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같은 음식 먹어도 ‘효과’가 다를 수 있는 이유

    같은 음식 먹어도 ‘효과’가 다를 수 있는 이유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어떤 음식이 건강에 좋다’라는 정보는 많고도 복잡하다. 좀 더 구체적으로, 어떤 음식이 몸의 어떤 곳에 이로운 작용을 한다고 말하는 경우도 흔하다. 하지만 실제로 그것을 먹었을 때는 어떤가? 누군가는 뚜렷한 효과를 보는 반면, 누군가는 별다른 효과를 얻지 못하기도 한다.

    ‘개인차 때문’이라는 말은 다소 무책임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사실이기도 하다. 같은 음식을 먹었음에도 사람마다 다른 반응이 나타날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소화 시간부터 장내 환경까지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 연구팀은 2021년 50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동일한 메뉴로 아침식사를 하게 하고, 그 사이에 소화 과정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작은 캡슐을 함께 삼키도록 했다. 캡슐은 위와 소장, 대장을 통과하면서 산성도(pH)와 온도, 압력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삼킨 캡슐은 짧게는 12시간, 길게는 72시간 후에 대변으로 나왔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가장 기본적으로 ‘음식물이 장을 통과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물론 기존에도 이미 알려져 있던 사실이지만, 이번 실험을 통해 한 차례 더 명확한 근거를 확보한 셈이다.

    연구를 주도한 코펜하겐 대학의 영양학, 운동 및 스포츠학과 헨릭 로거 부교수는 “식사와 함께 삼킨 캡슐을 통해, 우리는 소화와 영양소 흡수, 배변 패턴의 개인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라며 “이는 식습관과 대변 샘플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에 비해 훨씬 풍부하다”라고 설명했다.

     

    pH 변화로 소화 과정 추적

    음식을 섭취하면 식도를 지나 가장 먼저 위에 도달한다. 함께 삼킨 캡슐은 이 지점에서 매우 낮은 pH값을 기록했다. 위산으로 인해 산성도가 높아진 것이다. 그런 다음 캡슐은 대부분의 영양소를 흡수하는 소장으로 이동하면서 pH값이 높아졌다. 소장 세포가 위산을 중화하는 알칼리성 물질을 방출하기 때문이다.

    소장에서 소화되지 않은 나머지 음식은 다시 대장으로 이동한다. 장내 미생물에 의해 발효가 진행되는 영역이다. 장내 미생물들은 지방산을 만들어낸다. 중성으로 갔던 pH값이 다시 산성에 가깝게 낮아지는 이유다. 하지만 대장을 따라 이동하는 과정에서 지방산은 점차 장 벽을 통해 흡수된다. 이 과정에서 pH값은 다시 증가하게 된다.

    pH값의 변화 추이는 연구팀으로 하여금 많은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각 장기를 넘어갈 때마다 pH값의 변화가 발생하기 때문에, 소화 과정의 한 지점에서 다음 과정으로 넘어가기까지 얼마나 걸렸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즉, 음식물이 위와 소장에 얼마나 머물렀는지, 대장으로 넘어가 최종 배출되기까지 얼마나 걸렸는지를 알 수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개인에 따라 전체 소화 과정이 얼마나 걸리는지를 아는 것은 물론, 구체적으로 어떤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렸는지도 알아낼 수 있다. 만약 실험 진행 중 누군가 소화 과정에 문제가 생겼다면, 음식물이 머무는 시간과 측정된 pH값 등을 통해 어떤 곳에서 문제가 생겼는지도 추적할 수 있었을 것이다.

     

    같은 음식을 먹어도 저마다 다르다

    로거 부교수는 “우리는 pH가 미생물 성장과 활동에 중요한 환경 변수라는 것을 알고 있다”라며 “장내 온도와 압력, pH 등에서 나타난 차이로부터, 사람마다 장내 미생물의 구성과 활동에 차이가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이야기했다.

    로거 부교수는 이번 연구가 향후 누군가를 대상으로 한 ‘맞춤형 영양 지침’을 제공할 때 의미 있는 기초 자료이자 중요한 지식이 돼 줄 거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연구 결과는 ‘개인이 모두 다르다’라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정리했다. 

    개인마다 장의 길이, 장내 미생물 구성과 그 활동은 다를 수 있다. 즉, 같은 음식을 같은 방식으로 섭취하더라도, 소화와 흡수는 모두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확인한 셈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개인의 건강 상태와 기존 식사습관 등을 토대로 하는 기존의 영양 지침에 더해, 보다 더 개인화 된 맞춤 영양 관리를 제공할 수 있는 길잡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식물성 식품, 어떤 것이 특히 뇌 건강에 좋을까?

    식물성 식품, 어떤 것이 특히 뇌 건강에 좋을까?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식물성 식품이 대체로 건강에 좋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동물성 식품과 식물성 식품을 함께 놓고, ‘어느 쪽이 건강에 더 좋은가?’라고 물으면 답하기는 결코 어렵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동물성 식품을 더 좋아하는 사람들도 식물성 식품이 대체로 건강에 좋다는 건 잘 알고 있으니까.

    하지만 같은 식물성 식품끼리 비교한다면 문제가 어려워진다. 둘 중 어느 것이 더 건강에 좋은지 답하는 것은 식품과 영양 등 관련 분야에 대한 지식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특히 ‘뇌 건강에 좋은 음식’은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주제다.

    이 문제에 대해 실마리가 될 수 있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식물성 식품에 함유된 어떤 화합물이 뇌 건강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지를 다룬 연구다.

     

    다양한 식물성 화합물의 역할

    호주 울런공 대학의 연구팀은 다양한 종류의 식물성 화합물의 건강 효능에 주목했다. 예를 들어, 폴리페놀 등 페놀(Phenol) 화합물은 식물의 ‘색상’에 관여한다. 폴리페놀의 하위 분류 중 하나인 플라보노이드는 식물에서 색소 역할을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가 하면 테르펜(Terpene)은 식물의 향기와 맛을 담당한다. 브로콜리와 같은 십자화과 채소에서 주로 발견되는 글루코시놀레이트(Glucosinolate)는 식물의 방어 메커니즘에 관여하며 항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도 카로티노이드, 스테롤, 사포닌 등 다양한 식물 화합물들이 각자의 역할을 가지고 있으며, 섭취 시 건강에 기여한다.

     

    어떤 화합물이 특히 효과적일까?

    연구팀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지목한 식물성 화합물은 ‘퀘르세틴(Quercetin)’이다. 그 이유는 구리 이온에 있다. 구리 이온은 체내에서 필수 원소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그 양이 너무 많을 경우,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해 세포 손상을 가속화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구리 이온은 다른 금속 이온과 결합해 안정적인 복합체로 만들 필요가 있다. 이 과정을 ‘킬레이트(chelate)’라 한다. 퀘르세틴은 구리 이온이 다른 물질과 결합해 복합체를 이루는 킬레이트 과정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구리 이온 과다에 따른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이는 특히 뇌 건강을 유지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퀘르세틴의 작용으로 뇌 세포의 산화 스트레스가 줄어들게 되면, 신경계에 염증이 발생할 위험을 낮춘다. 이는 신경 세포(뉴런)를 보호하는 효과로 나타난다. 알츠하이머와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의 예방 및 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퀘르세틴에 주목한 결과

    연구팀은 퀘르세틴 함량이 높은 식물성 식품으로 ‘퀸 가넷 자두’와 ‘엘더베리’, ‘정향’을 지목했다. 이들은 직접적으로 항산화 효과를 갖고 이를 통해 뇌 건강에 기여할 수 있는 식품들이다. 

    퀸 가넷 자두(Queen Garnet Plum)는 호주에서 유래한 자두 품종의 하나로, 다른 자두에 비해 안토시아닌과 퀘르사틴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엘더베리(Elderberry)는 북미와 유럽의 자생 식물로, 항산화 및 항바이러스 작용을 한다. 향신료로 주로 사용하는 정향(Clove)은 인도네시아가 원산지로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구할 수 있다.

    한편 ‘퀘르세틴 유도체’가 높은 식물도 있다. 이는 퀘르세틴의 화학적 구조가 변형된 화합물로, 퀘르세틴의 효능을 강화하거나 유사한 다른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다. 한약재의 하나로 널리 알려진 ‘황기’를 비롯해, ‘검은 후추’, ‘세이지’, ‘레몬밤’ 등이 퀘르세틴 유도체가 높은 식물로 꼽혔다.

    황기(Astragalus)는 전통적으로 사용돼 온 약재의 일종으로, 면역력을 높이고 심혈관 건강 개선을 돕는 효과가 있다. 피로 회복을 위한 탕약에도 재료로 쓰인다. 검은 후추(Black Pepper)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향신료 중 하나로, 우리나라에서도 일상에서 널리 사용하고 있다.

    세이지(Sage)는 지중해 지역에서 유래한 허브다. 항산화, 항염증, 기억력 개선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허브차 형태로 마시는 것이 일반적이며, 향신료로 사용할 수도 있다. 마지막 레몬밤(Lemon Balm)은 민트과에 속하는 허브다. 스트레스와 불안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며, 소화를 돕고 잠을 푹 잘 수 있도록 돕는 효과가 있다.

     

    우리나라에 익숙한 퀘르세틴 식품

    다만, 위의 식물들 중 일부는 우리나라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것들이 많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익숙한 퀘르세틴 식품들을 몇 가지 추가로 소개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사과와 포도다. 이들은 퀘르세틴 함량이 높은 대표적 과일로, 특히 껍질에 그 함량이 높기 때문에 가급적 깨끗하게 씻어서 껍질째로 먹는 것을 권장한다.

    적색 양파와 녹차 및 홍차 등 차 종류 역시 퀘르세틴 함량이 높은 식품이다. 퀘르세틴 외에도 다양한 항산화 성분을 함유하고 있으므로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된다. 한편, 퀘르세틴 유도체가 높게 함유된 식품으로는 과일 중에서는 배, 채소 중에서는 고추와 마늘, 브로콜리를 들 수 있다. 

  • 진료기록 필요한데 병원이 폐업? 전자 시스템 도입 예정

    진료기록 필요한데 병원이 폐업? 전자 시스템 도입 예정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와 한국보건의료정보원(원장 염민섭)은 지난 11월 27일(수)부터 전국 12개 보건소에서 ‘휴·폐업 의료기관 진료기록 보관시스템’(이하 진료기록 보관시스템)의 시범 운영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휴·폐업 의료기관 진료기록 관리 중요성

    그간 휴·폐업 의료기관의 진료기록은 각 보건소에서 출력물, USB 메모리, CD 등으로 보관 및 관리해왔다. 진료기록 보관시스템은 이러한 진료기록을 전자적으로 이관하여 통합 관리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2023년 10월부터 시작해 오는 2025년 6월까지 약 1년 8개월의 시간을 두고 구축하고 있다.

    본래 의료기관이 휴업 또는 폐업할 경우, 해당 의료기관의 개설자가 보건소 서류보관실로 진료기록을 이관하거나 보건소장의 승인을 받아 진료기록을 직접 보관할 수 있다. 

    하지만 의료기관 개설자가 직접 보관하는 경우, 의료기관 개설자와 연락이 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렇게 되면 환자는 자신의 진료기록이 필요할 때 발급받지 못할 수 있고, 진료기록 관리 부실로 개인의료정보가 유출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는 실제로 발생해왔던 사례들이다. 진료기록이 개인 민감정보에 해당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반드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자동 이관, 전자 보관시스템 구축

    이에 보건복지부는 2020년 의료법 개정을 추진, 휴업 또는 폐업하는 의료기관의 진료기록을 전자적으로 이관하여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근거를 마련했다. (「의료법」 제40조의 3 (진료기록 보관시스템의 구축·운영)

    그런 다음 상용 전자의무기록 소프트웨어(EMR S/W)에 진료기록을 자동 이관할 수 있는 연계 기능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휴·폐업하는 의료기관이 진료기록 등을 편리하게 제출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현재 그 다음 단계로 전자 이관된 진료기록을 보건소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진료기록 보관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 작업이 완료되면 포털 형태로 구축해, 의료기관의 휴·폐업 여부와 관계 없이 국민 개인이 자신의 진료기록을 온라인으로 발급받을 수 있게 될 예정이다.

     

    전국 12개 보건소 시범 운영 실시

    서울은 서초구, 마포구, 강서구 보건소 3곳에서, 경기도는 부천시와 안산시 보건소 2곳에서 시범 운영을 실시한다. 비수도권에서는 대전 유성구, 광주 광산구, 부산 부산진구 3곳에서 실시하며, ‘의료 취약지’로 분류된 경기 여주시, 충남 서산시, 전남 고흥군, 전남 해남군 4곳에서도 함께 시범 운영을 실시한다.

    이번 시범 운영에 참여하는 보건소에서는 자동 이관기능이 개발된 상용 전자의무기록 시스템을 사용하는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진료기록 전자 이관 절차 등을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자동 이관기능이 개발된 시스템은 비트컴퓨터의 ‘비트U차트’, 유비케어의 ‘의사랑’ 2개다. 이를 통해 의료기관 휴·폐업 시 진료기록 이관업무 절차 등을 구체화하고, 본격적인 시스템을 확대 적용하기 전 개선사항을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2025년 하반기 정식 운영 예정

    진료기록 보관시스템은 이번 시범 운영을 거쳐 2025년 하반기 중으로 정식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현재 2개 소프트웨어에만 적용돼 있는 자동 이관기능을 7종으로 확대하여, 의원급 의료기관 약 88%의 전자의무기록(EMR)을 자동 연계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진료기록부, 진단서, 상해진단서, 사망진단서, 처방전, 진료비 계산서 및 영수증 등 17종의 의무기록에 대한 온라인 발급 기능을 도입한다. 국민 입장에서는 필요할 때 병원에 방문하지 않더라도 편리하게 필요한 서류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된다.

    한국보건의료정보원 염민섭 원장은 “시스템이 구축되면 보험 청구 및 자격증명 등 국민 실생활에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며, 보다 안전한 진료를 지원하는 시스템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고형우 첨단의료지원관은 “의료기관이 폐업하더라도 온라인으로 자신의 진료기록을 언제, 어디서나 조회, 발급받을 수 있게 될 것이며, 보건소 역시 방대한 양의 진료기록을 수기 보관하던 부담과 불편함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본 기사는 보건복지부에서 2024년 12월 1일 작성하여 공공누리 제1유형으로 개방한 자료를 활용하여 작성되었습니다.>

  • ‘지역 심뇌혈관질환센터’ 10개소 지정 공모

    ‘지역 심뇌혈관질환센터’ 10개소 지정 공모

    올해 1월 '중앙 심뇌혈관질환센터'로 지정된 서울대병원 전경
    올해 1월 '중앙 심뇌혈관질환센터'로 지정된 서울대병원 전경

    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는 금일(2일)부터 오는 13일(금)까지 ‘지역 심뇌혈관질환센터’로 지정할 기관을 공모한다고 밝혔다. 「심뇌혈관질환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심뇌법) 제 13조 등에 따른 조치다.

    지역 심뇌혈관질환센터 지정은 ‘지역완결 의료체계 구축’의 일환이다. 보통 심뇌혈관 질환은 중증도가 높고 골든타임이 중요한 만큼 응급도 역시 촌각을 다툰다. 따라서 적절한 시점에 의료 대응이 가능하도록 체계를 확립하고자 지역 필수의료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중앙 1개소, 권역 14개소에 이은 지역센터 지정

    이번 공모를 통해 지정하고자 하는 지역 심뇌혈관질환센터는 총 10개소다. 관할 지역 내 심뇌혈관 질환이 발생했을 때 등 긴급한 상황에 대해 전문성 있는 진료를 24시간 제공하는 것이 가장 주된 목적이다. 또한, 심뇌혈관 질환 예방관리에 대한 홍보 및 교육을 담당하며, 보다 넓은 범위에서 권역 내 다른 심뇌혈관질환센터와 협력 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심뇌혈관 질환은 신속한 이송과 가능한 한 빠른 치료가 핵심이다. 심뇌혈관 질환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지역 간 격차를 해소하는 데 기여하고, 중앙 – 권역 – 지역으로 이어지는 심뇌혈관 질환 대응체계를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중앙 센터로는 올해 1월 서울대병원이 지정됐으며, 권역 센터로는 14개소가 구축·운영 중이다.

     

    종합병원 중 지정기준 충족 시 신청 가능

    이번 공모에 신청할 수 있는 대상은 「의료법」 제3조(의료기관)의 제2항에 따라 구분한 제3호의 병원급 의료기관 중 ‘종합병원’에 해당하는 의료기관이다. 또한, 「심뇌법」 시행규칙 제8조 제1항에 명시된 지정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① 응급의료기관으로서 24시간 대응 체계를 확보하고 있어야 하고, ② 심뇌혈관 질환 대응 체계 구축사업에 참여해야 하며, ③ 권역 심뇌혈관질환센터와 협력 체계를 확보하고 ④ 심뇌혈관 질환 관련 전문학회에서 수술·시술 경력을 인증받은 의료진을 확보해야 한다.

    지역 심뇌혈관질환센터 공모 신청 가능한 의료기관의 조건 / 출처 : 국가법령정보센터
    지역 심뇌혈관질환센터 공모 신청 가능한 의료기관의 조건 / 출처 : 국가법령정보센터

     

    12월 중 발표, 1월부터 3년간 지정

    지역 심뇌혈관질환센터 공모에 신청하고자 하는 의료기관은 「심뇌법」 시행규칙에서 ‘별지 제5호 서식’으로 게재된 지정신청서를 작성한 다음, 사업계획서 등 첨부서류와 함께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로 제출하면 된다. 제출 방식은 우편 제출이다.

    공모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과 제출 양식 등 보다 세부적인 사항은 보건복지부 홈페이지 공지사항 → 공고 확인 메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최종 선정 결과는 12월 중 발표된다. 서면 및 구두심사를 바탕으로 한 선정평가 및 심뇌혈관 질환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발표된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기관은 2025년 1월부터 시작해 총 3년간 지역 심뇌혈관질환센터로 지정된다. 3년이 지난 후에는 다시 평가를 통해 지정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본 기사는 보건복지부에서 2024년 12월 2일 작성하여 공공누리 제1유형으로 개방한 자료를 활용하여 작성되었습니다.>

  • 춥다고? 난 더운데? 실내 온도로 갈등하는 이유

    춥다고? 난 더운데? 실내 온도로 갈등하는 이유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날씨가 추워지면서 실내 난방이 시작되고 있다. 지구 반대편 남반구의 국가들은 점차 더워지는 날씨에 에어컨을 켜고 있을 것이다. 여름 냉방 온도도 그렇지만, 겨울 난방 온도 역시 사람들의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일반적으로 성인의 정상 체온은 36.1℃~37.2℃ 사이에 분포한다. ‘겨우 1.1℃ 차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 이 차이로 인해 개인마다 추위와 더위를 느끼는 온도는 상당히 달라진다. 물론 체온 외에 체성분 구성 등 다른 요인으로 인한 차이가 더해지면 더 극명하게 갈라질 수 있다.

    사람마다 ‘온도 선호도’가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글로벌 미디어 ‘더 컨버세이션’에 해당 주제로 게재된 내용을 재구성하여 전한다.

     

    남자는 ‘덥다!’, 여자는 ‘춥다!’

    정확하게 성별을 기준으로 이분화할 수는 없지만, 통계적으로 남성은 시원한 것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고, 여성은 따뜻한 것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가 바로 ‘호르몬’이다.

    남성 호르몬의 대표 격인 ‘테스토스테론’은 주로 근육 발달에 많은 영향력을 행사한다. 근육은 대표적인 발열기관이다.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왕성한 사람, 그리고 근육량이 많은 사람은 몸에서 항상 열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테스토스테론은 어깨 주변의 근육을 발달시킨다. 목과 어깨가 상대적으로 더 뜨거울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여성 호르몬의 대표 격인 ‘에스트로겐’은 전신에 지방을 고르게 분포하게 하고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로 인해 여성은 상대적으로 체지방량이 많으며, 특히 여러 부위의 피부와 근육 사이에 피하지방이 많은 경향을 가진다. 지방은 기본적으로 열을 보존하고 차단하는 역할을 하므로, 여성은 피부가 시원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이는 남성이 대체로 더위를 많이 타고, 여성이 대체로 추위를 많이 타는 현상을 설명하는 기본 원리다. 다만, 앞서 말했듯 성별에 따라 고정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남성 중에서도 여성 호르몬이 더 많은 사람이 있고, 여성 중에서도 남성 호르몬이 더 많은 사람이 있다. 그에 따라 선호하는 온도는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신진대사율, 체성분&체온 차이도 영향

    ‘더 컨버세이션’에 언급된 바에 따르면, 2018년 한 연구에서 3만8천여 명의 응답자를 대상으로 사무실 최적 온도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다. 그 결과 여성들이 답한 최적 온도는 24.0℃, 남성들이 답한 최적 온도는 23.2℃였다. 

    물론 개인마다 답한 최적 온도에는 상당한 편차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 성별을 기준으로 답변을 분류해 평균을 냈을 때, 대체로 여성들이 좀 더 높은 온도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준다.

    여성들이 보다 높은 온도를 선호하는 경향에 대해 호르몬 외에 다른 이유도 있다. 바로 신진대사다. 보통 여성들은 남성에 비해 신진대사율이 낮은 편이다. 이 또한 근육의 영향이 크다. 근육은 발열 기관이자 대사를 촉진하는 조직이다. 반면 지방은 보온 기관이며 에너지를 저장하고 유지하는 데 특화돼 있다. 즉, 근육량의 차이로 인해 신진대사율의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체성분 차이, 체온 차이 등의 변수가 더해지면서 같은 성별에서도 개인차가 나타난다. 남성 중에도 근육량이 적고 지방량이 많은 경우가 있고, 여성 중에도 비교적 신진대사가 활발해 체온이 높은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한편, 여성의 경우 생리주기에 따라 선호하는 최적 온도가 달라질 수 있다. 배란 후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상승하면 체온이 일시적으로 높아지게 되는데, 이때는 평소보다 더위를 타며 보다 시원한 온도를 선호하게 된다.

     

    사회문화적 요인은 별개의 메커니즘

    이러한 생물학적 성향은 연령에 따라 서로 반대가 되기도 한다. 흔히 ‘노화가 진행되며 성 호르몬 비율이 바뀐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에 따라 본래 시원한 것을 선호하던 사람이 보다 따뜻한 온도에서 편안함을 느끼기도 하고, 그 반대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어린이의 경우 온도 변화를 감지하는 메커니즘이 확립되지 않아 더위나 추위를 다소 늦게 알아차릴 수 있다.

    생물학적 요인 외에 사회적 요인도 개입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열을 발생시키는 과정이다. 즉, 움직임이 많을수록 더 많은 열을 발생시킨다. 외부 이동이 잦은 직종, 또는 한 공간 안에서라도 자주 움직여야 하는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그만큼 많은 열을 발생시킨다. 자연스럽게 보다 시원한 온도를 선호하는 경향이 생긴다.

    한편, 문화권에 따른 선호도 차이도 있다. 같은 연령대에 같은 성별 등 생물학적 요인이 비슷하더라도, 살아온 환경이나 사회문화적 배경에 따라 선호하는 온도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본능적으로 익숙한 것에 대한 선호로서, 생물학적 요인과 별개의 메커니즘이라고 봐야 한다.

    온도는 작은 차이로도 만족감이나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다. 그리고 사람마다 만족하는 온도는 각자 다르기 때문에, 모두의 선호도를 충족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은 없다. 다만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너무 극단적으로 춥거나 덥지 않도록 적당한 범위 내에서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외의 개인적인 선호도는 스스로 맞춰나가는 것이 합리적이다.

  • ‘전통적 남성성’에 공감하면 자살 위험 높다?

    ‘전통적 남성성’에 공감하면 자살 위험 높다?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전통적인 성 역할’은 대개 고리타분한 것으로 인식된다. 살아가는 모습이 달라졌음에도, 여전히 전통사회에서나 통용되던 이념이나 관습이 강조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사람들의 뇌리에 깊숙이 박혀서 종종 무의식적인 행동이나 생각을 하게 만들기도 한다. 

    현실과 맞지 않는 생각은 대개 폐해를 낳는다. ‘전통적 성 역할’로 인해 남성의 자살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 또한 그 맥락이라 할 수 있겠다. 엘스비어(Elsevier)가 발행하는 오픈 액세스 다학제 저널 「헬리온(Heliyon)」에 게재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전통적인 남성의 이미지’에 부응하려 하는 사람일수록 자살률이 높게 나타났다. 

     

    남성 자살 위험과 전통적 이념의 관계

    전 세계적으로 남성의 자살률은 여성에 비해 적게는 2배, 많게는 4배까지 높게 나타난다. 스위스 취리히 대학 심리학과 연구팀이 진행한 프로젝트에서는 이러한 현상에 대한 원인을 탐구하고자 했다. 그 결과 남성의 자살 위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사회문화적 요인을 확인했다.

    연구팀이 확인한 요인은 ‘전통적인 남성성 이념’이라는 말로 요약된다. 독립성, 감정 조절, 취약성 은폐 등이 대표적인 세부 요인이다. 이는 과거 가부장적이었던 사회적 프레임으로부터 이어져 왔던 행동규범들이다. 미국에서 약 1만 명의 젊은 남성을 대상으로 진행한 장기 연구에 따르면, 전통적인 남성적 역할에 강하게 공감하는 사람은 이후 20년 동안 자살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취리히 대학 연구팀은 소셜 미디어를 활용해 독일어권 국가에서 약 500명의 남성을 모집했다. 참여자들은 우울증 증상, 전통적인 남성성 이념에 대한 공감이나 순응 여부, 자살 생각 및 행동에 대한 평가 등 여러 분야에 걸친 설문지를 작성했다.

    연구팀은 설문 결과를 통해 참가자 중 4분의 1에 해당하는 120여 명이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는 점, 5분의 1에 해당하는 100여 명이 심리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는 점, 13%에 해당하는 65명 가량은 이미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전통적 이념 공감 여부에 따른 구분

    다만, 연구팀은 참여자를 모집하는 과정에서부터 신뢰성을 자체적으로 검증하고자 했다. 모집 당시 알려진 연구 주제에 관한 정보 등은 ‘이미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어필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구팀은 우울증 및 심리치료와 관련된 데이터는 ‘모집단으로서 대표성이 부족할 수 있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에 비해 연구팀은 ‘전통적인 남성성 이념’에 대한 데이터는 이와 별개라고 보았다. 이를 바탕으로 참가자 전체를 총 세 개의 그룹으로 나눴다. 첫 번째 그룹은 전통적인 남성성에 공감하거나 순응을 표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그룹을 ‘평등주의자 그룹’으로 명명했다. 전체 참가자의 약 60%를 차지했다.

    두 번째 그룹은 가부장적 프레임에서 나타나는 남성성의 모습을 보였다. 전체 참가자의 약 15%를 차지하는 이들은 가능한 많은 성적 파트너를 갖는 것, 보다 많은 여성에게 매력적으로 인식되는 것을 중요하게 보았다. 연구팀은 이 그룹을 ‘플레이어 그룹’으로 명명했다.

    마지막 세 번째 그룹은 전통적 남성성이라는 이념을 강력하게 준수하고자 하는 경향을 보였다. 다만 이들은 플레이어 그룹과 달리, 성적인 영역이 아닌 감정 조절이나 독립성, 대범함 등에 주목했다. 익스트림 스포츠 등 높은 위험을 감수하는 행동을 선호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들을 ‘스토아 그룹’으로 명명했다.

     

    ‘전통적 태도’가 자살로 이어지는 이유

    위와 같이 분류한 그룹을 기준으로 설문 평가를 진행한 결과, 스토아 그룹은 평등주의자 그룹에 비해 자살 시도 위험이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반면, 플레이어 그룹은 위험이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이번 연구결과의 제 1저자를 맡은 박사과정 연구원 루카스 에겐버거는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 등 정신건강 차원의 위기 상황에서 스토아 그룹의 태도는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이야기했다. 에겐버거는 “그들은 ‘나는 내 감정을 보여줄 수 없고, 내 문제는 내가 직접 해결해야 해’라는 식의 생각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에겐버거의 설명에 따르면 스토아 그룹은 전형적으로 위험을 스스로 감수하려는 높은 의지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는 때때로 한 가지 문제에만 몰두해 다른 것들을 무시하거나 등한시하는 ‘터널 비전(tunnel vision)’ 효과를 일으킨다. 하나의 문제에 매몰된 나머지 자살을 ‘유일한 탈출구’로 생각하게 될 가능성이 생긴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스토아 그룹이 다른 그룹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이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들은 이것이 ‘전통적 태도가 중장년, 혹은 노년 세대 등 특정한 세대에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근거’라고 보았다.

     

    규모 크지 않지만 전 세계적 일반화 가능

    독일어권 국가에 한정해 500명의 비교적 적은 인원만을 대상으로 한 연구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여겨볼 가치는 충분해보인다. 무엇보다도, ‘전통적인 남성성’이라는 주제 안에 포함된 감정 은폐와 조절, 철저한 독립성 등 세부적인 내용들은 세계 어느 문화권에서든 비슷하게 나타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현실이 바뀌면 이념도 바뀌어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성 역할에 대한 관념은 과거와 현재 사이 어딘가에 양다리를 걸치고 있는 듯하다. 새로운 시대에 적합한 성 역할은 무엇인가? 어떻게 하면 그것을 사람들에게 보다 효과적으로 전파시킬 수 있는가? 이는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또한, 여전히 전통적 성 역할을 중시하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건강한 감정 표현이 왜 필요한 것인지를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 이들로 하여금 필요할 때 적절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환경도 갖춰져야 할 것이다.

  • 류마티스 관절염, 차는 위험 높이고 술은 보호효과?

    류마티스 관절염, 차는 위험 높이고 술은 보호효과?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과일, 기름진 생선, 시리얼, 차, 커피, 술. 

    위에 언급된 여섯 가지 식품 중 ‘류마티스 관절염’의 발생 위험을 줄이는 것, 또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을 분류해보라. 건강에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기본적인 상식에 의거해 어떤 분류를 할 것인지 예상이 된다.

    하지만 최근 수행된 한 메타 연구의 결과는 ‘다수가 할만한 예측’과 다르게 나타났다. 2000년부터 2024년까지 24년 동안 이루어진 30개의 연구를 통해 약 1만 명의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적당한 양의 술은 긍정적으로 작용하며, 차와 커피는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결과가 나왔다.

     

    32가지 식품군·영양소에 대한 조사

    류마티스 관절염(Rheumatoid Arthritis, RA)은 자가면역 질환의 일종이다. 면역계가 자신의 관절 조직을 공격해, 염증과 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대부분의 자가면역 질환이 그렇듯, 류마티스 관절염 역시 여러 원인이 추정될 뿐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은 질환이다.

    추정되는 원인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식습관을 비롯한 생활습관이다. 이번 메타 연구 또한 그 일환으로, 식품군과 음료, 영양소 등 총 32가지 항목과 류마티스 관절염의 발병 위험 간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했다.

    기름진 생선은 비타민 D의 공급원으로 대표된다. 뼈와 관절 건강은 물론 면역계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는 영양소이므로 류마티스 관절염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통곡물로 만든 시리얼과 과일 또한 류마티스 관절염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눈여겨 봐야할 것은 나머지 세 항목, 차와 커피 그리고 술이다.

     

    차 한 잔에 RA 위험 4% 증가?

    차는 일반적으로 건강한 음료로 분류된다. 종류가 다양해 저마다의 효능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식물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고, 체내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며, 소화 및 체내 대사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류마티스 관절염에서만큼은 부정적인 영향이 지목됐다. 메타 연구에서는 하루에 마시는 차 한 잔마다 류마티스 관절염 발생 위험이 4%씩 증가했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다만, 차를 꾸준히 마시는 사람들의 경우 기본적인 발병 위험 자체가 높지 않은 편이었다. 차를 마실 때마다 류마티스 관절염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은 맞지만, 기본 위험도가 높지 않으므로 그 증가폭 또한 크지 않다. 따라서 너무 과하게 많이 마시지만 않으면 괜찮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반면, 커피의 경우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거라는 예상과 달리 류마티스 관절염의 위험성과는 유의미한 관련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커피는 전 세계적으로 매우 활발하게 소비되고 있는 음료 중 하나고, 그만큼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많은 연구가 오가는 대상이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관련 없음’으로 종결하지 않고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놓았다.

     

    주당 20g의 알코올은 보호 효과

    가장 주목할만한 결과는 바로 술이다. 보통 술은 건강과 거리가 먼 존재다. 알코올 자체가 체내에서 대사를 거치며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독성 물질을 생성하기 때문에, 마시는 양의 많고 적음을 떠나 건강에 부정적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하지만 류마티스 관절염에 한정한다면 결과는 좀 입체적으로 나타난다. 이번 메타 연구에 따르면 ‘일주일에 2단위’의 알코올을 마시는 것은 류마티스 관절염으로부터 보호 효과가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여기서 말하는 ‘2단위’란 순수 알코올 기준으로 약 20g을 의미한다. 

    알코올 함량 4~5% 정도에 해당하는 라거 맥주 기준으로는 약 400~500ml, 알코올 함량 12~14% 정도 되는 와인을 기준으로는 175ml 정도다. 일부 사람들이 즐겨마시는 40% 블렌디드 위스키를 기준으로 한다면 50ml 정도로 볼 수 있다.

    단, 주당 섭취량이 늘어날수록 이러한 보호 효과는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주일에 7.5단위(순수 알코올 기준 약 75g) 이상의 알코올을 섭취하는 경우, 류마티스 관절염에 대한 보호 효과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천편일률적 조언 대신 맞춤형 식단 고려

    연구팀은 이번 메타 연구 결과를 토대로 각 식품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조사를 목적으로 추가 연구를 계획 중이다. 특히 다양한 종류의 차가 류마티스 관절염을 비롯한 자가면역 질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건강한 식단을 따르라는 천편일률적인 조언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즉, 개인의 건강상태 및 환경, 혹은 특정한 필요에 맞는 ‘맞춤화된 식단’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 코로나19 스파이크 단백질, 최대 4년까지 뇌에 남아

    코로나19 스파이크 단백질, 최대 4년까지 뇌에 남아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코로나19 팬데믹이 공식적으로 물러간 시점을 꼽자면 2023년 5월 코로나19 위기단계가 ‘심각’ 에서 ‘경계’로 하향 발표된 때일 것이다. 그리고 올해 5월부터 다시 ‘경계’에서 ‘관심’ 단계로 하향 조정되면서 사실상 엔데믹도 끝을 고하나 싶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에 대한 연구는 지속돼 왔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여전히 이 바이러스의 영향을 벗어나지 못했다.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입하기 위한 ‘스파이크 단백질’이 감염 후 최대 4년 동안 뇌수막과 두개골 골수에 남아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다.

     

    완치 후에도 남는 스파이크 단백질

    헬름홀츠 뮌헨 지능형 생명공학 연구소장 알리 에르튀르크 교수 연구팀은 새로운 인공지능 기반 영상 기술을 개발했다. 장기나 조직 샘플을 투명하게 만들어, 세포 구조와 대사 산물 등을 3차원 시각화할 수 있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된 인간 환자와 감염된 실험용 쥐의 조직 샘플에 SARS-CoV-2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게다가 이 단백질은 감염 후 몇 년이 지나도 두개골의 골수 및 수막에서 농도가 증가한다는 것도 밝혀냈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바이러스의 침투를 위한 선봉대와 같다. 면역 체계의 관점에서는 여전히 침입자이고 이물질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이 골수와 수막에 오랫동안 존재함으로써 만성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체내 어디서든 만성 염증이 발생할 경우, 염증 물질이 혈류를 타고 온몸으로 퍼져 갖가지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을 높인다. 염증 물질이 뇌로 유입될 경우, 신경퇴행성 질환이 발생할 우려도 높다. 즉, 뇌에서 직접적으로 발생한 만성 염증은 여러 신경퇴행성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핵심 요인이 된다.

    에르튀르크 교수는 “우리가 확보한 데이터와 연구결과는 스파이크 단백질이 장기적으로 신경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며 “여기에 뇌 노화가 빨라지는 요인이 더해진다면 개인에 따라 5년~10년 가량의 ‘건강한 뇌 수명’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골수와 수막에 존재할 수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 / 출처 : 'Cell Host & Microbe'
    골수와 수막에 존재할 수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 / 출처 : 'Cell Host & Microbe'

     

    백신 접종을 권장하는 이유

    한편, 연구팀은 mRNA 코로나19 백신이 이러한 스파이크 단백질의 축적을 상당히 줄여준다는 사실도 함께 발견했다. 연구팀이 사용한 백신은 바이오엔테크(BioNTech)와 화이자(Pfizer)의 협력으로 개발된 ‘코미나티(Comirnaty)’ 백신이다. 아스트라제네카나 얀센, 노바백스 등 다른 백신들은 이번 연구에서 사용되지 않았다.

    mRNA 백신을 접종한 쥐는 대조군에 비해 뇌 조직 및 두개골 골수에서 스파이크 단백질 수치가 낮아지는 결과를 보였다. 약 50%의 감소율이다. 백신을 맞으면 축적된 스파이크 단백질이 감소하지만, 여전히 절반 가량의 단백질이 잔류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에르튀르크 교수는 이 대목을 “중요한 단계다”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장기적 영향을 완전히 해결하기 위한 ‘추가 개입’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라고 이야기했다. 백신을 접종해 50%의 감소율을 보였다는 결과도 물론 의미가 있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후속 요법이 필요하다’라는 사실 자체라는 것이다.

    백신을 접종한다고 해도 감염을 완전히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백신을 접종한다고 해도 기존에 축적된 스파이크 단백질의 50% 가량은 남는다. 다만, 이는 개인적인 선택의 문제다. 어떤 사람에게는 이 50%의 감소율 또한 충분히 의미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코로나19의 기세가 꺾인 지금도 여전히 백신 접종을 권장하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코로나19, 아직 끝나지 않았다

    2023년 10월 기준으로 전 세계적으로 약 7억 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통계가 있다. 하지만 이는 공식 통계에 기반한 수치다.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은 감염자가 발생했을 거라는 추정이 합리적이다. 우리나라 역시 공식 통계상으로는 2천만 명 이상으로 집계됐지만, 실제 감염됐던 사람은 더 많을 것이라 보는 것이 타당하다.

    즉,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머릿속에 여전히 SARS-CoV-2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축적돼 있을 거라는 의미다. 이는 분명한 공중보건 차원의 문제다. 에르튀르크 교수 역시 “이는 개인의 건강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라고 언급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신경계 질환의 발생 위험을 인식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스파이크 단백질을 통해 이와 관련된 바이오마커를 제시할 수도, 축적된 단백질을 제거하기 위한 표적 요법을 개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엔데믹 선언 후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코로나19는 사람들의 인식에서 멀어지지 않았다. 이 바이러스가 남기고 간 유산을 청산하기 위해서도 앞으로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비만이 부른 염증, 뇌 기능 둔화시킬 수 있어

    비만이 부른 염증, 뇌 기능 둔화시킬 수 있어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비만은 질병’이라는 명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관점을 가진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대략 몇 개월 정도? 하지만 그 길지 않은 시간 사이에 비만으로 인해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를 폭넓게 접하다 보니, 이제는 비만은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질환으로 인식하게 됐다.

    사람에 따라서는 한 술 더 떠 비만을 ‘21세기 전염병’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물론 실제로 비만이 전염된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그 정도로 확산 속도가 빠르고 비만인 인구가 많기 때문에 나온 말일 것이다.

    비만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만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중요하다. 그간 비만과 다른 대사성 질환의 관계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언급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비만이 뇌 기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알아보고자 한다.

     

    비만, 영양 섭취에 대한 뇌 반응 느려져

    미국 예일 대학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대학병원은 정상 체중에 해당하는 참가자 30명과 비만 기준에 해당하는 참가자 30명을 모집해 연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네이처 메타볼리즘(Nature Metabolism)」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위에 포도당과 지방을 주입하고, 동시에 자기공명영상(MRI)을 사용해 뇌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측정했다. 또한, 단일광자 방출 컴퓨터 단층촬영(SPECT) 스캔을 통해 도파민 방출량을 살펴보았다.

    연구에 따르면, 비만인 사람들은 포도당과 지방을 직접 위에 투여했을 때, 그 반응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좀 더 쉽게 말하면, ‘영양소를 섭취했다’라는 신호를 뇌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또한, 비만인 사람들은 음식 섭취와 관련해 도파민의 방출이 줄어드는 현상을 보였다.

    이후 12주에 걸친 통제로 다이어트를 진행한 다음, 다시 같은 과정을 진행했다. 체중이 약 10% 감소했음에도 비만이었던 대상자들의 뇌 반응은 여전히 회복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이는 뇌가 비만 상태에 장기적으로 적응하게 된다는 점, 그리고 체중을 감량하더라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비만 – 염증 – 뇌 기능 변화

    이는 비만으로 인해 뇌 기능에 변화가 생겼음을 의미한다. 여기서 말하는 변화는 ‘기능적인 손상의 가능성’을 포함한다. 체지방량이 과도할 경우, 몸은 염증이 늘어나기 쉬운 상태가 된다. 지방 세포가 비대해지면서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방출하기 때문이다. 비대해진 지방 세포는 면역 세포를 끌어들이게 되고, 이들이 염증 유발 물질을 더 많이 방출하면서 염증이 악화된다.

    본래 염증은 면역계에서 보내는 경보 발령과 같다. ‘이곳에 문제가 생겼으니 원인을 찾아 제거하고 조직을 복구하라’는 신호다. 하지만 비만의 경우 체내 대사에 여러 문제를 안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염증의 복구 과정에 방해를 받게 되고, 염증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염증이 생기는 일이 반복된다. 이른바 ‘만성 염증’ 상태다.

    온몸으로 퍼져나간 염증은 신체 모든 곳에서 문제를 일으키지만, 특히 뇌에서의 문제를 눈여겨봐야 한다. 염증이 혈뇌장벽을 손상시키기 때문에, 혈류를 타고 온 유해 물질이 뇌로 침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염증 물질, 산화 부산물, 세포 잔해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신경세포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하고 손상을 초래하는 원인이 된다. 신경세포들이 연결된 시냅스의 가소성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기억력이나 학습 능력 등 해당 시냅스가 담당하는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다.

    신경계에 염증이 발생하게 되면 신경을 타고 퍼져나간 염증 반응이 온몸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예를 들어, 비만으로 인해 당뇨 증상이 따라오는 것은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곳에 염증 반응이 전달되면서 인슐린 저항성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도파민 감소, 폭식으로 이어질 수 있어

    비만으로 인한 만성 염증이 뇌에 미칠 수 있는 영향 중에는, 도파민 수용체의 기능을 저하시키는 것도 있다. 비만으로 인해 도파민 수치가 감소하는 것은 어떤 문제로 이어질까? 

    본래 도파민은 뇌의 ‘보상 시스템’에서 핵심이 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라는 행위를 예로 들어보자. 도파민의 작용으로 인해 맛있는 음식을 원하게 되고, 그것을 먹었을 때 기쁨을 느끼게 된다. 이때 기쁨을 느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다음에 다시 그 음식을 원하게 하는 동기부여의 역할도 한다.

    하지만 도파민 수치가 감소하게 되면 이 시스템이 둔해진다. 비만에 초점을 맞춰서 살펴보면, 과식과 그로 인한 만족감이 반복되면서 도파민이 적응해버린 것이다. 이전까지는 즐거웠던 일들이 별다른 쾌감을 주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정신건강 면에서도 중요한 문제지만, 비만 상태를 지속하고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것도 문제가 된다. 적은 수준의 식사로는 도파민이 충분히 방출되지 못하므로, 더 많은 음식을 원하는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과식 – 도파민 감소 – 폭식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비만 연구, 뇌 기능에 관한 시각도 중요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는 시각이 강화되면서, 이를 주제로 한 연구가 속속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비만으로 인한 뇌 기능의 변화 역시 기존의 관점이라면 시도하지 못했거나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을 것이다.

    도파민 기능 저하, 쾌감을 느끼지 못하는 현상, 폭식 등 극단적 행동이 하나의 선으로 이어지면서, 비만은 신체적 대사 문제 뿐만 아니라 정신적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향후 개발&개선될 비만 치료 및 예방법에는 뇌 기능 회복을 목표로 하는 관점도 반드시 고려돼야 할 것이다. 이번 연구는 그 작업의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이다.

  • 건강한 정신, ‘나만의 세계’를 벗어나야 한다

    건강한 정신, ‘나만의 세계’를 벗어나야 한다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사람들은 아주 가까운 곳에 ‘정보의 바다’를 두고 살아간다. 항상 손 안에 있거나, 혹은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것, 바로 스마트폰이다. 조그만 기기 하나로 우리는 세상의 대부분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다. 직접 발로 뛰어야만 얻을 수 있는 일부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정보가 온라인 네트워크에 흘러다닌다.

    원하는 정보가 있다면 검색을 통해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는 세상. 이젠 그것이 자연스러운 일로 여겨진다. 이런 흐름 속에서 놓치게 된 것이 하나 있다. 자신의 관심사와 성향에 따른 정보만 주로 접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당연한 일 아니냐고? 당연한 일은 맞다. 다만 이것이 생각보다 우리 사회의 정신건강 문제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걸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이에 대해 미국 대중심리학 매체 ‘사이콜로지 투데이’에서 다룬 내용을 재구성하여 전한다.

     

    정보의 공급과잉 시대

    현대인들이 정보와 소식, 콘텐츠를 접하는 플랫폼은 대부분 인터넷에 기반한다. 인터넷을 통해 배포되는 뉴스와 콘텐츠는 빠르고 쉽게 퍼진다. 또한, 다양하게 변형되고 재구성되거나 재생산되기도 쉽다. 이러한 특성을 바탕으로 인터넷을 비롯한 뉴미디어는 기존 인쇄 미디어의 경쟁력을 깎아낼 수 있었다.

    정보생산자가 한정돼 있던 세상과 달리, 인터넷과 연결된 세상에서 사람들은 모두가 정보생산자이자 소비자, 즉 ‘프로슈머(Prosumer)’다. 모든 인간이 누구나 정보를 생산하고 퍼뜨릴 수 있게 되면서, 어느 한 개인이 정보를 소비하는 속도보다 더 빠른 속도로 많은 양의 정보가 생산된다. 

    정보는 ‘공급과잉’ 상태가 됐고, 소비 속도와 생산 속도의 밸런스는 일찌감치 붕괴됐다. 누구나 정보를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하나하나의 정보가 갖는 가치와 평균적인 품질이 낮아진 것도 문제가 된다. 명확하게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들도 섞여서 함께 퍼질 수 있게 됐으니까.

    아무튼 이런 시대적 특성으로 인해, 사람들은 정보를 직접 찾아나서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가만히 있어도 손 안에 있는 스마트폰을 통해 수많은 정보가 쏟아져 들어온다. 치밀한 ‘알고리즘’에 따라, 개인의 관심사와 취향, 성향에 맞는 정보들이 과도할 정도로 많이, 그리고 빠르게 배달된다. 그것을 소비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정보의 바다? No, ‘거품’에 갇힌 것일지도

    정보 버블(Information Bubble)이라는 단어가 있다. 어떤 개인이 새로운 정보를 접할 때 자신의 기존 신념이나 의견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치우치는 현상을 말한다. 마치 거품(Bubble) 속에 갇힌 것처럼 폐쇄성을 갖고 다른 시각이나 관점으로 바라본 정보를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아예 접하지 못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거품방울 속에 있는 인간은 편안한 느낌을 받기 쉽다. 자신의 신념, 의견과 같거나 비슷한 것들을 위주로 접하며 ‘내가 옳다’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세계관이 공고해지며 더욱 더 폐쇄적이 된다. 이는 자신의 의견과 일치하는 정보에 비중을 두고, 반대되는 정보는 깎아내리거나 무시하는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과도 일맥상통한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개인의 관심사와 취향, 성향에 따라 알고리즘이 파악한 뉴스와 콘텐츠가 배달되는 현상. 정보에 대한 균형을 잃고 ‘정보 버블’이 발생하도록 하는 핵심 배경이다.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SNS나 동영상 플랫폼에서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관심사’ 또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사용자 또는 채널을 구독한다. 불편한 이야기를 하는 사용자나 채널을 일부러 팔로우 또는 구독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 것이다.

    '정보의 바다'라고 생각했지만, 다른 관점들을 가리는 '안개'일지도 모른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정보의 바다'라고 생각했지만, 다른 관점들을 가리는 '안개'일지도 모른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인간은 누구나 기분 좋은 것에 끌리고, 기분 나쁜 것을 꺼려한다. 굳이 심리적 본능이라는 잣대를 들이대지 않더라도 납득할 수 있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성적으로’ 생각했을 때, 세상의 모든 현상이 나에게 달콤할 수만은 없다는 것, 때로는 ‘씁쓸한 약’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알지만 굳이 찾아보지는 않는다. 이미 삶에서 충분히 많은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는데, 인터넷에서 일부러 나와 다른 의견을 찾아보며 스트레스를 더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의도적이든, 불가항력적인 것이든,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정보 버블’에 갇히게 된다.

     

    메아리가 울리는 방, 심화되는 편 가르기

    ‘사이콜로지 투데이’에서는 이에 대해 ‘에코 챔버 효과(Echo Chamber Effect)’라는 개념을 설명한다. 본래 물리학에서 유래한 용어로, ‘소리의 반향 공간’을 의미한다. ‘메아리’라는 뜻의 에코(Echo)라는 단어에서 짐작할 수 있듯, 어떤 공간 내에서 소리가 벽이나 다른 물체의 표면에 부딪쳐 되돌아오는 현상을 말한다.

    이 용어를 미디어와 사회학에 적용할 경우, 특정한 의견이나 정보가 반복적으로 전파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자신이 서있는 ‘버블’ 안에서 알고리즘에 의해 엇비슷한 톤을 가진 정보와 콘텐츠를 반복적으로 소비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는 현상이 최소화되는 현상,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관점과 신념이 강화되는 현상을 부른다. 그렇게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을 확고하게 다진 사람이 늘어나게 되면, 사회는 더욱 경직된다. 서로 다른 편으로 갈라져 분열되고 다투기 쉬워진다.

    타협하지 않는 개인, 심화되는 편 가르기, 그로 인한 사회적 갈등. 여기서 더욱 중요한 점은 이런 환경으로 인해 개인의 정신건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이 가해진다는 것이다.

    편향된 생각은 흑백논리와 극단적 편 가르기로 이어지기 쉽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편향된 생각은 흑백논리와 극단적 편 가르기로 이어지기 쉽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편향된 시각, 정신건강 문제를 부른다

    정보 버블과 에코 챔버의 반복을 인지하지 못한 사람들은 ‘다양한 관점’으로부터 점점 멀어진다.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만 보고 들으며, 자신만의 세계에 살게 된다. 이렇게만 보면 별로 문제가 될 게 없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은 혼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다른 이와 더불어 살다보면 서로 말을 나누고 의견을 교환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이럴 때 자신만의 편향된 시각을 가진 사람들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갈등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 굳이 정치적 성향이나 개인의 가치관 같은 묵직한 주제까지 갈 필요도 없다. 편향에 물든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신의 기준으로 타인을 바라보거나, 자신의 기준을 타인에게 적용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당연히 관계 차원의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런 방식으로 정보의 편향은 심리적 불안과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옳은 줄 알았던 자신에 대한 비판이나 비난, 그로 인한 혼란이나 좌절, 정서적 고통, 사람과의 관계가 원활하지 않게 되는 스트레스, 자신이 생각해본 적 없던 정보를 접했을 때 느끼는 불확실성, 그에 대한 짜증과 두려움 등의 부정적 감정까지. 정신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조건이 되는 것이다.

     

    ‘버블’로부터 빠져나오려는 의지

    정보 버블으로부터 기인하는 정신건강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은 간단하다. 정보를 받아들이는 창구를 다양하게 가져가면 된다. 2021년 수행된 한 조사에 따르면 ‘최소 5곳의 서로 다른 출처’에서 정보를 소비하면 해당 주제에 대해 올바른 이해를 보일 가능성이 50% 더 높게 나타났다.

    귀찮은 일이라는 것은 안다. 하지만 중요한 일이다. 올바른 정보를 얻기 위한 일이고, 더 나아가 자신의 정신건강을 지키는 일이다. 다양한 생각을 지닌 조직과 사회의 구성원 중 하나가 되기 위해 마땅히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물론, 어떤 해결책을 제시한다 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자각’이다. 본인이 정보 버블에 갇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빠져나오려는 의지를 갖지 않으면 그 어떤 해결책이든 무용지물이다. 반대로 본인이 의지만 있다면 해결책은 굳이 말해줄 필요가 없다.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것들이니까.

    자신감과 오만은 분명 다르다. 혹시 '나만 옳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없는가?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자신감과 오만은 분명 다르다. 혹시 '나만 옳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없는가?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회사소개 ·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저작권보호정책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헬스라이프헤럴드 | (주)메이븐크리에이티브 |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 설월길 45-13 2층

대표전화 070-8890-5653 | 이메일 healthlifeheraldnews@naver.com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경기 아 53970 | 등록일 2024-02-21 | 발행인·편집인 나지홍 | 청소년보호책임자 나지홍

Copyright © 헬스라이프헤럴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