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완주의 기쁨이 가시기도 전에, 며칠 뒤 목이 칼칼하고 코가 막혀 고생했다는 이야기를 달리기 모임에서 한 번쯤 들어 보셨을 것입니다. 이 현상이 우연인지, 실제로 마라톤 뒤에 감기 같은 호흡기 감염이 늘어나는지를 여러 연구를 모아 따져 본 논문이 있습니다.

2024년 Exercise immunology review 학술지에 발표된 이 연구에서는 마라톤 전후의 상기도감염 발생을 비교했습니다. 핵심 결과를 세 가지로 나누어 쉽게 풀어 드립니다.
이 연구는 어떤 질문에서 출발했나
상기도감염은 코와 목처럼 숨길의 윗부분에 생기는 감염을 뜻하며, 흔히 감기라고 부르는 병이 여기에 속합니다. 그동안 여러 연구가 마라톤 주자는 운동하지 않는 사람보다 마라톤 뒤에 상기도감염이 더 많다고 보고해 왔습니다. 그런데 같은 참가자를 마라톤 전과 후로 나누어 본 다른 연구에서는 위험 증가가 확인되지 않았고, 그래서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연구진은 결과가 엇갈리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관찰 기간의 차이를 꼽았습니다. 마라톤 전에 증상을 추적한 기간과 마라톤 후에 추적한 기간이 연구마다 달랐다는 것입니다. 추적한 기간이 길수록 감염 사례가 더 많이 잡히는 것은 당연하므로, 기간이 다르면 단순 비교가 공정하지 않습니다. 이 연구는 바로 이 점을 바로잡은 채 마라톤이 상기도감염 위험을 정말 높이는지 확인하려 했습니다.
핵심 하나, 마라톤 뒤 감염이 18% 더 많았습니다
연구진은 여러 의학 문헌 데이터베이스를 2022년 말까지 검색해 자료를 모았습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하고, 마라톤 전과 후를 비교하며, 상기도감염 증상을 수 주 동안 추적한 연구만 골랐습니다. 여기에 마지막까지 포함된 연구는 7편이었습니다.
마라톤 전에 추적한 기간이 더 긴 연구가 많았기 때문에, 연구진은 마라톤 전의 감염자 수를 마라톤 후의 추적 기간에 맞게 환산해서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마라톤 뒤의 상기도감염 발생은 이전보다 18% 높았습니다. 이는 오즈비라고 하는 지표로, 어떤 일이 일어날 가능성을 두 집단 사이에서 견주어 본 값입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부분은 신뢰구간입니다. 95% 신뢰구간은 실제 값이 들어 있을 것으로 보는 범위인데, 이 범위 전체가 ‘차이 없음’을 가리키는 기준선보다 높은 쪽에 놓여 있었습니다. 우연히 나온 숫자일 가능성이 낮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핵심 둘, 연구들의 결과가 매우 일관되었습니다
메타분석은 여러 연구의 결과를 하나로 합쳐 보는 방법입니다. 합칠 때 가장 걱정되는 것은 연구마다 결과가 제각각이어서 평균이 큰 의미가 없는 경우입니다. 이 분석에서는 연구들 사이의 이질성을 나타내는 값이 0%로, 포함된 연구들이 거의 같은 방향의 결과를 냈다는 점이 확인되었습니다.
또 하나는 출판 편향입니다. 눈에 띄는 결과가 나온 연구만 논문으로 나오고 그렇지 않은 연구는 묻히는 현상을 말하는데, 이 분석에서는 그런 편향의 위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과가 일관되고 편향이 의심되지 않는다는 점은 이 결론의 믿음직한 부분입니다.
핵심 셋, 근거의 수준은 중간이었습니다
반대로 조심해서 읽어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연구진은 근거의 질을 평가하는 GRADE라는 방식을 적용했고, 이 결과의 근거 수준은 중간 정도로 판단했습니다. 포함된 연구들에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 감염 여부를 측정하는 과정에 치우침이 있을 수 있었습니다.
- 마라톤에 참가했는지를 기준으로 집단을 나누는 방식에 치우침이 있을 수 있었습니다.
- 시간이 지나며 달라지는 다른 요인의 영향이 있었으며, 이 부분은 분석에서 보정했습니다.
연구진이 직접 밝힌 한계도 두 가지입니다. 첫째, 마라톤 전후의 추적 기간을 맞추기 위해 숫자를 환산했기 때문에, 원래 연구들이 처음부터 같은 기간으로 추적했다면 기록된 감염 건수가 달랐을 수 있습니다. 둘째, 상기도감염 여부를 판단하는 일 자체에 주관이 개입되기 쉽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 결과만으로 마라톤이 감염의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마라톤 뒤에 상기도감염이 늘어났다는 결과를 보였고, 왜 그런지 그 작동 원리는 앞으로 더 연구해야 할 과제로 남겼습니다. 원리가 밝혀지면 주자들이 위험을 줄일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이 연구진의 생각입니다.
상기도감염, 감기는 어떤 병일까요
연구 결과를 내 일로 가져오려면 감기에 대한 기본 정보를 짚어 둘 필요가 있습니다. 감기는 코와 목에 생기는 가벼운 감염으로, 가장 흔한 질환으로 꼽힙니다. 겨울과 봄에 더 흔하지만 언제든 걸릴 수 있습니다.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매우 다양하며, 그중 리노바이러스가 가장 흔합니다. 전염성이 높아서 공기와 가까운 접촉으로 사람 사이에 퍼지고, 바이러스가 묻은 물건을 만진 손으로 눈·입·코를 만져도 옮을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재채기, 코막힘, 콧물, 목의 통증, 기침, 두통입니다. 감염 후 며칠이 지나 증상이 시작되며, 일부 증상은 10일에서 14일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감기를 낫게 하는 약은 없고, 저절로 나을 때까지 증상을 덜어 주는 방법을 씁니다.
- 충분히 쉬기
- 수분을 넉넉히 마시기
- 깨끗한 가습기나 찬 김 분무기 사용하기
- 따뜻한 소금물로 가글하기
- 식염수 코 점적액이나 스프레이 사용하기
-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진통제나 감기약, 기침약 복용하기
약을 쓸 때는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어린이와 청소년은 아스피린을 복용하지 않아야 하며, 어린이에게 감기약을 줄 때는 성분을 의료진과 먼저 상의해야 합니다. 일부 감기약에는 진통 성분이 이미 들어 있어서 진통제를 따로 함께 먹으면 위험한 양이 될 수 있으니 설명서를 꼼꼼히 읽으십시오. 감기는 바이러스 감염이므로 항생제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 숨쉬기가 힘들거나 호흡이 빠를 때
- 탈수가 의심될 때
- 열이 4일 넘게 이어질 때
- 증상이 10일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을 때
- 열이나 기침이 나아지다가 다시 돌아오거나 심해질 때
정리
2024년 Exercise immunology review 학술지에 실린 이 연구에서는 7편의 연구를 합쳐 분석한 결과, 마라톤 뒤 상기도감염 발생이 18% 높았습니다. 연구들의 결과는 일관되었고 출판 편향의 위험도 없었지만, 측정 방식의 치우침과 추적 기간 환산 때문에 근거의 수준은 중간이었습니다. 마라톤이 감염의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이유는 더 연구가 필요합니다. 마라톤을 마친 뒤 목이 아프거나 콧물이 나면서 위에서 본 경고 증상이 함께 있으면 의료진과 상담하십시오.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개인의 증상과 치료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2024년 Exercise immunology review 학술지 발표 연구 참고, MedlinePlus 건강주제 요약(미국 국립의학도서관) 자료 참고 (링크 없음)



