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수행된 한 연구에서는 해조류의 한 종류인 ‘에클로니아 카바(Ecklonia cava)’가 파킨슨병의 진행을 늦추거나 발병을 예방하는 데 효능이 있을 거라는 결론을 내놓았다. 에클로니아 카바는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지역의 해안에서 자라는 해조류로, 우리에게는 흔히 ‘감태’로 알려져 있다.
파킨슨병과 항산화 물질의 연관성
파킨슨병은 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운동 기능의 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떨림, 경직, 움직임 이상 등의 증상이 대표적이다. 파킨슨병 자체가 생명을 위협하는 것은 아니지만, 뇌 기능의 퇴행을 일으키며 일상생활이 어려운 수준까지 진행되므로 합병증이나 부상, 감염 등으로 인해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기존의 연구에서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항산화 물질이 파킨슨병의 발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이 발견된 바 있다. 한 예로, 적포도와 베리류 등 과일 및 식물성 식품에서 찾아볼 수 있는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은 파킨슨의 원인이 되는 도파민계 신경세포 손실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또한, 엘라기산(Ellagic Acid), 알파 리포산(α-Lipoic Acid), 미르테날(Myrtenal) 역시 동물 실험을 통해 학습 및 기억력 향상, 신경근 조정능력 개선 효과를 보인 바 있다. 엘라기산은 석류, 베리류, 견과류에서, 알파 리포산은 적색육, 시금치, 브로콜리, 감자 등에서, 미르테날은 히솝이나 세이지 등 허브류에서 주로 발견된다.
감태 추출물이 세포 산화 스트레스 예방
이러한 사실과 같은 맥락으로, 연구팀은 감태에 포함된 항산화 물질이 뇌 신경세포를 산화 스트레스로부터 보호한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했다. 연구팀은 ‘로테논(rotenone)’이라는 식물 유래 살충제를 사용해, 실험용 쥐들에게 도파민계 신경세포를 사멸시켜 파킨슨병 증상을 유발했다. 로테논은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을 억제해 신경세포 사멸을 유도한다.
그런 다음, 그룹을 나눠 한쪽 그룹에는 감태에서 추출한 항산화 성분을 섭취하게 하고, 다른 그룹에는 일반 식단을 섭취하게 했다. 그 결과, 일반 식단을 섭취한 그룹은 파킨슨병 증상이 계속 나타난 데 반해, 감태 추출 항산화 물질을 섭취한 쥐들은 증상이 개선된 모습을 확인했다. 도파민계 신경세포가 더 이상 퇴행하지 않고 보호됐다는 것이 연구팀의 결론이다.
또한, 연구팀은 세포 배양을 통해 감태 항산화 물질의 효능을 확인했다. 로테논에 노출시킨 세포는 활성산소종(ROS) 생성이 증가해 세포 기능에 장애를 일으키고, 결과적으로 세포가 죽는 현상을 일으켰다. 높은 농도의 ROS는 세포 괴사를 일으키며 주변 세포에도 피해를 입힐 수 있으므로, 더 많은 신경세포에 손상이 가해지는 원인이 된다.
반면 감태 항산화 물질을 투여한 결과, ROS 생성이 감소하면서 세포 사멸을 막았다. 감태에서 추출한 폴리페놀 성분에 파킨슨병 예방 및 치료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 연구결과의 핵심이다.
보편화하기는 일러, 대규모 임상시험은 수월할 것
하지만, 동물실험과 세포 배양 결과는 그 자체로만 받아들여야지, 확대해석하기엔 이르다. 비슷한 예로, 흔히 항산화 물질 중 하나로 알려진 비타민 C의 경우, 위와 같이 동물실험과 세포 배양에서 파킨슨병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인간이 섭취했을 때는 그 효과가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았다.
여러 모로 유사하다고는 해도, 동물실험과 세포 배양 실험이 인간의 체내 환경과 완벽히 일치하지는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동물의 경우 인간과 뇌 구조 및 그 기능이 다르므로 질병의 발생과 진행방식이 다를 수 있다.
세포 배양의 경우 인간의 세포를 사용하긴 하겠지만, 실제 인간의 체내 시스템을 재현하는 것은 어렵다. 인간의 신체는 수많은 세포가 각자의 기능을 맡아 세분화되며 서로 상호작용하는 시스템이다. 세포 배양 모델은 조직간 상호작용이나 호르몬의 영향 등 복잡한 시스템을 충분히 반영할 수 없기 때문에, 동일한 환경이라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파킨슨병은 발병 후 수년에 걸쳐 진행되며, 증상 또한 서서히 변해간다. 동물실험이나 세포 배양 실험으로는 이러한 장기적 진행 과정을 모방·복제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즉, 감태 추출물이 파킨슨병의 예방 또는 진행을 늦추는 효과가 있다는 발견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다만, 이를 명확하게 검증하기 위해서는 인간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시험이 진행되어야 한다. 다행인 점은, 감태가 이미 건조된 식재료 및 건강보조식품으로 가공돼 판매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식품으로서의 안전성이 입증돼 있기 때문에 대규모 임상시험 진행에 장애물이 그리 많지는 않을 거라는 점이다.
인간의 몸은 다쳤을 때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어느 정도 수준까지의 상처는 자연스레 아무는 것이 일반적이며, 너무 크거나 깊은 상처가 아니라면 흔적도 남지 않는다. 이는 신체에 ‘회복탄력성(Resilience)’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는 ‘정상’으로 규정된 상태로 다시 돌아가려는 성질이므로, 항상성(Homeostasis)의 한 형태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회복탄력성은 신체 뿐만 아니라 마음에도 적용된다.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는 등 마음이 불편한 상황에서는 다시 편안함을 되찾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실, 요즘처럼 정신건강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분위기에서는 이러한 ‘심리적 회복탄력성(Psychological Resilience)’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옳다.
실제로 심리적 회복탄력성이 높을수록 자살, 자살시도 및 계획에 덜 노출된다는 점이 확인됐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승훈·한창훈 교수 연구팀은 약 5,500여 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뒤 이와 같은 결과를 내놓았다.
스트레스 만연의 시대, ‘수용’과 ‘회복’이 중요
‘회복탄력성(Resilience)’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살펴보자. 이는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극복하고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능력을 의미한다. 본래 회복탄력성은 무척 포괄적인 개념이다. 신체적, 심리적 문제부터 사회적, 환경적 요소까지 포함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감기와 같은 일상적 질환에 걸렸을 때를 생각해보자. 어떤 이는 하루이틀 사이에 곧장 회복하는가 하면, 어떤 이는 며칠씩 앓고 나서 한동안 잔기침을 달고 사는 경우도 있다. 이를 두고 면역력이라는 관점에서 보기도 하지만, 회복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의 관점에서 보면 회복탄력성의 문제라고도 할 수 있다.
같은 원리로, 심리적 회복탄력성이란 심리적 요인에 대한 회복탄력성을 특정하는 말이다. 현대사회는 변화속도가 몹시 빠르고 세대간에 서로 다른 점들이 촘촘하게 얽혀있다. 이는 인간관계 뿐만 아니라 업무나 도전과제에도 영향을 미친다. 관계, 업무, 목표에 있어서의 스트레스, 실패, 정신적 충격 등이 흔히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심리적 문제를 경험했을 때, 회복탄력성이 우수한 사람은 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오래지 않아 털어낸다. 회복하고 적응하거나 성장의 기회로 삼는 것이다. 흔히 쓰이는 말처럼 ‘꺾이지 않는 마음가짐’이라 볼 수 있다. 반대로 회복탄력성이 낮은 사람은 결과를 확대해석하거나 필요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며 괴로워한다. 쉽게 잊지도 못하고 오랫동안 곱씹는다. 제대로 치유하거나 소화하지 못해, 마음 속 상처로 남거나 응어리가 되기도 한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심리적 회복탄력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현대사회는 스트레스 요인이 지금도 많고, 앞으로도 꽤 오랫동안 감내해야 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들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신건강 및 관련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된 바 있다. 심리적 회복탄력성이 높을수록 우울, 불안, 스트레스 등을 적게 경험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여러 차례 입증된 바 있다.
회복탄력성, 자살 성향과 반비례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승훈·한창훈 교수 연구팀은 2021년 한국 국가정신건강조사(NMHSK)를 통해 확보된 5,511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대상 데이터의 연령대는 18세부터 79세까지 다양하게 포함됐으며, 연구팀은 이들을 대상으로 심리적 회복탄력성과 자살 성향 사이의 관계를 분석했다.
여기서 ‘자살 성향’이란 실제 자살부터 계획과 시도까지를 포함한다. 평생, 1년, 1개월 단위의 발생률과 회복탄력성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를 분석해, 심리적 회복탄력성이 자살 성향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자 했다.
연구 결과, 대체로 ‘심리적 회복탄력성이 낮은 사람들에게서 자살 성향이 높게’ 나타났다. 자살을 생각하거나 계획하거나 시도한 적이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심리적 회복탄력성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의미다. 반대로 심리적 회복탄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사람들은 자살 관련 위험이 낮았다. 즉, 심리적 회복탄력성과 자살 성향은 반비례 관계라 볼 수 있다.
데이터 통계 분석 결과, 회복탄력성이 낮을수록 자살 성향이 높게 나타났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긍정적 성향이 극단적 생각을 완화시켜
지난 8월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하는 사람들의 96.6%는 사전에 ‘경고 신호’를 보낸다. 더 이상 견딜 수 없다거나, 도움이 필요하다는 식의 신호를 보낸다는 것이다.
즉, 대체로 극단적 선택에 이르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 여러 가지 문제에 관한 스트레스, 충격, 절망 등이 수차례에 걸쳐 누적되면서, 이를 도저히 회복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없을 때 견디다 못한 선택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회복탄력성이 낮다는 것은 이러한 심리 문제를 스스로 극복할 능력이 부족한 상태임을 의미한다. 만약 주위에서 이를 이해하거나 지지해주는 등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나아질 여지는 있다. 하지만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고 신호를 포착하지 못한다면, 개인은 철저한 고립감을 느끼며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마저 잃게 된다.
심리적 회복탄력성에 관한 연구 결과는 대개 한결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성향이 극단적 선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다만, 정신적으로 바닥까지 가라앉은 사람이 스스로 긍정적인 마음을 품기란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심리적 회복탄력성을 높여주기 위한 외부의 도움이 필요하다.
사회적 인식 변화는 계속돼야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성향은 선천적인 ‘기질’과도 어느 정도 연관이 있다. 성장 환경에 따라 습관처럼 자리잡기도 하며, 본래 그렇지 않다가도 특정한 사건이나 경험 등을 통해 갑작스레 성향이 변할 수도 있다. 누군가 회복탄력성이 낮다고 해서 그것을 오로지 개인의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는 이유다.
과거에 비하면 나아졌다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심리적 문제에 대해 인색하다.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부정적인 경험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을 오로지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 변화의 노력이 곳곳에서 보이지만, 아직 한참 부족하다. 타인의 스트레스까지 나누기에는 자신의 것을 소화하기에도 너무 버거운 사회적 분위기 탓일지도 모르겠다.
다행인 것은, 심리적 문제 또는 정신건강 문제를 도울 수 있는 전문 인프라가 분명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 사회적 분위기는 점진적으로 변해갈 것이고, 개인 입장에서는 주위를 둘러보려는 노력 정도면 좋겠다.
꼭 직접적으로 도움을 줘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심리적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볼 때, 눈을 가린 색안경을 벗으려는 시도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런 작은 노력이 모여 ‘사회적 인식의 변화’를 더욱 빠르게 이끌어낼 테니 말이다.
인프라 개선, 사회적 인식 변화는 분명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아직은 부족하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회복탄력성 높이기, 어떻게 하면 될까
회복탄력성은 누구에게나 내재된 능력이다. 다만 높고 낮음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또한, 높았다가도 낮을 수 있고, 반대로 낮았다가도 높아질 수 있다. 회복탄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회복탄력성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인지하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감정 표현, 목표 설정과 문제 해결능력, 자기관리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을 유달리 어려워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어쩌면 이것이 한 개인의 마음을 바닥까지 끌어내리는 근본적 원인일지도 모른다. 이 때문에 주위에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을 두는 것이 몹시 중요해진다.
평소 느껴지는 작은 감정을 묻어두지 말고 표현하는 습관은, 부정적인 감정이 쌓이는 것을 예방하는 길이다. 감정이 아직 작을 때 표현할 수 있게 되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지는 일도 그만큼 줄일 수 있다.
또한, 스스로 해야할 목표를 정하는 것, 이를 달성하기 위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마주치는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약한 경우도 많다. 수동적으로 주어진 길을 따라가는 것이 습관화됐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문제다. 실제로 우리 현실에서는 그런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무척 많다.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해냈을 때의 성취감과 자아효능감은 회복탄력성을 구성하는 훌륭한 요소다. 이는 시간을 들여 쌓을수록 더 큰 성과를 이뤄낼 수 있는 성질이다.
이것이 익숙하지 않다면, 아주 사소한 것부터 시작할 것을 권한다. ‘내가 직접 정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결정해보는 연습이 도움이 된다. 이를테면 이번 달까지 영화 3편 보고 소감 적어보기, 1주일 동안 저녁 6시 이후로 간헐적 단식 실천해보기 등이 있겠다.
여기에 건강을 위한 기본적인 습관들이 더해지면 좋다. 식단, 운동, 수면 등 기초 체력을 갖춰주는 요인들은 회복탄력성을 길러가는 과정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회복탄력성의 본질은 역경을 딛고 다시 일어서는 것이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늘어가는 우울증, ‘내 문제’가 될 수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우울증 환자 수는 계속 늘어왔다. 5년 전에 비해 약 33%가 증가해, 100만 명 가까이가 됐다. 하지만 이게 전부일까? 아마 아닐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우울증과 그 치료에 대한 인식이 어떤지를 생각해보면, 이미 증상을 겪고 있으면서 병원을 찾지 않은 환자 수도 적지 않을 테니까.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건강 문제를 인지한 후 3개월 이내에 전문가에 의한 치료를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현실은? 약 31%만 3개월 내 치료를 받는다. 즉, 환자 3명 중 2명이 제 시기를 놓쳐 증상이 훨씬 심각해진 채로 병원을 찾거나, 아예 병원을 찾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 이렇게 답답한 결과가 나오는 것일까? ‘내 옆 사람이 우울증이라고 했을 때, 나는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혹은 ‘내가 우울증이라고 한다면 내 옆 사람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해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 실제 보건복지부의 조사에 따르면, ‘치료를 고민하는 이유’의 1위가 ‘주변의 부정적 시선 때문’이었다.
연일 쏟아지는 뉴스를 보면 알겠지만, 살기에 참으로 팍팍한 세상이다. 앞으로도 마음을 다치는 사람은 늘어갈 가능성이 높고, 어쩌면 그게 나 자신의 이야기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 사회의 심리적 회복탄력성은 여전히 부족해보인다. 진지한 고민과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카이스트 연구팀이 약효를 극대화하기 위한 ‘단일 원자 편집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카이스트 화학과 박윤수 교수 연구팀은 ‘오각 고리 화합물’인 퓨란(C4H4O)의 산소 원자(O)를 질소 원자(N)로 편집·교정함으로써, 제약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는 ‘피롤 골격(Pyrrole Structure)’으로 직접 전환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8일(화) 밝혔다.
약효를 극대화하는 '원자 편집’ 기술
우리가 사용하는 많은 의약품은 복잡한 화학 구조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이들의 ‘효능’은 단 하나의 핵심 원자에 의해 결정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산소, 질소와 같은 원자는 바이러스에 대한 약리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환자에게 사용되는 산소 치료제, 혈관 확장에 사용하는 니트로글리세린 등 질산염 계열 약물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약물 분자 골격에 특정한 원자를 도입했을 때 나타나는 효능을 가리켜 ‘단일 원자 효과(Single Atom Effect)’라 한다. 예를 들어, 약물의 화학 구조에 산소나 질소와 같은 원자를 추가하면 그 약물이 더욱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선도적 신약개발 분야에서는 수많은 원자 종류 중 ‘약효를 극대화하는 원자’를 발굴하는 것이 핵심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단일 원자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에 걸쳐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합성 과정이 필수였다. 특히 산소나 질소가 포함된 고리 구조의 약물은 ‘방향족성(Aromaticity)’이라 하여 매우 높은 안정성을 가진다. 따라서 특정 원자만을 선택적으로 편집(변경)하기가 어렵다.
즉, 약물의 효능을 조정하기 위해 많은 실험과 연구가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시간적, 금전적으로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가게 된다.
신약 개발의 획기적 변화 가져오길
이에 박윤수 교수 연구팀은 빛 에너지를 활용하는 ‘광(光)촉매’를 도입했다. 빛을 이용해 분자의 특정 부분을 자르고 붙일 수 있는 ‘분자 가위’ 역할의 광촉매를 개발해, 퓨란(Furan)의 오각 고리를 자유롭게 자르고 붙이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로써 상온·상압 조건에서 동작하는 단일 원자 교정 반응을 세계 최초로 성공시켰다.
퓨란은 제약 분야에서 중요한 화합물로 항균제, 항암제, 항염증제 등 다양한 약물의 기초 구조로 사용된다. 또한, 그 구조적 특성 및 다양한 반응성으로 새로운 약물 개발에 많은 기여를 하는 물질이기도 하다.
박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향후 신약 개발 시 특정 효과를 갖는 약물을 보다 효율적으로 합성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의를 갖는다. 예를 들면, 암 치료제 및 특정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치료제 등이 보다 뛰어난 효과를 가지면서 부작용은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것이다.
연구팀 관계자에 따르면, “들뜬 상태의 분자 가위가 단전자 산화 반응을 통해 퓨란의 산소를 제거하고, 질소 원자를 연이어 추가하는 새로운 반응 메커니즘을 발견한 것”이다. 연구의 제 1저자인 화학과 김동현, 유재현 석박사통합과정생은 “복잡한 구조로 이루어진 천연물, 의약품 등을 활용해도 선택적으로 목표 편집을 할 수 있다”라며 이번 연구 결과가 무척 폭넓게 활용될 수 있는 기술임을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박윤수 교수는 “오각 고리형 유기물질의 골격을 선택적으로 편집할 수 있게 되면서, 제약 분야의 중요한 숙제였던 ‘의약품 후보 물질’ 라이브러리 구축에 새로운 장을 열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 원천 기술이 향후 신약을 개발하는 데 있어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오기 바란다는 것이 박 교수의 말이다.
단일 원자를 편집해, 약효 극대화 및 특정 효과 설계에 있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 이미지 출처 : 카이스트 연구뉴스
파급력 있는 연구, 저명한 학자 해설 제공
한편, 이번 연구는 그 중요성을 인정받아 과학 분야 유명 학술지인 「사이언스(Science)」에 지난 10월 3일(목) 게재됐다. (논문명 : Photocatalytic Furan-to-Pyrrole Conversion) 또한, 해당 학술지의 ‘퍼스펙티브(Perspective) 섹션’에 추가로 선정돼, 이 연구에 어떤 의의가 있는지 소개되기도 했다.
퍼스펙티브 섹션은 특정 연구 주제 또는 과학적 이슈에 대해 의견 및 해석을 제시하는 코너다. 최근 연구 결과 및 중요한 과학적 문제를 주제로 삼아 심층적으로 탐구한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권위 있는 과학자가 연구 결과를 보다 넓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해설을 제공하며, 과학자 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들에게도 흥미로운 정보가 될 수 있도록 분석과 설명을 제공하는 코너라 할 수 있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에서 새로운 연구자들을 보다 우수한 연구인력으로 양성하기 위해 추진하는 ‘우수신진연구’를 비롯해, 카이스트 교내연구사업 도약연구 및 초세대협업연구실, 포스코 청암재단의 포스코 사이언스펠로십 재원을 바탕으로 하여 수행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는 10월 10일(목) ‘임산부의 날’을 맞이하여, “임신 중 안전하고 올바른 의약품 사용을 위한 주의사항”을 안내한다고 밝혔다.
여드름, 탈모, 뇌전증 치료제 주의
흔히 임신 중에는 어떤 종류는 약물 사용을 꺼려하는 경향이 생긴다. 이에 식약처는 임신 중 특정 시기에 특징적 기형을 유발할 수 있는 의약품을 안내했다. 이들은 임신 시기에 따라 안전성 여부를 반드시 확인할 것을 권한다.
먼저 여드름 치료제인 ‘이소트레티노인’을 유의해야 한다. 이는 착상 초기 체내에 남아있을 경우, 태아 기형을 유발할 수 있는 성분이다. 사용 후 일정 기간 체내에 남아있을 수 있으므로, 임신 계획이 있다면 1개월 전부터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
탈모 치료제인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도 마찬가지다. 만약 탈모 증상으로 남편 쪽에서 복용하고 있는 경우라면, 계속 복용을 해도 될지에 대해 전문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
뇌전증 치료제인 ‘발프로산’ 등은 태아의 신경관 이상을 유발할 수 있다. 하지만 임신 중 뇌전증 발작이 발생하면 오히려 태아에게 더 위험할 수 있다. 이런 경우 전문가 상담을 통해 약물 사용량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고열, 두통 등에는 아세트아미노펜 복용
이밖에도 임신 중에는 의약품을 임의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권장된다. 필요하다고 여겨질 경우 사용하기 전 반드시 의사 또는 약사와 상담하도록 한다. 대부분의 약품에는 ‘임산부 관련 안내사항’이 첨부돼 있으므로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임신 초기 산모가 38℃ 이상의 고열에 시달리면 태아의 신경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경우는 타이레놀 등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해열진통제를 복용할 수 있다.
임신으로 인한 신체 변화 및 스트레스로 두통이 나타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으로 충분한 휴식과 수면으로 안정을 취하도록 하고, 두통 등 통증이 지속되면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약품을 복용할 수 있다. 다만, 하루 4,000mg을 넘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는 가급적 자제
통증 완화에 사용되는 또 하나의 종류가 이부프로펜, 덱시부프로펜, 나프록센 등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다. 하지만 이는 태아의 신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 임신 20~30주 사이에 있다면 꼭 필요하다 싶을 경우에만 가장 적은 양을 최단기간 동안만 사용하도록 한다. 임신 30주가 넘었다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중에는 피부에 부착하는 형태의 파스류, 직접 바르는 형태의 연고·크림·겔 제형의 약품이 종종 있다. 이들은 가급적 임신 기간 중에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감기, 알레르기에는 증상에 따라 정해진 것만
임신 중 감기에 걸렸다면, ▲콧물이나 코막힘 증상에는 ‘디펜히드라민’이나 ‘클로르페니라민’ 성분의 의약품을 복용할 수 있다. ▲기침 증상에는 ‘덱스트로메토르판’, ‘디펜히드라민’ 성분 의약품을 복용할 수 있다.
평소 자신의 알레르기 여부를 확인하고, 그 원인으로부터 일절 피해야 한다. 실내 온도 및 습도를 조절해 적절한 환경을 유지함으로써 알레르기 유발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난다면 ‘클로르페니라민’ 성분의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스테로이드가 함유된 연고 등은 반드시 의사 또는 약사와 상담하도록 한다.
변비와 다이어트 문제
임신 중에는 대개 신체 활동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또한, 자궁이 장을 압박하고 호르몬이 변화하므로 변비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평소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할 경우 증상이 나아질 수 있지만, 그럼에도 개선되지 않을 경우 ‘락툴로즈’, ‘차전자피’ 또는 ‘마그네슘이 함유된 변비약’을 복용할 수 있다.
개인차는 있지만, 신체 활동 감소와 식욕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며 체중 관리에 어려움이 생기는 것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임신 중 만성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적절한 수준의 체중관리는 도움이 된다. 하지만 실제 체중을 감량할 목적으로 강도 높은 다이어트를 하는 것은 태아의 저성장 원인이 되므로 권장하지 않는다.
충분한 활동을 하기 어려운 환경이므로 다이어트 보조제 섭취를 고려할 수도 있다. 하지만 ‘토피라메이트’와 같은 의약품 성분이 들어간 보조제는 태아 기형 유발과 관련돼 있으므로 섭취를 권장하지 않는다.
임신 준비, 종합적인 상담 선행돼야
적극적으로 임신을 계획 중이거나, 가능성이 높을 경우 의약품 사용 주의는 필수다. 임신을 준비하고 있을 때는 엽산 등 영양 성분을 충분히 섭취하도록 하고, 감염질환 예방을 위해 사전에 필요한 예방접종을 받도록 한다.
최근에는 젊은 연령대에서도 고혈압, 당뇨, 천식,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경우가 흔하다. 이러한 이유로 이미 의약품을 사용 중인 경우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의약품을 일부러 중단할 경우, 증상이 조절되지 않아 오히려 산모와 태아 모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이런 경우는 전문가와의 구체적인 상담을 통해 치료 계획을 수립하도록 해야 한다.
임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영양소의 고른 섭취, 적절한 운동 및 충분한 수분 보충, 스트레스를 최소화할 수 있는 안정된 환경과 휴식이다. 의약품을 일괄적으로 피해야 한다는 마음가짐도 최선은 아니다. 증상에 따라서는 오히려 산모와 태아에게 위험이 될 수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을 통해 안전하게 사용하는 것이 최선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자가면역 질환의 일종이다. 발병 후 지속적으로 진행되며, 관절 통증부터 심해지면 뼈 변형까지 유발한다. 완치가 불가능한 질환으로 알려져 대부분 증상 완화에 초점을 맞춘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여전히 치료법과 예방법에 대한 연구는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학계에서는 장내 미생물군과 류마티스 관절염 사이의 연관성에 주목하고 있다. 장내 미생물군의 구성에 따라 체내 염증이 심해지거나 완화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으며, 이에 따라 류마티스성 염증과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류마티스, 관절 외에도 영향 미칠 수 있어
우리나라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는 2023년 기준 약 25만4천 명이다. 면역 체계가 자신의 관절을 공격함으로써 나타나는 질환이지만, 핵심은 ‘관절염’이 아니라 ‘류마티스’에 있다. 즉, 신체 곳곳의 관절 뿐만 아니라 눈부터 폐, 심장까지 다양한 조직과 장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
관절염 재단(The Arthritis Foundation)에 따르면,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 중에는 관절 통증 외에도 아침 기상 시 경직, 피로, 잇몸 염증, 빛에 대한 민감성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류마티스성 질환이 근육과 점막 조직, 시신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자가면역 질환으로 특발성이다. 즉, 정확한 원인을 알지 못하며,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여겨진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장내 건강이 류마티스 관절염의 발생 또는 악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관점이 논의되고 있다.
장내 환경과 류마티스의 관련성
인간의 장에는 조 단위의 미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체내에 존재하는 모든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 등이 포함된다. 이들 중에는 흔히 ‘유익균’이라 불리는 이로운 것들도 있고, ‘유해균’이라 불리는 해로운 것들도 있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성향을 달리는 중립 성향의 균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때 유익균이 우세하면 전체적으로 장내 환경이 좋은 쪽으로 유지되며 ‘장내 미생물 균형’ 상태를 이룬다. 반대로 유해균이 더 많으면 장내 환경은 부정적인 성향을 띠게 되며 ‘장내 미생물 불균형(dysbiosis)’ 상태를 만든다.
2020년 진행됐던 한 리뷰에 따르면, 장내에 존재하는 특정 박테리아가 신체 여러 조직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염증 분자와 연관돼 있다는 보고가 있다. 류마티스의 본질은 염증이다. 학계에서는 이 점에 착안해, 염증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박테리아가 류마티스 관절염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주목받고 있는 염증성 박테리아들
‘프레보텔라 코프리(Prevotella copri, 이하 P.코프리)’는 장내 서식하는 박테리아의 일종이다. 앞서 언급된 리뷰에서 다뤘던 다수의 연구에서 P.코프리를 류마티스 관절염의 발생과 연관짓고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이 발생한 초기 환자의 장에서 P.코프리가 증가하며, 증상이 진행됨에 따라 그 수가 더 많아졌다는 것이다.
P.코프리는 염증 반응을 유도하는 물질을 생성한다. 이들이 면역 세포를 자극해 염증 발생을 늘리고, 그 결과 면역 체계의 기능 이상을 일으켜 류마티스 관절염과 같은 자가면역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P.코프리는 장내 유해균에 해당하므로, 미생물 불균형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이로 인해 면역 체계 이상과 염증 확산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한편, 또다른 연구에서는 ‘콜린셀라(Collinsella)’라 불리는 박테리아를 류마티스 관절염 발병과 연관지었다. 초기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 중 많은 수가 다수의 콜린셀라를 보유하고 있었다는 분석이다. 염증 유발 물질을 만들어내고 면역 세포의 기능 이상을 일으킨다는 점에서는 P.코프리와 같다.
유익균을 늘리는 식단, 류마티스 증상 완화 가능성
한편, ‘락토바실러스 카제이(Lactobacillus casei, 이하 L.카제이)’는 관절의 부풀어오름을 방지하고 항염증 반응에 기여하는 유익균의 일종이다. 염증 반응의 지표로 사용되는 C-반응성 단백질(CRP) 수치를 낮춘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장내에 L.카제이 수가 증가할 경우 류마티스 관절염 증상의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내용을 종합해 보면, 장내 미생물군이 어떻게 형성돼 있는지에 따라 류마티스 관절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도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장내에 존재하는 특정 박테리아의 많고 적음이 염증과 신체 면역 반응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입증됐으며, 이것이 류마티스 관절염 증상에도 간접적으로나마 영향을 줄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에 따라 장내 환경을 유익균 우세 환경으로 조정하려는 노력을 해야 할 또 하나의 이유가 생긴 셈이다. 충분한 섬유질을 섭취할 경우, 이들이 ‘단쇄 지방산(SCFAs)’으로 전환돼, 장벽 기능이 개선돼 체내 염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장내 환경이 균형을 이루게 되면 소화 및 재흡수 과정도 원활해지므로 전반적인 건강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실제로 섬유질이 부족한 식단을 거듭하고 있는 경우, 류마티스 관절염 유병률이 25% 더 높게 나타났다는 리뷰도 존재한다. 또다른 리뷰에서는 섬유질 바 또는 섬유질 시리얼 등을 한 달 가량 섭취한 사람은 류마티스 관절염 증상이 감소했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기분이 좋지 않을 때, 이를 해소하는 방법으로 ‘먹기’를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 다이어트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급격하게 가라앉는 기분을 달래기 위해 음식을 먹는 사례는 드물지 않다. 우울증과 체중 사이에 분명한 관련이 있다고 여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우울증은 정신건강 문제를 대표한다. 20~30대 젊은층에서 우울증이 확산되고 있다는 경고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체중 문제 또한 수많은 대사질환으로 이어지는 출발점이 된다. 성인 비만인구의 지속적인 증가 역시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다.
이 두 가지가 함께 나타나고 있는 현실, 우리는 과연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옳을까?
개인의 문제? 환경적 요인도 간과할 수 없어
캐나다 토론토 대학의 정신의학 및 약리학 교수인 로저 매킨타이어 박사는 “체중 증가와 우울증이 사회적, 환경적, 생물학적 원인에서 비롯될 수 있다”라고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어린 시절을 힘겹게 보낸 사람, 또는 현재 경제적으로 불안한 상황이 있는 사람은 우울증과 함께 비만이 될 위험이 더 높다는 것이다.
물론, 주위 환경의 영향도 간과할 수 없다. 쉽게 말해, 주위에 편의점이 있으면 좀 더 멀리 있는 마트 대신 편의점을 자주 이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편의점에는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가공식품들이 많기 때문에, 건강과 거리가 먼 식사를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같은 원리로, 가까운 곳에 백반집이 있는 경우와 패스트푸드점이 있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어느 쪽이 더 건강한 식사를 할 가능성이 높을지는 굳이 따져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핵심은 정신건강 문제와 체중 문제 모두 ‘개인의 책임’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우울증과 체중 문제, 단순하게 접근하면 안 돼
우울증과 체중 증가는 서로 영향을 미친다. 즉, 우울증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비만이 될 가능성이 높고, 비만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토론토 대학 정신과 교수인 로드리고 만수르 박사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라는 고전적인 질문과 같다”라고 이야기한다.
물론, 우울증도 없고 체중도 정상인 사람 입장에서는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다. 이를 테면 우울증에 걸려 운동할 의욕을 잃게 되고, 또 더 많이 먹게 되므로 체중이 증가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체중이 증가한 자신의 몸을 스스로 느끼며 우울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만수르 박사는 “분명 개인적인 문제도 전혀 없지는 않겠지만, 이는 실제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일을 지나치게 단순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타난 현상만 생각하지 말고, 실제로 왜 그러한 현상이 나타났는지까지를 생각해봐야 하는 이유다.
우울증과 체중 문제를 따로 떼어놓고 생각해보자.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건강 문제가 사회적 요인에 기인한다는 내용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과체중이나 비만 등 체중에 관련된 문제도 마찬가지다. 소득 문제나 유전적인 체질 문제 등이 관여할 수 있다는 내용은, 단순히 ‘개인의 게으름’을 탓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각각의 문제가 단순화할 수 없다면, 두 가지를 엮어서 볼 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우울증의 핵심 요인을 놓치지 말 것
우울증과 체중 문제가 함께 나타난다고 했을 때, 중점을 둬야 할 것은 우울증일 가능성이 높다. 체중 문제에 비하면 우울증이 더 복잡한 기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우울증이 올바르게 다뤄지지 않는다면 체중 문제도 해결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우울증의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는, ‘관심과 즐거움의 상실’이다. 어떤 활동을 하고자 하는 의욕이 없고, 애써 그것을 하더라도 재미나 성취감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다. 뇌과학적 관점에서 보자면 ‘보상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셈이다.
이 상태에서 음식을 먹게 되면 어떨까? 미각적 즐거움(맛)을 충분히 느낄 수 없다면, 그것을 느끼기 위해 더 많은 음식을 찾게 될 수 있다. 우울증이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같은 원리로 더 강한 수준의 쾌감이나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 보다 아슬아슬하거나 위험한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울증과 체중 문제를 단순화할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는, 우울증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체중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어떤 사람의 경우, 자신이 스스로 ‘음식을 먹을 자격이 없다’라고 생각한 나머지 식사를 거부하는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이 경우는 급격한 수준의 체중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개인의 상황에 따른 접근이 가장 중요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우울증이라는 증상이 천편일률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똑같이 ‘우울증’이라는 진단을 받은 사람이더라도, 그 증상도, 원인도 저마다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치료 방법도 개인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옳다.
미국 메릴랜드 존스 홉킨스 대학의 정신과 의사인 엘리자베스 프린스 박사는 “우울증은 정말로 개인화된 증상이기 때문에, 환자들은 그 자신을 가장 잘 아는 의사와 함께 할 필요가 있다”라고 이야기한다. 우울증과 체중 문제를 함께 안고 있는 경우, 이 둘을 한꺼번에 다룰 수 있는 포괄적 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이 프린스 박사의 의견이다.
매킨타이어 박사는 우울증 환자를 치료할 때 가장 먼저 ‘잠을 잘 자고 있는지’를 묻는다고 이야기한다. 만약 잠을 잘 못 자는 상황이라면, 그는 필요에 따라 약물을 처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울증과 체중 문제를 치료하는 데 ‘은총과 같은 해결책’은 없다”라고 이야기한다. 개인마다 양상이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 많은 연구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증거 중심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것이 매킨타이어 박사의 의견이다.
인슐린(insulin)은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단어다. 하지만 인슐린이 발견된 것은 이제 100년을 조금 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1920년이 넘어서야 실험이 시작됐고, 인간을 대상으로 한 최초의 치료 성공 사례는 1922년이었다. 즉, 실제로 ‘인슐린’이라는 이름이 역사에 등장한 것은 이제 겨우 100년을 조금 넘은 셈이다. 이후 1923년 10월, 인슐린을 발견한 공로를 인정받아, 프레드릭 벤팅과 존 맥클라우드가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인슐린이 발견됨으로 인해, 치명적인 불치병으로 여겨졌던 당뇨의 정복이 시작됐다. 아울러, 인슐린은 당뇨 치료를 위한 역할 외에도 지방 대사 조절, 단백질 합성 촉진 등 다양한 역할로 주목받고 있다. 사실상 체내 대사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호르몬으로 꼽힌다.
이토록 중요한 기능을 하는 인슐린은 과연 어떻게 발견된 것일까? 연세대학교 생물학과 교수이자 미생물학자인 김응빈 교수가 본인의 유튜브 채널 ‘응 생물학’을 통해 인슐린 발견에 대한 스토리를 풀어놓았다. 김응빈 교수의 이야기를 재구성하여 전한다.
췌장의 새로운 역할 발견
인슐린에 관해 이야기하려면, 가장 먼저 인슐린 분비를 담당하는 췌장의 ‘베타 세포’ 이야기부터 해야한다. 이야기는 지금으로부터 약 150여 년 전인 186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독일 베를린 대학에서 ‘파울 랑게르한스’라는 이름의 의대생이 ‘췌장’에 관한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는 췌장의 조직 구조를 자세히 관찰하다가, 조직 한쪽에서 소화 효소를 분비하지 않는 세포들이 ‘섬처럼 모여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당시 파울 랑게르한스는 이를 가리켜 ‘췌장 섬’이라 불렀다.
이전까지 췌장은 주로 소화를 돕는 기관으로 알려져 있었다. 내분비 기능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는 있었지만, 정확한 메커니즘은 밝혀진 바가 없었다.
이때 파울 랑게르한스에 의해 소화 효소를 분비하지 않는 세포들의 집합(췌장 섬)이 발견되면서, 췌장이 소화 외에 내분비계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등장했다. 이후 췌장 섬은 발견자의 이름을 따 ‘랑게르한스 섬(Langerhans islets)’이라 이름 붙여졌다.
출처 : 유튜브 채널 '김응빈의 응 생물학'
당뇨, 20세기 초반까지 불치병
지금은 ‘평생 관리가 필요한 만성 질환’ 정도로 여겨지고 있지만, 당뇨는 본래 치명적인 불치병이었다. 세포가 포도당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므로 체내 축적된 지방과 단백질을 분해하게 되고, 이 과정이 반복되며 체중이 비정상적으로 감소하고 야위어갈 수밖에 없었다.
또한, 혈당이 높은 상태에서 포도당이 체내 분해를 거듭하며 산화 스트레스를 발생시킨다. 이로 인해 장기와 조직이 손상되거나 퇴행을 겪는다. 같은 원리로 혈관계, 신경계 등의 손상을 겪으며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한다.
20세기 초반, 그러니까 1900년대에 들어설 때까지 당뇨는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었다. 선천적으로 혈당 조절이 전혀 불가능하거나 현저하게 떨어지는 제1형 당뇨, 후천적으로 혈당 조절 능력이 약화되는 제2형 당뇨 모두 마찬가지였다. ‘랑게르한스 섬’에서 분비되는 물질이 당뇨와 관련이 있다는 것도 추측일 뿐,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은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당뇨에 걸리면 몸 곳곳에 손상이 발생하며 합병증을 유발하게 되고, 결국 죽음에 이를 수밖에 없는 것이 당시의 현실이었다.
인슐린의 발견과 임상시험
1920년의 어느 날, 캐나다의 의사 프레드릭 벤팅은 토론토 대학의 생리학 교수인 존 맥클라우드를 찾아갔다. 벤팅은 맥클라우드의 실험실에서 의대생이었던 찰스 베스트와 함께 한 가지 실험을 진행하게 된다.
벤팅은 랑게르한스 섬에서 분비되는 물질이 당뇨와 관련이 있을 거라는 아이디어를 확인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개의 췌장관을 며칠 동안 묶음으로써, 췌장의 외분비 기능을 억제하고 내분비 기능을 연구하고자 했다.
이를 통해 췌장 내 랑게르한스 섬에서 분비되는 물질을 추출한 다음, 이 물질을 당뇨에 걸린 개에게 주사하는 실험을 반복했다. 그 결과, 개의 혈당이 눈에 띄게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벤팅과 베스트는 이 물질의 이름을 ‘인슐린’이라 지었다. 섬이라는 뜻의 라틴어 ‘insula’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랑게르한스 ‘섬’에서 분비되는 물질이라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1922년 또 한 번의 실험이 진행됐고, 그 결과는 임상의학 학술지에 발표됐다.
이후 벤팅과 베스트는 생화학자인 제임스 콜립과 공동 연구를 통해 인슐린을 정제하는 데 성공했다. 콜립은 인슐린을 일정한 농도로 정제해, 혈당 조절에 효과적인 형태로 만드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 덕분에 인슐린을 임상시험에서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한편, 그는 인슐린의 생리적 작용 및 그 효과에 대한 연구에 참여해 당뇨 치료의 저변을 넓히는 데도 기여했다.
출처 : 유튜브 채널 '김응빈의 응 생물학'
불치병이었던 당뇨, 정복 가능성 열리다
정제된 인슐린은 같은 해 14세의 당뇨 환자 레오나르도 톰슨에게 주사됐다. 당시 톰슨은 당뇨가 상당히 진행되어, 지방과 근육 조직이 거의 다 분해된 상태였다. 그야말로 ‘피골이 상접한’ 정도로 매우 중증이었다. 아이가 혼수상태에 빠지자 부모는 인슐린 치료에 동의했다. 인슐린 발견 후 치료 목적으로 시행된 최초의 사례였다.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위험을 감수해야 했지만, 톰슨의 부모는 그야말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치료에 동의했다.
인슐린 주사의 효과를 이미 알고 있는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이겠지만, 톰슨은 인슐린을 주사받은 뒤 하루가 지나고 혈당이 정상 수치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1922년 1월, 불치병으로 여겨졌던 당뇨의 치료 가능성이 입증되던 순간이다.
“인슐린은 전 세계의 것입니다”
1923년 1월, 프레드릭 벤팅과 찰스 베스트, 제임스 콜립은 인슐린 제조법에 관해 미국에서 특허를 획득했다. 하지만 세 사람은 이 발견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사용되기를 원했고, 이에 토론토 대학에 1달러만 받고 넘기기로 한다.
이때 벤팅은 “인슐린은 제 것이 아닙니다. 전 세계의 것입니다.(Insulin does not belong to me, it belongs to the world.)”라는 말을 남겨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았다. 현재 캐나다 100달러 지폐의 뒷면에 초기 인슐린 병이 그려져 있다고 한다.
1923년 10월, 벤팅은 처음 실험실을 제공해주었던 존 맥클라우드를 찾아가 인슐린 발견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고, 이로 인해 두 사람이 함께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게 된다.
그러나 벤팅은 실제 연구를 같이 했던 베스트와 콜립이 함께 수상자로 오르지 못한 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함으로써 다시 한 번 ‘대인배’의 면모를 보였다. 결국 벤팅 자신의 상금은 베스트와 나누고, 맥클라우드의 상금은 콜립과 나눔으로써 아름답게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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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매사추세츠 주립대 의과대학(UMass Chan Medical School)의 빅터 앰브로스와 하버드 의과대학의 게리 러브컨이 2024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세포 내에 존재하는 ‘마이크로RNA(miRNA)’를 발견한 공로다.
세포 속 단백질 컨트롤러, miRNA
인간의 몸에는 조 단위의 세포가 존재한다. 각각의 세포는 조직과 장기 등을 이루며 각자 맡은 기능을 수행한다. 이 세포들은 DNA를 통해 ‘유전 정보’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단백질을 만들어내며 각자의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이 바로 miRNA다.
miRNA는 일반적으로 20~25개의 뉴클레오타이드로 구성된 짧은 RNA 분자를 말한다.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즉, miRNA는 우리 세포 내부에 존재하는 미세한 ‘조절 스위치’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miRNA는 DNA 내에서 생성된 단백질의 발현을 조절한다. 특정 유전자가 발현된 후, ‘어떤 단백질이 만들어지는지’를 조절하는 역할이다. 예를 들어, 신경계 기능 조절을 하는 물질의 수용체을 조절해 신경 신호 전달을 컨트롤하거나, 종양을 억제하는 단백질을 조절해 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식이다. 즉, miRNA는 필요에 따라 유전자 발현 수준을 조절할 수 있는 ‘유전자 볼륨 조절기’와 같다.
세포보다 더 근본적인 도구
인간의 삶은 세포의 분열과 복제, 그리고 상호작용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세포의 기능을 조절하는 것이 miRNA다. 즉, miRNA는 인간이 태어나 성장하는 과정, 그리고 정점을 찍고 서서히 노화가 진행되는 과정까지도 조율한다. 건강 유지, 손상 회복을 비롯한 모든 세밀한 생체 활동이 miRNA에 의해 통제된다.
이 과정에 오류가 생기면 암을 비롯한 다양한 질병이 발생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특정 miRNA가 암 세포의 성장과 전이를 억제하는 역할을 할 경우, 이 miRNA의 발현이 감소하면 암이 발생하거나 진행될 수 있는 식이다.
즉, miRNA를 제대로 이해함으로써 인간의 몸이 작동하는 방식을 보다 근본적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질병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관점과 방법이 등장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즉, 마이크로RNA를 발견한 것은 우리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를 발견한 것과 같다.
개인 맞춤형 의료에서 더욱 중요해질 것
수상은 2024년 올해였지만, 실제 빅터 앰브로스가 miRNA를 처음 발견한 것은 30여 년 전인 1993년이다. 이후 2006년에 앤드류 파이어와 크레이그 멜로가 RNAi(RNA 간섭) 메커니즘 연구 공로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 이후로 miRNA에 초점을 맞춘 연구는 더욱 주목을 받게 됐고, 연구가 지속되며 다양한 생물체로부터 5천 개 이상의 miRNA가 발견됐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에는 miRNA와 질병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밝히기 위한 연구가 다방면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실제 암, 심혈관 질환, 신경퇴행성 질환 등 각종 질병에서 miRNA의 비정상적인 작용이 발견되고 있다.
miRNA는 세포의 성장, 분화, 대사, 사멸 등 전반적인 과정에 관여한다. 이에 따라 최근 연구에서는 miRNA가 질병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생체 지표(Biomarker)로 사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miRNA가 조기 진단을 위한 지표로 사용될 수 있게 된다면 특정 질병의 경우 치료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miRNA가 표적 mRNA와 결합해 단백질 합성을 억제하는 메커니즘을 갖기 때문에, 이를 치료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향후 트렌드가 되고 있는 개인 맞춤형 의료체계에서 miRNA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
뼈와 치아 건강에 중요한 영양소 하면 누구나 칼슘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보통 그 다음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칼슘이 뼈 건강에서 으뜸으로 꼽히는 무기질인 건 맞다. 하지만 그 못지 않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무기질이 있다. 바로 마그네슘이다.
마그네슘은 뼈와 치아 건강 강화 외에도 중요한 기능을 한다. 마그네슘이 몸에서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알아보고, 마그네슘을 충분히 섭취하기 위해 어떤 음식이 좋은지 알아보도록 한다.
뼈 밀도 유지부터 우울증세 개선까지
뼈는 약 99%가 칼슘으로 구성돼 있다. 이 때문에 뼈 자체의 형성과 성장, 유지에 있어 칼슘이 가장 우선으로 꼽히는 것이다. 한편, 마그네슘은 칼슘이 뼈에 잘 흡수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비타민 D가 장에서 칼슘이 잘 흡수되도록 돕는다면, 마그네슘은 흡수된 칼슘이 뼈에 제대로 저장되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즉, ‘뼈 밀도’를 높이고 유지하는 데 기여하는 무기질이다.
마그네슘은 이밖에도 다양한 역할을 한다. 근육의 이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면역 시스템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돕는다. 또한, 심장 박동을 조절하고 신경계에도 영향을 미치며, 혈당과 혈압을 조절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연구에 따르면 마그네슘을 충분히 섭취하면 수면 품질을 개선할 수 있고, 운동능력을 향상시키며, 불안이나 우울증세를 다스리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2023년 「Frontiers in Psychiatry」에 게재된 한 리뷰에서는 우울증이 있는 성인이 마그네슘 보충제를 섭취한 후 증상이 개선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마그네슘 섭취 부족, 장기적으로 봐야
202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들의 마그네슘 섭취율은 약 89% 정도다. 많이 부족한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권장치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한국영양학회에서 제시한 기준에 따르면 남자는 일일 350mg, 여자는 일일 300mg이 권장되고 있지만, 남녀 모두 그에 미치지 못하는 섭취량을 보인다.
다만 마그네슘 역시 평소 섭취한 양을 비축해두는 구조를 띠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마그네슘 결핍으로 인한 증상은 그리 흔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섭취 부족이 반복되다보면 비축분은 언젠가 고갈되는 것이 당연하다. 피로, 무기력, 메스꺼움 등의 증상을 자주 겪고 있다면 마그네슘 부족으로 인한 문제일 수도 있다.
마그네슘이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영역을 고려하면, 만성적인 부족으로 인해 고혈압, 심혈관 질환, 뇌 질환, 암의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마그네슘 보충, 견과류와 씨앗류
다행히 마그네슘은 미량 영양소에 해당한다. 다소 부족한 경향이 있다고 해도 실제 양은 그리 많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일일 섭취량을 보충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딱 두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견과류’ 그리고 ‘씨앗류’.
캐슈넛과 아몬드를 한 줌 정도 섭취하면 약 80mg의 마그네슘을 섭취할 수 있다. 한 줌은 대략 30g 정도를 기준으로 하므로, 그리 부담스러운 양도 아니다. 일상에서 견과류를 잘 먹지 않던 사람이라면, 일일 단위로 포장 판매되는 견과 세트 정도만 챙겨먹어도 최소 50~60mg 이상의 마그네슘을 섭취할 수 있을 것이다.
씨앗류는 이보다 더 효율이 좋은 것들이 있다. 호박씨는 30g 정도에 150mg의 마그네슘을, 치아씨드는 같은 양에 95~100mg 정도의 마그네슘을 제공한다. 견과류에 비해 마그네슘 제공량은 더 많은 편이다. 이밖에 참깨, 해바라기씨, 아마씨 등은 견과류에 비해 함량이 낮긴 하지만 마그네슘 공급원으로서는 빠지지 않는 간식거리다.
잎채소와 콩으로 섬유질까지 함께
다이어트를 위해 한 끼 정도 식사를 신선한 샐러드로 대신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마그네슘 섭취를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시금치, 케일 등 어두운 빛깔의 잎을 가진 것들이 마그네슘 함량이 높은 편이며, 여기에 다양한 콩 종류를 곁들일 수 있으면 더욱 좋다. 게다가 이런 식품들을 섭취함으로써 자연스레 섬유질도 보충할 수 있다.
특별히 섬유질이 부족한 상태가 아니라면, 콩 대신 두부 요리를 먹는 것도 마그네슘 보충에 도움이 된다. 된장국에 들어가는 두부부터, 두부조림 또는 마파두부와 같은 볶음 요리도 두부를 자연스럽게 섭취하게 좋은 메뉴들이다.
잎채소와 두부, 콩을 다함께 넣고 끓여서 스튜처럼 만들면 건강과 영양을 모두 챙긴 저녁 다이어트 식단으로도 매우 훌륭하다.
전남대학교병원에서 오는 24일(목) ‘상염색체 우성 다낭콩팥병(ADPKD) 환자와 가족을 위한 환자교실(이하 2024 환자교실)’을 개최한다. 이번 2024 환자교실은 대한신장학회와 함께 진행한다. ‘다낭콩팥병’이라는 질환에 대한 정보를 좀 더 쉽게 이해하고 치료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어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참여를 희망하는 경우 전남대학교 홈페이지 공지사항의 신청 페이지(https://testapt.kr/)를 통해 신청하거나, 02-6925-0691 전화번호로 신청하면 된다. 2024 환자교실은 10월 24일(목) 오후 4시에 전남대학교병원 의생명연구원 1층 대강당에서 진행된다.
상염색체 우성 유전 질환이란?
다낭콩팥병은 ‘선천성 다낭성 신장병(Autosomal Dominant Polycystic Kidney Disease, ADPKD)’이라고도 불린다. 신장에 여러 개의 낭종이 형성되는 상염색체 우성 유전 질환이다.
상염색체는 인간의 염색체 23쌍 중 1번~22번까지의 염색체를 일컫는다. 성별에 따라 달라지는 23번 염색체(하염색체)와 달리 모든 인간에게 있는 염색체로, 여기서 발생하는 유전자 변이는 성별에 관계없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편, 우성 유전 질환은 한 개의 변이 유전자만 있어도 질환이 발현되기 때문에 열성 유전 질환에 비해 발현 가능성이 높다. 두 개의 변이 유전자가 필요한 열성 유전 질환의 경우, 부모 양쪽이 모두 변이된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면서 그것을 모두 물려받아야만 발현되므로 상대적으로 발생률이 낮은 희귀질환이 된다.
즉, 부모 양쪽 중 어느 한쪽이 상염색체 우성 질환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을 경우, 자녀는 성별에 상관없이 50% 확률로 선천성 질환을 가질 수 있다. 이와 같은 기전의 상염색체 유전 질환으로는 헌팅턴병, 마르판 증후군 등이 있다.
ADPKD는 어떤 질환인가
ADPKD는 기본적으로 신장에 다수의 낭종, 즉 액체 주머니가 형성되므로 신장의 기능이 떨어진다. 낭종이 커지면서 신장 조직을 압박하고 이로 인해 정상적인 기능 수행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ADPKD의 경우 선천적으로 낭종이 생겨나 주로 30~40대 증상이 나타난다. 낭종 자체는 양성이지만 나이가 들며 증상은 심화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서 60~70% 환자에게서 고혈압 증상이 나타난다. 또, 낭종이 커짐에 따라 복부 또는 허리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신장 기능은 한 번 떨어지기 시작하면 지속적으로 감소하므로, 이후 만성 신부전으로 진행될 위험도 커진다.
완치 불가한 ADPKD, 관리 및 치료는?
현재로서 ADPKD는 완치가 불가능하다. 다만, 조기에 발견해 관리 및 치료를 하게 되면 신장 기능 저하를 늦춰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신장 기능이 일반인에 비해 낮기 때문에 생활습관에서도 이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특히 수분 섭취는 적정선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신장 기능이 정상일 경우에는 다소 과도하게 물을 마시더라도 잉여 수분을 원활하게 배출할 수 있지만, 신장 기능이 저하된 상태에서는 주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기적으로 신장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낭종의 크기 및 수를 확인하거나 신장 기능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혈압 관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체중, 수분 및 염분 섭취, 콜레스테롤 수치, 스트레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를 위해 저염·저지방 식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