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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안가 자생 ‘갯기름나물’, 항산화 기능성 입증

    해안가 자생 ‘갯기름나물’, 항산화 기능성 입증

    갯기름나물 생김새 / 출처 : 서울식물원
    갯기름나물 생김새 / 출처 : 서울식물원

    ‘식방풍’이라 불리는 갯기름나물이 건강기능성을 갖춘 채소로서 잠재력이 있음이 밝혀졌다. 중앙대학교 식물생명공학전공 이상현 교수 연구팀과 서울대학교 농생명유전체학전공 양태진 교수 연구팀이 갯기름나물을 공동으로 조사, 분석하여 내린 결론이다.

    공동 연구팀의 분석 결과, 그 결과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등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으며, 항산화 활성도 높다는 사실을 발견해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ACS Omega」에 게재됐다.

     

    해안가 등 자생하는 토종식물

    갯기름나물은 해안가 또는 염전 등 소금기가 있는 환경에서 자생하는 식물이다. 국내에서느느 보통 제주도, 거문도, 울릉도 등 섬 지역과 대천에 분포하여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염분에 적응하며 살아남고 자랄 수 있어 ‘염생식물’로 분류된다. 

    식방풍이라는 이름 때문에 반찬으로 종종 활용되곤 하는 ‘방풍나물’을 떠올릴 수 있지만, 이는 ‘원방풍’이라는 산지 자생식물로 다른 종이다. 원방풍은 한방에서 약재로도 사용되는 중국 유래 식물이며, 식방풍(갯기름나물)은 우리나라 고유의 토종식물이다. 마찬가지로 비슷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 ‘해방풍’ 역시 습기가 많은 산지에서 자생하는 식물이다. 

    이름은 비슷하지만 생김새와 용도는 매우 다르다. 특히 갯기름나물은 식용으로 주로 소비된다는 점에서 약용으로 자주 쓰이는 두 나물과 차이가 있다. 해안가에서 염분을 머금고 자라기 때문에 짭짤한 맛과 아삭한 식감을 가지고 있다. 비타민과 무기질을 풍부하게 머금고 있어, 샐러드로 먹기에 적합하며 요리 재료로서의 활용성도 높은 편이다.

    또한, 환경 측면에서도 유의미한 기능을 한다. 해안가에 뿌리를 내려 모래와 진흙 등을 붙잡기 때문에 해안가 토양의 침식을 막아주는 역할이다. 산비탈에 심어진 나무들이 깊게 뿌리를 내리면 산사태를 어느 정도 예방해주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잎과 뿌리의 효과, 성분 서로 달라

    갯기름나물에는 항산화 성분의 주 카테고리인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폴리페놀로는 페놀산과 타닌이 주를 이룬다. 타닌은 항산화 및 항염증 효과를 갖는 대표적 성분으로 꼽힌다. 플라보노이드로는 퀘르세틴과 카테킨이 많다. 두 성분 모두 항염증 효과가 뛰어나며, 특히 카테킨은 심혈관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갯기름나물의 항산화 성분 함량은 잎이 더 높다. 중앙대·서울대 공동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폴리페놀 총량은 최대 2.7배, 플라보노이드 총량은 최대 25배 더 많이 함유돼 있었다. 

    한편, 뿌리의 경우 성분 총 함량은 적지만 ‘항산화 활성’이 높게 나타났다. 항산화 활성이란 실제 활성산소종(ROS)을 중화하고 세포를 보호하는 능력을 가리킨다. 항산화 성분은 단지 많이 함유돼 있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실제로 활성도가 높아야 한다. 이는 포함된 성분들의 구성과 분자 형태, 각 성분들 간의 상호작용에 따라 달라진다.

     

    잎과 뿌리, 다양한 항산화 성분 가득

    한편, 연구팀은 갯기름나물의 잎과 뿌리에 각각 다른 독특한 성분이 포함돼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잎에는 ‘네오클로로겐산’, ‘크립토클로로겐산’, ‘루틴’, ‘디오스민’ 등이 발견됐으며, 뿌리에서는 ‘하이페로사이드’, ‘퓨세다놀’이 각각 검출됐다. 

    네오클로로겐산과 크립토클로로겐산은 모두 ‘클로로겐산’의 유도체로 염증 완화, 혈당 조절, 지방 대사 개선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클로로겐산은 커피에 함유된 주요 항산화 성분으로 알려져 있으며, 커피의 긍정적 효능을 대표하는 성분이다. 루틴과 디오스민은 모두 플라보노이드의 일종이다. 혈관 건강을 개선하고 혈류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등의 효능이 있다.

    뿌리에 포함된 하이페로사이드 역시 플라보노이드의 일종으로 스트레스 감소, 심혈관 건강 개선, 면역체계 강화 등의 효과가 있다. 퓨세다놀은 특정한 식물에서만 발견되는 항산화 화합물이다. 세포 보호 및 염증 완화는 물론, 일부 연구에서는 항균 효과도 보고된 바 있다.

    중앙대학교 이상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갯기름나물의 잎과 뿌리에 유용한 성분을 지니고 있음을 입증했다”라며 “이 성분들을 기반으로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개발 등 다양한 산업적 응용 가능성을 열었다고 본다”라고 전했다.

    갯기름나물 뿌리 모양 / 출처 : 중앙대학교
    갯기름나물 뿌리 모양 / 출처 : 중앙대학교

     

  • 11일, ‘비대면 진료’ 주제로 한 전국민 공론장 열려

    11일, ‘비대면 진료’ 주제로 한 전국민 공론장 열려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오는 11일(수) ‘디지털로 인한 의료 변화’에 대한 ‘콜로키움(colloquium)’을 개최한다. 콜로키움이란 특정 주제에 대해 학자, 연구자, 전문가 등이 모여 의견을 나누고 토론하는 행사를 의미한다.

     

    디지털 기술로 인한 의료 변화

    이번 행사는 과기정통부에서 주도하는 ‘디지털 심화쟁점 콜로키움’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지난 11월 ‘딥페이크와 가짜뉴스’를 주제로 한 제 3회 콜로키움에 이어, 이번 4회 콜로키움은 ‘디지털로 인한 의료 변화, 어디쯤 오고 있을까?’라는 주제로 선정됐다.

    이번 행사는 12월 11일(수) 오후 2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강남역 인근 뱅뱅사거리에 위치한 ‘에피소드 강남262’ 지하 1층 컨퍼런스룸A에서 진행된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으며, 별도의 참가비용은 없다. 

    행사 참가를 희망하는 사람은 ‘디지털공론장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현재 팝업 이미지로 안내하고 있으며, 해당 페이지에서 신청접수하면 된다. 행사 당일 현장 방문을 통해서도 신청할 수 있다.

     

    비대면 진료,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가?

    이번 제 4회 디지털 심화쟁점 주제는 디지털로 인한 의료 변화로, 가장 핵심이 되는 개념은 ‘비대면 진료’다. 비대면 진료는 여전히 찬반 의견과 장단점이 존재하는 사안이지만, 시대적 흐름을 볼 때 빠르든 늦든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이번 콜로키움에서는 비대면 진료의 안정적 시행을 주제로 사회적 공론화를 추진한다.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이 주제에 관해 일반 국민들의 의견을 주고받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강연자로는 역사 스토리텔러이자 방송인으로서도 활동하고 있는 썬킴 교수, 그리고 과학 커뮤니케이터이자 역시 방송인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이독실 과학평론가가 나선다. 

     

    의료 기술의 과거와 미래를 논할 기회

    썬킴 교수는 역사 스토리텔러로서 ‘인류 역사를 바꾼 최악의 질병들’에 대해 설명하고, 의료 기술이 어떻게 진보해왔는지, 또한 이를 통해 인류가 어떻게 생존해왔는지를 이야기할 예정이다. 현대사회에서 이슈가 됐던 질병들, 그리고 비대면 진료의 발전을 과거 의료 기술의 발전과 엮어서 흥미롭게 풀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독실 과학평론가는 ‘대면 진료와 비대면 진료, 공진화의 조건’을 주제로 강연을 예정하고 있다. 대면 진료와 비대면 진료는 각각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환자 입장에서는 필요에 따라 두 가지를 모두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두 가지 진료 방법의 장단점과 한계점 등을 언급하고, 함께 ‘의료 발전’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무엇이 필요할 것인지 들어보고 의견을 나누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 의료 환경의 초석 되길

    기술의 발전은 하루하루가 다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개인의 바람이나 선호 여부와는 별개로, 그 변화를 알아두는 것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일이다. 특히 의료 분야는 누구나 살아가면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영역이다. 이번 의료 분야에 관한 콜로키움이 특히 중요한 이유다.

    이번 제 4회 디지털 심화쟁점 콜로키움은 디지털 기술이 의료 분야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그로 인해 사람들의 의료 서비스 이용은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를 깊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비대면 진료를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변화하는 의료 환경에 발맞춰 적응하기 위해 좋은 의견들이 여럿 나오기를 기대한다.

    출처 : 디지털 공론장 홈페이지
    출처 : 디지털 공론장 홈페이지

     

  • 겨울 운동 어떻게? 단단히 껴입고 걷다 오기

    겨울 운동 어떻게? 단단히 껴입고 걷다 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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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연한 겨울이다. 아침 저녁은 물론 낮에도 쌀쌀함에 몸을 움츠리게 된다. 이 시기에 가장 난감한 일을 꼽자면 바로 운동일 것이다. 날이 추워지면 실내에서 운동을 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사람에 따라 집중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아무래도 집안에서는 주의력을 잡아끄는 다른 것들이 많기 때문에, 스스로 엄격하게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금세 운동 의지를 잃기 쉽다.

    추운 날씨라고 해서 바깥에서의 운동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체감 온도를 낮추는 바람을 견딜 따뜻한 옷과 장갑 등으로 무장할 수 있다면, 짧은 걷기로도 운동을 대체할 수 있다. 추운 날씨에 굳이 무리해서 뛰지 말고, 꾸준한 걷기로 건강을 챙겨보도록 하자.

     

    평소보다 빨리 걷기

    단, 그냥 터덜터덜 걷는 것은 삼가도록 한다. 어쨌거나 운동을 목적으로 나왔으니, 바른 자세로 걷는 것에 신경을 쓰도록 하자. 여기에 몇 가지 포인트만 더해주면 하루치 운동으로는 충분하다.

    가장 먼저, 의식적으로 빠른 걸음을 시도해보자.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2018년 게재됐던 한 연구결과에서는 평소 걷기를 꾸준히 하는 약 5만 명의 사람으로부터 데이터를 얻어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시속 5km 이상의 속도로 걸을 경우 심혈관 질환 및 암 등 모든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분한 운동 효과를 발휘한다는 의미다.

    가장 효과적인 유산소 운동으로 꼽히는 달리기 역시, 근본적으로 보자면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근육이 개입되는지, 각각의 근육이 어느 정도로 사용되는지는 다를 수 있겠지만, 심폐 기능을 강화하는 유산소 운동으로서의 본질은 걷기와 유사하다는 의미다.

    따라서 걷는 속도를 평소보다 조금 더 높이면 달리기 만큼은 아니더라도 확실히 더 나은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시속 5km가 버거울 수도 있다. 그럴 때는 호흡과 걸음에 집중하면서 ‘평소보다 좀 더 빨리 걷는다’라는 생각으로 걷도록 한다.

     

    걷기도 인터벌 트레이닝 가능

    당연한 이야기지만, 걷기 역시 인터벌(Interval) 방식으로 하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인터벌 트레이닝의 기본적인 원리는 비교적 높은 강도의 운동 구간과 일반적인 강도의 운동 구간을 섞는 것이다. 고강도 운동을 통해 심박수 상승 및 대사 촉진 효과를 얻고, 저강도 구간에서도 이 효과가 일정 시간 지속되도록 하는 ‘애프터 버닝’ 현상을 이용할 수 있다.

    보통 달리기에서 사용하는 방법이지만, 앞서도 말했듯 걷기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 집중력을 발휘해 빨리 걷는 구간과, 일반적으로 걷는 구간을 비슷한 시간으로 반복하도록 구성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3분 정도 시속 5km 이상으로 걷고, 다시 3분 정도 시속 4km 이하로 걷는 방식이다. 속도 면에서는 작은 차이로 보이지만, 실제로 해보면 상당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NIH에 2013년 게재된 또 다른 연구에서는 2형 당뇨를 앓고 있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그룹을 나눠서 4개월 동안 걷기 운동을 하도록 했다. 한 그룹은 일정한 속도로 계속 걷는 방식, 다른 한 그룹은 인터벌 방식으로 걷도록 하고 그 결과를 비교했다. 4개월 후 혈당 조절 능력과 체력 수준을 테스트한 결과, 인터벌 방식을 적용한 그룹의 개선 정도가 더 크게 나타났다.

     

    마음챙김 시간으로 활용하라

    알다시피 걷기는 일반적으로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 신체활동이다. 속도를 높이거나 인터벌 방식을 적용해 운동 효과를 높이는 것도 좋지만, 기본적인 수준을 유지하면서 정신건강도 함께 챙겨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찬 바람이 노출되지 않도록 단단하게 무장했다면, 자연스러운 속도로 걸으면서 호흡의 들숨과 날숨에 주의를 기울여보자. 혹은 발을 내딛는 과정이나 앞뒤로 자연스레 움직이는 팔 등 몸의 움직임에 집중해보는 것도 좋다. 잘 정비된 산책로나 공원에서 걷는다면, 주위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기울여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이 모든 것들은 ‘마음챙김(mindfulness)’의 과정이 될 수 있다. 마음챙김은 현재  순간에 집중하고, 그로부터 느껴지는 경험과 감각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그 ‘순간’을 충만하게 받아들이는 과정인 셈이다. 이를 통해 스트레스를 줄이고 정신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은 여러 경로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걷는 시간은 동적인 마음챙김을 행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기회다. 한낮의 소음이 잦아든 시간대를 이용해 정신건강을 회복하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기를 바란다.

  • 백신 없던 C형 간염, 정복 가능성 생기나

    백신 없던 C형 간염, 정복 가능성 생기나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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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염은 A형부터 E형까지 다섯 종류로 나뉜다. 간염 바이러스(Hepatitis Virus)의 약자인 HV 사이에 A부터 E까지를 넣어서, HAV(A형 간염 바이러스)부터 HEV(E형 간염 바이러스)까지 약어로 부르기도 한다. 

    이들 중 가장 심각하게 우려되는 것은 C형 간염이다. 예방 백신이 없고, 치료를 하더라도 완치율이 100%는 아니기 때문에 다소 위험이 남는다. 게다가 치료를 하더라도 이미 손상된 간이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이유로 C형 간염 백신은 의료계의 중요한 화두 중 하나였다. 최근 C형 간염 백신에 대한 긍정적인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변이 빠른 C형 간염 바이러스

    다섯 종류의 간염 중 사람들 사이에 익히 알려진 종류는 보통 A형, B형, C형 세 가지다. A형과 B형은 백신이 개발돼 있어 예방이 가능하고, D형 간염은 B형 백신으로 함께 잡을 수 있기 때문에 별도로 주목을 받지는 않는다. E형의 경우 백신은 존재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도입되지 않았다. 다만, 음식과 물을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원인만 차단되면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C형이다. 1940년대에 간염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됐고, C형은 비교적 최근인 1989년에 확인됐다. 이후 현재까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간염 바이러스 중 유일하게 예방 백신이 존재하지 않는 종류다. 항바이러스 치료법이 있고 실제로 완치율이 높은 편이긴 하지만, 100%가 아니라는 점, 만성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불안 요소가 남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만성적인 C형 간염으로 인해 간경변, 간암 등 합병증이 발생하는 사례가 많다. 이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여전히 수십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2030 백신 관련 아젠다’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우선시해야 할 병원체’ 중 하나로 HCV를 선정할 정도다.

    HCV의 백신 개발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이미 다양한 유전자형이 존재하는 데다가 변이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HCV의 세부적인 유전자형만 100종 이상이 발견돼 있으며, 여기에 변이 속도가 빨라 새로운 유전자형이 빠르게 생겨난다. 게다가 면역 반응 회피 메커니즘까지 다양하다. 백신 개발 절차가 따라가기 어려운 모든 요건을 갖춘 셈이다.

    현재까지 HCV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여러 방법이 시도돼 왔다. 바이러스 내 특정 단백질을 이용해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방법, HCV 유전자를 포함한 DNA를 주입하는 방법, 코로나 바이러스 등에서 효과를 거뒀던 mRNA를 이용한 백신 개발법 등 다양한 접근 시도가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HCV 정복은 달성하지 못한 도전 과제로 남아있다.

     

    ‘감염 능력’ 자체를 직접 차단하는 접근법

    이 문제에 관해 독일 뤼베크 대학의 연구팀이 새로운 접근 방법을 제시했다. 바이러스의 ‘중화 에피토프’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이다. 중화 에피토프는 바이러스의 ‘감염 능력’을 관장하는 부위다. 감염이 발생해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투하면 면역 시스템이 바이러스의 중화 에피토프를 인식한 다음 그에 대항하는 항체를 만들어낸다. 이것이 백신의 기본적인 원리다.

    연구팀에 따르면 기존의 백신 개발은 바이러스 전체 또는 일부 단백질을 활용해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왔다. 이에 비해 뤼베크 대학 연구팀은 바이러스의 ‘중화 에피토프’를 모방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기존 방법으로도 면역 반응을 유도한다는 점은 같지만, 바이러스의 감염 능력을 떨어뜨리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중화 에피토프에 직접적으로 항체가 결합할 수 있다면 감염 능력을 매우 높은 확률로 차단할 수 있다. 바이러스의 힘을 깎아내리는 것이 아닌, 감염의 핵심이 되는 부분을 정밀하게 공격하는 방식이다.

    뤼베크 대학 연구팀은 HCV의 단백질을 활용해 중화 에피토프를 모방한 다음, 이를 합성 단백질 운반체에 결합시켰다. 쉽게 말하면 덩치를 키워 면역 시스템이 공격할 타깃을 더 잘 인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인간

    연구팀은 이 합성 단백질 운반체를 나노 입자에 담아 주입함으로써, 면역 시스템을 강화하게끔 했다. 나노 입자는 크기가 매우 작기 때문에 면역 세포에 의해 이물질로 인식되는 대신, 원활한 상호작용을 하며 항체를 만들어내도록 돕는다.

     

    인간과 같은 항체 대상으로 검증 완료

    뤼베크 대학이 제시한 이번 방법은 쥐 모델에서도 검증을 마쳤다. 보통 동물 모델을 대상으로 실험할 경우, 인간과 100%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이에 연구팀은 ‘인간 항체 레퍼토리’를 가진 쥐 모델을 사용했다. 인간의 면역 체계를 모방하도록 목적을 갖고 특별 설계된 모델이다.

    인간과 같은 항체를 만들어낼 수 있는 쥐 모델을 통해 실험한 결과, 다양한 유전자형을 가진 HCV를 성공적으로 중화해냈다. 현재까지 발견된 모든 유전자형에 효과가 있는지, 빠른 변이 속도에도 대응할 수 있는지까지 검증하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매우 고무적인 성과라 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접근 방식을 통해 HCV 백신 개발 성공에 더욱 가까이 다가갔다는 입장이다. 또한, HCV 뿐만 아니라 유사한 특성을 지닌 다른 바이러스가 있을 때 그에 대한 백신 개발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 고섬유질 식단이 혈액암 발병 줄이는 데 기여

    고섬유질 식단이 혈액암 발병 줄이는 데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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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물성 섬유질 위주의 식단 섭취가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골수종을 예방하거나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미국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 센터(MSK)에 의한 연구 결과다.

     

    백혈병, 림프종 잇는 다발성골수종

    다발성골수종은 혈액암의 일종으로 항체를 만드는 역할을 하는 면역 세포가 뼈 속에서 비정상적으로 자라는 병이다. 핵심적인 증상은 면역계와 골격계에서 나타난다. 면역력이 떨어지고 뼈 조직에서 칼슘이 방출되면서 뼈가 약화되거나 파괴될 수 있다. 뼈 조직 붕괴로 인한 통증도 문제고, 뼈에서 흘러나온 칼슘이 혈류를 타고 흐르며 구토 증상이나 심한 갈증, 잦은 소변, 혼돈 증상 등을 유발한다.

    다발성골수종은 전체 혈액암 환자 중 10% 정도를 차지한다. 혈액암 하면 보통 떠올리게 되는 백혈병이나 림프종이 각각 30%~40% 정도에 해당하며, 그 뒤를 이어 상당히 흔하게 발생하는 종류다. 우리나라에서 혈액암은 모든 암을 통틀어 그리 높은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매년 약 1,000명 정도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간과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다발성골수종은 60세 이상 노인에게서 주로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최근 동향을 보면 연령대 구분 없이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미국에서는 매년 3만 명 가량의 환자가 발생하며, 2000년대 초반에 비해 1.5배 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전체적인 인구 증가 및 고령화 비율의 영향도 있겠지만, 어쨌거나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경계할만한 대목이다.

    특히 현대인들은 식물성 식품 및 섬유질 섭취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에 20세기 후반부터 다발성골수종의 발병률이 높아진 바  있다. 게다가 미세먼지 등을 통한 유해한 화학성분에 더 자주 노출되는 것, 고칼로리 고지방 식사의 증가 및 운동부족으로 인해 체중이 증가하는 것 또한 다발성골수종을 비롯한 혈액암의 발생 원인이 될 수 있다.

     

    고섬유질 식단, 발병 억제 가능성 보여

    MSK 연구팀은 다발성골수종 발병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 20명을 모집해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모두 체질량 지수(BMI)가 높은 편에 속하는 사람들이었고, 이들 중 2명은 실제 다발성골수종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진단된 사람이었다. 

    모든 참가자들은 12주에 걸쳐 식물성 식품 위주로 구성된 고섬유질 식단을 섭취했으며, 이후 24주 동안 식단 코칭을 받았다. 과일이나 채소는 물론, 견과류, 씨앗류, 콩류, 통곡물 등이 포함됐으며, ‘본인이 먹고 싶은 만큼 먹도록’ 했다. 

    이 기간 동안 참가자들은 인슐린 저항성이 개선되고, 장내 미생물군이 보다 건강해졌으며 염증 수치도 감소했다. 전체적으로 체중도 평균 8% 정도 감소했다. 특히 임상시험 참가 전 이미 다발성골수종이 발생해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진단된 2명은 예후가 상당히 개선됐다. 임상시험 참가 후 1년이 지났을 때, 참가자 중 다발성골수종으로 확진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일관성 있는 연구결과에 기대 높아

    즉, 이번 연구는 높은 섬유질 식단이 면역 건강 및 뼈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임상시험 전 쥐를 대상으로 실시했던 실험에서도 비슷한 맥락의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향후 확대 연구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임상시험 전 급성 골수종 발생을 유발한 쥐들을 대상으로 같은 내용의 실험을 진행한 결과, 일반 식단을 섭취한 쥐는 전체가 골수종으로 진행된 데 비해, 고섬유질 식단을 섭취한 쥐는 44%가 골수종이 발병하지 않았다. 이를 토대로 실시한 임상시험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

    이번 결과를 토대로 연구팀은 보다 규모를 확대한 임상시험을 통해 결과를 재차 검증할 계획이다. 현재는 150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하는 후속 연구를 준비 중이다. 

  • 땀, 호흡까지 분석하는 웨어러블 기기 등장할 것

    땀, 호흡까지 분석하는 웨어러블 기기 등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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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웨어러블 형태의 스마트 기기는 일상에서 매우 유용하게 쓰인다. 기존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건강 관리 앱의 경우, 여러 가지 편리한 기능을 제공하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사용자가 직접 데이터를 등록해야 하는 방식이었다. 

    이에 비해 스마트워치, 스마트링 등은 심박수와 피부 온도를 측정할 수 있고, 달리기 등 운동을 할 때 속도가 어느 정도인지도 알려준다. 엄격한 정확성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대략적인 칼로리 소모량도 알려준다. 스마트폰과 연동할 경우 혈압이나 체성분 측정 기능을 제공하기도 한다. 

    여전히 발전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도 중요한 신체 기능 중 일부를 상당히 높은 정확도로 추적하고 있다.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 측정의 정확도를 높이는 영역은 이미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으려면 ‘보다 획기적인 무언가’를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생화학적 데이터’는 어떨까? 땀이나 침, 눈물 등 체액은 물론 호흡을 통해 드나드는 성분들까지 웨어러블 기기로 분석할 수 있을까?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그것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실현될 것 같다는 전망이다.

     

    웨어러블 기기의 최대 강점, ‘비침습성’

    웨어러블 기기는 보통 전문적인 장비의 도움을 받아야 알 수 있었던 다양한 건강 지표를 보다 손쉽게 알 수 있게 해줬다는 점에서 획기적이었다. 물론 정확도 면에서는 전문적인 장비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은 어쩔 수 없는 한계다. 

    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현재 상용화된 모델도 과거에 비하면 정확도가 상당히 개선된 편이다. 특히 심박수나 운동량에 관한 부분은 매우 유용하며, 실제로 이를 활용해 수월하게 건강관리를 하고 있는 사람도 무척 많다.

    어쨌거나 일반인 입장에서는 ‘제대로 알 방법이 없었던’ 것들도 ‘어느 정도 알 수 있게 된 셈이다. 그것만으로도 크나큰 진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정확도 문제는 결국 시간 문제일 거라고 본다. 좀 더 지나면 한층 더 높아질 것임이 분명하다.

    웨어러블 기기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하면 ‘비침습적’이라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건강 상태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방법들 중에는 침습적인 방법이 많다. 혈액 검사나 조직 생검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높은 정확도를 보여주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통증을 감내해야 하고 시술이나 수술에 대한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여러 모로 한계가 발생한다.

    웨어러블 기반의 비침습적인 방법은 이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왔고 여전히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환자에게 통증이나 불편함을 주지 않고 건강 지표를 관리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웨어러블 기기의 발전에서 핵심적으로 고려하는 특성 중 하나일 것이다.

     

    웨어러블로 생화학 성분 데이터 분석?

    기술의 발전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웨어러블 기기는 비침습적 방법이라는 특성을 유지하면서 다음 단계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스위스의 한 연구팀이 웨어러블 분야의 연구 현황을 메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최근 센서 기술의 발전과 함께 땀 속의 생화학적 성분을 실시간 측정할 수 있는 기기가 개발되고 있다. ‘생화학적 지표의 변화’를 감지하는 웨어러블 기기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스위스의 연구기관 콜레기움 헬베티쿰(Collegium Helveticum)의 펠로우인 노에 브라지에 박사와 스위스의 공과대학 ETH 취리히의 요르크 골트한 교수는 웨어러블 센서 분야의 현황에 대한 메타 연구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네이처(Nature)」에 게재했다.

    노에 브라지에 박사는 ‘땀’ 때문에 웨어러블 기기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한다. 브라지에 박사는 “우리는 상황에 따라 신체의 ‘다른 부위’에서 ‘다른 성분의 땀’을 흘린다”라고 말하며, “그 외에도 땀에는 엄청난 양의 정보가 들어있다”라고 이야기했다. 땀이 흐르는 부위와 그 성분만 가지고도 사람의 건강 상태에 대해 비교적 정확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땀 속의 전해질 농도 변화는 탈수 상태를 알려주는 지표가 될 수 있다. 혹은 땀에 포함된 특정 대사물질의 농도를 통해 현재 그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어느 정도의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지 등을 확인할 수도 있다.

    이는 땀 뿐만 아니라 인체에서 발산되는 모든 종류의 체액에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다. 브라지에 박사는 “개인적으로는 피부 표면에 착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에 가장 관심이 많지만, 기기는 의료적 목적에 따라 다양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즉, 목적에 따라 다른 형태의 데이터가 필요할 수 있고 그에 따라 기기의 형태나 착용 부위 등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폐렴 환자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자 한다면 환자의 호흡을 분석할 수 있는 기기가 가장 적합할 것이다.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

    연구팀이 내놓은 결론은 명확하다. 생화학적 분석이 가능한 웨어러블 기기는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 다만, 소소한 기술적 걸림돌에 대한 연구들이 이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센서는 얼마나 오랫동안 측정을 계속할 수 있는지’, 혹은 ‘어느 정도의 동력을 필요로 하며, 그 동력은 어떻게 공급할 것인지’ 등이다. ‘사용 후 오염된 기기의 세척 및 보관은 어떻게 해야 편리할 것인지’와 같은 부수적 문제도 마찬가지다.

    또한,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측정한 데이터를 어떻게 처리하고 해석하고 보여줄 것인지에 대한 문제도 있다. 데이터를 보는 사람이 의료 전문가인지, 일반인인지에 따라 그 방법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작업들은 인공지능 기술과의 접목을 통해 점점 해결책을 찾아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기기가 개발됐을 때 정식 출시가 결정되거나 임상에 적용되려면 다양한 조건에서의 검증이 필요하다. 이를 테면 안전성이나 효과에 대한 검증, 적절한 가격 설정 등에 관한 문제가 있다. 물론 윤리적인 문제도 고려해야 하며, 사회적으로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과정도 필요하다. 

    하지만, ‘획기적’ 혹은 ‘혁명적’이라 꼽혔던 역사상 모든 기술들도 모두 상상력으로부터 출발했다. 이미 상상의 결과는 현실로 다가왔고, 남은 문제는 상상과 실현 과정에 비하면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닐 것이다.

  • 이모티콘과 감성 지능, 당신의 감성 지능은 어떤가?

    이모티콘과 감성 지능, 당신의 감성 지능은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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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모티콘은 온라인 기반의 커뮤니케이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어떤 사람은 이모티콘을 매우 활발하게 사용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이를 두고 보통은 ‘개인 성격차’라고 이야기한다.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것이 아닌 만큼, 굳이 심오하게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고 보는 것이다.

    새로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모티콘의 사용 빈도가 ‘감성 지능(Emotional Intelligence)’ 및  ‘심리적 애착 스타일’과 연관이 있다. 감성 지능이 높고 안정적인 애착을 가진 사람일수록 이모티콘을 더 자주 사용하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감성 지능이란 무엇인가?

    감성 지능이란, 한 개인이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이해하며 조절하는 능력을 기본으로 한다. 여기에 더해 타인의 감정을 인식하고 이해하는 능력까지 포함된다. 이 때문에 감성 지능은 대인 관계를 긍정적으로 끌어갈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인간은 생각보다 자기자신의 감정을 올바르게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감정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은 타인의 감정을 인식하는 데도 어려움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식의 ‘감정적 불통’으로 인해 불필요한 오해를 만들기도 하며, 좋게 형성될 수 있었던 인간관계가 부정적으로 매듭지어지는 경우도 있다. 

    반면, 감성 지능이 높은 사람은 자신의 현재 감정 상태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표현할 수 있다. 따라서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도 뛰어난 편이다. 따라서 대인 관계에서 감정을 묵혀두거나 놓치는 일이 상대적으로 적고, 보다 원활한 대인 관계를 이끌어가는 경향을 보인다.

    연구에 따르면 감성 지능이 낮은 사람들은 우울이나 불안 장애 등 정신건강 문제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감정을 적시에 파악하지 못해 혼란을 겪다가 뒤늦게 후회하거나, 순간적인 감정을 적절히 다스리지 못해 대인 관계에서 낭패를 겪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문제들이 쌓여서 심리적·정신적으로 스스로를 옭아매는 경우가 있다.

     

    감성 지능과 이모티콘의 관계

    감성 지능은 후천적으로 발달시킬 수 있는 능력이며, 감성 지능이 낮음으로 인해 발생한 정신건강 문제 역시 해결 가능하다. 일기 쓰기와 같은 자기 인식 향상, 마음챙김 명상과 같은 감정 조절 기술,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 개발 등의 실천적 방법론을 통해 감성 지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가장 일상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이모티콘’의 사용이다. 자신의 감정과 상대방의 감정을 정확하게 인식한 사람들에게 있어, 이모티콘은 원만하고 부드러운 방식으로 감정을 표현하고 주고받을 수 있는 수단이다.

    말에는 어조, 소리의 높낮이, 리듬 등이 존재하기 때문에 의사소통에 있어 감정의 전달이 비교적 명확하다. 하지만 텍스트 기반의 소통에서는 감정의 전달이 제한적이다. 이모티콘은 이러한 텍스트 기반 의사소통을 보완해 감정적 교류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텍스트로만 이야기를 주고받다보면 분위기가 사무적이고 다소 딱딱한 느낌이 들 수 있다. 이때 적절한 수준으로 이모티콘을 사용하면 보다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상황에 따라서는 낯설고 어색한 관계에서 보다 부드러운 접근과 아이스 브레이킹이 가능해지는 경우도 있다.

    감성 지능이 높을수록 이모티콘을 자주 사용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감성 지능이 높을수록 이모티콘을 자주 사용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감성 지능 높을수록 이모티콘 자주 사용

    실제로 감성 지능이 높을수록 이모티콘을 더 자주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국제 오픈 액세스 저널인 「플로스 원(PLOS ONE)」에 게재됐다. 

    미국 인디애나 대학 킨지 연구소의 시몬 뒤베 박사는 32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주요 포인트는 성별, 관계 유형에 따른 이모티콘  사용 빈도, 애착 스타일, 감성 지능이었으며, 각 요인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를 조사했다.

    연구팀의 결과에 따르면, 감성 지능이 높은 사람, 그리고 안정적인 애착 유형을 가진 사람일수록 이모티콘을 더 자주 사용하는 경향이 있었다. 성별에 관계 없이 회피 애착 수준이 높을수록 연인 또는 이성 친구에게 이모티콘을 덜 사용하는 경향을 보였다. 여성은 회피 애착 수준이 높을 경우 친구에게도 이모티콘을 덜 사용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뒤베 박사의 연구 결과는 대부분 교육 수준이 높은 백인이라는 점, 기혼자이며 영어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모집단 보편성의 한계가 있다. 즉, 인종과 교육 수준, 결혼 여부, 사용하는 언어 등에 따라 다른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뒤베 박사는 이 연구가 심리학은 물론 온라인 기반 커뮤니케이션, 감성 지능과 심리적 애착 등에 관한 연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보고 있다.

     

    감정, 감추는 게 능사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감정 표현을 잘 하지 않는, 혹은 하지 못하는 경우를 흔히 본다. 물론 세계적으로도 ‘전통적 남성성’이라는 이념에 근거해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문화적으로 개인의 감정을 내면화하는 경향이 좀 더 흔하게 드러나 있다. 

    이로 인해 사회적으로 감성 지능이 낮아보이는 현상이 발생했다. 자신의 감정을 감추고 타인의 감정에 관심을 갖지 않는 ‘감정적 불통’은 없어도 될 오해를 낳고, 인간관계를 소원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의도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어떤 사람은 감정을 드러내는 방법을 몰라서 종종 오해를 사기도 한다. 인간관계에서의 오해와 잘못된 소통은 원치 않는 외로움으로 이어질 수 있고,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일상에서의 이모티콘 사용은 감정 표현을 잘 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비교적 접근성이 좋은 실천방법이 될 수 있다. 얼굴을 대면하고 말로 하는 소통에 비해 문자로 주고받는 소통은 보다 편할 수 있으며, 여기에 이모티콘을 통한 감정 표현 보조를 받는다면 한결 수월하게 감정적 교류를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혹시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약점을 드러내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그것이 자신의 정신건강을 담보로 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인간 대 인간의 관계에서 표현하지 않는데 알아준다는 것은 없다. 자신을 돌보며 살아가기도 바쁜 게 사람이기 때문에, 표현하지 않는 타인까지 챙겨줄 여력이 없는 탓이다.

    보다 풍요로운 대인 관계와 유의미한 사회적 상호작용을 누리며 살아가기 위해, 감성 지능을 높이는 노력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방법은 어렵지 않다. 이모티콘부터 시작하면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감정을 내면화하는 경우가 흔하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우리나라에서는 감정을 내면화하는 경우가 흔하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 비만치료 주사제, 효과 없을 수 있다고?

    비만치료 주사제, 효과 없을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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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월, 국내에도 비만치료 주사제가 정식 출시됐다. 출시 후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아직 별다른 이슈가 없어 보인다. 전문의 처방이 있어야만 구매할 수 있고, 약물 가격도 그리 만만한 편이 아니라는 점 등이 이유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해외 일부 국가에서는 더 이전부터 비만치료 주사제가 승인을 받고 유통·소비되고 있기에,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가 나온다. 

    그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내용이 있다면, 바로 ‘주사제의 효과’일 것이다. 실제로 약물의 임상시험 단계에서부터 ‘기대했던 만큼 체중 감량 효과가 없었던 경우’도 있었다. 비만치료 주사제가 효과가 없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개인의 통제력’이 변수 될 수 있어

    2022년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게재됐던 한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비만치료 주사제를 사용했을 때 보통 사용 전 체중에 비해 16%~21% 정도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모두에게 해당되는 결과가 아니라는 점이다. 해당 임상시험 당시에도 효과가 없는 사람(비반응자)이 있었다.

    보통 임상적으로 ‘의미가 있다’라고 보는 기준선은 5%다. 즉, 5%보다 적은 체중을 감량한 사람들은 ‘비반응자’로 분류했다는 의미다. 만약 시험에 임하기 전 체중이 80kg이었다면 4kg 미만 감량을 했다는 의미다. 그보다 적은 체중이었다면 더욱 미미한 차이일 수도 있다. 주 1회씩 72주에 걸쳐 주사제를 투여한 결과로서는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일 수 있다.

    NEJM에 게재됐던 결과에 따르면 임상시험의 규모는 약 2,500명이었다. 이 중 비반응자들이 전체 참가자 중 10~15% 가량으로 나왔으므로 단순 계산으로만 봐도 대략 250명~375명 정도가 매우 미미한 효과를 봤거나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의미다.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은 또 있다. 위에 나온 비반응자 그룹의 비율이 ‘임상시험에서의 결과’로 나왔다는 점이다. 보통 임상시험에서는 보다 정확한 결과를 얻기 위해 엄격하게 통제된 환경을 갖추게 된다. 결과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변수가 될 수 있는 요인을 없애거나 통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비만치료 주사제는 보통 일상생활을 병행하며 사용한다. 연구 목적의 인위적 통제가 존재하지 않고, 사용자 스스로 통제해야만 한다. 개인이 자신의 의지로 엄격한 통제를 하기란 쉽지 않다. 즉, 자연스럽게 약물의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는 변수들이 끼어들 가능성이 높아진다. 

    게다가 때로는 통제할 수 없는 불가피한 변수도 있을 것이다. 무엇이 됐든 이들 변수로 인해 약물의 효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비만치료 주사제로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없는 사람의 비율은 임상시험에서 제시된 10~15%보다 더 높아질 수도 있다.

     

    비만 치료제, 기대만큼 효과가 없다면?

    체중 감량을 시도하게 되면 그 방법에 관계 없이 몸에서는 비슷한 반응이 일어난다. 몸의 시스템은 비만이든 아니든 상관하지 않는다. 그저 ‘현재의 체중’을 정상으로 간주하고 이를 보호하고자 하는 항상성을 발휘한다. 체중 감량의 기본 원칙은 어떤 방법으로든 ‘칼로리 적자’를 일으키는 것이다. 

    즉, 어떤 방식으로든 체중 감량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는 피로감과 허기를 자주 느낄 수밖에 없다. 에너지 공급량에 비해 소모량이 많아졌다는 것을 인식한 신체가 나타내는 생리적 반응이며, ‘적자 상태’가 지속되고 있음을 알리는 경고와도 같다.

    피로감과 허기는 인간의 본능상 스트레스 요인이다. 이는 체중 감량을 위한 노력을 좌절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다. 쉽게 말해 ‘힘들고 지치기 때문’이다. 비만치료 주사제는 이런 자연스러운 반응을 없애거나 줄여서 체중 감량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완화시켜준다. 

    다시 말해, 식욕 자체를 억제하거나 에너지 소모량을 증가시켜줌으로써 식단 변경이나 운동 습관으로 인해 느끼는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역할이다. 아무런 변화도 주지 않은 채 단순히 주사제만 반복적으로 투여한다고 해서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는 비만치료 주사제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체중 감량을 돕는다고 표방하는 모든 보조제는 기본적으로 ‘도움’의 역할이다. 만약 식단을 개선하고 운동량을 기존보다 늘려서 유지하고 있다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주사제나 보조제 없이도 체중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약물을 써도 효과를 보지 못했다면, 우선 기존의 식단과 운동 스케줄, 그 외 습관들에 대한 검토가 먼저 필요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개인이 어쩔 수 없는 요인도 있어

    비만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다. 비만이 질환으로 인식되면서 많은 연구가 진행됐고, 그 결과 다양한 요인이 비만을 유도한다는 결과가 제기됐다. 그중에는 개인의 노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선천적 요인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유전적 요인’이다. 타고난 체질적 요인들로 인해, 똑같은 양의 식사를 하고 똑같은 수준의 운동을 하더라도 그 효과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같은 환경에서 비슷하게 성장하더라도 누군가는 키가 크고 누군가는 키가 작은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저 ‘타고난 것’이 다를 뿐이니까.

    혹은 주사제와 같은 약물을 도움을 받기 시작한 시점의 상태도 중요하다.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비만 기준은 BMI 30 이상이다. 이에 따라 NEJM의 임상시험에서도 기본적으로 BMI 30 이상인 사람을 대상으로 모집했다. 모집한 참가자의 94.5% 이상이 BMI 30 이상이었고, 전체 참가자의 평균 체중은 104.8kg이었고, 평균 BMI는 38이었다.

    이런 조건이라면 주사제를 적용했을 때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에서는 BMI 25 이상부터 경도 비만(1차 비만)으로 세분화하고 있다. 만약 이런 상황에 주사제를 적용한다면 어떨까? 장담할 수는 없지만 임상시험에 비해 감량 폭이 적게 나타날 가능성이 더 높지 않을까?

     

    환상을 갖지는 말라

    비만치료 주사제는 만능이 아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그저 노력의 효과를 배가시켜주는 ‘보조 도구’라고 생각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비만을 유발하는 원인이 다양한 만큼, 원인이 무엇인지에 따라 노력을 병행해도 효과를 보장하지 않을 수도 있다.

    어차피 국내에서는 전문의 처방을 필요로 하는 약물인 만큼, 임의로 사용하게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전문의를 통해 이와 같은 주의사항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앞서 나열한 기나긴 이야기는 잊어도 좋다. 단지 하나만 기억하라. 비만치료 주사제는 결코 ‘꿈의 치료제’가 아니라는 것. 그러니 환상을 갖지는 말라는 것. 

  • 인간의 체취, 불안 및 우울 증상 완화에 효과

    인간의 체취, 불안 및 우울 증상 완화에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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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정 상태에 따라 몸에서 나는 체취가 달라진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또한, 자신도 모르는 사이 누군가의 체취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체취에는 화학적으로 다양한 성분이 포함돼 있으며, 이를 통해 제각기 다른 정보를 전달한다. 체취는 무의식적으로 타인에게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거나 특정한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체취 자체가 사회적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는 의미다.

    한 소규모 연구에서 ‘감정이 담긴 체취’가 깨끗한 공기보다도 더 사람들의 불안감을 낮춰준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마음챙김 세션과 함께 시도됐으며, 우울증 및 불안 수치 평가, 심박수와 피부 전도성 측정과 함께 진행됐다.

     

    체취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체취란 피부와 땀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화학 물질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냄새다. 쉽게 말해 ‘몸에서 나는 냄새’를 가리킨다. 사람의 몸에서는 자연스럽게 다양한 화학 물질이 분비된다. 땀샘부터 피부 조직, 기름샘 등 분비 경로 또한 다양하지만, 보통은 땀샘에서 분비되는 물질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땀샘은 보통 두 가지로 나뉜다. 전신에 분포하는 ‘에크린 땀샘’은 주로 체온 조절을 위해 수분과 염분을 배출하는 통로다. 에크린 땀샘에서 나오는 땀은 일반적으로 냄새가 나지 않거나 가벼운 염분 냄새만 난다. 격하게 운동을 할 때 흘리는 땀의 양에 비해 냄새가 심하지 않은 것이 대표적이다.

    반면 겨드랑이나 생식기 주위에 위치하는 ‘아포크린 땀샘’은 지방질과 단백질이 포함된 땀을 내보낸다. 이때 피부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박테리아에 의해 땀에 포함된 성분들이 분해되면서 강한 냄새를 만드는데, 보통 체취는 여기서 비롯된다.

     

    사람마다 고유한 체취

    알다시피 체취는 사람마다 다르다. 옷이나 소지품에 밴 체취로 인해 주인을 알아보는 경우도 있는 것이 좋은 예다. 체취는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고유한 특성을 갖는다. 유전적 차이로 인해 땀의 성분 중 일부나 피부에 존재하는 박테리아의 종류 및 조성에 따라 체취가 달라질 수 있다. 이것이 기초를 형성하고, 그 위에 후천적 요인들이 더해지면서 체취를 변화시킨다.

    후천적인 요인은 크게 외적인 요인과 내적인 요인으로 나눠볼 수 있다. 외적인 요인은 환경에 관련된 것이다. 생활환경과 개인 위생 상태 등이 대표적이다. 쉽게 말해 잘 씻지 않는 경우 냄새가 달라지거나 더 심해질 수 있다. 주로 생활하는 장소의 환경에 따라 화학 물질의 성분이 달라지기도 한다. 

    내적인 요인은 건강과 관련된 것들이다. 어떤 음식을 즐겨 먹는지에 따라 대사 부산물이 달라지기 때문에 체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질병 등 건강상 문제로 인해서도 체취가 달라질 수 있다. 이밖에 특정 시기에 발생하는 호르몬 변화에 의해서도 체취가 일시적으로 달라지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청소년 사춘기와 여성의 생리주기다.

     

    행복 체취와 두려움 체취

    한편, 체취는 감정 상태에도 영향을 받는다. 감정 상태에 따라 호르몬 분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처럼 감정에 따라 체취가 변하는 것은 감정 상태와 신체생리적 반응이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증거라 할 수 있다.

    ‘행복 체취(Happiness Body Odor)’란 글자 그대로 인간이 행복감을 느낄 때 분비되는 체취다. 자신감, 편안함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사람에게서 땀에서 발생할 수 있다. 이때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낮아지고, 세로토닌이나 도파민 등 기분 개선에 기여하는 물질의 분비량이 많아진다. 이때의 체취는 일반적으로 더 상쾌하고 긍정적인 느낌을 주게 된다.

    ‘두려움 체취(Fear Body Odor)’는 그 반대다. 스트레스와 불안 등 부정적인 감정 상태에서 나오는 화학 물질을 포함한다. 코르티솔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 또는 아드레날린 같은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강한 체취를 만들어낸다. 긴장감을 느끼거나 주위를 경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이로써 주변 사람들에게 경고의 의미를 전달하거나 부정적인 감정을 제공할 수 있다.

    이밖에도 감정 상태에 따라 체취는 조금씩 달라진다. 슬픔 체취, 분노 체취, 스트레스 체취 등이 대표적이다. 슬픈 상태에서는 무겁고 무기력한 느낌으로 체취가 변할 수 있고, 분노 체취는 위협적인 신호를 전달할 수 있다. 스트레스 체취는 불쾌감을 형성한다.

     

    감정적 체취, 심리적 치료 효과 높여 

    최근 스웨덴의 국립 자살 예방 및 연구 센터(NASP)에서 수행한 파일럿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감정 체취가 심리적 치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마음챙김 기반의 치료를 수행하면서 동시에 여러 종류의 체취를 맡게 한 결과, 깨끗한 공기에 노출됐을 때보다 효과가 좋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연구팀은 불안 장애 증상을 갖고 있는 여성 48명과 우울 증상을 보이는 여성 30명을 모집해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은 무작위로 세 그룹으로 나뉘어, 각각 행복 체취와 두려움 체취, 그리고 깨끗한 공기에 노출시킨 다음, 심호흡과 명상, 이완 운동 등이 포함된 2일 동안의 마음챙김 프로그램을 진행하도록 했다.

    모든 세션이 끝난 다음 증상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다. 그 결과, 깨끗한 공기에 노출됐던 그룹보다 행복 체취와 두려움 체취에 노출된 그룹의 참여자들이 더 큰 증상 완화 효과를 보였다.

     

    ‘감정 상태’가 핵심은 아니라는 추정

    단, 이 연구 결과에서 주목할 포인트가 있다. 예상하기로는 행복 체취에 노출된 그룹이 좀 더 양호한 결과를 보였을 거라 생각하기 쉽다. 행복 체취는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 두려움 체취는 그 반대 효과를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행복 체취와 두려움 체취 양쪽 그룹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저 두 그룹의 참여자들이 깨끗한 공기에 노출된 그룹보다 증상 완화 정도가 크게 나타났을 뿐이다. NASP의 박사 후 연구원인 엠마 엘리아슨은 “특정한 감정 자체가 개선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인간적 존재감’에서 오는 화학 신호로 인해 개선 효과를 보이는 것”이라고 보았다.

    다만, 엘리아슨은 이 연구가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하기 전 예비 목적으로 실시된 것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보다 더 크고 엄격하게 통제된 요건 하에서 시험을 진행해야만 충분히 신뢰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온다는 입장이다.

    단, 이번 소규모 연구로도 어느 정도 유의미한 성과는 있다. 인간의 체취가 감정 공유 및 심리적 치료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향후 계획 중인 연구에서는 이 가능성을 토대로 보다 깊이 있는 이해와 새로운 심리치료 방법 개발을 목표로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편리한 단백질 쉐이크, 장단점 바로 알기

    편리한 단백질 쉐이크, 장단점 바로 알기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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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쉐이크’는 매우 간편한 에너지 보충 방법이다. 여러 가지 영양소를 섞어서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특히 단백질 쉐이크가 사람들 사이에서 널리 애용되며, 성분과 함량별로 다양한 제품들을 찾아볼 수 있다. 운동을 계획적으로 하는 사람들 중에는 단백질 쉐이크와 텀블러를 휴대하고 다니면서 틈틈이 마시는 경우도 있다.

    이를 두고 누군가는 유난스럽다고 말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그 철저함과 의지력이 대단하다고 추켜세우기도 한다. 하지만 감정적인 반응은 논외로 치고, 건강 면에서 문제는 없을지 의문이 들 수 있다. 단백질 쉐이크는 분명 편리해보이지만, 그에 따른 반대급부가 있을 거라는 의문을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단백질 쉐이크, 운동 전후가 적기

    단백질 쉐이크를 마시라고 권장하는 타이밍은 언제일까. 보통은 운동 전후가 가장 일반적이다. 먼저 운동 전에는 위장이 가득차면 운동에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쉐이크를 권장한다. 다만, 쉐이크 뿐만 아니라 간단한 스낵이나 단백질 바 등을 섭취하는 것도 괜찮다. 핵심은 ‘가벼운 식사로 에너지를 유지하는 것’이다. 

    한편, 운동 후에는 손상된 근육이 보다 수월하게 회복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빠른 에너지 공급을 해주는 목적이다. 일반적으로 운동 후 30분 이내에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운동 직후에 단백질 식단을 섭취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는 쉐이크 형태가 좋은 선택이다.

    또한, 아침에 너무 분주해서 식사를 챙길 여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쉐이크 방식으로 영양을 섭취할 것을 권장하기도 한다. 단백질 외에도 다양한 재료를 추가해 비타민이나 무기질, 섬유질 등을 한 번에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 아침식사를 쉐이크로 대체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차선책이다. 가능하다면 간단한 샌드위치 형태라도 직접적인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

     

    자연 식품의 영양 구성에 미치기 어려워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영양 성분의 구성이다. 편의상 단백질 쉐이크라고 부르지만, 순수하게 단백질만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인간에게 필요한 영양소는 다양하고, 이들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어야 한다. 단백질 함량이 풍부한 재료를 기반으로 과일이나 채소 등을 추가해서 함께 섭취할 것을 권하는 이유다.

    하지만 모든 영양소를 보충할 수 있는 재료를 추가한다 해도, 실제 음식을 먹는 것만큼의 효과를 얻기는 어렵다. 각각의 식품에는 수많은 영양소가 복합적으로 존재한다. 이들은 그 자체로서도 의미가 있지만, 서로 간의 상호작용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자연 식품에서 흔히 발견되는 섬유질이다. 섬유질은 소화를 돕고 포만감을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 또한, 장내 미생물 환경을 개선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비타민과 무기질의 흡수를 촉진하는 기능도 맡는다. 단백질 쉐이크에 섬유질을 포함한 재료를 넣는다고 해도, 이런 복합적인 조합을 완전하게 따라하기는 어렵다.

     

    빠른 흡수 속도, 섭취 시점을 고려해야

    두 번째는 흡수 속도다. 단백질 쉐이크는 액체 형태로 빠르게 섭취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바로 이 때문에 문제가 될 수도 있다. 흡수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체내 소화 효소의 작용이 제한될 수 있다. 

    음식물은 섭취 후 위와 장에 머물면서 영양소를 충분히 흡수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 하지만 쉐이크 형태로 섭취할 경우 그런 시간적 여유가 주어지지 않을 우려가 있다. 빠른 흡수와 빠른 활용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라면, 이 특성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섭취 시점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물론 단백질의 종류도 여러 가지가 있다. 유청 단백질처럼 흡수 속도가 매우 빠른 종류가 있는가 하면, 카제인 단백질과 같이 속도가 느린 것도 있다. 단, 이는 단백질 종류에 따른 구분일 뿐, 흡수 속도가 느린 단백질 쉐이크라고 해도 기본적으로 일반적인 식사에 비해서는 흡수 속도가 빠른 편이라는 점을 유념하도록 한다. 

    또한, 빠른 흡수 속도로 인해 금세 허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간단한 단백질 바 등 고형식을 추가로 섭취한다면 포만감을 유지함과 동시에 영양 균형을 맞추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의존’하지 말고 ‘이용’할 것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단백질 쉐이크의 장점을 적절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지, ‘의존’하는 형태가 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음식은 필요한 영양분을 보충하기 위해서 먹는 것이기도 하지만, 체내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 먹는 것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장내 미생물군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는 뜻이다.

    건강한 장을 갖추는 것은 어떤 음식을 먹든 제대로 소화시키고 필요한 만큼의 영양소를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쉐이크 형태로 간편하게 영양분을 보충하는 것은 때때로 좋은 방법이지만, 너무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장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단백질 쉐이크는 보조적인 수단으로 활용하되, 다양한 자연식품을 섭취해 균형 있는 식습관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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