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후성 심근증 저·중간 위험군, LARS 21% 미만이면 위험 약 6배

비후성 심근증 환자 가운데 기존 평가에서 위험이 낮거나 중간으로 나온 사람도 좌심방 기능이 떨어져 있으면 돌연사와 관련된 사건을 겪을 가능성이 약 6배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형관·곽순구 교수 연구팀이 심장초음파로 얻는 좌심방 저장 변형률(LARS)을 활용해 확인한 결과다. 기준선은 기계학습으로 도출한 21%다.

비후성 심근증 저·중간 위험군, LARS 21% 미만이면 위험 약 6배
비후성 심근증 모식도 (사진 제공: 서울대병원)

위험이 낮다고 분류돼도 사건은 일어난다

비후성 심근증은 심장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는 병으로, 유전적 요인 등이 배경에 있다. 환자마다 증상과 경과가 다르고, 일부에서는 심실성 부정맥이 심정지나 돌연사로 이어진다. 이런 환자를 미리 찾아내 삽입형 제세동기(ICD) 같은 예방 치료로 연결하는 일이 중요하다. ICD는 위험한 부정맥을 감지하면 전기충격을 줘 리듬을 되돌리는 장치다.

진료 현장에서는 유럽심장학회 위험점수(HCM Risk-SCD)를 쓴다. 나이, 근육 두께, 좌심방 크기, 실신·부정맥 병력, 가족의 돌연사 이력을 종합해 5년 안의 돌연사 위험을 산출한다. 그런데 5년 위험도가 6% 미만인 저·중간 위험군에서도 관련 사건이 적지 않게 발생한다. 이 집단을 한 번 더 나눌 지표가 없다는 점이 연구의 출발점이었다.

LARS란 무엇인가

좌심방은 폐를 거친 혈액이 좌심실로 가기 전에 잠깐 머무는 방이다. LARS는 이 방이 혈액을 받아들이며 벽이 늘어나는 정도를 심장초음파 영상으로 환산한 수치로, 값이 낮을수록 늘어나는 힘이 약하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영상과 분석 여건이 맞는다면 평소 찍는 심장초음파 영상에 전용 소프트웨어를 더해 이 값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 대상과 방법

분석에 포함된 환자는 서울대병원(2007~2023년)과 삼성서울병원(2007~2017년)에서 비후성 심근증을 진단받은 성인 1,761명이다. 이들을 중앙값 6.8년간 지켜보며 과거 기록을 되짚는 후향적 방식을 택했다. 삼성서울병원 이상철 교수가 공동 연구진으로 참여했다.

‘돌연사 관련 사건’에는 돌연사, 심정지 뒤 소생, 생명을 위협하는 심실성 부정맥을 ICD가 제대로 끊어낸 경우가 모두 들어간다. 연구팀은 설명 가능한 기계학습(LightGBM, SHAP 분석)으로 예측에 중요한 변수와 기준값을 먼저 추렸다. 그다음 생존분석과 다변량 통계분석으로, 다른 위험요인의 영향을 고려한 상태에서 LARS와 사건의 연관성을 검토했다.

결과: 점수에 LARS를 더하자 구분력이 높아졌다

추려낸 10개 변수 중 사건을 가장 잘 설명한 것이 LARS였다. 21% 부근 아래로 떨어지면 모델이 계산한 위험도 눈에 띄게 올라갔다. 추적하는 동안 사건을 겪은 환자는 69명(3.9%)이었다. 전체 환자에서 LARS가 21% 미만인 경우의 위험은 그 이상인 경우의 약 5배(보정 위험비 5.01)로 나왔다. 기존 위험점수, 좌심실 박출률, 심첨부 심실류를 보정한 수치다. 심방세동이 없는 1,445명으로 좁히거나, 심장 MRI의 심근 섬유화 소견까지 반영한 887명 분석에서도 같은 경향이 이어졌다.

기존 평가에서 저·중간 위험이던 환자만 보면 격차가 더 벌어졌다. LARS 21% 미만 환자의 위험이 약 6배(보정 위험비 6.13)였다. 한편 기존 점수 기준의 저위험군과 중간위험군 사이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사건이 5년 안에 생길지 맞히는 정확도를 보여 주는 AUC는 1에 가까울수록 좋다. 저·중간 위험군에서 기존 점수만 쓰면 0.63이었으나 LARS 21% 미만 여부를 더하자 0.73까지 올랐다(p=0.005).

해석할 때 주의할 점

이번 연구는 이미 쌓인 진료 자료를 들여다본 관찰연구다. LARS를 보고 치료 방침을 바꿨을 때 돌연사나 사망이 실제로 줄어드는지는 따져 보지 않았다. 또 21%를 모든 환자의 치료 기준으로 쓰려면 별도의 환자군에서 다시 확인해야 한다.

곽순구 교수는 “기존 평가에서 저·중간 위험으로 분류된 비후성 심근증 환자도 위험이 모두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형관 교수는 좌심방 기능을 기존 위험요인과 함께 살피면 더 세밀한 관찰과 급사 예방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초음파학회지 ‘Journal of the American Society of Echocardiography(JASE, IF 8.3)’에 게재됐다.

정리

비후성 심근증에서 저·중간 위험으로 분류된 환자라도 LARS가 21% 미만이면 돌연사 관련 사건 위험이 약 6배 높았고, 기존 점수에 이 정보를 더하자 AUC가 0.63에서 0.73으로 올랐다. 다만 관찰연구이고 치료 효과는 검증되지 않아 기준값의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개인의 증상과 치료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서울대병원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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