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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육량 늘고 지방량 줄일수록 치매 위험 낮아져

    근육량 늘고 지방량 줄일수록 치매 위험 낮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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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육량 증가가 치매 위험을 줄이고, 반대로 지방량의 증가는 치매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단순히 건강 관리에 있어 체중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체성분 변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서울대병원 융합의학과 김성민 연구교수와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통해 확보한 약 1,300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성별과 연령에 따른 체성분 변화’가 치매 발생 위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금일(30일) 발표했다.

     

    치매 위험, ‘체성분’ 중심으로 접근해야

    치매는 기억력, 인지능력, 의사결정능력 등 정신적인 기능 전반에 걸쳐 영향을 끼치는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전 세계적으로 5,500만 명 이상의 환자가 있으며, 매년 약 1,000만 명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한다. 우리나라에도 2023년 기준 약 67만 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2022년 대비 약 4만 명이 늘어난 수치다.

    란셋 치매 위원회에서는 치매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총 14가지 항목을 제시했다. 비만은 14가지 중 5위에 해당할 만큼 위험도가 높은 요인이다. 하지만 비만과 치매의 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 결과는 일관되지 않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비만을 측정하는 지표가 여러 가지라는 점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흔히 비만 척도로 사용되는 체질량지수(BMI)의 경우, 체내 근육량과 지방량이 얼마씩인지를 구별하지 못한다. 이에 따라 정상 체중임에도 지방량이 과도한 ‘마른 비만’이거나, 근육량이 많아 정상 체중을 초과하는 ‘근육형 과체중’의 경우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었다.

    보다 정확한 위험 평가를 위해서는 ‘체성분’을 기준으로 한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성별과 연령도 중요한 변수가 된다. 근육량과 지방량의 적정 여부는 성별과 연령에 따라 다르며, 그에 따라 치매 위험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내용들을 반영해 보다 정교한 위험 예측 모델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제지방량, 사지근육량 늘어나면 치매위험 감소

    이번 연구는 총 13,215,20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여기에는 2009년부터 2010년까지 1차 건강검진을 받고, 2011년부터 2012년까지 2차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들이 포함됐으며, 모두 치매 병력은 없는 사람들로 선정했다. 두 차례의 검진 기록을 비교함으로써 연구 대상 지표의 변화를 측정하기 위함이다.

    연구팀은 기존에 사용됐던 예측 방정식을 사용해 ‘제지방량(pLBMI, 지방을 제외한 모든 신체 구성 요소의 총량)’, ‘사지근육량(pASMI, 팔다리 근육량)’, 그리고 체지방량(pBFMI)을 추정했다. 이후 두 차례의 건강검진 데이터를 비교하고, Cox 비례 위험 회귀 분석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약 8년에 걸쳐 근육량과 지방량 변화가 치매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 관찰했다.

    연구 결과, 남성과 여성 모두 근육량이 증가할수록 치매 위험이 크게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제지방량’이 1㎏/㎡ 증가할 때 남성의 경우 치매 위험이 15% 감소했으며, 여성은 31% 감소했다. ‘사지근육량’이 1㎏/㎡ 증가할 때 남성은 치매 위험이 30%, 여성은 41%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체지방량의 증가는 치매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일관되게 나타났다. 체지방량 1㎏/㎡가 증가할 때 남성 치매 위험은 19%, 여성 치매 위험은 53%까지 증가했다. 근육과 지방 모두 같은 양의 증감에 대해 남성보다 여성의 변화 폭이 크게 나타났다. 이는 일반적으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체중이 적게 나가므로, 1kg의 비중이 더 크기 때문이다. 

    제지방량과 사지근육량의 증가는 치매 위험을 감소시키고, 체지방량의 증가는 치매 위험을 높이는 경향을 남성과 여성 모두에서 보여줌 / 출처 : 서울대병원 홈페이지
    제지방량과 사지근육량의 증가는 치매 위험을 감소시키고, 체지방량의 증가는 치매 위험을 높이는 경향을 남성과 여성 모두에서 보여줌 / 출처 : 서울대병원 홈페이지

     

    지방량 증가, 젊을수록 치매 위험 더 커

    위와 이러한 경향은 나이, 성별, 기존 체중, 그리고 추적 기간 중 체중 변화와 관계 없이 일관되게 나타났다. 그러나 ‘경향’은 같지만 위험의 정도는 달랐다. 특히 60세 미만 연령층에서 근육량과 지방량 변화에 따른 치매 위험은 60세 이상 연령층에 비해 크게 나타났다.

    즉, 젊은 연령에서 근육량이 늘면 치매 위험이 더 크게 감소하고, 지방량이 늘면 치매 위험이 더 크게 증가한다는 의미다. 이를 다른 관점에서 보면 젊을 때 체성분 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연구팀은 복잡한 측정 장비 없이도 신뢰성 있는 방법으로 일관된 결과를 도출했다는 점에서 연구에 큰 의미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전국 단위의 대규모 연구이며 모두 한국인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만큼, 신뢰성도 높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는 “단순히 체중 변화만 고려하기보다 체성분 관리가 치매 예방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융합의학과 김성민 연구교수는 “젊은 시기부터 체성분을 관리하는 것이 장기적인 치매 예방에 중요하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밝힌 대규모 연구”라며, “젊었을 때부터 근육량을 늘리고 지방량을 줄이기 위한 관리가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 뼛속 구멍은 왜 늘어날까? 골다공증 예방법

    뼛속 구멍은 왜 늘어날까? 골다공증 예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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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다공증을 글자 의미 그대로 풀어보면, ‘뼈에 다수의 구멍이 생기는 증상’이라는 뜻이 된다. 뼈의 밀도가 감소하면서 강도가 약해져, 보다 적은 충격에도 쉽게 골절될 수 있는 상태다. 뼈의 밀도가 감소하는 증상이므로, 같은 골다공증이라 해도 심각성은 다르다. 심할 경우 기침이나 재채기 정도의 충격에도 뼈가 부러질 수 있다.

    골다공증은 어느날 갑자기 발생하지 않는다. 뼈의 밀도, 즉 골밀도가 감소하면서 기준치 이하로 떨어지면 골다공증으로 진단하는 것이다. 본래 중장년 이상에서 주로 발생하는 증상이었지만, 젊은 층에서의 발생도 흔해지고 있다. 골다공증의 예방을 위해 알아둬야 할 것은 무엇이 있을까?

     

    뼈, 알고 보면 두 가지로 나뉜다

    우리가 생각하는 뼈는 어떤 이미지인가? 아마 ‘단단하다’라는 말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이는 뼈의 두 가지 구조 중 ‘강도 뼈(Cortical Bone)’에 해당한다. 강도 뼈는 실제로 골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조직으로, 외부 구조를 형성하면서 전체 구조를 지탱하는 역할을 한다.

    한편, 뼈의 다른 한 가지 구조는 ‘해면 뼈(Trabecular Bone)’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겉에 위치한 강도 뼈만 보면 한없이 단단한 구조로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 뼈 내부는 마치 스펀지와 같이 촘촘한 그물망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안쪽의 해면 뼈가 충격을 흡수하고 분산시키는 역할을 맡기 때문에 뼈는 가벼우면서도 우수한 강도를 유지한다. 만약 겉면부터 안쪽까지 100% 강도 뼈로만 구성돼 있었다면, 무겁고 유연성이 떨어졌을 것이다. 강도 뼈는 그 구조상 충격의 흡수·분산이 어렵기 때문에 골절에 더 취약했을 것이다. 

    뼈 내부는 그물망 구조로 이루어져 충격을 흡수하고 분산시킨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뼈 내부는 그물망 구조로 이루어져 충격을 흡수하고 분산시킨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뼈의 밀도는 왜 감소하나?

    뼈 역시 인체 조직이며 세포로 구성된다. 즉, 주기적인 세포 분열과 사멸 등이 발생한다는 뜻이다. 단단한 성질 때문에 항상 그 상태로 유지될 것처럼 보이지만, 뼈도 다른 체내 조직과 장기들처럼 세포의 사멸과 재형성으로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려 한다.

    뼈의 재형성 과정을 가리켜 ‘골 리모델링(골 형성)’이라 한다. 이는 뼈를 구성하는 두 가지 주요 세포에 의해 이루어진다. ‘뼈 흡수 세포(Osteoclast, 파골 세포)’는 오래된 뼈 조직을 파괴해 리모델링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며, ‘뼈 형성 세포(Osteoblast, 조골 세포)’는 그 빈 자리에 새로운 뼈 조직을 만들어 구조를 회복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건강한 상태라면 이 둘은 서로 균형을 유지하면서 뼈의 밀도를 유지한다. 일반적으로 뼈 흡수는 빠르게 진행되고, 뼈 형성은 비교적 천천히 진행된다. 그러나 여러 요인으로 인해 균형이 깨지면 서로의 ‘합’이 맞지 않게 된다. 보통 균형이 깨지면 뼈 흡수는 증가하고 뼈 형성은 늦어지는 방향으로 바뀐다. 즉, 뼈 조직 내부에 ‘빈 공간’이 많아지면서 뼈 밀도가 감소하게 된다.

     

    파골과 조골, 균형이 깨지는 이유

    뼈 조직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에스트로겐 감소’다. 에스트로겐은 뼈 형성 세포(조골 세포)가 더 오래 살아남도록 하고, 뼈 흡수 세포(파골 세포)가 필요 이상으로 늘어나지 않도록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사실상 뼈 밀도 균형의 핵심적인 호르몬이다. 즉, 에스트로겐 수치가 감소하면 조골 작용이 약해지고 파골 작용이 활성화되며 뼈 밀도가 약해지는 원인이 된다. 

    이는 여성들이 완경(폐경) 시기를 넘어서면서 골다공증을 자주 겪는 이유이기도 하다. 완경기에는 호르몬이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에스트로겐 수치가 크게 감소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2023년 기준 골다공증 환자 127만 명 중 여성이 120만 명이며, 그중 50대 이상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다른 하나의 원인을 꼽자면 ‘갑상선 호르몬 증가(갑상선 기능 항진증)’다. 갑상선 호르몬은 에스트로겐과 반대로 뼈 흡수 세포의 활성을 촉진한다. 뼈의 형성에 비해 파괴 및 흡수가 활발해지면서 뼈 조직 내 빈 공간이 많아지는 경향이 생긴다. 구체적인 작용에는 차이가 있지만, 노화로 인한 뼈 밀도 감소 역시 호르몬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현상이다.

    골다공증 환자는 50대 이상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젊은층에서의 발병도 증가 추세다 / 출처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골다공증 환자는 50대 이상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젊은층에서의 발병도 증가 추세다 / 출처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젊은 층에서의 골다공증 증가세

    호르몬 변화 외에도 영양 부족으로 인한 골다공증도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뼈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영양소는 칼슘, 비타민 D가 대표적이며, 단백질 역시 뼈 조직의 구성 요소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칼슘과 비타민 D는 우리나라 성인들에게 ‘부족하다’고 여겨지는 대표적 영양소다. 단백질 역시 ‘충분하게’ 섭취하는 사람이 더 적은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는 골다공증이 발생하는 연령대가 조금씩 젊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도 젊은 연령대에서의 골다공증 발생 사례는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연 단위 증가세로만 보면 뚜렷하게 눈에 띌 만큼의 큰 폭은 아니지만, 몇 년씩 단위로 본다면 분명히 늘어나고 있다.

    영양 부족과 운동 부족은 연령을 불문하고 흔하게 지적되는 문제다. 젊은이들의 경우 아직 신체 기능이 활발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문제가 더욱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전상현 교수는 골밀도 감소의 원인으로 칼슘이 부족한 식생활과 비타민 D 결핍, 운동 부족, 그리고 흡연과 음주를 원인으로 꼽는다. 전 교수는 “일부 사람들은 골다공증을 노화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여기는 경우가 있지만, 심하면 간단한 움직임조차 쉽지 않을 수 있다”라고 경고하며 조기 예방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나이가 들면 뼈 밀도가 어느 정도 감소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골다공증의 발생까지 당연한 것은 아니다. 전상현 교수는 운동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고령자의 경우 준비운동, 정리운동, 유산소 운동, 근력 운동을 모두 합쳐 전체 1시간 정도 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다”라며 “운동을 중단하면 긍정적 효과가 빠르게 사라지므로, 오랜 시간에 걸쳐 꾸준히 시행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 한방 비만치료, 10개월간 평균 17% 감량 효과

    한방 비만치료, 10개월간 평균 17% 감량 효과

    ※ 상기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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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희대한방병원 비만센터에서 ‘감수치료’를 포함한 한방 치료법을 적용한 사례로 안전하고 효과적인 체중감량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감수치료란 전통적인 한방 치료법 중 하나다. 개인별 체질이나 건강상태에 따라 맞춤형으로 시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한약, 침술, 뜸과 같은 한방 요법을 활용해 체내 불균형을 조절해 개선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탕약과 ‘감수치료’를 활용

    경희대한방병원 비만센터 이병철 교수는 병원에 방문한 환자 240명을 대상으로 치료법에 따른 체중감량 정도를 비교·분석했다. 85명은 ‘단독 치료군(A그룹)’으로 분류하여 하루 2~3회 개인별 맞춤 탕약만 복용하도록 하고, 155명은 ‘병용 치료군(B그룹)’으로 분류하여 하루 2~3회 맞춤 탕약을 복용함과 함께 감수치료를 병행하도록 했다.

    이번 병용 치료군에 적용한 감수치료는 감수캡슐을 통해 체내 ‘습담’을 외부로 내보내는 방식이었다. 습담은 체내에 과도한 습기 및 담이 쌓인 상태를 가리키는 것으로, 한의학에서는 이를 병리적 현상으로 본다. 기름진 음식과 차가운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했을 때 습담이 쌓이는 것으로 보며, 체중 증가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감수치료 병행 그룹이 더 큰 효과

    각 그룹은 치료 시작 후 두 번에 걸쳐 체중감량 정도를 비교했다. 90일 후 한 번, 그리고 300일 후 한 번 평균적인 체중감량률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비교·분석 결과 90일 후 A그룹은 평균 4.6%, B그룹은 평균 6.9%의 체중감량률을 보였다. 300일 후에는 A그룹 평균 15.6%, B그룹은 평균 18.2%의 체중감량률을 보였다. 

    그룹에 관계 없이 전체 참가자의 60.4%는 5% 이상의 체중을 감량했다. 21.3%는 10% 이상, 나머지 6.3%는 15% 이상의 체중을 감량했다. 총 10개월(300일) 동안 평균 17%의 감량 효과를 보였다. 두 그룹 모두 중·장기적으로 양호한 결과를 얻었으며, 감수치료를 병행한 쪽이 좀 더 높은 감량 효과를 보였다.

     

    감수치료, 대사 건강증진에도 기여

    이병철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현재 사용 중인 어떠한 비만치료제보다도 뛰어난 감량 효과를 입증하며, ‘한방 비만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 중요한 성과”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이병철 교수는 “병용 치료군(B그룹)에 적용한 감수치료의 경우, 체중감량 외에도 장내 미생물의 균형을 조절하는 데도 기여했음이 밝혀졌다.”라며, “이를 통해 감수치료가 체중을 줄이는 것은 물론, 신체 대사 차원의 건강증진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병철 교수에 따르면 감수치료는 실제 동물실험을 통해 ‘염증성 대식세포’의 지방조직 침투 억제, 대사 및 인슐린 감수성 개선 효과를 보인 바 있다. 이는 체중감량 뿐만 아니라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사례는 국제 학술지 「파마슈티컬스(Phamaceuticals, IF=4.3)」를 통해 발표됐다.

  • 암 치료 부작용 구강점막염, ‘치료제 개발 순항 중’

    암 치료 부작용 구강점막염, ‘치료제 개발 순항 중’

    MIT-001의 항암제의 방사선 치료 유발 구강 점막염(oral mucositis) 보호 효과 작용기전 모식도 / 출처 : 가톨릭중앙의료원 홈페이지
    MIT-001의 항암제의 방사선 치료 유발 구강 점막염(oral mucositis) 보호 효과 작용기전 모식도 / 출처 : 가톨릭중앙의료원 홈페이지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조석구 교수 연구팀이 암 치료 과정의 부작용 중 하나인 중증 구강점막염의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 중이다. 

    암 치료 과정에서는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로 인해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난다. 그중 하나가 구강점막염이다. 입안 점막에 염증이 생겨 붓고 아픈 증상인데, 중증이 될 경우 구강 내 궤양이 생길 수 있다. 구강 내 염증이나 궤양은 당장 식생활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영양 결핍 등 다른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구강점막염은 특히 혈액암 환자와 조혈모세포 이식 환자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항암 치료나 방사선 치료 과정에서 구강 내 점막에 손상을 입어 염증 및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마땅한 치료제는 없었다. 통증 완화를 위한 약물을 복용하거나 구강 세척을 하는 방법이 있지만, 입안 점막이 손상을 입어 발생하는 문제인 만큼 근본적인 치료는 되지 않는다.

     

    신약 후보물질 MIT-001 임상 진행 중

    조석구 교수 연구팀은 (주)미토이뮨테라퓨틱스의 의뢰를 받아, 구강점막염 치료를 위한 신약 후보물질인 MIT-001(과거명칭 ‘네크록스’)에 대한 임상시험을 주도하고 있다. 조석구 교수가 임상시험 책임자를 맡아 서울성모병원을 포함한 다기관 임상시험을 진행해왔다. 지난 2021년 3월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2상 계획을 승인받은 바 있다.

    연구팀은 최근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은 혈액암 환자를 대상으로 국내 임상 2a상 시험을 진행했다. 2a상 시험은 임상 2상의 세부 단계 중 하나로서, 소규모 환자 집단을 대상으로 약물의 효과 및 안전성을 확인하는 단계다. 

    시험 결과, 투여받은 환자 중 70%가 구강점막염 증상이 완화되는 결과를 보였다. 부작용 발생률도 5% 미만으로 나타났다. 부작용으로는 미세한 구강 자극이 나타났으나, 모든 환자에게서 경미한 수준이었다. 이로써 연구팀은 MIT-001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충분하다는 데이터를 얻었다. 

     

    정상 세포 손상을 줄이는 원리

    신약 후보물질인 MIT-001은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를 표적으로 하는 페로프토시스(Ferroptosis)를 저해하는 저분자 화합물이다. 페로프토시스는 과도한 산화 스트레스로 인한 세포 사멸의 한 유형이다. 

    방사선 및 항암 치료 과정에서는 활성산소를 비롯해 세포 손상과 관련된 HMGB1 단백질이 생성된다. HMGB1 단백질은 세포가 손상될 때 방출되며, 면역 세포를 활성화시켜 염증 반응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암세포 뿐만 아니라 정상 세포들까지 영향을 받으면서 염증 반응이 심해지는 것이다. 

    MIT-001은 이들의 생성을 억제함으로써 구강 점막 세포의 손상을 줄이고, 페로프토시스로 인해 나타나는 과도한 염증 반응을 조절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구강 내 발생하는 점막염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메커니즘이다.

     

    부작용 없이 뚜렷한 효과 보여

    가톨릭대 산학협력단은 지난 2020년 7월, ‘네크록스를 유효성분으로 함유하는 점막염 예방 또는 치료용 조성물’ 기술에 대해 (주)미토이뮨테라퓨틱스와 50억 원 규모의 기술이전 양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기술이전 후 조석구 교수 연구팀은 보다 활발하게 후속 연구를 진행해왔으며, 이번 임상시험을 통해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해냈다. 조석구 교수는 “구강점막염은 치료 약제가 없다는 점에서 조혈모세포 이식 환자를 가장 괴롭히는 문제”라며 “이번 신약 후보물질은 뚜렷한 효과를 보이면서도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중요한 성과라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조석구 교수 / 출처 : 가톨릭중앙의료원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조석구 교수 / 출처 : 가톨릭중앙의료원

     

  • 당뇨로 인한 배뇨장애, 줄기세포로 치료

    당뇨로 인한 배뇨장애, 줄기세포로 치료

    당뇨로 인한 저활동성 방광 모델에 줄기세포 주입 후 결과 분석 / 출처 : 서울아산병원 뉴스룸
    당뇨로 인한 저활동성 방광 모델에 줄기세포 주입 후 결과 분석 / 출처 : 서울아산병원 뉴스룸

    당뇨에는 여러 합병증이 따라온다. 고혈당 및 염증, 대사 이상, 혈관과 신경 손상 등을 동반하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다양한 증상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그중 흔한 것이 ‘배뇨 장애’다. 방광 근육의 수축능력이 떨어지면서 소변 배출이 원활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배뇨 및 배변은 인간의 기초적인 욕구에 해당한다. 즉, 삶의 질에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요인 중 하나다. 당뇨로 인한 배뇨 장애가 발생할 경우, 약물이나 전기 자극 등의 요법을 통해 일시적 치료는 가능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는 방법이 없었다.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이 줄기세포를 활용해 이를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난치성 질환 ‘저활동성 방광’

    당뇨가 진행되면 고혈당으로 인해 혈관이 손상된다. 이로 인해 신경으로 가는 혈류가 약해지면서 신경 손상이 발생한다. 이는 감각 이상이나 운동 기능 저하와 같은 신경계 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저활동성 방광은 당뇨 환자에게서 흔하게 발생하는 증상이다. 신경 손상 등으로 인해 방광의 평활근이 정상적으로 수축하지 못하게 되면서, 소변 배출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주요 증상은 소변 줄기 약화, 배뇨 시작 지연, 잔뇨(잔여 소변) 및 방광의 과도한 팽창 등이다. 이로 인해 요로 감염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문제는 저활동성 방광의 근본적 원인인 신경 손상을 치료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데 있다. 증상이 나타날 경우, 일반적으로는 환자 스스로 소변줄을 요로에 삽입해 잔뇨를 배출하는 방법이 사용된다. 하지만 이는 통증이 따르는 데다 하루에도 수 차례씩 소변을 배출할 때마다 반복해야 하므로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된다. 소변줄 삽입으로 요로 손상이나 감염 위험도 따른다.

    약물이나 전기 자극 등을 통해 방광의 평활근 수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있지만, 그 또한 일시적인 방법일 뿐 근본적인 치료는 되지 않는다. 때문에 현재로서는 증상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중간엽 줄기세포 투여로 회복 확인

    서울아산병원 세포유전공학교실 신동명 교수, 생화학분자생물학교실 김승후 교수, 비뇨의학과 박주현 교수는 함께 연구팀을 구성하고, 줄기세포를 활용해 당뇨로 인한 저활동성 방광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연구팀은 저활동성 방광의 근본적 원인이 신경 손상이라는 점에 착안, 방광의 신경 및 배뇨근을 재생시키는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해, 전임상 효능 평가를 실시했다. 전임상 효능 평가란 임상시험에 들어가기 전 동물모델 등을 사용해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하는 단계다. 

    연구팀은 먼저 췌장의 베타 세포를 파괴하는 약물인 스트렙토조토신(streptozotocin)을 쥐에게 저용량으로 투여함으로써 당뇨를 유발했다. 스트렙토조토신을 투여한 쥐들에게서 배뇨기능 장애가 나타난 것을 확인해 저활동성 방광 모델을 구축했다. 

    연구팀은 저활동성 방광이 나타난 쥐들 중 일부에게 세포치료센터와 공동 개발 중인 ‘기능성 강화 중간엽 줄기세포(이하 PFO-MSC)’를  1회 투여했다. 그 결과 PFO-MSC를 투여한 그룹에서는 배뇨기능 장애가 개선됐으며, 방광 내 염증과 배뇨근 손상도 호전됐음을 발견했다. 이 효과는 4주 이상 지속됐다.

     

    근육 재생할 수 있는 줄기세포 치료제

    특히 방광에 이식된 PFO-MSC가 배뇨근 재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도 발견됐다. 이식된 PFO-MSC는 방광 근육 내에서 근육 단백질(a-SMA)을 만들었으며, 이를 통해 배뇨근 재생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 세포를 분리해 단일세포분석한 결과, 근육 전구 세포, 즉 ‘근육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초 세포’로서의 분자학적 특성을 가지고 있음을 발견했다.

    비뇨의학과 박주현 교수는 “완치가 어려운 저활동성 방광으로, 많은 당뇨 환자들이 배뇨 장애 및 일상생활 문제를 겪어왔다.”라며, “줄기세포 치료가 환자들의 삶의 질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세포유전공학교실 신동명 교수는 “PFO-MSC는 임상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단계의 성체 줄기세포 치료제로서, 줄기세포 기능 강화를 위한 핵심 원천기술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임상 및 중개의학(Clinical and Translational Medicine, IF=7.9)」에 최근 게재됐다.

    (왼쪽부터) 서울아산병원 세포유전공학교실 신동명 교수, 생화학분자생물학교실 김승후 교수, 비뇨의학과 박주현 교수 / 출처 : 서울아산병원 뉴스룸
    (왼쪽부터) 서울아산병원 세포유전공학교실 신동명 교수, 생화학분자생물학교실 김승후 교수, 비뇨의학과 박주현 교수 / 출처 : 서울아산병원 뉴스룸

     

  • 수술 전 위험도, 인공지능으로 평가한다

    수술 전 위험도, 인공지능으로 평가한다

    ※ 상기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직접적 연관이 없음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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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술 전 위험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서울대병원은 수술 전 중증도를 분류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 모델을 자체 개발하고, 그 성능을 검증한 결과를 28일(월) 발표했다. 이를 통해 향후 보다 객관적인 수술 위험 평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ASA-PS 등급에 따라 수술 계획 달라져

    수술 전 마취 위험을 평가하는 과정은 환자의 안전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국내 의료 현장에서는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1등급(건강한 환자)부터 6등급(뇌사 상태)으로 구분한다. 이는 ‘미국마취과학회 신체상태 분류(American Society of Anesthesiologists Physical Status, 이하 ASA-PS)’에 따른 것으로, 이를 통해 마취 위험을 비롯한 전반적인 수술 위험을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ASA-PS 체계는 ‘중증도’를 분류하는 기준이 주관적이다. 이 때문에 ASA-PS 등급을 분류하는 데 있어 의료진 간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문제가 종종 발생했다. 예를 들어, 만성 천식이 있는 환자에 대해 등급을 분류할 때, 한 의사는 천식이 잘 조절되고 있으며 일상에 큰 지장이 없다고 판단해 ASA-PS 2로 분류할 수 있다. 반면, 다른 의사는 천식이 언제든 발작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고려해 ASA-PS 3으로 분류할 수 있다.

    ASA-PS 등급은 마취 방법부터 수술 중 환자 상태 모니터링, 수술 참여 인원 구성, 수술 시간 등 전체적인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등급 분류에서 의료진 간 의견이 일치하지 않으면 수술 계획 단계부터 문제가 생긴다. 즉, 효율적인 의료 서비스 제공을 위해 중증도 마취 위험을 객관적이고 일관되게 파악할 수 있는 수술 전 평가 도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ASA-PS 등급 분류 기준 / 출처 : 서울대병원 홈페이지
    ASA-PS 등급 분류 기준 / 출처 : 서울대병원 홈페이지

     

    ASA-PS 등급 자동 분류 모델 개발

    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이형철·윤수빈 교수는 국가전략기술 특화연구소 이현훈 교수와의 공동연구팀을 구성하여 수술 전 마취 위험을 예측하는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했다. 공동연구팀은 2004년부터 2023년까지 서울대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던 환자 71만여 명의 수술 데이터를 학습시켜, ASA-PS 등급을 자동으로 분류하는 ‘거대 언어모델(LLM)’을 자체 개발했다. 

    이 모델은 챗GPT와 마찬가지로 ‘자연어 처리(NLP)’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또한, 매우 민감한 개인 정보에 해당하는 의료 기록을 다루는 모델이므로, 암호화와 접근 제한, 데이터 익명화 등의 기술을 적용해 보안에도 만전을 기했다.

    이 거대 언어모델은 환자의 건강상태와 기저질환 등을 서술한 ‘마취 전 평가 요약문’을 토대로 ASA-PS 등급을 신속하고 객관적으로 부여한다. 인공지능 모델에 의한 평가 결과를 기준으로 한다면, 의료진 간 의견 불일치를 예방할 수 있으며 임상 현장에서의 의사소통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이는 결국 환자의 안전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전문의 등급 분류보다 우수한 성능

    공동연구팀은 환자 460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ASA-PS 등급 분류 성능을 평가했다. 그 결과, 이 모델의 평균 예측 정확도(AUROC)는 0.915로 매우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AUROC는 모델의 전반적인 성능을 평가하기 위한 도구로, 수치가 1에 가까울수록 완벽에 가까운 예측을 했음을 의미한다.

    단, AUROC 값이 높다고 해서 그 성능이 항상 좋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실제 상황에서는 여러 지표들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밀도(모델 양성 예측 → 실제 양성)와 재현율(실제 양성 → 모델 양성 예측)이 중요하다. 이에 연구팀은 특이도, 정밀도, F1-점수에 대해서도 평가를 진행했다. F1-점수는 정밀도 및 재현율의 조화평균을 나타낸 값이다.

    거대 언어모델의 등급 분류와 마취과 전문의에 의한 등급 분류를 비교한 결과, 특이도는 0.901 vs 0.897, 정밀도는 0.732 vs 0.715, F1-점수는 0.716 vs 0.713으로 나타났다. 세 가지 지표 모두 거대 언어모델이 조금씩 더 높게 나타났다.

    한편, ASA-PS 1~2등급과 3등급을 분류하는 것은 임상적 의사결정에 있어 특히 중요하다. 1~2등급은 건강하거나 상대적으로 경미한 수준을 나타내며, 3등급은 비교적 심각한 상황일 때 부여되는 등급이기 때문이다. 1~2등급의 환자가 특정 상황이나 질병에 따라 3등급으로 분류될 수도 있고, 1~2등급으로 평가되는 질환과 3등급으로 평가되는 질환이 동시에 존재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한 오류율을 평가한 결과, 거대 언어모델 11.74%, 마취과 전문의 13.48%로 나타났다. 이 역시 거대 언어모델이 보다 낮은 오류율을 보임으로써 신뢰성이 높다는 점을 입증했다.

     

    환자 안전 및 의료 질 향상에 기여

    마취통증의학과 이형철, 윤수빈 교수는 “인공지능 기술이 임상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성과”라며 “환자의 안전 및 의료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후속 연구 및 기술 개발에 노력하겠다”라고 이야기했다. 국가전략기술 특화연구소 이현훈 교수는 “인공지능을 통한 수술 전 평가 모델이 세계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글로벌 기술사업화를 추진해나가겠다”라는 계획을 밝혔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의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파트너 저널인 「디지털 메디신(NPJ Digital Medicine, IF=12.4)」에 게재됐다.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이형철·윤수빈 교수 및 국가전략기술 특화연구소 이현훈 교수 / 출처 : 서울대병원 홈페이지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이형철·윤수빈 교수 및 국가전략기술 특화연구소 이현훈 교수 / 출처 : 서울대병원 홈페이지

     

  • 남성성 때문에 심혈관 건강이 나쁠 수 있을까?

    남성성 때문에 심혈관 건강이 나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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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다움’을 강조하는 것이 심혈관 질환의 위험과 연관이 있을까? 글쎄, 얼핏 생각해도 그다지 연결고리가 없어보인다.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아무런 상관이 없는 개념이 아닌가 싶다. 사회적인 분위기와 실제 건강 관련 요인 사이에 어떤 연결고리가 있을 수 있을까? 또, 있다 해도 그것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여기에 도전장을 내민 연구 사례가 공개됐다.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게재된 시카고 대학의 연구에는 남성성과 심혈관 질환 위험이라는 두 키워드를 묶어 분석한 결과가 담겨있다.

     

    사회적으로 형성된 ‘남성성’

    시카고 대학 연구팀은 ‘고정관념적인 성별 규범’에 주목했다. 이는 우리 사회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성 역할’이나 ‘성 정체성’과 같은 개념이다.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예를 들자면, “남자가 되서 아프다고 징징거리냐”, “남자답게 울음을 꾹 참아라”라는 말과 같은 것들이다.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말들 중에는 이런 종류의 것은 얼마든지 더 있을 것이다. 누군가 정해준 것도 아니고, 정답이라고 규정한 것도 아니지만, 오랜 시간 사회적 분위기에 의해 형성돼 온 일종의 ‘고정관념’ 말이다.

    사실 이 주제에 대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기존에 진행됐던 연구에서는 남성으로서의 성 정체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사회문화적 압박’이 존재하며, 이로 인해 남성들에게서 약물을 사용하거나 치료를 받는 것을 거부하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점을 밝힌 바 있었다.

     

    병원 잘 안 가는 남성, 왜 그럴까?

    시카고 대학 의료센터(UChicago Medicine)의 일반 내과의이자 소아과 의사인 나다니엘 글래서 박사는 이번 연구의 주 저자로서 기존에 진행됐던 연구의 한계를 언급했다. ‘남성들이 병원을 잘 가지 않는 경향이 있다’라는 것은 밝혀냈지만, 왜 그런 경향이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연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글래서 박사는 “남성 혹은 남성성이 강한 사람들이 정신건강 및 1차 진료가 필요한 시점에 병원을 찾는 빈도가 낮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는 사실”이라고 말하며, “이전 연구에서는 ‘남성성’이 형성되는 사회적 과정을 자세히 조사하지 않았다”라고 이야기했다.

    즉, 시카고 대학 연구팀이 이번 연구에서 먼저 초점을 맞춘 것은 ‘남성성’이 형성되는 배경이다. 그 다음으로 선택한 키워드가 ‘심혈관 질환’이다. 오랜 기간에 걸쳐 위험 요인을 축적해오는 질환이자, 주된 사망원인 중 하나로 거론되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즉, 사회적으로 형성된 남성성과 만성 질환 예방을 위한 활동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 것이다. 

    이를 위해 글래서 박사와 연구팀은 1994년부터 2018년까지 24년에 걸쳐 12,300명 이상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는 미국의 전국 단위 종단 연구인 Add Health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로, 개인의 사회적 성향을 비롯해 건강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다.

     

    고정관념적 남성, 건강 응답 잘 하지 않아

    연구팀은 참가자들이 응답한 성별을 기준으로 하여, ‘가장 다르게 답변한’ 설문 항목을 추려냈다. 여성들의 답변과 남성들의 답변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두드러지는 질문을 추려낸 것이다. 그런 다음, 해당 질문 항목에 대해 남성 참가자들이 답변한 내용들만을 취합하여 비교·분석했다. 

    남성들 사이에서도 성향은 다양한 스펙트럼을 나타낸다. 누군가는 고정관념이 드러나는 보수적인 표현을 많이 하고, 누군가는 시대적 트렌드를 고려한 개방적인 표현을 쓰는 경우도 있었다. 연구팀은 분석 결과를 통해 ‘남성들의 표현법’에 대한 정량화된 데이터를 얻고자 했다.

    글래서 박사는 “Y염색체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생리적인 것은 배제했다”라며 “자기 보고 행동, 선호도, 신념 등 사회적 요인에 주목했으며, 이것이 같은 성별을 가진 다른 사람들과 얼마나 다른지, 얼마나 유사하게 나타나는지에 집중했다”라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연구팀은 ‘심혈관 질환’에 초점을 맞춘 분석을 진행했다. Add Health에 포함된 건강 지표 측정 결과와 참가자들이 작성한 건강 관련 설문 응답을 대조했다. 이를 통해 고혈압 등 심혈관 질환의 위험 요인을 가진 남성들이, 그에 대한 진단 또는 치료를 받았는지를 살폈다.

    연구 결과, ‘보다 고정관념적·보수적으로 응답한 남성’들의 경우, 진단이나 치료에 관한 응답을 잘 하지 않는 경향이 나타났다. 심혈관 질환 위험 요인에 관한 진단이나 치료를 받은 적 있다고 응답한 사례도 적었고, 치료를 받거나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고 응답한 건수도 마찬가지였다.

    단, 이 결과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부분이 있다. 심혈관 질환 위험 요인에 응답하지 않은 사람들이 어떤 이유로 응답하지 않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단순히 검진 자체를 받지 않은 것일 수도 있고, 검진을 받았지만 그 결과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경우도 있을 것이다. 혹은 진단 내용을 잘 알거나 치료를 받고 있지만, 다른 이유로 그것을 숨기는 것일 수도 있다.

     

    ‘사회적 성향’에 따라 건강 행동 달라져

    이유가 무엇이든, 겉으로 드러난 사실은 정리해볼 수 있다. 고정관념에 가까운 성향을 가진 남성들의 경우, 자신의 건강 상태에 관해 명확히 응답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사회적으로 부여된 남성성’으로 인해, 자신의 건강 상태에 깊은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결론을 내렸다.

    글래서 박사는 “우리의 가설은 ‘사회적 정체성’ 또는 ‘사회적 압력’이 실제 행동의 차이로 이어진다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심혈관 위험 요인을 가지고 있다면 이를 완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는 실제로 그렇게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보다 사실에 가까운 결론을 얻기 위해서는 ‘건강 상태에 관한 응답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한 추가 연구 및 분석이 필요하다. 단순히 관심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충분히 관심을 갖고 관리하고 있지만 단지 이야기를 하지 않을 뿐인지가 밝혀진다면 보다 정확한 추정이 가능해질 것이다.

    연구팀은 더 넓게 봤을 때, 이번 연구가 단순히 ‘전통적 남성성’이라는 주제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남성성을 타깃으로 놓고 분석을 진행했을 뿐, 다른 특성을 중점에 놓고 본다면 발견할 수 있는 시사점이 더 있을 것이다. 

    글래서 박사는 “우리는 성별, 인종, 성적 정체성 또는 다른 요소에 근거한 사회적 성향이 강요되는 상황일 때, 건강과 관련된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주목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 연구는 미국 사회를 대상으로 진행된 것이지만, 사실 우리나라에도 상당한 시사점을 던진다. 이번 연구의 대상이 된 남성성과 같이 ‘사회적 성향’ 또는 ‘사회적으로 주어진 정체성’은 우리 사회에도 빈번하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그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하지만 사회가 부여한 것들로 인해 건강과 같은 나 자신을 위한 중요한 것들이 영향을 받고 있지 않은지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 당뇨·비만 치료제, ‘신장 손상’에도 효과

    당뇨·비만 치료제, ‘신장 손상’에도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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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고비, 오젬픽 등의 브랜드명으로 알려진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은 GLP-1 수용체에 작용하는 약물로 근본적으로는 당뇨 치료제다. 한편, 포만감을 늘리고 식욕을 억제함으로써 비만 치료제로서의 효능도 입증돼 있다. 

    여기에 더해, 세마글루타이드가 만성 신장 질환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점이 밝혀졌다. 약물 투여를 통해 소변으로 배출되는 단백질의 양이 감소했고, 신장 염증 및 혈압도 감소했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당뇨 치료제가 신장 질환에 효능 있어

    네덜란드 그로닝겐 대학이 주도한 국제 연구에 따르면,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이 만성 신장 손상 환자에게도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연구를 주도한 그로닝겐 대학 의료센터의 히도 L. 헤르스핑크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창궐했던 초기에 이미 연구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헤르스핑크는 과거 다른 기전을 가지고 있는 당뇨 치료제(SGLT2 억제제)가 당뇨병이 없는 만성 신장 손상 환자에게 효과가 있음을 발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그는 세마글루타이드 역시 만성 신장 손상 환자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인지를 확인하고자 했다.

    첫 연구는 2022년 하반기에 시작됐다. 세마글루타이드가 체중 감량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점점 확산되고 있던 시기였다. 수요가 너무 많아 약물을 구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지만, 연구 목적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해 약을 구할 수 있었다. 이후 캐나다, 독일, 스페인, 네덜란드 4개국에서 연구가 실시됐다.

     

    세마글루타이드 주사, 소변 내 단백질 감소시켜

    총 101명의 참가자 중 절반은 24주에 걸쳐 세마글루타이드 주사를 맞았다. 나머지 절반은 같은 기간 동안 가짜 약물 주사를 맞았다. 24주가 지난 후, 세마글루타이드 주사를 맞은 참가자들은 소변 내 단백질 양이 최대 5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변 내 단백질 양은 신장 손상 정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척도다. 신장 기능이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단백질과 같이 분자가 큰 성분은 여과되지 않는다. 따라서 신장에 문제가 없을 때는 소변에 단백질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소변 검사에서 ‘단백뇨’가 나타나면 신장 질환을 의심하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신장의 염증 정도가 30%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혈압 또한 혈압 강하제를 썼을 때와 별 차이가 없을 만큼 낮아졌다. 한편, 세마글루타이드 주사를 맞은 참가자들은 체중도 10% 가량 줄어들었다.

     

    대규모 연구, 약물 구하기가 어려워

    헤르스핑크는 “가장 좋은 점은 이 약물이 신장에 직접적, 간접적으로 모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신장의 염증 매개변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신장 주변의 지방 조직을 줄여 소변 속 단백질 양을 줄인다는 것이다. 간접적으로는 체중과 혈압을 낮추는 데 기여한다.

    헤르스핑크는 이번 연구에 대해 “대규모로 진행해볼 가치가 충분하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이를 통해 투석 치료나 신장 이식 건수를 줄일 수 있을지를 알아보기를 원했다. 또한, 그는 “이 약물이 비만이 없는 신장 손상 환자에게도 긍정적으로 작용할지를 조사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다만, 현재 약물의 인기가 매우 높다. 2022년 첫 연구 당시에도 그랬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더 어렵다는 것이 헤르스핑크의 말이다. 대규모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약물 재고를 확보해야 하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직접적인 신장 기능 회복, 어디까지 가능할까

    전 세계적으로 만성 신부전 등으로 인해 투석 치료를 받는 환자는 약 200만 명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연간 약 7만 명이 투석 치료를 받고 있으며, 그 수는 증가세를 그리고 있다. 신장 이식 역시 마찬가지다. 전 세계적으로 연간 약 20만 건의 신장 이식 수술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연간 약 5천~7천 건의 이식 수술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석이나 이식은 신장 기능이 상실돼 회복 가능성이 없을 경우에 선택되는 방법이다. 헤르스핑크가 원하는 후속 연구가 언제 수행될 수 있을지, 또 어떤 결과를 나타낼지는 무엇도 예측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손상된 신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새로운 희망을 가져볼 수는 있지 않을까 싶다.

  • 건강하게 먹는데 소화 잘 안 돼? ‘섬유질 과다’일 수 있어

    건강하게 먹는데 소화 잘 안 돼? ‘섬유질 과다’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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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섬유질 예찬론’에 빠져있다. 우리나라 성인들의 평균적인 섬유질 섭취량이 매우 부족한 편이라는 이야기를 접하고, 스스로의 식단을 생각해보니 본인 역시 섬유질 부족에 해당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의식적으로 섬유질 섭취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실제로 효과도 좋았다. 장이 건강해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일상적인 컨디션부터 배변 상태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는 확인할 수 있었다. 방향을 옳게 잡았다는 생각에 요즘도 계속 섬유질에 집착하는 중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없다. 섬유질 역시 자칫하다가는 과잉 섭취가 될 수 있다. 게다가 섬유질을 체내 영양소를 공급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체내 흡수되는 성분이 아니기 때문에, 과도하게 섭취했을 때 다른 영양소에 비해 즉각적이고 일시적인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다보다는 부족을 우려해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채식을 즐겨 하는 사람도 적지 않으니, 분명히 섬유질 과다로 인한 문제를 겪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섬유질 주의보’에 대해 이야기해본다.

     

    섬유질, 대부분 부족한 것이 현실

    흔히 알려져 있는 것처럼, 섬유질은 다양한 이점을 가지고 있다. 규칙적인 배변, 콜레스테롤 수치 및 혈당 수치 관리, 건강한 장내 미생물군 유지 등에 기여한다. 이를 통해 관련된 만성질환의 위험을 낮추고, 이미 증상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는 뚜렷한 개선 효과를 줄 수 있다.

    우리나라 성인들에게 권장되는 섬유질 섭취량은 일반적으로 25~38g이다. 여성의 경우 하루 25g, 남성의 경우 하루 38g이라 보면 어느 정도 타당하다. 이를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무척 많기 때문에, 차전자피와 같은 섬유질 보충식품이 널리 인기를 얻고 있기도 하다.

    일반적으로는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것을 권장하지만, 도저히 권장 섭취량을 채우기 어렵다면 보충식품을 통해서라도 섭취하는 편이 낫다. 섬유질 함량이 높은 특정 식품을 제한해야 하는 경우 등도 마찬가지다. 다만 이 경우, 섭취량이 권장 기준치를 너무 초과하지 않도록 절제가 필요하다.

     

    과도한 섬유질, 무슨 문제 되나?

    섬유질을 먹을 때는 물을 충분히 마실 것을 권한다. 섬유질은 몸 속에 들어가 수분을 빨아들이는 역할을 한다. 많은 양의 섬유질을 먹은 뒤 물 섭취가 부족하면 자칫 수분 불균형이 발생할 수도 있다. 섬유질 섭취가 과할 경우, 복부 팽만이 발생할 수 있다. 장내 발효 과정에서 너무 많은 가스가 발생하면서 복부 압력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섬유질이 장에서 수분을 흡수하고 부피를 증가시키며 장의 움직임을 자극하게 되는데, 그 양이 많으면 장의 과도한 수축을 유발해 복통을 유발하기도 한다. 또, 많은 섬유질이 경쟁적으로 수분을 흡수하면서, 지나치게 많은 수분을 흡수하면 설사를 유발하고, 수분 흡수량이 적으면 변비를 유발할 수 있다.

    크론병 등 염증성 장 질환이 있는 경우, 섬유질은 장 구조를 변형시키거나 협착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당뇨 증상 또는 고혈당이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섬유질이 음식의 소화 및 흡수 속도를 조절하기 때문에 인슐린 반응이 분산돼 혈당이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증상 생기면 물 마시고 걷기부터

    다행인 것은, 크론병이나 당뇨 등 질환과 관련된 경우가 아니라면, 섬유질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심각한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섬유질은 체내 흡수되는 성분이 아니기 때문에, 누적됐다가 문제를 일으키는 일은 없다. 단기간 내 섭취량이 많았을 때 즉각적이고 일시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섬유질 과다 섭취로 인해 위와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면, 몇 가지 간단한 방법으로 조치할 수 있다. 우선 물을 충분히 마시고 가능하다면 걷기 등 가벼운 신체 활동을 하도록 한다. 식단을 점검해 섬유질 함량이 높다고 알려진 것을 제외하거나 섬유질 보충제 섭취를 중단한다. 최근에 먹었던 식단을 점검해보고, 해당 식품의 섬유질 함량을 기록해 계산해보는 것도 좋다.

    보통은 이 정도 과정만 거쳐도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배제시켰던 섬유질 식품은 증상이 개선된 후 다시 식단에 포함시키면 된다. 단,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섭취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한 끼에 너무 많은 섬유질을 섭취하지 말고, 끼니마다 고르게 나눠서 적당히 섭취할 수 있도록 한다.

  • 장-뇌 직접 연결고리, 치매 연구의 전환점 될까?

    장-뇌 직접 연결고리, 치매 연구의 전환점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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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고대 그리스의 의사 히포크라테스는 ‘모든 질병은 장에서 비롯된다’라는 관점을 강조했다. 그만큼 히포크라테스는 장이 신체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봤으며, 장내 환경이 전체적인 건강 상태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장’이라는 장기는 생명의 근본이라 할 수 있는 음식을 소화시키는 곳이다. 즉, 몸에서 필요로 하는 대부분의 성분을 받아들이는 출발점이다. 질병이 꼭 영양소와 관련된 문제만으로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높은 중요성과 비중을 갖는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현대 의료계에도 이러한 견해에 동의하고 공유하는 전문가가 적지 않다.

    최근, 장에서 발생한 문제가 뇌에도 영향을 준다는 관점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장과 뇌는 다른 장기들에 비해 거리가 멀다. 그러니 이 둘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이야기가 다소 엉뚱하게 들릴 수 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모든 장기는 혈액, 즉 혈관계를 통해 연결된다. 하지만 단지 그 관점이라면, ‘장 건강이 뇌에 영향을 준다’는 관점이 특별히 주목받을 이유가 없다. 어차피 거의 모든 조직과 장기는 혈관으로 연결돼 있고, 혈액을 통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니까. 

    서울대-고려대 공동연구팀이 장과 뇌를 직접적으로 연결하는 ‘미주 신경’ 세포 모델을 구현해, 둘 사이에 주고받는 영향을 밝혀냈다.

     

    장과 뇌, 어떻게 연결될까?

    ‘장-뇌 축’이라는 개념이 있다. 장과 뇌가 서로 밀접하게 연관돼 있으며, 이 축이 신경과 호르몬, 면역 체계 모두에 걸쳐 작용한다는 것이다. 식단과 정신 건강의 상관관계에 주목하는 ‘정신 영양학(Psychiatric Nutrition)’이라는 분야에서는 우리가 먹는 음식이 신체 뿐만 아니라 뇌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한다. 따라서 장-뇌 축은 정신 영양학에 있어 핵심적인 개념이다.

    장-뇌 축은 최근 신경계통 질환의 발병이나 악화를 설명하기 위해 종종 활용돼 왔다. 이러한 시도를 통해 유의미한 성과가 나온다면, 신경계 질환을 치료하는 데 있어 장-뇌 축을 활용하는 관점 역시 주요 트렌드 중 하나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장-뇌 축에 주목하는 시도에서는 ‘혈류’를 통해 장과 뇌가 연결되는 것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당연한 이야기다. 혈관은 몸 전체에 걸쳐 존재하고 조직과 장기들을 서로 연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뇌는 조금 다르게 봐야 한다. ‘혈뇌장벽(Blood Brain Barrier, BBB)’의 존재 때문이다. 

    혈뇌장벽에는 특정 수용체가 존재해, 혈액을 타고 들어온 성분을 선택적으로 통과시킨다. 즉, 이물질로 판단되는 것이 뇌로 들어갈 수 없도록 하는 일종의 ‘문지기’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혈액 속 성분이 뇌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다.

    혈뇌장벽은 혈액을 통해 들어오는 성분을 선택적으로 통과시키는 '문지기' 역할을 한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혈뇌장벽은 혈액을 통해 들어오는 성분을 선택적으로 통과시키는 '문지기' 역할을 한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장과 뇌의 ‘직접적인’ 연결고리

    장과 뇌 사이에는 ‘미주 신경(Vagus nerve)’이라는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있다. 미주 신경은 다시 두 개의 신경으로 나뉜다. 장에서 발생한 신호를 뇌로 전달하는 ‘내장 감각 신경(Visceral Sensory Neuron, VSN)’, 그리고 뇌에서 출발한 명령을 장에 전달하는 ‘내장 운동 신경(Visceral Motor Neuron, VMN)’이다. 

    최근 동물실험 연구 중 미주 신경의 역할에 주목한 사례가 있다. 파킨슨, 알츠하이머 같은 퇴행성 신경질환을 유발하는 아밀로이드 베타, 알파 시누클레인 같은 물질들이 ‘장에서 발생해 미주 신경을 타고 뇌로 전달될 수 있다’라는 점을 밝혀낸 것이다.

    매우 중요하고 의미있는 연구지만, 언제나 그렇듯 동물실험 연구에는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종의 차이다. 특정 동물들이 인간과 유사한 생리적 특성, 유전적 구조 등을 가졌다는 이유로 흔히 실험에 사용되곤 한다. 하지만 아무리 유사성이 높다고 해도 인간과 동물이 100% 같을 수 없다. 

    또 한 가지, 생물체에는 혈액이 존재하기 때문에, ‘혈뇌장벽’을 통한 전달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혈뇌장벽은 기본적으로 혈액을 통해 뇌로 들어가는 이물질을 차단하는 보호 작용을 하지만, 항상 완벽하게 작동하지는 않는다. 염증, 질환이나 외상, 노화 등의 원인으로 그 기능(투과성)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연구들이 ‘미주 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됐다’라는 결론을 내고 있지만, 실제로는 혈뇌장벽을 넘어서 전달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장-뇌 축, 세포 모델로 재현

    이에 대한 정확한 답을 찾기 위해서는 장-신경-뇌 축을 재현한 ‘인간 세포 유래 실험 모델(in vitro model)’이 필요하다. 장과 뇌 사이의 신경 경로 외에 다른 영향을 주는 요인이 없도록 설계된 모델이 필요한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장과 뇌를 이어주는 ‘미주 신경’을 재현해야 하는데, 현재까지는 내장 감각 신경을 세포 상태로 재현하는 방법이 밝혀지지 않았다.

    서울대학교 묵인희 교수, 김종일 교수와 고려대학교 정석 교수는 공동 연구팀을 꾸려 세포 단위 실험을 위해 장과 뇌를 이어줄 수 있는 미주 신경을 제작하고자 했다. 공동 연구팀은 사람의 역분화줄기세포(hiPSC)를 활용해, 내장 감각 신경을 구현한 세포 집합체(오가노이드)를 유도하는 방법을 최초로 개발했다. 

    연구팀은 구현된 내장 감각 신경 오가노이드(VSGO)를 생체 칩에 이식했다. 그런 다음 이를 사람의 대장 오가노이드(Human Colon Organoid, HCO)와 연결함으로써 장-신경 축 모델을 구현했다. 그리고 이를 활용한 연구를 통해 알츠하이머의 원인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타우 단백질이 VSGO를 통해 장에서 뇌로 전파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연구의 개요에 대한 설명. 역분화 줄기세포에서 기존 발생학 기전을 따라 내장감각신경오가노이드 (VSGO)를 유도하고, 이를 통해 장-신경 축 재현 생체 칩 모델 / 출처 : 서울대학교 보도자료
    연구의 개요에 대한 설명. 역분화 줄기세포에서 기존 발생학 기전을 따라 내장감각신경오가노이드 (VSGO)를 유도하고, 이를 통해 장-신경 축 재현 생체 칩 모델 / 출처 : 서울대학교 보도자료

     

    치매 위험 유전자 보유 시 위험

    또한, 공동 연구팀은 VSGO를 통한 전파 과정을 확인하는 연구를 통해 또 다른 포인트를 발견했다. 알츠하이머 치매의 위험 유전자로 알려진 ‘APOE4’ 유전자형을 가지고 있을 경우, VSGO 경로로 병적 단백질이 더 많이 전달되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APOE는 지질 대사와 관련된 단백질 생산을 담당한다. 이 유전자의 주요 변형으로는 APOE2부터 APOE4까지 세 가지가 있는데, 각각 단백질 구조 및 기능이 조금씩 다르다. 이들 중 APOE4는 환경적 요인 또는 진화 압력에 의해 나타날 수 있는 변이로, 알츠하이머 치매의 발병 가능성을 높이는 위험 인자로 꼽힌다. 유전적으로 부모로부터 물려받을 가능성도 있다.

    또한, 아밀로이드/타우 단백질이 전파되는 과정을 매개하는 것은 LRP1이라는 단백질이었다. 이는 세포막에서 세포 안으로 다양한 분자를 운반하는 수용체 단백질이다.

     

    혈뇌장벽을 우회하는 치료제 개발 가능성

    서울대학교 묵인희 교수는 수십년 동안 알츠하이머 연구에 매진해온 바 있다. 최근 몇 년 동안은 장-뇌 축이 알츠하이머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진행해왔다. 묵 교수는 그동안의 장-뇌 축 관련 연구들이 혈액 및 면역체계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면역체계가 약해질 경우 혈뇌장벽 투과성이 높아지는 경향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묵인희 교수는 장과 뇌를 이어주는 미주 신경으로 초점을 돌려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묵 교수는 “최초로 내장 감각 신경(VSN)을 시험관 내에서 유도하는 방법을 확립한 것, 그리고 VSN이 알츠하이머 발병의 단초가 될 수 있음을 발견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의 큰 의의가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묵 교수는 또한, “VSN을 통해 혈뇌장벽을 우회하여 치료 약물을 전달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보건복지부, 교육부, 삼성전자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소드(Nature Methods)」(IF=36.1)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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