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충남대학교병원(원장 권계철)이 위탁 운영하는 세종특별자치시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는 오는 10월 10일(목) '세계 정신건강의 날'을 맞아 10월 23일(수) '마음건강 토크콘서트 – 어른이의 마음성장일기'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세종시청 여민실에서 '정신건강의 날 기념식'과 함께 열릴 예정이다. 먼저 1부 기념식에서 정신건강 문화조성에 기여한 유공자 표창 및 정신건강의 날 기념 퍼포먼스가 열릴 예정이다.
이어 키즈 크리에이터 차노을과 그 아버지 차성진의 축하공연이 예정돼 있다. 이밖에 '마음건강 감정부스' 등 사전 부대행사도 선보일 계획이다.
2부 행사는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 정신과 김붕년 교수가 진행하는 '마음건강 토크콘서트'로 꾸며진다. 토크콘서트 주제는 '어른이 되어 돌아보는 시기별 마음 성장 과업'이다. 지난날의 자신을 되돌아보고 마음건강 증진을 위한 위로와 공감을 나누자는 취지다.
이번 토크콘서트는 세종시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오는 10월 13일(일)까지 세종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홈페이지(http://simplus.kr)에서 신청하면 된다. 센터 관계자는 "정신건강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해소하는 시간,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다독거릴 수 있는 따뜻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라고 이야기했다.
출처 : 세종충남대학교병원 홈페이지
<본 기사는 세종충남대학교병원에서 2024년 9월 30일 작성하여 공공누리 제2유형으로 개방한 자료를 활용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사용자에게 먼저 말을 걸어 정신건강 자가 추적을 돕는 작동 방식. 사용자의 주변 상황을 파악하여 사용자가 대화가 가능하다고 예측되는 시점에 “지금 당신의 마음 건강은 어떤가요?”와 같이 대화의 시작을 알리는 문장으로 말을 건다.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카이스트 전산학부 이의진 교수 연구팀이 1인 가구 정신건강 관리를 위한 ‘상황 인식 기반 멀티모달 스마트 스피커 시스템(이하 멀티모달 스피커)’을 개발했다고 24일(화) 밝혔다.
멀티모달 스피커는 사용자의 주변 환경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최적의 시점에 정신건강에 관련된 질문을 하도록 설계됐다. 실제 1인 가구에 사용성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기존 스마트 스피커가 던지는 무작위 설문에 비해 높은 응답률을 달성하는 것까지 확인했다.
이를 통해 1인 가구의 정신건강 관리를 도울 수 있는 ‘인공지능 에이전트’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늘어나는 1인 가구, 정신건강 문제 우려
202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1인 가구의 비율은 약 30%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령화 및 결혼 및 이혼율, 출산율 감소 등 여러 사회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1인 가구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일상 및 생활방식을 자유롭게 결정하고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집에 있을 때는 아무런 방해 없이 혼자서 편안하게 쉬고, 밖에서는 다양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반면, 외로움이나 고립감을 느끼기 쉽다는 단점이 있다. OECD 연구에 따르면, 1인 가구의 우울증 및 불안장애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결과가 있다. 서울시에서 실시한 1인 가구 실태조사에서도, 1인 가구의 60% 이상이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계는 눈치를 보지 않는다
1인 가구의 정신건강 관리에 초점을 맞춘 스마트 스피커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스마트 스피커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비서를 표방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도 여럿 존재한다. 이들이 1인 가구의 정서적 지원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는 있었으나, 그에 대한 한계도 분명 존재했다.
특히, 기존 스마트 스피커를 활용한 정신건강 자가추적 사례를 연구한 결과, 무작위 설문을 할 경우 오히려 사용자로 하여금 스트레스, 짜증을 유발하는 경향이 있었다. 기계는 사용자의 기분이 어떤지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불시의 타이밍에 무작위 질문을 던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기분이 침울하거나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때, 스마트 스피커가 던진 질문에 정상적으로 응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 때문에 연구 목적으로 수집한 응답 결과에 다소 편향이 발생함으로써 연구에 걸림돌이 되곤 했다.
상황 인식 기반 멀티모달 스마트 스피커 시스템 개요도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복합 데이터 수집을 통한 ‘상황 파악’ 기능
이의진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스마트 스피커에 ‘멀티모달 센서(Multi-modal sensor)’를 장착했다. 멀티 모달 센서는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를 동시에 수집할 수 있는 센서를 말한다. 수집한 데이터를 종합해 사용자의 주변 환경 변화를 감지하고, 이를 통해 ‘말 걸기 좋은 시점’을 선정해 정신건강 자가추적 설문을 요청한다. 즉, ‘상황을 인식하고 판단해 적합한 타이밍에 질문을 던지는 것’이 핵심이다.
멀티모달 스피커는 실내 움직임, 조명, 소음, 이산화탄소 등 다양한 센서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수집·분석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가 실내에 있는지, 움직이고 있는지 등을 감지한 다음, 사용자가 응답하기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질문을 던짐으로써 응답 효율을 높였다.
응답 방식 또한 음성 명령 뿐만 아니라 터치 스크린을 통한 입력도 가능하도록 해, 상호작용의 폭을 넓혔다. 사용자는 자신의 상황에 맞는 최적의 인터페이스를 선택해 정신건강 자가 추적을 수행할 수 있다.
상황 인식 기반 멀티모달 스마트 스피커 시스템 프로토타입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UX 평가, ‘터치 입력’ 선호도 높아
멀티 모달 스피커의 사용자 경험(UX)을 평가하기 위해, 연구팀은 1인 가구 20세대를 선정해 스피커를 설치하고 1개월에 걸친 실증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로 총 2,201개의 정신건강 설문 응답 데이터셋(data set)을 구축했다.
연구팀은 확보된 데이터셋을 분석하여, 설문 응답 시간, 활동 맥락에 따른 설문 응답 패턴, 음성 입력(VUI)과 터치 입력(GUI)이 각각 어떤 상황에서 선호도가 높은지 등을 파악했다. 분석 결과, 참가자들은 전반적으로 터치 입력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성 입력의 편의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터치 입력이 보다 빠르게 응답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이의진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스마트 스피커는 앞으로 수용전념치료 기법을 활용한 인간상담사와 같은 기능의 정신건강 관리 지원 기기로 발전시키고자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실내에서 수집한 일상생활 데이터를 AI 모델로 학습시킴으로써, 사용자의 정신건강 상태에 따라 생활 패턴을 예측하는 시스템도 개발할 수 있을 거라고도 말했다. 정신질환의 조기 발견 및 효율적 관리를 도울 인공지능 에이전트의 혁신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정신건강 자가 추적을 위한 멀티모달 스마트 스피커 대화 시나리오 /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식이섬유(섬유질)라 하면 보통 ‘소화를 원활하게 해주는 성분’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혹은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게 해, 과식을 막는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아무튼,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충분한 식이섬유 섭취가 정신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연구팀이 ‘식이섬유 섭취량이 부족하면 정신건강 악화 위험이 커진다’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조신영 임상강사 연구팀은 국내 40~79세 성인 1만 1,288명을 대상으로 성별에 따른 식이섬유 섭취와 정신건강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를 23일(월) 발표했다.
갈수록 심화되는 정신건강 문제
정신건강 문제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화두 중 하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만 봐도 우울, 불안을 비롯한 각종 정신건강 문제로 병원을 찾는 사례는 최근 몇 년간 증가세를 그려왔다.
정신건강 문제는 그 자체로 삶의 질과 의욕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하지만 더 심각한 것은, 실제로 몸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정신건강이 심혈관 질환이나 암을 비롯해 각종 만성질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은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된 사실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지방 함량이 높은 서양식 식단이 우울증 발병 위험을 높이는 반면, 지중해식 식단은 불안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 이는 정신건강이 개인의 식이 및 영양과도 연관성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서울대병원 연구팀은 특히 ‘식이섬유 섭취량과 정신건강의 연관성’에 주목했다. 식이섬유는 탄수화물의 일종이지만, 일반적인 영양소와 달리 소화기관을 통해 소화되지 않는다. 그 대신 장내 미생물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전반적인 소화 능력을 높이고 체내 염증을 감소시키는 등의 유익한 효과를 발휘한다.
식이섬유 섭취 적으면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않아
연구팀은 한국인 유전체 연구 코호트(KoGES)에 등록된 남성 4,112명과 여성 7,176명의 검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일일 식이섬유 섭취량’을 다섯 그룹(1~5분위)으로 나눴다. 그런 다음 최소 섭취군(5분위)을 기준으로, 나머지 그룹들의 정신건강 상태를 성별에 따라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정신건강 상태를 비교하기 위한 항목으로는 ▲높은 스트레스 인식(BEPSI-K) ▲주관적 건강상태 ▲사회심리적 불편감(PWI-SF) ▲우울(CES-DK) 네 가지를 선정했다. 이외에 연령, 흡연 여부, 운동량, 소득 등 인구통계학적 특성과 생활습관 변수에 대해 조정했다.
분석 결과, 식이섬유 섭취량이 적은 사람은 정신건강이 악화될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식이섬유 최소 섭취군(5분위)은 다른 4개 그룹에 비해 ‘사회심리적 불편감’을 겪을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남성은 46%, 여성은 53% 더 높았다.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에서 느끼는 두려움, 낮은 자존감 등 부정적인 자기 인식, 타인의 시선 및 평가에 대한 두려움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한편, 식이섬유 섭취가 부족한 그룹은 ‘높은 스트레스 인식’ 항목과 ‘우울’ 항목에서도 더 위험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높은 스트레스 인식은 남성이 43% 더 높게 나타났고, 우울 항목은 여성이 40% 더 높게 나타났다.
데이터 원본 출처 : 서울대병원 홈페이지
남성은 식사량 많을 때, 여성은 식사량 적을 때 위험
또한, 연구팀은 식이섬유 최소 섭취군(5분위)에 대한 하위 분석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총 에너지 섭취량(kcal)’에 따라 정신건강 악화 위험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남성의 경우 총 에너지 섭취량이 많으면서 식이섬유 섭취가 부족한 경우, 여성의 경우 총 에너지 섭취량이 적으면서 식이섬유 섭취가 부족한 경우에 정신건강 악화 위험이 더 높게 나타났다. 남성은 높은 에너지 섭취로 비만이나 대사 증후군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이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발생할 수 있다.
반면 여성은 에너지 섭취량이 적으면서 식이섬유 섭취가 부족하면, 전반적인 에너지 부족으로 인해 피로감과 우울감이 증가하고 신체의 스트레스 반응이 증가할 수 있다. 총 에너지 섭취량이 많은 여성은 식이섬유 섭취량이 적어도 정신건강 악화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하지 않았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연구팀은 “소화능력이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여성의 경우, 식이섬유 섭취량이 적어도 충분한 에너지 섭취를 통해 규칙적인 신체 활동과 소화 기능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라며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정신건강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강조했다.
5분위 남성은 총 에너지 섭취량 평균 미만군보다 평균 이상군의 정신건강 위험 높음. 5분위 여성은 총 에너지 섭취량 평균 미만군의 정신건강 위험이 높고, 평균 이상군은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음. / 출처 : 서울대병원 홈페이지
식이섬유 부족하면 운동 충분히 해도 위험
추가적으로, 식이섬유 최소 섭취군(5분위)이 ‘매우 활발한 신체활동(1주일 중강도 유산소 운동 3회 이상, 총 5시간 이상)’을 병행할 경우, 정신건강 악화 위험이 더 크게 증가했다. 이는 남성에게서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남성의 근섬유는 탄수화물을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2형 근섬유’가 많다. 식이섬유는 탄수화물의 일종이지만, 직접적으로 근육에 에너지를 제공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장에서 발효·분해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짧은 사슬 지방산(SCFA)’이 2형 근섬유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수 있다. 즉, 식이섬유의 적절한 섭취를 통해 신체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충분히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에너지원이 부족할 경우, 운동 후 회복이 어려워지고 피로감이 누적된 채 계속 증가할 수 있다. 신체적 스트레스가 증가하면서 정신적 스트레스와 불안감 증가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또한, 식이섬유의 부족은 뇌 건강과 정신적 안정에 필요한 비타민과 무기질의 부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남녀 모두의 정신건강에 있어 적절한 식이섬유 섭취가 필수적인 요소임을 확인했다”라며 “특히 개인의 신체활동 수준, 총 에너지 섭취량을 고려한 맞춤형 식이 권고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뉴트리언트(Nutrients)」 최근 호에 게재됐다.
5분위 남녀 모두 신체활동이 매우 활발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정신건강 악화 위험이 더 컸고, 이런 경향은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두드러짐. / 출처 : 서울대병원 홈페이지
불안이나 우울과 같은 정신건강 문제 역시 ‘건강의 범주’로 포함해서 인식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정의에 따르면, 건강이란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양호한 상태를 포함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정신 영양학(Psychiatric Nutrition)’이라는 개념이 있다. 우리가 먹는 음식이 신체 뿐만 아니라 뇌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 즉 식단이 정신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하는 분야다.
우리의 뇌는 최적의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 특정 영양소를 필요로 한다. 정신 영양학의 관점에서 본 ‘우리 뇌를 위해 가장 중요한 영양소’는 무엇이고, ‘피해야 할 식단’은 무엇일까? 미국 건강전문 매체 ‘헬스라인’에 게재된 정신 영양학 관련 내용을 재구성해 전한다.
영양 섭취와 정신건강의 연결 고리
‘음식이 뇌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일견 타당한 논리다. 뇌 역시 음식에 의해 에너지를 공급 받고, 음식에 의해 이로움과 해로움을 겪게 되니 말이다.
정신 영양학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식단이 정신적인 문제를 치료하고 건강한 상태를 유지에 기여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큰 틀에서 비슷해보이지만, 상담이나 약물의 비중을 두던 기존 방법과 달리, 식단이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는 관점이다.
이와 관련해 정신 영양학에서 강조하는 몇 가지 사항이 있다.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물학적인 연결고리’를 제시한 것이다. 예를 들어, 특정 식단은 뇌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그로 인해 불안이나 감정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산화 스트레스와 뇌 건강
산화 스트레스 또한 같은 맥락이다. 자유 라디칼을 비롯한 활성산소는 일상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성된다. 이로 인한 세포 손상을 줄이기 위해 항산화 성분이 있는 음식을 섭취할 것이 권장된다. 항산화 물질 섭취가 부족하거나, 활성산소 생성이 과도할 경우 산화 스트레스가 심화될 수 있다. 심각한 수준의 산화 스트레스는 뇌 신경세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장내 미생물 균형도 중요
장에는 미생물군을 구성하는 박테리아를 비롯해 다양한 미생물이 서식한다. 이들 중에는 유익균도 있고, 유해균도 있으며, 중립 성향을 띠는 균도 존재한다. 이들이 ‘유익균 우세’ 환경을 만들어야 음식을 더욱 원활하게 소화할 수 있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된 사실이다.
한편, 정신 영양학에서는 ‘장-뇌 축’을 강조한다. 장내 미생물군이 불균형하게 되면 정신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뇌(신경) 가소성은 후천적 변화
‘뇌(신경) 가소성’이란, 뇌가 주변 환경의 요구에 따라 변화하고 적응하는 능력을 말한다. 성인기에 도달해 기본적인 발달을 마친 뒤에도, 뇌는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환경과 생활양식에 맞춰 발달하게 된다.
정신 영양학적인 연구에 따르면 인생 후반부로 갈수록 뇌의 적응력과 유연성 수준이 다르게 나타나며, 그 수준은 평생 어떤 식단을 주로 섭취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한다. 즉, 뇌 가소성을 최적화하기 위해서는 그에 적합한 건강 식단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정신 영양학적 관점에서의 주요 영양소
인간이 먹는 음식은 각 장기와 조직, 세포, 호르몬, 유전자까지 신체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신체 건강과 정신 건강 모두를 위해서도 적절한 영양분 섭취는 중요하다. 정신 영양학 연구자들은 보다 나은 정신 건강을 위해 오메가-3 지방산, 비타민 B, 비타민 D, 마그네슘, 섬유질, 프로바이오틱스, 각종 항산화 물질을 꼽았다.
오메가-3 지방산의 경우, 뇌 가소성을 비롯해 전반적인 뇌 건강에 필수적인 영양소다. 비타민 B는 결핍 시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2022년 연구 결과가 있다. 또한, 같은 연구에서 비타민 D 결핍이 감정 문제와 연관이 있다는 결론도 함께 제기된 바 있다.
식이섬유와 프로바이오틱스는 장내 미생물군을 형성하고 바람직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중요하다. 유익균의 비중을 늘리고 그들이 활성화될 수 있는 먹이가 충분히 제공되면, 정신적인 건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항산화 물질의 경우 세포 단위의 산화 스트레스를 예방함으로써 건강한 세포를 유지할 수 있게 한다. 뇌 신경세포 역시 산화 스트레스의 영향을 받으므로, 충분한 항산화 물질 섭취가 매우 중요하다.
정신 영양학의 현실적 목표는?
사실, 건강한 식단은 모든 사람에게 중요한 필수 요건이다. 다만, 정신 영양학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는 정신 건강 문제에 초점을 맞추되,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식단 차원의 개입을 보다 중요시한다.
정신 영양학적 접근법에서 핵심은, 약물 및 상담 치료와 식이요법을 통합해, 개인의 특성에 맞춘 치료 계획을 세우게 된다. 전통적인 치료법을 배제하거나 대체하는 것이 아닌, 보완책으로서 자리잡는 것이 목표라 할 수 있다. 이를 테면 상담 치료 과정에서 연어, 시금치, 요거트 등 특정 음식을 보다 자주 섭취할 것을 권하거나, 영양소 결핍 여부를 파악해 보충제 복용을 권장하는 식이다.
신체 건강에서 ‘개인 맞춤화 치료’는 중요한 트렌드가 되고 있다. 정신 건강 또한 마찬가지다. 각각의 개인이 겪는 정신 건강 관련 문제들은 같은 명칭으로 불리더라도 서로 다른 경우가 흔하다. 정신 영양학이 새로운 아이디어로서 각광받는 데는 이러한 배경과 시대적 흐름이 한몫을 하고 있다.
불안이란 말 그대로 ‘편안하지 못한 상태’를 의미한다. 일상에서 불안을 느끼는 일은 흔하다. 예를 들어, 누구나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다면 불안함을 느낀다. 이런 정도는 정상이다. 하지만 그 정도가 너무 커서, 아예 시험장에 갈 수 없거나 문제에 집중할 수 없을 정도가 된다면 그건 치료가 필요한 ‘병적 불안’에 해당한다.
불안장애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흔히 알고 있는 ‘공황장애’가 대표적인 불안장애의 유형이다. 또, 불안과 걱정이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범불안장애’, 특정 대상을 무서워하는 ‘공포증’도 불안장애의 범주에 포함된다.
즉, 불안장애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문제다. 게다가 다른 병과 중복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에, 스스로 그것이 병이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불안장애에 관심을 가지려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불안이란 무엇인가?
불안은 공포와 다르다. 공포란 ‘특정한 대상’이 있는 경우를 말하며, 대개 급성으로 나타난다. 한편, 불안은 대상이 비교적 모호하다. 어떤 대상이 있을 수는 있지만, 대상이 나타나지 않은 상태에서도 그것이 나타날까봐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경우는 불안에 가깝다.
무언가 마음이 불편한 상태인데, 대상이 뚜렷하지 않으면서 만성적으로 유지된다면 불안으로 인한 심리적 장애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스트레스 요인이 많은 집단일수록 불안이 높아질 가능성이 커진다. 현대인들에게서 불안장애가 흔하게 나타나는 이유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채정호 교수는 “불안장애의 원인 중 하나로 생각이 너무 많은 경우가 있다”라고 이야기한다. 어떤 생각이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것을 가리켜 ‘반추’라고 하는데, 이로 인해 생각 자체가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어떤 업종이든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특히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경우는 스트레스로 인한 불안이 두드러진다. 서비스를 받는 사람이 기대하는 바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는 탓이다.
생각이 많아지면 스트레스를 받고, 그것을 잊기 위해 과격한 운동 등에 매진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것들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기보다는 ‘몸을 혹사시키는’ 패턴을 만들기 때문에, 오히려 또 다른 스트레스 유발 요인이 될 수 있다.
‘감각’에 집중하라 – 명상의 중요성
불안은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고, 구체적인 진단도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공통적인 맥락은 비슷하다. 본인이 왜, 무엇 때문에 불안을 느끼고 있는지를 자각하지 못한 채 막연히 불안감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어떤 이유에서든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을 쓰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흔히 권장되는 방법이 바로 ‘명상(Meditation)’이다.
흔히 명상은 ‘깊게 생각하는 것’이라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생각보다는 ‘감각’에 집중하는 훈련이라고 보는 편이 적절하다. 의도적으로 ‘불안하면 안 돼’라고 생각하고 노력하는 것은 오히려 불안함에서 벗어나는 데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불안을 다스리는 데 있어 포인트는 ‘나 자신의 주의력을 조절하는 것’이다. 불안한 마음에 집중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 느껴지는 ‘감각’에 주의를 기울이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가만히 앉아있는 것뿐만 아니라 걸어가면서도 명상이 가능한 이유는, ‘그 순간 느껴지는 감각에 집중한다’라는 것이 명상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호흡을 편안히 하려는 노력이 중요
마음이 불안할 때면 가슴이 답답해지고 힘들어진다. 이는 몸이 ‘더 많은 대사가 필요하다’라고 신호를 보내는 것과 같다. 채정호 교수는 “특정한 생각에 사로잡혀 가슴에 긴장한 상태가 유지되다 보니 흉곽이 좁아진 경우가 많다.”라고 이야기한다.
흉곽이 좁아져 호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긴장 상태가 풀어지지 않으니 편안하지 않은 것이다. 때문에 불안감이 찾아올 때는 호흡을 편안히 하려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내 스스로 긴장감을 조율할 수 있다.’라는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삶은 힘들다. 수시로 인간을 지치게 만든다. 누구라도 불안 장애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건, 현대인에게 주어진 숙명과도 같다. 채정호 교수는 “자신의 삶을 이루고 있는 많은 세부적인 요소를 ‘스스로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채 교수는 “내 몸이 어떤지, 자세는 어떤지, 그리고 마음이 어떤지를 알아차려야 한다.”라고 말한다. 무엇을 걱정하고 있고, 무엇을 지나치게 두려워하고 있는지, 무엇을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는 건 아닌지, 내 마음이 어떻게 달려가고 있는지 등 평상시에도 내 마음을 관리하고 들여다보는, 이른바 ‘몸과 마음을 들여다보는 삶의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스트레스로 인해 의료기관이나 상담기관을 방문해본 적이 있는가? 아니면 혹시 방문할 예정이 있는가? 그렇다면 이 글을 한 번쯤 읽어볼 것을 권한다. 스트레스와 관련해 의료기관 또는 관련 전문가를 만날 때 흔히 빠지는 ‘함정’에 대한 이야기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 관련 문제로 치료나 상담을 받기 위해 기관을 방문한다. 의사나 관련 전문가는 스트레스를 자주 다뤄봤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내 문제’를 100% 공감하고 해결해줄 수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미국 대중심리학 매체 ‘사이콜로지 투데이’에서 언급한 ‘스트레스 상담 시 알아야 할 5가지 함정’을 재구성하여 소개한다.
스트레스, 흔하지만 애매모호한
스트레스는 흔한 증상이다. 하지만 이를 ‘명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객관적 지표는 없다. 물론 전문가는 무엇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지, 그게 어느 정도로 당신을 힘들게 하는지 등을 꼼꼼하게 물어볼 것이고, 최선을 다해 해결책을 찾아주려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당신에게 확실한 해결책이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스트레스로 인해 머리가 아프고, 잠을 잘 못 자고, 일상에서 멍한 상태가 유지된다고 느낄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이 정말 스트레스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어떤 요인으로 인한 것인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이런 일련의 문제들은 전체적인 건강상태, 질환 유무 등과도 연계해서 살펴봐야 할 문제다. 인간의 몸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고, 어떤 문제를 신경학적, 심리학적으로 특정해서 접근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당연히, 환자 본인이 호소하는 내용만 가지고도 판단할 수는 없다.
‘충분한 시간’이 부족하다
물론, 경우에 따라 다르다. 어떤 사람은 표준 심리평가나 문진 등만 가지고도 명확한 문제를 진단해낼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문제는 남는다. 일반적인 1차 의료기관(의원)은 환자 한 사람에게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스트레스라는 것은 ‘개인의 총체적 특성’과 연관이 있다. 성격부터 주위 환경, 대인관계 등 다방면의 특성을 알기 위해서는 충분한 이야기를 들을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전해지는 해결방안은 그리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의료 서비스의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의사 개인의 잘못은 아니다. 그들 또한 ‘직업’으로서 하고 있는 일이기 때문에, 한 사람에게 마냥 모든 시간을 쏟는다는 건 불가능하다. 의료기관이나 상담기관을 이용할 때는 이런 현실적인 문제를 감안해야만 한다.
약 처방이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했을 때 가장 흔히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너무 빨리 약 처방을 내린다는 사실이다. 항우울제를 비롯한 약물을 복용하면 일시적으로 효과가 있을 수 있다. 반대로 별다른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처방을 내려주는 전문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 한 사람당 주어진 시간은 충분하지 않고, 이 사람은 무언가 해결책을 바라고 방문했을 테니 뭐라도 솔루션을 줘야 한다고 느낄 수 있다.
이는 전문가의 판단에 달린 일이다. ‘반드시 약 처방이 필요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다만, 스트레스에 대한 객관적 판단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라면 ‘약 처방도 별 효력이 없을 수 있다’라는 점을 유념하라는 것이다.
당연하겠지만, 약 처방을 해달라고 먼저 요청하는 것도 결코 바람직한 태도는 아니다.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해결책
의사나 상담자가 무척 유능해서 문제의 본질을 빨리 캐치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운동이나 특정 치료법 등 약물을 쓰지 않고도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명쾌하게 알려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현실성’이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예를 들어, 여유 자금이 부족한 사람에게 상대적으로 비용이 들어가는 치료법을 제안한다면? 혹은 하루 스케줄이 너무 빡빡해 병원도 간신히 방문해야 하는 사람에게 날마다 꾸준한 운동을 하라고 제안한다면? 그것이 분명 효과가 있음이 보장된다 하더라도 ‘현실적’인 해결책이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스트레스 너무 많이 받지 마시고’라는 병원의 단골 멘트에 ‘안 받고 싶다고 안 받을 수 있느냐’라는 씁쓸한 답변이 나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나에게 맞지 않는’ 전문가
상담 전문가 중에는 내담자 한 사람에게 충분한 시간을 할애할 수도 있고, 방문 이후에도 꾸준히 관리할 수 있는 열정과 적극성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현실적으로, 물리적으로 그럴 수 있는 시간이 있는지는 굳이 따지지 않도록 하자.)
하지만 스트레스 유발 원인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당신이 스트레스를 느끼는 원인이 개인적인 이유일 수도 있지만, 사회구조적인 문제일 수도 있다. 환자 본인도 ‘전문가 한 사람이 해결할 수는 없는 문제’임을 인식할 수 있을 정도의 문제 말이다.
그럼에도 전문가를 방문하는 경우, 당장의 해결책을 바라기보다는 상황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그에 대해 공감하는 이야기를 바라는 마음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전문가가 그에 적절한 역량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런 경우는 아무리 적극적이고 우호적이더라도 ‘나에게 맞는’ 도움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문제를 겪고 있다면, 그것은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할 ‘질병’이라고 인식해야 한다. 다만, 위에 언급한 5가지 ‘함정’은 흔하지는 않아도 종종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이다. 언제 어디서, 누구나 경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와 같은 정신건강 관련 문제에는 늘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고작 한두 번의 전문가 상담으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으리라 기대하지 말고, 절차에 따라 차근차근 문제의 원인을 찾아보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모든 건강에 관한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다. 정신건강 또한 마찬가지다. 즉, 증상이 심해져 견딜 수 없을 때가 되어서야 전문가를 찾아나서려는 생각을 버려라. 하루라도 빨리 전문가를 찾아보고, 자신에게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에서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소위 ‘멀티 태스킹’이라 불리는 상황이다. 어떤 사람은 멀티 태스킹을 능숙하게 해내는가 하면, 또 어떤 사람은 도무지 적응하지 못하기도 한다. 마치 타고난 것처럼 말이다.
멀티 태스킹을 잘 해내는 것은 어떤 면에서 보면 능력이 있는 것처럼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멀티 태스킹은 일을 순차적으로 처리하는 것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여럿 존재한다.
실제로, 멀티 태스킹은 대개 집중력을 분산할 것을 요구한다. 한 작업에서 다른 작업으로 집중력을 옮겨야 하는 ‘작업 전환’으로 인해 더 많은 시간적, 정신적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한 작업에 있어 충분한 숙고를 할 수 없게 되며, ‘최선의 판단’을 할 수 없게 하는 원인이 된다. 즉, 결과물의 질이 떨어지거나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여러 가지 일이 갑자기 몰려들 때, 가급적 우선순위를 정해 순차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미국 대중심리학 매체인 ‘사이콜로지 투데이’에 게재된 연구 사례 및 관련 내용을 토대로 이야기해본다.
팬데믹이 남긴 학업 성취 저하
미국 노스웨스트 평가협회(Northwest Evaluation Association, NWEA)에서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학업 성취도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팬데믹 이후 학업 성취도를 지속적으로 측정해왔으나, 과거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같은 맥락의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NWEA에서는 약 670만 곳의 공립학교에서 3학년부터 8학년(한국 기준 초등학교 3학년~중학교 2학년) 학생들의 시험 성적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팬데믹 기간을 겪었던 학생들은 팬데믹 이전 같은 학년을 마쳤던 학생들에 비해 학업 성취도가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수준까지 성취도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약 4개월~4.5개월의 시간이 더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NWEA는 학업 성취도 저하의 원인 중 하나로 팬데믹 기간 동안의 ‘온라인 수업’을 지목했다. 감염병의 급격한 확산을 막으면서도 교육을 지속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었다. 당시 실제 수업과 비슷한 수준의 교육을 제공할 것으로 여겨졌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온라인 클래스는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결과는 썩 좋지 못했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멀티 태스킹에 대한 진실
하버드 대학교 심리학 교수인 대니얼 샥터는 이러한 학업 부진의 심리적 원인으로 ‘부주의’를 꼽았다. 즉, 집중하지 못함으로써 정보(수업 내용)를 온전하게 받아들이거나 처리(기억)하는데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대면 수업과 온라인 수업이 환경 측면에서 가장 다른 점은 ‘멀티 태스킹’이다. 즉, 수업 중 ‘딴짓’을 하기 용이한 환경이라는 의미다. 교실에서 수업을 할 때는 딴짓을 하더라도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또한, 딴짓이 적발되면 즉각 통제가 가능하다.
하지만 온라인 수업은 그렇지 않다. 교사 입장에서 화면 속 학생들이 정확히 무엇을 하고 있는지 파악하기도 쉽지 않고, 딴짓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되더라도 통제에 한계가 있다. 학생들은 보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놓이게 되고, 자연스레 집중력을 잃기 쉬워진다.
두 가지 이상의 작업을 동시에 수행할 때, 우리 뇌는 인지 부하가 증가해 집중력이 떨어진다. 이 시간 동안에는 어떤 정보를 획득하더라도 더 잘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한, 하나의 작업에서 다른 작업으로 집중력을 옮기는 ‘작업 전환’ 과정 역시 어느 정도의 시간과 에너지 소모를 유발하며, 이로 인해 전체 시간 대비 작업 효율성이 떨어지기 쉽다.
즉,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이라는 환경 속에서 ‘수업과 딴짓’의 멀티 태스킹을 할 가능성이 높다. 자연스레 학업 성취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집중과 주의 분산 –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실험
1999년 하버드 대학교에서 실시했던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실험은 유명하다. 실험 참여자들에게 각기 3명씩으로 구성된 두 팀이 공을 주고 받는 영상을 보여준다. 둘 중 한 팀을 지정해, 그 팀원(3명) 사이에서만 총 몇 번의 패스가 이루어졌는지를 세어보라고 지시했다.
빠른 속도로 공을 주고받는 가운데, 고릴라 슈트를 입은 사람이 화면 한가운데로 서서히 걸어 들어와 카메라를 향해 섰다. 그는 손으로 가슴을 몇 차례 두드린 다음, 약 9초 후에 화면 밖으로 사라졌다.
영상이 끝난 다음, 참여자들은 지시받은 ‘패스 횟수’를 상당히 정확도 높게 헤아려 보고했다. 그러나 ‘영상에서 이상한 것을 보지 못했느냐’라고 물었을 때, 거의 절반이 ‘보지 못했다’라고 답했다. 보다 직접적으로 ‘영상에서 고릴라를 보았느냐’라고 묻고, 보지 못했다고 답한 사람들에게 영상을 되감아 다시 보여주었다. 그들은 자신이 고릴라를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무주의 맹시 실험'이라 불리는 이 실험은 ‘집중과 주의 분산’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대목이다. 한 가지 작업에 집중할 때 주변에서 일어나는 다른 정보를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같은 원리를 조금 비틀어보자.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면서 다른 무언가에 몰두하고 있다면? 얼굴은 카메라 화면을 보고 있더라도 학습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거나 매우 비효율적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정한 포인트에 '주의 집중'하게 되면, 주위의 다른 정보는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 / 이미지 출처 :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실험을 테마로 한 AI 생성
주의 분산의 원인, 스마트폰
현대의 학생들은 거의 대부분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는 중, 화면 속에 얼굴을 비추면서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는 것은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는 모습이다. 즉, 게임에 ‘주의가 집중’돼 있는 상황이라면, 수업 내용은 ‘부주의’ 상태에서 인지될 수밖에 없다.
오하이오 대학교 연구팀은 학생들로 하여금 비디오 강의를 시청하게 하고, 배운 내용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다. 강의 중 스마트폰을 사용한 학생들에 비해 그렇지 않은 학생들이 62% 더 많은 정보를 적었으며, 보다 자세한 내용과 맥락을 기억했으며, 객관식 시험에서도 더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는 어린 나이의 학생들에게만 해당되는 내용은 아닐 것이다. 대학생들 역시 팬데믹 기간 동안 온라인으로 수업을 들어야 했던 사례가 많았다. 같은 맥락에서, 학업에만 적용되는 내용도 아니다. 팬데믹 기간에는 직장인들 역시 재택근무를 하는 경우가 흔했다. 즉, 학업이든 업무든 관계 없이 ‘집중력이 분산되기 더 용이한 환경’에 처해 있었다는 의미다.
물론 성인들은 학생들과 달리 스스로 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거나, 억지로라도 발휘해야만 하는 상황일 때가 많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집중력이 분산될 수 있는 환경에 있다는 것만큼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것이 스마트폰이든 혹은 다른 무엇이든 본질은 다르지 않다.
정신건강 면에서 ‘순차적 처리’가 더 나아
이러한 연구들은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폐해를 지적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 눈여겨 봐야할 것은 ‘멀티 태스킹’이 그리 효율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학업 성적이 저하됨에 있어 핵심적인 요인은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환경’일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폰은 그러한 환경을 제공한 것으로 추정되는 한 요인일 뿐이다. 교사의 통제력이 미치지 못하는 환경에서 학생들의 주의를 분산하는 요인은 얼마든지 있을 테니까.
학업 외에 업무나 일상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현대인들은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이 밀려드는 상황을 자주 겪는다. 그러한 현실 자체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일을 동시에 처리하려고 애쓰는 비효율적인 일이며, 오히려 뇌에 필요 이상의 부담을 주는 일이다.
멀티 태스킹은 인지 부하를 증가시켜 한 가지 일에 대한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여러 일을 오가는 동안 ‘작업 전환 비용’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시간도 더 걸리고 에너지 소모량도 많아지게 만든다.
이와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작업 내용에 대한 장기 기억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며, 나중에 다시 떠올리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스트레스를 증가시켜 전반적인 수행능력은 물론 건강에까지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여러 일이 몰려들 때 하나씩 순차적으로 처리하는 것은 당장 보기에 시간이 더 걸리고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진정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한 가지에 집중’하는 편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멀티 태스킹을 반복하다가는 정신적 과부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우리는 원시인의 두뇌를 가지고 현대사회를 살아간다’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여전히 인간의 뇌는 원시적인 생존 환경에 맞게 진화돼 있으며, 너무 빠른 변화 속도로 인해 복잡해진 현대사회는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는 요인이라는 내용이다.
우리는 그야말로 정보 과부하의 시대를 살아간다. 끊임없이 정보를 받아들이는 와중에 믿을만한 것인지를 가려내야 한다. 걸러낸 정보를 두고 생각을 해야 하고, 상황에 따라 판단하고 결정을 내려야 하는 일도 수두룩하다.
‘원시인의 두뇌를 가지고 있다’라는 말이 엄밀한 사실인지 여부를 떠나서,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기 위해 뇌를 엄청나게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신체의 기초 대사량 중 뇌가 소모하는 에너지는 약 20%에 달한다. 칼로리로 계산하면 대략 300kcal~400kcal 정도다. 가만히 쉬고 있을 때도 뇌는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작업을 해야 하므로 이 정도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머리를 많이 써야 하는 사람이라면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할까? 가만히 있어도 소모하는 에너지가 300~400kcal 정도라면, 끊임없이 두뇌 활동을 해야 하는 경우는 대체 어느 정도의 에너지를 필요로 할까? 두뇌 활동과 에너지 소모, 그리고 신체 대사량의 관계를 알아본다.
두뇌의 에너지 소비 방식
무게를 기준으로 하면 전체 체중에서 뇌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보통 1.3~1.4kg 정도이기 때문에, 70kg 성인이라면 2%밖에 되지 않는 셈이다. 물론 체중이 많이 나가거나 적게 나간다고 해서 뇌가 더 무거워지거나 가벼워지지는 않으므로, 2%라는 비율은 상대적인 수치다.
이토록 적은 비중에도 불구하고, 뇌는 신체 에너지 소비의 약 20%를 차지한다. 이 역시 개인별 기초 대사량에 따라 비율이 상대적일 수 있다. 수치로 나타내면 하루 기준 대략 300~400kcal 정도다.
보통 300~400kcal라 하면, 약 1시간 동안의 걷기 또는 30분 정도의 조깅을 해야 소모할 수 있는 양이다. 이 정도의 에너지를 가만히 숨만 쉰 채 누워있더라도 소모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 싶다가도, 뇌가 맡고 있는 수많은 기능들을 생각하면 납득이 된다.
심장 박동, 호흡, 체온 조절 등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무의식적 기능은 물론, 감정 변화와 스트레스 대응 등에도 에너지가 들어간다. 특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면 뇌는 추가 자원을 요구하게 되기 때문에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
자율적인 기능도 이런데, 기억, 판단, 결정 등의 인지적 활동과 같이 보다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는 기능은 당연히 에너지를 필요로 할 것이다. 집중력을 요하거나 난해한 풀이를 요구하는 문제를 만나면 스트레스를 받는 것처럼 에너지 소모량이 늘어나게 된다. 사람들과 나누는 중요하고 사소한 대화도 마찬가지다. 대화란 기본적으로 많은 종류의 인지 활동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집중하면 에너지 더 쓴다
복잡한 정보를 처리할 때 뇌는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당연한 논리다. 어려운 말을 이해하려 한다거나, 오래된 기억을 되짚어야 한다거나, 다방면으로 꼬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그만큼 많은 신경세포가 활성화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도의 인지능력을 사용해야 할 때, 뇌의 대사율이 증가하고 그에 따라 산소 소비량도 증가한다는 것은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는 사실이다. 사람으로 치면 더 많은 인적 자원을 투자해야 하는 셈이니, 그만큼 비용 지출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같은 논리로, 어떤 종류의 정신 활동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추가적으로 소모되는 에너지도 달라진다. 책을 읽으며 의미를 이해하는 정도의 활동과 뭔가를 배우고 기억해야 하는 활동, 직접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하는 활동은 저마다 정신기능의 개입 수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1시간을 기준으로 했을 때, 대화나 토론의 경우 20~30kcal, 독서는 30~40kcal, 문제풀이나 창작 활동은 50~60kcal 정도를 소모한다. 물론 이는 대략적인 수치이며 다양한 변수에 의해 달라질 수 있다. 핵심은 ‘그리 큰 수치는 아니다’라는 데 있다.
정리하자면, 머리를 쓰는 활동이 에너지를 더 소모한다는 것 자체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 수치는 미미한 편이다. ‘뇌는 가만히 있어도 적지 않은 에너지를 소모하니, 고도의 정신활동이 훨씬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면 헛다리를 짚은 셈이다.
두뇌 활동에만 몰두하지 말 것
우리가 식사를 하는 이유는 충분한 에너지와 다양한 영양소를 공급하기 위함이다. 이때 섭취하는 에너지와 영양소의 상당량이 정신적인 활동, 즉 뇌의 원활한 기능을 위해 소모된다. 다만, 두뇌가 소비하는 에너지는 기본적인 소모량을 기준으로 했을 때 그리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고도의 두뇌활동을 온종일 수행하더라도 최대 500~600kcal 정도가 한계라고 봐야 한다.
물론 두뇌는 멍하니 있는 것에 비해 활발하게 쓸 때 더욱 많은 에너지를 소모할 수는 있다. 하지만 신체 활동을 함으로써 소모되는 칼로리가 어느 정도인지를 고려하면 매우 적은 수준임을 실감할 수 있다.
학업에 몰두하는 학생들의 경우, 금세 배고픔을 느끼고 에너지 보충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는 그들이 장시간에 걸쳐 두뇌활동을 하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활발한 신체 대사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정신활동과 신체활동 중 어느 한쪽이라도 부족하면 건강은 균형을 잃는다. 우리 몸은 매우 복잡한 체계로 생명을 유지하지만, 본질만 놓고 보면 그리 어렵지 않다.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하고 다시 충분히 소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바로 ‘건강’이니까.
운동에 관한 정보는 너무 많다. 어렵거나 귀찮다고 하는 사람들을 위해 온갖 방법으로 쉽고 간편한 운동 정보를 제공하는 콘텐츠도 부지기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동을 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있어, 많은 것을 양보한 조언을 건네곤 한다. ‘어떤 운동이든 한 가지라도 꾸준히 하라’고.
물론 운동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다.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게 좋고, 근력 운동은 저마다 자극하는 부위가 다르니 여러 가지를 병행해야 한다. 이런 이야기들이 운동을 시작하는 허들로 작용하기도 한다.
운동의 목적은 대개 체중 감량이나 근육 성장에 두곤 한다. 이 때문에 여러 가지 이야기들에 자꾸 관심이 분산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직 시작하지 않은 경우라면 그런 복잡한 이야기에 잠시 귀를 닫아라. 모든 일에는 순서라는 게 있는 법이니까. 걷기가 됐든 조깅이 됐든, 한 가지라도 일단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운동은 건강한 몸을 만들어주지만, 그것 못지 않게 건강한 정신을 만드는 데도 기여한다. 한 가지 운동만 하게 되면 아무래도 신체적인 효과는 덜하겠지만, 적어도 하지 않는 것에 비해 훨씬 나은 정신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운동과 정신건강의 상관관계, 지금부터 알아보도록 한다.
정신건강의 본질은 무엇인가
‘정신건강’이라는 말은 언뜻 매우 추상적으로 들린다. 정신이라는 개념 자체가 물질적인 실체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인간의 정신은 엄밀한 물질적 작용의 결과물이다.
우리 몸에서는 다양한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 등 화학물질이 만들어진다. 그들은 정해진 조건에 맞춰 분비되고 맡은 역할을 수행한다. 그중 일부는 뇌와 중추신경에 작용하게 되며, 이것이 ‘정신’의 물리적 근본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정신건강이라는 것은 추상적으로 느끼는 감정이나 기분 같은 것이 다가 아니다. 뇌에서 일어나는 화학적 작용과 구조적 변화, 유전적이거나 환경적인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물인 것이다. 흔히 말하는 뇌 가소성(신경 가소성) 역시, 어떤 긍정적인 경험을 반복함으로써 뇌가 변화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런 맥락에서, 운동으로 얻는 효과는 정신적으로 긍정적인 경험이라 할 수 있다. 운동은 대사를 활발하게 함으로써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촉진한다. 이를 통해 스트레스를 줄이고 기분을 개선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뇌 혈류를 증가시켜 뇌가 보다 활발하게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최적의 효능, 스트레스 날리기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은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코르티솔은 신체가 스트레스 상황에 맞게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하지만 코르티솔 수치가 높은 상황이 지속되면 몸은 비상 경계상태로 대기하는 것과 같아진다.
이 상황에서는 인체 내 자원을 스트레스와 관련된 일에 우선적으로 쓰려 하며, 이 과정에서 면역 기능에 필요한 에너지와 영양소가 일부 소모될 수 있다. 때문에 지속적인 코르티솔 분비는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신체가 긴장된 상태를 유지하게 함으로써 불안정한 상태를 지속시킨다.
운동으로 몸을 움직이게 되면, 엔도르핀이나 세로토닌,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이 증가한다. 이들로 인해 기분이 좋아지고 스트레스를 잠시나마 잊게 되면서 코르티솔 수치가 낮아진다. 운동을 마치고 회복하는 과정에서도 마찬가지다. 운동 후 휴식 또는 수면을 취하는 과정에서, 우리 몸은 코르티솔 수치를 정상화하고 스트레스 반응을 완화할 수 있다.
운동은 BDNF(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이 더 많이 분비된다. 이는 신경세포(뉴런)의 생존, 성장, 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뇌의 ‘해마’에서 신경세포 생성을 촉진하는데, 해마는 기억과 학습, 감정 조절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역이다. 신경 가소성에 의해 이 부분에 새로운 뉴런이 생기고 시냅스가 형성되면 해당 기능이 개선된다.
해마는 감정과 관련된 뇌의 또 다른 영역인 ‘편도체’와 상호작용한다. 즉, 해마의 기능이 향상되면 편도체와의 상호작용도 더욱 활발해질 수 있다. 이는 감정의 평가 및 조절에도 훨씬 유리해진다.
우울로 인한 증상은 대개 해마의 기능 저하와 관련이 있다. 즉, 해마의 기능이 개선된다는 것은 우울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이다.
운동으로 인해 신체적 피로가 발생하면, 보다 깊게 잠들 수 있게 된다. 또한, 운동을 할 때 체온이 높아졌다가 회복 과정에서 다시 체온이 천천히 낮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심부 체온이 낮아지는 효 과가 생긴다. 이는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를 촉진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이다. 불면증의 원인 중 하나로 높은 스트레스 수치가 있는데, 운동으로 코르티솔 분비량이 안정화되면 이 또한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자연스럽게 숙면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면, 정상적인 패턴으로 깊은 수면과 얕은 수면을 반복할 수 있게 된다. 정신적인 회복은 보통 REM 수면 단계에서 이루어지는데, 수면 패턴이 안정적이면 수면 주기에 따라 REM 수면이 원활하게 이루어진다.
숙면을 취하고 나면 한결 가뿐하게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긍정적인 경험은 신경 가소성의 한 축이 돼, 점진적으로 더 나은 정신건강을 갖출 수 있도록 변해가게 된다.
‘건강’이라 하면 병에 걸리지 않고, 움직이는데 지장이 없으며, 어딘가 불편한 곳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대개 육체적인 건강을 의미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의미다. 하지만 건강이라는 단어 안에는 정신적인 것도 포함돼 있다. 사람들의 인식이 대개 신체 건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보니 ‘정신건강’이라는 말로 따로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정신건강은 단순히 정신 관련 질환이 없는 상태 뿐만 아니라, 넓은 의미에서 어떤 개인이 감정, 심리, 사회적으로 문제가 없는 상태를 말한다. 즉, 스트레스나 불안감에 너무 크게 시달리지 않고, 정서적으로 안정돼 있으며, 대인관계를 원만하게 잘 유지하는 것이다.
정신건강에 문제가 발생하면 신체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증상에 따라 면역력이 약해지게 만들 수도 있고, 체내 대사 및 조직의 기능 수행에도 영향을 미쳐 각종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일상에서 흔히 발생하는 대표적 건강 요소는 스트레스와 불안이다. 둘은 상호 연관된 개념이면서 차이가 있다. 이들을 제대로 알고 관리할 수 있어야만 더 큰 정신건강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두 개념을 보다 자세히 알아보고,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방법을 알아본다.
만병의 근원, 스트레스
‘만병의 근원’. 너무도 익숙한 수식어다. 어딘가 불편함을 느껴 병원에 가면 치료 과정에서 듣게 되는 것이 ‘스트레스 받지 말라’는 말이다. 그러면 누구나 자연스레 떠올릴 것이다. ‘안 받고 싶다고 안 받으면 그게 스트레스인가?’
스트레스는 특정한 사건이나 상황으로부터 자극이나 압박을 받아 나타나는 일시적인 반응이다. 어떤 일을 언제까지 마감해야 한다는 압박, 한창 일하고 있는데 집에서 걸려온 전화로 접하게 된 가족 문제, 얼마 전 받았던 건강 검진 결과에서 나온 안 좋은 소식 등등. 내 의지와 상관없이 떠오르는 모든 자극과 압박이 스트레스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스트레스 반응이 일어나면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 같은 호르몬이 분비된다. 이들은 심박수와 혈압을 높이고, 위기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에너지를 준비시키도록 작용한다. 이로 인해 머리가 아프거나 소화가 잘 되지 않거나 갑작스레 피곤해지는 증상을 느낄 수 있다.
지속적인 두려움, 불안
불안의 실체는 불확실한 미래로부터 오는 지속적인 두려움이다.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 불안으로 인한 증세가 흔하게 나타나는 이유다. 스트레스와 달리 특정한 사건이 없음에도 나타날 수 있고 지속될 수 있다. 보통은 유사한 내용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지속되고, 그것이 만성화 됨으로써 나타난다.
불안 상태에서는 노르에피네프린과 세로토닌이 관여한다. 노르에피네프린은 코르티솔이나 아드레날린과 같이 투쟁 또는 도피 반응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세로토닌은 안정감과 행복을 느끼게 한다. 과도한 스트레스는 이들의 불균형을 유발할 수 있다.
노르에피네프린은 과다 분비 시 불안감과 초조감을 유발하고, 부족 시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다. 세로토닌은 과다 분비 시 과민반응을 일으킬 수 있고, 부족 시 우울이나 불안 장애를 유발한다.
스트레스와 불안, 스스로 관리가 어렵다면
가장 좋은 관리법으로는 깊은 호흡을 통한 긴장 완화하기, 자신의 감정 상태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기, 가볍게 움직이기, 신뢰할 수 있는 사람에게 털어놓고 정서적 지지 받기 등이 있다. 명상을 배워보거나 일기를 쓰면서 스스로의 감정을 갈무리하는 방법도 있다.
문제는 이런 일반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심각한 수준의 스트레스와 불안이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다는 것이다. 위와 같이 일상적으로 시도할 수 있는 수준의 사소해보이는 해결책이라도,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와 불안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는 힘들거나 어렵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족이나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싶어도, 그들 또한 나름의 스트레스에 지쳐 있다면 온전한 도움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마음의 여유가 없는 개인들의 시대니까. 이 시점에서는 전문가 도움을 고려해야 하지만, 이에 거부감을 가지는 사람이 많다.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다면 '관리가 필요한' 상태
정신건강 의료기관이나 상담기관을 찾기 꺼려하는 사람들 중에는 자신의 상태를 심각하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고작 스트레스나 불안 때문에 병원을 갈 필요가 있는지 망설이는 것이다. 하지만 그 ‘고작’이라 말하는 증세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고 있지는 않은가?
하루를 시작하는 일이 무척 힘들고, 수시로 피곤하며, 밥을 먹어도 소화가 잘 되지 않고, 계속 부정적인 생각만 반복되고 있지는 않은가? 그렇다면 이미 가벼운 상태가 아니라는 증거다.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 방문을 꺼리는 사람도 있지만,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자신의 건강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스트레스와 불안은 놔둘수록 더 크게 번지기 쉬우며, 돌이키는데도 그만큼 많은 노력이 필요해진다.
마음이 보내는 신호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자.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가까운 곳에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