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연한 겨울이다. 아침 저녁은 물론 낮에도 쌀쌀함에 몸을 움츠리게 된다. 이 시기에 가장 난감한 일을 꼽자면 바로 운동일 것이다. 날이 추워지면 실내에서 운동을 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사람에 따라 집중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아무래도 집안에서는 주의력을 잡아끄는 다른 것들이 많기 때문에, 스스로 엄격하게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금세 운동 의지를 잃기 쉽다.
추운 날씨라고 해서 바깥에서의 운동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체감 온도를 낮추는 바람을 견딜 따뜻한 옷과 장갑 등으로 무장할 수 있다면, 짧은 걷기로도 운동을 대체할 수 있다. 추운 날씨에 굳이 무리해서 뛰지 말고, 꾸준한 걷기로 건강을 챙겨보도록 하자.
평소보다 빨리 걷기
단, 그냥 터덜터덜 걷는 것은 삼가도록 한다. 어쨌거나 운동을 목적으로 나왔으니, 바른 자세로 걷는 것에 신경을 쓰도록 하자. 여기에 몇 가지 포인트만 더해주면 하루치 운동으로는 충분하다.
가장 먼저, 의식적으로 빠른 걸음을 시도해보자.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2018년 게재됐던 한 연구결과에서는 평소 걷기를 꾸준히 하는 약 5만 명의 사람으로부터 데이터를 얻어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시속 5km 이상의 속도로 걸을 경우 심혈관 질환 및 암 등 모든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분한 운동 효과를 발휘한다는 의미다.
가장 효과적인 유산소 운동으로 꼽히는 달리기 역시, 근본적으로 보자면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근육이 개입되는지, 각각의 근육이 어느 정도로 사용되는지는 다를 수 있겠지만, 심폐 기능을 강화하는 유산소 운동으로서의 본질은 걷기와 유사하다는 의미다.
따라서 걷는 속도를 평소보다 조금 더 높이면 달리기 만큼은 아니더라도 확실히 더 나은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시속 5km가 버거울 수도 있다. 그럴 때는 호흡과 걸음에 집중하면서 ‘평소보다 좀 더 빨리 걷는다’라는 생각으로 걷도록 한다.
걷기도 인터벌 트레이닝 가능
당연한 이야기지만, 걷기 역시 인터벌(Interval) 방식으로 하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인터벌 트레이닝의 기본적인 원리는 비교적 높은 강도의 운동 구간과 일반적인 강도의 운동 구간을 섞는 것이다. 고강도 운동을 통해 심박수 상승 및 대사 촉진 효과를 얻고, 저강도 구간에서도 이 효과가 일정 시간 지속되도록 하는 ‘애프터 버닝’ 현상을 이용할 수 있다.
보통 달리기에서 사용하는 방법이지만, 앞서도 말했듯 걷기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 집중력을 발휘해 빨리 걷는 구간과, 일반적으로 걷는 구간을 비슷한 시간으로 반복하도록 구성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3분 정도 시속 5km 이상으로 걷고, 다시 3분 정도 시속 4km 이하로 걷는 방식이다. 속도 면에서는 작은 차이로 보이지만, 실제로 해보면 상당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NIH에 2013년 게재된 또 다른 연구에서는 2형 당뇨를 앓고 있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그룹을 나눠서 4개월 동안 걷기 운동을 하도록 했다. 한 그룹은 일정한 속도로 계속 걷는 방식, 다른 한 그룹은 인터벌 방식으로 걷도록 하고 그 결과를 비교했다. 4개월 후 혈당 조절 능력과 체력 수준을 테스트한 결과, 인터벌 방식을 적용한 그룹의 개선 정도가 더 크게 나타났다.
마음챙김 시간으로 활용하라
알다시피 걷기는 일반적으로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 신체활동이다. 속도를 높이거나 인터벌 방식을 적용해 운동 효과를 높이는 것도 좋지만, 기본적인 수준을 유지하면서 정신건강도 함께 챙겨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찬 바람이 노출되지 않도록 단단하게 무장했다면, 자연스러운 속도로 걸으면서 호흡의 들숨과 날숨에 주의를 기울여보자. 혹은 발을 내딛는 과정이나 앞뒤로 자연스레 움직이는 팔 등 몸의 움직임에 집중해보는 것도 좋다. 잘 정비된 산책로나 공원에서 걷는다면, 주위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기울여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이 모든 것들은 ‘마음챙김(mindfulness)’의 과정이 될 수 있다. 마음챙김은 현재 순간에 집중하고, 그로부터 느껴지는 경험과 감각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그 ‘순간’을 충만하게 받아들이는 과정인 셈이다. 이를 통해 스트레스를 줄이고 정신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은 여러 경로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걷는 시간은 동적인 마음챙김을 행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기회다. 한낮의 소음이 잦아든 시간대를 이용해 정신건강을 회복하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