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에 겪은 힘든 일이 수십 년이 지난 뒤 기억력과 사고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연구진은 기존 연구들을 모아 하나씩 비교해 보았습니다. 2026년 학술지 BMJ Open에 발표된 이 연구의 내용을 차례대로 소개합니다.

연구가 던진 질문과 조사 방식
어린 시절의 역경 경험은 부모의 사망, 방임, 가족의 정신건강 문제처럼 아이가 자라는 동안 겪는 힘든 사건을 뜻합니다. 선진국에서 진행된 기존 연구에서는 이런 경험이 나이가 든 뒤의 인지 기능 저하와 연결된다는 결과가 이어져 왔습니다. 반면 중저소득 국가에서는 사정이 달랐습니다. 이 지역은 알츠하이머병과 관련 치매 환자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도, 어린 시절의 경험이 치매나 인지 노화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연구진은 중저소득 국가에 사는 4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 관찰 연구를 찾아, 개별 역경 경험과 인지 결과의 관계를 살폈습니다. 이 연구는 체계적 문헌고찰이라는 방식입니다. 새로 사람을 모집해 검사한 것이 아니라, 이미 발표된 연구를 정해 둔 기준에 따라 찾고 골라 종합한 작업이라는 뜻입니다.
자료는 메드라인, 엠베이스 등 여러 학술 데이터베이스에서 모았고, 각 데이터베이스가 만들어진 시점부터 2026년 초까지의 연구를 대상으로 했습니다. 검토자들이 서로 따로 논문을 걸러 냈으며, 연구마다 편향 위험을 평가하고 자료를 뽑아 정리했습니다. 결과는 숲 그림이라고 불리는 도표와 서술형 종합으로 보여 주었습니다.
분석에 포함된 연구들
검토 끝에 분석에 포함된 연구는 대부분 중상위 소득 국가에서 나온 것이었고, 인지 결과를 보는 방식은 크게 나뉘었습니다. 인지 장애가 있는지를 본 연구가 소수였고, 인지 기능의 수준 자체를 본 연구가 다수였습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어떤 연구도 어린 시절의 역경과 알츠하이머병 및 관련 치매의 관계를 직접 다루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즉 이 문헌고찰이 말해 주는 것은 치매 진단과의 연관이 아니라, 인지 기능이 떨어지거나 인지 장애가 생길 위험과의 연관입니다. 이 차이를 구분해서 읽어야 오해가 생기지 않습니다.
결과: 대부분의 연구에서 연관이 나타났다
포함된 연구 가운데 대부분은 어린 시절의 역경 경험이 있는 사람일수록 인지 기능이 더 낮거나 인지 장애 위험이 더 높다고 보고했습니다. 연구진은 이 결과가 선진국에서 이미 확인된 흐름과 맞아떨어진다고 정리했습니다. 어린 시절의 역경이 먼 훗날의 인지 건강과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중저소득 국가의 노년층에서도 지지된 셈입니다.
다만 이는 두 가지가 함께 나타난다는 연관성의 이야기입니다. 관찰 연구를 모은 결과이므로, 어린 시절의 경험이 인지 저하를 곧바로 일으킨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장기적인 위험과 관련이 있다고 해석했을 뿐입니다.
경험의 종류에 따라 달랐던 연관의 일관성
모든 역경 경험이 같은 정도로 연결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연구진이 살펴본 바로는 다음과 같이 나뉘었습니다.
| 구분 | 인지 결과와의 연관 |
|---|---|
| 부모의 사망 | 일관되게 나타남 |
| 방임 | 일관되게 나타남 |
| 가족의 정신건강 문제 | 일관되게 나타남 |
| 굶주림 경험 | 연구마다 엇갈림 |
| 어린 시절의 건강 상태 불량 | 연구마다 엇갈림 |
부모의 사망, 방임, 가족의 정신건강 문제는 여러 연구에서 비슷한 방향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반면 굶주림과 어린 시절의 건강 문제는 연구에 따라 결과가 엇갈렸습니다. 엇갈린다는 것은 관계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자료로는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지는 이 자료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이 연구의 한계와 앞으로 필요한 일
연구진은 현재 축적된 문헌이 제한적이라고 밝혔습니다. 대부분의 연구가 중상위 소득 국가에 몰려 있고, 인지 장애를 직접 본 연구는 적으며, 치매를 평가한 연구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더 다양한 중저소득 국가 환경에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어린 시절의 폭넓은 심리사회적 경험과 생활 환경이 인지 노화와 치매 위험을 어떻게 만들어 가는지 밝히려면 후속 연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결론입니다. 이번 결과를 모든 나라, 모든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점도 기억해 두면 좋습니다.
참고로 알아 두면 좋은 뇌 건강의 배경
인지 건강은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 능력을 말하며, 뇌 건강의 한 부분입니다. 뇌 건강에는 인지 기능 외에도 움직임을 조절하는 운동 기능, 감정을 알아차리고 반응하는 정서 기능, 촉감을 느끼는 감각 기능, 보고 듣고 맛보고 냄새 맡는 능력이 포함됩니다. 뇌 건강은 나이에 따른 변화, 뇌졸중이나 외상성 뇌손상 같은 손상, 우울증 같은 기분 장애, 알츠하이머병과 관련 치매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인지 건강에는 유전, 환경, 생활 습관이 함께 작용합니다. 유전은 바꿀 수 없지만 환경과 생활 습관 가운데 상당수는 바꾸거나 관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중년기의 높은 혈압은 훗날 인지 저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관찰 연구에서 보고되어 왔습니다. 또 대규모 연구에서는 수축기 혈압을 120 mmHg 미만으로 낮춘 사람들이 경도인지장애가 생길 위험이 줄었다고 합니다. 경도인지장애는 치매의 전 단계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이 내용은 어린 시절의 역경 경험과는 별개의 연구에서 나온 것입니다.
정리
이 문헌고찰은 어린 시절의 역경 경험이 중저소득 국가 중장년·노년층의 낮은 인지 기능이나 인지 장애 위험과 연관될 수 있음을 보여 주었습니다. 부모의 사망, 방임, 가족의 정신건강 문제는 비교적 일관된 연관을 보였고, 굶주림과 어린 시절의 건강 문제는 엇갈렸습니다. 다만 치매를 직접 다룬 연구가 없고 대부분 중상위 소득 국가에 한정되어 있어 해석에는 신중해야 합니다. 걱정되는 증상이 있거나 인지 기능이 염려된다면 의료진과 상담하십시오.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개인의 증상과 치료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2026년 BMJ Open 학술지 발표 연구 및 NIA(노화·치매) 자료 참고 (링크 없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