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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소년 우울증 진단, 피 한 방울로도 가능해질 수 있다

    청소년 우울증 진단, 피 한 방울로도 가능해질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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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건강 문제에서 가장 흔히 거론되는 것이 우울증이다. 20~30대 청년층의 우울증도 사회적 문제로 지목되지만, 그에 앞서 청소년기의 우울증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특히 청소년기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큰 변화를 겪는 시기인 만큼, 우울증으로 인해 장기적인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혈액 속 특정 분자를 통해 청소년 우울증 진단 및 예후 예측까지 가능하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청소년 우울증 진단이 어려운 이유

    먼저 묻는다. 성인의 우울증 진단은 쉬운 편인가? 보통 그렇지 않다. 물론 정확한 진단은 전문의를 통해야 하지만, 이상 징후를 느껴 병원을 찾기 위해서는 개인에게도 우울증 징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하지만 우울증에 대한 이해가 그리 넓게 퍼져 있지 않기 때문에, 성인들 중에도 본인의 우울증을 자각하지 못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청소년 우울증 진단은 보통 이보다 더 어렵다. 성인들과 달리 청소년들은 호르몬 변화를 겪는 시기이므로, 슬픔이나 무기력함이라는 우울증의 대표적 증상 외에도 여러 가지 감정이나 행동이 나타난다. 

    짜증이 늘어나거나, 반항적인 태도, 등교 거부, 특별한 이유가 없는 두통이나 복통의 발생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러한 증상들은 사춘기에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일들이다. 혹은 학업이나 교우 관계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오인하기 쉬운 문제이기도 하다. 

    또한, 청소년들은 자신이 느끼고 있는 감정 또는 심리적 어려움을 어른들에게 이야기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표현할 방법을 모르는 것이든, 의도적으로 꺼리는 것이든 소통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청소년 우울증 징후가 나타나더라도 부모나 교사가 문제를 알아차리기까지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어른들과 소통이 잘 되지 않는 경우, 우울증 발견이 더 늦어질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어른들과 소통이 잘 되지 않는 경우, 우울증 발견이 더 늦어질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마음의 병’에 동반되는 몸의 신호

    우울증과 같은 정신건강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졌다. 단순히 '마음의 문제' 또는 ‘마음의 병’이라 부르던 시기를 넘어, 실질적으로 몸 안에서 화학적, 분자적 변화가 일어난다거나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식의 접근법과 그에 대한 연구 결과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캐나다 맥길 대학교 연구팀은 지난 4월 ‘우울증 진단을 받은 청소년의 혈액 검사 및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우울증 진단 기준에 해당하는 청소년들은 혈액 내 9종의 mRNA 분자 수치가 증가한다. 

    연구팀은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그리고 스탠포드 대학교 연구팀과 협력해, 62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진행했다. 참가 청소년 중 34명은 우울증 진단을 받았고, 나머지 28명은 우울증이 없었다. 

    연구팀은 참가 청소년들의 손가락 끝을 바늘로 살짝 찔러 소량의 혈액 샘플을 채취했다. 그런 다음 샘플을 건조-냉동시킨 다음 여기서 mRNA를 추출해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청소년 우울증 진단을 받은 34명의 혈액 샘플에서는 9종의 mRNA 수치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는 우울증이 없는 나머지 청소년들의 샘플에서는 발견되지 않은 현상이다.

    게다가 이 mRNA 분자들은 성인 우울증과는 관련이 없는, 오로지 청소년 우울증 진단을 위한 특이적 지표라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성인 우울증 환자에게서 동일한 방식을 적용했을 때, 그 샘플에서는 같은 현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연구의 의미와 앞으로의 기대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청소년 우울증 진단을 앞당기는 데 크게 기여할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보통 우울증 진단은 스스로 보고하는 증상의 정도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를 위해 정밀하게 설계된 도구가 사용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환자 본인이 느끼는 것에 근거한다는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는 사례도 분명 있다.

    반면, 혈액 속 mRNA 지표를 분석하는 방법은 훨씬 정량적이고 객관적이다. 연구팀은 청소년들이 스스로 증상을 인지하지 못하더라도, 주기적인 혈액 검사만으로 우울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데 큰 의의를 두고 있다. 연구팀은 9개 분자가 나타나는 수치를 토대로 해당 청소년의 우울증이 향후 어떤 예후를 보일 것인지도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건조된 혈흔’을 가지고도 정신건강 연구에서 실용적으로 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소한의 침습으로 아주 적은 양의 혈액만 확보하더라도, 정신건강 문제와 관련된 생물학적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지속될 경우, 우울증에 노출되는 청소년들을 보다 확실하게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청소년의 다른 정신건강 문제, 나아가 성인들의 정신건강 문제로도 확장해나갈 수 있는 기초가 될 수 있다.

    혈액 검사로 많은 것을 진단해낼 수 있는 시대, 이제는 우울증도 진단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혈액 검사로 많은 것을 진단해낼 수 있는 시대, 이제는 우울증도 진단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 코로나 감염과 귀 건강, “귀 질환은 전신 기능과 밀접한 복합 질환”

    코로나 감염과 귀 건강, “귀 질환은 전신 기능과 밀접한 복합 질환”

    Designed by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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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는 단순한 호흡기 감염병이 아니다. 감염 이후 폐, 심장, 뇌, 신장 등 다양한 장기와 체내 시스템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특히 감염 후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달까지 증상이 지속되는 ‘장기 코로나’ 사례도 적지 않다. 그 양상 중 하나로, 코로나 감염과 귀 건강 사이에도 깊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김민희 교수팀이 이에 대한 객관적 입증을 내놓았다. 

     

    코로나 감염과 귀 건강의 연관성

    강동경희대학교한방병원 한방안이비인후과 김민희 교수 연구팀이 코로나 감염 환자의 귀 질환 발병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국내 약 1천만 명 규모의 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분석해, 코로나 감염 이후 특정 귀 질환의 발병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함을 입증한 것이다.

    연구팀은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팬데믹 기간 동안 코로나 확진을 받았던 약 497만 명, 그리고 이들과 성별·연령·지역·소득 수준을 일치시킨 대조군(비감염자) 497만 명을 1:1로 매칭시켰다. 도합 994만 명으로, 코로나 감염과 귀 건강을 주제로 한 연구 중에는 단연 세계 최대 규모라 할 만하다. 

    연구팀은 확진자들의 코로나 감염 후 6개월간 추적 관찰을 실시했다. 그 결과, 여러 귀 질환의 발병률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는 점을 확인했다. 질환별 구체적인 증가율로는 이석증 15%, 돌발성난청 8%, 전정신경염 19%, 이명 11%이다. 

    특히 발병률 증가가 높게 나타난 ‘전정신경염’은 귀의 평형 기능을 담당하는 전정 신경에 염증이 생겨, 심한 어지러움과 구토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한편, 어지럼증과 청력 저하, 이명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메니에르병’ 또한 15%의 발병률 증가 소견이 있었다. 하지만 다변량 분석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

    해당 연구는 국제 이비인후과 SCI 학술지 <Audiology and Neurotology>에 최근 게재됐다. 코로나 감염과 귀 건강을 연결지은 세계 최초의 대규모 분석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으며, 향후에도 유의미한 인용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 감염 후 이석증, 돌발성난청, 전정신경염, 이명과 같은 귀 질환 발병률이 늘었다 / Designed by Freepik
    코로나 감염 후 이석증, 돌발성난청, 전정신경염, 이명과 같은 귀 질환 발병률이 늘었다 / Designed by Freepik

     

    코로나 반복 감염된 경우 더 주의해야

    팬데믹 시절은 물론 그 이후에도, ‘돌파 감염’이라는 이슈가 있었다. 백신을 접종한 뒤 항체가 충분히 생성될 기간을 지난 뒤에도 감염되는 경우를 말한다. 이와 유사하게, 코로나19를 한 번 앓고 난 뒤에도 다시 감염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감염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항체가 생겼을 것임에도 재차 감염됐다는 점에서 이 또한 돌파 감염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이런 사례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변종 바이러스가 등장하며 두 번 감염되는 사례는 흔했고, 그 이상 감염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다른 감염병보다도 특히 중복 감염, 재감염이 많았다는 뜻이다. 

    바이러스 재감염이 발생하면 면역계에는 반복적인 자극이 가해진다. 그로 인해 귀 속 전정기관이나 청신경에는 부담이 누적될 수 있다. 김민희 교수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각 질환별 발병률 외에도, 코로나19가 실제로 귀 질환을 어떻게 유발하는지 그 원리 및 메커니즘에 대해서도 탐구함으로써 코로나 감염과 귀 건강의 연관성을 명확히 제시하고자 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직접적인 내이 감염, 면역 염증 반응, 혈관 내피 기능 이상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이는 귀의 평형감각과 청각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민희 교수는 “코로나 감염 이후 귀 질환의 발생은 단순한 후유증 개념이 아니라, 복합적인 병태생리 기전에 따른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라며 “특히 반복 감염, 고위험군, 만성 스트레스 상태에 있는 환자들은 귀 건강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팬데믹 당시 바이러스 변이 속도가 빨라, 수많은 사람들이 재감염되곤 했다 / Designed by Freepik
    팬데믹 당시 바이러스 변이 속도가 빨라, 수많은 사람들이 재감염되곤 했다 / Designed by Freepik

     

    귀 질환, 전신 면역·대사·자율신경과 연관

    귀에서 발생하는 어지럼증이나 난청, 이명 등은 일반적으로 생각했을 때 ‘귀 내부의 물리적 문제’로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최근 연구 사례들을 살펴보면, 귀 질환들이 전신 면역반응, 대사질환, 자율신경계 이상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반복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김민희 교수팀 또한 이러한 연관성에 주목해, 귀 질환과 자가면역질환, 알레르기질환과의 연관성에 대해 밝혀내기도 했다. 돌발성난청 재발 연구(The Laryngoscope)에서는 강직성 척추염 등 자가면역질환을 가진 환자에서 돌발성난청 재발률이 높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으며, 당뇨병 등 만성질환의 적절한 관리 여부가 청력 재발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한, 메니에르병과 알레르기 질환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연구(Scientific Reports)에서는, 알레르기 비염·천식 환자에서 메니에르병 유병률이 유의하게 높다는 사실을 밝혀내며, 귀 질환이 면역체계 이상과 연결된 전신 질환의 일종일 수 있음을 강조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연구 성과를 토대로 코로나 감염과 귀 건강에 분명한 연관성이 있다는 확신을 갖고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전신 염증, 자율신경계 불균형, 혈류 이상 등 몸 전체의 시스템 변화가 ‘귀’를 중심으로 나타나는 방식으로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민희 교수는 “귀는 매우 민감하고 복잡한 기관으로, 전신의 면역·혈관·신경계 상태를 그대로 반영하기도 한다”며 “귀 질환을 단지 귀의 문제로 한정하지 않고, 전신 건강과의 연관성 속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감염으로 인한 귀 건강은 전신 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친다 / Designed by Freepik
    코로나 감염으로 인한 귀 건강은 전신 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친다 / Designed by Freepik

     

    한방 통합치료로 회복 가능성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안이비인후과에서는 이명, 난청, 돌발성난청, 어지럼증 환자를 위해 한방 통합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봉독약침, 전기침, 저주파자극요법 등의 치료방법을 적용하고 있으며, 특히 초기 집중치료가 가능한 체계적인 입원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침·뜸·한약 등 집중적인 한의학 치료 외에도 환자 개인에 맞는 적합한 식사요법을 통해 치료를 돕는다. 입원 시 의대 이비인후과의 협진을 통해 이비인후과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김민희 교수는 “귀 질환은 단순한 국소 질환이 아닌, 전신 기능과 밀접하게 연관된 복합 질환”이라며, “한방치료는 이러한 전신적인 불균형을 함께 조절하는 데 효과적인 접근법”이라고 강조했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안이비인후과 김민희 교수 / 제공 : 강동경희대학교병원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안이비인후과 김민희 교수 / 제공 : 강동경희대학교병원

     

  • 남녀 키 차이 원인, ‘Y 염색체’ 안에 있었다

    남녀 키 차이 원인, ‘Y 염색체’ 안에 있었다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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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적으로 남성들은 여성에 비해 키가 크다. 실제 통계적으로 보면 평균 약 13cm 정도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혹시 이런 현상에 대해 ‘왜?’라는 의문을 가져본 적이 있는가? 성별에 따른 차이에서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보통 ‘성 호르몬’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연구에서는 유전자, 즉 ‘성염색체’도 관여한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남녀 키 차이 원인을 유전자 단위에서 밝혀낸 연구 결과, 그리고 그 의미에 대해 알아본다.

     

    성염색체 이상에서 발견한 특징

    생물학적으로 볼 때, 남성과 여성의 근본적인 차이를 만드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사실 일반인의 관점에서는 곰곰이 생각해본다 한들, 호르몬과 염색체 말고는 딱히 떠올릴 수 있는 것도 없다. 학계에서도 이 두 가지 요소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해왔지만,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것이 많았다. 지난 19일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게재된 연구에서 그중 한 가지가 추가로 공개됐다.

    연구팀은 약 93만 명의 성인들을 대상으로 염색체 분석을 진행했다. 참가자들 중에는 ‘성염색체 이상(Sex Chromosome Aneuploidy, SCA)’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약 1천2백여 명 가량 포함돼 있었다. SCA는 유전적으로 성염색체 개수가 XX 또는 XY가 아니라, 그보다 많거나 적은 상태를 가리킨다. 

    예를 들어, 염색체가 더 적은 경우로는 여성에게 X 염색체가 하나만 있는 ‘터너 증후군(XO)’이 있다. 반대로 X 염색체 하나 더 많은 ‘삼중 X 증후군(XXX)’도 있다. 남성의 경우는 X 염색체가 하나 더 있는 ‘클라인펠터 증후군(XXY)’, 또는 Y 염색체가 하나 더 있는 ‘XYY증후군’ 등이 꼽힌다. 이로 인한 특징이나 심각성은 다양하게 나타나며, 눈에 띄는 증상이나 문제가 거의 없는 경우도 있다.

    연구팀은 SCA를 가지고 있는 1천2백여 명의 사람들을 조사하던 중 남녀 키 차이 원인으로 볼 수 있는 특이점을 발견했다. 특히 클라인펠터 증후군과 XYY 증후군인 사람들 사이에서 차이가 나타났다. 둘 다 남성에게 나타나는 증후군이지만, XYY 증후군인 경우 키가 더 많이 자란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이는 남성 호르몬의 영향과는 무관하게 나타난 공통적 경향이었다. 즉, Y 염색체가 하나 더 있고 없고에 따른 차이라는 것이다. 남녀 키 차이 원인이 Y 염색체에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짙어지는 대목이다.

    남녀 키 차이 원인이 성 염색체에서 기인된다는 근거가 제기됐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남녀 키 차이 원인이 성 염색체에서 기인된다는 근거가 제기됐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Y 염색체가 남녀 키 차이 원인?

    Y 염색체가 남녀 키 차이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어떤 원리일까? 연구팀은 X 염색체와 Y 염색체의 유전자 구조를 분석해 그 원인을 찾아냈다. 

    X 염색체와 Y 염색체는 기본적으로 ‘비상동성(non-homologous)’이다. 즉, 구조적으로 다른 부분이 많다는 뜻이다. 하지만 일부 똑같은 영역도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SHOX 유전자’다. 연구팀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바로 이 유전자가 키 성장에 관여하는 포인트다.

    여성은 XX 염색체를 갖는다. 이때 두 개의 X 염색체 중 하나는 대부분 비활성화된다. 이때 SHOX 유전자는 비활성화를 피해 살아남지만, 보통은 발현 수준이 비교적 낮아지게 된다. 반면, 남성의 경우 X와 Y 두 개의 염색체에서 SHOX 유전자가 모두 활성화된다. 

    연구팀은 바로 여기에 남녀 키 차이 원인이 있다고 보았다. 염색체 안의 유전자 발현 정도에 차이가 나면서, 뼈와 근육 등 근골격계 조직에 영향을 미치고, 그 결과로 남녀의 보편적인 키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다양한 지역별, 인종별 인구 집단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Y 염색체로 인해 남성과 여성의 평균적인 키 차이를 최대 22.6%까지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종종 성별에 따른 평균을 벗어나는 사례도 설명해준다. 예를 들어, 키가 상대적으로 작은 남성은 Y 염색체의 SHOX 유전자가 상대적으로 덜 발현된 것이며, 키가 큰 편인 여성은 비활성화된 X 염색체의 SHOX 유전자가 더 많이 발현된 사례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다.

     

    건강 전반에 대한 이해 확장

    이번 연구는 좁게 보면 단순히 남녀 키 차이 원인을 유전자 단위에서 밝혀냈다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그저 흥미 정도에 그칠 수 있는 주제다. 하지만 좀 더 시야를 확장해보면, ‘성별에 따른 생물학적 차이’를 유전자 수준에서 접근할 수 있게 됐다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특히 다른 X 염색체와 Y 염색체가 본래 기본적으로 다른 구조를 가진다는 점, 이를 보다 세밀하게 분석함으로써, 구조적인 공통점과 차이점을 추려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앞서 키 차이가 나타나는 원인을 밝혀냈듯, 이를 바탕으로 염색체의 유전자 차이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다른 현상들도 설명해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그동안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라고 알려진 여러 가지 현상들, 또는 성별특이적 질환 등에 대해서도 납득 가능한 설명을 이끌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뇌 구조의 차이, 성격의 차이와 같은 보다 심화된 영역까지도 나아갈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성별에 따른 생물학적 차이를 유전자 단위에서 밝혀낼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성별에 따른 생물학적 차이를 유전자 단위에서 밝혀낼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 오래가는 기침, 그냥 놔두면 안 되는 이유

    오래가는 기침, 그냥 놔두면 안 되는 이유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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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침은 매우 흔한 증상이다. 계절이 바뀌는 시점에 흔하게 걸리곤 하는 감기의 상징과도 같은 증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람들이 흔히 간과하는 부분이 있다. 일반적으로 건강에 별다른 이상이 없는 상태라면, 기침은 2주~3주 정도 내에 완화되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기침이 몇 주, 심지어 몇 달씩 오래가더라도 그냥 ‘좀 오래 가네’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곤 한다. 이는 어쩌면 몸에서 보내는 SOS 신호일지도 모른다. 오래가는 기침에 경각심을 가져야하는 이유를 알아본다.

     

    기침의 기본 메커니즘

    먼저, 기침이라는 증상이 왜 생기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입에서 목으로 넘어가는 지점은 ‘식도’와 ‘기도’로 나뉜다. 식도는 음식물이 넘어가는 통로, 기도는 공기가 드나드는 통로다. 

    우리가 마시는 공기를 생각해보자. 몸에 필요한 산소 외에도 다양한 성분이 포함돼 있고, 집안에 만연한 먼지는 물론 요즘 시대에는 각종 대기오염 물질이 포함돼 있다. 기도에서는 점액을 분비해 이런 불필요한 물질들이 몸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필터링한다.

    청소기나 공기청정기를 오래 사용하다보면, 필터에 먼지가 가득 쌓인다. 마찬가지로 기도의 점액질에도 이런 해로운 물질들이 차곡차곡 쌓인다. 청소기나 공기청정기와 마찬가지로 기도에 쌓인 이물질 역시 주기적으로 비워줘야 한다. 이때 효과적인 수단이 바로 ‘기침’이다. 딱히 아프지 않아도 이따금씩 기침을 하게 되는 이유다.

    이것이 정상적인 건강 상태에서의 기침이다. 반면, 감기에 걸리거나 독감과 같은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는 기침이 계속 나오게 된다. 이때는 기도에 염증이 발생하고, 간헐적인 기침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이물질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호흡기에 감염이 발생하면 염증 반응으로 이물질이 계속 생겨나므로 기침이 지속된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호흡기에 감염이 발생하면 염증 반응으로 이물질이 계속 생겨나므로 기침이 지속된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오래가는 기침, 8주 이상은 ‘만성’으로 분류

    면역력이 정상 수준에 있을 때, 감기나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 등으로 인한 급성 기침은 통상 2~3주 안에 자연스레 완화된다. 이는 특별한 치료가 없어도 자연스레 회복되는 경우를 말하며, 병원에서 전문의의 처방과 치료를 받으면 더 앞당겨질 수도 있다.

    치료를 받더라도 간혹 3주 이상 기침이 지속되기도 하는데, 이는 감염 등으로 인해 기도에 생긴 염증 또는 과도하게 민감해진 호흡기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보통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들에게서 종종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런 식으로 지속기간이 늘어나 8주, 즉 두 달 이상 오래가는 기침은 ‘만성 기침’으로 분류한다. 기침으로 인한 불편감도 문제지만, 보통 이런 경우는 몸 안에 다른 이상이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혹은 폐렴이나 결핵과 같이 보다 심각한 질환의 전조 증상일 수도 있다. 심지어 폐암의 경우도 초기 증상으로 만성기침이 나타나기도 한다. 오래가는 기침에 대해 반드시 진단이 필요한 이유다.

    특히 고령자, 흡연자, 암 치료 이력이 있는 환자, 면역저하자 등은 폐암이나 폐결핵의 가능성이 있어 보다 철저한 진단이 요구된다. 건국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문지용 교수는 “경고 증상이 동반되면 단순한 약 처방만으로 해결되지 않으며, 흉부 X선과 폐기능 검사, 필요시 CT 촬영이나 기관지내시경까지 진행해 원인을 밝혀야 한다”고 설명했다.

    위산이 식도로 넘어오면서 생기는 역류성 식도염도 오래가는 기침의 원인이 된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위산이 식도로 넘어오면서 생기는 역류성 식도염도 오래가는 기침의 원인이 된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오래가는 기침과 관련 있는 질환들

    오래가는 기침과 관련이 있는 질환의 스펙트럼은 꽤 넓은 편이다. 기도나 호흡기 문제일 수도 있지만, 식도와 위에 관련된 문제도 잦은 기침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에게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로 꼽히는 ‘위식도역류질환’이 대표적이다. 익히 알려진 ‘역류성 식도염’도 여기에 해당한다.

    위식도역류질환이 있을 경우, 위산이 식도를 거슬러 올라와 인후두를 자극하면서 기침을 유발한다. 속쓰림, 신물 역류, 목 이물감 등의 증상이 동반되며, 누워있을 때 기침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기본적으로는 야식, 기름진 식사, 잦은 카페인 섭취 등이 원인이 된다. 

    다음으로 의심해볼 수 있는 질환으로는 ‘기침형 천식’과 ‘상기도기침증후군’을 들 수 있다. 기침형 천식은 기관지가 몹시 예민해서 발작성 기침을 일으키는 천식의 한 형태다. 천식의 대표적 증상으로 꼽히는 쌕쌕거림은 없을 수도 있지만, 밤이나 새벽의 비교적 차가운 공기에 노출됐을 때, 혹은 운동 등으로 숨이 가빠져 공기 흡입이 잦아질 때 기침이 심해진다.

    상기도기침증후군은 비염이나 부비동염(축농증) 등으로 인해 분비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현상(후비루) 때문에 생긴다. 이물질 배출을 위한 기침이 자주 나오는 것은 물론, 답답함 때문에 일부러 기침을 해서 이물질을 내보내려 해도 목에 무언가 걸린 느낌이 지속되기 때문에 상당한 불편감을 유발하게 된다.

    이밖에 흡연자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만성 기관지염, 치료를 위해 사용하는 약물의 부작용으로 인한 알레르기 반응 등이 꼽힌다. 상대적으로 드물긴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폐렴이나 결핵, 폐암 등과 같은 심각한 질환으로 인해 만성 기침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건국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문지용 교수 / 제공 : 건국대학교병원
    건국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문지용 교수 / 제공 : 건국대학교병원

     

  • 노화 셀프 측정법, 신체적 노화와 인지적 노화

    노화 셀프 측정법, 신체적 노화와 인지적 노화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30~40대 정도가 되면 과거에 비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그중에서 중요한 키워드 하나는 ‘노화’다. 특히 생물학적 연령, 즉 ‘신체 나이’에 대한 이야기가 널리 확산되면서, 자신의 노화 속도가 빠른지 느린지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스스로 시도해볼 수 있는 신체적·인지적 노화 측정 방법을 소개한다.

     

    신체적 노화 셀프 측정법

    노화 셀프 측정법의 가장 간단한 사례는 ‘걷는 속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2011년 <영국 의학 저널(British Medicine Journal)>에 게재됐던 한 연구에서는 70세 이상 남성들을 대상으로 걸음 속도를 측정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걸음 속도를 바탕으로 사망 위험성을 예측하는 내용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때 기준으로 했던 속도는 ‘초속 1.32m’였다. 즉, 1초에 1.32m 이상을 걸을 수 있는 사람들은 향후 3년 안에 사망할 가능성이 더 낮았다는 것이 연구의 핵심이다. 반면, 초속 0.8m보다 느린 걸음 속도를 가진 사람들은 근감소증 혹은 노쇠의 징후일 수 있다.

    다만, 이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할 때 의미있는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걷기에 문제가 없는 청년이나 중년 정도의 연령대에서는 초속 1.32m라는 기준이 무의미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준치보다 훨씬 빨리 걸을 수 있는 데다가, 걷는 속도만으로는 건강 상태에 대한 변별력을 가지기 어렵다.

    비교적 젊거나 근력에 자신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크게 두 가지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하나는 ‘의자에서 일어나기’ 측정법이다. 이는 하체 근력과 기능적 건강을 평가할 수 있는 매우 간단한 방법이다. 약 30초 정도를 두고, 의자에 앉았다가 일어나는 동작을 몇 번 할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것이다. 

    이 방법 또한 젊은 사람들을 기준으로 할 때는 노화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보편적인 기준이 없다. 하지만 걷기와 함께 활용한다면 신체적 기능의 변화 여부를 추적하면서 관리하는 것은 가능하다. 걷기 속도와 지치지 않고 걸을 수 있는 시간, 그리고 의자에 1회 앉았다 일어나는 데 걸리는 시간, 30초 동안 앉았다 일어날 수 있는 횟수 등을 주기적으로 누적해서 기록하는 방식이다.

    이밖에 객관적 기준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한 발 버티기’가 있다. 이 방법은 비교적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노화 정도를 평가하기에 적합하다. 보통 20대 정도의 신체 나이라면 한 발로 40초 정도를 버틸 수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있으며, 30~40대라면 약 30초 내외, 20초 미만이라면 50대의 신체 나이로 본다. 단, 이것이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기 때문에, 참고 용도로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다른 사람과 버티는 시간을 비교해보는 식으로 진행하면 재미도 느낄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다른 사람과 버티는 시간을 비교해보는 식으로 진행하면 재미도 느낄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인지적 노화 셀프 측정법

    그렇다면 인지적 노화, 즉 뇌의 노화 셀프 측정법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일단 몇 가지 지표를 정해두면 좋다. 주의력, 기억력, 유연성 등이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인지적 노화 셀프 측정법의 기준이다. 

    첫 번째는 ‘트레일 메이킹 테스트(Trail Making Test)’다. 일정한 순서가 정해져 있는 숫자와 문자를 교차하면서 순서대로 나열하고, 걸리는 시간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아라비아 숫자와 한글 가~하까지를 교차하면서 1, 가, 2, 나, 3, 다 하는 식으로 배치하면 된다. 

    기억 속에 입력돼 있는 숫자와 문자의 순서를 얼마나 빠르게 전환해가면서 배열할 수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교차하는 문자열을 더욱 다양화해서 난이도를 높이는 것도 가능하다. 혼자서 하는 것도 어느 정도 의미가 있겠지만, 다른 사람과 비교해보면 마치 게임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두 번째는 ‘스트룹 과제(Stroop Task)’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방법이다. 이름은 다소 낯설 수 있지만, 내용은 그다지 특별하지 않다. ‘상충하는 정보를 무시하는 능력’을 테스트하기 위한 방법이다. 

    예를 들어, 빨간색 잉크로 ‘파란색’이라는 글자를 인쇄하는 식으로, 서로 충돌하는 정보를 담은 상황을 구성한다. 이런 자료를 여러 개 만들어서, 스피드 게임을 하듯 시간 내에 몇 개를 맞추는지를 테스트하면 된다. 보통은 글자보다 색깔을 답하는 방식으로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런 방법들은 노화 셀프 측정법이면서 동시에 두뇌 사용을 활성화시키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 방법의 원리를 파악해서, 다른 형태로 변형해 사용해도 무방하다. 틈틈이 훈련하듯이 수행할 경우, 자신의 인지적 노화 정도를 평가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인지적 노화를 늦추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알파벳과 숫자를 번갈아가며 배열하는 방법, 또는 거꾸로 배열하는 방법 등 간단한 도구만 있어도 다양한 방법으로 인지 기능 테스트를 해볼 수 있다 / Designed by Freepik
    알파벳과 숫자를 번갈아가며 배열하는 방법, 또는 거꾸로 배열하는 방법 등 간단한 도구만 있어도 다양한 방법으로 인지 기능 테스트를 해볼 수 있다 / Designed by Freepik

     

  • 관상동맥 건강 관리 도와주는 통곡물·커피 속 페룰산

    관상동맥 건강 관리 도와주는 통곡물·커피 속 페룰산

    Designed by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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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상동맥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주요 혈관이다. 여기에 이상이 생길 경우 심장근육이 필요한 혈액을 공급받지 못하게 되므로, 협심증이나 심근경색과 같이 짧은 시간 내에 생명을 좌우할 수 있는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진다. 혈관 건강은 전반적으로 중요하지만, 그중에서도 관상동맥 건강 관리가 특별히 더 중요시되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살펴봐야 할 연구 내용이 있다. 최근 통곡물, 커피 등에 포함된 천연 화합물이 관상동맥의 갑작스러운 협착으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내용이다.

     

    폴리페놀의 일종인 페룰산

    일본 도호대학교 연구팀은 지난 4월 <약리 과학 저널(Journal of Pharmacological Science)>에 발표한 연구에서 ‘페룰산(Ferulic Acid)’이라는 천연 화합물이 동맥의 수축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관상동맥 건강 관리에 유의미한 효과가 있다.

    페룰산은 식물에서 발견되는 페놀산(Phenolic Acid)의 세부적인 종류 중 하나다. 곡물이나 채소, 과일, 커피 원두와 같은 식물성 식품에 풍부하게 들어있는 성분이다. 페놀산은 흔히 항산화 물질의 상위 카테고리로 알려진 폴리페놀(Polyphenol)의 하위 분류 중 하나로, 자연스레 페룰산 역시 강력한 항산화 효과를 가진 물질에 속한다. 

    페룰산은 항산화 외에도 항염증, 항암 효과 등 다방면으로 유익한 생리 활성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페룰산의 효능에 대한 연구가 지속되고 있으며, 실제로 건강기능식품 원료, 화장품, 식품 첨가물 등 여러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관상동맥 건강 관리 효과

    도호대학 연구팀은 인간의 심장 동맥과 유사한 돼지의 관상동맥을 사용해 페룰산의 효능을 검증했다. 일반적으로 관상동맥 협착의 주된 원인은 동맥경화다. 혈관 내벽에 플라크가 쌓이고 좁아지는 문제로 협착이 발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동맥경화 증상 여부와 별개로, 혈관 근육에 화학적 자극이 가해지면서 갑작스럽게 좁아질 수도 있다.

    이때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칼슘 이온의 유입이다. 혈관 근육에 칼슘 이온이 유입되면서 근육이 수축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연구팀은 페룰산을 투여했을 때 이러한 혈관 수축이 현저하게 감소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관상동맥의 갑작스러운 협착을 예방한다는 점에서 생명을 지킬 수 있는 효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혈관의 과도한 수축이 발생했을 때 사용하는 약물보다도 페룰산이 더 효과적인 경우도 있었다. 연구팀은 페룰산이 식물성 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안전한 화합물로 간주되기 때문에, 관상동맥 건강 관리에 적합한 물질로 보고 있다. 향후 건강 관련 식품은 물론 심장 분야 약물에서도 잠재력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페룰산은 혈관 근육으로 칼슘이 유입되는 것을 차단해, 혈관의 과도한 수축을 예방한다 / 출처 : 도호대학교
    페룰산은 혈관 근육으로 칼슘이 유입되는 것을 차단해, 혈관의 과도한 수축을 예방한다 / 출처 : 도호대학교

     

    페룰산, 적절한 섭취 권장

    위 연구는 어디까지나 돼지의 동맥을 대상으로 한 실험이므로, 인간에게서도 동일하게 관상동맥 건강 관리 효과가 있을 것인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다만, 인간 동맥과 돼지 동맥의 유사하다는 기존의 근거들을 토대로 보자면, 페룰산의 적절한 섭취가 심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해석은 크게 무리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페룰산을 섭취할 수 있는 식물성 식품들이 딱히 특별한 것들이 아니다. 이미 일상에서 건강을 위한 식단의 일부로 제기되고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현미나 귀리 등 통곡물의 껍질이나 씨앗에 페룰산 함량이 특히 높으며, 시금치와 브로콜리도 대표적인 공급원으로 꼽힌다. 

    과일 중에는 사과, 오렌지의 페룰산 함량이 높은 편이며, 커피도 권장된다. 무엇보다 이러한 식품들은 꼭 페룰산이 아니더라도 여러 모로 유익한 영양소를 제공한다. 항산화 물질에 대해서는 특별히 적정 권장량이 정해져 있지는 않으므로, 다른 영양소 섭취량을 고려하여 균형 잡힌 식단 내에서 다양한 식물성 식품을 섭취하려 한다면 페룰산 섭취도 자연스레 충족될 수 있다.

    통곡물을 비롯해 채소, 과일, 커피 등 식물성 식품을 통해 페룰산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 Designed by Freepik
    통곡물을 비롯해 채소, 과일, 커피 등 식물성 식품을 통해 페룰산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 Designed by Freepik

     

  • 헤르페스 바이러스,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과 관계 있어

    헤르페스 바이러스,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과 관계 있어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입 주위에 포진이 생기는 ‘헤르페스’는 비교적 흔한 바이러스다. 보통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치유되기도 하고, 병원에 가면 더 빠르게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그리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마냥 그렇게만 생각할 일은 아니다. 최근 영국 의학 저널 <BMJ Open>에 발표된 미국의 대규모 연구에서,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알츠하이머 발병에 기여할 가능성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입술에 물집이 생기는 단순 바이러스가 어떻게 뇌 건강과 연결될 수 있을까?

     

    헤르페스 바이러스의 계보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에 따르면 헤르페스는 1형부터 8형까지 다양한 종류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가볍게 여기는 헤르페스는 ‘구순 단순포진’을 일으키는 제 1형(HSV-1)이며, 다른 종류로 갈수록 성기 포진, 거대세포 바이러스, 면역세포 증식 등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진다.

    이들과 같은 ‘계통’ 안에 익숙한 이름이 등장한다. 바로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다. 수두와 대상포진은 헤르페스와 서로 다른 질환이지만, 바이러스 차원의 분류에서 보면 ‘헤르페스 바이러스과’로 묶을 수 있다.

    대상포진에 대해 관심을 갖고 찾아본 사람이라면 알고 있겠지만, 대상포진 바이러스는 ‘신경계에 잠복’한다. 바꿔 말하면, 헤르페스 계통에 해당하는 바이러스들은 모두 신경계에 잠복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신경절에 숨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극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틈을 노려 활동을 시작하는 것이다.

    헤르페스, 수두-대상포진 등의 바이러스는 신경절에 잠복해있다가 기회를 노려 감염을 일으킨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헤르페스, 수두-대상포진 등의 바이러스는 신경절에 잠복해있다가 기회를 노려 감염을 일으킨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헤르페스 바이러스와 알츠하이머

    지난 1월, 영국 옥스퍼드 대학과 미국 터프츠 대학에서 진행한 공동 연구에서는 ‘머리 부분의 외상’이 신경 퇴행성 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내용의 연구를 발표한 바 있다. 입술 및 주변부 포진을 일으키는 HSV-1은 통계적으로 80% 이상의 사람들에게서 발견된다. 평상시 잠복해 있다가 기회가 있을 때 신경계로 침투해 문제를 일으킨다.

    지난 4월 초 <네이처(Nature)>에 게재된 미국 스탠포드 의대 주도의 연구에서는 대상포진 백신을 접종할 경우 치매 발생 가능성을 20% 낮춘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백신을 접종한 시점으로부터 약 7년간의 추적 관찰을 수행했으며, 이후 약 2년에 걸쳐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는 것을 확인함으로써 신빙성을 얻었다.

    이로부터 며칠 뒤, 국내 연구팀에서도 같은 맥락의 연구가 발표됐다. 고려대 의대 및 동아대 의대 연구팀이 HSV-1 감염으로 뇌의 면역세포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연구 사례들은 모두 하나의 결론으로 귀결된다. 신경계통에 영향을 미치는 바이러스는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과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잠복 바이러스의 뇌 건강 위협

    알츠하이머와 관련된 연구에서 헤르페스와 같은 신경계 바이러스를 주목하는 포인트는 ‘잠복과 재활성화’에 있다. 이번에 영국 의학 저널을 통해 발표된 연구에서는 HSV-1의 영향과 함께 ‘항헤르페스 약물’의 잠재적 보호 효과에 초점을 맞췄다.

    연구팀은 2006년부터 2021년 사이에 미국에서 이루어진 행정 청구 데이터를 활용했다.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사람들과 신경계 질환 병력이 없는 사람들을 각각 하나씩 대조해 약 34만5천 쌍을 분석했다. 

    그 결과,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사람 중에는 HSV-1를 진단받은 사람이 약 1,500명, 건강한 사람들 중에는 HSV-1를 진단받은 사람이 약 820명으로 나타났다. 검토한 전체 인원 수에 비하면 매우 적은 수지만, 비율로 따지면 알츠하이머 환자의 HSV-1 진단 사례가 약 2배 가량 많았다. 

    이 전체 인원 중 약 40%는 항헤르페스 약물을 복용했다. 약물을 복용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비교한 결과, 항헤르페스 약물을 복용한 사람의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17% 가량 낮았다. 

    위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HSV-1가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맞다. 다만, 통계상 절대적인 수치는 매우 적기 때문에 결정적인 원인이라 할 수는 없다. 실제로 알츠하이머는 여러 가지 위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질환이다. 그 여러 요인 중 HSV-1가 함께 포함돼 있을 뿐이다.

     

    신경계통 바이러스에 유의

    연구팀은 이런 식으로 HSV-2(성기 포진 바이러스),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 거대 세포 바이러스 등 다른 헤르페스 바이러스의 잠재적 위험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그 결과, HSV-2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는 모두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 발표됐던 연구 사례들을 다시 한 번 뒷받침하는 결과가 나온 셈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바이러스들이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을 높이는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애당초 알츠하이머의 정확한 발병 기전 자체가 여전히 연구 중인 영역이니, 앞으로도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바이러스를 중심으로 하는 접근 방향에 대해서는 머지 않아 결론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알츠하이머의 원인에 대한 연구 중, 바이러스와 관련된 영역에서는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알츠하이머의 원인에 대한 연구 중, 바이러스와 관련된 영역에서는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 쑥의 효능, 뇌세포 보호 효과로 치매 예방 가능성

    쑥의 효능, 뇌세포 보호 효과로 치매 예방 가능성

    넓은잎외잎쑥(왼쪽)과 생리활성물질 '루틴'의 화학구조 / 출처 : 중앙대학교
    넓은잎외잎쑥(왼쪽)과 생리활성물질 '루틴'의 화학구조 / 출처 : 중앙대학교

    쑥은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식재료 중 하나다. 국내 연구팀이 쑥의 효능 중 치매나 파킨슨병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 예방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중앙대학교, 가천대학교, 그리고 농촌진흥청의 공동 연구 결과다.

     

    뇌세포 보호하는 쑥의 효능

    쑥의 효능은 꽤 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오래 전부터 다양한 질병 치료 및 건강 증진을 위해 약재로 사용돼 왔기 때문이다. 쑥은 기존에도 염증을 가라앉히고 열을 내리며 해독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대해 뇌 건강과 관련된 효능이 있다는 점, 이를 현대 과학을 통해 객관적으로 검증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의미가 크다.

    중앙대학교 식물생명공학과 이상현 교수, 가천대학교 한의예과 강기성 교수, 농촌진흥청 이윤지 박사는 공동 연구팀을 꾸려 쑥의 효능을 연구했다. 연구팀은 총 12가지 종류의 쑥 추출물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일부 추출물이 글루타메이트로 유도된 신경세포 손상을 억제하고, 뇌세포의 항산화 방어체계를 활성화하는 효과가 있음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먼저 실험용 신경세포주(HT22)에 글루타메이트를 처리함으로써 인위적인 산화 스트레스를 유도했다. 글루타메이트는 과도하게 활성화될 경우 신경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는 물질로, 퇴행성 뇌질환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다음, 12가지 종류 쑥 추출물이 어떤 작용을 일으키는지를 살펴, 그 보호 효과를 비교·분석했다.

    실험 결과, ▲넓은잎외잎쑥(A. stolonifera) ▲덤불쑥(A. rubripes) ▲산흰쑥(A. sieversiana) ▲맑은대쑥(A. keiskeana) ▲비쑥(A. scoparia) ▲개똥쑥(A. annua) 등의 추출물이 글루타메이트로 인한 신경세포 사멸을 유의미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쑥의 효능 핵심 성분 ‘루틴’

    쑥 추출물이 뇌세포를 보호하는 것은 어떤 메커니즘일까? 연구팀은 쑥의 효능을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 그 안에 포함된 9가지 주요 생리활성 물질을 분석했다. 그중 ‘루틴(Rutin)’이라는 성분이 가장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는 것을 밝혀냈다.

    루틴은 우리 몸의 자연적인 방어 시스템인 ‘Nrf2/HO-1 신호전달 경로’를 활성화한다. 이를 통해 세포를 산화 스트레스로부터 보호할 수 있게 돕는다. 마치 뇌세포에게 튼튼한 방패를 만들어주는 것과 같다. 항산화 방어 메커니즘은 현대 의학에서도 중요하게 다루는 요소 중 하나다.

    이번 연구는 쑥이 갖고 있는 퇴행성 뇌질환 예방 효과를 분자 수준에서 명확히 규명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중앙대학교 이상현 교수는 “향후 동물실험 및 인체 적용 연구를 통해 기능성 식품 또는 천연물 기반의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민족 약리학 저널(Journal of Ethnopharmacology)>에 게재됐다. 이상현 교수가 설립한 법인인 ‘한국천연물과학기술연구소(NIST)’를 통해 연구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향후 복합 천연물의 시너지 효과, 약물전달체를 활용한 뇌조직 흡수율 개선, 행동학적 실험을 통한 효능 입증 등의 후속 연구를 예정 중이다.

    (왼쪽부터) 중앙대학교 이상현 교수, 가천대학교 강기성 교수, 농촌진흥청 이윤지 박사 / 출처 : BRIC Bio통신원
    (왼쪽부터) 중앙대학교 이상현 교수, 가천대학교 강기성 교수, 농촌진흥청 이윤지 박사 / 출처 : BRIC Bio통신원

     

  • ‘다낭성 난소 증후군’, 합병증 예방 중요시해야

    ‘다낭성 난소 증후군’, 합병증 예방 중요시해야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여성들은 매달 찾아오는 생리 주기로 인해 살아가면서 다양한 일들을 겪게 마련이다. 별다른 문제 없이 규칙적인 주기가 반복되면 다행이지만, 살다보면 때때로 주기가 불규칙해지거나 예상치 못한 변화를 겪게 되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다낭성 난소 증후군(PCOS)'은 가임기 여성에게서 흔하게 나타나는 복합 호르몬 불균형 질환이다. 생리 불순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건강 문제를 동반할 수 있는 질환이므로, 정확한 이해가 중요하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에 대한 정보와 관리 방법 등을 살펴본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의 이해

    여성의 생리 주기 동안에는 여러 개의 작은 난포(난자가 들어있는 주머니)가 자란다. 정상적인 경우라면, 매 주기마다 이중 단 하나의 난포만 약 2cm까지 자란 후 배란된다. 이때 배란된 난자가 정자와 만나 수정(임신)되지 않으면, 약 2주 후에 자궁내막이 탈락하며 월경이 시작된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동시에 여러 개 발생한 작은 난포 중 한 개도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게 되는 질환이다. 정상적으로 성장한 난포가 없으므로 배란이 되지 않게 되고, 그로 인해 정상적인 월경도 시작되지 않는다. 문제는 이때 난소에서 남성호르몬 분비가 증가함으로써 여러 건강 이상을 초래한다는 점이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 환자의 난소를 초음파로 관찰해보면, 주로 난소 가장자리를 따라 2~9mm 크기의 작은 난포가 20개 이상 관찰된다. 초음파로 관찰했을 때 작은 물방울이 여러 개 보이는데, 이 때문에 ‘다낭성’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다만, 이 물혹은 암으로 진행될 우려가 있거나 제거해야 하는 병적 낭종이 아니라, 배란되지 못한 미성숙 난포들이다.

     

    공식적인 진단 기준

    질병관리청에서는 이러한 특징들을 종합해 다낭성 난소 증후군을 진단하기 위한 세 가지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첫 번째는 '희발 월경'이다. 월경 주기가 35일을 초과하거나, 월경 횟수가 1년에 8회 이하인 경우를 말한다. 3개월 이상 또는 3회 주기 이상 월경이 없는 '무월경' 상태도 마찬가지로 진단 기준으로 삼는다. 

    두 번째는 '남성호르몬 과다 증상'이다. 이는 두 가지로 나눠서 보게 되는데, 임상적으로는 남성처럼 몸에 털이 많이 나게 되는 '다모증', 또는 자연스러운 수준을 넘어선 심한 여드름을 꼽는다. 한편, 이런 증상이 없더라도 생화학적 기준으로 진단이 가능하다. 혈액 검사를 통해 남성호르몬 수치가 정상 수준보다 높게 나오는 경우다.

    마지막 세 번째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초음파를 통해 살펴봤을 때, 난소에 작은 난포들이 여러 개 관찰됐을 때다. 임상에서는 이 세 가지 기준 중 두 가지 이상에 해당할 경우 다낭성 난소 증후군으로 진단하게 된다.

    출처 : 국가건강정보포털
    출처 : 국가건강정보포털

     

    청소년기 진단, 더 엄격한 기준

    다만, 위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대상자의 연령이 청소년기에 해당할 경우는 진단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청소년기는 본래 호르몬의 변화가 크게 나타나며, 이 과정에서 생리 주기가 불안정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성장 발달 단계에 있는 만큼 위 기준에 해당하는 현상들이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성인 여성에게 적용하는 기준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과진단이 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위에 해당하는 증상이 나타난다고 해도 미리부터 걱정할 필요는 없다.

    세란병원 산부인과 서은주 과장은 “청소년기의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사춘기 이후 처음 생리를 시작한 여학생들에게도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지만 사춘기가 원래 호르몬이 불안정한 시기이기 때문에 진단에 주의가 필요하다”며 “초음파에서 다낭성 난소 형태가 보일 수 있지만, 청소년기에는 초음파 소견만으로 진단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청소년에 해당하는 경우, 앞서 제시된 진단 기준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해야만 다낭성 난소 증후군으로 진단할 수 있다. 또한, 진단 기준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한다. 두 번째 기준인 남성호르몬 상승의 경우, 다모증이나 여드름과 같은 임상 증상만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혈액 검사를 통해 남성호르몬 수치가 정상치보다 높다는 것을 확인해야만 진단 기준에 해당하는 것으로 본다. 

    한편, 세 번째 기준인 초음파 소견에서도 본래 기준인 다낭성 난소에 더해, 난소 부피 증가가 동시에 보여야만 진단 기준에 해당하는 것으로 본다.

     

    합병증 예방이 중요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단순히 생리 불순이나 외모 영향에 그치지 않으며, 장기적으로 여러 신체 기관에 영향을 미친다. 세란병원 산부인과 서은주 과장은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단기 치료로 개선되지 않고 일생 동안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이라며 “단순히 생리 불순에 그치지 않고 인슐린 저항성, 제2형 당뇨병, 심혈관계 질환 등 장기적으로 여러 신체기관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다낭성 난소 증후군 진단을 받았다면, 생활습관 개선과 합병증 예방을 중요시해야 한다. 무엇보다 규칙적인 운동과 식사로 체중을 조절하는 것이 핵심이다. 생리 불규칙을 경험하는 사람은 체중이 5~10%만 줄어도 생리가 규칙적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연구에 따르면 국내 다낭성 난소 증후군 환자는 약 6~13%를 차지하는데, 최근에는 비만·과체중 증가와 생활습관 변화로 유병률이 증가하는 추세다.

    생리 주기를 조절하고 자궁내막을 보호하기 위해 호르몬약(경구피임약)을 쓰며, 임신을 원할 때는 배란을 도와주는 약을 쓴다. 경구 배란유도제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일부 환자에게는 배란 유도 주사를 사용할 수 있다. 이외에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 대사 이상이 동반될 경우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서은주 과장은 “다낭성 난소 증후군 환자는 인슐린 저항성이 이미 있기 때문에 임신성 당뇨병 등 임신 중 합병증 위험도 높다”며 “합병증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초기부터 생활습관을 조절하고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란병원 산부인과 서은주 과장 / 제공 : 세란병원
    세란병원 산부인과 서은주 과장 / 제공 : 세란병원

     

  • 정원의 심신 안정 효과, ‘넓게 배치된 자연물’이 더 효과적

    정원의 심신 안정 효과, ‘넓게 배치된 자연물’이 더 효과적

    GS건설 공식 '자이(Xi) 매거진' BEYOND A
    GS건설 공식 '자이(Xi) 매거진' BEYOND A

    과거에 지어진 아파트 단지와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아파트 단지는 시각적으로 차이가 두드러진다. 건물의 밀집도나 방향도 그렇지만, 산책로나 조경 등에 더 신경쓰는 경우가 자주 보인다. 잘 가꿔진 나무들로 채워진 정원은 심신을 편안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같은 정원이라 하더라도 시각적으로 잘 가꿔져 있다면 더욱 효과적인 경향이 있다. 정원의 심신 안정 효과에 관련된 신경과학 분야 논문 내용을 소개한다.

     

    무린안 정원과 대학 정원 비교 실험

    일본 나가사키 대학이 주도한 국제 연구팀은 15일 <Frontiers in Neuroscience>에 한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Eye movement patterns drive stress reduction during Japanese garden viewing’이라는 제목으로, 일본식 정원을 관람할 때 눈의 움직임 패턴에 따라 스트레스가 줄어든다는 내용이다.

    연구팀은 일본 교토에 위치한 유명 관광지 중 하나인 ‘무린안 정원’과 교토 대학교 내에 위치한 정원을 대상으로 삼아 연구를 진행했다. 총 16명의 학생이 참가해 두 곳의 정원을 각각 7분 동안 관람했다. 연구팀은 이 시간동안 참가 학생들의 눈 움직임, 심박수 변화를 기록했으며, 정원 관람 전후의 기분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다.

    우선, 참가자들은 모두 예외 없이 무린안 정원에 더 높은 점수를 매겼다. 더 편안했고, 마음에 들었으며, 기회가 된다면 다시 방문하고 싶다고 답했다. 심박수 변화를 측정한 결과, 무린안 정원의 심신 안정 효과가 더 뛰어나다는 결론이 나왔다. 무린안 정원을 관람한 후 학생들의 심박수가 일관되게 낮아졌으며, 기분 또한 뚜렷하게 개선됐다고 답한 것이다.

    무린안 정원은 시각적으로 트인 공간에 자연물이 넓게 배치돼 있다 / 출처 : 일본정부관광국 홈페이지
    무린안 정원은 시각적으로 트인 공간에 자연물이 넓게 배치돼 있다 / 출처 : 일본정부관광국 홈페이지

     

    정원의 구성 요소 배치가 핵심

    대학교 내의 정원과 무린안 정원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두 정원의 심신 안정 효과에 차이가 나타난 근본적 이유는 무엇일까? 기본적으로 두 정원 모두 물이 흐르고 그 위를 가로지르는 다리가 있으며, 돌과 나무가 배치돼 있다는 점에서는 같은데 말이다.

    물론 무린안 정원은 관광지로서 세세한 유지 관리를 하는 곳이며, 대학 정원은 실용적인 장소에 가깝기 때문에 근본적인 차이는 있을 것이다. 다만, 연구팀은 정원을 구성하는 각각의 요소들이 ‘배치된 방식’에 주목했다. 무린안 정원은 각각의 조경 요소들이 널찍하게 배치돼 있었고, 대학 정원은 대부분의 요소들이 한 시야 안에 들어오도록 모여 있었다. 

    이는 참가자들의 눈 움직임 기록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났다. 각 7분이라는 시간 동안, 무린안 정원을 관람할 때는 시선이 넓게, 빠르게 움직였고, 대학 정원을 관람할 때는 눈 움직임이 그리 크지 않았다. 

    연구팀은 바로 이것이 두 정원의 심신 안정 효과에 차이를 가져온 핵심 요인이라고 보았다. 연구팀은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안구 운동이 권장된다는 것을 토대로, 이번 실험으로 얻은 결과가 분명한 연관성이 있을 거라고 보았다.

     

    정원의 심신 안정 효과, 포인트는?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잘 설계된 정원이 스트레스 감소 목적의 치료법으로 쓰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단순히 ‘잘 관리된 자연물’이 아니라,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한 정신적 문제를 치료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특히 고령화 사회에서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병원이나 복지시설에 있어 정원의 심신 안정 효과를 중요한 역할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의료·복지시설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사람들이 모여 사는 지역 인근의 근린생활시설, 또는 개인의 일반적인 생활공간에까지 적용된다. 

    꼭 거대한 규모의 정원이 아니더라도 괜찮다. 잘 가꾸고 관리된 자연물을 효과적으로 배치하면 얼마든지 정원의 심신 안정 효과와 비슷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보는 이가 시선을 어떻게 움직이도록 유도할 것인가’다.

    각 요소를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정원의 심신 안정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각 요소를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정원의 심신 안정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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