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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약품 아닌 화장품”, 기능성 화장품 과대광고 주의

    “의약품 아닌 화장품”, 기능성 화장품 과대광고 주의

    ※ 위 이미지는 기사 내 언급된 과대광고와 무관함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 위 이미지는 기사 내 언급된 과대광고와 무관함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최근 미백과 주름개선 기능성 화장품에 대해 근육의 수축을 방지한다거나, 피부 세포의 재생을 촉진한다는 식의 과대광고가 성행하고 있다. 작년부터 올해까지에 걸쳐 ‘저속노화’ 키워드가 이슈로 자리잡는 등 노화 방지와 예방에 대한 국민 관심이 증가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 이하 식약처)는 과대광고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고 감소시키기 위해 올바른 제품 선택 및 안전한 사용 방법을 안내한다고 밝혔다.

     

    ‘의약품안전나라’ 홈페이지에서 확인

    피부 미백이란, 크게 두 가지 관점으로 나눠볼 수 있다. 하나는 피부에 멜라닌 색소가 침착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기미·주근깨 등의 생성을 억제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이미 피부에 멜라닌 색소가 침착했을 때, 이로 인한 색을 엷게 만들어 피부 미백에 도움을 주는 경우다. 

    주름개선 역시 마찬가지다. 피부 주름이 생기는 원인은 대개 콜라겐 단백질의 감소다. 따라서 콜라겐을 생성하거나 생성을 촉진하는 작용을 통해 피부에 탄력을 줌으로써, 주름을 완화하거나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 경우를 가리킨다. 

    이들은 모두 ‘기능성 화장품’으로 분류되므로, 식약처 보고 및 심사를 거쳐야만 한다. 식약처 심사를 완료한 경우, 제품 포장에 ‘기능성 화장품’이라는 글자 또는 도안이 삽입된다. 제품 포장에서 해당 글자 또는 도안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 ‘의약품안전나라’ 누리집(홈페이지)을 통해 기능성 화장품 심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확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PC로 의약품안전나라 누리집에 접속한 다음, 상단 ‘의약품등 정보’ 메뉴를 클릭한다. 이때 수많은 하위 메뉴가 출력되는데, 이중 ‘의약품 및 화장품 품목정보’에서 ‘기능성화장품 제품정보’ 메뉴를 찾을 수 있다. 

    해당 메뉴는 ‘심사’와 ‘보고’ 두 가지로 나뉘어 있으니 두 가지 모두를 확인하면 된다. '제품명' 단위로 검색할 수 있다. 단, 통상적으로 미백 기능과 주름 개선 기능은 사전 심사 대상에 속하므로, 해당 기능성 화장품은 ‘기능성화장품 제품정보(심사)’ 메뉴에서 확인하면 된다. 이미 안전성이 입증된 성분을 활용한 제품은 심사 대신 보고만 하면 되기 때문에 ‘기능성화장품 제품정보(보고)’ 메뉴에서 찾아볼 수 있다.

    모바일 의약품안전나라 홈페이지의 경우, 해당 기능을 사용하기 위한 직관성이 좋지 않으므로 가능하다면 PC로 확인할 것을 추천한다.

    식약처 승인된 제품에서 찾아볼 수 있는 문구 도안 / 출처 : 식약처 보도자료
    식약처 승인된 제품에서 찾아볼 수 있는 문구 도안 / 출처 : 식약처 보도자료
    홈페이지 접속 후 상단 '의약품등 정보' 메뉴를 클릭하면 찾아볼 수 있다 / 출처 : 의약품안전나라 홈페이지(PC) 캡처
    홈페이지 접속 후 상단 '의약품등 정보' 메뉴를 클릭하면 찾아볼 수 있다 / 출처 : 의약품안전나라 홈페이지(PC) 캡처

     

    ‘치료 효과’로 볼 수 있는 과대광고 주의

    ‘기능성 화장품’이라는 말은, 어느 정도 기능이 인정되지만 어디까지나 화장품이라는 의미다. ‘건강기능식품’이 약물이 아닌 식품으로 분류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즉, 기능성 화장품은 의학적 치료에 해당하는 효과를 목적으로 하지 않으며, 그런 효과를 보장할 수도 없다.

    흔히 광고에 사용되는 ‘피부 재생’, ‘세포 노화 억제’, ‘혈액순환 개선’ 등의 문구는 의학적 치료 혹은 의약품 수준에 해당하는 효능이다. 기능성 화장품으로 이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은 전형적인 과대광고에 해당한다.

    또한, 화장품은 어디까지나 인체에 ‘바르거나, 문지르거나, 뿌리는’ 형태로 사용하는 물품이다. 즉, 피부 안에 직접적으로 주입하는 식으로 사용한다는 광고는 허위·과대광고이거나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례로 봐야 한다. 실제로 식약처는 해당 분류에 속하는 화장품을 여러 차례 적발한 바 있다.

    식약처는 “미백과 주름 개선 기능성 화장품과 관련해 중대한 부작용이 있었다는 보고는 최근 3년간 없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기능성 화장품 역시 다양한 성분이 함유된 화장품이므로, 사람에 따라 사용 부위에 붉은 반점, 부어오름, 가려움증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이는 개인의 특성과 관련된 문제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식약처 인증을 받은 제품이라 해도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다. 이런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제품 사용을 중단하고 전문의 상담 및 치료 등 필요한 조치를 받아야 한다.

    식약처에서 적발한 기능성 화장품 과대광고 적발 사례 / 출처 : 식약처 보도자료
    식약처에서 적발한 기능성 화장품 과대광고 적발 사례 / 출처 : 식약처 보도자료

     

    민감성 피부, 해외 직구 제품 주의

    미백과 주름 개선 기능성 화장품은 여타 화장품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제형으로 출시된다. 로션 형태, 크림 형태, 젤 형태, 액체 형태, 마스크 형태 등 다양하다. 저마다 주된 성분부터 기능성 성분이 다양하게 때문에, 자신이 필요로 하는 효능이 있다고 해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특히 민감성 피부를 가지고 있거나 화장품 사용 중 부작용을 경험한 적이 있다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제품 포장의 식약처 인증 여부를 확인하고, 명시된 사용법과 사용상 주의사항을 반드시 숙지할 필요가 있다. 올바른 사용법 준수 여부에 따라 불필요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최근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해외 직구 제품의 경우, 식약처에서 별도의 검사 절차를 거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판매업자를 통한 정식 수입의 경우 안전기준에 따른 적합성을 확인한 후 판매되지만, 개인이 구매하는 직구 제품은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

    따라서, 이런 제품의 경우 국내에서 승인되지 않았거나 사용이 금지된 성분을 포함하고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로 인한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서는 함유된 성분을 꼼꼼하게 파악하고 금지 여부를 숙지해두는 것이 좋다. 물론 가장 권장하는 사항은 정식 수입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다.

     

    <본 기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2024년 11월 15일 작성하여 공공누리 제1유형으로 개방한 자료를 기반으로 재구성하여 작성되었습니다.>

  • 두개골 손상 없이 뇌 접근 가능한 인터페이스 개발

    두개골 손상 없이 뇌 접근 가능한 인터페이스 개발

    ECI 원리 / 출처 : 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ECI 원리 / 출처 : 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뇌척수액(CSF)을 통해 뇌와 신경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두개골 내 인터페이스(ECI)’가 개발됐다. 두개골에 물리적 손상을 가하지 않고 신경계 질환을 진단하거나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Nature Biomedical Engineering」에 게재됐다.

     

    척추를 통해 뇌까지 접근하는 방법

    미국 라이스 대학의 전기·컴퓨터·생체공학 교수인 제이콥 로빈슨과 텍사스 의과대학의 신경외과 교수 피터 칸이 이끄는 연구팀은 두개골 내에서 뇌를 보호하고 영양 공급 및 노폐물 제거를 담당하는 뇌척수액을 통해 뇌에 접근하는 방법을 시도했다. 그들은 이를 두개골 내 인터페이스(Endo Cisternal Interface, ECI)라 명명했다. 

    두개골에 구멍을 뚫는 대신, 허리 부위의 척추 사이에 가느다란 바늘을 사용해 유연성이 높은 카테터를 삽입한다. 이 카테터는 전자기력을 통해 작동하며, 전극이 들어있어 신경 신호 기록 또는 신경 자극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카테터는 척추 공간에서 뇌실까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뇌 신경계에서 발생하는 신호를 기록하거나 자극을 가하는 등의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 피터 칸 교수는 “이것은 간단하면서도 최소 침습적인 방식으로 뇌와 척수에 동시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최초의 기술일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뇌졸중 환자의 재활부터 간질 모니터링까지 다양한 신경학적 분야에서 새로운 치료법의 가능성을 제시한다”라고 말했다.

     

    양 모델 통해 가능성 확인

    연구팀은 이 기술의 실용성을 검증하기 위해 양을 모델로 삼아 실험을 수행했다. 먼저 뇌와 척수 주변에 있는 ‘내흉골’의 공간의 구조적 특징과 크기를 분석했다. 그런 다음 자기공명영상(MRI)을 활용해 뇌척수액이 존재하는 공간의 크기를 측정했다. 그런 다음 양을 대상으로 카테터를 삽입하고 실험을 진행하면서 인간으로부터 측정한 결과값과 대조하며 ECI의 실현 가능성을 검증했다.

    연구 결과, 카테터 전극은 성공적으로 뇌까지 전달됐다. 뇌실 공간과 뇌 표면으로 유도돼, 외부에서 보내는 전기 자극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또한, 전자기 기반의 임플란트를 사용해, 근육 활성화와 같은 전기 생리학적 신호를 기록할 수도 있었다. 뇌로 전달된 카테터는 30일 정도 기능을 유지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ECI는 별도의 약물이 없이도 신경계 내에 있는 목표 지점에 접근할 수 있다. 기존의 혈관 내 신경 인터페이스의 경우, 항혈전제가 필요하며 혈관 크기 및 위치에 따라 접근이 제한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점에서도 더욱 월등한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신경계 관련 질환, 치료 접근성 향상 기대

    인간 신경계에서의 성능 문제, 안정성이 유지되는 기간 문제, 독성과 관련된 안전 문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보다 면밀한 검증이 필요하겠지만, 그를 모두 넘어선다면 ECI 기술은 광범위한 가능성을 갖게 된다. 

    특히 뇌의 특정 부위를 자극해 신경 회복을 촉진할 수 있게 된다면, 뇌졸중을 겪은 환자의 재활에 획기적으로 기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특히 카테터를 통한 전기적 자극은 뇌 가소성을 통한 뉴런과 시냅스 재형성을 증진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뇌전증이나 간질과 같은 발작성 질환에도 활용할 수 있다. 투여된 카테터를 기반으로 상시 모니터링이 가능할 것이며, 필요한 위치에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발작을 예방하거나 발작 빈도를 줄이는 등의 접근이 가능할 수 있다. 같은 원리로 퇴행성 질환을 비롯한 다양한 신경계 질환에도 적용할 수 있는 지점이 있을 것이다.

    이 기술은 향후 더욱 정밀하고 효과가 뛰어난 ‘신경 자극 장치’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의료 현장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과 결합한다면, 보다 정밀한 뇌파 분석과 개인의 증상에 따른 맞춤형 자극을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기존에 개발된 신경 분야 인터페이스와의 융합을 통해 더 높은 효율성을 갖춘 시스템을 이루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 20여 년의 추적 연구, 인지장애 발생을 알려주는 지표들

    20여 년의 추적 연구, 인지장애 발생을 알려주는 지표들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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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균 20여 년에 걸친 뇌 변화를 추적한 결과, 경도 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MCI) 발생 위험 요인이 발견됐다. 이번 연구는 1995년 당시 평균 55세에 인지 기능이 정상이었던 185명을 대상으로 2023년까지 추적 관찰한 결과다. 1995년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시작돼, 2015년부터는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이어받아 연구를 진행했다.

     

    인지장애, 백질 크기와 뇌실 부피 중요

    「JAMA Network Open」에 최근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백질 수축률’과 ‘뇌실 확장률’이 높을 경우 MCI의 조기 발병에 영향을 미쳤다. 백질 수축의 경우 86% 더 높은 위험을 보였고, 뇌실 확장은 71% 더 높은 위험을 나타냈다.

    뇌의 백질은 뇌 외부에 위치해 있다. 주로 신경섬유로 구성돼 있으며, 정보 전달 및 처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경 신호의 전도를 빠르게 하고, 기억이나 학습, 문제해결 등의 인지 기능을 지원한다. 즉, 백질이 수축할 경우 신경 신호의 전달이 떨어지므로 인지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편, 뇌실은 뇌의 안쪽에 뇌척수액(CSF)이 채워진 공간을 말한다. 뇌를 물리적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고, 영양을 공급하며 노폐물을 제거하는 등의 역할을 한다. 하지만 뇌의 공간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뇌실의 부피가 증가한다는 것은 뇌가 손상되거나 축소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뇌실 확장은 신경세포 손상, 백질 감소와 연관이 있기 때문에 인지 기능 저하와 연관된다.

    백질 수축과 뇌실 확장은 별개의 개념이 아닌 하나의 과정으로 묶을 수 있다. 백질 크기가 줄어들면 그 빈공간 만큼 뇌실이 확장되기 때문이다. 노화나 퇴행성 질환으로 신경세포가 손상되거나, 신경 섬유의 미엘린 수초가 손상되는 경우, 혹은 혈관 문제로 뇌에 공급되는 혈류가 감소할 경우 백질 수축과 그로 인한 뇌실 확장을 유발할 수 있다.

     

    뇌실 확장을 유발하는 다른 이유들

    한편, 뇌실은 다른 원인에 의해서도 확장될 수 있다. 백질 외의 다른 부위에서 손실이 발생했을 때, 또는 뇌척수액의 양이 증가했을 때 뇌실의 부피가 늘어난다. 감염 또는 염증 등이 발생했을 때 면역 반응에 따라 뇌척수액이 증가할 수 있으며, 뇌혈관 손상으로 뇌척수액 흡수가 원활하지 않게 되면서 양이 늘어나는 경우도 있다. 

    지주막하 뇌출혈 등으로 인한 혈액 유입 역시 뇌척수액의 주된 원인 중 하나다. 뇌는 혈액 공급이 매우 풍부한 기관이다. 따라서 지주막하 뇌출혈이 발생할 경우, 많은 양의 혈액이 지주막하 공간에 유입되면서 뇌척수액의 양을 급격하게 증가시킬 수 있다. 

    뇌척수액의 양이 늘어나면 이를 수용하기 위해 뇌실의 부피가 늘어난다. 하지만 여기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뇌압이 상승하면서 뇌 전체를 압박하기 때문에 더 큰 후속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뇌척수액 속 아밀로이드 단백질 비율

    한편, 당뇨를 앓고 있는 경우 MCI로 진행될 위험이 평균 41%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로 인한 고혈당 상태가 유지될 경우, 뇌에 독성을 미쳐 신경세포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인슐린 투여 및 당뇨 증상 완화 치료 등으로 인해 저혈당이 발생하면, 뇌에서 필요로 하는 에너지원이 부족해지므로 인지기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이외에 당뇨는 체내 만성 염증 상태를 유발해 뇌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으며, 신경 섬유를 손상시켜 백질이 축소됐을 때와 유사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당뇨 자체가 아밀로이드 베타 펩타이드(Aβ)의 축적을 촉진할 수도 있다.

    또한, 뇌척수액에 포함된 아밀로이드 베타 펩타이드(Aβ)의 비율도 중요하다. Aβ는 알츠하이머 유발과 관련된 단백질로 알려져 있으며, 주로 Aβ 42와 Aβ 40 두 가지 형태로 존재한다. 이 둘의 비율은 알츠하이머의 발병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 역할을 한다. 

    즉, Aβ 42와 Aβ 40의 비율이 적정 수준 이상을 유지해야만 뇌 건강 및 정상 인지 기능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본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Aβ 42와 Aβ 40의 비율이 정상치보다 낮을 경우 MCI 발병 위험이 48%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Aβ 42와 Aβ 40의 비율이 낮다’는 것은 Aβ 42의 양이 상대적으로 많거나, Aβ 40의 양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Aβ 42 축적이 증가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Aβ 42는 보다 더 긴 사슬 구조를 가지고 있어,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형성하는 경향이 더 높다. 즉, 인지장애 및 알츠하이머를 유발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인지장애를 유발하는 다양한 지표들

    정리하자면 이렇다. 뇌의 백질 수축이 발생할 경우 정상에 비해 MCI 발생 위험이 86% 더 높고, 뇌실 부피 확장이 발생할 경우 71% 더 높다. 당뇨를 앓고 있을 경우 평균 41% 더 높고, 뇌척수액 속 Aβ 42와 Aβ 40 비율이 정상치보다 낮을 경우 48% 더 높은 위험도를 가진다. 당뇨와 Aβ 비율 비정상이 모두 발생했을 경우의 MCI 발생 위험도는 55%로 나타났다.

    이는 인지장애 및 퇴행생 뇌질환을 예상할 수 있는 지표가 더욱 다양화되었음을 보여준다. 예방을 위해 어느 포인트에 집중해야 하는지, 어떤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지 그 방향성을 제시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알츠하이머를 비롯한 치매는 일단 발병하면 되돌릴 수 없다. 따라서 그 전단계에 해당하는 MCI부터 예방하거나 발병을 최대한 지연시키기 위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번 장기 연구는 평균 20여 년, 최대 27년 동안의 뇌 변화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위의 다양한 요소들이 서로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는지, 그리고 뇌에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를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 대동맥 판막 자가이식 수술, 20여 년만에 성공적 시행

    대동맥 판막 자가이식 수술, 20여 년만에 성공적 시행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김호진 교수(오른쪽)가 ROSS수술을 하고 있다 / 출처 : 서울아산병원 뉴스룸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김호진 교수(오른쪽)가 ROSS수술을 하고 있다 / 출처 : 서울아산병원 뉴스룸

    환자 본인의 폐동맥 판막으로 손상된 대동맥 판막을 대체하는 ‘로스(ROSS) 수술’이 약 20여 년만에 시행돼 성공적으로 끝났다.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김호진 교수가 최근 ROSS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대동맥 판막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했다.

     

    대동맥 판막 손상, 어떤 문제가 있는가

    대동맥 판막은 심장과 대동맥 사이의 혈액 흐름을 조절한다. 심장에서 대동맥으로 혈액이 나갈 때 열렸다가 닫힘으로써 혈액이 심장으로 역류하지 않도록 한다. 판막이 제대로 닫히지 않으면 혈액이 역류하게 되고, 이때 심장은 더 많은 힘을 들여 혈액을 내보내야 하므로 호흡 곤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장에 부담이 과중되므로 흉통이나 심부전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판막 손상으로 인해 대동맥으로 나가는 혈액량이 줄어들면, 전체적인 혈액순환에도 문제가 생긴다. 전신 곳곳에 산소와 영양소를 충분히 공급하기 위한 혈액량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에, 어지러움과 피로감 등을 느낄 수 있다.

    대동맥 판막은 선천성 기형을 제외하면 보통 심장질환, 염증성 질환으로 인해 기능이 저하되거나 손상을 입는다. 혹은 나이가 들면서 판막이 두꺼워지거나 석회화돼 기능이 떨어질 수도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약물 치료를 통해 호전될 수 있으나, 심각할 경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ROSS 수술은 무엇인가

    ROSS 수술은 1967년 영국의 도널드 N. 로스라는 의사가 개발한 대동맥 판막 질환 수술법이다. 환자 본인의 폐동맥 판막 조직을 활용하는 자가이식 수술법으로, 폐동맥 판막을 떼어내 손상된 대동맥 판막을 대체해 이식한다. 비게 되는 폐동맥 판막 자리에는 인공판막이나 다른 생체판막, 혹은 타인 기증으로 확보한 ‘폐동맥 동종 판막 조직’을 이식하게 된다.

    이는 폐동맥 판막보다 대동맥 판막의 기능이 더 중요하다는 점에 착안한 수술 방식이다. 실제로 대동맥 판막은 더 큰 압력을 견딜 수 있어야 하며, 생체 적합성이 뛰어나고 면역 반응이 적어야 한다. 대동맥 판막 자리에 본인의 조직을 사용하기 때문에 생체 적합성이 뛰어나며, 이후 재수술 부담을 크게 줄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7년 미국 심장학회지인 「JACC(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ROSS 수술 후 20년 장기 생존율은 95%에 달한다. 기계판막을 사용해 수술한 경우 20년 장기 생존율 68%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우리나라에서도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극소수 병원과 의료진이 ROSS 수술을 시행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폐동맥 판막을 획득한 다음, 이를 보관하는 기술이 완벽하지 않아 감염 우려가 있었다. 기계판막 또는 소·돼지 등 동물 조직판막이 대안으로서 적합성을 인정받아 ROSS 수술은 중단됐었다.

     

    기존 수술법들의 장점과 단점

    기계판막을 이식하는 수술은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재수술 필요성이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기계판막은 금속이나 플라스틱 같은 재료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혈액이 오가는 과정에서 혈전 형성을 유도할 수 있다. 또한, 생체 판막에 비해 강한 압력을 받으며 작동하기 때문에, 혈류 변화 등에 따라 혈전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때문에 기계판막을 이식할 경우 평생 항혈전제를 복용해야 한다. 약을 먹는 것 자체에 심리적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점도 문제지만, 항혈전제는 혈액 응고를 막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출혈 위험을 증가시킨다. 출혈 발생 시 상처가 잘 아물지 않아 추가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게다가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혈액 응고 상태를 모니터링해야 하고, 약물 종류에 따라 특정 음식을 피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삶의 질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동물 조직판막의 경우, 생체 기반 조직이므로 기계판막이 갖는 혈전 등과 관련된 우려는 적다. 하지만 수명이 10~15년 정도로 짧기 때문에, 언제가 됐건 이식 후 재수술이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 흔히 시행되는 ‘대동맥 판막 스텐트 시술’ 역시 근본적으로 조직판막이기에, 일정 시간이 지난 뒤 재시술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고령의 환자에게 주로 시술하는 방법이다.

     

    항혈전제 필요 No, 재수술 가능성 낮아

    ROSS 수술은 근본적으로 이러한 단점들에 구애받지 않는다. 환자 본인의 폐동맥 판막을 사용하므로 기계판막이 갖는 한계에서 자유롭다. 항혈전제 복용이 필요 없으므로, 그에 수반되는 출혈 부작용 위험, 정기적 모니터링, 식단 조절의 번거로움 등 모든 단점이 사라진다.

    자가조직을 이식하는 것이므로 면역 반응이 적고, 환자의 성장 및 변화에 자연스럽게 적응할 수 있기 때문에 조직판막 이식에 비해 퇴행성 변화가 상대적으로 느리다. 즉, 조직판막의 주요 단점인 짧은 수명 문제도 해결하는 방법이 된다.

    단점은 오직 하나, 떼어낸 폐동맥 판막을 보관하는 기술의 부족이었지만, 이 역시 현재는 해결된 문제다. 이에 따라 ROSS 수술은 기존 방법들의 단점을 모두 상쇄하면서 스스로의 단점까지 극복한 최적의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젊은 여성 환자의 경우, 임신 가능성 등을 고려해 조직판막 이식 후 10~15년 후 재수술을 하는 방법을 시행해왔다. 항혈전제를 평생 복용해야 하는 기계판막의 경우, 임신 시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사실상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셈이다. 하지만 ROSS 수술이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하나 더 늘어났다.

    심장학 분야 등 국제 학술지에는 ROSS 수술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연구결과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는 일부 메이저 병원을 중심으로 ROSS 수술을 흔히 시행하고 있다.

     

    폐동맥 동종판막 확보가 중요

    ROSS 수술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의 성공적인 적용을 위해서는 해결할 과제가 하나 남는다. 바로 ‘폐동맥 동종 판막 조직’ 확보다. 대동맥 판막을 이식하기 위해 떼어내는 폐동맥 판막 자리에 이식할 조직이 필요한 것이다. 

    폐동맥 판막 자리 역시 이론적으로는 인공판막이나 동물로부터 확보한 조직판막을 이식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애초에 대동맥 판막 이식에 있어 고려해야 하는 항혈전제 복용이나 일정 기간 후 재수술이라는 단점이 똑같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최선의 방법은 동종 판막 조직 이식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심장이식 수술을 받는 수혜자로부터 심장판막을 기증받고, 이를 통해 동종 판막 이식을 시행한다. 하지만 심장이식 수술 건수가 많지 않고, 면역 거부반응과 같은 적합성 문제가 있기 때문에 원활하지는 않다.

    서울아산병원은 김호진 교수를 중심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사례 및 환경을 참조해 ROSS 수술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제도 및 절차가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아산병원 김호진 교수 / 출처 : 서울아산병원 뉴스룸

     

  • 3세대 인공고관절, 25년 장기 추적관찰 이상 無

    3세대 인공고관절, 25년 장기 추적관찰 이상 無

    ※ 위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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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세대 인공고관절 전치환술을 받은 환자를 25년 이상 장기 추적관찰한 결과, ‘높은 안정성을 갖췄다’라는 결과가 나왔다. 57명 중 96.3%의 환자가 25년간 재수술 없이 인공고관절을 유지했으며, 주요 합병증도 관찰되지 않았다.

     

    몸을 지탱하는 축, 고관절

    ‘고관절’이라 불리는 엉덩이 관절은 골반과 다리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 몸에 있는 관절 중 가장 무거운 하중을 견디는 부위라 할 수 있다. 고관절염, 골괴사, 골절 등으로 인해 손상될 수 있으며, 이 경우 심한 통증과 함께 기능 저하가 발생해 움직임에 제한이 생긴다. 

    보통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일상적인 움직임의 상당수가 고관절의 개입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고관절 기능 저하는 일상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게다가 고관절이 견디던 하중이 하체 관절로 분산되면서 무릎이나 발목 관절에도 이상이 생길 수 있다.

    고관절 질환은 보통 60세 이상에서 흔하게 발생한다. 통상적으로 60세 이상 인구의 25% 가량이 고관절 관련 문제를 경험한다는 통계가 있다. 이런 경우 보통 40대~50대 사이에 초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고관절 건강에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젊은 나이에서도 고관절 문제가 발생할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 비만이나 과도한 운동, 특정 직업에서 고관절을 과하게 사용하는 경우 등이 원인이 돼, 젊은 나이에도 조기 퇴행성 관절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류마티스 관절염과 같은 자가면역 질환도 고관절 이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인공고관절, 안정성이 중요

    고관절이 심각하게 손상된 경우에는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인공고관절 전치환술’을 적용한다. 이 수술은 실제로 비교적 젊은 환자에게도 종종 시행되는데, 수술 후 평생 인공고관절을 유지해야 한다. 즉, 젊은 환자일수록 인공고관절의 장기적인 수명과 안정성이 중요하다.

    인공고관절에서 특히 중요한 부분은 ‘관절면’이다. 기계의 베어링(bearing)과 유사한 구조로 설계돼 있어, 기존 고관절에서 서로 맞물리는 골두와 비구의 기능을 담당한다. 이 관절면이 사실상 인공고관절의 수명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김홍석·유정준 교수팀은 1997년 11월부터 1998년 4월까지 약 5개월 사이에 3세대 세라믹-세라믹 관절면 인공고관절 전치환술을 받은 환자 57명을 최근까지 추적관찰했다. 수술의 장기적 안정성 및 기능적 성과를 점검하기 위한 것으로, 13일(수) 그 결과를 발표하며 ‘매우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3세대 인공고관절에는 세라믹 관절면이 사용된다. 이전 세대의 폴리에틸렌 플라스틱 관절면에 비해 합병증이 적고 수명이 길다는 것이 장점이다. 연구팀은 기존에도 5년, 10년 단위로 추적관찰 연구를 실시하여, 3세대 세라믹 인공고관절의 우수성을 입증한 바 있다.

     

    장기적 안정성 입증, 합병증도 없어

    나아가 이번 연구에서는 같은 환자군을 대상으로 3세대 세라믹 인공고관절의 장기적인 안정성을 확인하고자 했다. 25년 이상의 추적관찰 및 분석 결과, 인공고관절 교체 또는 재수술 없이 장치를 유지한 비율은 96.3%였다. 또한, 통증·운동범위·걸음걸이 등의 종합해 고관절 기능을 평가하는 ‘해리스 점수’로는 평균 90.1점이 나왔다.

    영상을 촬영해 분석한 결과, 주요 합병증으로 꼽히는 ‘인공관절 주변부 골용해’, ‘인공관절 해리’도 발견되지 않았다. 주변부 골용해는 관절면이 마모되거나 감염이 발생해, 주변의 정상적인 뼈 조직이 파괴되는 현상이다. 인공관절 해리는 뼈와 인공관절이 분리되는 현상을 말한다.

    한편, 세라믹 관련 소음 발생률은 추적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고관절의 기능 및 환자 본인의 만족도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를 종합해 3세대 세라믹 인공고관절 전치환술이 장기적으로 우수한 성능을 가지고 있음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젊고 활동적인 환자들에게 고관절 수술이 필요할 경우, 권장할만한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인공관절 저널(The Journal of Arthroplasty)」 최근호에 게재됐다.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김홍석 교수(좌)와 유정준 교수(우) / 출처 : 서울대병원 홈페이지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김홍석 교수(좌)와 유정준 교수(우) / 출처 : 서울대병원 홈페이지

     

  • CAR-T 요법으로도 뇌종양 치료 가능성 제시

    CAR-T 요법으로도 뇌종양 치료 가능성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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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면역항암제 요법은 면역 체계의 핵심 요소인 T세포의 활성화를 촉진해, 암 세포를 제거하도록 하는 원리다. 면역항암제의 세부 유형 중 하나인 ‘CAR-T 요법’은 환자의 T세포를 채취한 다음, 유전자 변형을 통해 암 세포 인식 및 제거 능력을 강화해 다시 환자에게 주입하는 방법이다. CAR(키메라 항원 수용체)를 통해 T세포를 돕게 한다는 의미에서 ‘CAR-T’라는 이름이 붙었다.

    보통 CAR-T 요법은 백혈병과 같은 일부 혈액암에서 높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뇌종양과 같은 고체형의 종양에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스위스 바젤 대학의 연구팀이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고체형 종양에 한계가 있는 이유

    CAR-T 요법이 고체형 종양에 대해 한계가 있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먼저 CAT-T세포가 고형 종양 내부로 들어가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고형 종양은 일반적으로 밀도가 높고 세포 구조가 복잡하게 이루어져 있다. 내부 구조가 복잡한 건물에서 침투 임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것과 같은 이치라 할 수 있다. 종양 자체가 섬유아세포나 혈관으로 둘러싸인 경우가 많다는 것도 한 이유다.

    또한, CAR-T세포의 원리가 암 세포 표면의 항원을 인식해 공격하는 방식인 만큼, 항원이 다른 암 세포가 존재할 경우 인식에 문제가 생긴다. 고형 종양의 세포는 다양한 항원을 발현할 수 있기 때문에, CAR-T세포가 인식하지 못하는 항원이 섞여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런가 하면, 고형 종양의 경우 면역 체계의 공격을 막을 수 있는 미세환경을 갖추고 있는 경우도 있다. 종양이 면역조절 T세포, 다중 면역억제 세포 등을 포함하고 있는 경우, CAR-T세포의 활동은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 종양 자체가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단백질을 발현해, 면역 작용을 억제시키기도 한다.

    특히, ‘교모세포종’의 경우 악성 뇌종양의 대표 격으로 꼽힌다. 교모세포종은 전체 뇌종양의 15% 가량에 해당할 만큼 흔하면서도 면역항암제에 대응하는 작용이 활발해 CAR-T 요법을 적용하기 어려운 암종이다. 수술을 통해 치료하더라도 재발률이 높아 치료가 무척 까다로운 종양으로도 꼽힌다.

     

    종양의 회피 작용을 파훼하는 조치

    신경계에 자리잡은 종양은 본래 주변 환경에서 자신을 보호할 면역 세포를 납치하거나,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신호를 발산하는 식으로 생존을 도모한다. 면역 세포를 특정 방식을 조절해 공격을 회피하거나, 면역 체계를 무력화시키는 등의 방식으로 자신을 보호하는 환경을 조성한다.

    스위스 바젤 대학의 그레고르 후터 교수 연구팀은 CAR-T세포가 종양 주위의 미세 환경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을 갖도록 연구를 거듭했다. 그 결과로 추가적인 분자를 이식해, 개선된 CAR-T세포를 만들었다. CAR-T세포가 종양의 회피 기전을 파훼하고, 종양을 더 효과적으로 인식해 공격할 수 있도록 개선한 것이다.

    연구팀은 쥐 모델에 인간 신경교종 세포를 이식한 다음, 개선된 CAR-T세포를 주입했다. 그 결과 CAR-T세포가 모든 암 세포를 제거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다시 림프계 암인 림프종에 대한 테스트도 진행했다. 역시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후터 교수팀은 동물실험으로 충분한 효과를 검증했다고 판단,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후터 교수는 “국소적으로 치료제를 주사하며, 혈류를 통해 주입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신체 다른 부분에 대한 부작용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치료제가 직접 주입되는 신경계에서는 일부 부작용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여기에 초점을 맞춰 신중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활발한 연구, 암 생존율 제고 기대

    최근 종양 또는 암 세포를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됐고, 그 결과가 속속들이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만 해도 최근 두 건의 암 치료 관련 연구결과가 공개된 바 있다. 카이스트 연구팀에서는 지난 6일(수) 면역항암제의 한 유형인 ‘면역관문억제제’의 효과를 높이는 방법을 제시했다. 

    또한, 포스텍(포항공대) 연구팀에서는 암 세포 주위에서 보호 역할을 하는 면역 세포에 에너지 공급을 차단함으로써 무력화할 수 있는 방법을 밝혀냈다. 이러한 연구결과들은 암 치료 기술이 지속적으로 진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고무적 사례다.

    스위스 연구팀에서 제시한 개선된 CAR-T세포 요법 또한, 암 치료를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는 사례다. 향후 임상시험이 완료되고 실제 현장에 적용될 경우, 더 많은 환자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난치성으로 분류되거나 생존율이 낮았던 일부 암종에서도 더 높은 생존율을 기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 케톤체 일종 BHB, 체중 조절 기여하는 화합물 이뤄

    케톤체 일종 BHB, 체중 조절 기여하는 화합물 이뤄

    출처: Cell 게재 논문
    출처: Cell 게재 논문

    BHB(베타-하이드록시부티레이트)는 케톤체의 일종으로, 보통 지방산이 분해될 때 만들어진다. 이는 우리 몸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방법 중 하나로, 뇌와 근육 등에서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수 있다. 특히 뇌는 본래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지만, 단식 상태가 지속되거나 탄수화물 섭취가 부족할 때는 케톤체를 소모해 제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흔히 ‘케토제닉’이라 불리는 다이어트 방법을 시도할 때 핵심이 되는 물질이다.

    이 BHB라는 물질이 체내에서 아미노산과의 결합을 통해 체중 감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발견됐다. 국제 학술지 「셀(Cell)」에 게재된 연구 내용이다.

     

    음식 섭취 통제하는 BHB-Phe

    미국 베일러 의과대학과 스탠포드 의과대학을 포함한 공동 연구팀이 새로운 화합물 BHB-Phe를 발견했다. 이는 식욕과 체중을 조절하는 신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몸에서 만들어지는 물질이다. 스탠포드 대학의 병리학 부교수인 조너선 Z. 롱 박사 연구팀은 BHB가 ‘CNDP 2’라는 효소의 작용으로 페닐알라닌(Phe)이라는 필수 아미노산과 결합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BHB-Phe는 체내 대사 및 체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편, 베일러 의과대학의 소아영양학 교수인 용 쉬(Yong Xu) 박사는 쥐 모델 실험을 통해 BHB-Phe가 섭식 행동 및 체중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섭식 행동은 뇌의 통제에 의해 조절되기 때문에, BHB-Phe에 의해 뇌의 어떤 영역이 활성화되는지를 알아보고자 한 것이다.

    연구 결과, BHB-Phe는 시상하부와 뇌간의 신경다발을 활성화시켜, 음식을 먹는 행위를 억제하고 이를 통해 체중을 줄이는 데 기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반면, CNDP 2 효소가 생성되지 않도록 유전적으로 조작한 쥐의 경우, 섭식 행동이 억제되지 않아 체중이 증가하는 결과를 보였다.

     

    유사한 역할을 하는 Lac-Phe

    한편, BHB-Phe 생성의 주체라 할 수 있는 CNDP 2 효소는 ‘Lac-Phe’를 만드는 역할도 한다. 이는  연구팀이 과거 다른 연구를 통해 발견한 또 다른 화합물이다. 당시 연구 내용에 따르면 Lac-Phe는 운동 중 혈액 속에서 만들어지는 화합물이며, 음식 섭취를 줄여 비만을 완화하는 작용을 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2022년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된 바 있다.

    연구팀은 이 내용을 토대로 Lac-Phe와 BHB-Phe가 뇌의 같은 영역을 활성화하는지, 같은 효과를 이끌어내는지를 확인하고자 했다. 분석 결과, 두 화합물은 각각 다른 영역을 활성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중복되는 영역은 있었지만, 그 비율은 아주 적었다. 용 쉬 박사는 “이는 두 화합물이 유사한 방식으로 섭식 행동에 영향을 미치지만, 그 메커니즘은 서로 다를 가능성을 나타낸다.”라고 이야기했다.

     

    ‘의도적 탄수화물 제한’ 대체할 수도

    롱 박사는 이 연구를 통해 BHB-Phe의 긍정적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예를 들어, 미래에는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지 않고도 BHB-Phe 생성을 유도하는 약물을 섭취해 체중 감소 효과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이번 연구 결과는 쥐 모델을 기반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BHB-Phe가 인간을 대상으로도 동일한 효과를 나타내는지에 대한 임상시험이 필요하다. 화합물 자체의 효과를 입증한 후에도 약물이 개발되기까지는 많은 관문을 넘어야 한다.

    또한, 롱 박사가 언급한 약물이 개발된다고 해도, 체중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단순하지 않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 연구 내용은 ‘식사량을 줄이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실제로 체중 감소는 여러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다만, 이 모든 한계점을 고려하더라도, ‘탄수화물 제한 요법’을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탄수화물은 실제로 신체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의도적인 제한은 그리 권장하는 방법이 아니다. 따라서 BHB-Phe를 활용해 탄수화물 섭취 제한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면 보다 건강한 다이어트가 가능해질 수도 있다.

  • 암 세포를 지키는 면역세포 무력화 방법 발견

    암 세포를 지키는 면역세포 무력화 방법 발견

    출처 : 포스텍(POSTECH) 홈페이지
    출처 : 포스텍(POSTECH) 홈페이지

    국내 연구팀이 주도한 국제 공동 연구팀이 암 세포 주변의 ‘면역조절 T세포’를 무력화할 수 있는 방법을 발굴했다. 

     

    암 세포 돕는 면역세포, ‘선택적 억제’ 필요

    면역조절 기능을 가진 T세포(이하 Treg)는 과도한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과도한 면역 반응의 예로는 음식물 등에 의한 알레르기, 또는 자신의 조직을 공격하는 자가면역 반응을 들 수 있다. Treg는 이러한 과민 반응을 조절함으로써, 적정 수준의 면역이 이루어지도록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Treg가 암 세포 주변에 있을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암 세포 주위의 Treg는 다른 면역세포들이 암 세포를 공격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종양 침윤 조절 T세포(이하 TIL-Treg)’의 경우, 다른 면역세포의 활동을 억제해 암 세포가 면역 작용을 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로 인해 종양의 성장을 돕는 역기능을 한다.

    이 때문에 암 치료 전략에 있어 암 세포 주변의 TIL-Treg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특히 신약 개발 분야에서는 보다 효과적인 항암제를 개발하기 위한 주요 목표로 여겨지고 있다.

    문제는 Treg를 몸 전체에서 불활성화시키는 것은 위험하다는 데 있다. Treg의 순기능을 고려했을 때, 이들이 일괄적으로 작용을 멈추면 심각한 알레르기 및 자가면역 반응이 발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전신에 염증이 퍼지면 다발성 장기부전을 유발할 우려도 생긴다. 따라서 학계에서는 Treg의 기능을 암 세포 주변에서만 선택적으로 억제하도록 하는 데 연구의 주된 목표를 두고 있다.

     

    암 세포 지키는 면역세포, 에너지 공급 차단

    포스텍(POSTECH) 생명과학과·융합대학원 임신혁 교수는 바이오미래기술혁신연구센터 아밋 샤르마 박사 연구팀, 중국 상하이텍 디파얀 루드라 교수팀 등과의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GLUT 3’ 단백질을 활용해 암 세포 주변의 Treg를 선택적으로 무력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연구팀은 Treg가 암 세포 주변에서만 독특한 대사 특성을 가질 거라고 보고, TIL-Treg의 포도당 대사 경로를 면밀히 분석했다. 그 결과, TIL-Treg가 GLUT 1이 아닌 GLUT 3을 사용해 포도당을 흡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GLUT 3은 포도당을 세포로 운반하는 단백질의 일종이다. 주로 뇌 신경세포(뉴런)에서 발견되는 포도당 운반체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암 세포 주위의 환경에 GLUT 3 단백질이 존재하며, TIL-Treg가 GLUT 3을 통해 포도당(에너지)을 흡수하면서 제 기능을 유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즉, 암 세포 주위의 GLUT 3을 제거하면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한 TIL-Treg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연구팀은 쥐 모델에서 GLUT 3을 선택적으로 제거한 다음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예상했던 대로 Treg의 면역 억제 기능이 사라졌다. 암 세포를 지키는 면역세포가 불활성화됨으로써, 다른 면역세포의 활동이 증가해 종양 성장이 억제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GLUT 3을 통한 포도당 흡수가 단백질 수정 대사 경로를 활성화한다는 것도 발견했다. 즉, TIL-Treg의 기능과 생존에 필요한 단백질을 생성함으로써 종양 특이적 특성을 유지하도록 돕는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곽정면 교수팀과 함께 종양 환자로부터 얻은 시료를 활용해 실험을 진행했고, 마찬가지로 종양 성장이 억제되는 결과를 확인했다.

     

    안전성 높은 암 치료법 제시

    이번 연구는 GLUT 3을 타깃으로 삼아 제거하는 약물이 Treg의 활성을 선택적으로 억제할 수 있음을 밝혀낸 것이다. 이로써 보다 안전하게 암 세포에 대한 면역 반응을 강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정상 세포 손상은 일으키지 않고, 암 세포 주변의 Treg만 선택적으로 불활성화함으로써 부작용을 최소화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로써 보다 효과적으로 항종양 면역 반응(암 세포를 공격해 제거하는 반응)을 강화할 수 있는 치료법 개발의 기초를 마련한 것이다.

    이번 연구 논문의 제 1저자인 아밋 샤르마 박사는 암 세포 주변 Treg의 활성에 관여하는 GLUT 3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암 세포 주변의 Treg가 제한된 조건에서 살아남기 위해 특정 포도당 수송 경로를 활성화한다는 것은 흥미로운 발견”이라며, “GLUT 3 기반 치료법이 앞으로 항종양 면역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수중견연구 및 혁신연구센터 지원사업을 통해 수행됐으며, 그 결과는 면역 분야 국제 학술지인 「세포 및 분자 면역학(Cellular and Molecular Immunology」에 게재됐다.

  • 천천히 속도 높여도 감지하는 웨어러블 기기 가능해진다

    천천히 속도 높여도 감지하는 웨어러블 기기 가능해진다

    연구팀에서 개발한 리커브(RECURVE) 방법론의 동작 개념도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연구팀에서 개발한 리커브(RECURVE) 방법론의 동작 개념도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헬스케어 앱에서 동작의 변화를 보다 세밀하고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인공지능에 의한 벡터를 계산하고, 그 벡터 값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토대로 동작의 변화를 감지하는 변화점 탐지 방법론이다.

     

    운동 상태 모니터링을 위한 ‘변화점 탐지’

    일상생활에서 스마트 워치, 스마트 링 등 웨어러블 기기를 사용하는 사람은 흔하다. 이들은 여러 용도로 사용되지만, 가장 흔한 용도를 꼽으라면 ‘운동 상태 모니터링’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특히 건강관리를 위해 운동 기록을 남기고 축적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기능이다. 

    이를 위해 헬스케어 앱에서는 사용자의 상태 변화를 감지하고, 현재 어떤 동작을 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인식하는 기능이 중요하다. 이를 ‘변화점 탐지’라 부르며, 이 기능의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다.

    기존 헬스케어 앱은 인터벌 방식의 동작 변화를 원활하게 감지하는 경향이 있다. 즉, 천천히 걷다가 갑자기 뛰기 시작하는 경우, 반대로 뛰다가 속도를 대폭 줄이는 경우 등의 갑작스러운 변화는 잘 측정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천천히 걷다가 속도를 높이면서 달리기 시작하는 식으로, 점차 속도를 높여가는 경우는 제대로 측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즉, ‘급진적 변화는 잘 캐치하지만, 점진적 변화는 제대로 탐지하지 못하는 경향’을 보인 것이다.

    이에 카이스트 전산학부 이재길 교수 연구팀은 사용자의 동작이 얼마나 빨리 변하는지와 관계없이, 정확하게 상태를 감지하는 변화점 탐지 방법론을 개발하고자 했다.

     

    ‘거리’ 대신 ‘곡률’을 기준으로 삼다

    연구팀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 사용자가 움직일 때마다 발생하는 센서 데이터를 벡터(Vector)로 표현했다. 이때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래프상에서 벡터가 ‘이동하는 방향’에 주목했다. 같은 동작이 유지되는 동안에는 벡터의 이동방향이 자주 변하는 경향이 나타나며, 이는 곡률 값이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즉, 동작은 고정돼 있지만, 데이터 변화가 불규칙적이거나 급격하게 나타날 수 있다. 

    반면, 동작이 바뀔 때는 벡터가 직선에 가깝게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 이 경우는 곡률 값이 작아지며, 이는 데이터의 변화가 부드럽고 연속적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연구팀은 이러한 방법론을 ‘리커브(RECURVE)’라고 명명했다. 리커브는 양궁 경기에 쓰이는 활의 한 종류를 가리키는 단어다. 리커브 활이 휘어있는 모습이 본 방법론의 동작 방식을 잘 나타낸다고 생각해 붙인 이름이다. 

    기존의 탐지 방법론에서는 변화점 탐지 기준을 ‘거리’로 삼았다. 센서 데이터가 바뀌는 지점을 측정해, 데이터 포인트 간의 거리 변화가 일정 기준을 넘으면 변화를 감지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리커브 방법론은 데이터의 이동 방향이 변하는 정도(곡률)를 기반으로 변화점을 탐지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변화점 탐지 기준을 ‘거리’에서 ‘곡률’로 바꾼 셈이다. 

    곡률은 데이터의 변화가 나타낸 그래프가 ‘얼마나 굴곡져 있는지’, 시간에 따른 변화가 얼마나 급격한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같은 동작을 유지하는 동안 데이터는 미세한 변동이 반복된다. 즉, 벡터의 방향이 자주 변하기 때문에 곡률 값이 크게 나타난다. 

    반대로 동작을 바꿀 때는 데이터 변화가 부드럽고 연속적으로 이루어진다. 이에 따라 곡률 값이 작아지면서 직선에 가까운 그래프가 그려질 가능성이 높다. 연구팀은 리커브 방법론을 통해 기존 방법론 대비 최대 12.7% 정확도 향상을 달성했다.

     

    디지털 헬스케어의 진화 기회

    이러한 기술의 개발은 실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우선 점진적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기능으로, 운동 상태를 더욱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 이로써 사용자에게 더욱 적합한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운동의 강도를 조절하거나 재활 목적의 움직임에서 상태 변화를 더욱 정확히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건강 증진 및 관리 목적으로 사용하는 웨어러블 기기의 헬스케어 앱이 보다 정밀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서서히 속도를 높이거나 줄이는 점진적 변화도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사용자가 운동을 더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연구팀을 지도한 이재길 교수는 리커브 방법론에 대해 “데이터 변화점 탐지 분야의 새로운 지평을 열 만한 획기적인 방법”이라고 이야기했다. 이 교수는 또한, “실용화 및 기술 이전이 이뤄지면 실시간 데이터 분석 연구 및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에 큰 파급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대회 ‘신경정보처리시스템학회(NeurIPS) 2024’에서 올 12월 발표될 예정이다.

    (왼쪽부터) KAIST 전산학부 박재현 석사과정, 전산학부 이재길 교수, (오른쪽 위)전산학부 신유주 박사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왼쪽부터) KAIST 전산학부 박재현 석사과정, 전산학부 이재길 교수, (오른쪽 위)전산학부 신유주 박사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 하지정맥류 수술, 팽창 마취 없이도 가능

    하지정맥류 수술, 팽창 마취 없이도 가능

    왼쪽부터 조덕곤 교수, 현관용 교수, 임공민 교수 / 출처 : 가톨릭 중앙의료원 홈페이지
    왼쪽부터 조덕곤 교수, 현관용 교수, 임공민 교수 / 출처 : 가톨릭 중앙의료원 홈페이지

    만성 정맥질환인 하지정맥류 수술 시, 팽창 마취(tumescent anesthesia)를 생략하고도 안전하고 효과적인 수술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주파 폐쇄술과 팽창 마취

    고주파 폐쇄술(Radiofrequency Ablation, RFA)은 하지정맥류 치료를 위해 사용되는 최소 침습적 방법 중 하나다. 고주파 에너지를 사용해 비정상적인 정맥을 폐쇄하는 원리다. 시술 부위를 국소 마취한 다음, 작게 절개하고 고주파 카테터를 삽입한다. 카테터를 통해 고주파 에너지를 전달해 정맥 벽을 가열하는 방식으로 정맥을 폐쇄시킨다.

    이때 국소 마취에 사용하는 방법이 팽창 마취다. 마취제를 주입하기 전, 해당 부위에 공기 혹은 다른 가스를 주입해 주변 조직을 팽창시키는 기법이다. 압력이 증가하면서 팽창된 조직이 정맥 주변의 신경을 압박하면서 신호 전달을 차단하게 된다. 여기에 마취제를 한 번 더 주입함으로써 시술 중 통증을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팽창 마취는 통증을 빠르게 차단할 수 있고, 시술 중 환자의 불편함을 최소화한다. 시술 후 회복 시간도 짧으며 합병증 발생 위험이 적어 안전성도 높다. 게다가 카테터를 통해 고주파를 가할 때 발생하는 열로 인해 신경이 손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팽창 마취는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방법이었다.

    다만, 단점이 전혀 없지는 않다. 팽창 마취를 위한 추가 주사 등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시술 시간이 늘어나며, 수술 부위가 팽창하는 모습이 일부 환자에게는 불안감을 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팽창 마취를 위해 추가적인 재료비 등이 필요하므로 시술에 들어가는 비용이 다소 늘어난다는 점도 있다. 드물지만 국소 마취제로 인한 부작용도 발생할 우려가 있다.

     

    냉각 카테터를 활용한 비팽창 마취

    이런 이유로 팽창 마취의 단점을 커버할 수 있는 새로운 시술법이 제안됐다.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조덕곤·현관용·임공민 교수팀은 내부 냉각기능이 탑재된 고주파 카테터를 활용해, 팽창 마취를 하지 않는 수술법을 적용했다. 

    고주파를 가하면서 발생하는 열을 카테터의 내부 냉각기능을 통해 잡아줌으로써, 신경 손상 없이 안전하게 수술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의료팀은 이를 통해 팽창 마취 없이 정맥 폐쇄 성공률이 높고 시술 후 회복도 빠르다는 점을 확인했다.

    의료팀은 기존 방법과 새로운 방법을 비교하기 위해 하지정맥류로 인해 고주파 폐쇄술을 받은 환자 109명을 대상으로 비교 분석을 실시했다. 기존 팽창 마취 방식으로 수술한 그룹과 내부 냉각 카테터를 활용한 비팽창 마취 수술 그룹으로 나눈 다음, 수술 시간 및 통증 정도, 수술 후 부작용 발생률 등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비팽창 수술 그룹은 평균 31.4분이 걸렸으며, 팽창 마취 수술 그룹은 42.3분으로 나왔다. 수술 시간이 크게 단축된 것이다. 통증이나 부작용 발생은 두 그룹 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의 주 저자인 임공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하지정맥류 고주파 폐쇄술에서 내부 냉각 카테터를 활용하면 팽창 마취 없이도 안전하고 효과적인 수술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라고 말했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조덕곤 교수는 “비팽창마취 고주파 폐쇄술의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만큼, 이 치료법이 만성 정맥질환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 옵션으로 자리잡길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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