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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추 신경 영향 없이 말초 부위 통증 완화 성공

    중추 신경 영향 없이 말초 부위 통증 완화 성공

    말초 신경 특이적 화학유전학(HCAD) 플랫폼 설계와 이를 활용한 말초 신경 조절 및 동물 모델 통증 억제 연구 / 출처 : 연세대학교
    말초 신경 특이적 화학유전학(HCAD) 플랫폼 설계와 이를 활용한 말초 신경 조절 및 동물 모델 통증 억제 연구 / 출처 : 연세대학교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강혜진 교수 연구팀이 ‘특정 말초 신경계만을 독립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화학유전학 기술을 개발했다. 중추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특정 부위의 말초 신경만을 조절할 수 있는 방법론이다.

     

    중추 신경계 영향 없는 치료법 필요성

    말초 신경계는 뇌와 척수로 이어지는 중추 신경계를 제외한 모든 신경 구조를 포함한다. 우리 몸 거의 모든 곳에 분포하며, 감각 정보를 수집해 중추 신경계로 전달하고, 상황에 따른 반응 등 운동 신호를 전달받는 역할을 한다. 즉, 뜨겁거나 차갑다고 느끼는 감각, 가려움증이나 통증 등 일상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감각의 문제는 모두 말초 신경계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특히 통증의 경우, 사소한 상처부터 중대한 질병까지 말초 신경계와 연관되지 않는 경우가 거의 없다. 중증 질환이라면 근본적인 원인에 집중해야 하는 게 맞지만, 손가락이나 발가락 등 말초 부위에 발생한 국소 부위 상처는 말초 신경계에 관한 문제만 해결해도 무방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초 신경계와 관련된 증상을 치료하거나 연구하는 데는 여러 면에서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일반적으로 통증을 완화시키는 약물들을 중추 신경계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졸음과 같은 일상적 부작용이 따라오며, 때로는 신경학적으로 중요한 부작용을 일으키는 사례도 없지 않다. 

    예를 들어, 의료 현장에서 진통제로 흔히 사용되는 모르핀의 경우, 통증을 효과적으로 경감시킬 수 있는 약물이다. 하지만 중추 신경계에 작용함으로써 졸음을 유발하거나 혼란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심각한 경우 호흡에 지장을 주기도 한다. 마약성 진통제의 경우는 약물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내성이 생기거나 중독 증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추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말초 신경계에서만 작용할 수 있는, 가벼운 수준의 말초 부위 증상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방법론이 필요하다. 

     

    혈뇌장벽 통과하지 않는 시스템

    이에 대해 강혜진 교수 연구팀은 뇌에서의 발현이 낮은 HCA2 수용체를 활용해 ‘HCA2 DREADD(HCAD)’라는 이름의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DREADD(Designer Receptors Exclusively Activated by Designer Drugs)라는 화학유전학 기술을 기반으로 했다. 이는 ‘특정한 약물에 의해 선택적으로 활성화되는 수용체’를 의미하는 말로, 연구자들로 하여금 특정한 신경세포의 활동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HCAD는 기존의 DREADD 기술 중 주로 억제성 신호를 전달하는 Gi-DREADD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Gi-DREADD를 기반으로 말초 신경에 특화시킨 형태가 HCAD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HCA2 수용체는 뇌에서 낮은 농도로 존재하며, 말초 신경계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발현을 보인다. 즉, 말초 신경에 특화된 수용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말초 신경계에서 발생하는 특정 기능을 조절하기에 유리하다. 

    또한, HCAD는 혈뇌장벽(BBB)을 통과하지 않는다. 즉, 뇌로 유입되지 않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중추 신경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는 기존의 DREADD 기술과 HCAD 사이의 가장 핵심적인 차이점이다. 기존 DREADD는 중추 신경계에도 작용하지만, HCAD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약물로 인한 중추 신경계 부작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품고 있다.

     

    중추 신경 영향 없이 통증 완화 성공

    한편, 연구팀은 HCAD의 활성화를 위한 특수한 리간드(ligand)도 설계했다. 리간드는 생화학 분야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수용체와 결합해 그 기능을 유도하는 분자를 의미한다. 즉, HCAD 수용체와 결합해 그 활성화를 촉진하는 특수한 분자를 직접 설계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HCAD는 필요할 때만 선택적으로 활성화할 수 있다. 혈뇌장벽을 통과하지 않으므로 오로지 말초 신경계에서만 효과를 발휘한다. 

    연구팀은 이 부분을 검증하기 위해 동물 모델 실험을 진행했다. 먼저 말초 신경 중 하나로 척수 뒤편에 위치한 배근신경절(Dorsal Root Ganglion, DRG) 뉴런에 HCAD를 발현시켰다. 그런 다음 리간드를 처리해 수용체를 활성화하자, 급성 및 염증성 통증이 효과적으로 완화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중추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말초 부위 통증을 조절할 수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새롭게 개발된 HCAD 시스템이 말초 신경계에서의 기능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는 향후 전신 곳곳에 발생하는 통증이나 염증 관련 질환의 치료법을 발전시키는 데 있어 다방면으로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혜진 교수는 “기존 중추 신경계에 국한돼 있던 기술을 말초 조직까지 확장해 적용할 수 있는 방식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학술적으로 높은 의의를 갖는다”라며 “앞으로 말초 신경과 관련된 신경병증, 통증, 염증, 가려움증 뿐만 아니라, 대사, 암, 면역 등 말초 분야의 기초 및 중개 연구에서도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생물학 분야 학술지인 「Cell」에 이달 초 게재됐다.

  • 게임 중독, 청소년이 더 취약하다? 왜?

    게임 중독, 청소년이 더 취약하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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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장 과정에서 게임을 거쳐가는 사람은 무척 많다. 현재는 성인이 된 사람들도 청소년기에 한 번쯤 게임을 즐기며 성장한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라 생각된다. 당장 매일 손에 쥐고 다니는 모바일 기기에만 해도 엄청난 수의 게임으로 연결되는 창구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게임에 대한 과몰입, 의존, 중독 등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게임을 즐기는 모든 사람들이 과몰입과 같은 정신적 건강 문제를 겪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문제를 겪는 사람이 상당수 존재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특히 청소년의 경우 더 취약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독, 더 큰 보상을 원하는 데서 기인

    미국 로체스터 대학의 연구팀은 2015년부터 실시했던 ‘청소년 뇌 인지 발달(ABCD) 연구’에 참여했던 어린이 1만1천여 명 중 10세에서 15세 사이에 있는 청소년 6,143명을 선발해 연구를 진행했다. 해당 청소년들은 첫 해에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을 활용해 뇌 스캔을 받았으며, 이후 3년 동안 추적조사와 함께 게임 중독 증상에 관한 설문을 실시했다.

    이 연구에서 핵심으로 삼은 지점은 뇌에서 ‘의사 결정 및 보상 처리’를 관장하는 영역이다. 뇌의 보상 시스템은 보통 도파민(dopamine)과 관련이 있다. 어떤 행동을 했을 때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주어지면 활성화된다. 이 과정에서 만족감을 느끼게 되면, 다음에 같은 상황을 맞이했을 때 전두엽 등 의사 결정을 담당하는 영역에서 다시 그 행동을 할 것을 결정하는 메커니즘이다.

    게임의 경우 보상이란 ‘재미’ 또는 ‘성취감’의 영역이 가장 크다. 다른 사람과 대결하거나 경쟁하는 종류의 게임이라면, ‘내가 저 사람보다 더 잘해’와 같은 ‘자아효능감’의 형태일 수도 있다. 보통 이런 종류의 감정은 정신적인 건강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게임은 때때로 도가 지나칠 수 있다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정신적으로 건강한 상태라면, 재미나 성취감 등의 보상이 주어졌을 때 도파민이 분출되며 보상 처리 영역이 활발하게 작동한다. 하지만 중독 증상을 겪고 있는 경우, 같은 보상에 대한 역치가 높아진다. 즉, 보상이 주어졌지만 그것을 보상이라고 느끼지 못하거나, 충분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기는 것이 당연하다’라든가, ‘더 큰 차이로 이겨야 한다’ 같은 식이다.

     

    청소년이 중독에 더 취약하다? 왜?

    청소년들의 신체적 성장을 보며 종종 간과하는 부분은, 그들의 성장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다. 키와 덩치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으며, 대개 이 시기에 최대치까지 성장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성장이란 신체에만 국한되는 개념이 아니다. 청소년기에는 정서적, 인지적인 영역의 성장과 발달 또한 급격하게 이루어지며, 이는 성인이 된 후에도 이어지기도 한다.

    청소년기에는 특히 보상 시스템과 관련된 뇌 영역이 중대한 변화를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발달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는 안정성이 부족하다. 이는 자극에 취약하고 민감해지기 쉽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즉, 앞서 언급한 ‘보상이 되는 경험’을 했을 때 청소년은 성인에 비해 더 큰 만족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래 집단 사이에서 느끼는 우월감 역시 그 좋은 예다.

    하지만 모든 종류의 보상은 결국 한계가 있다. 같은 보상을 받았을 때 느끼는 만족감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보다 더 큰 보상’을 바라는 마음이 덜한 것은 아니다. 결국 보상 크기의 상한선으로 인해, 질적으로 얻을 수 있는 만족감은 한계에 부딪친다. 충분한 만족을 얻기 위해서는 양적으로라도 더 많은 자극을 원하게 되고, 이로 인해 과몰입과 중독이 유발될 수 있다.

    게다가 발달 중인 뇌는 보상 시스템 외의 모든 영역에서도 서툴 가능성이 높다. 감정 조절, 충동 조절, 주위를 폭넓게 살피는 인지 능력 등이 완숙하지 않을 수 있다. 이는 게임 하나에만 몰입하여 다른 것을 의식하지 않는 결과로 이어질 위험을 시사한다.

    로체스터 대학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독 증상이 더 심한 것으로 확인된 참가자의 뇌를 스캔한 결과 의사 결정 및 보상 시스템 영역의 활동이 낮게 나타났다. 같은 내용으로 성인을 대상으로 하여 실시했던 이전 연구와 대조한 결과, 청소년에게서 민감성이 더 두드러진다는 것도 확인했다.

     

    게임 자체가 해롭지는 않지만

    우리의 삶에는 디지털 기기를 통해 제공되는 수많은 게임이 존재한다. 게임 자체는 해로운 것이 아니다. 게임은 시각과 청각 자극, 의도적인 조작, 상황 판단에 따른 반응과 의사 결정 등 다양한 능력을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토탈 미디어다. 

    문제 해결 능력을 비롯한 다양한 뇌 기능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도록 한다는 특성으로 인해, 인지 능력 향상을 비롯한 정신적 건강을 개선하는 데 기여한다는 연구도 있었다.

    중요한 것은 어떤 게임을 어떻게 즐기느냐에 있다. 이는 디지털 기기를 주로 어떤 용도로 사용하는지에 따라 해로움 여부가 달라진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똑같은 게임을 즐기더라도 그 게임의 어떤 요소에 재미를 느끼는지, 얼마나 ‘보상’을 받아야 만족감을 느끼는지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앞서 아직 뇌 발달 단계에 있는 청소년들이 특히 취약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를 근거로 ‘청소년의 게임 이용을 통제해야 한다’라는 결론을 낸다면, 그것은 잘못되도 한참 잘못된 흐름이라 할 수 있다. 특정한 집단이 아닌, 개인의 이용 행태에 주목하는 것이 옳은 접근이다. 

    청소년 중에서도 올바르게 게임을 이용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성인 중에서도 중독적으로 게임에 몰입하는 사람이 있다. 로체스터 대학 연구팀 역시 “우리 연구는 ‘일부 사람들’이 다른 사람에 비해 중독 증상에 더 취약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무조건적인 통제는 더 큰 반발을 낳고, 문제의 본질로부터 멀어지게 만든다.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함께 존재한다는 것을 유념하고, 각 개인의 특성과 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가이드라인’을 찾아가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 건강하게 즐길 수 있다면, 게임은 최적의 뇌 발달 도구가 될 수 있다.

  • 크로스핏에 관한 모든 편견 깨부수기

    크로스핏에 관한 모든 편견 깨부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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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크로스핏(CrossFit) 열풍이 불었던 때가 있었다. 과거형으로 표현하기는 했지만, 사실 지금도 딱히 식었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국내에서는 주류라고 부를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고 있기에 눈에 잘 띄지 않을 뿐이다.

    2023년 기준으로 국내에 운영되고 있는 ‘박스’(크로스핏 전용 체육관을 일컫는 말) 수는 약 300여 개 정도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인구가 많은 대도시 위주로 있었지만, 최근에는 지방 중소도시에서도 크로스핏 박스 몇 군데 쯤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크로스핏은 근력과 유산소, 그리고 신체 각 부위의 기능을 고루 단련할 수 있는 종합 운동(Total Exercise)이라 할 수 있다. 건강을 위해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골고루 하라는 조언에 비춰본다면 가장 최적화된 운동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은 크로스핏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크로스핏 = 고강도 운동?

    크로스핏 하면 보통 ‘고강도 운동’이라는 이미지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사실 그도 그럴 것이, 보통 미디어를 통해 다뤄지는 크로스핏을 보면 박스 점프(Box Jump)라든가, 로잉(Rowing), 배틀 로프(Battle Rope)와 같은 동작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일반적인 헬스장이나 피트니스 센터에서는 그리 흔하지 않은 운동법들이며, 동시에 상당히 난도가 높아보이는 동작들이다.

    하지만 실제로 크로스핏은 그런 특정한 동작 하나하나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다. 운동의 가장 본질적 목적인 체력 증진과 운동능력 향상을 추구한다는 목표로, 다양한 동작을 조합해 만들어진 하나의 ‘프로그램’이다. 이 때문에 웨이트 트레이닝부터 맨몸 운동, 유산소 운동, 일상적 움직임을 토대로 한 기능성 운동까지 다양한 동작들이 경계를 두지 않고 통합돼 있다.

    크로스핏에서 다루는 동작들은 보편적으로 강도가 높은 편에 속하는 것이 사실이다. 체력 증진과 운동능력 향상이라는 본질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높은 강도의 반복 훈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크로스핏이 무조건 고강도 운동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전문 자격을 갖춘 지도자의 도움으로 자신의 체력 수준에 맞춰 조절할 수 있는 충분히 유연한 프로그램이다.

    크로스핏 하면 빠지지 않고 떠오르는 이미지 중 하나 / Designed by Freepik
    크로스핏 하면 빠지지 않고 떠오르는 이미지 중 하나 / Designed by Freepik

     

    크로스핏,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크로스핏에서 핵심으로 삼는 개념은 ‘WOD(Workout Of the Day)’다. 직역하자면 ‘오늘의 운동’을 의미한다. 매일 다른 프로그램 루틴을 제공하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고, 다양한 동작을 수행하며 신체 곳곳을 복합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고른 발달과 체력 증진을 노릴 수 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서킷 트레이닝(Circuit Training)’의 원리를 이용해 특화시킨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WOD를 구성하는 동작 하나하나는 시간 대비 반복 횟수로 강도를 구분하는 형태가 많다. 즉, ‘짧은 시간 안에 몇 번을 반복할 수 있느냐’로 운동능력 수준을 평가하며, 그 수준을 더 높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WOD는 20분~30분 사이에 완료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짧다고 여길 수 있는 시간이지만, 그 시간 동안 높은 심박수를 계속 유지하면서 여러 동작을 수행하게 되므로 일반적인 운동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운동 강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이는 최근 현대인들 사이에서 트렌드가 되고 있는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HIIT)의 원리와도 일맥상통한다. HIIT는 빠듯한 시간을 내 운동을 하면서도 충분한 효과를 얻기 위해 탄생했다. 짧은 시간만 운동을 하더라도 높은 심박수를 유지하며 고강도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크로스핏 역시 HIIT와 결이 같은 운동법이라 할 수 있다.

     

    크로스핏, 다른 운동과 비교한다면?

    크로스핏의 가장 뛰어난 장점이라면 ‘지루함이 덜하다’는 것이다. 전문가에 의해 구성된 WOD를 따라가기 위한 노력에만 집중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근력부터 지구력, 유연성 등 운동능력의 모든 지표가 급격하게 상승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보통 웨이트를 기반으로 하는 근력 운동은 특정 부위에 정확한 자극을 가하며 반복하는 형태다. 물론 웨이트 트레이닝 역시 ‘분할 루틴’에 따라 여러 동작을 묶어서 구성할 수 있다. 하지만 무게가 올라갈수록 자세의 정확성에 집중해야 하는 긴장감으로 인해 동작을 수행하는 재미를 느끼기는 쉽지 않다.

    이에 비해 크로스핏은 동작 자체보다는 운동의 전반적인 흐름을 비롯한 여러 요소로 집중력을 분산시킨다. 운동에 대한 집중력은 유지하되, 특정 요소에 대한 집중이 아닌 큰 그림에 대한 집중이라 볼 수 있다. 

    게다가 WOD 프로그램 자체가 매일 바뀌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확인하지 않는 한 박스에 도착하기 전까지 오늘 해야 할 운동 프로그램을 알 수 없다. 인간은 본래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알면 심리적으로 미리부터 그 일을 수행하게 되며, 이로 인해 시작하기도 전에 지루함을 느낄 수 있다. 크로스핏의 WOD는 프로그램을 미리 알지 못하므로 지루함 대신 기대감과 도전의식을 발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편, 창시자로부터 ‘강력한 커뮤니티’라는 개념이 문화적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는 문화, 기록 경쟁을 하더라도 선의의 경쟁을 하는 문화가 기본적으로 권장되며, 각 박스의 트레이너나 코치들이 주도적으로 이러한 문화를 장려한다. 정기적으로 대회나 이벤트를 개최해 동기부여를 이끌어낸다는 것 역시 선호도가 높은 포인트다.

    크로스핏은 다른 운동에 비해 커뮤니티성이 두드러진다는 의견이 많다 / Designed by Freepik
    크로스핏은 다른 운동에 비해 커뮤니티성이 두드러진다는 의견이 많다 / Designed by Freepik

     

    크로스핏, 어떤 사람들에게 좋을까

    최근 영국에서 크로스핏과 관련해 실시했던 한 연구에서는 크로스핏이 각종 만성 질환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약 1,2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였는데, 이중 280명이 불안이나 우울, 천식, 고혈압, 2형 당뇨, 만성 통증 등의 건강 문제를 가지고 있었으며, 그중 151명은 자신의 증상과 관련해 약물을 복용하고 있었다.

    연구 결과 151명 중 69명이 크로스핏을 시작한 후 6개월 사이에 약물 복용을 중단했다고 답했으며, 나머지 82명은 복용량을 반 이상 줄였다고 답했다. 전체 1,200여 명 중 40%는 크로스핏 시작 후 병원을 찾는 횟수가 줄었다고 답하기도 했다.

    물론 이러한 결과가 오로지 크로스핏으로 인해 얻어낸 것이라고 증명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운동 프로그램으로서 크로스핏이 갖는 복합적 건강 증진 효과를 본다면, 둘 사이에 어떤 식으로든 연관이 있다는 해석이 부자연스럽지는 않다. 무엇보다 처방약을 끊거나 줄였다는 것은 전문의의 처방 하에 이루어지는 것일 테니 충분한 신뢰성을 갖춘 셈이다.

    만성 질환을 앓는 사람들은 흔히 어떤 운동을 시작하기에 두려움이 앞서기 쉽다. 하지만 크로스핏은 앞서 설명했듯 건강 상태에 따라 강도를 조절할 수 있으며, 몸 전체의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것에 중점을 두는 운동이다. 건강 증진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박스의 문을 두드려볼 가치는 충분하다.

  • 철분 과다 축적 경고! 대응을 위한 영양 보충법

    철분 과다 축적 경고! 대응을 위한 영양 보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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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분은 우리 몸에 반드시 필요한 영양소 중 하나다. 적혈구 생성, 에너지 대사, 면역 기능 유지 등 여러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다만, 미량 영양소이기 때문에 아주 적은 양만 공급돼도 충분하다. 하지만 실제로 현대인들은 과도한 철분을 섭취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육류 소비가 늘고, 영양 공급에 대한 우려로 각종 보충제를 섭취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대부분의 영양소에 과다 섭취에 따른 부작용이 있듯, 철분의 과다 섭취 역시 마찬지다. 특히 뇌에 철분이 필요 이상으로 축적됨으로써 발생하는 부작용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철분의 불필요한 축적에 대응할 수 있는 ‘영양소 보충안’을 제시한다.

     

    철분 과다, 왜 문제가 되나?

    인간의 몸에서는 호흡이 이루어지면서 대사 부산물로 ‘과산화수소’가 생성될 수 있다. 면역계에서 백혈구가 병원체 제거를 위해 과산화수소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과산화수소는 기본적으로 강력한 산화 능력을 가지고 있어, 세균과 바이러스를 사멸하는 데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다.

    문제는 이 과산화수소가 철분과 반응해 ‘하이드록실 라디칼(·OH)’을 생성한다는 점이다. 하이드록실 라디칼은 반응성이 매우 높은 자유 라디칼로서, 세포 구조를 손상시키는 대표적인 활성산소종(ROS)이다. 

    한편, 철분은 우리 몸 속에서 산소와 결합할 때 산소 원자 2개 또는 3개씩과 결합한다. 이때 산화된 철분들 사이에 산소 원자를 주고받는 전환 과정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때 산소 원자들이 떨어져나와 산소 분자를 만들면서 ROS를 만들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발생하는 산화 스트레스는 신경퇴행성 질환이나 심혈관 질환의 주된 원인이 된다.

    특히 뇌를 구성하는 신경세포들은 산화 스트레스에 무척 예민하다. 게다가 신경세포는 한 번 손상되면 다시 회복되지 않고, 기존과 다른 새로운 신경세포가 그 역할을 대체할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철분 과다로 인한 산화 스트레스에 더욱 큰 피해를 입게 된다. 

    철분 축적이 늘어남에 따라 기억력과 주의력, 학습능력 등이 떨어질 수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양의 축적이 발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에 따라 노화가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인지 기능 저하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실제로 알츠하이머나 파킨슨 등 신경퇴행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뇌에서는 철분 농도가 정상치보다 높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는 과도한 철분이 뇌의 인지 기능, 운동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근거다. 이밖에 철분 자체가 뇌에서의 염증 반응을 유발하거나, 혈관에 축적돼 혈액 공급에 지장을 줄 우려도 있다.

    즉, 체내에서 필요로 하는 것 이상의 철분이 공급되면, 위와 같은 현상이 더 자주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대로, 필요한 만큼의 철분만 존재할 수 있도록 한다면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

     

    철분의 체내 축적 원리

    철분은 크게 헴 철분(Heme iron)과 비헴 철분(Non-heme iron) 두 종류로 나뉜다. 헴 철분은 육류 등 동물성 식품에 함유된 것으로, 일반적으로 흡수율이 높다. 따라서 혈액 내 헤모글로빈이나 미오글로빈 등의 ‘저장 단백질’에 결합해 저장됐다가 필요할 때 사용된다. 반면 식물성 식품에 포함된 비헴 철분은 흡수율이 낮아 저장 단백질과 잘 결합하지 않고 자유 상태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동물성 식품과 식물성 식품을 비교할 때는 대부분 식물성 식품이 건강에 더 유익한 편이다. 하지만 철분에 한해서는 조금 달리 볼 필요가 있다. 헴 철분은 저장 단백질과 결합되는 비율이 높아 주로 ‘불활성 상태’로 체내에 머문다. 필요할 때만 활성화 상태가 돼 방출되므로 체내에서 철분 농도가 과도하게 높아질 우려가 줄어든다.

    반면 비헴 철분은 저장 단백질과 결합하지 않아 자유로운 활성 상태로 존재하는 비율이 높다. 즉, 산화 반응과 그로 인한 세포 손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더 높다. 비헴 철분도 역시 사용되지 않고 남으면 체내에 안전한 형태로 축적되지만, 이후에 다시 방출되는 과정이 복잡해 축적된 상태로 남는 경우가 많다.

    인체는 잉여 철분을 배출하는 능력이 낮은 편이다. 때문에 철분 과잉 상태에서는 새로 들어오는 철분을 의도적으로 덜 흡수하거나 불활성 저장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균형을 맞춘다. 하지만 이미 축적돼버린 철분은 여전히 배출하기 어려우므로, 장기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우려가 생긴다.

     

    축적된 철분을 방어할 영양소들

    철분의 과도한 축적을 예방하는 가장 단순한 방법은 당연히 철분 섭취량을 제한하는 것이다. 하지만 필수 에너지원 섭취량 계산하기도 벅찬 마당에, 미량 영양소의 함량까지 일일이 계산하면서 먹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이 대목에서 미국 켄터키 대학 연구팀이 내놓은 결론은 유용하게 참고할 만하다. 켄터키 대학 연구팀은 일부 다른 영양소들을 함께 섭취했을 때, 3년에 걸친 장기적인 철분 축적량이 유의미하게 줄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철 킬레이트(iron chelate)’ 영양소다. 이는 체내에서 철분과 결합해 그 가용성을 조절하는 물질들을 말한다. 철분의 흡수를 방해하거나 불활성 상태로 바꿔 과도하게 쌓이는 것을 예방하는 원리다. 대표적인 철 킬레이트 영양소는 폴리페놀이 꼽힌다. 폴리페놀은 식물에 존재하는 다양한 화합물을 포괄하며, 항산화 물질의 대표 카테고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외에 차, 와인 등에 포함된 타닌(Tannins)과 곡물류, 견과류, 씨앗류, 콩류에 포함된 피틴산(Phytic acid)이 꼽힌다. 이들 모두 철분과 우선적으로 결합해 안정화시킴으로써, 과산화수소 등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결합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다음으로는 비타민 C와 비타민 E다. 이들 역시 모두 항산화 물질로 꼽히는 영양소들이. 비타민 E는 산화로 인한 손상으로부터 세포막을 보호하는 방어자 역할을 한다. 비타민 C는 비헴 철분의 흡수를 촉진하는 성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철분과 결합해 불활성 상태로 바꾸는 역할도 한다. 자유로운 상태를 통제함으로써 불필요한 축적을 예방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오메가 3와 같은 다중 불포화 지방산이다. 철분 축적을 직접적으로 방어하지는 못하지만, 그로 인해 발생하는 염증을 완화하는 역할이다. 특히 오메가 3의 경우 뇌와 신경계에 발생하는 염증을 완화하는 데 탁월함을 인정받은 영양소다.

  • 운동의 기억력 향상, 자고 나서도 유지될 수 있어

    운동의 기억력 향상, 자고 나서도 유지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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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칙적인 운동은 뇌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운동을 마친 직후 일정 시간 동안 인지 능력이 향상된다는 내용이 알려진 바 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운동으로 인해 혈액 흐름이 개선되며 일시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효과는 하루가 지난 뒤에도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입증되었다.

    이는 특히 중년 이상의 연령대에서 중요한 효과다. 인지 능력을 비롯한 뇌 기능의 저하는 중년 이후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게다가 이들은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깨닫지 못한 사이에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운동으로 인한 인지 향상 효과가 하루 이상 이어진다면, 꾸준한 운동을 해야 할 필요성이 하나 더 늘어나는 셈이다.

     

    활발한 움직임, 깊은 수면을 부른다

    런던 대학 연구팀은 50세~83세 범위에 있는 중년 및 노년 남녀 76명을 모집해 손목에 착용하는 방식의 활동 추적기를 착용하게 하고 8일 간의 테스트를 진행했다. 매일 움직임 정도를 측정하고, 인지 테스트를 실시하는 것이 테스트의 주된 내용이었다.

    측정 대상이 되는 움직임은 특정한 운동 프로그램으로 제한하지 않았다. 심박수를 올릴 수 있는 모든 활동을 포함했다. 빠른 걸음이나 계단 오르기 등 일상적인 활동은 물론 춤추기 같은 개인적인 취미활동까지도 포괄적으로 측정했다. 

    이 측정 결과에 따르면, 활동량이 많고 6시간 이상 수면을 취한 경우 다음날 인지 테스트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는 경향이 나타났다. 특히 ‘작업 기억’과 ‘일화 기억’ 부문에서 더욱 우수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었다. 반대로,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길수록 다음날 작업 기억 능력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적으로 깊은 수면을 충분히 취할 경우, 뇌는 하루 동안 얻었던 정보를 바탕으로 기억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보통 정신적 회복은 렘(REM) 수면에서 주로 이루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는 일반적인 관점이며, 깊은 수면에서도 정신 회복에 관여하는 단계가 존재한다.

    특히 비렘(Non-REM) 수면의 세부적 단계 중 하나인 깊은 수면에서는 느린 뇌파(서파)가 발생하는데, 이로 인해 기억의 통합과 정신적 회복이 이루어진다. 기억의 정리와 통합에 있어 렘 수면과 깊은 수면이 서로 다른 역할을 한다는 관점이 지배적이다.

     

    운동과 깊은 수면의 연결고리

    운동은 전신의 혈류를 증가시키며, 이로 인해 뇌로 가는 혈액 흐름도 원활하게 만든다. 산소와 영양분 공급을 늘려 전반적인 뇌 기능 향상에 기여한다. 

    또한, 운동으로 인해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면서, 부신에서는 스트레스 반응에 관여하는 노르에피네프린이 분비된다. 집중력과 경각심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스트레스 반응이 나타나는 동시에, 도파민의 분비로 인해 쾌감과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 

    이런 식으로 운동은 신경전달물질의 분비와 상호작용을 유발하며 뇌의 화학적 환경을 바꾼다. 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는 스트레스 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에 힘들게 느껴진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몸이 익숙해지면서 운동을 좀 더 지속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대사가 원활해지면서 신경전달물질들이 다량 분비돼 상호작용을 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성취감이 증가하는 것이다. 

    이로 인한 효과는 운동을 마친 뒤에도 이어진다. 신경화학적으로 이루어지는 이런 현상은 보통 운동(움직임)을 마친 후 몇 시간 정도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이번 테스트를 통해 기존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오랫동안 효과가 지속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수면을 취할 때 깊은 수면의 비율을 늘리는 데도 기여하며, 같은 시간의 수면을 취하더라도 더 질 높은 수면이 이루어지도록 돕는다. 운동을 통해 깊은 수면을 유도하는 데 필요한 생리적 변화를 촉진하고, 이 덕분에 수면 중 기억 통합 및 정신 회복이 더욱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더 큰 규모의 추가 연구 필요

    다만, 연구팀은 이번에 모집한 인원의 규모가 매우 작은 편이기 때문에 여러 조건을 가진 참가자들을 추가로 모집해 같은 내용의 테스트를 반복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적당한 활동량이 신체 및 정신 건강에 유익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이지만, 개인 편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있다면 보다 큰 모집단을 대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테스트로 확인한 인지 능력 향상이 장기적으로 인지 건강에 기여하는지에 대한 연구도 필요할 것이다. 충분한 신체 활동이 인지 능력의 저하를 늦추고 치매 발병 위험을 줄인다는 연구 내용은 많다. 하지만 그 안에 드러난 수치나 통계 등 구체적인 사항들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통일되지 않았다는 것이 연구팀의 입장이다.

  • 만성 통증 완화를 도와줄 성분 4가지와 대표 음식

    만성 통증 완화를 도와줄 성분 4가지와 대표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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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부상이나 질환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통증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통증은 만성으로 나타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나이가 들어가며 발생하는 퇴행성 통증이다. 보통 관절 부위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그밖에 과도하거나 잘못된 운동으로 인해 특정 부위 근육이나 인대가 손상돼 발생하는 통증, 신경 손상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통증,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편두통 등이 있다. 각각의 통증은 그 종류만큼이나 원인도 다양하다. 치료가 쉽지 않은 경우도 많다. 

    이럴 때일수록 전문의에 의한 정확한 진단과 계획적인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그 외에 일상에서 통증과 싸우기 위한 습관을 만들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통증 완화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음식들과 그 효능에 대해 알아본다.

     

    마그네슘 가득한 ‘호박씨’

    편두통은 대개 원인을 특정하기 어려운 대표적 만성 질환으로 꼽힌다. 수시로 찾아오는 심한 박동성 두통은 때때로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일으킨다. 이럴 때 도움이 되는 영양소 중 하나가 바로 마그네슘이다. 

    마그네슘은 신경계와 근육의 기능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영양소다. 신경전달물질의 조절에도 관여한다는 연구가 있으며, 이를 통해 편두통의 통증 정도를 줄여주며, 상대적으로 덜 발생하게 한다는 보고도 있다. 마그네슘 자체가 혈관을 이완시키는 작용에 관여한다는 것도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혈관이 확장시켜 혈류를 원활하게 하고, 두통 완화에 기여하는 원리다.

    호박씨는 마그네슘 공급원으로 손에 꼽는 음식이다. 통에 가득 찬 호박씨를 한 움큼 정도 살짝 쥐면 대략 30g 전후의 양이 되는데, 여기에 거의 150mg의 마그네슘이 들어있다. 한국영양학회의 기준에 의하면 남성은 일일 350mg, 여성은 일일 300mg의 섭취량을 권고한다. 단 한 줌으로 하루치 권장량의 40~50% 가량을 섭취할 수 있는 것이다.

    해바라기씨 역시 호박씨 만큼은 못하지만 30g에 약 100mg 가까이의 마그네슘을 제공한다. 아몬드와 캐슈넛 역시 좋은 공급원이지만, 이들은 칼로리가 높기 때문에 섭취량을 제한하는 편이 좋다. 각각 30g 기준으로는 90~100mg의 마그네슘을 제공한다.

     

    항염증제와 유사한 ‘올리브유’

    통증을 완화시키는 핵심은 염증 개선이다. 모든 통증이 반드시 염증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만성 통증의 경우 매우 높은 확률로 염증과 관련돼 있다. 이런 이유로 항염증 효과가 탁월한 음식들은 무엇이 됐든 통증과의 싸움에서 든든한 우군이 된다.

    항염증 효과가 뛰어난 음식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표 격으로 올리브유를 꼽고 싶다. 올리브유는 식용유를 대체해 각종 요리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엑스트라 버진 오일의 경우에는 별도의 가열 없이 바로 먹을 수도 있다.

    올리브유에는 ‘올레오칸탈’이라 불리는 화합물이 포함돼 있는데, 이는 올리브유의 대표적 강점으로 꼽히는 불포화 지방산과 별개의 물질이다. 올레오칸탈은 해열제의 한 종류로 분류되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와 유사한 작용을 한다.

    보통 NSAID는 약물로서 매우 제한된 양만 섭취할 것이 권장된다. 하지만 올레오칸탈의 경우 인위적으로 조제한 약물 성분이 아니기 때문에, 훨씬 건강한 방식으로 염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염증 생성 차단하는 ‘강황’

    염증은 발생 원인도 다양하지만, 통증을 일으키는 메커니즘도 여러 가지다. 이 때문에 염증 완화에 도움이 되는 음식이라 해도, 작용하는 방식은 저마다 다를 수 있다. 올리브유와 다른 방식으로 염증과 통증을 개선하는 대표적인 음식이 바로 강황이다.

    강황은 ‘커큐민’이라는 활성 성분으로 유명하다. 커큐민은 강력한 항염증 효과를 가지고 있는데, 주로 염증을 유발하는 원인 자체를 억제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가장 주된 경로는 ‘NF-kB’라 불리는 인자를 억제하는 것이다. NF-kB는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의 자극에 의해 활성화되며, 염증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발현시키는 역할을 한다. 커큐민은 NF-kB가 활성화되지 못하도록 억제해 염증 반응이 일어나지 못하도록 한다.

    이밖에 커큐민은 염증 반응을 촉진하는 ‘프로인플라마토리 사이토카인’의 생성을 억제하는 역할도 한다. 또한, 항산화 효과도 있어 활성산소종(ROS)의 발생을 감소시킴으로써 염증을 완화하는 작용도 한다.

     

    매운 맛으로 통증 잡는 ‘고추’

    매콤한 맛이 강렬하게 느껴지는 고추를 먹으면 누구나 쉽게 떠올리는 성분이 바로 ‘캡사이신’이다. 그만큼 캡사이신은 매운 맛의 상징과도 같은 화합물로 인식되고 있다. 캡사이신 또한 통증을 경감시키는 데 탁월한 작용을 하는데, 그 메커니즘은 앞선 음식들과 조금 다르다.

    통증이나 열감(뜨거움)을 감지하는 것은 ‘TRPV1’라 불리는 수용체다. 캡사이신 성분이 TRPV1 수용체에 결합하면 이것이 활성화되며 신경세포에 통증 신호가 전달된다. ‘매운 맛 = 통각’이라고 표현하는 근본적인 이유다.

    이때 초반에는 고통스러운 자극으로 다가오지만, 몇 번 통증 신호가 반복되며 내성이 생긴다. 이 과정에서 TRPV1 수용체는 ‘탈감작(desensitization)’ 현상을 일으킨다. 즉, 같은 현상에 대해 덜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는 것으로, 같은 수준의 자극에 대해 통증 신호를 덜 보내게 된다.

    한편, 캡사이신은 염증을 유발하는 프로스타글란딘과 같은 매개체의 생성을 억제하는 작용도 한다. 해열진통제의 일종인 아세트아미노펜(ex 타이레놀) 계열이 작용하는 원리와 같다. 앞서 언급한 올레오칸탈이 NSAID 계열 진통제와 유사한 작용을 한다면, 캡사이신은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진통제와 비슷한 방식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 단식 반복할수록 간도 더 잘 대응한다

    단식 반복할수록 간도 더 잘 대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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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식은 본래 종교적인 의미가 강한 행위였다. 고난과 희생의 상징, 자아성찰의 계기, 신의 은총을 부르는 방법 등 종교에 따라 담고 있는 의미는 다르기 때문에, 어떤 하나의 의미로 요약하기는 어렵다. 분명 단식의 기원은 종교적 색채가 강했다. 하지만 현대에 이르러서는 건강과의 연관성이 더욱 두드러진다. 널리 사용되는 ‘간헐적 단식’이 대표적이다. 

    간헐적 단식은 의도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하지 않는 기간을 둠으로써, 대사를 개선하고 세포의 휴식 및 회복시간을 주는 것이 핵심이다. 실제로 상당한 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한 사례도 무척 많다. 단식은 어떤 원리로 효과를 발휘하는 것일까? 이에 대한 한 가지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단식의 기본적 원리

    기본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단식은, 에너지 공급을 의도적으로 차단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단식이 시작되고 에너지 섭취가 끊기면, 몸은 저장돼 있는 에너지를 끌어와 대사에 사용하게 된다. 이때 주로 잉여분으로 축적해뒀던 지방을 사용하게 된다. 지방은 기본적으로 느리게 연소되며 많은 에너지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효율이 좋은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보자. 보통 세포는 단백질과 지방질을 포함한다. 즉, 축적된 지방을 사용하는 것 외에도 또 다른 에너지 공급원이 될 수 있다. 이때 세포는 손상됐거나 기능이 저하된 세포를 없애는 ‘자가포식(Autophagy)’ 작용을 시작한다. 한편으로는 비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소모하는 존재를 없앤다는 점, 다른 한편으로는 그것을 에너지 획득 경로로 이용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자가포식 과정은 염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염증은 기본적으로 손상 복구가 필요하거나 감염 대응 등이 필요한 곳을 면역 세포에게 알려주기 위해 발생한다. 하지만 자가포식 작용을 통해 손상된 세포가 제거되면 그만큼 손상 복구가 필요한 부분이 줄어든다.

    이는 뇌와 신경계에서도 예외없이 일어나는 작용이다. 기능이 떨어진 세포가 제거되고 새로운 세포가 생겨나 기능이 다시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 단식을 통해 집중력이 향상되거나 정신이 맑아졌다고 느낀 적이 있다면 이러한 작용의 영향일 수 있다.

    단식은 무엇보다도 최근 여러 건강문제의 원인이 되고 있는 혈당 수치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외부 에너지 섭취를 차단하기 때문에 포도당이 유입이 제한된다. 즉, 혈당 조절 역할을 하는 인슐린이 많이 분비될 필요가 없어진다. 따라서 혈당 조절이 더욱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저장된 에너지원’을 끄집어내다

    기본적으로 단식은 일정한 간격을 두고 실시하는 것이 원칙이다. 만약 연속으로 단식을 하게 되더라도, 짧은 기간을 정해두고 집중적으로 실시한 뒤 끝내는 것이 보통이다. 이는 몸이 ‘에너지 절약 모드’로 들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에너지 섭취 차단이 장기간 지속되면 몸은 생존을 위해 에너지 소모를 줄이려 하고, 전체적인 대사를 최소화시켜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기본 원칙 하에서 단식은 여러 가지 전략으로 이루어진다. 이스라엘 히브리 대학의 연구팀은 단식을 계획적으로 반복할 때 몸에서 어떤 식의 대사 조절이 일어나는지를 알아보고자 했다. 연구팀은 쥐에게 ‘격일 단식’, 즉 하루 동안 식사를 하고 다음 하루를 단식하는 플랜을 적용해 연구를 진행했다.

    단식 상태에서는 가장 효율적인 에너지원이라 할 수 있는 포도당, 즉 탄수화물의 외부 공급이 중단된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포도당 공급이 끊어졌다는 것을 인지하면, 에너지 공장 역할을 하는 간은 대사 과정을 조정해 다른 에너지 생산 경로를 활성화시킨다. 히브리 대학 식품과학 및 영양학 연구소의 이도 골드스타인 박사는 이를 두고 ‘간의 유전자 발현 변화’라고 설명했다.

    외부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는 동안, 체내에서는 대체 에너지 공급수단을 가동한다. 가장 우선적으로는 간과 근육 등에 저장된 글리코겐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 글리코겐은 포도당 분자 여러 개를 결합해 만들어진 것이므로, 다시 분해해 포도당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양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신체 곳곳에서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할 수 있다.

    그 다음으로는 포도당과는 다른 에너지원인 ‘케톤체’ 생성이 시작된다. 글리코겐이 소모된 뒤 신체는 지방산을 분해해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부산물로 케톤체가 만들어진다. 케톤체는 본래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뇌를 비롯해 다른 체내 조직에서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물질이다.

     

    격일 단식, 체중감량 목적에는 부적합

    히브리 대학 연구팀이 관찰한 바에 따르면, 격일 단식을 적용한 쥐에게서는 ‘감작화(sensitization)’라 불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는 특정한 자극이나 상황에 반복 노출됐을 때, 신체가 그에 더 잘 반응하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즉, 단식을 여러 번 반복하면서 케톤체 생성을 담당하는 주요 유전자가 더욱 강하게 활성화되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한 번 이상의 단식을 경험한 쥐의 경우, 다음번 단식에 들어갔을 때 케톤체를 더욱 활발하게 생성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감작화 현상은 1주일 가량 격일 단식을 반복했을 때 뚜렷하게 나타났다. 그 이후로는 단식을 진행할 때마다 케톤체를 더 많이 만들어내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단식을 마치고 다시 식사를 하게 되면 변화했던 유전자 발현이 본래 상태로 돌아왔다가, 단식 상태에서만 다시 나타난다는 것도 확인했다.

    골드스타인 박사는 이번 연구에 대해 “단식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간이 마치 ‘기억’하는 듯한 과정을 거쳐 적응한다”라고 설명했다. 뇌가 무언가를 기억하고 저장하는 것처럼, 간 또한 단식이라는 상황이 반복됨에 따라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셈이다.

    한편, 연구팀은 격일 단식이라는 방법이 ‘케톤체 생성 증가’에만 관련이 있다고 보았다. 간헐적 단식의 가장 흔한 이유인 ‘체중 감량’을 비롯해 건강상 이점은 그리 두드러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건강 개선과 체중 감량 목적으로 단식을 고려한다면, 격일 단식이 아닌 다른 방법이 더 적합할 거라는 이야기다.

  •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간 특정 유형’과 ‘전신 유형’으로 구분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간 특정 유형’과 ‘전신 유형’으로 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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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사이상 지방간질환(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Fatty Liver Disease, MAFLD)’을 유형에 따라 나누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간에 집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유형과 다른 장기 및 조직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유형으로 나누는 것이다. 증상의 진행 및 예후에 따라 환자의 진단과 치료를 최적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비알코올성’ 명칭의 부적합성

    흔히 ‘지방간’이라 줄여서 부르곤 하는 지방간질환은 크게 ‘알코올성 지방간질환’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NAFLD)’으로 구분해서 불러왔다. 하지만 올해 6월 대한간학회에서는 국제 흐름에 맞춰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이라는 한글 명칭을 ‘대사이상 지방간질환(MAFLD)’으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비알코올성’이라는 명칭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 하나는 정확한 발병 원인을 파악하는 데 있어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비알코올성이라는 단어에는 술 이외의 발병 원인을 모두 하나로 묶어서 취급하는 뉘앙스가 담겨 있지만, 실제로 지방간질환은 비만, 당뇨, 고지혈 등 각기 주된 원인이 다른 대사이상 문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알코올’이라는 단어가 사용되면서 환자에게 불필요한 낙인을 찍을 수 있다는 것이다. ‘비알코올’이라고 명시하긴 했지만, 알코올이라는 단어가 인지되는 순간 사람들은 자연스레 술을 떠올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지난해 7월 다국적 간학회에서는 공식적으로 용어 변경을 선정·공시했으며, 국내에서도 올해 6월 한글 명칭을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추세에서는 오히려 알코올성 지방간질환보다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의 발생 비율이 더 높아지고 있다. 비만을 비롯한 각종 대사증후군의 유병률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비알코올성 → 대사이상 → 2가지 유형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와 예테보리 대학은 각각 두 가지 유형의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간에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돼 발생한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발병한 다음의 예후는 최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눠진다는 것이다.

    두 기관의 연구팀은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벨기에, 핀란드 등 여러 국가의 코호트에서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환자들의 데이터를 확보해, 증상이 어떤 경로로 진행되는지를 분석했다. 다양하게 나타나는 양상을 분석한 결과, 연구팀은 ‘보다 공격적이면서 주로 간에 영향을 미치는 유형(간 특정 유형)’, 그리고 ‘심장과 신장을 비롯한 전신 대사와 관련이 있는 유형(전신 유형)’으로 분류했다.

    간 특정 유형은 매우 공격적인 진행 양상을 보이며 간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킨다. 이로 인해 간경변 또는 간암과 같은 증상을 유발할 수 있지만, 다른 심혈관계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반면, 전신 유형은 간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대신 당뇨, 신부전, 심혈관 질환 등을 일으킬 위험이 더 높게 나타났다.

     

    ‘간 특정 유형’과 ‘전신 유형’으로 구분

    이는 똑같이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이 발병하더라도 유형에 따라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스테파노 로메오 교수는 프랑스 릴 대학의 연구팀과 함께 또 다른 방향의 연구를 진행했다. 데이터 분석 방법론인 ‘비지도 클러스터링’을 통해, 확보한 환자들의 데이터에서 패턴 또는 구조를 찾아내고자 한 연구다.

    로메오 교수는 이 방법으로 데이터를 분석했을 때, 기존에 간 특정 유형과 전신 유형으로 분류했던 것과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비교적 간단한 임상 변수만 가지고도 두 가지 유형을 구별할 수 있다는 것이 로메오 교수의 설명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에 모두 27개의 유전적 변이가 발견됐다. 질환의 세부적인 유형을 두 가지로 나눌 수 있게 한 핵심적인 요소다. 연구팀은 이 내용이 유전학 연구에서도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 초가공식품 섭취량 많으면 ‘신체 나이’ 더 높아

    초가공식품 섭취량 많으면 ‘신체 나이’ 더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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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식단에서 초가공식품이 차지하는 비율에 따라 노화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알려졌다. 초가공식품으로 섭취하는 에너지의 비율이 10% 늘어날 때마다 실제 나이와 생물학적 나이가 약 2.4개월 벌어진다는 연구 결과다.

     

    ‘가공식품’과 ‘초가공식품’의 구분

    과거에는 음식을 신선식품과 가공식품으로만 구분하는 경향이 있었다. 신선식품은 좋은 것이고 가공식품은 안 좋은 것이라는 이분법적 구분이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부터 가공식품도 구체적인 과정에 따라 세부적으로 나눠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단어가 바로 ‘초가공식품(Ultre-Processed Foods, UPF)’이다. 일반적으로는 2009년 브라질의 한 영양학자에 의해 처음 제안된 용어로 알려져 있다.

    엄밀하게 따지자면, 가정에서 요리를 하는 것 역시 ‘가공’의 한 과정이다. 신선식품인 식재료를 구매한다고 해도, 그냥 씻어서 먹을 수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모두가 가공식품으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가공 과정에 따른 구분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초가공식품이라는 말이 보편화된 지금, 일반적인 가공식품은 ‘신선한 재료를 조리한 것’ 또는 ‘신선한 재료를 일정기간 보관하거나 저장하기 위한 처리를 한 것’으로 정의된다. 냉동식품, 발효식품 등이 대표적이며, 실제 우리 식단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한편, 초가공식품은 원재료의 가공 과정에 더해 인공적인 첨가물이 들어가는 경우를 가리킨다. 이때 들어가는 첨가물은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조미료와 달리 일반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산업용 원료들을 가리킨다. 대표적인 것이 옥수수 전분에서 추출한 액상과당이며, 방부제나 착색제, 인공적으로 만든 향료 등이 포함된다. 설탕 대신 사용되는 인공 감미료도 마찬가지다.

     

    초가공식품 소비량과 생물학적 연령의 관계

    호주 모나쉬 대학에서 주도한 연구에서는 이러한 초가공식품의 소비가 ‘생물학적 노화’를 더 빠르게 한다는 점을 밝혔다. 생물학적 나이는 흔히 연대기적 나이(실제 나이)와 대비되는 건강 지표로 사용된다. 체내 세포와 조직이 노화된 정도를 나타내며, 흔히 건강하지 못한 생활습관을 교정할 것을 조언하는 근거로 사용된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신체 나이’로 알려져 있다.

    모나쉬 대학 연구팀은 2003년부터 2010년까지 미국에서 실시됐던 ‘전국 건강 및 영양 조사(NHANES)’ 결과로부터 20세~79세 범위의 미국인 1만6천여 명의 데이터를 확보했다. 생물학적 나이를 평가하는 방법 중 하나인 ‘페노에이지(PhenoAge) 시계’를 활용해 각 개인의 생물학적 나이를 평가한 다음, 그들의 생활습관 및 식단을 전반적으로 검토했다. 

    식단에 포함된 음식들은 식품을 가공 정도에 따라 분류하는 ‘노바(Nova) 시스템’을 활용해 분류했으며, 이 기준에 근거해 초가공식품을 얼마나 섭취하는지를 파악했다. 분석 결과, 초가공식품의 소비량과 생물학적 나이 사이에 상당한 연관성이 발견됐다. 초가공식품 소비량이 10% 늘어날 때마다 생물학적 나이는 실제 나이와 대략 2.4개월 정도 벌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최다 소비 그룹, 평균 0.86세 더 많아

    연구팀은 초가공식품 소비량을 기준으로 하여 참가자들을 5개 그룹으로 나눴다. 하루 식단 중 초가공식품이 차지하는 비율을 기준으로, 가장 적게 소비하는 1분위 그룹은 0%~39.1%로, 이 그룹의 평균 초가공식품 소비율은 30.0%였다. 가장 많이 소비하는 5분위 그룹은 67.7%~100% 범위로, 이 그룹의 평균 초가공식품 소비율은 76.7%였다.

    분석을 진행한 결과, 5분위 그룹에 속하는 사람들의 평균 나이는 1분위 그룹에 속하는 사람들에 비해 0.86세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섭취량을 2,000kcal로 봤을 때, 여기에 초가공식품으로 200kcal를 추가 섭취할 경우, 향후 2년간 사망 위험이 2%, 만성질환 발생 위험이 0.5% 증가한다는 결과도 함께 제기됐다.

    한편, 연구 대상으로 활용된 데이터 중 비만으로 분류된 인원 수는 34%였으며, 5분위 그룹에서 그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는 초가공식품의 섭취량이 비만과도 연관이 있다는 신뢰할 만한 근거다. 비만과 만성질환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꾸준히 지적돼 온 만큼, 초가공식품 섭취와 노화 및 만성질환 발생률 사이에도 연결고리가 만들어진 셈이다.

     

    평균 수명 연장 시대, ‘저속 노화’를 기억하라

    연구팀은 이 결과에 대해 과일이나 채소 등에 다양하게 포함돼 있는 플라보노이드 등 항산화 물질의 섭취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또한, 식품의 가공이나 포장 과정에서 음식에 포함되기 쉬운 해로운 화합물로 인한 영향을 수도 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모나쉬 대학의 영양학 및 식품학 선임강사 바버라 카르도소 박사는 이러한 결과가 미국인을 대상으로 나온 것이지만, 여러 국가에 적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구식 식단과 생활양식을 따르는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된다는 설명이다.

    카르도소 박사는 또한 전 세계적으로 평균 수명이 연장되고, 전체 인구의 고령화가 지속되고 있는 트렌드를 언급했다. 초가공식품 소비로 인한 부작용이 ‘건강 수명’에 분명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하루하루의 식단은 큰 차이가 아닐 수 있지만, 장기적인 누적이 진행됐을 때는 공중보건 차원의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우리나라 역시 서구식 식단이 익숙하게 자리잡은 경우가 많으며, 사회 분위기상 패스트푸드가 적지 않게 소비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저속 노화’ 트렌드가 공공연하게 부각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고, 그 개념을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일상 속 초가공식품은 생각보다 많다. '가공된 정도'에 따라 초가공식품 역시 세부적으로 분류할 수 있겠지만, 낯설게 다가오는 첨가물이 들어있는 식품들은 모두 초가공식품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일상 속 초가공식품은 무엇이 있는지, 그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를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 편도·아데노이드 절제, 정신질환 위험 43% 더 높인다

    편도·아데노이드 절제, 정신질환 위험 43% 더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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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도 또는 아데노이드 절제 수술을 받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정신질환을 앓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면역 기능’에 관여하는 중요한 조직

    편도(Tonsil)와 아데노이드(Adenoids)는 호흡기 상부에 위치한 림프 조직이다. 외부에서 바이러스 등 감염원이 침투했을 때 가장 먼저 영향을 받게 되는 부위이기 때문에 감염이 자주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자주 재발하는 편도선염, 편도 주위의 농양 등의 원인이다. 

    또, 편도와 아데노이드의 크기가 커질 경우 기도를 좁혀 폐쇄성 수면 호흡 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편도 및 아데노이드 절제술은 과거 꽤 흔히 행해지던 수술이다. 떼어내도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조직이며, 오히려 자주 발생하는 염증으로 고생할 필요가 없도록 절제하는 편이 낫다는 인식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지난 9월경 국제 학술지 「Nature」를 통해 편도와 아데노이드가 인체 면역력에 관여하는 중요한 기관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편도와 아데노이드를 절제할 경우, 호흡기 질환이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더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 연구에 참여했던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김현직 교수는 같은 병원 감염내과 박완범 교수와 협력하여 이를 검증한 바 있다. 코로나19의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환자들로부터 채취한 샘플을 연구함으로써 편도와 아데노이드가 면역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편도 절제술, 정신질환에도 영향 미친다

    여기에 더해, 편도 절제가 정신질환 위험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오픈 액세스 저널 「JAMA 네트워크 오픈」에 게재된 중국 광시 의과대학의 논문 내용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하게 된 배경에 대해 “편도선 절제술을 받은 사람들에게서 과민성 대장 증후군, 자가면역 질환, 호흡기 질환, 알레르기 및 감염성 질환, 조기 심근경색, 일부 유형의 암 발병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적었다. 이러한 현상들이 감염원에 대한 1차 방어선을 제거한 것과 연관이 있다고 본 것이다.

    여기에 이어 연구팀은 “정신질환이 오늘날 다양한 질병의 원인으로 가장 흔하게 지목되는 것 중 하나”라며 “일반적으로 어린 시절, 청소년기, 성인 초기에 흔하게 나타난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전의 연구들을 검토해 편도 절제술을 받은 사람들 사이에서 여러 가지 정신질환 위험이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으며, 이를 토대로 림프 조직 내 만성 염증이 근본 원인일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연구팀은 기존 연구 검토 결과를 통해 비강염과 중이염을 포함한 두경부(머리와 목 부위)의 만성 염증이 우울증, 불안 및 스트레스 관련 장애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토대로 편도선이나 아데노이드를 수술적으로 제거했을 때, 스트레스 관련 장애의 위험이 증가하는지를 알아보고자 했다.

     

    절제술 받으면 스트레스 장애, PTSD 위험 높아

    연구팀은 스웨덴에서 1981년 1월 1일부터 2016년 12월 31일 사이에 태어난 모든 개인의 건강 등록 데이터를 확보했다. 먼저 전체 인원을 대상으로 편도선 또는 아데노이드 절제술을 받은 사람들을 ‘노출 그룹’, 수술을 받지 않은 사람들을 ‘비노출 그룹’으로 분류했다. 노출 그룹은 약 8만4천명, 비노출 그룹은 약 84만 명이었다.

    그런 다음 이들 중 친형제자매 관계에 있는 사람들을 별도로 분류해 다시 그 안에서 노출 그룹과 비노출 그룹을 분류했다. 형제자매 노출 그룹은 약 5만1천 명, 형제자매 비노출 그룹은 약 7만5천 명으로 집계됐다.

    그런 다음 연구팀은 모든 데이터로부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급성 스트레스 반응, 적응 장애 등을 포함한 스트레스 관련 장애에 대한 추적 조사를 실시했다. 연구 결과, 전체 인원을 대상으로 했을 때와 형제자매 인원들을 대상으로 했을 때 모두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는 점을 확인했다.

    노출 그룹, 즉 편도선 또는 아데노이드 절제술을 받은 사람들은 스트레스 관련 장애의 위험이 43% 더 높았다. 특히 PTSD 발생 위험은 55% 더 높게 나타났다. 형제자매 그룹에서도 노출 그룹의 스트레스 관련 장애 위험은 34% 더 높았으며, PTSD 발생 위험은 41% 더 높게 나타났다.

     

    정신질환 발생 가능성 염두에 두어야

    이번 연구 결과는 편향을 줄이고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여러 환경적인 요인도 함께 고려했다. 가장 대표적으로 개인의 성별, 수술 당시 연령, 수술 후 경과 시간 등 개인적 요인을 검토했다. 여기에 대상자들 부모의 교육 수준, 부모의 스트레스 관련 장애 병력 등 사회·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도 검토했다. 

    모든 요인을 종합해 분석하더라도 편도선 또는 아데노이드 절제술을 받은 사람들의 정신질환 발생 위험이 더 높게 나타났다. 다만, ‘절제 수술을 받은 목적’을 기준으로 재분류했을 때, 수면 및 호흡 문제로 수술한 사람들에게서 상대적으로 높은 위험 가능성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편도선 및 아데노이드와 관련된 건강 문제가 스트레스 장애를 비롯한 정신질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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