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영상의 전역 신호 분포를 살펴보면 보이는 노화와 뇌 질환의 단서

가족 중 한 분이 요즘 공과금 납부나 약 챙기기를 자꾸 놓치신다면, 나이 탓인지 다른 이유가 있는지 궁금해지게 마련입니다. 이런 물음에 답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뇌가 쉬고 있을 때 어떤 활동을 하는지 영상으로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뇌 영상의 전역 신호 분포를 살펴보면 보이는 노화와 뇌 질환의 단서
AI로 생성한 이미지

2026년 4월 학술지 Brain imaging and behavior에 발표된 체계적 고찰은 그중에서도 ‘전역 신호’라는 개념을 정리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해당 연구가 밝힌 내용을 핵심 세 가지로 나누어 소개합니다.

먼저, 전역 신호란 무엇인가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은 몸에 칼을 대지 않고 뇌의 기능을 영상으로 살피는 방법입니다. 이 영상에서 뇌 회백질 전체 지점의 신호를 평균 낸 값이 전역 신호입니다. 회백질은 신경세포의 몸체가 모여 있는 부위입니다.

연구진은 이 영상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신경정신 질환 연구가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고 설명합니다. 환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뇌의 기능을 살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값은 혈중 산소 농도에 따라 달라지는 신호(BOLD 신호)가 뇌 전체에서 어떻게 오르내리는지를 한 줄로 요약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핵심 1. 잡음으로만 여겨지던 신호에 신경 활동이 담겨 있다

이 연구에서는 전역 신호에 신경 활동과 무관한 신호만 섞여 있는 것이 아니라 신경세포의 활동을 반영한 신호도 상당히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전역 신호는 신경정신 질환을 가늠할 영상 지표, 곧 바이오마커가 될 가능성이 있는 값으로 소개됩니다.

여기서 바이오마커란 몸속 상태를 객관적으로 보여 주는 측정값을 뜻합니다. 다만 이 연구는 가능성을 정리한 고찰이며, 전역 신호만으로 질환을 진단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핵심 2. 나이가 들면 뇌 영역 간 구분이 흐려진다

연구진은 노화에 따라 나타나는 ‘탈분화’ 현상도 함께 다룹니다. 탈분화는 젊을 때는 영역마다 뚜렷하게 나뉘어 있던 활동 양상이 나이가 들면서 덜 구분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전역 신호의 분포, 즉 뇌의 어느 부위에서 이 신호가 강하고 약한지를 나타낸 지형이 이런 노화의 흔적과 어떻게 이어지는지가 이 고찰의 한 축입니다.

핵심 3. 질환과 인지 과제에 따라 신호의 지형이 달라진다

세 번째로, 연구진은 여러 신경정신 질환과 인지 과제를 다룬 기존 연구를 모아 전역 신호 지형이 상황마다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요약했습니다. 신경정신 질환은 전 세계에서 장애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이며, 의료 체계에 큰 부담을 주고 사회적·경제적 영향도 큽니다. 그런데도 발병 기전은 아직 충분히 연구되지 않았다고 이 연구는 지적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역 신호 지형의 변화를 질환별로 비교하는 작업은 기전을 이해하는 실마리가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남은 과제

연구진은 앞으로의 연구 방향도 제시했습니다. 전역 신호 지형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그리고 안정 상태에서 나타나는 뇌 네트워크와 어떤 관계를 맺는지를 더 살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연구가 쌓이면 신경정신 질환을 일찍 알아차리고 개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연구는 개별 연구를 모아 정리한 고찰이므로, 특정 개인의 상태를 판단하거나 치료 방법을 제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상에서 뇌 건강을 생각할 때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 자료에서는 인지 건강을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 능력으로 설명합니다. 유전은 바꿀 수 없지만 환경과 생활 습관 가운데는 바꾸거나 관리할 수 있는 것이 많다고 합니다.

뇌 건강은 생각하고 기억하는 능력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움직임과 균형을 조절하는 운동 기능, 감정을 알아차리고 반응하는 정서 기능, 압력·통증·온도를 느끼는 촉각 기능, 보고 듣고 맛과 냄새를 느끼는 감각 기능까지 함께 포함됩니다. 이 뇌 건강은 나이에 따른 변화뿐 아니라 뇌졸중이나 외상성 뇌손상 같은 손상, 우울증이나 물질 사용 장애 같은 마음의 문제, 알츠하이머병과 관련 치매 같은 질환의 영향도 받습니다. 운전하기, 공과금 내기, 약 챙겨 먹기, 요리하기 같은 일상 활동도 인지 기능에 크게 기대고 있습니다.

혈압도 그중 하나입니다. 중년기(40대부터 60대 초반)의 고혈압은 훗날 인지 기능 저하의 위험을 높인다고 알려진 관찰 연구가 오래 쌓여 있습니다. 또 SPRINT MIND 연구에서는 50세 이상에서 수축기 혈압을 120mmHg 미만으로 낮춘 사람들이 5년의 치료 기간 동안 경도인지장애가 생길 위험이 줄었다고 보고했습니다. 경도인지장애는 치매의 전 단계인 경우가 많은 상태입니다.

혈압 목표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서 정해야 합니다. 수면제나 항정신병약처럼 뇌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약을 드시고 있다면 이 역시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리

이번 고찰은 전역 신호를 뇌 질환 연구의 새로운 단서로 정리한 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전역 신호는 뇌 회백질 전체의 신호를 평균 낸 값으로, 신경 활동도 상당히 담고 있습니다.
  • 노화에 따른 탈분화와 질환별 전역 신호 지형의 변화가 이번 고찰의 중심 주제입니다.
  • 앞으로 시간에 따른 변화와 뇌 네트워크와의 관계를 밝히는 연구가 필요합니다.
  • 일상에서는 혈압 관리 같은 생활 요인을 의료진과 함께 챙기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개인의 증상과 치료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2026년 Brain imaging and behavior 학술지 발표 연구, NIA(노화·치매) 자료 (링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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