와 치료 접근성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은 제한적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남성 유방암의 생존 양상과 치료·예후 격차를 종합적으로 규명한 연구 결과가 발표돼 임상적 이해를 넓히고 있다.

    한양대학교병원 유방외과 차치환 교수 연구팀은 국가 단위 대규모 데이터를 활용해 국내 남성 유방암의 장기 생존 결과와 발생 추세, 치료 격차를 분석한 연구 논문 2편을 유방암 분야의 국제 학술지인 The Breast에 연이어 발표했다.

    남성 유방암은 주로 고령에서 진단되고 예후가 불량하다는 인식이 강했으나, 국내에서는 장기간 추적이 가능한 대규모 자료를 기반으로 한 분석이 부족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한국유방암학회 유방암등록사업(KBCR)과 국민건강보험공단(NHIS) 전수 자료를 활용해 남성 유방암 환자의 임상적 특성과 생존 결과를 다각도로 분석했다.

    첫 번째 연구는 1981년부터 2014년까지 KBCR에 등록된 남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여성 유방암 환자와 성향 점수 매칭 분석을 통해 장기 생존율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10년 유방암 특이 생존율은 남성과 여성 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남성 유방암의 암 자체 생물학적 예후가 여성 유방암과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반면 전체 생존율은 남성 환자에서 유의하게 낮았다. 이는 암 자체보다는 비암성 사망이나 이차암 발생이 남성 환자에서 더 많이 나타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됐다. 특히 최근 수십 년간 여성 유방암에서는 치료 성적과 생존율이 뚜렷하게 개선된 반면, 남성 유방암에서는 생존율 향상이 명확하게 관찰되지 않았다는 점이 확인됐다.

    두 번째 연구는 2007년부터 2023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총 36만 명 이상의 유방암 환자 중 남성 약 1,400명을 분석한 국내 최대 규모의 역학·임상 연구다. 연구 결과, 국내 남성 유방암의 연령표준화 발생률은 약 16년간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절대적인 환자 수는 적지만, 고령화와 함께 남성 유방암을 더 이상 극히 드문 질환으로만 볼 수 없음을 시사한다.

    임상적 특성 분석에서는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평균 진단 연령이 높고 동반 질환이 많은 경향을 보였다. 또한 방사선 치료, 항암 치료, 표적 치료 등 주요 보조 치료를 받는 비율도 여성보다 낮았다. 예후 분석에서도 남성 환자는 재발 위험과 전체 사망 위험이 여성보다 유의하게 높았으며, 이러한 차이는 연령과 동반 질환, 치료 여부를 보정한 이후에도 유지됐다.

    연구진은 남성 유방암 환자에서 호르몬 수용체 양성 비율이 매우 높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임상에서는 내분비 치료의 지속 기간이 짧고 부작용으로 인한 치료 중단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중요한 문제로 지적했다. 이는 남성 유방암 환자가 여성 중심으로 설계된 치료 전략을 그대로 적용받는 과정에서 겪는 한계를 보여준다.

    차치환 교수는 “남성 유방암은 희귀암이라는 이유로 여성 유방암 치료 전략을 그대로 적용해 왔지만, 장기 생존 관점에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많다”며 “이번 연구는 남성 유방암을 여성 유방암의 부속 질환이 아닌 독립적인 질환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에는 남성 유방암을 대상으로 한 다기관 임상 연구와 생물학적 특성 분석, 남성 환자가 실제로 감내할 수 있는 맞춤형 치료 전략 개발이 필요하다”며 “이번 연구 결과가 남성 유방암 진료 지침 개선과 보건 정책 수립의 근거 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외과 차치환 교수님
    외과 차치환 교수님

     

  • 추운 날씨에 잦아지는 소변 신호, 단순한 계절 현상 아닐 수 있다

    추운 날씨에 잦아지는 소변 신호, 단순한 계절 현상 아닐 수 있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화장실을 자주 찾게 되는 경우가 흔하다. 여름에 비해 수분 섭취량은 줄었는데도 배뇨 횟수가 늘어나면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이 반복되거나 다른 불편감과 함께 나타난다면 배뇨장애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문영준 교수는 “겨울철에는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방광 근육의 수축이 증가해 소변을 자주 보게 된다”며 “이 시기에는 면역력이 저하되고 방광이 예민해져 세균 침투가 쉬워지기 때문에 배뇨 증상에 대한 자가 점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일시적인 빈뇨로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하루 배뇨 횟수가 8회 이상이거나 밤에 잠을 자다 여러 차례 화장실을 가는 야간뇨, 소변을 본 뒤에도 남아 있는 듯한 잔뇨감, 배뇨 시 통증이 반복된다면 비뇨기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이 같은 증상이 지속된다면 비뇨의학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문 교수는 최근 한 달 이내 ▲소변 후에도 개운하지 않은 느낌이 지속된다 ▲하루 8회 이상 배뇨한다 ▲소변이 마려우면 참기 힘들어 급하게 화장실을 찾는다 ▲소변 줄기가 가늘고 힘이 없다 ▲밤에 잠을 자다 소변을 보기 위해 1회 이상 깬다면 진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겨울철에는 방광이 예민해지면서 기존 비뇨기 질환이 악화되기 쉽다. 남성의 경우 전립선 비대증 증상이 심해질 수 있고, 남녀 모두에서 과민성 방광 증상이 두드러질 수 있다.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방광 점막이 자극을 받으면 요로감염 위험도 함께 증가한다. 특히 고령층이나 당뇨 등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전립선 질환이 있는 남성, 폐경기 여성은 배뇨 증상이 더 쉽게 악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겨울철 비뇨기 건강을 지키기 위해 어떤 관리가 필요할까. 문 교수는 규칙적인 신체 활동과 식습관 조절, 적절한 수분 섭취를 강조했다. 추운 날씨로 활동량이 줄어들기 쉬운 만큼 걷기 운동이나 실내 스트레칭과 같은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골반 근육을 강화하는 케겔 운동 역시 방광 기능 유지에 효과적이다. 소변을 참을 때처럼 골반 근육을 수축했다가 이완하는 동작을 반복하면 배뇨 조절 능력을 높일 수 있다.

    식이 관리도 중요하다. 방광을 자극할 수 있는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는 줄이고, 염분 섭취 역시 과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겨울철이라고 수분 섭취를 지나치게 줄이면 요로감염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일정량의 수분 섭취는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차가운 물보다는 미지근한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방광 자극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배뇨장애를 노화나 계절적 현상으로 여기고 방치할 경우 방광 기능 저하를 넘어 신장 기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심한 경우 신기능 저하로 이어져 전신 건강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문영준 교수는 “배뇨장애는 흔한 증상이다 보니 나이가 들면 당연히 겪는 현상으로 오인해 병원을 늦게 찾는 경우가 많다”며 “증상이 가볍게 느껴지더라도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삶의 질 저하뿐 아니라 신장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겨울철 반복되는 배뇨 불편감이 있다면 가까운 비뇨의학과를 찾아 전문의 상담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문영준 교수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문영준 교수

     

  • 고지혈증 치료제 ‘페노피브레이트’, 회전근 개 파열 후 근육 지방화 억제 가능성 제시

    고지혈증 치료제 ‘페노피브레이트’, 회전근 개 파열 후 근육 지방화 억제 가능성 제시

    회전근 개 파열은 중장년층뿐 아니라 스포츠 활동이 활발한 젊은 층에서도 흔히 발생하는 어깨 질환이다. 문제는 파열 이후 근육 내에 지방이 축적되는 ‘근육 지방 침윤’이 진행되면 수술을 시행하더라도 힘줄 치유가 원활하지 않고 재파열 위험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이러한 근육의 질적 변화는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는 경향을 보이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약물 치료법은 제한적이었다.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정석원 교수 연구팀은 임상에서 고지혈증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는 페노피브레이트가 회전근 개 파열 이후 발생하는 근육 지방 침윤을 억제하는 효과를 가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스포츠 의학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학술지인 The American Journal of Sports Medicine(AJSM) 12월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회전근 개 파열 이후 근육의 지방화가 어떤 기전을 통해 진행되는지에 주목했다. 회전근 개가 파열되면 근육으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면서 저산소 환경이 형성되고, 이 과정에서 염증 반응과 함께 근육세포가 지방세포로 전환되는 현상이 촉진된다. 이때 지방산 결합 단백질인 FABP4는 근육 지방 침윤을 유도하는 핵심 인자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페노피브레이트가 이러한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규명하기 위해 세포 실험과 동물 실험을 병행했다. 먼저 근육세포주(C2C12)를 저산소 환경에 노출시켜 회전근 개 파열 이후의 조건을 모사한 뒤 페노피브레이트를 처리한 결과, 지방 축적과 밀접하게 연관된 FABP4의 발현이 유의하게 감소했다. 반면 지방 대사 조절에 관여하는 PPARα의 발현은 뚜렷하게 증가해, 근육 내 지방화 억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어 진행된 동물 실험에서는 흰쥐를 대상으로 회전근 개 파열 및 봉합 모델을 제작한 후, 파열 부위에 페노피브레이트를 국소 주사했다. 6주 뒤 근육 조직을 분석한 결과, 약물을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의 근육 내 지방 면적 비율은 46.38%에 달한 반면, 페노피브레이트 투여군은 6.66%로 현저히 낮았다. 조직학적 분석에서도 약물 투여군은 근육 구조가 상대적으로 잘 보존돼 있는 양상을 보였다.

    이번 연구는 페노피브레이트가 회전근 개 파열 후 근육 지방 침윤의 핵심 경로로 알려진 ‘PPARα–FABP4’ 신호 전달 체계를 조절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에는 수술적 치료 외에 근육의 질적 저하를 직접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이었던 만큼, 약물 기반의 보조 치료 전략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정석원 교수는 “이미 임상에서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된 페노피브레이트를 회전근 개 질환 치료에 재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의 의의가 크다”며 “향후 임상 연구를 통해 수술 후 힘줄 치유 환경을 개선하고 재파열 위험을 낮추는 보조 치료제로 활용될 수 있을지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진]건국대병원 정형외과 정석원 교수
    [사진]건국대병원 정형외과 정석원 교수

     

  • 가벼운 손목 통증 뒤에 숨은 위험, ‘주상골 골절’ 조기 진단이 관건

    가벼운 손목 통증 뒤에 숨은 위험, ‘주상골 골절’ 조기 진단이 관건

    겨울철 빙판길에서 미끄러지거나 스노보드, 스키와 같은 겨울 스포츠를 즐기다 넘어지며 손을 짚는 사고는 흔하다. 대부분은 손목이 잠시 아프다가 며칠 지나면 괜찮아지기 때문에 가벼운 염좌로 여기고 넘기기 쉽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특히 주의해야 할 손목 뼈가 있다. 바로 엄지 쪽 손목 안쪽에 위치한 ‘주상골’이다.

    주상골은 손목을 이루는 8개의 수근골 가운데 하나로, 배 모양과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다. 손목 뼈들은 위아래 두 줄로 배열돼 있는데, 주상골은 이 두 줄을 연결하는 거의 유일한 뼈로 손목의 움직임과 안정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넘어질 때 반사적으로 손을 앞으로 뻗어 바닥을 짚으면 손목이 뒤로 과도하게 꺾이게 되는데, 이때 충격이 엄지 쪽으로 집중되면서 주상골에 직접적인 힘이 가해진다. 이로 인해 다른 손목 뼈보다 주상골 골절이 상대적으로 흔하게 발생한다.

    문제는 주상골 골절이 생각보다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점이다. 통증이 극심하지 않거나 눈에 띄는 부종이 없는 경우도 많고, 초기 엑스레이 검사에서 골절선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단순 염좌로 오인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사례가 반복된다. 주상골이 골절되면 엄지 쪽 손목에 국소적인 통증이 나타나고, 손목을 움직이거나 물건을 쥘 때 불편함이 느껴지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은 비교적 경미한 편이다.

    세란병원 정형외과 상지센터 홍경호 센터장은 “주상골 골절은 붓기가 크지 않거나 통증 양상이 애매해 초기 진단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며 “엑스레이에서 이상 소견이 없더라도 주상골 부위를 눌렀을 때 통증이 지속된다면 CT나 MRI 같은 정밀 검사를 통해 골절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주상골은 구조적으로 혈액 공급이 제한적인 뼈라는 점도 치료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혈류가 충분하지 않으면 뼈가 붙는 과정이 원활하지 않아 불유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불유합 상태가 지속되면 만성 손목 통증은 물론 손목 관절염으로 진행해 일상생활에 큰 제약을 초래할 수 있다. 골절 부위가 어긋나지 않은 경우에는 6주에서 12주가량 석고 고정을 통해 치료를 진행하지만, 골절이 어긋났거나 불유합 위험이 높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이후에도 완전한 근력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홍 센터장은 “주상골은 관절 내부에 위치해 있고 혈류 공급이 제한적인 구조를 갖고 있어 다른 뼈보다 불유합이나 관절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부위”라며 “특히 골절 부위의 전위, 진단 지연, 흡연 등은 주상골 불유합 위험을 높이는 대표적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손을 짚고 넘어졌는데 엄지 쪽 손목 통증이 계속되거나 특정 부위를 눌렀을 때 통증이 느껴진다면 단순 염좌로 넘기지 말아야 한다”며 “주상골 골절은 잘 부러지지만 잘 붙지 않는 뼈인 만큼, 조기에 정형외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고정 또는 수술 치료를 통해 불유합과 관절염을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 세란병원 상지센터 홍경호 센터장
    [사진] 세란병원 상지센터 홍경호 센터장

     

  • 장 건강이 흔들리면 전신이 무너진다, 면역과 대사를 좌우하는 ‘장’의 역할

    장 건강이 흔들리면 전신이 무너진다, 면역과 대사를 좌우하는 ‘장’의 역할

    새해를 맞아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전신 건강의 출발점으로 ‘장 건강’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오신주 교수는 장이 소화와 흡수 기능을 넘어 면역 기능과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핵심 기관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장 건강이 무너지면 특정 장기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신 건강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장 점막은 인체에서 가장 큰 면역 기관으로 꼽힌다. 전체 림프구의 약 70~75%가 장 점막에 분포해 있으며, 외부 항원에 대한 방어와 동시에 과도한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장 면역 체계의 중심에는 장내 미생물이 있다. 장내 미생물은 음식물 섭취를 통해 생성된 다양한 대사산물을 만들어 면역세포와 끊임없이 신호를 주고받는다. 단쇄지방산이나 2차 담즙산과 같은 물질은 염증 반응을 억제하고, 병원체 침입 시에는 적절한 면역 반응이 일어나도록 돕는다.

    특히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과 ‘균형’은 장 건강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유익균과 유해균이 균형을 이루고, 다양한 균종이 공존할수록 염증 억제 기능과 대사 조절 능력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반대로 장내 미생물 불균형이 발생하면 장 점막의 방어 기능이 약화되고, 면역 조절 체계에도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소화 불편을 넘어 전신 염증 반응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장내 환경의 변화는 대사성 질환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여러 연구를 통해 장내 미생물 불균형이 비만, 제2형 당뇨병, 고혈압과 같은 질환의 위험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 보고되고 있다. 또한 장은 ‘제2의 뇌’로 불릴 만큼 신경전달물질 생성에도 관여한다. 장내 환경이 나빠지면 세로토닌 생성이 감소해 우울감, 불안, 수면 장애 등 정신 건강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염증성 장질환과 같은 자가면역 질환의 발병과 악화 과정에서도 장내 미생물 불균형은 중요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오신주 교수는 만성적인 설사나 복통이 반복될 경우 단순한 소화 문제로 치부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증상이 지속된다면 장내 환경 변화나 면역 균형 이상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으며, 조기 평가와 관리가 장기적인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장 건강은 단기간에 개선되기보다는 일상적인 습관의 누적 결과로 나타나는 만큼, 평소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장 건강을 지키기 위한 기본은 식습관과 생활리듬 관리다. 포화지방과 붉은 고기, 정제당, 인공감미료, 초가공식품 위주의 식단은 장내 미생물 균형을 무너뜨리고 장 점막 장벽을 약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반대로 과일과 채소, 식이섬유, 견과류,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식단은 장내 미생물 다양성을 높이고 항염증성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된다. 대표적인 예로 지중해식 식단은 장 염증 완화와 대사 기능 개선 효과가 보고되고 있다.

    여기에 규칙적인 신체 활동을 병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걷기나 달리기 같은 유산소 운동은 장 운동을 촉진하고, 전반적인 대사 기능을 개선하는 데 기여한다. 오신주 교수는 장내 환경을 건강하게 유지하려는 작은 실천이 면역, 대사, 정신 건강을 함께 관리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장 건강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관리가 전신 건강을 지키는 핵심 열쇠라는 점을 다시 한번 짚어볼 시점이다.

     

    첨부1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오신주 교수
    첨부1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오신주 교수

     

  • 겨울 때문이라 넘긴 수족냉증, 피부색 변화에 숨은 질환 신호일 수 있다

    겨울 때문이라 넘긴 수족냉증, 피부색 변화에 숨은 질환 신호일 수 있다

    손발이 유난히 차가운 증상을 흔히 수족냉증이라 부른다. 대부분은 겨울철 추위나 체질적인 문제로 여기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만, 모든 수족냉증이 단순한 생리적 현상에 그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중년 이후 처음 증상이 나타났거나, 양쪽 손발이 아닌 한쪽만 유독 차갑게 느껴지는 경우에는 혈관이나 신경 이상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손과 발은 심장에서 가장 먼 말초 부위로, 혈액순환이나 체온 조절에 문제가 생기면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다. 중년 이후 수족냉증이 새롭게 생겼다면 선천적 체질보다는 후천적 질환이나 생활 습관 변화와 연관됐을 가능성이 크다.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말초혈액순환 장애가 꼽힌다. 동맥경화가 진행되면 혈관이 좁아지고 탄력이 떨어지면서 손발 끝까지 혈류 공급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 당뇨병이나 고혈압 역시 이러한 변화를 촉진해 수족냉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류마티스 질환과 연관된 이차성 레이노증후군 가능성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레이노증후군은 추위나 스트레스에 노출될 때 손발 끝의 작은 혈관이 과도하게 수축하면서 혈류 장애가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로 인해 손발이 차가워지고 저리며 피부색이 변할 수 있다. 전형적으로는 창백해졌다가 푸르스름하게 변한 뒤 다시 붉어지는 양상을 보이지만, 초기나 경미한 경우에는 부분적인 색 변화만 나타나기도 한다.

    이차성 레이노증후군은 다른 기저 질환으로 인해 혈관이 손상되면서 발생한다. 혈류 장애가 심해지면 손끝 궤양이나 상처가 잘 낫지 않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으며, 전신 쇠약감이나 발열, 관절통, 피부 발진, 눈과 입의 건조감 등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동반될 경우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원인 질환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세란병원 신경과 손성연 과장은 “유전적 소인이나 자율신경 문제로 생기는 수족냉증은 대개 좌우가 비슷하게 차가워진다”며 “한쪽만 유독 차갑다면 국소적인 혈관 이상이나 신경계 문제를 의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쪽 혈관이 좁아진 경우를 비롯해 뇌졸중 초기, 척수 신경뿌리병증, 손목터널증후군, 류마티스 질환과 연관된 이차성 레이노증후군 등이 대표적인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중년 이후 비교적 흔한 갑상선기능저하증, 철결핍성 빈혈, 자율신경계 이상, 근감소증 등도 수족냉증을 유발할 수 있다. 니코틴과 카페인은 혈관을 수축시키는 작용을 하는데, 나이가 들수록 이러한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난다. 만성 스트레스나 수면 장애로 교감신경계가 항진된 경우에도 증상이 심해질 수 있으며, 여성은 호르몬 변화에 따라 수족냉증이 악화되기도 한다.

    손성연 과장은 “이전에 없던 수족냉증이 뚜렷해졌거나 증상이 대칭적이지 않고, 손발 색 변화와 함께 통증이나 저림이 동반된다면 반드시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며 “신경계 질환이나 혈관 질환, 이차성 레이노증후군은 초기에는 수족냉증만 보이다가 이후 저림이나 조직 손상으로 진행할 수 있어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 세란병원 신경과 손성연 과장
    [사진] 세란병원 신경과 손성연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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