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통과 설사, 변비가 되풀이되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신규 발생률이 계절에 따라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 8개 병원이 쌓은 5년 치 의료데이터를 분석했더니 가을에 가장 높았고, 여름이 그다음이었다. 연구를 이끈 곳은 강동경희대병원 한방내과 고석재 교수 연구팀으로, 논문은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Public Health’에 게재됐다.

연구는 어떻게 진행됐나
과민성대장증후군은 반복되는 복통과 배변 습관의 변화가 특징인 대표적인 기능성 위장관 질환이다.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최근에는 계절과 기온, 습도 같은 환경요인과의 관련성이 관심을 끌고 있다. 계절에 따라 장내 미생물이 달라지거나 위장관 감염이 늘어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설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실제 의료데이터와 기상자료를 이어 붙여 계절별 양상을 들여다본 연구는 드물었다.
분석 대상은 2019년에서 2023년 사이 8개 의료기관에 쌓인 기록이다. 전자의무기록을 표준 형식으로 바꾼 OMOP 공통데이터모델(CDM)로 발생률과 유병률을 구하고, 연도와 월, 성별, 연령별 차이를 비교했다. 여기에 기상청의 전국 평균기온과 상대습도 자료를 붙여 기상요인과의 관계도 확인했다. 직전 1년간 같은 진단이 기록된 적 없는 환자가 처음 진단을 받으면 신규 발생으로 셌다.
가을 가장 높고 여름이 뒤따라
계절별로 비교하면 새로 진단받는 비율이 가장 큰 때는 가을이었고, 두 번째는 여름이었다. 결과를 교차 확인하기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HIRA) 자료도 따로 들여다봤다. 여기서도 가을과 여름철에 이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비중이 다른 계절보다 컸다.
다만 두 자료는 기준이 다르다. 8개 의료기관 자료는 새로 진단받은 환자의 신규 발생률을 본 것이고, HIRA 자료는 해당 기간 이 질환으로 의료서비스를 이용한 환자의 비율을 나타낸다.
기온과 습도도 발생률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다. 해석은 계절마다 갈렸다. 가을에는 알레르기·호흡기 질환 증가와 맞물린 면역 반응의 변동이, 여름에는 덥고 습한 날씨에 흔해지는 식품매개 감염이 장 증상과 이어졌을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다만 이런 요인이 질환을 직접 일으키는 원인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고령층과 15~19세 청소년에서 높아
연령별로는 나이가 많을수록 발생률이 전반적으로 높아졌고, 특히 65세 이상에서 높은 수준을 보였다. 눈에 띄는 대목은 15~19세 청소년이다. 다른 젊은 연령층과 비교해 발생률이 뚜렷하게 높았다.
연구진은 공부 부담 같은 심리적 요인이 ‘뇌-장 축’, 즉 뇌와 장이 서로 신호를 주고받는 경로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가 스트레스 등 개인별 요인을 직접 분석한 것은 아니어서, 청소년의 발생률이 높은 이유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반복되는 증상, 계절 탓으로 넘기지 않기
병원 측은 이 질환이 복통과 함께 설사, 변비, 복부팽만 등 여러 증상이 되풀이되는 병이라고 설명했다. 환자마다 주된 증상과 악화 요인이 달라서, 증상에 맞춰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조절하며 적절한 치료를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복통이나 배변 습관의 변화가 반복돼 일상이 불편하다면 계절 탓으로 넘기지 말고 정확한 진단부터 받아 보라고 권했다.
고석재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국내 다기관 의료데이터를 통해 과민성대장증후군 발생이 계절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리
이번 연구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신규 발생이 가을에 가장 많고 여름이 뒤를 잇는다는 점을, 고령층과 청소년에서 발생률이 높다는 점과 함께 보여 줬다. 기온·습도와의 연관성은 확인됐지만 원인으로 밝혀진 것은 아니며, 청소년의 높은 발생률도 이유를 더 살펴야 한다. 복통이나 배변 이상이 반복된다면 의료진과 상담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개인의 증상과 치료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강동경희대병원 보도자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