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HL트렌드

  • 간암 진단 기술의 혁신, “암은 초록색, 정상은 빨간색”

    간암 진단 기술의 혁신, “암은 초록색, 정상은 빨간색”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간(Liver)은 인체의 화학공장이라 불리는 기관이다. 소화 과정에서 흡수된 영양소들을 저장하는 역할, 대사 과정에서 필요한 성분이나 화합물의 상당수를 만들어내는 역할, 체내에 유입된 해로운 물질에 대한 해독 역할 등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간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간암, 그중에서도 대부분을 차지하는 ‘간세포암’은 매년 많은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주요 질환으로 꼽힌다. 최근 포스텍(POSTECH, 포항공과대학교) 연구팀이 간암을 더 정확하게 진단하고 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선보였다.

     

    간암 진단 기술, 정상 조직 구분이 관건

    간암은 주요 암종 10위권 내에 거의 항상 위치하는 종류다. 국가암정보센터 자료를 보면 2023년 사망률 11.9%, 2018~2022년 5년 상대생존율이 39.4%로 나오는 악명 높은 암종이다. 여느 암이나 마찬가지겠지만, 간암은 특히 초기에 발견해 수술로 제거하는 것이 환자 생존율을 높이는 중요한 열쇠다. 

    그동안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 단층촬영(CT)과 같은 영상 검사와 혈액 검사 등이 간암 진단 기술로 활용돼 왔으나 한계는 있었다. 또한, 수술할 때 암 조직과 정상 조직의 경계를 정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것도 문제였다. 경계가 모호할 경우, 암 조직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할 수도 있고, 반대로 필요 이상의 건강한 조직까지 제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형광 물질 활용한 간암 진단 기술

    POSTECH 연구팀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색깔에 기반한 간암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8,000개 이상의 형광 물질을 조사한 결과, 간암 세포에만 달라붙어 초록색 빛을 내는 물질 ‘cLG(cancerous Liver Green)’와 건강한 간세포에서만 빨간색 빛을 내는 물질 ‘hLR(healthy Liver Red)’을 찾아냈다. 

    이 두 형광 물질을 함께 사용할 경우, 간암 조직과 정상 조직이 서로 다른 색상으로 표시되므로 조직 경계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다. 지도에서 국가별로 색을 다르게 칠함으로써 국경이나 지형 경계 등을 보여주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 할 수 있다.

    FATP2 표적 cLG(녹색)와 SMPD1 결합 hLR(붉은색)로 간암 세포와 정상 간 세포를 선택적으로 구별할 수 있는 형광 염색 기술 / 출처 : POSTECH
    FATP2 표적 cLG(녹색)와 SMPD1 결합 hLR(붉은색)로 간암 세포와 정상 간 세포를 선택적으로 구별할 수 있는 형광 염색 기술 / 출처 : POSTECH

     

    간암 진단 기술의 혁신

    이 기술의 핵심은 각각의 형광 물질이 특정 표적을 찾아 달라붙도록 설계했다는 데 있다. 연구팀은 최신 유전자 기술과 열 분석을 통해 cLG는 간암 세포에 풍부한 ’FATP2‘라는 지방산 운반 단백질과 결합하며, hLR은 건강한 간세포에 많은 ’SMPD1‘이라는 효소를 결합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실험 결과, 두 형광 물질을 함께 활용하자 간암 조직과 정상 조직의 경계가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특히 기존 MRI나 CT로 발견하기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었던 작은 크기의 초기 암도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이로써 조기 발견 및 조치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돼, 간암 진단 기술에 획기적인 발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POSTECH 장영태 교수는 “이 기술은 간암 진단의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뿐만 아니라, 수술 중 빛(형광)을 따라가며 암 조직만 정밀하게 제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혁신적 기술”이라며 이번 연구의 의의를 전했다.

    이번 연구는 POSTECH 화학과·융합대학원 장영태 교수, 중국 린이대학(Linyi University) 밍 가오(Min Gao) 교수, 중국 난방과기대(Southern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크리스 순 헝 탄(Chris Soon Heng Tan) 교수, 순천대 약대 하형호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진행했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 및 중국 국가 자연과학기금(NSFC)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최근 <ACS 센트럴 사이언스(ACS Central Science)>에 게재됐다.

    녹색과 붉은색으로 혼동 우려 없이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다는 점 또한 획기적이라 할 수 있다 / 출처 : 'ACS Central Science'
    녹색과 붉은색으로 혼동 우려 없이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다는 점 또한 획기적이라 할 수 있다 / 출처 : 'ACS Central Science'

     

  • 자체 산소 생성 바이오잉크로 대규모 손상 근육 살린다

    자체 산소 생성 바이오잉크로 대규모 손상 근육 살린다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국내 연구팀이 손실된 근육을 치료할 수 있는 바이오잉크(bioink)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넓은 범위, 또는 여러 부위에 걸쳐 발생하는 ‘체적 근육 손실(Volumetric Muscle Loss, VML)’을 치료하기 위한 자체 산소 생성 바이오잉크다.

     

    대규모 근육 손실을 위한 치료 연구

    ‘체적 근육 손실(VML)’은 대규모 외상으로 인해 골격근의 20% 이상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를 말한다. 대규모 조직 결손이 발생하며 자연적인 근육 재생에 한계가 생기고, 이로 인해 기능 회복이 어려워진다. 

    손실된 근육량이 크다는 것은 단순히 근육만 손실되는 것이 아닌, 인접한 신경이나 혈관 손상까지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통증, 감각 이상, 혈류 장애 등의 문제를 동반하기도 한다. 또한, 손실 부위 주변의 관절 안정성 근력이 크게 감소하면서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생긴다.

    그간 의학계에서는 VML로 인한 폭넓은 장애와 후유증을 해결할 수 있도록 조직공학 기반의 VML 치료 연구를 활발히 진행해왔다. 기존까지 개발된 3D 바이오프린팅 이식재의 경우, 세포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산소 및 영양소 전달 기술이 완전하지 않은 탓에 중심부에서의 괴사가 빈번했다. 

    또한, 기존의 산소 공급 기술은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산소 공급이 어려웠기 때문에, 실질적인 조직 재생 효과가 한정적이었다. 이에 따라 조직 손상 초기에 세포의 생존과 분화를 유도하면서, 동시에 조직 크기와 상관없이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산소를 공급할 수 있는 바이오잉크 소재 개발이 필요했다.

    자체 산소 생성 바이오잉크 개략도와 쥐 모델에의 이식 / 출처 : 테라노틱스(Theranostics) 연구 논문
    자체 산소 생성 바이오잉크 개략도와 쥐 모델에의 이식 / 출처 : 테라노틱스(Theranostics) 연구 논문

     

    자체적으로 산소 만드는 바이오잉크

    부산대학교 광메카트로닉스공학과 한동욱 교수 연구팀과 인천대학교 생명공학부 박경민 교수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동 연구에 나섰다. 그리고 연구를 통해 VML 치료를 위한 자체 산소 생성 바이오잉크(bioink)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3D 바이오프린팅은 세포나 생체물질을 층층이 쌓아 올림으로써 살아있는 조직이나 장기 구조물을 만드는 기술이다. 이때 원료로 사용되는 것이 바로 ‘바이오잉크’다. 이 작업에서는 세포의 생존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며, 이 때문에 산소 공급을 유지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기존 연구에서는 기술적 문제로 인해 지속적인 산소 공급에 한계가 있었다. 공동연구팀은 이 문제에 착안해, 산소를 만들어내고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자체 산소 생성 바이오잉크를 개발했다. 세포 생존 및 근육 재생 신호를 동시에 제공할 수 있도록 과산화마그네슘(MgO₂)을 도입한 바이오잉크(GtnSH/GtnMI/MgO₂)다. 

    티올화 젤라틴(GtnSH)과 말레마이드화 젤라틴(GtnMI)을 이용한 이중 가교 결합으로 생체적합성이 뛰어난 바이오잉크를 제작했고, 과산화마그네슘은 국소적으로 산소를 방출해 이식된 세포의 생존율과 근육 재생을 촉진시킨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VML이 발생한 쥐 모델에 자체 산소 생성 바이오잉크로 만든 바이오프린팅 조직 모사체를 이식했다. 그 결과 손상된 근육 조직이 효과적으로 회복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기존 소재와 비교했을 때 근육 질량은 약 144% 증가했으며, 손상 발생 부위는 37% 이상 감소하는 뚜렷한 성과다.

     

    극한의 의료 환경에 적합할 것

    이번에 개발된 자체 산소 생성 바이오잉크의 뛰어난 회복력은 향후 높은 잠재력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구팀은 조직 이식, 약물 치료와 같은 기존 치료법의 면역 반응, 공여 부위 손상, 감염, 낮은 생착률 및 기능성 등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자체 산소 생성 바이오잉크는 전쟁 상황과 같은 극한 환경에서도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더 나아가 인류의 도전 과제로 꼽히고 있는 우주 진출에도 응용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한동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스포츠 손상, 교통사고 환자, 군인 및 기타 외상 환자 등 다양한 임상 환경에서 맞춤형 이식재로 활용이 전망된다”라며 “특히 극한 의료 환경에서 효과적인 응급 치료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또한, “향후 근육뿐만 아니라 뼈, 연골, 신경 등 다양한 조직 재생 치료제 개발로 연구가 확장되길 바란다”라는 입장을 덧붙였다.

    산소 방출을 통한 과산화마그네슘의 근분화(筋分化) 촉진 기전을 밝힌 이번 연구는 진단 의학 및 재생 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테라노스틱스(Theranostics)>에 지난 1월 13일 온라인 게재됐다. 또한, 3월호 발행본에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다양한 응급상황, 극한 의료 환경 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다양한 응급상황, 극한 의료 환경 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 만성 통증과 우울증의 관계, 오랜 통증 부위 많을수록 우울

    만성 통증과 우울증의 관계, 오랜 통증 부위 많을수록 우울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 4월호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통증을 겪는 부위가 많을 수록 우울증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연구에서는 C-반응성 단백질과 같은 염증 지표와 우울증 사이의 연관성을 설명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만성 통증과 우울증의 관계

    미국 예일 대학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로부터 약 14년에 걸친 장기 연구 데이터를 확보했다. 40만 명 이상의 개인으로부터 건강과 관련된 광범위한 정보를 수집한 데이터다. 

    이 자료에 포함된 개인들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통증을 경험하고 있는지, 통증이 있다면 어느 부위인지, 얼마나 오래 통증을 겪었는지 등을 보고했다. 데이터에는 이와 함께 각 개인이 우울증 진단을 받은 적이 있는지, 받았다면 언제였는지도 포함돼 있었다.

    예일 대학 연구팀은 통증 지속 기간이 3개월 이상인지 미만인지에 따라 만성 통증과 급성 통증으로 분류했다. 그 과정에서 만성 통증과 급성 통증을 모두 경험한 참가자들이 많다는 것을 발견해, 그들의 데이터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통증 발생 부위를 가릴 것 없이 모든 부위에서 나타나는 만성 통증과 급성 통증이 모두 우울증과 관련이 있었다. 특히 만성 통증과 우울증은 보다 뚜렷한 연관성을 보였다. 만성 통증을 경험하는 부위가 많은 사람은 우울증 위험도 더 높게 나타났다.

    통증 부위가 많을수록, 통증 기간이 길수록 우울증 위험도 높았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통증 부위가 많을수록, 통증 기간이 길수록 우울증 위험도 높았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염증성 지표로 우울증과의 관계 설명

    다음으로 연구팀은 위 자료를 토대로 참가자들의 혈액 샘플 분석 자료도 확인했다. 특히 C-반응성 단백질, 혈소판, 백혈구 등 염증과 관련된 지표들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염증 표지 중 몇 가지를 토대로 만성 통증과 우울증의 관계를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가장 연관성이 뚜렷하게 드러난 것은 C-반응성 단백질이었다.

    우리는 습관적으로 ‘신체 건강과 정신 건강’이라는 표현을 쓰곤 한다. 이는 자칫 받아들이기에 따라 두 가지가 서로 별개라는 뉘앙스를 드러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건강은 결국 연결돼 있으며 어떤 식으로든 서로 영향을 미친다. 이번 통증과 우울증에 관한 연구 결과는 그 사실을 다시 한 번 환기시키는 계기라 할 수 있다.

    연구팀은 만성 통증과 우울증의 관계를 토대로 신체적 통증과 정신 건강 문제의 근본적인 연관성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이번 조사 대상은 영국 바이오뱅크에서 수집한 유럽계 사람이 대부분이었으므로, 향후 다른 인종과 민족들에 대해서도 같은 내용의 연구를 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전했다.

    신체 건강과 정신 건강은 별개의 개념이 아니라 서로 영향을 미치는 관계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신체 건강과 정신 건강은 별개의 개념이 아니라 서로 영향을 미치는 관계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 SFTS 바이러스 치료제 최초 개발, 생존율 100% 확인

    SFTS 바이러스 치료제 최초 개발, 생존율 100% 확인

    출처 : 국가건강정보포털
    출처 : 국가건강정보포털

    일명 ‘살인 진드기 바이러스’로 불리는 급성 감염병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가 개발됐다. 가톨릭대학교(총장 최준규) 의생명과학과 남재환 교수 연구팀은 mRNA 기술을 기반으로 SFTS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치료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약물전달학 분야 국제 학술지 <Journal of Controlled Release(IF=10.5)>에 게재됐다.

     

    SFTS의 증상과 치사율

    SFTS 바이러스는 일명 ‘살인 진드기 바이러스’라 불린다. 주 감염 매개체는 진드기로, 특정 종의 진드기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채 사람을 물면 전파된다. 사람 외에도 다양한 종의 동물들이 감염될 수 있다.

    SFTS는 급성 감염병으로, 고열과 두통, 근육통, 피로감 등 몸살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병이 진행됨에 따라 구토, 설사, 출혈 등 보다 심각한 증상이 나타난다. 병명에서 알 수 있듯, 혈소판 감소, 백혈구 감소, 전신 염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심해지면 다발성 장기부전 등의 문제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국내에서만 매년 200~300명의 SFTS 환자가 발생한다. 환경부 산하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의 자료에 따르면 인간에게서 발병했을 때 치사율이 5~27%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효과적인 바이러스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진드기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SFTS 바이러스를 예방하기 위한 진드기 예방법 / 출처 : 국가건강정보포털
    SFTS 바이러스를 예방하기 위한 진드기 예방법 / 출처 : 국가건강정보포털

     

    새로운 치료제, 100% 생존율 입증

    이런 가운데, 가톨릭대 남재환 교수 연구팀이 SFTS를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mRNA 기술을 기반으로 치료제를 만들었으며, SFTS에 감염된 동물 모델을 대상으로 테스트한 결과 ‘100% 생존율’을 보였다. 이를 통해 SFTS에 대한 항체 기반 치료 전략 가능성이 제기됐다.

    남재환 교수 연구팀은 SFTS 바이러스의 ‘표면 단백질(Gn)’을 인식하는 인간 단일클론항체를 mRNA 형태로 합성한 다음, 이를 지질나노입자(LNP)로 전달해 생체 내에서 항체가 생성되도록 설계했다. 

    이렇게 만든 mRNA/LNP 기반 항체 치료제를 쥐 모델에게 투여한 결과, 모든 개체가 생존하는 결과를 보였다. 검증에 사용된 쥐들은 치사량에 해당하는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였음에도 뛰어난 치료 효과를 입증한 셈이다.

    살인 진드기 바이러스(SFTS)를 없애기 위해 몸속에서 항체를 직접 만들어 치료하는 과정 / 출처 : BRIC Bio통신원
    살인 진드기 바이러스(SFTS)를 없애기 위해 몸속에서 항체를 직접 만들어 치료하는 과정 / 출처 : BRIC Bio통신원

     

    mRNA 기술의 잠재력 재확인

    남재환 교수팀이 개발한 mRNA/LNP 기반 항체 치료제는 현재 ㈜SML바이오팜을 통해 비임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곧 임상 1상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연구팀은 이번 SFTS 바이러스 치료제 연구를 통해 mRNA 기술이 항체를 신속하고 저렴하게 발현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점을 재차 확인했으며, 향후 암이나 만성 감염병 등 다양한 질환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남재환 교수팀의 이번 SFTS 바이러스 치료제 연구는 식품의약품안전처 ‘mRNA 백신 등의 독성평가 기술개발’ 과제, 그리고 질병관리청 ‘SFTS 치료후보물질 확보를 위한 전임상 시료 생산 및 평가’ 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또한, ㈜SML바이오팜 연구팀, 서울대학교 조남혁 교수팀, 충북대학교 이상명 교수팀이 공동 연구자로 참여했다.

    가톨릭대 의생명과학과 남재환 교수는 “이번 연구는 mRNA 기반 항체 치료제가 SFTS 바이러스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최초로 증명한 사례”라며 “비임상 연구를 마친 후 임상시험을 통해 SFTS 환자 치료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신약 개발 과정 가속화 기술, 국내 연구진이 찾아냈다

    신약 개발 과정 가속화 기술, 국내 연구진이 찾아냈다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신약 후보물질 발굴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여 신약 개발 과정 전반을 가속화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을 통해 개발됐다. 기존에 개발된 기술의 한계들을 극복해, 제약 분야의 연구개발 효율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약 개발 과정 가속화할 새로운 기술

    신약 개발 과정은 보통 수년 이상의 긴 시간을 필요로 한다. 각종 절차를 따르기 위해 소요되는 시간도 있지만, 순수하게 약물을 개발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수백, 수천 가지 화합물 중에서 잠재적인 후보물질을 찾아야 하고, 동물실험이나 오가노이드 등을 통해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걸리며, 결과에 따라 추가 실험이 필요할 수도 있다.

    특히 약물의 메커니즘과 안전성을 명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한 번에 한 가지 화합물을 검증하는 방식이 일반적으로 사용돼 왔다. 이는 각 화합물의 생리적 반응이나 특성을 면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지만, 후보물질 발견부터 검증까지의 전체 프로세스가 길어지게 만드는 주된 이유로 꼽히기도 한다.

    최근 신약 개발 과정의 효율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DNA-암호화 라이브러리(DNA-Encoded Library, DEL)’ 기술이 등장한 바 있다. 이는 개별 화합물이 고유한 암호화 DNA 태그와 연결된 형태다. 수만, 수억 개의 화합물을 동시에 스크리닝할 수 있는 기술이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후보물질 발견 및 검증 프로세스를 대폭 줄이는 것은 물론 연구 비용도 크게 절감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DEL 기술은 DNA의 용해도 문제로 모든 반응이 반드시 물에서만 진행돼야 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또한, DNA는 다양한 화학반응 조건에서 쉽게 손상될 수 있으므로, 활용할 수 있는 반응이 극히 제한적이라는 점도 문제였다.

    DNA는 다양한 화학반응 조건에 쉽게 손상될 우려가 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DNA는 다양한 화학반응 조건에 쉽게 손상될 우려가 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나노 기술과 접목해 한계 극복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 POSTECH) 화학과·첨단재료과학부·융합대학원 임현석 교수와 서종철 교수 공동 연구팀은 이러한 DEL 기술의 한계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써 ‘나노 기술 플랫폼’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나노입자 표면에 DNA와 화합물을 결합시킨 ‘나노DEL(NanoDEL, Nanoparticle-Based DEL)’을 개발했다. 나노입자는 물뿐만 아니라 유기 용매에서도 안정적으로 분산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DEL 기술로는 불가능했던 ‘무수반응(moisture-sensitive reactions)’ 등 용매 종류에 상관없이 다양한 화학 반응을 자유롭게 수행할 수 있다.

    * 무수반응(moisture-sensitive reactions) 

    : 수분에 민감한 시약을 사용하는 화학 반응. 신약 후보물질 합성이 널리 활용된다.

    : 기존 DEL 기술은 수용액에서만 반응이 가능하므로 무수반응을 구현할 수 없다. 

     

    또한, 나노DEL 기술은 DNA 손상 문제도 해결했다. 기존 DEL 기술의 경우 DNA가 쉽게 손상돼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나노DEL에서는 하나의 나노입자에 여러 개의 DNA 태그를 부착할 수 있기 때문에, 일부 DNA가 손상되더라도 남아있는 태그를 통해 분석이 가능하다. 

    비유하자면 백업용 USB가 여러 개 있는 셈이므로, 더욱 안정적으로 데이터 분석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신약 개발 과정의 시간적, 금전적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길을 제시해준다.

    논문 제 1저자인 왕희명 박사는 “나노DEL 기술은 기존보다 100배 이상 다양한 화합물 라이브러리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에, 난치병 치료제 등의 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으며, 신약 후보물질 발굴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전했다. 

    기존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는 ‘NanoDEL 기술’의 특징 / 출처 : POSTECH
    기존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는 ‘NanoDEL 기술’의 특징 / 출처 : POSTECH

     

  • 유전성 난청, 비절단 돌연변이 유전자 치료 가능성

    유전성 난청, 비절단 돌연변이 유전자 치료 가능성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한국인에게서 종종 나타나는 ‘유전성 난청’의 원인을 치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일반적으로 출생 직후 치료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치료 시기에도 어느 정도 유연성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일본에 흔한 유전성 난청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유전성 난청을 일으키는 원인은 ‘OTOF 유전자’다. 귀 속에서 소리를 감지하는 것은 ‘내유모세포’의 역할인데, 이때 내유모세포가 신경으로 소리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OTOF 유전자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OTOF 유전자에 변이가 생기면 내유모세포의 신호 전달 과정에 문제가 생겨 유전성 난청이 발생하는 것이다.

    OTOF 유전자 변이는 대부분 유전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국과 일본에서는 ‘비절단 돌연변이’의 일종인 p.R1939Q 변이가 비교적 높은 빈도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유전자가 완전히 손실되지는 않지만 기능이 떨어지는 유형이다.

    미국과 중국 등에서 OTOF 유전자의 변이로 인한 유전성 난청에 대해 유전자 치료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는 유전자가 완전히 소실된 ‘절단 돌연변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대부분이다. 즉, 한국과 일본에서 흔히 나타나는 비절단 돌연변이 난청과는 유형이 다르다.

     

    다소 늦어도 치료 가능성 있어

    최병윤 교수 연구팀은 비절단 돌연변이로 인한 유전성 난청 환자의 치료가 가능한지를 알아보고자 연구를 진행했다. 최신 유전자 치료법인 ‘AAV 벡터 유전자 전달법’을 이용했다. 연구팀은 p.R1939Q 변이를 보유한 쥐 모델을 만든 후, 유전자 치료를 적용해 떨어진 청각 기능이 회복되는지를 평가했다.

    연구 결과, 유전자 치료를 통해 쥐 8마리의 청력이 정상에 가깝게 회복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5마리는 내유모세포에서 소리를 신경으로 전달하기 위해 필요한 ‘오토페를린(Otoferlin)’ 단백질이 90% 이상 생성돼 청각이 크게 개선됐다. 나머지 3마리 또한 청각 기능이 부분적으로 회복됐다. 이러한 효과는 5개월 이상 유지됐다.

    연구팀은 또한, 쥐들의 치료 시기에도 주목했다. 실험에 사용된 쥐들은 생후 30일이 지난 개체로, 인간으로 치면 유아기를 지난 시점이다. 일반적으로 유전성 난청은 출생 직후 빠르게 치료하지 않으면 영구적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즉, 유전자 발달이 진행된 상태에서 치료를 시행했음에도 청각 기능이 회복됐고, 일정 기간 유지됐다는 점을 유의미하게 보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유전성 난청의 치료 적용 시기가 예상보다 유연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는 향후 더 많은 유전성 난청 환자들에게 치료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를 주도한 최병윤 교수는 “향후 유전자 치료가 성공적으로 적용된다면, 기존의 보청기 또는 인공와우 이식 없이도 난청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유전자와 질병(Genes and Diseases)> 최근 호에 게재됐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 / 출처 : 분당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 / 출처 : 분당서울대병원

     

  • 인공 지문 기술, ‘보안성’의 잠재력을 제시하다

    인공 지문 기술, ‘보안성’의 잠재력을 제시하다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서로 다른 두 사람의 지문이 똑같을 확률은 무려 640억 분의 1이라고 한다. 유전 정보가 100% 일치하는 일란성 쌍둥이조차 지문은 다르게 나온다. 이 때문에 지문은 개인을 식별하는 고유한 수단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 연구팀이 개인의 지문보다 훨씬 더 높은 고유성을 지닌 인공 지문 기술을 선보였다.

     

    전자 피부 기술의 발달

    전자 피부는 촉각, 온도, 압력 등 실제 감각과 자극을 느낄 수 있는 인공 피부 기술이다. 생물학적 피부의 기능을 모방하는 것이므로, 감각과 자극을 느끼기 위한 센서는 물론, 피부의 유연함까지 구현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첨단 기술들이 필요하다. 여기에 지문과 같은 고유 패턴까지 갖추는 것은 그야말로 난제의 연속이다.

    UNIST 화학과 심교승 교수 연구팀은 최근 고유한 주름 패턴이 새겨진 손가락 전자 피부를 개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주름 패턴은 한 개인의 고유 패턴이라 여겨진 인간의 지문보다도 월등히 높은 고유성을 지닌다. 인간의 생물학적 지문이 서로 똑같을 확률만 해도 640억 분의 1로 아득히 낮은데, 이 인공 지문 기술이 서로 똑같은 패턴을 내놓을 확률은 그보다 1032배 더 낮다는 것이다. 사실상 ‘절대 똑같을 수 없다’라는 말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기존 지문보다도 월등히 뛰어난 보안성을 갖는 인공 지문 기술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기존 지문보다도 월등히 뛰어난 보안성을 갖는 인공 지문 기술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실제 지문보다도 월등히 뛰어난 고유성

    심교승 교수 연구팀은 유연 고분자(SEBS) 소재의 전자 피부에 ‘무작위로 주름 패턴을 새길 수 있는’ 인공 지문 기술을 개발했다. 먼저 유연 고분자를 화학 처리해 피부를 1차로 제작한다. 그 다음 여기에 유기 용매의 일종인 ‘톨루엔 용매’를 떨어뜨리고 고속으로 회전시키는 방식이다. 

    이때 원심력에 의해 톨루엔 용매가 고분자 피부 표면 위에 무작위로 분포된다. 이때 고분자 표면 물질과 용매가 상호작용을 일으키며 물리적 변형이 일어난다. 피부 표면이 톨루엔 용매로 인해 부풀었다가, 용매가 증발하면서 쪼글쪼글하게 수축하면서 미세한 주름이 무작위 패턴으로 만들어지는 원리다.

    연구팀에 따르면, 피부 표면에 흩뿌려지는 용매가 똑같은 모양의 인공 지문을 다시 생성할 확률은 매우 낮다. 1제곱밀리미터(㎟) 범위를 기준으로 하면 사람의 지문이 같을 확률보다 무려 1032배 더 낮다. 사람의 지문 크기가 대략 1~2㎠ 범위이므로, 위 확률을 지문 크기로 확장해보면 인공 지문이 동일한 패턴으로 형성될 확률은 그야말로 ‘한없이 0에 수렴’하는 셈이다.

     

    ‘개인용 전자 피부’ 상용화 가능성

    인간의 지문은 그동안 그 고유성을 인정받아 강력한 보안 매체로서 활용돼 왔다. 하지만 ‘지문이 흐려지거나 지워질 수 있다’라는 문제가 있었다. 직업상 피부에 잦은 마찰이 가해지거나, 표면이 거친 물건을 자주 만지는 사람들, 혹은 화학물질에 자주 노출되는 사람들이 대표적이다. 혹은 노화나 질환으로 인해 피부 구조가 변화하면서 지문 선명도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전자 피부를 기반으로 한 인공 지문 기술은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자 피부 제작에 사용되는 소재는 물리적 충격, 열, 습도에도 강하기 때문에 지문 형태를 오래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제작 비용 문제만 해결된다면 대안으로서 충분한 잠재력이 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UNIST 심교승 교수는 인공 지문 기술에 대해 “간단한 공정을 활용하면서도 동일한 패턴이 생성될 확률이 매우 낮아, 개인용 전자 피부, 전주기 관리형 소프트 로봇, 차세대 휴먼 기계 인터페이스 등 보안과 고유 식별이 중요한 미래 기술에 폭넓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신진연구자 지원사업으로 수행됐다. 미국 휴스턴대학교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정웨이 리 교수팀과 함께 했으며,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 3월 5일 게재됐다.

    인공지문 패턴 생성과정과 인공 지문 전자피부를 응용한 기술 / 출처 : UNIST
    인공지문 패턴 생성과정과 인공 지문 전자피부를 응용한 기술 / 출처 : UNIST

     

  • 면역항암제 효능 확대, 혈액암 넘어 고형암까지

    면역항암제 효능 확대, 혈액암 넘어 고형암까지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항암치료를 방해하는 ‘나쁜 세포’만 정밀하게 제거할 수 있는 약물이 개발됐다. 이로써 고형암 치료에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면역항암제 개발 가능성이 생겼다.

     

    면역항암제 효능과 고형암 치료 한계

    경희대학교 생리학교실 배현수 교수와 응용화학과 강성호 교수 연구팀은 종양의 성장을 돕는 대식세포를 선택적으로 표적해 사멸하도록 하는 펩타이드 치료제 후보물질을 개발했다. 본래 대식세포는 종양을 죽이는 것(M1형)과 성장을 촉진하는 것(M2형)로 나뉘며, 이중 M2형을 표적으로 삼아 사멸시키는 메커니즘이다.

    면역항암제 효능은 우리 몸의 면역 체계를 강화시켜, 스스로 암세포를 공격하게 하는 방식이다. 면역항암제 효능은 일반적으로 특정 혈액암에는 뛰어나다. 하지만 장기에 발생하는 고형암에는 치료 효과가 제한적으로 나타난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그 이유 중 하나는 고형암 주위의 ‘종양미세환경’ 때문이다. 암세포 증식을 돕는 주위 환경을 총체적으로 이르는 말로, 이들로 인해 면역 세포와 약물이 암세포 안으로 침투하기 어려워진다. 그중에서도 항염증 및 조직 회복 기능을 하는 M2형 대식세포가 종양미세환경에 있을 경우, 암세포 성장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암세포 제거에 한계가 생긴다.

     

    종양 살리는 면역세포 표적

    경희대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지 않으면서도 종양 크기를 줄여줄 수 있는 자연계 ‘독 성분 물질’에 주목했다. 테스트해본 결과, 이 물질이 암세포를 돕는 M2형 대식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M2형 대식세포의 결합 분자인 ‘활성형 CD18 단백질’을 표적으로 정했다. 본래 CD18 단백질은 세포 접착 및 신호 전달, 면역 반응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다. 이 단백질이 M2형 대식세포에서 활성화되면, 종양의 성장 및 전이를 촉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사실을 토대로 독 성분 물질이 갖고 있는 독성을 낮추는 방향으로 분자 구조를 재설계했다. 그 다음 M2형 대식세포 내 활성형 CD18 단백질을 인식할 수 있는 펩타이드-약물 접합체 ‘TB511’을 개발했다.

     

    ‘정밀 면역항암제’ 임상시험 예정

    TB511을 동물 모델에 투여한 결과, 정상적인 대식세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종양 내 M2형 대식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대장암, 폐암, 췌장암 등이 유발된 동물 모델에서 종양 성장을 효과적으로 억제한다는 것도 함께 확인됐다. 이는 TB511이 정상 면역 세포를 손상시키지 않는 ‘정밀 면역항암제’로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지난 2024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TB511의 임상 1/2a상 승인을 얻었다. 올해부터 TB511이 면역항암제 효능을 충분히 발휘하는지를 재차 확인하기 위해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배현수 교수는 “이번 연구로 개발한 약물은 종양 내에서만 활성화된 CD18을 표적으로 M2형 대식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며 “향후 범용 면역항암제 개발 및 정밀 면역치료 기술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 지원사업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암 면역치료 저널(Journal of ImmunoTherapy of Cancer)> 4월호에 게재됐다.

     

  • 암 조기 진단해내는 ‘액체 생검’, 감도 높이고 오류율 낮췄다

    암 조기 진단해내는 ‘액체 생검’, 감도 높이고 오류율 낮췄다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올해 들어 혈액 검사로 주요 질환의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여러 차례 발표된 바 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이라면 ‘암 조기 진단’이다. 혈액 검사를 통한 암 조기 진단 기술에 있어 또 다른 진전이 나왔다.

     

    혈액 검사로 질환 찾는 액체 생검 기술

    미국 와일 코넬 의과대학과 뉴욕 게놈 센터 연구진은 혈액 검사를 통해 암 세포를 검출하는 새로운 오류 보정 방법을 찾았다는 내용을 11일 <네이처 메서드(Nature Methods)>에 발표했다. 

    혈액 검사를 기반으로 하는 이른바 ‘액체 생검’ 기술은 환자 부담이 거의 없는 검사법으로 꼽힌다. 과거에 비해 기술이 발달하면서 현재에도 다양한 질환의 초기 징후를 식별할 수 있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혈액 검사를 통해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해당 내용으로 정밀 검사를 진행하는 시스템이다. 여기에 암 조기 진단 가능성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다만, 연구팀에 따르면 혈액 샘플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암 세포 DNA는 그 양이 매우 적기 때문에, 암 치료에 중요한 암의 돌연변이적 특징을 정확하게 식별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약 10년에 걸쳐 표적 시퀀싱 및 전장 유전체 시퀀싱 기반 방법을 동원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해왔다. 지난 해에는 암 샘플의 시퀀싱 데이터에 접근하지 않고도, 환자 혈액 샘플로부터 진행성 흑색종과 폐암을 안정적으로 검출하는 성과를 보인 바 있다.

    소량의 혈액으로 다양한 검사를 하기 위해서는 높은 민감도와 낮은 오류율이 필수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소량의 혈액으로 다양한 검사를 하기 위해서는 높은 민감도와 낮은 오류율이 필수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민감도 높이고 오류 가능성 크게 낮춰

    연구팀은 이번 새로운 연구를 통해 액체 생검 기술을 통한 암 조기 진단에서 또 한 번의 진전을 보였다. 바이오 기업 울티마 지노믹스(Ultima Genomics)가 내놓은 저비용의 시퀀싱 플랫폼을 이용했으며, 환자 혈액 샘플로부터 100만 분의 1 수준의 농도(ppm)로 암 세포 DNA를 검출했다.

    다음으로, DNA 중복 정보를 활용하는 오류 수정 기법을 통해 검출 방법의 정확도를 높였다. 연구팀은 이 결합 기법의 오류율이 매우 낮으며, 원칙적으로 환자의 종양에 직접 접근하지 않고도 혈액 샘플을 통해 암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연구팀은 다른 연구팀과의 협력을 통해 이 고감도, 저오류 접근법의 잠재력을 검증했다. 그 결과 방광암과 흑색종이 있는 환자의 혈액 샘플으로부터 매우 낮은 수준의 암 수치까지도 탐지해낼 수 있음을 확인했다.

     

    혈액으로 암 조기 진단 가능한 시대

    전 세계를 통틀어 혈액 검사를 통한 암 조기 진단 기술은 최근 여러 건의 성과를 발표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스코틀랜드의 세인트 앤드류스 대학 연구팀이 혈액 검사를 통해 ‘폐암 발병 위험성’을 평가하는 방법을 제시한 바 있다. 조기 진단은 물론 발병 전 가능성까지 평가하여, 위험성이 높은 사람은 사전에 추적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다.

    또한, 같은 달에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대장암, 식도암, 췌장암, 신장암, 난소암, 유방암 등 6가지 암을 초기 단계에서 식별할 수 있는 혈액 검사법 ‘트라이옥스(TriOx)’를 공개한 바 있다. 아직 개발이 진행 중인데도 높은 정확성을 보여 향후 진단 능력이 더욱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상대 생존율이 매우 낮기로 악명 높은 췌장암에 대해서도 혈액 검사법이 발달하고 있다. 미국 오리건 건강과학대학에서 지난 2월 발표한 ‘PAC-MANN’ 검사법은 단 한 방울의 혈액만으로도 췌장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다.

    현재 암은 초기 단계에서 발견할 경우 매우 높은 완치율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혈액 검사를 통해 조기 진단율이 높아질 경우, 전 세계적으로 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조기 진단율이 높아진다면 그만큼 완치율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조기 진단율이 높아진다면 그만큼 완치율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 Motion Elements

     

  • 초정밀 웨어러블 기기는 어디까지? ‘피부의 호흡’ 측정 기술 개발

    초정밀 웨어러블 기기는 어디까지? ‘피부의 호흡’ 측정 기술 개발

    길이 2cm, 너비 1.5cm의 작은 크기 안에 챔버, 센서, 프로그래밍 가능한 밸브, 전자 회로, 그리고 작은 충전식 배터리가 들어가 있다 / 출처 : 노스웨스턴 대학, 존 A. 로저스
    길이 2cm, 너비 1.5cm의 작은 크기 안에 챔버, 센서, 프로그래밍 가능한 밸브, 전자 회로, 그리고 작은 충전식 배터리가 들어가 있다 / 출처 : 노스웨스턴 대학, 존 A. 로저스

    지난 12월, 스위스의 한 연구팀이 ‘웨어러블 센서’의 현황을 주제로 한 메타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연구팀은 ‘땀과 호흡 속 분자 구조까지 생화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초정밀 웨어러블 기기가 등장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은 바 있다.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에서 최근 이에 부합하는 결과물을 발표했다. 피부에서 방출되고 흡수되는 물질을 기체 단위에서 측정할 수 있는 초정밀 웨어러블 기기다.

     

    초정밀 웨어러블 기기의 발전

    최근 국내 연구팀에서도 웨어러블 기술을 응용한 성과를 내놓은 바 있다. 대표적인 예가 최근 성균관대학교에서 내놓은 ‘광학 바이오센서 패치’다. 매우 미세한 양의 땀과 분비물을 정밀하게 감지할 수 있는 생체 부착 센서 기술이다.

    한편, 지난 1월 DGIST에서도 심혈관 건강 상태를 측정하면서 필요에 따라 약물 투여까지 바로 가능한 초정밀 웨어러블 기기를 선보인 바 있다. 웨어러블 기기의 발전이 어디까지 가능할 것인지, 기존의 인식 한계를 뛰어넘는 결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노스웨스턴 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웨어러블 기기의 경우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이 기기는 여러 가지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는 정밀 센서를 탑재하고 있으며, 온도 변화와 수증기, 이산화탄소를 비롯해 피부에서 방출될 수 있는 휘발성 유기 화합물(VOC)의 변화까지 측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피부 상태 평가는 물론 피부에 영향을 미치는 전반적인 건강 상태까지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기본적인 원리는 피부에서 방출되는 기체 상태의 물질들이 기기 내부의 공간으로 유입되고, 각 센서들이 기체에 포함된 분자 정보를 분석하는 것이다. 이때 방출된 기체들이 피부 표면에 머무르면 좋지 않을 것이므로, 기체는 기기 내부로 수집돼 머무르도록 비접촉식으로 설계됐다.

    두 손가락으로 잡아야 할 정도로 작은 크기 / 출처 : 노스웨스턴 대학, 존 A. 로저스
    두 손가락으로 잡아야 할 정도로 작은 크기 / 출처 : 노스웨스턴 대학, 존 A. 로저스

     

    땀 나지 않아도 기체로 분석

    연구팀에 따르면 이 장치는 기존에 자신들이 개발했던 ‘땀 수집 분석 웨어러블 기기’를 기반으로 더욱 발전시킨 모델이다. 그동안 땀을 분석해 착용자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분석해왔지만, 몇 가지 문제가 있었다. 

    가장 두드러지는 문제는 착용자가 ‘땀이 나지 않는 환경’에 있을 때 측정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고, 또 다른 문제는 기기를 착용함으로써 땀샘에 미세한 자극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을 거듭했고, 그 결과 이번에 선보인 기기가 탄생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는 앞서 소개한 성균관대학교의 연구 결과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성균관대학교의 광학 바이오 센서 패치는 ‘극미량의 땀을 감지할 수 있는 방식’에 초점을 맞췄다. 이에 비해 노스웨스턴 대학교의 초정밀 웨어러블 기기는 ‘땀을 비롯해 기체화된 물질을 감지하는 방식’으로 개발됐다.

    연구팀은 특히 피부에 직접 접촉하지 않는다는 특성의 장점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상처나 궤양이 발생한 부위의 피부 상태를 안전하게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피부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도 자극을 주지 않고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피부 장벽 건강상태 셀프 관리 가능

    피부 바깥에 위치한 소위 ‘피부 장벽’은 단백질과 지질이 촘촘하게 엮인 구조로 돼 있으며, 외부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최전선과 같다. 과도한 수분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절해주고, 자외선 등 외부 자극으로부터 1차적으로 보호해주며, 그 외 각종 자극적인 물질이나 병원체의 침투를 막아주는 역할도 한다.

    즉, 연구팀은 피부에서 발생하는 수증기 및 각종 기체의 변화를 추적하면, 피부 장벽의 손상 여부를 비롯한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분석 자체는 현재 기술력으로 충분히 가능한 일이지만, 고가의 정밀한 기기를 대신할 수 있다는 점이 이번에 개발한 초정밀 웨어러블 기기가 갖는 가장 큰 의의라고도 이야기했다. 

    연구팀은 또한 이 기기가 상용화될 경우, 개인이 좀 더 손쉽게 스스로의 피부 건강을 관리할 수 있을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 진단에서 활용할 수 있는 유의미한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노스웨스턴 대학이 개발한 초정밀 웨어러블 기기는 ‘표피 분자 플럭스 모니터링을 위한 비접촉 웨어러블 장치(A Non-contact Wearable Device for Monitoring Epidermal Molecular Flux)’라는 제목으로 <네이처(Nature)> 저널에 게재됐다.

    출처 : 노스웨스턴 대학, 존 A. 로저스
    출처 : 노스웨스턴 대학, 존 A. 로저스
    출처 : 노스웨스턴 대학, 존 A. 로저스
    출처 : 노스웨스턴 대학, 존 A. 로저스

     

회사소개 ·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저작권보호정책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헬스라이프헤럴드 | (주)메이븐크리에이티브 |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 설월길 45-13 2층

대표전화 070-8890-5653 | 이메일 healthlifeheraldnews@naver.com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경기 아 53970 | 등록일 2024-02-21 | 발행인·편집인 나지홍 | 청소년보호책임자 나지홍

Copyright © 헬스라이프헤럴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