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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정적 콘텐츠와 정신건강, ‘악순환’ 이룬다

    부정적 콘텐츠와 정신건강, ‘악순환’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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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쉬는 시간. 인터넷이나 유튜브, SNS 등에서 무엇을 검색하는가? 특별히 검색을 자주 하지 않거나, 딱히 무엇을 검색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가? 그렇다면 당신에게 주로 보이는 콘텐츠를 살펴보면 된다. AI 알고리즘은 당신의 ‘관심사’를 잘 보여주는 통로와 같으니까.

    만약 온라인 상에서 부정적인 내용의 콘텐츠를 주로 보고 있다면, 그것은 정신건강의 좋지 않은 신호일 수 있다. 「Nature Human Behaviour」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정신건강 상태와 온라인 검색 사이에는 명확한 인과관계가 존재하며 양방향성을 띠고 있다. 즉, 정신건강이 좋지 않으면 부정적인 내용을 검색할 가능성이 높고, 그럴수록 정신적으로 더 악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부정적 콘텐츠 보면 기분 나빠져

    영국 런던 대학(UCL)의 연구팀은 검색 내용과 정신건강 사이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준비했다. 그들은 웹페이지의 코드에 ‘콘텐츠 라벨(Contents Label)’을 추가하는 플러그인 도구를 개발했다. 웹페이지에 담긴 콘텐츠가 감정적으로 어떤 성향을 띠고 있는지, 실용적인 정보를 담고 있는지 등을 구분할 수 있도록 라벨을 붙이는 방법이다.

    런던 대학 심리학 및 언어과학 교수인 탈리 샤롯은 “우리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부정적으로 평가된 콘텐츠’를 검색하고 열람하는 것은 그 사람의 기분상태를 반영하는 행위이며, 실제로 기분을 나쁘게 만들 수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샤롯 교수는 “이는 시간이 지나며 정신건강 문제를 심화시키는 악순환을 만든다”라고 설명했다.

    연구에는 1,000여 명의 사람들이 참가했다. 그들은 정신건강과 관련된 설문에 응답하고, 자신들의 인터넷 검색 기록을 연구팀에 공유했다. 연구팀은 자연어 처리(Natural Language Processing, NLP) 기술을 활용해 참가자들이 찾아본 웹페이지 및 콘텐츠가 어떤 ‘감정적 톤’을 나타내고 있는지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설문에 기분이 나쁘다고 응답한 참가자, 혹은 응답 결과 분석상 정신건강 문제가 보이는 참가자들의 경우는 부정적인 톤이 드러난 콘텐츠를 더 많이 찾아보는 경향이 나타났다. 또한, 그런 콘텐츠를 본 뒤에는 더욱 기분이 나빠졌다는 것을 확인했다.

    부정적 뉴스가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이는 실제로 지난 9월 호주 플린더스 대학 연구팀이 진행한 연구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당시 플린더스 대학 연구팀은 부정적인 내용의 콘텐츠를 열람하는 데 과도한 시간을 쏟는 행위인 ‘둠 스크롤링’으로 인해 사람에 대한 의심과 불신이 확산되며, 나아가 우울감이나 절망감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기분 나쁘면 다시 부정적 콘텐츠

    런던 대학 연구팀은 후속 연구로서 부정적 콘텐츠로 인한 효과를 재차 확인하고자 했다.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고, 한 그룹은 부정적인 콘텐츠에 의도적으로 노출시키고, 다른 한 그룹은 중립적인 콘텐츠에 노출시켰다. 예상한대로, 부정적 콘텐츠를 열람한 그룹은 이후에 기분이 더 나빠졌다고 응답하는 경향을 보였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참가자들에게 다시 인터넷을 자유롭게 사용하라고 하고, 그 사용기록이 공유될 것임을 알린 뒤 그 결과를 분석했다. 그러자 이전에 부정적인 콘텐츠를 열람하고 기분이 나빠졌다고 응답한 사람들은 부정적인 내용을 더 찾아보았다. 감정과 콘텐츠 열람 사이에 양방향성이 성립한다는 의미이며, 악순환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기본적으로도 인간은 부정적인 메시지에 민감하는 반응하는 경향을 보인다. 한 예로, 2021년 뉴욕 대학 연구팀이 270만 개 이상의 SNS 게시물을 분석한 결과가 있다. 공격적이고 적대적인 메시지가 그렇지 않은 메시지에 비해 2배 이상 더 자주 공유된다는 내용이다. 이는 위험요소나 사건사고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인간의 본능’에 기인한 성향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연구 내용은 더욱 무겁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 부정적인 내용에 더 관심을 갖게끔 돼 있는데, 그것을 보고 나면 정신적으로 좋지 않은 영향을 받게 된다. 그러고 나면 다시 부정적인 내용에 더 손이 가게 된다. 어떤 면에서 보면 ‘중독’과도 비슷한 패턴이다.

     

    ‘미리 알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인터넷 검색과 정신건강 사이의 관계를 조명한 연구는 매우 많다. 여기서 중요하게 볼 것은, 해당 연구에서 ‘대상으로 하는 행위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사용 시간’에 중점을 둔 연구도 있고, ‘SNS 사용’에만 포커스를 맞춘 연구도 있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중심에 두었는지에 따라 결과가 엇갈릴 수 있기 때문에, 단지 ‘인터넷 사용’이라고 포괄적으로 접근할 경우 판단에 혼란이 생기기 쉽다.

    런던 대학 연구팀은 자신들의 연구에 대해 ‘탐색한 콘텐츠 유형’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벗어나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예를 들면 큰 도서관에 머문다고 했을 때, 감정적 톤이 비슷한 자료를 계속 찾아볼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연구팀은 인위적 개입으로 참가자들의 기분을 되돌릴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추가 연구를 수행했다. 그들은 구글 검색 결과에 콘텐츠 라벨을 추가해, 해당 콘텐츠가 어떤 감정적 톤을 담고 있는지를 미리 볼 수 있도록 했다. 

    그러자 기분이 나빴다고 응답했던 참가자들도 ‘기분을 개선할 가능성이 높은’ 콘텐츠를 더 많이 선택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다시 설문을 진행했을 때 그들은 다른 참가자에 비해 기분이 나아졌다고 응답했다.

    이는 콘텐츠의 감정적 톤을 미리 알 수 있는 것이 분명한 도움이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에 연구팀은 구글 검색 결과에 해당 콘텐츠의 내용을 미리 판단해 보여주는 라벨을 추가할 수 있도록 무료 플러그인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해당 콘텐츠의 실용성, 정보성, 기분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

    샤롯 교수는 “우리는 식료품을 살 때 영양 정보를 제공하는 콘텐츠 라벨을 미리 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먹는 것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기반으로 결정할 수 있다”라며 “이런 방식을 온라인 콘텐츠에서 적용해, 사람들로 하여금 온라인에서 ‘더 건강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 필수의료 수가 인상, 정신건강 위험군 첫 진료비 지원

    필수의료 수가 인상, 정신건강 위험군 첫 진료비 지원

    보건복지부는 28일(목)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위원회)를 개최하고, 필수의료분야 수가 개선방안을 비롯해 건강보험 급여체계 개선안을 논의했다. 이번 위원회 의결에 따라 뇌혈관 수술과 복부 대동맥류 수술 수가가 최대 2.7배 인상됐다.

     

    고위험·고난도 필수의료 수가 인상

    위원회는 필수의료분야 인력과 인프라를 유지하고 진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필수의료분야에 대한 공정보상 문제를 논의했다. 이에 따라 2025년 1월부터 뇌혈관 수술 및 복부 대동맥류 수술의 수가를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뇌출혈이나 뇌종양 등 뇌혈관과 관련된 질환은 두개골을 절개하는 개두술 또는 두개골에 구멍을 뚫는 천두술 등의 수술이 필요하다. 복부 동맥류 역시 대동맥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되는 것으로, 이로 인해 사망 위험이 높으며 동맥류를 제거하기 위한 수술도 위험도와 난이도가 높다. 이들은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의료분야이면서 고위험·고난도 의료행위로 의료 종사자들의 기피분야다.

    이에 위원회는 혈관의 파열 여부, 뇌엽절제술 동반 여부, 수술 부위 등 수술 난이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따라 수술을 세분화하고, 해당 수술의 수가를 최대 2.7배까지 인상한다. 위험도가 높고 어려운 의료행위에 대해 보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이 모아진 결과다.

     

    정신건강 문제 조기 치료 지원 확대

    국가건강검진 내 정신건강검사에서 ‘우울증이나 조기정신증 위험군’으로 판정될 경우, 2025년 1월부터 첫 진료비에 대해 본인 부담금을 지원하게 된다. 이는 사회적으로 정신건강 문제가 심화되는 것을 해소하고자 정신건강 문제의 적극적인 치료를 유도하고자 하는 결정이다.

    현재 건강검진 항목에 우울증 검사가 포함돼 있으나, 건강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검진을 통해 정신건강 위험군으로 판정되더라도 치료로 이어지는 비율은 21년 기준 17.8%에 불과했다. 이것도 결과 통보 이후 1년 이내 의료기관에 방문한 비율이다.

    지난 10월 17일 제3차 국가건강검진위원회에서 정신건강검진 확대안을 의결함에 따라, 오는 1월부터 국가건강검진에서 정신건강검사를 확대하고 그에 대한 사후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위험군 결과 통보를 받을 경우 첫 진료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지원 항목은 진찰료와 검사료, 상담료로 구성된다.

    WHO 권고에 따르면 우울증 등 정신질환의 적정 치료 시기는 발견 후 3개월 이내다. 이번 의결을 통해 정신건강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만성화를 예방하고 빠른 회복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산정특례 대상 희귀질환 확대

    2025년 1월부터는 국가관리대상 희귀질환으로 새롭게 지정된 66개 질환을 건강보험 산정특례 대상으로 확대 적용한다. 산정특례제도는 암과 같이 의료비 부담이 큰 중증질환자, 희귀·중증난치질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환자 본인의 부담비용을 낮추는 제도다. 

    본래 본인부담률은 입원 20%, 외래 30%~60%로 부과되지만, 산정트계를 적용할 경우 입원·외래 모두 0%~10%를 적용한다. 여러 질환이 새롭게 산정특례 대상으로 지정됨에 따라 해당 희귀질환을 앓는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오는 12월 1일부터 ‘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 환자의 운동 기능과 증상 개선을 위한 치료제 ‘캄지오스(주성분: 마바캄텐)’에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환자의 비용 부담이 완화되고 치료 접근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은 희귀질환자 산정특례 대상 질환 중 하나다. 산정특례 대상자가 캄지오스를 사용할 경우, 본인부담률 10%가 적용된다.

    또한, 허가 – 평가 – 협상 시범사업 약제로 신경모세포종 환자 치료제인 ‘콰지바주(주성분: 디누룩시맘베타)’에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후 5.5개월 만에 등재된 사례다. 이로써 환자에게 신속한 치료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본 기사는 보건복지부에서 2024년 11월 29일 작성하여 공공누리 제1유형으로 개방한 자료를 활용하여 작성되었습니다.>

  • 청소년·청년 정신건강 문제, 또래 홍보대사가 나선다

    청소년·청년 정신건강 문제, 또래 홍보대사가 나선다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센터장 곽영숙)와 멘탈헬스코리아(대표 최연우)는 금일(27일) 국민의 정신건강 증진 및 인식개선 확산을 위해 청소년 및 청년 10명을 홍보대사로 위촉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위촉된 홍보대사들은 위촉일인 오늘(27일)을 기점으로 1년간 활동하게 된다. 

    이번 위촉된 홍보대사들은 ‘멘탈헬스코리아’ 소속이다. 멘탈헬스코리아는 정신건강 조기예방과 교육, 소비자 운동 등을 펼치는 비영리 기관이다. 2018년부터 회복 롤모델이자 아픔 경험 전문가로서 14~25세 사이 청소년과 청년들을 선발해 ‘피어 스페셜리스트’를 육성하고 있으며, 병원과 학교, 기관 등과 협력해 정신건강 영역에서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피어 스페셜리스트(Peer Specialist)는 자신이 경험했던 정신건강 문제의 여정을 바탕으로,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회복의 롤모델이자 정신건강 리더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들이다.

    국립정신건강센터 곽영숙 센터장은 “홍보대사로서 또래인 청소년과 청년 중심으로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알리고, 정신건강 문제를 열린 마음으로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멘탈헬스코리아 최연우 대표는 “이번 홍보대사 위촉은 청소년과 청년을 위한 목소리를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젊은 리더들이 같은 세대의 눈높이에 맞춘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이고, 청소년과 청년들이 자신의 정신건강 문제를 마주하고 도움을 청하는 데 용기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본 기사는 보건복지부에서 2024년 11월 27일 작성하여 공공누리 제1유형으로 개방한 자료를 활용하여 작성되었습니다.>

  • 전 세계 우울증 환자, 9%만이 적절한 치료 받아

    전 세계 우울증 환자, 9%만이 적절한 치료 받아

    전 세계 우울장애 치료 비율. 우리나라는 25.3~28.9% 구간에 해당한다 / 출처 : The Lancet Psychiatry
    전 세계 우울장애 치료 비율. 우리나라는 25.3~28.9% 구간에 해당한다 / 출처 : The Lancet Psychiatry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건강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정신건강 문제에 대해 낙인을 찍기 쉬운 기존의 사회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다방면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당사자에 대한 치료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치료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우울장애, 치료받는 비율 단 9%

    호주 퀸즐랜드 대학 연구팀은 2021년을 기준으로 ‘정신건강 문제를 관리하기 위한 글로벌 접근성’을 평가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퀸즐랜드 대학을 중심으로 워싱턴 대학, 하버드 대학, 세계보건기구(WHO) 소속의 연구자들이 참여해 204개 국가 및 지역별 데이터를 수집·분석했다.

    연구팀은 주요 우울장애에 대한 최소한의 치료 기준을 정신건강 분야 전문의 방문 4회 또는 전문 상담사 방문 8회와 최소 1개월 간의 약물 복용으로 정의했다. 이를 기준으로 했을 때, 전 세계적으로 약 9% 정도만이 최소한의 치료를 받고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연구팀은 자국인 호주에서 주요 우울장애 진단을 받은 인구의 치료 동향을 확인했다. 그 결과 진단 환자 중 70%가 필요한 최소한의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것조차도 상당히 높은 비율에 속한다.

    퀸즐랜드 대학 공중보건대학원의 데미안 산토마우로 박사는 “호주의 경우 고소득 지역에서의 정신건강 치료율이 가장 높았지만, 수치상으로는 27%로 매우 낮았다”라며 “전 세계적으로 30%를 넘는 치료율을 보인 국가는 204개 중 7개 국가에 불과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산토마우로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약 90개국에서는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는 사례가 5% 미만이었다.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지역이 2%로 가장 낮은 치료율을 보였다. 산토마우로 박사는 “전 세계적으로 주요 우울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 중 단 9%만이 필요한 최소한의 치료를 받았다”라고 말했다.

     

    정신건강 문제, 방치하면 ‘중병’된다

    모든 질환은 조기 발견과 진단이 중요하다. 심각하다고 알려진 중대 질환이라도 조기에 발견할 경우 훨씬 예후가 좋다는 걸 누구나 알고 있다. 정신건강 문제 역시 마찬가지지만, 의외로 이 문제에 대해서는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특히 당사자가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우울증은 생각보다 쉽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다. 하지만 초기에 인식하고 치료를 받을 경우 효과가 좋고 회복 속도도 빠르다. 주변에서 우울증을 겪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를 만큼 빠르게 호전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적절한 시기를 놓치고 방치하게 되면 증상이 심해진다.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당사자 스스로 치료 과정을 불신하거나 저항하게 될 수 있어 문제가 더 복잡해진다.

    우울증이 악화될수록 당사자는 그 사실을 숨기기 위해 실제와 다른 모습을 ‘연기’해야 한다. 그마저도 어느 정도를 넘어서면 연기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정신건강 문제가 만성화되면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흔한 상황에서도 스트레스를 느끼기 쉬워지므로 신체적인 문제로도 번질 수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2022년 8월 보건복지부에서 실시한 국민 정신건강 관련 실태조사에 따르면 정신건강 문제로 초기에 치료를 받는 사람은 약 30% 정도에 불과하다. 여기서 말하는 ‘초기’는 WHO가 권고한 ‘정신건강 문제 인지 후 3개월 이내’를 말한다.

    치료를 고민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사회적 인식이 크다. ‘주위의 부정적 시선’, ‘치료 기록으로 인한 불이익 우려’ 등이 대표적이다. ‘정신건강 문제는 개인의 정신력으로 인해 생기는 것이며, 스스로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라는 잘못된 인식이 여전히 팽배해 있다는 증거다.

     

    WHO, 2030년까지 정신건강 서비스 범위 50% 확대 목표

    위 연구팀의 일원이자 현직 정신과 의사인 하비 화이트포드 교수는 “치료를 받지 않으면 고통과 장애가 장기화, 만성화될 수 있으며, 이는 인간관계부터 직장 문제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며, “정신건강 문제에 효과적인 치료법이 있으며,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완치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WHO에서는 ‘포괄적 정신건강 행동계획 2013-2030’이라는 타이틀로, 2030년까지 정신건강 서비스의 적용 범위를 최소 50%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산토마우로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가 WHO의 계획을 확고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근거라고 이야기했다. 

    이 연구는 2021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그렇다 해도 신뢰성은 결코 낮다고 볼 수 없을 것이다. 연구에 제시된 도표에 따르면 중국과 동남아시아, 중남부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서부 지역 등이 특히 낮은 치료율을 보였다. 

    그는 “가장 낮은 치료율을 보이는 지역에 대한 정보와 인구사회학적 통계를 바탕으로 하면 자원 할당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의학 저널 란셋의 정신건강 분야 연구를 다루는 「The Lancet Psychiatry」에 게재됐다.

  • 태극권 기반 온라인 수업, 허리 통증 완화에 효과

    태극권 기반 온라인 수업, 허리 통증 완화에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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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태극권 기반 프로그램이 안전하게 허리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임상연구 결과가 나왔다. 게다가 온라인 프로그램을 보고 따라하는 것이기 때문에 비용 측면에서도 매우 저렴하다.

     

    태극권·기공 기반 온라인 수업

    뉴욕 의과대학과 웨일 코넬 의과대학을 비롯한 4개 기관은 공동으로 무작위 임상연구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12주 동안의 태극권, 기공, 명상을 결합한 온라인 클래스에 참여한 환자들의 통증 개선 정도를 점검했다. 

    연구에는 무작위로 선발된 허리 통증 환자 350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12주 동안 Zoom을 통해 주 2회, 각 1시간 분량의 수업에 참여했다. 커리큘럼은 명상 연습, 이완, 척추 유연성, 자세, 균형 및 핵심 근력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구성됐다. 참가자들이 허리 통증을 겪는 사람들임을 감안하여 부드러운 움직임을 위주로 구성했다. 

    또한, 등, 목, 좌골 신경통을 완화하기 위한 지압점, 에너지 활성화 및 좋은 수면을 위한 지압점에 대해서도 배웠다. 수업 외 시간에는 집에서 자신만의 계획에 따라 연습을 계속하도록 했다. 

     

    통증 및 움직임 유의미하게 개선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는 기간 동안, 그리고 수업이 끝난 뒤까지도 연구팀은 참가자들에 대한 추적 평가를 실시했다. 통증으로 움직임에 지장이 있는지, 통증 정도는 얼마나 심한지, 수면의 질은 어떤지 등이 주된 평가 항목이었다. 

    평가 결과,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수업 참가자들은 모든 면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이 이루어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실제로 참가자들도 클래스 참여 후 통증이 감소하고 움직임이 수월해졌으며 잠을 더 잘 잘 수 있었다고 답했다. 이러한 효과는 수업이 끝난 뒤에도 지속됐으며, 가장 적게 지속된 사람도 한 달 가량 개선 효과를 경험했다.

    뉴욕의 태극권 및 기공 연구센터의 설립자이자 이사인 양양 박사는 “태극권과 기공의 효능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잘 알려져 있다”라고 말하며 “이번 연구는 온라인 플랫폼(Zoom)이라는 현대적 도구를 통해 전통적 기법이 갖고 있는 건강상 이점을 실현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이야기했다.

     

    약물 의존도 줄이는 효과적 방법

    웨일 코넬 의과대학의 재활의학과 조교수인 자스팔 리키 싱 박사는 “스트레스, 불안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은 신체의 불편함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허리 통증 관리에 있어 마음과 몸이 연결돼 있음을 이해하는 것은 필수다”라고 이야기했다. 싱 박사는 “태극권과 기공, 명상을 조합한 이완 기술을 연습하는 것은 근육의 긴장을 줄이고 통증에 대한 신체 반응을 개선하기 때문에 치유와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방법은 진통제를 비롯한 약물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뉴욕 의과대학의 공중보건과 교수인 케네스 A. 냅 박사는 “이번 연구는 ‘움직임과 멈춤을 조화롭게 활용하는 접근 방식’을 통해 허리 통증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진통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라며 “이는 공중보건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시사점이다”라고 말했다.

     

    온라인으로 접근성 강화

    허리 통증은 국가를 막론하고 매우 흔하게 나타나는 문제다. 허리는 상체와 하체를 연결하는 부위로서 많은 힘을 받게 되고, 그것을 조절하는 역할을 맡는다. 때문에 허리 통증이 심할 경우 많은 종류의 움직임에 제약을 겪게 된다. 일반적으로는 약물 또는 물리치료를 통해 다스리지만, 이처럼 체계적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태극권과 기공은 우리나라에서 그리 활성화돼 있다고 할 수 없는 분야다.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더라도 실제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곳이 마땅치 않다. 또한, 있다고 하더라도 일반적인 수업과 허리 통증 완화를 염두에 둔 수업은 커리큘럼 구성 면에서 다를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이번 온라인 기반의 프로그램을 활용한 연구는 더욱 의미가 있다. 보통은 자세의 중요성 때문에 온라인 수업을 권장하지 않지만, 비교적 간단한 동작으로 구성해 자세 면에서 오해의 소지가 적다면 온라인으로도 얼마든지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거동이 자유롭지 않은 정도의 허리 통증 환자, 또는 의료 인프라 접근이 어려운 경우에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다.

  • 정신건강을 위해, ‘낙관적 현실주의자’가 되자

    정신건강을 위해, ‘낙관적 현실주의자’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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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은 어렵고 불확실한 시대’라고들 이야기한다. 사람들이 부정적이거나 비관적으로 변한 데는 세상이 시끄럽고 혼란스럽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음, 그렇지”하고 고개를 끄덕일 것 같은 말이지만, 생각해보면 좀 이상하긴 하다. 따지고 보면 어렵지 않은 시대, 불확실하지 않은 시대가 있었을까? 

    유행하는 소설이나 웹툰, 드라마에서처럼 과거로 돌아가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미리 알고 있는 게 아닌 이상, 현재는 어렵고 불확실한 것이 일반적일 것이다. 그러니 ‘불확실한 현재’라는 건 사람들을 부정적, 비관적으로 만든 원인으로 충분하지 않아 보인다. 

    유명한 옛 이야기인 ‘맹모삼천지교’에서도 다뤄진 것처럼,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부정적인 뉴스가 마음을 부정적으로 만든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와중에 ‘낙관적인 태도’를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까? 미국 대중심리학 매체 ‘사이콜로지 투데이’에서 최근 ‘불확실한 시대의 낙관적 태도’를 주제로 게재했던 내용을 재구성하여 전한다.

     

    ‘어그로’가 더 많은 관심을 끈다

    온라인 공간에서의 사람들은 현실 세계에서의 모습과 딴판이 되는 경우가 많다. 왜 그렇게 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복잡한 심리적 메커니즘이 필요한 영역이자 ‘학술적 연구’의 영역이므로 언급하지 않기로 한다. 

    다만 분명한 현상 하나는 짚어볼 수 있겠다. 바로 ‘부정적 행동(negative)’이 더 관심을 끌기 쉽다는 것이다. 고상하게 표현하자면 ‘무례한 언행’,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어그로’를 끄는 행위가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쉽다는 이야기다. 

    한 예로, 캐나다 위니펙 대학에서 2009년부터 2019년까지 미국 의회 의원들이 게시한 SNS 게시물을 분석한 적이 있다. 의원들이 작성한 게시물 중, 타인을 칭찬하는 내용보다 무례한 표현을 쓴 내용이 더 많은 ‘좋아요’와 ‘공유하기’를 받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런 현상이 낯설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 정치권에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니까.

    이와 비슷한 작업을 2021년 뉴욕 대학에서도 진행한 바 있다. 270만 개 이상의 페이스북과 엑스(과거 트위터) 게시물을 분석한 결과, ‘부정적이고 적대적인 메시지’가 긍정적이거나 중립적 성향의 메시지보다 2배 이상 더 자주 공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 비해 ‘온라인 매너’를 강조하는 목소리가 강해진 경향도 분명 있다. 다양한 경로의 온라인 커뮤니티 서비스를 살펴보면, ‘상호 예의’를 기본 공식처럼 강조하고 있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것은 분명 바람직한 현상이다.

    하지만 개인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온라인 채널, 콘텐츠에 따라다니는 댓글창 등에서는 여전히 공격적이고 날카로운 메시지들이 눈에 띌 때가 많다. 어그로를 끄는 방식도 다양해서, 까딱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말려들기도 한다. 오죽하면 ‘어그로에 관심을 주지 말라’는 메시지까지 돌아다닐까.

     

    부정적 뉴스가 눈에 잘 띈다

    그렇다면 뉴스는 어떨까? 이 대목에서 질문을 던지고 싶다. 당신은 부정적인 뉴스와 긍정적인 뉴스, 어느 쪽을 더 많이 보는가? 명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해도 상관 없다. 답은 이미 나와있기 때문이다. 부정적 뉴스가 긍정적 뉴스보다 더 많은 주목을 받는다는 것은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 

    이는 어느 개인의 잘못이 아닌 인간의 공통적 성향이다. 인간은 위험요소, 혹은 사건사고에 대해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에게 해가 될지 모를 요소를 경계하며, 이를 사전에 확인하고 대비하려는 심리적 방어기제라 할 수 있다.

    여기에 뉴스의 생산 환경 변화가 더해졌다. 뉴스 공급 채널이 수없이 많아진 요즘이다. 과거에는 몇 개의 지정된 미디어가 공신력을 차지하고 뉴스를 공급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인터넷 신문, 유튜브 채널 등을 포함해 무수한 경로로 소식이 만들어지고 퍼져나간다. 그 와중에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가짜 뉴스’도 성행한다.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 중세 봉건시대가 따로 없다. 

    뉴스 생산자인 미디어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소비자의 관심을 끌어야 한다. 자극적인 제목은 거의 필수다. 부정적인 뉘앙스의 단어, 공격적인 멘트 등이 들어가면 홀린 듯 클릭하게 되는 인간의 심리를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사람들의 대화는 어떨까? 친구들을 만나서 근황을 주고받고 좋은 이야기를 나누는 관계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반대인 경우도 많다. 부정적인 뉴스 내용, 자신이 일상에서 경험한 사건사고나 에피소드에 관한 이야기를 공유하며 이른바 ‘뒷담화’를 하는 일도 심심찮게 일어난다. 

    즉, 부정적 뉴스는 정보 전달에 더해 사회적 상호작용, 개인의 심리적 반응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수많은 뉴스 채널 속에서 ‘AI 알고리즘’을 통해 의식하지 않고 있던 자신의 관심사를 확인할 수 있는 요즘이다. 당신의 유튜브, 뉴스 채널의 알고리즘을 살펴보라. 긍정적인가? 아니면 부정적인가?

     

    그럼에도 ‘더 나아지고 있다’고 믿는 이유

    온갖 부정적인 현상이 활개를 치고 있음에도, 그로 인해 ‘세상이 망하려나 보다’라는 자조적 농담을 주고받는 일이 있음에도, 낙관적 태도를 가질 이유는 분명 있다. 일단 무엇보다도, 우리 스스로의 ‘정신건강’을 위해서다. 긍정적 태도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행복감을 늘리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이는 심리적 회복력을 높이고, 일상에서의 ‘개인적 행복’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낙관적 현실주의’라는 개념이 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되,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2015년 발표된 적 있는 한 연구에 따르면, 낙관적 태도를 가진 사람들이 스트레스 상황에서 더 질 좋은 결정을 내리고, 심리적 회복력 또한 뛰어나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또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비슷한 연구가 발표됐다. 낙관적 태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 불안과 우울증 수준이 낮았다는 내용이다. 그 누구도 긍정적인 전망을 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낙관적 태도가 정신건강을 유지하거나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증거다.

    이렇게 반문할 수도 있다. “누가 봐도 암울한 현실을 그대로 인식하면서 어떻게 낙관적 태도를 가질 수 있는가?” 여기에 대해 ‘사이콜로지 투데이’에서는 미국에서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이 이루어지는 현실을 약 100여 년 전과 비교했을 때, 조직에서 나타나는 성별 격차의 현실을 약 100여 년 전과 비교했을 때 어떤지를 보라고 이야기한다.

    해당 기고를 작성한 이탈리아 루이스 비즈니스 스쿨의 리더십 분야 부교수 앤서니 실라드 박사는 2022년 4월 「노동경제학 저널(Labor Economics)」에 실린 연구결과를 인용하며 “자녀가 없는 남성과 여성의 임금 격차는 사라질 것이라는 증거가 있다”라고 이야기한다.

    그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간단하다. ‘현실을 정말 있는 그대로 인식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실라드 박사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로 기고를 마무리한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미 많은 것들이 이루어졌고, 우리는 그것을 바탕으로 더 나아갈 수 있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 디지털 기기와 건강, ‘무엇을 하는지’에 주목하라

    디지털 기기와 건강, ‘무엇을 하는지’에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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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기기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것은 사실 무척 식상할 수 있는 주제다. ‘건강’이라는 키워드와 연관짓는 순간, 대부분은 그리 긍정적인 결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눈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블루라이트부터, 그로 인한 수면 품질 저하, 더 나아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까지 거의 대부분이 부정적으로 편향돼 있다.

    과거에는 컴퓨터가 그랬고, 현재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휴대용 기기가 주 타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기기는 우리 삶에서 멀어질 것 같지 않다. 오히려 더 가까워질 것이고,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커질 것이라 예상한다.

    그렇다면 관점을 바꿀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멀리 하라’, ‘절제하라’와 같이 현실성이 부족한 외침 대신, 보다 실용적인 관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디지털 기기를 통해 무엇을 하는지에 주목하라’는 관점의 인지심리학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사용 시간’이 아닌 ‘사용 목적’이 중요

    최근 글로벌 미디어 ‘더 컨버세이션’에는 디지털 기기의 사용시간에 초점을 맞추는 접근 방식을 지적하는 글이 게재됐다. 펜실베니아 주립대학에서 건강과 인적자원 개발 분야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리난다 샤레하의 글이다.

    샤레하는 2020년 수행됐던 「‘화면 시간’의 개념 및 방법론적 혼란」이라는 연구 결과를 인용했다. 여기서 말하는 ‘화면 시간’이란, 디지털 기기의 화면이 켜져 있는 시간, 즉 ‘사용 시간’을 의미하는 말이다. 그 화면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염두에 두지 않는 접근법이다.

    디지털이라는 방식을 빌려 전달되는 콘텐츠는 무수히 많다. 그 모든 콘텐츠가 하나같이 똑같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샤레하는 이런 당연한 사실을 근거로, 디지털 기기를 ‘얼마나 사용하느냐가 아닌,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에 샤레하는 기존의 ‘화면 시간’을 측정하는 항목을 세분화하고, 각각의 속성을 부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하나의 화면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경우라면 드라마나 영화를 시청하거나 게임을 하는 중일 수 있다. 반면 필요한 정보를 탐색하는 경우라면 화면이 수시로 바뀌지만 일정한 맥락을 형성할 것이다.

    이에 대한 세부적인 데이터가 확보된다면, 기존의 건강 관련 문제들과 어떻게 관련이 있는지를 보다 명확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바탕으로 ‘어떤 디지털 활동이 이롭고, 잠재적으로 해로울 수 있는지’를 더 잘 파악하고, 올바른 디지털 기기 사용 습관을 확립할 수 있을 것이다.

     

    용도에 따라 달라지는 정신건강 영향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지금 30~40대 정도의 사람들만 해도, 대부분 휴대폰이 보편화되지 않았던 시대를 경험했다. 이후 휴대폰이 보급된 이후로도 대부분은 전화와 문자 정도가 일반적인 기능이었다. 불과 십수 년 사이에 지금과 같은 첨단 기기가 됐고,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일의 다양성은 일일이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단순히 ‘스마트폰을 얼마나 사용했는가’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디지털 활동을 얼마나 하느냐를 구분하는 것이 필수인 이유다. 각각의 활동이 본질적으로 어떤 것인지를 규명하고, 그것들이 인지 기능과 정신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야 한다.

    샤레하는 진행 중인 연구에서 디지털 기기의 사용 목적을 ‘교육적 사용’, ‘업무 목적 사용’, ‘사회적 상호작용’, ‘엔터테인먼트’의 네 가지로 분류했다. 이는 정신건강 측면에 초점을 맞춘 분류로, 각각의 목적에 따라 정신적, 심리적으로 다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디지털 기기 사용 목적은 무척 다양하게 세분화된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디지털 기기 사용 목적은 무척 다양하게 세분화된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교육 목적으로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온라인 강의를 듣는다거나 관심 있는 분야의 최신 기사를 읽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이는 문제 해결 능력, 비판적 사고 능력과 같은 인지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동기 부여, 자기 조절 및 자기 통제를 강화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다만, 익히 지적되는 것처럼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는 학습은 전통적인 방법에 비해 주의를 산만하게 할 우려가 있다. 구독 중인 서비스나 SNS로부터 날아오는 푸시 알림 등, 언제든지 다른 콘텐츠로 넘어갈 수 있는 계기가 주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무 목적 사용의 경우, 생산성을 높이는 순기능이 있다. 하지만 업무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장시간 화면에 노출될 수 있고, 멀티 태스킹으로 인해 스트레스, 불안, 인지적 피로 등의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사회적 상호작용은 SNS가 대표적이다. 이런 용도는 오프라인에서 부족한 사회적 연결을 촉진한다. 우울증과 같은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 경우라면 온라인을 통한 상호작용은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무한하게 이어지는 피드나 짧은 영상의 행렬로 인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통제력을 잃고 사용하게 될 우려가 있다. 

    마지막으로 엔터테인먼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기본적으로 심리적 이완과 스트레스 해소 효과가 있다. 마음챙김 앱이나 명상 프로그램을 활용해 심신을 다스리는 용도로 사용할 수도 있고, 생성형 AI 도구 등을 사용하며 뭔가를 만드는 활동을 통해 적극적인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다만, 디지털 기기를 통한 엔터테인먼트 활동은 현실에서의 신체 활동을 완벽히 대체할 수 없다. 그러면서 ‘재미있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과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는 현실에서 몸을 움직일 시간을 잡아먹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신체적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다.

     

    결론은 ‘양보다 질’이다

    이처럼 겉으로 보면 똑같이 ‘디지털 기기 사용’이지만, 그 안에서 이뤄지는 활동은 확연히 다르다. 따라서 단순히 사용 시간만을 놓고 어떤 영향이 있는지를 논하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다. 물론 디지털 기기를 통해 어떤 행위를 하든, ‘화면을 통한다’라는 본질은 같기 때문에 블루라이트 등으로 인한 눈 건강에의 영향은 엇비슷하게 나타날 것이다.

    하지만 수면 품질이나 기타 정신건강에 대한 영향은 좀 더 세부적으로 나누어 접근할 필요가 있다. 수면 품질의 경우 블루라이트로 인한 부작용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하지만 그 사용 목적이 명상 앱과 같이 수면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라면, 조금 다른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세부적인 설명은 길었지만, 지향하는 결론은 명확하다. 디지털 기기의 사용을 ‘양적 측면’이 아닌 ‘질적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 화면을 혼자서 바라보는지, 가족과 함께 보고 있는지. 혹은 화면 속에서 긍정적 경험을 하고 있는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충동적이고 수동적으로 화면을 조작하고 있는지, 적극적이고 의도적으로 사용하고 있는지 등이다.

    다시 한 번 정리하자면, “스마트폰(컴퓨터) 좀 그만해라!”라고 말하기 전에, 그것으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 의사소통 원활하지 않다면? 정신건강 문제일 수도

    의사소통 원활하지 않다면? 정신건강 문제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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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소통이란, 단지 언어를 통해 대화를 주고받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비언어적 수단을 통해 표현되는 것들을 캐치하는 것, 다른 사람의 감정을 해석하는 것, 주변의 의도와 기대를 이해하는 능력까지도 모두 의사소통에 포함된다.

    이런 넓은 의미에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종종 보았을 것이다. 특히 요즘 들어 사람간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는 모습은 더 흔히 발견되는 듯하다. 원인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흔히 말하는 세대간 갈등, 혹은 개인 이기주의 등이 지목된다. 하지만 이것이 ‘정신건강 문제’와 관련돼 있다고 한다면 어떻게 반응하겠는가?

    만약 지금 누군가와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정신건강 문제가 있다는 의미일 지도 모른다. 그것은 상대방의 문제일 수도, 혹은 본인의 문제일 수도 있다.

     

    나도 모르는 사이 정신건강 문제 생길 수 있어

    현대인들은 다양한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다. 보통 사람들도 때때로 우울해지거나 불안해하거나 무언가에 집착하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정신적 문제를 경험한다. 하지만 어떤 영역에 있어 ‘과도하다’라고 지정된 기준을 넘어서면 그것은 정신건강 장애의 증상이 된다.

    특히 의사소통 문제는 종종 정신건강 장애의 초기 징후로 나타난다. 만약 누군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 어려워하고, 여러 사람의 대화에서 매번 소외돼 있는 느낌을 받는다면 이는 ‘우울’과 관련된 정신건강 문제를 상징할 수 있다.

    한편, 정신건강 문제가 있을 때는 ‘사회적 인지 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조현병과 관련된 증상을 겪고 있다면, 타인이 지금 어떤 감정상태인지를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로 인해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길 경우, 이러한 사정을 모르는 상대방은 오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중요한 포인트는, 누군가에게 ‘정신건강 문제가 없다’라고 쉽게 단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보통의 사람들도 스트레스를 비롯한 정신적 문제를 흔히 겪는다. 이것이 반복되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정신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즉, 사람들은 누구나 정신건강 문제와 선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살아가는 셈이다.

     

    어떤 증상이 어떤 영향을 미치나

    여러 건의 연구에서 의사소통의 어려움이 특정 정신건강 문제와 관련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앞서 이야기한 우울증의 경우, 부정적 감정이 담긴 언어를 주로 사용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음으로써 대화에서 소외되는 경우가 많다. 

    2000년도에 수행됐던 한 연구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가 대인관계의 어려움으로 인해 사회적 고립을 겪고, 이에 따라 다시 우울증세가 악화되는 악순환을 만든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혼란을 주고 도움을 받기도 어렵게 되는 것이다.

    한편, 양극성 장애가 있는 경우, 기분 변화에 따라 의사소통 스타일이 극단적으로 바뀐다. 2013년 한 연구에 따르면 ‘조증’ 상태에서 과도하게 신나는 언어를 주로 사용하고, ‘우울’ 상태에서는 소극적이고 말을 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주변 사람들로 하여금 그 의도를 짐작하기 어렵게 만들어, 인간관계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한다.

    조현병 증상을 가지고 있다면 현실과 비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는다. 이런 문제는 언어 표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조현병 증상이 있는 사람과의 대화는 비논리적이거나 뚝뚝 끊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대방 입장에서는 이를 따라가거나 맞추기가 어려워진다. 이런 일이 몇 차례 반복되면 의사소통은 단절되기 마련이다.

     

    ‘의사소통 문제’를 해결한다는 관점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걸 느꼈다면, 우선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찾아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람은 본래 저마다 다르다. 게다가 과거와 달리 개인의 특성이 더욱 두드러지는 세상이다. 사고방식이 다른 사람, 의견이 다른 사람을 만날 가능성은 갈수록 높아질 것이다. 서로 다른 사람끼리 의사소통 문제를 겪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다만, 너무 심각한 수준으로 말이 통하지 않는다면 그 원인은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을 것이다. 둘 중 한쪽이 너무 과하게 특이한 경우, 그게 아니라면 둘 중 누군가가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 경우다. 만약 후자라면,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당사자가 그것을 인지하는 것이 시작이다. 

    스스로 정신건강 문제가 있다는 걸 인정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자존감, 그리고 주위의 시선 등이 늘 문제가 된다. 이럴 때 관점을 바꾸는 것은 도움이 된다. 정신건강 문제가 아닌, ‘의사소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정신건강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현대사회에는 정신건강 문제가 만연해있다. 다행히도, 그 현실을 인지하고 정신건강 문제에 다소 개방적이 되는 트렌드가 만들어지고 있다. 그에 따라 ‘사회적 인지 훈련’이나 ‘인지 행동 치료’와 같이 전문가에 의해 검증된 방법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 의사소통의 회복은 개인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나아가 사회적 관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도 필수적이다.

    어찌됐건 살아가기 위해서는 누군가와 지속적인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 대화가 잘 통하지 않고, 비언어적 신호가 서로 어긋나는 현상은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그것을 가벼이 여기고 넘기지는 말자. 어쩌면 그것이 스트레스에 시달린 누군가가 보내오는 정신건강 관련 신호일지도 모를 일이니까.

  • 청소년기의 외로움, SNS 사용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아

    청소년기의 외로움, SNS 사용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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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사춘기라 부르는 청소년기는 ‘감수성이 예민하다’라는 특성으로 묘사된다. 이 시기의 청소년들은 어떤 감정을 느꼈을 때 한층 더 깊게 느끼기 쉽고, 그에 따라 더욱 큰 감정적 반응을 보일 수 있다.

    청소년들이 가정에서 대화를 거부하고 자신의 방에 틀어박히는 일은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스스로 선택한 것처럼 보이지만, 때로는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그렇게 되는 경우도 없지 않아. 혼자 있을 때 외로움을 느끼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감정을 더 크게 느끼는 청소년들은 그 외로움도 더 크지 않을까?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실시한 인지 관련 연구에 따르면 ‘그렇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등을 통한 SNS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지만, 그것은 외로움을 달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뿐, 근본적으로 외로움을 해소해주지는 못한다. 청소년기 자녀를 둔 부모들을 비롯해 우리 사회의 어른들이 유념해야 할 포인트다.

     

    4시간 동안의 격리 실험

    케임브리지 대학 연구팀은 인근 지역에서 16세~19세 사이의 청소년 40명을 선발, 외로움을 주제로 한 테스트를 실시했다. 정신건강에 관한 영역인 만큼, 여러 분야의 선별 검사를 통해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정신건강 병력이 없는 청소년들로 선발했다.

    실험 내용은 4시간 동안 격리된 채 혼자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같은 실험을 두 번에 걸쳐 진행했는데, 처음 한 번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대신 퍼즐게임 몇 가지를 하며 시간을 보내도록 했다. 두 번째 테스트에서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도록 하고, 와이파이 연결과 음악 감상, 소설 열람 등을 허용했다. 

    각 회차의 테스트가 서로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두 번의 테스트는 한 달 정도 간격을 두고 진행했다. 연구팀은 각각의 테스트 전후에 참가자들의 인지 상태를 측정함으로써, ‘고립된 시간’으로 인해 인지적으로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를 알아보고자 했다.

     

    외로움으로 인한 ‘위협 반응’ 증가

    실험 결과 연구팀은 혼자 있는 시간을 보낸 뒤 ‘위협 반응’이 증가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잠재적 위험을 감지하고 반응하는 것으로,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됐을 때의 반응과 유사하다. 즉, 혼자 있는 시간을 보냄으로써 스트레스를 느낀다는 것이다. 

    고립된 시간 이후 나타나는 위협 반응은 스마트폰 사용 여부와 무관했다. 즉, 해당 시간 동안 스마트폰을 사용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스트레스 반응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온라인으로 친구들과 연결돼 있다고 해도 외로움을 느낀다고 해석했다. 또한, 이것이 젊은 층에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불안장애와 관련이 있다고 보았다.

    이전 연구에서는 쥐 모델을 통해 외로움이 불안 및 위협 반응을 증가시킨다는 점을 확인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인간을 대상으로 같은 효과를 입증한 최초 사례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SNS 사용, 근본적 해결 되지 않아

    이 연구의 주 저자인 케임브리지 대학 심리학과 에밀리 타우너는 “청소년들이 스마트폰과 SNS를 통해 연결돼 있었을 때도, 몇 시간의 격리 후 좀 더 예민해지는 경향이 나타났다”라고 이야기했다. 타우너의 설명에 따르면, 진화적으로 인간은 혼자 있을 때 ‘잠재적 위협’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진다. 청소년기는 독립성과 사회적 민감성이 발달하는 단계이므로 이러한 메커니즘이 두드러진다.

    4시간의 격리 후 참가자들은 스스로 답하는 자가 설문에서 ‘더 외롭다’라고 답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갑작스러운 소리와 뾰족한 모양 등 심리적으로 위협을 느끼게 하는 신호에 대해 ‘불안하다’ 또는 ‘불쾌하다’라고 답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전극을 부착해 측정한 스트레스 반응 역시 더 크게 나타났다. 

    스마트폰 사용 여부와 무관하게, 참가자들은 격리 전에 비해 약 70% 더 높은 위협 반응을 보였다. 타우너는 “스마트폰을 사용해 SNS를 한 경우, 완전한 고립에 비해 외로움을 덜 느끼는 데는 도움이 됐다”라며 “하지만 위협 반응에 관해서는 동일하게 나타났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즉, SNS를 통해 본인이 느끼는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어느 정도 상쇄가 가능하지만, 심리적으로 느끼는 스트레스는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스트레스 반응과 유사, 진솔한 소통 필요

    위협 반응이 증가하는 것은 사실상 ‘과도한 스트레스’ 상태와 유사하다. 스트레스 호르몬은 적절한 각성 상태를 유지하게 함으로써 상황에 보다 빠르고 적절하게 대응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과도해질 경우 불필요한 각성 상태를 유지하도록 함으로써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청소년들이 느끼는 ‘외로움’이라는 감정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현대의 청소년들은 온라인으로도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세대지만, 근본적으로 사회적 관계란 온라인이 주가 될 수 없는 법이다. SNS를 사용하게 했음에도 스트레스 반응이 똑같이 증가했다는 테스트 결과는 온라인을 통한 소통이 실제 관계를 대체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인간관계의 본질이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면에서 오는 감정의 흐름이다. 청소년들은 같은 상황에서도 감정을 더 크게 받아들이는 경향을 가지기 때문에, 그들의 특성을 이해하려는 태도로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것이 필요하다. 진솔한 소통이 가장 중요할 시기에 그들이 자발적으로 고립을 선택하는 모습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가? 다시 한 번 되돌아볼 일이다.

  • ‘성공적 노화’는 좋은 수면부터 시작된다

    ‘성공적 노화’는 좋은 수면부터 시작된다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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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적 노화’라는 말을 들어보았는가? 노화라는 단어 자체가 아무래도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성공적’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노화는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필연적인 것이다. 피할 수 없다면 최선을 다해 맞이하는 것이 옳다. 그런 의미에서 성공적 노화는 누구나 예외없이 관심을 가져야 할 주제라 할 수 있겠다.

    중국 원저우 의과대학 연구팀이 ‘좋은 수면이 성공적 노화의 시작’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나이가 들면서 수면 패턴이 변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로 인해 성공적으로 노화할 확률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성공적 노화와 수면의 상관관계

    이 연구의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성공적 노화’가 무엇인지 그 정의를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물론, 대략 그 의미를 유추할 수는 있다.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최선의 상태로 유지하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원저우 대학 연구팀이 정의한 성공적 노화는 5가지 요소를 핵심으로 한다. 그 5가지는 다음과 같다. ▲당뇨, 암, 만성 폐질환, 심장질환, 뇌졸중 등 ‘주요 만성질환’이 없는 것 ▲옷 입기, 목욕하기, 식사하기 등 일상 생활을 ‘독립적’으로 수행하는 데 지장이 없을 만큼의 신체적 건강 ▲그림 그리기, 단어 회상 등의 과제를 토대로 한 정상적 인지 기능(각 대상자 전화 인터뷰를 통해 평가함) ▲CES 우울증 척도에 기반한 정신건강 ▲사회적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활동성

    이는 연구팀이 임의로 설정한 것이 아닌, 노년층의 건강과 바람직한 삶에 대한 포괄적 접근을 통해 설계된 것이다. 수면과 노화를 연결지은 연구는 이전에도 있었다. 그러나 이전 연구에서는 수면이 부족하거나 과도한 경우 건강에 해롭다는 결론이 지배적이었다. 수면 패턴 및 수면시간 변화를 디테일하게 분석한 사례는 없었다.

     

    고령화와 건강 수명, 우리도 주목해야

    연구팀은 중국의 고령화 추세, 그리고 평균 수명 대비 건강 수명이 짧다는 현상에 착안해 이번 연구를 수행하고자 했다. 수면 패턴의 변화가 건강 수명과 연관이 있는지를 밝히고자 한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2040년까지 중국 내 60세 인구는 28%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평균 수명은 77.6세로 나타났지만, 건강  수명은 68.4세로 약 10년에 가까운 차이가 있었다.

    이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현실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는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2020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15.7%였으며, 2030년에 20%를 초과해 ‘초고령 사회’가 될 거라 내다보고 있다. 이는 인구 ‘비율’을 토대로 하는 만큼, 최저 수준에 해당하는 출생률을 감안하면 그보다 더 빠를 수도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평균 수명은 2022년 기준 약 83세로 세계적으로 높은 수치다. 남성 평균 수명은 약 80세, 여성 평균 수명은 약 86세로 나타났다. 반면 건강 수명은 2022년 기준 남성 약 73세, 여성 약 77세다. 평균 수명 대비 남성은 약 7년, 여성은 약 9년의 차이를 보인다.

     

    수면 점점 길어지거나 짧게 유지되면 경각심 필요

    원저우 대학 연구팀은 2011년을 기준으로 주요 만성질환이 없었고, 2020년을 기준으로 60세를 넘긴 3,306명의 참가자를 분석했다. 수면 패턴의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2011년과 2013년, 2015년에 각각 일일 수면시간이 어땠는지를 조사했다. 일일 수면시간은 야간 수면시간과 주간 낮잠 시간을 합산해 계산했다.

    연구팀은 약 9년에 걸쳐 참가자들이 다섯 가지의 경향으로 나뉜다는 것을 발견했다. 약 26.7% 참가자는 평균적으로 긴 수면시간을 유지하는 ‘긴-안정형 그룹’이었으며, 26.2%는 평균보다 짧은 수면시간을 유지하는 ‘짧은-안정형 그룹’이었다. 평균적인 수준을 유지하는 ‘정상-안정형 그룹’도 26.1%를 차지했다. 한편,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수면시간이 늘어나는 ‘증가형 그룹’은 13.7%,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수면시간이 줄어드는 ‘감소형 그룹’은 7.3%로 집계됐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수면 패턴과 성공적 노화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참가자들의 나이, 성별, 결혼 여부, 교육 수준, 가계 지출, 라이프스타일, 체형 등의 요인을 반영해 조정한 로지스틱 회귀 모델을 사용했다. 또한, 정상-안정형 그룹의 참가자들을 기준으로 삼기로 했다.

    연구 결과, ‘증가형 그룹’과 ‘짧은-안정형 그룹’은 성공적 노화 확률이 상당히 낮게 나타났다. 증가형 그룹의 성공적 노화 확률은 기준 그룹에 비해 약 36% 낮게 나타났으며, 짧은-안정형 그룹은 약 52% 낮게 나타났다. ‘감소형 그룹’ 역시도 일부 인원이 36% 낮게 나타난 결과를 보였으나,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은 수준이었다. ‘긴-안정형 그룹’은 기준 그룹과 비슷하게 나타났다.

    즉, 정리하자면 ‘평균 수준의 수면시간’, 그리고 ‘조금 긴 수준의 수면시간’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그룹이 가장 높은 성공적 노화 확률을 갖는다는 것이다.

     

    건강한 수면, 성공적 노화의 열쇠

    연구팀은 각 그룹별 일일 수면시간의 변화 추이를 보다 연장해서 분석했다. 그 결과, 2020년까지 전체 인구의 13.8%만이 ‘성공적 노화’의 요건을 갖출 수 있을 거라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팀의 결론에 따르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수면시간이 짧아지거나 길어지는 경우, 신체적·정신적 안정성을 떨어뜨려 성공적 노화에 방해가 된다. 이는 불규칙한 수면습관이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이전의 연구결과와 일치한다.

    이번 연구는 나이가 들며 수면시간이 변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여기는 것에 경종을 울린다. 연구에 따르면 수면시간의 변화는 신체 및 정신적 안정성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며, 이는 성공적 노화에 방해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수면 패턴이 일관되게 유지되도록 노력함과 동시에, 수면 패턴이 달라지면 왜 달라졌는지를 주의 깊게 살피는 태도가 필요하다.

    연구팀이 정의한 ‘성공적 노화’의 기준에 동의하지 않는 의견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와 무관하게, 수면 패턴의 변화가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은 연구 과정을 통해 드러나 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건강을 위한 기본 3요소는 음식, 운동, 수면이다. 기본 축의 하나에 속하는 만큼, 좋은 수면이 일관되게 유지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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