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HL트렌드

  • 맞춤형 헬스케어, 상태 측정부터 약물 투입까지 가능한 스마트 패치

    맞춤형 헬스케어, 상태 측정부터 약물 투입까지 가능한 스마트 패치

    ※ 위 사진은 본문 내용과 관련이 없음 / Designed by Freepik
    ※ 위 사진은 본문 내용과 관련이 없음 / Designed by Freepik

    실시간으로 생체 신호를 모니터링하면서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스마트 패치’가 개발됐다. 디지스트(DGIST) 로봇 및 기계전자공학과 장경인 교수팀은 접이식 구조로 다양한 센서와 약물 전달 시스템을 통합한 정밀 패치를 선보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이번 달 게재됐다.

     

    웨어러블 기기와 맞춤형 헬스케어

    현재 의료계의 중요한 화두 중 하나는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다. 기존의 건강 상태, 유전적 요인 등에 따른 체질, 평상시 생활 습관 등을 고려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접근 방식으로, 기존의 일률적인 치료 방식과는 근본적 차별성을 가진다. 

    개인은 수많은 변수에 의해 천차만별의 양상을 보인다. 이 때문에 같은 질환을 앓고 있다 해도 유전적 배경, 생활 환경, 식습관 등에 따라 치료 반응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고, 회복에 걸리는 시간도 다를 수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국민들의 건강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헬스케어가 필수다.

    웨어러블 기기는 이러한 수요에 가장 적합한 기술이라 할 수 있다. 개인의 신체에 간단하게 착용하고 다니면서, 실시간으로 생체 지표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다방면의 기술 발전을 통해 웨어러블 기기를 의료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게 확장됐다.

     

    접이식 구조로 여러 기능 통합

    DGIST 장경인 교수 연구팀은 기존까지 선보인 웨어러블 의료기기들은 ‘생체 신호 감지’에 특화돼 있거나, 약물 전달에 특화돼 있는 등 하나의 기능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웨어러블 기기는 기본적으로 휴대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부피와 질량이 매우 제한적이다. 또한, 피부와 밀착돼야 하기 때문에 얇으면서도 유연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안정적인 구조를 유지해야 한다. 

    반면, 정밀한 시스템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견고하고 부피가 큰 기능성 부품들이 필요하다. 즉, 물리적으로 보면 ‘얇고 유연한 구조 안에 고성능의 부품들을 배치해야 하는’ 모순적 상황인 것이다. 따라서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다기능 통합 구현은 기술적으로 어려움이 컸다.

    DGIST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접이식(접힘) 구조’를 선택했다. 유연함이 필요한 영역과 견고함이 필요한 영역을 분리하는 방식으로 접근한 것이다. 전기·광학 센서, 약물 전달 시스템, 무선 통신 모듈을 접이식으로 설계함으로써, 이들을 하나의 스마트 패치 안에 집어넣었다. 이로써 고도의 기능 여러 가지를 제공하는 웨어러블 기기를 구현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스마트 패치는 심혈관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필요할 때 즉각 약물을 투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성능 검증을 진행한 결과, 심전도와 혈류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심박수 변화와 맥파 전달 시간을 정확도 높게 분석해냈다. 또한,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동 약물 투여까지 해낼 수 있는 것을 확인했다.

    생체신호 측정 및 약물전달을 동시에 수행하는 무선, 피부 접촉식 시스템의 개략도 / 출처 : DGIST
    생체신호 측정 및 약물전달을 동시에 수행하는 무선, 피부 접촉식 시스템의 개략도 / 출처 : DGIST

     

    다양한 의료 분야에 응용 가능

    한편, 이 기술은 심혈관 건강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응용할 수 있다. 혈압 관리, 혈당 관리, 통증 완화, 만성질환 등 의료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다만, 각 세부 분야에 대한 실용화를 위해서는 해당 분야 및 관련 분야와의 추가적인 연계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가 주요 트렌드로 대두되고 있긴 하지만, 현재로서는 보편화돼 있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특히 생체 신호 데이터의 정확성을 높이는 기술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인공지능 기반의 진단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다양한 증상 및 만성질환에 대응할 수 있도록 고도화된 센서 기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상용화를 위해서는 대량 생산을 위한 제조 공정의 최적화가 필요하다. 안전성 등을 검증하기 위한 임상연구도 마찬가지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스마트 패치가 특정 목적에 국한되지 않으며, 생체 신호 측정 및 약물 전달을 동시에 해낼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웨어러블 기기 특유의 유연성과 고도의 기능성을 동시에 추구함으로써, 향후 정밀 의료 및 원격 의료에 있어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췌장암 치료, 항체 기반 표적 치료 개발 중

    췌장암 치료, 항체 기반 표적 치료 개발 중

    Designed by Freepik
    Designed by Freepik

    췌장암 하면 ‘생존율이 낮은 암’을 연상시킨다. 전 세계적 통계에 따르면 췌장암 진단 후 5년 생존율은 남성 12%, 여성 14%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로 한정하더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국가 암 정보센터에 공시된 통계를 보면, 2018~2022년 췌장암 생존율은 16.5%다. 해당 통계에서 제공하는 10종의 암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췌장암의 생존율이 낮게 나오는 것은 초기 증상이 분명하지 않다는 것과 연관이 있다. 대부분 늦은 병기에 발견되기 때문에 치료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코펜하겐 대학이 주도하는 한 연구에서 췌장암 치료법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암 지원 세포를 제거하는 방식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과 리그스 병원 연구팀은 다른 유형의 암을 치료하는 데도 사용되는 ‘항체 약물 접합체(ADC)’ 기술을 기반으로 췌장암 치료법을 연구했다. 암 세포가 성장하고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돕는 ‘지원 세포’를 직접 제거하는 것이 핵심 원리다.

    연구팀은 “지원 세포를 표적으로 삼으면 종양의 구조가 약화되므로 면역 체계가 종양을 제거하기가 더 쉬워진다”라며 “이 과정에서 주위의 암 세포를 제거할 수 있는 물질을 방출하는 효과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소개한 ADC는 항체, 약물 연결체, 항암제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ADC가 암 세포를 찾아 들어가면 연결체가 분해되면서 항암제를 활성화한다. 이를 통해 암 세포를 내부에서 죽이는 원리다. 

     

    ‘더 어려운 암’ 치료에 적합

    이른바 ‘트로이 목마’와 비슷한 방식으로, 정상 세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표적 치료 방식이다. 높은 정확성, 정상 세포 손상의 최소화라는 특성으로 인해, ADC 치료는 더 어려운 암을 치료하는 데 적합한 후보라 할 수 있다.

    연구팀은 치료법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ADC 항체를 ‘인체 친화적’으로 만드는 데 주력했다. 체내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항체와 유사한 구조로 바꾼 것이다. 이를 통해 ADC가 체내에 주입되더라도, 면역 체계는 이를 이물질로 인식하지 않는다. 치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거부 반응 우려를 줄이고자 한 것이다.

    연구팀은 현재 췌장암에 대해 임상시험을 승인받은 ADC가 없으며, 자신들이 최초의 사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약물 개발이 진척됨에 따라 실제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른 암에도 적용 연구 중

    장기적으로 볼 때, 이 치료법은 췌장암 뿐만 아니라 다른 암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이미 대장암 및 유방암 등에 대한 ADC의 잠재력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치료법이 존재하는 암이라고 해도, 더 나은 치료법이 될 수 있다면 연구할 이유는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연구팀은 ADC 기반 치료법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제약회사 또는 바이오 분야 기술 회사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고, 향후 3년에서 5년 내에 임상시험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장기 로드맵이다.

  • 버섯 속 아미노산 ‘에르고티오네인’, 노화 방지 뚜렷한 효능

    버섯 속 아미노산 ‘에르고티오네인’, 노화 방지 뚜렷한 효능

    Designed by Freepik
    Designed by Freepik

    일부 버섯이나 발효 식품에서 발견되는 천연 화합물 ‘에르고티오네인(ergothioneine)’이 노화를 개선하고 건강 수명을 늘리는 데 기여한다는 연구 결과가 제기됐다. 독일 라이프니츠 연구소와 하이델베르크 대학,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대학 등이 협력해 내놓은 결과다.

     

    버섯에 포함된 자연 아미노산

    ‘에르고티오네인’은 자연에서 발견되는 아미노산의 일종이다. 흔히 아미노산이라 하면 단백질의 기본 구성단위를 떠올린다. 하지만 에르고티오네인은 단백질의 구성 요소가 아닌, 자연 상태에 존재하는 별개의 아미노산이다. 황(S) 성분을 포함하는 아미노산으로 항산화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일부 버섯 또는 발효 식품에 함유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르고티오네인은 종종 건강보조식품의 성분 또는 ‘노화 방지 효과’를 표방하는 화장품의 성분으로 사용된다. 세포를 보호하고 건강 증진에 기여한다는 일부 연구 결과가 있었지만, 구체적인 작용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었다.

    라이프니츠 분석과학 연구소(ISAS)의 하빌 밀로시 필리포비치 박사는 “우리 연구는 에르고티오네인의 메커니즘을 명확히 밝혀냈다는 것, 그리고 노화 관련 질환을 예방하는 데 분명한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는 데 의의가 있다”라고 전했다.

     

    에르고티오네인 건강 효능

    국제연구팀은 선충류를 비롯해 다양한 동물 모델을 대상으로 에르고티오네인의 효능을 확인했다. ISAS 연구팀은 선충류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인간으로 치면 성인 초기에 해당하는 시기부터 다양한 생령의 선충을 테스트한 결과, 수명 연장은 물론 스트레스 저항력, 운동능력, 지구력 등에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하는 것을 확인했다.

    ISAS 연구팀은 에르고티오네인을 적용한 선충과 그렇지 않은 선충을 비교했다. 노화가 진행되면서 두 그룹의 대조는 더욱 뚜렷해졌다. 에르고티오네인을 적용한 그룹의 노화 및 기능 저하가 확연히 느리게 나타난 것이다. 게다가 해로운 형태의 어떤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베오그라드 대학 연구팀은 쥐 모델을 대상으로 포유류에 대한 영향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태어난 뒤 9개월이 된 쥐 6마리에 3주 동안 매일 약 10mg의 에르고티오네인을 투여했다. 10mg은 말린 느타리버섯 4.5g에 함유된 정도의 양이다.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에르고티오네인을 투여한 쥐는 지구력이 향상되고 근육량도 증가했다. 또한, 근육 조직에 새로운 미세 혈관이 형성됐으며, 근육 줄기 세포 수도 증가했다. 이는 노화와 함께 나타나기 쉬운 ‘근감소증’을 예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에르고티오네인, 버섯 통해 섭취 가능

    연구팀은 질량 분석법을 사용해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근본적 메커니즘을 알아보았다. 인체 내 수많은 효소 중 ‘시스타티오닌-γ-리아제(CSE)’라는 효소가 있다. CSE는 황을 포함하고 있는 아미노산 시스타티오닌을 분해해 황화수소를 생성한다. 황화수소는 항산화 작용을 통해 세포를 산화 스트레스에서 보호하며, 혈관을 확장시키고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등의 기능을 한다.

    에르고티오네인은 황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CSE에 의해 대사됨으로써 황화수소 생성에 기여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항산화 작용을 할 수 있는 것이다. CSE에 의해 황화수소가 생성되는 과정은 인체의 ‘과황화’를 일으킨다. 황 성분이 부족할 경우 인체는 노화, 신경 퇴행, 심혈관 질환 등이 촉진될 수 있기 때문에 과황화를 일으키는 에르고티오네인의 작용이 중요해진다.

    앞서 말했듯 에르고티오네인은 인체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종류의 아미노산과 별개다. 이를 양송이 버섯, 느타리 버섯, 표고 버섯, 굴 버섯, 시이타케 버섯, 포르치니 버섯 등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일부 발효 식품에서도 얻을 수 있고, 건강보조식품으로 유통되는 경우도 있지만, 버섯을 통해 섭취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국제연구팀은 다양한 동물 모델을 통해 확인한 에르고티오네인의 효능에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향후 인간을 대상으로 에르고티오네인의 잠재적 효능을 추가로 연구하겠다는 입장이다.

  • 당뇨 환자 혈압, 일반인 수준으로 낮게 유지해야

    당뇨 환자 혈압, 일반인 수준으로 낮게 유지해야

    Designed by Freepik
    Designed by Freepik

    일반적으로 2형 당뇨를 앓고 있는 경우는 고혈압 위험이 동반돼 심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이 더 높게 나타난다. 한편, 당뇨 환자는 혈압이 과하게 낮아질 경우 일반 사람에 비해 증상이 심각해질 우려도 있다. 

    이 때문에 당뇨 환자의 혈압은 일반인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관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당뇨 환자에 대해서도 현재의 표준치보다 낮은 수준의 혈압을 유지할 때 심혈관 질환 위험이 더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 환자, 혈압이 더 높은 이유

    일반적으로 2형 당뇨를 앓는 환자는 고혈압을 동반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당뇨가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해 발생하며, 비만을 비롯한 다른 대사 증후군이 혈압 상승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또한, 당뇨 환자는 고혈당 상태가 유지되며 신경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혈압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 기능이 저하돼 혈압이 높아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당뇨 환자는 혈압 관리 목표치를 일반 기준에 비해 높게 설정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일반 기준으로는 수축기 혈압을 120mmHg로 놓지만, 당뇨 환자는 130mmHg를 넘지 않도록 관리하는 식이다.

    또한, 당뇨 환자는 신경 손상으로 자율신경계의 혈압 조절 기능이 약해지기 쉽다. 따라서 혈압이 떨어졌을 때 정상 상태로 돌아오는 것이 더 오래 걸릴 수 있다. 이는 일반 사람들이 저혈압 증상을 겪을 때보다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이런 이유로 당뇨 환자는 혈압 관리를 정상치보다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혈압 더 낮추면 심혈관 건강에 도움

    미국 텍사스 대학 산하의 사우스웨스턴 메디컬 센터 연구진은 2형 당뇨를 앓고 있는 사람이라 해도 혈압 관리 기준을 낮게 잡으면 심혈관 질환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토대로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수축기 혈압이 높은 2형 당뇨 환자 12,821명을 모집했다.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약 64세였고, 남성이 55%, 여성이 45% 정도였다. 참가자들은 두 그룹으로 나뉘었다. 한쪽 그룹은 수축기 혈압 140mmHg 미만을 목표로 하는 표준 치료를, 다른 한쪽 그룹은 수축기 혈압 120mmHg 미만을 목표로 하는 집중 치료를 실시했다.

    치료를 진행하면서 최대 5년간 참가자들을 추적한 결과, 집중 치료를 실시한 그룹이 주요 심혈관 관련 문제가 더 적게 나타났다. 질환 발생 또는 그로 인한 사망, 심부전으로 인한 치료 또는 입원, 항고혈압제 치료로 인한 부작용 등을 대상으로 추적한 결과다.

    연구팀은 이 내용을 토대로 “당뇨 환자라 해도 일반인과 같은 120mmHg 미만 수준으로 유지할 경우 심장마비, 심부전, 뇌졸중 등 주요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상당히 낮아진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당뇨 환자 혈압, 가이드라인 재검토 필요

    NEJM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연구팀은 표준 치료 그룹(140mmHg 목표)과 집중 치료 그룹(120mmHg)의 심혈관 질환 위험을 비교 제시했다. 집중 치료 그룹의 심혈관 질환 위험이 21% 더 낮았다는 것이 최종 결론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2형 당뇨 환자의 심혈관 건강 관리에 대한 임상 가이드라인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 현재의 임상 가이드라인에서 2형 당뇨 환자의 수축기 혈압은 130mmHg 미만으로 유지할 것이 권장된다. 

    하지만 연구팀은 ‘수축기 혈압 130mmHg 미만’이라는 임상 가이드라인의 권장사항에 뚜렷한 근거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단지 당뇨 환자의 혈압이 일반인에 비해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는 이유로 가이드라인이 설정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당뇨 환자의 혈압 관리에 대한 기존 임상 가이드라인을 새롭게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 박테리아로 암 치료, 독성 없는 미생물 활용한 중증 암 치료법

    박테리아로 암 치료, 독성 없는 미생물 활용한 중증 암 치료법

    Designed by Freepik
    Designed by Freepik

    최근 다양한 방식으로 새로운 암 치료법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번에는 ‘박테리아’를 이용해 암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독성이 없는 박테리아를 통해 암 치료제를 직접 종양까지 전달하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사망률이 높은 편에 속하는 간암, 난소암, 전이성 유방암 등에 대해서도 치료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독성 없는 박테리아로 항암제 전달

    일반적으로 박테리아는 인체에 유해하다는 이미지가 있다. 하지만 모든 박테리아가 그런 것은 아니다. 우리 몸 안에도 무수히 많은 종류의 박테리아가 존재하며, 그중 일부는 소화나 면역을 돕는 등 유익한 기능을 한다. 

    이런 박테리아들을 활용해 암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매사추세츠 대학교(UMass) 암허스트 캠퍼스와 어니스트 제약의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독성 없는 박테리아 ‘BacID’에 대한 이야기다. 

    연구팀은 독성을 띠지 않도록 유전자 조작된 살모넬라균을 개발했다. 그리고 종양을 표적으로 하여 암 세포 내에 들어가 항암 치료제를 방출하는 기술을 연구했다. 이는 1차적으로 항암제로 인해 건강한 조직이 손상되는 것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 암 세포 안으로 들어가기 전까지는 치료제를 방출하지 않기 때문이다.

    BacID에는 그보다 더 중요한 특성이 있다. 항암제를 포함한 박테리아가 종양 내에서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실제 투여한 치료제의 용량보다 훨씬 뛰어난 치료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의 수석 저자인 비슈누 라만은 “우리는 이 박테리아의 안전하고 인체 친화적으로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라며 “과거에 시도된 방법에 비해 최소 100배 더 안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우리의 목표는 병기가 상당히 진행된 암을 치료할 수 있는 잠재력을 끌어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사 맞고 3일 후 아스피린 복용

    현재의 BacID는 ‘3세대’로 분류한다. 1세대에서는 박테리아의 ‘뇌’가 스스로 종양을 찾아 치료하는 것을 기대해야 했다. 언제 치료 효과가 나타날지를 제어할 수 없었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후 2세대를 거쳐 현재는 박테리아가 암 세포를 침습해 치료를 시작하는 시점을 제어할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은 현재 쥐 모델을 사용해 임상 전 연구까지 진행한 상태다. 정맥 주사 방식으로 박테리아를 주입하게 되면 체내 어디로든 빠르게 퍼져나간다. 이후 2일에 걸쳐 박테리아는 종양 내에서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한다. 다른 건강한 장기에 퍼진 박테리아는 면역 체계에 의해 제거된다.

    정맥 주사를 투여한지 3일째 되는 시점에 아스피린을 투입한다. 이는 투입된 박테리아의 편모(이동을 돕는 역할)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성장한 박테리아는 종양 내 암 세포로 이동하게 되고 치료제를 방출하기 시작한다.

    복잡해보이지만 이는 실질적인 작용 기전을 설명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그렇다. 연구팀은 “가능한 한 간단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라고 이야기했다. 환자 입장에서 보면 단 두 가지 단계다. 정맥 주사를 받고 귀가한 다음, 3일이 되는 시점에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되는 것이다. ‘암을 치료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도 간소화된 방법이다.

    연구팀은 현재 임상시험을 위한 규제 승인 절차를 진행 중이다. BacID를 이용하는 치료법의 임상시험은 2년 뒤인 2027년에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 패혈증 치료법, ‘혈액 응고’ 차단하는 치료법 연구 중

    패혈증 치료법, ‘혈액 응고’ 차단하는 치료법 연구 중

    Designed by Freepik
    Designed by Freepik

    패혈증(敗血症, sepsis)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미생물 감염으로 신체 전반에 걸친 염증, 장기 손상, 혈액 응고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패혈증으로 인한 사망 사례를 줄이기 위해, ‘혈액 응고’를 차단하는 방식의 치료법이 개발 중에 있다.

     

    패혈증은 무엇인가

    패혈증은 혈액이 병원균이나 바이러스와 같은 미생물에 감염돼 발생한다.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혈액이 무너진(패배한) 상태’라는 뜻이다. 혈액은 온몸을 순환하기 때문에 혈액이 감염될 경우 온몸에 증상이 번져 심각한 영향을 일으킨다. 

    패혈증은 보통 수술 부위 감염, 수술 후 합병증, 외상, 만성 질환, 면역력 약화 등이 원인이 돼 발생한다. 우리나라에서 패혈증으로 사망하는 사례는 연간 약 3만 건 수준, 전세계적으로는 연간 800만 명 수준이다. 구체적인 숫자는 해마다 달라지지만, 매년 적지 않은 패혈증 사망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패혈증으로 인해 사망에 이르는 메커니즘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대표적으로 꼽히는 것 중 하나는 ‘혈액 응고’다. 혈류에 병원균이나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자체 방어 시스템은 작은 혈전을 생성해 이들을 가둔 다음 제거하게 된다. 그러나 패혈증이 발생하면 이 시스템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며 과부하를 일으킨다.

    혈액 응고가 과도하게 일어나면 정상적인 혈액 순환이 저하되거나 차단된다. 이로 인해 체내 모든 장기가 산소 및 영양분을 공급받을 수 없게 되고,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이어지거나 장기 조직이 괴사하는 문제로 이어지게 된다.

     

    혈액 응고를 차단하는 치료법

    미국 오리건 건강과학대학에서는 패혈증에 의한 혈액 응고를 차단하는 방식의 치료법을 개발 중이다. 패혈증의 혈액 응고는 병원균 같은 미생물이 너무 많아지고, 그로 인해 혈액 응고 시스템이 과부하되는 것이 원인이다. 이에 따라 ‘혈액 응고를 유발하는 단백질’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혈액이 응고되는 과정에서는 ‘요소 XII’라는 단백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요소 XII 단백질은 혈관의 손상 지점에 혈액이 닿았을 때 활성화되며, 다음 단계인 요소 XI, 요소 Ⅸ의 활성화로 이어지도록 하는 ‘신호탄’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패혈증이 발생하면 이 요소 XII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된다는 점에 착안해, 이 단백질의 활동을 차단하는 치료법을 제기했다. 이는 2023년 발표된 인간 임상시험에서 요소 XI에 대한 치료법을 개발하는 과정의 연장선이다. 요소 XII가 활성화된 뒤, 그 다음 단계로 요소 XI가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연구팀의 오웬 맥카티 박사는 이러한 접근 방식이 패혈증 환자에게서 발생하는 위험한 수준의 혈액 응고를 예방할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다. 비인간 영장류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한 결과, 정상적인 수준의 치유 능력은 해치지 않으면서 미생물 감염으로 인한 비정상적 혈액 응고는 막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향후 동물 모델 및 임상시험을 통해 이러한 치료 방법이 실제 환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지를 확인할 계획이다. 맥카티 박사는 패혈증으로 인한 사망 사례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다학적 접근과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코로나19 팬데믹의 기원, 어디서 시작됐을까

    코로나19 팬데믹의 기원, 어디서 시작됐을까

    ※ 위 이미지는 본문 내용과 직접적 관련이 없음 / Designed by Freepik
    ※ 위 이미지는 본문 내용과 직접적 관련이 없음 / Designed by Freepik

    엔데믹이 선언된지도 1년을 훌쩍 넘겼지만, 코로나19는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팬데믹 당시만큼 위력적으로 여겨지지는 않지만, 요즘 말하는 ‘쿼드데믹’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와중에도 코로나19가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에 대한 논쟁은 아직 현재진행중이다.

    프랑스의 국제 뉴스 통신사 AFP는 ‘코로나19의 기원 논쟁’에 대해 두 가지 주장을 정리해서 내놓았다. 하나는 ‘시장에서 자연적으로 퍼져나갔다’는 주장, 다른 하나는 ‘실험실에서 누출됐다’는 주장이다. 건강전문 미디어 ‘메디컬 익스프레스’에 게재된 내용을 재구성하여 전한다.

     

    주장 1. 시장에서 시작됐다

    중국 우한의 해산물 도매 시장에서 시작됐다는 주장은 우리나라에서도 어느 정도 회자된 적 있는 내용이다. 캐나다 서스캐처원 대학교의 바이러스학자 앤젤라 라스무센은 이 주장에 ‘현실적 증거’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유전체 데이터 및 지리적·환경적 샘플링 데이터를 포함해 ‘측정할 수 있는 증거’가 있다는 주장이다.

    2019년 12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는 코로나19의 지리적 패턴을 분석한 결과가 실린 적이 있다. 코로나19의 전파 경로, 지역별 유행 양상, 바이러스 전파 방식에 대한 통계적 분석을 포함한 심층적인 내용이었다.

    사이언스에 게재됐던 연구에 따르면 우한에 위치한 대규모 해산물 및 식품 도매시장인 ‘화난 해산물 도매시장’을 비롯해 그 주변에 초기 발병 사례가 밀집돼 있었다. 즉, 시장이 바이러스 확산의 시작점이었음을 주장하는 근거다.

    가장 최근인 2024년 9월 국제 학술지 「셀(Cell)」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화난 도매시장에서 너구리, 사향고양이, 아무르 고슴도치, 대나무쥐 등이 발견됐다. 특히 너구리의 경우 생물학적으로 여우와 가까운 종으로 둘 다 개과(Canidae)에 속하는 포유류다. 생리학적으로 유사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너구리가 보유하고 전파시키는 바이러스 중 코로나19의 원인 바이러스인 ‘SARS-CoV-2’와 유사한 바이러스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수공통전염 바이러스로, 동물에서 인간으로 전파될 수 있는 종류다. 즉, 박쥐에서 유래한 SARS-CoV-2가 너구리를 숙주로 하여 인간에게도 전파됐을 거라는 주장이다.

    이 주장을 신뢰하는 학자들은 「사이언스」에 게재됐던 연구 사례에서부터 ‘명확한 증거’가 일관되게 나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주장 2. 연구소에서 누출됐다

    한편, 우한에 위치한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WIV)’를 지목하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 내용을 정리하자면 한 마디로 ‘자연적으로 전파되기에는 거리가 너무 멀다’라는 것이다.

    우한 지역에 SARS-CoV-2 바이러스를 보유한 박쥐 개체군이 서식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가장 가까운 서식지는 약 1,600km 떨어져 있다. 이 정도 거리에서 바이러스가 자연적으로 전파되기는 어려우며, 중간 숙주가 개입해 전파됐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앞서 언급한 너구리와 같이 전파 가능한 중간 숙주를 여러 차례 거쳤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연구 목적으로 보유했던 바이러스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는 의견이다.

    미국 러트거스 대학의 미생물학자인 리처드 에브라이트 교수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WIV가 사스(SARS) 바이러스를 확보하기 위한 연구를 제안한 적이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 연구 제안에 바이러스의 성장과 전염성을 증가시키는 구조를 설계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는 것이다. 

    당시 해당 연구는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비밀리에 수행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에브라이트 교수는 “이 연구와 관련된 사건으로 SARS-CoV-2가 우리 사회에 유입됐다고 볼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원, 무엇이 중요한가

    이 두 가지 주장 중에는 ‘시장 전파’ 즉, 자연적으로 퍼져나갔다는 주장이 더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다만, AFP에 따르면 ‘연구소에서 유출됐다’라는 이야기가 한때는 음모론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꽤 지지자들이 있는 주류 주장이 됐다. 연구소 유출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관련 정보를 완전히 공개할 것을 요구하며 독립적인 조사를 지속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주장의 핵심은 과학·의료기관에 대한 신뢰와 연관된 문제다. 사안의 중요도와 전 세계적인 파급력을 고려하면 명확한 결론이 내려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무엇이 중요한가’라는 질문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바이러스가 어디서 유래했는가를 규명하려는 움직임은 단순히 책임 소재를 따지기 위한 것이 아니다. 향후 전염병 예방 및 대응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필수 과정이라고 봐야한다. 한편, 과학·의료기관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봐야할 것이다.

  • 냉장 보관 필요 없는 백신 제조법 개발

    냉장 보관 필요 없는 백신 제조법 개발

    Designed by Freepik
    Designed by Freepik

    단백질 기반 백신을 냉장이나 냉동 없이 보관·유통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 백신 유통을 위한 물류 비용을 절감하고, 냉장·냉동을 위한 자원이나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 대한 백신 접근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냉장 보관 필요 없는 백신 개발법

    일반적으로 백신은 냉장 상태에서 보관하는 경우가 많다. 대략 90%의 백신이 특정 온도 조건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콜드 체인(cold chain)’이라 하는데, 백신과 같이 온도에 민감한 제품을 안정적으로 보관·운송하기 위한 일련의 시스템을 말한다.

    펜실베니아 주립대학 연구팀이 최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한 연구에서는 약물의 개발 방식을 두고 일련의 실험을 진행했다. 먼저 단백질 기반 약물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물 기반 용액을 탄소 화합물인 ‘퍼플루오로카본 오일(이하 오일)’로 대체했다. 그런 다음 항체와 효소 등 건강과 관련된 기능을 가진 다섯 가지 단백질을 테스트했다.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오일 기반의 용액을 사용한 약물은 기존의 방식으로 만들어 냉장 보관한 용액과 마찬가지로 효과가 있었으며 독성도 나타나지 않았다. 즉, ‘상온에서 보관 가능한 약물’의 실마리를 찾았다는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약물을 오염시키는 박테리아, 곰팡이, 바이러스 등은 물 기반의 환경에서 성장한다. 오일 기반 용액에서는 이들이 성장할 수 없기 때문에 약물이 오염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100℃에서도 약물 안정성 유지

    연구팀이 해결해야 했던 과제는 명확했다. 약물이나 백신의 핵심이 되는 단백질이 오일에서 잘 녹지 않는다는 것이다. 단백질은 기본적으로 물에 잘 녹으며, 물 기반의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존재한다. 기존의 약물 및 백신이 물 기반 용액을 사용해 만들어졌던 주된 이유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단백질 표면을 코팅하는 계면활성제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오일 기반의 환경에서 단백질이 뭉치거나 가라앉지 않고 용액 전체에 고르게 퍼질 수 있도록 했다. 동시에 계면활성제는 단백질 분자를 보호하는 ‘껍질’을 형성해, 주변 환경이 변화하더라도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기존의 물 기반 용액을 사용한 약물과 백신은 열, 빛, 움직임 등에 민감하다. 특히 온도가 높아지면 단백질이 분해돼 ‘펼쳐짐’이 발생하고, 비활성화돼 제 기능을 잃게 될 수 있다. 혹은 유해한 미생물이 발생해 오염될 위험이 생긴다. 콜드 체인이 필요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온도를 낮추면 이러한 변질을 막거나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연구팀이 제시한 방법에 따라 오일 기반 용액과 계면활성제를 사용할 경우, 냉장이나 냉동 없이도 단백질의 안정성이 유지된다. 오일 기반이므로 유해 미생물이 발생할 우려도 없다. 연구팀이 개발한 계면활성제는 물이 끓는 100℃에서도 단백질의 분해를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 세계 공중보건 향상에 기여할 것

    이 기술은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하나는 의료 자원이 부족한 지역에서 큰 장점이 된다는 것이다. 특히 냉장 시설이 부족한 곳, 냉장 상태로 운송하는 것에 제약이 따르는 곳에서는 약물과 백신을 보급하기가 어려웠다. 상온에서도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약물이 공급된다면 이런 지역들의 백신 접종 및 치료 성과가 향상될 것이다.

    다른 하나는 콜드 체인의 대체 가능성이다. 저온 기반의 보관 및 운송에는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다. 2020년 5월에 환경 보호, 자원 보존을 주제로 진행됐던 한 연구 내용에 따르면 2026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콜드 체인 물류 비용이 580억 달러(약 84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 거대한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이러한 비용 절감 가능성은 약물을 개발하고 유통하는 제약 회사들에게도 희소식이 될 것이다. 지역 및 기후 조건 등에 관계 없이 약물과 백신 유통의 효율성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전 세계적 공중보건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를 주도한 펜실베니아 주립대학 생체공학과 스콧 메디나 박사는 “우리는 현재 이 기술에 대한 특허권을 확보하는 과정에 있다”라며 “제약 회사와 협력해, 약물과 백신을 보다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 항암제 안 듣는 췌장암 세포, 적외선으로 잡았다

    항암제 안 듣는 췌장암 세포, 적외선으로 잡았다

    개발된 리소좀 표적 광감각제 기반 치료의 차별점 / 출처 : BRIC Bio통신원
    개발된 리소좀 표적 광감각제 기반 치료의 차별점 / 출처 : BRIC Bio통신원

    항암제 내성을 가진 췌장암 세포에 빛을 쪼여 제거하는 기술이 나왔다. 유니스트(UNIST, 울산과학기술원)와 포스텍(POSTECH) 공동 연구팀이 내놓은 성과다. 

     

    암 세포의 자가포식과 항암 내성

    암 세포는 변화무쌍한 적응력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항암제를 투여해도 살아남는 경우도 있으며, 이렇게 되면 내성을 갖게 돼 더욱 끈질긴 생명력을 갖는다. 이는 항암제 개발 및 항암치료 전략 수립에 있어 난제로 꼽혀왔다.

    암 세포가 항암제나 항암치료에 내성을 갖게 되는 메커니즘도 여러 가지다. 그중 하나는 ‘자가포식(Autophagy)’이다. 본래 자가포식은 세포가 손상되거나 기능이 저하된 다른 세포나 조직, 대사 노폐물 등을 분해해 에너지를 얻는 과정을 일컫는다. 세포의 생존 및 대사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메커니즘이다.

    문제는 암 세포 역시 근본적으로는 세포이기 때문에 자가포식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암 세포 입장에서 항암제는 불필요한 성분이다. UNIST 연구팀에 따르면, 암 세포가 항암제를 배출하고 노폐물을 분해하는 자가포식 과정을 통해 부족한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며 면역 체계를 회피하는 경우가 생긴다.

    연구팀은 이와 같은 내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활성산소(ROS)’를 활용해보기로 했다. 연구팀은 활성산소가 자가포식을 억제하고 췌장암의 화학요법 반응성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최근 임상 연구를 통해 확인한 바 있다.

     

    적외선으로 암 세포 사멸 유도

    연구팀은 이러한 암 세포의 자가포식을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광 반응 화합물’을 개발했다. 화합물은 세포의 리소좀만을 표적으로 하는 분자 ‘모폴린(Mopollin)’과 빛을 받아들여 산화 손상을 유발하는 금속 ‘이리듐(Iridium)’으로 구성됐다. 

    연구팀은 먼저 쥐 모델에게 약물에 내성을 가진 췌장암 세포를 이식했다. 그런 다음 개발한 광 반응 화합물을 투입하고 적외선을 쪼였다. 그러자 ‘젬시타빈’ 항암제에 약물내성을 갖고 있는 췌장암 조직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으며, 약 7일 만에 완전히 사라지는 결과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메커니즘을 분석했다. 그 결과, 연구팀이 개발한 광 반응 화합물에 빛을 조사했을 때 세포의 리소좀 막이 파괴되었으며, 동시에 리소좀이 ‘자가포식소체(autophagosome)’와 융합하는 것을 방해한다는 점이 확인됐다. 

    자가포식소체는 세포에서 발생한 노폐물이 일시적으로 격리되는 ‘처리장’ 역할을 한다. 리소좀과 융합할 경우 자가포식 작용이 발생하며 암 세포가 노폐물을 없애고 에너지를 공급하게 된다. 광 반응 화합물과 빛에 의해 이 과정이 억제되면서 암 세포가 필요한 에너지를 확보하지 못해 사멸하게 된 것이다.

     

    췌장암 등 난치암 치료에 기여할 것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광 반응 화합물이 산화손상을 일으키는 과정을 보다 면밀히 분석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산화손상 과정에 기여하는 단백질이 무엇인지 추가로 밝혀내는 것이 목적이다. 

    UNIST 화학과 권태혁 교수는 “암 세포의 자가포식으로 인해 약물내성을 갖게 된 주요 난치암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젬시타빈 이외에도 기존에 사용되는 항암제들과 병용 치료가 가능한지 그 효능을 검증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1월 13일자로 게재됐다. 

  • 알츠하이머 새로운 치료법, 공연 조명에 쓰는 제논 가스로?

    알츠하이머 새로운 치료법, 공연 조명에 쓰는 제논 가스로?

    출처 : Pixabay
    출처 : Pixabay

    스포츠 경기장이나 공연장, 영화관 등에서 사용하는 조명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조명보다 훨씬 밝다. 그러면서도 자연스럽게 퍼지는 경향이 있다. 이런 조명들에는 '제논(Xe)'이라는 기체가 사용된다. 대기 중에 매우 미세한 농도로 존재하는 무색 무취의 기체로, 대형 공간의 조명, 카메라, 플래시, 방사선 치료 등에 사용된다.

    이 제논 가스를 흡입하면 알츠하이머로 인한 증상을 완화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쥐 실험을 통해 검증한 결과, 신경계에 발생한 염증을 억제하고, 뇌 위축을 줄이며, 신경 보호 상태를 증가시킨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혈뇌장벽 통과하는 제논 가스

    알츠하이머를 비롯해 뇌와 신경계에 발생하는 문제를 치료할 때는 항상 ‘혈뇌장벽(Blood-Brain Barrier, BBB)’을 통과하는 것이 관건이다. 혈뇌장벽은 뇌를 보호하는 중요한 관문으로, 일정 크기 이상의 입자나 유해 물질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혈뇌장벽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그보다 작은 분자로 이루어진 물질 또는 특정 성질을 띤 물질이어야 한다.

    이밖에도 물리화학적 성질이나 전달 메커니즘 등 약물 설계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다. 이로 인해 뇌와 신경계에 작용하는 약물을 개발하는 것이 지극히 어렵다. 알츠하이머 증상이 뇌에 축적되는 아밀로이드 플라크와 타우 단백질의 엉킴으로 발생한다는 것을 확인한 뒤에도 치료제 개발이 오래 걸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미국 워싱턴 대학 의대와 매스 제너럴 브리검(Mass General Brigham)에서는 기존과는 달리 ‘제논 가스’를 직접 흡입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제논 가스가 혈뇌장벽을 통과할 수 있으며, 실질적으로 뇌에 이로운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뇌 위축 완화, 염증 감소 효과

    제논 가스는 대기 중에 약 0.0000087%의 미세한 농도로 존재하는 기체다. 헬륨이나 네온, 아르곤과 같은 비활성 기체(noble gas)의 일종으로, 그 중에서 원자량이 가장 높은 기체이기도 하다. 비활성 기체들은 일반적으로 다른 원자와 반응하지 않지만, 제논의 경우 특정 조건에서 반응해 화합물을 만든다.

    연구팀은 제논 가스의 이런 독특한 성질이 뇌 신경계에 이로운 작용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알츠하이머가 유발된 쥐 모델에게 제논 가스를 흡입하게 한 결과, 혈뇌장벽을 통과해 뇌를 둘러싼 체액으로 직접 전달됐다. 관찰 결과 뇌 위축과 신경계 염증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뇌의 주요 면역세포인 ‘소교세포(microglia)’가 더 활발하게 반응하도록 만들었다.

    제논 가스가 뇌에 영향을 미치는 구체적인 메커니즘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제논 가스를 직접적으로 흡입한 뒤 신경 세포 사멸이 줄어들고 염증 반응이 억제되는 현상이 나타났으므로, 이를 중심으로 한 상호작용을 연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임상시험 시작, 자원 효율성도 검토

    브리검 앤 위민스 병원에서는 인간을 대상으로 제논 가스의 효능을 검증하는 임상시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임상 1상시험은 별다른 증상이 없는 건강한 지원자들만을 모집해 실시할 예정이며, 올해 초 안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1상시험에서는 제논 가스의 안전성, 그리고 적정 복용량(흡입량)을 확립하는 데 주 목적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제논 가스가 효과를 나타내는 메커니즘에 중점을 두겠다는 계획이다. 

    쥐 모델 실험으로 확인한 잠재력으로 볼 때, 제논 가스는 알츠하이머 외에도 다발성 경화증,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 안구 질환 등 신경 세포 손상과 관련된 다른 질환에도 효능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연구팀은 제논 가스가 대기 중에 매우 희박하게 존재한다는 특성을 고려해, 제논 가스를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 그리고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회사소개 ·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저작권보호정책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헬스라이프헤럴드 | (주)메이븐크리에이티브 |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 설월길 45-13 2층

대표전화 070-8890-5653 | 이메일 healthlifeheraldnews@naver.com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경기 아 53970 | 등록일 2024-02-21 | 발행인·편집인 나지홍 | 청소년보호책임자 나지홍

Copyright © 헬스라이프헤럴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